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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또다른 ‘태양계’ 탄생…원시 행성 출산 포착

    [아하! 우주] 또다른 ‘태양계’ 탄생…원시 행성 출산 포착

    지구와 같은 행성을 낳는 원시 행성계 디스크(protoplanetary disk)의 내부 모습이 천체망원경에 포착됐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원시 행성계 디스크에서 원시행성이 태어나는 모습이 칠레 ALMA 전파망원경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연구대상에 오른 원시 행성계 디스크는 지구에서 약 450광년 떨어진 황소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그 중심에는 나이가 100만 년에 불과한 아기별 'HL Tau'가 자리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별은 오랜시간 우주의 수많은 가스와 먼지가 뭉친 후 핵융합을 거쳐 탄생한다. 그리고 여기서 남은 가스와 같은 ‘재료’로 형성되는 것이 바로 행성으로, 태양계 역시 이같은 과정을 거쳐 현재의 지구가 탄생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관측이 상당한 연구가치를 갖는 이유는 지구와 같은 행성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있는 행성 탄생에 대한 지식은 말 그대로 이론일 뿐 실제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우리의 태양같은 별인 HL Tau는 2년 전 칠레 ALMA 전파망원경에게 포착된 바 있으며 이번에 연구팀은 과거 연구보다 한발 더 나아가 그 속사정을 자세히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토마스 헤닐 박사는 "별 주위 먼지 덩어리에서 원시행성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를 관측한 것"이라면서 "행성은 별처럼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연구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자인 멕시코 국립자치대학 카를로스 카라스코-곤잘레즈도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계를 관측한 것"이라면서 "행성은 별의 형성 과정과 매우 다르며 초기 단계를 관측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 매우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또다른 ‘태양계’ 탄생…원시 행성 출산과정 포착

    또다른 ‘태양계’ 탄생…원시 행성 출산과정 포착

    지구와 같은 행성을 낳는 원시 행성계 디스크(protoplanetary disk)의 내부 모습이 천체망원경에 포착됐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원시 행성계 디스크에서 원시행성이 태어나는 모습이 칠레 ALMA 전파망원경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연구대상에 오른 원시 행성계 디스크는 지구에서 약 450광년 떨어진 황소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그 중심에는 나이가 100만 년에 불과한 아기별 'HL Tau'가 자리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별은 오랜시간 우주의 수많은 가스와 먼지가 뭉친 후 핵융합을 거쳐 탄생한다. 그리고 여기서 남은 가스와 같은 ‘재료’로 형성되는 것이 바로 행성으로, 태양계 역시 이같은 과정을 거쳐 현재의 지구가 탄생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관측이 상당한 연구가치를 갖는 이유는 지구와 같은 행성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있는 행성 탄생에 대한 지식은 말 그대로 이론일 뿐 실제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우리의 태양같은 별인 HL Tau는 2년 전 칠레 ALMA 전파망원경에게 포착된 바 있으며 이번에 연구팀은 과거 연구보다 한발 더 나아가 그 속사정을 자세히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토마스 헤닐 박사는 "별 주위 먼지 덩어리에서 원시행성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를 관측한 것"이라면서 "행성은 별처럼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연구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자인 멕시코 국립자치대학 카를로스 카라스코-곤잘레즈도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계를 관측한 것"이라면서 "행성은 별의 형성 과정과 매우 다르며 초기 단계를 관측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 매우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新국토기행] 강원도 양구군

    [新국토기행] 강원도 양구군

    첩첩산골 강원 양구군이 관광 자원과 스포츠 마케팅으로 부를 일구고 있다. 휴전선과 인접한 지역이고 인구도 2만 41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내륙의 섬 같은 고장이지만 일찌감치 제4땅굴 등 안보관광과 두타연 등 청정 자연 자원을 활용하고 스포츠 마케팅을 접목해 잘사는 고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양호와 파로호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일명 ‘꼬부랑길’도 오토바이와 자전거 동호인들이 찾는 유명한 코스가 됐다. 연간 80~90건에 이르는 도 단위, 전국 단위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140억원 안팎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작은 마을이지만 음식·숙박업소들이 연중 성업하는 이유다. 뱃길로 이어지던 춘천~양구가 터널로 30분 거리에 놓이고 강원외국어고등학교가 있어 교육도시로 자리잡으며 덩달아 수도권에서 귀농, 귀촌하려는 인구도 늘고 있다. 작지만 알찬 양구로 봄 여행을 떠나 보자. ■볼거리 ●가칠봉·도솔산 등 산에 둘러싸인 분지 ‘펀치볼’ 6·25전쟁 때 격전지인 해안면에 있는 분지가 ‘펀치볼’로 잘 알려졌다. 전쟁 당시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마치 화채 그릇(펀치볼)처럼 생겼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펀치볼은 가칠봉, 도솔산, 대암산 등 해발 1100m 이상 산에 둘러싸인 분지로 남북 11.95㎞, 동서 6.6㎞, 면적은 44.7㎢로 여의도의 5배가 넘는다. 펀치볼에는 제4땅굴 등 안보관광지가 자리한다.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로 이어지는 초입의 통일관에는 북한 실상을 알 수 있는 생활용품, 수출품, 사진 등이 상설 전시된다.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을 관광하려면 통일관에서 출입 신청을 해야 한다. 날씨 좋은 날 해발 1049m 높이의 을지전망대에 오르면 북쪽 비로봉을 비롯해 차일봉, 월출봉, 미륵봉, 일출봉 등 5개의 금강산 봉우리를 볼 수 있다. 통일관과 가까운 곳에 있는 전쟁기념관에서는 6·25전쟁 때 양구 지역에서 있었던 도솔산·대우산·피의 능선·백석산·펀치볼·가칠봉·단장의 능선·949고지·크리스마스고지 전투 등 치열했던 9개 전투를 엿볼 수 있다. 전시실마다 치열했던 전투 장면을 묘사한 디오라마와 동영상, 슬라이드 영상 등이 있다. 1990년 발견된 제4땅굴은 지하 145m에 높이와 폭이 각각 1.7m로, 북한이 남침용으로 파 놓은 길이 2052m의 굴이다. 땅굴 내부에서는 투명 유리 덮개로 덮인 15인승 전동차가 운행된다. ●멸종 위기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 ‘두타연’ 방산면 건솔리 수입천 지류에서부터 동면 비아리와 사태리 하류에 이르는 청정수 폭포와 계곡으로 1000년 전 두타사라는 절이 있었다는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예부터 금강산 북쪽 장안사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잘 알려졌다. 두타연은 민간인 출입 통제선 북쪽에 있어 오염원이 없고 주변의 풍광이 뛰어나 힐링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간 10만명 이상이 찾는다. 멸종 위기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다. 높이 10m, 폭 60여m의 계곡물이 한곳에 모여 떨어지는 두타폭포는 굉음이 천지를 진동하고 한낮에도 안개가 자욱해 신선의 경지를 연출한다. 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두타연은 20m의 바위가 병풍을 두른 듯하고 동쪽 암벽에는 3평 정도의 보덕굴이 있다. 민통선 내 북쪽에 있지만 입구에서 신청서와 신분증을 제출하면 즉시 출입할 수 있다. ●박수근이 쓰던 연적·편지…‘박수근미술관’ ‘국민 화가’로 불리는 박수근 화백은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서민 화가이면서 20세기의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는다. 2002년 박수근 선생의 생가인 양구읍 정림리에 건립된 박수근미술관은 작가의 작품 세계와 예술혼을 기리는 양구 지역의 대표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미술관에서는 박 화백이 생전에 사용하던 안경·연적·편지·책 등의 유품과 미공개 스케치·유화·수채화·드로잉·판화·삽화 등 여러 미술 작품, 박 화백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린 동화책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엽서 모음과 스크랩북 등을 선별해 상설 전시한다. 또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근현대 한국 화단 주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도 소장하며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역량 있는 작가들이 창작 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창작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람객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동산도 조성돼 있다. 미술관 뒷산에는 박 화백의 묘가 있다. ●국내 최대 습지 한가운데 조성한 ‘한반도섬’ 파로호 상류에 163만㎡의 국내 최대 습지를 조성하고 호수 한가운데에 한반도섬(4만 5000㎡)을 만들어 놨다. 길에서 섬까지 곧장 나무 데크 다리로 연결돼 강바람을 맞으며 걷기에 좋다. 한반도섬에는 각 지역이 지닌 특징을 표현한 조형물이 있다. 가장 북단에는 백두산이 자리하고 목조 데크로 연결된 제주도에는 한라산과 돌하르방, 돌담이 놓여 있다. 동쪽에 있는 독도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강원도에는 상징물인 반달곰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한반도섬은 해가 질 때와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 오를 때가 가장 인상적이다. 또 65m 높이의 타워에서 출발해 와이어를 타고 물 위를 날아 750m 거리의 한반도섬에 도달하는 집라인도 즐길 수 있다. 빠른 속도감과 함께 파로호와 한반도섬을 아우르는 양구의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토 정중앙 점·국토정중앙천문대 우리나라 동서남북 끝단인 독도, 평안북도 마안도, 제주도 마라도, 함경북도 유포면을 기준으로 국토 정중앙 지점이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48이다. 이곳에는 정중앙을 알리는 ‘휘모리’라는 이름이 붙은 상징물이 만들어져 있다. 찾는 관광객들이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국토 정중앙 방문 기념품 코너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또 국내 최대 규모의 반사망원경 등을 갖춘 국토정중앙천문대가 있다. 천문대 내의 체험·전시 공간에서는 국내 어느 과학관에서도 볼 수 없는 최신 천문학 내용을 접할 수 있고, 56석 규모의 천체투영실에서는 디지털 천체투영기를 이용해 환상적인 과학 영상물을 보거나 가상의 밤하늘을 보며 별자리를 공부할 수 있다. ■먹거리 해발 1100m서 건조한 시래기… 웰빙 산채 곰취… 전국 으뜸 사과 시래기 큰 일교차와 적절한 바람이 부는 양구 펀치볼 지역은 해발 1100m의 산으로 둘러싸여 전통 방식으로 시래기를 건조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펀치볼 시래기는 해발 600m 고랭지에서 키운 시래기 전용 무로 만들어 잎이 많고 뿌리가 작으며 추운 날씨에 두 달간 자연 건조해 맛이 좋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최고로 인정받는다. 펀치볼 시래기는 겨울철에 모자라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 섬유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또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고, 칼슘 및 식이 섬유소가 함유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동맥경화 억제 효과가 있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바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삶은 시래기를 진공 포장한 제품과 시래기를 넣은 고등어조림 진공팩 제품도 개발했다. 곰취 향미가 좋은 곰취는 식탁을 건강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웰빙 산채다. 살짝 데쳐서 무침을 해도 맛과 향이 뛰어나고, 데친 후 볶아서 먹어도 좋다. 장아찌와 겉절이, 된장국, 부침개 등 다양한 요리에 재료로 사용해도 원재료의 맛을 방해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특히 삼겹살 등 육류를 곰취와 함께 쌈을 싸서 먹으면 느끼함이 사라지고, 입 안 가득 곰취 특유의 향이 퍼져 식감이 매우 좋다. 곰취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고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혈액 순환 개선과 기침, 천식에 대한 치료에도 좋아 옛날부터 민간요법에 사용돼 왔다. 멜론 양구 멜론은 2011년과 2012년 전국 톱 과채 품질평가회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는 등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과수 작물이다. 멜론은 비타민A, 비타민C, 베타카로틴, 항산화제인 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이 많은 과일로, 시력 감소 예방과 피로 해소, 콜레스테롤 감소 등 면역력 증가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영양학적 가치가 높다. 사과 ‘2015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의 대표 과일 선발대회에서 양구 사과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4년에도 ‘2014년도 톱 프로젝트 과수 품질평가’에서 사과(홍로, 부사)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양구 지역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밤낮의 기온차가 크고 풍수해가 적어 안정된 과수 생산이 가능하고, 토양의 배수가 좋아 사과나무 재배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수박 양구 수박은 매년 첫 출하 경매에서 전국 최고가를 기록하며 명품 수박으로 자리잡았다. 양구 수박은 양구 지역의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고 아삭아삭하며 육질이 단단해 저장 기간이 긴 장점이 있어 과일 상인들에게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는다. 타 지역 수박에 비해 가격이 항상 30~60%가량 높게 형성된다. 수박은 노화 방지와 암 예방에 효과가 있고 이뇨작용을 촉진해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양구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터키서 또 차량 폭탄 테러 발생, 벌써 세 번째… “대체 누구의 소행?”

