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대덕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청주 KB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묘소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선물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04
  • 입이 호강하네…목포의 五味

    입이 호강하네…목포의 五味

    ‘게미가 있다’고 한다. 사전적 의미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다.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려우나 ‘개펄의 영양 듬뿍 먹고 자란 갯것들의 깊고 감기는 맛’으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겠다. 전남 목포는 게미의 집산지다. 주변 섬과 뭍을 연결하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맛의 플랫폼’쯤 되겠다. 그중에서도 도드라진 맛을 다섯 가지로 나눴다. 이른바 ‘목포 오미’(五味)다. 민어, 갈치, 꽃게, 낙지, 홍어가 주인공이다. 먹는 데 계절을 따질까. 멀고 먼 목포까지 왔다면 응당 남도 맛의 정수를 맛보는 게 순리다. 오전 5시, 목포항 수협 위판장. 경매가 한창이다. 중매인 간 눈치 싸움도 최고조에 달했다. 한 푼이라도 더 싸게 해산물을 사기 위해서다. 매물은 갈치와 조기가 대부분이다. 홍어와 병어, 돌돔 등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은 녀석들도 종종 눈에 띈다. 목포의 싱싱한 아침은 이곳부터 열린다. 갈치 얘기부터 하자. 한때 국민 생선이었다가 이젠 귀족 생선이 된 녀석. 목포의 별미는 흔히 먹갈치라 불린다. 제주의 은갈치와 비교되는 표현이다. 한데 이게 정확한 구분인지 불분명하다. 둘은 같은 어종인데 제주에선 낚시로 잡아 은빛이 살아 있고, 목포에선 그물로 잡는 통에 몸통의 은분이 떨어져 나가 거무튀튀해졌다는 게 외려 더 설득력있어 뵌다. 수협 위판장 경매에 오른 갈치들도 거개는 추자도 등 제주 연안에서 잡아 온 녀석들이다. 갈치 맛은 몸 두께에 비례한다. 도톰한 몸에 칼집을 넣고, 소금을 송송 뿌려 노릇하게 구운 갈치 두 토막이면 밥 한 공기 뚝딱이다. 서서히 알이 들어차는 지금이 딱 제철이다. 낙지도 이맘때 알이 꽉 찬다. 낙지가 힘쓰는 데 좋다는 건 익히 알려졌다. 지친 소에게 낙지를 먹였더니 벌떡 일어섰다는 얘기가 여태 ‘전설’처럼 전한다. 그러니 남정네들이 종종 ‘절륜’을 꿈꾸며 입맛 다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낙지는 지역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펄의 종류에 따라 낙지 몸 맛이나 조리법 등이 다르다는 얘기다. 목포에선 옥도 산을 최고로 친다. 보들보들한 옥도 개펄에서 난 낙지에 맛 들이면 다른 곳에서 나는 낙지는 ‘뻐셔서’(뻣뻣해서) 못 먹는단다. 목포 사람들은 대개 ‘탕탕이’로 먹는다. 도마 위에 얹은 낙지를 탕탕 소리 나게 ‘쪼사서’(다져서) 접시에 담은 뒤 참기름과 참깨를 듬뿍 넣고 달걀 노른자를 얹어 낸다. 생물이 부담스럽다면 연포탕이나 낙지 호롱 등으로 먹어도 맛있다. 목포에서 홍어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스웨덴의 청어절임(수르스트뢰밍)에 이어 세계 2위의 냄새 지독한 음식으로 꼽았을 만큼 강렬한 향이 일품이다. 홍어 역시 가을에서 이듬해 봄이 가장 맛있을 때다. 홍어삼합은 발효 음식의 총체다. 폭 삭힌 홍어에 묵은 김치와 삶은 돼지고기를 곁들이면 남도의 풍미가 완성된다. 문제는 홍어의 출신지다. 흑산도에서 잡힌 홍어는 그야말로 금값이다. 한 점에 5000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칠레산이 맛있다고는 하나, 그마저 아르헨티나산에 밀리는 추세다. 흑산 앞바다와 가까운 목포에선 그나마 흑산 홍어를 취급하는 맛집을 찾을 수 있다. 목포 종합수산시장 주변에 흑산 홍어 전문점이 많다. 민어의 거리도 따로 조성돼 있다. 그만큼 목포 사람들이 민어를 즐긴다는 뜻이다. 민어는 보통 여름을 제철로 치지만 겨울을 앞두고 몸에 기름기 자글자글할 때 맛보는 것도 좋다. 정종득 목포시장은 “상추에 민어 양념장을 찍어 두어 점 올리고, 풋고추를 곁들여 입이 찢어져라 먹어야 제맛”이라고 했다. 그래야 부드러운 육질과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들어찬다는 것. 껍질과 부레 씹는 맛도 각별하다. 보통 도시에서 온 이들은 ‘민어 부속’으로 평가절하하기 일쑤지만 맛을 아는 이들은 이를 최고로 친다. 목포식으로 ‘게미’가 있는 것도 이 부위다. 민어전도 맛있다. 정 시장은 이를 “전의 왕”이라 극찬했다. 꽃게는 봄, 가을을 제철로 친다. 봄엔 알 밴 암꽃게가 맛있고 가을엔 토실하게 살집 오른 수꽃게가 맛있다. 보통 찜이나 탕, 게장 등으로 먹는데, 목포에선 무쳐 먹는다. 이게 밥도둑이다. 들척지근한 양념에 꽃게의 살만 버무려 낸다. 양념 밴 게살을 따뜻한 밥에 쓱쓱 비벼 입에 넣기만 하면 나머지는 혀와 침이 제 스스로 알아서 돌려댄다. 전남도 지정 ‘별미 음식 1호’ 자리를 꿰찬 것도 이 꽃게무침이다. 고춧가루가 주재료인 건 양념게장과 같지만 맛은 확연히 다르다. 비결은 양념이다. 태양초 고추에 마늘, 생강, 참기름, 참깨 등을 버무려 만든다. 게장과 달리 이가 약한 노인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럽다. 여기까지는 ‘필수’다. 이제 ‘선택’ 차례다. 참조기도 요즘 제철이다. 신안 임자도 등을 거쳐 올라온 조기떼가 이맘때 목포 인근에 이른다. 조기는 산란 전이 맛있다. 알 낳은 뒤엔 살이 팍팍해진다.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음식도 많다. 너나없이 어렵던 시절, 주린 배를 채워 줬던 것들이다. 콩물은 목포 사람들이 1년 내내 마시는 음식이다. 일종의 두유(豆乳)다. 유달콩물이 가장 널리 알려졌다. 오거리 초입에 있다. 팥죽도 내력이 꽤 길다. 목포가 개항하던 시절까지 거슬러 오른다. 예전엔 팥죽거리가 형성될 정도로 번창했는데, 요즘은 많이 줄었다. 차범석길과 수문로가 만나는 곳의 평화분식, 모범분식 등에서 맛볼 수 있다. 글 사진 목포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안쪽 선창에 횟집 거리가 있다. 부근에 생선과 건어물을 파는 시장도 있다. 목포종합수산시장 245-5096.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목포대교 부근의 목포해양수산복합센터(277-9744)도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백반거리도 둘러볼 만하다. 오거리에서 180m쯤 떨어져 있다. →맛집(지역번호 061) 목포시는 지역 음식의 관광상품화를 위해 꽃게(옥정한정식·243-0012), 갈치(명인집·245-8808), 민어(영란횟집·244-00311), 낙지(독천식당·242-6528) 등 각 분야의 음식명인 14명을 지정해 뒀다. 흑산도풍경(242-1155)은 흑산 홍어를 취급한다. 하당에 있다. 조기와 준치 등은 선경준치횟집(242-5653)에서 맛볼 수 있다. 온금동 ‘양석’ 아래 있다. 목포시 관광과 270-8430.
  • [월드 톡톡] 침몰한 선박서 3일 버틴 ‘기적의 선원’

