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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 부검 ‘복원’한 투탕카멘…“선천적 내반족·뻐드렁니”

    가상 부검 ‘복원’한 투탕카멘…“선천적 내반족·뻐드렁니”

    기원전 14세기 이집트 제18왕조 12대 왕인 투탕카멘의 빛나는 황금 마스크는 또렷한 이목구비의 잘생긴 미남으로 보이지만, 실제 이 소년왕의 모습은 뻐드렁니에 내반족(굽은 발), 그리고 소녀 같은 엉덩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정밀 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 그는 전차 경주를 즐겼다기 보다는 걷기 위해서 지팡이에 의존해야만 했다고 연구자들은 말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19일 자 보도에 따르면 국제 연구진이 투탕카멘의 미라를 단층 촬영한 컴퓨터 스캔 2000본 이상과 함께 그의 형제자매로 확인된 미이라의 유전 분석도 시행했다. 그 결과, 투탕카멘의 신체 장애는 호르몬 불균형에 의한 선천적 유전병이며, 그의 가족사를 통해 그가 10대 후반(약 19세)에 사망하게 된 신뢰할만한 원인을 밝혀냈다. 기존에는 투탕카멘의 두개골과 다른 신체 부분에서 확인된 골절로 그가 전차 사고로 사망했거나 살해됐다는 여러 속설이 제기돼왔다. 이번 조사 결과, 연구팀은 투탕카멘이 사망하기 전에 한 차례 골절상을 입기는 했으나 그가 지닌 내반족은 전차 사고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질환이었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유럽아카데미 미이라·아이스맨연구소(EURAC)의 알베르트 징크 소장은 이 고대 이집트 왕족의 DNA를 연구함으로써 그의 부모에 관한 진실도 파헤쳤다. 그는 투탕카멘이 ‘이교적인 왕’(heretic king)으로 알려진 부왕 아크헤나텐과 그의 친남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고대 이집트인 사이에서는 근친상간이 금기시되지 않았으며 이런 행동이 자손에게 유전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는 것 역시 알지 못했다. 런던임페리얼단과대(ICL)의 수술 강좌 강사인 후탄 아슈라피안은 몇몇 왕족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밖에 설명될 수 없는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투탕카멘 이전의 많은 파라오들이 고령까지 살았지만 그의 직계는 조기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방사선 전문의 아쉬라프 셀림은 “가상 부검 결과 내반족으로 땅을 디디기 위해 발가락이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심하게 절뚝거렸을 것”이라면서 “또한 그가 죽기 전에 무릎 부위에 한 차례 골절 상을 입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탕카멘의 신체적 제약에 대한 증거는 그의 무덤에서 발견된 130개에 달하는 지팡이가 뒷받침하고 있다. 해당 연구결과는 오는 26일 영국 BBC 1 방송 다큐멘터리 ‘투탕카멘: 그 진실을 밝히다’(Tutankhamun: The Truth Uncovered)에서 상세하게 공개될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판교 사고대책본부 방문 김무성 “전국 통풍구 실태 알아보라 지시했다”

    판교 사고대책본부 방문 김무성 “전국 통풍구 실태 알아보라 지시했다”

    판교 사고대책본부를 방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8일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해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께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관련한 의지를 피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사고가 나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이날 오후 4시 5분쯤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차려진 사고 대책본부를 방문한 김 대표는 대책본부에서 20여 분간 보고를 받고 나와 취재진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전혀 예기치 않은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생활 도처에 있는 통풍구의 안전관리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했다”며 “이런 사고를 막도록 안전행정부에 전국 현황 및 실태 파악을 부탁해놓았다”고 했다. 이어 “통풍구에 사람이 올라가도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치가 반영돼 있는지 등을 당 차원에서 종합 점검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고 피해자들의 보상 문제는 대책본부가 대책을 세우고 있는 만큼 당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 마지노선 깨질까… 이주열 총재 일단 “NO”

    2% 마지노선 깨질까… 이주열 총재 일단 “NO”

    한국은행이 15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0%로 내리면서 시장의 관심은 ‘2% 마지노선’이 과연 깨질 것인가로 쏠리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 가능성을 차단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총재 스스로도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를 간파한 채권시장은 또 한번의 인하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한은이 미국의 돈 풀기(양적 완화) 종료 부담을 무릅쓰고 금리를 내린 것은 나라 안팎 경기 부진과 ‘실세 부총리’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한은은 실질 성장이 잠재 성장(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성장 최대치)에 못 미치는 국내총생산 갭 마이너스 상태가 당초 예상했던 올 연말이 아닌 내년 하반기나 돼야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 지역 경기 부진 장기화, 국내 경기 하강 위험 상존, “척하면 척” 발언으로 상징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집요한 정책 공조 압력 등도 금리 인하를 끌어낸 요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성장세가 미약한 만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공조가 필요하다”며 “금리 인하가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으로 금리를 낮출 만큼 지금 경제가 ‘최악’인가 하는 점에서는 논란이 인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김대식 한중금융경제연구원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대 성장이 예상되는데 제로 성장을 기록한 2009년(0.7%)과 어떻게 금리 수준이 같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성장률이 2%대에 그쳤던 2012년(2.3%)에도 기준금리는 2.75~3.25% 수준이었다. 김 원장은 “중앙은행의 정치화는 우리 경제에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향후 금리 인상 시 엄청난 가계 부채 후폭풍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하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나 수출 어느 쪽을 따져봐도 금리 인하 기대 효과가 거의 없고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이라는 부담까지 안게 돼 한은으로서는 손해나는 장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2% 마지노선이 깨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 총재도 금통위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2% 금리 수준은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금리가 2.50%였던 올 4~5월에도 똑같은 말을 했다. 그래 놓고는 8월에 금리를 인하했다. 이 총재가 추가 인하 가능성을 부인했음에도 채권시장이 기대감을 꺾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누가 총재 말을 믿느냐”며 “이달에도 이 총재는 금리를 내리기 직전까지 내외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 등 매파적 발언을 이어 갔다”고 냉소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 등으로 환율에 대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어 내년 상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런 기대감 등으로 이날 채권금리는 보합세를 보였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성장률과 물가가 더 떨어질 위험이 상당히 있을 경우 한은이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싱크홀·제2롯데월드 추궁… 진땀 뺀 박원순

