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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60년 숙원 풀리나… 무등산 정상 ‘완전 개방’ 급물살

    광주 60년 숙원 풀리나… 무등산 정상 ‘완전 개방’ 급물살

    60년 넘게 광주시민의 무등산 정상 접근을 가로막아 온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이 일정대로 추진될 경우 오는 2030년부터는 천왕봉·지왕봉·인왕봉 등 무등산 정상 3봉우리를 수시로 오를 수 있게 돼 ‘무등산 정상 완전 개방’이라는 광주시민의 숙원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무등산 정상 천왕봉에 주둔한 방공포대 이전을 추진하는 국방부가 이전 후보지에 대한 작전성 평가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올해 말 광주시에 후보지 3~4곳을 통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기본설계비로 3억 9000만원의 예산을 내년 국비에 반영해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현재 운영되는 광주군공항과 함께 광주 외곽 전남권 일부 지역도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방공포대는 지역민들로부터 ‘이전 기피시설’로 꼽힌다는 점에서 최종 후보지 선정과정에 마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국방부로부터 통보를 받는 대로 해당 지자체들과 협의에 착수, 내년 9월쯤 1곳을 선정한 뒤 국방부에 해당 지역에 대한 ‘선행연구용역’을 의뢰할 방침이다. 내년 말 마무리될 이 용역에서는 최종 후보지의 작전성과 이전 소요 기간, 이전 사업비 등을 분석하게 된다. 이 가운데 이전 사업비의 경우 추정 공사액이 200억원을 초과하면 사전타당성 조사와 같은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200억원 미만일 경우 곧바로 실시설계에 착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비 규모가 이전 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광주시는 내다본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전지가 확정되면 2026년부터 이전작업이 시작되고 2028년에는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방공포대가 떠난 무등산 정상 천왕봉은 복원작업을 거쳐 2030년이면 시민들에게 완전 개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등산 방공포대는 1961년 광주시로부터 부지 점용허가를 받은 뒤 공사를 거쳐 1966년부터 무등산 천왕봉에 주둔하면서 시민들의 정상 접근을 막아왔다.
  • “예비신랑, 무좀있는 발 만지고 스킨십 시도…제가 예민한가요?”

    “예비신랑, 무좀있는 발 만지고 스킨십 시도…제가 예민한가요?”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이 예비 남편의 생활 습관 때문에 결혼이 망설여진다는 사연을 전했다. 10년 넘게 교제한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여성 A씨는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예비 남편의 더러운 생활 습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민을 토로했다. A씨는 남자친구와 최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예비 남편) 생활 습관이 저랑 너무 안 맞는다. 제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지 아니면 보통 남자들 다 이러는데 제가 몰랐던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변보는데 변기 커버 올리고 보라고 했더니 샤워 부스(공간)에서 볼일을 보고 물을 뿌린다”며 “샤워부스에서 소변 보면 냄새난다고 했더니 변기 커버도 안 올리고 그 장면을 본 이상 변기에 앉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대변 보고 변기에 묻으면 보통 물 한두 번 더 내려야 정상 아니냐. 변이 묻어있는데도 안 내리고 버젓이 놔둔다. 아침에 일어나서 소변보려고 하다 그 장면을 봤는데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서 비위가 상해 미치겠다”고 털어놨다. A씨는 “아침에 눈떠서 조식 먹으려고 나가는데 양치 안 하고 먹는다. 샤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분이다. 3분도 길다. 양치하는데 하는 둥 마는 둥 거의 안 하는 수준이다. 40세인데 스케일링 평생 1번 했으면 말 다 했다”고 말했다. 또 “발톱이랑 발바닥 전체에 무좀이 있다. 발을 자주 만지고 뜯는다. 무좀 치료 받으라고 하는데 아프다고 무섭다고 치료를 안 받는다. 그 손으로 스킨십을 시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밥 먹는데 쩝쩝거리는 거 기본이고 덜어 먹자고 하는데도 숟가락 푹 담근다. 음식 먹을 때 항상 흘린다”며 “흡연하는데 담배 한 모금 빨아들일 때마다 후 뱉고 나서 항상 침을 뱉는다. 그 침이 옷에 묻고 얼굴에도 가끔 흘리는데 손으로 닦는다”고 했다.이어 “샤워하고 늘 옷을 안 입는다. 여러 번 말을 했는데도 고쳐지지 않는다. 샤워 후 늘 맨몸으로 다니고 항상 발가벗고 잠을 잔다”며 “여행 가서 간식을 먹는데 중요 부위를 내놓고 먹고 앉아있길래 ‘좀 가려라’ 그랬더니 ‘왜?’ 이러더라”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은 “위생 관념은 정말 고치기 힘들다”, “10년을 어떻게 만났지 신기하다”, “애정이 사라진 것 같다.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봐야할 듯”등 반응을 보였다. “결혼 전 치명적 결점이 발견된다면?”…62%가 파혼 결심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2021년 미혼남녀 314명(남성 148명·여성 1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 전 미래 배우자에게 치명적 결점이 발견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파혼을 결심한다고 밝혔다. 또 결혼정보회사 듀오(대표 박수경)가 최근 미혼남녀 총 300명(남성 150명·여성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 전 동거에 대해 응답자의 과반이 ‘필요하다’(남 53.3%, 여 61.3%)고 대답했다. 결혼 전 동거가 가장 필요한 이유는 ‘상대방의 모르는 부분을 알기 위해서’(남 50.0%, 여 48.9%)였다. 이외에 ‘서로의 생활 패턴을 조정하기 위해서’(남 25.0%, 여 25.0%), ‘동거를 통해 결혼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남 18.8%, 여 26.1%)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 손흥민 선택한 100억 고급 아파트… “월세 6500만원”

    손흥민 선택한 100억 고급 아파트… “월세 6500만원”

    9년 차 프리미어리거 손흥민이 살고 있는 고급스러운 런던 집이 공개됐다. 지난 4일 방송된 tvN ‘프리한 닥터’에는 스타 해외 부동산 특집 편이 전파를 탔다. 김소영은 손흥민에 대해 “월급만 15억 원 이상. 손흥민이 선택한 집은?”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손흥민은 2019년부터 영국 런던 북부 햄프스티드에 있는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영화 ‘노팅힐’ 촬영지로 유명한 햄프스티드 히스 공원에 둘러싸여 부유층이 선호하는 고급 주택지 중 한 곳이라고 했다.부동산 전문가는 “매입 여부에 대해서 확실히 알려진 바는 없다. 만약 손흥민이 해당 건물의 한 호실을 매입했다면 약 100억 원 이상 금액을 치렀을 것으로 보이고, 만약 매입하지 않고 월세로 살고 있다면 한 달에 약 4만 파운드, 한화로 약 6500만 원 이상의 월세를 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해 놀라움을 안겼다. 손흥민이 거주하는 곳은 ‘플랫’이라는 영국 아파트 주거 형태다. 20가구가 거주하는 건물 한 호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손흥민이 방송을 통해 공개한 집 내부가 공개됐고, 미니멀리스트 면모가 돋보여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 부친 손웅정 감독이 담백하고 깔끔하게 사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다. 침실 창을 통해서는 축구장이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는 “운동장이 영국 명문 사립학교 운동장이라고 한다. 매일 축구장에 나가지만 창밖으로 축구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손흥민 집은 입주민 전용 24시간 컨시어지를 운영 중이라 택배 관리부터 공용 공간 예약. 심지어 전구 교체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 헬스장, 수영장, 라운지, 비즈니스 미팅룸 등 공용시설도 완비돼 있어 감탄을 자아냈다.
  • [포착] ‘용의 이빨’이 곳곳에…우크라군 저지하는 러 2차 방어선