    [월드 톡톡] 침몰한 선박서 3일 버틴 ‘기적의 선원’

    대서양 바닷속에 침몰한 배 안에 갇혔다가 사흘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남성이 있어 화제다. 이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은 나이지리아 선박 제이슨4호의 요리사였던 해리슨 오제그바 오케네(29).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오케네를 구조한 잠수부가 촬영한 동영상이 6개월 만에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6일 오케네가 탑승하고 있던 나이지리아 선박 제이슨4호는 근해상에서 유조선을 예인하던 중 갑자기 선체가 기울어지면서 수심 30m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이 사고로 오케네를 제외한 우크라이나 출신 선장과 10명의 나이지리아 선원은 모두 숨졌다. 사고 지점에서 약 120㎞ 떨어진 유전에서 작업하던 중 사고 소식을 접한 네덜란드 업체 ‘DCN다이빙’ 소속의 한 잠수부는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하던 중 시신 한 구를 발견하고 손을 내밀었는데 갑자기 그가 자신의 손을 잡아 깜짝 놀랐다. DCN다이빙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토니 워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잠수부들은 생존자가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오케네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운이 좋았다”며 당시의 생생한 기억을 전했다. 침몰 당시 화장실에 있었던 오케네는 선실로 대피했고 약간의 공기가 남아 있는 공간에서 콜라 한 병으로 끼니를 때우며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조 당시 오케네가 있던 공간은 산소가 거의 바닥난 탓에 잠수부들이 조금만 늦게 도착했더라면 오케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팬티 차림으로 바닷속 추위를 견뎌낸 오케네는 “아내가 전에 나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내줬던 성경의 시편 구절을 암송하며 기도했다”면서 “하나님께서 나를 구해 주셨다”고 기쁨을 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여행 가방]

    [여행 가방]

    곡성 기차마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간이역이 점점 다양하게 변신하고 있다. 특히 섬진강변 폐철도 자원을 활용해 조성된 전남 곡성의 ‘섬진강 기차마을’은 관광지로 탈바꿈한 간이역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뉴스 전문채널 CNN은 섬진강 기차마을을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섬진강 기차마을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옛 곡성역을 새롭게 꾸민 ‘기차마을’과 여기서 각각 5㎞, 10㎞ 떨어진 ‘침곡역’과 ‘가정역’이다. 기차마을은 레일펜션과 동물농장, 순환형 레일바이크 등 각종 놀이시설을 갖췄다. 침곡역에서는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다. 침곡역과 가정역 사이를 오간다. 가정역의 자랑은 증기기관차다. 1960년대 운행됐던 증기기관차를 재현했다. 하얀 연기를 내뿜고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달리기 때문에 마치 실제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시속 30㎞ 안팎의 속도로 섬진강변을 80분가량 왕복 운행한다. 천문대와 출렁다리 등 볼거리와 래프팅, 자전거 하이킹 등 레포츠 시설도 갖췄다. 각 구역 사이엔 무료 셔틀버스가 오간다. 관광객들이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코레일관광개발이 섬진강 기차마을과 남도의 여행지를 찾아가는 1박2일 기차여행 상품을 내놨다. KTX를 이용해 광주송정역까지 간 뒤, 섬진강 기차마을과 순천만, 보성 녹차밭, 장흥 편백숲 우드랜드, 강진 백련사와 두륜산 케이블카 등을 돌아보고 광주송정역에서 KTX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어른 20만 4000원부터. 홈페이지(www.korailtravel.com) 참조. (02)2084-7786. 일산 원마운트 아이스링크 7일 개장 경기 일산의 원마운트가 7일 야외 아이스링크와 눈썰매장을 오픈한다. 아이스링크에선 스케이트와 썰매를 탈 수 있으며 이용요금은 5000원(1시간 기준)이다. 눈썰매장은 100m 길이의 슬로프를 갖췄다. 주말 1만 5000원. 1566-2232.
  • 이재포 “신아일보 정치부기자 활동…연예계 다시 돌아간다” 복귀 계획 밝혀

    이재포 “신아일보 정치부기자 활동…연예계 다시 돌아간다” 복귀 계획 밝혀

    개그맨에서 신아일보 정치부 기자로 전향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래킨 이재포가 연예계 복귀 계획을 밝혔다. 3일 KBS2T ‘여유만만’에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개그맨 출신 3인방 정재윤, 이재포, 문경훈이 출연했다. 이재포는 개그맨에서 탤런트로, 탤런트에서 다시 신아일보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이날 이재포는 “2006년 기자로 입문해 8년차 신아일보 정치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며 “현재 정치부 부국장으로 재직 중이다”고 말했다. 이재포는 이어 “당시 신아일보에 홍보이사로 들어가게 됐다가 기자에 관심이 생겼다”고 기자 입문 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이재포는 “개그맨과 연기자를 천직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돌아와 먹을 밥에 침 뱉고 떠나지 않는다”며 “기자로서의 목표가 달성되면 다시 연예계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물 쏘아 먹이 사냥하는 물고기 ‘사수어’ 학계 화제

    물 쏘아 먹이 사냥하는 물고기 ‘사수어’ 학계 화제

    마치 침을 뱉는 듯한 독특한 동작으로 먹이사냥을 하는 물고기의 ‘사냥 비법’이 공개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수어(Archerfish, 射水漁)라 부르는 이 물고기는 수면 바로 아래에 숨어 있다가 수면 위에 곤충이 감지되면 강하게 물을 쏘아 곤충을 맞춘다. 놀라운 사실은 사수어의 ‘조준 정확도’가 매우 높으며, 이는 지구의 중력과 빛의 굴절, 물의 흐름 등을 모두 계산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이 물고기는 본능적으로 빛의 반응을 감지하고, 물리학적 원리와 빛의 원리, 중력의 원리 등을 이용해 ‘가장 정확한 사냥법’을 구사한다. 수면에 비친 먹잇감의 그림자를 통해 빛의 굴곡과 위치 등을 계산한 뒤, 이보다 약간 더 높은 곳을 향해 물을 강하게 뱉는다. 중력과 물의 저항 등을 고려하기 때문. 연구팀이 각기 다른 궤도에서 실험을 한 결과, 사수어는 일관되게 매우 빠른 속도로 먹잇감을 맞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물총쏘는 사수어 동영상 보러가기(클릭) 언뜻 보면 사수어가 먹잇감을 향해 정면으로 ‘물대포’를 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물리학적 저항 등을 고려해 더 높은 곳에 물을 쏘고 물이 떨어지는 중력과 힘을 이용해 수면위로 먹잇감을 떨어뜨린다. 물리학자들은 사수어가 물을 뱉어내는 힘이 매우 강하며, 이는 영국의 유명 물리학자인 레일 리가 주장한 빛의 물리학과도 연관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사수어의 천재적인 사냥법과 물리학의 연관성은 국제 SCI 학술지인 ‘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나우뉴스부 huimin0217@seoul.co.kr
  • “죽을병·더러운 병… 오해의 시선에 더 아픕니다”

    “죽을병·더러운 병… 오해의 시선에 더 아픕니다”