    터키서 또 차량 폭탄 테러 발생, 벌써 세 번째… “대체 누구의 소행?”

    13일(현지시간) 터키의 수도 앙카라 도심에서 또 다시 자동차를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4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쳤다고 AP와 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앙카라에서 폭탄 테러가 벌어진 것은 최근 5개월 사이에 벌써 세 번째로 터키 경찰은 쿠르드족 반군 세력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공격은 오후 6시 45분쯤 앙카라 도심 크즐라이 광장 인근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자동차에 장착된 폭탄이 터지면서 주변에 있던 차량이 불에 타고 대로변 상점들의 유리창이 박살났다. 현장에 있던 30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4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터키 보건부는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19명은 상태가 위독해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발이 일어난 곳은 정부 부처를 비롯한 공공기관 밀집 지역으로 총리 공관, 의회, 외국 대사관들도 가깝다. 현지 일간 휴리예트는 교육부 청사 인근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자폭 테러범 중 최소 한 명은 여성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터키 당국은 수사 초기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또는 PKK 연계 단체가 자살 폭탄공격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앞서 3주 전인 지난달 17일에도 앙카라 도심에서 PKK와 연계된 쿠르드족 테러조직인 ‘쿠르드자유매파’(TAK)가 저지른 자살폭탄 테러로 군인 등 29명이 숨진 바 있다. 이날 테러는 터키 정부가 2개 지역에서 쿠르드 반군을 향한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한 가운데 발생했다. 정부군과 반군은 2년 간 이어진 휴전이 지난해 7월 깨진 뒤 충돌을 거듭해 수백 명의 사망자를 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테러 직후 “우리 국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테러에 맞선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로 끝날 것이며 테러리즘은 결국 무릎을 꿇게 될 것”이라며 강한 대응을 약속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원전연주’ 지휘자 아르농쿠르 별세

    [부고] ‘원전연주’ 지휘자 아르농쿠르 별세

    ‘원전연주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한 세계적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지난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자택에서 평화롭게 별세했다고 그의 부인 앨리스가 6일 밝혔다. 86세.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왕족 출신인 고인은 1929년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모친은 이 제국의 레오폴드 2세 황제의 5대손이다. 고인은 1948년 빈 음악아카데미에서 첼로를 공부하고 1952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이끄는 빈심포니오케스트라에 첼리스트로 들어가 1969년까지 활동했다. 고인은 젊은 시절부터 작곡된 시대의 연주법과 악기를 활용해 고전음악을 연주하는 ‘원전연주’에 천착했다. 1972년 밀라노 피콜라 스칼라 극장에서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율리시스의 귀환의 지휘를 맡아 첼리스트가 아닌 지휘자로 데뷔했다. 1989년 18년에 걸쳐 바흐 칸타타 전곡을 녹음하면서 원전연주의 거장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
  • 광기, 혁명의 시작

    광기, 혁명의 시작

    혁명 전야의 최면술사/로버트 단턴 지음/김지혜 옮김/알마/388쪽/2만 2000원 1789년 프랑스대혁명이라는 총탄을 격발시킨 방아쇠는 무엇이었을까. 프랑스대혁명의 지적 기원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는 지점이 있다. 흔히 ‘혁명의 성서’로, 프랑스대혁명에 사상적 자극을 준 것으로 알려진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실제 혁명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의 역사학자로 미시사 전문가인 로버트 단턴은 또 다른 저서 ‘책과 혁명’에서 프랑스대혁명 이전의 베스트셀러 금서 목록에 루소, 볼테르 등 유명한 계몽사상가들의 저작물은 한 권도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러면 프랑스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혁명을 했을까. 이 지점에서 역사 속으로 숨어 버린 흥미로운 사상 하나가 새롭게 떠오른다. 단턴은 ‘혁명 전야의 최면술사’에서 ‘만인은 평등하다’는 루소의 급진적 사상보다는 ‘메스머주의’란 사이비 과학이 혁명을 촉발시켰다고 주장한다. 당시의 프랑스 풍자화에는 당나귀 얼굴을 한 메스머주의자가 아름다운 여성을 최면에 빠트린 후 질병을 치료하는 장면 등이 자주 등장했다. 그만큼 대중적인 사상이었다는 방증이다. 메스머주의란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 출신 안톤 메스머가 주창한 이론으로, 18세기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메스머는 모든 물체 주변에 ‘메스머 유체(流體)’란 게 존재하며 이를 매개로 중력이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유체를 이용해 최면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멀리 있는 이들과 영적 교신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혁명 자체가 메스머주의라는 기묘한 이론의 집단 최면에 걸린 행위였다는 게 프랑스대혁명의 역사 뒤에 숨은 흥미로운 미시사다. 이성보다는 광기 어린 열정이 혁명의 동력으로 작용했던 셈이다. 메스머주의는 혁명을 꿈꾸지는 않았지만 주류 계층의 공격과 비판을 받으면서 민중에게 탄압받는 순교자 이미지가 덧씌워지게 됐고, 결과적으로 구체제를 비판하는 원천이 된다. 메스머주의는 또 루소주의마저 흡수해 혁명 사상 보급에 기여했다. 메스머의 후계자인 베르가스는 귀족들이 어리석은 관습에 의해 유체와 연결이 끊기고, 신체적·도덕적 힘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대신 원시적 미덕을 지닌 평민들이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해 루소와 비슷한 맥락에서 혁명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메스머주의를 지지했던 사람 중에는 라파예트, 자크 피에르 브리소, 장 루이 카라, 롤랑, 니콜라 베르가스, 뒤발 데프레메스닐과 같은 미래의 혁명 지도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저자는 “베르가스가 메스머의 이름으로 공표한 소명, 농민과 시골 신부들의 미덕을 동원하라는 소명에는 희미하게나마 민주적인 경향이 존재했다”고 평가한다. 혁명 전야의 시대상은 역설적으로 과학의 시대였다. 당대 대중과 지식인들은 과학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냈고, 자연의 경이를 설명하는 이론이라면 그것이 유체든 어떤 허구적인 힘이든 무조건 믿었다. 과학에 대한 지나친 신봉이 역설적으로 비과학적 주장들을 꽃피게 되고,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지적은 과대 포장된 것일까. 혁명 이후 메스머주의는 최면 치료의 하나로 전락하게 된다. 정치적·사상적 힘도 잃는다. 특히 최면 치료 분야는 훗날 프로이트의 심리학 발전에 영향을 끼치게 되지만 차츰 잊힌 사상으로 도태되고 만다. 하버드대 교수인 단턴은 ‘책과 혁명’, ‘고양이 대학살’, ‘시인을 체포하라’ 등을 쓴 ‘책의 역사가’다. ‘혁명 전야의 최면술사’는 방대하고 치밀한 문헌 조사를 통해 오늘날 완전히 잊힌 메스머주의란 사상을 발굴해 냄으로써 프랑스대혁명의 배후에 있던 잊혀진 ‘지적 지형도’를 현대에 세밀하게 복원한 역작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강남구 K 스타로드…한류 ‘星地’

    [서울 핫 플레이스] 강남구 K 스타로드…한류 ‘星地’

