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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 장애인·노숙자 유인 인신매매… 신용등급 따라 몸값 받고 11명 팔아

    지적 장애인과 노숙자를 팔아넘긴 인신매매 조직과 이들의 명의로 신용대출과 함께 차량·휴대전화 등을 구입해 되팔아 온 일당 2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서울역 등을 배회하는 지적 장애인과 노숙자들을 일자리를 준다고 속여 유인한 뒤 카드깡 업자 등에게 팔아넘긴 혐의(영리인신매매 등)로 총책 김모(40)씨 등 14명과 매수자 임모(51)씨 등 6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임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근거지를 제공한 김모(62·여)씨 등 4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또 범행대상 물색조(일명 ‘찍새’) 오모(56·여)씨 등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찍새인 오씨 등은 지난 7월 2일 서울역을 배회하는 신모(45·정신지체 1급)씨를 일자리를 주겠다고 속여 서울 동대문구의 K다방으로 유인했다. 이어 신분증이 없자 목욕과 이발을 시킨 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게 하고 은행으로 데려가 입출금거래통장과 카드를 개설한 후 유인·매도 담당 총책인 김씨에게 신병을 넘겼다. 김씨는 신씨를 여관에 감금한 상태에서 인터넷을 통해 신용등급을 조회한 뒤 휴대전화 대리점으로 데려가 4대의 최신형 고가 단말기를 개통시킨 뒤 되팔아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가 끝나자 신씨를 행정기관에 데리고 다니면서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등을 발급받은 뒤 인신 매수책 임씨에게 돈을 받고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8월 말까지 11명의 지적 장애인과 노숙자를 유인해 신용등급에 따라 450만~750만원의 몸값을 받고 임씨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임씨 등 6명은 피해자들의 신용한도를 높이기 위해 재직증명서 등을 위조한 후 신용대출을 받게 하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피해자 명의로 고급차량을 출고한 뒤 대포차량으로 판매해 왔다. 이들은 또 피해자를 대표자로 한 11개 유령법인을 설립해 법인 한 곳당 10개의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만들어 보이스피싱 조직에 100만원씩을 받고 판매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화물차 주유금액 ‘카드깡’…유가보조금 23억원 꿀꺽

    주유 금액을 부풀려 화물차 전용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정부의 유가보조금을 나눠 가진 주유소 업자와 화물차 운전기사 등 407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은 전국적 현상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등의 혐의로 주유소 업주 권모(4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화물차 기사 김모(38)씨 등 10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가로챈 돈이 150만원 미만인 화물차 기사 302명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에 통보해 6개월간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적발된 화물차 기사의 90%가량은 물류회사 소속이었다. 권씨는 2011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경기 이천시 마장면 자신의 주유소에서 화물차의 주유량을 실제 금액보다 부풀리거나 주유하지 않고 계산하는 ‘카드깡’ 수법으로 23억원 상당의 매출전표를 허위로 발행한 뒤 정부가 지원한 유가보조금을 화물차 기사와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국토부는 유가보조금 재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현금으로 지원하다가 2009년 2월 신용카드 방식으로 개선했지만 적발된 이들은 서로 결탁해 손쉽게 보조금을 챙겼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일양약품 대표, 매출 조작 거래처에 5억대 불법제공

    제약회사의 병·의원 리베이트 제공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일양약품이 의약품 도매상이나 거래처에 자사 약품 판매 촉진을 위해 5억 5000여만원을 불법 제공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양약품이 ‘허위 매출’ 기록을 통해 의약품 도매상 등에 판매 대금의 50% 이상을 되돌려줌으로써 거래처의 비자금 조성 창구 역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원광대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대형 대학병원들이 기부금을 받는 형식으로 수백억원의 리베이트를 착복한 혐의에 대해서도 지난주 각 병원 소재지별 지검에 사건을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수원지검 특수부는 29일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장부상 금액과 실제 판매 금액을 다르게 하는 수법으로 일양약품의 의약품을 납품받는 도매상이나 거래처에 불법 이득을 준 비리를 포착했다. 검찰 조사에서 김 대표는 일양약품 광주지점 직원 정모씨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해 의약품 도매상 등과 ‘이중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의 의약품 도매상 A사는 일양약품 약품을 구매하고 4800만원을 정씨 계좌로 입금한 뒤 일양약품 측으로부터 2400만원을 현금으로 되돌려 받았다. A사는 지불 금액의 50%를 비자금으로 축적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수법으로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의약품 도매상과 거래처에 5억 5000여만원을 불법 제공했다. 검찰은 김 대표가 의약품 도매상 등에 불법 제공한 돈을 어떤 식으로 회계 처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자사 약품 판매 촉진을 위해 거래처 등에 불법 자금을 제공한 것도 약사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 대표가 이른바 ‘카드깡’ 등을 통해서 거래처에 수천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관심이 많고 민감한 사안이라 수사 상황에 대해 일일이 말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일양약품 측은 “민감한 사안이라 관련 부서들이 다 함구하고 있어 혐의나 김 대표의 연관성 여부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면서 “김 대표는 아직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9일 경기도 용인시의 일양약품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2008년 7월 이후 김 대표의 금융 거래 내역을 추적해 왔다. 한편 지난 16일 고대안암병원 등 대학병원들을 리베이트 착복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 의약품 도매상 등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들과 합동으로 지난해 5~8월 의약품 유통 현지 조사를 실시했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기프트 카드깡’ 리베이트 동아제약 임직원 4명 영장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고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26일 의약품 구매 대가로 병·의원 관계자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동아제약 임원과 직원, 거래 에이전시 대표 등 4명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자사 의약품을 처방해 주는 대가로 병·의원 등에 수십억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 1위 제약업체인 동아제약은 법인카드로 기프트 카드를 대량 구매한 뒤 현금으로 바꾸거나 기프트 카드 자체를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기프트 카드깡’ 수법을 통해 리베이트 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11월 21일자 1면> 동아제약은 기프트 카드깡으로 조성된 리베이트 자금을 마케팅·관광업체 등으로 위장한 ‘거래 에이전시’를 통해 병·의원에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합수반은 동아제약이 병·의원 관계자들에게 9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포착, 지난 10월 10일 동아제약 본사와 지난 1일 경기와 경북의 지점 3곳을 압수수색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檢 ‘신한銀 사태’ 신상훈 前사장 5년 구형

