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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친구들이 12시간 걸어가 신고해 호주 부자 무사히 구조

    여행친구들이 12시간 걸어가 신고해 호주 부자 무사히 구조

    호주의 한 남성과 10세 아들이 북동부 퀸즐랜즈주의 아웃백 지대를 여행하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함께 여행하던 세 사람이 12시간을 걸어 가장 가까운 마을에 가서 조난 신고를 한 덕이었다. 지난 27일 물웅덩이에 꼼짝 못하고 갇혔는데 다섯 사람은 그날 밤을 꼬박 새우고 다음날 아침 세 사람이 서쪽으로 50㎞나 떨어진 마운트 이사 마을을 향해 걷기로 했다. 다행히 셋은 마을에 도착,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며 조난당한 지점을 지도에 찍어줬다. 이렇게 해서 해 지기 직전, RACQ 라이프플라이트 레스큐의 헬리콥터 조종사가 평원 한가운데 트럭 지붕 위에 앉아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부자를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부자 모두 건강에 문제가 없어 의료 처치를 받을 필요도 없었다. RACQ는 구조 후 성명을 발표해 “(그들이) 마운트 이사 공항까지 멀쩡한 상태로 날아왔다”고 밝혔다. 러셀 프록터 헬리콥터 기장은 부자가 물을 마시고 머물렀던 장소를 떠나지 않는 등 “옳은 일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칭찬한 뒤 “그렇게 오랜 시간 구조를 기다리면서도 그들은 차량과 함께 머무르며 도움의 손길이 뻗칠 때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퀸즐랜즈 앰뷸런스는 세 여행 친구들도 어떤 의료 처치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여름이라 라니나 기후를 겪고 있는데 퀸즐랜즈주 전역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거나 홍수가 일어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그리고 흔들리는 배’

    [이종수의 헌법 너머] ‘그리고 흔들리는 배’