    “몸이 힘든 것보다 사람들의 시선, 그 시선이 아파요.” 2009년 온몸에 가려움증을 느껴 서울의료원을 찾은 김민규(40·가명)씨는 “그해부터 세상이 달라졌다”고 돌아봤다. 그의 병명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돼 면역세포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이었다. 병은 김씨의 삶을 바꿨다. 그는 회사를 그만둬야 했고 종종 병원을 찾아야 했다. 살은 빠졌고 얼굴은 점점 검게 변했다. 김씨는 1일 “치료가 괴롭긴 하지만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운동하고 목욕탕도 간다”면서 “약보다 괴로운 건 죽을병, 더러운 전염병이라는 시선”이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죽는 줄만 알았던 병이 최근엔 치료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과 오해의 눈빛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이즈는 땀이나 침으로 전염되지 않는다. 비감염인이 감염인과 어울려 생활해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에이즈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정부는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에이즈 예방 콘서트를 돌연 취소했다. ‘관련 단체의 시위가 시민 안전에 문제가 된다’는 것이 행사 취소의 이유였다. 에이즈 예방 콘서트에서는 한국HIV와 AIDS감염인연합회 KNP플러스가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캠페인 진행, 팸플릿 나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김씨를 비롯한 감염인과 감염인 인권단체 등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차별 해소에 앞장서야 할 정부마저 단체의 활동을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규정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에이즈도 다르지 않다. 그저 아플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권미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활동가는 “이번 행사 취소는 정부도 HIV 감염인에게 폭도라는 낙인을 씌우고 차별을 자행한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HIV 감염인의 목소리와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나비 남친’ 여효진, 알고보니 히딩크와…

    ‘나비 남친’ 여효진, 알고보니 히딩크와…

    가수 나비가 방송을 통해 공개한 남자친구 여효진이 화제에 올랐다. 나비는 2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 프로축구 선수 여효진과 열애 중이라고 밝혔다. 나비는 “현재 남자친구가 있다. 이미 6개월 전에 보도됐다”며 “프로축구 선수 여효진이고, 국가대표도 지냈다”라고 말했다. 나비는 “어느 날 침을 맞으러 한의원에 가고 있었는데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열애 기사가 났는데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도 이상해서 밝히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나비의 남자친구 여효진은 현재 프로축구 2부리그 K리그 챌린지의 고양 Hi FC에서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여효진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국가대표 감독의 촉망을 받아 국가대표 연습생으로 발탁되기도 했었다. 이후 2006년 FC서울에 입단한 뒤 2007년 광주 상무 불사조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일본 J리그 2부리그 소속 도치기와 K리그 부산 아이파크 등을 거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채널도 돌리네!” 獨동물원 침팬지에 다채널 TV 선물

    독일의 한 동물원이 보노보 침팬지(난쟁이 침팬지)에게 스스로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평면 텔레비전을 ‘선물’했다고 밝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빌헬름마 동물원은 최근 보노보 침팬지가 사는 우리에 5개의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대형 평면 텔레비전을 설치했다. 동물원에 ‘인류 전용 오락기기’ 중 하나인 텔레비전이 설치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동물원 안팎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 텔레비전에서는 총 5개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데, 대부분 또 다른 보노보 침팬지나 고릴라 등이 등장하는 동영상 등이 재생된다. 동족이 먹고, 자고, 새끼를 키우거나 짝짓기를 하는 장면 등이 각각 방영되며, 보노보 침팬지들은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골라서 볼 수 있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장면을 선택하는 보노보 침팬지의 모습을 CCTV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찰·분석하고 있다. 침팬지 전문가는 “이들의 행동을 모니터링 함으로서 그들이 어떻게 그룹을 만들고 짝을 선택하는지 연구하는데 도움을 준다”면서 “또 보노보 침팬지들에게 새로운 놀잇감을 주는 동시에 그들의 행동을 더욱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이 각각 선호하는 채널이 다른데, 올해 15살이 된 한 보노보 침팬지는 텔레비전이 설치되고 2주 정도가 흐르자 애청하는 채널이 생겼다. 텔레비전에서 자신이 원하는 채널의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으면 직접 다가가 버튼을 눌러 채널을 돌리는 등 사람과 비슷한 습성을 보였다. 한편 이 동물원에서는 보노보 침팬지와 고릴라 전용의 대형 숙식소를 새로 설치하고, 타 동물원과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동물들을 사육 및 관찰하고 있다. 여기에는 TV를 볼 수 있는 공간 이외에도 물놀이장, 샤워장, 미로와 그네 등이 설치된 놀이터 등 다양한 공간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약주고 주사 놓고…‘의사 행세’ 목사 불구속 기소

    울중앙지검 형사5부(권순범 부장검사)는 사제 의약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의사 행세까지 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김모(53) 목사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목사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 성북구 자신의 교회에서 생리식염수와 비타민 주사제를 혼합하거나 각종 한약품을 혼합해 사제 의약품을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목사는 자신을 의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알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이 약을 먹으면 암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려 준다”는 등의 말로 속여 2008년 7월부터 2010년 말까지 85명에게 8700여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회 건물과 자신의 주택에서 100여명 이상의 환자들을 상대로 주사와 침을 놓아주고 치료비 명목으로 1억 1000만원 상당을 챙기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당 오프라인 침·뜸교육은 위법”

    무면허 침·뜸 시술과 교육으로 논란이 됐던 구당(灸堂) 김남수(98)옹이 평생교육원을 설치해 일반 사람에게 오프라인 교육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앞서 김옹은 2011년 대법원에서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침·뜸 교육은 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경란)는 김옹이 대표로 있는 한국정통침구학회가 서울동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반려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침·뜸 시술은 현행법상 면허나 자격이 있는 의료인에 의한 의료행위로 대학 정규교육을 통해 배워야 할 내용”이라며 “인터넷과 달리 오프라인 교육은 직접적인 임상교육이나 실습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육과정 자체에서 무면허 의료행위가 명백히 예상되고 수강생의 의료법 위반 행위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허가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인터넷과 오프라인 교육의 차이점을 직접 언급한 것은 2011년 대법원이 “인터넷 교육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온라인 침·뜸 교육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감추고 싶은 내 흉터… 흔적없이 다시 활짝 웃고 싶다면