    [포착] ‘용의 이빨’이 곳곳에…우크라군 저지하는 러 2차 방어선

    우크라이나가 정찰 드론으로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견고한 방어선을 카메라에 담았다. 4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인사이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방첩기관인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지난 1일 방영된 CNN 뉴스를 통해 러시아군이 남부 자포리자 지역에 구축해둔 2차 방어선의 모습을 자국군 정찰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러시아군이 약 1000㎞에 걸친 남부 전선에 ‘용의 이빨’이라고 불리는 대전차 콘크리트 장애물을 포함한 2차 방어선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약 1.2m 높이의 용의 이빨은 크고 뾰족한 구조물로 우크라이나군 전차와 같은 장갑 차량의 돌파를 막고 손상을 주는 역할을 한다.그러나 이 장애물은 러시아의 방대한 방어망에서도 극히 일부일 뿐이다. 러시아군은 곳곳에 대전차용 도랑과 참호를 파두고 지뢰밭을 깔아뒀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월부터 자국 영토 탈환을 목표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지만, 이같은 방어선에 막혀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격에 앞서 지난 몇 달간 방어를 준비해 왔고, 지금도 요새 같은 방어선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전선에서 남쪽으로 진군하는 동안 러시아의 주요 방어선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으나, 현재 그곳에서 여러 위험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대전차 방어선을 완전히 돌파해 적군과의 전투에 전차를 사용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용의 이빨을 뚫으려면 숙련된 전투 공병들이 필요한 상황이 많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일 보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전투 공병들이 용의 이빨 등 방어선에 막힌 자국군을 지원할 수 있도록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 장애물 제거용 폭파 탄약을 추가로 보냈다. 우크라이나는 차근차근 반격에 나서면서도 자국의 반격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에 강력히 반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은 지난달 31일 스페인 톨레도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서 기자들에게 “반격 속도를 비판하는 것은 매일 목숨을 바쳐 전진하고 우크라이나 땅 1㎞를 해방하려는 우크라이나 군인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모든 비판자에게 입을 다물고 우크라이나로 와서 스스로 1㎠라도 해방하도록 노력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2차 방어선을 내다보며 최전선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일 텔레그램을 통해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는 진격하고 있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군을 지휘하는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장군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몇 주 동안의 힘든 지뢰 제거 작업 끝에 자포리자 근처 러시아의 1차 방어선을 결정적으로 돌파했다”며 “러시아는 1차 방어선 구축에 시간과 자원의 60%, 2차 및 3차 방어선에 각각 20%만 투자했다”며 추가 돌파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에서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72시간 자포리자 지역 인근 남부에서 주목할 만한 진전을 보였고 러시아의 2차 방어선을 상대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전투가 한창 진행 중인 자포리자 전선의 로보티네-베르보베 지역에도 곳곳에 용의 이빨이 세워져 있다. 로보티네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공식 탈환한 마을로, 러시아군이 크름반도까지 이어지는 철도·물류 요충지로 사용 중인 토크마크 지역에서 불과 30㎞ 거리에 있다. 핀란드 군사 분석가 에밀 카스테헬미가 지난 2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공유한 영상 게시물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로보티네에 이어 베르보베 탈환을 위해 러시아 방어선을 돌파하고 있다. 영상에는 곳곳에 설치된 용의 이빨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포격에 파괴된 러시아 전차들의 모습도 담겨 있다.
  • 화사, ‘외설 논란’ 심경 고백 “눈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더라”

    화사, ‘외설 논란’ 심경 고백 “눈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더라”

    그룹 마마무 화사가 ‘외설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4일 유튜브 채널 ‘성시경’에는 ‘성시경의 만날텐데 l - 화사 첫 게스트 신고식 제대로 치렀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화사는 자신의 신곡 ‘아이 러브 마이 바디’(I Love My Body)에 대해 “단순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소개하면서 신곡 선택 이유에 대해 “제가 좀 한동안 외설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마마무 미주 투어를 갔었는데 거기서 미국에 도착한 날에 메시지가 가득 와있더라. ‘뭔 일이 터졌구나’ 싶었다. 진짜 기도를 하고 카카오톡을 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무대 위 퍼포먼스가 논란이 됐다. 악플 수위가 너무 심했다”며 “제가 원래 (악플에) 연연하고 이런 게 없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그렇더라”고 덧붙였다. 화사는 “뉴욕 공연이 첫 공연이었는데 그때까지 좀 제 멘탈을 계속 (관리)했어야 했다. 내가 하던 대로 하자고 마음 정리를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뉴욕 공연을 했다. 딱 끝내자마자 눈물이 터지더라”고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호텔에 도착해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멤버들이랑 ‘고생했어’라고 인사를 했는데 눈물이 막 났다. 올해 제일 크게 울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눈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더라. 진짜 영화 한 편 찍었다. 그렇게 미주 투어를 보냈는데 갑자기 싸이 오빠한테 연락이 왔다. 그때 보내준 노래가 ‘아이 러브 마이 바디’였다”고 했다. 앞서 화사는 지난 5월 성균관대 축제 무대에서 손을 혀에 갖다 대고 침을 바르는 듯한 동작을 한 뒤 이내 손을 다리 사이로 옮겨 특정 부위를 쓸어올리는 듯한 행동을 하는 등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이 무대를 담은 직캠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외설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지난 7월 시민단체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학인연)는 화사의 퍼포먼스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공연음란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 ‘푸른 기와’에도 가을이 깃드네…미술관 품은 한옥, 운치를 더하네[권다현의 童行(동행)]

    ‘푸른 기와’에도 가을이 깃드네…미술관 품은 한옥, 운치를 더하네[권다현의 童行(동행)]