    검찰이 회사돈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에게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구형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설범식)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은행 고위 임원의 부실대출, 비자금 조성, 신용카드깡 등의 행태는 금융기관 종사자인지 의심케 하는 정도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줬다.”면서 “신한은행의 명예회복과 범행의 재발을 막는 차원에서라도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전 사장은 최후 진술에서 “재판부의 혜량과 엄정한 판결로 명예회복이 이뤄졌으면 한다. 남은 인생에 아무 희망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 전 은행장도 “자문료를 사용한 적이 없고 범행에 가담한 사실도 없다. 거짓과 모함 속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제약사들, 유령 마케팅업체 세운 뒤 리베이트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고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동아제약의 ‘기프트카드깡’을 이용한 비자금 조성과 사용처 파악에 나선 가운데 리베이트 단속과 추적을 피하기 위한 제약업체들의 꼼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합수반은 21일 동아제약을 비롯한 일부 제약사들이 마케팅·관광업체 등으로 위장한 ‘거래 에이전시’를 통해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건넨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제약사들은 현행 법의 맹점을 악용해 수사망을 피하고 있다. 현행 리베이트 쌍벌제는 의사와 약사, 의료기관 개설자 및 종사자, 의약품 제조사 등 의료 관련 종사자가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각종 리베이트를 제공할 경우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현행 법이 의료 관련 종사자만을 처벌한다는 점을 악용해 겉으로는 의약품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리베이트 대행 업체를 통해 병·의원에 금품을 건네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약사들은 제3의 업체를 통해 계약을 맺은 후 거래 에이전시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직접 업체를 세운 뒤 리베이트 전달의 창구로 이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거래 에이전시는 리서치 대행 등의 업무를 하는 것처럼 서류 등을 조작해 놓을 뿐이지 실질적으로 리서치나 마케팅, 관광업 등 관련 업무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서울 남부지검에 적발된 Y제약사도 리서치 대행사로 가장한 거래 에이전시를 통해 16억 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형식적인 내용의 리서치사이트를 개설해 두고 1~2회 접속하는 등 실제로 리서치에 응하는 것처럼 꾸미고 병·의원에 리서치의 대가로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합수반 관계자는 “남부지검 건처럼 (거래 에이전시가) 적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처벌을 피한 경우도 많다.”면서 “에이전시가 제약사의 리베이트 제공에 있어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지만 이들이 제약사와의 관련성을 부인할 경우 공모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맹점 때문에 현행 의료 관련 종사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리베이트 쌍벌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 됐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을 발의한 오제세 민주통합당 의원은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수법이 진화되고 있어 리베이트 쌍벌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동아제약 ‘기프트카드깡’으로 수백억 비자금

    동아제약 ‘기프트카드깡’으로 수백억 비자금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고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국내 1위 제약업체인 동아제약이 ‘기프트 카드깡’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병·의원 등에 리베이트로 제공한 사실을 파악, 로비 대상을 추적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수사기관이 기프트 카드깡 로비 실태에 칼을 빼든 건 처음이다. 기프트 카드깡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업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카드깡은 신용카드로 가짜 매출전표를 만들어 조성한 현금으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자를 먼저 떼고 빌려 주는 불법 할인 대출이다. 합수반 관계자는 “깡을 통한 ‘억’ 단위 자금 조성은 회사 차원에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면서 “동아제약이 기프트 카드깡을 한 중간 유통업체, 회사 내부 연루자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합수반은 수사 과정에서 동아제약이 법인카드를 통해 기프트 카드를 대량 구매한 사실을 포착하고 동아제약 법인계좌도 훑고 있다. 합수반 관계자는 “제약회사 법인카드 연간 사용액의 70~80%가 기프트 카드 구입 비용이라고 한다.”면서 “동아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300만원 이상을 받은 의사 등을 1차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측은 “리베이트 제공 여부나 조성 방법 등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면서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기프트 카드는 무기명 선불카드로 상품권과 유사하다. 카드사, 은행 등에서 발행하고 있다. 구매 한도는 개인은 100만원이지만 법인은 무제한이다. 2002년 삼성카드에서 처음 출시했다. 2009년 2조원, 2010년 2조 9000억원, 2011년 6조 4000억원 등 발행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카드깡에 정통한 한 경찰 인사는 “기프트 카드는 깡을 통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을 정도로 유통망이 형성돼 있다.”면서 “서울 영등포나 강남 쪽 업자들을 끼면 억 단위도 현금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상품권 업소 관계자들은 “제약회사를 비롯해 건설·유통 등의 업체가 주로 기프트 카드깡을 통해 현금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제약사들은 기프트 카드를 현금이나 법인카드로 구입한 뒤 상품권 취급소나 사채시장에서 환금한다. 상품권 취급소는 10만원권은 9만 6000원(수수료 4%), 50만원권은 48만 5000원(3%)에 매입한다. 강남 지역 업소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로비를 위해 현금화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깡을 통해 현금화한 뒤 병·의원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하거나 기프트 카드 자체를 리베이트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앞서 합수반은 동아제약이 병·의원 관계자들에게 9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포착, 지난 10월 10일 동아제약 본사와 지난 1일 경기와 경북의 지점 3곳을 압수수색했다. 합수반 관계자는 “90억원은 관행적인 리베이트 비율에 맞춘 추정치일 뿐”이라며 “아직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경찰 상납비리 메가톤급… ‘제2의 이경백’ 사태 되나