    [국감 하이라이트] 싱크홀·제2롯데월드 추궁… 진땀 뺀 박원순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제2롯데월드와 싱크홀 등에 대한 안전 대책을 집중 추궁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 문제까지 거론해 공방이 격화되기도 했다.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최근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에 대한 서울시 책임이 쟁점이 됐다.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은 “석촌 지하차도 밑에서 지하철 9호선 공사를 하면서 시공사와 감리단은 지반 침하를 우려해 수직 보강 공법을 건의했는데 왜 서울시는 수평 공법을 주장했느냐”고 따져 물었다.이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시가 발주처로서 보고를 듣고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최종적으로 시공사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2롯데월드 임시 개장 허가와 석촌호수 수위 저하도 논란이 됐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제2롯데월드에 대한 안전 대책과 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고, 관련 용역 결과는 내년 5월에 나오는데 왜 임시 개장을 서둘러 승인했느냐”고 따졌다. 이에 박 시장은 “유관 기관과 시민 자문단, 전문가 의견을 합쳐 결정했다”고 답했다. 박 시장 측근들이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선임된 데 대한 보은 인사 논란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시장 측근들을 연구 목적으로 강의도 안 하는데 다달이 400만~600만원을 주는 자리에 앉혔다. 낙하산, 측근 채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추궁했다. 박 시장은 “그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한다는 원칙을 실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 아들의 병역 문제가 제기되면서 공방은 더욱 치열해졌다.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이 박 시장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피의자들이 정식 재판을 요구하고 있는데 박 시장 측이 약식기소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 발단이었다. 박 시장은 “그 문제는 국감에서 다룰 부분이 아니다. 병무청과 검찰청에서 이미 무혐의라고 했는데 죄 없는 가족들을 끌어내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은 “오늘 시청에 들어서며 깜짝 놀랐다. 공무원노조 서울시 지부에서 국감을 폐지하라고 주먹질하며 주장해 불쾌감을 느꼈다”고 항의했다. 이에 이홍기 공무원노조 서울시지부 위원장은 “지나친 행동이 있었다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수사기관의 사이버 검열 최소한에 그쳐야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수사기관의 사이버상 검열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 들어 통신제한조치(감청)와 통신자료 열람, 압수수색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이 논란의 골자다. 검열이 증가한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과도한 공권력 행사가 국민의 사생활을 도 넘게 엿보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수사기관의 사이버상 검열은 표현의 자유와 통신비밀보호 측면에서 기준이 엄격해야 할 것이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메신저와 이메일 등을 압수수색한 건수는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 681건에서 올해는 8월까지 두배 수준인 1240건으로 증가했다. 경찰의 국가보안법 수사와 관련한 올해(8월 기준) 감청 건수도 전 정부 시절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래창조과학부의 인가를 거쳐야 하는 이메일·메신저의 패킷감청 설비도 지난해에 비해 급증했다고 한다. 최근 불거진 검찰의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서 보듯 국민 사생활을 심대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게 아닌가. 사이버상에서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와 음해는 사회 혼란과 갈등을 일으키는 부작용을 양산한다. 최근엔 이념과 정파적 갈등에 따른 근거없는 폭로와 사실을 왜곡한 정책 비판, 악성 루머 등의 글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가적인 대형 사안이 불거졌을 땐 이러한 행위는 더욱 기승을 부렸다. 사이버상에서 유언비어를 확산시켜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북한의 심리전이 작용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수사기관이 이를 방기한채 뒷짐을 지고 있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또한 수사당국이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샅샅이 검열하고 감시하는 ‘빅 브라더’로 과장하고 호도해서도 안될 일이다. 최근 카카오톡의 검열 사태로 불거진 개인 대화의 보존 기간은 미국 등 선진국에선 우리보다 더 오랜 기간 서버에 보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사이버 검열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지난 달 18일 검찰이 주관한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한 정부기관 대책회의에서 검찰과 인터넷 업체가 핫라인을 구축해 실시간 모니터링하겠다는 것은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특정 논제와 관련한 단어를 입력한다고 해도 이 같은 우려는 상존한다. 수사당국이 어떤 해명을 내놓아도 국민은 그동안 자의적이고 관행적인 수사기관의 검열 행위를 경험하면서 불신이 팽배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현 정부 들어 대폭 증가한 감청과 압수수색은 이같은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국민이 불안해지는 정책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 수사당국은 보다 엄격한 감청 기준을 마련하고 그 집행도 최소화 해야 한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어떻게 왔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어떻게 왔나

