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카드사 CEO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다문화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연극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2
  • [Best CEO 열전] (7)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Best CEO 열전] (7)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신세계 발전의 1등 공신´.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회사 안은 물론이고 외부의 평가도 차이가 없다. 현재 신세계 매출의 80%는 이마트에서 나온다. 이마트를 빼고 신세계를 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신세계의 핵심 역량을 일찌감치 이마트에 집중시킨 이가 구 부회장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사상 처음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라이벌 롯데쇼핑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런 성장에는 구 부회장의 땀과 열정이 묻어 있다. ●국내 유통업계 최초 100호점 출점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구 부회장은 신세계가 운영하던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코홀세일 3개 점포를 미국에 팔아 치웠다. 구 부회장은 매각 대금 1300억원으로 ‘땅’에 손을 댔다. 당시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헐값에 나온 전국 핵심 상권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이 땅은 이후 이마트의 부지가 됐다. 장차 유통대전 중심에 대형마트가 자리잡게 될 것을 내다본 포석이었다. 이같은 ‘선택과 집중’, 과감한 구조조정은 구 부회장의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구 부회장은 1999년 신세계 사령탑에 앉으면서 비(非)유통 관련 기업들을 정리했다. 카드사업부도 이 때 한미은행에 넘겼다. 대신 유통업 강화 전략을 폈다. 신세계의 핵심 경쟁력이 유통업에 있다는 판단에서였다.1998년까지 전국 13개에 그친 이마트 점포를 이후 매년 10개씩 늘렸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2006년 5월에는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던 월마트가 한국에 세운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하면서 국내 유통 업체 최초로 대형마트 100호점을 출점시켰다. 그는 신세계에 몸담은 지 10년도 안돼 신세계를 유통 업계의 맹주로 키워 냈다. ●오너·직원들의 신뢰 구 부회장은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의 재무통이다.1972년 삼성그룹 공채 13기로 입사한 뒤 삼성그룹 비서실 관리팀 과장, 제일모직 본사 경리과장, 삼성전자 관리부 부장 등을 지냈다.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전무로 자리를 옮긴 지 3년 만인 1999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신세계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한 지는 올해가 10년째다. 꼼꼼함과 신중함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구 부회장은 투자할 때 현장을 중시한다. 잘 가공된 서류에 사인하는 법이 없다. 지금도 이마트 부지를 답사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너가(家)의 신임도 두텁다. 신세계 관계자는 6일 “지난해 3년 임기를 마친 구 부회장이 ‘이제 쉬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명희 회장과 주주들의 만류로 3번째 임기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내에선 이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40) 부회장과의 관계를 ‘경영 스승과 제자’로 정의한다. 구 부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곁에서 투자, 자금운용 등을 잘 배웠다. 오너 2세에 예우를 갖추지만 일만은 소신있게 한다. 직원들에게도 인기 있는 CEO다. 신세계에서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먼저 퇴근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오전 7시30분이면 출근하지만 업무 시작(8시30분) 전에 임·직원을 부르는 법이 없다. 급여 등도 유통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글로벌화가 관건 구 부회장은 지난해말 제조사 제품보다 20∼40% 싼 이마트PL(자체브랜드) 제품을 선보이며 가격혁명을 주도했다.‘가격 거품 제거’를 모토로 내놓은 PL은 다른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물론 제조 업계에도 큰 충격을 줬다. 반면 이마트가 제조 업체도 쥐락펴락하는 유통 공룡으로 성장하면서 PL을 통해 제조업체를 하청업체로 전락시키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구 부회장은 공자의 정명론을 중시한다.‘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가 요체다. 직원들은 맡은 바 책임을 하고, 기업도 윤리경영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조직이 발전한다는 논리다. 그는 1999년 업계 최초로 협력사와의 상생경영을 강조한 ‘윤리경영’을 선언했다. 자기 몫은 자기가 내는 신세계페이 캠페인, 개인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희망배달 캠페인 등 신선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구 부회장의 관심사는 글로벌화다. 지난 10년이 국내 유통 선두주자로 성장한 시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글로벌 기업으로 굴기(屈起)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올 들어 10차례 이상 중국을 다녀왔다. 올해 오픈 계획인 점포 수도 중국이 10개로 국내(9개)를 처음 앞질렀다.2014년까지 중국에 5000억원을 투자해 현지 이마트 점포를 100개로 늘려 중국 대형마트 업계 ‘빅5’가 되겠다는 야무진 포부도 지니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은행 MB정부 출범 이후 엇갈린 행보

    새정부 출범 이후 시중은행과 국책은행들의 행보가 엇갈려 눈길을 끈다. 시중은행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반면 국책은행장은 주눅이 든 모습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하나·기업·신한·외환은행은 국세청의 엔화스와프예금 과세 처분에 불복해 지난달 말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엔화스와프예금은 원화를 엔화로 바꿔 예금한 뒤 만기일에 원리금을 원화로 환전해 지급하는 상품으로, 환차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는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국세청은 환차익이 이자소득에 해당한다며 세금을 추징했고 은행권은 이에 반발하며 조세심판을 제기했으나, 지난 1월 조세심판원이 과세가 정당하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하나은행은 2002년 서울은행 합병과 관련해 남대문세무서가 2002∼2005년까지 법인세 감면 혜택분에 대해 향후 ‘1조원대 법인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조세심판원 등에 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측은 “올해는 우선 2002년분에 대해 1980억원이 부과됐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신용카드사 합병과 관련한 법인세 추징에 불복해 각각 조세심판을 청구했다. 최근 공정위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 2월 담보 대출 때 내야 하는 등록세와 등기 신청 수수료 등 근저당 설정비를 은행이 부담토록 권고했지만 은행권은 대출의 수익자인 고객이 설정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결국 은행연합회와 16개 시중은행은 3월 중순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 결정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또 공정위가 3월 말에 은행들이 외환 수수료를 담합했다며 9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 은행연합회는 공정위의 결정을 반박하는 자료를 내고 행정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반면 국책은행장 등은 전 정권에서 은행장 임명된 경우에 ‘잠행’에 들어가는 경향도 있다. 정부가 최대 주주인 우리은행장 박해춘 은행장, 우리금융지주 박병원 회장은 지난 3월 말과 4월 초 각각 취임 1주년을 맞았지만, 일반적인 기자간담회 등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최근 정부가 ‘전 정부가 임명한 공기업 CEO는 나가라.’고 한 발언에 대해 극도로 조심하고 있는 것이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도 지난 1일 창립 54주년을 조용히 지냈다. 지난 2일 취임 2주년을 맞이했던 한은 이성태 총재도 별다른 대내외 행사 없이 조용히 보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재벌 금융업 소유…위급시 사금고화 우려”

    “재벌 금융업 소유…위급시 사금고화 우려”

    금융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금융·산업자본 분리 완화 방침에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이 문제에 해박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를 만나 금산분리 완화에 따른 문제점과 보완책을 들어봤다. 동시에 금산분리 완화 방침을 주도한 이창용 부위원장에게서 반론 등을 들어보려 했지만, 금산분리 완화의 후속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인터뷰를 고사해 성사되지 못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금산분리 완화가 왜 우려스러운가. -금산분리 완화는 재벌의 은행에 대한 사금고화, 경제력 집중, 금융불안 등의 우려를 낳는다. 다만 금산분리를 완화했다고 해서 사고가 터진다는 얘기는 아니다. 금융의 특성은 사고가 터질 확률이 1%밖에 되지 않더라도 한번 터지면 리스크는 무한대라는 점이다. 그래서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고 말은 하지만 어떻게 막을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대안이 없다. 규제는 빨리 풀고 사후적 규제가 미비하다면 이는 큰 문제다. 개인적으로 금산분리 완화는 2003년의 카드사태와 같다고 본다. 당시 카드사들의 길거리 카드 회원 모집을 일종의 마케팅쯤으로 생각했고, 건전성 규제는 뒷전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이 문제는 결국 카드대란으로 신용불량자 양산이란 사회적 문제로 불거졌다. 금융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된 미국의 증권거래소(SEC)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왜 미리 예견하지 못했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산분리 완화는 카드사태와 같아” ▶그렇다고 금산분리가 능사는 아니지 않는가. -맞는 얘기다. 하지만 금산분리 완화 문제를 소유구조의 형태로만 봐서는 곤란하다. 금산분리를 완화하려면 적어도 사후적 규율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는 우리 경제사회의 인프라 문제와 직결돼 있다. 어느 하나만 잘 돼 있다고 금융위기가 닥쳐왔을 때 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예를 들어 감독기능만 잘 돼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한 룰, 피해구제를 위한 소송제도, 노조의 경영참여 등의 사회적 통합시스템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돼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정부의 기능만 보더라도 공정위가 하는 일을 법무부가 모르고, 법무부가 추진하는 일을 공정위가 모르는 게 현실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말하지만 긴 안목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금산분리 완화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한 것이다. 금융산업은 첨단산업이며, 제조업을 이끄는 중간재산업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금융업을 키우려면 제대로 된 CEO 경영과 투철한 기업가 정신 등이 전제 요건이다. 누가 소유할 것인가의 문제보다는 경영지배구조의 문제를 중시해야 한다. 지금 현안이 되고 있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금융지주의 메가뱅크 추진도 소유구조에만 얽매이면 금융산업 발전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재벌의 금융업 소유는. -재벌이 은행·증권·보험을 소유한다고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급한 경우에는 사금고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금융의 특성은 부실이 감지된 순간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이 은행을 소유하는 목적은 두가지다. 한 가지는 위기 때 한번 써먹기 위함이고, 둘째는 계열사의 적대적 인수합병 때는 경영권을 방어하는 장치로는 더없이 좋다.2003년 소버린사태를 겪은 SK가 2004년,2005년 주주총회에서 위기를 넘긴 것은 SK의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넘겨받은 하나은행의 위력 때문이었다. ●“외국 사모펀드 진입 막을 수 없어” ▶금감위는 비금융지주회사의 형태로 미국의 GE를 벤치마킹한다고 하는데. -GE는 지주회사로 금융업과 제조업을 철저히 분리해 경영하고 있지만, 상호출자는 물론 신용거래까지 일절 못하도록 벽이 차단돼 있다. 미국은 보험지주회사의 소유 규제를 두고 있지 않지만, 공시체계가 완벽하다. 특수인과의 거래 때는 30일 이전에 보고해야 하고,3% 이상일 때는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후적 규제가 잘 작동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모회사가 자회사의 주식을 80% 이상 보유하면 모회사와 자회사 등에 대한 법인세 부과때 연결납세방식을 적용받기 때문에 세제상의 혜택이 크다. 자회사에 대한 모회사의 주식 보유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이해관계자들간의 충돌이 적고, 의사결정이 빨라진다. 그런데 금융위가 내놓은 안을 보면 국내 재벌이 GE의 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겠나 싶다. 금산분리 완화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금융지주회사법상 자회사 요건인 20%를 보유하지 않아도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금산분리 완화 내용 중 문제점은. -1단계에서 사모펀드(PEF)를 통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이는 국내 자산운용업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2단계에서 비금융업자도 10%를 소유할 수 있다는 조항에서는 외국금융업자의 진입을 막을 수 없다. 이를 막으면 외국금융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생긴다. 특히 PEF는 자산운용자(GP)와 재무적 투자자(LP)로 분리했지만, 실제 LP가 GP의 역할을 하는지 여부는 명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PEF는 몇사람이 모여 만든 펀드로, 서로 다른 계약관계를 맺을 수 있고, 계약 내용은 당사자들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20·끝) 전문가 좌담

