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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동구, 철길 방음벽도 예술

    성동구, 철길 방음벽도 예술

    무미건조한 철길 방음벽이 지자체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는 예술 작품으로 거듭났다. 서울 성동구는 최근 한양대 먹자골목 앞 철길 방음벽에 아트월을 설치했다고 4일 밝혔다. 아트월은 마조로 1길 16에서 32까지 180m 길이로 조성됐으며 이국풍의 화사한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됐다. 아트월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내장해 야간에는 빛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아트월 조성은 성동구가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한양대 음식문화카페거리 조성 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8월 시작됐다. 한양상인회 회원 70여명이 낙후된 방음벽을 새로운 볼거리로 바꿔 보자며 구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제안한 게 계기가 됐다. 구와 상인회는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본부와 5차례 디자인 회의를 하는 등 아트월 조성에 완벽을 기했다. 먹자골목에서 수년째 외식업을 하는 임태현 한양상인회장은 “철길 방음벽으로 골목이 침침하고 분위기도 가라앉았었는데 아트월 조성으로 골목에 생기도 돌고 사람들의 얼굴도 덩달아 밝아졌다”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아트월이 한양대 음식문화카페거리를 찾는 분들에게 색다른 명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대형 동공 발생’ 서울 성내교 인근 일부 오늘 통제

    지난달 28일 대형 동공이 발생하면서 땅이 2m 꺼지는 지반 침하현상이 일어난 서울 송파구 성내교 인근 도로가 원인 조사를 위해 5일 일부 통제된다. 서울시는 4일 올림픽대교 남단 교차로에서 몽촌토성역 방향 1개 차로, 몽촌토성역에서 올림픽대교 남단 교차로 방향 등 2개 차로를 각각 통제한다고 밝혔다. 통제 시간은 5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다. 송파구 올림픽로 성내교 북단 30m 지점에서 8일 전 가로 5m, 세로 5m, 깊이 2m 규모의 대형 동공이 발견됐다. 동공은 침하된 도로를 보수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 도로사업소 관계자들이 아스팔트를 걷어 내다 발견하게 됐다. 해당 지점에서 땅꺼짐 현상이 두 번째 발생해 원인 파악을 위해 주변 아스팔트를 걷는 과정에서 동공이 나타난 것이다. 땅꺼짐 현상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형 동공 발견´ 서울 성내교 인근 도로 5일 일부 교통통제

     지난달 28일 대형 동공이 발생하면서 땅이 2m 꺼지는 지반 침하현상이 일어난 서울 송파구 성내교 인근 도로가 굴착 원인 조사를 위해 5일 일부 통제된다. 서울시는 4일 올림픽대교 남단 교차로에서 몽촌토성역 방향 1개 차로, 몽촌토성역에서 올림픽대교 남단 교차로 방향 등 2개 차로를 각각 통제한다고 밝혔다. 통제 시간은 5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다.  송파구 올림픽로 성내교 북단 30m 지점에서 8일 전 가로 5m, 세로 5m, 깊이 2m 규모의 대형 동공이 발견됐다. 동공은 침하된 도로를 보수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 도로사업소 관계자들이 아스팔트를 걷어 내다 발견하게 됐다. 해당 지점에서 땅꺼짐 현상이 두 번째 발생해 원인 파악을 위해 주변 아스팔트를 걷는 과정에서 동공이 나타난 것이다. 땅꺼짐 현상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등장인물 노대복 69세, 마을버스기사 양옥화 67세, 노대복의 아내 노운수 45세, 노대복·양옥화의 아들, 택시기사 노만석 22세, 노운수의 아들, 퀵서비스맨 때어느 가을 토요일 저녁 장소한눈에도 오래되고 허름해 보이는 집의 거실이다. 거실 벽은 얇은 나무합판으로 둘러쳐져 있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거나 나무합판이 삐져나온 곳이 보인다. 가구나 테이블, 가전제품, 주방의 싱크대 등에도 오랫동안 사용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대 뒤쪽은 주방이다. 