    1929년 시작된 대공황기에도 각국의 경제는 10년 이내에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거론되던 일본 경제의 갑작스러운 부진은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며 경제위기가 닥치거나 경기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때마다 언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로지역에서 저물가와 저성장세가 지속되자 ‘유럽판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비슷한 산업구조 등으로 인해 일본 경제가 걸어온 길을 뒤따랐던 우리 경제도 최근 체감경기가 회복되지 않자 일본식 장기 불황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장기 불황의 원인을 알아야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지는 사태를 미리 막을 수 있다. 일본에서 장기 불황은 1980년대 후반 형성된 거품 붕괴에서 시작됐다. 1980년대 들어 예금금리 자유화, 영업점 신설 규제 완화 등의 금융 자유화로 경쟁이 심화되고, 대기업이 자본과 회사채 발행을 늘림에 따라 수익원이 줄어든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이 우려되자 일본은행은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1985년 1월 5%였던 정책금리를 1987년 2월까지 역대 최저 수준인 2.5%로 인하했다. 이와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 기업들은 돈을 빌려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동시에 재테크에도 치중하면서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담보가치 상승 및 기업의 차입 여력 확대로 이어져 다시 자산가격이 오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거품이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경영 효율보다는 사업 규모 확대에 주력하는 외형 중시의 기업 경영 행태가 만연하게 됐다. 자산가격이 상승하자 가계도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빠르게 늘려 나갔다. 이 결과 주가와 땅값 모두 1987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1990년까지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자산가격은 거품을 우려한 일본 정책 당국이 1989년 5월 이후 급격한 금융긴축을 단행하고 1990년 3월 들어 부동산 관련 대출 총량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붕괴됐다. 1990년 초 거의 4만 선까지 올랐던 닛케이주가는 1990년 10월 절반으로 하락했고, 1992년에는 1만 5000으로 떨어졌다. 땅값 또한 1989~1992년 50% 이상 떨어졌으며, 이후에도 2005년까지 하락세가 매년 계속됐다. 장기 침체의 단초가 된 과정은 1980년대 후반 붐(boom)에 따른 거품(bubble)이 붕괴(bust)되는 ‘3B’로 설명될 수 있다. 거품 붕괴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진입하게 된 과정은 부실 부채 누적(debt) 및 이에 따른 기업과 은행들의 부채 및 대출 조정(deleveraging), 그리고 디플레이션(deflation) 등 ‘3D’로 요약할 수 있다. 1980년대 후반 거품기의 활황이 기초경제여건 개선에 따른 현상인 것으로 오판한 기업들은 앞다퉈 돈을 빌려 사업 확장에 나서 과잉 설비와 함께 과잉 부채에 직면했다. 과도한 부채를 해소할 필요성이 높아진 기업이 장기간에 걸쳐 채무 상환에 집중하면서 설비투자가 줄어들었고 가계소비도 자산가격 하락으로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서 위축됐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부동산가격 하락 및 경기부진 지속으로 대규모 부실 대출을 떠안게 된 금융기관이 민간대출을 줄임에 따라 자금중개 기능이 위축되면서 실물경제도 동반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내수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1999년 들어서는 소비자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해 현재 소비를 미래로 미뤘고, 기업은 소비 위축으로 이윤이 줄어 투자 의욕을 잃게 되면서 물가가 다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었다. 일본 경제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거품이 형성돼 경제가 기초체력 이상으로 성장할 경우 그 폐해는 매우 크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 시 비슷한 거품 붕괴를 경험한 미국과 영국 등이 1~2년 이내에 회복기에 재진입한 것에 비춰 볼 때 일본의 장기 불황은 거품 붕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거품 붕괴로 초래된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돼 디플레이션으로까지 이어진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하지만 정부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거품 붕괴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 성공 신화에 매몰돼 과감한 구조조정 대신 거품을 초래한 기존 시스템에 안주한 데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인구 고령화라는 구조적 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거품 붕괴 이후 일본의 정책 당국은 경제가 공급과잉임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노력 없이 1990년대 중반까지 공공투자 확대, 금리 인하 등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전통적인 경기대응책만으로 일관해 불황의 조기 극복에 실패했다.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업 및 사업을 정리하기보다는 공동 감산으로 대응하는 등 소극적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1990년대 초반에 공적자금 투입 및 금융부문 구조조정을 제때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한 것도 부실 채권 문제를 심화시켰다. 경기부양책은 그 규모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았는데 이는 부채가 지나치게 많아 경제주체들이 소비나 투자보다는 부채 감축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잦은 경기부양책은 국가채무 누적으로 구조조정 추진을 위한 재정 여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금융기관은 거품 붕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경기가 회복되면 기업의 경영 상태도 정상화돼 부실 부채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좀비 기업에 대출 상환을 연기하거나 추가 대출을 실시했다. 1995년 들어 심각성을 깨달은 금융기관이 신규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으나 뒤늦은 대응으로 부실 부채가 크게 누적돼 2000년대 중반까지 디레버리징을 진행해야 했다. 기업은 은행의 느슨한 신용심사 및 대출 확대 방침 속에서 긴박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생산설비 폐기 등의 생산성 제고 노력을 상당 기간 본격화하지 않아 과잉 상태가 2000년대 초반까지 지속됐다. 이 같은 좀비 기업의 지속 등으로 경제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1990년대 중반부터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2000년대 들어 실효성 있는 구조개혁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장기 불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던 일본 경제는 세계 금융위기와 대지진 여파로 다시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과 함께 구조개혁이 주요 내용인 신성장전략을 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실시 중이다. 아베노믹스 실시 이후 일본 경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시장에선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의 근저에는 거품 붕괴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진입한 근본 원인이었던 구조개혁의 지연이 이번에도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지핀 불을 구조개혁으로 지속하지 못한다면 나랏빚만 늘어나는 등 일본 경제의 대외신뢰도가 하락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플라자합의 1985년 9월 22일 미국 뉴욕에 있는 플라자 호텔에서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5개국(G5) 재무장관들이 미국에 대한 일본과 독일의 대규모 무역흑자를 시정하기 위해 합의한 내용이다. 이 모임에서 5개국은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대외불균형 축소를 위해 재정 및 통화정책을 공조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플라자합의 이후 2년 만에 엔화 가치는 2배 가까이 급등했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자본과 부채로 구성된 보유자산 중 부채 비중을 줄이는 현상이다. 기업의 경우 기업소득을 투자(자산매입 등)에 쓰지 않고 부채 상환에 쓴다. 은행은 예금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대출 등으로 운용한다는 측면에서 은행의 디레버리징은 부채 감소보다는 보유자산(대출자산)을 축소(대출자산 회수)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디레버리징은 경제주체들이 자산가격 하락, 투자수익성 하락 등을 예상할 때 나타난다. 디레버리징이 경제 전반에 걸쳐 발생하면 경기하락이 초래되고 이는 자산가격 및 투자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되기도 한다.
  • 日우익 공세 속… 교도통신도 위안부 ‘양심 보도’