    오래전에 최일남 작가가 펴낸 가족소설의 제목이 이렇다. 핏줄로 얽히고 사랑으로 맺어져서 삼대(三代)가 함께 살아가면서 때로 부부가, 부모와 자식이 그리고 고부간에 갈등으로 휘청거리는 가족을 두고서 작가는 ‘흔들리는 배’로 묘사했다. 연좌제가 횡행했던 옛날에 가족은 말 그대로 ‘운명공동체’였다. 자칫하면 삼족(三族)을 벌하듯이 가족구성원 한 사람의 일탈이 불러오는 파장이 실로 어마하게 두려운 것이어서 당시에는 법규 말고도 가족윤리가 강고했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도 마찬가지로 운명공동체로 표현되는데, 이웃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하고서 심지어 많은 백성이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하곤 했다. 이렇듯 국가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가족윤리에 더해서 국민윤리가 동원되었다. 독일의 헌법학자 헤르만 헬러는 주권자집단을 ‘영향공동체’로 표현했다. 특히나 오늘날의 대의제 정치에서 주권자인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이 내리는 결정 여하에 모든 국민이 고스란히 그 영향을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이 표현이 더 낫다고 여겨왔다. 그러니 국가라는 공동체도 가족과 마찬가지로 흔들리는 배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복잡한 이해관계들로 더 갈등이 많으니 오히려 더 흔들릴 법도 하다. 그런데 우리가 과연 영향을 공유하는지가 때로 의문이다. 그간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면서, 사회 내에서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어 왔다. 느닷없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일감과 손님들이 끊기고서 많은 이들의 시름이 깊은 데도 부동산과 주식 등 재테크 시장은 연일 호황이다. 위험한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연이어 안타깝게 목숨을 떨구는 데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여전히 쉽지가 않다. 여느 배와는 달리 국가라는 배는 종착지를 모르는 채로 망망대해(茫茫大海)를 끝간 데 없이 내내 떠돌아야 한다. 순풍에 순항을 기대하지만, 때로 폭풍우에 거센 파도와 맞닥뜨리기도 한다. 항구에 들러서 다가오는 태풍을 피하거나, 잠시 숨을 고르며 쉴 새가 없다. 이러한 까닭에 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달은 민주주의에 필요불가결한 조건들의 하나로 외부의 강력한 적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외환(外患)이 아니라 내우(內憂), 즉 내부의 갈등과 불협화음으로 배가 심하게 요동치고, 끝내 전복되기도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딱 그 짝이다. 선장이 잘못하면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마땅하지만, 온갖 트집으로 그저 선장을 끌어내리기에 골몰한다. 까다롭기로는 마치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칭찬에는 몹시 인색하기만 하다. 배의 운항에 권한을 가진 이들에게는 무거운 책임도 함께 뒤따른다. 그래서 만약에 배가 침몰하더라도 승객들을 먼저 대피시키고서 마지막 순간까지 배를 지켜야 한다. 지난 세월호 참사에서 그랬듯이 침몰 직전의 위기에 처한 많은 승객을 내버려둔 채로 선장과 선원들이 먼저 제 살길을 찾는 황망한 모습을 지켜봤었다. 그런데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국가라는 배에서도 국민의 대표인 위정자들이 승객들의 안전과 고충은 뒷전이고, 그저 선장이 되려거나 배 안에서 좋은 것만 먼저 차지하려고 다툰다. 만약에 국가라는 배가 침몰하는 순간에 이들이 끝까지 남아서 제자리를 지킬지가 여전히 의문이다. 한배를 타기는 했으나 ‘오월동주’(吳越同舟)인 셈이다. 권력을 손에 쥐었을 적에는 책임정치와 민주주의의 다수결원리를 존중하라던 이들이, 지금은 협치를 강조하고 다수의 독재라며 비난한다. 그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국민으로서는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우리 모두가 한배에 올라타 있는 운명공동체이고 영향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기의 집권을 위해 마치 정부의 실패를 내심 바라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말하듯이 타인과의 비교는 우리가 늘 불안에 시달리는 이유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유례가 없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늘 그래왔듯이 배는 또 흔들릴 것이다. 그래도 소설에서 작가는 이렇게 희망한다. “다만 각자의 생각이 다를망정 지향하는 바가 같다는 불변의 도덕률을 믿고 견디며 모두들 흔들릴 뿐이다.” 새해에는 부디 한배를 탄 우리 모두가 서로를 더욱 배려하고 격려해주면 좋겠다.
  •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안녕하세요. 서울신문 최영권 기자입니다. 오늘 저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돌봄 공백이 커진 한국 사회에서 불과 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세상에 알려진 ‘여수 냉장고 영아 시신 유기 및 아동 방임 사건’(여수 사건)과 ‘김포 양촌읍 쓰레기 산 남매 방임 사건’(김포 사건)의 닮은 점을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두 사건 모두 쓰레기산에서 남매가 방치된 채 발견됐다는 점, 장기간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방임형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두 아동방임 사건을 되돌아봄으로써 앞으로 똑같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먼저, 두 사건을 현장에 직접 가서 취재하면서 발견한 닮은 점을 말씀드리고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제2,제3의 여수·김포 사건 방지책에 관해 토론해보려고 합니다.■숨겨진 여동생의 존재, 오빠가 보낸 신호로 이웃이 알았다 두 사건 모두 어린 여자 아이가 집밖으로 나오질 않다보니 이웃 주민들은 여자 아이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두 아이는 영양이 불균형하고 쇠약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생후 27개월된 여수 선원동 아파트의 여아, 6살 먹은 경기 김포 양촌읍 여아 모두 구출 직후에 음식을 삼키는 게 어려워 이유식 등으로 섭식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집안에 방치된 채로 있는 바람에 제대로 일어나거나 걷지를 못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첫 번째 공통점은 그럼에도 두 사건 모두 이웃 주민들이 초등학생인 남자 아이를 통해 ‘아동 방임의 낌새’를 알아차렸다는 점입니다. 여수 사건은 ‘큰 아들의 말과 행동’에서, 김포 사건은 ‘큰 아들의 울음’이 이웃들이 눈치 챌 수 있었던 신호가 됐습니다. ‘여수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윗집 주민은 아이가 혼자서 밤 8시가 넘어서 아파트 입구에 있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던 걸 보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밥을 차려주곤 했습니다. 하루는 이 어머니가 “자, 밥 먹자”고 말을 했더니 아이가 “이거 밥 아니야”라며 손가락으로 찬장에 있는 과자를 가리켰다고 합니다. 일곱 살 큰아들이 평소에 밥을 과자로 인식하고 있을만큼 친모가 아이에게 밥을 차려주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또 이 아이는 몸에서 악취가 났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반팔을 입고, 여름에는 긴팔을 입는 등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는 등 방임형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의 전형적인 특성을 띄고 있었습니다. 밤이 늦어도 아이가 집에 갈 생각을 하질 않자 “동생 혼자 있으면 무서울텐데 얼른 집에 가야지”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다”라고 말을 했고, 윗집 어머니는 큰 아이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음날 이 분은 아랫집 주민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냐고 물어본 뒤 “큰 아이가 말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고 신고를 하게 됐습니다. 사실 주민들은 쌍둥이 동생의 존재를 지난해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2013년생인 일곱 살 남자아이는 자신에게 쌍둥이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이웃들에게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아파트는 특이하게도 자녀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에 다니는 엄마들이 많이 살고 있어 일종의 돌봄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들은 평소에 함께 아이들을 돌보면서 깊이 교류했고, 이웃집 사정을 뻔히 알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이웃 엄마들은 서로의 아이들의 통학을 도와주었습니다. 서로 아이들의 식사도 같이 차려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씨의 큰아들도 함께 차를 타고 와서 이웃집에서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에는 놀이터가 없어 아파트 앞 주차장이 놀이터 구실을 하고 있었고, 저녁 무렵 어둑해지면 아이들이 혹여라도 차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곤 했습니다.조씨의 큰 아이가 이웃집 아이들의 자전거를 빌려서 타다 갈등이 생기기도 했고, 조씨가 사준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큰 아이가 차 사고를 당한 날 조씨 집안으로 뛰어 올라온 주민이 쓰레기 더미가 있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최초 신고자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 가운데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의 여동생을 직접 본 이웃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조씨에게 직접 “XX이(일곱살 큰아들의 이름) 동생 있다면서요?”라고 여러 차례 물었습니다. 그때마다 조씨는 “내 아이가 아니다. 지인의 아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주민들이 쌍둥이 여아의 존재를 의심했지만 신고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밥을 굶고 다니는 큰 아이를 돌본 사려 깊은 윗집 주민의 용기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포 사건’의 최초 신고자는 집주인이었습니다. 집주인이 이 집이 어려운 사정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2017년 12월쯤 입주한 유씨가 월세가 10번 넘게 밀리면서부터였습니다. 집주인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유씨의 사정을 알고 월세 일부를 받지 않고 계속 살게 해줬습니다. 집주인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려 잠을 잘 수 없다”는 옆집 세입자의 전화를 받고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집주인은 “여자 아이의 울음 소리는 아니었고 남자 아이의 울음 소리였다”고 전했습니다. 여수 사건과는 달리 이 빌라에는 영유아들이 살고 있지 않았고, 당연히 ‘돌봄공동체’가 없었습니다. 이 빌라에 이 또래의 아이들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은 평소에 저녁 때 동네를 혼자 돌아다니는 남자 아이의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층에 6가구가 살고 있는 이 빌라 안으로 들어가면 화장실과 부엌 겸 거실이 하나 있고, 방 그리고 베란다가 있는 7평 남짓한 곳입니다. 즉, 가족이 살기에는 충분치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제가 지난 25일에 만난 빌라 주민들은 인근 김포 신도시에서 직장 통근을 위해 집을 구한 남성들이었습니다. 대부분 보증금500만원에 55만원의 월세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남자아이의 여동생의 모습을 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홀로 생계를 책임지고 두 아이 키워야 했던 두 엄마 두 사건의 두 번째 공통점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친모가 혼자서 두 아이를 양육했다’는 것입니다.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고소득을 버는 가정에서도 생계와 육아를 동시에 책임지고 해내는 일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여수와 김포 사건의 친모 모두 혼자서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매일 저녁 6시 집을 나서 유흥 업소 주방에서 일하다 새벽 3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밤을 샌 조씨는 집에 돌아와서 잠을 청한 뒤 다시 일을 나가야 하는 일상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5일 서울신문과 통화가 닿은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며 “한부모 가정 수당을 41만 5000원씩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친부에게 양육비를 받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대신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습니다. 혼자서 세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야하는 어려운 미션을 해결하면서도 ‘독박 육아’ 상황에 처한 두 엄마를 도와줄 가족조차 없었던 것입니다.■그러나 수치심은 왜 친모 혼자만의 몫인가. 여수 김포 사건의 세 번째 공통점은 ‘두 엄마가 쓰레기 산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저장강박으로 알려진 이 정신 질환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장강박증에 빠진 사람을 호더(Hoarder)라 부릅니다. 호더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회피하게 되고 결국 저장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호더는 보통 우울증을 가지고 있고, 정상적인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사건의 친모 모두 자신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끝까지 숨기려 했습니다. 아동 방임이 아이들의 목숨을 잃게 하고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평소 한부모 가정이 받던 사회의 편견과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느끼는 사회적인 고립감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컸을 것입니다. 여수 사건의 조씨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집에서 출산한 미혼모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도 한부모가정 수당을 받으면서 혼자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또 두 사람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공 돌봄 서비스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는 날도 길어지면서 돌봄 노동의 부담도 가중됐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는 서울신문이 ‘외벌이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특별한 사정이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이웃 주민들은 조씨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거나 공공돌봄시설에 맡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밤에 일하는 자신이 아이를 잘 못 챙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고, 아이가 다른 집단에 가서 타인의 시선을 받는 것을 꺼려했다고 전했습니다. ‘방임형 아동학대’는 학대로 잘 인식되지 않습니다. 