싱크대와 냉장고 등이 있고, 냉장고 앞에 식탁으로 사용하는 원목 탁자가 있다. 주방 오른쪽으로는 미닫이문이 있고, 이 문을 나가 좁고 긴 복도를 따라가면 현관문이 나온다(객석에서 현관문은 보이지 않는다). 미닫이문 오른쪽 벽에는 커다란 전신 거울이 걸려 있고, 그 바로 옆은 노만석의 방이다. 주방 왼쪽으로는 뒷마당으로 바로 연결되는, 스테인리스로 된 문이 있다. 뒷마당에는 양옥화가 가꾸는 텃밭이 있다. 파나 고추 같은 것들을 키운다. 바로 옆에 방문이 있고(노운수의 방), 그 옆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 이곳은 욕실 겸 화장실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또 하나의 방문이 있다(노대복, 양옥화의 방). 방문이 마치 이 집 인테리어의 전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외의 특별한 건 보이지 않는다. 흔한 액자조차 벽에 걸려 있지 않다. 무대 앞쪽에는 온 가족이 앉을 수 있는 패브릭 소파가 객석을 향해 디귿자로 배치되어 있고 담요 같은 것들이 걸쳐져 있다. 왼쪽 소파에는 마른 빨랫감들이 아무렇게 놓여 있다.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고 꽃병이 있다. 테이블은 나무의 밑동을 잘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역시 오래돼 보인다. 무대 밝아지면 대복,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주방을 어슬렁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다. 잠시 후 뭘 찾는지를 잊어버린 사람처럼 가만히 서서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기억이 났는지 서랍장을 뒤져 손톱깎이를 찾아 소파 쪽으로 온다. 소파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테이블 위에 발을 올려놓는다. 자신의 발을 불만스러운 듯 이리저리 살피는 대복. 한참을 들여다보다 깎기 시작한다. 통증이 있는지 간간이 허리를 펴고 심호흡을 한다. 동작을 반복하다 신경질이 나는지 손톱깎이를 옆 소파에 던져 버린다. 대복 빌어먹을! 발가락을 뽑아내든가 해야지. 소파에 드러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손톱깎이를 찾는다. 다시 발톱을 깎기 시작하는 대복. 곧바로 미닫이문이 열리고 휘파람을 불며 운수 등장한다. 무스로 정돈한 올백 머리, 알이 큰 선글라스를 쓰고, 동선운수라고 쓰인 택시회사의 제복을 입고 있다. 거울을 보며 한껏 폼을 잡는 운수. 그런 모습을 한심한 듯 쳐다보는 대복. 잠시 후 둘의 눈이 마주친다. 과장되게 인사를 건네는 운수. 운수 그간 옥체 건강하셨습니까? 대복 누구? 운수 저는 그러니까, 아들입니다. 대복 그런 이름은 내 머릿속엔 없는데. 여긴 어떻게? 분명 문을 걸어 잠갔는데. 운수 수척해 보이십니다, 아버님. 들어가서 쉬시지요. (혼잣말처럼, 하지만 대복에게도 들릴 정도로 크게) 큰일이야, 빨리 기억이 돌아와야 할 텐데. 대복 뽑아낼 게 있는데 뽑아낼 수가 없네요. 어째야 합니까, 하나님. 운수 하나님은 바쁘셔서 그런 기도는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대복 쑤욱, 하고 뽑혀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세상에 있는 건 다 있을 만한 이유가 있어섭니다. 마음에 평안을 찾으시지요. 대복 실수를 하셨습니다. 아주 큰 실수를 하셨어요, 하나님. (발톱에 통증을 느끼는지 인상을 찡그린다) 운수 병원엘 가세요. 왜 가만히 두고 병을 키워요? 대복 내 병을 키우는 건 네놈이다,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또, 또 그러신다. 혈압도 높은 양반이. 대복 어디 가서 뭘 했기에 이제야 기어들어오는 거냐? 운수 뭘 하긴요, 일했죠. 대복 네놈이 야간조인 건 너만 모르고 우리 가족이 다 알아. 운수 일 끝나고 피곤해서 그냥 회사 근처에서 잤습니다. 대복 걸어서 이십 분이면 오는 너의 회사 말이냐? 운수 밤새 운전만 하면 다리가 부어요. 천근만근입니다. 대복 그래, 알지 알아. 나도 사십 년을 운전만 해서 발톱이 이 모양이지. 보이냐? (발을 들어 운수 쪽으로 내민다) 얼빠진 놈. 대체 언제 정신을 차리려고. 운수 그만하세요. 저도 낼모레면 오십이에요. 대복 아유, 그러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겨우 칠십밖에 처먹지 않아서. 운수 먹을 만큼 먹었다는 거죠. 대복 어디서 같잖게 나이 타령이야? 운수 조심하세요. 곧 터집니다, 제 인생에 잭팟이. 