    아사히신문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과거 기사 일부를 취소한 것을 계기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한 일본 내 보수우익 세력의 총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교도통신이 위안부 강제동원의 실상과 피해 상황을 상세히 다룬 특집 기사를 11일 보도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신문이 10일 미리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교도통신은 ‘위안부 문제를 생각한다’는 주제로 14건의 특집 기사를 준비했다. 동남아를 오가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는가 하면 “일본에서 논의되는 ‘강제 연행’ 유무와는 상관없이 위안부의 존재만으로도 문제가 된다”는 국제사회의 반응을 자세히 실었다. “17살이던 1943년 루손섬 헤르모사를 걷고 있는데 일본군 트럭이 멈춰 서더니 타라고 명령했다. 반항하면 얼굴과 배를 때렸다. 주둔지로 끌려가 일본군 3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다음날부터 낮에는 세탁과 취사를, 밤에는 일본군을 상대했다. 감금은 1년간 계속됐고 보수는 받지 못했다.” 필리핀의 위안부 피해자 힐러리아 부스타만티(88)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는 “일본군이 조직적으로 (위안소 운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80대의 인도네시아인 미윤은 자바섬 족자카르타 교외에서 일본군에게 연행돼 다수의 병사에게 폭행당했다고 증언했다. “3개월간 밤낮으로 성적 봉사를 강요당했다. 군홧발로 밟힌 적도 있었다. 몸도 마음도 고통을 겪었다. 보수는 없었고, 수십 명의 소녀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를 폭행한 병사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분노와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이 속출하는데도 아베 신조 내각이 “강제 연행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없다”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서도 교도통신은 문제를 제기했다. 통신은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여성의 인권 침해로 보는 입장과 ‘일본을 동정할 여지가 전혀 없다‘(토머스 시퍼 전 주일 미대사)는 의견이 대세를 점하고 있다”고 해외의 시각을 전했다. 지난 8월 아사히신문이 제주도에서 여성을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한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과 관련된 과거 기사 일부를 취소한 것과 관련해서도 유럽·미국과 동남아의 언론들이 이를 거의 다루지 않은 것은 요시다의 증언이 부정돼도 그와는 상관없이 위안부 피해자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마이크 모치즈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면 결과적으로 성적 예속을 강요당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요시다의 증언이 허위였다고 해서 강제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고노 담화 수정은 일본 외교에 괴멸적 타격을 갖고 올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가 방한해 위안부 피해자들과 면담하는 기회를 만들면 훌륭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탈모 줄기세포치료제 3~5년 내 개발”

    “탈모 줄기세포치료제 3~5년 내 개발”

    국내 연구진이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해 탈모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향후 3~5년 정도 연구가 진행되면 신약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성종혁 연세대 약학과 교수는 “지방줄기세포를 특정 배양액에서 배양해 생쥐에게 주사하자 모발 성장이 3배 이상 촉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스템셀’에 게재된다. 지방조직에서 얻을 수 있는 간엽줄기세포는 적절한 환경이 갖춰지면 연골·골·근육·지방으로 자라는 대표적인 지방줄기세포다. 연구팀은 이 지방줄기세포에 D형 혈소판유래성장인자를 처리하는 배양액을 개발, 줄기세포의 성장과 증식이 2배 이상 왕성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배양된 지방줄기세포를 생쥐의 피하에 주사하자 성장기 모발이 유도되고 모발이 증식됐다. 지금까지 지방줄기세포는 배양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들어 치료제로 사용되지 못했는데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한 것이다. 성 교수는 “3~5년 추가 연구를 거치면 탈모 치료용 세포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활성산소가 세포의 성장을 조절한다는 최신 이론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아파트 물량 ‘10월 공세’ 부동산 활기 틈타 쏟아져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자 건설사들이 최근 잇따라 분양을 시작하면서 이달 들어 일주일간 분양 물량이 지난달 전체 분양 물량을 넘어섰다. 8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이달 1~7일 입주자 모집 공고 기준으로 전국에서 건설사들이 분양한 일반 아파트(국민임대 제외)는 33곳, 1만 822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한 달간 전국 31곳에서 1만 7607가구를 분양한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한 달치 분양 실적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이달 전체 분양 물량은 올해 가장 많은 아파트를 분양했던 5월(3만 1932가구)의 기록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아파트 분양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그동안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미분양 우려 등으로 분양을 미뤘던 건설사들이 최근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시장이 활기를 되찾자 분양 물량을 일제히 풀어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청약 열기도 뜨겁다. 전국에서 이달 1~7일 청약한 아파트 18개 단지 가운데 1순위 청약이 마감된 단지는 9곳(50.0%)에 달한다. 지난달 한 달간 청약이 이뤄진 전국의 아파트 31곳 가운데 1순위 마감 단지는 4곳(12.9%)에 불과했다. 수도권에서는 이달 1일 분양한 ‘위례 자이’가 1순위 청약에만 6만 2000여명이 몰려 최고 738대1, 평균 139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2일 서울 서초구에서 함께 분양한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와 ‘아크로리버파크 2차’는 각각 평균 경쟁률 71.6대1, 17.4대1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지드래곤 키코, 반복된 열애설+이별설 ‘벌써 4년 동안 계속된 인연’