    “슈퍼주니어가 저기 있다. 빨리 와. 미유키!” 유리코(24)는 연달아 늘어서 있는 아트토이 중 파란색의 하얀 별로 멋을 낸 슈퍼주니어 아트토이로 뛰어간다. 그리곤 스마트폰을 꺼내서 연방 사진을 찍어 댄다. 일본 도쿄에서 왔다는 이들은 엑소, 샤이니, 2PM 등 한류 스타를 줄줄 꿰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K 스타로드’가 일본과 중국, 인도 등 외국관광객이 꼭 찾아야 하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동관에서 청담 사거리까지 17개의 귀여운 한류스타 상징물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예쁜 옷과 각종 소품을 파는 가게, 한류스타들이 찾는 맛집이 골목 곳곳에 숨어 있다. 볼거리와 쇼핑, 맛집이 어우러진 K 스타로드를 돌아봤다. ●“관광객들에게 필수코스이자 성지로”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광장, 홍콩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관광객들이 꼭 가봐야 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유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애비로드엔 세계적인 그룹 비틀스가, 스페인광장에는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이, 미드레벨에는 영화 ‘중경삼림’의 추억이 묻어 있다. 도시를 찾는 관광객은 이런 스토리에 특별함을 느낀다. 그래서 강남구가 한류 팬들을 위해 특별한 장소를 만들었다. 그게 압구정 K 스타로드다. 지하철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2번 출구를 나서면 화려한 모양의 곰 인형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세히 보면 엑소, 샤이니 등 한류 스타들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청담 사거리까지 1㎞에 걸쳐 17개 한류스타를 상징하는 아트토이가 인도를 따라 이어진다. 미쓰에이를 시작으로 2PM, 포미닛, 슈퍼주니어, 샤이니, FT아일랜드, 동방신기, 씨엔블루, 엑소, 소녀시대, AOA, 방탄소년단, B1A4, 빅스, 인피니트, 카라, 블락비 등 지금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는 아이돌 그룹의 아트토이다. 강남구는 지역 내 SM과 JYP, CUBE 등 기획사 소속 한류스타의 아트토이를 ‘강남’과 한류 아이돌(Idol), 인형(Doll)의 의미를 담아 ‘강남돌’ (GangnamDol)이라 이름 붙였다. 어른들은 모양과 색상, 디자인도 제각각인 강남돌 중 어떤 게 씨엔블루인지, 방탄소년단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열혈 팬들은 멀리서 알아보고 뛰어간다. 이유는 한류스타의 앨범 디자인이나 의상, 분장 콘셉트 등을 녹인 디자인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한류 팬들은 멀리서도 구분할 수 있다. 정태숙 강남구 관광진흥과 주무관은 “아트토이 디자인은 듀코비란 디자이너가 맡았다. 여기에 한류스타나 소속 기획사 의견이 더해지면서 모두 17개 강남돌이 각기 멋진 디자인으로 탄생한 것”이라면서 “단체뿐 아니라 개인 관광객들에게 서울에서 꼭 찾아야 하는 한류문화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4시에 매출 300만원” 상권에 활력 “오늘은 정말 대박이에요. 오후 4시인데 벌써 매출이 300만원이 넘었어요.” 지난 2일 입구정로데오역 7번 출구 앞에 예쁘게 꾸며진 강남돌하우스에서 근무하는 이재연씨는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씨는 “K 스타로드의 강남돌을 축소한 아트토이를 한 번에 10개씩 사는 해외 관광객이 많다”면서 “오늘만 100개가 넘게 팔렸다”고 말했다. 하나에 2만 9000원인 아트토이를 한 번에 17개, 모든 한류스타 아트토이를 산 중국인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아트토이 판매액이 3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뿐 아니다. K 스타로드 등 강남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K 스타로드 건너편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중국인 남녀 연인이 파스타를 먹으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여성은 잔뜩 부은 눈 위로 살구색 테이프를 붙였다. 레스토랑 직원 김성민(31)씨는 “중국인이나 일본 손님이 평일 오후 5~10팀 정도는 창가에서 식사하면서 K 스타로드를 즐긴다”면서 “여자 손님은 대부분 간단한 성형수술을 하기 때문에 눈이나 코 등에 테이프를 붙인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모자와 장갑, 마스크를 파는 심성익(36)씨는 “K 스타로드가 바람길이라서 다른 곳보다 춥고 바람이 거세다”면서 “날이 추우면 장갑 등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서 매출이 짭짤하다”고 말했다. ●최지우 가는 맛집… 탑이 찾는 피규어 집도 연예인 최지우와 고소영 등이 자주 찾는 멀티숍 ‘스수와’(02-543-1117). 깔끔하고 독창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자 연예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곳이다. 일본 인기 아이돌그룹 칸쿤의 멤버 나카마루 유이치가 예능방송 미션으로 ‘한국에서 최지우 찾기’를 수행하러 서울로 온 적이 있었다. 유이치가 서울 곳곳을 헤매다가 최지우를 찾은 곳이 바로 스수와였다. 그래서 일본 관광객이 더욱 많이 찾는다. 목걸이 가격대는 30만~40만원대.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브런치를 즐기는 집으로 알려진 ‘컬렉터스 키친’(02-546-8896). 퓨전 프렌치 요리와 예술작품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최시원은 주로 테라스석에 앉아 샷을 추가한 에스프레소와 브런치를 즐긴다고 한다. 미쓰에이 페이와 지아도 이곳의 파스타와 피자를 좋아한다고 주인이 전했다. 2대째 정통 중국요리를 고수하는 ‘연경’(02-549-7843)은 수애, 김희선, 차승원부터 소녀시대와 2PM 조권 등 나이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연예인이 찾는다. 특히 몇 명이서 단출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방이 많아서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에게도 인기다. 피규어 뮤지엄 W(02-512-8865)는 피규어 마니아들의 성지로 알려졌다. 만화 속 캐릭터부터 스크린 속 히어로까지 다양한 피규어를 전시, 판매하는 테마파크다. 빅뱅의 승리와 탑, 비스트의 손동운 등 많은 스타가 피규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운 좋으면 옆에서 같이 피규어를 감상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우주를 보다] 우리 은하계 중심을 엿보다

    [우주를 보다] 우리 은하계 중심을 엿보다

    우리 은하계 중심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블랙홀과 그 주변부로 대답할 수 있다. 우리 은하의 중심에는 태양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블랙홀이 존재한다. 우리 은하에서 물질의 밀도가 가장 높은 장소인 만큼 거대한 블랙홀이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블랙홀 주변에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이 모여 형성된 강착 원반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강착 원반 주변으로 안쪽 고리(inner ring)라고 불리는 8광년 정도 크기의 가스의 고리가 있다. 여기에는 많은 가스와 먼지, 그리고 수천 개의 별이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주변을 빠른 속도로 공전한다. 다시 그 밖에는 중심 분자 지역(CMZ, Central Molecular Zone)이라는 거대한 가스의 구름이 존재한다. 중심 분자 지역은 대략 지름 700광년 정도의 거대 가스 구름으로 수천만 개의 태양을 만들 만큼의 수소 가스가 존재하지만, 블랙홀의 중력으로 인해 초속 수백km의 속도로 움직이는 탓에 대부분 가스가 별을 형성하지 못하는 장소이다. 크기는 우리 은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나 과학자들은 중심 분자 지역이 우리 은하의 고밀도 가스의 8%를 차지할 만큼 질량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 물리학 연구소의 카라 배터스비(Cara Battersby)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호주의 모프라 전파 망원경(Australian Mopra radio telescope)을 이용해 중심 분자 지역을 상세히 관측했다. 은하 중심을 관측할 때 문제점은 지구에서 2만7000 광년이나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스와 먼지, 별이 밀집한 지역이라 가시광 영역에서는 거의 보이는 게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파나 X선 영역 등에서 주로 관측이 이뤄졌으나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 연구팀은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서 풀민산(HNCO)을 비롯한 물질(N2H+, HNC)들의 분포를 조사했다. 그 결과 중심 분자 구역이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사진) 예를 들어 이 지역에는 두 개의 물질의 흐름이 있었는데, 아마도 나선 팔과 비슷한 구조일 수도 있다. 그리고 과거 초신성 폭발의 흔적으로 보이는 껍질 같은 구조도 있다. 하지만 가장 미스터리한 사실은 이 은하 중심 지역의 가운데에 블랙홀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강력한 중력을 생각하면 Sgr A*라는 약자로 표시된 은하 중심 블랙홀 주변에 대칭으로 가스가 공전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비대칭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아직 우리는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 대해서 모르는 사실이 더 많다. 우리 은하와 그 중심 블랙홀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자치단체장 25시]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언론인 10년, 정치인 20년 경력의 6년차 구청장이다. 빨간색, 보라색 등으로 염색한 머리 색깔과 여름이면 반바지에 잠자리 눈알 같은 파란색 렌즈의 미러 선글라스 차림으로 가끔 주민들을 놀래 주기도 한다. 외양만 파격적일 뿐 아니라 구민들을 위한 정책도 ‘용꿈꾸는 작은도서관’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도시’ ‘지식도시락 배달서비스’ ‘365 자원봉사도시 관악’ 등 재치와 배려가 넘친다. 억지에 가까운 민원은 “세종대왕이 관악구청장을 해도 그 문제는 어쩔 수 없을 겁니다”라며 단호하게 대처하지만, 대부분의 민원을 세종대왕처럼 슬기롭게 해결해 낸다. 신문기자 시절 그는 ‘머’로 불렸다. 재치 있는 농담을 잘해서 성과 합하면 ‘유머’가 그의 별명이었다. 언제 어느 장소에서나 군중을 웃게 하는 농담은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민주당의 대변인으로 활약할 때도 그의 유머 감각은 빛을 발했다. 민감한 정치 사안에 대해 김한길 의원의 속마음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의 답은 이랬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겠습니다.” 경로당을 자주 찾는 그가 인사말로 꼭 꺼내는 농담이 있다. “저는 여당도 야당도 아니고 경로당입니다. 어르신 모시는 일에는 오로지 경로당만 있을 뿐입니다.” 여러 번 들은 말이라도 들을 때마다 어르신들은 박장대소한다.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여러 일을 하다 정치계에 뛰어들고서 낙천, 낙선을 다섯 번이나 겪은 끝에 “겨우” 구청장에 당선됐다. 대기업 사원, 기업 홍보실장, 공공기관장, 편집국장, 방송작가, 베스트셀러 작가, 방송국 사장 등 무수한 이력을 쌓는 중간중간 백수로 지낸 적도 많았다. 유 구청장이 던진 사표 숫자만도 7장이다. 감정적으로 던진 것은 아니었다. 첫 직장인 LG그룹 기획조정실은 ‘혼을 바쳐 일하는 기자’가 되고 싶어 나왔다. 한국일보 기자 시험에 합격해 3년간 다녔지만, 국민주주의 성금으로 한겨레가 창간되자 과감히 옮겼다. 5년간 일한 한겨레는 고(故) 송건호 전 한겨레 초대회장의 인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표를 던지고 떠났다. 그는 “준비되지 않은 사표를 던지고 엄청 고생이 많았다”며 “젊음은 용기와 배짱이 생명이니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사표를 던지면 더 좋은 길이 나타날 거란 무책임한 충고는 할 수 없다”고 ‘사표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했다. 유 구청장은 서울대와 함께 성장하는 도시인 관악구의 첫 서울대 출신 민선 구청장이다. 서울대 안에 경전철 역이 들어설 수 있도록 역할도 했다. 현재 역사 건설 비용을 놓고 서울대와 서울시가 입장이 다른 상황이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대 캠퍼스를 지나는 경전철을 후보노선으로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고, 도시철도법상 2018년에 재검토하도록 법적으로도 조치했다. 삼성전자 연구소도 서울대와 협력해서 유치해 내년 1월 낙성대 주변에 연구원 1000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연구시설이 완공된다. 철학을 전공한 그는 50대 후반의 공무원이란 사실을 잊게 할 만큼 틀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종종 던진다. 선거운동을 하다 구청장이 뭐냐고 묻는 아이에게 “관악구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라고 대답했다가 “잘난 체하시네!”라는 핀잔을 들었다. ‘잘난 체하시네!’라는 제목으로 펴낸 구청장 선거 일기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바라던 국회의원은 못 되고 국회도서관장이 되었을 때, 모두 “한직이지만 책이나 많이 읽다 와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직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서 세계의 위대한 도서관 50여곳을 탐방해 쓴 ‘세계 도서관 기행’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개정판까지 낸 ‘세계 도서관 기행’으로 아직 전국 곳곳에서 강연 요청이 오고, 인세 수입도 쏠쏠하다. 해외 도서관을 탐방하며 보고 들은 바를 관악구 정책에 접목시킨 것도 상당하다. 도서관에서 전문 직업 상담사가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각종 취업 관련 세미나도 여는 ‘잡 오아시스’는 뉴욕 공공도서관의 사례를 적용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첫 직장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뉴욕 도서관의 직업정보센터의 힘이었다. 해외 사례는 물론 가까운 국내 사례의 잘된 정책을 빨리 도입하는 것이 그의 구정 경쟁력이다. 본격적으로 도시농업을 시작하면서 서울시 도시농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강동구도 이미 다녀왔다. 유 구청장이 관악구 공무원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좋은 것은 따라 하자’는 정신이다. 올해는 옥상텃밭, 상자텃밭, 자투리텃밭 등으로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도시’에 이어 ‘걸어서 1분 거리 텃밭 도시’로 관악구를 만들 계획이다. 처음 도시농업 계획을 내놓았을 때 공무원들은 농사를 지을 땅이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유 구청장은 공무원들에게 시야를 넓히라고 조언했다. 결국 공무원들은 여기저기서 노는 땅을 찾아왔다. 그는 “자치단체장의 역할은 ‘조물주’에 맞먹습니다. 구청장이 말을 하면 공무원들이 이뤄내니까요”라고 ‘구청장 조물주론’도 농담 삼아 곁들였다. 기초단체장으로서의 철학도 확고하다. 아무리 기초단체장이 주민 복지를 챙겨도 국가 안보가 불안하면 ‘지붕 새는 집’이라는 것이다. “국가 안보는 집으로 치면 기둥이자 지붕이고, 지방 자치의 복지는 아늑한 이불 덮고 따뜻한 밥상 차리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기둥이 기울고 지붕이 새는 문제를 복지로 해결할 수는 없지요. 게다가 안보는 99%를 막아도 1%가 새면 문제입니다.” 지방 자치로 국민 불안을 잠재울 수 있어도 국가 안보는 1%의 빈틈도 메우겠다는 자세로 안정적 운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년간 정치계에 몸담은 유 구청장은 정치의 계절을 맞아 “정치는 짧고 정책은 길다”라며 그동안의 경험을 담은 정치철학을 소개했다. 별 4개 단 장군도, 시민운동가도, 언론사 사장도, 앵커도 정치권만 가면 멀쩡하던 사람이 ‘건달’이 된다는 것이다. 자기 정책이 없고 누구 따라다닐까만 생각하다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 건달’이 되어버린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치인 윌리엄 윌버포스는 노예무역 폐지를 정치 목표로 삼고 20여년에 걸쳐 결국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유명 정치인 누구를 따라다닐까, 누구 눈치를 볼까에 집중하다 보면 장군도 정치계에서는 졸병이 되어버립니다. 자기 테마와 정책을 갖고 이 제도개선을 꼭 해야겠다, 작은 진보라도 이뤄야겠다고 마음먹고 이뤄야만 정치 건달이 되지 않습니다.” 정치권 20년 경험자의 ‘정치 건달 되지 않기’ 철학이다. 유 구청장이 올해 새롭게 구상 중인 정책은 ‘동물복지’다. 2014년부터 반려동물 등록제가 시작되면서 인구 50만명인 관악구에서 4만여 마리의 반려견을 등록했다. 동물복지에 관한 책인 ‘돼지도 장난감이 필요해’를 ‘관악의 책’으로 선정한 관악구는 반려동물에 관한 교육을 시작으로 다양한 반려동물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1인 가구가 많은 관악구를 포함해 현대사회에서 반려동물은 필수적인 사회구성원이란 생각에서다. 반려동물을 돌보는 방법부터 이웃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예의 등을 가르치고 ‘애견 파크’와 같은 반려동물을 위한 시설도 늘려 간다는 구상이다. 보건소에서 정육점 민원을 처리하던 수의직 공무원도 반려동물 업무에 배치했다. 정책 구상을 위해 사료업체 대표를 만난 유 구청장은 “15살짜리 개가 동물병원에서 곧 사망한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주인이 정성으로 밥을 해 먹였더니 6년이나 더 살았다고 하더라”며 동물이 행복하면 사람은 더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도시농업, 동물복지는 모두 시대의 흐름을 읽은 구청장이 내놓은 정책이다.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그가 세상을 바꿀 또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추위 끝 겨울 끝