또 피해자인 아동들도 친모로부터 방임형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해자인 친모와 피해 아동 사이에 애착 관계가 형성돼 있기도 합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더 좋은 양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어도 방임에 익숙해진 아이가 원가정의 문제점을 모르고 오히려 ‘집이 좋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엄마, 아빠가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이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명백히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9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건 중에서도 방임은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신체학대(51.8%) 다음으로 방임학대(21.4%)가 많고 중복학대까지 포함하면 비중이 37.5%에 달합니다.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서울신문 손지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어린이집 등 상시 등원기관을 포함한 지역사회에서 방임형 학대 징후를 보이는 아동을 적극 발견해 신고하고, 영·유아 건강검진 등을 활용해 병원에 오지 않는 아이를 가려내야 한다”면서 “학대 가해 부모가 양육 방법을 모른다거나, 양육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원인을 파악해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김포 사건이 여수 사건보다 더 빨리 해결된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여수 사건이 해결돼 가는 타임라인입니다. 2020년 11월 6일 오후 5시, 윗층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아랫집에 사는 아이가 우리 집에 밥을 먹으러 왔는데 아이 몸에서 악취가 난다. 이 집에는 어머니와 두 아이가 산다”며 “집 안을 우연히 봤는데 쓰레기가 가득하다. 청소를 해줄 방법이 있겠냐”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11월 10일 같은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2번째 신고를 합니다. 이때 처음으로 ‘쌍둥이 동생의 존재’에 대해 언급합니다. 주민센터는 이날 오후 3시 30분과 오후 8시 10분 2차례에 걸쳐 방문했습니다. 11월 12일 여천동주민센터가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여수시청 여성가족과에 사건을 보고했습니다. 11월 13일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친모 조씨를 만나 면담을 했습니다. 조씨는 집 안에 쌍둥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지만 “지인의 자녀를 돌봐주고 있다”고 둘러댔습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27개월된 쌍둥이 여아 이름을 아무리 검색해도 출생 등록 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아이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동명이인이 있었지만 주소지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11월 17일 친모 조씨는 ‘한부모 가정 복지 급여 신청’을 위해 11월 17일 동사무소에 오기로 했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주민센터 직원과 20일에 재방문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11월 20일 아동학대로 판단한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 여수경찰서 소속 경찰을 대동해 여수 선원동의 조씨의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쓰레기 산에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27개월된 여자아이가 어른이 없는 상태로 장시간 방치돼 있었고, 쓰레기 산에 있다 구조됐습니다. 11월 25일 여천동주민센터 직원들과 청소 협력업체 직원들이 5톤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11월 26일 청소를 했음에도 쌍둥이 동생이 발견되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느낀 최초신고자인 윗집 주민이 다시 오전 9시18분쯤 여천동주민센터에 3번째로 전화를 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는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찰에 다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여수경찰서는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쌍둥이 동생이 있는게 맞느냐”는 탐문 수사를 벌인 뒤 11월 27일, 다시 조씨의 집을 수색해 냉장고에서 쌍둥이 영아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아이의 친모인 조씨는 주민센터의 대청소 때 자신의 회색 아반떼 차량에 아이 시신을 숨긴 뒤 청소가 끝난 뒤 다시 냉장고에 시신을 넣어뒀습니다. 11월 30일 여수경찰서는 친모 조씨가 구속된 상태로 아동학대죄와 사체유기죄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씨는 2018년 자택에서 쌍둥이를 혼자서 출산했다고 밝혔습니다. 2년 전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1차 부검 결과, 숨진 쌍둥이 영아의 시신에서 외부에서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미혼모인 조씨는 첫째 아들만 출생신고를 했고, 2018년 낳은 이란성 쌍둥이 남매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조씨가 생계를 위해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유흥업소 주방에서 일하는 동안 일곱살 남아와 두살 여아는 어른 없이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여수 사건은 사건을 인지한 뒤에도 집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판단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물론 주민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집주인인 부모가 허락을 해주지 않으면 방문을 열고 강제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천동주민센터는 주민 최초 신고가 일어난 11월 6일에는 현장 방문을 하지 않았고, 4일 뒤 동일인의 2번째 신고가 들어와서야 현장 방문을 했습니다. 그사이에 적절한 조처가 취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 측은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 살고 있다’는 신고에 대해 “단지 쓰레기를 청소해주면 되는 문제로 여겼다”고 신고 내용을 기계적으로만 이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뒤늦은 판단을 한 것입니다.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친모 조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을 때 곧바로 경찰에 알렸더라면 조금 더 빠른 구조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물론, 공공기관의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친모 조씨가 철저히 쌍둥이 영아 시신을 숨겼습니다. 조씨는 집안 내부를 보여주지 않으려 했고, 이웃 주민들에게도, 주민센터에도 27개월된 쌍둥이 여아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둘러댔습니다. 또 조씨의 큰아들(7)은 밝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웃 주민들도 큰 아이와 친모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큰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육복지사조차도 아이가 아동 방임에 처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수시청을 칭찬하고 싶은 건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지 않고 사건 해결 과정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최대한 자세히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 사회는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 교훈을 얻고 복기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어쩌면 판박이 사건인 김포 사건의 처리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건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김포 사건의 개요입니다. 2020년 12월 16일, 경기 김포 양촌읍의 한 빌라 집주인이 양촌읍사무소에 “아이 울음 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양촌읍사무소 직원들은 곧바로 현장을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읍사무소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곧바로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12월 18일,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과 김포경찰서가 현장을 방문해 열두살 남자 아이와 여섯살 여자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서 방치돼 있는 걸 발견해 구조했습니다. 아이 엄마인 유모 씨는 경찰과 함께 동행해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로 1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12월 26일에는 2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불과 2주 정도 전에 일어난 ‘여수 사건’이 준 교훈 때문일까요. 한눈에 보기에도 여수 사건보다 사건 해결 과정이 신속합니다.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작은 단서만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김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사실 아동 방임 사건을 취재하면서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건 여수 선원동 아파트 이웃들이 돌봤던 초등학교 1학년생인 큰 아이였습니다. 이웃들은 큰 아이가 평소에 아파트 이웃 주민들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동생들을 챙겨줄 정도로 “싹싹하고 세심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전남아동보호기관에 따르면, 임시보호시설로 옮겨진 아이는 아직도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현재 친모는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가 구속 기소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는 앞으로 엄마를 보지 못할 것이고 그룹홈(아동공동생활가정)에서 장기보호를 받으며 자랄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가 엄마를 보지 못해 상처를 받는 건 안타깝지만 검사가 친권상실 청구를 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아동학대를 한 전력이 있는 원가정에서는 다시 방임형 아동 학대를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룹홈에서 성장하는 것이 여러모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는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검사의 판단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구속 입건된 김포 엄마 역시, 둘째 아이의 몸 상태를 생각한다면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친권 박탈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사건은 한 아이를 돌보는 문제를 개인의 책임에만 떠맡겨선 안될 문제이며, 또 이웃의 작은 관심이 방임형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를 구해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건입니다. 이제 이 사건의 해결 방법에 대해 말할 차례입니다. 사실 독자 여러분들도 이미 답을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25일 저녁 이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아이를 저렇게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잘못한 건 처벌 받아야합니다”라면서도 “가해 엄마도 안타깝네요. 우리가 보듬어야 할 이웃이었네요”라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우리 사회에도 적용됩니다. 딱한 사정을 알고 월세를 받지 않았던 김포 양촌읍 빌라 주인, 아이 밥을 친모 대신 차려줬던 여수 선원동 아파트 윗집 어머님처럼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국가는 국민의 어려움을 알려고 마음 먹으면 알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이들이 학교에도 가지 않는 상황이라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발굴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도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정부가 체납된 요금 고지서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가스비, 전기세, 월세 등 살기 위해 필수적인 돈이 오랫동안 연체되는 건 위기 가정이 보내는 공통된 신호입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서울신문 취재 결과 500만원 넘는 건강보험료를 비롯해 가스비, 전기세 등을 미납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500만원 넘는 월세를 열달 넘게 내지 못해 2017년 12월 입주하며 맡긴 보증금을 모두 차감한 뒤 보증금을 추가 지불해야 하는 상황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전력 등 필수 요금 미납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이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에 취약계층의 존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 주민센터에서 사례 관리에 들어가게 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미납된 요금을 읍면동 주민센터, 시군구청 단위에서 즉시 알 수 있도록 정보 공유를 하고, 위기 가정을 발굴하도록 의무화하도록 법을 만드는 것도 여수 김포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두 사건은 ‘국가 실패’ 사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는 모든 아이는 학대나 방임을 받지 않고 클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는 자신의 의지로는 극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을 마땅히 구제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위험한 재난이지만 사회적 취약 계층은 충분한 공공서비스를 받지 못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핑계로 국가가 뒷짐지고 있으면 안됩니다. 국가가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건 ‘부작위에 의한 아동학대 방조’이자 ‘직무유기’가 아닐까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코로나 사망자에 심폐소생 “며칠 증상 있었지만 후회 안해요”