    국내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의 불법영업 등을 수사해 온 검찰이 업주들 사법 처리를 마무리하고 2단계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에는 YTT와 경찰 사이의 상납 비리 수사다. 정해진 수순이긴 하지만 규모와 강도가 당초 예상을 초월한다. 지난 5년간 서울 강남경찰서 단속 부서 등에서 근무했던 경찰관 700~800명에 대한 전방위 조사다. 경찰은 ‘제2의 이경백’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이미 “업주를 기소한 이후 경찰 상납 비리 수사를 본격화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 때문에 검찰이 23일 YTT 실소유주 김모(52)씨 형제를 구속 기소한 것은 경찰 상납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검찰은 김씨 명의 휴대전화·차명폰의 통화 내역 분석, 김씨 등 관계자들의 금융거래 내역 추적 등을 통해 일부 경찰과 유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 5~6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김씨를 압박하기 위해 성매매, 탈세 등 YTT를 둘러싼 비리를 다방면에 걸쳐 파헤쳤다. 김씨는 YTT와 S호텔을 연계해 약 2년간 8만 8000여회의 성매매를 알선, 연간 650억원 이상의 매출에 60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김씨는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매출만 신고하고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금 거래 대부분은 누락했으며 ▲과세 대상이 아닌 여종업원 봉사료 허위 기재 ▲호텔 신용카드 단말기를 통해 유흥업소 비용을 결제(일명 카드깡) ▲개인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어제오늘내일’ 법인을 설립, 친인척을 차명주주로 동원하는 등의 수법을 통해 30억 4800만원을 탈세했다. 검찰은 탈세 금액 중 일부가 매월 경찰 상납금으로 유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일각에선 “검찰이 경찰을 표적 수사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특히 검찰의 수사 타깃인 강남서 본서 및 지구대 등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했던 경찰들의 반발이 거세다. 논현2파출소에서 근무했던 한 경찰관은 “자신 있으면 당장 구속시킬 것이지 강남서와 관련됐다고 모두 범죄자 취급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경찰관은 “경찰 고위 간부 A씨를 잡으려 한다는 등 검찰에서 별의별 얘기가 다 나오고 있다.”면서 “김씨가 경찰보다는 검찰 쪽에 훨씬 큰 금액을 상납했다는 말이 있는 만큼 검찰 관계자들부터 조사하라.”고 주장했다. 김승훈·조은지기자 hunnam@seoul.co.kr
  • 강남 최대 룸살롱은 ‘비리 살롱’…무허가 룸 수십개 증축 수십억대 탈세·비자금

    서울 강남 최대 규모의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이 많게는 74개나 불법으로 룸을 증축, 탈세 창구로 악용해 온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탈세 규모만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YTT 실소유주인 김모씨는 탈세, 공무원 상납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YTT가 관할 강남구청에 신고한 룸 수는 세울스타즈호텔 지하 1~3층 106개다. 그러나 호텔 홈페이지에 실린 YTT의 룸은 180개이다. 업소의 한 관계자는 “150~180개의 룸을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44~74개의 룸이 불법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또 “신고하지 않은 무허가 룸은 탈세 창구로 악용되며, 영업 이익은 장부에 기록되지 않아 국세청에도 포착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남 일대에는 YTT처럼 인근 건물과 비밀 통로로 연결해 무허가 룸을 운영하는 업소들이 많다.”면서 “카드깡 등의 수법을 통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전했다. 강남소방서 관계자는 “룸이 불법 증축됐다면 점검 과정에서 확인해 시정명령을 내렸을 텐데 YTT는 지금껏 시정·보완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YTT 실소유주 김씨는 호텔 3~4층에도 각각 14개와 10개의 룸을 갖춘 업소를 두고 있다고 구청에 신고했다. 하지만 호텔 2~3층에는 새벽 2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하는 룸 100여개를 갖춘 이른바 ‘2부 클럽’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클럽 관계자는 “홈페이지 광고보다 좀 적은 80여개의 룸을 갖추고 있다.”면서 “2시간 30분 시간제로 운영되며, 2차는 나가지 않는다. 비용은 아가씨 팁 10만원, 기본 주대 13만원 등 일반 가라오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클럽도 무허가 룸이 56~76개나 되는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YTT 실소유주 김씨가 무허가 룸 등을 통해 마련한 비자금을 경찰 등에게 정기적으로 상납한 것으로 보고 탈세 규모와 상납 대상자 등을 캐고 있다. 또 경찰과 관할 지자체 공무원, 소방서 관계자 등이 YTT의 불법 증축을 알고서도 묵인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증축과 탈세가 가능했던 구조적 비리를 캐고 있다.”면서 “양주 공급업체 등도 탈세에 가담했는지 등 큰 틀에서 YTT의 불법·비리를 캐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19대 개원 여야 대표에게 듣는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19대 개원 여야 대표에게 듣는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19대 국회가 2일 본회의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이번 국회는 대선 정국의 지형을 가르는 전초전의 의미를 지닌다. 여야 대표로부터 사실상 ‘대선 국회’에 임하는 구상을 듣는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일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이 대선후보 경선을 11월에 마무리하려는 것은 국민 선택권을 축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선후보 확정 시기에 대해 “대선후보 검증에 최소한 4개월은 필요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년 전에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청와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올 하반기 정국 운영의 중심은 청와대가 아닌 당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홍준표 대표 체제 이후 ‘9인 회동’으로 대표되는 고위 당정 협의가 자취를 감춘 것에 대해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고위 당정과 같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사안별로 조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까지 여야의 판도를 바꾸는 두세 차례의 큰 출렁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인하지 않는다. 대비도 해야 한다. 북한 변수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미리 예측해서 맞히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무엇을 원한다고 생각하나. -구태 정치에 대한 환멸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진실한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예컨대 30대의 경우 대학 졸업 당시 외환위기가 터졌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지지했으나 결과는 ‘카드깡 세대’가 됐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으나 ‘하우스푸어 세대’가 됐다. 2007년 대선 때도 이명박 후보는 국민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했지만 안 됐다. →현행 경선 규칙을 고수할 경우 흥행에서 실패할 수도 있지 않나. -흥행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 우선 누가 후보가 될지 손에 땀을 쥐는 흥행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흥행을 만들기 위해 규칙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은 문제다. 규칙을 바꾸면 흥행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반면 토론 등을 통해 후보의 참신성, 대중성, 진정성을 보여 주는 형태의 흥행도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스타가 태어날 수도 있다. 정몽준·이재오·김문수 후보 등 ‘비박(비박근혜) 3인’ 역시 아직 대선후보로서 진면목을 보여 주지 않았다. 임태희·안상수·김태호 후보 등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 대표로서 경선 규칙 갈등을 해소해야 하지 않나. -비박 3인이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당 대표로서의 선택권은 없었다. 이로 인해 당이 무력해진 측면이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이려면 당헌·당규는 물론 선거법까지 바꿔야 한다. 시간이 필요한 일인데 그때까지 수수방관할 수는 없지 않나.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이유다. 비박 3인 모두 또는 일부가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선 선거인단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5·15 전당대회 대표 경선 때 보니까 휴대전화 문자 한 번 보내는 데도 20만명에 800만원이 들어간다더라. 결국 돈이 문제다. →야권에서는 국민과의 소통의 기재로 모바일 투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위험성이 내포된 절차로 대선을 치르다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국회의원의 경우 자격 정지나 당선 무효 처리하면 되지만 대통령을 그렇게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야권이 모바일 투표를 하겠다면 국민 앞에 무책임한 정당이다. →야권에서는 대선후보 확정 방식으로 ‘원샷’ 경선, ‘플레이오프’ 경선 등 다양한 논의가 있다. -대선후보 확정 시기가 늦어지는 게 문제다. 대선후보 검증에 최소한 4개월은 필요하다. 지난 4·11 총선 때 검증을 한번 받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총선과 대선은 이슈 자체가 다르다. →19대 국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서 밑그림을 그리는 게 있다면. -국가 안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재정 문제다. 국가 부채, 지방자치단체 부채, 가계 부채 등 폭발성 있는 문제를 사전 점검해야 한다. 또 하나는 정체성 문제다. 지금까지는 민주화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었기 때문에 정체성이 흔들린 측면도 있다. →정체성 문제에 대해 당 안팎에서 박수와 비난이 공존한다. 대선후보와의 교감도 필요하고 색깔론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정체성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진보든 보수든 정당은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들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헌법 가치에서 벗어나면 정당의 존립 가치에도 부딪힌다. 민주당 역시 애국가를 부인하는 사람들과 손잡을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종북 논란에 맞서 사상 검증 논란을 제기하기도 한다. -사상 검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 없다. 사상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겠나. 사상이 아닌 공개적으로 한 정치적 언행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헌법 가치와 정면 충돌하는 언행을 한 게 문제다. →여야가 각각 국회의원 겸직 금지 등을 담은 ‘6대 쇄신안’과 ‘5대 특권 폐지 방안’을 발표했다. 향후 계획은. -국회 쇄신 및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바람직하다. 여야가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관련 논의를 조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장세훈·최지숙기자 shjang@seoul.co.kr
  • “2년만에 3배 불어난 빚… 캠코 도움받아 5분의1로 줄였죠”

