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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 온전하게, 어떻게 잘 살 수 있을까

    홀로, 온전하게, 어떻게 잘 살 수 있을까

    전체 가구의 30.2%가 1인 가구인 상황에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홀로족’들은 저마다 행복한 일상을 만끽한다. 어쩌면 현실은,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고독과 불안, 죽음의 문제가 더 강력할지도 모른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이 그래서 1인 가구, ‘당신의 이야기’로 가닿지 않을까 싶다. 신용카드 회사 콜센터 상담원인 진아(공승연 분)는 항상 ‘혼밥’을 고집할 정도로 스스로 고립을 선택했다. 생기발랄한 신입사원 수진(정다은 분)의 교육을 맡았지만, 무뚝뚝한 표정으로 내버려 두기만 한다. 하지만 평소 인사도 하지 않던 이웃집 남자가 방에서 홀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진아의 세계에도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새로 이사 온 옆집 남자 성훈(서현우 분)이 일면식도 없는 이웃의 죽음을 애도하자 가치관의 혼돈을 겪는다. 영화는 ‘사람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진부한 결론 대신 혼자 온전하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깨달아 가는 진아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상실의 상처로 인한 자발적 고립, 다시 고통받고 싶지 않은 이들이 만들어 내는 방어기제의 작동 등이 어떻게 진아에게서 발현되는지 세심하게 그렸다. 개봉을 앞두고 만난 홍성은 감독은 “고독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과연 혼자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관계에 상처받기 싫어서 혼자서 온전해질 방법을 찾으면서도, 속으로는 외로움과 맞서 싸우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주변 관계에 가혹해지는 건 작별 인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고요.” 감독은 진아를 통해 “고립된 인물들이 타인과의 관계가 지닌 미래의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버스로 집과 회사만 오가는 진아의 단조로운 일상 때문에 영화 속 공간은 한정적이다. 실제 홍 감독은 콜센터에서 촬영하고 싶었지만,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협조를 구하기 어려웠고, 자료 수집도 인터넷과 유경험자들의 증언 등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10년 차 배우 공승연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지루함을 상쇄한다. 영화는 지난 5일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2관왕(배우상,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을 차지했다. 19일 개봉. 12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은행 6.5%·저축은행 16%… 중금리대출 문턱 확 낮춘다

    은행 6.5%·저축은행 16%… 중금리대출 문턱 확 낮춘다

    앞으로 금융사들은 저·중신용 등급자를 대상으로 중금리대출을 진행하면 인센티브를 받는다. 또 저축은행과 카드업권이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때 해야하는 충당금 추가 적립 의무도 없어진다. 금융위원회는 ‘중금리 대출 제도 개선’ 후속 조치로 이런 내용을 반영한 상호저축은행업·여신전문금융업·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금융위는 “지금까지 은행권을 비롯해 금융사들이 중금리 대출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어서 (중금리) 대출 상품이 없었다”며 “앞으로 금융사들의 적극적인 중금리 대출 취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민간중금리 대출 적격요건 개편 ▲저축은행 중금리 사업자대출 때 인센티브 제공 ▲카드사·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충당금 적립 의무 폐지 등이 포함됐다. 금융회사가 자체 운영하는 민간 중금리 대출 적격요건을 개편한다. 앞으로 상품 사전공시 요건을 폐지해 중·저신용등급에 공급되는 모든 중금리 대출에 대해 금융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를 모두 집계해 공개한다. 지금까지 사전공시 요건이 엄격해 상호금융·카드업권에서 공급하는 중·저신용층 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민간 중금리 대출 집계에서 누락되는 문제가 있었다. 새로운 요건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빌리는 사람)에게 실행되고, 금리 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비보증부 신용대출이라면 인정된다. 중금리 대출의 금리 상한 요건은 현행보다 3.5% 포인트 낮아진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은 6.5%, 상호금융 8.5%, 카드 11%, 캐피탈 14%, 저축은행 16%로 하향 조정된다.앞으로 저축은행의 중금리 사업자 대출 때 인센티브도 준다. 중금리 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영업구역 내 대출액의 130%로 가중 반영한다.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공여액을 총신용 공여액의 일정 비율(30~50%) 이상으로 유지할 의무가 있다. 지역 내 의무 대출 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다른 지역에 대출 영업을 할 수 없는데, 중금리 대출에 130%의 가산비율이 적용되면 의무 대출 비율을 쉽게 채울 수 있다. 금융위는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에 적용되던 충당금 추가 적립(각각 30%, 50%) 의무도 폐지한다. 지금까지 고금리 대출을 막기 위해 두 업권에서 금리 20% 이상의 대출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10년 이상 1000만원 못 갚은 11만 8000명 빚 탕감