    덥다는 말이 부족하게 느껴질 만큼 더웠다.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동네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한참 뛰어노는 게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햇빛에 잔뜩 달궈진 놀이기구에 아이마저 두 손을 들었다. 여행을 가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종일 아스팔트 위에서 자라는 아이를 위해 한두 시간쯤 흙길을 함께 걷곤 했는데, 그 애틋한 마음마저 잊게 할 만큼 올여름은 무더웠다. 그래도 절기의 힘은 여전하다. 더위의 끝을 알리는 처서(處暑)가 지나고 하얀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가 곧이다. 기세가 한풀 꺾인 더위에 이제는 좀 덤벼볼 만하다. 이맘때 아이와 걷기 좋은 길이 있다. 숲은 상쾌하고 흙은 부드러우며 호수는 청량하다. 이름도 장대한 충북 청주의 청남대 ‘대통령길’이다.청남대는 역대 가장 많은 대통령이, 가장 자주 이용했던 별장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다섯 명의 대통령이 여름휴가와 명절 휴가 등을 이곳에서 보냈다. 개방 후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했다. 이곳을 별장으로 사용한 다섯 대통령은 1년에 4~5회, 많게는 7~8회 찾아와 20여년간 총 88회, 471일을 청남대에서 지냈다. 횟수로 따지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28회로 가장 많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일수로 가장 오랜 128일을 머물렀다. 앞서 강원도 고성의 이승만 별장과 경남 거제 저도 해상별장을 다녀왔던 아이는 그와 비슷한 규모를 예상했던 모양이다. “엄마 여기 별장 맞아요? 궁궐보다 큰 것 같은데요?” 그도 그럴 것이 청남대는 총면적 1.8㎢, 약 55만평에 이른다. 여의도 면적의 3분의2에 해당하는 규모다. 청남대로 진입하는 데도 수분이 소요된다. 우뚝 솟은 나무들이 늘어선 도로는 공간이 지닌 위엄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대통령이 머물던 곳이었으니 국가 1급 경호시설이었고, 우리가 지나온 길을 따라 사중의 경계 철책이 설치돼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다고 한다.●궁궐 같은 면적·도로마저 ‘위엄’ 가득 청남대를 방문한 관람객들은 제일 먼저 본관을 만나게 된다. 지상 2층, 지하 1층 건물로 1층에는 회의실과 접견실, 거실 등이 마련돼 있다. 손님을 맞거나 업무를 보고할 때 사용했던 접견실에는 등받이에 봉황과 무궁화가 그려진 의자가 있다. 봉황은 대통령, 무궁화는 영부인 전용이었다고 한다. 하얀 대리석 바닥이 고급스러운 거실에선 통유리 너머 정원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빼어난 전망 때문인지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곳을 만찬 장소로 즐겨 사용했단다. 제5·6공화국 시절 거실 모습을 담은 사진도 전시돼 눈길을 끈다. 사진 한쪽에 KBS1, KBS2, MBC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된 텔레비전이 인상적이다.●대통령 침실·접견실까지 호기심 충족 2층은 대통령과 가족들 전용공간이다. 아이도 이전에 방문했던 대통령 별장에서는 보지 못했던 내밀한 공간을 흥미롭게 들여다보았다. 청남대 개방 초기, 이곳 침실에 딸린 욕실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1988년 제5공화국 청문회 당시 한 국회의원이 “청남대 대통령 목욕탕이 금으로 돼 있다”고 말했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직접 방문한 것이 당시 큰 화제였기 때문이다. 침실 옆에는 커다란 집무용 책상이 마련돼 있는데, 그 유명한 ‘청남대 구상’의 배경이 이곳 아니었을까 싶다. 청남대 구상은 대통령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새로운 정국을 구상하거나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경우가 잦아서 생긴 정치용어다. “별장에서도 일을 해야 하다니 꼭 여행 갔을 때 엄마 같아요.” 여행을 업으로 하다 보니 나 역시 숙소에서 원고를 쓰거나 감상을 다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이의 눈에는 그런 엄마가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그 마음이 고마워 슬쩍 녀석을 품에 안았다. 이어 대통령과 가족들이 식사와 차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던 식당이 나타났다. 안내판에는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여기서 가족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고 적혀 있다. 이날은 청남대 소유권을 충북도로 이관한 날이다. 청남대 본관에 걸린 모든 달력이 2003년 4월에, 모든 시계가 10시에 맞춰져 있는 것도 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청남대 개방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고, 지역민들의 오랜 바람이기도 했다.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큰 별장이 생기는 거예요?” 부러워했던 아이도 “혼자 멋진 별장을 쓰고 싶었을 텐데 우리도 구경할 수 있게 해 주다니 참 고마운 일이네요”라며 제법 의젓하게 평을 전한다. 식당 건너에는 대통령 전용 이발소와 영부인 전용 미용실, 가족 거실, 자녀들을 위한 침실 등이 자리한다.●울창한 숲·야생화 만발한 대통령길 본관을 빠져나와 정원으로 향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마치고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위원들을 초대해 오찬 연회를 가졌던 장소이기도 하다. 정원 규모에 비해 분수대가 낮고 위치 또한 본관 쪽에 치우쳐 있는데, 이는 로비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우선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원 왼쪽에 심어진 모과나무는 청남대에 있는 나무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수령이 230여년에 이른다. 앞서 언급했던 5공 청문회에서 1억원짜리 나무로 오해받았던 주인공이다. 이제 우리는 대통령길로 접어들었다. 원래 이 길은 2011년 청남대를 거쳐 간 대통령들의 이름을 딴 5개 코스, 총 8㎞의 산책길로 조성됐고 2013년 이명박 전 대통령길이 추가됐다. 그러나 일부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대통령을 기념하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셌다. 이에 최근 개별 코스명을 ‘오각정길’, ‘호반길’, ‘솔바람길’, ‘민주화의 길’, ‘화합의 길’, ‘통일의 길’로 바꾸고 이들을 묶어서 대통령길로 명명했다. 아이와 함께 걷기에는 오각정길이 적당하다. 본관 정원에서 바로 이어지고 총길이도 1.5㎞로 부담이 없다. 울창한 숲과 야생화가 만발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청남대 제1경으로 꼽히는 오각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104m에 위치한 무궁화 모양의 오각형 정자로 낮에는 평화로운 호수와 푸른 숲을, 밤에는 휘영청 밝은 달을 감상하던 장소다. 안내판에는 오각정에 오른 역대 대통령 가족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함께 소개돼 있다. 정자에서 내려오면 보행 약자를 위해 계단과 경사를 없앤 무장애나눔길이 설치돼 있다. 덕분에 아이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청량한 숲의 공기를 마음껏 들이켠다. 내내 대청호를 곁에 두고 걷던 길은 양어장까지 이어진다. 겨울이면 대통령 가족을 위한 전용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했던 곳이다. 지금은 아름다운 연못으로 바뀌어 시시때때로 화려한 음악분수도 선보인다. 여기서 바라보는 대통령기념관도 멋스럽다. 한눈에 봐도 청와대와 꼭 닮은 이 건물은 실제 청와대 본관의 60% 크기로 재현된 것이다. 1층에는 역대 대통령 기록화가 전시돼 있고 지하에 위치한 대통령체험장은 포토존으로 인기다. 아이도 들어서자마자 “어? 이거 뉴스에서 봤던 곳인데!” 단번에 알아본다. 미술관 품은 한옥, 운치를 더하네 대국민연설체험장에선 “안녕하십니까? 대통령 ○○○입니다” 제법 진지한 흉내도 낸다. “우와, 정말 대통령 같은데?” 호들갑스레 반응했더니 “내가 대통령이 되면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는 나라를 만들 거예요”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다. 아이 눈에 비친 정치는 어떤 모습이었던 걸까, 문득 생각이 깊어졌다.●보물찾기 같은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 요즘 청주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할 곳, 바로 국립현대미술관이다. 마침 이건희 회장의 기증 작품전인 ‘어느 수집가의 초대’도 열리고 있어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18년 12월에 개관한 이곳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첫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수장형 미술관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반 미술관에서는 접근이 불가했던 수장고를 이곳에선 일부 개방해 관람객들과 공유한다. 게다가 옛 연초제조창 창고를 활용했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주차장 방향에서 들어서면 하늘 높이 솟은 굴뚝이 제일 먼저 반겨 주는데, 역시 연초제조창의 흔적이다. 미술관 1층에는 개방형 수장고가 자리한다. 작품과 작품 사이가 비좁고 심지어 선반에 일렬로 늘어선 형태가 엄마의 눈에도 낯설기만 하다. 마침 어린이용으로 제작된 개방형 수장고 안내서가 있기에 챙겨 줬더니, 아이는 여기 소개된 작품들을 찾느라 분주하다. 마치 보물찾기처럼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해 자연스레 자신이 찾은 예술작품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미술관에 대한 이해도 넓어졌다. “엄마, 나는 미술관이 그림 전시하는 곳인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작품들을 보관하고 지키는 곳이었네요!” ●관람객·보존과학자 소통 공간도 조성 2층과 3층에는 보이는 수장고도 있다. 유리창 너머로 소장품의 수장, 보관 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것. 3층에 자리한 보존과학실도 흥미로웠다. 유화작품보존처리실과 유기, 무기분석실을 개방해 관람객과 보존과학자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진입로에는 미술작품의 재료, 보존 처리 방법 등을 설명한 전시 공간이 따로 마련돼 보존과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도서관과 아카이브, 뮤지엄의 역할을 함께 하는 라키비움은 아이가 읽을 수 있는 책도 꽤 갖추고 있어 잠시 걸음을 쉬어가기 좋다.●대담하고 감성적인 공간 ‘운보의 집’ 운보의 집도 청주에서 예술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적인 근현대 한국 화가인 운보 김기창은 산수화의 전통 위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바보산수’ 연작으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완성했다. 1984년 자신의 어머니 고향에 지은 운보의 집은 자연을 벗 삼아 작품 활동에 매진하며 노후를 보냈던 곳이다. 전통 한옥의 형태를 취하면서도 자신의 작품이 그러하듯 대담하고 감성적인 공간들이 엿보인다. 특히 조형미가 특징적인 정원과 비단잉어가 유영하는 연못은 한옥의 화려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인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가 된 것도 그 때문이다.운보의 집 뒤편에 미술관도 있다. 운보의 작품들뿐 아니라 아내인 우향 박래현 화백, 동생인 김기만 화백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우향은 당대 여성 화가로서는 매우 선구적인 예술세계를 펼쳤는데,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에도 그녀의 작품 ‘피리’가 포함돼 있다.아이와 함께 운보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꼭 해 두어야 할 말이 있었다. 지울 수 없는 그의 친일 행적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비호 아래 화가로 입지를 굳힌 그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작품을 여러 점 발표했다. “엄마는 그런 나쁜 사람의 그림을 왜 보는 거예요?” 아이의 질문이 날카롭다. 한국화에서 운보가 이룬 성취는 분명하다. 친일을 이유로 그 모든 기록을 없던 일처럼 지우는 것 또한 다른 이름의 폭력일 테다. 그렇다고 예술가 운보와 민족을 배반한 비열한 인간 운보를 분리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기억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의 아름다운 작품을 바라보며 그의 비겁함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엄마의 이유였다는 걸 아이는 이해해 줄 수 있을까. 여행작가
  • 참~ 좋아요! 동작 어르신 한방 의료돌봄