뒷일, 감당할 수 있으시겠어요? 대복 감당 못해도 좋으니 제발 좀 터져다오 그놈의 잭팟. 운수 두고 보세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다듬는다) 대복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다 발톱을 깎기 시작한다) 어디 이름 모를 강에 가서 돌 껴안고 뛰어들든가 해야지. 운수 (소파에 앉으며) 그 의사 새끼 그거 돌팔이였나봐요. 수술한 지 얼마 됐다고 또 그래요? 대복 내성발톱이란 게 원래 그렇다. 운수 원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요즘 같은 세상에. 대복 내 자식도 내 맘처럼 안 되는데, 뭔들 되겠냐? 운수 이 자식새끼는 자나깨나 아버님, 어머님 생각뿐입니다. 대복 자나깨나 노름 생각뿐이겠지. 운수 노름이라뇨. 친, 목, 도, 모. 남들이 오해하겠어요. 대복 그래. 하룻밤에 몇 백만 원이 오가는 친목도모. 운수 전 아니에요. 그런 돈도 없고. 대복 얼마나 다행이냐, 네놈이 개털인 게. 운수 총알만 있으면. (대복의 험악한 얼굴을 보고) 농담이에요, 농담. 대복 네 엄마 한 번 더 쓰러지면 네 귓구멍에 총알을 박아주마. 운수 말씀 한번 살벌하십니다. 대복 이 집의 절반이 아직도 은행 거라는 것도 잊지 않았겠지, 응? 내가 평생을 일해 장만한 이 집 말이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51-23번지! 운수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느낌이 와요. 운의 바람이 저한테 불어오고 있다고요. 대복 여기 죄 많은 노름꾼 하나가 정신 못 차리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회개할 수 있게 정수리에 번개라도 내리쳐 주세요. 운수 요즘엔 말이죠, 상대가 어떤 패를 들었는지가 보여요. 대복 세 치 혀로 거짓을 일삼는 죄인입니다. 지옥의 문을 잠깐 열었다 닫아주실 순 없으신가요? 그 틈으로 살짝 밀어 넣고 싶습니다만. 운수 진짜라고요. 앉아서 딱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저놈이 지금 땡을 쥐고 있구나, 삼팔따라지를 쥐고 구라를 치고 있구나, 하는 게 보입니다. 대복 그거 정말 놀라운 일이구나. 어찌나 놀라운지 전혀 믿기지가 않아. 운수 열에 여덟은 정확하게 맞힙니다. 이제야 빛을 보는 겁니다, 그간의 세월 동안 쌓인 경험과 그리고. 대복 돈과 빚이. 운수 네, 그렇죠. 정말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터집니다, 빰빠라밤~. 대복 내 속이나 터지게 하지 마라. (사이) 그런데. 운수 네, 존경하는 아버님. 대복 상대 패가 보이는데 왜 돈을 못 따는 거냐? 운수 중요한 지적이십니다. 대복 이유가 뭐냐? 운수 제 패가 그놈들 패보다 낮아서죠. 대복 아! 그렇구나. 그렇지, 그래. 그걸 몰랐네. 내가 몰랐어. (사이) 어떤 패를 들었는지는 보이는데, 그 패를 이길 수 없는 개패만 들어온다 이거지. 그렇지? 운수 환장할 일이죠. 한 끗으로 밟히고 족보로 밟히고 땡으로도 밟히고. 대복 그러니까, 재수가 없는 놈이구나 너는. 운수 기다리세요. 아스팔트는 깔렸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대복 노름꾼에 거짓말쟁이에 재수까지 없는 아이입니다. 하나님 곁에 자리가 남아 있나요? 운수 정말, 미치겠다니까요. 대복 정신 빠진 놈. 발톱을 정리하고 대복이 뒷마당으로 나가자 운수는 피곤한지 소파에 깊이 몸을 묻는다. 잠시 후 안방 문을 열고 옥화 등장. 손에 쥔 기저귀를 주방 쪽에 있는 휴지통에 버린 후 소파 쪽으로 와 잠든 운수를 본다. 옆 소파에 걸쳐진 담요를 들어 운수의 몸에 덮어주는 옥화. 뒷마당에서 들어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대복, 가만히 서 있다가 안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소파에 앉아 이불을 개기 시작한다. 운수 (깜짝 놀라 일어나며 잠꼬대한다) 야 이 개새끼야, 이 씨벌놈아. 내 돈이야. (허공의 한 점을 응시하며 씩씩댄다. 뜨악해하는 옥화와 눈이 마주치자 태연한 척한다) 언제 나오셨어요? 옥화 미칠 거면 저 산골 오지 같은 데 가서 미쳐다오. 내가 못 찾아갈 곳에. 운수 며칠 만에 본 아들이 조금은 반갑지 않으세요? 옥화 그럴 리가. 전~혀 반갑지가 않단다. 운수 마음에도 없는 말 하십니다 또. 옥화 네가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별일 없었어요? 옥화 없었다. 운수 정말요? 옥화 어제도 없었고 오늘도 없었고, 내일도 없을 거다. 하긴, 그런 게 너한테 뭐 중요하겠니. 한 달에 반을 밖에서 자는 애가. 