    지드래곤 키코, 반복된 열애설+이별설 ‘벌써 4년 동안 계속된 인연’

    지드래곤 키코 열애설이 또 터졌다. 그룹 빅뱅 지드래곤과 일본 모델 겸 배우 미즈하라 키코의 열애설이 불거지며 그들을 둘러싼 많은 추측들이 수면위에 다시 오르고 있다. 지드래곤과 미즈하라 키코의 열애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드래곤과 미즈하라 키코의 사이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 지드래곤은 일본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상형에 대해 “K…K…K…”라 답하기도 했다. 이에 팬들은 미즈하라 키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뿐만 아니었다. 두 사람은 지속적으로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아이디를 맞추거나 커플을 암시하는 아이템을 게재해 의혹을 얻기도 했다. 또 지드래곤과 미즈하라 키코는 인스타그램에 비슷한 곳을 여행했음을 눈치 챌 수 있는 풍경 사진 등을 게재했다. 이와 더불어 두 사람이 함께 있다는 네티즌들의 목격담이 전해지며 열애설이 이어졌다. 지드래곤과 미즈하라 키코의 열애설이 오랜 시간 지속되며 그 사이 이별설도 있었다. 지난 3월 미즈하라 키코와 일본 배우 마츠모토 준의 열애설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드래곤은 우울한 듯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게재해 이별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지드래곤의 비공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아이스버킷 챌린지 영상이 게재돼 두 사람의 사랑이 여전하다는 증거가 포착됐다. 지드래곤은 영상에서 다음 참가자로 미즈하라 키코와 그의 동생 유카를 지목했다. 지드래곤은 미즈하라 키코에 대해 “나의 친애하는 키코(My Dear Kiko)”라 말해 소중한 사람임을 입증했다. 지드래곤과 미즈하라 키코 양 측은 열애설이 불거질 때마다 친한 친구일 뿐이라 일축했다. 하지만 8일 한 매체가 두 사람의 데이트를 보도하며 열애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연예팀 chkim@seoul.co.kr
  • [사설] 세월호 검찰 수사 성과 없진 않지만 미흡하다

    304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검찰은 사고 후 5개월여 동안 전국 지방검찰청에서 진행한 수사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선사 측이 세월호를 무리하게 증축했고 과적으로 복원력을 잃은 상태에서 조종 미숙으로 배가 왼쪽으로 기울면서 침몰했다는 게 사고 원인에 대한 검찰 발표의 요지다. 그러나 사고 원인 외에 사망한 유병언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 검찰이 풀지 못한 의혹이나 수사가 미진한 부분은 남아 있다. 여전히 합의를 보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세월호 특별법이 언젠가 제정되면 법이 지정한 특검 등 수사 주체가 미흡한 검찰 수사를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외형상 검찰 수사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모두 399명을 입건하고 그중에서 15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세월호를 운항하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이자 전 세모그룹 회장 유씨 일가의 재산 1157억원에 대해 추징보전 조치하고 1222억원 상당을 가압류했다고 한다. 해운업계 전반의 구조적 비리에 대한 수사에도 나서 한국해운조합 등의 불법 행위를 적발하는 등 사고를 일으킨 원인(遠因)과 배경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수사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완전히 풀진 못했다. 물론 세월호가 침몰한 게 아니라 암초와 충돌했다거나 폭침을 당했다는 등의 유언비어에 가까운 의혹들은 검찰 수사에서도 부정됐고 이에 대해서는 더 논란을 이어가서는 안 된다. 아쉬운 것은 유씨 일가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전혀 캐내지 못한 점이다. 유씨가 사망해서 수사 자체가 어려웠기도 하겠지만 작은 유착관계조차 밝혀내지 못한 점은 검찰의 수사력을 탓할 수밖에 없다. 검찰이 이 대목에서 한 일이란 ‘50억 골프채’ 의혹이 확인 결과 사실무근으로 드러났고 로비리스트나 비밀장부 같은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해명성 수사뿐이다. 책임자 처벌에서도 검찰은 ‘꼬리 자르기’식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단 1명도 구조하지 못한 해경에 대한 처벌 결과는 목포해경 123정 정장을 불구속기소한 것이 전부다. 즉시 현장으로 출동하지 않은 목포해경서장이나 신고 전화를 받고 지침대로 대응하지 않은 목포해경 상황실 관계자 등에 대해서는 모두 면죄부를 줬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을 기소하긴 했지만 민간구조업체 ‘언딘’에 정보를 줬다는 혐의여서 구조 책임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 양보하지 않고 있는 것도 검찰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유가족들의 요구가 무리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의혹을 풀고 미진한 수사결과를 보충하자면 특별법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물론 철저하게 증거로 뒷받침하는 법률 위반 행위를 찾으려 하면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를 규정하기란 어려운 문제다. 이는 검찰이나 특검도 마찬가지다. 국사(國事)를 총괄하는 대통령이나 청와대에서 참사와 관련한 위법 행위를 밝힌다는 건 더욱 어려울 것이다. 법과 국민감정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유가족이나 국민 다수는 이번 수사 결과보다는 좀 더 진전된 내용을 기대했기 때문에 실망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특별법이 빨리 타결돼서 한발이라도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한다.
  • [사설] 정년연장 청년채용 감소 부작용 안 된다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줄이려는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적잖아 96만명에 이르는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감이 클 것 같다. 지난 8월 신규 취업자는 59만 4000명이지만 50대 이상이 43만 4000명(73%)이나 된다. 60세 이상이 19만 9000명으로 20대(11만 6000명)보다 훨씬 많다. 60대 고용률이 20대를 웃도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20대 고용률은 40%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업들은 정년이 60세로 늘어나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거나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할 태세다.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을 해소할 대책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어제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고졸자에 적합한 공무원의 직무와 자격을 추가로 발굴하고, 공공기관·공기업 경영평가 항목에 고졸채용 실적을 반영, 고졸 채용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높은 대학 진학률로 인해 청년 실업자들을 양산하는 부작용을 줄이려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졸 취업 재수생들은 27만명가량으로 대입 재수생(14만여명)의 2배에 가깝다. 취업 준비생들의 대기업 쏠림 현상으로 중소제조업체의 생산직 인력 부족률은 20.9%나 된다고 한다. 고졸취업 대책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해 청년실업을 줄이는 가시적 효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고용노동부는 통상임금 확대와 정년연장 등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최대 50%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인원을 줄이는 것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 탓도 있지만 정년 연장 등에 따른 인건비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정년 연장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법’을 만들어 나이를 이유로 한 강제퇴직을 연령차별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2027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4%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년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로 단계적으로 더 늘려야 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취업을 줄이는 부메랑이 돼선 결코 안 된다.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일자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는 국내외적으로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근무기간이 오래될수록 임금이 많아지는 연공서열식 임금 시스템을 임금과 생산성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임금 협상 교섭은 마무리지었지만 통상임금 확대를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은 내년 3월 말까지 미뤘다. 더 이상의 노사 갈등은 없었으면 한다. 정부는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권장하지만 도입 속도는 느린 편이다. 공공부문부터 앞장서야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늘리는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중장년층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을 제조업 수준으로 높여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고용부는 어제 재학 중 기업에서 실무교육을 받는 일·학습병행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현장 일·학습지원법’을 입법예고했다. 차질없이 입법화돼 청년 고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 제2롯데월드 조건부승인…서울시가 제시한 요구사항만으로 안전문제 괜찮나