    반짝 기승을 부렸던 막바지 추위가 물러나 26일부터 평년 기온을 되찾으면서 더이상의 겨울 추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봄이 되는 3월에도 두세 차례 반짝 꽃샘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25일 “3월에는 일시적인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두세 차례 꽃샘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며 4월에는 일교차가 큰 가운데 다소 쌀쌀한 날씨를 보일 때도 있겠지만 올봄은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우리나라 봄 날씨는 북극 해빙에 좌우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북극과 가까운 러시아와 노르웨이 인근 바렌츠·카라해의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적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어 찬 기운이 기류를 따라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발달해 일교차가 큰 날씨도 잦을 것으로 보인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네팔서 소형여객기 추락…중국·쿠웨이트인 포함 23명 탑승

    네팔에서 승객과 승무원 23명이 탑승한 소형여객기가가 추락했다.  네팔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시간 24일 오전 7시47분 네팔 관광도시 포카라에서 북부 무스탕 지역으로 향하던 타라 항공 소속 9N-AHH 여객기가 미아그디 지역 룹세에서 떨어졌다.  승객 가운데 중국인과 쿠웨이트인 등 외국인 2명이 포함됐다. 9N-AHH 여객기는 이륙 10분가량 지나 관제탑과 교신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륙지인 포카라는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휴양지이다. 목적지인 좀솜은 산악지대 트레킹에 나서는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타라 항공은 사고 항공기가 지난해 9월 구매한 터보프롭기인 트윈 오터 기종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입체파 화가가 물리·기하학 공부한 까닭은

    입체파 화가가 물리·기하학 공부한 까닭은

    최근 요소·변온물감 화학 반응 이용 미술품 복원에도 첨단과학 기법 접목 얼마 전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과 우주’라는 주제의 미술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되는 회화 작품들은 ‘요소’와 ‘변온 물감’이라는 화학 재료와 화학반응을 이용한 것들이다. 요소는 사람의 소변 속에 포함된 물질 중 하나로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뵐러가 시안산암모늄 수용액을 가열해 만들어 냄으로써 인간이 처음으로 합성에 성공한 유기화합물이다. 요소액과 원색 안료, 아교, 먹과 소금 등을 섞어 만든 물감을 캔버스에 채색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은 증발하고 결정체가 만들어져 독특한 작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변온물감은 온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데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캔버스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온도를 높여 주면 그림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 들어 이런 과학과 예술의 만남의 장이 자주 마련되고 있다. 20세기 들어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미술과 음악, 영화,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홍성욱 서울대 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 교수는 “미술 분야는 과학에서 새로운 표현 매체, 세계관, 미술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법, 인간과 인간 활동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져오고 과학은 미술로부터 새로운 비전과 과학적 세계관의 정당화 같은 통찰력을 얻는 식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입체파를 탄생시키고 20세기 미술계의 최고 거장으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는 “내 그림들은 모두 논리적 순서를 가진 연구와 실험으로 과학자가 새로운 이론이나 현상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다. 피카소를 필두로 한 입체파 화가들은 기존 회화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당시 최첨단 과학인, 프랑스 과학자 푸앵카레의 물리학과 비(非)유클리드 기하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입체파 훨씬 이전인 르네상스 시기에는 풍경화나 인물화 등의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투시(透視)화법이라는 신기술을 도입했다. 한 시선에 포착되는 사물의 형태를 원근법 원리에 따라 평면에 그리는 이 방법은 지금도 많은 미술 작품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3차원 세계를 2차원 세계에 투영시키는 투시화법은 기하학의 한 분야인 사영(射影)기하학에서 기원한다. 영국의 대표적인 풍경화가인 존 컨스터블은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 이해 없이는 무지개 같은 자연을 정확히 그릴 수 없다고 믿었다. 구름을 잘 그리기 위해 기상학에서 구름의 분류를 공부하고 무지개 그림을 위해 뉴턴의 광학을 독학으로 공부했다는 것은 미술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리학이나 수학이 미술 작품의 새로운 표현 언어나 논리를 제시한다면 화학은 실제로 캔버스나 조각 작품에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응용된다. 회화에 쓰이는 여러 가지 안료, 조각에 쓰이는 석재·구리·철 등의 재료는 화학적 재료이고, 공예작품에 쓰이는 섬유나 유리·금속·목재도 화학적 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독특한 형태의 질감이나 형태를 갖는 작품이 된다. 미술과 과학의 접목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곳은 복원·보존 분야다. 미술품 복원이나 보존 연구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술 작품이나 문화재를 손상시키지 않고 원재료와 작품을 분석한 뒤 손상된 부분을 수리, 복원함으로써 더이상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지난해 초 멕시코 미초아칸대 복원팀은 1초에 1조회를 진동하는 고주파인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18세기에 지어진 이 지역 성당의 제단화가 1850년대에 처음 그린 그림과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복원팀은 테라헤르츠파로 분석한 결과, 성당 제단화가 1차례의 보강 처리 후 세 차례나 덧칠됐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에 앞서 2013년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도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로마시대 프레스코화가 여러 번 덧칠되는 과정에서 원래 그림과 다르게 변형됐다는 것을 찾아냈다. 엑스선보다 투과력이 좋고 인체에 무해해 국제공항 검색대에서 많이 활용되는 테라헤르츠파는 최근 들어 이처럼 원형 훼손이 심한 미술품과 문화재 복원에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미술 작품이나 문화재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성질을 파악하는 데 가장 선호되는 과학은 ‘라만 분광법’이다. 라만 분광법은 1930년 빛의 산란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찬드라세카라 라만이 발견한 분석 기법으로, 빛이 분자를 만나면 종류에 따라 고유한 파장이 나타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원료 성분을 분자 단위로 분석해 낼 수 있다. 한 과학계 인사는 “최근 과학기술 분야가 점점 전문화, 세분화돼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미술 분야에서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것처럼 과학기술 역시 예술적 감성을 바탕으로 창조성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착한’ 기초화장품 인기.. 식물성 뮤신 성분 담은 오르제나