    원금 1000만원 이하의 소액 채무를 10년 이상 갚지 못한 채무자 11만 8000명이 빚 6000억원을 탕감받는다. 금융위원회는 장기 소액 연체자 11만 8000명(6000억원)의 채권을 추가로 소각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 소각 채무자 수는 총 29만 1000명(1조 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장기 소액 연체자란 원금 1000만원 이하의 ‘생계형 소액 채무’의 상환을 10년 넘게 끝내지 못한 채무자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2017년 11월 장기 소액 연체자의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해 상환능력 심사를 통한 채무정리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행복기금 등 채무조정기구가 가진 장기 소액 연체 채권에 대해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심사해 상환 능력이 없으면 추심을 중단하고 3년 후 채권을 소각하기로 했다. 국민행복기금에 남아 있는 연체자 16만 2000명(7000억원)의 채권 중 11만 8000명(6000억원)의 채권이 이번에 소각된다. 나머지 4만 4000명(1000억원)은 추심 중단 후 재산이 확인되는 등 상환능력 심사가 추가로 필요한 연체자들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소각 대상에서 빠진 채권(4만 4000명)도 최종 심사를 거쳐 상환 능력이 없으면 연말에 소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권 소각이 연체자의 원활한 카드 발급이나 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는 아니다. 연체 채권이 7년을 넘으면 신용정보사(CB)의 목록 상에서 연체 정보가 사라지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장기(10년) 소액 연체자의 금융 활동은 가능하다. 다만 장기 소액 연체자는 저신용·저소득자이기 때문에 카드 발급과 대출 등을 받는데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게 사실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100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다시 중동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처음 로켓포를 발사한 데 이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충돌이 본격 전면전 양상으로 커지면서 피해가 잇따른다. 이 같은 규모는 하마스와의 마지막 대규모 충돌 이후 7년 만인데, 비교적 잠잠하던 이 지역에 다시 피바람이 불어닥치며 국제사회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유대인 국가 지지” 영국의 밸푸어 선언 시초 익히 알려졌듯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1917년 유대인의 민족국가 수립을 지지한 영국의 밸푸어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을 선언하며 서예루살렘을 차지하고 팔레스타인 원주민은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등으로 밀려났는데, 1967년 6일간의 3차 중동전쟁 끝에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하며 갈등이 커졌다. 언제든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화약고 같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이 최근에 와서 갑자기 전쟁으로까지 치닫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월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첫 로켓이 발사되기 약 한 달 전, 이스라엘 경찰관들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모스크에 들어가 기도문이 방송되던 스피커의 케이블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현충일을 맞아 인근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사원의 기도 소리에 묻힐까 봐 케이블을 끊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날이 이슬람교의 신성한 달인 라마단 기간 첫날이었다는 점이다. 이슬람력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 기간에 ‘난입’한 이스라엘에 대해 무슬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다 최근 셰이크 자라 지역을 둘러싼 유대인의 퇴거 소송이 불을 붙였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북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셰이크 자라에선 이스라엘 정착촌 유대인들이 부동산을 갖기 위해 수십년간 팔레스타인인과 법적 분쟁을 벌여 왔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유엔에 의해 중재된 팔레스타인 정착민 지역이다. 2016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도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은 법적 타당성이 없다”고 명시했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스라엘 민간인의 점령지 이양이 국제인도법에 의해 금지돼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법원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라고 판결하며 반발이 커졌다.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가족이 항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인근 국가 아랍인들이 가세하며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CNN은 “셰이크 자라의 집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누가 도시와 성지, 그리고 역사를 지배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복잡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는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다”고 했다. 올해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중요한 기념일이 겹친 것도 한몫했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장 신성한 날인 ‘라일라트 알 카드르’(무슬림 권력의 밤)가 8일이었고, 이스라엘군이 구시가지를 점령한 날을 기념하는 유대교 ‘예루살렘의 날’이 9~10일이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라마단 기간 계속 이스라엘 당국과 충돌했다. 이스라엘이 신앙생활을 탄압하고 정착촌에서 주민들을 내쫓으려 한다는 이유였다. 여기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식사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다마스쿠스 광장이 폐쇄되며 결국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시온주의 기구(WZO) 전 의장인 아브라함 부르그는 “이번 사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와 제한, 이스라엘 내 아랍인에 대한 차별의 결과”라며 “모든 것이 폭발 직전이었고, 방아쇠가 필요했다. 그 한 방이 알아크사 모스크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양측이 “끝까지 가겠다”고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도심은 불길에 휩싸였다.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던 전쟁은 팔레스타인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가자지구로 옮겨붙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만 180여명이 사망하고 최소 10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 싸움과 갈등이 벌어졌다. BBC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예루살렘을 공유해야 하는지, 팔레스타인도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로 건립돼야 하는지 등 양측이 합의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다”며 “평화 회담이 25년 넘게 오갔지만 아직도 갈등은 그대로”라고 전했다.●‘친이스라엘’ 미국의 변화 아픈 역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이 분쟁에 주목하고 있지만, 현재 이 사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시험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기조를 강조하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2018년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 팔레스타인과 인근 아랍인들의 반발을 샀고, 임기 말에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과의 관계 정상화 협정을 중재하며 ‘평화 정부’라고 자찬했다. 반면 바이든은 중동 외교에 거리를 뒀다. 트럼프식 접근을 수용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을 주요 목표로 삼지 않았다. CNN은 “바이든은 중동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그리고 사이버 공간 등 더 현대적인 위협에 대응하려고 했다”며 “몇 년 만에 최악의 폭력사태가 발생하며 이 오래된 전투는 바이든을 다시 미묘한 정치적 균형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봤다. 특히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이스라엘 대응방식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 내 이견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앞서 이스라엘의 방어권 등을 주장하자 민주당 내에서도 “명백한 인권 탄압을 묵인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민주당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 축출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정부의 인권 개선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정책의 핵심에 법과 인권을 둔다면 지금은 미온적인 성명을 발표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이자 유대계 출신이기도 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NY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더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위해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며 “모든 나라가 자위권이 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왜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는 묻지 않느냐. 팔레스타인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처럼 민주당 내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여론이 커진 이유로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역사를 반성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가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을 꼽았다. CNN은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진보주의자들은 이 개념이 외교 정책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대응에서 인종차별주의를 읽어 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외교 정책 기조를 바꿔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데 국제사회에 동참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콜센터도 재택근무하라는데… 현실에선 ‘그림의 떡’