    제2롯데월드 조건부승인…서울시가 제시한 요구사항만으로 안전문제 괜찮나

    서울시는 2일 롯데그룹이 지난 6월 9일 제출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신청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시민 대상 사전개방(프리오픈)과 추가 안전 점검, 관계부서·유관기관 협의, 2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시민자문단 검토 등을 거쳐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는 “시민 안전 확보와 교통 불편 최소화를 위한 제반 대책이 마련됐고, 제2롯데와 관련된 중소기업의 경영난 해소, 일자리 창출 등을 고려해 현 시점에서 임시사용 승인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대책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말했다. 롯데로 보내는 공문에는 승인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시의 요구사항은 ▲공사장 안전대책 ▲교통수요 관리대책 ▲석촌호수 관련 대책 ▲건축물 안전대책 등 4가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이행하라는 것이다. 석촌호수 주변 안전과 관련, 연구 용역에서 제2롯데월드 공사가 석촌호수 수위 저하 및 주변 지반 침하의 원인이라고 판명되면 롯데는 용역결과에 제시된 제반대책을 이행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승인이 취소된다. 제2롯데월드 조건부승인 소식에 네티즌들은 “제2롯데월드 조건부승인, 기대된다”, “제2롯데월드 조건부승인, 안전할까”, “제2롯데월드 조건부승인, 걱정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조건부승인…서울시가 제시한 요구사항만으로 괜찮나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조건부승인…서울시가 제시한 요구사항만으로 괜찮나

    ‘제2롯데월드 조건부승인’ 서울시는 2일 롯데그룹이 지난 6월 9일 제출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신청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시민 대상 사전개방(프리오픈)과 추가 안전 점검, 관계부서·유관기관 협의, 2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시민자문단 검토 등을 거쳐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는 “시민 안전 확보와 교통 불편 최소화를 위한 제반 대책이 마련됐고, 제2롯데와 관련된 중소기업의 경영난 해소, 일자리 창출 등을 고려해 현 시점에서 임시사용 승인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대책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말했다. 롯데로 보내는 공문에는 승인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시의 요구사항은 ▲공사장 안전대책 ▲교통수요 관리대책 ▲석촌호수 관련 대책 ▲건축물 안전대책 등 4가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이행하라는 것이다. 석촌호수 주변 안전과 관련, 연구 용역에서 제2롯데월드 공사가 석촌호수 수위 저하 및 주변 지반 침하의 원인이라고 판명되면 롯데는 용역결과에 제시된 제반대책을 이행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승인이 취소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조건부승인…서울시가 제시한 요구사항 살펴보니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조건부승인…서울시가 제시한 요구사항 살펴보니