    ‘착한’ 기초화장품 인기.. 식물성 뮤신 성분 담은 오르제나

    최근까지도 인기인 ‘달팽이 크림’ 등은 달팽이의 점액에서 추출한 ‘달팽이 점액 여과물’의 효능 덕분에 화제가 됐다. 이미 일반 소비자들도 널리 알고 있을 정도로 달팽이 점액 추출물에 함유 돼 있는 ‘뮤신(mucin)’은 탁월한 보습력과 피부 보호 및 진정 효과를 가지고 있는 성분이다. 이런 가운데 식물성 뮤신을 함유한 저자극 화장품 브랜드가 등장해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착한 화장품’을 표방하는 오르제나(ORJENA)가 그 주인공이다. 참마에서 추출한 뮤신성분을 담은 오르제나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화장품에 부담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한 브랜드다. 오르제나는 달팽이 뮤신과 효능은 같으면서 더욱 순한 식물성 뮤신이 함유된 참마 뿌리 추출물을 원료로 쓴다. 세명대학교 한방바이오산업 임상지원센터 실험 결과에 따르면, 참마추출물은 달팽이 뮤신보다 뛰어난 재생효과와 보습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런칭한 ‘오르제나’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성공적으로 런칭해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이기도 하다. 중국, 홍콩, 대만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데 이어 올해 초 ‘골드에디션 라인’과 ‘안티링클 아이크림’ 등 신제품을 출시한 오르제나는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순 우리말인 ‘오르(완벽)’와 ‘제나(나)’의 합성어인 오르제나라는 브랜드명은 ‘완벽한 나를 향해 나아가는 젊은 여성’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르제나의 이러한 브랜드 철학은 다양한 제품 구성과 일명 ‘식물성 달팽이 화장품’이라는 차별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오르제나의 대표 제품군인 ‘오르제나 보테니컬 라인’은 토너, 에멀전, 에센스, 세럼, 데이크림 등 기초화장품과 안티에이징 크림, 아이크림, 폼클렌저, 오르제나 3종 세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제품은 식물성 뮤신을 사용, 파라벤과 방부제, 실리콘 등 자극성분 사용을 최대한 배제했고, 식약처에서 주름개선 기능성을 인정 받은 것이 특징이다. 참마추출물 외에도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 아미노산, 히알루론산보다 보습력이 좋은 베타글루칸, 피부 탄력을 잡아주는 콜라겐(하이드롤라이즈드 콜라겐), 천연 보습성분인 바이오사카라이드 검, 수분 및 각종 영양의 보고 알로에베라잎 추출물, 피부 진정효과 등을 지닌 녹차추출물 등과 함께 피부 노화와 주름을 위한 핵심성분인 아데노신 등이 함유돼 있다. 오르제나 측은 “마유나 당나귀 크림 등 동물성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면서도 뛰어난 식물성 원료 화장품을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브랜드로 꾸준히 성장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르제나는 중국위생허가가 나오는 3월에 맞춰 제44회 중국 광주 미용박람회에 자사 제품을 출품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터키 수도 앙카라 도심서 차량 폭탄테러 최소 89명 사상

    터키 수도 앙카라 도심서 차량 폭탄테러 최소 89명 사상

    “쿠르드 반군 PKK·YPG 소행” 터키 정부, 美에 지원 중단 촉구 터키의 수도 앙카라 도심에서 군인들을 겨냥한 차량폭탄 테러가 일어나 90명 가까운 군인과 민간인이 죽거나 다쳤다. 터키 정부는 이번 테러가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PKK의 시리아 지부인 인민수비대(YPG)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YPG는 미국이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지원하는 반군 단체로 터키는 당장 미국에 지원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안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 20분쯤(현지시간) 앙카라 도심 공군사령부 앞 도로에서 6대의 군용차량 행렬에 폭탄이 터져 군용 차량 3대와 민간 차량 1대가 파괴됐다. 이 폭발로 군인 28명이 숨지고, 민간인 등 최소 61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혼잡한 퇴근 시간대에 폭탄을 적재한 차량이 신호대기 중인 군용 버스 바로 옆에서 터지면서 사망자가 늘었다.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나 조직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터키 정부는 PKK와 YPG를 지목했다.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총리는 18일 테러 용의자 9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시리아 국적의 YPG 조직원 살리흐 네자르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총리는 네자르가 PKK의 도움을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와 관련한 정보를 다른 국가들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24살의 네자르는 시리아 북부 출생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도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을 통해 네자르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다우토을루 총리는 미국을 겨냥해 YPG가 PKK와 같은 테러 조직이라며 터키의 적을 지지하는 것은 우방 관계를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IS 격퇴에 성과를 내고 있다며 YPG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PKK는 지난해 말부터 남동부 도시와 시리아 북서부에서 이어져 온 터키군의 소탕작전에 복수를 공언해 왔다. 앞서 지난 13일부터 터키 접경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YPG에 포격을 가해 왔다. 터키 정부는 18일 이번 테러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이라크 북부 PKK 기지를 공습해 테러리스트 7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 직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예정됐던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그는 이번 테러에 대해 “도덕과 경계를 넘어선 잔혹 행위”라며 철저한 응징을 다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 ‘꽃청춘 아프리카’ 첫방, 세가지 볼거리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 ‘꽃청춘 아프리카’ 첫방, 세가지 볼거리

    ‘쌍문동 4형제’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담은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가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는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 시리즈의 4탄으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주역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이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를 방문하기 위해 10일 동안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케이블TV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응팔’과 tvN 간판 예능 ‘꽃청춘’의 만남으로 기대를 높이는 가운데, 첫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이 ‘꽃청춘 아프리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 아무도 몰랐던 역대급 납치극 전말 공개 이날 첫방송에서는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쌍문동 4형제의 몰카 납치극 전말이 공개될 계획이라 궁금증을 자아낸다. 태국 푸켓에서 ‘응팔’ 포상휴가를 즐기던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가 현지에서 나영석 PD를 맞닥뜨렸을 때 보였던 멘붕 모습과 미리 귀국해 다른 일정을 소화 중이던 박보검이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깜박 속아넘어가는 모습이 큰 웃음을 선사할 예정. 연출을 맡은 이진주 PD는 “몰카 납치가 계획했던 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쌍문동 4형제 모두 완벽하게 속일 수 있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아프리카라는 먼 땅으로 떠나는 여행이기에 이들의 설렘, 걱정, 감격 등 복잡미묘한 심정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고 전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호기심을 더한다. ▶ 광활하고 원초적인 아프리카 풍경에 시선강탈 쌍문동 4형제를 흥분시킨 아프리카 특유의 광활하고 원초적인 풍경이 시청자들의 시선 또한 사로잡을 전망이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 나미비아, 세계에서 가장 긴 물의 장막 빅토리아 폭포 등을 보며 대자연의 신비를 만끽하고, 얼룩말-기린-타조-임팔라-사자 등 다큐멘터리에서 볼법한 야생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색다른 볼거리를 예고하는 것. 김대주 작가는 “쌍문동 4형제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를 고민했는데, 아프리카와 이 친구들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은 ‘응팔’을 통해 누구나 다 아는 사람이 되었지만, 이들의 실제 모습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다.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곳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꽃청춘 아프리카’에서 쌍문동 4형제와 아프리카에 대해 시청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 요즘 청춘들의 리얼 여행스타일 담아 이번 여행은 ‘스타’가 아닌 ‘자연인’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의 모습이 솔직하게 드러나 더욱 흥미진진할 예정이다. 편안한 잠자리보다는 멋져 보이는 지프차를 선호하고, 그들만의 재미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물 속에서 속옷탈의를 감행하는 등 요즘 청춘들의 예측불허 돌발행동이 빵 터지는 즐거움을 전한다. 나영석 PD는 “쌍문동 4형제의 행동이 딱 요즘 청춘들의 모습이라고 느꼈다. 보통 여행가면 돈을 모아서 공금을 쓰는데 이 친구들은 공금을 받자마자 나눠가졌다. 각자 사고 싶은 것을 사고, 서로 터치하지 말자고 해서 놀랐다. 또 용돈이 적으니까 당연히 차를 작고 저렴한 것으로 빌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 친구들은 차는 무조건 제일 좋은 것을 고르더라. 내면보다는 외향에 신경 쓰는 딱 요즘 애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나빠 보이지 않았던 게 좋은 차를 빌린 대신 며칠을 노숙해도 불평을 안 했다. 쓸 때 쓰고 그것에 대해 후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을 온전히 즐기는 쌍문동 4형제의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이 시청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계속 지켜봐 주시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역대급 몰카 납치극과 환상의 멤버 조합, 이국적인 볼거리로 ‘꿀재미’를 예고하는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는 19일 금요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밤 9시 4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카자흐, ‘어린이 기절’ 등 집단 괴질환 발생…환경오염 원인 의심

    카자흐, ‘어린이 기절’ 등 집단 괴질환 발생…환경오염 원인 의심

    카자흐스탄의 한 마을에서 어린 학생들이 수일에 걸쳐 의식을 되찾지 못하는 기괴한 현상이 전염병처럼 퍼져 놀라움과 우려를 안기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약 1500명이 거주하는 베레조브카 마을 어린이들은 수업 도중에 기절하는가 하면 복통, 경련, 사지 감각 마비, 현기증, 시야 흐려짐과 같은 다양한 증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번 의식을 잃으면 최대 일주일 동안 깨어나지 못하는 등 심각한 상태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중 갑작스럽게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는 사건이 빈번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러한 자녀들은 인근 도시에서 치료를 받은 뒤에도 일부 증상이 사라지지 않거나 재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운동단체인 ‘크루드 리스폰서빌러티’는 “전체 주민의 50%가 만성 질환을 앓고 있으며, 전체 아동의 80%는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러한 현상이 마을 인근에 위치한 ‘카라차가낙 페트롤륨 오퍼레이팅’(KPO) 화력발전소에서 방출하는 오염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다국적 거대 에너지기업 로열 더치 셸의 자회사 BG그룹이 소유한 이 발전소에서는 지난 2014년 11월 큰 소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그 후 약 90명의 주민이 질병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소 측은 당시의 연기가 한 번에 대량의 연소과정이 일어나 발생된 것일 뿐, 주민들의 질병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마을주민 및 환경운동가들은 이러한 주장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크루드 리스폰서빌러티와 일부 주민은 BG그룹과 카자흐스탄 정부가 합심하여 2014년 사고의 내막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독립 조사기관 자료에 의하면 베레조브카 마을의 대기에는 황화수소를 비롯한 다양한 유독물질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당국은 해당 지역의 대기오염도가 안전한 수준이라며 다소 상반된 조사결과를 발표했었다. 한발 더 나아가 사파바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는 발전소가 아닌 이 지역 학교의 온수 공급 시설 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제가 지속되자 카자흐스탄 당국은 올해 말까지 주민들을 약 24㎞ 거리에 떨어진 악사이 마을로 이주시킬 계획을 세운 상태다. 현재 1500여 주민이 이미 이주한 상태고 올해 말까지는 총 1808세대가 이사를 마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이주를 마친 주민들의 경우에도 어지럼증을 비롯한 여러 증상은 완치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환자들을 해외 의료 시설에 보내 진료 받게 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BG그룹은 KPO의 운영이 질병을 발생시켰다는 증거는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2014년의 사건 또한 유독가스의 허용치 이상 방출 혹은 누출과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KPO는 해당지역에 대해 이루어지는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력할 것이며 그 과정 중에 관련 규정을 모두 준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숨길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꽃구름의 남쪽 윈난雲南