    [농업 희망을 쏜다] (20·끝) 전문가 좌담

    우리 농업의 근대화는 일천하다. 최근까지도 세계 시장의 동향에 어두웠고 ‘생계형 농업’에만 의지해 왔다. 하지만 개방은 이미 대세로 굳혀졌다.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반대만 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위기’를 ‘기회’로 바꿀 지혜가 필요하다.‘농업 희망을 쏜다’ 시리즈를 마감하면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을 지낸 이정환 GS&J연구소 원장, 김달중 농림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정운천 한국농업CEO연합회 회장 등과 함께 우리 농업의 현주소와 대안을 짚어 봤다. ▶관세화를 10년간 유예받은 쌀 농업의 생존 전략부터 찾는다면. -이 원장 국내 쌀 농가들은 7∼8년 뒤 외국쌀이 12만∼13만원(80㎏ 기준)에 팔리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보전할 수 있도록 영농 규모를 늘리고 브랜드화로 가격 차별화를 추구해야 한다. -김 실장 쌀값 하락을 보전해 주는 장치는 이미 마련됐고 농지은행을 통해 규모화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브랜드화 작업이 핵심이다. 현재 전국에 쌀 브랜드가 1800개 있는데 ‘이름짓는’ 수준에 불과하다.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주식회사 등으로 통합, 소비자들이 이름만 보고도 찾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도록 하겠다. -정 회장 소득보전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생산을 차별화해 품질을 고급화하는 브랜드화 작업이 중요하다. 개방은 공급 과잉을 가속화시킨다. 따라서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중시하는 쪽으로 농업의 패러다임을 정해야 한다. 공급이 부족하던 ‘배고픔의 시대’에서 생산만 하면 해결되는 상황은 끝났다. 무점포도 대안이 될 수 있다.10만명이 인터넷으로 모여 유통망과 판매망을 개척하는 것이다. -이 원장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품질관리가 돼야 한다.RPC가 물벼로 매입해 정해진 공정에 따라 파는 쌀은 전체 물량의 25% 정도이다. 나머지 75%는 수확 이후 품질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1년간 똑같은 품질의 쌀이 나오려면 수확기에 모든 쌀이 RPC로 집중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가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일 게 아니라 정해진 룰(규칙)에 따라 쌀을 매입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요구된다. ▶농가의 전업화와 규모화도 시급하지 않은가. -이 원장 이미 전업화와 규모화가 이뤄지고 있다. 쌀의 경우 2㏊ 이상의 농가가 생산하는 쌀이 25%에 이른다.10년전에는 10%도 안 됐다. 농지가 0.5㏊ 이하인 영세농은 전체 농가의 42%인데 생산량은 12% 정도로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영세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농지는 12만㏊이다. 농업의 구조조정에 결정적인 걸림돌은 될 수 없다. -김 실장 논벼를 생산하는 농가는 64만가구이다. 이 가운데 2㏊ 이상이 10만여 가구이다. 규모화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농가의 59%가 연령층이 60세를 넘는다. 이런 농가들은 10∼15년 뒤 농사를 짓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뤄지게 된다. 또 일할 사람이 없어 유휴농지도 많이 나올 것이다. -정 회장 앞으로 10년간은 자연적인 구조조정이 활발할 것이다. 지금도 5만평이나 10만평 규모로 농사짓는 사람이 있다. 소비시장이 할인마트와 인터넷 홈쇼핑 등으로 바뀌는 만큼 생산에서 유통·판매까지 계열화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누가 의도해서가 아니라 시장이 요구하니까 따라갈 수밖에 없다. -김 실장 개별 농가의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혼자 생산해서 혼자 파는 농가는 신뢰를 못받는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보고 믿을 수 있도록 중간에 경영체가 있어야 한다. 조합도 좋고 농협도 좋다. ▶쌀 이외의 전략적인 품목을 육성, 농가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성은. -이 원장 쌀 의존도가 커 쌀 분야에 문제가 생기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충격이 크다. 때문에 품목을 다양화시켜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맞다. 다만 쌀을 파프리카처럼 다른 품목으로 대체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또한 연간 생산액이 500억원인 작물이 1년에 20% 성장하더라도 10년 뒤에는 1200억원이 된다. 하지만 쌀 생산액은 지금 10조원이다. 쌀 생산의 부가가치는 농업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때문에 농업에서 차지하는 쌀의 위상은 앞으로 변화가 없을 것이다. -김 실장 틈새시장을 노린 다양한 작목들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논벼의 대체 수단인 연꽃과 연근만 갖고 쌀소득의 3배를 올린다. 해바라기도 논벼 수확의 2배나 된다. 전북 완주의 동산면은 아예 벼가 없다. 콩만 심어 과거보다 2∼3배의 소득을 내고 있다. 알곡으로 수확하지 않고 벼대까지 함께 수확하는 총체보리도 10만㏊까지 늘리려 한다. 안타까운 것은 기술인력이 모자란다는 점이다. -정 회장 인위적인 품목 조절은 자칫 공급과잉으로 농가에 다시 아픔을 줄 수 있다. 농가가 주체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정부에 보고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경영 주체들이 새로운 품목을 개발하면서 농업을 이끄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연구개발에 많은 농가가 자금부족과 농협의 적극적인 역할을 호소한다. -정 회장 농협은 신·경 분리보다 고객 중심의 판매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개방으로 농업은 전 세계 생산자와 경쟁하고 있다. 협동조합이 면 단위로 가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커지고 군단위에 유통회사를 세우고 CEO도 뽑아야 한다. 농협은 자금이 200조원이 된다고 카드사를 사려고 할 게 아니라 서울에 마트를 수십개 만들어야 한다. 중국에 마트를 세우면 국산 농산물을 팔 수도 있다. 농협중앙회가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원장 맞는 말이다. 농가가 할 수 없는 일이 판매다. 농가가 도매시장에 물량을 내놓던 시절은 지나갔다. 개별 농가의 정보력과 수집력에도 한계가 있다. 농가가 열심히 생산하면 농협이 조직화해 대형 브랜드로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농업 연구의 수준은. -이 원장 농업기술의 연구가 쌀 중심이다. 분야도 좁고 연구 인원도 적다. 연구인력의 전문화는 시장 수요가 늘어나는 작목에 맞춰야 하는데 취약하다. 영농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국가기관의 연구가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 실장 산·학·연 연구가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연구도 못한다. 우리 농업의 근대화에 비춰 기초 연구가 미흡하다. 애로 사항을 찾아내 전문가에게 연구를 의뢰할 것이다. -정 회장 외국은 산·학·연 연구가 클러스터를 통해 유기적으로 돌아간다. 산업체가 주도해서 학계와 관계, 연구소를 끌고 가는데 우리는 그런 산업체가 없다. 연구소는 연구를 위한 연구만 하고 학교도 그렇다. 톱니가 안맞는다. 산업체가 톱니의 축이 돼야 한다. ▶농업의 관광화 움직임이 거세다. -김 실장 주 5일 근무를 계기로 농촌은 도시민들의 휴양공간, 낙향한 뒤의 정주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런 목표로 체험마을 800개가 조성되고 있다. 선진국도 관광화를 통해 도·농 통합을 일궜다. 땅을 많이 차지하는 농산물은 개발 확대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또한 먹는 농업에서 앞으로는 보는 농업, 듣는 농업, 향을 맡는 농업으로 가게 된다. -정 회장 관광마을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시장 수요에 따라 자연 발생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주 5일제로 농촌 현장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다. -이 원장 소득이 3만달러에 이르면 시간을 보내는 사업과 건강을 파는 사업이 무한히 커지게 된다. 농촌공간과 농산물은 시간과 건강에 대한 공급원이 될 것이다. 다만 정부가 과도하게 끌고 가려고 하면 과잉·부실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산지에서 동기 부여가 이뤄져야 한다. -김 실장 그래서 종합마을사업을 2010년까지 늦췄다. 시장의 수요를 기다리고 리더를 양성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농민들의 의지를 불러낼 시간도 필요하다. 다만 현장 중심으로만 가면 너무 늦다. 정부가 속도를 조절하도록 애쓰고 있다. ▶한·미 FTA 등에 직면한 농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김 실장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농업이 망한다고 했지만 농업 생산액은 늘어났고 많은 분야가 발전했다. 농민과 농업계 등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이다. 앞으로 개방이 확대되더라도 서로 양보하고 리더와의 논의를 거쳐 브랜드를 키워나가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합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 회장 FTA 때문이 아니라 시대가 개방화로 가고 있다. 피할 수 없는 대세이다. 당장 이해관계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위기는 반드시 기회를 수반한다. 과거 생산 중심의 농업에서 시장·경영 중심의 농업이 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농민이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 -이 원장 FTA에 반대하는 것은 심정적으로 이해가 가지만 지나치게 두려워 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소비자의 기호와 신뢰이다. 사회 백문일차장 정리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 LG카드 잡으면 ‘금융권 넘버2’