    감추고 싶은 내 흉터… 흔적없이 다시 활짝 웃고 싶다면

    흉터 없이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벼운 찰과상 흔적부터 큰 수술 자국까지 유형과 종류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흉터를 불가피하게 여겼고, 이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흉터를 치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갑상선 수술 후 남은 흉터 치료에 실손보험이 적용되는 등 흉터를 단순한 미용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한 요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흉터 치료는 흉터의 크기와 깊이, 색깔이나 아문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깊고 큰 흉터는 해당 부위를 절개해 정리한 뒤 다시 봉합하는가 하면 작은 흉터는 레이저나 필러, 줄기세포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수술이나 외상으로 생긴 흉터도 꾸준히 치료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특히 미용시술의 경우 절개하는 방향을 주름결과 맞추거나 시술 후 따로 흉터 관리를 하면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흉터(반흔)는 손상된 피부가 치유·재생된 흔적이다. 수술이나 외상으로 진피층까지 손상되면 진피층의 콜라겐이 과다하게 증식하는데, 이 콜라겐이 얇아진 피부를 밀고 나와 흉터로 남는 것. 이 가운데 가벼운 외상이나 미용수술 등으로 생긴 흉터는 2~3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원래의 피부색과 비슷하게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상처가 깊거나 제왕절개 등 외과적 수술 흔적은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와는 달리 피부조직의 비정상적인 재생으로 생긴 흉터도 있다. 비대흉터와 켈로이드가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비대흉터는 보통의 흉터와 달리 더 단단하고, 흉터가 돌출해 있으며, 표면이 붉고 울퉁불퉁하다. 또 켈로이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 부위보다 넓게 자라 정상 피부까지 침범해 치료가 까다롭다. 이 경우에는 주로 스테로이드 등 약물요법을 병행해 치료한다. 절개 부위가 큰 수술 흉터나 심하게 돌출된 흉터는 절개 후 봉합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 경우 수술 후 2~3개월 동안 흉터가 붉게 보이다가 6~12개월에 걸쳐 서서히 색깔이 옅어져 피부색과 흡사하게 된다. 흔적이 희미하고 얕은 흉터는 레이저로 치료한다. 이 치료 역시 색이 옅어져 피부색과 비슷해지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또 다양한 성장인자를 가진 줄기세포를 주입해 흉터 부위의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색깔을 연하게 하는 치료도 최근 시도되고 있다. 멀티홀 복합치료도 대표적인 흉터치료법으로 꼽힌다. 미세한 다륜침으로 비정상적인 피부 결합조직을 정리한 뒤 여기에 극미세 레이저를 투사해 피부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은 “1550㎚ 파장의 레이저로 피부 1㎠당 2000여개의 미세열 치료구역을 만들어 피부를 재생시키기 때문에 기존 핀홀법에 비해 피부 재생효과가 크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미용시술은 보통 피부 주름결이나 모발에 가려지는 부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반재상 바노바기성형외과 원장은“불가피하게 절개 부위가 큰 치료의 경우 실밥 제거 후 1주일 무렵부터 레이저토닝이나 프락셔널레이저 등으로 흉터관리 시술을 시작하며, 돌출된 흉터는 보톡스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동물원의 긍정적 변화와 강화훈련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동물원의 긍정적 변화와 강화훈련

    서울대공원은 2013년 11월 1일, 바다사자 ‘방울이’의 은퇴와 더불어 쇼를 멈췄다. 지난해 4월 돌고래쇼, 11월 홍학쇼 중단에 이은 결정이었다. 돌고래도, 홍학도 더 이상 음악에 맞추어 춤추지 않는다. ‘방울이’ 은퇴의 이유는 고령이지만 오래 이어진 쇼 중단은 동물 복지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생긴 마땅한 결과였다. 쇼는 즐겁다. 그러나 동물들은 혹독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최근 불거진 ‘바다코끼리’ 사건은 쇼의 어두운 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코끼리에게 끝이 뾰족한 후크를 써서 움직이게 하거나 서커스에서 하듯 사자나 호랑이를 채찍으로 때렸으니 말이다. 요즘도 여전히 뒤에서 매를 맞는 동물이 숱하다. 잘못하면 먹이를 주지 않거나, 한 마리가 잘못하면 모두 처벌하기도 한다. 하지만 동물 복지를 지향하는 ‘긍정적 강화훈련’도 있다. 먹이 외에도 동물이 좋아하는 것(칭찬, 쓰다듬기, 놀이, 장난감, 좋아하는 장소에 가기)을 훈련 방법으로 사용한다. 당연히 후크, 채찍을 쓰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자극과 반응에 따라 그 행동을 더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보상’이다. 예컨대 개를 부르는 것은 ‘자극’, 개가 다가오는 것은 ‘반응’, 따랐을 때 칭찬하며 쓰다듬어 주는 것은 ‘강화’다. 반응은 어떤 보상(먹이 또는 쓰다듬기)이 일어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긍정적 강화훈련에서 훈련자와 동물의 관계는 이런 신뢰에 기초한다. 반대로 부정적 강화(음성 강화)에 의존하면 신뢰는 깨진다. 동물은 원해서 반응하지 않는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자연과 달리 제한된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야생과는 다른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긍정적 강화훈련은 필수다. 관람객들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인위적으로 보여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동물 관리과정 중 생기는 불필요한 시간 소비, 스트레스, 사고를 줄이고 동물을 더욱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다. 긍정적 강화는 사회복지학, 교육심리학에서도 사용하는 용어다. 예컨대 아이가 숙제를 다 하거나 심부름을 하면 좋아하는 과자를 주거나 TV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한다. 서울대공원은 11월 3~7일 긍정적 강화훈련 교육을 실시했다. 주로 사육사 대상이었다. 이를 위해 미국 전문가를 초청했다. 마린랜드 해양포유류 사육사로 시작해 필리핀 오션어드벤처에서 수석 동물훈련가로 일하는 게일 라울, 영장류와 코끼리 훈련 전문가이자 미국 동물원수족관협회의 영장류 종 보존 전문가인 마거릿 휘태커다. 두 사람은 동물훈련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또 미국 코넬대에서 동물학과 행동생물학을 전공한 캐런 프라이어는 이런 개념을 확대해 심리학자 프레드릭 스키너, 동물행동학자인 콘라트 로렌츠와 공동연구를 했다. 저서 ‘개를 쏘지 말라’(Don’t shot the dog)는 우리나라에 ‘부모가 바뀌고 아이가 달라지는 긍정의 교육학’이라는 번역판으로 출판됐다. 게일 라울은 앵무새의 행동에 관한 캐런 프라이어의 논문을 보고 동물원 동물들의 행동훈련에 힘쓰고 있다. 긍정적 강화훈련의 개념은 사육사들 사이에 알려졌지만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동물과 시간을 많이 가졌다. 훈련에는 클리커(똑딱이) 또는 휘슬(호루라기), 그리고 타깃이 필요하다. 클리커나 휘슬은 말하자면 ‘잘했어’라는 신호를 주는 도구다. 목소리는 그때그때 다를 수 있지만 클리커의 ‘똑딱’ 또는 휘슬의 ‘휫~’ 소리는 누구에게나 똑같고 즉각적으로 정확한 행동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다.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동물이 움직여야 할지 힌트를 주는 것은 ‘타깃’이다. 막대기 앞에 공을 끼우거나 막대기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래서 막대기를 따라 움직이거나, 어떤 표시 지점에 머무르는 훈련을 할 수도 있다. 그때는 그 지점이 타깃이 된다. 타깃 훈련으로 동물의 몸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거나 X-레이를 찍을 수도 있다. 서울대공원 돌고래들은 X-레이 판 위에 올라가는 훈련으로 쉽게 방사선 사진을 얻는다. 그런데 도구의 도움을 받아도, 어제까지 잘하던 행동을 갑자기 안 할 수 있는 게 동물이다. 그럴 경우 다시 전 단계로 돌아간다. 인내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과정이다. 기본이론 교육은 긍정적 강화훈련의 개념, 사육관리 중의 훈련, 공격성 감소를 위한 사회화 훈련으로 나눠졌다. 동물원에서 특히 중요한 사육관리 중의 훈련은 일상적이다. 동물에게 접근하는 것부터 시작해 아픈 동물을 치료할 때, 새로운 시설에 적응시킬 때도 훈련을 통해 쉽게 할 수 있다. 많은 동물이 느끼는 감정 중 하나가 두려움이다. 동물이 사람으로부터 두려움을 느낀다면 접근, 이동, 처치 과정이 어렵고 더디다. 특히 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당한 보정도구나 시설이 없다면 동물을 관리할 때 사람과 동물 모두 다칠 수 있다. 둔감화 훈련이 필요한 까닭이다. 예를 들어, 주사기를 무서워할 경우 처음에는 주사기를 보여주기만 하거나 막대기를 댄다. 익숙해지면 주사하기 전에 쓰는 알코올 솜, 뚜껑을 덮은 주사기로 차례로 둔감화시킨다. 이어 뭉툭한 바늘을 대는 훈련을 한 다음 실제로 주사를 놓을 수 있다. 동물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몇 개월이 걸리는 훈련이다. 힘들지만 이러한 과정으로 혈액, 위 내용물, 침 등 여러 가지 샘플을 얻어 질병을 차단하거나 호르몬 검사로 번식 시기도 예측할 수 있다. 현장실습 교육은 시간표에 따라 이동하며 이뤄졌다. 대동물관 코끼리의 경우 접근이 어렵고 위험하기 때문에 보호접촉 훈련법을 썼다. 훈련자가 항상 사이에 울타리를 두고 훈련하는 것이다. 여기엔 적당한 높이와 크기의 보정 틀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안쪽과 바깥을 구석구석 살피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한 결과 조금만 바꾸면 가능했다. 코뿔소는 훈련 때 먹이에 관심이 없고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 어려웠다. 흰코뿔소는 다른 종에 비해 빗질을 좋아한다. 다리 안쪽을 긁어주는 것을 가장 좋아해, 잘했을 때 그 부위를 긁어주며 점차 훈련시간을 늘리는 방법을 적용했다. 유인원관의 골칫거리는 수컷 고릴라 우지지와 암컷 고리나의 관계였다. 우지지에게 먹이를 빼앗긴 고리나가 가슴을 두드리곤 했다. 우지지가 훨씬 우월하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협조적 먹이주기 훈련을 했다. 우지지에게 더 맛있는 먹이를 주며 고리나가 먹을 때 우지지가 공격하거나 먹이를 빼앗지 않고 자리를 지키면 보상을 주었다. 우지지는 빨리 훈련과정을 받아들였다. 좋은 결실을 보아 곧 귀여운 새끼를 낳지 않을까 기대된다. 맹수사에는 호랑이, 재규어, 표범 등 대형 고양이과 동물이 있다. 다들 공격성이 매우 강해 접근하기 어렵다. 그래서 먹이를 한 번에 주지 않고 항상 훈련을 통해 나눠 주는 것으로 바꿨다. 시간은 평소보다 많이 들지만 점차 훈련 영역을 넓히면 유인원관 리모델링 공사 뒤 어렵잖게 이동할 수 있을 듯하다. 동물과 함께한 현장교육에서 두 전문가가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가능성’이었다. 1990년대 멕시코 동물원 이후 이렇게 열의를 가진 동물원은 처음이라고 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하도록 애쓰자는 각오를 새삼 되새겼다. enrichment@seoul.go.kr
  • “의자 위 침 핥아라!” 개념상실 유치원교사 충격

