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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철 새가구 장만

    집안에 봄기운을 가장 빨리 들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가구 바꾸기’가 제격이라고 서슴지않고 말한다.실내 분위기를 새롭게 하는데 가구는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한번 구입하면 5년 이상 써야 하는 가구는 교환에신중해야 한다.최신 경향을 잘 파악해야만 몇년을 사용해도질리지 않는다. 가구업체들은 봄을 맞아 동양의 젠(Zen·禪) 스타일과 장식을 절제한 미니멀리즘을 반영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색상은 ‘블랙&화이트’와 화사한 연분홍·연보라 하늘색 등파스텔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토털인테리어업체인 ‘한샘인테리어’는 최근 ‘네오젠 오크’라는 신제품을 선보였다.떡갈나무로 만든 새로운 젠스타일 가구란 뜻으로,흰색으로 마감처리를 해 부드럽고 밝은 느낌을 준다.디자인은 넓은 문짝과 가늘어진 다리,장식이 없는 상판으로 군더더기가 없다.한샘인테리어 개발팀 정경숙 과장은 “흰색 가구는 방을 넓고 시원하게 보이게 해,좁은 신혼집에 좋다”고 말했다. 침대 64만원,9자짜리 장롱 107만원,4단 서랍장 47만원 선이다. 인테리어 전문업체 ‘까사미아’는 20대의 감각적인 젊은부부와 가구를 교체하려는 40대를 겨냥한 신제품 ‘누이(Nuit)’를 개발했다.짙은 밤색이지만 가로선이 들어가는 ‘누바디자인’이어서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씻어낸다.침대나 화장대,장식장 등의 다리를 다소 높여 가벼운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까사미아의 마케팅팀 김혜영 과장은 “평수가 넓은 집에 잘 어울리는 색상과 디자인”이라고 자평했다.침대 87만5,000원,화장대 36만원,식탁 49만원,식탁의자는 개당 15만원 선이다. ‘전망좋은 방’은 흰색과 짙은 밤색을 올봄 색상으로 선택했다.이명봉 디자이너실장은 “화이트 컬러 침대에 부드러운연보라·연분홍 침구를 곁들이면 방안이 화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 침대 79만원,붙박이장 199만원,8단 서랍장 49만원,화장대 48만원이다. LG데코빌에서는 은색·흰색 등의 붙박이장을 내놓았다.장롱은 160만~380만원이며 시공비는 30㎝ 1자당 1만5,000원이다. 이밖에 중소업체들도 봄을 맞아 여러가지 야심작을 내놓고있다.인테리어LG닷컴(www.interiorLG.com)에서 주문자 상표부착(OEM)방식으로 침실세트(침대·화장대·작은탁자)를 제작 판매하는데 흰색과 베이지가 주종으로 130만∼190만원선이다. 낱개로 노엘침대는 40만원,수납체리침대는 110만원이다.원목느낌의 세자르 12자 장롱은 180만원대,비안크 12자는 137만원,흰색의 테라스장롱은 180만원대다. 문소영기자 symun@
  • [씨줄날줄] 양심 마취

    몇해 전 중남미 푸에르토리코에서 생긴 일이다. 생후 일곱달 된 여아의 젖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3∼4살 여아가 달거리를 하는 괴변이 일어났다.원인은 이들이 자주 먹은 미국 플로리다산 달걀이었다.더 많은 달걀을 얻기 위해 닭에게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을 주사한 것이 이들에게 영향을미친 것이다.사람의 먹거리가 뭔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육되거나 보관·조리될 경우 언제 무슨 화를 불러올지 모른다는 것을 말해주는 좋은 사례다.그 달걀이 수출·입 과정에서 소정의 검사를 거치지 않았을리 없는 일이고 보면 흔히말하는 ‘허용 기준치’라는 것이 얼마나 믿을 바 못 되는가를 말해준다고 할 수도 있겠다.‘허용기준치’가 ‘무해’는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약으면서도 어리석어서 식품이 좀 더 오래 가게하기 위해 사람이 오래 살지 못하게 하는 바보 같은 짓을 한다.식품에다 방부제를 넣는 일이 바로 그렇다.그런데 이번에는 물고기를 좀 더 오래 살아 있게 하기 위해 사람이 더 빨리 죽을지도 모르는 짓을 저지른 사람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남 진주 경찰서는 모 약품회사 대표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그는 1998년 7월부터 수입산 마취제 아미노향산에틸을 지난해 말까지 서울과 경남 등 전국의 민물고기 수산업자,양어장 등에 113차례에 걸쳐 1,366㎏을 판매한 혐의다.문제의 약품은 치과 병원 등에서 국소마취 때나 쓰는 아주 독한 의약품이라는 것. 수산업자들은 물고기를 운송할 때 이 마취제를 사용했다고한다.고기들끼리 부딪혀 상처를 입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생선의 선도(鮮度)를 유지하는 데만신경을 썼지 소비자들이 입을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1998년 7월부터 2년 넘게 서울 등 전국 일원에 공급했다니그 사이에 민물생선 한번쯤 먹은 사람은 마취제에 취한 고기를 먹은 셈이 아닌가.우리나라 침술이 일본보다 못하지 않은데 일본처럼 침으로 기절시키는 방법을 우리는 왜 안 쓰는지모르겠다.일일이 침을 놓는 것보다 무작위로 약을 풀어버리는 것이 훨씬 간편하고 비용도 절감되겠지만 그것이 사람의입으로 들어간다는 생각을 해야 하지 않는가.결국은 물고기마취에 앞서 사람의 양심이 먼저 마취돼버린 탓이라고밖에볼 수 없다. ■김재성 논설위원jskim@
  • 고 침

    지난 1일자 대한매일 21면에 보도된 ‘동백림 사건 추방 이수길 박사 아들 강제출국 부당 소송’ 기사는 잘못된 것이기에 바로 잡습니다. 이수길(李修吉·71·재독 의사)씨는 1일 본보에 서한을 보내 67년 동백림 사건과 관련해 한국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한달만에 독일로 돌아간 뒤 한·독간 외교 분쟁을 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는 한국의 선천성심장기형 어린이 34명을 독일과 미국에서 무료로 수술을 받게 해 87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97년에는 독일의 공로십자훈장 견장을 받았습니다.
  • 어린이 책 세상