    LG카드 잡으면 ‘금융권 넘버2’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새 주인으로 사실상 결정되자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차지할 경우 박빙의 ‘4강 체제’가 고착화되는 데다 강력한 영업력을 자랑하는 하나측의 공격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과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이 “세계적으로 내놓을 만한 덩치 큰 은행이 나와야 한다.”며 일찌감치 국민은행 편을 든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자산규모 300조원에 육박하는 대형은행 탄생을 목전에 둔 지금, 은행 CEO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의 관심은 온통 마지막 매물인 LG카드에 쏠려 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오는 27일 매각 공고를 내면 인수전은 본격화된다.2주 안에 비밀유지약정서(CA)와 인수의향서가 접수되고. 예비실사와 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진다. ●왜 LG카드인가 지난 2002년 한국 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던 ‘카드 대란’의 중심에 있었던 LG카드는 그동안 부실을 털고 가장 매력적인 ‘캐시 카우’로 등장했다. 자산은 11조원으로 은행들에 비해 턱없이 작지만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1조 3631억원이나 돼 웬만한 은행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유효 회원수는 984만명으로 단연 카드업계 최고다.4년전 30%대를 웃돌던 연체율도 지난 2월 현재 7.07%로 뚝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은행권의 표면적인 구조를 바꾸는 매물이었다면 LG카드는 내부 구조를 바꾸는 매물”이라면서 “누가 LG카드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확실한 ‘2인자’가 결정되고, 은행 수익 구조도 크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카드에 군침을 흘리는 곳은 한국에서 은행업을 하는 모든 금융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금융, 신한금융, 씨티그룹의 3파전 양상이었지만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하나금융이 가세할 태세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24일 “대안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음을 내비쳤다. 농협도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고,HSBC, 메릴린치, 테마섹 등 외국 자본도 LG카드에 발을 들여 놓으려 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LG카드 시가총액은 6조원 정도이고, 지분 51% 인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인수가격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들은 “이 가격으로는 살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외환은행 경우처럼 막상 인수전이 시작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들 수도 있다. ●신한금융이 가장 유력 현재까지는 신한금융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우리금융은 스스로가 민영화 대상이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의 몸집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LG카드 인수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도 최근 1년여를 끌었던 한국씨티은행의 노사 대립이 정리돼 한국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재개할 태세이나 LG카드 채권단은 외국계에 국내 최대 카드사를 넘기는 것을 꺼린다. 하나금융은 일단 LG카드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장기적인 포석은 우리금융 쪽으로 쏠려 있다. 외환은행 인수 실패로 물건너간 ‘왕위’를 우리금융을 통해 도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가격 문제를 빼면 특별히 걸리는 부분이 없다.LG카드 매각의 결정권자나 다름없는 정부와의 관계도 우호적이고, 조흥은행 카드부문을 흡수해 후발주자였던 신한카드를 순식간에 업계 4위로 올려 놓았다.LG카드를 손에 넣으면 완벽한 금융그룹 모델을 완성할 수 있다. 하나금융과 함께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했던 국민연금을 끌어들이는 데도 신한금융이 다소 유리하다는 전망이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가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PE여서 국민연금이 이번에는 신한과 손잡고 LG카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특히 최근 상환 여부를 발행자가 결정할 수 있는 선택적 상환우선주와 만기가 되면 의무적으로 갚아야 하는 의무적 상환우선주가 명백하게 구분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이로써 부채 성격의 상환우선주가 아닌 자본 성격의 선택적 상환우선주도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 인수·합병(M&A) 자금 조달을 쉽게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CEO ‘베팅의 계절’

    외환은행 인수제안서(FBO·파이널 비드 오퍼) 제출 마감일이었던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대각선으로 마주선 하나금융지주 빌딩과 국민은행 본점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실과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실의 문은 모두 굳게 잠겨 있었다. 김 회장과 강 행장은 이 시각 최고경영자(CEO)로서 외로운 결단을 해야 했다. 입찰가격을 직접 써야 했던 것. 비밀리에 운영된 실사팀이 한 달여에 걸친 작업 끝에 적정 인수가격의 범위를 산출했고, 이사회에서 대략적인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최종 입찰가 결정은 CEO의 몫이었다. ‘이 가격이면 우선협상자로 선택될 수 있을 것인가. 경쟁 회사는 얼마를 써낼까….’평생을 은행에서 보낸 두 CEO의 머릿속에서는 복잡한 계산이 빠르게 진행됐다. 금융권의 판도를 뒤바꿀 외환은행과 LG카드 매각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국내 4대 금융회사 CEO들이 ‘결단의 봄’을 맞고 있다. 물론 인수·합병(M&A) 작업은 실무진과 자문사가 협의해 진행하고, 이사회의 논의도 거쳐야 하지만 입찰여부 및 입찰가격 결정은 전적으로 CEO들에게 달려 있다. 외환은행을 놓고는 김 회장과 강 행장이 현재 숨막히는 대결을 펼치고 있다. 또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LG카드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서는 신한금융지주의 라응찬 회장과 우리금융그룹 황영기 회장이 결전을 앞두고 있다. 라응찬 회장과 김승유 회장은 신한은행장과 하나은행장을 거쳐 현재 두 금융그룹의 지주사 회장으로 각각 17년,11년째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강정원 행장과 황영기 회장은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3년 임기의 전문 경영인이다. 후발은행을 직접 키워 ‘4강의 반열’에 올려 놓은 노련한 라 회장과 김 회장, 재임중에 리딩뱅크의 지휘봉을 거머쥐려는 야망을 품은 강 행장과 황 회장의 물고 물리는 ‘승부’에 금융권의 촉각이 집중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김승유, 강정원의 숨막히는 대결 외환은행 입찰에서 론스타에 제시한 가격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가격을 직접 써낸 김 회장과 강 행장뿐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가격 결정 며칠 전부터 그룹에 함구령이 내려졌으며, 김 회장과 핵심 인력 2∼3명만이 가격 산출에 참여했고, 최종 결정은 김 회장 혼자 마지막 순간에 내렸다.”고 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 역시 “강 행장이 가격 결정의 전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아무도 얼마를 써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보람은행과 서울은행, 대투증권 등을 잇따라 인수한 김 회장은 이번에도 국민연금 등 굵직한 국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수완을 발휘했다. 강 행장은 이번 인수전을 통해 덩치만 컸던 국민은행을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 각인시켰다. ●라응찬과 황영기의 선택은? 오는 27일 매각공고가 발표될 LG카드를 잡으려는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의 경쟁도 후끈 달아올랐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은 각각 UBS와 CSFB를 인수자문 주간사로 선정하고 인수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카드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지난해 1조 3600여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LG카드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두 금융그룹의 운명도 갈린다. 조흥은행을 인수해 신한은행을 2위 은행으로 발전시킨 라 회장은 LG카드까지 지주사의 우산에 편입시켜 가장 강력한 금융그룹을 형성하고 명예롭게 은퇴할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토종은행론’을 주창하며 우리은행을 가장 공격적인 은행으로 변신시킨 황 회장 역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LG카드를 인수해 우리은행 역사상 가장 성공한 CEO로 기억되겠다는 각오다.
  • ‘다윗’ 마스타카드의 ‘골리앗’ 비자 흔들기

    ‘다윗’ 마스타카드의 ‘골리앗’ 비자 흔들기

    마스타카드의 ‘반격’이 시작됐다? 새해 들어 이색적인 카드가 속속 나오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12일 축구 마니아를 겨냥해 영국의 바클레이카드와 함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카드’ 발급을 위한 조인식을 가졌다. 곧이어 현대카드는 소득 기준 상위 5% 이내의 고소득층을 위한 프리미업급 카드 ‘더 퍼플’을 선보였다. 외환은행도 지난 17일 환전, 송금, 여행자수표, 물품구매 등의 기능을 갖춘 해외여행자용 ‘월드캐시 카드’를 출시했다. ‘틈새 시장’을 노린 이 카드들의 공통점은 해외 사용이 가능한 국제 브랜드로 ‘마스타카드’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카드업계에서는 그동안 비자카드의 공세에 짓눌렸던 마스타카드가 한국에서 ‘반격’에 나섰다고 분석하는 분위기다. ●“후속타도 기대하시라” 비자와 마스타는 국제 브랜드 카드의 양대 기둥으로, 카드 사용의 ‘국경’을 허물어주는 역할을 한다. 자체 카드를 발급하는 일반 카드사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카드사를 회원사로 하는 일종의 연합체로 회원사로부터 받는 각종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다. 비자와 마스타의 로고가 들어간 국제용 카드는 국내전용 카드보다 연회비가 2∼3배가량 비싸다. 카드 사용의 국제적인 표준을 만드는 게 비자와 마스타의 주요 업무이지만 요즘은 카드에 들어갈 서비스까지 구성해 회원사들에 제공한다.‘더 퍼플’을 예로 들면 마스타카드가 전세계 VIP고객인 ‘다이아몬드’ 등급에 제공하는 서비스와 현대카드가 국내 특성에 맞게 자체 개발한 서비스가 혼합됐다. 카드업계에서는 비자와 마스타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7대3 내지 6대4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현재 한국에서 비자 로고를 달고 나간 카드가 4700만장에 이르는 반면 마스타는 1240만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대부분의 카드 발급자들이 국제카드를 선호하는 요즘 분위기를 이용해 마스타가 공세를 취하고 있다.”면서 “비자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널 코리아의 장윤석(39) 사장이 과거의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롱 런’하고 있다는 점도 공격 경영의 기반이 되고 있다. 장 사장 이전에는 1년을 버티는 CEO가 드물어 마스타카드를 ‘CEO의 무덤’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마스타카드 코리아 관계자는 “다음달쯤 긁지 않고 대기만 해도 결제가 이뤄지는 비접촉식 ‘페이패스’ 카드를 출시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타·비자 경쟁 달갑지 않다” 비자카드는 마스타의 공세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비자카드는 지난해 최고급 카드인 ‘인피니트’를 국내 여러 카드사를 통해 출시했다가 골프서비스 수요 폭증으로 ‘리콜’ 사태를 겪은 이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왔다. 비자 코리아 관계자는 “고객이 한정된 ‘틈새 상품’으로는 비자와 마스타의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우리도 다음달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앞세워 활발한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카드사들은 두 국제 브랜드 카드의 경쟁을 반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국가간 카드 사용의 환경을 표준화하고, 국제 가맹점 네크워크 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등의 ‘기본 임무’에 충실하는 것이다. 국내 카드사 관계자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 가능한 서비스까지 비자와 마스타가 미리 탑재해 중복투자 현상이 발생하고, 카드사간 차별화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모든 카드사들이 다같이 두 회사에 분담금을 내고 있는데 요즘 비자와 마스타는 특정 카드사와 계약을 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기업회생 주도한다-미다스의 손] LG카드 박해춘 사장

