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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숙취해소제 개당 5만원…환불 요구에도 “소송 해라” 거절한 약국

    마스크‧숙취해소제 개당 5만원…환불 요구에도 “소송 해라” 거절한 약국

    대전 유성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와 숙취해소제, 반창고 등을 고가에 판매하면서 소비자의 환불 요청을 거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일 유성구청에 따르면 ‘약국에서 마스크, 반창고, 숙취해소제, 두통약 등을 개당 5만원에 판매하면서 폭리를 거둔다’는 내용의 민원이 최근까지 8건 접수됐다. 대전시약사회에도 같은 내용의 민원이 3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민원인에 따르면, 마스크 1장을 사기 위해 약사에게 카드를 건넸더니 5만원이 결제됐다. 민원인은 “5만원이 결제됐다는 문자를 받고 황당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원인은 “숙취해소제 3병을 사려고 했는데 약사가 느닷없이 15만원을 결제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해당 약국에서 소비자들의 환불 요청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A약사는 환불 요청을 받으면 카드 결제기 전원을 뽑거나 소송을 제기하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약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문약을 취급하지 않아 일반약에서 마진을 남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약국이 일반약의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판매할 수 있는 `판매자가격표시제‘를 지킨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환불 요청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환불하지는 않지만, 법적으로 환불 받을 수 있는 ’환불안내서‘를 공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품 가격 상한선이 없어 A약사에게 적용할 수 있는 행정적인 조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성구청 관계자는 판매가격을 제품에 붙이거나 계산 전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설명해줄 것을 약국 측에 요청했다. 소비자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A약사에게 사기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 나폴레옹도 중앙은행 압박… 대선 앞 한은 ‘신의 한 수’ 내놓을까

    나폴레옹도 중앙은행 압박… 대선 앞 한은 ‘신의 한 수’ 내놓을까

    지금 터키가 점입가경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0년 말 자신이 임명했던 중앙은행 총재를 넉 달 만에 경질하고 후임자에게 끊임없이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그 바람에 전임 총재가 경질되기 전날 19.0%였던 정책금리가 네 차례의 인하를 거쳐 현재는 14.0%로 낮아졌다.터키에서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30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1980년 좌파 정부 시절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케난 에브렌 참모총장이 주인공이다. 7년 단임제 개헌을 단행하고 1982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직후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으로부터 물가안정을 앞세운 우파적 경제정책들을 배워 갔다. 이 군사정부는 1989년 막을 내렸다. 이어 새로 출범한 문민정부는 기존의 경제정책을 거의 그대로 고수했다. 신임 대통령 투르구트 외잘은 군사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10여년간 보수적 경제정책에 신물이 난 터키 국민들은 1993년 대통령 선거에서 마침내 좌파 정부를 소환했다. 쿠데타 전에 총리만 다섯 번을 역임했던, ‘서민들의 대변인’으로 알려진 쉴레이만 데미렐을 대통령으로 뽑았다.●좌파도 우파도 중앙은행 압박 데미렐은 취임 직후 경제정책들을 급격히 좌경화했다. 그때 중앙은행 총재가 포퓰리즘적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자 곧바로 그를 경질했다. 임명한 지 넉 달 만이었다.(그때 경질된 불런트 굴테킨 총재는 터키를 떠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됐다. 필자의 은사다.) 후임 총재는 대통령의 요구에 군말 없이 따랐다. 지금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파에 속하지만, 하고 있는 일은 27년 전 좌파정부와 똑같다. 좌파건 우파건 의욕이 강한 통치자는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다.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나 조직을 적으로 간주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보다 더 큰 적은 연준”이라는 비난과 함께 자신이 임명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에게 “바보”라며 모욕을 주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단행한 금리 인하의 폭이 크지 않다는 불만이었다. 중앙은행의 자율성 면에서 미국이 가장 앞선다고 알려져 있지만, 1960년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은 1965년 12월 연준이 자기 뜻을 거스르고 금리를 인상하자 당시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연준 의장을 자신이 휴가를 보내고 있던 텍사스의 개인목장으로 불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이상으로 ‘마초’라고 알려진 존슨 전 대통령은 목장 입구에서 마틴을 차에 태운 뒤 직접 트럭을 몰았다. 울퉁불퉁한 목장 길을 얼마나 험하게 운전했는지 손님으로 초대된 마틴 의장은 거의 구토할 지경이었다. 현관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마틴의 망가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대통령의 보복’이라고 보도했다. 후임 대통령 닉슨 역시 연준을 좋아하지 않았다. 물가를 걱정하며 금리 인상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들에게 공공연히 “마틴 의장은 1970년 중간선거에서 우리 공화당의 상원의석 15개쯤을 쉽게 날려 버릴, 위험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후임 의장을 임명할 때는 “1961년 대선에서 내가 케네디한테 진 이유가 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이었음을 기억하라”며 저금리 정책을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그보다 더한 경우도 있다. 나폴레옹은 1799년 11월 이집트 원정에서 돌아와 쿠데타를 하자마자 프랑스은행(중앙은행)부터 세웠다. 그런데 그 은행이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1806년 독일 예나평원에서 벌어진 전투는 영국·프로이센 동맹을 와해시키는, 절체절명의 싸움이었다. 그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고 돌아오는 길에 나폴레옹은 프랑스은행 총재에게 “6% 금리가 부끄럽지도 않나?”라는 한 줄짜리 편지를 보냈다. 그 편지를 받은 총재는 당장 대출금리를 5%로 낮췄다. 나폴레옹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듬해 러시아군까지 격파한 뒤 프랑스은행 총재에게 다시 메모를 보냈다. “프랑스은행의 설립 목적이 무엇이라 생각하오? 나는 저금리 대출로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믿소만.” 그 메모를 받은 총재는 황급하게 금리를 다시 4%로 낮췄다. 영국과 같은 수준이었다. 이후 프랑스은행은 금리 조절을 유난히 두려워했다. 정부가 중앙은행을 압박하는 면에서는 과거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았다. 1992년 12월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김영삼(YS) 당선인은 한국은행에게 무언의 요구를 했다. 한국은행은 대통령 취임식 바로 다음날 상업어음 재할인 금리를 연 7%에서 연 5%로 낮췄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새 정부는 ‘신경제 100일 계획’을 내세우며 추가적인 대책을 압박했다. 두 달 뒤 한은은 무역어음과 중소기업대출 등 여타 여신금리도 2% 포인트씩 내렸다. 그런데 얼마 뒤 중국이 위안화를 33%나 대폭 평가 절하했다. 국내 수출업체들의 타격이 커서 한은은 김영삼 정부 내내 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 없었다. 그것은 국제수지 적자로 이어졌고, 그 끝에 닥친 것이 외환위기다. ●대통령 눈치 살피는 중앙은행 중앙은행의 자율성은 경제정책 운용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은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미 연준의 자율성을 현재 수준으로 올려놓은 마틴 의장도 1961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 새 정부를 상당히 의식했다. 금리 인하를 대신해서 정부를 만족시킬 만한 선물을 찾느라고 고민을 거듭했다. 아니나 다를까. 케네디 전 대통령은 취임 열흘 째 되던 날 마틴을 호출했다. 그 순간에 대비해 마틴이 준비한 것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였다. 단기 국채를 매각하고, 장기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장단기 금리 차를 낮추려는 시도다.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당장 금리는 낮추지 못하지만, 정부의 국채 발행 확대 계획에 맞춰 장기 금리는 낮춰 보겠다는, 일종의 성의 표시였다. 첫 만남에서 그 계획을 들은 케네디는 아주 흡족했다. 마틴의 어깨를 툭 치면서 “잘해 보자”며 씩 웃었다. 얼마 뒤 기자들 앞에서 엠앤드엠스(M&M’s) 초콜릿을 가리키면서 “나는 경제전문가가 아니지만 마틴(Martin) 의장이 돈(money)을 잘 다루는 것쯤은 안다. 그 엠앤드엠 조합은 이 초콜릿처럼 달콤하잖아?”라면서 마틴을 한껏 띄워 줬다.하지만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이론적 근거는 없다. 중앙은행이 금리 수준과 장단기 금리 차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경제학자는 없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미 연준이 가만히 있기가 뭐해서 찾아낸, 고육지책에 불과하다. 하지만 40여년 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벤 버냉키 의장이 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부활시켰다.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직후 파월 연준 의장도 같은 카드를 만지작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이 미 연준이 살아가는 법이다. 겉보기와는 다르다. ●YS 때 한은 유난히 어려운 일 겪어 정부를 의식해야 하는 것은 한은도 마찬가지다. 올해 5월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한은이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금리 인하는 어려우므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됐건, 여신 확대가 됐건 남들이 생각지 못한 ‘신의 한 수’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무작정 손을 놓고 있다가는 김영삼 정부 때처럼 시달리게 된다. 5년 내내 직원들 임금인상쯤은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김영삼 정부 출범 당시 한은을 이끌던 사람은 조순 총재다. 경제학계의 태두인 총재가 “지금은 금리를 낮출 때가 아니다”라는 원론적 말을 던지자 한은 직원들은 그 말만 믿고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 말단 직원이었던 필자가 보기에도 무사태평이었다. 그래서 김영삼 정부 때 한은은 유난히 어려운 일들을 자주 겪었다. 한국은행자문역
  • 연전연승… 드디어 깬 배구 강호