    ●겨울방(게리 폴슨 지음)봄은 만물이 깨어나는 계절이라고했던가.하지만 미국 미네소타주 시골농가의 꼬마 엘든에겐거름썩는 악취로 시작해 고된 노동으로 넘어가는 문턱일 뿐이다.여름 땡볕아래 죽도록 이어지는 건초 말리기,밀·보리타작.이게 끝났나 싶으면 따가운 가을햇살 아래 펼치는 비릿한 도축현장.날이 꽁꽁 얼고서야 ‘겨울방’에 둘러앉아 노르웨이 출신 데이비드 아저씨의 무용담을 듣는 게 유일한 낙이다.부모까지 침을 꼴깍이며 귀기울이는 이야기판에 어느날웨인형이 딴지를 걸고 나서는데…. 아이들에게 스낵의 나라로만 익어 있는 미국의 또다른 면모를 일러줄,진득한 감성이돋보이는 동화. 출판사에선 초등학교 고학년용으로 분류해놨다. 문학과지성사 6,500원. ●장승이 너무 추워 덜덜덜(김용택 글,이형진 그림)섬진강시인의 옛이야기 마당 두번째.구수한 입말체로 들려주는 전래동화 7편을 묶었다.시원시원 해학넘치는 민화풍 그림이 할아버지 무릎 베고 듣는 듯 분위기를 띄운다.푸른숲 6,500원●꽃이 들려주는 동화(최은규 글,박철민 등 그림)할미꽃 민들레 해바라기꽃 은방울꽃 등 꽃에 얽힌 전래이야기를 세밀화를 곁들여 엮었다.문공사 9,000원●내 뼈다귀야!(윌과 니콜라스 글·그림)강아지 냅과 윙클은 뼈다귀 하나를 찾아내곤 서로 “내가 먼저 봤다”“내가 먼저 집었다”소유권을 주장하는데….유아들에게 양보와 나눔의 미덕을 일러주는 그림책.시공주니어 7,500원●수다쟁이 홉스에게 말걸기(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홍석천의 커밍아웃,신데렐라 스토리,영화 ‘안토니오스 라인’,한일 축구경기 그리고 철학? 일상 소재를 빌미로 인식론,존재론,윤리론까지 설명해내는 ‘쉽게 쓴’ 청소년용 철학서. 신원문화사 8,000원●엄마 어렸을 적엔…첫번째 이야기(이승은·허헌선 작품)같은 이름의 전시회로도 선보인 토박이 인형작품들을 화첩으로 정리했다.부모세대 어렸을 적 풍속화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이레 9,000원●엄마,난 어디서 나왔어?(김준희 글·그림)0∼7세 아이들의성에 관한 궁금증엔 어떻게 답해줘야 하나, 어떤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가 등의 내용을 담은,유아를 둔 부모를 위한 성교육지침서. 청어람미디어 6,500원
  • ‘자신감‘ 가두는 냄새…탈출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는 악취를 맡고 혹시 내게서도 입냄새가 나는 건 아닐까하고 걱정한 적은 없습니까’ 누구나 “입냄새가 나면 어떡하나”하고 불안해 했던 경험이 한두번은 있었을 것이다. 또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냄새가 난다는 핀잔을 듣고 기분이상한 것은 물론 상대방에게 냄새가 풍길까봐 조심스러워했던기억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서울대치과병원 정성창 교수(구강진단과)는 “입냄새는 공기가 폐로부터 입밖으로 나오기까지의 통로인 폐,기관지,인후부,비강,구강뿐만 아니라 소화기 등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면서 “그러나 입냄새의 90%는 구강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냄새는 성인의 절반이상이 겪는 흔한 문제”라고덧붙였다. 경희의료원 치과병원 홍정표 교수(구강내과)는 “입냄새의종류는 먹은 음식이나 앓고 있는 질환에 따라 다양하다”면서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아세톤 냄새가 나기도 하고 요독증인 경우 소변과 유사한 냄새가 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흡연량이 많은 사람들에게서도 특유의 냄새가 난다”면서 “입냄새는 주위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이유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입냄새가 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구취를 풍기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다른 사람이 직접 알려주거나 얼굴을 돌리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등 간접적인 행동을함으로써 눈치채게 된다. 전문가들은 입냄새의 종류를 크게 3가지로 나눈다. 첫째 구강및 신체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병적인 것이다. 둘째 아침에 일어난 직후 또는 뱃속이 비었을 때,월경기간중일 때,특정 음식물을 먹었을 때 발생하는 ‘생리적 입냄새’이다. 셋째는 주관적 입냄새이다.다시말해 실제 입냄새가 나지 않는데도 자신의 입뿐만 아니라 코나 귀 등 신체표면에서 악취가 난다고 스스로 느끼는 경우이다. 입냄새는 잇몸질환,충치,설태(혀의 뒷부분에 들러붙는 이끼 모양의 침착물),침분비 감소,구강내 궤양 등 주로 구강내원인으로부터 발생하므로 치료는 무엇보다 구강위생을 청결하게 하는 데서 시작된다. 특히 혀를 깨끗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혀를 청결히 하려면구토를 일으킬 수 있는 치솔보다 혀를 닦아내기에 적합하게고안된 ‘혀 세정기’가 바람직하다. 혀 세정기를 뒤쪽에서 앞쪽으로 3∼5회 쓸어내리는 방법으로 백태를 제거해야 한다. 또한 구취를 발생하는 충치,잇몸질환,감염성 질환 등이 있을 경우 이를 없애야 한다. 식단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양파,마늘,파,고사리,달걀,무,겨자류,파래,고추냉이,아스파라거스,파슬리 등은 입냄새를 유발하는 식품이므로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단백,고지방식품들도 입냄새가 나게 하므로 필요량 이상 먹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대신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고 저지방 음식을 섭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침분비가 모자란다면 섬유질을 먹거나 무설탕껌을 씹는 등적절한 자극을 가하는 게 도움이 된다.침샘 기능에 이상이있다면 인공타액을 사용하면 된다. 구취의 원인이 소화기관 등 구강이 아니라면 관련 전문의의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유상덕기자 youni@. * 식사후 3분내에 꼭 칫솔질 해야. 식사후 반드시 3분이내에 치솔질을 하라. 당분이 입안에서 세균에 의해 젖산으로 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30초에서 3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치솔질은 윗니를 닦을 때는 ‘위에서 아래로’,아랫니는 ‘아래서 위로’ 향하게 한다.칫솔모를 잇몸에 댄 뒤 잇몸부터이 방향으로 회전시키며 닦아 내린다. 같은 부위를 10∼20번반복해서 닦는다. 앞니 안쪽은 칫솔을 세워 닦는다. 씹는 면은 칫솔을 앞뒤로 움직이며 닦는다. 치아 구석구석과 혀,볼 안쪽을 충분히 닦는 데 보통 3분 이상이 필요하다. 최고의 충치예방책인 치솔질은 하루 세끼 식사 직후에 하고간식후에도 하는 게 좋다. 과일이나 채소 등 치아를 청소해주는 기능이 있는 섬유질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당분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 치아 표면에 불소를 바르거나 불소용액으로 양치해도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김재승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치과 교수,백승호서울대 치과병원 보존과 교수〉유상덕기자 youni@. *“치아상실 원인 80% 차지”. 충치는 입안에 있는 뮤탄스균이라는 세균이 밥 등 탄수화물이나 설탕 등을 분해해 먹어치울 때 생기는 산에 의해 치아가 녹는 과정을 말한다. 앞니가 썩는 경우에는 눈에 잘 띄이지만 어금니는 소홀하기쉽다. 고려대 안암병원 권종진 교수(치과)는 “충치는 까맣게 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어금니를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홈과 구멍들이 많아서 이곳에 음식물이 끼이고 젖어있으면 충치를 식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치아를 상실하게 되는 원인의 80% 쯤이 충치”라면서 “최근에는 잇몸병에 의한 치아상실도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충치가 깊지 않아 신경까지 도달하지 않았을 때는 충치 부위와 치료비 부담 따라 아말감,금,레진,도재(도자기 재료의일종)등 가운데 선택하면 된다. 충치가 심해 신경조직까지 침범당한 경우는 신경조직 치료를 받은 뒤 금관(crown)을 씌워야 한다. 유상덕기자
  • ‘백지위의 창조’ 벤처의 조건…‘승려와 수수께끼’

    지은이는 오토바이로 미얀마를 횡단중이었다.우연히 만난 한 젊은 스님이 태워달라 청한다.땡볕속에 150㎞ 황무지길을 달려 사찰에 내려놓고 돌아서려는데 대뜸 첫 만남 장소로 도로 데려다놓으라 떼쓰는스님.밤기운은 으슬하고,여로에 지친 지은이,“도대체 뭣때문에 그러시느냐” 따지고 들자 사찰 주지스님이 수수께끼를 하나 던지는데…. 자못 알쏭달쏭한 도입부만으로 한가한 소리려니,‘승려와 수수께끼’(랜디 코미사 지음,이은선 옮김,바다출판사)를 휙 던진다면 실수하는거다. 한 페이지만 더 넘기면 풍경은 확 달라져 실리콘 밸리 중심가커피숍의 시끌벅적한 아침.이번엔 침 튀겨가며 ‘funeral.com’ 사업계획을 설명중인 다혈질 청년과 마주앉았다.본론은 여기서부터. 한풀 꺾이긴 했으되 벤처는 아직도 화력을 다하지 않은 경영혁명.당신이 첨단에 죽고못사는 ‘벤처인’을 지망한다면,‘…수수께끼’와는 분명 궁합이 잘 맞을 테다. 지은이 랜디는 일종의 벤처컨설턴트.벤처기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경영자문을 해주고 유망한 창업희망자들을 투자자와연결도 시켜주는게 그의 몫이다. 루카스 아트 엔터테인먼트, 크리스털 다이내믹스 등의 CEO를 지낸 경력 짱짱한 그에겐 창업지망생들이 불나방처럼 날아든다.그는 그가운데서 옥석을 가리는 데 도가 튼 걸로 정평났다.인터넷 장례용품 상점을 차리겠노라는 청년 레니는 사이트만 열면 무조건떼돈이 벌릴 거라며 요령부득 랜디 바짓가랑이를 부여잡는다. 거칠게요약하면 책은 이 집념의 사내를 설득해가며 랜디가 털어놓는 ‘벤처기업론’. 20년 경력의 ‘구루’답게 그는 벤처창업을 수술대에 올려 산산이 해부해보인다.최소창업요건부터 조직,리더십,특유의 생리까지,벤처만의생존조건에 면도날을 댔다. 그러면서도 서점가에 넘치는 창업론류와는 가는 길이 틀리다. 문화사적으로 딴딴하게 단련된 랜디의 안목이한편의 ‘벤처철학’을 써내리고 있기 때문. 책에는 세기말의 첨단문화기호들이 한봉지의 스낵처럼 어울려있다.실리콘밸리,닌텐도게임,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쌍방향 디지털 등이 자전거여행,선승들 문답과 만났다 엇갈린다.생생한 현장중계와 경험담을 통해 실리콘 밸리의 속풍경을 엿보는 재미도 여간아니다. 랜디에 따르면 벤처란 돈벌이기에 앞서 백지위에 펼치는 창조행위.자기가 열정을 갖지 못하면 남도 감동시킬수 없단다.‘감동경영’‘신바람경영’ 등의 21세기 버전같은 결론이지만 속이 꽉찬 체험의 두께가 설득력을 더한다. 손정숙기자 jssohn@
  • [자랑스런 공무원] 박대원 前 加 토론토 총영사