    [기업회생 주도한다-미다스의 손] LG카드 박해춘 사장

    벼랑 끝에 몰렸다 살아난 기업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다 임직원들의 고통 분담이 1차적 요인이겠지만 그 배후에는 늘 뛰어난 최고경영자(CEO)가 있게 마련이다.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고 위기를 기회로 돌린, 업계의 현대판 ‘미다스의 손’을 시리즈로 싣는다. 시간을 지난해 1월4일로 돌려보자.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는 금융기관장들의 신년하례회가 열렸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현 교육부총리)이 시중은행장들의 손을 꼭 잡으며 “LG카드 출자전환에 힘써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행장들의 반응은 썰렁했다. 시장에서 ‘사망선고’를 받은 LG카드에서 빨리 발을 빼는 게 상책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누가 부총리이고, 누가 행장인지 모를 기이한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1년10개월여가 지난 지금, 정부의 ‘회유’와 ‘읍소’로 출자전환에 참가했던 은행들은 ‘LG카드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주당 평균 3만 7000원에 출자전환한 주식이 4만 7000원을 훌쩍 넘겼다. 출자전환을 거부했던 은행들은 배가 아픈 눈치다. ●파산금융사의 ‘구원투수’ 나라 경제를 뒤흔들며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던 LG카드의 회생에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8조원에 이르는 유동성 지원과 출자전환이 있었기에 기능했다. 그러나 박해춘(57) 사장이 ‘부활극’의 연출자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채권은행은 물론 LG카드 노조까지 “불도저 같은 박 사장이 아니었다면 현재의 LG카드는 있을 수 없었다.”고 평가한다. LG카드로 오기 전 그는 서울보증보험 사장이었다. 당시 20조원에 이르는 서울보증보험의 부실을 털어내며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었다. 친정인 삼성그룹을 상대로 “삼성자동차 채권을 안 갚으면 이건희 회장 집을 압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채권단 중 유일하게 9433억원을 회수하기도 했다. 1998년 삼성화재에서 잘 나가던 박 사장을 서울보증보험으로 끌어 들인 것은 당시 금융감독원장이었던 이헌재씨였다. 부총리에 오른 이씨는 LG카드 사태 해결을 위한 ‘구원투수’로 다시 박 사장을 등판시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의 부임은 LG카드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였다.”면서 “서울보증보험 노조는 LG카드 노조에 ‘당신들은 이제 살게 됐다.’며 축하인사를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적 구조조정이 아닌 시스템 구조조정 박 사장은 “사장으로 내정된 지난해 2월16일부터 한달간 LG카드의 문제점을 샅샅이 찾아냈고,3월15일 취임과 동시에 곧바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취임 일성은 “인적 구성에 문제가 없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지만 시스템은 완전히 뜯어 고치겠다.”는 것이었다. LG카드의 가장 큰 문제는 채권 회수에 있었다. 연체율이 무려 34%나 돼 매월 수억원씩의 적자가 났다. 박 사장은 우선 본부 인력 대부분을 채권 회수팀으로 돌리고, 대대적인 추심 활동을 벌였다. 채무자들을 위협하거나 윽박질러 민원이 발생하면 가차없이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LG카드 직원들은 박 사장식 채권 회수를 ‘감동 추심’이라고 부른다. 박 사장은 ‘경제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본부 관리조직 3개 부문을 1개로 축소하는 대신 채권·영업조직은 4개로 늘렸다. 서울보증보험에서 손발을 맞췄던 최강의 채권회수팀 10명을 데려오기도 했다. 신용관리 및 IT시스템 부문에는 오히려 투자를 강화해 고객들의 신용등급을 철저히 가려냈다. 그 결과 연체율은 업계 최저수준인 9%대로 떨어졌다. 우량고객 중심의 플래티늄카드는 취임 당시 1320장에서 지난 9월말 현재 51만장으로 늘었다. 카드 업계의 대표적인 ‘블루오션’ 시장인 공공기관 및 대학의 연구비카드 점유율은 무려 97%에 이른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17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LG카드는 올해 3·4분기까지 1조 1350억원의 흑자를 냈다. ●누가 사든 회사는 영원해야 매각을 앞둔 LG카드는 이제 많은 금융사들이 군침을 흘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회원수는 1000만명에 이르고 시가총액도 5조 6000억원을 넘어 선다. LG카드가 어디로 팔렸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박 사장은 입을 다물었다. 다만 “누가 사든, 회사명이 어떻게 바뀌든 LG카드는 최고의 카드사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회생에 기꺼이 몸을 던진 직원들의 열정까지 고스란히 받아 줄 수 있는 주인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매일 아침 6시30분부터 끊임없이 부하 직원들을 몰아세우는 ‘독종’이지만, 중풍에 걸린 처백부를 15년간 간병한 따뜻한 인간미도 잃지 않은 CEO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⑤-금융 계열사 CEO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⑤-금융 계열사 CEO