    코로나 사망자에 심폐소생 “며칠 증상 있었지만 후회 안해요”

    “정말로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미 규정을 따랐고 자가 격리를 했으며 어쨌든 검사를 다 받았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164명을 태우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떠나 플로리다주 올랜도를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 591편 안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62세 남자 승객 이사이아스 에르난데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던 응급요원 토니 알다파가 24일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응급구조사(EMT) 자격증 보유자이며 LA에 있는 재향군인 병원 응급실에서 돌봄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도 에르난데스가 코로나19 감염자인지 알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돕는 일에 주저할 틈조차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나중에 여객기는 뉴올리언즈에 긴급 착륙했고, 에르난데스는 현지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며칠 뒤 그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호흡기 질환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알다파는 스스로 알아서 자가 격리를 했으며 피로감이나 미열, 두통, 재채기 등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을 며칠 동안 경험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세 차례나 음성 판정을 받아 자신은 바이러스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트위터에 “그 때로 돌아가도 내 행동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아마도 더 서둘러 할지도 모른다”면서 “누군가를 도울 지식과 훈련, 경험을 갖고 있다면 게으르게 앉아 누군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처음에 에르난데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그의 부인이 다른 응급요원에게 남편이 미각이나 후각을 상실하는 전형적인 코로나 증세를 보였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코로나로 숨졌을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르난데스가 코로나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돌리는 데 급급했다. 사실 항공사가 꼼꼼이 점검했어야 할 일이다. 항공사 직원들은 열흘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보건 관리들과 협력해 기내에 있던 승객들을 접촉해 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알다파는 다른 사람들도 에르난데스가 의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했으며 두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나섰다고 했다. 그런데 오히려 자신이 더 주목받고 있다며 그들이 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또 한 신사의 인터뷰를 봤는데 한 간호사의 이름을 알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나아가 미망인에게 심심한 위로의 인사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경기도 ‘배달특급’ 총거래액 20억원 돌파...배달앱 시장서 경쟁력 입증

    경기도 ‘배달특급’ 총거래액 20억원 돌파...배달앱 시장서 경쟁력 입증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위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출시 20여일 만에 총 거래액 20억원을 달성하는 등 배달앱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6일 경기도주식회사에 따르면 1일 출시한 ‘배달특급’의 총 거래액이 20억원, 총 주문 건수 7만여건을 돌파했으며 가입 회원수 9만명,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도 약 15만에 이르렀다. 3개 시범지역의 ‘배달특급’ 가맹점 역시 약 5700곳으로 현재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배달특급’은 그간 독과점 체제의 배달앱 시장에서 수수료로 고통받던 소상공인을 위해 추진된 공공배달앱으로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상생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 1일 출시 당일에는 약 4만여명의 회원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설치 페이지가 잠시 마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9일 만에 올해 목표였던 총 거래액 1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첫 주말이었던 지난 5일과 6일에는 각각 1억 4000여만원, 1억 3000여만원을 기록하면서 ‘배달특급’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 11일 ‘배달특급’이 총 거래액 10억원을 달성했을 당시 서강대학교 김동택 교수는 “성공의 첫 번째 척도로 삼았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고, ‘배달특급’이 공공성을 살리면서도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디지털 경제시대의 배달앱은 아날로그 경제시대의 고속도로처럼 사회간접자본”이라며 “소상공인들이 유통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수 있는 시장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자 4차산업혁명의 경부고속도로를 놓는 작업”이라고 소개 했다. 특히 ‘지역화폐’ 사용률에서도 큰 효과를 입증했다. 출시일인 1일부터 21일까지의 총 거래액 중 지역화폐 사용률은 약 62.6%로 절반 이상을 나타내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골목경제 상생에도 ‘배달특급’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입증했다. 파주 맘카페의 한 회원은 “아이 육아하면서 밥 차려먹기 힘들어 배달을 시켜먹었는데, ‘배달특급’의 지역화폐 할인 등과 함께 이벤트 당첨으로 큰 혜택을 보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달특급’은 24일부터 총 9일간 매일 다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더욱 많은 회원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이벤트는 정부의 외식쿠폰 정책,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자제 등과 맞물려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이사는 “‘배달특급’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며 총 거래액 20억원을 달성한 것은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위한 운영과 더불어 배달앱 시장의 정상화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낮은 수수료와 지역화폐 연계를 통한 폭넓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배달특급’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혹은 ‘배달특급’ 공식 홈페이지(www.specialdelivery.co.kr)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조재영은 특급 블로커” 산틸리 감독의 엄지척

    “조재영은 특급 블로커” 산틸리 감독의 엄지척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OK금융그룹과의 지난 23일 경기 직후 조재영(29)을 드라마틱한 승리의 주인공으로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점만 주면 경기가 끝나는 5세트 11-14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임동혁의 득점 이후 조재영이 상대 거포 펠리페와 조재성의 속공을 잇달아 차단하면서 14-14로 만들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곧바로 임동혁과 곽승석의 강타가 작렬하면서 경기를 뒤집어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없이 6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장 195㎝의 조재영은 블로킹으로 패색이 짙었던 5세트에서 2점을 연거푸 가져오는 등 이날 모두 5점을 챙겼다. 산틸리 감독은 “11-14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면서도 “우리가 만들어낸 블로킹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평했다. 그는 또 “모든 선수가 잘했다”면서도 “조재영이 들어와 블로킹에서 차이를 보여줬다. 손 모양, 블로킹 자리 선정 등 꾸준하다”고 특급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4일 “산틸리 감독은 훈련에서 조재영이 센터로 자리잡는 데 필요한 디테일과 연결 과정을 잡아준다”며 “그런 관심으로 조재영이 지금의 센터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산틸리 감독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센터 자리였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 관계자는 “산틸리 감독의 훈련량은 다른 감독과 비교하면 많은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훈련은 엄하지만 훈련이 끝나면 선수에게 다가가려 애쓰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산틸리 감독은 “조재영은 잘 받아들이고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고 추켜세웠다. 조재영에 대한 족집게 훈련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조재영은 블로킹 최다인 5득점을 이번 시즌 두 번째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최다는 3득점이었다. 성지고와 홍익대를 거쳐 2013~14시즌 3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조재영은 원래 세터였지만 2017~18시즌부터 출전 기회를 잡고자 센터로 전향했다. 센터 전향 직후 조재영은 “배구를 처음 배우는 기분이었다”며 팀 선배에게 센터 역할에 대해 조언을 구하러 다닐 정도의 노력파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극한직업?…코끼리 관장 중 ‘배설물 세례’ 당한 수의사 (영상)

    극한직업?…코끼리 관장 중 ‘배설물 세례’ 당한 수의사 (영상)

    누구나 일할 때 안 좋은 하루를 보낸 경험이 있겠지만, 변비에 걸린 코끼리를 치료하다가 배설물 세례를 당한 수의사만큼은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코끼리 자연공원에서 '톰 박사'라고 불리는 한 수의사는 극심한 변비에 걸린 한 코끼리를 치료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관장 시술을 시도하다가 배설물 샤워를 하고 말았다. 막힌 배설물이 빠져나오면서 그안에 있던 액체 상태의 배설물이 폭포수처럼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인스타그램에 공유된 이 영상은 지난 9월 톰 박사와 그의 두 보조가 코끼리 변비 환자에게 어떻게 관장을 시도했는지를 보여준다. 이중 톰 박사와 한 여성 보조는 우의를 입고 있긴 하지만 코끼리 배설물이 뿜어져 나올 때 옷이 젖지 않도록 막아주는 효과는 그리 없어 보인다. 톰 박사는 일부 배설물이 눈에 들어갔는지 연신 눈가를 닦아내느라 바빴고 나머지 두 보조는 갑작스러운 배설물 폭탄에 더럽기보다 재미있는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영상은 처음 공유된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조회 수 4만 5000회를 넘었고 이후 몇몇 외신에 보도돼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네티즌은 영상 속 광경에 역겨운 듯이 말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네티즌은 변비에 걸린 코끼리를 도와준 이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한 네티즌은 “정말 힘든 하루였을 것 같다”면서도 “코끼리는 이 치료를 받고 목숨을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정말 재미있는 장면이지만, 이 아름다운 코끼리를 돕기 위해 당신이 한 일은 정말 놀라운 것”이라면서 “잘했다”고 칭찬했다. 또 어떤 네티즌은 “의사 선생님의 이런 헌신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톰 박사로 알려진 수의사 찬나롱 스리사이드와 두 보조는 라나라는 이름의 이 나이든 코끼리 환자를 치료해 달라는 공원 측 요청으로 당시 왕진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라나는 이때까지 극심한 변비에 시달려 왔지만, 이번 치료 뒤 훨씬 나아졌다고 공원 측과 제휴 관계에 있는 사무이 코끼리 보호구역 측은 현지 매체에 밝혔다. 사진=찬나롱 스리사이드/코끼리 자연공원/사무이 코끼리 보호구역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영국서 또다른 변종 코로나19…“남아공에서 발견된 종류”

