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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수팀 난자 1600여개 사용”

    취재윤리 위반으로 잠정 중단됐던 MBC ‘PD수첩’이 황우석 교수 연구에 의혹을 제기한 이유와 그 취재 과정을 소재로 3일 오후 11시5분 ‘줄기세포 신화의 진실’편을 내보내면서 방송을 재개한다. ‘PD수첩’ 제작진은 2일 “황 교수 팀이 2004년,2005년 연구에 86명의 여성으로부터 모두 1600여개 난자를 제공받아 사용했다는 최근 입수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면서 “이 가운데 난소 과자극증후군을 경험했던 사람은 20%에 달했고, 매매로 난자를 건넨 여성 가운데 두 번 이상 채취 수술을 받은 사람이 10명이나 됐다.”고 밝혔다. 난자 제공 연구원이 기증에 앞서 동료에게 보낸 e메일을 공개하며 이 과정에 황 교수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다루며 당시 정황과 황 교수의 난자 기증 개입을 뒷받침하는 중대한 증언도 내보낸다.또 7개월 남짓의 취재 전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한편, 황 교수 연구 팀이 논문을 조작한 배경과 어떻게 이같은 일이 가능했는지도 분석한다. 한편 ‘PD수첩’은 10일에는 복제소 영롱이를 포함해 황우석 신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17일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과학계에 어떤 검증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지 등 대안을 찾는 내용을 방송할 것으로 알려졌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신문·KSDC조사]40대 과거청산 61%·개혁 67%가 압도적 지지

    [서울신문·KSDC조사]40대 과거청산 61%·개혁 67%가 압도적 지지

    ■세대·지역별 정체성 ●우리 사회의 정체성 세대·학력·소득별로 국가를 보는 시각은 현저히 다르다. 그 중에서도 세대는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변수로 작용한다.386세대로 일컬어지는 40대의 사회적 위치가 대표적 예이다. 현실적으로 개혁적 성향이 강한 40대를 빼고 우리 사회를 설명하기 어렵다. 분명 그들은 정치·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력·소득별 의견 차이는 정치적 부문에서 가시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경제 부문에선 성장에 힘을 모으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강화해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가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일이라는 데 대해 65%가 전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성·연령·소득별로 따지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와 국가안보에 적극적이다. 남성의 동의율은 67.6%인 반면 여성은 63.0%이다. 고소득층과 중산층은 67%대로 저소득층 60.2%와 비교가 된다.40대가 동의하는 비율은 다른 연령대와는 차이가 확연한 편이다.40대는 69.3%나 된다. 전적인 동의가 22.8%, 대체로 동의가 46.5%이다.30대는 67.7%,20대는 63.5%이다.50대 이상은 61.2%로 의외로 가장 낮다. 40대의 이러한 경향은 이른바 코호트 효과로서의 특징이다. 베이비 붐 세대인 40대는 사회·문화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독특한 경험을 가졌다. 이런 탓인지 삶에 있어 원칙과 믿음도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높다. 친일문제·군부독재시절의 인권 침해 등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국가가 끝까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 제대로 개혁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갈등이 아니라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두 가지 질의에서도 40대만의 특이점이 보였다.40대는 과거사 청산에 대해 61.4%, 개혁에 따른 국민통합에 대해 67.2%가 동의했다.30대는 과거사 문제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은 세대인 탓에 다소 이념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40대는 정작 과거사를 경험한 50대 이상의 51%보다 더 나선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40대의 코호트 효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대학 재학 이상과 월수입 300만원 이상인 응답자도 과거사 청산과 개혁에 적극적이다. 특이하게도 20대들의 63.5%가 과거사 청산에 적극 지지했다. 나아가 사회 일각에서 노무현 정부가 과거사 정리, 국가보안법 개정 등 국가의 근본을 뒤흔들면서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 비율이 40대는 21.5%로 가장 높았다.20대는 17.5%,30대는 17.6%이다. 대학 재학 이상의 21.8%,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18.8%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신지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이 57.1%, 강원도 22.0%가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66.4%는 동의하지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27.0%는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봤다. 반대 의견을 밝힌 17.1%의 정치적 성향이 전통적인 의미에서 쉽게 진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40대의 경우도 개혁적인 성향을 가졌지만 스스로 이념적 진보라고 내세우지 않는다. 진보라는 40대의 비율은 19.5%에 그치고 있다. 40대의 정치적 정체성의 구체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필요한 요소에서도 드러난다. 전체적으로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26.9%가 법과 질서의 확립,20.3%가 자유경쟁체제의 강화,16.8%가 사회약자에 대한 보호,11.5%가 기회균등보장,10.5%가 사회에 대한 책임성 강화,6.5%가 인권 보장을 들고 있다.30·40대가 꼽은 우선순위도 전체 응답자와 같다. 반면 20대는 법과 질서보다 자유경쟁체계 강화를 1순위로 꼽았다. 국민 1인당 GNP가 1만달러 선에서 주춤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 세대·학력·소득별로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개혁보다 성장이라는 경향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극복하려면 25.7%가 국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주도형 성장 확산,24.9%가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내수 기반 확대,21.3%가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위한 경제환경 개선,10.6%가 재벌소유 완화 등 경제정의 실천을 제시했다. 남성들은 수출주도형 성장, 내수기반확대, 경제환경 개선 등의 순인 데 비해 여성들은 내수기반 확대, 수출주도형 성장, 경제환경개선 등을 꼽고 있다.50대들도 내수기반 확대에 우선순위를 뒀다. 종합해 보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 10여년 동안 한국 사회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정권의 등장은 우연한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나타나는 개혁적 흐름은 40대의 사회 진출과 뿌리를 같이하고 있다. 또 고등교육을 본격적으로 받은 세대로 민주화, 탈냉전 시대를 거쳐 중년층으로 성장한 40대의 성향은 정치와 사회 각 분야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결국 그들도 기성세대가 되고 사회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20·30대가 앞으로 10년,20년 후 현재 40대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20·30대도 개혁적이지만 40대보다는 덜한 만큼 10년 후 한국 사회는 또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연령효과 ·코호트 효과 사회경제적 변수 중 세대, 학력, 소득은 응답자의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세대는 가장 핵심적인 배경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사회과학에서 세대에 대한 두 가지 논거가 있다. 세대의 ‘연령 효과(age effect)’와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집단)’가 그것이다. 연령효과는 사회적·생물학적 성숙과정에 따른 차이다. 일정한 시점에서 특정 연령층의 행동이나 태도들에서 관찰되는 변천들이 성장 및 노화라는 과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된다라는 말도 이에 해당한다. 코호트 효과는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화 경험에 의해 빚어진 차이다. 코호트에 따른 성장 패턴의 차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러한 개념 틀로 보면 4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코호트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국가현안 “경제” 64%· “개혁” 6% 국민들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과제로 개혁이 아닌 성장을 꼽았다. 또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사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정치권의 움직임과 국민들의 요구가 엇박자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대권 예비후보 가운데 국가 현안을 풀 능력을 가진 ‘적합 후보’로 이명박 서울시장을 들었다. 국민들의 64.3%는 경제발전에 치중하기를 원했다. 남녀노소, 소득, 직업, 지역, 학력, 이념 성향 등을 떠나 압도적이다. 반면 지속적인 개혁은 6.0%, 사회차별과 불평등 해소는 5.6%, 지역주의 청산은 3.9%에 그친 것도 경제발전에 대한 강한 기대를 뒷받침하는 수치인 셈이다. 특히 사회의 이념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소인 안보 강화는 0.8%, 남북문제 해결은 2.9%로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국민통합만 가까스로 10%가 넘는 12.6%에 머물렀다. 시급한 국정과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과제 해결 적합 후보’에 대한 질문에서 이명박 후보의 꾸준한 상승 곡선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 시장의 상승 추세는 지난해 3월 19.7%,6월 21.6%,12월 25.4%로 나타났다. 연령·학력·직업·소득 등의 영역에서 경쟁자를 크게 앞섰다. 다만 무응답 비율이 34.4%에 이른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고건 전 총리는 18.6%,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5.7%로 지난해 3월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해 6월 이후 약간 오르다 12월에는 12.0%로 떨어졌다. 박 대표의 경우,50대 이상의 지지가 15.3%로 가장 많고,40대가 10%,20대가 12.5%,30대가 9.2%였다. 경제발전 부문의 경우, 이 시장의 적합도 평가는 지난해 3월 25.2%,6월 28.5%,12월 28.8%로 나타났다. 고 전 총리는 12월 현재 17.9%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지만 박 대표는 13.5%로 경제발전 영역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정 장관은 4.2%에 불과하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실전논술] 한국인의 사고하는 태도 문제점과 해결책