    지난 2002년 5월24∼25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그룹 연수원 ‘창조관’에 삼성의 금융사 7인의 ‘수장’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속속 모여 들었다. 직전 전자사장단 회의에서 “현재 실적에 자만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하자.”고 주문했던 이건희 회장이 무슨 말을 던질지 모르는 상황.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삼성증권, 삼성투신운용 등 업종별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뒤 새벽 1시까지 토론이 이어졌다. 회의를 함께 한 이 회장은 “문제가 있는 경영방식은 즉각 고쳐 금융사들도 삼성다운 ‘일류경영’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해외 선진 금융사들의 본격적인 진출에 대비해 핵심 금융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벤치마킹해 상품·서비스 개발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종 대 외국자본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미리 대비한 것이다. 이 회장은 2001년 회의때도 “사고가 난 뒤 보험료율만 올리지 말고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노력하라.”고 주문해 삼성화재가 최초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를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이 회장이 전자계열에 이어 금융사 사장들과 전략회의를 가진 데서 나타나듯 금융업은 전자와 함께 삼성의 양대축이다. 삼성은 지난 세월 현대·LG 등과 늘 수위를 다퉈왔지만 금융만큼은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현재 자산기준으로 삼성생명이 90조원을 넘어섰고 삼성화재 14조원, 삼성증권 6조원에 육박한다. 웬만한 시중은행과 맞먹는 수준이다. ●자산 90조, 삼성의 ‘젖줄’을 일군 사람들 삼성생명은 57년 4월 강의수, 전중윤, 윤삼영, 강일성, 김용수, 강화두 등 7인의 경제인이 57년 공동으로 세운 동방생명이 전신이다. 초대 사장과 회장을 지낸 고 강의수 회장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장인이다. 당시 동방생명 마산지부장이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이었다. 동방생명은 설립 2년 만에 국내 생보업계 1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62년에는 동남증권(현 하나증권) 설립, 동양화재 주식 매입,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인수 등 사세를 넓혀 나갔다. 하지만 63년 1월 강 회장이 운명하자 곧바로 어려움에 빠졌고 그해 7월 삼성의 일환이 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의 지배구조를 지탱하는 ‘대들보’로서 그만큼 부담도 안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동차 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내놓으면서 해외 및 국내여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때 일부 해외언론은 이 회장을 가리켜 ‘책임을 질 줄 아는 유일한 경영인’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재용 상무가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가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19.34%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삼성생명 지분 6%를 제일은행에 5년간 신탁하면서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데 당국의 결론이 주목된다. 참여연대가 지난해 4월 이수빈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배임혐의로 고발한 것도 걸려 있다.99년 회사가 손해를 봐 가면서 우리은행과 주식을 맞교환해 지배주주에게 ‘이득’을 안겨줬다는 주장과 삼성자동차 ‘우회지원 대출’ 등이 고발 사유였다. 이같은 경영외적인 비중을 제외하고도 삼성생명은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는 선두업체로 올해 자산 10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등 화려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2003년 미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가운데 생보사 부문 19위에 랭크됐다.2010년까지 자산 200조원, 매출액 47조원을 달성하여 ‘글로벌 종합금융서비스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과거 삼성의 계열사 가운데 삼성생명 돈을 빌리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삼성생명빌딩과 중앙일보빌딩, 종로타워, 강남의 하이닉스빌딩 등 수많은 빌딩이 삼성생명 소유다.1116개 지점의 영업용 부동산의 장부가만 3조 5158억원에 달한다. ●생명의 산 증인, 이수빈과 배정충 삼성생명의 경영은 99년 12월부터 배정충(60)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전북 전주생인 배 사장은 전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69년 삼성생명(당시 동방생명)에 입사했다. 입사 당시 삼성생명의 자산은 30억원(현재 90조원)에 불과했다. 생명보험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던 70∼80년대를 영업 현장에서 보낸 배 사장은 삼성화재 대표를 거쳐 99년 ‘친정’의 대표이사로 금의환향했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이 한달에 걸쳐 전국의 영업현장을 순회한 일일 정도로 현장을 우선시한다. 한번 본 숫자는 거의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수리’에 밝다.4년 만에 삼성생명에 돌아왔을때 사장실에 불려 간 간부들이 업무와 관련된 통계숫자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자 일일이 수정해주며 ‘불호령’을 내린 일화는 유명하다. 반면 아무리 바빠도 회사 임직원이나 거래처, 지인들의 상가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인간적인 면도 강하다는 평이다. 이수빈 회장도 삼성생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65년 삼성그룹 공채 6기로 입사,13년 만에 제일모직 대표이사로 초고속 승진한 그는 25년간 제일합섬, 제일제당, 삼성항공, 삼성생명, 삼성증권의 CEO와 삼성 금융그룹 회장을 맡아 ‘직업이 사장’으로 불린다. 보험 경영에 손익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방식을 접목했고 생명보험 경영의 핵심인 영업소장과 설계사의 위상 강화를 통해 업계 1위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생명은 그 역사만큼이나 거쳐간 인물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2대 사장을 지낸 이호씨는 20대,31대 내무부장관과 8대,20대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63년 삼성으로 넘어 오면서 새로 구성된 경영진에는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3남이자 이병철 회장의 둘째 사위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시아버지인 정상희씨는 71∼78년 회장을 지냈고 김만제 전 포철회장도 경제부총리를 마치고 91∼92년 회장을 맡았다. ●사돈과 사위가 맹활약한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1951년 3월 경남 함안 출신의 구진현씨가 세운 재단법인 ‘훈세사(勳世社)’에서 출발한 안보화재와 한국일보 창업주인 고 장기영 회장이 초대사장을 지낸 안국화재가 전신이다. 안보화재와 안국화재는 63년 합병으로 한 회사로 태어났고 93년 말 삼성화재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화재의 사사에는 유난히 ‘인척’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맹희씨의 장인인 손영기 전 경기도지사는 삼성에 인수된 직후인 61년 안국화재 사장을 맡은 뒤 운명(76년)하기까지 사장을 지냈다.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이자 손영기씨의 아들인 손경식 CJ 회장은 93년 7월 당시 제일제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경영을 맡았다. 이병철 회장의 4녀 덕희씨의 남편인 이종기씨와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이종기씨 역시 2000년 3월 경영에서 물러날 때까지 삼성화재를 국내 대표 손보회사로 키워놨다. 안국화재 지분이 많던 이맹희씨도 65∼67년 임원을 지냈고 부인 손복남씨도 85∼93년 상무로 일했다. 삼성화재 역시 긴 역사만큼이나 거물급 인사들을 많이 배출했다. 동부화재 김순환 사장은 2001년까지 부사장을 지냈고 조용철 CJ홈쇼핑 사장도 99년까지 삼성화재에서 일했다. 박해춘 LG카드 사장, 박종익 전 손보협회 회장도 삼성화재 출신이다. ●신경영으로 이끈 이학수와 이수창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실질적으로 삼성화재 대표를 지낸 것은 94년 12월∼96년 8월로 1년 8개월밖에 되지 않지만 삼성화재의 ‘경영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꿔 현재의 고도수익을 낳는 경영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본부장은 94년 초 제일제당 대표로 잠시 나갔다 돌아오고 나서 바로 삼성화재 CEO로 부임하자마자 17%였던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삼성화재 임원들은 ‘불가능한 목표’라며 주저했지만 “삼성이 명색이 ‘영남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구에서 4위, 부산에선 3위, 경북은 7위라는게 말이나 되느냐? 전부 1위로 끌어 올리자.”는 이 본부장의 격려에 설득당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94년 17.6%였던 삼성화재의 점유율은 96년 23.6%로 급등,2,3위와의 격차를 10%이상 벌렸고 2001년 대망의 ‘30%’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본부장은 또 자동차보험의 공격적인 확대, 설계사 수당 100% 인상, 품질보증제 시행 등 ‘신경영’을 도입하며 삼성생명에 비해 뒤처져 있던 삼성화재의 위상과 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구단 창설,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대회 등을 통해 회사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했다. 이 본부장, 배정충 현 삼성생명 사장의 뒤를 이어 99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수창(56) 사장의 경영성적도 눈부시다.99년 26.9%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32%로 끌어 올리며 2,3위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2003년,2004년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로부터 국내 민간기업 중 최고등급인 A+를 받았다. 매월 마지막주에는 영업점과 보상 현장을 깜짝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에 철저한 이 사장은 2002년 업계 최초로 ‘삼성애니카’라는 브랜드 경영을 도입했고 2001년 진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은행의 손해보험업 진출이 예정된 올해는 향후 10년간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중대한 시기”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북 예천의 대창고를 졸업한 이 사장은 독특한 전공(서울대 수의학과)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사법시험을 준비했지만 결국 경영인으로 성공했다. ●아직 꺼지지 않은 카드의 ‘불씨’ 삼성의 금융사업 가운데 가장 고전하고 있는 분야는 신용카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조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도 1조 2000억원의 증자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46%), 삼성생명(34.5%), 삼성전기(4.7%), 삼성물산(3.1%) 등 삼성 계열사들은 지분만큼 증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삼성카드의 적자로 인한 지분법 평가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건희 회장은 이미 2002년 “신용카드가 신용사회 저변확대에 기여했지만 과열 경쟁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지만 카드사태는 현실화됐다. 유석렬(55) 사장은 신용카드 부실이 불거진 2003년 대표이사를 맡아 그동안 삼성캐피털과의 합병, 유상증자, 해외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으로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거쳐 74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유 사장은 입사직후 회사의 권유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에 진학한 ‘드문’ 케이스다. 삼성전자 반도체 미국법인 근무를 거쳐 91년부터는 비서실 재무팀에서 일했다. 미국법인 관리부장 시절 동료가 최광해 현 구조본 재무팀장이다.97년 삼성캐피털 대표이사로 CEO 생활을 시작한 유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투자은행’으로 변신중인 삼성증권 92년 국제증권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삼성증권은 98년 수익증권 판매고 최단기간내 10조원 돌파 등 짧은기간에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일찍부터 ‘약정경쟁’을 지양하고 자산관리형 영업으로 변신을 시도, 현재 투신수탁고가 20조원에 달해 자산관리부문에서 은행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흥은행, 국민은행 지분 매각 작업에 공동주간사로 참여하는 등 외국계 대형 증권사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부문에서도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토종증권사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영입된 황영기 전 사장에 이어 지난해 5월 삼성증권 사장에 취임한 배호원(54)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대표적인 자산운용 및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배 사장은 경남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7년 제일합섬 경리과를 시작으로 비서실 재무팀 부장,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삼성투신운용 사장, 삼성생명 자산·법인부문 총괄 사장 등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금융전문가답게 깔끔한 이미지지만 직원들과 ‘해장국 미팅’을 즐기는 등 소탈한 모습도 갖고 있다. ●벤처투자, 투신운용, 선물 등으로 확장되는 금융사업 삼성은 삼성물산의 벤처사업팀을 확대,99년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삼성벤처투자를 설립했다.2003년 대표이사로 부임한 김상기(55) 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삼성생명, 삼성증권에서 주로 일했다. 지난해 말 현재 수익증권 22조 2000억원, 뮤추얼펀드 1000억원, 투자자문 38조 1000억원 등 60조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삼성투자신탁운용은 2003년부터 삼성화재 부사장을 역임한 황태선(57) 사장이 맡고 있다. 경북 상주생으로 김천 성의종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선물 관련 제품의 판매·컨설팅, 정보 수집 등을 담당하는 삼성선물은 지난해 3월부터 정주영(57) 사장이 맡고 있다. 정 사장 역시 황 사장의 고향인 경북 상주 출신으로 상주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을 거쳐 삼성증권 리테일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ukelvin@seoul.co.kr ■ 삼성의 금융비화 삼성은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제일모직, 제일제당, 삼성전자 등 거의 모든 회사를 손수 일궜지만 오늘날 10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금융사업은 대부분 인수한 것이다. 묘하게도 인수한 금융사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삼성이 직접 설립한 금융관계사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추대되자 재계에서는 곧바로 삼성의 우리은행 ‘인수설’이 불거져 나왔다. 우리은행이 삼성자동차의 주 채권은행인데 삼성에서 잘 나가던 황 사장이 굳이 자리를 옮길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삼성의 부인이 아니더라도 삼성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한때 시중은행의 대부분을 소유했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제1금융권 진입을 노렸던 삼성인지라 의혹의 눈길은 쉽게 거둬지지 않는다. 고 이병철 회장은 50년대 중반 이승만 정부가 추진한 시중은행 주식 공매에 참가해 12억 9000만환에 흥업은행(구 한일은행) 주식 83%를 소유하게 됐다. 이어 조흥은행주 55%를 매입했다. 흥업은행 신탁부에서 상업은행주 33%를 갖고 있었으므로 삼성은 당시 4개 시중은행 가운데 3개 은행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했던 것이다. 황영기 회장이 맡고 있는 우리은행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친 것이므로 삼성과 우리은행의 인연이 질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16 쿠데타로 삼성이 소유하고 있던 은행 지분은 정부 소유로 돌아갔다. 삼성으로서는 한국비료(한비)와 대구대·은행을 박정희 정권에 뺏긴 셈이다. 하지만 삼성과 금융사업의 인연은 58년 안국화재 인수로 재개된 뒤 63년 동방생명 인수로 본격화된다. 금융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고 이병철 회장은 63년 봄 동방생명 임원이 찾아와 회사를 인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회고했다.5월22일 당시 동방생명 임원 대부분의 주식이 먼저 삼성으로 넘어왔고 강의수 회장의 유족들도 7월16일 지분을 넘겼다. 강 회장의 유족이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부인 강지연 여사다. 삼성과 민노당의 ‘악연’도 역사가 긴 셈이다. 삼성은 92년 11월 배현규씨 등 국제증권 대주주로부터 영업권을 양도받아 삼성증권을 탄생시켰다.96년에는 국제선물(현 삼성선물)을,98년에는 동양투신(현 삼성투신운용)을 인수했다. 반면 88년 설립한 삼성카드는 현재 그룹의 ‘뜨거운 감자’로 전락했고 95년 설립한 삼성캐피탈도 부실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삼성카드와 합병해야 했다.99년 설립한 삼성벤처투자도 ‘벤처 붐’이 사그라지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ukelvin@seoul.co.kr ■ 생명·화재 역대 대표이사 ●삼성생명 강의수(57.4∼62,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장인) 이 호(∼63, 전 내무부·법무부 장관) 조우동(∼69, 전 삼성중공업 회장) 이겸재(∼71) 원종훈(∼78) 고상겸(∼83) 배상욱(∼84, 전 체신부 장관) 박태원(∼85) 이수빈(∼91) 황학수(∼95, 전 삼성카드 부회장) 이수빈(∼99, 현 삼성사회봉사단장) 배정충(∼현재) ●삼성화재 손영기(∼76, 이맹희씨 장인) 손경식(∼93, 현 CJ회장) 이종기(∼2000, 이병철 회장 넷째 사위) 강경수(∼93) 홍종만(∼94, 전 삼성자동차·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 이중구(∼94, 현 삼성테크윈 사장) 이학수(94∼96, 현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배정충(∼98, 현 삼성생명 사장) 이수창(∼현재)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올 유통업계 최대뉴스에 ‘지갑닫은 부자들’

    올 유통업계 최대뉴스에 ‘지갑닫은 부자들’

    올해 유통업계 10대 뉴스 중 7개가 유통업계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뉴스들로 채워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와 학계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일 발표한 ‘유통업 10대 뉴스’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소비위축이 70.7%의 선정률로 1위에 꼽혔다. 소비위축만 놓고 본다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인 셈이다.2위는 카드사와 유통업체의 수수료 갈등(62.2%),3위는 고유가 및 환율급락(46.3%) 등이 선정됐다. 다음으로는 지난 6월 발생한 만두파동과 어린이 질식사를 유발한 미니컵젤리 사건 등 ‘식품안전문제’가 4위에 올랐다. 여성권익보호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내수위축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는 ‘성매매특별법 발효’가 5위를 차지했다. ‘웰빙열풍’‘신용불량자 문제’‘유통업의 신(新) 강자 할인점’‘솥뚜껑 시위, 심각한 소상인 위기’‘초저가 화장품 돌풍’ 등이 6∼10위 뉴스로 선정됐다. 관계자는 “1∼5위, 그리고 10대 뉴스 중 7개가 유통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뉴스로 채워진 것은 유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할인점과 초저가 화장품 부상도 경기침체에 따른 알뜰심리가 소비문화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오늘의 눈] 수수료분쟁 고객이 심판해야/김유영 경제부 기자