    “의자 위 침 핥아라!” 개념상실 유치원교사 충격

    국내에서 일부 어린이집 교사 또는 아이 돌보미들의 아동학대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에서도 5세 미만의 유치원생들에게 끔찍한 악행을 저지른 유치원 교사가 검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인민망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안양시의 한 유치원 중급반에 다니는 쌍둥이 자매의 부모는 아이들로부터 충격적인 대화내용을 들었다. 두 아이가 티격태격 하던 중 언니가 동생에게 “이렇게 말 안 들으면 선생님이 또 침 핥게 할거다”라고 말한 것. 아이들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유치원 선생님이 화가 나서 아이들의 옷을 모두 벗긴 뒤 원생들에게 의자에 침을 뱉게 하고, 잘못한 아이에게 의자 위 침을 핥으라는 황당한 벌을 준다는 것이었다. 현지 언론이 조사한 결과 교사 류(劉)씨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서 벌로 옷을 벗게 한 것은 맞지만 침을 핥게 한 일은 없었다”고 발뺌했지만 아이들의 증언은 달랐다. 자매 중 한명은 “내가 의자에 침을 뱉었는데 선생님이 매우 화내셨다. 옷을 모두 벗으라고 하면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의자에 침을 뱉으라고 했다. 책상에 뱉은 침을 다시 핥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면서 “그때 친구들이 주위에서 모두 쳐다보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아동은 당시를 증언하면서도 울음과 토악질을 그치지 못했으며, 여전히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신화망은 전했다. 문제의 교사 류씨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이가 의자 전체에 침을 뱉어놨고 옷도 모두 젖어서 벗게 했을 뿐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네가 뱉은 침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앉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며 벗은 옷으로 의자를 닦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옷을 벗게 한 시간이 채 2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며 “평소에도 이런 습관이 있는 아이라서 습관을 고치려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쌍둥이 자매의 부모가 강력하게 항의하고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당 유치원 역시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오해가 있었다. 이는 원내 CCTV가 증명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이를 언론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해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의자 위 침 핥아!” 무개념 유치원교사 中 발칵

    “의자 위 침 핥아!” 무개념 유치원교사 中 발칵

    국내에서 일부 어린이집 교사 또는 아이 돌보미들의 아동학대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에서도 5세 미만의 유치원생들에게 끔찍한 악행을 저지른 유치원 교사가 검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인민망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안양시의 한 유치원 중급반에 다니는 쌍둥이 자매의 부모는 아이들로부터 충격적인 대화내용을 들었다. 두 아이가 티격태격 하던 중 언니가 동생에게 “이렇게 말 안 들으면 선생님이 또 침 핥게 할거다”라고 말한 것. 아이들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유치원 선생님이 화가 나서 아이들의 옷을 모두 벗긴 뒤 원생들에게 의자에 침을 뱉게 하고, 잘못한 아이에게 의자 위 침을 핥으라는 황당한 벌을 준다는 것이었다. 현지 언론이 조사한 결과 교사 류(劉)씨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서 벌로 옷을 벗게 한 것은 맞지만 침을 핥게 한 일은 없었다”고 발뺌했지만 아이들의 증언은 달랐다. 자매 중 한명은 “내가 의자에 침을 뱉었는데 선생님이 매우 화내셨다. 옷을 모두 벗으라고 하면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의자에 침을 뱉으라고 했다. 책상에 뱉은 침을 다시 핥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면서 “그때 친구들이 주위에서 모두 쳐다보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아동은 당시를 증언하면서도 울음과 토악질을 그치지 못했으며, 여전히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신화망은 전했다. 문제의 교사 류씨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이가 의자 전체에 침을 뱉어놨고 옷도 모두 젖어서 벗게 했을 뿐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네가 뱉은 침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앉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며 벗은 옷으로 의자를 닦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옷을 벗게 한 시간이 채 2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며 “평소에도 이런 습관이 있는 아이라서 습관을 고치려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쌍둥이 자매의 부모가 강력하게 항의하고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당 유치원 역시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오해가 있었다. 이는 원내 CCTV가 증명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이를 언론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해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매콤·시원 국물에 몸은 火火… 쫄깃·탱탱 면발에 입도 好好