    영국서 또다른 변종 코로나19…“남아공에서 발견된 종류”

    기존 영국 변종처럼 전파력 매우 강해영국, ‘4단계’ 봉쇄 지역 곳곳으로 확대신규 확진자는 또 사상 최다 기록 경신 영국에서 전파력이 기존보다 훨씬 높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종이 또 확인됐다. 이 변종은 기존 영국에서 확인됐던 바이러스와 다른 변이로,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종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BBC방송,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새 바이러스 변종 확인 사실을 알렸다. 최근 남아공을 다녀온 2명이 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남아공 정부는 지난 18일 과학자들이 ‘501.V2 변종’이라고 명명한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을 확인했으며, 이것이 최근 감염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장관은 최근 2차 파동의 주범은 이 변종이라면서 1차 파동 때와 달리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감염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행콕 장관은 “남아공의 놀라운 유전학 관련 능력 덕분에 우리는 영국 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새 변종 사례 2건을 탐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아공의 튼튼한 과학적 역량과 변종 발견 이후 신속한 공개, 투명성 등에 대해 칭찬했다. 영국 정부는 남아공에 대한 여행 제한과 함께 최근 14일 이내 남아공을 다녀오거나 접촉한 사람들은 즉시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행콕 장관은 이번에 발견된 변종 역시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앞서 영국에서는 ‘VUI-202012/01’로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출현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변종은 치명률이나 백신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전파력이 기존 대비 최대 70% 강하고, 어린이들도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주말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의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격상, 사실상 긴급 봉쇄를 결정했다. 영국과 남아공에서 각각 처음 발견된 2개의 변종 바이러스는 유사하지만 따로 진화해왔다. 둘 다 ‘N501YU’라고 불리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인체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있어 중대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행콕 장관은 이날 남아공발 변종 출현 소식과 함께 잉글랜드 동부와 남동부 여러 지역이 코로나19 대응 4단계로 지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600만명이 추가로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4단계는 지난달 내내 지속된 봉쇄조치와 같은 수준이다. 모든 비필수 업종 가게, 체육관, 미용실 등은 문을 닫아야 한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등교, 보육, 운동 등의 목적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러야 한다. 야외 공공장소에서도 다른 가구 구성원 1명만 만날 수 있다 영국의 이날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3만9237명으로 전날(3만 6804명)에 이어 또 사상 최다를 경신했다. 일일 신규 사망자는 744명이었다. 이에 따라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214만 9551명, 누적 사망자는 6만 9051명으로 늘어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일부러 먼길 달려가 분실지갑 돌려준 美 경비원…자가용 사주기 운동 벌어져

    일부러 먼길 달려가 분실지갑 돌려준 美 경비원…자가용 사주기 운동 벌어져

    미국의 한 식료품점 보안요원이 분실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일부러 먼 길을 달려갔다. 지역 주민들은 정직한 경비원의 행동에 감명받아 자가용 사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은 하와이 마우이섬 최대도시 카훌루이의 한 식료품점 보안요원이 지역 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선사했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 카훌루이 주민 클로에 마리노 집에 낯선 손님이 찾아왔다. 자전거를 타고 먼 길을 달려온 이는 다름 아닌 식료품점 보안요원 아이나 타운센드(22)였다. 타운센드는 불쑥 마리노의 지갑을 내밀었다. 마리노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 지갑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지갑 안에는 현금과 신분증 등이 모두 그대로였다. 전혀 모르는 사람을 위해 길을 나섰다니 정말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경비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교대 근무를 마치고 자전거로 5km를 달렸다. 오르막길이 많아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예전에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경비원의 사심 없는 친절에 깊은 감명을 받은 마리노 부부와 지역 주민들은 보답할 방법을 궁리했다. 그리고 얼마 후 마리노의 친구 한 명이 기발한 방법을 떠올렸다. 자가용이 없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경비원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동차를 사주자는 제안이었다.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서 모금도 시작했다. 현재까지 2만3700달러(약 2630만 원)가 모였다. 마리노 친구 그레그 고젯은 “(경비원은) 모두가 알아야 할 사람”이라면서 “열심히 일해온 만큼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았다. 지역 주민들이 자동차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경비원은 “슈퍼볼 우승이나 마찬가지”라며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편리한 교통수단이 생긴다는 것 이상이다. 내가 이제 가족의 생계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자신이 큰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시아 첫 화이자 백신’ 싱가포르…실패에서 교훈 잊지 않았다

    ‘아시아 첫 화이자 백신’ 싱가포르…실패에서 교훈 잊지 않았다

    지역감염 ‘0’ 수준에도 선구매·계약금 조기 지불4월 ‘하루 1천명’ 사태 겪고 백신 확보에 총력백신 수송기 예행 연습까지 하는 등 철저 준비총리 “모더나 등 다른 백신도 수개월 내 도착” 싱가포르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들여와 전 국민 백신 접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2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및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1차분을 싣고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을 출발한 싱가포르항공 소속 보잉 747화물기가 전날 밤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시아에 백신 물량이 도착한 것은 처음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백신은 화물기에서 콜드체인(저온유통 체계) 시설로 옮겨졌고, 이후 다시 냉장 트럭을 통해 외부 보관시설로 이동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창이공항에는 아시아 지역 첫 화이자 백신 도착을 기념하기 위해 옹예쿵 교통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창이공항 고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옹 장관은 보관시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련의 보관 작업이 최대한 매끄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준비 작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싱가포르항공도 지난 19일 이번에 백신을 싣고 온 화물기와 똑같은 항로를 통해 백신 운송 예행 연습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싱가포르 보건당국이 승인한 첫번째 코로나19 백신이다. 이번에 도착한 백신이 어떤 식으로 접종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리셴룽 총리는 지난주 대국민담화를 통해 연말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백신 접종은 자발적으로 이뤄지지만 나와 다른 정부 관료들은 의료진과 노인, 취약계층에 이어 조기에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 총리는 또 싱가포르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확보한 최초 국가 중 하나라면서, 다른 백신들도 수개월 내 도착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년 3분기(7∼9월)까지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며 시민과 장기 거주자에게 무료로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싱가포르 정부는 그동안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싱가포르 보건당국은 미국의 다른 제약사 모더나, 중국의 백신개발업체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을 포함해 유망한 백신 후보에 대해 선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조기 지불해 10억 달러(약 1조 900억원) 규모 이상의 접종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가 이처럼 철저하고 발 빠르게 백신 확보에 나선 것은 올해 3월 겪었던 코로나19 ‘롤러코스터’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올해 초 대만·홍콩과 함께 방역모범국이라는 칭찬을 받을 정도로 조기에 감염 확산을 막아냈다. 그러나 3월 하순 개학을 강행하면서 지역감염 사례가 예상 밖으로 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미얀마, 방글라데시, 인도 등에서 온 이주노동자 30여만명 대부분이 생활하는 기숙사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기 시작했다. 기숙사에서 하루 1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4월에는 동남아 최대 코로나19 발생국 오명을 쓰기에 이르렀다.이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강화하고, 밀집돼 생활하는 노동자들 간 거리두기를 위해 추가 숙소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모임까지 억제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확진자 및 접촉자 동선 추적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트레이스투게더(TraceTogether) 애플리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스마트폰이 없는 노령층 등을 위한 동선 추적용 토큰도 배포했다. 9월 들어 신규 확진자가 40명대로 안정세를 보였고, 10월 초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 신규 확진자를 기록해 감염 관리를 안정적으로 이뤄냈다. 지난 20일에도 지역감염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는 등 현재는 지역발생 제로(0)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코로나19 추가 확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해석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8년 성착취 목사, 강제로 이까지 뽑아”…추가 피해 폭로