    “우리는 사장님 입만 쳐다볼 뿐이죠.” 비씨카드의 가맹점 수수료 인상으로 이마트가 비씨카드 결제거부에 들어간 뒤 실무협상에 참여한 관계자의 볼멘소리다.양측의 협상은 지난달 19일 이후 보름 가까이 끊긴 상태다.양측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입장을 언론에 못박아버리니,실무자들이 협상할 여지도 좁아졌다. 은밀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협상의 룰까지 어기는 ‘자신감’은 다음의 두 입장으로 압축된다.“이마트 가맹점 수수료율이 워낙 낮아 손해보면서 장사를 해왔죠.이제 가맹점 계약을 해지했으니 저희로서는 적자폭이 줄어들게 됐습니다.”(비씨카드) “이마트 매장에서 비씨카드를 내미는 사람이 100명당 1명도 안 되더군요.한 사람당 신용카드 서너장은 갖고 있어서 문제될 게 없겠죠.”(이마트)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카드사간의 담합이나 가맹점단체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나섰지만 양측은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다.상대방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비씨카드는 수수료 인상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측도 구학서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맞대응에 나섰다.물론 입장의 변화는 전혀 없다.비씨카드는 “이번에 수수료 인상을 못하면 회사가 망한다.”고 하고,이마트는 “수수료 인상은커녕 내려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맞선다.이마트에서는 자칫 현금만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시장의 원리대로 협상 조건이 안 맞는다면 비씨카드와 이마트가 영원히 거래를 끊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볼 수도 있다.그러나 고객들은 이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이유야 어찌됐든 고객은 불편한 것을 싫어하고,자신을 받들지 않는 회사를 멀리하는 것은 당연하다.이쯤되면 고객이 자신의 편이라고 여기는 근거없는 자신감은 버릴 때가 되지 않았을까. 김유영 경제부 기자 carilips@seoul.co.kr
  • “난 영화 공짜로 본다”

    ‘넌 아직도 영화 돈 내고 보니? 난 공짜로 본다.’ 최근 대형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중심으로 이동통신사나 신용카드사와 제휴,영화관람료를 할인해주고 있지만 신경을 더 쓰면 시사회를 통해 미개봉 영화를 아예 공짜로 볼 수 있다. 시사회는 영화 감독 등 일부만 참여하는 ‘기술시사회’,영화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보는 ‘스태프시사회’,극장주를 대상으로 한 ‘배급시사회’,평론가와 기자들을 위한 ‘기자시사회’,그리고 일반인을 겨냥한 ‘일반시사회’ 등으로 나뉜다.특히 일반시사회의 경우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영화전문사이트를 통해 티켓을 배포하고 있어 오후 8시30분 이후에 시작하는 상영일정과 스카라극장·시네플러스·드림시네마 등 상영장소에 맞출 수 있다면 응모해 볼 만하다. 다음은 대표적인 시사회 사이트. ●시네통(www.cinetong.com) 회원 가입 후 시사회 응모가 가능하며,시사회 외에도 단체관람이나 개봉 전야제 등을 이용해 싼 가격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또 3만 3000원을 내면 6개월간 최소 5편의 시사회 티켓을 보장하고,온라인에서 300여편의 영화를 무제한 볼 수 있다. ●엔키노(www.nkino.com) 영화전문잡지 ‘키노’를 만드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로 회원(무료) 가입만으로 시사회 응모가 가능하다.또 사이트에는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읽을거리와 참여의 장이 마련돼 있다. ●무비위크(www.movieweek.co.kr) 주간 영화전문 잡지사가 운영하는 사이트로 최신 시사회가 끊이지 않는다.읽을거리는 엔키노와 비슷하지만,영화계 구인구직 게시판이 있어 영화계 진출을 꿈꾸는 이들은 주목할 부분이다. ●네이트(movie.nate.com/event) 가장 유명한 포털사이트로 다양한 최신 시사회 정보가 오가는 곳.물론 회원(무료) 가입은 필수. ●온리뷰(www.onreview.co.kr) 영화전문사이트 온키노(www.onkino.com)와 자매 사이트로 ‘리뷰’가 강해 영화에 대한 평을 읽어보기 위해 한번쯤 가볼 만한 곳.역시 회원(무료) 가입만 하면 시사회 응모가 가능하며,시사회를 본 뒤 리뷰를 올리면 다음번 시사회 당첨 가능성이 커진다. 이경헌 시민기자 ceo@happychange.co.kr˝
  • “난 영화 공짜로 본다”

    ‘넌 아직도 영화 돈 내고 보니? 난 공짜로 본다.’ 최근 대형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중심으로 이동통신사나 신용카드사와 제휴,영화관람료를 할인해주고 있지만 신경을 더 쓰면 시사회를 통해 미개봉 영화를 아예 공짜로 볼 수 있다. 시사회는 영화 감독 등 일부만 참여하는 ‘기술시사회’,영화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보는 ‘스태프시사회’,극장주를 대상으로 한 ‘배급시사회’,평론가와 기자들을 위한 ‘기자시사회’,그리고 일반인을 겨냥한 ‘일반시사회’ 등으로 나뉜다.특히 일반시사회의 경우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영화전문사이트를 통해 티켓을 배포하고 있어 오후 8시30분 이후에 시작하는 상영일정과 스카라극장·시네플러스·드림시네마 등 상영장소에 맞출 수 있다면 응모해 볼 만하다. 다음은 대표적인 시사회 사이트. ●시네통(www.cinetong.com) 회원 가입 후 시사회 응모가 가능하며,시사회 외에도 단체관람이나 개봉 전야제 등을 이용해 싼 가격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또 3만 3000원을 내면 6개월간 최소 5편의 시사회 티켓을 보장하고,온라인에서 300여편의 영화를 무제한 볼 수 있다. ●엔키노(www.nkino.com) 영화전문잡지 ‘키노’를 만드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로 회원(무료) 가입만으로 시사회 응모가 가능하다.또 사이트에는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읽을거리와 참여의 장이 마련돼 있다. ●무비위크(www.movieweek.co.kr) 주간 영화전문 잡지사가 운영하는 사이트로 최신 시사회가 끊이지 않는다.읽을거리는 엔키노와 비슷하지만,영화계 구인구직 게시판이 있어 영화계 진출을 꿈꾸는 이들은 주목할 부분이다. ●네이트(movie.nate.com/event) 가장 유명한 포털사이트로 다양한 최신 시사회 정보가 오가는 곳.물론 회원(무료) 가입은 필수. ●온리뷰(www.onreview.co.kr) 영화전문사이트 온키노(www.onkino.com)와 자매 사이트로 ‘리뷰’가 강해 영화에 대한 평을 읽어보기 위해 한번쯤 가볼 만한 곳.역시 회원(무료) 가입만 하면 시사회 응모가 가능하며,시사회를 본 뒤 리뷰를 올리면 다음번 시사회 당첨 가능성이 커진다. 이경헌 시민기자 ceo@happychange.co.kr
  • [CEO 공모 시대] 금융권서 점화 … 공기업·민간 확산

    정부 산하 및 투자기관장 선임에 공모(公募)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퇴직관료나 정치인들이 ‘권력’의 낙점으로 훌쩍 날아오는 낙하산 인사관행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사라져 가고 있다.하지만 틀이 바뀐 만큼 알맹이도 함께 변해야 하나 ‘아직은‘이라는 게 중론이다.공모과정에 권력 상층부가 개입할 여지가 여전하고 실제 청와대와 정부의 생각이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시도는 좋았으나 ‘절반의 성공’으로밖에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다. 주택금융공사 사장 자리가 재정경제부 전·현직 관료의 몫이 되리란 것을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분명히 그랬다. 하지만 공개모집이란 복병이 나타나면서 지난 2월 그 자리는 민간(주택 은행) 출신 정홍식씨의 차지가 됐다.재경부의 ‘먼저 마신 김칫국’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이후 기관장 공모는 하나의 패션이 됐다. ●통합거래소 이사장등 공모 가능성 지난달 초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과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각각 15대1,17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CEO에 선임됐다.지난주에는 정의동씨와 정기홍씨가 각각 증권예탁원과 서울보증보험의 첫 공모 사장이 됐다. 산업은행 위탁관리로 ‘국책카드사’가 된 LG카드 사장 선임도 공모형식을 빌렸다.한국은행 출신이 자동 임명되던 금융결제원장도 공모로 전환됐다.7일 이상헌 한은 부총재보가 선임되면서 ‘한은 몫’이 유지됐지만 9대1의 경쟁을 거쳐야 했다. 이 자리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청와대나 정부,정치권 등의 입김으로 결정됐다.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예보) 지분이 87%에 이르는 사실상 ‘정부은행’이다.증권예탁원도 증권거래법에 의해 설립된 특수법인이고,서울보증보험도 예보 지분이 99%에 이른다. 증권거래소·선물거래소·코스닥시장 등을 묶어 오는 9월 출범하는 통합거래소 이사장이나 증권금융 사장,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앞으로 있을 공공 금융기관 CEO 선임도 공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공모 바람은 금융 이외 부문에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지난 2월 한준호 전 중소기업특별위원장이 34대1의 바늘구멍을 뚫고 한국전력 사장에 뽑힌 데 이어 코트라(KOTRA)도 사상 처음 사장을 공모하고 있다.한국도로공사는 사장 공모를 마감한 결과, 20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재단도 이사장과 감사를 공모 중이며,정보통신부 장관의 퇴임 후 직행코스였던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총장 자리도 공모로 전환돼 현재 7명이 경합 중이다. 민간에서도 한국무역협회가 자회사인 코엑스㈜ 사장을 처음 공모했다.정재관 전 현대종합상사 부회장이 12대1 경쟁의 승자가 됐다. ●정부 투자·출자기관들까지 합류 공모제 확산은 청와대가 주도해 왔다.청와대는 올 1월 정부부처 국장급 공무원 32명을 교류 및 공모로 선발한 뒤 이를 정부 관련기관 전체로 확산시키라고 주문했다.지난 2월 초 주택금융공사 사장 선임을 둘러싼 청와대와 재경부간 마찰음은 기폭제 구실을 했다.재경부가 사장 후보로 재경부 출신 인사를 1순위에 올리자 청와대는 “정부가 아직도 분위기 파악을 못했다.”며 2순위 인사를 낙점했다.청와대 관계자는 뒤이어 “금융기관 인사가 더 이상 재경부 관료들의 인사순환을 위한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며 공개적으로 ‘모피아’(재무관료+마피아 합성어)를 비난했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정산법)은 공모제 확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이 법은 산하기관의 경우,반드시 민간인이 절반 이상 포함된 ‘기관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CEO를 뽑도록 했다.이에따라 법 시행령이 발효된 이달부터 88개 정부산하기관(마사회,공무원연금관리공단,보훈복지공단 등)은 CEO 공모가 의무화됐다.특히 정산법 제정은 공사(한국전력,코트라 등)나 국책은행 등 산하기관이 아닌 투자·출자기관들까지 기관장 공모에 나서도록 이끈 배경이 됐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투자·출자기관들은 정산법의 직접 적용대상이 아니지만 넓은 범위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대부분 기관들이 공모제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사회 “달갑지 않지만….” 재경부 관계자는 “투명하게 기관장을 뽑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관료 출신의 기관장 취임을 절대악(惡)으로 보는 인식이 공모제 전환의 출발점인 것 같아 매우 불쾌하다.”고 했다. 농림부 관계자도 “오랜 기간 공직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것을 장점으로 인식하지 않고 무조건 배척하려고만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당한 기회의 부여를 강조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정부 주도 경제체제에서는 공무원의 역할이 컸지만 개방된 민간 주도 경제에서는 공무원의 이점이 많지 않으며,민간중심으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국민銀 ‘씨티와의 전쟁’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의 김정태 행장이 2일 ‘씨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한미은행을 인수키로 한 세계 최대은행 씨티그룹에 맞서 한국 최대은행으로서 생존 차원의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앞으로 두 은행이 벌일 치열한 승부에 금융계 안팎에서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티銀 진출확대 맞서 6개월 비상경영” 김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월례조회를 갖고 “씨티은행 진출 확대와 소비위축 장기화 등으로 영업환경과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며 6개월간의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그는 특히 “씨티의 한미은행 인수완료 시점까지 남은 향후 3∼4개월간 주도면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그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국민은행 전체 1150여개 점포 중 80개는 반경 200m 이내에서,330개는 700m 이내에서 씨티·한미은행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27,28일 임원 워크숍을 열어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하기도 했다. 김 행장은 이날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손자병법 전략을 언급하며 직원들에게 씨티그룹의 글로벌마켓 전략을 소개했다.특히 많은 시간을 씨티의 신용카드사업 성공사례에 할애했다.타이완에서는 불과 10개 지점으로 신용카드·개인대출 부문 ‘톱 5’에 들었고 필리핀에서도 6개 지점으로 신용카드 시장의 30%를 휩쓸었다고 전했다.말레이시아에서도 단 3개의 지점으로 신용카드 1위를 차지했으며,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는 업계 최초로 토요일 영업과 24시간 현금자동지급기(ATM)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비상걸린 은행경영의 사령탑 계속” 시사 이런 가운데 김 행장은 연임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그는 이날 월례조회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23일 정기주총이 끝난 직후 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계자 선정작업에 착수할 방침이지만 행추위를 통해 적절한 후계자를 선정하기까지는 1∼2년 이상의 논의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임기가 끝나는 오는 10월 이후에 연임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이와 관련,김 행장이 임기말 전후로 국민은행을 지주회사로 전환할 기반을 갖춘 뒤 은행장은 현재 등기 임원이나 집행임원 가운데 한 명을 선출한 뒤 자신은 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 vs 씨티 관전 포인트 국민은행과 씨티은행은 단점과 장점이 확연히 차이난다.국민은행이 과거 국민은행·주택은행 시절부터 서민대상 가계금융에 집중해 온 반면 씨티은행은 부유층 상대 영업에 주력했다.국민은행은 점포 수 1150여개에 3만여명(비정규직 포함)에 이르는 방대한 조직인 반면 씨티·한미는 전통적으로 소수정예의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한 복합상품 개발은 물론,예금자의 비밀보장 측면에서도 국민은행보다 씨티은행이 나을 수밖에 없다.금융권은 씨티은행이 김 행장의 지적처럼 신용카드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지금까지는 지점이 적어서 경쟁이 힘들었지만 한미은행을 인수하고 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PB(프라이빗 뱅킹) 분야에서도 최상위급 고객을 위주로 영업해 온 지금까지와 달리 중상위층으로 고객을 확대,영업기반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투자은행(IB) 업무,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서도 격돌이 불가피하다.이 대목은 특히 국내은행에 위협적일 수 있다.금융계 관계자는 “그동안 JP모건,골드만삭스 등이 주도해온 인수합병 관련 업무를 씨티그룹의 글로벌망을 타고 씨티은행이 대거 가져갈 수 있다.”면서 “이 경우,국민은행 등의 투자은행 업무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업인프라나 자금조달,은행이미지 등 측면에서는 국민은행이 당분간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씨티그룹 본점 총자산이 국민은행의 6배 수준인 1200조원에 이르지만 이를 국내에 들여오려면 환전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한미은행 역시 후발주자로서 자금조달 비용이 높기 때문이다.밀착 고객관리 측면에서도 점포 수가 국민은행의 5분의1밖에 안 되는 씨티·한미은행은 약할 수밖에 없다.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한일생명 인수에 이어 한투증권이나 대투증권을 인수하게 되면 완벽한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발판이 마련돼 씨티은행으로 인한 타격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세계 최대 금융그룹을 상대로 한 업계 맏형 국민은행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경제플러스] 외환銀 총괄운영본부장 웨커