    시즌 초만 하더라도 길을 헤매던 프로배구 중·하위권 팀들이 조금씩 자기 자리를 찾아가면서 봄배구 싸움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와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하기 전까지 4연승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전력 손실이 시즌 초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김연경(상하이)이 떠났고, 베테랑 김세영도 은퇴했다. 또 지난해 초 ‘학폭’ 논란으로 이재영·다영 자매가 이탈하면서 이번 시즌 초까지도 팀을 재건하는 데 고전했다. 흥국생명은 차세대 에이스로 낙점된 선수들이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2018~19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받았던 센터 이주아가 올 시즌 만개했다. 4연승 동안 30득점과 8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올 시즌 신인상 경쟁에 뛰어든 레프트 정윤주도 공격에서 힘을 보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흥국생명은 시즌 초 많은 패배로 4위 KGC인삼공사와 승점 15점 차다. 하지만 팀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남은 기간 봄배구 싸움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부에서는 우승권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즌 초 3승 11패, 최하위로 떨어졌던 우리카드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우리카드는 지난 2일 선두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하고 6연승을 질주했다. 3라운드까지 대한항공을 만나 모두 패했지만 4라운드 들어 달라진 모습으로 복수전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최근 5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어느새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리카드는 레프트 송희채가 지난해 11월 전역하고, 지난달 KB손해보험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센터 김재휘가 가세하면서 블로킹 높이가 강화됐다. 시즌 초 흔들리던 세터 하승우의 경기 운영 능력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살아났다. 게다가 최근 신영철 감독과 갈등을 일으켰던 외인 알렉스도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우리카드가 반등을 시작하고 분위기를 탄 만큼 봄배구에 무난히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방역·외교 보이콧 악재 뚫고 니하오~ 지구촌 최대 겨울 축제

    방역·외교 보이콧 악재 뚫고 니하오~ 지구촌 최대 겨울 축제

    ‘폐쇄통로’로 코로나 감염 방지 주요국 정상·NHL 불참 먹구름 대회 종목 체험장은 인산인해 시민 “성공적 마무리 자신 있다”‘지구촌 최대 겨울 축제’인 베이징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의 시선이 중국을 향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85개국에서 29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2월 4일부터 17일간 베이징(北京)과 옌칭(延慶), 장자커우(張家口) 등에서 열전을 펼친다. 베이징은 하계올림픽(2008년)에 이어 동계올림픽도 여는 세계 첫 도시가 된다. 한 나라의 수도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노르웨이 오슬로에 이어 두 번째다. 베이징은 2001년 하계유니버시아드와 2008년 하계올림픽, 201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동계올림픽까지 7년 주기로 국제 규모 스포츠 행사를 마련해 ‘아시아 중심 도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고 있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해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대와 염려가 교차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 이모저모를 3일 살펴봤다. 각국 대표단을 가장 먼저 맞이할 베이징 서우두 공항 입구에는 ‘Together for a Shared Future’(함께하는 미래)라는 슬로건이 적힌 환영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문구와 달리 선수와 운영진은 물론 각국 기자와 정부 관계자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일반인과 완전히 분리된 통로와 차량을 통해 선수촌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번 올림픽 방역의 핵심인 ‘폐쇄루프’다. 해외에서 온 이들이 이동하고 머무는 공간을 마치 거품을 덮어씌운 것처럼 격리시켜 해외발 코로나19 확산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다.베이징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백신 접종을 마친 선수와 스태프에게 격리를 면제하지만 접종을 받지 않은 이들은 3주간 격리하도록 했다. 선수진은 경기장과 훈련장만 다닐 수 있고 매일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기장도 선수와 취재진, 관람객의 이동 통로를 따로 배치해 접촉을 막았다. 경기 티켓도 중국 본토 거주자에게만 판매해 외국 관광객은 아예 입장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 성화도 개막 직전 사흘만 봉송하기로 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성화가 달리는 구간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과 옌칭, 장자커우 세 곳으로 한정했다. 개·폐막식이 열리는 베이징 냐오차오 스타디움도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한 상태다. 지난해 8월 열린 도쿄올림픽 때보다 한층 더 강력한 방역 정책이다.대회 준비가 긴장 속에서 차분히 이뤄지고 있지만 베이징 시내 곳곳에선 올림픽 열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베이징은 가로등을 절반만 켤 정도로 전력난이 심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크게 나아졌다. 올림픽 개최를 알리는 조형물과 플래카드, 조명이 곳곳에 설치돼 분위기를 띄웠다. ‘베이징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왕푸징을 비롯한 도심에는 어김없이 기념품 판매점이 마련됐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대회 마스코트로 얼음 옷을 입은 판다를 형상화한 ‘빙둔둔’(氷墩墩)이다. ‘빙’은 얼음을 뜻하고 ‘둔둔’은 중국에서 아이를 부를 때 흔히 쓰는 애칭이다. 주요 쇼핑몰마다 올림픽 종목 체험장이 마련돼 가족들이 인산인해를 이뤘고 초등학교들도 겨울 스포츠 특별 체험 활동을 펼쳐 올림픽 기대감을 한껏 살렸다. 베이징 중심상업업무지구(CBD)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미국 등 서구국가들의 관계가 좋지 않아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자신이 있다. 2008년에 이어 베이징에서 또 한 번 세계인의 축제를 연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이번 올림픽에는 스키와 빙상,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바이애슬론 등 7개 종목에 109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2018년 평창 대회(102개)보다 7개가 늘었다. 다만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아이스하키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안전을 이유로 선수들을 보내지 않기로 해 흥행에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행사인 미식축구(NFL) 결승전 ‘슈퍼볼’이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것도 악재다. 러시아와 북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를 받아 국가 자격으로 나올 수 없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선수 도핑을 도운 러시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국가 자격 출전이 금지됐다. 북한은 지난해 도쿄올림픽 불참으로 징계를 받았다. 전체주의 성향의 북한 체제 특성상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할 리 없다. 미국과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중국 인권 문제를 내세워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것도 갈등을 키운다. 중국은 2008년 하계올림픽 때만 해도 조지 W 부시 당시 미 대통령 등 80여명의 정상이 참석해 국가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개막식 전날 중국중앙(CC)TV가 서우두 공항에 취재진을 보내 시시각각 도착하는 정상들의 전용기를 따로 소개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는 주요국 정상 방문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스포츠 외교’가 실종될 전망이다.
  • M의 부모 60년대생 vs Z의 부모 70년대생

    ‘M≠Z. M과 Z는 다르다.’ 꽤 오랫동안 하나의 세대 현상으로 취급되던 밀레니얼(M세대·1980~1994년생)과 젠지(Z세대·1995~2009년생) 간 구별 짓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디지털 세대로서 사고가 자유롭다는 M과 Z의 공통점에 공감하면서도 “M은 부모를 권위적이라 여기지만 Z는 친구처럼 여기고 소비에서 M은 가격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면 Z는 디자인과 포장을 본다”고 설명한 신한카드의 지난해 전략보고서가 발단이 됐다. M의 사회 진출 이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추구됐다면 Z의 본격 등장 이후 ‘플렉스’(Flex·과시소비)로의 분위기 전환이 이뤄진 것은 이들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까. 김난도 교수가 이끈 ‘트렌드코리아 2022’는 나아가 ‘엑스틴’이란 신조어를 제안했다. M을 포위하고 있는 세대인 X세대와 10대(teen)를 합친 말인 엑스틴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10대 시절을 보내며 형성한 자유롭고 개인주의적 성향을 간직한 채 어른이 돼 10대 자녀와 일상을 공유하는 세대를 말한다. 현재 10대가 Z와 알파세대(2010년생~)에 걸쳐 있는 점에 착안하면 MZ에서 Z를 분리시킨 뒤 그 배경으로 X 부모의 영향력에 주목한 분석이다. 1970년대생들은 실제 자녀를 이전과 다르게 키웠다. 경력변화(HRD) 유튜브 ‘신코치TV’의 신현종 코치는 “주5일 근무가 도입되고 십여년이 지나 2013년 ‘아빠, 어디가’ 같은 가족 예능이 인기를 얻자 부모들은 경쟁적으로 자녀와 주말을 보냈다. 이후 한국에 전례 없었던 ‘부모와 소통하는 자녀들’이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큰 자녀가 지금 스무 살 안팎 Z부터인데 부모를 넘어 기성세대를 향한 반감이 덜하다는 게 이들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Z의 성향은 2년 전 ‘트렌드모니터 2020’에서 통계로 드러난 바 있다. 세대별로 200명씩에게 ‘청소년 시절 부모와의 관계’를 묻고 ‘좋은 편’ 응답률을 헤아려 보니 X(52.0%)와 M(52.5%)은 비슷했고 Z(67.5%)에선 확실히 높았다. Z가 가족과 함께하던 나이에 M은 아마도 학원 셔틀이 가장 분주했던 시대를 살았다. M이 중고교생이던 2000년대 그들의 부모 세대인 1960년대생들은 ‘대입 성패는 엄마의 정보력과 아빠의 무관심에 달렸다’고 복창하며 심야에 학원에서 쏟아지는 자녀를 실어 날랐다. M들은 홀로 있지도 동행자와 소통하는 것도 아닌 채 n번째 학원으로 향하는 셔틀과 자가용을 견뎌 냈다. 60년대생 학부모와 70년대생 학부모를 가른 차이는 그들의 집단경험에서 비롯됐다. 공교롭게도 1981년 과외 금지 조치가 단행됐기에 60년대생에게 과외란 기득권자만 은밀하게 할 수 있던 선망의 대상이었다. 반면 1990년대 과외 금지 해제 이후 청소년기를 보낸 70년대생들에게 학원은 ‘다닌다고 꼭 성적 상승을 보장하진 않는 선택지’가 됐다. MZ를 싸잡아 묶어 왔듯이 60년대생과 70년대생도 ‘중년’으로 묶인다. 그러나 격변기 한국의 청년이었던 그들의 집단경험은 몇 년의 시차만으로도 갈려 서로를 이질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서울신문과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지난달 17~30일 743명 설문조사에서 중년의 연령대와 확실한 이미지가 여전히 모호한 이유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 소규모 개별 여행객 겨냥한 지역별 ‘관광택시’ 떴다