    참~ 좋아요! 동작 어르신 한방 의료돌봄

    서울 동작구가 지난 7월부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어르신 한방 의료돌봄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1일 구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지역 내 어르신 80여명이 한방 의료돌봄 사업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 사업은 동작구와 협약을 체결한 지역 29개 한의원 한의사가 65세 이상 어르신 가정을 직접 방문해 진찰과 건강상담, 질환관리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도다. 한의원에서 방문 진료 적합 여부를 직접 결정해 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방문 진료 8~12회에 해당하는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구비로 지원받는다. 한약제 복용이 필요하다고 한의사가 판단한 대상자에 대해서는 첩약 비용도 함께 지원한다. 지난 7월부터 서비스를 받고 있는 상도동 주민 주모씨는 “다리가 붓는 증상으로 앉아 있는 것조차 불편했는데, 한의사가 집에 찾아와 침을 놓아 주니 몸이 회복되는 것 같다”며 한의원과 구청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구는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찾아 방문 한방 의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아프고 소외된 취약계층 어르신이 지역사회에서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힘이 되는 복지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 이재명, 尹 규탄하며 ‘무기한 단식’…與 “뜬금포 꼼수”

    이재명, 尹 규탄하며 ‘무기한 단식’…與 “뜬금포 꼼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사즉생의 각오로 무능·폭력정권에 의해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겠다”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당 대표 임기의 반환점을 맞아 윤석열 정부와의 전면 투쟁 카드로 단식을 꺼내 들었지만, 강성지지층(개딸)의 결집으로 자신의 사법리스크와 당 지지율 정체 등 내부 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권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고 해양주권을 침해하는 일본의 핵폐수 투기테러에 맞장구치며 공범이 됐다”며 “독립 영웅 홍범도 장군을 공산당으로 매도하는 등 철 지난 매카시가 부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을 거론하며 “권력 사유화와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중단없는 단식에 돌입했다. 공식 당무와 정무 일정은 모두 참석한다는 방침이지만 단식과 업무를 병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단식이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반전시키려는 시도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자신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질의에 “(정당한 수사가 아닌) 검찰 스토킹”이라고 일축했다. 또 ‘단식 중 검찰에 출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단식한다고 주어진 역할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최근 이 대표에게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위해 오는 4일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다만, 스스로 당에 체포동의안을 가결토록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여러분은 이게 구속할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나”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이 대표가 단식으로 희생자로 비치는 와중에, 체포동의안 가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기류가 읽힌다. 또 이 대표는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선 전 대표 사퇴설’과 관련해 “들리는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라며 “침소봉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의 단식으로 9월 정기 국회를 앞두고 하반기 정국은 더욱 얼어붙게 됐다. 특히 이 대표는 이날 단식과 함께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 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 단행 등 윤 대통령이 수용 불가한 ‘세 가지 요구’를 내밀었다. 또 민주당은 정기국회에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노란봉투법’ 등 119개 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사법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웬 뜬금포 단식인지 모르겠다”며 “자기 사법리스크가 두렵고 체포동의안 처리가 두려우면 그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 되는데 왜 자꾸 민생 발목잡기를 하는지 답답하다”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단식과 상관없이 수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개인 토착 비리의 형사 사건 수사”라며 “조사받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했다.
  • [단독]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성범죄 감형에 이어 ‘미성년 디지털성범죄 감형’도 논란

    [단독]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성범죄 감형에 이어 ‘미성년 디지털성범죄 감형’도 논란

    성범죄 감형 판결 논란에 이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임하던 시절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착취 사건 항소심에서 다수의 감형 판결을 한 것으로 분석돼 또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시기는 ‘N번방’ 사건 등 새로운 유형의 성착취 범죄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며 정부 차원에서 엄단 의지를 밝히고, 법조계에서도 양형기준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나오던 때였다. 또 양형위원회가 엄정한 양형기준을 논의하던 때이기도 했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성인지 감수성 부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 등 판결 6건 중 5건 감형 27일 서울신문이 이 후보자가 2020년 10월~2021년 2월 선고한 아동·청소년 대상 음란물 제작 및 성적 학대 행위 등 판결문 6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5건이 원심보다 감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가 재판장을 맡았던 서울고법 형사8부는 13세 미만 아동 11명으로부터 자기 신체 부위를 5개월 동안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하게 한 뒤 총 129회 전송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2020년 10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앞선 1심은 선고 당시 A씨가 소년범임을 고려해 징역 장기 7년에 단기 5년(부정기형)을 선고했는데, 2심에서는 성인이 된 A씨에게 ‘정기형’을 내리면서도 1심 형보다 감경한 징역 4년을 선고한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신원이 파악된 피해자 5명의 나이는 8~11세에 불과하고, 남동생을 시켜 누나의 신체를 촬영·전송하도록 한 범행도 있어 범행 수법이 매우 교활하고 사회적 위험성이 매우 크며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이 사건 사진과 영상들이 제3자에게 유출된 정황이 현재까지 보이지 않는다”면서 “범행 당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18세 소년이었음을 감안하면 교화·개선의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으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죄’ 등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해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다만 해당 항소심 선고 한 달 전인 2020년 9월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새 양형기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 범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컸던 탓이다. 새로 제정된 양형기준은 의견 조회와 공청회 절차를 거쳐 2021년부터 시행됐고, 그중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착취물’과 관련 제작 등에 대해서는 기본 5~9년 징역형으로 기준이 정해졌다. 양형위원회는 “디지털 기기 또는 온라인 공간이라는 특성상 범행 방법이 매우 다양하고 피해가 빠르게 확산해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객관적이고 엄정한 양형기준을 설정했다”고 밝혔다.피해자는 엄벌 원하는데 2심서 감형… “범행 뉘우쳐” 이 후보자는 또 금전 대가로 유인해 상당 기간에 걸쳐 20여 차례 피해 아동 스스로 ‘음란물’을 만들게 해 소지하고, 이 과정에서 아동학대 및 추행 행위 등을 한 B씨에게 1심 판결인 징역 3년 6개월을 깨고 2021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육체·정신적으로 미성숙한 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행 동기에 특별히 참작할 여지가 없고, 제작한 음란물 수도 적지 않으며 협박 수단이 비열하고 악질적”이라며 “피해 아동이 음란물 유출 두려움에 떨며 B씨에 대한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살폈다. 그러나 “이전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감형했다. 청소년을 겁박해 음란한 사진을 받은 범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던 중에 또 다른 중학생에게 신체 사진을 요구해 받고 이를 빌미로 협박한 C씨에 대해서도 이 후보자는 1심에서 내린 징역 4년을 깨고 2020년 2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하기도 했다.판사들 내부서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 필요해” ‘다크웹’과 ‘N번방’ 사태가 터진 뒤 정부는 아동·청소년 이용 성착취물 제작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또 양형위원회가 새 양형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하자 판사 13명은 2020년 3월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면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착취 범죄의 복잡한 양상과 피해자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판사들은 “아동·청소년에 대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접근해 신체 부위 등을 촬영해 전송하도록 한 뒤 이를 유포하는 등의 범죄는 다른 디지털 성범죄와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선 이 후보자가 기존 성범죄와 양상이 다르고 피해가 복잡하게 얽힌 2020년의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 대한 이해와 아동·청소년 피해자에 대한 고통을 읽어내는 노력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한다.물론 항소심의 역할과 당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착취’ 관련 죄에 대한 새 양형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사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한 부장판사는 “고등 항소심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개별 사건의 형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건과 형평을 맞추는 일”이라면서 “디지털 성착취 범죄만 보더라도 판사마다 이해도나 관심도가 달라 1심 판결이 들쭉날쭉할 수 있고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 법감정’을 충분히 고려하는 건 법관들에게 어려운 숙제”라고 짚었다. 또 범죄 사건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합의 등이 많이 이뤄지기도 하고, 국민적 관심을 기준으로 갑자기 형량이 올라가는 건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성인지 감수성 부족’ 논란에 대해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형량을 정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유엔 인권위 “한국 정부, 대구 이슬람 사원 공사 방해 재발 막아야”