    꽃구름의 남쪽 윈난雲南

    진작 왔어야 할 곳인데 많이 늦었구나. 리장麗江에서 샹그릴라香格裏拉로 가는 길 위에서 느낀 소회다. 겨우 3박 4일이란 짧은 시간이 아쉬웠다. 윈난雲南, 즉 구름 남쪽이란 이름은 ‘꽃구름의 남쪽彩云之南’이란 말에서 유래했다. 우리에게는 차마고도茶馬高道로 유명하지만 쿤밍昆明-다리大理-리장-샹그릴라로 이어지는 윈난 여행코스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낭만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구름의 남쪽에서 잠시 머물다 여정은 쿤밍에서 시작됐다. 쿤밍은 얼핏 중국의 여느 대도시처럼 보이지만 사실 해발고도 1,890m, 고원지대에 불쑥 솟아난 도시다. 쿤밍은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다. 사계절이 봄과 같은 사계여춘四季如春의 도시다. 중국의 피서 관광지 중 일등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쿤밍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작년 한 해 쿤밍을 찾은 관광객은 무려 6,000만명에 달한다. 한편, 쿤밍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베트남, 라오스, 태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중국인들에게 쿤밍은 동남아 여행의 허브 거점이다. 쿤밍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리해발 2,000m로 갔고, 다리에서 다시 리장해발 2,400m으로 달려 해발 5,596m의 ‘위룽설산玉龍雪山’과 차마고도의 주요 거점인 샤시沙溪 마을을 만났다. 위룽설산은 빙하가 서린 백옥 같은 산이다. 새파란 하늘 때문일까. 위룽설산의 만년설이 푸르게 빛났다. 리장을 떠나 다시 길을 나서 장족티베트족 자치주인 샹그릴라해발 3,500m로 갔다. 쿤밍에서 샹그릴라까지 총 650여 킬로미터. 여정은 거기까지였고 돌아서야 했지만 다시 오리라는 다짐은 계속 나아가는 중이다. ▶윈난성 윈난은 여행자의 천국이자 대자연의 보고다. 윈난의 고산지대는 전체 면적의 94%를 차지한다. 고원호수가 40여 개나 있고 호수면적은 1,100km2에 달한다. 아열대, 온대, 고원기후까지 지역에 따라 다양한 기후를 보여 준다. 이를 반증하듯 3만여 종이 서식하는 ‘식물의 왕국’이자 ‘꽃의 왕국’이 바로 윈난이다. 윈난에 사는 소수민족 인구는 1,53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3%에 달한다. 중국의 25개 소수민족 중 15개 소수민족이 8개 자치주를 이루고 윈난성에서 살아간다. ‘땐’은 윈난성의 약칭이다. ●다리大理 바람, 꽃, 눈, 달 본격적인 여정은 윈난 서북부, 다리에서 시작된다. 다리는 리장과 더불어 윈난을 대표하는 고대도시다. 칭짱고원靑藏高原의 동남부 언저리에 위치한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다리의 풍광을 ‘풍화설월風花雪月’이라 표현했다. 바람과 꽃, 눈과 달이 한데 어우러지는 곳이 다리라는 말이다. 다리는 해발 4,122m의 창산苍山을 뒤로하고, 앞으론 해발 1,972m의 고원호수인 얼하이洱海, 이해를 굽어본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도시다. 창산과 얼하이라는 두 개의 보석이 다리를 만든 셈이다. 다리의 소수민족은 바이족白族, 백족이다. 이름대로 흰옷을 즐겨 입고, 흰벽으로 지은 집에서 산다. 다리는 바이족 자치주의 수도이고, 중국 정부가 지정한 24개 역사문화 도시 중 하나다. 다리의 주인이었던 바이족은 중국의 여러 소수민족 중 하나로 여겨지지만 13세기 몽고의 침략을 받기 전까지 남조와 다리국으로 존재하며 독특한 문화를 꽃피웠다. 한족의 당나라, 송나라의 맹렬한 기세에 굴하지 않고 독립국의 지위를 당당하게 지켜냈었다. 이름大理에서 짐작할 수 있듯 좋은 돌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대리석이 유래한 곳도 바로 다리다. 다리에서는 제일 먼저 숭성사崇聖寺 삼탑을 찾았다. 중원의 권력과 맞섰던 다리국의 위엄을 상징하는 유산이다. 삼탑 중 가운데 탑의 높이는 60m, 16층 건물의 높이다. 시간이 없어 오르지 못했지만 중앙탑 맨 위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 지진 때문에 기울어졌다는 양편의 탑의 높이는 40m다. 삼탑 옆 취영지聚影池에서 연못에 비친 삼탑을 보는 것도 즐겁다. 당대에 지어진 삼탑은 다리고성에서 서북쪽으로 1km 떨어진 창산 잉러봉 기슭에 위치한다. 중국의 4대 명탑 중 하나이자 중국 남방에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탑이라고 불린다. 삼탑 뒤 금빛 찬란한 숭성사는 중국에서 불교 사원 중 가장 큰 건축물로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나 1980년대를 전후해 새로 지은 건물이다. 숭성사에 내려와 케이블카를 타고 창산에 올랐다. 3,500m가 넘는 봉우리를 열아홉 개나 갖고 있으니 산의 위용을 짐작할 만하다. 최고봉은 해발 4,122m의 마룽馬龍봉인데 산꼭대기에는 항상 눈이 쌓여 있다. 아쉽게도 케이블카는 2,900m 지점에서 멈췄다. 바람이 너무 센 탓이다. 케이블이 흔들려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 2,900m 지점에서 정상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이미 운행을 멈춘 채 케이블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열아홉 개의 산봉우리 아래 창산 계곡물은 다리고성을 거쳐 얼하이 호수로 흘러간다. 창산 아래 다리고성은 1,000년 역사를 가진 고성이라지만 새로 지은 게 많다. 몽골에 함락된 안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탓이다. 고성의 높이는 8m 정도, 성 안의 집들은 작고 예쁘고, 지붕을 잇대고 있다. 다리의 역사에 대한 다리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다리고성의 성문 현판에 쓰여 있듯 다리는 예로부터 ‘문헌명방文獻名邦’으로 불렸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문헌명방을 느끼기엔 관광객이 너무 많다. 한 블록만 거리를 벗어나면 또 다른 다리를 만나겠지만 시간이 없다. 결국 다리에 갔지만 다리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룹 투어로 다리를 보자니 아쉬움이 진하다. 상하이에서 게임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배낭여행을 하다 다리에 정착해 객잔(客棧, 중국의 여관)을 운영한다는 가이드 이설영씨 말대로 다리의 가장 상업적인 거리를 한두 시간 둘러보았을 뿐이다. 그곳에는 오랜 시간 그려 온 다리는 없었다. 다시 다리에 가야 할 이유다. 다음에 다리에 온다면 풍화설월의 다리를 떠올리며 얼하이 호수에서 보름달을 보고 싶다. ●샤시沙溪 차마고도 카라반이 쉬어 가던 곳 다리를 떠나 리장으로 가는 길, 차가 고속도로를 벗어나 좁은 산길로 접어든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윈난 산속의 마을, 샤시에 도착했다. 샤시는 깊은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을 쉬엄쉬엄 둘러보아도 한 시간이면 족할 듯싶다. 내게 이번 여행에서 발견한 윈난의 보석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 않고 샤시를 꼽겠다. 샤시는 고대 무역로인 차마고도茶馬高道를 오가던 상인들 행렬인 마방馬幇이 쉬어 가던 작은 마을이다. 높은 산을 쉴 새 없이 넘어가기에 차마고도를 ‘하늘에 난 길’이라 부른다면 마방은 ‘하늘 길을 걷는 사람’이다. 마방들은 푸얼차(普洱茶, 보이차)를 싣고 달그락달그락, 떨거덩떨거덩 말방울 소리를 울리며 다리와 리장을 지나 진샤강金沙江을 건너 라싸로 갔다.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싸에서 한숨을 돌린 마방들은 라싸를 떠나 시가체를 지나 시킴과 네팔, 인도로 향했다. 윈난에서 생산된 차와 티베트 초원에서 자란 말이 차마고도를 통해 교환되었다. 하지만 그 길을 오가기란 쉽지 않았다. 과거의 차마고도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길, 어쩌면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이었다. 차마고도의 카라반隊商들은 산을 넘고 넘어 중국과 인도, 네팔, 서남아시아를 오갔다. 그 험한 길을 어찌 조랑말 하나에 의지해 넘었을까? 이제와 생각해 봐도 경이롭기 그지없다. 과거에 샤시는 차마고도의 요충지로 때로 큰 장이 섰지만 지금은 산간의 작은 마을에 불과하다. 샤시 마을의 시간은 왠지 차마고도의 조랑말이 걷는 것처럼 천천히 흘러간다. 간혹 마주치는 마을 사람들의 꼬질꼬질한 모습마저 정겹다. 다리나 리장과 달리 다행히 이곳엔 관광객이 적다. 진입도로가 좁은 데다가 그마저 구불구불한 산길이기 때문이다. 중국 대륙 전역에 걸친 대대적인 개발 열풍에서 빗겨난 중국 서남부의 모래알 같은 샤시 마을은 개발이 더디기에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다. 이곳을 잠시 스쳐 지나는 여행자의 감상일 뿐이지만 도로가 확장되지 않기를 빌 뿐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 마방 대신 여러 나라의 여행자들이 샤시를 찾고 차마고도 여관, 민트 카페 등 여행자를 위한 객잔, 게스트하우스, 호스텔, 카페가 문을 열었다. 카페에서는 피자도 팔고 스파게티도 판다. 깊은 산속 여행자의 천국이다. 샤시 마을은 2002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1950년대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는 고속도로가 뚫렸다. 차마고도와 마방의 존재의미가 사라졌다. 그런데 차마고도와 고속도로 구간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방은 진작부터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리장에서 샤시를 가기 위해선 일단 젠촨剑川까지 가야 한다. 버스로 두 시간이 걸린다. 요금은 20위안. 새로 난 고속도로로 달리면 요금은 25위안이고, 한 시간이 걸린다. 젠촨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다시 45분 정도 달리면 샤시에 도착한다. 쿤밍에서는 버스로 대략 10시간 거리다. 샤시에도 게스트하우스는 있다. 오픈 예정인 어느 게스트하우스 이름은 등풍, ‘바람을 기다리며’다. 샤시의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리장麗江 산과 눈의 도시 깊은 산속 마을 샤시를 떠나 리장으로 왔다. 종종 ‘산과 눈의 도시’라 불리는 리장은 샹그릴라香格裏拉의 입구이자 히말라야 산맥의 시작점인 위룽설산에 둘러싸였다. 리장의 이곳저곳을 오가며 눈을 돌릴 때마다 종종 위룽설산을 보았다. 리장 사람들에게는 어머니 같은 산이다. 언제나 만년설의 풍광과 함께하는 도시, 이렇게 높은 산이 늘 옆에 있다면 살아가는 데 좀 더 겸손해질 것 같다. 혹자는 리장을 보고 ‘동양의 베니스’라고 말한다. 이런 말은 적절하지 않다. 리장은 리장 그 자체일 뿐 유럽의 한 도시와 비할 바가 아니다. 외형만 봐도 리장과 베니스는 전혀 닮지 않았다. 다리가 바이족의 나라였다면 리장은 나시족納西族의 홈타운이다. 나시족의 홈타운이라곤 했지만 그렇다고 리장의 한족 인구가 적은 건 아니다. 리장에서 한족과 소수민족의 비율은 6:4 정도이고, 나시족은 전체의 23% 정도에 불과하다. 과거에 나시족 거주지이자 고원의 옛마을이었던 리장은 쓰촨四川성의 야안雅安과 더불어 차마고도의 근거지이자 무역 중심지였다. 리장에서 생산된 가죽 제품은 차와 말과 함께 티베트 라싸, 인도 등지로 팔려 나갔다. 리장고성은 남송 말기에 지어져 8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고성 안에선 100여 채의 전통가옥을 볼 수 있는데 다리고성과 다르게 성벽은 없다. 리장고성은 좁은 골목과 수로가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명청 시대의 거리 모습도 잘 간직하고 있다. 밀려드는 관광객만 아니라면 리장고성의 운치는 2015년이 아닌 몇 백 년 전의 거리 같다. 세계문화유산인 리장고성보다 더 강하게 나를 리장으로 이끈 건 한 친구의 사연이다. 그녀는 10년 전 이곳에 여행을 왔다가 호주 남자를 만났고, 그와 결혼했다. 당시 남자는 적지 않은 나이였고, 내 짐작에 그는 아마 결혼 같은 건 별반 생각해 보지 않은 여행자였다. 하지만 인생은 알 수 없다. 결국 두 사람은 운명처럼 리장에서 맺어졌고, 딸을 낳고,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살고 있다. 이런 사연 때문에 내게 리장은 아주 로맨틱한 여행지로 여겨졌지만 실제 마주한 리장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리장에는 수로와 함께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이 많다. 사실 관광객만 바글대지 않는다면 리장은 매우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보인다. 가히 연인들의 여행지다. 한데 화장이 너무 진하다.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아도 예쁜 얼굴에 과하게 화장을 한 것 같다. 좋건 싫건 밀려드는 관광객의 영향이다. 지난해 인구 100만의 도시, 리장에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매달 리장 전체 인구보다 거의 두 배 많은 관광객이 리장을 휘젓고 다닌 셈이다. 윈난을 여행하며 관광객이 북적이는 다리고성이나 리장고성보다 고산지대의 설산을 바라보며 달렸던 길 위의 시간이 더 좋았던 이유다. 한편, 1996년 리장에 규모 7.0의 지진이 있었다.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304명이 숨지고, 1만6,000명이 다쳤다. 중국 역사상 최악의 지진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시족의 거주지인 구시가지는 무사했다. 그때부터 나시족의 목조주택은 사람들의 관심을 새롭게 받기 시작했다. 1996년 지진이 아니더라도 윈난에는 지진이 잦다. 작년에도 지진이 발생했다. 윈난은 쓰촨성과 함께 칭짱고원 지진대에 자리 잡고 있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유라시아판 대륙과 인도판 대륙이 충돌하는 지반 사이에 위치한 탓이다. 윈난을 여행하고자 할 때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리장고성에서 나와 잠시 황룡담 공원에 들렀다. 황룡담에서 단풍진 가을을 맞는다. 연못 넘어 위룽설산이 아름답다. ●위룽설산玉龍雪山 당신은 옥색의 용을 볼 수 있을까 리장고성의 북쪽, 위룽설산은 리장시 위룽현에 위치한다. 해발고도는 5,596m로 한라산보다 대략 세 배 높다. 거대한 백옥 같은 용의 형상옥룡을 하고 있다고 해 옥룡산이라 부른다. 위룽설산은 나시족이 믿는 씨족신 ‘싼둬’의 화신이라고 전해진다. 이곳 사람들은 위룽설산에 나시족의 ‘사랑의 신’이 산다고 믿는다. 버스와 케이블카를 타고 위룽설산의 4,500m 지점까지 올랐다. 여기까지는 쉽다. 하지만 아직 목적지에 다다른 게 아니다. 여기서부터 계단을 따라 두 발로 걸어 180m 더 높은 4,680m 지점까지 올라가야 한다. 