    “18년 성착취 목사, 강제로 이까지 뽑아”…추가 피해 폭로

    경기 안산의 한 교회 목사로부터 약 18년 동안 성착취를 당했다는 고소장이 최근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이 추가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 부지석 변호사는 21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아이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교회에 감금한 그루밍 범죄”라며 “음란죄 상담이라고 목사에게 성폭행 당하고 원치 않는 동영상까지 찍은 성착취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7, 8세 어린 아이들이 20년 가까이 교회에 감금돼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집안일과 마스크 접기, 볼펜 조립 등 하루에 3~4시간밖에 자지 못하면서 부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회 목사가 이빨이 없기 때문에 ‘너희들도 같은 고통을 당해야 된다’며 강제로 이빨을 다 뽑았다고 한다. 본인의 가래나 본인이 양치한 물을 마시게 하고, 평소 병원을 못 가게 해서 평생 불구로 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을 안 보내는데 너무 응급한 상황이라 응급실에 가게 됐지만 오히려 목사가 산소호흡기를 떼라고 전화 한통 하니 산소호흡기를 떼서 사망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부 변호사는 “아동들이 탈출한 후에 아동복지전문기관에 찾아가서 신고를 했는데, 오히려 아동복지기관에서 교회에 찾아와선 정신지체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라고 착각을 해 칭찬을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며 “그 후 아동들이 고소·고발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경제환경에 있는 부모에게 접근해 ‘교회에서 교육을 해주겠다’는 식으로 데려가니까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있다고 착각했다”며 “또 시내에 있는 학원을 통해 어리숙한 아이들에게 접근해 심리적으로 지배한 후 교회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때는 부모들이 아이들이 교회에 가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 학생들 경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을 못했다”며 “밖에 나오더라도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 부분에 대해 국가기관에서 좀 더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최근 20대 여성 3명에게서 ‘목사로부터 성착취를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고소장에는 2002년부터 경기 안산시 한 교회에 갇혀 지내며 A목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성들은 A목사가 ‘음란마귀를 빼야한다’며 범행했고, 관련 동영상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여성들은 이 교회 신도의 자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16년 교회를 탈출했으나, 두려움에 신고를 미루다 최근에 용기를 내 고소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소장 접수와 함께 목사를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5시간 동안 A목사 사택과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A목사는 고소 내용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초등생 제자에게 “뇌가 없느냐” 폭언…항소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초등생 제자에게 “뇌가 없느냐” 폭언…항소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수업 도중 초등학생들에게 “뇌가 없느냐”라거나 “이따위로밖에 못 하느냐”는 등의 폭언을 한 교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8년쯤 충남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A(54)씨는 수업 중 과제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10~11살 학생에게 “이따위로밖에 못 하느냐”라고 화를 내며 말했다. 또 수업 내용을 다시 물어보는 다른 학생에게는 설명을 해주는 대신 “뇌가 없느냐”라며 폭언을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공포감을 느낀 아이들로부터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지한 교육당국 등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의뢰해 A씨의 학대 혐의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학생 44명을 학대한 혐의가 있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A씨는 검사에게 ‘교장 선생님이 아이들 진술을 단체로 유도한 것 같다’라거나 ‘특정 학생은 원래 거짓말을 잘한다’는 식으로 변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유죄가 인정된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초등학교 교사는 아동 발달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피고인 범행은 피해 아동들에게 매우 좋지 않은 정서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폭언한 적이 없으며 형량 또한 너무 무겁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항소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김성준)는 일부 학대 행위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한 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일부 감형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느냐’는 말은 피고인이 실제로 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다른 발언들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과제물이 다소 미흡하다고 하더라도 어린 학생들을 위해 칭찬해주며, 수업에 열심히 참여할 것을 독려했어야 한다”면서 “피고인의 말 한 마디에 피해자들이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미뤄 정신건강을 저해할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A씨는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장을 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국민의힘 “추미애 서울시장 나와야…선거에서 심판 받자”

    국민의힘 “추미애 서울시장 나와야…선거에서 심판 받자”

    “문 대통령·여당 칭찬받는 추 장관국민 앞 선거에서 심판 받아보자”국민의힘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이 18일 더불어민주당에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라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이 경의를 표한 추 장관의 행보에 대해 선거에서 국민 심판을 받아 보자는 취지다. 성 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장관은 서울시장 출마로 당당히 국민들의 심판을 받으라”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직후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한 데 특별히 감사하다’라고 밝힌 것을 두고 “추미애 장관의 칼춤이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한 것이라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추 장관을 서울시장에 출마시켜라. 선거는 심판이다”라고 했다. 성 위원은 이어 “정부여당의 윤석열 찍어내기가 적법하고 타당하다고 한다. 개혁이라는 진보적 단어로 포장해 국민을 현혹하고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과연 개혁이고 민주주의와 법치를 바로 세웠는지 대한민국 수도에서 심판을 받아보자. 뭐가 두려운가? 지금까지 정부여당이 당당하게 옳은 일을 했다면 피할 이유가 없다”고 적었다. 또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추 장관에 대해 ‘결단에 대해서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 것도 인용하며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고 거대한 악을 개혁해냈는데 서울시장 못 나올 이유가 없지 않나? 정부여당은 심판을 당당히 받으시라. 추미애 장관은 피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美 연방하원의원 고별연설 중 캔맥주 따고 “초당적 협력 건배!”

    美 연방하원의원 고별연설 중 캔맥주 따고 “초당적 협력 건배!”

    일터에서의 마지막 날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재선을 노렸다가 패배한 조 커닝햄(38·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의원이 고별 연설을 하다 캔맥주 건배를 해 눈길을 끌었다. 건배사는 “초당적 협력을 위해”였다. 커닝햄 의원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내내 쓰고 연설하다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캔맥주를 꺼내 딴 뒤 “민주당과 공화당 동료를 위해 이 잔을 든다”며 건배를 청했다. 그는 “누군가와 앉아서 함께 맥주를 마시면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고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며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해 바로잡아야 할 심각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함께 모이고 앉아서 서로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아마 맥주를 마셔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맥주를 들이키지는 않았다. 2018년 중간선거 때 민주당 돌풍에 힘입어 의회에 입성한 그는 짧은 재임 기간 많은 일에 실망했다고 한 뒤 “의원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음모론과 주장을 수용하며 국민보다 당을 앞에 두는 것을 목격했다”며 “뒤에서는 대통령을 조롱하던 의원들이 면전에서 칭찬하는 것을 봤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기보호라는 한가지 이유에서다. 의원들은 자기 일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 더 큰 관심이 있다”며 “이런 무모하고 이기적 행동은 대부분의 미국인이 이길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그에겐 맥주와 얽힌 일화가 있다. 초선 의원 시절 6개들이 수제맥주 팩을 본회의장에 반입하려다가 물만 유일한 음료로 허용되는 규정에 따라 제지당했다. 그는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생산한 맥주를 중소 맥주제조업체 의원모임의 공동 의장인 동료의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용찬 경기도의원, ‘제9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김용찬 경기도의원, ‘제9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김용찬(더불어민주당·용인5) 의원은 17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9회 우수의정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우수의정대상은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주관하며,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하고 의정활동이 우수해 모범이 되는 지방의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 날 수상한 김용찬 의원은 도민의 안전관리와 취약계층의 생활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생활밀착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행복마을관리소의 사업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 행복마을관리소 설치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마련했다. 또 ‘경기도 공용차량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통해 법적인 근거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집행되던 예산의 집행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공무원들이 공용 차량 운행 시 사고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김 의원은 공유재산의 철저한 관리와 용인 서부 지역 소방관서 신설 추진을 통한 주민 안전 강화에 기여한 점 등에서 크게 인정받았다. 김용찬 의원은 수상소감을 통해 “의원으로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는데 칭찬과 격려를 보내주시고, 귀한 상까지 받게 해주신 용인시민과 동료·선배 의원님께 감사드린다”며 “도민의 생활을 바뀌는 일에 작은 돌 하나를 더 얻겠다는 마음으로 새해에도 묵묵히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셜 제도 환초에 유령선, 선실 뒤지니 마약 875억원 어치