    유엔 인권위 “한국 정부, 대구 이슬람 사원 공사 방해 재발 막아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과 관련한 건축주와 주민이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엔 인권위원회가 우리 외교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유엔 측은 해당 갈등과 관련해 사원 공사 방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인권침해가 확인되면 관계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유엔 인권위는 외교부에 공식 서한을 보내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과 답변을 요구했다. 이 서한에는 이슬람 사원 건설이 부당하게 방해받지 않도록 취한 조치, 무슬림의 종교적 자유를 존중하기 위한 조치, 특정 종교에 대한 비하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유엔 인권위는 서한에서 사원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에 적힌 ‘대현동에 탈레반이 있나, 여기가 너희 나라냐, 우리 주민에게 위협을 멈춰라’, ‘유럽처럼 무슬림이 붐빈다면 이 지역은 슬럼화되고 치안이 악화한다’ 등의 문구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엔인권위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을 근거로 이슬람 사원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언행에 우려를 나타냈다. 반대 시위에서 공개되거나 현수막에 쓰인 문구가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증오를 옹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유엔인권위는 60일 이내로 답변을 요구하면서 “이 기간이 지나면 공식 서한과 한국 정부의 답변이 홈페이지에 공개된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위는 재발 방지를 위한 임시 조치도 요구했다. 조사 결과 관련 의혹이 사실일 경우 관계자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슬람사원 건축주 측은 “유엔의 결정이 마지막 희망”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원 건립 반대 측은 “생활권이 침해돼 반대하는 것”이라며 “갈등만 깊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그동안 사원 건축주 측과 지역 주민들 간의 중재를 위해 해왔던 노력을 정리해 외교부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세연의 오버뷰] ‘위기극복 DNA’ 넘어서야/전 국회의원

    [김세연의 오버뷰] ‘위기극복 DNA’ 넘어서야/전 국회의원

    제16차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호주 시드니 인근 캐터랙트스카우트공원에서 1987년 12월 30일부터 1988년 1월 7일까지 열렸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주로 8월 초에 시작돼 열흘 안팎의 일정으로 개최된다. 제16차 잼버리는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잼버리였기에 12월과 1월에 걸쳐 열렸다. 이 공원은 1978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호주스카우트연맹에 103헥타르 면적의 주정부 보유 산림 부지를 온전히 스카우트 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기증해 마련됐다. 그 이후 확장돼 여의도 면적의 절반이 넘는 163헥타르에 이르게 됐다. 이 공원에는 암벽 등반부터 수상 활동까지 각종 야외 활동 체험 공간들이 구비돼 있다. 1987~88년 잼버리가 개최된 이후에는 스카우트뿐만 아니라 각종 학교 및 단체들에서도 방문하며 지금도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필자도 16차 세계잼버리에 한국 대원의 일원으로 참가했는데 당시에 받았던 강렬한 인상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야영 기간 중 한번은 폭풍우가 쏟아졌다. 하늘이 갑자기 검게 변하더니 새까만 먹구름이 시시각각 다르게 빠른 속도로 몰려왔다. 복귀령이 내려져 텐트까지 뛰어가는데 먹구름이 우리가 뛰는 속도보다 더 빨리 다가오더니 결국 추월해 버렸다. 가까워서 그랬겠지만 번개도 훨씬 강렬했고 천둥소리도 도시에서 듣던 것보다 적어도 열 배는 더 컸던 것 같다. 대자연 앞에서 공포감과 경외감을 동시에 느꼈다. 비를 피하기 위해 모두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비바람이 불어오니까 텐트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바람이 너무 거세서 지면에 약하게 박아 둔 텐트 펙이 뽑힐 지경에 이르자 대장님이 “모두 텐트 중심부에 있지 말고 가장자리로 옮겨 텐트를 누르고 앉아 지키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앉으면 텐트 천이 등에 바로 닿게 되는데 빗줄기가 얼마나 세찼는지 등을 콕콕 찌를 정도였다. 비명을 지르는 대원들도 곳곳에 있었다. 그렇게 30분 정도 세찬 폭우가 내리 쏟아졌는데도 침수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35년 전 호주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달랐다. 잼버리 야영장에 들어가면서 전달받은 준수 사항 가운데 ‘오폐수는 반드시 지정된 곳에만 버리라’는 항목이 특히 강조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요즘 커피 전문점 반환대에 분리배출 전 남은 음료를 흘려 담는 용기가 별도로 구비돼 있듯이 당시 캠프장 곳곳에는 지표면 위로 붉은색의 깔때기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었다. 그 아래에는 하수 탱크가 매립돼 있었을 것이다. 조리와 식사 후에 배출되는 오폐수는 물론 먹고 남은 음료수도 반드시 거기에만 버려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다. 흙바닥이라고 무신경하게 음료를 쏟아 버리면 즉각 주의를 받았다. ‘길거리에서는 침을 뱉지 맙시다’ 정도의 캠페인만 보던 필자는 당시의 문화적 충격이 너무 컸다. 지금도 호주를 떠올리면 청정한 환경이 먼저 연상된다.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제25차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준비 부실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왔던 스카우트 대원들은 한국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가지고 돌아갔을까. 여러 문제가 불거진 뒤 즉각 민관이 총력을 모아 후속 대응을 하면서 상황이 개선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혼돈이 극심한 잼버리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는 ‘대한민국의 국운이 여기에서 이렇게 꺾이는 건가’ 하는 불안감마저 들었다. 어떤 번영도 영원할 수는 없다. 언젠가는 정점을 찍을 텐데 이번이 아니었기에 천만다행이다. 사고가 터진 뒤 수습을 잘하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사고가 없도록 미리 준비하고 단속하는 능력이 더 간절하다. ‘위기극복 DNA’뿐만 아니라 애초에 위기를 만들지 않는 DNA도 우리는 가져야 한다.
  • 전신마비 환자의 ‘생각’ 빠르고 정확하게 글로 바꾼다