지대만 낮다면 이 정도쯤 오르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사람들은 손에 제각각 휴대용 산소통을 들고 헉헉거리며 산을 오르거나, 몇 걸음을 떼지 않고 종종 걸음을 멈춘다. 나도 채 몇 걸음을 오르지도 않았는데 바로 숨이 벅차다. 가이드가 준 산소통이 배낭에 있었지만 아직은 쓰고 싶지 않다. 가능하다면 온전히 내 힘으로 올라 보고 싶다. 마음은 빨리 오르고 싶지만 몸은 느리다. 숨을 헉헉거리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 하얀 빙하가 보인다. 위룽설산은 빙하가 서린 백옥 같은 산이다. 새파란 하늘 때문에 하얀 눈이 푸르게 빛난다. 30~40분쯤 올랐을까. 마침내 4,680m 지점에 올랐다. 어제 창산에서 강풍 때문에 2,900m 지점에서 멈춰 선 아쉬움을 여기 와서 말끔히 씻어 낸다. 위룽설산의 정상을 올려다본다. 이름 그대로 옥색의 용이 춤을 춘다. 위룽설산을 내려와 샹그릴라로 출발하기 전 장강長江의 상류지역인 호도협虎跳峽에 들렀다. 이름 그대로 호랑이가 건너뛴 협곡이란 말인데 위룽설산과 하바설산哈巴雪山 사이의 협곡이다. 중국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는 총길이 6,380km의 장강은 그 길이가 워낙 큰 탓에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윈난의 400km 구간에선 황금모래강이란 의미의 진샤강金沙江이라 불린다. 이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면 티베트의 만년설에 이를 것이다. 멀리서 호도협 물줄기를 보았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진샤강가로 점점 다가가자 물줄기가 포효하듯 거세다. 거대한 호랑이가 쩌렁쩌렁 산을 울리며 포효하는 것 같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호도협이란 이름은 허명무실하지 않다. 지구의 지각운동이 만든 호도협의 길이는 30km에 달한다. ●인상리장印象麗江 설산 아래서 꾼 한낮의 꿈 “우리는 농민입니다. 우리는 빛나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이 작품에 마음을 바쳤습니다.” 위룽설산을 뒤로하고 출연자들이 관객을 향해 외쳤다. 드디어 <인상리장印象麗江> 공연이 시작되었다. <인상리장>은 리장의 소수민족이 만든 공연으로 공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전문 배우가 아니다. 열 개의 소수민족, 500여 명의 농부들이 공연을 펼친다. 출연자 수가 워낙 많은 탓에 때로는 관객보다 출연자가 더 많은 것 같다. <인상리장>은 하늘과 땅, 아직 누구도 오르지 못한 해발 5,100m, 위룽설산의 영기를 느껴 보는 공연이자 설산의 영웅들 그리고 농부들 자기 자신에게 바치는 헌사다. 원형의 거대한 노천극장은 위룽설산의 12개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광 아래 만들어졌다. 해발 3,100m의 <인상리장> 공연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공연장이다. 공연은 360도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출연자들은 때때로 말을 타고 공연장의 이곳저곳을 달린다. 윈난의 말은 조랑말이라 크진 않다.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가파른 산길은 잘 다닌다. 덩치는 작아도 좁고 험한 오솔길을 쉽게 오른다. 차마고도의 마방은 조랑말 없이 일할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다. 이곳 사람들이 말을 숭배하는 이유다. 둥근 객석을 휘몰아치는 말발굽 소리에 붉은 색의 대형무대는 더욱 뜨거워진다. <인상리장>은 총 6개의 무대로 나뉜다. 간단히 내용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장은 ‘고도마방’. 차마고도는 하늘 위를 걸어 다니는 길이다. 100여 명의 마방이 길을 나서는 모습과 홀로 남은 나시족 여인들 모습을 통해 고생을 견디고 원망하지 않는 아내와 모성의 감정을 표현한다. 2장은 ‘술잔을 들고 설산을 향한다’. 윈난의 소수민족 사람들은, 친구가 오면 술을 마시고, 친구가 가면 또 술을 마신다고 할 만큼 친구를 아끼고, 가무를 즐긴다. 3장은 ‘천상인간’. 여기는 연인들의 극락세계인 위룽설산이다. 순정의 산, 위룽설산은 윈난의 연인들이 숭배하는 산이며 위룽설산에서 청춘은 영원히 지속되고 세상의 고통은 사라진다. 4장은 ‘북을 치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북을 치듯 두드리는 건 리장 사람들의 오락이다. 사람들은 둥글게 서서 손을 잡고 즐겁게 춤을 춘다. 나시족 사람들은 ‘아리리’, ‘다로리’라는 춤을 추기 좋아하고, 청춘남녀는 춤과 노래로 감정을 교류한다. 5장은 ‘북을 치며 춤추며 하늘에 제사를’. 하늘에 대한 나시인들의 경배를 보여 준다. 나시족은 하늘의 아들, 자연의 형제라고 선언한다. 6장은 ‘기도의식’. <인상리장>의 대미는 출연자와 관람객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위룽설산을 향해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장면이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숙연해진다. “위대한 위룽설산 앞에 선 우리들은 하늘에서 보내 주는 염원을 경건하게 받아들여 우리 모두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출연자들의 의상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윈난 여유국의 슬로건인 ‘컬러풀 윈난’은 공연한 말이 아니다. <인상리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인 장예모 감독, 왕차오거, 판웨 세 사람이 만들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자치단체장 25시]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1975년 5급 기술고시로 서울시 공무원이 됐다. 3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하며 교통과 도시계획 분야에 몸담았다. 강산이 세 번 바뀔 동안 서울의 도로를 그리고, 도시계획을 짜고, 지하철 노선을 고민했다. 그의 입에서는 요즘 문화와 역사, 관광이라는 세 단어가 빠지질 않는다. 2011년 보궐선거로 민선 5기 서울 중구청장이 된 그는 민선 6기에서도 문화의 힘을 확실히 느꼈다. 올해도 중구의 핵심은 ‘문화·역사·관광’이다. “지난해를 돌이켜 보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참 아팠어요. 중구가 타격이 가장 컸죠. 서울을 찾는 관광객의 90%가 중구를 거치는데 그 수가 확 줄었거든요. 지난해 5월과 10월에 치른 ‘정동야행’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문화·역사·관광, 세 단어 조합은 중구의 경쟁력 지난 한 해를 평가해 달라는 말에 최창식 중구청장의 표정이 다소 어둡더니 금세 밝아졌다. 취임 초기와 비교하면 문화를 보는 시선이 180도 달라졌다. 대형 공사를 주도해 왔던 그는 문화 정책에선 거의 문외한이었다. 처음에는 “무슨 문화 행사에 이렇게 큰 비용이 들어가나”라는 말이 늘 나왔단다. 그런 그가 요즘은 “문화가 밥그릇”이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중구에는 충무공 이순신 생가터와 서애 유성룡의 고택터, 성곽길, 서소문 성지, 성공회서울성당, 혜민서터, 주자소터 등 역사적 가치와 이야기가 있는 문화 자원이 많다. 그는 “역사성을 보존하고 관광명소로 개발하면 중구뿐만 아니라 서울의 품격과 경쟁력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확신에 차 말했다. 지난해 가을 연 정동야행으로 그 믿음을 확인했다. 덕수궁, 옛 러시아공사관, 중명전 등 한국 근대 문화유산을 묶어 만든 프로그램이다. 3일 동안 야간까지 개방하자 5월에는 9만명이, 10월에는 10만 322명이 즐겼다. 지난해 말 축제의 오스카라 불리는 피너클 어워드에서 뉴프로그램상과 브로슈어 부문 상을 받았다. 올해는 충무아트홀이 중구의 문화 정책을 기분 좋게 이끌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개막한 자체 제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최근 개막 10주 만에 100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국내 창작 뮤지컬 최초로 기록한 단일 시즌 최대 매출이다. 충무아트홀과 100년 영화사의 산실 충무로를 연계해 첫 ‘뮤지컬 영화 페스티벌’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펼친 게 대외기관 평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어요. 남대문시장이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선정됐고 황학동 중앙시장도 문화관광형 육성시장으로 뽑히는 등 50개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죠. 인센티브는 전년보다 3배나 많은 91억여원을 확보했습니다.” ●떠나는 만리동 봉제공장 주인들 생각하면 고민 성과를 설명하면서 뿌듯해하던 그는 서울역 고가를 언급하는 순간 표정이 굳었다. “만리동 봉제공장 주인들이 떠나고 있어요. 5분이면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남대문시장을 오가는데, 서울역 고가를 폐쇄하면서 20분이 걸린단 말이에요. 그분들의 생존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최 구청장은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도시개발 및 토목공사 전문가로서 그는 “이건 도시 재생이 아니라 신설”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역 서부 지역과 명동·남산을 연결하는 보행로’라는 서울시의 설명에 대해 그는 “보행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아 보행의 목적이나 활동이 없으면 활성화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의 경험도 꺼냈다. 강동구에 있는 광진교다. 2차선 도로인 광진교가 홍수로 크게 손상된 뒤 2003년에 복원했다. 당시 지역 주민의 요구로 4차선으로 넓혔다. 차량 통행이 없자 2차선을 보행공원으로 만들었다. “서울역 고가와 똑같은 개념이죠. 폭과 길이도 똑같아요. 광진교는 올라가면 아차산과 한강이 보이고 한강공원에도 가닿아요. 그런데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서울역 고가에선 자동차와 철도, 고층빌딩만 보이죠.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워요. 서울역에서 남대문시장, 남산에 간다? 보행자의 행동 양식은 조금도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1㎞를 맥없이 걸을까요? 6개월은 신기하다고 사람들이 오갈 겁니다. 그 뒤가 걱정이 됩니다.” 그는 “중구청장이 아닌 서울시민으로서, 40년 가까이 서울시에 몸담은 행정가로서 서울역 고가를 바라볼 때 답답함을 떨칠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더니 을지로 개발계획으로 화제를 돌렸다. ●도시 재생의 새 모델, 3D 입체도시 구상 남대문지하상가, 회현상가, 명동상가, 을지로상가 등 지하보도를 연결해 ‘지하 도시 생활권’을 만드는 구상이다. 공중과 지상, 지하까지 3차원(3D)이 원활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3D 입체도시 계획이다. 을지로 지상을 정비할 그림도 그렸다. 을지로2가까지는 서울의 중심인데 을지로3가는 방치돼 있다. 30평 이하 건물이 45%이고 모두 개인 소유다. 신축하려면 100평은 돼야 하는데, 30년 전에 지은 건물이라 건축대장이 현행법에 맞지 않는다. 죄다 불법 건축물로 낙인찍혀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할 수 없다. 상업용 건물 양성화 특례법을 만들어 규제를 풀어야 추진할 수 있다. 을지로3·4가의 재개발을 추진하면 다음 작업은 을지로상가의 체질 변화다. “상인회를 조직하고 특정 상가를 조성하면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조명에 어울리는 상점을 섞어 두고 제조업 같은 것을 재배치해 특화거리를 꾸미고 환경을 개선하는 거죠. 을지로 거리에 있는 상점은 전시공간으로 만들고 제조공장과 보관창고는 외곽으로 옮겨 쾌적한 쇼핑거리로 만들 생각입니다.” 도시를 바탕에 두고 그려 내는 그의 구상은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다. 하지만 간혹 이념 논쟁에 휩쓸린다. 최근 돈화문역사공원이 그랬고, 취임 초기 호남 출신 직원을 솎아 냈다는 비판이 그랬다. 그는 종이와 펜을 집어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서울시 지정문화재인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이 있고 주변에 5층짜리 건물이 두 개 있어요. 지하 2층짜리 구립 주차장을 지하 4층까지로 늘리고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는 거예요. 옆에 청구성당, 문화교회, 구립 도서관이 붙어 있어 그림이 정말 예쁘게 나오거든요.” 5층짜리 주택과 건물을 그대로 두고 공원을 조성하면 몇몇을 위한 ‘앞마당’ 정도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박정희 가옥까지 넓혀 공원을 훨씬 크고 의미 있게 사용하자는 구상인데, ‘박정희 기념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이상한 시선을 받았다. “중구에선 그런 이름을 쓴 적이 없어요. 박정희 가옥의 역사성은 외면할 수 없죠. 5·16 군사정변을 계획하고 지휘한 곳이니까요. 이 사건에 대한 평가는 공원 조성 사업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호남 출신 직원의 인사 논란도 거리낌 없이 말했다. 청렴도, 인사·교류 정체, 과도한 승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였다고 했다. “순환 교류, 전출 대상자 11명 가운데 10명이 호남 출신이었던 터라 호남 학살이네 탄압이네, 별별 얘기가 다 나왔죠. 내가 해주 최씨 17대 종손이고 집안 산소가 다 전남 화순에 있어요. 출신으로 따지면 나도 호남과 멀지 않아요. 다만 난 원칙대로, 법질서대로 모든 걸 똑바로 세워야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자연히 대화는 구정 철학으로 넘어갔다. “우리 중구가 도심 중에 도심인데 법질서가 너무 어지러워요. 명동이나 동대문에는 기업형·불법 노점이 극성이라 영세 점포 상인들이 손해를 보죠. 무허가 건물도 최고로 많아요. 그런데 누구도 손을 안 대요. 불법에는 엄정하고, 원칙과 법을 지키면 보상하는 식으로 해 나가야 합니다.” 최 구청장은 “법과 원칙을 지키며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그게 도시 질서이자 경쟁력”이라며 “중구는 모든 업무에서 똑바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부산 송도해수욕장 매립지에 카라반 오토캠핑장 추진