    마셜 제도 환초에 유령선, 선실 뒤지니 마약 875억원 어치

    지난 주 남태평양 마셜 제도의 아일룩 환초에 배 한 척이 좌초된 채로 발견됐다. 주민들이 배를 움직이려 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배 밑바닥에서 649㎏의 코카인 마약이 담긴 상자 하나가 발견됐다. 거리에서 판매한다면 8000만 달러(약 875억원)는 족히 받아낼 수 있는 양이었다. 현지 경찰은 태평양 건너 남아메리카 대륙 어딘가에서 물결에 떠밀려 온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7일 전했다. 지난 15일 불태워버렸다. 다만 두 봉지만 미국 마약수사국(DEA)에 보내 출처를 파악할 수 있는지 검사하도록 했다. 사실 이 나라에서는 마약이 해변에 밀려 오는 일이 종종 있는 일이다. 다만 이렇게 많은 양이 한꺼번에 밀려온 것은 처음이다. 이 나라 법무장관 리처드 힉슨은 문제의 배가 일년 넘게 좌초돼 있었으며 중미나 남미 국가에서 온 것으로 짐작했다. 2014년에도 에본 환초에 떠밀려 온 보트에서 엘살바도르 출신 남성이 발견된 적이 있었는데 그는 맨손으로 생선과 새, 거북이 등을 잡아 먹으며 바다에서 무려 13개월을 지냈다고 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가 구조된 뒤 하와이 대학 연구진이 멕시코 연안에서 16가지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거의 모든 경우에 마셜 제도에까지 떠밀려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마셜 제도 당국은 해변에 떠밀려 온 마약들이 수도 마주로의 길거리에서 팔려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병원에서는 코카인 중독 후유증을 앓는 환자 사례가 꾸준히 보고된다고 했다. 힉스 장관은 몰래 감추지 않고 마약들을 신고한 지역 주민들을 칭찬해 마지 않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화마당] 연말 단상/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연말 단상/김이설 소설가

    연말이 되니 ‘올해의 무엇’에 대한 설문조사를 많이 하게 된다. 여러 인터넷 서점에서는 ‘올해의 책’ 투표를 한다. 나 역시 인터넷 서점 두 곳에서 올해 가장 좋았던 소설책을 골라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대체로 비슷한 책들이 순위권에 올랐는데, A서점의 ‘올해의 책’에 뽑힌 ‘김지은입니다’가 단연 눈에 띄었다. 중복투표를 감안해도 50만명 넘는 독자의 표를 받았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컸다. ‘거대 권력과 수많은 말들’에 맞서 싸운 ‘미투’ 운동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각 서점의 순위권에 오른 책들을 훑다 보면 올 한 해 나의 독서도 반추하게 된다. 읽은 책은 반갑고, 미처 읽지 못한 책은 부지런히 장바구니에 넣어 본다. 서점마다 공통된 책들이 꼭 있는 걸 보면 역시 좋은 책은 누구나 알아보는구나라는 생각도 했던 근래였다. 그런가 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개인의 ‘올해의 무엇’ 리스트가 올라오는 시즌이기도 하다. 주로 올해의 잘한 일, 올해의 후회, 올해의 칭찬, 올해의 사건, 올해의 문장, 올해의 음식, 올해의 노래, 올해의 영화, 올해의 책 등 자신이 정한 대상으로 올 한 해 자신을 휘어잡았던 것들을 기록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일이다. 올해의 최고들을 고르다 보니 코로나19로 인해 한 해가 뭉텅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런 와중에도 촘촘한 일상을 꾸리려고 애썼다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가 대견해지기도 한다. 내 경우라면, 올해의 잘한 일은 두 권의 책을 낸 것, 올해의 사건은 큰아이의 입시, 올해의 후회는 체중감량 실패, 올해의 음식은 마라탕, 올해의 노래는 NCT의 ‘Make a wish’. 그리고 올해의 책은 주저없이 김소영이 쓴 ‘어린이라는 세계’를 꼽겠다. 이 책에는 ‘10년 남짓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고, 지금은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책을 읽는 지은이가 어린이들과 만나며 발견한, 작고 약한 존재들이 분주하게 배우고 익히며 자라나는 세계가 담겨 있다. 이 세계의 어린이는 우리 곁의 어린이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가 통과해 온 어린이이기도 하며, 동료 시민이자 다음 세대를 이루는 어린이이기도 하다’는 메시지를 조용하고 굳건하게 전한다. 막내가 중학생이 되는 새해의 우리집에는 이제 어린이가 없다. 어린이날을 안 챙겨도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어린 시절이 이제 다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드니 후회가 밀려온다. 이 책이 조금만 더 일찍 세상에 나왔다면 지은이처럼 세심하고 바르게 아이들을 대했을 텐데.(그래도 이제라도 지은이에게 배운 겉옷 시중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책에는 이런 일화가 있다. 뭘 그릴까 생각하지 않고 그릴 때는 잘 그려지던 그림이 잘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더 안 된다고 고민하는 어린이에게 지은이는 이런 대답을 한다. ‘아무 고민 없이 할 때보다 고민을 할 때가 더 힘들기 때문에 못 그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야. 그런데 생각해 봐. 어느 쪽이 더 잘 그리겠어? 그러니까 이럴 땐 괴로운 게 더 좋은 거지.’ 그 대답에 위안을 받는 기분이 든다. 잘 안 풀렸던 일들, 힘겨웠던 일들, 너무 복잡해서 외면하고 싶었던 일들이 사실은 더 잘해 내기 위해 노력하는 고민이었다니. 그 괴로움의 연속이 결국 인생이 아닐까. 더 잘해 내기 위해, 더 잘 살아가기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면 오늘 조금 고단해도 버틸 만한 힘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한 해가 저문다. 올해 모두들 참 힘들었다. 그 힘겨움은 분명 오늘로부터 조금 더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었다. 어린이에게 건네던 지은이의 고즈넉한 목소리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작은 혜안을 건네는 연말이 돼야겠다.
  •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①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유근 원장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①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유근 원장