    ●다음 글을 읽고, 한국인이 사고하는 태도에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서 그 해결책을 제시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며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사고는 기억이 아니다. 그것은 이성에 의해서, 이성의 엄격하고 보편적인 법칙을 따라서 어떤 사실·사태·사건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문자 그대로의 ‘이치(理致)’의 추구력을 말한다. 진리와 오류는 반드시 증명되어야만 한다. 증명하려는 불 같은 의욕이 없는 사고는 있을 수 없으며 이성을 등한히 하는 사고는 사고의 죽음과 마찬가지다. 참된 사고에는 엄청난 지적 긴장이 수반돼 피땀나는 지적 노력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저 결론만을 찾으려는 가지가지 유혹이 사고하는 과정 속에 항상 따르고 있음은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한국인의 사고의 빈곤은 모든 학문의 영역에서 뚜렷하게 독창적인 이론이 하나도 한국에서 세워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증명되거니와 학계나 문화계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학자, 지식인들의 태도 혹은 경향 속에서 한국의 사고가 얼마만큼 자립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볼 수 있다. 현재 한국인의 사고하는 태도에서 대략 세 가지 경향을 들 수 있다. 첫째, 사대주의이다. 멀쩡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신문, 잡지에는 그런 말 대신 알 수도 없는 외국어를 쓰려는 경향이 근래 심해지고 있다. 빌려 쓴 외국어가 흔히 잘못 쓰이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우습고도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러한 경향은 잠재적이나마 외국어 숭배의 심리를 반증한다. 사대 심리는 여기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외국 문학의 인기, 무조건적인 외국인 학자에 대한 엄청난 관심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용상으로 볼 때, 별로, 아니 전혀 관계도 없는 기사나 원고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것이라고, 외국의 것이라고, 무조건 대대적으로 신문이나 잡지에 보도되고 실리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권위주의는 일종의 사대주의이다. 왜냐하면 사대주의는 근본적으로 외국 문화의 권위를 인정함으로써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인 사고의 권위주의에서 일종의 사대 사상을 또한 찾아볼 수 있다. 대단치도 않은 학술론·잡문에도 필자의 학술적 양심·유식을 보이려는 듯이 흔히 외국 문서의 참조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하면, 필요도 없는데 공연히 외국어를 원문대로 삽입한다. 그뿐 아니다. 어떤 주장을 할 때 그 주장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기에 앞서 이미 권위 있는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의 견해를 인용함으로써 그 주장이 옳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은근한 압력이 많다. 그러나 사고는 권위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참다운 사고는 우선 권위를 일단 비평적으로 대하는 데서만 출발한다. 어떠한 사실 혹은 주장은 권위 있는 사람이 그것을 인정해서 옳아지는 게 아니다. 어떤 사실이 정말이라면 그것은 단순히 사실이 정말이기 때문이요, 어떤 주장이 옳다면 그것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리에 빈틈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사대주의의 반동으로 나타나는 국수주의이다. 이 경향은 첫째의 경향에 비해서 약하지만 무시 못할 경향이다. 국수주의적 사고는 ‘옳고’,‘그름’의 기준, 가치의 기준을 문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념 혹은 감정에 두고 있는 사고 방식이다. 한 이론이나 주장은 그것이 동양인에 의해서 세워진 것이기 때문에 옳은 것이 되고, 한 예술 작품은 그것이 한국인에 의해서 창조된 것이기 때문에 좋아진다. 사대 사상? 열등 의식에 사로잡힌 나머지 동양적인 것, 한국의 것을 무조건 무시하는 자학을 해서는 안 됨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애국심이나 어떤 감정에 좌우되어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택함은 사고하는 태도가 아니라 사고의 자위 행위이다. 자위 행위가 건전한 기쁨을 가져오지 않음을 물론이거니와 그런 행위를 하는 본인에게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해로움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적 사고의 특색은 냉소주의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냉소주의자들은 전혀 사고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어떤 우연이나 딴 이유에 따라 사고하는 사람들, 즉 학자·교수·문화인이란 명칭을 받게 된 사람들이거나 혹은 사고할 능력은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사고하기를 중지한 게으름뱅이들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그들 자신을 사고인의 범주 속에 넣고 있고 그렇게 해 주기를 바란다. 그들은 삼사십이 못 되어 이미 ‘도(道)’에 통해서 우주적 고차원에서 관조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들의 눈에는 무엇을 더 알고 따지고 캐 보려는 모든 지적 노력이 철없는 짓으로 보인다. 그들에게는 열심히 수학을 따지고 예술을 논하며 정의를 찾으려는 사고가 유치한 것으로 보이고, 참다운 사고는 그러한 작은 사고의 테두리를 넘어서 주말이면 낚싯대나 잡고 바라보는 구름 속에서만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사고의 죽음을 의미한다. 냉소주의자들은 사고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고를 부정하는 패배자에 지나지 않는다. -박이문 <한국인> ●지문의 분석 이 글은 한국인에게 사고의 자립이 필요한 이유와 그 방안에 대해서 언급하기 전에 먼저 한국인의 사고하는 태도를 논리적이고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있는 글이다. 먼저 자립성이 없는 한국인의 사고로 이성적 활동이 빈약하고, 이성을 등한시하는 한국인의 사고는 빈곤하다고 보고 있다. 참된 사고에는 지적 긴장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한국인이 어떻게 사고하는가를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말하고 있다. 하나는 외국어 숭배 등의 사대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외국의 것이라면 무조건 숭배하는 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한 사고의 권위주의는 일종의 사대 사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사고의 자위 행위로써의 국수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국수주의는 이념과 감정 등에 가치의 기준을 두는 사고 방식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고의 자학 행위, 자위 행위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사고를 부정하는 패배자의 자세인 냉소주의도 지적하고 있다. 학문적 진리를 따지고 천착하려 하기보다는 현실을 벗어나 자연에서 소요하는 행위가 참다운 사고라고 보는 관점이다. 글쓴이는 이러한 태도는 사고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냉소주의적 사고 방식은 사고를 부정하는 패배자의 모습이라고 여기고 있다. ●출제의도와 생각하기 이 문제는 한국인이 지니고 있는 단점이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파악한 뒤에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이다. 즉, 나 개인이 아닌 우리 민족의 모습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는 문제이다. 우리 사회가 보다 나은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가 무엇인지를 성찰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러면 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 한국인이 자립적인 사고를 갖지 못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이 논술에서 찾고자 하는 사고의 자립을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문제 해결을 위한 정신적인 측면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보도록 하는 데 중요한 출제 의도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관점에서 사고의 자립을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두 가지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논술 문제는 애초에 분량상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내용을 마구 늘어놓으면 논리적인 서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사고 방식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올바르게 성찰해야 할 필요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 머문다든지 너무 주관적인 색채가 가미되면 문제에서 의도하고 있는 바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한 방식으로 문제의 핵심적 원인을 진단한 다음에 그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 나라 교육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중 하나로 사물에 대한 올바른 비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이러한 문제점에서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교육을 하게 되면 자립성이 있는 사고를 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구체적인 수업 현장을 염두에 두고 논의를 전개할 수도 있고,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토론이 일반화되는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도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식으로 마무리를 짓는 것은 논술의 기본적인 성격에서 벗어나는 태도이므로 지양해야 한다. ●어떻게 쓸까 우선 주제의 방향은 논제에서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점을 고려하여 ‘사고의 자립을 위한 방안’ 정도로 정리하면 된다. 이와 관련된 주제문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주성과 독립을 위해서 사고의 독립이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서론 부분에서는 우리의 사고 과정이라든지 사고 방식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사고의 자립성을 찾을 수 없는 상황 비판하는 정도에서 논의를 도입하면 될 것이다. 이 때 유의해야 할 것은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 방향이 분명히 제시되면 글의 방향을 분명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본론 부분에서는 사고의 자립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면 된다. 먼저 본론의 처음 부분에서는 사고의 자립을 위한 교육적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사고의 자립과 관련된 우리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개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나타내는 특징들인데, 예를 들면 주입식 교육의 수업이 지닌 폐해를 생각해 그러한 점을 지양하고 비평적 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본론 둘째 부분에서는 한국적 사고의 자립을 위한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진리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 정신이 요구된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부분에서는 앞서 논의한 내용을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사고의 독립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독립은 없다는 점을 논의의 전제로 하여 한국인에게 사고의 자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면 된다.
  • [코드로 읽는책] 다시 일어설 용기 필요하십니까