운수 저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 옥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날 도와주는 거다. 운수 그럴까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멍청하게 손가락만 빨고 집안에 처박혀 있을까요? (사이) 빌어먹을. (일어난다) 옥화 혹시, 여자 생겼냐? 운수 무슨 소리에요? 옥화 정희 엄마가 봤다더라, 네가 어제 젊은 여자랑 시장 입구 족발집에 있는 걸. 운수 (다시 자리에 앉는다) 아, 그분. 평생을 남 얘기로 입을 털어오신 분이죠. 옥화 그래도 없는 얘긴 안 턴다. 누군데? 운수 아무 사이 아니에요. 옥화 말해봐. 어떤 사람인데? 운수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옥화 너 갔다 온 거 알아? 운수 나 참. 그냥 아는 다방 여자애예요. 옥화 다방? 운수 (실망한 듯 보이는 옥화를 보며) 대체 뭘 생각했던 거예요? 아직도 저한테 무슨 기대 같은 걸 갖고 계세요? 옥화 그런 거 없다. (사이) 좀 제대로 된 여잘 만나면 세상이 무너지냐? 운수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요. 옥화 알아서 하기는. 알아서 해서 이 모양 이 꼴이지. 운수 어머니! 불편한 침묵이 흐른다. 잠시 후 아기 울음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온다. 울음소리 점점 커진다. 운수 저거 아직도 안 갖다 버렸어요? 옥화 말 좀 예쁘게 해라. 저거라니. 운수 만석인 어디 갔어요? 옥화 씻는다. 운수 이 자식은 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옥화 이따 데려다주기로 했다더라. 운수 그래요?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되겠냐? 운수 누구요? 옥화 우리! 운수 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만석인 절대 안 된다는데, 네가 얘기 좀 잘 해봐. 운수 나도 싫어요. 그리고 그게 그럴 수가 없어요. 대복 (목소리) 여보, 이리 좀 들어와 봐. 옥화, 뭔가 더 이야기를 하려다 말고 방으로 들어간다.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소파에 기대서 거실을 둘러보는 운수. 욕실 문이 열리고, 바지와 러닝만 입은 만석이 머리를 털며 등장. 운수 여, 아들. (모른 체하는 만석을 향해) 인사 좀 하지. 만석 오셨어요. 운수 그래. (방으로 곧장 들어가려는 만석을 멈춰 세우며) 아들아. 이리 좀 앉아봐라. 만석 바쁩니다. 운수 나도 바빠. 딱 일 분만 얘기하자. 만석 (앉으며) 왜요? 운수 (무심하게) 너, 뭐하는 놈이야? 만석 뭐가요? 운수 (주방 쪽에 있는 종이상자를 가리키며) 저거 말이야. 만석 저게 뭐예요? 운수 저거 말이야, 저거. 벌써 며칠째야? 열흘 정도 되지 않았냐? 만석 (알아차리고) 일주일밖에 안 됐어요. 운수 밖에는 뭐가 밖에야? 그 일주일 새에 저 방 안에 뭐가 채워졌는지 모르냐? 젖병에 딸랑이에 인형에. 그것만으로도 한 살림이다. 만석 오늘 데리고 갈 겁니다. 담당자 만나기로 했어요. 운수 그런 건 바로바로 처리했어야지. 만석 제가 알아서 합니다. 운수 아니지, 아니지. 이건 우리의 문제라고. 네가 저걸 이 집 안에 들여놓았던 순간부터 말이야, 우리 가족은 모두 공범이 된 거라고. 만석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담당공무원과도 이미 다 얘기가 됐거든요. 운수 공무원? 이 자식 순진하게. 걔네들이 뒤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누가 알아? 다짐을 받아 놔야지 서면으로다. 만석 믿을 만한 사람들이에요. 애 있는 동안 매일 찾아와서 체크하고. 운수 (말 자르며) 확실하게 하란 말이다. (사이) 여자는? 연락은 됐고? 만석 아뇨.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어요. 운수 처음 몇 번은 받았잖아. 만석 받았죠. 운수 뭐라고 그랬댔지? 그 남자 애가 확실하니까 잘 키우든, 아님 고아원에 버리든 알아서 하라고? 만석 그랬죠. 운수 망통 같은 년. 애가 무슨 쓰레기야? (사이) 남자는? 만석 여전히 연락 두절. 출입국 기록을 보면 필리핀 쪽으로 간 것 같다던데. 운수 하긴 나라도 웬 여자가 네 애 낳았으니까 네가 알아서 키워 했으면 외국으로 떴을 거다. 만석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니까 곧 해결되겠죠. 운수 뭐, 하든 말든. 아무튼 요즘 젊은 것들은 이해를 못 하겠어. 대체 어떤 강심장이면 애를 박스에 담아서 퀵으로 보낼 수 있나? 대단해, 대단해. 졸라게 놀라워. 안 그러냐? 만석 전 별로. 어렸을 때부터 하도 놀라운 일을 많이 겪어서. 본인이 제일 잘 아시잖아요. 