    전신마비 환자의 ‘생각’ 빠르고 정확하게 글로 바꾼다

    공상과학(SF) 영화 ‘아바타’에는 부상으로 인해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군인이 가상현실(VR)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이용해 뇌와 연결된 또 다른 자아를 움직이는 모습이 나온다. 영화 ‘매트릭스’나 ‘엑스맨’에도 BCI를 활용해 만든 가상 세계가 등장한다. 재활의학자, 신경과학자, 전기·전자공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BCI를 활용해 뇌 활동을 빠르고 정확하게 음성 및 문자로 전환해 주는 기술을 개발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8월 24일자에 2편의 논문으로 실렸다. 한 편은 미국 스탠퍼드대,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브라운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공동연구팀이, 다른 한 편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의대, UC버클리, 영국 재활 의료 기업 스피치 그래픽스 공동연구팀이 진행한 것이다. 전신 마비는 낙상, 충돌 사고 등에 따른 외상이나 척수 종양, 척수염 등의 질병으로 척수가 손상돼 뇌와 척수 간 신호 전달이 끊기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환자들은 근육 마비로 인해 언어 능력까지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전신 마비 환자의 운동 능력이나 의사소통을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SF물에서처럼 생각만으로 의사소통하고 사물을 움직이는 BCI 기술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여러 기술이 나와 환자의 뇌 활동에서 음성 정보를 해독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속도나 정확성이 떨어지고 사용 어휘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스탠퍼드대가 주도한 연구팀은 뇌에 미세 전극을 삽입해 단일 뇌세포의 신경 활동을 수집하고 인공 신경망을 훈련해 환자의 생각을 빠르고 정확하게 컴퓨터 화면에 띄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측색경화증을 앓는 환자에게 이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분당 62단어의 속도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일반인의 대화 속도인 분당 약 160단어와는 여전히 차이를 보이지만 이전에 나온 유사한 기술들보다 3.4배 빠른 속도다. 또 단어 오류 정도는 9.1%로, 해독된 50단어 중 3~4단어만 잘못 표시된 수준이다.UCSF 과학자들이 이끈 연구팀은 미세 침이 부착된 전극을 두피에 꽂아 뇌 언어 피질 전체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들이 만든 BCI 기술은 뇌 신호를 해독해 텍스트, 음성, 아바타 세 가지 형태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이전 연구와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뇌간 뇌졸중으로 인한 중증 마비 환자에게서 수집한 신경 데이터를 해독한 뒤 인공지능(AI)을 심층학습 모델로 훈련했다. 그 결과 뇌 신호를 분당 평균 78개 단어로 바꿨다. 이는 스탠퍼드대 기술보다도 빨라 자연스러운 대화 속도에 훨씬 가깝다. 1000개 이상 단어가 포함된 문장으로 뇌 신호를 전환할 때 오류 발생률은 25%에 이르렀으며 3만 9000개 이상 단어가 포함된 문장에서는 28%로 나타났다. 속도에 비해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다. 그렇지만 이 기술은 환자의 뇌파를 비언어적 표정까지 반영하는 아바타로 나타내 훨씬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뇌 과학자인 니컬러스 램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신경 손상과 질환으로 인한 전신 또는 부분 마비로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반려견 울타리에 가두고 성폭행”…‘바리캉男’ 추가 범죄

    “반려견 울타리에 가두고 성폭행”…‘바리캉男’ 추가 범죄

    남자친구에게 폭력을 당하고 바리캉으로 머리를 밀리는 등 데이트 폭력을 당한 여성이 자신이 당한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피해 여성 A씨는 해당 사건 이후 여러 번 극단적인 시도를 해 24시간 가족들의 보호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2일 올라온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영상에 출연해 B씨에게 5일간 감금됐을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언론 보도에 드러나지 않았던 수위 높은 욕설과 심각한 폭행 피해가 나열됐다. 영상에 따르면 B씨는 “30대를 때릴 테니 입으로 숫자를 세라”라고 강요하며 A씨를 폭행했다. 화장품으로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조롱했으며, 나체 상태의 A씨를 촬영한 후 “잡힌 순간 유포할 거다. 경찰이 절대 못 찾게 백업을 해 놨다”라며 협박했다.악질적이고 지능적인 폭력이 가해졌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B씨는 오른발 수술을 한 A씨를 3시간 반 동안 무릎 꿇렸고, 다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A씨의 머리를 발로 밟으면서 데굴데굴 옆으로 굴리는 장면을 촬영하며 웃기도 했다. 또 B씨는 바리캉으로 A씨의 머리카락을 민 뒤 얼굴에 소변을 보고 침을 뱉었다. 반려견 울타리에 가두고 배변 패드에 용변을 보라고 명령했으며, 목을 졸라 기절시키고 여러 차례 성폭행까지 저질렀다. A씨는 감금된 채 4박5일 동안 수모와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막대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인터뷰 도중 A씨는 과호흡 증상을 보였고, 가족에게 긴급 조치를 받기도 했다.“집착 심해…연락 되지 않을 때 카카오톡 메시지 300개” 첫 만남에 대해 A씨는 “카페에서 그 사람(B씨)이 번호를 따서 알게 됐다”면서 “지난해 7월 도박과 주식에 손댔을 때부터 폭력적인 언행을 보였다”고 했다. 폭력에도 지속적으로 교제했던 이유를 묻자, A씨는 “내가 너무 좋아해서, 잘못한 게 아니어도 먼저 사과했다. 그러니 나를 만만하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집착이 너무 심해서, 연락이 되지 않을 때 카카오톡 메시지 300개에 전화 20통은 기본이었다”라면서 “‘너는 내가 예쁘게 빚어 놓은 조각상이야’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B씨는 연고가 없는 수도권 신도시, 분양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오피스텔을 골라 입주한 후 폭행을 저질렀다. 이에 B씨가 오랜 시간 준비해 계획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측은 “가해자가 오래전부터 범죄를 치밀하게 계획한 후 실행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밝혔다.A씨 변호를 맡은 김은정 변호사는 “피고인은 자신의 폭력·성폭력에 대해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성관계’, ‘피해자가 요구해서 한 것’ 등 이해가 안 되는 부인을 하고 있다”라면서 “집행유예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상당해서 중형이 불가피하다”라고 발언했다. 또 공소장에 기재되지 않은 B씨의 범죄 사실도 많아, 추가고소가 이뤄질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B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그의 가족은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제 그만하고 싶다”던 침착맨, 결국…

    “이제 그만하고 싶다”던 침착맨, 결국…

    웹툰 작가 겸 방송인 침착맨(이말년)이 휴식기를 갖는다. 23일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배텐) 측은 “토요일 게스트 침착맨은 배텐 출연을 쉬면서 휴식기를 갖기로 했습니다”라고 알렸다. 침착맨은 주호민과 함께 매주 토요일 ‘말년이 편한 소인배 판단소’ 코너에 출연했다. 그러나 최근 주호민이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논란이 일자 방송을 보류해왔다. 배텐 측은 이어 “토요일은 월간 잇섭 코너가 확대 편성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침착맨은 지난 4일 유튜버 궤도와 함께 진행한 방송을 통해 활동을 잠정 중단할 것임을 암시하며 “(방송을) 이제 그만 하고 싶다. 9월 추석쯤까지 하고 오므릴 수도 있다. 조금 더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침착맨은 지난 6일 “그냥 제가 정신적으로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 때문에 안 되고, 무슨 일 때문에 안 되고,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고 일을 많이 해서 그렇다”면서 “그래서 쉰다는 얘기다. 굳이 연결 안 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옷 벗을 때 찌릿한 어깨 통증… 3040도 방심 못 하는 ‘오십견’