    연말이다. 한해의 아쉬움을 접고 희망찬 새해를 구상할 때다. 매년 되풀이하는 거창한 계획보다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실천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이럴 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지침서 한 권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19세기의 저명한 정치개혁자이자 언론인, 사업가인 새뮤얼 스마일스(1812∼1904)의 ‘자조론(自助論)’(공병호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이 완역, 출간됐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등 스마일스의 세기를 뛰어넘는 주옥같은 명언이 담긴 이 책을 새해를 앞두고 만나게 된 것은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스마일스가 말하는 ‘자조정신’이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여는 것, 즉 자신을 실현하는 것이다. 내 인생을 바꾸는 힘은 ‘나’에게 있으며,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강력한 힘이 바로 자조정신이라는 것. 이를 뒷받침하듯 여러 계층을 아우르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 처한 삶의 현장에서 근면과 성실, 용기와 불굴의 노력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기업가, 노동자, 기술자, 과학자, 발명가, 군인, 정치가, 예술가 등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개인적 성공과 함께 인류문명의 발전을 성취한 사람들의 인생은 잔잔한 감동을 전달함과 함께, 대중적인 자기계발서의 효시로서 손색이 없다. 저자는 고향 소도시 작은 야학에서 행한 강연 원고를 바탕으로, 근면과 인내의 덕목으로 분투하면 누구나 부와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부(富)와 행복은 제도나 국가가 아니라, 오로지 개인의 노동과 근면으로부터 나온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는 것. 신분의 제약이나 타고난 재산의 유무에 관계 없이 누구나 의지와 노력을 통해 부와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은, 당시 노동자 계급에까지 파급돼 전 사회적인 경제활동 인력의 분발과 노력을 촉발시켜 국부(國富)를 만들어낸 텍스트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스마일스는 기존의 영웅 자리에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개인을, 타고난 부와 재능의 자리에 자기 분야에 대한 몰입과 열정을 대치시켰다. 영웅이 아닌 범인, 천재가 아닌 노력가, 재능보다는 열정, 자본보다는 검약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이와 함께 사회적 악덕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인격과 도덕의 가치’에 대한 경구도 새겨 읽을 만하다. 다시 일어서야 하는 용기가 필요할 때, 무기력함 때문에 의욕을 잃고 방황하고 있을 때, 문제해결을 위한 예리한 지혜를 구할 때, 지친 심신을 재충전하는 여유시간을 갖고 싶을 때, 잠시 스마일스가 인도하는 자조정신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어느새 당차게 세상살이의 거친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 그리고 교훈을 얻은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1만 5000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강원 혁신도시 공방 정부로 불똥

    강원도 혁신도시 관련 후유증이 ‘진실 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가 “건설교통부 등에 공공기관 이전·배치에 대한 모든 권한을 달라.”고 요청, 불똥이 정부로 튀고 있다. 강원도는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혁신도시 입지선정문제에 관해 정부가 권한과 책무를 가지고 있음에도 최근 모든 권한과 책무가 도지사에게 있는 것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향후 공공기관 이전·배치에 대한 모든 권한을 도지사에게 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는 혁신도시의 입지선정 및 공공기관의 분산배치 등에 관한 권한을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건교부 등은 공공기관의 분산배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중앙정부와 도와의 갈등도 예상된다. 이와 함께 강릉시민 400여명은 이날 강원도를 항의 방문해 “정부의 입지선정 세부평가 기준표상의 ‘도로·철도·공항 등 간선교통망과의 접근성’이 강원도에서는 ‘수도권을 포함한 도로 철도와의 거리’로 바뀐 것이 건교부 지침이 아니라 도의 자체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진실을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강원도 미래기획단 관계자는 “건교부가 주관한 지침시달회의에서 확인하고 입지선정위원회 논의과정에서 건교부에 재확인한 결과, 간선교통망과의 접근성에 수도권을 포함한다는 지침을 분명히 받았다.”고 정부에 책임을 전가했다. 그러나 도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회의 녹취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할 뿐 구체적인 자료 제시는 못해 진실게임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관계자도 “세부평가항목에 따른 갈등 등은 도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춘천시 유종수시장도 “최근 도에서 발표한 20만평 규모의 전략산업단지 조성 발표는 사전 협의도 없이 발표한 여론 무마용이다.”면서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한국계 법학교수가 비밀도청 법리제공”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법원의 영장 없이 국제전화와 인터넷 통신을 도청해 수집한 정보의 양이 백악관이 인정한 것보다 훨씬 많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영장이 없는 도청에 대한 행정명령은 알카에다와 연관된 인물들의 국제통화와 이메일에만 국한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NSA가 테러 용의자를 파악할 수 있는 정황을 찾기 위해 훨씬 많은 전화와 인터넷 통신을 감청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NSA가 개별 전화에 대한 도청이 아니라 미국의 통신시스템에 직접 도청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 고위 관리들이 통신업체를 방문, 국제전화가 미국내 통신시스템을 더 많이 거쳐갈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함께 비밀도청에 대한 법률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이 한국계인 존 유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법대 교수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9·11테러 직후 법무부에 근무했던 유 교수가 선제공격권과 포로 고문의 이론적 근거 등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이론들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 지명자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법무부에서 근무하면서 국가안보를 위한 불법도청 등에 대한 면책특권이 인정돼야 한다는 법리를 주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dawn@seoul.co.kr
  • [‘황우석 조사’ 중간발표] 노정혜 조사위 대변인 문답