    “2년만에 3배 불어난 빚… 캠코 도움받아 5분의1로 줄였죠”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여러 곳에 동시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가계부채 붕괴의 뇌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11곳에서 빌린 부채에 눌려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한 성실상환자가 빚의 굴레에 빠진 이들을 위해 힘들게 탈출에 성공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또 다중채무자의 길로 가지 않는 ‘금융 습관’을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문가를 통해 알아본다. “2005년 겨울, 단칸방에서 딸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세상에서 사라지자고. 아프지 않을 거라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과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치는 채무추심업자를 영원히 피하자고. 아이가 ‘엄마 나 죽기 싫어’라고 말하더군요. 순간 아이를 방 밖으로 밀어내고 문을 잠갔습니다. 손목을 그었고, 눈을 감았습니다.” 1일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 전명진(36·여)씨 부부가 운영하는 차광택전문업체를 찾았다. 그는 첫 남편의 죽음과 아버지 사업의 실패로 생긴 1300만원의 빚이 2년 만에 4300만원으로 불어난 이야기를 힘들게 털어놓았다. 지금은 자산관리공사의 신용회복프로그램을 통해 800만원을 남기고 빚을 모두 갚았지만 그래도 아픈 기억의 편린을 꺼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씨는 “내 경험을 나눠 한명이라도 가계부채의 늪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1999년 8남매의 장녀인 23세 전씨는 학원 상담직으로 일했다. 전씨가 임신 7개월째 됐을 무렵에 남편은 양육비를 벌겠다며 인천 영종도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사고로 숨졌다. 2000년 출산 후 남편의 사망보상금으로 비디오 대여점을 시작했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3년 만에 대여점은 적자를 냈고, 친정아버지의 영세 사업도 망했다. 동생 7명의 생활비도 책임져야 했다. 대여점을 살리기 위해, 아버지의 사업 부채를 갚기 위해, 동생들의 생활비를 위해 전씨는 빚을 내기 시작했다. 전씨는 “2003년 카드 하나를 발급받자 다른 카드들은 소득 검사도 없이 마구 내주었다.”면서 “5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했고, 카드 한도를 채울 때까지 ‘카드깡’을 했더니 빚이 1300만원이 됐다.”며 한숨지었다. 그해 9월에는 카드 돌려막기를 또 막기 위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빚을 내기 시작했다. 이듬해 초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에 아예 채무변제를 포기했다. 그리고 2005년 2월 새벽 아이와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아이를 밀치고 손을 그었다. 그는 “잠이 왔고 깨어났을 땐 병원이었다.”면서 “다가구주택에서 애가 너무 우니까 문을 부수고 날 병원으로 옮겼다고 하더라.”고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어린 딸의 눈을 보면서 ‘죽을 용기로 살리라.’고 다짐했다. 빌딩 청소를 하며 월 80만원을 벌었다. 20만원으로 한 달을 살고 나머지는 빚을 갚았다. 2년 만에 빚은 4300만원으로 늘어 있었다. 카드사 5개, 저축은행 3개, 새마을금고 1개, 대부업체 2개 등 11개 금융회사의 한달 이자만 각 20만원으로 모두 220만원 가량이었다. 살려고 마음먹고 자신의 상황을 주변에 알리자 친구가 자산관리공사 신용회복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는 “이전에 누군가 옆에서 신용회복프로그램을 알려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면서 “창피해도 주위에 자신의 부채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캠코에서 대부분의 이자는 탕감받았고 빚은 3700만원으로 조정됐다. 매달 40만원씩 8년간 갚게 됐다. 어두운 생각을 버리기 위해 여가 시간을 없앴다. 감자 1개라도 사러 매일 시장에 갔다. 희망을 품고 일을 적극적으로 찾자 청소일 2곳과 식당일까지 월 수입은 250만원으로 늘었다. 신용회복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아 이자가 빨리 늘어나는 대부업체 빚부터 갚았다. 전씨는 “빚을 갚으면 반드시 팩스로 완납증명서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대부업체에는 170만원의 빚을 모두 갚고도 이듬해 다시 갚아야 했다. 받은 적이 없다고 발뺌하는데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 적극적으로 빚을 갚으려 하자 대부업체와도 변제 금액을 두고 협상이 가능해졌다. 원리금이 300만원이면 일시불로 갚는 조건에 200만원만 받기도 했다. 빚을 갚아 나가면서 생활의 여유가 생겼다. 딸아이가 인연이 되어 새 남편을 만나 2005년 말 결혼을 했고, 차광택전문업체를 차렸다. 직원을 둘 정도로 사업은 안정돼 갔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캠코에 3개월을 초과해 원리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신용회복자 지위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3개월마다 조금씩만 변제를 했다. 다시 빚이 쌓여갔다. 그해 말 캠코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담당자를 피하려던 전씨에게 오히려 채무재조정 기회가 있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다. 전씨는 “채무재조정을 다시 하니 향후 8년간 월 17만원씩만 갚는 것으로 조정됐다.”면서 “신용회복 프로그램 담당자를 추심업자가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씨 부부의 사업은 다시 정상화되고 있다. 4300만원의 빚은 이제 800만원으로 줄었다. 전씨가 전하는 신용회복프로그램 이용방법은 매달 정해진 액수만 갚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6만 5000원을 갚아야 한다면 17만원을 상환하라는 것. 전씨는 “매달 갚을 때는 5000원밖에 안 되는 적은 돈일 수 있지만 채무상환 통장에 쌓이다 보면 한달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요즘 뉴스에서 가계부채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보면 과거가 생각나곤 한다. 2004년 뉴스와 너무 닮았다고 했다. 그는 “우선 당신의 빚을 가족에게 알려야 한다.”면서 “나도 비난을 받을까 말을 못했었지만, 그리고 가족도 내 빚을 갚아줄 능력은 없었지만, 끈기 있게 부채를 갚아나가는 데 가족은 가장 큰 의지가 된다.”고 전했다. 글 사진 아산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비리직원 위로금까지 준 축구협회 자살골