    부산 송도해수욕장 앞바다를 메운 매립지에 오토캠핑장이 들어선다. 부산 서구는 송도 오션파크 매립지 1만 9000여㎡에 오토캠핑장을 건립한다고 11일 밝혔다. 서구는 냉장고와 싱크대, 침대 등을 갖춘 카라반 차량 10대를 구입해 시민이 별다른 장비 없이도 캠핑을 즐기도록 할 예정이다. 차량을 이용한 캠핑사이트 18면과 텐트 전용 19면 등 총 37면의 캠핑장도 조성한다. 서구는 올 연말까지 설치공사를 끝내고 이르면 내년 봄 캠핑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서구는 캠핑장비를 대여하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현재 송도해수욕장 주변에는 캠핑이 금지돼 서구는 여름이면 불법으로 캠핑하는 시민과 마찰을 빚어왔다. 송도해수욕장에 오토캠핑장이 들어서면 최근 매립 준공인가와 재산 취득 절차를 마친 삼락강변공원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가 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국내 ‘지카 의심’ 3건 검사 중… 브라질 “임신부 리우 오지 마라”

    국내 ‘지카 의심’ 3건 검사 중… 브라질 “임신부 리우 오지 마라”

    WHO 국제 비상사태 선포 정부, 2개월 내 발병국 여행한 임신부 4주마다 초음파 검사 권고 모기 분포 조사도 올 앞당겨 실시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현지시간)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역대 네 번째의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긴급 위원회를 열어 “지난해부터 중남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지카바이러스가 국제 보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그러나 감염 지역으로의 여행이나 교역 금지 조치는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카바이러스의 진원지인 브라질에서는 오는 8월 열리는 올림픽과 관련해 임신부의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지난해부터 브라질에서 이 바이러스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4000여명의 소두증 신생아가 태어났다”며 “그 밖의 신경장애 사례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국제적인 신속한 공동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WHO 사무국은 현재로선 모기의 개체 수를 통제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 최선이라며 백신과 치료법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의 비상사태 선포는 신종플루(2009년), 소아마비·에볼라바이러스(2014년) 확산에 이어 네 번째다. 질병관리본부는 WHO의 국제 보건 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해 2일(한국시간) 오전 위기평가회의를 열어 감염병 위기 단계를 지금처럼 ‘관심’ 수준으로 유지하되 남미 지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항하는 항공기에 대해 모기 방제를 실시하는 등 지카바이러스 유입·확산 방지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카바이러스가 발생한 브라질에선 직항편으로 일주일에 600명 정도 입국하고 있다. 해마다 우리나라를 찾는 인원은 브라질 4만명, 태국 170만명, 인도네시아 40만명 정도다. 질병관리본부는 내년에 시행하기로 한 전국 모기 분포 조사를 앞당겨 올해 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은 이날 위기평가회의 설명회를 갖고 “국내에 환자가 유입되더라도 지금은 모기가 활동하는 시기가 아니어서 전파 가능성이 낮고 겨울이면 모기가 죽어 토착화될 가능성도 낮지만 지속적으로 감시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사례로 7건이 신고됐으며 4건은 음성으로 확인됐고 3건은 검사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바이러스 발병국을 여행한 경우 한 달간은 성 접촉을 제한하고, 임신 중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최근 2개월 내에 발생한 국가를 여행했다면 출산할 때까지 3~4주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주요 국가들도 잇따라 지카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관련해 임신부의 방문 자제를 권고한 브라질 정부는 법원 영장 없이 민간 시설에서 방역 작업을 강행할 수 있는 대통령 특별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과 대만·홍콩 정부도 이날 지카바이러스를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는 조치를 취하거나 예고했다. 미국도 임신부의 여행 자제를 권고한 나라를 기존 24개국에서 니카라과 등 4개국을 더한 28개국으로 늘렸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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