    옷 벗을 때 찌릿한 어깨 통증… 3040도 방심 못 하는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석회성 건염 등통증 부위·징후별로 진단 달라약물·주사 등 보존적 치료 우선보존적 치료 실패 땐 수술해야한의학선 침·한약·추나 등 치료취침 전 온수 샤워·온찜질 도움 ‘오십견’은 여러모로 배신감을 안겨주는 병이다. 잘 움직이던 어깨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딱딱하게 굳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부터가 배신이다. 그렇게 잘되던 ‘열중쉬어’ 자세를 하기 어렵게 되고 팔을 들어올리는 간단한 동작도 어려워지면 당혹감이 밀려온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배신감은 명색이 ‘오십’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질병이 30~40대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50세 전에도 오십견이 올 수 있다.관절 통증은 몸의 곳곳에서 나타난다. 무릎이 아플 수도 있고 허리나 엉덩이가 아픈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무릎이 아프다고 ‘오십슬’이라 하지 않고 엉덩이 관절이 아프다고 ‘오십고’라 하지도 않는다. 유독 어깨 통증만 ‘오십견’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통증 연구 속도와 관련이 깊다. 허리 등 다른 부위 통증에 비해 어깨 통증 질환에 대한 연구가 늦었고 그에 따라 민간에서 쓰는 ‘오십견’이란 말이 더 오래 통용됐다. 이재성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2일 “서양에서도 어깨 질환에 대한 연구가 다른 분야보다 늦었으며 국내 의사들이 어깨 질환에 본격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는 10여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오십견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골프나 테니스 같은 운동은 물론 밤에 특정한 자세로 잠자는 일까지 어려울 정도로 환자의 고통이 심한 병이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얘기다. 오십견이라고 통칭하지만 실제로는 회전근개 파열이나 석회성 건염으로 인해 통증이 생긴 경우일 수도 있다. ‘어깨가 아파요’라고 호소할 때 어깨의 범위는 목 뒤부터 상완부까지 범위가 넓다. 그만큼 통증 부위나 징후별로 다양한 진단이 내려진다. 이봉근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어깨 통증은 중년 무렵부터 빈도가 증가하는데, 대개 오십견으로 오판해서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오십견을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고 많은 치료비를 낭비하는 경우도 흔하다”며 회전근개 질환과 유착성 피막염(오십견), 석회성 건염의 차이를 구별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힘줄이 파열되는 것으로 어깨 관절을 사용해 일을 할 때 통증이 발생한다고 한다. 파열 부위를 누르면 압통을 느끼게 된다. 오십견은 관절막에 발생한 염증과 이에 따른 관절막의 섬유화 때문에 운동범위가 감소하는 것이다. 능동·수동 운동범위 모두 감소한다.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지만 관절 운동범위가 증가하는 동작에서는 통증이 있다. 옷을 벗거나 물건을 잡으려고 팔을 뻗을 때 찌릿하며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게 오십견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석회성 건염은 회전근개 내부에 하얀 분필가루 또는 치약 같은 성상의 물질이 침착되는 것이다. 갑자기 통증이 시작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때로는 석회 성분이 회전근개 내에 무증상으로 있는 경우도 많다. 일단 오십견이 생기면 통증 때문에라도 치료에 적극 나서게 된다. 문제는 치료 방법이 너무 다양해 오히려 환자들이 혼란스러운 경우가 생긴다는 점이다. 윤태환 강남세브란스 정형외과 교수는 “질병에 대한 이해와 함께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하기 앞서 보존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뉘는데 보존적 치료에는 약물치료·주사치료·물리치료가 있다. 보통은 보존적 치료에 실패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윤 교수는 “약물 치료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종류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는 오십견 통증의 원인이 되는 활막염을 표적으로 한다. 주사 치료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역시 활막염의 진행 및 악화를 차단해 관절막 섬유화 진행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콩팥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라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사용을, 당뇨가 있는 환자라면 스테로이드 제제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며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뒤 치료하라고 권했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으로 오십견에 맞선다. 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한방 치료법 중 추나요법은 어깨 관절의 변형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어깨 관절과 근육, 인대를 바르게 교정하는 치료법이며 침 치료는 견우혈·노유혈·견정혈 등 어깨 주변의 경직된 근육과 어혈을 풀어 통증을 완화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일이 오십견에 대적하는 일상 속 치료법이 된다. 우선 한쪽 어깨만 자주 사용하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등 어깨에 부담을 주는 생활습관은 피하는 게 좋다고 김 병원장은 전했다. 취침 전 온수 샤워와 온찜질 등으로 어깨에 누적된 피로를 해소해 주는 것도 좋다. ●쭉쭉~ 으쓱~ 어깨 근육 늘리는 다양한 스트레칭 방법 스트레칭은 오십견을 비롯한 어깨 통증을 예방하고 완화하는 ‘쉽고 저렴한’ 방법이다. 어깨 근육을 쭉 늘리는 다양한 스트레칭 방법을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 윤태환 강남세브란스 정형외과 교수가 다양한 스트레칭 방법을 소개했다.먼저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양손을 잡고 팔을 뻗어 선반에 기대고 머리를 팔 사이로 내리면서 어깨를 아래로 눌러주는 전방굴곡 운동(①)이 있다. 팔꿈치를 90도로 구부리고 어깨를 90도로 벌려 팔을 벽에 댄 뒤 가슴 부위가 당기는 느낌이 들도록 몸을 앞으로 천천히 전진시키는 외회전 운동(②), 선 자세에서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고 아프지 않은 팔로 아픈 팔의 손을 잡아 등을 따라 들어올리는 내회전 운동(③) 역시 어깨에 좋은 스트레칭 방법이다. 돈도 들지 않고 어렵지 않은 자세들이지만 평소 스트레칭 습관을 들이긴 쉽지 않다. 어느날 불현듯 어깨 통증을 느꼈을 때 스스로의 몸에 대해 들었던 배신감을 곱씹고, 그 배신감을 극복해 낸 뒤 개운함을 목표로 삼으며 의지를 북돋워야겠다.
  • [사설] ‘성숙한 한미일’ 위해 日, 전향적 자세 보여 주길

    [사설] ‘성숙한 한미일’ 위해 日, 전향적 자세 보여 주길

    한국과 미국, 일본의 미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70년 한미동맹만큼이나 우리의 경제·안보에 소중한 자산으로 기록될 외교적 성과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비롯한 세 가지 결과물을 실천해 나가면 3국 정상회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못지않은 동북아 지역 협력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 한국에서 2차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것도 협의체를 조속히 공고히 하려는 차원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한미일 협력체가 궤도에 올라 성장하려면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3국 관계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한일 관계가 보다 견고해져야 한다. 중국의 팽창, 북핵 고도화란 긴박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협력이 더뎠던 이유는 한일 관계의 정체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중국과 북한에 호재로 작용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을 일본에 파견하는 등 적극 나섰다.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도 앞장섰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복원, 한일 스와프 재개, 일본의 반도체 부품 대한국 수출 규제 해제 및 화이트리스트 복귀 등 빠른 속도로 정상화됐다. 한일 국민 교류는 최고를 기록한 2018년 1000만명 수준엔 못 미치지만 급격히 늘고 있다. 정상의 셔틀외교도 10여년 만에 재개됐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방류 점검 시 한국 전문가의 참여 요구도 일본이 수용할 전망이다. 남은 것은 과거사 문제와 군사 교류, 핵심 신기술 및 우주항공의 협력 등 미래지향적 과제들이다. 한일은 두 차례 역사 공동연구를 했다. 성과가 적지 않았지만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수정주의로 ‘고노 담화’ 부정 시도 등 퇴행을 보였다. 침탈의 역사와 기억을 지우려는 그 어떤 시도도 한일, 한미일 협력으로 가는 길의 장애물이라는 점,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명심하길 바란다. 3기 역사공동연구위 출범의 필요성도 이런 데서 나온다. 군사도 마찬가지다. 정치적으로 얼어붙어도 제복 입은 사람끼리의 교류는 활발했던 게 한일이었다. 2018년 레이더 조준 사건으로 한일 군사협력에 금이 간 뒤 봉합은 됐으나 실무 레벨의 앙금은 여전하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한다면서 구멍을 놔둘 수는 없다. 한일의 남은 과제를 정리하고 미래로 나아가려면 윤 대통령이 대선 전부터 언급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시즌 2도 양국이 진지하게 검토할 만하다.
  • ‘1특검 4국조’ 요구… 늘어난 전선에 당력 흩어진 민주당