운수 넌 누굴 닮아서 그렇게 비아냥이 수준급이냐? (말이 없는 만석을 향해) 됐고. 정말 네 애 아니지? 마지막 기회다. 지금 말하면 다 용서해주마. 만석 대체 몇 번을.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요? 운수 근데 너도 생각을 해봐. 퀵으로 물건을 받았어. 물건을 받았는데 수취인이 없어. 수취인도 없고 돈도 착불이라 못 받고. 다시 연락을 하니까 전화기가 꺼져 있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가져왔는데, 짜잔. 램프의 요정처럼 아이가 튀어나왔네? 너라면 이게 이해가 가냐? 만석 이해가 안 가면 이해를 하지 마세요. 어차피 관심도 없잖아요. 운수 네가 이 애빌 가다마사, 띄엄띄엄 보는, 아주 건방진 경향이 있는데. 만석 (말 자르며) 됐어요. 내 애 아니고, 오늘 데려다줄 거고,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니 더는 아무 말 마세요. 운수 (곰곰이 생각하다) 그런데 말이야. 이런 경우엔, 뭔가 보상금 같은 거 안 주냐? 일주일을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했는데. 만석 안 줍니다. 버려진 애 돌봐주고 무슨 돈을 바래요? 양심도 없어요? 운수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양심이 무슨 소용이라고. 그러다 손가락 빨고 사는 거야. 손해만 보다 빚더미에 올라앉는 거고. 만석 우리 집도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죠. 누구 덕분에. 운수 (기분 나빠하지 않고 반색하며) 그러니까, 뭔가 탈출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들아. 그런 의미에서, 총알 좀 있냐? 이번에야말로 빚에서 좀 벗어나보게. 만석 (어이없어하며) 없어요. 운수 갚는다, 갚아. 이번에 한꺼번에 갚는다. 얼마지 이제까지 빌린 게? 한 백만 원 되냐? 만석 이백십팔만 사천오백 원이요! 운수 거짓말하지 말고. 만석 이자 빼고 원금만! 운수 그렇게 많았냐? 사천오백원은 뭐야? 대복 지난주에 가져간 담뱃값이요. 운수 아, 그래, 백 원짜리랑 십 원짜리 말이지. 집 앞 편의점 알바애가 실실 쪼개더라. 십 원이 남네요, 하면서. 그 뒤로 내가 거길 못 가요. 만석 능력 없으면 끊으세요. 운수 담배까지 못 피우면 이 엿 같은 세상을 어떻게 견디겠냐? 만석 그래서, 얼마요? 운수, 비굴하게 웃으며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인다. 만석,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만석 여기요. 운수 (지폐를 보며) 뭐냐 이게? 만석 담배 네 갑은 살 수 있을 겁니다. 운수 (손가락 두 개를 힘차게 펴며) 이 두 개를 말한 거지, (손가락을 굽혀서 내보이며) 이 두 개가 아니라. 만석 없어요. 운수 그러지 말고. 이번 주말 지나면 바로 준다니까, 진짜로. 만석 없습니다. (사이) 다음주 할머니 병원 가는 거 알고 있죠? 운수 벌써 한 달이 지났냐? 만석 이번엔 몇 십만 원이라도 좀 내세요. 할아버지도 나도 이제 돈 나올 데가 없어요. 목구멍까지 찼다고요. 운수 알았어, 알았어. (혼잣말처럼) 그러니까 내가 신약으로 하자니까. 만석 할머니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운수 네 할머니이기 전에 내 엄마야. 어디서 돼먹지 않은 소리야? 만석 똑바로 하시라고요, 그러니까. (지갑에서 오만 원짜리 지폐를 하나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이게 다예요. 운수 필요 없어, 새끼야. 보자 보자 하니까 지 애비를 허수아비 짚단으로 알아. 싸가지 없는 새끼.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잠시 후 다시 나와 지폐를 챙기고 욕실로 향한다) 두고 봐, 이자까지 톡톡히 쳐서 네놈 얼굴에 뿌려줄 테니까. 만석 이백이십오만 사천오백 원입니다. 운수, 가만히 노려보다 욕실로 들어가 문을 세차게 닫는다. 멍하니 지갑을 들여다보는 만석. 한숨을 쉬다 옆에 놓여 있는 빨랫감을 발견하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잠시 후 빈 분유통을 들고 나오는 옥화. 분유통을 싱크대에 넣은 후 소파로 와 앉는다. 옥화 저녁은 어떡할래? 만석 바로 나가봐야 해요. 옥화 뭐가 급하다고 밥도 걸러. 찌개 끓여 놓은 거 데우면 되니까 한술 뜨고 가. 만석 담당 직원이 곧 전화할 거예요. 준비하고 있다 바로 나가야 해요. 옥화 그 사람은 주말에도 일한다니? 만석 그 사람도 빨리 마무리하고 싶겠죠. 옥화 여기 있는다고 애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뭘 그리 야박하게. 