    정부가 코로나19 집단감염 취약 업종인 콜센터에 특화해 예방지침을 내놨지만 오히려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만 악화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은행, 카드, 항공사, 공단, 케이블방송, 보험, 배달앱 등에서 일하는 콜센터 상담사 13명에 대한 심층 면접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서 166명의 상담사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이후 고용노동부는 세 차례에 걸처 ‘코로나19 콜센터 예방지침’을 내놨다. 재택근무와 휴가를 권장하고 물리적인 거리두기를 준수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한 콜센터 사업장은 3곳에 그쳤다.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도 계속 발생해 지난달 6일까지 23건 총 636명의 노동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노동자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이 노동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회사 내부 서버에서만 관리하는 콜센터 특성상 재택근무가 쉽지 않고 하청업체 콜센터 상담사들은 재택근무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많았다. 한 노동자는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근태 확인을 위해 수시로 사진을 찍어 올리라는 부당한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택근무 시행 이후 업무량이 더 과중해져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다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한 노동자도 있다고 단체는 밝혔다. 직장갑질119는 “정부가 불시에 방역 점검을 나오는 등 사업장 관리를 강화하고, 안전보건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노동자에게는 정보요구권, 업무형태조정권, 휴식청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이란의 게이남성, 군면제 받은날 친척에 의해 참수당해

    이란의 게이남성, 군면제 받은날 친척에 의해 참수당해

    이란의 스무살 난 게이 남성이 동성애자란 이유로 명예 살인을 당했다. 성소수자 네트워크인 ‘6RANG’는 이란 아바즈에 사는 게이 남성 알리 파젤리 몬파레드가 지난 4일 친인척 남성들에 의해 납치당했으며 다음날 참수된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성소수자 활동가는 지난 2019년부터 사망한 몬파레드와 연락을 했는데 살인은 그의 성정체성이 밝혀진 다음날 일어났다고 전했다. 사망한 게이 남성의 성정체성이 드러나게 된 것은 그의 이복 형제가 몬파레드의 군면제 카드가 담긴 봉투를 먼저 열어보았기 때문이었다. 군 면제 카드는 이슬람 혁명수비대에 의해 발급된다. 몬파레드는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힘으로써 면제 카드를 받게 되었다. 이란 군대법 7조 5항에서는 성소수자의 군역을 면제하고 있다. 불행히도 이란의 게이 남성은 군대를 안 가는 대신 생명을 잃게 된 것이다. 게이 남성을 참수한 이들은 그의 어머니에게 연락해 아들의 시체가 야자수 아래에 있다고 알려줬다.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고 입원했는데 몬파레드는 외동이었다.몬파레드의 파트너는 현재 터키에 살고있으며, 그의 참수에 가담했던 남성은 이복형제와 사촌 등 모두 세명으로 이들은 모두 체포되어 일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살해당한 몬파레드는 이란 부유층의 자제로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명품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난다. 그는 또 화장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공개적으로 얼굴에 화장을 하지는 못했다. 몬파레드는 친구와 가족들에게 남긴 음성 메시지에서 “압력이란 사회에서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화장을 좀 하고 걸어다니고 싶지만 내가 사는 아바즈가 어떤 곳인지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한 말도 했다. 그는 아버지쪽 친척들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면서 그들이 자신을 죽이려 든다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몬파레드는 이란을 벗어나 유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했다. 먼저 파트너가 있는 터키로 간 뒤에 노르웨이나 스웨덴으로 망명 신청을 하는 것을 계획했다. 이달 중순에 이란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그 전에 군 면제 카드가 먼저 도착했고 결국 비극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이란에서 동성애는 금지되어 있고, 100대의 회초리부터 죽음까지 이르는 처벌을 받지만 군대는 면제된다. 이란 군대는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보기 때문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무궁무진한 강유림 꼭 필요했다” 우승팀에 선택받은 신인왕