    ‘제2롯데월드 조건부승인’ 서울시는 2일 롯데그룹이 지난 6월 9일 제출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신청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시민 대상 사전개방(프리오픈)과 추가 안전 점검, 관계부서·유관기관 협의, 2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시민자문단 검토 등을 거쳐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는 “시민 안전 확보와 교통 불편 최소화를 위한 제반 대책이 마련됐고, 제2롯데와 관련된 중소기업의 경영난 해소, 일자리 창출 등을 고려해 현 시점에서 임시사용 승인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대책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말했다. 롯데로 보내는 공문에는 승인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시의 요구사항은 ▲공사장 안전대책 ▲교통수요 관리대책 ▲석촌호수 관련 대책 ▲건축물 안전대책 등 4가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이행하라는 것이다. 석촌호수 주변 안전과 관련, 연구 용역에서 제2롯데월드 공사가 석촌호수 수위 저하 및 주변 지반 침하의 원인이라고 판명되면 롯데는 용역결과에 제시된 제반대책을 이행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승인이 취소된다.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조건부승인 소식에 네티즌들은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조건부승인, 정말 안전한 것 맞나?”,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조건부승인, 교통체증 걱정된다”,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 조건부승인, 싱크홀 문제 없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재건축 열기에 휩싸이는 아파트를 보며/강순주 건국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재건축 열기에 휩싸이는 아파트를 보며/강순주 건국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입지 조건이 좋은 강남의 다소 오래된 아파트 단지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축, 안전 진단 통과’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 글귀의 의미를 대부분 안다. 관리를 잘해 안전하다고 평가된 것을 축하하는 게 아니라, 아파트의 노후화가 심각해 재건축을 시행할 수 있으니 몇 년 후면 투자 가치 높은 고층의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축하의 의미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일 것이다. 최근 아파트 재건축 열기가 다시 불붙고 있다.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으로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고 얼마 안 돼 다시 9·1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5년 이상 된 아파트 주민들이 기로에 서게 됐다. 노후화 등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리모델링 추진 조합을 결성했다가 최근에는 재건축 규제 완화로 두 갈림길에서 고민하게 됐다. 수직 증축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조건으로 층을 2~3개층 높일 수 있고 가구 수가 현재보다 10~15% 증가한다. 조합원 부담이 줄고 사업성을 기대할 수 있기에 그동안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리모델링 대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런데 정부는 9·1 대책을 발표하면서 리모델링이 아닌 기존 아파트를 모두 허물고 다시 신축을 하는 재건축의 길까지 쉽게 열어 주었다. 재건축 추진 연한도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고, 안전진단 기준도 완화했다. 지금까지는 안전진단에서 구조 안전성 항목이 40점을 차지해 지반 침하나 내구성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재건축 판정을 받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주차문제나 일조환경 등 주거환경 평가가 기존 15점에서 40점으로 높아지고 배관 노후화와 층간소음도 포함시켜 재건축이 쉬워졌다. 아파트 안전에 큰 문제가 없어도 생활 불편만으로 재건축이 가능해진 셈이다. 재건축 완화라는 발 빠른 부동산 대책이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꾀하려는 정부의 정책임을 누구나 다 안다. 아파트로 재산을 형성하던 사회적 욕망도 아직 거기에 놓여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아파트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고,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해결책으로서도 지속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더욱이 재건축을 기다리기 위해 아파트 관리를 소홀히 할까 우려스럽다. 우리의 미래를 향한 국토부의 주거환경 정책 비전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경제 논리와 이익 추구에 지배되는 재건축 규제를 조였다 풀었다 할 게 아니라, 바람직한 주거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가는 게 좋을지 고민해야 하는데 말이다. 아파트 수명이 선진국의 30%밖에 안 되는 평균 27년 정도에 그치는 현실 속에서, 탄산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시멘트로 더 높은 고층화가 진행될 것이니 정부의 무책임이 느껴진다. 그보다는 총체적인 환경과 주거관리 의식을 제고해 보다 행복한 주거환경을 구상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경제논리에도 기여할 것이다. 경기부양 효과가 장기적이지도 않고 전국적이지도 않은 메뉴보다는 근원적인 주거환경 개선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주택시장의 안정성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경제논리에도 부합한다. 국민의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와 행복도 증진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 스톡(stock)은 개인의 자산이자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실은 경제적 이윤을 우선으로 하는 내구소비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재건축 비율이 증가하면 자원 낭비라는 경제 문제뿐 아니라 환경까지도 수십년 몸살을 앓게 된다. 주거문화가 단절되고 흔들리며, 함께 자라온 나무와 꽃들까지 희생된다. 리모델링은 기존의 커뮤니티를 유지하며 노후화를 지연시키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주택의 수명 연장과 환경 보존의 성격이 있었는데, 재건축 완화 발표로 흔들리고 있다. 결정은 아파트 주민들의 몫이다. 기존의 자연환경과 커뮤니티를 모두 포기하고 경제성 위주의 재건축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건물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체계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며 에너지와 탄소 절감형 친환경 리모델링으로 지속성을 선택할 것인지 아파트 특성에 따라 이제 주민들이 선택해야 한다.
  • [기고] 나라장터, 신뢰와 소통의 시험대/김상규 조달청장

    [기고] 나라장터, 신뢰와 소통의 시험대/김상규 조달청장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절차는 국가정책의 수립과 집행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민간의 소소한 일상사에서도 중요하다. 아파트 관리비를 둘러싼 논란과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결과적으로 업체 선정 및 비용 산정 과정에서의 투명하지 못한 일처리가 근원이 아닐까. 입주민들은 아파트관리사무소를 못 믿게 되고, 관리비 명세서를 받아보며 개운치 않은 느낌을 갖게 된다. 아파트 보수 및 물품구매을 위한 입찰이 대면 접촉으로 이뤄지고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이 반복되는 것이 불신과 관리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받는다. 물론 이는 고스란히 입주자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공공조달사이트인 ‘나라장터’를 민간에 개방하면 아파트 입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조달청의 나라장터는 공공조달의 전 과정을 전자화하고 입찰과정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전자조달시스템이다. 2002년 도입된 이후 공공조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관공서 방문비용 및 종이서류 감소 등으로 연간 9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 나라장터를 아파트 입찰에 적용하면 가격비교가 가능해 음성적인 부패의 연결고리가 자연스럽게 차단될 수 있다. 나라장터를 아파트 관리 등 민간에 개방한 지 1년 가까이 되면서 예상했던 효과가 현실로 입증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단지는 17년 만에 나라장터 입찰로 바꾸면서 550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대전의 한 아파트단지도 청소·소독업체를 전자입찰로 선정한 결과 연간 700만원의 관리비를 절감했다고 한다. 현재 나라장터를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단지는 1만 3000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입찰 등록한 경우는 1800여개이고 실제 이뤄진 전자입찰 공고는 255건에 불과하다. 나라장터는 10여년에 걸쳐 검증된 정부기관의 시스템이다. 이를 민간에 개방해 ‘정부와 민간의 협업’, 국민과의 소통을 이루려는 ‘정부3.0 프로그램’의 정신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해 말 나라장터를 아파트단지와 영농·영어법인에 개방한 데 이어 올해에는 1만여 비영리법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에는 300여만개의 중소기업에도 개방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입찰 기능뿐만 아니라 나라장터를 통한 대금지급 등 서비스도 확충할 계획이다. 다음 단계는 국민이 개방된 나라장터를 더 많이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투명한 입찰 문화, 주민이 신뢰하는 공동체를 위해 나라장터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한다.
  • 영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압도적 스케일 예고