    행정안전부는 ‘제15회 자원봉사자의 날’(12월 5일)을 맞아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자원봉사자의 날’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985년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상 기념일로 지정됐다.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기업·지방자치단체에 훈·포장과 표창 244점을 수여했다. 국민훈장은 이유근(76)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과 이상기(60)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가 받았다. 국민포장에는 김덕애(75) 부산 원불교봉공회 고문과 김정구(65) 샘터뭉침회 회장이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4회로 나눠 훈·포장자 4인을 차례로 소개한다. 이번 시간은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 이유근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 이유근 원장은 60년 평생을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봉사와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기부활동에 전념해 왔다. 특히 제주도 자원봉사협의회 및 자원봉사센터의 출범과 정착을 주도하는 등 지역사회 자원봉사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유근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 주요 프로필 나이 : 76세 거주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직업 : 의사 소속 : 아라요양병원 봉사기간 : 62년 이력 : 한국병원 원장 역임, 한마음병원 원장 역임, 제주경실련 평생교육아카데미원장 역임, 동리평생학교 교장 역임, (사)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협의회장 역임,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수석 부위원장, 아름다운가게 제주 공동대표, 휴먼르네상스아카데미 운영위원장, (사)위즈덤시티 이사장, 한국스카우트제주연맹 위원장과 고문, 김영갑갤러리두모악법인 이사장, 아라요양병원 원장. 수상경력 : 자원봉사유공 국무총리 표창(2004), 우수기관 국무총리 표창(2004), 자원봉사유공 여성부장관 표창(2001), 의료발전유공 국무총리 표창(2001), 자원봉사유공 법무부장관 표창(1997), 자원봉사유공 법무부장관 표창(1994) ●이유근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 공적 내용 서술 ‘나의 삶과 나의 의술을 순수하고 경건하게 유지할 것이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일생 지키며 사는 이유근 원장에게는 직함이 많다. 아라요양병원 원장을 포함해 7개나 된다. 그만큼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뜻이겠다. 직함의 면면을 살펴보면 부와 명예를 위한 일이기보다는 제주시민을 위한 일임을 알게 된다. 그의 봉사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1959년 까까머리 고등학교 시절부터 도서실 봉사를 했다는 그는 졸업식에서 공로표창을 받았다. 이후 그가 쌓아 올린 봉사 시간이 62년이라고 하니 일생 봉사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대학 시절 광주적십자사 청년봉사회에 가입한 그는 무의촌 의료봉사에 전념했다. 그 헌신으로 1966년 적십자사총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군의관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의료봉사는 계속되었고, 전역 후 북제주군 보건소장으로 있으면서 산간마을 학생들의 교의를 맡아 학생 보건에 힘썼다. 방사선과 전공의를 마치고 그의 제주사랑은 곧장 시민에게로 향했다. 제주의 낙후한 의료수준을 안타까워했던 그는 1979년 최초로 방사선과 의원을 개원해, 1년여 동안 서귀포 지역 의사들에게 무료특강을 하는 등 의료수준을 높이는 데 노력했다. 이후 그가 설립한 제주 최초의 종합병원인 한국병원은 현재 시민 보건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바쁜 업무에도 그의 시선은 늘 불우한 이웃에게로 향했다. 무의촌 봉사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감면하는 등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청소년 선도 활동에 나섰다. 제주지방검찰청 소년선도위원으로 선임되면서 범법 청소년들을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도록 도왔다. 또 중고등학교와 제주보호관찰소에 성교육, 금연, 알코올 중독 예방 교육을 실시해 건강한 청소년문화를 조성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공부방 지원 사업을 추진해 학업성취는 물론 탈선 예방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청소년 사업은 그가 속한 한마음병원에서도 이루어졌다. 직원들은 급여의 1%를 사회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는데, 그는 전체 액수만큼의 성금을 장학사업에 기탁한다. 병원 내 자원봉사활동도 활발해 의료기관의 모범사례로 칭찬받고 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시신기증운동은 의료봉사 활성화의 결실이기도 하다. 나아가 제주문화원을 창설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주의 자원봉사문화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역사회를 복지공동체로 만드는 일은 그의 큰 꿈이었다. 2000년 제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가 결성되고 초대회장을 맡은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보육원과 소년소녀가장 돕기, 한센복지협회, 새생명후원회, 외국인근로자 무료진료소개원 등에 적극 동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애인관광도우미사업, 취약계층 주거환경개선사업, 우리 바다 살리기 운동, 휴먼르네상스아카데미 등 일일이 나열할 수도 없을 정도다. 모두 지역민을 위한 복지문화 사업이었다. 그는 제주의 풀뿌리 민간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안녕한 사회를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그 토대를 다지는 일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다. 열정은 멈추지 않아서, 앞장서고 있는 여러 활동에 여전히 동참자이자 든든한 지원자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북한산 지름길 강북으로의 초대

    북한산 지름길 강북으로의 초대

    “예전에는 비가 오면 흙탕물도 튀기고 물이 고여 있어서 피해 다니다 보니 많이 불편했는데, 너무 편하게 걷는 길이 생겨서 정말 좋네요.” 지난 9일 서울 강북구 북한산 초대길에서 만난 주민 박선숙(52)씨는 “나무데크로 단장하니 평지보다 미끄럽지도 않고 안정감이 있어서 주변 사람들도 많이 칭찬하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산 초대길 산책을 20여년 동안 매일같이 다녔다는 박씨는 미끄럽고 불편했던 초대길 일부 구간이 나무데크로 정비되면서 한결 마음 편안하게 산책하러 다닌다고 했다. 이날 북한산 초대길 현장을 찾은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박씨에게 “요즘 코로나19로 실내가 위험하니 북한산 초대길 산책으로 코로나 블루를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이날 박 구청장은 새롭게 탐방길로 연결하고 꾸민 구간을 거닐면서 정비사항을 꼼꼼히 살폈다. 구간 곳곳에는 야자열매에서 추출한 보행매트가 깔려 있어 한결 걷기 편한 상태였다. 박 구청장은 신익희 선생 묘역부터 시작해 탐방로를 따라 걸어가다가 이준 선생 묘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나무다리에 다다랐다. 그는 “등산객들이 이준 선생묘역 방향으로 가려면 계곡 아래에 임시로 놓인 돌계단을 건너야 해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친환경 목교의 설치로 둘레길을 찾은 주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초대길 정비의 핵심은 토지주의 반대에 부딪혀 마을길로 되돌아가야만 했던 탐방로를 직결화한 데 있다. 신숙 선생 묘역과 유림 선생 묘역으로 이어지는 길이 마을구간을 통과해야 돼 소음 등 주민 민원사항이 다반사였다. 2018년에 토지소유권이 한국주택토지공사(LH)로 변경되자 구는 해결의 실마리를 국토교통부 개발제한구역 환경·문화사업 공모에서 찾았다. 지난해 말 공모에 선정되면서 사업비 지원뿐 아니라 소유주로부터 토지를 무상사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초대길은 북한산 둘레길 2구간인 순례길 중 일부 구역으로 2016년 근현대사기념관 개관에 맞춰 기획된 코스다. 그 배경에는 순례길 구간에 잠들어 있는 선열들을 널리 알려 나간다는 박 구청장의 의지가 있었다. 강북구는 우리나라 최초라는 상징성을 가진 애국선열 묘역에 역사 탐방길이라는 이야기 엮기를 더했다. 초대 국회의장 신익희, 제1호 검사 이준,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초대 부통령 이시영, 최초 국군인 광복군 합동묘역 17인이 그 주인공이다. 이곳이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이유다. 박 구청장은 “초대길을 걷다 보면 3·1독립운동부터 4·19혁명까지 격동기 근현대사의 중심에 서서 버팀목이 돼준 애국선열들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서 “역사문화관광 도시 강북구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윤희숙, 필리버스터 최장기록을 깬 ‘철의 여인’

    윤희숙, 필리버스터 최장기록을 깬 ‘철의 여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12일 윤희숙 의원이 간밤에 세운 헌정사상 최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기록을 자축했다. 전날 오후 연단에 오른 윤 의원은 이날 오전 4시 12분까지 총 12시간 47분 동안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입법에 반대하는 내용의 연설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국내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2016년 테러방지법 입법 반대토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의원이 세운 12시간 31분이었다. 윤 의원은 프랑스의 정치학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외국인으로서 미국 사회를 바라봤던 내용의 책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으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개혁입법 강행을 비판했다. 특히 동료 초선 의원들이 일제히 윤 의원에 찬사를 보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대한민국 최고 경제학자의 12시간 47분짜리 무료특강’였다며 윤 의원의 국회 연설을 높이 평가했다. 박 의원은 “12시간을 넘는 길이도 길이지만 내용의 깊이와 호소력 있는 목소리까지 정말 세계최고였다”면서 “한국 최고 경제학자의 12시간 넘는 깊이있는 강의를 전국의 수많은 국민들이 생방송으로 보았고, 앞으로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분들께 전달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임차인이란) 5분 발언으로 유명한 윤희숙 의원은 원래 장거리 마라토너라기 보다는 단거리 스프린터”라며 “짧은 촌철살인의 핵심을 찌르는 연설이 전공”이라고 덧붙였따. 김병욱 의원은 “윤 의원이 단순히 시간만 끈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무너뜨린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하나하나 분석하며, 우리 민주주의가 나아갈 바를 국민 앞에 당당히 밝혔다”고 칭찬했다. 최형두 의원도 “필리버스터 수준을 바꿔놨다”며 “단락마다 편집해서 특강 교재로 쓸 수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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