    “무궁무진한 강유림 꼭 필요했다” 우승팀에 선택받은 신인왕

    2020~21 여자프로농구 신인왕 강유림이 신인급 선수로는 드물게 대형 트레이드에 포함되며 팀을 옮기게 됐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7일 강유림, 김한별, 구슬이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강유림이 부천 하나원큐에서 용인 삼성생명으로, 김한별이 삼성생명에서 부산 BNK로, 구슬이 BNK에서 하나원큐로 간다. 2020~21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김한별의 트레이드에 포함됐을 만큼 강유림의 시장 가치가 높았다. 강유림은 지난 시즌 30경기에 모두 출장해 25분9초를 뛰며 평균 7.3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을 110개 던져 35개를 넣어 31.8%의 성공률을 보이며 차세대 슈터 자리를 예약했다. 강유림은 “오늘 오전훈련 끝나고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면서 “이제 여기서 적응했는데 새로운 곳에 가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유림은 기자와의 통화 당시 “숙소에서 짐 싸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 여자프로농구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하나원큐에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지명받은 강유림은 지난 시즌 본격 출전 기회를 얻으며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강이슬(청주 KB)과 함께 팀의 외곽을 책임졌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득점력을 갖춘 선수인 만큼 내줘야 하는 하나원큐 입장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훈재 감독은 “구슬이가 높이가 조금 더 있어서 낫겠다고 판단했다”면서 “강이슬이 빠지면서 큰 변화가 생겼는데 팀에 아무 변화 없이 그대로 가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유림이는 앞으로도 훨씬 잘할 선수고 궂은 일도 많이 하고 득점 찬스 때 잘 넣어줬는데 유림이한테 너무 미안하다”면서 “유림이 정도를 내주지 않고는 카드를 맞출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자원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 투혼을 불사르고 은퇴한 김보미의 자리를 채울 선수가 필요했고 구슬보다는 강유림이 팀 전력에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 김한별과 구슬의 트레이드에 강유림까지 끼면서 판이 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우리 팀 입장에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강유림이 딱 맞겠다 싶었다”면서 “박하나도 재활을 해야 해서 그 포지션이 필요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겨우 3년차 선수지만 대학 무대에서 실력을 키웠고 프로에서도 신인왕을 꿰차며 잠재력을 보여준 만큼 시장 가치가 높았다. 여자프로농구는 박지수와 강이슬이 버티는 KB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삼성생명은 당장 우승을 못하더라도 미래를 키우는 선택을 통해 여자농구의 새로운 왕조를 위한 기틀을 다지겠다는 의중을 보였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혼자 잘 산다는 건 무엇일까”…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혼자 잘 산다는 건 무엇일까”…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전체 가구의 30.2%가 1인 가구인 상황에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홀로족’들은 저마다 행복한 일상을 만끽한다. 어쩌면 현실은,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고독과 불안, 죽음의 문제가 더 강력할지도 모른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이 그래서 1인 가구, ‘당신의 이야기’로 가닿지 않을까 싶다. 신용카드 회사 콜센터 상담원인 진아(공승연 분)는 항상 ‘혼밥’을 고집할 정도로 스스로 고립을 선택했다. 생기발랄한 신입사원 수진(정다은 분)의 교육을 맡았지만, 무뚝뚝한 표정으로 내버려 두기만 한다. 하지만 평소 인사도 하지 않던 이웃집 남자가 방에서 홀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진아의 세계에도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새로 이사 온 옆집 남자 성훈(서현우 분)이 일면식도 없는 이웃의 죽음을 애도하자 가치관의 혼돈을 겪는다. 영화는 ‘사람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진부한 결론 대신 혼자 온전하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깨달아 가는 진아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상실의 상처로 인한 자발적 고립, 다시 고통받고 싶지 않은 이들이 만들어 내는 방어기제의 작동 등이 어떻게 진아에게서 발현되는지 세심하게 그렸다.개봉을 앞두고 만난 홍성은 감독은 “고독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과연 혼자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관계에 상처받기 싫어서 혼자서 온전해질 방법을 찾으면서도, 속으로는 외로움과 맞서 싸우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주변 관계에 가혹해지는 건 작별 인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고요.” 감독은 진아를 통해 “고립된 인물들이 타인과의 관계가 지닌 미래의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버스로 집과 회사만 오가는 진아의 단조로운 일상 때문에 영화 속 공간은 한정적이다. 실제 홍 감독은 콜센터에서 촬영하고 싶었지만,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협조를 구하기 어려웠고, 자료 수집도 인터넷과 유경험자들의 증언 등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10년 차 배우 공승연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지루함을 상쇄한다. 코로나19 시대 2030 홀로족들에게 공감을 주기는 충분하다. 영화는 지난 5일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2관왕(배우상,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을 차지했다. 19일 개봉. 12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콜센터 상담사들, 지난해 3월 이후 23번 코로나19 집단 감염

    콜센터 상담사들, 지난해 3월 이후 23번 코로나19 집단 감염

    정부가 코로나19 집단감염 취약 업종인 콜센터에 특화해 예방지침을 내놨지만 오히려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만 악화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은행, 카드, 항공사, 공단, 케이블방송, 보험, 배달어플 등에서 일하는 콜센터 상담사 13명에 대한 심층 면접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산하 콜센터에서 166명이 집단 감염된 이후 고용노동부는 세 차례 ‘코로나19 콜센터 예방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2.5단계 방역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 재택근무를 시행한 사업장은 3곳에 불과했다. 그 결과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지난달 6일까지 23건, 총 636명에 이르렀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회사 내부 서버에서만 관리하는 콜센터 특성상 재택근무를 할 수 없었고, 원청에서 재택근무를 해도 하청업체 콜센터 상담사들은 제외하는 사례가 많았다. 재택근무를 하는 일부 콜센터는 근태 확인을 위해 수시로 사진을 찍어 올리라고 요구했다. 한 노동자는 재택근무 시행 이후 업무량이 더 과중해져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다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감정노동 비중이 높은 상담사들은 코로나19로 불안감과 우울감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가 확진자 숫자 등 코로나와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유하지 않고, 악성 민원이 증가하며 감정노동의 난이도 역시 높아진 탓이다. 직장갑질119는 “정부가 불시에 방역 점검을 나오는 등 사업장 관리를 강화하고, 집단감염 발생을 중대재해로 규정하고 등 안전보건에 대한 원청의 책임 강화해야 한다”면서 “노동자에게는 정보요구권, 업무형태조정권, 휴식청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블랜드의 477전 478기 우승에 커플스 “골프의 위대함 일깨워”

    블랜드의 477전 478기 우승에 커플스 “골프의 위대함 일깨워”