    소규모 개별 여행객 겨냥한 지역별 ‘관광택시’ 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규모 개별 여행객들이 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속속 도입한 ‘관광택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 영주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부석사와 소수서원, 무섬마을 등 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택시로 이동하며 여행하는 ‘영주 관광택시’ 이용객이 1000명을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5월 처음 운행된 이후 연말까지 7개월 동안 1068명이 이 택시를 이용했다. 영주시가 관광택시를 이용한 113팀(303명)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매우 만족 85%, 만족 13.8%, 보통 1.2% 등으로 나타났다. 영주 관광택시 이용 요금은 기본 4시간에 8만원(추가 1시간당 2만원)이며, 시가 50%를 지원한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지역 택시업계의 운영난을 극복하고 증가하는 개별 여행객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관광택시를 도입했다”면서 “관광택시는 주차 걱정없이 주요 관광명소를 어디든지 다닐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관광택시를 더욱 활성화해 침체된 지역 관광과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고 했다. 강원 영월군의 관광택시인 `영택시’도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영택시 이용률이 전년 대비 530%(65건→350건) 이상 크게 증가하는 등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영택시는 3시간이나 5시간 단위(4만~7만원)로 택시를 대절해 영월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서비스이며, 신청은 영월관광택시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먼저 도입된 지역의 관광택시가 인기를 끌면서 다른 지자체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경기 안성시와 강원 강릉시는 지난해 10월과 11월부터 관광택시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특히 강릉은 관광자원과 체험시설을 관광택시와 결합해 모바일 형태의 카드로 엮어 관광객들에게 2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강원 속초시와 경남 거창군, 전북 부안군은 관광택시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용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교통편의를 제공받을 뿐만 아니라 현지인이 추천하는 숨은 관광 명소와 맛집 정보, 관광해설 등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이밖에 경기 수원시와 충북 제천시, 충남 서천군, 강원 평창군, 울산시 울주군, 강원 삼척시 등이 관광택시를 도입할 예정이다. 관광택시는 코로나19 이후 개인 및 가족 단위 등 소규모 관광 수요가 늘면서 지자체의 새로운 관광지원 프로그램으로 떠 올랐다.
  • 매출 늘어도… 얼어붙은 소상공인 체감경기

    매출 늘어도… 얼어붙은 소상공인 체감경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가운데 지난달 소상공인 체감경기는 크게 악화했지만 매출은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희망대출’ 접수가 시작됐다. 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지난해 12월 체감 경기지수(BSI)는 39.3으로 전달 대비 26.9포인트 급락했다. 9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넉 달 만에 하락 전환됐다. 방역 조치 강화로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시간이 제한되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적용 시설이 식당·카페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 전반으로 확대된 영향이 크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과 19~22일 소상공인 2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통시장의 12월 체감 BSI도 41.2로 전달보다 25.8포인트 하락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올 1월 경기 전망도 나빠졌다. 소상공인 1월 전망 BSI는 66.6으로 전월 대비 18.8포인트, 전통시장은 66.2로 17.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지난달 소상공인 매출은 1년 전보다 늘어났다. 전국 소상공인 카드 매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12월 20~26일)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전년 같은 주간보다 17.5% 늘었다. 지난달 첫째 주(11월 29일~12월 5일)는 22.3%, 둘째 주(12월 6~12일)는 16.5%, 셋째 주(12월 13~19일)는 18.4% 증가했다. 연 1%의 저금리로 1인당 최대 1000만원을 빌려주는 희망대출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온라인(소상공인정책자금 누리집) 접수에 들어갔다. 지난달 27일 이후 소상공인 방역지원금(100만원)을 받은 소상공인 중 저신용(나이스평가정보 기준 신용점수 744점 이하·옛 6등급 이하) 소상공인 14만명이 대상이다.
  • BTS 진이 참여한 잠옷 ‘11만원’… 분노한 아미들 “상술도 정도껏”

    BTS 진이 참여한 잠옷 ‘11만원’… 분노한 아미들 “상술도 정도껏”

    기획 참여 멤버 진도 “무슨 가격이, 나도 놀라” 하이브, 진 참여 ‘메이킹 영상’으로 제품 홍보불쾌한 아미들 “멤버들 상품팔이 시키느냐”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잠옷 가격이 10만원이 넘는 고가로 책정되면서 팬들은 물론 잠옷 기획에 참여한 당사자인 멤버까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팬들은 소속사 하이브의 무리한 사업 확장과 팬들을 겨냥한 고가의 가격 책정에 불만을 표출했다. 제품 가격 공개되자 팬들 불쾌감 3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팬 커뮤니티 위버스 샵을 통해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제작에 참여한 잠옷과 베개 등의 판매를 예고했다.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온 잠옷의 가격은 상·하의 세트 한 벌당 11만 9000원으로, 유명 브랜드가 아닌 것으로는 다소 높은 편이다. 함께 출시를 예고한 베개 가격은 6만 9000원으로 책정됐다. 하이브는 이날 진이 제작에 참여한 ‘메이킹 영상’도 함께 공개하며 제품 홍보에 나섰다. 진은 영상에서 “구상만 했을 뿐인데 좋은, 정말 최고의 능력자분들이 도와주셔서 너무 좋은 제품이 나온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이날 정작 제품 가격이 공개되자 팬들 사이에서는 고가 논란이 분출됐다. 실크나 캐시미어 같은 고급 소재도 아닌 면 잠옷치고는 너무 비싸지 않으냐는 지적이다. 한 팬은 소속사를 겨냥해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을 데려다 음악할 시간도 없이 굴리면서 상품팔이를 시키느냐”고 꼬집었다. 다른 팬은 “잠옷 가격이 심하다”면서 “상술도 정도껏 해야지 (잠옷 구성에) 포토카드만 넣으면 다냐”라고 비판했다. 잠옷 제작 기획에 참여한 멤버 진 본인마저도 이날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잠옷 좋은 소재 써 달라 했지만 무슨 가격이…나도 놀랐네”라며 가격 책정에 불만을 표출했다.하이브, 웹툰·웹소설까지 진출선언아미 “멤버·팬, 이 상황 견디는 자체 분노” 하이브는 앞서 음악 외 다양한 사업 진출을 선포하며 한국어 교재, MD(굿즈), 캐릭터 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대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진출까지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 팬들은 음악과 무대에 충실해도 모자랄 판에 지나치게 부대사업에 몰입한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정식 연재를 앞두고 네이버웹툰에서 게재 중인 콘텐츠 ‘슈퍼캐스팅 : BTS’가 부실한 내용으로 낮은 평점을 받으며 혹평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5일 네이버 웹툰은 하이브와 협업해 만든 ‘슈퍼캐스팅’의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영상 화면을 캡처한 사진으로 작품을 만든 ‘컷툰’ 형식으로 네이버 웹툰 페이지에 올렸지만 화질이 떨어지는 사진과 엉뚱한 문구가 혹평을 받으며 지난달 말까지 공개된 7개의 작품들 모두 10점 만점에 평점 2~3점대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팬들은 댓글 등을 통해 “방탄소년단을 가지고 이것밖에 만들지 못하느냐”, “멤버들을 협업에 참여시키기 위해 1년이나 설득시켜서 이런 웹툰을 만들고 싶었나”라며 소속사에 일침을 가했다. 한 방탄소년단 팬은 “잠옷값을 단순히 싸게 하라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멤버들을 어떤 활동으로 소모하고, 팬들을 어떤 목적으로 대하는지가 너무 잘 보이는데도 이 상황을 견뎌야 하는 그 자체에 분노한다”고 소속사를 비판했다. 하이브의 주가는 지난해 1월 14만원대에서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성과와 이를 지지해주는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들의 팬심이 합쳐지면서 꾸준히 올라 10개월 만인 11월 3배에 달하는 42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이브의 주가는 이날 현재 35만원으로 내려온 상태다.  
  • ‘여신 위에 여제’ 김가영, 또 차유람 제쳤다…LPBA 투어 통산 5번째 결승 진출