    [‘황우석 조사’ 중간발표] 노정혜 조사위 대변인 문답

    ▶논문조작은 황 교수가 직접 지시한 것인가. -논문을 쓸 당시 세포주가 2개밖에 없던 상황에서 11개의 데이터를 낸 것은 황 교수가 개입하였을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이에 대해서는 황 교수도 일부 인정하고 있고 연구원의 진술도 뒷받침하고 있다. ▶1월9일 오염사고가 일어난 것은 확인이 됐나. -사고가 일어나서 다 없어졌다고 연구원들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황 교수가 오염사고 이후 줄기세포 6개를 추가로 만들고 논문 제출 이후에 3개를 추가로 만들었다고 했는데,6개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지금 현재 실험실에서 그 6개를 키우고 있다. 그게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현재 키우고 있는 세포들과 냉동보관된 세포주들을 각각 9종씩 DNA 지문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안다. ▶황 교수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되나. -지금 드러난 논문 데이터의 조작만으로도 황 교수는 중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조사위원회의 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므로 최종 결과를 기다려 결정할 예정이다. 황 교수 이외 다른 교수들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더 나와야 판단이 가능하다.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은 전혀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인가. -할 수가 없다. 김선종 연구원과도 아직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고 아직 거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선생님과 함께하는 초등논술] (3) 3~4학년생 논술평가

    중학년(3∼4학년)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사귐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 상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립시켜 나가기 시작한다. 따라서 중학년 어린이들의 논술은 이러한 어린이들의 성향을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접하게 되는 여러 상황에 대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며, 문제 상황의 결과를 예측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해 보는 ‘문제해결형 논술’을 중심으로 학습해 볼 만 하다. ●‘문제해결형 논술’의 첫걸음 3학년 2학기 셋째마당 2단원 ‘이렇게 해 봐요.’에 나오는 학습제재를 바탕으로 출제될 만한 논술형 평가 문제를 예로 들어 문제의 출제 의도나 논술의 주안점, 가정에서 대비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알아 보자. 쓰기 영역의 학습제재 중, 지수라는 어린이가 만화영화에 싸우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내용을 예문으로 제시하고 ‘이 만화를 보고 지수의 걱정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내 의견을 써 보세요.’라는 문제를 제시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문제 상황의 결과를 예측하고 그 해결책을 생각해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문제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싸우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만화를 많이 보면 어떻게 될지.’ 결과를 예측해 보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결방안을 생각해 글을 쓰도록 한다. 이 때 중학년 논술은 저학년과는 달리, 제시되는 근거가 보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인 자료나 구체적인 예여야 한다. 또 원인과 결과, 해결 방안을 제시할 때 문단의 구조가 주제문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문장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예컨대 ‘어린이들은 본대로 행동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요즈음 어린이들의 만화를 보면 싸우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온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이런 만화를 계속 본다면 폭력적인 어린이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화영화를 없앨 수는 없다. 왜냐하면 많은 어린이들이 만화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화영화의 내용을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좋은 내용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즉 어린이들의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을 다룬 만화나 상상의 세계를 펼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의 만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등의 답안을 만들 수 있다. ●한권을 읽더라도 정독하는 습관 이런 일련의 논술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종합력, 비판력, 추리력, 판단력 등의 논리적인 사고력과 문장을 짜임새 있게 구술하는 문장 구성 능력이다. 중학년은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에 대해 평가 및 감상, 속독, 정독 등을 할 수 있으며, 독서의 즐거움도 느끼게 돼, 독서 습관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기의 독서에서 중요한 것은 책을 빨리 많이 읽는 것보다, 한 권을 읽더라도 천천히 정독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책을 빨리 읽는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책의 내용만 파악하는데 그치기 쉽고, 책을 읽으며 상상·추리, 또는 기발한 생각을 해보거나, 인물의 행동에 대해 비판해 분석하는 등의 차원 높은 사고 과정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가정에서 책을 읽을 때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정독하는 습관을 갖고 ‘그래서, 그리고, 그러므로, 따라서, 또’등의 이어주는 말을 알맞게 넣어 생각을 짜임새 있게 표현해 보도록 한다면 문제해결형 논술 평가 문제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 교사 허득실
  • [이슈로 본 2005 지구촌] (4) 브릭스의 질주

    [이슈로 본 2005 지구촌] (4) 브릭스의 질주

    브릭스(BRICs)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됐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3개국은 여전히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더욱 거세게 기존 질서를 흔들어댔다. 날개 단 듯 거칠 게 없는 중국, 에너지 수출과 균형외교로 예전의 힘을 되찾고 있는 러시아, 정보기술(IT)과 아웃소싱 등 서비스업을 발판삼아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도약중인 인도는 국제 정치무대까지 지형을 바꿔놓을 심산이다. 반면 잘 나가던 브라질은 정치 스캔들로 주춤거리고 있다. ●비상의 날개 단 중국 지난 25년 동안 평균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온 중국의 성장은 ‘세계를 변화시킬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긴축정책속에서도 올 9.8%의 성장률 달성을 눈앞에 둔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도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중국 국가통계국(NBS) 등은 올 GDP 규모를 지난해보다 20? 약 3000억달러 이상 늘어난 2조달러로 전망했다. 무역량으론 이미 세계 3위 교역국이 됐고 구매력평가(PPP)에선 세계 2위 일본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브릭스의 전략적 협력 브릭스간 협력은 경제에만 그치지 않고 전략적 측면으로 발전되면서 국제질서의 변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국경 무력충돌 등으로 불편한 관계였던 중국과 인도 두 나라는 국경문제해결 원칙 합의 등 불편함을 털어내고 실용적인 접근의 기틀을 다졌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4월 인도를 방문,IT 협력 등 관계강화를 선언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원자바오 총리는 회담후 국경분쟁 해결과 경협 확대를 강조하는 ‘델리 선언’을 채택했다. 양국의 지난해 교역액은 136억달러로 전년보다 79%나 늘었다. 개와 고양이 관계로 비유되던 중국과 러시아도 지난 8월 미국을 겨냥하듯 사상 최초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 밀착을 과시했다. 러시아와 인도도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며 미국을 애타게 했다.2001년 중국,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창설한 상하이협력기구(SCO)는 중앙아시아 주둔 미군 병력의 철수를 요구하는 등 집단 행동으로 미국을 놀라게 했다. 미국이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의 군사적 행동범위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나 지난 5월 인도에 파격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면서 러브콜을 보낸 것도 이런 흐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질주는 어디까지 브릭스의 강점으론 풍부한 천연자원과 싼 임금의 숙련된 노동력, 넓은 시장 등이 꼽힌다. 그러나 열악한 인프라, 불안정한 금융시스템과 국영은행의 악성부채, 빈부격차에 따른 사회적 불안정이란 공통된 부담도 안고 있다. 질주만큼 급전직하의 불확실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성장은 정부 예산수입의 40%를 가스, 석유 등 에너지 자원에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에 기반하고 있고 인도의 종교·지역적 갈등요인이나 행정의 비효율성도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몇년째 호조를 보이던 브라질은 지난 6월 ‘의회 스캔들’의 여파로 타격을 받았다. 해외투자 감소 등 경제까지 정치불안의 여파가 미친 탓이다.“시장요소는 긍정적인데도 정치적 위기로 경제적 도약 기회가 흔들리고 있다.”고 투자자들은 평가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정권범죄로 확인된 5공 ‘녹화사업’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5공화국 당시의 대학생 강제징집과 ‘학원 녹화사업’ 실상은 그동안 알려진 내용보다 훨씬 악랄했다. 체제에 저항한다는 이유로 검거돼, 본인 의사는 물론 연령·신체등급에 상관없이 강제로 입영된 대학생 숫자가 1100명을 넘어섰다. 또 보안사는, 이들을 포함한 대학생 입영자 1200여명을 녹화사업에 동원하려고 심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녹화사업은 한마디로 군 정보기관이 프락치를 양성해 대학가를 감시하고 밀고케 한 공작 사업이다. 결국 1980대 초 대학을 다닌 많은 젊은이들이 불의(不義)한 공권력에 의해 삶을 짓밟힌 것이다. 아울러 강제징집이라는 인권유린 행위가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 국방부·병무청·내무부·문교부 등 정부조직과 각 대학이 깊이 간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총칼을 앞세워 쿠데타를 주도한 전 씨가 권력 유지를 위해서는 어떤 악행(惡行)도 주저하지 않았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 것이다. 반면 아무리 독재정권의 서슬이 퍼렇다 해도 교육기관인 대학까지 강제징집에 적극 협력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제라도 대학의 자기반성과 강제징집 실태 공개가 뒤따라야 한다. 국방부 과거사위는 이번 조사에서 당시 상황을 뒷받침하는 관련문서를 여러건 찾아냈다. 그러나 우리는 강제징집과 녹화사업에 관한 조사에 아직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녹화사업을 지시한 주체가 누구인지, 심사를 받은 1200여명 가운데 녹화사업에 실제 투입된 인원은 얼마인지 등을 추가로 밝혀내기를 기대한다.
  • [줄기세포 ‘진실게임’] “전례없는 스캔들… 사이언스 휘청”