    외환은행은 8일 GE그룹에서 주주·투자자관리 담당 부사장을 지낸 리처드 웨커를 총괄 운영본부장(COO)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웨커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GE캐피털내 자회사인 GE 카드사를 경영했으며 미국 미주리대 공대 출신으로 나이는 40대 중반으로 알려졌다.그는 이달말 외환은행 임원진에 합류하며,최고경영자(CEO)와 각 사업부문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게 된다.˝
  • [사설] 이라크戰 이후 대비해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한국·타이완 등 수출 비중이 큰 아시아 경제는 이라크 전쟁 후유증에 따른 세계 경제 회복 지연으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LG경제연구원은 이라크 전쟁이 초단기에 끝나더라도 국내 경제 회복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삼성경제연구소는 한술 더 떠서 이라크 전쟁 종료는 국내 경제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북핵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주한미군 철수문제까지 겹치게 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격히 이탈할 것이라는 분석이 그 근거다.특히 북핵 문제가 악화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도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서 세계 경제 불안요인이 제거됐다는 기대와 함께 주가가 폭등하고 국제 유가는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하지만 국내외 연구기관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라크 전쟁 이후에 닥칠 한반도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이라크 전쟁이 종료되면 또 다른 ‘악의 축’인 북한으로 미국의 총구가 향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외국 투자기관의 CEO들은 한국의 정책 당국자들에게 앞으로 2∼3개월 후를 대비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한다.이들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미 이견 조율,SK사태로 촉발된 금융 불안 및 카드사 부실 해소,기업의 투명성 제고 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노무현 대통령의 한국군 파병 동의안 조속 처리 방침 발표에 이어 어제 노 대통령이 외국계 기업 CEO들과 오찬 모임을 가진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우리는 여기에 덧붙여 다음달로 예정된 해외 투자설명회에 나설 대표단에 기존에 구성된 경제팀 외에 외교·안보분야 인사도 추가할 것을 권고한다.외국인들의 1차적인 관심사안이 북핵 문제이기 때문이다.SK사태나 카드사 부실 등은 시장원리에 따른 처리만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밀레니엄] 새 경제 패러다임