    “일등 교민사회는 권위와 교만이 없는 공관원의 행동에서 만들어진다고 직원들에게 주문했습니다.” 박대원(朴大元·50) 전 캐나다 토론토 총영사는 지난 97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의 총영사 시절을 ‘재미있고,권익이 보장되는 교민사회’를 실현하는데 힘썼다고 말했다.그는 지금 ‘2010년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에 파견돼 대외협력국장을 맡고 있다. 박 국장은 “교민에게는 소탈함과 친숙함으로,온타리오 주정부와는6만 교민의 위상과 권익을 찾는데 주력했다”고 재임 당시를 술회했다. 특히 온타리오주 교통부 실무자와 20여차례나 만난 끝에 한국의 운전면허증과 온타리오주 운전면허증을 시험 없이 서로 인정토록 했다. 지난 98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만여명의 교민이 혜택을 봐 320만달러(40억원 안팎)를 절약할 수 있었다. 그는 또 99년말 토론토시 한인타운 거리에 한국어 표지판 22개를 세우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교민들은 60년대 초 시작된 캐나다 이민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온타리오 왕립 박물관내한국관 설치도 그의 끈질긴 노력으로 이뤄냈다.총 371점의 신석기와 청동기시대의 유물이 전시돼 있으며 전시관 설치는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이같은 성과가 ‘교민에 대한 겸손’에서나왔다고 강조했다.단오제 등 우리 민속행사를 자주 열었고,수시로불우단체를 찾아 색소폰 연주로 위로 자리를 가졌다. “교민들은 가끔 인종차별을 말합니다.이는 길거리에 침을 뱉는 등현지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교민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습니다.” 교민들이 현지생활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예의라고 따끔하게꼬집기도 했다. 정기홍기자 hong@
  • 주의! 겨울철 자객 협심증·심근경색

    최근 회사를 정년퇴직한 K씨(56)는 건강을 위해 아침마다 등산을 하기로 결심하고 얼마전 첫 산행길에 나섰다.그런데 산을 오르는 도중갑자기 가슴이 뻐근하고 숨이 차올라 걸을 수조차 없었다.잠시 쉬니통증이 씻은 듯 사라져 그날은 쉬엄쉬엄 등산을 마쳤다.그런데 다음날 아침 산행길에도 똑같은 증상이 발생했다.가만히 앉아 안정을 취하니 이번에는 어제보다 조금 더한 통증이 5분쯤 지속되다 멈췄다. K씨는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으니 협심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사업을하느라 지난 20여년간 눈코뜰새없이 바빴던 L씨(53).평소 건강이 좋은 편이어서 담배는 한루 한갑반쯤 피웠고 사업상 술자리에서 가끔폭음했다.그런데 최근 아파트 계단을 걸어올라오다 가슴의 통증이 심해지면서 울컥 토했다.구급차에 실려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도착,심전도 검사후 의사가 심근경색이라며 곧바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했다. ‘당신의 심장은 이상없습니까’ 주변의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다거나 심한 경우 사망했다는소식을 듣는 경우가 있다. 주원인은 대개 협심증,심근경색 등 심장병이다. 심장병은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40,50대 중년기부터 급증하고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빈도가 더 증가한다. 특히 추운 날씨가 풀리는 봄을 맞아 새로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평소의 지속적 운동은 심장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준비없는 과한 운동은 심장에 부담을 주어 쇼크사를 일으킬 우려도 있다. 협심증과 심장병의 원인과 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전조증상 심장은 내장이어서 몸의 표면이 아픈 것과는 달리 환자마다 그 표현이 다양하다. 가슴이 뻐근하다,조인다,답답하다,짓눌린다,숨을 못쉬겠다,터질 것같다,칼로 저미는 것같다 등 환자마다 조금씩 다르게 증상을 설명한다. 공통점은 가슴부위에 이상한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다. 협심증이 있는 사람은 몸이 덥혀지기 전인 아침나절에 가슴통증을흔히 겪는다.특히 출근시 바삐 버스를 쫓아갈 때,찬 공기에 노출될때,층계를 오를 때 괴로운 느낌이 2∼5분 발생하다,잠시 가만히 있으면 나아질 경우 협심증을 의심해야 한다. 가슴통증의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가 심해지면 급성심근경색증을 일으킬 수 있다.증상은 협심증과 비슷하나 통증이 더 심하고 30분이상지속된다. ■원인 및 예방법 4대 위험요인은 고 콜레스테롤,고혈압,흡연,당뇨이다.이밖에 비만,운동부족,가족력,폐경 등도 위험요인이다. 다행히 협심증,심근경색에 위험한 요인들은 개선가능한 것들이 많다.위험 요인을 줄이면 40,50대에 갑자기 사망하는 ‘돌연사’는 대개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치료 협심증은 관상동맥의 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는 병이기 때문에혈전용해제를 투여,막힌 핏덩이를 녹여 주거나 막힌 혈관을 ‘작은풍선’등 여러가지 기구를 이용해 뚫는다.병의 정도가 심하면 관동맥우회로술이라고 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도움말 서울중앙병원 박승정·박성욱 심장내과 교수,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심원흠교수,삼성서울병원 박정의 순환기내과 교수〉유상덕기자 youni@. *협심증·심근경색 응급처치 요령. 협심증 환자는 약물치료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을 항상 지니고 있다가가슴통증이 생기면 2∼3분 간격으로 5회쯤 혀밑에 넣어야 한다. 이 약을 복용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으면 즉시 구급차를 불러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서 관상동맥 치료를 해야 한다. 병원을 방문해 니트로글리세린 처방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은 가슴통증을 수분이상 느끼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가슴통증이 발생할 경우 손끝을 바늘로 딴다거나침을 맞거나 청심환을 먹는 등 시간을 끌지말고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결정적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심장병 관련용어 설명. ■동맥경화. 동맥의 안쪽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이 상실되는 질환이다.수도관을 오래동안 사용하면 관안에 찌꺼기가 쌓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관상동맥. 심장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사망할 때까지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박동하는 장기이다.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우리 몸 구석구석에 피를 보내주는 일종의 펌프이다.이렇게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는 심장도 많은영양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바로 ‘심장 자신’즉 심장근육에 영양과 산소를 지닌 혈액을 공급하는 3가닥의 혈관을 관상동맥(冠狀動脈)이라고 한다.마치 임금님의관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이 풍부한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동맥경화 현상이 발생하면 충분한 양의 피가 전달되지 못한다.다시말해관상동맥의 혈관이 좁아져 심장근육에 적절한 양의 혈액이 공급되지않고 가슴통증 등을 느끼는 것을 협심증이라고 한다. 관상동맥의 경화증이 더 진행돼 아주 막혀 버리면 심장근육과 조직등에 혈액공급이 중단되고 심장근육이 죽어버리는 심근경색증이 일어난다. 유상덕기자
  • ‘번지점프를 하다’ 주연 이병헌씨

    천상 그는 배우다.지난해 9월 ‘공동경비구역 JSA’가 개봉할 즈음이병헌(31)은 많이 수척하고 강파른 모습이었다.그런 이미지가 싹 달라졌다.한바탕 홍역같은 사랑을 앓고난 뒤 평온을 되찾은 이가 저럴까 싶게. 김대승 감독의 데뷔작 ‘번지점프를 하다’(3일 개봉·제작 눈엔터테인먼트)에서 그는 지독한 로맨티시스트가 됐다.영원히 떠나간 옛사랑이 문득 제자의 몸을 빌려 찾아오고,그 인연의 정체를 용케도 알아채는 고등학교 교사 서인우 역이다. 목요일 점심때.“연속 일주일을 쉬어본 게 언젯적인지 모른다”며 엄살피우는 그를 붙들어 앉혔다.설렁탕 한 그릇을 게눈감추듯 ‘해치우는’ 모습너머로 영화속 인우의 익살이 휙 오버랩되고 지나간다. “영화에서처럼 영혼과 교감하는 사랑을 해본 적은 없어요.하지만 가슴뛰는 연애는 해봤죠.(웃음)모르긴 해도 운명적인 사랑이라면 다음생에서도 서로를 알아볼 거라 믿어요.”영화는 인연의 힘과 윤회를 소재로 한 러브스토리다.1983년 대학캠퍼스에서 이루지 못한 인우와 태희(이은주)의 사랑은 17년 뒤 다시인연의 끈을 엮는다.제자인 현빈(여현수)을 통해 태희와의 기억이 복원되는 판타지 요소 때문에 동성애 영화로 오해받기도 한다.올해로 데뷔 10년.지난 91년 KBS ‘아스팔트 내고향’으로 연기를 시작했다.이번은 그에게 7번째 영화다.‘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런 어웨이’‘지상만가’ 등이 있었지만 그를 각인시키진 못했다.배우로서 뿌릿발을 내린 건 ‘내마음의 풍금’(99년)에 와서였다. “‘JSA’가 뜨고나니 은근히 이번 영화의 흥행성적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상대적으로 초라해지면 어쩌나 하는 염려에서겠죠만. 근데 저는 그런 어리석은 계산은 안합니다.(영화는)평생할 작업인데,번번이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하는 건 어리석잖아요?” 툭툭 우스갯소리를 잘도 던지던 그가 진지해진다.“갈수록 두려운 건…연기에 대한 스스로의 부담과 관객의 평가예요.” 영화를 찍는 틈틈이 고3 때 담임선생님을 찾아간 것도 그래서였다.눈빛이라도 읽고 오면 극중 캐릭터(국어교사) 묘사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은 욕심이었다. 말꼬리 한번 흐리는 법이 없다.턱선에 강단이 넘치는 서른한살의 배우.묻지도 않았는데,어느새 상대역 이은주 칭찬에 침이 마른다.“으레 신인들은 시나리오가 정해놓은 연기틀에 갇혀있게 마련이거든요. 그 친구는 달라요.평소 수수한 스타일이 그런 자신감에서 나오겠다싶을만큼 감정의 폭도 넓고.”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슬쩍 속이야기를 꺼낸다.“오랫동안 탐내온 역할이 하나 있긴 해요.교복입은 까까머리.‘친구’(3월 개봉)같은 시나리오가 왜 내겐 안들어오나 몰라요.”황수정기자 sjh@
  • 행정기관 사이버범죄 무방비