    미국의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가 전례 없는 황우석 교수 스캔들로 휘청거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니카 브래드퍼드 사이언스 부편집장은 NYT에 “지난 수십년간 논문이 진위 의혹에 휘말리거나 철회되고 때로는 과학적 사기로 드러나 기소되기도 했지만 이번 소동과 비교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도 드라마틱하다.”면서 “이런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황 교수의 논문은 사이언스에 지난 3월15일 이메일로 도착했고 지난해 2월 이미 황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논문을 실은 바 있어 낯설지 않았다. 이후 올해 사이언스가 받은 1만 2000건의 논문과 함께 1,2차에 걸쳐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황 교수의 경우 3명의 외부 전문가가 심사했으며 지난 5월12일 출판이 결정돼, 제출과 수용에 이르기까지 통상 걸리는 3개월보다 기간이 훨씬 짧았다고 사이언스는 전했다. 브래드퍼드 부편집장은 이들이 ‘과학 경찰’은 아니라면서 “데이터가 사실일 것이라는 가정 아래 데이터가 결론을 뒷받침하고 있는가를 본다.”고 강조했다. 만약 데이터 자체에 조작이 있었을 경우 논문 심사만으론 잡아내기 어렵다는 얘기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줄기세포 ‘진실게임’] 추락하는 황우석 사단

    그동안 ‘톱니바퀴 조직력’을 자랑했던 ‘황우석 사단’이 줄기세포 진위 논란을 놓고 사분오열돼 추락하고 있다.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진실 게임’에다 연구팀 핵심 인물들의 ‘말 뒤집기’가 이어지면서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치닿고 있다. 논란이 가라앉더라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노 이사장은 19일 “황 교수팀에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두차례에 걸쳐 냉동 잉여배아 줄기세포를 건넸다.”면서 “황 교수팀의 2번,3번 줄기세포는 미즈메디병원의 4번,6번 줄기세포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노 이사장이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가짜’ 의혹을 제기한 뒤 황 교수가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으로 맞서며 미즈메디병원측 인물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하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또 MBC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줄기세포의 테라토마 검증작업을 직접 했다고 밝혔던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도 18일 “줄기세포를 직접 보지는 못했으며, 검증작업도 내가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반면 황 교수의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 공동 저자인 장상식 한나 산부인과 원장은 이날 SBS와의 인터뷰에서 “황 교수 연구실의 오염사고 이후 올해 1월과 2월에 연구팀에 실험용 난자를 제공했다.”며 “11명 아니면 12명 되는 여성에게서 15개에서 많이 나올 때는 30∼40개까지 난자를 채취했다.”고 말했다. 이는 황 교수가 올해 1월 오염사고로 줄기세포주 2개를 제외한 모든 세포를 상실해 이후 2개월 가량의 기간에 6개 세포 라인을 추가로 수립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이처럼 하나뿐인 진실을 놓고 연구팀 핵심 인물들의 진위 공방과 말바꾸기가 이어지면서 논란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조작 가능성 제기한 유서대필 사건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가 1991년 5월에 발생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당시 서강대 건물 옥상에서 발생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국 부장 김기설씨 분신자살사건에 대해 사건발생 당일부터 ‘유서대필’로 결론을 내린 뒤 이에 맞춰 무죄 증거를 배척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특히 필적 감정을 의뢰한 검사와 필적 감정을 맡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 사이에 “어떤 감정결과를 원하느냐.”는 통화를 했던 사실 등 조작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이에 대해 “신빙성 있는 결론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법정 공방을 통해 유죄를 확정한 사법부에 대한 ‘도리’까지도 들먹였다. 경찰청 과거사위가 검찰 수사의 조작 가능성을 적시했으니 수사권 문제로 경찰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검찰로서는 당연히 불쾌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작 가능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필적 원본조차 내주지 않아 부실조사를 초래했음에도 과거사위의 조사결과를 폄하하는 것은 잘못된 자세다. 검찰 조사에 자신이 있다면 필적 원본과 관련자료를 모두 제시하면서 소명하는 것이 옳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를 과거 의혹사건 진상규명이 검·경 갈등으로 가려져선 안 된다. 권력기관 중 유일하게 과거사진상규명위 구성을 기피하고 있는 검찰은 하루속히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에 동참해야 한다. 과거 검찰 수사에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 ‘弱달러’ 고착화 되나