    연장 첫 홀까지 우승을 다툰 귀도 미글리오지(이탈리아)는 이제 24세다. 리처드 블랜드(영국)가 23세에 프로 골퍼로 데뷔했던 1996년 태어나지도 않은 골퍼다. 블랜드는 48세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무려 478번째 출전한 대회니 477전 478기 우승이다. 블랜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서턴 콜드필드 더 벨프리(파72·7310야드)에서 끝난 유러피언 투어 브리티시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고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미 투어 2승을 올린 경력으로나 나이로나 미글리오지가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블랜드는 연장 첫 홀에서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홀 가까이 붙인 뒤 파를 기록, 보기를 한 미글리오지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다음날에도 블랜드의 처녀 우승 감격과 교훈이 가시지 않는다며 각국 정상급 골퍼들의 축하를 전해 눈길을 끈다. 1973년 3월 2일생인 블랜드는 유러피언 투어에서 역대 최고령의 나이에 첫 우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퀄리파잉 스쿨에 서 조금 더 기량을 닦고 오라고 보내진 것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관두지 않았다. 2001년 유럽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에서 우승한 게 유일한 우승 경력이었다. 2018년엔 유러피언 투어 카드를 잃고 다시 2부 투어로 떨어졌다. 당시 나이 45세. 골프를 관둔다 해도 누구도 말릴 나이가 아니었다.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그 나이에 챌린지 투어로 돌아가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면서 “난 머리를 숙였다. 꽤 능숙하다. 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그냥 고개를 숙이고 가서 한다. 그게 내가 한 일”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 이런 말도 남겼다. “절대 수건을 던지지 않아요. 이 게임에서 무엇이 코너에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전 세계 랭킹 1위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왜 골프가 가장 우대한 게임인지 일깨우며 상기시키는 어떤 일을 보고 있다”며 “첫 우승을 축하하며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하길 빈다”고 트윗을 날렸다. 저스틴 로즈, 토미 플리트우드, 이언 폴터 등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출전을 준비하던 미국 골퍼들도 “성화도 여전히 타오르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즐겁다. 힘들게 노력하면 값을 한다. 이번 승리의 모든 맛을 뜯어보고 즐겨라”고 당부했다. 골퍼만이 아니었다. 배우 스티븐 프라이는 “처음에 성공하지 않았다면… 리처드 블랜드는 48세에 브리티시 매스터스 대회를 막 우승했다. 프로로서 478번째 대회다. 유로피언 투어의 모두가 그에 환호하고 있다. 많이 울먹이자. 놀랍다”고 적었다. 우승 상금은 29만 파운드. 단숨에 세계 랭킹 150위 안에 들겠지만 그 동안 가장 높았던 5년 전의 102위에서 그리 많이 올라갈 것 같지는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무튼 어머니가 18일 양고기로 저녁을 대접해주기로 했단다. 다음 목표는 유러피언 투어 500회 출전이다. 블랜드는 “500회 출전 기록을 세우겠다는 게 내겐 큰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이번 우승이 그 목표를 이루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목표를 달성한다면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훈(30)은 16일 텍사스주 매키니에서 끝난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최종 합계 25언더파 263타를 기록, 샘 번스(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리고 PGA 정규 투어 첫 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45만 8000 달러(약 16억 4000만원)다. 이로써 그는 최경주(51), 양용은(49), 배상문(35), 노승열(30), 김시우(26), 강성훈(34), 임성재(22)에 이어 한국 국적 선수로는 통산 여덟 번째 PGA 투어 정상을 밟았다. 79전 80기인데 블랜드에 견줘 명함이나 내밀 수 있겠는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큰 정부’ 외치는 바이든, 레이건 넘어 ‘복지여왕’까지 깰 수 있을까

    ‘큰 정부’ 외치는 바이든, 레이건 넘어 ‘복지여왕’까지 깰 수 있을까

    ‘바이든은 레이거니즘에 선전포고를 했다. 그는 복지여왕(Welfare Queen)과의 싸움에서도 이길까.’ 취임 뒤 넉달 동안 2조 5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정책을 발표하며 ‘큰 정부의 귀환’을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관련해 CNN의 조 블레이크 선임기자 16일(현지시간) 제기한 질문이다. 블레이크 선임기자는 “바이든의 복지 확대 정책이 의회를 통과하고,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복지여왕 이야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총평했다. 복지여왕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76년 대선 유세에서 창조해낸 인물이다. 당시 레이건은 “죽은 남편 4명의 명의로 연금을 수령하고, 12개의 사회보장 카드를 갖고 있고, 80명의 가짜 이름으로 복지수당과 푸드 스탬프(식료품 지원)를 받는 흑인 여성이 있다”며 이 여성을 복지여왕이라고 칭했다. 무분별한 복지 확대 정책 때문에 일하기 보다 각종 복지혜택을 부정한 방법으로 수급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취지의 연설이었지만, 레이건이 말한 이 여성은 실존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로 밝혀졌다. 시카고에서 각종 복지 혜택을 부정수급했다 적발된 흑인 여성 때문에 퍼진 이야기이긴 했지만, 4명의 남편이라거나 80명의 가짜이름 같은 대목은 레이건이 발명한 가짜 뉴스였다. 결국 복지여왕은 ‘도시괴담’ 급의 허무맹랑한 이야기였지만, 정부가 복지를 늘리면 복지여왕 같은 파렴치한 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공포에 힘입어 이야기는 계속 퍼져 나갔다. 이후 공화당은 복지여왕을 예로 들며, 정부가 불가피한 복지정책만 펴며 자유시장을 장려해야 한다는 ‘작은정부론’을 설파했다. 공공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믿는 민주당 진영에서도 복지여왕이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빈곤층에 현금성 복지를 제공하는 일을 꺼리는 자기검열이 이어졌다. 블레이크 선임기자는 “민주당 소속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복지개혁법에 서명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푸드 스탬프 대통령’이란 공화당의 비난에 굴복해 결국 사회보장 삭감을 시도했다”며 이들이 복지여왕 담론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했다. 바이든 스스로도 상원의원 시절 “고급차를 타면서 정부 지원금을 받는 이가 있다”며 복지여왕의 등장을 경계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복지여왕 이야기에서 벗어날 기회가 됐다고 블레이크 선임기자는 진단했다. 사람들에게 현금을 직접지원 하는 방식을 꺼려하던 공화당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복지여왕 극복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봉쇄 중 배달인력을 비롯해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유색인종 필수 노동자들의 헌신이 부각된 점 역시 ‘가난한 이들은 게을러서 복지가 제공되면 일을 하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는데 도움이 됐다고 블레이크 선임기자는 기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VOGO, 지난달 월 거래액 50억 돌파 ‘인기’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VOGO, 지난달 월 거래액 50억 돌파 ‘인기’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VOGO플레이가 지난 4월 월 거래액 50억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보고플레이는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 및 구매할 수 있는 스트리밍 방송을 제공하는 라이브 쇼핑 플랫폼으로, 현재 모바일 웹 서비스와 VOGO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 삼성카드와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을 맺어 삼성카드 빅데이터 플랫폼인 링크(LINK) 서비스를 기반으로 양사 이용자 확대에 나섰으며, 이를 통해 삼성카드의 빅데이터 역량과 보고플레이의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보고플레이는 직접 상품 소싱 역량을 적극 활용해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적기에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가정의 달을 맞이한 5월에는 삼성전자 제품인 갤럭시탭, 갤럭시북플러스, 갤럭시 버즈프로 등이 준비돼 있으며, 테팔 프라이팬, 건강기능식품 등 대대적인 할인 행사도 예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IBK와 진행하는 중소상공인 판로지원을 통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를 소개한다. 이달엔 ▲건강기능식품 ‘즙쟁이’ ▲태향 ‘크로플&흑당버블티’ ▲주방 가전 브랜드 ‘무쎄’ ▲아이티씨 ‘헬로키티 화장지‘ 등이 준비돼 있다. 보고플레이 관계자는 “고객분들이 혜택을 최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라이브 방송 중 이벤트로 즐겁고 신선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계속해서 다양한 혜택을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플레이에서 선보였던 롯데 과자 선물세트 방송은 1시간 동안 최다 시청 수 70만 뷰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준비한 수량 2만개가 2시간 만에 완판됐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과자 선물세트 방송 또한 롯데, 해태 과자 등 신제품 소개와 함께 파격적인 딜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5월 과자선물세트 방송은 오는 24일 진행된다. 다양하고 풍성한 해태 과자 구성이 준비돼 있으며, 삼성카드 LINK를 통해 통큰 할인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휘청이는 서민, 실적부담 한전… 동결하던 전기료 3분기 올릴까