    중앙행정기관 대부분이 해킹이나 컴퓨터바이러스 유포 등 컴퓨터 범죄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통신부는 48개 중앙행정기관들의 정보보호 추진실태를 30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행정자치부,국무조정실,국가정보원이 합동으로 지난해 12월11∼22일까지 점검한 결과다. 산업자원부를 비롯해 여성특별위원회(현 여성부),청소년보호위원회,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 7개 기관은 기본 정보보호시스템인 침입차단시스템(방화벽)조차 갖추지 않았다. 침입탐지시스템(IDS)을 설치·운영하는 곳은 법무부 건설교통부 정통부 특허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 48곳 중 8곳에 불과했다.암호시스템 가동 여부는 조사하지 않았으나 거의 모든 기관들이 구축하지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통상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정통부 국가정보원 국세청 병무청 특허청 통계청 등 9개 부처를 제외한 39개 기관은 아예 전담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정부기관들이 해킹당한 사례는 100여건으로 추산된다고 정통부는 밝혔다. 정통부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정보보호시스템의 운영·관리가 매우미흡,실제 사이버테러가 발생했을 때 대응에 역부족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오는 7월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시행에 맞춰 정보보호책임관제도(CSO)를 도입하는 등 각 기관의 전담조직을 보강키로 했다.장기적으로 정보보호직렬을 신설해 전담인력을 충원해 나가고,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정보보호 자격증제도를 2002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올 상반기 행자부 정통부 등 일부 기관 공무원에게 전자서명 인증서를 발급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한국정보보호센터,정보통신교육원,국가정보대학원 등에 정보보호교육과정을 개설해 올해담당공무원 1,000명을 대상으로 40차례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정보보호센터에 따르면 해킹 피해건수는 96년 147건에서 97년 64건으로 줄었다가 98년 158건(147%),99년 572건(262%),지난해 1,943건(240%) 등 급증추세를 보였다. 박대출기자 dcpark@
  • 뉴스피플 2월8일자 소개

    대한매일신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스피플’ 최신호(1월 30일 발매,2월 8일자)는 디지털화로 다가서는 아줌마들의 얘기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정보화시대의 디지털 디바이드(정보화격차)를 느끼기 쉬운 계층인 아줌마들이 실생활이나 부업 등 여러 분야에서 벌이는 새로운 도전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남북 화해시대를 맞아 방황하고 있는 대공 수사요원들의 요즘을 밀착취재했다.경찰은 물론 국가정보원 국군기무사령부 등의 대공요원들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고민과 보안법 개정 문제도 다뤘다.구조조정 과정에서 일터를 옮길 수밖에 없는 불안한 직장인들이 성공적인전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관해 헤드 헌팅전문가가 들려주는 ‘성공적인 전직 10계명’도 눈길을 끈다. 침묵과 고독으로 바보산수를 그려내다 최근 세상을 떠난 천재화가운보 김기창의 작품세계와 작가 이호철에게 들어본 그의 문학·통일얘기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전경련의 안팎과구조조정에 성공한 효성그룹의 경영이야기와 함께 휴대폰 단말기 판매를 두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입씨름도 다뤘다.
  • ‘한방병원’ 외국인 관광코스로

    ‘한방병원’이 외국인을 위한 관광코스로 개방된다.‘전통의학’과 ‘관광’을 묶는 일종의 테마관광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張任源)은 18일 경주한방병원,꽃마을 한방병원,자생한방병원,경희대부속한방병원 등 한방병원 4곳을 보건관광(Health Tour to Korea) 사업체로 선정,해외홍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해외교포 포함)을 유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보건관광은 우리의 우수한 전통 보건자원 및 의료서비스와 관광산업을 결합,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체로 지정된 한방병원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보건의료서비스의 시뮬레이션과 함께 침을 놓는 모습,기자재,약재 등 다양한 볼거리와 한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보건산업진흥원은 앞으로 전통음식,미용 등으로 보건관광분야를 확대하는 한편,한국관광공사 및관광업체 등과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할 방침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감기·독감 예방 및 증상완화법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지속되면서 각 병·의원 내과나소아과에 고열과 몸살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연세의대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 손영모 교수(소아과) 등 전문가들은 “고열과 몸살 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의 신호철 교수(가정의학과)는 “균의 배양등에 시간이 걸려 일반 감기인지 독감인지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으나 요즘엔 사람이 몰리는 곳에 가급적 가지 않는게 좋다”고 말했다. ●독감·감기 예방할수 있나?:결론적으로 감기는 예방할 수 없지만독감은 예방할 수 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변화가 워낙 심해 약이 없다.‘감기환자의 경우 약을 먹으면 일주일,안먹으면 7일이면 낫는다’라는 말이있을 정도로 약의 복용에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안정과 휴식이 최선이다. 반면 독감은 ‘홍콩 A형’ 처럼 특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때문에 예방주사를 맞으면 60∼80%까지 예방할 수 있다.지난해 10∼11월에 이미 독감 예방접종이 있었다.그러나 노약자나 어린이 등은 지금이라도 예방접종할 것을 의사들은 권한다.면역반응이 나타나기까지 2주가 걸리기 때문에 독감 감염율이 0.7%인 지금도 늦지 않았다. ▲독감·감기에 안걸리려면:독감은 ‘입에서 코로’ 전염되는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독감에 걸린 사람이 재채기를 하거나,기침을 할때 튀어나온 침에 묻은 바이러스가 공기중에 떠다니다가 건강한 사람의 들숨에 따라 들어가면 감염된다.전염성이 강한 만큼 잠복기(감염된 후5∼7일)동안에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감기는 ‘손에서 손으로’ 전염되는 접촉성 질환이다.한예로 감기환자가 만진 문고리를 정상인이 만진후 코속을 만진다든지 하면 감염된다.따라서 귀가후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독감·감기의 증상을 완화시키려면:우선 방안의 온도를 섭씨 21도로 유지하고,습도를 60%까지 높이는 것이 좋다.특히 적정 습도는 코점막과 기관지의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하다.실내 습도를 60%로 높이려면 가습기 한 대로는 어렵다.방안에 빨래를 널거나 분무기로 뿌려도좋다.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하루 200cc컵 7∼8잔 이상 마셔야 한다.고열일 때는 이보다 더 마신다. ▲비타민C가 과연 좋은가:비타민C의 항산화적 효과가 성인병·암 및감기 등에 좋다는 속설이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드러나지 않아 과신할 수는 없다. 1일 권장량 50∼80㎎을 넘는 비타민C 과용으로 신장결석이나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도움말 서울강북삼성병원 신호철교수· 경희의대 내과 강홍모 교수· 서울영동세브란스 손영모 교수]문소영기자 symun@■감기에 좋은 음식·요리법 감기는 피로,수면부족,영양부족 또는 편식을 했을 때 걸리기 쉽다. 감기에는 소화가 잘 되며 부드럽고 자극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저항력을 키우려면 첫째 고기,생선,달걀,콩,유제품 등 단백식품을 많이 먹어야 한다. 둘째 옥수수기름,콩기름,참기름,해바라기기름 등과 같은 식물성 기름을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식물성 기름은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추위를 덜 느끼게 하고 비타민E 등이 풍부하다. 셋째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야채와 밀감·오렌지 등의 과일,부추·마늘·양파도 많이 먹어야 한다. 넷째 음식을 따뜻하게 먹는다.추운 날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은 추위로 빼앗긴 열을 얻기 위해서다. 파,생강,마늘,고춧가루 등을 음식에 알맞게 첨가하면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더욱 좋다. 국과 찌개를 끓일 때 참기름을 넣으면 신체의 온도를 급상승케 한뒤 오랫동안 따뜻함을 유지케 해준다.또 잡맛을 없애주고 향을 보존하는데도 효과적이다. 된장찌개,김치찌개, 생선찌개,냄비요리 등은 겨울철 감기예방 및 치료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음식이다. 〈도움말 고려대 안암병원 김경주 영양과장〉 유상덕기자 youni@
  • [여성 선언] 미당의 죽음과 문인의 의식

