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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틀란티스, 북유럽에 있었다? 1만년 전 해저유적 발견

    아틀란티스, 북유럽에 있었다? 1만년 전 해저유적 발견

    고도로 발달된 문명 속에서 풍요와 번영을 누리다 하룻밤 새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는 전설 속 ‘아틀란티스 대륙’. 그런데 이 대륙이 본래 북유럽에 있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스웨덴 소더튼·런즈 대학 공동 연구팀이 북유럽 발트 해 인근 해저에서 고대 문명의 흔적으로 보이는 유적들을 발굴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스코네 지역 수심 16m 해저에서 발견된 해당 유물들은 사냥용 ‘작살’, ‘농기구’, ‘뿔피리’, ‘가축 뼈’ 등으로 보존상태가 매우 훌륭했는데 이는 동식물 시체가 침전·퇴적된 식토인 해니(骸泥, gyttja)에 묻혀있었기 때문이다. 발굴을 주도한 소더튼 대학 비요른 닐슨 교수는 “해당 유물들이 약 11,000년 전 것으로 조사됐다. 북유럽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 형태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플라톤의 저작 ‘티마이오스’와 ‘크리티아스’에 언급된 아틀란티스 대륙의 위치는 대서양 한 가운데였지만, 후에 지중해 산토리니 섬 인근, 스페인 카디스 북부 해안 등 여러 주장이 나와 실제 위치는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학계 일각에서는 해당 유적과 ‘아틀란티스 대륙’과의 연관성을 조심스럽게 제기 중이다. 전설에 따르면, 아틀란티스는 폭이 최대 533m인 3개의 거대 운하에 둘러 싸여 있었고 항구는 배들로 항상 북적거렸다. 도시 중심부 건물들은 모두 금과 은으로 덮여 있었고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수많은 소설과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스웨덴 국립 헤리티지 재단 후원으로 3년째 진행 중인 유물탐사 프로젝트 중 한가지로 연구팀은 계속 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에이미 병원장’, 성폭행 담당 경찰과 오간 문자메시지에…

    ‘에이미 병원장’, 성폭행 담당 경찰과 오간 문자메시지에…

    연예인 에이미(32)의 성형을 맡았다가 에이미의 연인으로 알려진 춘천지검 전모 검사(37·구속)로부터 협박을 받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성형외과 최모(43) 원장과 최 원장의 성폭행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각별한 사이였음을 뒷받침하는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최 원장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지난 2012년 12월부터 사건을 맡은 강남경찰서 김모 경사와 알고 지냈다. 26일 한겨레신문은 최 원장과 김 경사가 단순히 알고 지낸 수준이 아니라 형님·동생이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면서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원장은 김 경사에게 “오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김 경사는 “불편하게 하지 않았나 미안하네요. 사건 마무리되면 한번 뵙죠”라고 답장을 보냈다. 두 사람은 그해 12월 21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이후 같은 달 26일 최 원장은 “혹시 제 사건번호 알 수 있을까요? 아는 분이 검찰 쪽에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봐 준다고 해서요”라고 문자를 보내며 김 경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김 경사는 “내년엔 골프 연습해서 같이 한번 필드에 나가자”고 했고 최 원장은 “네. 골프 진짜 해야겠어요”라고 답했다. 김 경사는 그해 12월 31일 “올 한 해는 동생을 알게 되어서 큰 행복이었네. 새해 복 많이 받고 앞으로 서로 버팀목이 되도록 노력하세”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1월 3일 “최 원장! 경찰 사건번호는 2012-○○○○○○이고 내일쯤 검찰에 서류가 넘어갈 거야!”라며 최 원장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줬다. 김 경사는 이후 ‘성폭력 전담팀’으로 옮겨 지난해 10월 병원 여직원 김모 씨(35)가 최 원장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맡게 됐다. 경찰은 김 씨가 수사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진정서를 내자 담당 경찰관을 교체한 뒤 최 원장과 김 경사의 관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뇌 건강 지키려면… 키보드 대신 연필 잡으세요

    뇌 건강 지키려면… 키보드 대신 연필 잡으세요

    손과 뇌/구보타 기소우 지음/고선윤 옮김/바다출판사/308쪽/1만 5000원 우리가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은 뇌가 외부 환경의 정보를 받아들여 지령을 내리고 근육을 수축시킬 수 있도록 신경이 손과 뇌 사이에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손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뇌를 잘 쓸 수 있기 때문이고 뇌에는 그것을 위한 구조가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연구 결과다. 손은 이른바 바깥으로 드러난 또 하나의 뇌인 것이다. 일본 뇌과학계의 원로이자 다양한 연구와 저술 활동으로 뇌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구보타 기소우 박사는 ‘손과 뇌’에서 수십년간 연구한 두 기관의 관계를 명쾌하게 정리했다. 손의 기본 구조와 움직이는 원리,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손이 한 역할, 손과 뇌의 관계, 감각기관으로서의 손, 손재주와 지능의 상관관계,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의 차이 등을 과학적 데이터와 함께 차례로 살핀다. 아래 팔의 끝, 손목에 붙어 있는 부분을 가리키는 손은 손바닥과 거기서 뻗어 나온 다섯 개의 손가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손에는 두 가지의 역사가 숨어 있다. 개인이 살아온 역사와 인류 진화의 역사다. 다른 척추동물과 마찬가지로 27개의 작은 뼈로 이루어진 사람의 손은 영장류 손이 진화한 마지막 단계다. 원시영장류의 손기능에 고등영장류의 손기능이 더해지고, 사람의 미묘하고 정밀한 손동작이 이루어지기까지 약 6500만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손과 뇌는 서로 보완적 역할을 했다. 손을 사용함으로써 인간 두뇌의 중추인 전두엽에 자극이 가해지고 자극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전두엽은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등 창의적 활동을 한다. 손은 뇌의 명령을 수행하는 운동기관인 동시에 뇌에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뇌를 활성화하는 감각기관이다. 악력이 셀수록 병이 없고 건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손이 수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구보타 박사는 손이 인간의 두뇌 진화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손을 사용하지 않는 인간은 퇴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손재주가 둔해지고 신경의 전달 속도가 느려지며 지능도 퇴화하게 된다. 연필깎이를 사용하기보다는 칼로 연필을 깎고, 컴퓨터 자판을 치기보다는 연필로 글을 쓰는 등 끊임없이 손을 사용해야 창조적 두뇌를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기고] 국가 에너지정책 비전과 원자력/이종진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상근부회장