전화해서 월요일에 데리러 오라 그래라. 만석 이미 끝난 일이에요. 더이상은 안 돼요. 아까 얘기드렸잖아요. 옥화 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야. 애를 데려가면 재울 데는 있대? 분유는 탈 줄 알고? 이제야 겨우 적응 좀 했는데, 또 이렇게 다른 데로 보내면 애가 놀라. 월요일에 오라 그래. 만석 그 사람들은 그게 직업이에요. 버려진 애들 보살피는 거. 옥화 버려지다니. 만석 빨리 가야 적응을 하죠. 여기서 계속 살 수 없잖아요? 옥화 왜 못 살아? 그냥 살면 되지. 아버지가 아무 얘기 안 하던? 만석 (얼버무리며) 별말 없었는데요. 옥화 하여튼 도움이 안 돼요. (사이) 한 번 더 생각해봐라. 만석 뭘요? 옥화 우리가 키우는 거 말이다. 만석 (단호하게) 그건 안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옥화 네가 말한 그 절차라는 것만 해결하면 키울 수 있는 거잖냐. 만석 그냥 들은 걸 얘기한 거예요. 저도 잘 몰라요. 사실 알고 싶지도 않고요. 옥화 그 애 얼굴을 봐서 알잖니? 큰 눈망울, 둥근 콧잔등에 숱도 무성하고. 사랑받으며 크면 이쁘게 자랄 거야. 천벌받아, 그런 애 버리면. 만석 천벌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어요. 애가 어떻게 되든 말든 버리고 도망간 사람들이죠. 옥화 이 할미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싶다. 만석 자식을 버리는 게 이해가 가요 할머닌? 그래요? 옥화 (당황하며) 그건 아니다만. 그래도 이게 다 인연 아니겠나 싶고. 만석 여긴 그냥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에요. 길어지면 불행한 인연이 될 뿐이죠. 옥화 애 생각을 해봐라. 어디 멀리 외국에 보내져서 소젖 짜고 양털이나 벗겨내게 할 셈이냐? 만석 누가 그래요? 옥화 나도 귀가 있고 눈이 있어. 티비에서 다 봤다. 만석 팔려 가는 게 아니에요, 입양이죠. 외국 가서 더 잘 먹고 좋은 교육받고 더 사랑받고 클 거예요. 그리고 아무려면 어때요. 내 아이도 아닌데. 옥화 우리 손자가 언제부터 이렇게 인정머리가 없어졌을까. 민달팽이 집이 없다고, 불쌍하다고 울던 우리 착한 손자는 어디 갔을까. 응? (사이, 달래듯) 그러지 말자. 어디 보내지 말고 우리가 키우자. 만석 우리 형편을 좀 생각하세요. 옥화 입 하나 는다고 당장 내일 굶어 죽는다니? 제 먹을 건 타고나는 거야. 만석 다 있는 사람들 이야기에요. 옥화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나도 다 생각이 있다. 만석 무슨 생각이요? 옥화 그 절차라는 거, 내가 하면 되지. 만석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왜 말이 안 돼? 만석 할머니는 안 돼요. 옥화 내가 왜 안 돼? 만석 암 환자가 무슨 애를 키워요? 옥화 (당황하며) 그게 무슨. 암 환잔 애를 못 키운다니? 만석 입양도 못 할 거예요. 옥화 이 집에 나 혼자뿐이냐? 너도 있고, 운수도 있고, 네 할아버지도 있고. 만석 전 빼주세요. 도와 드리지 않을 거니까. 옥화 그래, 그럼 넌 빠지고. 나랑 네 애비랑, 아니 네 할아버지랑 키우지 뭐. 만석 맘대로 하세요. 근데 애는 오늘 데리고 갈 거예요.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얘긴 끝났습니다. 옥화 안 된다. 그렇게 안 둘 거야, 이 할미가. 만석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렇게 하셔야 해요. (방으로 향한다) 옥화 (혼잣말처럼) 커갈수록 지 애비를 닮아가는 건지. 만석, 옥화의 말을 듣고 잠시 멈춰 서 있다가 그대로 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멍하니 앉아 있다. 잠시 후 대복 안방에서 나온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있다. 욕실 문을 열고 깜짝 놀라는 대복. 대복 아이고 깜짝이야. 뭔 짓이냐,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목소리만) 뭐가요? 대복 왜 그러고 섰냐고? 운수 (목소리만) 하루에 삼사 분씩 이렇게 물구나무를 서줘야 뇌경색에 안 걸린답니다. 대복 옷이나 처입고 해라. 운수 (목소리만) 아버지, 여긴 욕실이라고요.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는 대복. 주방으로 가 대충 손을 닦고 거실 쪽으로 나와 소파에 앉는다. 대복 애새끼가 갈수록 이상해져. (사이, 혼자 웃으며) 아, 고놈, 참 여자애라서 그런지 애교가 장난이 아니네. 눈웃음치는 게 어찌나 이쁜지. 안 그래? (옥화가 반응이 없자) 뭐해? 옥화 응? 왜요 왜? 대복 어따 정신을 팔고 있어? 