    ‘여신 위에 여제’ 김가영, 또 차유람 제쳤다…LPBA 투어 통산 5번째 결승 진출

    여자프로당구(LPBA) 투어 최다 준우승 기록을 가진 ‘당구 여제’ 김가영(39)이 ‘포켓볼 라이벌’인 차유람(35)를 또 돌려세웠다. 7개월 만에 투어 통산 다섯 번째 결승 무대에 올라 생애 두 번째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김가영은 3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LPBA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4강전에서 차유람을 3-0(11-101-10 11-4) 제압했다. LPBA 투어 2020~21시즌 개막전이었던 2020년 7월 SK렌터카 챔피언십 16강전 이후 라이벌 차유람과 18개월 만의 두 번째 맞대결을 또 승리로 이끈 김가영은 상대 전적 2승을 기록하며 ‘여제’의 자리를 공고히 다졌다. 김가영은 또 세 번째 시즌을 맞은 LPBA 투어 통산 5번째 결승에 진출해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김가영은 투어 첫 시즌인 2019~21시즌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처음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일궈냈지만 이후 세 차례 오른 결승에서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3회나 되는 김가영의 준우승 기록은 LPBA 투어에서 가장 많다. 18개월 전 첫 대결을 1-2역전패로 내주고 “가영 언니는 되게 불편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내가 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좋은 스트레스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 차유람은 이번에도 그 ‘스트레스’를 넘지 못했다.출발은 차유람이 좋았다. 3·4·7의 초구 배치에서 선공을 잡아 두 점짜리 3뱅크샷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차유람은 뒤돌리기와 앞돌리기 등을 몰아치며 7점짜리 하이런으로 기세등등하게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차유람이 옆돌리기로 1점을 보탠 뒤 무려 10이닝을 공타에 그치는 사이 김가영은 알토란같은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9-7까지 맹추격한 9-10의 세트포인트에서 역회전이 걸린 회심의 걸어치기 뱅크샷으로 모자란 두 점을 한꺼번에 채워 11-10의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사실상 둘의 두 번째 승부는 그걸로 끝이었다.두 번째 세트 10-7로 먼저 만든 세트포인트를 세 차례나 불발시킨 김가영은 차유람의 맹추격에 10-10 동점을 허용했지만 뒤돌리기고 마무리해 세트 2-0을 만든 뒤 3세트에서는 차유람을 4점에 묶고 여유있게 11점을 채워 승부를 매조졌다. 김가영은 또 다른 4강전에서 이우경에 3-2(8-11 8-11 11-4 11-8 9-5) 로 역전승한 강지은을 상대로 4일 오후 9시 30분 시작되는 결승에서 통산 2승에 도전한다. 둘은 이전까지 만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 국민의힘 선대위 “김종인 포함 지도부 전원 일괄 사의 표명”

    국민의힘 선대위 “김종인 포함 지도부 전원 일괄 사의 표명”

    새해 첫 월요일 전면 쇄신을 선포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결국 지도부 총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선대위는 3일 “선대위는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새시대준비위원장까지 모두가 후보에게 일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다만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대위 지도부 전원의 사의 표명을 수용할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전면 개편을 시사했다. 이후 영입을 놓고 당내 반발이 컸던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해 온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전격 사퇴하면서 이날 연이은 사퇴 행렬의 첫 신호탄을 쐈다. 이어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도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사퇴를 선언했고, 신지예 영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한길 새시대위 위원장 역시 “신지예 사퇴에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 통신3사 신년사 핵심 메시지는 ‘기술 혁신’

    통신3사 신년사 핵심 메시지는 ‘기술 혁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 대표가 3일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기술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SKT “올해를 미래 10년 준비하는 원년으로”SK텔레콤 유영상 대표는 이날 이메일을 통해 “2022년을 SK텔레콤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자”고 밝히면서 ‘기술 혁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현재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놓고 “모바일 혁명에 버금가는 인공지능(AI) 혁명이 B2C(사업자 대 소비자), B2B(사업자 대 사업자)를 막록하고 가시화될 것이며, 메타버스는 백가쟁명의 시대로 진입했고, 플랫폼 경제는 고객과 참여자에게 정보와 가치가 분산되는 프로토콜 경제로의 전환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술혁신에 따른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SK텔레콤 근간인 유무선 통신사업의 지속 성장은 물론 T우주, 이프랜드, 아폴로 서비스 등 선점 영역을 더욱 키우자”고 제안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유 대표 직속의 도심항공교통(UAM)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UAM은 일종의 드론 택시로, 미래 모빌리티의 한축으로 꼽힌다. 유 대표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하늘을 나는 차,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는 로봇, 인류의 로망인 우주여행이 앞으로 10년 내에 가능해질 것”이라며 “SK텔레콤은 향후 10년을 미리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KT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네트워크 안정도”KT 구현모 대표도 신년사를 통해 AI와 로봇 등 미래 혁신사업을 강조했다. 구 대표는 “취임 당시 변화 방향을 말씀 드린 대로 콜체크인, AICC(AI Contact Center), AI통화비서 등 전통적 사업에 디지털 역량 결합해 새로운 성장을 이끌었고, 미디어도 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밸류체인 완성했다. 국가적 AI인력 육성도 선도하고 있다”면서 “케이뱅크 성공적 증자와 흑자전환, BC카드·KT 알파·나스미디어 등 괄목할 성과를 보이며 그룹사 매출 10조원 돌파했고, 앞으로 성장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 대표는 “올해 KT에 기대하는 분야로 AI, 로봇 등 미래 혁신사업을 지목하고 있으며, 외부 인식도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올해는 탄탄한 기반 위에서 서비스 매출 16조원대 도전하는 성장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발생했던 통신망 장애를 의식해 구 대표는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당부 드리는 것은 ‘통신인프라의 안정과 안전’”이라며 “네트워크 안정을 위해 전담조직 신설하고 기술적 방안도 강화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진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빼어남’”LG유플러스 황현식 사장은 ‘빼어남’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며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영상으로 신년사를 전달한 황 사장은 “‘빼어남’이란 단순히 불편을 없애는 수준을 넘어,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수준을 말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한 가지 이상 확실하게 차별화된 고객 경험 요소가 있어야 하고, 고객이 오직 유플러스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라는 점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 핵심 기술의 내재화도 강조했다. 황 사장은 “AI·빅데이터·메타버스 같은 디지털 기술들을 실제 현업에 적용하여 업무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이용하는 사례가 점점 더 많아져야 한다”며 “또한 올해에는 애자일 방식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고, 제반 관리 프로세스도 정비해 빠르게 안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나라·아이돌라이브·스포츠를 플랫폼 비즈니스로 키우는 등 신산업을 강화할 필요성도 밝혔다.
  • 이제야 제자리 찾아가는 흥국생명·우리카드…“봄배구 몰라요”

    이제야 제자리 찾아가는 흥국생명·우리카드…“봄배구 몰라요”

    시즌 초만 하더라도 갈 길을 헤매던 프로배구 중·하위권 팀들이 조금씩 자기 자리를 되찾아가면서 봄배구 싸움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디펜딩챔피언 GS칼텍스와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하기 전까지 4연승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전력 손실이 시즌 초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김연경(상하이)이 떠났고, 베테랑 김세영도 은퇴를 선택했다. 또 지난해 초 ‘학폭’ 논란으로 이재영·다영 자매가 이탈하면서 올 시즌 초까지는 팀을 다시 만드는 데 고전했다. 흥국생명은 차세대 에이스로 낙점된 선수들이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2018~19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지명을 받았던 센터 이주아는 올 시즌 만개했다. 4연승을 할 동안 30득점과 8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올 시즌 신인상 다툼을 하는 레프트 정윤주도 남다른 힘으로 공격에서 힘을 더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흥국생명은 시즌 초 많은 패배로 아직 4위 KGC인삼공사와 승점 15점차다. 하지만 팀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남은 기간 봄배구 싸움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남자부에서는 우승권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시즌 초 3승 11패로 최하위에 쳐졌던 우리카드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우리카드는 지난 2일 선두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하고 6연승을 질주했다. 3라운드까지 대한항공을 만나 모두 패했지만 4라운드 들어서 달라진 모습으로 복수전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최근 5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어느덧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리카드는 레프트 송희채가 지난해 11월 전역하고, 지난달 KB손해보험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센터 김재휘가 가세하면서 블로킹 높이가 강화됐다. 시즌 초 흔들리던 세터 하승우의 경기 운영 능력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살아났다. 게다가 최근 신영철 감독과 갈등을 일으켰던 외인 알렉스도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우리카드가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하고 분위기를 탄 만큼 봄배구에 무난히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초수급자 카드를 쓱…몰래 1000만원 긁은 70대