    대한축구협회가 비리직원을 퇴직시키는 과정에서 거액의 위로금을 줘 문제가 되고 있다. 축구협회 노조에 따르면 회계담당 A씨는 지난해 축구용품을 훔치다 발각됐는데, 조사 과정에서 2500여만원을 횡령한 사실까지 추가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협회는 징계는커녕 권고 사직시키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퇴직금과 별도로 위로금조로 2년치 연봉 1억 5000만원도 얹어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 같은 비상식적인 일은 축구협회 운영의 파행적인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하겠다. 회사 내에서 나쁜 일을 저지른 직원이라면 응당 벌을 받는 것이 조직의 기강을 잡는 기본이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거꾸로 범죄자에게 큰 상을 주는 온정주의를 보였다. 누가 봐도 잘못된 일이다. 이쯤 되면 축구협회도 ‘신의 직장’의 반열에 오를 만하다. 결국 노조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아 오던 김진국 전무이사가 어제 사퇴했다. 김 전무는 비리직원을 비호하고 부당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기에 사실 여부를 떠나 그가 물러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김 전무는 성명서에서 자신의 결백만을 주장했지 정작 논란이 되고 있는 거액의 위로금 지급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이번 사안은 김 전무의 퇴진으로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 법인카드를 관리했던 A씨가 협회의 약점을 잘 알아 협회가 입막음용으로 위로금을 줬다는 의혹을 누구 하나 속시원히 해명하지 못한 상태다. 여전히 협회 임원들이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느니, 심지어 속칭 카드깡으로 현금화했다는 루머들도 떠돌고 있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등을 치르면서 연간 예산이 1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국내외 위상도 높아진 만큼 이에 걸맞게 투명한 축구행정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을 때가 됐다. 새 집행부는 과거 주먹구구식 행정에서 벗어나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일부터 시작해라.
  • “검사장급 2명·前現 판사 2명에 수천만원”

    ‘벤츠 여검사’ 사건을 수사 중인 이창재 특임검사팀이 부장판사 출신 최모(49) 변호사의 전방위적인 법조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특임검사는 7일 “지난 1일 이후 거의 매일 최 변호사를 부산지검 조사실로 소환, 이모(36·여) 전 성남지청 검사와 관련된 수사를 마무리하고 그동안 제기된 최 변호사의 로비 의혹에 대한 사실확인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심을 받는 법원 및 검찰 인사는 현재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 변호사와 학연 또는 근무지 인연으로 맺어진 인사들로, 현직 검사장급 인사 2명, 전·현직 부장판사 2명 등이다. 이 사건의 진정인 이모(39·여)씨 등에 의해 제기된 로비 의혹은 검사장급 인사에겐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시로 제공하고, 현직 부장판사에겐 고가의 와인과 상품권을 선물, 매월 ‘카드깡’ 형식으로 금품을 전달한 것 등이다. 전직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최 변호사가 입찰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금 수억원을 의뢰인 몰래 가로챌 당시의 사건 재판장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최 변호사가 “2심은 내가 잘 아는 판사가 맡을 텐데 술 사주고 500만원 정도 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게 당시 의뢰인의 주장이다. 아울러 의뢰인이 최 변호사의 승소액 편취 사실을 알고 최 변호사를 검찰에 고소했지만,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와 함께 최 변호사는 진정인 이씨가 명품 옷 34벌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두 차례나 적발되고 ‘구속 의견’을 받았으나, 모두 무혐의로 처리되는 데에도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최 변호사는 ‘부산지검 검사 등 여러 명에게 로비를 해 무혐의가 나오도록 해 주겠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썼다. 최 변호사는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진정인 이씨와 내연의 관계를 맺어오다 이 전 검사의 등장으로 관계가 틀어지자, 투서와 진정을 받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한편 법원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전 검사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검사는 부산구치소에 수감됐다. 부산지법 임경섭 영장전담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어 신병 확보가 필요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2011년 관가 10대뉴스] (2) 공직기강 헤이