    [기고] 국가 에너지정책 비전과 원자력/이종진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상근부회장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이 확정됐다. 이번에 확정된 에너지기본계획은 지난해 10월 민관워킹그룹의 권고안 발표 이후 공청회 2회, 토론회 10회, 국회 보고 3회 등을 각각 거쳐 에너지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의 심의까지 마친, 우리나라의 향후 20년을 내다본 에너지 정책 비전의 완결판이다. 이번에 확정 발표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준비과정부터 예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한마디로 완전 개방형 정책 수립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민관워킹그룹이라는 혁신적인 에너지 거버넌스를 성공적으로 운용하여 최대한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했다는 점은 앞으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매우 유용한 사례라 하겠다.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수요 추종 방식의 공급 확대 정책에서 수요 관리형 정책으로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또한 대규모 집중형 발전 시설 확대 방식에서 벗어나 분산형 전원을 활성화함으로써 국민들의 수용성을 높이면서 계통의 안정화를 꾀했다는 점이다. 이는 에너지 인프라의 긍정적 변동을 의미한다. 그리고 에너지 수급과 환경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등을 고르게 반영하여 안정적인 에너지믹스를 구성했다. 또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안전 최우선 원칙을 세우고,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중점을 둔 것은 국민과 함께하는 에너지 정책 취지에 부합한다. 특히 잠재적 갈등 요소인 송전선로 건설, 사용후핵연료 처리, 원전 건설 정책의 수립과 추진 시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고 주민과의 소통 강화를 중점 과제로 삼은 것은 지속적인 정책의 추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할 것이다. 한편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2035년 전력 설비 기준 29% 수준으로 결정되었다. 이는 민관워킹그룹의 권고안(22~29%)을 최대한 존중하고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온실가스 감축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이 우리의 경제를 힘차게 견인해 온 국가 대표급 주력 에너지원이라는 건 주지의 역사다. 그러나 우리의 원전 사업은 지난해 어두운 터널 속에서 힘든 시절을 보냈다. 원전 비리로 통칭되는 원전 사업의 굴곡은 그 굽어지고 휘어진 만큼 찬란한 명성에 먹칠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철저한 반성과 함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원전 기술을 도입하고 건설했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들의 따뜻한 신뢰를 되찾으면서 무너진 명성을 다시 세우고 흐트러진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전의 설계, 제작, 시공, 운전, 정비의 모든 과정이 한 치의 흠결도 없는 완벽한 안전 체인으로 구축돼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안전문화가 원전 관계자, 종사자 모두에게 천부의 체질처럼 각인돼야 할 것이다. 지금은 에너지가 모든 산업과 경제생활의 기반인 시대다. 에너지기본계획이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이번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과 성과를 기대한다.
  • ‘150억 배임’ 조용기목사 父子 5년 구형

    ‘150억 배임’ 조용기목사 父子 5년 구형

    검찰이 교회에 15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기(78)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장남 조희준(49) 전 국민일보 회장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용현) 심리로 열린 조 목사 부자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조 전 회장이 국민일보 평생 독자기금을 주식투자로 날리자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교회 돈으로 주식을 고가매수한 것”이라며 “조세포탈 과정에 국내 최대 삼일회계법인이 적극 가담하기까지 한 점을 고려할 때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 목사에게 징역 5년에 벌금 72억원, 아들 조 전 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목사는 2002년 아들 조 전 회장이 갖고 있던 아이서비스 주식 25만주를 적정가(주당 2만 4000원)보다 4배 가까이 비싸게 사들이도록 지시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57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조 목사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조 목사의 결재서류 한 장에 불과한데 이는 중립적인 증거로서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아이서비스 주식이 당시 실제로 7만~8만원에 거래된 사례도 있는 만큼 고가매수라고 할 수 없고, 주식매각은 실무 장로인 박모씨가 주도한 것으로 조 전 회장이 적극 가담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조 목사는 이 과정에서 세금 약 35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포스코, 신소재 등 성장동력 창출 주력

    포스코, 신소재 등 성장동력 창출 주력

    포스코의 영업이익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등 수익성 강화 및 경영혁신이 절실한 가운데 권오준 차기 회장 내정자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포스코 경영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19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 내정자는 20일부터 포스코의 각 사업부문과 46개 계열사의 업무파악에 나선다. 포스코 조직은 크게 6개 사업부문, 2소(포항제철소·광양제철소), 3본부(마케팅본부·CR본부·원료본부)로 구성돼 있다. 1986년 입사 이후 ‘기술 외길’을 걸어온 권 내정자는 계열사를 포함해 전반적인 경영 현황을 자세히 파악한 뒤 성장세가 꺾인 포스코의 새로운 비전을 오는 3월 1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놓을 계획이다. 권 내정자는 지난 15~16일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의 면접에서 “기술과 마케팅을 융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술혁신과 첨단 신소재 개발, 시장확대 등 기술 주도의 신성장 엔진 육성 방안을 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도 예고된 수순이다. 권 내정자는 자신의 경영구상을 뒷받침하고자 투자의 중심축을 신기술·신소재 개발에 두고 관련 사업 부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준양 현 회장을 제외한 등기이사 4명 가운데 박기홍 사장(기획재무부문장)과 김준식 사장(성장투자사업부문장)의 임기가 3월 21일 끝나는 것과 관련해 물갈이도 점쳐진다. 한편 포스코는 19일 설을 앞두고 거래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고자 약 4000억원의 대금을 조기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포스코 차기 회장에 권오준 사장 내정 안팎