    ‘1특검 4국조’ 요구… 늘어난 전선에 당력 흩어진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다섯 가지 현안을 놓고 ‘1특별검사(특검) 4국정조사(국조)’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대정부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늘어난 전선에 오히려 당력이 흩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1특검 4국조 요구는)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무대책 정치가 그대로 이어진 결과”라며 “하나하나 중차대한 사안이다. 선택과 집중보다는 민주당에서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해야 된다는 게 당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고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개입 의혹은 특검을 통해 규명하고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KBS·MBC(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새만금 잼버리 파행,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의혹 등은 국조로 밝혀내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이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사안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전선이 100개다. 현안이 너무 많으니까 의원들도 공부가 안 돼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도 “전선을 하나로 만들어야 될 때”라고 했다. 특검은 법무부 장관의 요청이 있거나 특검법을 제정해야 가능하고, 국조도 여당과 합의가 필요한 만큼 민주당의 요구가 그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인기 없는 과자를 세트로 묶어 판매하듯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최근 정쟁들을 모아 정략적 이벤트를 기획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내에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 두 법안을 올린다면 본회의 개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당장은 상임위원회별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달 28~29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현안에 대한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기차라서 봐줬던’ 것들의 정상화[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전기차라서 봐줬던’ 것들의 정상화[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영원할 것만 같았던 세계 전기차 시장의 팽창이 서서히 멈추고 있다. “중장기 성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망에도 시장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그동안 ‘전기차라서 봐줬던’ 요소들이 속속 정상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신할 진정한 대세가 되려면 꼭 지나쳐야 하는 ‘터널’이라고 이야기한다. ‘마의 10%’ 안팎에서 허덕이는 전기차 2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한국수입차협회(KAIDA)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12만 3908대의 신차가 등록되며 전년(7만 1505대)보다 73% 폭증했던 국내 전기차 시장은 올해 들어 그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간 누적 등록된 전기차 신차는 9만 3080대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8만 4610대) 대비 9%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지난달(1만 4614대)만 떼어놓고 보면, 전년 동기(1만 5614대)보다 오히려 1000대 줄었다. 국내 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일단 판매량 자체는 늘어나고 있으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가 줄을 잇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이브이세일즈는 전동화와 함께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등극한 중국에서는 지난해 전년 대비 84%에 이르던 성장률이 올해는 34%로 확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도 지난달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43%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들이 “살 사람은 다 산 것 같다”며 한숨짓는 이유다. 그나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강력한 정책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하는 미국에서조차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지 자동차 시장분석기관인 아이씨카는 “미국 내 전기차 비중이 높은 주(州)일수록 판매 증가 속도가 더디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마의 10%’를 이야기한다. 전체 차량 중 10%까지는 빠르게 상승하지만, 이 이상 추가로 내연기관차의 점유율을 빼앗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보조금도 없고…소비자는 깐깐해졌다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우선 전기차 구매 시 엄청난 매력 요소였던 보조금이 속속 폐지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그동안 산업 전환 초창기였던 만큼 막대한 연구개발비 집행으로 전기차의 가격대는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높게 책정됐다. 이를 세계 각국 정부가 보전해주고 있던 셈인데, 전기차가 대중화되고 다양한 모델이 쏟아지면서 더는 보조금을 지급할 명분이 사라지게 됐다. 중국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전면 폐지했고, 독일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보조금을 없애고 전기차에 지급하던 것도 규모를 축소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최대 700만원에서 올해 680만원으로 낮췄다.제조사들은 당장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선봉에 선 곳은 테슬라다. 세계 각국에서 시시각각 가격을 바꾸며 유연한 정책을 펴는 테슬라는 최근 중국에서 인기 모델인 ‘모델Y’의 가격을 인하했다. 테슬라는 2분기 사상 최대 판매를 달성했음에도, 하반기 수요 둔화가 우려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직접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가격을 낮춰 점유율 하락을 막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바 있다. 가격을 쉽게 낮추기 힘든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저렴한 ‘엔트리급’ 전기차들을 선보이며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월 볼보자동차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다음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쇼’에서 엔트리급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차가 과연 탄소중립의 유일한 대안인지 깐깐하게 들여다보는 시각도 제조사들엔 부담이다. 아예 ‘전기차 친환경 무용론’도 등장해, “자동차 회사들의 주장처럼 전기차가 그리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형 배터리 탓에 무거운 공차중량에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싣는 전기모터로 타이어에서 미세먼지 등이 많이 나온다는 불만이 첫 번째다. 전기차 생산과정에서 제조사의 탄소중립 노력을 들여다보는 국제 비정부기구(국제청정교통위원회)를 비롯해 일각에서는 “전기가 과연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지까지 따져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힘 받는 하이브리드…“판촉보단 인프라 구축” 전기차 개발을 다소 늦춘 대신 기존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의 경쟁력을 앞세웠던 도요타가 최근 새삼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요타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조 1209억엔(약 10조 6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나 늘었다.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합산한 세계 생산량은 254만대로 같은 기간 20% 상승, 분기 최고를 달성하기도 했다. 경제성은 여전히 의심되지만, 내연기관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꿈의 연료 ‘이퓨얼’의 가능성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이퓨얼의 경우 칠레에 공장까지 건설한 포르쉐가 가장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회사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가 과거 일부 ‘얼리어답터’의 영역인 시절에는 문제시되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는 대중의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다양한 난관에 부딪힌 모양새다. 이처럼 ‘전기차 조정기’를 맞는 자동차 회사들이 마의 점유율 10%를 뚫기 위해서는 단순한 판매 촉진 프로모션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브랜드 중 자체적인 충전기를 확충하고 나선 회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BMW, 벤츠 그리고 테슬라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판매에만 급급하다”면서 “판촉을 위한 가격 전쟁보다는 판매 둔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되짚고 넘어가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 [길섶에서] 품격 있는 자동차/이동구 논설위원

    [길섶에서] 품격 있는 자동차/이동구 논설위원

    성격이 좀 느긋한 편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말투가 느린 데다 걸음걸이마저 빠르지 않아서일 것이다. 운전할 때도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두고 천천히 운행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평소 행동이 느리거나 굼뜨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업무 약속 등에서 늦었던 기억이 없다. 가끔은 운전 중에 흥분할 때도 있다. 고속도로뿐 아니라 시내에서도 안전거리를 유지하는데 자꾸만 끼어드는 차량을 만나면 순간 화가 치민다. 특히 꽉 막힌 구간에서 한참을 줄지어 서 있는 판에 염치없이 무리하게 끼어드는 차량을 보면 욕설이 절로 튀어나온다. 물론 차 안에서 혼자만의 분풀이다. 요즘은 억대의 고가 차량을 흔히 볼 수 있다. 일견 품위 있고 고급스럽다. 하지만 고급차의 운전자가 창문을 열어 놓고 담뱃재를 털어 대거나 꽁초를 길바닥에 던지고 침을 뱉는 경우도 종종 있다. 고가의 차량이라도 품위 있어 보일 리 없다.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의 품격 있는 자동차를 자주 보고 싶다.
  • [사설] 새만금 잼버리의 한숨과 환호, 두 얼굴의 한국

    [사설] 새만금 잼버리의 한숨과 환호, 두 얼굴의 한국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지난 1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총평을 하자면 절반의 실패, 절반의 성공이었다. 잼버리 100년 역사상 ‘가장 운이 나쁜 대회’라고 평가될 만큼 자연 여건이 극한에 가까웠다. 준비 부족까지 겹쳐 초반 내내 4만여명의 대원을 한국에 보낸 전 세계를 한숨과 원망, 걱정에 빠트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휴가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중앙정부가 기민하게 나서면서 상황은 반전했다. 중단할 수도 있었으나 속행 결정과 동시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현지에서 안전한 잼버리를 주도했다. 냉방장치 증설 등 폭염 대책을 늘리자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향했다. 정부는 주저하지 않고 새만금 철수를 결정했고 대원들은 전국으로 흩어졌다. 원래 지난 6일 새만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팝 콘서트는 장소를 바꿔 폐영식이 있던 1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뉴진스 등 글로벌 아이돌의 공연에 젊은 스카우트 대원들은 환호하고 열광했다. 잼버리(jamboree) 어원대로 ‘유쾌한 잔치’로 끝난 것이다. 대회 초반 온열질환자가 나온 것을 빼고는 4만여명 전원이 추억을 한 가지씩 안고 무사히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잼버리 절반의 성공은 대원들의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지휘봉을 잡은 정부, 대원들을 신속하게 받아준 지방자치단체와 종교계, 이들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민간 기업이 하나 되어 이뤘다. 한 총리가 야영지의 화장실을 손수 청소하자 복지부동하던 공무원들이 움직였다.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힘을 모으자 잼버리는 곧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 전란의 폐허 속에서 역경을 딛고 세계 10위권 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저력이 국제적 망신을 살 뻔했던 잼버리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정부, 지자체, 종교계, 기업이 원팀이 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과 달리 정치권은 시종일관 네 탓 공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부실한 대회에 절반의 책임이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대원들의 안전사고를 막으려 도시락에 바나나를 넣지 말라고 한 한 총리 지시마저 조롱하며 폐영식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친야 성향 시민단체와 언론들은 K팝 가수 동원 등 거짓에 가까운 뉴스를 앞세워 정부를 비난하는 데 골몰했다. 심지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부산 엑스포 유치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면서 국민적 염원에 침을 뱉었다. 이래저래 두 얼굴의 한국을 보여 준 잼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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