    옛날 천주교가 박해받은 시절의 기록을 보면,신자들이 관리들 앞에끌려가 묵주에 침을 뱉든가 마리아상을 밟고 걸어보라는 요구를 받는대목이 나온다. 스스로 신자인가 아닌가를 결정하고 증명해야만 한다는,존재의 신원에 대한 강요가 참으로 섬뜩하게 느껴진 대목이었다. 신앙의 자유가 개인의 권리가 아닌 시절 남다른 길을 택한 사람들이도달해야 한 삶과 죽음의 막다른 벼랑은 ‘진실과 죽음’‘거짓과 삶’이라는 기묘한 조합을 우리 생의 한 원리로 인식시키기에 족했나보다. 최근 문인들과 지식인들은 한 노시인의 죽음 앞에서 비슷한 질문에봉착하게 되었다.일제강점기에는 학병입대 선동의 시를 썼고 5공 시절에는 독재자 얼굴이 “태양처럼 빛난다”라는 시를 쓴 바로 그 사람,광주항쟁 피해자들을 향해 “공권력의 적법한 행위이므로 배상 불가”라고 망언을 퍼부은 바로 그 사람,미당 서정주를 여전히 빼어난시인으로 추모할 것인가,아니면 버릴 것인가. 이것이 저 섬뜩한 질문과 닮아 있는 것은,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라는 점 말고도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그 선택을 한 바로그 사람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가 명백히 드러난다는 점에서이다. 나는 지난 여름 미당의 ‘국화옆에서’를 둘러싸고 벌어진 어용시비를 바라보며,친일·친독재 부역자들의 문학을 문학사 내부에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 문학 가치평가의 메커니즘이 고장난 것이라는 요지의글을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메아리가 돌아오지 않았다.물론,미당 문학에 대한 성토나 비판이 그동안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1980년대에 미당은 분명 젊은 작가들에 의해 배척된 사람이었다.그러나 90년대 들어 슬그머니 복권된 미당을 둘러싸고 오늘 현장의 문학을 선택하고 평가할 의무를 지닌 사람들이 보여준 상찬이나 침묵은 도무지그 이유를 가늠할 길 없는 신비로까지 보인다.그 무거운 침묵을 타고미당은 가장 찬양받는 국민시인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제 그 미당이 죽었다.당신들은 입을 열어 무슨 말이라도적어야 한다.미당이 당신에게는 어떻게 보입니까? 이제야말로 미당에대한 논평을 피해 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그러므로 미당의 죽음은,그자체로서 바로 나 자신을 비롯한 문인·지식인들의 정체를 시험하는 리트머스용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미당을 밟지 않는 것,그것은현재의 안락함을 그대로 이어가는 사람이라는 뜻이며,자기 신앙을 배반한 대가로 목숨을 이어간 사람들,살아서 영혼의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현재형 판본인 것이다.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거행하는,미당의 죽음에 대한 애도라는의례의 성격과 수위를 감상하면서 나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부패한정신에 의해 조직되는지를 다시 한 번 실감하는 비애를 맛본다. 일반 시민의 목소리라 할 수 있는 인터넷상의 반응이 압도적으로 미당 문학에 대한 부정과 그의 삶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인 것과 비교해볼 때,소위 주류언론의 꽃다발 바치기는 미당 옹호가 기득권 수호와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미당에 대한부정이 자기 삶에 대한 부정이 아닌 바에야,어떻게 찬양하기까지 하는가? 그들에게 묻고 싶다.가스실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낭만적으로 향수하며 바그너의 오페라를 듣는 아우슈비츠의 장교는 아름다운가? 한 사람의 생이 지금 우리사회 지식인의 신원을 결정짓는 척도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미당의 죽음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가 지금너무나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아마도 앞으로는 생과 문학을 분리시키고도 당당할 수 있는 문인이 다시는 불가능하리라.미당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예사롭지 않은 공방이 우리에게 남긴 위대한 유산은 바로이런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 죽음이 던지는 질문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그리고 지켜보아야 한다.누가 미당을 옹호하는가,그리고 왜? 바로 그 사람이 어떤 자인가를 우리가 아는 것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미당의 죽음이 가져올 파장은 바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미당에 대한 추모의 수위야말로 조선일보 문제에도,과거청산 문제에도 한사코 발언을 꺼려온 문인들이 제 정체를 백일하에 드러내어 보이지 않을 수 없는 바로 그 “의식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노혜경 시인
  • [네티즌 칼럼] 네티즌의 역사적 의미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우리가 본 것은 먹구름과 지붕 덮은 쇠항아리,그것을 하늘로 알고 20세기를 살아왔다.학교·교회·조합보다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이데올로기의 국가 장치인 언론. 이 일방통행의 메커니즘은 자유와 밥과 사랑을,그 가지지 못한 자의 역사를 외면했으며 더 나아가 억압과 착취와 비이성의 폭력을,그 가진 자의 역사를 찬양·고무·동조하는 데 서슴지 않았다. 지면은 한정되어 있고 그 한정된 지면은 철저하게 자본과 권력의 것이었다.히틀러는 ‘활자로 된 것이면 무엇이든 믿어버리는 우매한 대중’을 농락했다.우매했던 우리는 일간지를 펼쳐놓고 ‘간첩단 사건’따위 기사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10여년 전,어느 일간지에 나온 ‘서울 시민 80%가 자신은 중산층이라고 생각해’라는 헤드카피의근거 자료는 외계인이 아닌 바로 우리였다. 우매하지도 무력하지도 않았던 지식인 역시 마찬가지였다.이들은 마르쿠제가 침을 뱉은 ‘긍정의 교양’을 몸으로 실천하며 가진자의 역사 창조에 ‘암묵적으로’앞장섰다.그렇게 종교는 초월적인 것이었고학문은 가치중립적인 것이었으며 예술은 독자적인 것이었다. ‘물 흐르는 곳으로 가야 사는 법’이라며 초지일관 권력의 품에서 새와 단풍을 노래한 어느 ‘서정’시인의 처세술을 인생관으로 삼은 자들의사설을,칼럼을,TV 교양강좌를 읽고 보고 들으며 그 지배 이데올로기를 ‘지성’이라고 불렀다. 하나의 유령이 한국사회를 배회하고 있다.네티즌이라는 유령이. 구한국사회의 모든 세력,즉 우익인 당·단체·언론,거대 재벌,입법·사법·행정부의 수구 세력은 이 유령이 내뿜는 이성과 정의의 촌철살인앞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는 다양하고 지면은 무한하다.이러한 ‘인터넷의 바다’에서 네티즌은 자신의 견해와 목적과 경향을 선언으로,언론으로,그렇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발전시켜 나아간다. 인터넷에서 국가보안법은 진작에 철폐되었다.박정희 무덤은 이미 침으로 뒤덮인 지 오래이며 할일이 많았다는 모그룹의 전회장은 감옥으로 갈 판이다.과거에는 볼 수 없었고,제도권 언론·방송에서는 지금도 보기 힘든이러한 여론은 심지어 대세가 되기도 한다.이것은 2001년 1월의 법과 제도가,그 안팎의 언론과 방송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비민주적인지를 방증하는 것이다. 네티즌은 이미 한국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네티즌’세 음절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역사’가 묻어있다. 네티즌은 다른 세상에서 온 특정문명의 향유 계층이 아니다.자본과권력의 폭력에 저항한,그 지배 이데올로기에 정면으로 맞선 우리의또 다른 모습이다.공장·학교·거리에 묻어 있는 피와 땀이고 당(黨),유사 당,대항언론의 흔적이며 이러한 역사 위에서 여전히 생명력을유지하는 진보와 민주의 동력이다.제3의 물결이든 정보화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든,인터넷은 이제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시장경제의구조악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대동맥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네티즌이 진보와 민주의 기관차 노릇을 할 때, 우리는 비로소 구름한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렬 영화칼럼니스트 pissed@chollian.net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광어(II)