    ■경쟁 번영으로 가는 길인가 자유경쟁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인하와 질적 향상을 가져온다.신자유주의가 득세하는 요즘 세상에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경쟁을 제한하거나 방해하는 독점,과점,담합과 카르텔은 소비자를 착취해 생산자와 유통업자에게 부당하게 높은 이득을 얻게 해준다.독과점의 비윤리성도 흔히 지적된다.가난한 사람들이 굶고 있어도 독과점업자들은 유통량을 줄여 가격을 조절하기 위해 식량을 태평양에 버린다는 것이다. 반면 독점의 이점 역시 적지 않다.철도회사가 내륙해운이나 자동차와 경쟁을 벌이기보다 독점을 누릴 경우 전철화 등 대규모 사업을 훨씬 쉽게 벌일 수 있다.서구에서 은행들은 독점자에게 우선적으로 자금을 빌려준다.독점기업은 사업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국영기업의 민영화 반대 논리가 지지자를 확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사기업은 극단적인 이익을 추구해 오지에 전기나 가스 보급을 꺼려 사회 전체의 이익은 줄어든다. 그래서 경쟁과 독점 정책의 균형점은 늘 논란의 대상이 된다.얼마전 국내카드사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대립이 단적인 예이다.카드사들이 각종 서비스 경쟁을 벌이자 금감원은 주유할인을 폐지하고 무이자할부도 3개월이내로 제한하도록 행정지도했다.공정위는 행정지도야말로 ‘담합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제동을 걸었다. 사업자들간의 서비스와 가격 경쟁은 소비자들의 이익을 늘리지만 금융기관들의 지나친 경쟁은 나라 전체로 볼 때 자원 낭비를 가져오는 것도 사실이다.독점과 자유경쟁의 영역과 농도를 어떻게 잡느냐가 정책의 과제이다. 이상일 경제팀장 bruce@ ■존 마틴 호주경쟁위위원/ “부패한 사회라면 제도도입도 허사” ‘서울경쟁포럼2002’에는 전세계 ‘경쟁’ 전문가들이 총출동했다.경쟁정책의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호주의 존 마틴 경쟁·소비자위원회 위원과 관련 국제규범 수립을 총괄하는 로버트 앤더슨 WTO(세계무역기구) 경쟁담당 자문관을 만나봤다. ◆강력한 경쟁정책이 호주의 경제력을 높였다고 들었다. 1995년 국가경쟁정책개혁법을 제정,국가적 차원의 포괄적 경쟁정책을 채택했다.반독점 분야 외에 공공설비,지적재산권,면허,중소기업과의 거래계약,계약거부,독점프랜차이즈,법률시스템 등 모든 경제분야에서 경쟁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이로 인해 경쟁이 크게 촉진됐고,나라 전체의 효율성이 증대됐다.기업의 태도가 바뀌면서 소비자의 권익도 한층 높아졌다. ◆한국의 경쟁 상황을 어떻게 보나. 지난 10여년간 한국은 강력한 경쟁정책을 도입해 왔다.많은 부분이 호주와 비슷하다.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전환하는 대표적 모델이다.다른 나라들에게 경쟁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경쟁이 반드시 ‘번영’으로 이어진다고 보나.개도국들은 생각이 다르다. 경쟁에는 한가지 모델만 있는 게 아니다.시장마다 다르다.투명하지 않고 부패한 사회라면 경쟁을 도입해도 별 소용이 없다.만일 정상적인 경쟁이 불가능하다면 그것을 대체할 다른 제도들을 일관성 있고,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개도국에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경쟁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에서 경쟁분야가 논의되는 것에 대해 개도국의 우려가 많다. 국제규범을 세우는 데는 항상 일부 국가들의 반대가 따른다.나라별로 문화적·정치적 상황을 존중하면서 협력과 공생이 보장되는 국제규범을 세운다면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경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경쟁과 효율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독과점을 막기 위해 기업간 인수·합병(M&A)을 규제하면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해 산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그렇더라도 경쟁이 최우선이다.경쟁이 없으면 산업규모가 아무리 커도 효율성을 보장할수 없다.‘경쟁은 경제력의 전제’라는 명제에 주목해야 한다. ■앤더슨 WTO자문관/ “독점·카르텔 예방장치 시급” ◆DDA협상에서 경쟁부문은 어떻게 다뤄지나. 구체적인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각국의 경쟁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국가간 협력을 통해 기술적인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특히 WTO의 승인을 천명함으로써 각 나라 경쟁당국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목적이 있다. ◆개도국들은 국제적인 규범을 만드는 것을 꺼리고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다.많은 개도국이 경쟁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경쟁의 이점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다.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이미 경쟁의 중요성을 확신하기 시작했다. ◆DDA협상에서 개도국과 선진국간 조화는 어떻게 꾀할 것인가. 양자 사이의 불평등을 없애려면 모든 나라에 똑같은 법칙을 억지로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강력한 국제규범 수립을 주장하던 유럽연합(EU)도 최근들어 이런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개발도상국이 국제 규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기술적으로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가장 중요한 것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직접적인 대화다. ◆경쟁을 통해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 번영의 전제조건은 ‘시장’이다.그러나 아무런 제어장치가 없는 완전 자유시장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경쟁을 저해하는 기업합병이나 카르텔을 막고,독점을 없앨 수 있는 규칙과 제도들이 마련돼야한다. ◆경쟁이 보장된다고 해서 반드시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나. 경쟁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준다.이는 한국에서도 증명된 부분이다.그러나 모든 시장이 똑같지는 않다.예를들어 어떤 시장은 20개 회사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인 반면 어떤 시장은 3∼4개 밖에는 수용할 수 없다.또한 지금까지는 각국 경쟁정책이 국내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세계화에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허선 공정거래위 정책국장 기고/ 기업·경제성장력의 핵심동인 산업정책서 독립…위상 제고를 한 국가의 국민생활 수준은 기업의 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생산성이 높은 나라의 국민은 높은 소득 수준에,싸고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의 생산성은 어디에서 오는가.기업 단위로 보면 활발한 기술개발,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인재에 대한 동기부여 등 경영학의 연구 주제들로 망라된다.경제체제 측면에서는 시장경제 시스템이다.지난 20세기에 전개됐던 경제시스템간 경쟁과 실험에서 사회주의는 패배했고,시장경제가 승리했다. 그러나 시장경제도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대표적인 것이 공공재와 독과점의 문제다.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경쟁’이다.미국이 1890년 셔먼법을 만든 이래 92개국이 경쟁법을 도입했고,30여개국이 도입을 준비중인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경쟁은 기업들이 서로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향해 ‘다투는 것’이다.기업들은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가격을 내리고 품질을 향상시킨다.소비자들은 그로 인해 낮은 가격,높은 품질,다양한 선택을 향유할 수 있다.국민경제 전체로는 낮은 인플레,높은 성장,탄력적인 경제구조,열린 기회 등 열매를 거둘 수 있다. 경쟁이 없는 독과점을 가정해 보자.기업들은 경쟁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멋대로 가격을 올릴 수 있다.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낮춰도 소비자들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구입할 수 밖에 없다.기업들은 소비자의 이익을 감소시킨 대가로 부당한 독점 이윤을 얻게 된다.나라 전체로는 경쟁력 없는 비만한,그리고 소비자에게 교만한 기업만 남게 되는 것이다. 기업은 속성상 시장지배를 원한다.모든 수단을 강구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애쓴다.경쟁기업을 인수·합병함으로써 독점기업이 되거나 값을 담합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려는 것은 소비자의 피해를 전제로 독점이윤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경쟁법은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을 규제하고 카르텔을 흉악범으로 다루며,시장지배력을 남용해 경쟁상대를 못살게 구는 행위를 규제한다.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기만적이고 비윤리적인 거래 형태도 감시한다.경쟁법은 기업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경제 기본법인 것이다. 호주의 성공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호주는 1995년 국가경쟁정책을 수립해 ‘경쟁·소비자위원회’(ACCC)에 규제개혁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전속시키고 통신·전기·금융 등 산업규제 기능도 맡김으로써 경제성장률을 연 평균 2.5%씩 추가로 높일 수 있었다. 지난 6∼8일 열린 ‘서울경쟁포럼2002’는 이런 믿음을 개발도상국 및 체제 전환국들과 공유하는 자리였다.공정거래위원회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공동 개최한 이 행사에는 32개국,6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해 ‘경쟁은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토론을 벌였다. 포럼에서는 경쟁이 기업 경쟁력,나아가 경제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론적·경험적 연구를 통해 각국 경쟁당국자들이 검토했다.특히 개도국들은 경쟁법의 조기 도입과 적절한 운용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공감했다.각국의 경쟁정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데도 의견의 일치가 있었다.이를 위해 경쟁당국은 산업정책으로부터 더욱 독립적이어야 하고 위상도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경쟁정책에 기초한 시장경제 질서를 더욱 심화·발전시켜야 한다.개도국의 성장논리가 경제요소 투입량의 증대라면 선진경제의 발전논리는 경쟁을 통해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규제개혁과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뿐 아니라 경쟁이 경제정책에서 핵심적 위상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즉 경제를 경쟁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 김종창 기업은행장 “이익 못내는 은행 가치 없다”

    “이제는 은행도 기업입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은행은존재가치가 없습니다.” 은행주중 유일한 코스닥종목인 기업은행 주식의 지난 7일종가는 4,970원.김종창(金鍾昶) 행장이 취임하던 지난 5월14일 당시의 3,350원에 비해 무려 50%나 급반등했다. 금융계에서는 이를 ‘김종창 주가’라고 부른다. 최고 경영자가 바뀐지 넉달만에 국책은행의 주가가 이처럼 뛴것은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그 이면에는 김행장만의 독특한 비결이 숨어 있다.김행장은 취임 직후 수익성 창출을 위해 ‘돈 잘버는 국책은행’을 모토로 정했다.국책은행의 폐단으로 지적돼온 비효율적인 조직과 기업문화를 ‘이익중시 경영’ 시스템으로 바꿔나갔다.김행장은 “국책은행이라고 수익성을 신경쓰지 않는다면 손실은 고스란히 세금으로 부담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매상을 늘리기 위해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신청없이 자동으로 대출한도를 주는‘신용대출 한도통보제’를 실시했다.이는 시중은행들도생각하지 못한 과감한 아이디어였다.이어 독자카드인 K-원(one)카드로 수익성 높은 신용카드사업에도 진출했다. 개인고객도 기업고객 만큼 유치해 수익성을 높이라며 공격적마케팅을 강조한 때문이다. 김행장의 이같은 노력이 시장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주가가 오르자 정부로부터 현물출자를 받아 기업은행주를보유했던 한국투자신탁증권이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를 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흡수하면서 다시 주가상승으로 이어졌다.그 결과 주식유통량이 총주식의 5.5%선으로부쩍 늘어났으며,이는 다른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에게 호재로 작용했다.김행장의 ‘이익중시 경영’이 시장의 주목을 받아 ‘장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동양증권 유재철(柳在澈) 과장은 “현대 등 기업에 물린여신이 적어 자산건전성을 높게 평가받은 데다 김 행장에대한 기대감이 맞물려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본다”면서 “수익성을 높이면서 주식 유통량을 더 늘리면 앞으로 20%정도의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김행장은 “유통물량이 늘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갈수록높아지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7,000원∼1만원선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그의 ‘주가경영’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옛 재무부 이재라인의 핵심멤버로 이재국금융정책과장과, 재정경제원 국제금융증권심의관 등을 지낸 금융통이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출범하자 금감위로 옮겨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내다 지난 5월 기업은행장에 취임했다. 재무부 출신으로는 보기 드물게 목에 힘이 안들어가는 서민형의 소탈한 스타일이다.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서울상대와 행시 8회 출신으로 관료에서 은행 CEO로 변신했다. 주현진기자 jhj@
  • “한차원 높인 종합금융으로 승부”

    국내 금융지주회사 두 수장이 31일 나란히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우리금융 윤병철(尹炳哲) 회장과 신한금융 라응찬(羅應燦) 회장.두사람은 모두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종합금융 네트워크’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출발할 때부터 한사람은 정부 주도 지주회사,또 한사람은 민간 주도 지주회사의 좌장으로 늘 비교모델이 돼온 두 CEO로부터각각의 비전과 전략을 들어보았다. ◎윤병철 우리금융 회장. ◆우리금융,BC카드에서 완전탈퇴=부실 금융기관들의 집합체라는 현실적 약점을 인정하고 일단 내년까지 ‘기초체력 다지기’에 들어간다.각 자회사별로 6월말 현재 총 6조5,000억원인 부실자산을 오는 11월까지 최대한 매각한 뒤 남은부실자산(4조∼5조원 추정)은 전부 한곳으로 모은다.자회사를 클린화시키겠다는 의도다.연말에 또 한명의 전문 CEO(최고경영인)를 영입해 부실자산 처리를 전담시킬 작정이다.IT(전산)자회사 설립은 9월말이 목표다. 카드사업의 경우 현재 BC카드의 최대주주이지만 경영권을포기하더라도 올 연말까지 독자 카드사를 신설할 계획이다. 9%인 시장점유율을 12%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상장시기는 내년 1·4분기로 잡고 있다.상장이 이뤄지면 외국업체와의 자산운용 합작법인 설립과 증권사와의 제휴도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내공이 쌓이면 2003년부터는 본격적인 사세확장에 착수,2004년까지는 총자산 130조원,당기순이익 1조8,000억원,고정이하 여신비율 2.0%를 달성할 계획이다.윤회장은 “2003년하반기까지 공적자금을 상환,민영화를 완료하겠다”고 장담했다.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 ◆신한금융,SOC투자상품 10월 시판=덩치(총자산)는 우리금융보다 작지만 우량 자회사들의 집합체인 만큼 실제 출발선은 훨씬 앞서 있다.1일 공식출범하는 대로 신한은행과 신한증권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부터 도입한다.고객 입장에서는은행과 증권사의 이용실적이 합쳐지니 마일리지 벌기가 훨씬 유리하다.라회장은 “금융지주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교차판매 서비스의 맛뵈기”라고 말한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와 신탁 분야의 교차판매 상품도 조만간 출시한다.교통사고나 장애로 대출금을갚지 못하게 됐을 때 이를 대신 갚아주는 이른바 ‘신용위험보전 보험상품’(CCP)을 준비중이다.국내 보험사에서 취급하지 않는 상품인 만큼 기존 보험사들의 반발을 극복할수 있을 것으로 라회장은 보고 있다.금융자문사인 맥쿼리사가 설계중인 사회간접자본 투자상품도 관심을 끈다.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수익률을 돌려주는 상품이다.아파트 등에투자하는 부동산투자신탁과 유사하다.지주회사 설립 제휴사인 BNP파리바의 투자자금은 빠르면 연말쯤에 들어올 예정이다. 안미현기자 hyun@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