    “여색에 뚫리고, 향응에 취하고, 스폰서에 기대고”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공직자들의 기강해이 사건이 잇따라 꼬리를 물면서 공직사회 전체가 곤욕을 치른 한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뼈 아픈 한방’으로 남는 사건은 초유의 외교 불륜 추문인 일명 ‘상하이 스캔들’. 상하이 총영사관 전체가 한 여인에 놀아난 것도 충격적이지만 중국과 수교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국가를 대표하는 고위 외교관들이 정체불명의 여인을 대(對)중국 외교의 창구로 의지해 왔다는 사실에 온 나라가 기막혔다. 사건의 주인공은 상하이 내 한국 총영사관에 근무하던 법무부 지식경제부·외교통상부 등 당시 전·현직 영사 6인방과 중국 여인 덩신밍. 어떤 영사는 덩 여인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6억원을 주고 손가락을 잘라 드린다.’는 각서까지 써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국무총리실 한 관계자는 “덩여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부분에 대해 많은 피의자들이 조사 당시 ‘후회 없다’는 반응을 보여 놀라웠다.”면서 “한 영사의 경우 이성을 잃었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푹 빠져 있었다.”고 회고했다. 대통령 및 정치인 전화번호 등이 덩 여인에게 넘어갔다는 점을 들어 언론은 덩을 ‘미녀 스파이’로 몰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조사 담당자는 “돈을 목적으로 영사관 사람들과 친분을 만들어 비자 중개 사업을 하려고 시도했던 브로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의 연찬회 향응 사건은 그동안 관행으로 여겨졌던 관가의 접대 문화가 적나라하게 실체를 드러낸 경우다. 지난 3월 국토부 일부 직원들이 제주에서 열린 연찬회에 참석한 뒤 업체로부터 나이트클럽 등에서 향응을 받다가 현장에서 ‘딱 걸린’ 사건이다. 제보를 받고 현장을 덮친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당시 사건을 국토부 감사관실로 넘겼고, 관련자들은 국토부 자체 조사를 통해 대부분 가벼운 주의 경고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현장에서 잡혔지만 죄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조사 결론도 눈길을 끌었다. 공직복무관리관실 관계자는 “관련자들은 당시 국토부 자체 조사에서 ‘협회 관계자가 먼저 자기 돈으로 계산하고 우리는 나중에 ‘N분의1’형식으로 돈을 모아 돌려주기로 했던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 화를 면했다.”면서 “심증은 있으되 국토부 감찰관실로부터 ‘사실 관계를 밝힐 수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역시 산하 단체로부터 향응을 받은 사례가 적발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지난 8월 지경부 산하단체인 기계연구원과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 ‘카드깡’이나 출장서류 허위 제출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를 이용해 지경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유흥주점 등에서 로비를 벌였다는 게 전후 맥락. 지경부 관련자 2명은 당시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가장 뜨거운 공직기강 해이 사건은 ‘스폰서 검사’에 이은 ‘벤츠 여검사’. 스폰에 불륜까지 가미된 공직 막장 종합 세트로 인식되면서 국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오는 26일 전국의 우수공무원 40명에 대해 표창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썩은 내 진동하는 농어촌공사 부패관행

    한국농어촌공사의 부패사슬이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적발됐다. 임직원이 상습적으로 국민의 혈세를 횡령해 상부에 상납하고 룸살롱 술값과 골프비용으로 흥청망청 썼다고 한다. 김포지사의 한 직원은 룸살롱비를 기부금으로 편법처리해 연말에 수백만원의 세액공제까지 받았다고 하니 그 뻔뻔함에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총리실에 적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올 들어 세번째라는 사실이다. 배짱이 좋은 건지 공직자이기를 포기한 건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다. 박재순 사장은 농어촌공사 홈페이지 CEO 인사말에서 공사는 한 세기 동안 농어촌 지역 발전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수행해 왔으며, 오늘도 농어촌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농어민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고객감동경영으로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국민 공기업이 되겠다고 다짐도 했다. 얼굴이 두꺼워도 정도 문제지 이런 짓을 하고도 어찌 농어민한테 낯을 들 수 있겠는가. 아랫사람도 아랫사람이지만 썩어빠진 고위층의 행태는 모럴 해저드의 극치를 보여준다. 부하직원의 부패를 준엄하게 꾸짖고 법대로 처리해도 모자랄 판에 부하들에게서 상납받고, 거기에 더하여 법인카드깡까지 해서 돈을 빼돌렸다니 정말이지 부패의 끝을 모르겠다. 옛날 같으면 거열형(裂刑)에 처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하겠다. 우리는 농어촌공사의 부패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이런 공직자들이 어디 농어촌공사뿐이겠는가. 그동안에도 공기업 및 정부 산하기관의 부정과 부패가 심심치 않게 노출됐다. 혈세를 빨아먹는 흡혈귀 같은 공직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 산하기관에 대한 철저하고 대대적인 감사를 통해 비리의 싹을 뿌리 뽑아야 한다. 이번에 적발된 농어촌공사 임직원도 일벌백계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
  • 유흥업계 “수수료 인하 우리만 왜 빠지냐”