    나는 처음으로 행운아라는 생각을 했다.나는 당신에게서 들려오는 대금 소리를 들었다.당신의 시커먼 자궁 속으로 지나는 바람이 보였다. 당신은 당신의 지나간 봄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당신이 춘천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이다.나는 당신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이제당신에게는 내가 있으니 괜찮다고 말이다.아무렴 당신은 아무 걱정없다.당신이 내 머리를 쓸어 내린다.고개를 들어보니 당신이 나를 보고 있다.당신의 알몸이 그리워진다. “새끼삼촌.” 당신은 나를 삼촌이라 부른다.나는 당신의 삼촌일 수 있다.그런 관계는 세상에 흔하고 흔한 일이 아닌가.하지만 그 보다도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혹시 당신이 내 이름을 알지못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한다.나는 이름을 알려준 적이 없었던가 후회한다. “일어날 수 있겠어요?”“괜찮아.삼촌,나 물.”주위를 살펴보지만 물이 없다.나는 밖으로 나간다.203호 문을 보니아까 보았던 흥부의 박 같은 배가 생각난다.기억나지 않았던 휘파람가락이 생각난다.간호원에게 물을 청하자 뽀로통하더니 플라스틱 컵에 물 한 잔을 가져다준다.그것을 받아들고 가다가 먼저 한 모금 마셔본다.물이 시원하지 않아서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나는 물을 벌컥들이켜고 밖으로 생수를 사러 나갔다 온다.사온 생수를 플라스틱 컵에 부어 한 모금 마셔본다.플라스틱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물이 시원하다.들어와서 당신에게 물을 건네자 당신은 물을 마시면서 눈을 크게 한 번 뜬다.컵 속의 물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이 깊다. “삼촌,나 이제 여기 나갈래.”“갑갑해서? 그렇게 해요.병원비 내고 올 테니 잠깐 기다려요.”나는 오늘 사장에게 가불한 월급으로 병원비를 치르고,아직 이십여만원이 남는다.당신에게 뭐라도 먹이고 싶어진다.당신을 데리고 나는 택시를 탄다.당신과 내가 처음 갔던 여관으로 간다.205호에 들어간다.옆방 203호를 보니 아까 보았던 흥부의 박 같은 배가 생각난다.205호로 들어가자마자 당신은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든다.당신은 몸이 아픈 것인지 아니면 마음이 아픈 것인지 궁금하다.그것이야 어쨌든 나는 당신으로 인해 마음이 아프다.당신에게뭐라도 좀 먹이고 싶어진다.당신을 재우고서 나는 문을 잠그고 여관 밖으로 나온다.수족관 속의 물이 생각났던 것이다.물을 갈아줄 때가 되었다. 사장님은 내가 어디에 간 것인지 궁금해 할 것이다.사장님과 사모님은 당신이 병원에 간 것을 모르고 있다.아직 당신의 배속에 아이가있다고 생각한다.당신,당신의 몸값은 팔백 만원이라고 했다.그것도밑진 장사라고 했다. 나는 버스를 타고 횟집으로 간다.한 낮인데도 가게 안은 어둡다.창밖으로 보이는 호수의 수면이 잔잔하다.호수는 아무 문제없어 보인다.담배를 하나 물고 수족관 안을 들여다본다.수족관은 여전히 물 떨어지는 소리로 요란하다.이 놈들도 시끄러움을 알까 궁금하다.혹시 떨어지는 물소리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하는 것은 아닐지 궁금해진다.당신,당신은 팔백 만원이 필요하다.아니 나는 팔백 만원이 필요하다.통장에 있는 삼백여 만원이 생각난다.물을 갈아줘야 하는데 나는 망설이고 있다. 수족관을 보니 우럭 한 마리가 균형을 잃고 어항 안을 뱅글뱅글 돌고 있다.아침에 건져 올렸던 놈이 틀림없다.나는 뜰채를 들고 우럭을건져 올린다.우럭은 아직 죽지 않았다.입을 동그랗게 크게 벌리고 몸을 뒤튼다.하지만 이놈의 펄떡거림에는 힘이 없다.나는 면장갑도 끼지 않고 놈을 회친다.놈이 죽기 전에 회를 치려는 것이다.꼬리를 자르고,머리 부분을 칼등이 두꺼운 통칼로 썩둑 자르고 회를 친다.이제 우럭은 죽었다.놈의 피가 도마 위에 흥건해진다.나는 칼질을 서두른다.놈의 비늘 때문에 자꾸 손이 미끄러진다.등선을 따라 가시가 돋아 있는 뾰족한 지느러미를 자르고,그 사이로 칼을 집어넣는다.칼이 미끄러지며 내 검지 손가락을 벤다.우럭의 피와 내 손가락의 피를 구분할 수 없지만 나는 아무 걱정 없다.나는 칼을 놓고 수족관 안을 본다.여전히 광어는 죽은 척,모른 척 엎드려 있다.나는 피가 흐르는 손가락으로 행주를 쥐고,수족관을 보다가 머리와 꼬리가 없는,우럭의 몸통 토막을 들고 어항으로 다가간다.나는 오백 만원이 필요하다.토막낸 우럭을 수족관 속으로 집어넣는다.토막낸 우럭은 서서히 피를 뿌리며 가라앉는다.물 속으로 시뻘건 안개가 피어오른다.광어의 등위로 우럭은 가라앉지만 그 놈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혹시 당신은 잠에서 깨어 배고픈 배를 움켜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수족관 안의 물은 다시 아래에서 솟구치고 시뻘건 안개는 걷힌다.우럭의 몸통은 광어와 같이 죽은 척,모른 척 움직임이 없다.나는 호주머니에서전표 한 장을 꺼내어 본다.도광일,그가 아이의 아버지가 확실한지는모른다.그렇지만 나는 오백 만원이 필요하다.당신은 알지 못 할 것이다.내게서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나는 전표를호주머니에 구겨 넣고 쌀 한 줌을 물에 담가 놓는다. 물차가 도착했다.고기들을 도매로 파는 사람들이 도착했다.그들은 바닷물을 차에 싣고 다니며 물을 갈아준다.이러고 보면 세상의 물은 돌고 돈다.나는 고기를 받지 않고 물만 간다.그들 중에 늙수그레한 사람이 우럭 토막을 보고 내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나는 수족관 속의 물을 빼다가 멈추고,머리를 긁적인다.사람들은 내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묻는 말에 대답을 피할 때면 나를 아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그는 더 이상내게 묻지 않는다.수족관 속의 물이 완전히 빠졌다. 물 빠진 수족관 속의 펄떡거림이 장관이다.광어는 죽은 척,모른 척하지 않는다.수족관 밖으로 튀어 오르는 놈도 있다.토막낸 우럭 몸통만이 가만히 있다.나는 물차에 호스를 꽂고 입으로 호스를 빨아들인다. 당신이 잠에서 깨어났을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진다.물이 호스를 따라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물이 몇 미터 앞까지 올라온 소리가 들린다.나는 바닷물 한 모금을 내장 속으로 밀어 넣는다.물이 어항 속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어항 속으로 물이 가득 채워지고 광어는 다시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린다.물이 아래에서 위로 솟구친다.나는 문을 잠그고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탄다.버스는 잔잔한 호수를 끼고 시내로 향한다.아무렴 나는 아무 걱정 없다. 나는 도청 문 앞에서 잠시 망설인다.나는 당신을 보지 않고서 이곳으로 온 것을 후회한다.도광일,그는 도시계획국장이다.수위가 친절하게 그가 있는 곳을 알려준다.당신은 알지 못 할 것이다.내게서 미묘한감정이 교차하고 있는 것을 말이다. “도광일씨 되시죠? 저......‘환희’에서 왔습니다.” “어디에서 왔다고?”그는 키가 작고 깡마른 체구였으나 배만 볼록 나와 어쩐지 맘에 들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는 나보다 키가 작았지만 그의 눈은 나를 굽어보고 있었다.나는 그의 눈을 피하지 않는다. “‘환희’를 모르십니까?”나는 호주머니에서 구겨진 전표를 꺼내 그에게 보여준다. “그래서? 가을에나 와봐.지금 내가 삼백이 어딨어?”그가 돌아서서 가려는 것을 나는 붙잡는다.당신에게 뭐라도 먹이고싶어진다.나는 조급해진다. “지금 주셔야 하겠습니다.” “뭐? 이거 미친놈 아냐? 당장 내가 삼백이 어딨어? 이자식아.다음에 오라니까”그의 언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스 정이 선생님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뭐라고? 이거 순 또라이 새끼아냐?”. 그의 음성은 가라앉았지만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나는 담배를 입에 물고 그를 굽어본다.그가 내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목을,그리고 가슴을 보다가 다시 눈을 본다. “그런데 이새꺄,니가 그년 배를 까봤냐? 그 애가 나하고 닯았든?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얘기야.지금? 난 그년 얼굴도 기억이 안 나는데. .....”그는 말끝을 흐리고,나는 담뱃불을 비벼 끄며 그의 말을 자른다.나는 그를 굽어본다. “선생님이 오늘 주셔야 할 돈은 오백 만원입니다.삼백이 아니고 말입니다.선생님도 아이를 낳는 것에는 반대하실 것 아닙니까.물론 선생님 부인께서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나는 내가 할 말만 하고 돌아서서 도청을 나온다.그가 나를 부르는소리가 들린다.나는 걸음을 바삐 걸어 택시를 잡아타고 여관으로 간다. 침대 위의 당신은 여전히 잠을 잔다.죽은 척 엎드려 있는 광어같이말이다.나는 당신을 여러 번 소리내어 불러보지만,당신은 모른 척 잠을 잔다.나는 밖으로 나온다.당신에게 뭐라도 먹이고 싶어진다.나는여관 앞의 전화부스에서 도광일에게 전화를 건다.그는 나인지 알고전화를 받지 않고,여자 직원이 받는다.나는 그녀에게 계좌 번호와 시간과 도광일의 집 앞에 있다는 메모를 남긴다.전화를 끊고 횟집으로간다.나는 아무 걱정 없다.나는 횟집에서 다시 도광일에게 전화를 건다.이번엔 그가 받는다. “기회는 오늘 하루뿐입니다.오늘 돈을 주셔야 합니다.꼭 부탁 드립니다.” 수화기 저쪽에서는 아무 말이 없다.옆자리의 사람들 때문인 것 같다. “다 알아들으신 걸로 알고 전화 끊겠습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죽을 끓인다.물에 불은 쌀을 건져내어 절구에 넣고 공이로 곱게 빻는다.생각보다 쌀이 충분히 붇지를 않았다.도광일이돈을 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혹시 사모님에게 전화를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일이 잘못되면,일단 삼백 만원을 가지고 사모님에게 사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물을 넉넉히 넣고 약한 불로 죽을 끓인다.하얀 죽 위에 무엇을 조금 넣을까 생각하다가 그만둔다.대신에 양념장을 만든다.부추를 잘게 썰어 간장에 넣고 참기름도 넣는다.나는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와서 도청 앞의 은행으로 간다.불을 너무 세게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통장에 도광일의 돈은 들어와있지 않다.나는 다시 도광일에게 전화를 한다.입 밖으로 욕이 튀어나온다.나는 그의 부인에게 알릴 생각이 없는데,그가 그것을 눈치챘는지 걱정된다.그는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다.죽이 다 타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나는 시계를 본다.은행 문 닫을 시간이 얼마 남지않아 나는 초조해진다.나는 그에게 삼십 분의 시간을 주며 삼백 만원만 요구하고 전화를 끊는다.삼십 분이면 하얀 죽이 새까맣게 될지도모를 일이다.당신은 잠에서 깨어났는지 궁금하다.육백 만원을 사모님에게 드리면 당신을 ‘환희’에서 놓아줄지 걱정이다.도광일이 들어온다.나는 화장실로 숨는다.변기에 앉아 담배를 한 대 피워 문다.하얀 죽이 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당신이보고 싶어진다.계좌로 그는 이백 만원을 입금했다.나는 오백 만원이있다.이것이면 당신이 내게로 오는 것이 자유로울지 가늠해보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다.나는 다시 도광일에게 전화를 하지는 않는다.사모님에게 전화를 해보니 그녀는 아직 도광일에게 내가 술값을 받아낸일을 모르는 모양이다.전화를 끊고 전표를 찢어 버린다.미스 정이 임신한 아이가 내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돈의 무게가 그것을 결정하는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자유롭지는않다.당신은 모를 것이다.내게서미묘한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나는 좋은 아버지가 될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나는 서둘러 횟집으로 간다. 죽은 타지 않았다.오히려 더 끓여야 할 것 같다.나는 하얀 죽을 주걱으로 휘휘 저으며 끓인다.죽이 걸쭉해질 때까지 끓인다.나는 다 끓인 죽을 보온병에 담고 그릇을 챙겨 여관으로 간다.병원 갈 때 불었던휘파람이 나온다.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당신은 언제 잠에서 깨었는지,일어나 앉아 TV를 보고 있다. “일어나 있어도 돼요? 누워있지 않고.”“삼촌,고마워.그치만 삼촌이 이렇게 신경 쓸 필요까지는 없는데.” “제가 아니면 누가 미스 정을 돌봐요? 배고프지 않아요? 죽을 좀 쑤어 왔는데.”나는 죽을 그릇에 담아 그녀에게 준다.당신은 죽을 보며 웃는 것도같다.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삼촌,담배 있어? 나 하나만 줘.”“죽을 좀 먹지 그래요.몸이 안 좋은데.”“담배 피우고 먹을게.”나는 당신에게 담뱃불을 붙여 준다.당신이 담배를 피우는 동안 나는방안을 살핀다.휴지통에 처박힌 광어를 본다.살아있을 것 같은 광어를 본다. “징그러워서 버렸어.”“괜찮아요.저는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묻지도 않고 가져온 제가 잘못이죠.”당신은 죽을 먹는다.양념장을 섞어서 맛있게 먹는다. “오늘 도광일을 만났어요. “누구? 그게 누군데?”“그 있잖아요.가게 가끔 오는 도청에 다니는 공무원 있잖아요.키 작고,깡마르고 배만 볼록 나온 사람,생각 안 나요?”“아,그 사람 이름이 도광일이야? 그런데 그 사람을 왜?”“돈이 필요해서요.미스 정이 환희에 빚진 거 갚으려고......” 당신은 숟가락을 놓고 나를 본다.당신 눈은 슬프지 않다.아무래도 당신이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는 나였던 것 같다.이제야 확신이 든다.당신이 병원에 가도록 내버려 둔 게 후회된다. “그 사람한테 왜 돈을 꾸어?”“돈을 꾼 게 아니고,도광일이 아이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기도 하고,환희에 빚 진 술값도 있고 해서......”“그럼 그 인간한테 돈을 뜯으러 갔다는 얘기야? 그 인간이 순순히돈을 내줘?” “네.그런데 다 받지는 못했어요.오 백 만원을 달라고 했는데...... ”“오 백?”나는 통장을 꺼내 당신에게 보여준다.비밀번호도 알려준다.당신과 나는 이제 춘천을 떠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사모님에게 내일 당장 돈을 주고 떠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백 만원밖에 안 줬어요.내 돈 삼백 만원하고 합치면,그것으로 내일 사모님에게 사정할 테니까.미스 정은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요.죽도 마저 먹고.”나는 놀라는 당신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당신은 믿을 수 없는 모양이다.춘천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당신은 내 얼굴과 통장을번갈아 보다가 자리에 돌아눕는다.나는 당신의 뒷모습을 본다.나는당신의 엉덩이 사이에 묻어있는 얼룩을 본다.나는 옷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나는 당신의 옆자리에 가서 눕는다.당신의 알몸이그리워진다.당신의 머리에 코를 갔다대고 나는 당신의 냄새를 맡는다.나는 두 번째로 행운아라는 생각이 든다.속으로 휘파람을 분다.나는 당신의 연한 화장품 냄새를 맡으며 잠이 든다. 방안이 깜깜하다.나는 잠에서 깼지만 일어나 앉지는 않는다.당신이자리에서 일어남과 동시에 나도잠에서 깨었다.방안에는 창 밖의 가로등에 비친 당신의 형체만 있다.나는 모른 척,이마에 팔을 얹고 당신을 본다.당신은 무엇인가 망설이는 듯하다.당신은 우두커니 서서,움직이지 않고 나를 본다.내가 수족관 안의 광어를 보듯 당신은 나를 본다.당신은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광어가 죽기 전에 내뱉는 가냘픈 바람 소리가 당신을 따라 나간다.당신은 당신의 오백 만원이 들어있는 통장만 들고 밖으로 나갔다.나를 깨우지 않고 말이다.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어머니가 나를 버리던날이 기억나는 것도 같다.처음 왔었던 춘천이 기억나는 것 같다.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이 빠져나간 문만 바라본다.얼굴 없는어머니가 불쑥 들어올 것 같다.나는 일어나 불을 켜고 시계를 본다. 서울로 가는 막차가 있을지 궁금하다.나는 휴지통에 처박힌 광어를본다.언제 죽었는지 들키지 않았던 광어를 본다.벌써 당신이 보고 싶어진다. 나는 광어를 꺼내어 우물우물 씹기 시작한다. 백가흠
  • [굄돌] 나침반 잃은 사회