    ‘弱달러’ 고착화 되나

    ‘1달러=1000원´이 무너지나? 환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말만 해도 달러당 1050원대를 오르내렸던 원·달러 환율이 두달만에 1010원선을 위협하는 선까지 주저앉았다. 15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내려 1014원으로 마감했다. 전날(14일)보다 하락폭은 줄었지만 사흘간 무려 20원이나 떨어진 셈이다. 지난 8월18일 이후 4개월만에 1010원대를 고착화하는 분위기다. 이대로라면 새해를 불과 보름여 앞둔 시점에서 1000원 선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단 연말까지는 1010원선 안팎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내년 1·4분기를 전후해 원·달러 환율 1000원대가 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금리인상’이라는 호재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금리를 올리기는 했지만,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강력하게 전달했다.FOMC는 발표문에서 ‘경기부양적(accommodative’이라는 문구를 삭제, 금리인상 필요성이 낮아졌음을 내비쳤다. 때문에 거의 유일한 요인이었던 ‘금리인상’ 재료가 사라지면서 달러는 더 이상 강세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이 사상 최대치의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달러는 약세로 돌아설 요인이 더 커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의 문제일 뿐 내년에는 ‘달러약세 전환, 원화 강세’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일단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4.75% 정도를 정점으로 내년 상반기쯤 마무리되면서, 점진적으로 원화는 올해보다 강세 현상을 나타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경제의 내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원화강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달러는 글로벌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현 수준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내년 전체로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1005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에 1000원선이 무너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원·달러 시장에는 ‘쏠림현상’이 있다는 점을 들어 1000원선이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추세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거시경제팀장은 “원·달러 환율하락은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중단할 것이라는 점이 시장에서 선(先)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내년 1분기를 지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움직임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정치플러스] 여 60세이상 노장모임 결성

    열린우리당 내 60세 이상의 노장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기로 해 주목된다. 이 모임의 한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묵묵히 젊은이들의 의견을 따랐던 노장들이 경륜이 부족한 당을 뒷받침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가입자격은 나이 하나뿐이다.1945년생 이상으로 만 60세가 넘어야 한다. 현재 당내에서는 최연장자인 이용희 의원을 비롯해 유재건 임채정 김덕규 조성태 유필우 의원 등 23명이 만 60세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오늘의 눈] 소신없는 통신정책/ 정기홍 산업부 차장

    “머리를 많이 돌려 정책을 너무 꼬아 놨다. 장관의 입만 보나? 또 여론 탐색인가.” 정부 통신정책을 두고 하는 지적이다. 실무자들은 “무슨 소리냐?”며 펄쩍 뛸 것이다. 하지만 근자의 통신정책에 대한 여론은 이와 대동소이하다.7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지난 1일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이 이동통신업체들의 비협조로 단말기가 유통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며 화살을 업계로 돌렸다. 업체들이 단말기 유통에 나서지 않으면 “유통 담합으로 간주, 처벌할 수 있다.”는 강경 발언이다. 가입자인증모듈(SIM) 카드제를 도입, 단말기 유통체제 개편도 모색하겠다고 했다. 진 장관의 말은 여러 점에서 일리가 있다. 지상파 DMB는 ‘IT 839’란 정통부의 미래 ‘먹을거리 정책’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시장 형성도 빨라야 한다. 이런 지상파 DMB가 상용화됐는데 단말기 유통이 안 된다니…. 장관의 말에 충분한 공감이 간다. 그런데 보자. 언론은 왜 ‘압박용’이란 단어를 썼을까. 현재 지상파 DMB 시장 여건은 서비스가 설익어 이통업체로선 당분간 이익을 남길 수 없다. 지상파 DMB 사업자들이 상용화 일정에 쫓긴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장관의 말에 경쟁 서비스인 위성 DMB의 언급이 없다는 것도 형평성 문제로 지적된다. 이통업계가 내세우는 유통에 참여치 못한 이유들이다. 정통부로선 업계의 이같은 입장이 탐탁지 않았던 것이다. SIM카드 도입건도 같은 모양새다. 더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다. 카드를 사용하려면 주파수 호환이 돼야 한다. 이통사 간에 무선인터넷 플랫폼이 달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진 장관의 ‘입’을 지적한 것이 이런 이유다. 정통부가 급했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엄포’를 놓는다고 해결이 되는가. 실무진이 연구를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는가의 문제도 제기된다. 언론이 ‘(정통부의) 외곽 때리기를 통한 투항’으로 적고 있는 이유다. 발신자표시요금(CID) 인하와 단말기 보조금 지급건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보조금 정책은 몇 개월간 내용이 왔다갔다 했다. 이런 와중에 너무 많은 수를 썼다는 지적을 받았다. 진 장관의 언급이 있은 뒤 이리저리 붙이고 떼었다 한 흔적이 역력했다는 말이다. 정책에 이렇게 소신이 없어서야 어디 시장이 따라오겠는가. 장관의 입에서 먼저 나오고, 이후 여론을 보고 검증하고, 또 바꾸면 되는 것인가. 정기홍 산업부 차장 hong@seoul.co.kr
  • [주말화제] ‘최고 뱅커’ 발굴 현장