    포스코 차기 회장에 권오준 사장 내정 안팎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포스코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후보로 권오준(64)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을 낙점한 것은 권 회장 내정자를 포스코의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이룰 인물로 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권 사장을 회장 후보로 내정한 직후 밝힌 배경설명에서도 잘 묻어난다. 이 의장은 “철강업체 전체가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권 사장이 신성장 고유 기술 개발로 장기적 성장엔진을 육성하는 등 포스코 그룹의 경영쇄신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포스코 차기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먼저 차기 회장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실적 부진’이다.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철강산업은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기 회장은 취임 후 포스코 안팎을 재정비하고 수익성 제고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포스코는 2010년 5조 7383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12년 3조 6531억원까지 떨어지는 등 수익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1~3분기)에는 단 한 번도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지 못했다. 특히 지난 3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633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200억원)보다 3870억원(37.9%) 줄었다. 조선업과 건설경기 역시 철강수요를 뒷받침하기 어려워 보일 정도로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에 수출 여건도 낙관적이지 않다. 때문에 포스코 차기 회장에겐 포스코의 부진을 해결할 경영 혁신이 요구된다. 권 회장 내정자는 포스코의 기술 전문성을 키우는 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하지만 포스코의 경영 혁신과제를 해결할 만큼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세간의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철강산업은 장기적인 전략과 안목이 필요한 분야다. 하지만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중도 하차했다. 상당수 역대 회장들이 보장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해 포스코 개혁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권 회장 내정자 역시 앞으로 장기적인 경영 혁신 전략을 세우고 추진력을 내려면 5년의 임기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한편 권 회장 내정자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윈저대와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각각 금속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대 7명의 포스코 회장 가운데 초대 박태준(육군 사관학교 졸) 회장과 4대 김만제(미 덴버대 경제학과 졸) 회장을 제외한 5명의 역대 회장들이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다. 권 회장 내정자 역시 서울대 출신인 데다 이구택(4대) 전 회장과 같은 금속공학과 출신이란 점에서 서울대 금속공학과가 포스코 내 새로운 ‘성골 라인’으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기고] 환경영향평가법 개정해야/이규석 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

    [기고] 환경영향평가법 개정해야/이규석 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

    최근 한반도는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베이징 시민의 수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5년 단축된다는 중국의 연구 보고 결과 발표는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은 한국민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향후 한·중 간 환경분쟁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간 환경문제는 21세기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에 관한 국제사법재판소 판례를 보면 피해 당사국의 환경 기준에 의거해 판결하고 있어 한국의 환경 기준은 인접국과 환경분쟁의 중요 기준이 된다. 그 예로 우루과이는 2003년 아르헨티나와의 국경 지대에 위치한 우루과이강 연안에 펄프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자국에 대한 피해를 우려한 아르헨티나는 대통령부터 온 국민이 공장건설을 반대하고 급기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다. 하지만 국제사법재판소는 2010년 4월 원고 측인 아르헨티나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패소 이유는 아르헨티나 국내 환경법이 우루과이에 의한 환경 피해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것이었다. 이 판례는 국가 간 환경분쟁에서 피해 당사국의 환경법에 기준해 판결한다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 국가 간 환경분쟁은 정부가 나서야 하며 피해 당사국의 환경 피해 및 영향평가의 법적 기준이 중요한 근거가 된다. 그런데 한국은 이명박 정부 때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환경관련 법률을 개정하면서 기업의 산업활동을 규제완화 틀 안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친환경이라는 목표와는 달리 환경훼손 고탄소 회색성장을 유도할 소지가 크고 국제 환경 분쟁 시 불리한 입장에 있어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훼손한 환경관련법 중 대표적인 것이 환경영향평가법이다.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의례로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으며 본의 아니게 평가의 기술적·객관적 정확성이 경시될 가능성이 크다. 환경영향평가법의 문제점은 첫째, 핵심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해 행정부가 언제든 필요에 따라 내용을 바꿀 수 있도록 해 법률로서의 실제적 기능을 못하고 있으며, 둘째 평가 검토를 정부출연기관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으로 지정해 4대강 사업에서 보듯 대형 국책건설사업 평가를 원천적으로 할 수 없다. 셋째,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공무원 위주로 구성돼 개발 및 규제 완화를 지지하는 인물들로 짜일 가능성이 높다. 제도가 이렇게 부실하게 운영되는 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환경영향평가사 제도를 만들어 기술자격증을 남발하려 하고 있다. 관련기관 5급공무원들은 5년, 7급공무원들은 7년 근무하면 4과목 중 2과목을 면제하는 등 환경영향평가사제도를 환경부 및 관련단체의 퇴직자들 연금보조 형태로 운영하려 하고 있다. 시험과목도 환경영향평가의 기술적 전문지식이 아닌 국토계획 환경법 영향평가제도 등이어서 평가 업무의 부실과 함께 기술자격증 남발 소지가 충분하다. 정부는 환경영향평가법을 즉각 개정해 핵심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이관한 현재의 법률에 과거처럼 필요사항을 법조문에 명기하고, 환경영향평가사제도를 당장 폐지하며, 환경정책평가원이 아닌 평가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별도의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 황우여 기자회견 “지방파산제도 도입 검토하겠다”