    흔하게 얘기하는 ‘가진 자’들의 모임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특정 테마를 취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참석했지만,예상했던 대로 그자리는 전혀 다른 별세계 저편의 공간이었다.수입차를 몰고 다니는젊은이들의 흥청망청 아우성은 간접적으로 목격한 바 있지만,그들만의 모임을 직접 기웃거린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의 그 ‘예상’은 당연한 순서라는 듯 있는 그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사회적으로 인덕을 인정받는 몇몇 어르신까지는 차라리 괜찮았다.그 주위를 벌떼처럼 맴도는 면면들의 명함 돌리기 작전,눈도장 찍기 혈투가 정말 가관이었다고 표현한다면 당사자들에게 극히 실례되는 일이 될까? 하지만 내 눈에는 솔직히 실소를 금치 못하는 코미디이상의 무엇도 아니었다. 금전 따위의 물질적 무게를 내세우는 자,아주 높은 직급에 앉아 있다는 점을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자,그런 자리에 참석할 꿈도 꾸지못할 것 같은 일천한 이력을 가지고서 애써 항변하는 얼굴들,대학을갓 졸업할 나이가 뻔한 데도 어떻게 만들었는지 부동산 몇 채를 소유한 자산가라고 당돌하게 끼어드는 젊은 얼굴 등등. 무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실감을 가슴으로 느꼈다.사회가 이렇게까지 분리되고 괴리된 상태에서,엇갈린 톱니바퀴처럼 일그러지고있구나 하는 느낌. 경제가 무너지고 실업자가 쏟아지며 대책도 없는노숙자가 늘어가는 현실 따위는 한가로운 가십거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국정은 표류하고 있어도 만찬은 계속되고 있었고,최후의 생존권을 위한 노동자의 분노가 물결치는 와중에도 가진 자들의 샴페인은분수처럼 넘쳐나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기댈 언덕 같았던 큰 어른들이 존재했던 7,80년대가 문득 떠올랐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선술집 구석에 홀로 앉아 깊은한숨을 내쉬는 중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지하철과 버스를 가득 채운이들의 근심 어린 그림자는 그 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있는데,도대체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어느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10년 이내로철저한 계급사회가 형성될 거라던 십여 년 전 유학생 친구의 편지 문구가 문득 떠올랐다.하릴없이 헤아려 보니,올해가 10년이 지난 그 시간이 된모양이다.글쎄,그 말이 진짜 사실이었던가?■채지민 소설가
  • [외언내언] 老子 논쟁