    [주말화제] ‘최고 뱅커’ 발굴 현장

    “이번엔 또 무슨 평가가 기다리고 있을까.”밤 8시가 되자 면접관들이 휴대전화를 나눠줬다. 아침 입소와 동시에 외부와의 연락을 막기 위해 수거했던 그 휴대전화였다.“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여러 사람들이 당신을 평가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도록 하십시오. 통화시간은 1분 드리겠습니다.” “희진아, 이거 정말 중요한 일인데….” “네가 다른 애들한테 전화해서 나를 (좋게)평가하는 문자 메시지를….” 40초가 지나도록 친구와 전화 연결이 안된 수험생의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그리고 한 시간 뒤.‘남자 그 이상의 남자’ ‘있을 곳에 있는 사람’ 등 다양한 메시지가 휴대전화에 쌓여 있었다.46개의 메시지를 받은 수험생도 있었다. 인간관계를 살펴보는 ‘네트워킹 능력평가’였다. ●36시간,20여개의 ‘미션’ 요즘 은행 입사 시험은 ‘은행 고시’로 불린다. 그러나 골방에서 두꺼운 책과 씨름하는 그런 고시가 아니다. 은행들은 영업력이 뛰어난 ‘뱅커’를 발굴하기 위해 저마다 다양한 면접 기법을 개발해 내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10시부터 2일 밤 10시까지 우리은행 안성연수원에서 실시된 ‘36시간 면접’은 은행고시의 압권이었다. 우리은행은 2개월간 극비리에 이 면접을 준비했고,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면접이 이뤄질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1만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통과한 350명 중 200명을 뽑는 이번 면접에는 면접관이 100명이 넘었다. 은행 실무부서에서 차출된 면접관들은 20여개에 이르는 과제 수행 능력은 물론 행동양식 하나하나를 체크했다. 첫 번째 관문인 ‘기본 소양’ 테스트는 여느 면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자기소개, 시사 상식, 영어 퀴즈 등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상상을 초월하는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었다.8∼10명으로 이뤄진 조의 특성을 나타내는 상징물을 제작하고,‘금융 신상품을 직접 설계해 포스터까지 만들어 보라.’는 주문에 수험생들은 진땀을 흘렸다. ●“이런 면접은 처음” 밤 10시가 되자 개인 보고서, 집단 퍼즐 맞추기, 조별 장기자랑 준비 등 3가지 과제가 한꺼번에 내려왔다. 개인 업무와 집단 업무의 처리 능력을 동시에 보려는 계산이었다.1000개의 조각을 맞추는 퍼즐은 밤을 새워도 맞출 수 없는, 애초부터 달성이 불가능한 과제였다. 개인 보고서에만 치중하던 응시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집단 퍼즐에 매달렸고, 장기자랑을 준비하느라 자정이 훌쩍 넘어가는 줄도 몰랐다. 여학생들은 불편한 하이힐을 벗어던지고 무대에서 춤 연습을 했다. 2일 새벽 3시가 지나도록 잠자리에 드는 수험생들이 없자 면접관들은 “지금 취침하지 않으면 감점을 준다.”고 엄포를 놨다. 과제를 푸느라 머리를 싸맨 학생들, 그리고 그들을 평가하느라 지친 면접관들이 한두 알씩 챙긴 두통약이 동났다. 불과 3시간 뒤 기상음악이 울렸다. 빨갛게 충혈된 눈을 비비던 여학생은 “퍼즐을 10분의 1도 못 맞췄다.”며 퍼즐판이 놓여 있는 강당으로 향했다. 한 남학생은 “면접을 밥 먹듯이 봤지만 이런 면접은 처음”이라면서 “떨어지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가 되자 운동장에서는 ‘활동면접’이 시작됐다.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몸풀기에 이어 조원이 단합하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힘든 과제들이 속출했다. 우리은행 HR운영팀 이상철 차장은 “이 단계에 오면 수험생들이 자신을 잊고 한 몸이 된다.”고 말했다. 뉘엿뉘엿 해가 기울고, 웬만한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재미있는 조별 장기자랑이 시작되면서 응시생들은 면접을 즐기는 경지에 도달한 듯했다. 뒤풀이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던 한 여학생은 “나를 보여줄 게 더이상 없을 만큼 다 보여줬다.”며 후련해했다. 강당 바닥에 즐비한 미완성 퍼즐처럼 ‘합격’이라는 퍼즐을 맞추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통이고, 오락이었던 36시간의 면접은 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듯싶다. 안성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방산수출,외국 구경만 해선 안된다/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이해찬 총리가 최근 중동 5개국 순방을 통해 ‘코리아 세일즈’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에 한국과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확산시킴으로써 포괄적인 협력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모양이다. 필자에게는 노무현 대통령의 9월 남미 순방에 이어 이번 이 총리의 중동 나들이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것은 미국은 물론, 영·불·독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항상 우리 한국에 아쉬웠던 국가 지도층의 세일즈 외교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이따금 국가안보를 떠받드는 두 개의 기둥인 경제안보와 군사안보간에 간극이 있음을 보이곤 한다. 양대 안보 영역의 허약한 연결고리는 에너지 자원의 확보와 방산물자 수출 지원의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실제로 에너지 외교나 방산 수출은 외교통상부, 산업자원부, 국방부 등 여러 정부 부처들이 마치 하나의 오케스트라가 웅대한 화음을 그려내듯 긴밀하고도 다각적인 조율과 협업을 이루어 낼 때만이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동 순방 기간 중에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도입을 재확인하고, 매각 협상이 진행 중에 있는 T-50(초음속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냈음은 이 총리 일행이 종합안보의 주역으로서 맡은 역할을 무게 있게 해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국방 R&D에 투자하고 방위산업을 진작시킴은 평화 기조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있다. 그렇다면 주요 무기체계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만 가는 현실을 소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평화 기조에 순응하는 것일까? 한국이 주요 체계의 획득을 둘러싸고 ‘자체 개발로 추진할 것인가’ 혹은 ‘해외 직구매로 확보할 것인가’ 양 대안을 두고 열띤 공방을 벌이는 동안 중국마저 주요 무기 제공국들 중의 하나로 등장하였다.1998∼2002년까지 5년간 누적한 수출 규모는 1561억달러로 한국의 동기간 수출 규모의 6배에 이른다.2차 대전 이후 사실상 무기 수출을 금지해온 일본도 지난해 12월10일, 예상한 바대로 9년 만에 개정한 ‘신(新) 방위계획대강’을 공표하는 자리에서 ‘무기 수출 3원칙’ 완화 안을 발표하였다. 이로써 일본이 미사일방어체제(MD)의 구축에 필요한 미국과의 무기 공동 생산은 물론, 미국과 공동 개발하는 대테러 군수물자도 ‘개별 안건’으로 규정, 해외로 수출할 수 있게 되었음은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한국은 세계 경제 12위권이자 7대 무기 수입국임에도 불구하고 수출 능력을 결여하고 있음은 물론 자주적인 방산 기반도 허약하다. 그러기에 무기체계가 고성능화하면 할수록 제공 국가들에 대한 종속성의 심화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이는 ‘협력적 자주국방’을 위해 인적·재정적 투자를 높인다고 하더라도 체계의 종속성으로 말미암아 그 투자 효과는 잠식될 것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핵심 체계나 기술 부문과 연계된 방산기반의 확충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해외시장의 개척은 ‘협력적 자주국방’의 시현에 있어 전력 증강에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아직도 정부가 방산 수출을 지원하는 것을 해당 업계의 일부 업체에 대한 지원만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이는 하나의 오류이자 사려 깊지 못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방산물자의 수출은 국가와 정부에 대해 화폐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실질적인 이익이 장·단기적으로 발생되고 귀속되기 때문이다. 멀지 않아 방위사업청이 개설될 예정이다. 우리 방산수출 전략의 확립과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를 재정비함으로써 국익의 창출에 골몰하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샘플 두번검사… 결과 달라”

    “샘플 두번검사… 결과 달라”

    MBC ‘PD수첩’측이 민간 검사기관에 의뢰해 2차례 실시된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 줄기세포 DNA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는 줄기세포가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PD수첩의 보도를 뒷받침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PD수첩의 의뢰로 DNA 검사를 담당한 아이디진(IDGene) 관계자는 2일 “PD수첩으로부터 받은 5개의 줄기세포 등 15개 샘플을 2차례에 걸쳐 검사했다.”면서 “첫번째 검사 결과 15개 샘플 가운데 1개만 판독이 가능했으나 두번째 검사에서는 이것마저 판독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아이디진은 그동안 샘플을 2차례 검사했던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PD수첩이 ‘가짜 의혹’의 증거로 내세운 2번째 줄기세포는 아이디진의 2차례와 다른 대학기관의 1차례 등 모두 3차례 검사에서 1차례만 판독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 관계자는 “1차 검사결과를 넘겨준 뒤 다시 검사를 의뢰받았다.”면서 “검사결과만 놓고 보면 2차례 검사결과가 서로 달랐다.”고 말했다. 서울대 이윤성 법의학과 교수는 “동일한 샘플을 대상으로 한 3차례의 검사에서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면 샘플이 좋지 않았거나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줄기세포의 진위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PD수첩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황우석 교수팀으로부터 넘겨받은 5개 줄기세포 가운데 2번째 줄기세포의 DNA와 체세포를 제공한 환자의 DNA가 일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PD수첩측은 “2번째 줄기세포에 대한 3차례의 검사 중 1차례만 판독이 가능했지만, 이 결과가 DNA 검사의 ‘불일치’로 판정하는 데에는 아무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장세훈 홍지민기자 shjang@seoul.co.kr
  • 외교가 누비는 아이스하키 마니아