    기초수급자 카드를 쓱…몰래 1000만원 긁은 7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카드를 훔쳐 1000만원 가량을 쓴 혐의로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전날 오후 2시 50분쯤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절도·신용카드 부정 사용 혐의로 A씨(72)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10시쯤 장안동의 한 고시원에서 함께 술을 마신 피해자가 잠든 틈을 타 체크카드 한 장을 훔쳤다. A씨는 이 카드로 약 일주일간 40차례에 걸쳐 총 1000여만원을 결제한 혐의를 받는다. 기초수급자인 피해자는 이 고시원에서 홀로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이달 1일 오후 1시 56분쯤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 사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도난 카드가 장안동 일대에서 주로 사용된 점에 착안해 범인이 주변에 있을 것으로 보고 폐쇄회로TV(CCTV) 확인과 탐문을 통해 인근 고시원 등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경찰은 약 1시간 수색 끝에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주거지에서 신병을 확보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A씨는 도주를 시도했지만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 [202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가는 언어-신미나론/염선옥

    1. 몸의 기억에 부여되는 리얼리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예술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고 이제 “규정 불가능성”(하이데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는 예술 과잉의 시대이자 ‘무(無)예술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는 헤겔이 비유한 것처럼, 이제는 예술이 인간의 비대해진 욕망을 더는 채워 줄 수 없다는 “예술의 종언”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읽는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성과 서정성이 미학적으로 반목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이분법적 폐쇄성이 낳은 관념적 산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의 속성을 탈(脫)서정성에 두려는 해체적 사유는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현대성과 서정성은 대척적 개념이 아니라 수많은 접점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시의 차원으로 수렴되어 가는 것이라는 앙투안 콩파뇽의 ‘현대적 전통’론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신미나에게 ‘시’는 현대성과 서정성이 만나면서 발원하는 예술적 실체로서 그녀의 시는 현대인에게 예술의 존재를 아직도 따뜻하게 건네는 악수로 은유될 수 있을 것이다. C.S. 루이스는 ‘오독’(1961)이라는 비평집에서 현대는 삶과 예술이 혼동되며 시인과 대중이 서로 예술을 다르게 이해하는 시대라고 갈파한 바 있다. 또한 이성복은 ‘불화하는 말들’(2015)이라는 시론집에서 시인들에게 세상과 불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논자들이 현대시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세계가 불화하는 시대에 신미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경험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것을 통합하려고 한다. 본래 시가 노래와 춤이라는 몸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실된 아우라(Aura)를 여전히 기억해야 할 미학적 흔적으로 보고 이를 재포착함으로써 삶과 분리된 예술을 통합하려는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닫힌 기억들이 열린 기대 속에서 각인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녀에게 몸의 기억은, 비록 하찮고 순간적으로 꺼질 미광(微光) 같은 것일지라도, 수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 아가, 세상이 어찌 보이냐 할아버지 어린 나를 무등 태우고 뒤돌아서서 지붕 위로 어금니 던진다 까치가 어금니 물고 간 곡선으로 내 젖무덤은 부풀어 올라 백내장 걸린 할아버지 중얼거리시데 저 봐라, 상갓집에서 혼 빠진다 - ‘산 너머’ 전문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이를 뽑던 기억, 할아버지 무등을 타던 기억을 떠올린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부여한다. 할아버지가 무등 태우며 ‘헌니 줄게 새 이 다오’를 노래하던 순간은 온몸으로부터 분출되고 온몸으로 수렴되는 발화의 기억을 남긴다. 신미나의 시에 그려진 화자의 경험과 기억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주면서 무등 탔던 기억, 실에 묶어 이를 던졌던 기억, 미신과도 같이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물어다 준다고 노래했던 기억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렇듯 몸의 기억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결과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된 정동적 연결망을 제공하게 된다. 신미나는 수많은 시편을 통해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이마’) 기억, “어린 조약돌 몇 개 씻어 주머니에 넣고”(‘첫사랑’) 다니던 기억,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연’)던 기억, “방바닥에 엎드려 글씨를” 쓰다 “공책 뒷장에 눌러쓴 자국이 점자처럼 새겨졌”던 기억(‘받아쓰기’), “생쌀을 씹는 버릇”(‘윤달’)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러한 섬세한 기억들이 귀환하는 방식은, 기록되지 못한 채 떠돌지라도, 시인으로 하여금 창의적 감각과 초월적 사유를 거느리게끔 해 준다. 이를 통해 시인은 현대인이 가진 몸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각성시키면서 파편화된 체험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통합의 힘을 발휘한다. 2. 신화와 샤먼적 요소 신미나는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공동체적 감각이 묻혀 있는 시대를 향하는 시인이다. 기억의 바닥에 있는 시대의 경험과 그것에 얽힌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전체를 통해 얻어지는 질서의 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신미나의 기억은 할머니의 삶과 함께 빈번하게 드러나는데, 화자의 삶은 할머니에 의해 ‘명랑’을 되찾고 있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마고 2’) 싫을 정도로 화자의 고백에는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숨쉬고 있다. ‘마고 할멈’은 시인에게 삶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죽음을 애도하며 견뎌 애써 살게끔 해 주는 상징이다.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이고, 시인은 자신의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할머니의 삶과 기억을 끌어들여 샤먼적 요소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그녀의 시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농경적 삶의 방식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다. 과학기술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묻혀 버린 옛것을 꺼내와 그것이 가져다준 진정한 메시지를 독자와 교환한다. 삶을 위로하던 공감 요소인 신화가 불려올 때 그녀의 시에서는 샤먼의 배치 과정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개입하게 된다. 사실 신미나의 시에는 무속 체험과 감각이 빈번하게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녀는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2014)와 제2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2021)에서 신화나 샤먼의 체험을 두루 끌어들이고 있다. 그녀에게 신화나 샤먼적 요소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신화와 샤먼적 요소는 “뜻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어디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리는 기억에 담겨 있는데, 이는 “너무 많은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아 끝없이 되풀이된다. 그것들은 자아를 지탱하는 배경과 같으며 이러한 사례는 그녀의 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지푸라기인형”(‘마고 2’, ‘백일몽’)과 “헝겊인형”(‘묘의 함’), “종이인형”(‘묘의 함’,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은 무(巫)와 관련을 두고 있으며, 탱화나 “천년을 물속에 살아야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물가”(‘백일몽’) 이야기, “때리면 정신 든다는 무당 말”(‘불티’)에 “아비가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리는 주술성이라든가 “몸을 얻으려면 새 옷을 입어야”(‘홍합처럼 까맣게 다문 밤의 틈을 벌려라’) 하는 샤먼적 상상, 저승으로 떠나게 될 아기들이 가여워 제명과 맞바꿔 아기들을 살린다는 ‘마고’ 신화까지, 그녀는 수많은 샤먼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과학적 시선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에 샤먼과 신화적 요소는 리얼리티를 감쇄시킬 수도 있을 법한데, 신미나의 시에서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독특한 형태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겪은 기억을 중심으로 인문적 사유가 제거된 과학기술의 공허함과 허황된 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빈 곳에 신화와 샤먼을 채워 넣는 것이다.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한다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왔다 묘의 주머니는 작고 이따금 탄내가 난다 주머니 속에는 타다 만 볍씨가 있다 묘의 상자 속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고 정글짐 꼭대기의 해가 타고 있다 - ‘묘의 함(函)’ 전문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서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하고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온 존재이다. 종이 가마에 고깔모자를 쓴 검정으로부터 태어난 ‘묘’는 제의를 치르는 무당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묘의 상자 안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이는 접신과 빙의된 샤먼의 모습이다. ‘종이 인형’을 한 묘의 상자 안에는 타인의 삶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도 있다. 시인이 은유하는 것은 시대의 종말과 위기에 있지 않다. 다만 그녀는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믿어 왔던 인간의 존재방식에 균열을 낼 뿐이다. 기술 발전과 합리성이 채워 주지 못하는 소외와 불안을 ‘무속’ 모티프를 통해 진단하고 ‘해원’이라는 처방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 싫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냈더니 이고 있던 채반을 내려놓고 갔다 채반 위에 팥 한 알 또렷이 남았다 다음날엔 보따리를 두고 갔다 매듭을 풀어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나왔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일으켜 세워도 자꾸만 목이 꺾였다 배를 갈라보니 노란 것이 반짝 했다 금니였다 할머니의 등에 새긴 문신은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방패 마작처럼 패를 뒤집어 얼굴이 자도르르 돌아간다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쟁기 눈, 코, 잎을 갈아 끼운다 높고 슬픈 노래를 물려주려고 잠들면 가만 코에 손가락을 대본다 할머니는 피가 너무 환해서 인간의 잠을 자지 못한다 - ‘마고 2’ 전문 장사치로 떠도는 할머니가 등장하자 화자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낸다. 이는 가난한 할머니의 고통이 새겨 넣은 상처를 마주하는 화자의 고통을 암시한다. 종종 가난으로 얼룩진 기억은 삭제되거나 묻히는데, 시인은 할머니의 기억을 아프게 되살려 고통과 가난을 마주하는 순간을 불러낸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두고 갔지만 그 매듭을 풀어 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그 안에서 나온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자꾸 목이 꺾이기만 하는 인형의 배를 갈라 보니 노란 금니가 반짝이고 있다. 지푸라기 인형이라는 샤먼적 요소를 통해 할머니와 접신하는 경험은 신비롭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신화와 샤먼적 요소를 통해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신화를 통해 다시 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할머니의 등장이 어린 손녀가 겪어 갈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전개는 신화의 이미지를 거느리는데 “배를 갈라보니” 노란 금니가 나온다는 신화는 작품에 이러한 환상성을 부여하고 있다. 붉은 구슬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나왔 습니다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으로 슬픔을 어루만진다는데 손이 천개면 세상의 눈물을 닦을 수 있습니까 뜨거워서 그래, 아가 어쩌다 네 마음에 명랑을 잃었니?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내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봄에 난 콩 싹처럼 웃어보라, 해를 피하지 않는 해바라기처럼 용감해라, 물 만난 오리처럼 신나게 욕해보라, 비 온 뒤 제비처럼 까불어라, 분수처럼 솟구쳐라, 쪼개고 쑤시고 부러뜨려라, 톱날의 요철과 같이 벌떼처럼 화를 내라, 연기처럼 곧게 서라, 백합처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 할머니는 겹겹의 모란 치마로 나를 폭 싸서 공중에 띄웠습니다 키질하듯이 위아래로 까부르니 몸이 아기만큼 작아져 배꼽이 간지럽고 이히히 웃음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우스운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한 것인데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았습니다 - ‘탱화 3’ 전문 화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은 시인에게 강림하는 샤먼적 순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명랑을 잃은” 화자에게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다. 이러한 발화를 통해 할머니의 존재는 화자에게 한 차원 더 명확해진다. 할머니는 “…웃어보라, …용감해라, …욕해보라, …까불어라, …솟구쳐라, …부러뜨려라, …화를 내라, …곧게 서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라고 위로하며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할머니에 대해 화자는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는다. 화자에게 할머니는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삶에 원초적인 힘을 주는 정신적 동반자이다. 할머니의 상실을 지우고 할머니의 존재를 보존하는 방식은 기억에 의해 가능한 것인데, 시인은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신비함을 그 안에 담음으로써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신비한 일로 확장해 가면서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성격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3. 