옥화 뭐라고 했어요? 대복 밥 먹자고. 옥화 아, 그래요, 그래야죠. 대복 (일어서는 옥화를 말리며) 이 사람이 나사가 빠졌나. 있어 그냥. 저녁은 무슨. 연씨네 상갓집 가기로 했잖아. 옥화 어디요? 아, 그랬죠, 상갓집. 대복 약 때문에 그래? (문득 생각난 듯) 아, 애는 만석이가 보나? 옥화 (힘없이) 조금 있다 데려다주기로 했대요. 대복 (실망한 듯,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래. 오늘? 뭔 사람들이 주말에도 일을 하나. 옥화 만석일 잘못 키웠나 봐요. 대복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옥화 엄마 없는 손자새끼, 기 안 죽이고 번듯하게 키우려고 어르고 달래고 오냐오냐 키웠더니 어른 되더니 인정머리도 없고, 고집불통에, 저밖에 모르고. 대복 헛소리하지 마. 만석이만 한 놈이 요즘 세상에 어디 있다고. 내가 살면서 유일한 자랑거리가 있으면 만석이 놈이 내 손자라는 거야. 옥화 나도 그런 줄 알았죠. 대복 맘고생을 하면서 커서 그런지 어린놈이 어둔 구석이 있긴 하지만. 옥화 친구도 하나 없는 거 아니겠죠? 대복 헛소리 지껄일 거면 가서 옷이나 챙겨 입고 나와.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될까요? 대복 누굴? 옥화 저 애요. 대복 어허, 이 사람. 물이나 줘. 옥화 왜요? 불가능한 일도 아니잖아요. 대복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무책임한 일이지. 옥화 (물을 가지러 가며) 풍족하게 키우진 못해도 부족하게 안 키우면 되잖아요. 딴 집에 가서 어떻게 클지 누가 알아요.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데. 대복 당신이 신경쓸 일 아니야 그건. 옥화 그럼 난 뭘 할까요? 왜요? 당신도 암 환자가 뭔 소릴 하나 싶은 거예요? 대복 이 사람, 할 게 왜 없어? 옥화 뭐요? 대복 (무심하게) 잘 보내줘야지. 둘 다 잠시 말이 없다. 잠시 후 물을 떠서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옥화. 대복, 마신다. 대복 (곧바로 잔을 내려놓으며) 찬물 없어? 옥화 따뜻한 거 드세요. 대복 사십 년 동안 내가 따뜻하게 마시는 거 봤어? 옥화 배 아프다면서요. 대복 그런 적 없는데. 옥화 지난밤에도 배 붙잡고 끙끙댄 거 다 알아요. 대복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안 돼. 살던 대로 살아야지. 옥화 살던 대로 살아서 이 모양 이 꼴이잖아요. 대복 우리 꼴이 어때서? 이만하면 잘살았지. (냉장고 냉동칸에서 얼음을 꺼내 컵에 담아 휘젓는다) 옥화 거기 찬장 위에 좀 봐요. 대복 왜? 옥화 만석이가 무슨 비타민인가 사왔다고 하루에 하나씩 먹으라고 했어요. 대복 (찬장을 뒤적여 약통을 꺼내 읽는다) 아쿠알렌? 이게 뭔데? 옥화 몰라요, 몸에 좋대요. 대복 당신이나 먹어. 옥화 드세요. 대복 아, 안 먹어. 내가 평생 약이란 걸 먹고 살았던가. 당신이나 꼬박꼬박 챙겨 먹어, 까먹지 말고. (약통을 다시 찬장에 넣는다) 옥화 난 다른 약 못 먹어요. 의사가 그랬어요, 치료하는 동안 다른 약은 먹지도 말라고. 대복 (찬장 문을 닫으며) 아, 몰라. 그럼 낫고 나서 먹든가. (그냥 물만 마신다) 옥화 사람이 말을 하면 듣는 척이라도 좀 해봐요. 따뜻한 물도 싫다, 약도 싫다, 그놈의 고집은. 대복 칠십 년을 이렇게 살았어. (소파 테이블로 잔을 가져온다) 옥화 앞으로 반백년은 더 살 텐데, 지금부터라도 건강 챙겨야죠. 대복 시답지 않은 소리. 오늘내일하는데 새삼스럽게 뭔 건강 타령이야. 요즘엔 아주 귀가 따가워, 하도 몸 여기저기가 곡소리를 내서. 운전도 그만해야 할까봐. 무슨 정신으로 운전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젠 내가 겁이 나. 차 몰고 가다 승객들 얼굴을 보면 이 사람들, 다 내 저승길에 데려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요즘엔 정말이지 제발 곱게만 죽었으면 하는 게. (시무룩해하는 옥화를 보며) 괜찮겠어? 상갓집엔 나 혼자 가도 돼. 옥화 아니에요, 같이 가요. 연씨네가 남도 아니고. 대복 인생 참 허무하지. 그 양반이 그렇게 갈 줄 누가 알았어? 옥화 그러게요. 그렇게 시간 아깝다고, 바쁘게 살아야 한다더니 정말 바쁘게 가버렸네요. 대복 그러니까, 뭐든 적당히 하며 살아야 해. (사이) 몸은 어때? 옥화 그냥 그래요. 대복 그냥 그렇다고? 옥화 그냥 그렇다고요. 대복 그냥 그런 게 어떻다는 거야?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옥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아요. 