    매콤·시원 국물에 몸은 火火… 쫄깃·탱탱 면발에 입도 好好

    겨울,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느닷없이 찾아온 추위에 차가워진 몸을 달래고 싶다면 짬뽕이 좋은 대안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매콤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 생각만으로도 입에 침이 괸다. 전국 곳곳에 짬뽕으로 ‘일가를 이룬’ 맛집들이 제법 많다.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의 공동 저자인 전계욱·온석원씨와 축제경영연구소의 정신 소장 등 전국의 맛집을 제집처럼 찾아다니는 이들에게 물었다. 어느 집 짬뽕이 그중 맛있냐고. 단 조건이 있었다. 제각기 추천하지 말고 셋 모두가 수긍하는 집을 알려달라 했다. 경기 평택의 영빈루는 이른 시각부터 짬뽕을 먹기 위해 식객들이 줄을 서는 집이다. 특히 옛 짬뽕 맛을 기억하는 어른들이 많이 찾는다. 짬뽕 맛을 좌우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웍’이다. 무쇠로 만든 볶음용 주방도구다. 웍을 제대로 써야 짬뽕 면에 국물 맛이 잘 배고, 고명과 육수에서 ‘불 맛’이 난다. 영빈루 짬뽕의 매력은 이처럼 얼큰하고 깊은 국물 맛과 불 맛이 살아 있는 재료, 그리고 푸짐한 돼지고기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면발’도 살아 있다. 식도락가들은 직접 뽑은 면에서 밀가루 향이 나며 끈기가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전계욱씨는 “수저로 국물을 떠서 입으로 넣는 순간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칼칼한 국물과 면발이 적당한 조화를 이루는 것은 물론, 제법 잘한다는 짬뽕집에서 느낄 수 없는 깊고 독특한 맛이 오롯이 살아 있다”고 평가했다. 가격 면에서도 흡족한 편. 보통 4000원, 곱빼기는 4500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9시다. (031)666-2258. 충남 공주의 동해원은 신관동의 야트막한 언덕 위에 터를 잡았다. 겉모습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허름하지만, 맛으로는 짬뽕 명가 중의 명가로 꼽힌다. 문을 여는 오전 11시쯤이면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식도락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동해원 짬뽕은 맛이 아주 강하다. 고추기름이 듬뿍 들어간 빨간 국물이 맵고 짜고 진하다. 바로 이게 이 집의 매력이다. 흔히 쓰이는 돼지고기, 오징어, 호박, 당근 등 외에 특별히 더 들어가는 재료도 없지만 맛은 아주 특별하다. 국물이 ‘끝내주는’ 것에 견줘 면발은 다소 평범한 편. 수타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땀을 흘리며 면을 먹었다고 끝이 아니다. 맛깔스러운 국물에 공기밥을 말아 싹싹 비워야 이 집의 진수를 모두 맛보는 셈이다. 동해원의 영업시간은 오후 3시까지다. 하루에 달랑 4시간만 문을 연다. 신관동 신관파출소 바로 뒤편의 언덕에 있다. 짬봉값은 7000원이다. (041)852-3642. 강원 강릉의 교동반점은 ‘강릉짬뽕의 전설’로 통하는 짬뽕 전문 중식당이다. 제법 큰 도로변에 있지만 주차장은 없고, 테이블도 겨우 26석밖에 안 되는 작은 음식점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유명세에 견줘 규모가 턱없이 작은 것에 먼저 놀란다. 제대로 찾아왔는지 의아할 정도다. 규모가 작다 보니 식사 때가 한참 지났는데도 빈자리가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낯선 사람들과의 합석이 당연시된다. 교동반점 짬뽕은 한 젓가락을 맛보면 단박에 범접하기 힘든 ‘내공’이 느껴진다. 매운 고춧가루로 우려낸 아찔하고 깊은 국물과 푸짐한 해물, 차지고 쫄깃한 면 덕에 매콤하면서도 시원하고, 구수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면서도 짬뽕 한 그릇은 기본이고, 오래 여운이 남는 칼칼한 국물에 반해 자신도 모르게 “공깃밥 추가요”를 외치게 된다. 짬뽕 외 유일한 메뉴인 군만두 역시 일품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30분이다. 월요일은 쉰다. 6000원. (033)646-3833. 강원 고성의 수성반점은 ‘해물 짬뽕 명가’로 꼽힌다. ‘고성사람 중에 수성반점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인근 속초 등은 물론 멀리 수도권에서도 일부러 찾을 만큼 전국구 명소가 됐다. 짬뽕 맛을 내는 것은 오징어, 홍합 등 싱싱하고 푸짐한 해물이다. 돼지고기와 해물을 함께 볶아내는 게 비법이라면 비법. 여기에 양송이, 당근, 부추 등 채소를 듬뿍 넣는다. 그렇게 만들어낸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시원해 혀에 착착 감긴다. 게다가 면발까지 쫄깃하니 짬뽕으로서는 참 ‘아름다운’ 조합이다.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아 점심 시간에는 짬뽕, 짜장면, 짬뽕밥 등 5가지만 주문을 받는다. 주말에는 예약을 받지 않아 십중팔구 줄을 서야 한다. 돼지고기와 계란, 당면이 들어간 짬뽕밥도 별미다. 죽왕면 공현진리 해안가에 있다. 짬뽕 6500원, 짬뽕밥 7000원.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8시다. (033)632-7375. 강원 정선의 번개반점은 고추짬뽕으로 이름났다. 정선에서 맛집을 검색하면 늘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한데 이 집의 성가를 드높인 고추짬뽕은 정작 메뉴판에 없다. 콕 찍어 주문해야 만들어 준다. 고추짬뽕은 일반 짬뽕에 견줘 해물이 좀 더 많은 편. 여기에 붉고 큰 마른 고추가 몇 개 들어가는데, 이게 맵고 시원한 맛을 낸다.고한읍 고한시장 안에 있다. 주변 공간이 협소해 차는 주변 주차장에 세워두고 걸어서 가야 한다. 5000원. (033)591-5592. 충남 보령의 황해원 짬뽕도 인근에선 명물로 꼽힌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오징어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옛날식 짬뽕을 맛볼 수 있다. 황해원은 웍을 사용해 짬뽕 국물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돼지 살코기만 넣고 국을 끓이듯 진득하게 국물을 우려낸다는 것. 이후 채소를 넣고 조리하는 방식이다. 한국식 짬뽕의 원형인 셈이다. 그 덕에 짬뽕은 물론 짜장면도 맛이 깔끔하고 단정하다. 다만 점심 시간에만 먹을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1시 30분에 닫는다. 메뉴는 짬뽕과 짜장면이 전부다. 각각 5000원, 4500원이다. 성주면 성주리에 있다. (041)933-5051. 강원 횡성의 고향반점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맛집이다. 짬뽕 국물이 진하고 붉어 맵고 짜게 느껴지지만, 되레 은근하고 시원한 편이다. 강한 맛을 즐기는 짬뽕 마니아들에겐 맹숭맹숭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면은 손으로 뽑는다. 당연히 수타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잘 살아 있다. 근동에선 진작부터 명성이 높았지만, 외지에는 덜 알려져 한결 여유 있게 맛을 즐길 수 있다. 갑천면에 있다. (033)342-9210.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제빵인생 50년 권상범 제과명장