    황우여 기자회견 “지방파산제도 도입 검토하겠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4일 지방정부의 만성적인 재정 불안 및 부채 누적과 관련해 “지방 재정의 건전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동시에 책임성을 높이는 지방파산제도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연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해를 지방정부 혁신 원년으로 삼고 지방자치제도 전반에 걸쳐 개혁과 쇄신을 이루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100조 원이 넘는 지방정부 부채와 72조 원이 넘는 지방 공기업 부채도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제 부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며 국회 지방자치발전특별위원회와 지역별 원탁회의 신설을 제안했다. 특히 황우여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특별·광역시 구의회 폐지, 교육감 임명제, 지방선거(기초의회) 소선거구제 도입을 공식 제의하면서 대선 공약인 기초의원 공천 폐지를 언급, “개방형 예비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여야가 함께 입법화하는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치 개혁과 관련해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정비하고 의원들의 외국 출장에 대한 윤리성도 강화하겠다”면서 “공무원 부패방지법(일명 김영란법)도 원안의 정신을 살려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서비스 개선안에 대해서는 “결코 의료 영리화가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의료비 인상과는 더욱 무관하다”면서 의료서비스 문제 논의를 위한 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 신설 계획을 밝혔다. 청년 취업과 관련해선 “지자체에 청년 일자리 창출과 알선을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하여 정확한 취업 실태를 파악하도록 하고 그에 대해 평가를 해 공천에 반영되도게 하겠다”면서 “’일자리 공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우여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회견을 통해 올해 국정 운영의 양대 과제로 밝힌 통일 문제 및 경제 혁신을 강력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당 ‘통일위원회’ 강화, 당 부설 여의도연구원 ‘통일연구센터’ 설치 계획 등을 공개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해 공기업 및 규제 개혁을 위한 ‘당 경제혁신위원회’ 신설 방침을 밝혔고, 국민 통합 방안과 관련해선 ‘갈등관리기본법’ 제정과 당내 ‘국민갈등조정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황우여 대표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돌풍을 일으키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에 대해서는 “선거는 각 정당이 독자적으로 치러야 한다”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야권 연대를 이룰 가능성을 경계했다. 또 “같은 높이의 연대라면 당을 하나로 하는 게 옳고, 다른 것의 연대는 후유증이 크다”면서 “정책 연대가 아니라 선거만을 위해 연대하는 것은 금단의 사과임을 경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대표는 개헌에 대해 “이를 급격히, 여기에 큰 방점을 두고 당장 추진한다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면서 “헌법은 한번 손대면 30년, 50년, 때에 따라서는 100여 년 넘게 유지돼야 하므로 잘 정리하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의) 타이밍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물밑에서 얘기를 나눠야 한다”면서 “(물밑에서)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전일·시간제 등 유연한 근무환경이 생산성 높여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전일·시간제 등 유연한 근무환경이 생산성 높여

    크리스마스 휴가철을 앞둔 지난해 12월 취리히에서 차로 40분을 달려 도착한 곳 세온. 스위스 북부의 작은 마을에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기업이 있다. 15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아웃도어브랜드 ‘마무트’. 1862년 농업용 밧줄을 만들던 가내 수공업 수준의 작은 회사는 현재 전 세계 40여 국가에 지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에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지점을 두고 있다. 본사 건물과 연결된 제품 생산 공장에는 1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시설 자동화로 본사 공장에는 30명 규모의 노동자만 운영하면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공장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가동되며 공장 노동자들은 2개 조가 교대로 투입된다. 공장은 계속 가동해야 하는 특성상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전일제 노동자로 구성되지만 경영, 판촉 분야 등은 다양한 근무 형태로 운영된다. 해럴드 쉬라이버 마무트 스포츠 그룹 매니저는 “우리 회사는 구성원들에게 자유로운 근무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사람은 공장의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저마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르다. 충분한 휴식과 개인 생활이 보장돼야 그만큼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무트 본사 경영 파트에는 직원 대부분이 아웃도어 스포츠를 취미로 두고 있다. 회사가 충분한 여가를 보장하면 직원들은 취미생활로 자사 제품을 갖추고 알프스 산맥 곳곳을 오른다. 그런 생활을 통해 품질을 확인하고 신제품 구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날씨가 좋은 거예요. 게다가 그날 회사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적거나 중요하지 않으면 팀장에게 전화를 합니다. 그날 하루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면 되는 거죠.” 쉬라이버 매니저는 “전일제 근무 직원은 하루 근무 시간에 상관없이 한 주에 40시간 근무만 채우면 된다”고 설명했다. 시간제 노동자는 전일제 노동자 대비 80% 근무가 가장 많다. 주로 생산관리직과 마케팅 부서 직원들이 시간제로 일하는데 300여명의 본사 직원 가운데 25% 정도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직원별로 근무 시간에만 차이가 있을 뿐 모두 마무트 본사의 정규 직원이며 동일한 회사 복지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휴가 일수는 전체 노동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성별로는 남자 직원 대부분이 80% 시간제를 선호하고 결혼한 여자 직원 사이에서 50% 시간제 근무 인기가 높다. 쉬라이버 매니저는 “전일제 근무 조건으로 입사한 여성이 결혼한 뒤 출산을 하게 되면 육아 문제로 근무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회사에서는 직원의 사정을 적극 반영하고 있으며 결혼이나 출산을 이유로 여성 직원을 해고하는 행위는 마무트뿐만 아니라 스위스 기업에서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근무 시간을 줄였던 직원이 다시 전일제 근무를 원하면 이 또한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쉬라이버는 스위스의 시간제 일자리 정착 과정에 대해 “정부가 정책으로 이끌었다기보다는 세대가 바뀌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소개했다. 남성 위주의 완전고용 상태에서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기업 입장에서는 일손이 부족하게 됐다. 기성세대에 비해 여성들이 교육을 많이 받게 되면서 사회 진출 욕구도 커졌고 노동시장에 여성이 진출하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기업과 노동자 각자가 원하는 시간제 근무 형태가 확산됐다는 게 쉬라이버의 설명이다. 그는 시간제 일자리를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기업이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의 한국 상황에 대해 “정부로서는 당연히 시간제 근무를 포함한 기업 활동을 도울 수 있는 사회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기업은 경영자부터 시간제 근무를 도입할 사전 준비를 치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기업은 기존의 전일제 근무 분야에서 어떤 직군을 뽑아 근무 시간을 몇 시간까지 줄일 수 있는지, 이에 따른 업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세온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미리미리 감사! 예산 4억원 아꼈어요