    “수박이 뭐냐”고 물었을 때 어떤 사람은 “호박과에 속하는 넝쿨식물의 열매다.크기는 호박만 하고 초록 바탕에 검푸른 세로줄 무늬가 있다”,또 어떤 사람은 “호박처럼 생겼는데 쪼개면 빨간 속살이먹음직스럽다.95%가 수분이고 달기가 꿀맛 같아 여름 별미다”라고답할 것이다.둘 다 틀린 답은 아니다.다만 이때 침을 꼴깍 삼키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수박을 먹어 본 사람이다. 도(道)는 말로 전할 수 없다.언어로 규정하는 순간 그 언어가 갖고있는 한계에 묶여버리기 때문이다.“도가도,비상도.명가명,비상명(道可道,非常道.名可名,非常名)”으로 시작되는 노자(老子) 도덕경 1장은 바로 이 점을 말하고 있다.부처가 8만4천경을 설한 후 “나는 아무 것도 설한 바 없다”고 말함으로써 후학들이 문자에 얽매이는 것을 경계했듯이,노자는 그 첫장부터 말의 함정을 경고해 놓고 시작한것이다.그렇다고 문자로 남아있는 도를 도가 아니라고 외면할 도리또한 없다.노자 스스로 “말로 표현된 도가 도 그 자체는 아니다”라고 해 놓고서 속절없이 문자로 남겼으니말이다. 새 천년 벽두에 도 바람을 일으켰던 도올 김용옥(金容沃)의 도덕경해설에 시비가 붙었다.김용옥을 지칭해 붙인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책이 출판된 것이다.이경숙(40)이라는 낯선 이름의 이 노자 연구자는 “내가 쓴 책이 바로 나의 경력일 뿐”이라며 자신의 인적사항을 일절 밝히지 않았다.그러면서 그는 김용옥의 도덕경 주석을“틀린정도가 아니라 삼류 개그 쇼”라고 몰아붙였다.첫 장부터 헛짚었다는것이다. 도덕경이 문자로 전해진 이상 그것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각자에게맡길 수밖에 없다.그러니 제각각 아는 만큼 보고 본대로 말할 수밖에.누구의 주석이 옳고 그른지 범부가 알수도 없으려니와 또 한두 구절이 틀린들 어떠랴.다만 모두가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이 황량한 시대에 전국에 도 바람을 일으킨 것은 분명히 김용옥의 ‘법력’이라고할 수 있다.더듬이 없는 곤충처럼 너도 나도 실용학문에만 눈이 어두운 이때,한 코미디언(?)이 나타나 인문학 바람을 일으켰다면 그 또한반가운 일 아닌가.그런 의미에서 김용옥의 주석에 이의를 제기한 것또한 부질없다고 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한가지 분명한 것은 도를말로 다 전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어찌 도뿐이겠는가.일상의 진실도 매한가지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TV속으로 ‘쏙’ … 나도 주인공

    아버지는 어린시절 윈도우 밖에서 침흘리고 쳐다만 보던 전파상안으로 걸어들어가 이것저것 만져보느라 정신없고,어머니는 한참 재밌게본 드라마 ‘국희’의 태화당 빵집이 눈앞에 나타나니 신기하기만 하다.누나는 뉴스센터에서 마이크잡고 “오늘의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지칠줄 모르고 동생은 ‘뽀뽀뽀’인형에 장단맞춰 노래부르느라 신바람났다.나는 ‘세친구’윤다훈형 팔뚝에 매달려 기념촬영 찰칵. MBC가 창사 40돌을 맞아 그간의 화제작부터 방송의 미래까지 한자리에 모아놓은 ‘방송 어드벤처 2001전’을 마련했다.23일부터 새해 1월15일까지 삼성동 코엑스(COEX)인도양관 2,400평 공간이 전시터.여기에는 총 제작비 40억에 10여개 방송·디지털관련 기업들이 협찬했다. 방송 기기전은 종종 있었지만 방송사 소프트웨어를 총망라한 이같은테마파크는 귀한 체험을 준다.라디오부터 흑백·컬러TV 시대까지 MBC히트작의 영상·세트·그래픽·미니어처 등이 아기자기한 이벤트에곁들여 펼쳐지고 위성·인터넷 등 방송의 미래상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일단 MBC 미술센터팀이 세워올린 아현동 굴레방다리 밑으로 70년대 작은도시가 오밀조밀 펼쳐진다.곳곳에 방송이 독점적 파워를 행사하던 당시의 대중문화 정경이 녹아숨쉬는 미니박물관이다.한귀퉁이 ‘별밤다방’에선 역대 별밤지기들이 추억의 팝송을쏟아내고 ‘국희’오픈세트 곁으로는 “한번 들러보세요”외치는 ‘명성극장’호객꾼들이 법석이다. 의녀로 분한 도우미와 세친구 캐리커처를 따라 들어가면 ‘전원일기’‘허준’‘세친구’등의 오픈세트.브라운관에선 절대 모르던,드라마 만드는 ‘공정’을 엿보는 재미가 여간아니다.‘뽀뽀뽀’손인형,‘캔디’‘마징가제트’등 만화영상들이 손짓하는 키즈파크,관람객들이 원타임 뉴스·기상캐스터가 돼 보는 뉴스센터,설탕 유리병,스폰지연탄 등 특수분장 비밀을 까발린 분장지대 등도 놓칠수 없는 구경거리. 인터넷·데이터방송,입체TV,인터넷 카페,멀티미디어 극장,환상의 시뮬레이션 등 M 퓨처관에선 미래방송의 전모가 드러난다.‘생방송 음악캠프’현지생방송 등이 펼쳐지며 날마다 TV스타도한명씩 나타난다. 브라운관안으로 걸어들어가는 방송체험이라 할만하다. MBC는 첫행사 반응이 괜찮으면 테마파크전의 연례화도 검토할 계획.2005년 완공되는 일산 제작센터에는 같은 컨셉의 방송영상관을 상설화한다.문의 (02)780-0101. 손정숙기자 jssohn@
  • 성과급 따라 울고 웃는 연말

    올해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말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계열·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흑자를 많이 낸임·직원들은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으나,그렇지 못한 데는 침만삼키고 있다. ■삼성 일부 화학 계열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70∼120%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목표초과 이익의 20%를 종업원에게 돌려주는‘이익배분제(PS)’를 도입한 삼성전자 등은 사업단위별 실적평가를통해 성과급과는 별도로 추가 지급한다. ■현대 지난 9월 계열분리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소그룹은 이달말 기본급 기준 100%,내년 설 이전에 50% 등 모두 150%의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반면 현대건설 등 그룹 계열사들은 꿈도 못꾸고 있다.특히 올해 내내 유동성 위기를 경험한 현대건설은 내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차원에서 임원급 상여금 200%를 반납하는 것은 물론 차장급 이상 임직원의 10∼20%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연말 성과급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00%를 계획하고 있다. ■SK 1조원의 순익이 기대되는 SK텔레콤은 아직까지 성과급 지급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영업실적 호조로 지난해의 250%를크게 웃도는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SKC,케미칼 등은 지급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 상반기에 200%의 성과급을 지급받은 전자와 홈쇼핑·상사·캐피탈 등은 성과급 지급을 적극 검토 중이다.다만 화학·증권 등은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포철 올해 순익이 작년보다 3,000억원 가량 많은 1조8,000억원이예상돼 지난해의 340%를 웃도는 경영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주병철기자 bc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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