    외교가 누비는 아이스하키 마니아

    “미스터 조! 포체크(forecheck)” 주말 밤 서울 중계동에 있는 동천아이스링크에는 단호하면서도 나직한 고함소리가 얼음 공간을 끊임없이 울린다. 아이스하키 동호인팀 ‘동천 토피도스(어뢰)’의 연습장. 얼음판을 지치는 이들의 이마에선 땀방울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함께 링크 위에서 부대끼는 ‘벽안(碧眼)의 플레잉코치’는 좀처럼 성이 안 차는 모양이다. 이날 따라 디펜스(수비수)들이 주춤주춤 물러서는 모양새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 ●한국 매력에 임기 두번이나 연장 사우나와 보드카,IT와 동계스포츠의 나라인 핀란드에서 온 마우리 프랑케(59)는 현재 토피도스의 코치 겸 선수다. 한국아이스하키동호인협회(KICA) 리그 최고령 선수이기도 한 프랑케씨가 이 팀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02년 9월. 동향인 카이가 지휘봉을 잡고 있어 인연이 닿았다. ‘눈과 얼음의 나라’ 출신답게 그의 핏속에는 ‘아이스하키 유전자’가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하도 옛날이라 어슴프레하지만, 여느 또래처럼 다섯살쯤 스케이트를 신었고, 비슷한 때 스틱도 잡은 것 같네요.”라고 첫 걸음을 설명했다. 얼음판에서 지낸 날들만 50년이 훌쩍 넘는 셈. 물론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선수 생활을 한 것은 아니지만, 워낙 오랜 세월을 즐기다 보니 ‘준 프로’의 경지에 올랐다. 아이스하키 퍽은 두께 2.54㎝에 지름이 7.62㎝. 작지만 방탄유리를 뚫을 정도로 엄청난 순간스피드를 낸다. 사고를 막기 위해 헤드기어와 글러브, 엘보패드, 숄더패드, 정강이보호대, 팬츠, 낭심보호대 등 장비를 갖추고 나면 그 무게가 10㎏을 훌쩍 넘는다. 게다가 격렬한 몸싸움은 기본이다. 환갑을 앞둬 몸을 사릴 수도 있건만 프랑케씨는 토피도스에서 ‘1라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엄청난 체력소모 탓에 한 팀을 1∼3라인으로 나눠 수시로 교체하곤 하는데, 가장 실력이 빼어난 선수들이 1라인에 속한다. 그의 실력이 동호인 가운데 톱클래스라는 방증. 어떻게 20∼30대 젊은이 못지않은 스태미나와 기량을 뽐낼 수 있을까. 그는 “아이스하키는 격렬하지만, 힘이 아닌 밸런스가 무척 중요해요.”라면서 “한번은 경기 도중 2m 거구의 캐나다 젊은이에게 받힌 적이 있어요. 나는 균형을 잡고 멀쩡하게 서 있었지만, 그 친구는 ‘큰 대자’로 뻗었지요.”라며 에둘러 ‘비결’을 설명한다. 소위 무예 고수들이 말하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5월 허리 수술 뒤 주치의에게 ‘엄중 근신’ 명령을 받았지만, 좀이 쑤셨던 탓에 2달 만에 링크로 돌아왔다. 팀 동료들이 놀란 것은 당연지사. 지금도 강한 보디체크를 당하면 통증이 있지만, 링크에 서지 못하는 괴로움이 훨씬 크다고 했다. ●낮에는 무역전쟁 첨병으로 사실 그의 명함에 새겨진 공식 직함은 주한핀란드대사관 상무참사관. 핀란드 통상산업부 소속 외교관이다. 프랑케는 “한국 시장에 투자나 진출을 원하는 핀란드 기업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일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 정보를 수집하고 특정 기업의 요청이 있을 때에는 시장조사나 파트너십 대상 기업을 물색하기도 한다. 프랑케는 2002년 2월 본격적으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직업 외교관이 아닌 비즈니스맨 출신인 그는 100% 자신의 의지로 한국 땅을 밟았다. 컨테이너 하역크레인 제조사 임원이던 그는 계약 건으로 88서울올림픽 무렵부터 한국을 드나들었고, 핀란드와 사뭇 다르면서도 공통점이 많은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탈출구를 찾던 그는 마침 주한핀란드대사관 상무참사관 자리가 빈 것을 알게 됐고, 주저없이 지원서를 썼다. 상무참사관의 임기는 2년. 지난 2004년 1월로 첫 임기를 마쳤으나 한 차례 연장을 했다. 내년 1월 두번째 임기마저 끝나지만, 또 다시 1년 연장을 선택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워요. 하는 일에도 120% 만족하고요. 다른 이유가 더 필요한가요?”라며 해맑은 미소를 띄웠다. ●나의 사랑 한국, 한국인 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가장 놀란 것은 살인적인 교통체증이다. 주말만 되면 역마살이 도져 교외로 나가지 않고는 못 배겼던 그에게 한국의 교통상황은 ‘지옥’이었다. 하지만 등산이 그를 살렸다. 프랑케는 “다행히 서울 근교에 좋은 산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북한산, 관악산, 수락산, 불암산, 청계산….” 웬만한 서울 시민보다 해박하고 뜨거운 ‘서울 예찬’을 늘어놓았다. 속초의 겨울 바다를 사랑하고, 토피도스 가족들과 함께 한 동강 래프팅을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한다는 ‘한국통’ 프랑케. 그는 언뜻 보기에도 한국인과 핀란드인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고 했다.“솔직하고 다정다감한 모습이나, 풍부한 유머감각이 너무 닮았어요. 물론 술을 화끈하게 마시는 것도 그렇고요.”라며 껄껄 웃는다. 한국인에 대한 아쉬움도 물론 있다. 소수이긴 하지만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성향이 강한 것. 프랑케는 “기본적으로 단일민족 국가이고, 똘똘 뭉쳐서 워낙 잘해왔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면서도 “주한 미군들이 나쁜 행동을 많이 해서 외국인 전체로 반감이 확산된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라며 나름의 분석도 내놓았다. ●핀란드로 오세요 그에게는 남은 1년여 동안 해결해야 할 ‘미션’이 있다. 한국말을 잘하는 것. 한국 친구들과 속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은 게다. 지금은 한글 간판을 읽을 정도의 ‘초보’지만, 지난 10월부터 핀란드대사관에서 열리는 한글강좌를 듣고 있다.“스웨덴어, 독어, 영어 등 외국어를 빨리 배운 편”이라면서 “반 년 뒤에는 토피도스 뒤풀이가 열리는 ‘돼지집’에서 동료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유창한 한국어로 얘기할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핀란드 여행을 권했다.“꼭 여름에 오세요. 겨울에 오면 어두침침하고 심심할 겁니다.”라고 했다. 또 스키를 좋아한다면 덤으로 오로라까지 볼 수 있는 최북단 라플란드를 가보라고 추천했다.“오로라를 보면 정력이 세진다고 믿는 일본인 단체 관광객으로 항상 북적거리지만요(웃음).”라고 덧붙였다. 그의 고향 헬싱키는 물론 ‘강추’다.“옛모습을 오롯이 간직한 도시 구석구석이 아름답고, 특히 정통 핀란드식 사우나를 즐긴 뒤 마시는 ‘사우나 비어’는 정말 끝내줍니다.”라며 작별을 고했다. ■ 프랑케 참사관 프로필 ▲1946년 핀란드 헬싱키 출생 ▲학력:헬싱키공대 조선공학과 졸업 ▲현직:주한 핀란드대사관 상무참사관, 핀란드 Centaurea사 이사, 동천 토피도스 플레잉코치 ▲취미:아이스하키, 등산, 스키, 크로스컨트리, 오리엔티어링, 사우나 ▲주량:소주 1병 ▲좋아하는 한국음식:갈비, 삼겹살, 해물요리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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