    문제가 발생하고서야 감사에 나서는 게 아니라 사전에 미리 감사를 해 예산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는 자치구가 있다. 중랑구는 지난 한 해 동안 사전 감사를 실시한 결과 절약하게 된 예산이 4억 4000만원에 이른다고 8일 밝혔다. 구는 부정부패와 예산 낭비 등을 막기 위해 주요 정책이나 사업 집행 전에 독립된 감사 부서에서 적법성, 타당성, 경제성 등을 미리 따져 보도록 하는 ‘일상감사제’를 도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랑구 일상감사 운영규정’도 제정했다. 구체적으로 일상감사제 적용 대상은 2000만원 이상 건설 공사, 1000만원 이상 용역, 500만원 이상의 물품 제조와 구매 등이다. 이런 사업을 추진할 땐 공사비 산출의 적정성, 자재 선정의 적정성 등을 미리 심사토록 했다. 그 결과 지난 한 해 351건의 사업에 일상감사를 적용해 과다 설계된 127건의 사업에서 넘치는 부분을 쳐내 4억원 이상을 아꼈다. 문병권 구청장은 “행정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일상감사 기능을 계속 강화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산 낭비나 시행착오를 미리미리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복지천국 덴마크 가보니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복지천국 덴마크 가보니

    세계에서 국민이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이상의 부자 나라로 세계 최고의 복지 시스템을 자랑하는 덴마크는 북유럽 국가 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복지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유엔이 조사한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도 덴마크는 1등을 차지했다. 덴마크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 확대의 ‘롤모델’로 거론된다. 그러나 현격한 국민소득과 복지 시스템의 격차 탓에 한국 현실엔 맞지 않는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덴마크를 직접 찾아 시간제 일자리의 정착과 확산 비결을 살펴봤다.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8시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중앙역 앞. 한겨울 북유럽의 찬바람에도 도로는 ‘자출족’(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의 행렬로 가득했다. 출근시간대임에도 자전거 이용의 생활화와 정착된 시간제 근무 영향 덕인지 자전거와 자동차의 흐름은 원활했다. 덴마크는 고용률이 70%를 넘는(2011년 기준 73.2%) 유럽 국가 중에서도 모범적인 노동시장 환경을 갖춘 나라다.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연합(EU)은 2003년 고용전략으로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선택했고, ‘하르츠 개혁’으로 대표되는 독일은 미니잡(mini-job)과 같은 단시간·저임금 일자리를 통해 여성 고용률 증가에 성공했다. 하지만 덴마크는 기존의 고유한 고용시장 모델인 ‘유연안정성’(flexi-security) 탓인지 독일만큼의 즉각적이고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럼에도 70%라는 이상적인 고용률과 이런 고용시장을 뒷받침하는 사회보장 시스템은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한국 정부가 분석하고 배워야 할 대상이다. 덴마크의 유연안정성 모델이란 사용자에게 노동자에 대한 해고의 자유를 보장해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동시에 해고자 및 실업자의 재취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실업 상태에서도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노동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덴마크에선 사용자가 노동자를 쉽게 해고해도 한국과 같은 노동조합의 반발을 거의 겪지 않는다. 실업급여 수준이 높은 데다 쉬운 해고만큼 재취업도 어렵지 않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덴마크의 노동시장은 연평균 30%대의 입직률과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 전체 노동자의 평균 근속 기간 역시 8년 안팎으로 ‘평생직장’ 개념이 강한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여기에 해고된 노동자는 2년간 전 직장 임금의 80%에 해당하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어 노동자들도 해고에 대한 거부감을 거의 갖지 않는다. 이날 코펜하겐 취업정보센터에서 만난 요른 스텐베르(36)는 “두 달 전쯤 회사에서 인력을 줄이면서 해고됐는데 연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고 다시 일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러 나왔다”며 “해고가 쉽게 이뤄지는 만큼 다른 회사로 들어갈 기회 또한 많다”고 말했다. ‘쉬운 해고’의 성공 사례는 덴마크 대표 기업인 장난감 회사 ‘레고’에서도 찾을 수 있다. 덴마크 소도시 빌룬에 있는 레고사는 2004년 인터넷 게임의 강세 속에 위기를 맞았다. 당시 레고사는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누적 적자로 미국 공장 문을 닫는 등 위기에 직면, 덴마크 본사 직원 8000여명 중 3500여명을 해고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덴마크에서 경영난에 따른 해고 통보는 재직 기간 기준으로 3~6개월 전에 미리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같은 고용·해고 시스템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의 저항은 거의 없었다. 이후 레고사는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경영 실적이 향상되자 다시 직원을 늘려 나갔다. 덴마크에는 사회안전망을 토대로 한 시간제 일자리도 정착됐다. 소득에서 세금으로 나가는 비율이 높지만 의료·교육 서비스가 무상으로 제공되고, 마을마다 유아 보육 시설이 잘 마련돼 남녀 구분 없이 다양한 연령층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활용하고 있다. 코펜하겐 시립 도서관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르네 베스터가드(42·여)는 “오전 9시까지 출근해 대출 도서 목록과 반납된 책을 정리하는 게 하루 일과”라면서 “오후 3시에 퇴근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전일제 정규직 동료에 비하면 일을 적게 하는 만큼 임금을 적게 받을 뿐 회사 내 복지 혜택에서는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연한 노동시장의 배경은 189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급속한 산업화 속에 덴마크 노동자들은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당시 사용자 단체와 맞섰고 이는 총파업으로 이어졌다. 이에 고용주 대표단과 노동자 대표단은 4개월에 걸친 협상에 들어갔고 대타협을 이루면서 현재의 고용모델 토대를 마련했다. 고용주는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고 노동자 또한 사용자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대타협의 핵심이다. 몰텐 비어링 코펜하겐 취업정보센터 고용정책연구원(공공 일자리 담당)은 “덴마크의 독특한 고용시장 형태는 높은 세금을 바탕으로 한 복지정책이 근간을 떠받들고 있지만 사용자 단체와 노동조합이 서로 신뢰하면서 끊임없이 대화와 타협을 해 왔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취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지하철 역. 평일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열차 안은 승객들로 가득했다. 이들 대부분은 오전 8~9시쯤 출근했다가 귀가하는 시간제 노동자들이라는 게 현지 관계자의 전언이다. 글 사진 코펜하겐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日 자민당 올 목표 ‘개헌·야스쿠니 참배’