    휘청이는 서민, 실적부담 한전… 동결하던 전기료 3분기 올릴까

    물가상승·대선국면 탓 동결 가능성전문가 “연료비 연동제 유명무실화”정부와 한국전력이 3분기에 전기요금을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연료비 상승에 따른 연동제를 적용하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정무적 판단이 개입되면 올리지 않을 수도 있다. 2분기에도 인상 요인이 생겼지만 물가 상승을 이유로 동결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다음달 21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분기에도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면 ㎾h당 2.8원 올렸어야 했지만,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데다 공공물가 인상을 자극할 수 있고, 서민 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1분기 수준으로 묶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력용 연료탄 가격은 지난해 11월 t당 60달러 안팎에 거래됐지만 이달 7일에는 95.28달러를 기록했다. 연초보다 14.50달러(18%) 올랐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등과 시차를 두고 연동하는 국제 유가(두바이유)도 올 1분기 배럴당 평균 60달러로 전 분기보다 15달러 올랐다. 3분기에도 연동제에 따른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면 한전의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전은 1분기에 5716억원의 깜짝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분기에는 악화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전기요금이 동결되면 연료비 연동제 자체가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3분기에도 전기요금을 조정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당장 전기를 싸게 이용할 수 있지만 결국 한전의 적자로 귀결돼 전력산업 생태계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2개 분기 연속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제도 자체가 무산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어 당분간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원자재값 급등과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어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 들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올라 3년 8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하반기부터는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점도 요금 인상의 걸림돌로 꼽힌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접종밴드 차고 서빙… 美, 마스크 벗어도 불안 못 벗었다

    스타벅스 등 백신 접종자 노마스크 허용비접종자 구분 방법 없어 식당 등 자구책“마스크 의무화 해제는 시기상조” 지적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은 실내외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권고했다. 환영의 목소리 속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고수하는 움직임도 있다. 기업들의 반응도 양분됐다. 15일(현지시간) 스타벅스와 디즈니월드 등이 백신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월마트, 트레이더 조스, 샘스클럽, 코스트코도 같은 내용의 발표를 했다. 반면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와 리프트는 마스크 의무화를 고수했다. 애플이나 대형마트 타깃도 이용자들이 마스크를 벗도록 허용할지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하는 이들이나 기업은 백신 비접종자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구별해 낼 방법이 없다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이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줄었고 실험실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코로나 변이를 포함해 백신 효과가 입증됐다’는 내용으로 설명한 마스크로부터의 해방 근거엔 동감하지만, 정작 백신 접종자를 구분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란 것이다. 백신을 접종하면 현장에서 일반 볼펜으로 날짜와 백신 이름을 적어서 지급하는 백신카드는 온라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위조도 만연한 상황이다. 더애틀랜틱은 “CDC는 국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록을 관리하지 않으며, 백악관도 연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게다가 CDC 권고를 받아들인 기업들은 단속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토록 하는 ‘아너룰’(honor rule)을 준용할 계획이지만 USA투데이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대안으로 거론되던 백신여권(접종 증명서류)은 사생활 침해,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차별 우려에 막혀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식당들은 자구책으로 종업원들에게 접종기록을 담은 QR코드, 직원 이름, 접종한 백신 종류를 새긴 ‘접종밴드’를 손목에 차도록 하는 실정이라고 CNN이 전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전체 인구의 35.4%이지만 백신 거부자도 적지 않고, 12∼15세 청소년은 이제 접종을 시작했기 때문에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미 최대 간호사 노동조합인 전미간호사노조(NNU)는 성명에서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형으로 “CDC의 권고는 환자와 간호사, 일선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CDC는 이번 조치가 백신 접종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로런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국제보건법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외려 (백신 비접종자들이) 마스크를 벗도록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청문회보다 원구성… 여야 상임위원장 ‘눈치싸움’