존재론적 근거로서의 기억을 통한 표준화에의 저항 할머니는 현존하지 않고 시인의 몽상과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베냐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미나는 과거를 고정적 점으로 보지 않고 현재로부터 관찰하고 불러낸다.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억으로 새겨진 것은 언젠가 ‘있었던’ 실재일 뿐이다. 그러나 신미나는 세속적 질서 속에 할머니의 기억과 농촌 경험을 가져와 행복에 대한 표상을 과거로부터 형성한다. 화석으로 남은 시골이 따스한 공간이었다는 전언을 통해 도시가 가진 허상을 비판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삶의 불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미나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응시하면서, 데리다가 말하는 흔적(trace)을 만지는 일을 수행한다. 수레가 남긴 바퀴자국을 토대로 동물과 수레의 현전을 논할 수 없듯 그의 흔적은 ‘없다’를 말할 수 없는 심적 자국인 것이다. 그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의 첫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퍽 유의미하다. 본다는 것, 보았다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상으로, 부재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는 일이며, 그 존재성은 사라지지 않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있는’ 것과 ‘있었던’ 것이 가지는 존재성의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 알의 레몬이 테이블 위에 있다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한 알의 레몬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치우면 레몬은 과거형으로 존재한다 흰 테이블보 위에 레몬이 있다 눈을 감아도 레몬은 레몬 빛으로 남고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진심으로 보인다 - ‘지켜보는 사람’ 부분 화자는 테이블에 놓인 “오래전에 있었던” 한 알의 레몬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레몬은 비록 치워진다 해도 ‘과거형’이 될 뿐 비(非)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했던 것은 눈을 감아도, 그것을 치우더라도, “레몬 빛으로” 남는 ‘사실’이 되고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된다. 존재의 가치는 시간이 증여한 것도 아니고 사회가 합의한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경험하여 의미가 솟아나는 지점에서 생겨날 뿐이다. 그 세계에서 기호화되지 못한 것들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림자를 만”들고 조용히 남아 있게 된다. 이는 “쪼그리고 앉아”(‘단조’)서 보던 물에 불어나는 한 톨의 쌀알이 “찬 벽에 발을 대고 누”워서도 천장에 떠오르는 또렷함 같은 것이다. 기억은 ‘있었던’ 것의 부재를 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과정으로 도약한다. 동요 속에서 마구 튀어오르거나 우글거리는 기억의 운동성은 존재의 살아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가 된다. 시인이 쓸모없는 일로 여겨지는 기억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롯이 권역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식과 감각에 등장하는 본연의 것들은 비록 외곽으로 밀려나 버렸다 해도 우리를 상실과 폐허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론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기억은 자주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기억이 물질적인 감각에 찍힌 낙인일 때 신미나의 시는 기억의 집적을 통해 그러한 규정을 벗어난다. 그의 기억은 일정한 시공간과 서사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고리를 이으면서 긍정적으로 순간순간을 끌고 나간다. 보들리야르는 현대를 가리켜 “현존하는 모든 시스템의 비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인은 기억과 상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신미나의 시는 언어의 옷을 채 입지 못한 기억들로 가득 채워짐으로써, 시적 주체를 추동하는 공감의 발원지로 기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의 권위에 대해 역설한 콩파뇽은 기억을 유행과 현대적인 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억이 ‘새로움’에 대한 ‘낡음’이라는 모순관계의 짝패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상상력’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공연한 일들”과 “쓸모없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신미나의 목소리는 기억의 세부를 포착하겠다는 의지이며, 그녀의 시는 폐기되는 세부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는 주변에 널린 세부에 주목하면서, 삶은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세부의 집적임을 말한다. 이때 세부는 여러 차원의 경험으로 채워진 모래사장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공연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은 삶을 채워 주는 세부인 것이다. 그녀의 시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과 불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법칙 이외에 어떤 언설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고유의 법칙을 유지한다. 이때 도시는 다름과 비뚜름 대신 바름을 동의반복적(同意反復的)으로 배열하고 배치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유동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한 도로와 건물, 기호와 상징, 그 속에서 현대인은 한 방향으로 향하는 물고기 떼처럼 몰려간다. 모든 공간이 유사해지면서 모국어가 있어도 전 세계가 몇몇 우세어를 중심으로 통일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표준화와 평균화에 저항하는 신미나 시의 힘이다. 이상하지 않나요, 이런 고요는 몰려오던 해일이 눈앞에서 멈춘 듯한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두었으므로 나의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어요 빛에 일렁이는 물 그물이 나의 발을 얽을 뿐입니다 - ‘아쿠아리움’ 부분 물주름 없는 물결 귀를 떠난 소리 풀 없는 인공 정원 - ‘홍제천을 걸었다’ 부분 현대인의 행동 양식은 모든 면에서 어떤 인공적인 것의 제작 방식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대인은 동화되어 가고 있다.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된 채 살아갈 뿐 거부와 배척이 두려워 ‘소수-되기’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는다. 도시인다운 ‘다수-되기’(에티엔 발리바르)를 지향하게끔 할 뿐이다. 도시는 고유한 특성이 제거된 개인을 색인 속에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런 가운데 개인의 슬픔은 썩어 가거나 사라지게 된다. 도시인의 언어는 차가운 콘크리트 언저리에서 싹튼 불쾌하고 축축한 우울과 소외의 언어가 된다. 그런 언어로 표지된 도시인은 자신의 결여된 내면성을 드러낼 방식이 없게 된다.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미학적 항의가 신미나의 시다. 4. ‘나 사는 곳’의 발견 과정으로서의 기억 혹자는 신미나의 시에서 농촌과 자연과 가난이 빚어낸 서정성을 읽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더 확장된 의미로서 폭력의 시대에 소실되어 가는 ‘나 사는 곳’(오장환)을 훑는 작업을 읽어 낸다. 모국어의 소실과 전통의 소외와는 달리 매체와 일상을 메우는 것은 온통 서구 것이다. 케이팝(K-Pop)과 한류(Korean-Wave)도 서구 입맛에 맞춘 예능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SNS의 시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하이브리드-스토어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콘택트 없이도 실시간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신용카드라는 합의된 인증 방식의 결제를 통해 우리의 취향과 입맛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이런 위험신호를 감지한 신미나는 ‘나 사는 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보들레르가 현대성을 현대인의 불안과 관련시켜 읽어 냈다면, 신미나는 현대성을 폭력과 상실로 읽어 낸다. 그녀가 읽은 현대라는 미달태(未達態)는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아쿠아리움’) 둔 것과도 같아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는” 상실의 세계일 따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머금고 “그만, 이라고 말해도 자꾸만 공을 물어 오는 착한 개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인 것이다. 아쿠아리움에 가둔 물고기 세상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동일한 풍경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풀 없는 인공 정원”(‘홍제천을 걸었다’)이 가득한 곳이 되고 말았다고 시인은 진단한다.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 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헐떡이며 걸어가는 것을 보는 집 보러 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 난 데를 혀로 쓸며 돌아보는 사직동 - ‘지하철역에서 십오분 거리’ 전문 ‘고스트 타운’(베냐민)이 된 도시가 현대화의 필연적 산물이라면 시인이 바라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풀 없는 인공 정원” 대신 “마당이 있는” 집이고 “문방구 평상에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는 곳이다. 부품을 한데 모아둔 것처럼 젊은이들만 들어찬 도시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평상이 있는 공간이다. 또 획일화되지 않은 무정형의 공간이며 비폭력적 공간이자 비상실의 장소이다. 빌딩과 벽이 없는 언덕 위에 여자대학교가 있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어 맛볼 수 있는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인 것이다. 시인이 이러한 공간성을 가져오는 방식은 ‘우리 것’의 회복이자 ‘나 사는 곳’의 확인 과정인 셈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발견되는 그의 시적 공간은 도시 미학적 공간과 거리가 이처럼 철저하게 멀어진다. 또한 신미나의 시는 흔적으로만 남은 우리말의 보고이다. 현대적인 것을 이루는 성좌를 완성할 때 세련된 시어의 반복과 나열이 필수라면 시인의 언어는 낡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으로 명명된 모든 상황에서 시인이 채우는 장판, 요, 밥물, 물금, 내천, 조약돌, 연밥, 무밭, 아욱잎 등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우리의 감각적 언어가 더 감각적이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시인은 농도 짙은 외래어를 사용하기보다 ‘싱고’, ‘무이모아이…’ 같은 우리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쏟아져 흐르는 외래어와 말줄임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어란 얼마나 나약하기만 한가? “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으며, “나는 공복이라 하였고 당신은 기근”이라 부르며,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다는 등 언어는 불통을 잠재적으로 내재한다. 언어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일치”(‘사랑의 순서’)하는지도 모른다. 신미나는 시가 소통되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도시의 방식인 고통의 언어 대신 모태의 언어를 내뱉는다. 모태의 언어는 관찰과 소통과 사색을 통해 유래된 ‘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를 더 많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도시 방식 대신 듣고 보고 느끼는 ‘삼중(重)의 겹’을 택한 결실이다. 이때 시인은 도시 안에서 ‘보는 자’이자 ‘느끼고 듣는 자’가 된다. “휘파람을 불며 길을 나서”면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인들”(‘입김’)도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번쩍 아이를 들어올리는”, “얼굴만 아는 여자”(‘길음동’)도 만날 수 있다. 또 “신발을 꺾어 신고 앞서”(‘모란과 작약을 구별할 수 있나요?’)가는 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화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언가가 되지 못한 세부이며 삼중의 겹을 통해 시로 현상된 것들인 셈이다. 또한 그녀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수건 안감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게 하고 “귀 기울여 듣게” 한다. 우리는 말하기를 유보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선행해야 비로소 삼중의 겹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과정이 그 안에 있다.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 ‘정미네’ 전문 “밍크이불”은 어느 집에나 있었고 우리는 그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고 느낀 경험과 교생의 편애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기억, 예쁜 친구를 험담하던 기억이 시인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저 기억 속에 둥둥 떠 있기만 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어짐으로 돌아감’(장뤼크 마리옹)을 선사한 기억의 주체인 셈이다. 또한 신미나의 기억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뿐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 시대적 소멸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마고 이야기(‘마고 1·2’)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할머니의 기억과 할머니와의 접신 과정을 ‘탱화’(‘탱화 1·2·3’)로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시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움’의 추구라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전통적 서정성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저버린 것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시가 발견해야 하는가, 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신미나의 시는 시간 개념을 긍정하며 발명보다 발견을 더 큰 화두로 삼는다. 이는 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기호화되지 않은 세부의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리고 발견은 ‘나 사는 곳’을 살피는 몸짓이며 몸에 각인된 과거를 통한 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 모색을 뜻한다. 신미나는 언어적 한계를 무화(無化)하기보다 기억을 통해 자신이 실감하는 쪽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 시어를 택하고 그 속에서 실감을 표현하는, 들뢰즈식으로 ‘행동하는’ 시인인 셈이다. 단절과 폐허의 상황에서 그녀는 ‘벽’이 아닌 ‘문’을 택하고 단절이 아닌 소통을 지향한다. 선명한 기억이야말로 개인을 지탱하는 근원적 뿌리이며 개인의 감각과 사회의 전체성을 함께 붙드는 운동임을 그녀의 시는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日 146년 만에… 성년 기준 18세로 하향