    [김문이 만난사람] 제빵인생 50년 권상범 제과명장

    빵은 오래전부터 서양 사람들의 식탁에 단골로 등장한 대표적인 메뉴다. 큰 덩어리의 빵을 손으로 찢은 뒤 버터와 잼을 발라 먹는 장면은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쌀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우리 사회에서도 최근 들어 빵 중심의 식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빵집에서 만나 데이트를 하고 케이크로 파티를 하며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빵은 어느새 일상에서 친근한 존재가 됐다. 배고플 때 빵집 앞을 지나노라면 다양한 모양의 예쁜 빵과 막 구워낸 빵의 향기에 입 안에서 침이 절로 넘어간다. 밀가루와 발효를 통해 환상의 하모니를 빚는 대한민국 제과명장 권상범(68)씨.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50년간 빵을 만들어 와 제빵 업계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다. 단돈 2000원이라는 월급으로 제빵 인생을 시작해 지금은 연간 20억여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그가 서울 홍대 앞에서 30년 가까이 운영했던 ‘리치몬드제과점’은 여전히 ‘추억의 빵집’으로 남아 있다.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다. 요즘 번듯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젊은이들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을 터.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리치몬드제과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입구 벽에는 그의 부인이 직접 그린 ‘제빵명장’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최근에는 어떤 일로 바쁜지 물었더니 “끊임없이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보다, 다른 나라보다 뒤떨어지면 결코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제빵에 관해 배울 것이 있다면 어느 나라든 가서 견학하고 연구하고, 필요하면 우리의 기술도 전수해 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제빵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빵 분야에서는 경제 선진국 주요 7개국(G7)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들어 외국에서 우리 기술을 배우러 오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온 연수생들에게 한 수 가르쳤다며 웃었다. “우리나라 제빵 수준은 1990대 이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만큼 소득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제적 수준이 올라가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제과와 빵을 선호합니다. 따라서 기술도 그 입맛에 맞게 더욱 발전하게 되지요.” 제빵 업계의 미래는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유사한 형태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프랜차이즈에서 생산된 빵이 아니라 직접 손맛으로 만든 수제 빵이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게 될 거라고 장담했다. 최근 들어 기존의 빵집이 프랜차이즈에 밀리는 현상에 대해서는 “우리 제빵인들이 노력하지 않아 어느 정도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다. 앞으로 빵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할 때 연구 개발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취업을 하지 못한 젊은이들도 제빵 분야를 ‘3D’ 업종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한국 대학생이 빵을 주식으로 하는 유럽을 제치고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제빵 기술의 선진화를 위해 20년 전부터 제빵기술학원 학생들에게 제빵 교육을 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어떻게 하면 명장이 되느냐고 물었더니 “제빵 업계에 20년 이상 종사해야 하며 발명특허 관련 논문, 신제품 개발, 대회 입상 경력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결정된다”면서 “누구나 명장에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 각고의 노력과 정성, 꾸준한 연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제빵 인생은 올해로 50년째다. 경북 봉화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강원 영월군으로 이사했다. 당시 부친은 텅스텐 광산으로 유명했던 영월 상동광업소 내 국립의료원 원무과에서 일했다. 1949년 어느 날 북한에서 내려온 군인들이 병원에 들이닥쳐 부상자 치료를 요구했다. 병원 직원들은 상황을 따져볼 겨를도 없이 사람들부터 살리고 보자며 부상자를 치료해 줬다. 며칠 뒤 누군가가 ‘병원에 빨갱이가 있다’고 당국에 신고하는 바람에 부친을 포함한 23명이 몰살되고 말았다. “25살의 젊은 어머니, 어머니 배 속에 있던 막내 여동생, 어린 첫째 여동생과 저를 남겨두고 아버지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이때부터 어머니는 삯바느질을 해 가며 우리 식구들을 키웠지요. 저는 종가 할아버지에게 한문을 배우며 봉화초등학교를 다녔고, 졸업한 뒤에는 집안일을 돕느라 상급학교 진학은 엄두도 못 냈습니다.” 산에 가서 땔감을 해 오고 상점에서 점원 일 등을 하다가 16살 때 외갓집이 있는 경북 의성으로 갔다. 당시 외가는 다과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방학 때마다 외가의 다과점에서 일을 거들다 보니 빵 만들기에 이미 재미를 느끼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그 길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다. 1년쯤 외갓집에서 일을 하다 17살 때 좀 더 큰 곳에서 일을 배우고 싶어 대구 광월당에서 1년 정도 기술을 익혔다. 그런 다음 단돈 2000원을 들고 서울로 왔다. 일자리를 찾아 헤매다가 종로 5가에 있는 성림제과에 먹여 주고 재워 주는 조건으로 우선 취직을 했다. 조그마한 제과점이라 공장장과 둘이서 일을 했고 잠은 주로 작업대에서 잤다. 하지만 온갖 고생으로 신경성 위장병을 앓아 몸무게가 20㎏가량 줄어들자 무작정 제과점을 나왔고 추운 겨울날 노숙자와 마찬가지 신세가 됐다. 그래도 열심히 직장을 찾아다녔다. 보름쯤 뒤 당시 조흥은행 본점 앞에 있던 풍년제과에 들어갈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던 같아요. 돈 한푼 없었고 갈 데도 없었고…. 직장을 찾아 종로에서 영등포까지 걸어다녔습니다. 배는 고픈데 날씨는 춥지요, 아마 그때 기차 탈 돈만 있었으면 어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내려갔을 겁니다. 그때 뼈저리게 다짐한 것이 ‘옮길 직장을 잡아 놓지 않고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풍년제과에서 받은 첫 월급은 2000원이었다. 그러나 일이 끝나도 쉬지 않고 혼자 남아 열심히 청소를 하는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본 지배인이 한달 만에 월급을 3000원으로 올려 줬다. 처음에는 빵 반죽을 주로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음 단계의 기술을 전수해 줄 법도 한데 그럴 기미가 도저히 보이지 않자 눈치껏 어깨너머로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 이때 그는 ‘나중에 돈을 벌면 꼭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기술을 가르쳐 주겠다’고 다짐했다. 그 무렵 반죽 온도 계산법을 스스로 익혔다. 아울러 당시 대표적인 제과 기술자로 평가받았던 김충복 선생에게 케이크 데코레이션 기술을 배웠다. 이와 함께 혼자 연구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시즌 때 사진사에게 돈을 주고 제과점을 돌며 케이크 사진을 찍어 오도록 부탁하기도 했다. 몸과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나름대로의 실력을 쌓아 나갔다. 1972년 10월 김충복 선생의 소개로 풍년제과 수련 생활 7년 만에 삼선동에 있는 나폴레옹제과점 공장장으로 옮기게 된다. 당시 나폴레옹제과점은 생긴 지 2년밖에 안 된 상태였지만 직원 5명과 함께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쉬지 않고 일한 덕택에 비교적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1973년 제과학교를 수료하고 전국 빵·양과자 품평대회에 나가 6개 부문에서 1등을 휩쓸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내친김에 1975년 나폴레옹제과점 사장의 권유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당시 도쿄제과학교에는 300여명의 학생이 있었는데 외국인은 제가 유일했어요. 낮에는 양과자, 밤에는 화과자(和菓子) 만드는 걸 배웠습니다. 현지 제과점에서 실습하는 동안 유럽 제품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유학에서 돌아온 뒤인 1979년 9월 그는 아현동 마포경찰서 옆에 ‘나폴레옹제과점’이라는 상호로 가게를 내 독립하게 된다. 이때 내세운 철학이 ‘오늘 만든 빵은 오늘 팔아야 한다’였다. 팔리지 않고 남은 빵은 마포경찰서 전경들에게 간식용으로 돌렸다. 그만큼 자신감과 정성으로 ‘권상범식 빵’을 만들어 나간 것이다. 1992년 상호를 ‘리치몬드제과’로 바꿔 성산동에 본점을 세웠고 이듬해 제과기술학원을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권상범식 빵’은 우리 밀과 유기농 계란 등을 사용해 건강식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제빵도 유행을 타기 때문에 고객의 취향을 앞서 파악하고 연구하는 노력은 필수다. 지금도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빵 굽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빵의 앞날을 고민한다. 슬하에 2남 1녀를 뒀으며 두 아들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제빵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권상범 대한민국 제과명장은… 1945년 경북 봉화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18세 때부터 빵 굽는 일을 했다. 서울 삼선동 나폴레옹제과점 공장장(1972~1979)을 지낸 뒤 1979년 리치몬드제과 마포점 창업을 시작으로 자신만의 ‘빵 인생’ 길을 걸었다.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지만 일본 도쿄제과학교 졸업(1975년) 스위스 리치몬드 국립제과학교 수료(1993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외식산업 최고경영과정 수료(1997년) 등의 이력을 쌓았다. 주요 수상으로는 노동부 장관 표창장(2001년), 대한민국 제과명장(2002년), 대통령 표창장(2002년), 서울시장 표창장(2005년), 재정경제부 장관 표창장(2006년), 국민훈장 목련장(2006년) 등이다. 이 밖에 프랑스 리옹 세계 페이스트리컵 대회 한국대표 심사위원 3회(1997, 1999, 2001년), 사단법인 대한제과협회 중앙회 회장(2000년), 제3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제과·제빵 한국대표선수 정지도위원 및 심사위원(2001년), 대한민국 최초 프랑스 요리·제과협회 해외자문위원(2003년), 제40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제과제빵 심사위원(2005년) 등으로 활동했다.
  • 사망 선고는 거짓말”…약침 치료로 2년째 생존