    금융권 수수료 논란이 확산되면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시정 대상에서 제외됐던 영역까지 수수료 인하의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연 매출 2억원 미만으로 하고, 수수료율을 1.80% 이하로 인하하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유흥업계와 귀금속업계가 19일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룸살롱·스탠드바·극장식당·나이트클럽·카바레·단란주점·유흥주점·전자오락실·성인용품판매점·안마업 등 유흥업종과 귀금속점·골동품점·예술품점 등 사치업종 종사자들이 수수료 인하 대책에서 제외된 데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들은 보통 이용료와 봉사료를 포함한 비용의 4.5%를 카드 수수료로 내왔다. 오호석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빼면 유흥업 종사자는 모두 66~99㎡ 남짓한 술집에서 생계형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인데, 우리만 이번 조치에서 빠지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이용료와 봉사료를 별도로 떼어놓고 보면 실제로 카드 수수료만 9%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흥업 종사자들은 다음 달 20일쯤 대규모 항의집회를 검토하고 있다. 수수료율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 학원, 숙박업, 부동산중개업 등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원들도 공동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카드사 관계자는 “유흥 및 사치업종은 사회 기피 업종의 하나로 그 동안 카드 수수료 인하 조치를 하더라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켜 왔다.”면서 “카드깡 우려도 있는데 유흥업까지 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국민 정서상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창구 이용 수수료를 받아 온 외국계은행의 관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은행들이 같은 은행 지점 간 10만원 미만 소액 계좌이체를 수수료 없이 해주는 반면, 씨티·SC제일은행 등 외국계는 꼬박꼬박 1000~1500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타행이체 수수료의 경우 SC제일·외환은행은 금액에 관계없이 3000원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씨티은행이 부과하는 수수료는 100만원 미만의 경우 2000원, 100만원 이상일 경우 4000원에 달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법인카드로 카지노… ‘돈 독’ 오른 공직자들

    평일 근무시간에도 상습적으로 카지노를 들락거린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카지노에 빠져 무단 결근하거나 휴강을 지시한 파렴치한 국립대 교수도 끼어 있어 공직 기강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평일에 20차례 이상 카지노를 드나든 공직자 465명을 집중 조사한 결과 근무시간에 근무지를 무단 이탈하거나 직무 관련자에게 돈을 빌려 게임을 하는 등 카지노 관련 비리 행위자 288명을 적발해 징계요구 및 고발조치했다고 5일 밝혔다. 징계요구 대상자 가운데는 5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도 23명이 포함됐다. ●5급이상 간부도 23명 징계 요구 감사원은 “올 초 제보를 받고 공직자 카지노 출입실태를 감사한 이후 회계담당, 5급 이상, 안전관리 분야 담당자 등 465명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한 결과”라면서 “이 가운데 100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하고 188명의 비위 사실은 소속 기관장에게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이 징계 등 조치를 요구한 288명은 최근 4년간 휴일을 포함, 평균 176차례나 카지노를 드나들었다. ●교수는 “오늘 휴강”… 카지노 출근 적발된 카지노 출입 공무원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요지경이었다. 서울대 교수 등 교육직 공무원도 81명이나 징계 대상에 포함됐다. 충주대 교수 A씨는 카지노에 빠져 강의를 조교에게 대신 맡기고 아예 출근을 하지 않았는가 하면 아침부터 게임장을 찾았다가 조교에게 급히 휴강을 지시하기도 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그는 2009년 3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모두 102회나 근무지 또는 출장지를 무단 이탈했다. 근무시간 중 근무지 이탈은 예사였고 직무 관련자에게서 게임비를 받은 파렴치 공무원도 적발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속 B씨는 1년여 동안 14차례나 근무시간에 카지노를 찾았으며, 직무 관련 시공건설업체의 현장소장을 함께 데려가 210만원을 게임비로 받아 쓰기도 했다. 소방, 가스 등 안전관리 분야 근무자들의 태만한 복무 행태 역시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한국가스공사 강원지역본부 C씨는 가스공급관리소 현장 점검, 회의 참석 등으로 허위 출장보고를 한 뒤 카지노 게임을 하러 가는 등 42차례나 근무지를 무단 이탈했다. 심지어 경북 울진소방서 D씨는 화재예방을 위한 관내 출장 명령을 받고서도 카지노에서 게임을 했다. 5급 이상 간부직 공무원도 23명이나 적발됐다. 국사편찬위원회 소속 E씨는 교과서 검정 업무를 위한 출장지에서 근무시간에 카지노를 찾았다. ●도박으로 대기발령 상태서도 출입 일부 공직자들의 카지노 중독 수준은 도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차관보급 F씨는 지난해 말 감사원에 카지노 무단출입 사실이 적발돼 대기발령 상태에 있으면서도 열흘간 7차례나 카지노에 출입했다. 감사원은 법인카드로 속칭 ‘카드깡’을 해 도박 밑천을 마련한 사실 등을 확인하고 그에 대해 파면을 요구하는 한편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F씨는 직무 관련자에게 빌린 1200만원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받은 업무용 법인카드로 66차례나 식비 등을 결제한 것처럼 카드깡을 해 8500여만원을 마련, 게임 비용으로 썼다. 감사원 특별조사국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지난 4년간 평일 20회 이상 카지노를 출입한 공직자들에 국한한 만큼 실제 공직자들의 카지노 비리 행태는 파악된 수준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포커스 人] 권광호 재정부 재정정보과장