    日 146년 만에… 성년 기준 18세로 하향

    일본에서 성인 기준 연령이 ‘만 18세’로 바뀐다. 2일 NHK에 따르면 일본 민법 개정에 따라 오는 4월 1일부터 성년 기준이 만 20세에서 18세로 2살 내려간다. 또 현재 만 16세인 여성 결혼 가능 연령을 남성과 같은 만 18세로 일치시킨다. 성년 연령 기준 인하는 메이지 시대인 1876년 관련 제도가 도입된 지 146년 만이다. 이번 개정에 따라 일본에서 만 18세가 되면 부모 동의를 얻지 않아도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음주와 흡연, 경마 및 경륜 등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만 20세 미만에는 금지된다. 성년 기준이 낮아짐에 따라 소년법도 개정돼 마찬가지로 4월 1일 시행된다. 다만 민법상 성인인 만 18~19세를 성년과 소년 사이의 ‘특정소년’으로 분류한다. 특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 기소되면 성인처럼 실명과 얼굴 공개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민법상 성년 기준은 2011년 만 20세에서 19세로 한 살 낮춘 뒤 쭉 이어지고 있다.
  • 수도권서 전철로 충남 오면 시내버스 무료 환승

    수도권 전철로 충남에 내려와 버스를 타거나 충남과 인접 시·도를 시내버스로 오가면 무료 환승된다. 충남도는 이달부터 전국 최초로 이 같은 혜택을 받는 ‘충남형 알뜰교통카드’를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용자가 전철이나 시내버스 요금을 먼저 모두 내고 첫 번째 요금 외에는 사후에 환급받는 방식이다. 예컨대 서울에서 수도권 전철을 타고 충남 천안이나 아산에 내려와 시내버스로 갈아타면 일단 요금을 다 내지만 시내버스 요금은 나중에 돌려받는다. 서울·경기에서 충남지역 대학으로 등교하는 학생이나, 전철을 타고 수도권으로 가는 충남 주민 모두 적용받는다. 충남 계룡시에서 시내버스로 인접 대전에 가 여러 차례 갈아타도 첫 번째 요금만 부담하고 두 번째 요금부터는 차후에 환급을 받는다. 단 30분 안에 환승해야 하고 고속버스 등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혜택이 없다. 이 카드는 신한·우리·하나카드에서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지만 한번은 충남 시내버스를 거쳐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충남도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천안, 아산, 공주, 논산, 계룡, 금산, 서천 등 도내 7개 시·군 및 버스조합들과 협약을 맺었다. 이들 시·군은 각각 경기, 충북, 세종, 대전, 전북 등과 인접한 곳으로 상호 간 환승이 필요하다. 환승비용은 해당 시·군과 나눠 지원하기로 했다. 이동민 충남도 건설교통국장은 “충남 도민과 방문객의 저비용, 편리와 함께 대중교통 활성화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충남 전 시·군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 갈비탕값 10% 올라… 외식물가 10년 새 최대 상승