    日 자민당 올 목표 ‘개헌·야스쿠니 참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올해 주요 목표로 헌법 개정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꼽아 논란이 예상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은 7일 총무회의를 열고 올해 활동 방침의 큰 틀을 이같이 결정했다. 자민당은 “평화 헌법을 유지해 온 기존의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시대에 입각해 현실적인 개정을 한다”면서 “개헌의 기운을 높이도록 전국에서 대화의 장을 열고 개헌을 실현하기 위해 당 전체가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방침을 정했다. 비록 평화 헌법의 틀을 유지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보통국가’로의 탈바꿈을 꾀하는 개헌 논의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또 “국가의 초석이 된 분에게 애도의 마음을 받들어 부전(不戰)의 맹세와 평화 국가의 이념으로 일관할 것을 결의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승한다”고 명시했다. 자민당은 아베 정권이 추진 중인 안보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는 내용도 다뤘다. “아베 내각이 내건 적극적 평화주의를 지원하고 국제 사회에 공헌한다”면서 “가치관을 공유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각국과 연대를 강화한다”고 규정했다. 또 교육 분야에서는 “의무 교육에서 아이들이 자학 사관에 빠지지 않도록 교과서 편집·검정·채택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자민당은 이 같은 활동 방침을 19일 예정된 당 대회에서 정식 결정한다. 한편 일본인 50% 이상이 아베 총리의 지난해 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공동으로 지난 4~5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공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가치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고 답했다. 참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38.1%에 그쳤다. 참배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자 중 61.9%가 ‘외교적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자 중 74%는 ‘전쟁 희생자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손가락 길이비(比) 작으면 폐기능 떨어진다

     손가락 길이의 비(比)가 성인의 폐기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김태범 교수와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박이내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성인의 경우 손가락 길이 비가 작을수록 폐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손가락 길이 비란 검지의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눈 값이다.  연구팀은 두 병원에서 비뇨기과 수술을 위해 폐기능검사를 받은 성인 남성 162명 등 245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폐기능검사 시행 전에 미리 손가락 길이 비를 측정한 뒤 이 측정값과 폐기능검사 결과와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162명의 남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강제폐활량(FVC)과 1초간 강제호기량(FEV1)이 손가락 길이 비와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손가락 길이 비가 FVC는 물론 FEV1과 유의한 상관성이 확인됐다. 이와는 별도로 남성 흡연자 69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FVC와 FEV1이 손가락 길이 비보다는 흡연량과 더 큰 상관성을 보였다. 그러나 여성 비흡연자 83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폐기능이 손가락 길이 비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는 손가락 길이 비가 작을수록 폐기능이 더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나이·흡연량과 함께 손가락 길이 비 또한 성인 폐기능의 중요한 예측 인자임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태범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생식기관의 발생 및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태아기적 성호르몬이 손가락의 형성뿐 아니라 폐의 발생 및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자궁내 환경이 태아의 폐 발생 및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성인의 폐기능과도 일정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연구는 향후 개인마다 폐기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에 대한 연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논문은 ‘아시아남성과학회지’ 1월호에 실렸다.  김태범 교수팀은 앞서 2010년에는 손가락 길이 비와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을 영국 비뇨기과학회지에 세계 처음 발표했으며, 2011년에는 손가락 길이 비와 성인 음경 크기와의 관련성을 담은 연구 논문을 아시아남성과학회지에, 2012년에는 손가락 길이 비와 전립선비대증 약물 치료 반응과의 관련성을 영국 비뇨기과학회지에 게재해 관심을 모았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2014 업종별 기상도] 조선업·철강산업