    청문회보다 원구성… 여야 상임위원장 ‘눈치싸움’

    與지도부 개편에 법사·외통·정무 공석국회 일정 연계 땐 청문회 지연 불가피 오늘 여야 만나서 의사 일정 협의 나서청문정국 1라운드를 치른 여야가 이번에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검증할 2라운드를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라고 평가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다. 겉으로는 여야 모두 인사청문회를 준비하지만, 실제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원구성 협상에 신경이 곤두선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전에 법사위원장부터 반환하라는 입장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법사위원장도 유고, 여당 법사위 간사도 유고 상태”라며 “(김 후보자 청문회를) 논의할 구조 자체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사위원장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그다음 절차를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박광온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내정했지만 국민의힘은 “훔쳐 간 물건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낙마라는 ‘성과’를 거두자 본격적으로 상임위원장 재배분 카드를 꺼낸 셈이다. 국민의힘이 국회 일정과 계속 연계시킨다면 청문회 일정 조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만나 의사 일정 협의에 나선다. 민주당은 김부겸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야당이 김 총리의 인준과 ‘임(혜숙)·박·노(형욱)’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연계한 점을 비판하며 ‘법사위원장과 김오수는 별개’라며 맞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하고, 상임위는 별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개편돼 공석이 된 상임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가 맡는 운영위를 제외하면 법사·외교통일·정무위원장 3개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상임위원장 재배분은 없다고 못박았지만 외통·정무위원장은 여지를 열어 뒀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이 진정성을 갖고 협치할 의지가 있다면 국회 정상화를 위해 외통·정무위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야당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김 후보자를 ‘검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인물’이라고 평가했지만, 야당은 ‘코드인사’라고 주장한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액 자문료 논란에 대해 “변호사, 차관 경력을 가진 분으로서 많다, 적다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거라고 보여진다. 관행상”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 원내대표는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의심되는,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인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민영·강병철·손지은 기자 min@seoul.co.kr
  • 文·바이든 ‘종전선언’ 꺼낼까… 北 대화로 이끌 당근책 촉각

    文·바이든 ‘종전선언’ 꺼낼까… 北 대화로 이끌 당근책 촉각

    종전선언, 남북미 3자 대화 위한 카드 바이든 결단으로 가능… 美 여론 부담한미, 백신·반도체 신기술 협력도 주목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왼쪽 얼굴) 대통령이 들고 갈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의 ‘입’을 통해 나올 대북 메시지는 향후 북미 관계를 결정짓는 신호탄이 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백신과 반도체·배터리 등 신기술 협력으로 동맹의 외연이 확장될지도 관심이다. 16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해 유력하게 거론되는 카드 중 하나로 ‘종전선언’이 꼽힌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지만 북한이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는 ‘적대시 정책 철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문제를 북미 양자가 아닌 남북미 3자 대화의 틀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도 종전선언은 필요하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특히 종전선언은 미국 의회 동의 없이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만 있으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이를 최대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 “미국도 종전선언에 대해 상당히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내 여론이 걸림돌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종전선언을 한다면 가치외교를 지향하는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흔들릴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내 정치 여론과도 크게 괴리돼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평양과 워싱턴에 각각 미국과 북한의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든 정부가 언급한 외교적 해법에는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통해 외교적 관계를 열어 주는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북 메시지 못지않게 코로나19 백신과 반도체 등 신기술 협력 강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백신 조기 도입을 위해 한미가 백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거나 국내 업체가 미국 제약사(모너나)의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맺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이 우위를 보이는 반도체·배터리 분야에서도 미국 내 투자를 늘리는 등 한미 간 협력이 구체화될 수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배터리 등 4개 품목에 대한 공급망 재편을 검토하는 것은 중국을 배제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회담에서는 우리 기업들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부적인 대응 방안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융아·김헌주 기자 yashin@seoul.co.kr
  • 청문정국 2라운드…김오수 놓고 여야 전열재정비

    청문정국 2라운드…김오수 놓고 여야 전열재정비

     청문정국 1라운드를 치른 여야가 이번에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검증할 2라운드를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라고 평가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다. 겉으로는 여야 모두 인사청문회를 준비하지만, 실제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원구성 협상에 신경이 곤두선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전에 법사위원장부터 반환하라는 입장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법사위원장도 유고, 여당 법사위 간사도 유고 상태”라며 “(김 후보자 청문회를) 논의할 구조 자체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사위원장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그다음 절차를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박광온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내정했지만 국민의힘은 “훔쳐 간 물건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낙마라는 ‘성과’를 거두자 본격적으로 상임위원장 재배분 카드를 꺼낸 셈이다. 국민의힘이 국회 일정과 계속 연계시킨다면 청문회 일정 조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김부겸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야당이 김 총리의 인준과 ‘임(혜숙)·박·노(형욱)’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연계한 점을 비판하며 ‘법사위원장과 김오수는 별개’라며 맞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하고, 상임위는 별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개편돼 공석이 된 상임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가 맡는 운영위를 제외하면 법사·외교통일·정무위원장 3개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상임위원장 재배분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외통·정무위원장은 여지를 열어 뒀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이 진정성을 갖고 협치할 의지가 있다면 국회 정상화를 위해 외통·정무위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야당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김 후보자를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검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인물’이라고 평가했지만, 야당은 그가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차관을 맡았다는 점에서 ‘코드인사’라 주장한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액 자문료 논란에 대해 “변호사, 차관 경력을 가진 분으로서 (자문료가) 많다, 적다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거라고 보여진다. 관행상”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의심되는,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인물로 보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민영·강병철 기자 min@seoul.co.kr
  • 文대통령, 바이든에 전달할 대북메시지에 ‘종전선언’ 담길까