    갈비탕값 10% 올라… 외식물가 10년 새 최대 상승

    지난해 12월 외식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됐다. 갈비탕 가격은 1년 새 무려 10% 올랐다. 농축수산물 재료비 인상이 누적되고, 12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조치에 이어 크리스마스·연말 특수가 뒤따르면서 외식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커피값은 그대로였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7% 올랐다. 생활물가 내 외식물가는 4.8% 급증했다. 2011년 9월 4.8%를 기록한 이후 10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갈비탕이 10.0%로 가장 많이 올랐다. 생선회 8.9%, 막걸리 7.8%, 죽 7.7%, 소고기 7.5%, 김밥 6.6%, 치킨 6.0%, 피자 6.0%, 볶음밥 5.9%, 설렁탕 5.7%, 돼지갈비 5.6%, 짜장면 5.5%, 라면 5.5%, 삼겹살 5.3%, 냉면 5.3%, 햄버거 5.2%, 비빔밥 5.0%, 짬뽕 5.0%, 돈가스 4.9%씩 평균 이상 올랐다. 유일하게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였다.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면서 가격 경쟁이 심해진 결과다. 커피 원두 거래가 ‘선 계약 후 수입’으로 이뤄지다 보니 최근 국제 원두 가격 상승분이 오롯이 반영되지 않은 영향도 있어 보인다. 원두 가격이 이미 올랐기 때문에 커피도 머지않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1.3%에 불과했으나 3월 2.0%, 8월 3.1%, 11월 4.1%로 하반기로 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외식물가가 치솟은 것은 농축수산물·가공식품 등 재료비 인상을 비롯해 수요보다는 공급 요인이 컸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1%, 10월 0.5%로 주춤했다가 11월 7.6%, 12월 7.8%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12월 축산물 물가는 달걀 33.2%, 수입 소고기 22.2%, 돼지고기 14.7%로 1년 전보다 평균 14.7% 올랐다. 가공식품 상승률도 지난해 1월 1.2%에 불과했으나 하반기 들어 오르기 시작해 12월 3.8%까지 뛰었다. 12월 기준 주요 품목 상승률은 소금 30.3%, 식용유 12.3%, 라면 9.4%, 밀가루 8.8%, 우유 6.6%, 햄·베이컨 4.9% 등이다. 지난해 12월 18일 방역 조치가 강화되기 전까지 위드 코로나 조치가 유지되고 연말 외식 수요가 늘어난 것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음식점 카드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1.7% 늘었고, 12월 1~18일에는 47.1% 급증했다.
  • ‘여제’ 김가영 vs ‘여신’ 차유람…18개월 만에 프로당구 LPBA 리턴매치

    ‘여제’ 김가영 vs ‘여신’ 차유람…18개월 만에 프로당구 LPBA 리턴매치

    여전히 ‘좋은 스트레스’로 남아 있을까. ‘포켓볼 라이벌’ 김가영(39)과 차유람(35)이 18개월 만에 여자프로당구(LPBA) 투어 통산 두 번째 맞대결에 나선다.김가영과 차유람은 2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프로당구 NH농협카드 PBA-LPBA 챔피언십 여자부 8강전에서 각각 사카이 아야코(일본)과 이마리를 2-0(11-5 11-3), 2-1(10-11 11-3 9-8)로 제치고 나란히 4강을 밟았다. 김가영은 사카이를 상대로 세 차례 뱅크샷을 앞세워 1세트를 7이닝 만에, 2세트 역시 세 번의 뱅크샷으로 6이닝 만에 11점을 먼저 쌓아 단 40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2021~22시즌 개막전(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준결승 무대. 김가영은 “세트제는 초반인 16강전과 8강전이 가장 큰 고비다. 세트가 적어 변수가 많아 그간 탈락했을 때 많이 아쉬웠고 한편으로는 허무했다”면서 “세트가 늘어나는 이번 4강전에서 반드시 이겨 결승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차유람은 이마리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짜릿한 역전승으로 4강을 밟았다. 첫 세트 한때 10-7로 리드하다 첫 세트를 내준 차유람은 2세트도 9이닝까지 1점에 묶이는 등 패색이 짙었지만 13번째 이닝에서 7점짜리 하이런으로 단박에 승부의 균형을 맞춘 뒤 3세트 행운의 득점에 힘입어 열 한번째 이닝 만에 9-8로 이마리를 따돌리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LPBA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오른 차유람은 “서바이벌에서 워낙 자주 탈락해 ‘나는 아닌가보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누구라도 탈락할 수 있다. 괜찮다’고 마음을 다잡았더니 편해지더라. 그러다보니 여기(4강)까지 왔다”면서 “가영이 언니에게 저는 늘 도전하는 입장이다. 경험이나 전력이나 모든 게 제가 한 수 아래다. 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공은 최선을 다해서 치겠다. 경기를 지켜보시는 분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포켓볼에서 지존의 자리를 다투던 김가영과 차유람의 LPBA 투어 3쿠션 맞대결은 2020~21시즌 LPBA 투어 개막전이었던 2020년 7월 SK렌터카 챔피언십 16강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에도 포켓볼 대회 이후 5년 8개월 만에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차유람과 마주 섰던 김가영은 풀세트 끝에 2-1로 역전승을 거둬 LPBA 투어 역대 상대전적 1승을 기록 중이다. 첫 대결을 역전패로 내준 차유람은 “가영 언니는 되게 불편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내가 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좋은 스트레스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3일 오후 5시 시작되는 김가영과 차유람의 4강전은 PBA&GOLF, SBS SPORTS, MBC SPORTS+, IB SPORTS 등 TV 생중계 외에도 유튜브(PBA TV)와 네이버 스포츠, 카카오TV, 아프리카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 “미국에 죽음을”… 솔레이마니 사망 2주기 이라크서 수천명 시위

    “미국에 죽음을”… 솔레이마니 사망 2주기 이라크서 수천명 시위

    2년 전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기념하는 대규모 추모 집회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렸다. 1일(현지시간)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외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지휘관 솔레이마니와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의 사망 2주기를 앞두고 바그다드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시민들은 “미국에 죽음을” 등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시위대와 이라크 민중동원군은 미군의 이라크 주둔에 반대하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미국의 테러리즘은 끝나야 한다”, “당신들이 순교자들의 땅에 머무는 것을 오늘 이후로 허락하지 않겠다” 등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부꼈다.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가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사람들은 그것들을 마구 짓밟았다. 시위대는 이번 집회를 기회로 미군 등 외국 군대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2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등에 대한 사살을 지시했다. 당시 시리아 다마스쿠스 공항에서 출발해 이라크 바그다드에 도착한 뒤 차량으로 이동 중이던 솔레이마니 등 10여명은 모두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폭사했다. 솔레이마니의 시신은 이틀 후인 1월 5일 이란으로 운구됐고, 고향 케르만에서 치러진 장례식에는 수백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이에 앞서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나 ‘그린존’에 수 차례 공격이 발생했고, 미국은 이것이 이란의 지시에 따른 PMF의 소행이라고 봤다. 특히 미국 민간인 한 명이 로켓포 피격으로 사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강력한 카드인 솔레이마니 제거를 꺼냈다. 이 사건과 관련 이라크 법원은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지난달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한 미군 주도 국제연합군의 전투 임무가 공식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무스타파 알카디미 이라크 총리는 지난 연말까지 미군의 이라크 내 임무를 종료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남아 있는 미군 2500명과 연합군 1000명은 이라크군에 대한 군사 훈련 및 자문 역할만 수행한다. ‘타할로프 알파티흐’(정복 동맹) 지도자인 하디 알아메리는 “우리는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보복으로 완전한 철수 외에는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 갈비탕값 10% 올랐는데 커피값은 안 올랐네… 왜?

    갈비탕값 10% 올랐는데 커피값은 안 올랐네… 왜?

    지난해 12월 외식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됐다. 갈비탕 가격은 1년 새 무려 10% 올랐다. 농축수산물 재료비 인상이 누적되고, 12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조치에 이어 크리스마스·연말 특수가 뒤따르면서 외식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커피값은 그대로였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7% 올랐다. 생활물가 내 외식물가는 4.8% 급증했다. 2011년 9월 4.8%를 기록한 이후 10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갈비탕이 10.0%로 가장 많이 올랐다. 생선회 8.9%, 막걸리 7.8%, 죽 7.7%, 소고기 7.5%, 김밥 6.6%, 치킨 6.0%, 피자 6.0%, 볶음밥 5.9%, 설렁탕 5.7%, 돼지갈비 5.6%, 짜장면 5.5%, 라면 5.5%, 삼겹살 5.3%, 냉면 5.3%, 햄버거 5.2%, 비빔밥 5.0%, 짬뽕 5.0%, 돈가스 4.9%씩 평균 이상 올랐다. 유일하게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였다.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면서 가격 경쟁이 심해진 결과다. 커피 원두 거래가 ‘선 계약 후 수입’으로 이뤄지다 보니 최근 국제 원두 가격 상승분이 오롯이 반영되지 않은 영향도 있어 보인다. 원두 가격이 이미 올랐기 때문에 커피도 머지않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1.3%에 불과했으나 3월 2.0%, 8월 3.1%, 11월 4.1%로 하반기로 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외식물가가 치솟은 것은 농축수산물·가공식품 등 재료비 인상을 비롯해 수요보다는 공급 요인이 컸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1%, 10월 0.5%로 주춤했다가 11월 7.6%, 12월 7.8%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12월 축산물 물가는 달걀 33.2%, 수입 소고기 22.2%, 돼지고기 14.7%로 1년 전보다 평균 14.7% 올랐다. 가공식품 상승률도 지난해 1월 1.2%에 불과했으나 하반기 들어 오르기 시작해 12월 3.8%까지 뛰었다. 12월 기준 주요 품목 상승률은 소금 30.3%, 식용유 12.3%, 라면 9.4%, 밀가루 8.8%, 우유 6.6%, 햄·베이컨 4.9% 등이다. 지난해 12월 18일 방역 조치가 강화되기 전까지 위드 코로나 조치가 유지되고 연말 외식 수요가 늘어난 것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음식점 카드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1.7% 늘었고, 12월 1~18일에는 47.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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