    [포커스 人] 권광호 재정부 재정정보과장

    “시행착오도 많았죠. 최악의 경우 감옥에 갈 각오까지 했으니까요.” 세계은행(WB) 초청으로 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재정 관리 정보 시스템인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dBrain)을 소개할 예정인 권광호(58) 기획재정부 재정정보과장에게 지난 14년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디브레인은 우리 정부의 재정 관리 정보 시스템으로 재정 계획 수립 및 예산 편성, 예산 집행, 자금·자산·부채 관리, 회계·결산, 성과 관리 등 재정업무의 모든 과정이 실시간으로 연계 처리되는 첨단 시스템이다. WB가 “가장 앞선 시스템”이라고 인정했을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1997년 당시 재정업무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디 내놓기 민망할 정도’였다. 지난달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난 권 과장은 “1997년 2월 국고국으로 옮겼는데 결산 업무를 계산기로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한 나라의 결산인데 이게 무슨 망신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재정 정보화 기본계획’이라는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과장과 국장을 설득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2년 후인 1999년 첫 재정 정보 시스템인 ‘살리미’가 도입됐지만 정부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 수준이었다. 2003년 회계시스템(나피스·NaFIS) 도입까지 정작 넘어야 할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제도였다. 지금은 한국은행에서 바로 전자이체해 재정 지출이 이뤄지지만 당시에는 담당 공무원들이 한국은행에서 국고수표를 발행받아 시중 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꿔야 했다. 권 과장은 “한은은 국고수표 발행 업무에만 연간 100억원 이상을 쓰는 등 예산과 행정력 낭비가 컸다.”면서 “심지어 받은 예산을 넣은 통장으로 법인카드를 발급받아 이른바 ‘카드깡’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디브레인의 한 축인 나피스 도입과 함께 국고수표는 사라졌다. 국고수표를 만지던 손은 마우스를 쥐게 됐고 일부 공무원들은 ‘더블 클릭’도 할 줄 몰라 쩔쩔맸다. ‘왜 이런 걸 만들어서 사람을 괴롭히냐.’라는 원성이 쏟아졌다. 가장 큰 ‘사고’는 나피스가 전면 도입된 지 열흘도 채 안 된 2003년 1월 9일에 일어났다. 군인 봉급이 제때 지급이 되지 않은 것이다. 권 과장은 “‘총 들고 찾아가 쏴버리겠다’고 협박하는 군인도 있었다.”며 당시를 되돌아봤다. 그렇게 탄생한 나피스와 예산시스템(FIMsys)은 2007년 디브레인으로 통합됐고 이후 매년 발전을 거듭했다. 올해 프랑스가 우리나라와 비스한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까지는 전무후무한 시스템이었다. 디브레인 설계는 권 과장이 직접 했고 국내 기술로 고유 시스템을 개발해 비용도 프랑스(3000억원)의 5분의1 수준이다. 하루 평균 1만 4000명이 디브레인을 이용해 업무 30만건을 처리하면서 4조 6000억원의 돈이 왔다 갔다 한다. 권 과장이 첫 보고서를 작성했을 때 세운 궁극적 목표는 기술 차원의 재정 정보화가 아닌 성과 중심주의 정착이다. 통제 위주의 재정 관리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성과를 중심으로 해야 공무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효율적으로 정부 사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0년 7급 공채로 시작한 권 과장은 오는 7일 31년 공직 생활을 마치고 퇴임해 한국장학재단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숭실대 정보통신정책경영학과 석사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는 “우리 고유의 재정 정보 시스템 모델과 앞으로 필요한 제도 개선점을 담은 논문을 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공직비리 척결하되 복지부동은 경계해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최근 공직 비위 금지 리스트를 작성해 정부 부처와 중앙행정기관, 공기업 등에 시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리스트는 공직사회에서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이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비춰볼 때 비리로 볼 수 있는 행태를 20개 유형별로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정권 말기로 갈수록 해이해지기 십상인 공직 기강을 다잡기 위해서는 마땅히 취해야 할 조치다. 이때는 공직자들이 비리 척결 감시망을 피하려고 무사안일 보신주의에 빠지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그들이 복지부동하지 않도록 감시 감독이 필요하다. 이 리스트는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관행을 빙자해 죄의식이나 거리낌 없이 저질러온 각종 행태를 담고 있다. 전별금, 출장비 허위 계상, 법인 카드의 변칙 결제나 카드깡 등 개인적인 사안도 적지 않다. 동시에 행사 기념품 후원, 금요연찬회, 산하기관 업무보고 때 과다 향응 등 갖가지 횡포성 조직 비위를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공직 비리 척결을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내용들을 보면 언론 등을 통해 공개돼 물의를 빚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사정당국이 감시의 눈을 부릅뜨면 뜰수록 이를 피하려는 수법은 더 교묘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더 다듬어서 보다 완벽한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어느 정권이든 예외 없이 공직 비리 척결을 외쳤고, 그 강도에 반비례해서 공직사회는 움츠러들기만 했다. 우리는 5년마다 반복되는 그 과정을 어김없이 목격해 왔다. 공직자들이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이번 공직비리 척결 작업을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정부는 부처별 사정에 맞게 공무원 행동 강령 등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효율성을 다소 높일 수 있겠지만 공직 비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물며 공직자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를 막기는 난제 중의 난제다. 정부는 국정과제 이행 상황 등을 수시 점검해서 복지부동 행태를 줄여나가겠다고 한다. 필요한 수순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충분 조건을 더해야 해법이 될 수 있다.
  • 靑 “경조사도 알리지 말라”

    ‘유관기관에 직원 경·조사를 통보하지 말 것’ ‘기관 친목행사에 유관업체를 스폰서(후원자)로 하지 말 것’ ‘휴가 때 관폐나 민폐를 끼치지 말 것’….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관행이 되다시피 한 각종 비위 행태에 대한 대대적인 척결 작업이 시작됐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은 최근 공직사회의 관행적 비위 행태를 유형별로 정리해 각 부처를 비롯한 중앙행정기관과 공기업 등에 시달하고 이 같은 행위를 전면 금지토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청와대와 총리실이 마련한 관행 비리 유형은 모두 20여 가지로, 지난달 말 각 부처 등에 전달됐다. 총리실이 마련한 주요 관행 비리는 ‘공공기관 착공·준공 등의 행사에 고가의 기념품 제작·배포’ ‘전별금’ ‘출장비 허위계상’ ‘법인카드의 변칙 결제나 카드깡’ ‘금요 연찬회’ ‘산하기관 업무보고 시 과다한 향응’ ‘정도에서 벗어난 연찬회’ 등으로, 청와대는 앞으로 이 같은 행위를 전면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에는 또 ‘근무 중 주식 거래 금지’와 같은 공직기강과 관련된 기본적인 내용과 함께 공무원이 과도한 규제나 단속을 통해 개입하는 관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부처에 전달된 비위 행태 리스트에는 이미 언론 등에 보도된 비리 형태와 금지사항이 함께 담겨 있으며, 공문이 아닌 회람 형태로 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위 행태 리스트는 부처별로 내용이 다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각 부처에서 관행적으로 하던 것이지만 비리로 볼 수 있는 것들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이번 기회에 고치면서 공직사회의 문화를 새롭게 바꾸기 위한 것”이라면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리스트를 토대로 각 부처의 장(장관 등)이 해당 부처의 실정에 맞게 윤리 강령 등을 각각 만들어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회람 형태로 지시한 만큼 명시적인 처벌조항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각 부처가 강령 등을 개정할 때는 단속 및 처벌 규정을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임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엄단키로 한 교육비리, 토착비리, 권력비리 등 이른바 3대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찰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16일 37개 부처와 대통령직속위원회 관계자 등 감사 관계관들이 모여 공직기강점검회의를 할 계획이다. 김성수·전경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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