    영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압도적 스케일 예고

    드라큘라를 새롭게 탄생시킨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드라큘라: 전설의 시대’의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드라큘라’는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황제 술탄(도미닉 쿠퍼)의 침략으로부터 고통 받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어둠의 존재가 되기를 선택한 드라큘라(루크 에반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기존의 드라큘라를 묘사해 온 많은 작품들이 자극적이고 공포감을 주는 비주얼에 초점을 맞춰 왔던 것과 달리, 이 작품은 한 나라의 영웅이자 아버지였던 인간 드라큘라 백작의 인간적인 면을 함께 조명하고 있다. 공개된 예고편은 그러한 새로운 시각에 대한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함은 물론 이전의 작품들과 달리 촬영 기술과 CG의 발전을 실감케 한다. 실제 루마니아의 전쟁 영웅인 드라큘라 백작이 참전하는 대규모 전쟁 장면부터 드라큘라가 적을 물리치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액션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악에 맞서기 위해 영웅은 어둠의 존재가 되었다’는 카피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선 드라큘라와 술탄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예상하게 한다. 군주이자 아버지 그리고 영웅인 드라큘라 백작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오히려 괴물이 되고, 사내아이 1000명을 제물로 요구하는 사악한 인간 술탄이 황제로 군림하는 장면은 영웅과 악당에 대해 물음표를 던진다.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에 구성 역시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오는 10월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영상=UPI 코리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의정 포커스] 정병재 금천구의회 의장 “시골 이장처럼 주민 가까이 다가갈 것”

    [의정 포커스] 정병재 금천구의회 의장 “시골 이장처럼 주민 가까이 다가갈 것”

    “구의원은 시골 이장처럼 주민 속마음까지 꿰뚫고 있어야죠.” 18일 구의회의 역할을 묻자 5선인 정병재 서울 금천구의회 의장은 이처럼 ‘이장론’을 폈다. “시골에서 이장은 비료를 받아 오는 것부터 관공서 서류를 떼는 일까지 크고 작은 일을 의논하고 물어보는 사람입니다. 의회와 의장실 문턱을 낮춰 누구나 찾아와 자신의 불편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돼야죠.” 그래서일까. 주민과의 소통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집행부와의 관계를 많이 물어보는데, 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서로 많은 것을 공유할 때 협력은 물론 견제도 제대로 할 수 있어서죠.” 따라서 “독불장군처럼 혼자서 의회를 운영하려고 덤비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행부가 지역 발전에 애쓴다면 든든한 지원군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1972년 군대 생활을 마치고 금천에 뿌리를 내린 정 의장은 지역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특히 낙후된 지역 개발 문제에 관심을 쏟았다. 정 의장은 “의료·교육 등 주민들이 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인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군 이전 부지에 백병원을 유치하는 문제를 구청과 협의해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역 어르신들이 늘고 있는데 아프면 차를 타고 한 시간씩이나 걸리는 곳으로 가서 진료를 받습니다. 서울시가 병원 유치 문제를 단순히 지역문제로 보지 말고 서남권 의료공백 해결 차원에서 지원에 나서야 합니다.” 사람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많이 도와달라”다. 5선 체면에 그만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더 많이 하게 될 것 같다”면서 “지역 개발에 넘어야 할 산이 수두룩하다”고 털어놨다. 지역 발전에는 의회와 집행부가 따로 없다지만 집행부 견제에 대해선 사뭇 달랐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근무태만·예산낭비 등의 문제는 철저히 파고들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하지만 미리 이런 문제를 막는 게 중요하지요. 감사나 교육 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방지하도록 잘 이끌어야 합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길섶에서] 9시 등교/문소영 논설위원

    특목고, 자사고에 진학하지 않은 평범한 공립 고등학생인 우리 집 10대 청소년은 자정이 넘어도 잠자리에 들지 않아 골칫거리다. 술 약속이 없는 저녁이면 반드시 밤 12시 전에 취침하는데, 10대 청소년에게 잘 것을 늘 간청해야 한다. 1970년대 방영된 미국 드라마 ‘월튼네 사람들’처럼 방의 전등 스위치를 꺼주면서 “잘 자라”는 정겨운 취침 인사를 하겠다는 의도이나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인터넷 게임에 열을 올리는 10대는 자유로운 올빼미처럼 자정을 넘기길 원한다. 경기도 거주자인 탓에 추석이 지난 뒤부터 우리 집 10대도 오전 9시까지 등교한다. 30분이 늦어진 것으로 가족들의 오랜 생활 방식이 헝클어졌다. 10대는 등교가 늦어진 30분만큼 더 늦게 자려고 기를 쓴다. 아침 화장실을 사용하는 시간도 겹쳐져 북새통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초등학생은 오전 7시 15분에 등교용 스쿨버스를 타고 8시까지 등교한다. ‘9시 등교’가 학생의 수면권과 조식권을 보호한다는 논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 취침시간을 두고 질풍노도의 청소년과 실랑이를 계속할 생각을 하니 독립운동도 아니고 이런 갈등이 웬일인가 싶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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