    [2014 업종별 기상도] 조선업·철강산업

    올해 조선업은 소폭의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조선업은 최근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수주량이 증가세로 전환된 데다 올해 세계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 - LNG선 수주 견인 ‘상승세’ ‘빅3’ 450억 달러 수주 전망, 중국 조선 구조조정도 호재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를 거뜬히 달성한 뒤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정도 높게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은 “빅3의 수주 목표가 지난해 398억 달러에서 올해 450억 달러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면서 “올해 수주 목표는 지난해 수주실적 대비 1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 수주 증가의 견인차는 글로벌 LNG선이다. 북미 셰일가스 수출과 이에 따른 글로벌 LNG 가격 하향 안정화로 각국의 대규모 LNG선 발주가 기대되고 있다. 또 중국 정부가 자국 조선 산업의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우리 조선업계 입장에선 호재다. 우려감도 있다. 조선업의 특성상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계처럼 수주가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조선업은 수주를 받고 대략 2년 뒤 매출로 이어진다. 즉 올해 매출은 2011~2012년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올리게 된다. 문제는 2011~2012년 당시 선박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간 데다 극심한 불황으로 수주 부진까지 겪었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올해 조선업계의 건조량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의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는데, 이러한 감소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조선업의 올해 생산량 전망치는 1211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추정치 1345만 CGT 대비 10% 줄어든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조선업계의 수주 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수년간 이어져 온 극심한 불황에 따른 기저효과와 불투명한 해운시장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해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철강 - 내수 증가… 수출은 부진 공급과잉에 가격경쟁력 심화, 마이너스 성장 여파 이어질 듯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철강산업은 올해도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데다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철강사들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철강 수요는 소폭 증가세로 전환되겠지만, 국내 주요사업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없어 2012년, 201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철강산업이 크게 회복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포스코 경영연구소는 올해 철강 내수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에 따르면 내수는 상반기 1.3%, 하반기 0.6% 수준의 미약한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자동차·건설용 수요의 소폭 증가와 2년 연속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조선용 수요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경기 역시 철강 수요를 뒷받침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공건설 시장은 LH나 SH공사 등의 공기업 부채와 세수 감소 등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간 건설 수주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해도 저조한 수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수출 여건도 낙관적이지 않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수요는 15억t 규모로 지난해보다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의 철강수요는 경기회복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최대 철강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둔화될 전망이라서 전체적으로 제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해 국내 기업들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에다 철강 제품에 대한 무역 분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 수출량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4.2% 줄었다. 올해도 철강 수출의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아베 ‘보수층 껴안기’ 가속

    아베 ‘보수층 껴안기’ 가속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가 보수층의 지지를 결집하는 행보로 한 해를 연다. 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신정 연휴를 마치고 6일 미에현 이세시 이세신궁을 참배하는 것으로 올해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오미카미에게 제사 지내는 신사로, 과거 제정일치와 국체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종교시설이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일본 전통을 계승한다는 총리의 의지를 보여 줌으로써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신전을 20년마다 한 번씩 옮기는 행사인 ‘식년천궁’ 행사에 현직 총리로는 84년 만에 참석,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을 위배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지난 4일에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야마구치현을 방문,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아름다운 바다와 영토, 영공, 일본인의 자랑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말해 올해에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독도 등 영토 문제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의 묘지를 찾아 참배한 아베 총리는 “적극적 평화주의 아래 더욱더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할 것”이라면서 “강한 경제 회복, 동일본 대지진으로부터의 부흥 가속화, 사회보장제도 충실화, 교육 재생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주창하는 ‘적극적 평화주의’는 세계평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취지지만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라는 평가가 많다. 아베 총리는 이어 9일부터 15일까지 중동 오만과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모잠비크·에티오피아를 순방한다. 또 21∼23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례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뒤 25∼27일 인도를 방문, 정상회담을 갖는 등 활발한 외교 행보를 펼칠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응답하라 1994’ 주역 말띠 스타 고아라

    ‘응답하라 1994’ 주역 말띠 스타 고아라

    갑오년 새해가 오기를 누구보다 바랐던 배우가 있다. 말띠 스타 고아라(24)다. 지난해 데뷔 10년을 맞은 고아라는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를 자신의 대표작으로 만들면서 배우로서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응사’에서 억세면서도 여리고 또 따뜻한 성나정 역을 흠결 없이 소화해 박수갈채를 이끌어낸 그다. “저도 제가 그렇게까지 새침하고 도도한 서울여자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줄은 미처 몰랐어요. 사실 전 소똥 냄새 맡으며 자란, 뼛속까지 촌사람이거든요(웃음). 순대, 곱창, 개불도 무척 즐겨 먹고요. 솔직히 더 망가지고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감독님이 말리셔서 그러지 못했어요.” 마치 드라마 속 성나정을 보는 듯 쾌활한 그녀의 웃음이 차가운 공기를 데운다. 그는 공군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경남 진주 외곽의 공군 기지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냈다. 1993년 친구 따라 갔던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대상에서 친구 대신 합격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데뷔 과정을 거쳤다. 2005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브라운관에 처음 얼굴을 알린 뒤 드라마 ‘눈꽃’, 영화 ‘파파’ 등에 출연했지만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의 예쁜 얼굴이 오히려 독이 됐던 것. 그가 ‘응사’를 만나 가장 먼저 했던 작업도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성나정으로 갈아입는 일이었다. “일단 선머슴처럼 개구진 나정이를 표현하기 위해 긴 머리부터 싹둑 잘랐어요. 면도칼로 도려낸 머리카락도 나정이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였죠. 살도 7㎏을 찌워서 고아라의 얼굴이 최대한 안 보이게 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이렇게 완성된 성나정은 1990년을 살아낸 인물로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아련하게 기억나는 90년대 문화 상품으로는 삐삐와 이동통신 광고가 유일했던 그는 당시 신문 스크랩을 통해 IMF, 농구대잔치, 드라마 ‘마지막 승부’를 공부(?)했다. “음악과 드라마 등 그 시대의 소품들이 대본에 잘 녹아 있어서 연기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요즘에는 벨소리를 다운받는데 그때는 삐삐에 일일이 노래를 녹음했다는 걸 알고 신기했죠. 작가, PD님도 1990년대는 문화적 르네상스라서 표현할 것이 너무 많다고 하더라고요. 인물들의 사랑도 지금보다 더 순수했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나정이의 남편 찾기는 핫이슈였다. 결국 오랜 짝사랑인 쓰레기(정우)와 맺어졌다. “드라마 결과에 만족해요. 저도 나정이의 첫사랑이 결실을 맺을 것인지 무척 조마조마했거든요. 끝까지 누가 남편인 줄은 저도 몰랐어요. 하지만 작가가 나정이는 한결같은 캐릭터라는 주문을 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충실히 연기했어요.” 드라마 속 대사처럼 ‘인연은 어디에나 있다’는 말을 굳게 믿는다는 그다. 그렇다면 그는 극중 성나정과 얼마만큼 닮았을까. “무엇보다 저도 나정이처럼 오지랖이 넓어요. KBS에서 드라마를 할 때 경비 아저씨, 청소 아주머니부터 만나는 분들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다녔으니까요. ‘응사’의 신원호 PD도 그 무렵 제가 꾸벅 인사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 이번에 저를 불러주신 거죠. 엽기적인 행동으로 친구들을 웃기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주변사람들은 쾌활한 나정이 모습이 제 진짜 모습과 똑같대요. 아, 겉으로는 활발한데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는 바보같이 말 못하는 것도 닮았네요.” 그는 실제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첫눈에 콕 박히는 느낌’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폭넓은 나이대의 나정을 연기하면서 그 역시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말띠해를 맞아 고아라는 배우로서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아직 코미디도, 멜로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어요. 이번에 듬뿍 받은 사랑을 채찍으로 여기고 더 열심히 달려야죠.” 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사진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이종석 5:5 가르마, 금발 이어 파격 변신 ‘피 끓는 청춘’