    사망 선고는 거짓말”…약침 치료로 2년째 생존

    “5개월 남았다는 얘기를 들은 지가 벌써 2년 전이네요” 지난 2012년 4월 기침이 계속되어 건강진단을 받았던 김철영(남•65세)씨는 폐암(비소세포폐암)에 임파 전이된 상태라는 진단과 5개월 남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청천벽력 같은 시한부 선고였지만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항암치료와 한방 면역치료를 병행한 김 씨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존해 있다. 항암 치료를 먼저 시작한 그는 마른 기침, 기력저하 등의 부작용으로 한방병원을 찾게 됐으며 약침치료를 통해 부작용 감소와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방의 약침치료가 항암부작용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은 2008년 Nystrom이 Acupuncture in medicine지에 발표한 논문을 비롯한 여러 연구사례들을 통해 보고되고 있다. Nystrom은 항암치료 후 오심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내관’혈에 침을 꽂아 증상이 경감되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고 밝혔다. 탁솔과 같은 1세대 항암제를 사용하는 경우 전신통증 및 속쓰림, 탈모 등의 중한 부작용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이 전신증상이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 진통제, 위장약 등의 대증적인 약처방만 내리는 것은 일시적인 호전을 기대할 순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 개선에는 부족하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소람한방병원 임창락 연구원장은 “기력이 증가하여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어지면, 항암으로 인한 부작용 감소뿐만 아니라 항암의 효과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최근 한약재의 추출물을 항암치료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복약시켰을 경우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치료효과도 증가된다는 사실이 국제적인 논문을 통해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대상포진 신경통 완화에 벌침이 효과”

    벌의 침액에 포함된 독성을 이용한 봉독침이 대상포진 신경통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훈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팀은 대상포진 신경통을 앓던 70대 남성 환자에게 봉독침을 시술해 뚜렷한 치료 효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임상 연구는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봉독약침의 대상포진성 신경통 치료 효과를 국제학계에 보고한 최초의 사례로, SCI급 국제학술지인 ‘대체보완의학저널’(JACM)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의료팀은 마약성 진통제와 진통 패치, 항우울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2년간 증상이 개선되지 않던 환자에게 주 1회 봉독침 요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치료 전 8점(10점 만점)이던 통증 정도가 치료 5주차에 2점으로 낮아졌으며 이후 1년간 통증이 재발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벌의 독성분인 멜리틴, 아파민 등은 소염 진통 작용과 면역 조절 작용을 해 한의학에서는 관절염과 류머티즘 질환 치료에 사용해 왔다”면서 “이번 임상은 봉독침 요법의 치료 범위가 대상포진 신경통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12월이 두려운 이유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12월이 두려운 이유

    12월이 두렵다. 아니, 11월부터 불안하고 가슴이 갑갑해진다. 지난 8일 경기도 안양에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가 신문 사회면에 실렸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다음 날이다. 수능 가채점 결과 점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월에도 수도권의 한 특목고 3학년 남학생이 별다른 연고도 없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에도 대구에서 수능을 하루 앞두고 대입 삼수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매년 수능을 전후해 수험생들이 시험 성적을 비관하거나 심적인 압박감을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불행한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10~19세 청소년 자살자가 10만명당 5.58명이다. 10년 전인 2001년의 3.19명보다 57.2%나 증가했다. 그런가 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아동청소년으로 분류하는 10~24세 자살률은 2000년 10만명당 6.4명에서 2010년 9.4명으로 47%나 늘었다. 순위가 18위에서 5위로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OECD 31개국 평균은 7.7명에서 6.5명으로 줄었다. 이런 한국의 ‘대입병’은 국제적으로도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자 ‘아시아의 광적인 대입시험 열풍’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의 과도한 입시경쟁을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한국 교육과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꼬집었다. 우리야 다 아는 이야기라지만 외국 신문 사설에까지 오르내리는 현 상황에는 할 말이 없다. 뉴욕타임스의 사설이 아니어도 숨막히는 대입 과열경쟁이 우리의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어른들의 자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게 문제다. 기성세대는 ‘대학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얘기를 곧잘 한다. 국내외 명문대를 나와도 취직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고, 취직을 했어도 명문대를 나왔다고 사회적으로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행복한 것도 아닌 것을 보면서 하는 말이다. 지내 놓고 보면 대학만큼 ‘고비용 저효율’인 투자도 없다. 우리 주변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성공한 이른바 ‘고졸 신화’가 적지 않다. ‘청계천 판잣집 소년’에서 국무총리실장이 된 김동연, 국내 100대 기업의 유일한 고졸 출신 사장인 ‘세탁기 박사’ 조성진 LG전자 사장, 장인수 OB맥주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회장 등등. 연예계와 스포츠계, 문화계로 돌리면 학력이 아닌 실력과 재능으로 성공한 이들은 훨씬 많다. 조용필, 서태지, 양현석, 보아, 류현진, 이청용, 김기덕…. 중·고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지인들과 만나면 운동이나 예술 등에 재주가 있으면 밀어줄 텐데 이도저도 아니니 할 수 있는 게 공부밖에 없더라는 얘기를 농 삼아 한다. ‘고졸 신화’는 내 얘기가 아닌 남에게만 해당된다는 듯 말하곤 한다. 그러다 올 들어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교생들의 얘기를 들으면, 성적 스트레스에 신경이 곤두서 위태위태하다는 다른 집 아이들 얘기를 들으면 순간이지만 부모의 욕심을 내려놓게 된다. “건강한 게 최고다”, “살아 있으면 됐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단다. 제도와 사회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겠지만 솔직히 변화를 기약할 수 없으니, 우선 가슴을 쓸어내렸던 부모들부터 한발씩 물러서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간섭이 아니라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자. 집에 가면 방문을 닫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아이를, 귀찮다며 뿌리치는 아이를 한 번 꼭 안아 주자. 12월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 내는 첫걸음이다. kmkim@seoul.co.kr
  • “침뱉지 마라” 10대 훈계했다 경찰 신고당해

    30대 남성이 고등학생에게 침을 뱉지 말라고 훈계했다가 폭행범으로 경찰에 입건될 처지가 됐다. 광주 남부경찰서에 13일 오후 11시 40분쯤 광주 남구 노상에서 김모(37)씨가 이모(17)군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군은 김씨가 자신의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며 폭행죄로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사건 발생 30분 전 길을 지나가다가 이군이 친구들과 모여 침을 뱉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거리에 침을 뱉으면 안 된다. 청소년들이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한다”고 훈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 가볍게 머리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군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김씨의 폭행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서로 화해할 것을 권유했다. 당초 이군은 경찰의 권유를 받아들여 합의에 응했지만 30분 뒤 폭행으로 처벌해달라며 재차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군이 김씨의 처벌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어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군은 이전에도 수차례 술을 마신 사람에게 일부러 시비를 걸어 가볍게 맞은 사실을 두고 폭행으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합의금을 타내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지만 때린 사실이 명확한 만큼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