    文대통령, 바이든에 전달할 대북메시지에 ‘종전선언’ 담길까

    21일 ‘한미 정상회담’ 대북 의제 조율 北, 대화 전제조건 “적대시 정책 철회” 종전선언, 상징성 크고 의회 비준 없어 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설치 등 거론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들고 갈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 대북정책의 방향만 제시한 채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두 정상의 입을 통해 나올 대북 메시지가 향후 북미 관계를 결정짓는 신호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물밑 접촉 시도에 “잘 접수했다”는 반응만을 남긴 채 탐색전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은 이번 회담의 결과를 보고 대화에 응할지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전선언, 남북 모두 원하지만 美 ‘정치적 부담’ 16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카드 중 하나는 ‘종전선언’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지만,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평화 체제로 나아간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 온 ‘적대시 정책 철회’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문제를 북미 양자가 아닌 남북미 대화의 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2018년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북미 합의를 계승한다는 의미도 지닌다.특히 의회 비준을 거치지 않고도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이를 최대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달 21일 관훈토론회에서 “부담이 되지 않지만 상대방(북한)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는 것이야말로 미북 신뢰 구축 초기 단계에 적합한 조치라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며 “미국도 종전선언에 대해 상당히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외교적 해법’에 포함될까 이와 함께 평양과 워싱턴에 각각 미국과 북한의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안도 거론된다. 이는 1994년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서 때부터 담겼던 내용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의 합의서들을 토대로 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제안 가능성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018년으로 돌아가 보면 북한이 제일 먼저 요구했던 것이 종전선언”이라며 “관계 개선을 위한 가장 중요한 약속으로서 종전선언을 하고, 이어 연락사무소 설치 등 외교적 관계를 열어주는 조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여론의 부담 때문에 종전선언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종전선언을 한다면 가치외교를 지향하는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흔들릴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내 정치 여론과도 크게 괴리돼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남북관계 특수성 인정, 금강산·개성공단 제재 유연성이런 점을 감안해 우리 정부는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최대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이끌어내는 게 필요하다”면서 “당장 유엔의 대북 제재를 풀 수는 없지만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인정해 주면 향후 금강산이나 개성공단 등 남북 합작사업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주한미군은 마스크 벗는다…“기지 내 실내외서 안 써도 돼”

    주한미군은 마스크 벗는다…“기지 내 실내외서 안 써도 돼”

    코로나 백신 맞은 뒤 2주 지난 경우접종률 70% 넘어…버스 등에서는 착용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주한미군 관련 인원은 앞으로 주한미군 기지에서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14일 국방부의 새 지침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한국 질병관리청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을 다 맞은 뒤 최소 2주가 지난 사람은 주한미군 시설 내에서 더는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에 따라 버스, 기차, 비행기 등에서는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한다. 아울러 모든 주한미군 관련 인원은 백신 접종 카드나 이에 상응하는 서류를 지참하라고 주한미군은 권고했다. 지난해 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반입해 접종을 시작한 주한미군의 접종률은 70%가 훌쩍 넘었다. 앞서 미 CDC는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대부분의 실외나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새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에 미 언론은 사회 전면 재가동을 위한 초석이라고 평가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으며 “오늘은 대단한 날”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우리는 이렇게 멀리까지 왔다. 결승점에 다다를 때까지 여러분 스스로를 보호해 달라”면서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마스크를 써 달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피 맛 보려는 무리들에 살점 내줘” 박준영 옹호한 김의겸…野, “민주 2중대”

    “피 맛 보려는 무리들에 살점 내줘” 박준영 옹호한 김의겸…野, “민주 2중대”

    김의겸 “국민의힘이 거짓된 주장, 일부 언론 부풀려”국민의힘 “피 맛 운운은 극렬 지지층 모으려는 선동”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두고 “문재인 정부에서 기어코 피 맛을 보려는 무리들에게 너무 쉽게 살점을 뜯어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맴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당당하게 ‘우리’라며 ‘민주당 2중대’임을 아무렇지 않게 떠벌리는 모습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14일 김의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후보자 부인의 도자기 반입과 관련해 “밀수행위도 사실이 아니다. 한국으로 귀국할 때 이삿짐 수입신고, 관세청 통관 등을 모두 적법하게 거쳤다”면서 “범죄행위라는 말도 틀린 말”이라고 적었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박 후보자를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성 글이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정의당의 불찰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의당의 오해는) 국민의힘이 거짓된 주장을 내놨고, 일부 언론이 한껏 부풀려 보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박 후보자 부인의 도자기에 대해서도 “숫자가 많아서 그렇지 다 싼 것들”이라면서 “16개월간 320만 원어치 팔았고, 원가를 빼면 한 달에 10만 원 벌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박 후보자를 옹호하고 그릇된 보도에 항변했다면 분위기를 바꿨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서 “언론인 출신으로 이 정권에서 청와대 대변인까지 지낸 이의 인식이 이토록 왜곡돼 있고 말과 글의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낯 뜨겁고 무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사실상 이 정권이 나머지 후보자들을 지켜보려 손절카드로 쓴 것 아니냐”면서 “뜬금없이 ‘피 맛’ 운운하는 것은 또다시 극렬 지지층에 힘을 보아달라는 지긋지긋한 선동에 불과하다”며 비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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