    이종석 5:5 가르마, 금발 이어 파격 변신 ‘피 끓는 청춘’

    영화 ‘피끓는 청춘’(이연우 감독, 담소필름 제작)이 미공개 스틸을 최초 공개했다. ’피끓는 청춘’은 1982년 충청도를 뒤흔든 전설의 대박 사건을 그린 불타는 농촌 로맨스. 충청도를 접수한 의리의 여자 일진, 소녀 떼를 사로잡은 전설의 카사노바, 청순가련 종결자 서울 전학생,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홍성공고 싸움짱의 청춘의 운명을 뒤바꾼 드라마틱한 사건을 그린다. 흥행 퀸 박보영과 대세 이종석, 이세영, 김영광이 총출동한다. 이번에 공개된 스틸은 1980년대를 완벽하게 재현하며 청춘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으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여자 일진 영숙 역의 박보영은 과격하고 거친 행동,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만으로도 포스 넘치는 열연을 기대케 한다. 5:5 가르마로 한껏 멋을 낸 중길 역의 이종석은 친구들에겐 엄지를 치켜들게 만드는 연애 선배로, 자신을 좋아하는 영숙과 자신이 좋아하는 소희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카사노바의 진면모를 뽐낸다. 홍성공고 여신으로 통하는 서울 전학생 소희 역의 이세영은 중길의 적극적인 애정공세에 새침하게 반응해 더욱 이중길의 애를 태워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숙과 전략적 동맹 관계의 홍성공고 싸움짱 광식 역을 맡은 김영광은 올빽 머리에 머리카락 한 올만 고정시킨 헤어와 공고 교복 속 달라붙는 티셔츠까지 가장 충격적인 비주얼을 선사해 존재감을 과시한다. 한편 ‘피끓는 청춘’은 ‘거북이 달린다’를 통해 유머와 뚝심 있는 연출력을 선보인 이연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월 23일 개봉.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아베 신년사로 본 올 日 키워드] “강한 일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신년사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나라의 모습’을 나타내는 헌법에 대해 국민적 논의를 심화시켜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 안보 정책 충실화, 교육 재생 등을 중요 과제로 꼽으며 “‘강한 일본’을 되찾기 위한 싸움은 이제 막 시작했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전후 평화헌법의 핵심 조항인 헌법 제9조를 개정, 자위대의 명칭을 정식 군대를 의미하는 ‘국방군’으로 바꾸는 방안 등을 공약해 왔다. 자민당은 이달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헌법 개정 절차를 정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개헌 움직임을 본격화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31일 보도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또 지난 12월 외교·안보 정책의 사령탑인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를 발족시킨 것과 관련해 “어느 때보다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적극적 평화주의야말로 일본이 짊어질 21세기의 간판”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주창하는 ‘적극적 평화주의’는 세계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취지지만 이면에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라는 평가가 많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심화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갈등을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일본의 영토·영해·영공은 단호하게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에 대해서는 “20년 가까이 지속된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는 길은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 “강한 경제를 되찾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강력하게 추진해 온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지난해 닛케이 평균지수는 56.7% 상승해 41년 만에 연간 상승률로는 최고 수준을 보였고, 엔화 가치는 18% 떨어져 34년 만에 엔저 기조가 유지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佛 이어 러도 “아라파트는 독살 아닌 자연사”

    佛 이어 러도 “아라파트는 독살 아닌 자연사”

    프랑스에 이어 러시아 연구진이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독살이 아닌 자연사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아라파트의 독살 가능성을 제기한 스위스 연구진이 러시아 측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독살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현지시간) AFP·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연방 의학생물학청(FMBA)의 블라디미르 위바 청장은 이날 “아라파트는 자연사했다. 방사능 중독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가 광범위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재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라파트가 자연사했다는 연구 결과는 지난달 초 아라파트의 사인을 자연사라고 밝힌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다. 위바 청장은 “스위스 연구진 역시 그들의 발표를 철회하고 우리에게 동의했으며, 프랑스 연구진도 우리의 결론을 확인해 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앞서 아라파트 사인을 조사한 스위스 로잔대 방사능연구소의 프랑수아 보슈 연구소장은 이날 러시아 연구진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보슈 소장은 “분명하게 말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과학적 근거가 없는 러시아 측의 주장은 그저 공허한 정치적 선언일 뿐”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11월 아라파트의 부인인 수하 여사의 부검 요청으로 아라파트의 무덤 속 유해에서 표본을 채취해 프랑스, 스위스, 러시아 3개국 연구소에 공동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 지난달 초 스위스 연구진이 “아라파트 유골과 옷 등에서 정상치의 최대 20배에 이르는 폴로늄 210과 납 성분 등 독살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히며 독살 의혹을 증폭시켰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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