대복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다) 그러니까 그게 뭔 말이야? 옥화 아휴, 그냥 그런 줄 알아요. 대복 (멋쩍은 듯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이, 자꾸, 화가 늘어. 옥화 피곤해요. 좀 누워 있다 나올게요. 대복 전기장판 켜놨어. 옥화 벌써 무슨 전기장판을 켜요, 돈 아깝게. 대복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자면서 오들오들 떠는 거 보기 싫어. 이불도 깔아놨으니까 가서 누워 있어. 옥화 (문득 생각난 듯) 애들 밥을 차려줘야 하는데. 대복 내가 차려줄 테니까 들어가. 옥화 당신이 무슨. 대복 어허, 들어가. 나도 다 할 줄 알아. 옥화 (머뭇거리다) 그럼, 좀만 누울게요. 대복 들어가, 들어가. 옥화 방으로 들어가고 홀로 남은 대복. 천천히 거울 앞으로 걸어간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넥타이를 꺼내 매기 시작한다. 하지만 잘되지 않는지 번번이 실패한다. 욕실 문을 나와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운수. 대복이 포기하고 소파로 걸어 나오자 헛기침을 하며 소파로 다가오는 운수. 욕실로 들어갈 때와 똑같은 모습이다. 운수 아, 개운하다. 대복 (시계를 보고, 운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제대로 씻기나 한 거냐? 운수 진정한 신사는 항상 한결같아야 합니다. 대복 네가 한결같이 얼간이긴 하지. 운수 또 그러신다. 하나뿐인 아들이 얼간이면 퍽도 좋으시겠네요. 대복 이럴 줄 알았다면 줄줄이 낳을 걸 그랬지. 운수 그러시지 그랬어요? 대복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그랬다. 네놈 하나 건사하기도 버거울 것 같아서. 운수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아니었잖아요, 우리가? 대복 (놀란 얼굴로) 네놈 태어났을 때 우리 전 재산이 얼마였는 줄 아냐? 수중에 칠만 원이 있었다, 칠만 원! 자장면 한 그릇에 삼십 원이었는데, 그걸 못 사먹었다, 돈이 아까워서. 운수 귀에 인이 박이겠어요 그 얘긴. 대복 부탁이니 제발 그 쓸모없는 귀에 좀 박아 놔라. 어디 구멍이라도 뚫린 거냐? 왜 맨날 듣고 흘려, 흘리긴? 운수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사이) 어머닌요? 대복 방에 누워 있다. 운수 밥 먹고 바로 일하러 가야 하는데. 어머니! 대복 네가 차려 먹어라. 운수 왜요? 대복 내 마누라가 네놈 종이냐? 앞으론 네가 차려 먹어. 운수 나 참, 계속하실 거예요? 그만하시죠. 대복 밥솥 안에 밥 있고, 냄비 안에 찌개 있다. 그 손 노름할 때만 쓰지 말고 이젠 네 엄마 좀 도와라. 운수 아니, 밥을 나만 먹어요? 숟가락 하나만 얹자는데, 그것도 못마땅하세요 이젠? 대복 (넥타이를 살피면서) 네 엄마랑 난 초상집 갈 거다. 운수 무슨 초상집을 하루건너 하루씩 가요? 대복 난들 아냐? 줄줄이 하나님 품으로 가는 걸 내가 무슨 수로 막아? 운수 또, 또 흥분하신다. 대복 봐라. 네 애비 꼴을 봐. 나도 곧 간다. 차에 치여 가고, 산책하다 심장마비 걸려 가고, 자다 가고, 내 친구들 다 그렇게 갔어. 나도 멀지 않았다. 운수 아버진 오래 사실 겁니다. 걱정 마세요. 대복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물어보자. 운수 묻지 마세요. 대복 너, 나 가고 네 엄마 가면 뭐하고 살래? 그냥 지금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동네 노름판이나 기웃거리면서 주인 없는 강아지마냥 떠돌면서 살고 싶냐? 운수 퍽도 좋겠습니다. 대복 정신 좀 차려라. 네 나이가 벌써 오십이야. 운수 오십이 뭐 어때서요? 대복 뭔가 대단한 건 못 해냈어도 대단한 척은 해야 할 나이 아니냐. 내가 딱 네 나이 때 이 집을 샀다. 빚 하나 없이. 너도 기억하지? 운수 당연히 기억하죠. 제가 그때 결혼했잖아요. 대복 (당황하며) 그랬냐? 운수 말 나온 김에 저도 하나 물어볼까요?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대복 (말 자르며) 묻지 마라. 운수 그 여잘 왜 그렇게 싫어하셨어요? 대복 그런 적 없다. 운수 나이가 너무 많아서? 근본도 알 수 없는 고아여서? 술집에서 니나노 하던 여자라서? 셋 중에 골라보세요. 아니면, 주관식으로 하셔도 되고요. (대답 없는 대복을 향해 채근하듯) 네, 네? 대복 이상한 아이였다. 음침하고 말도 없고 늘 남의 눈치만 살피고. 병 걸린 사람처럼. 운수 멀쩡할 리가 있습니까? 평생을 비바람 속에서 살아가보세요. 누구라도 이상해집니다. 하지만 절 사랑해줬습니다. 저도 사랑했고요. 대복 나는 네가 더 나은 사람을 만나길 바랬다. 운수 거짓말 마세요. 아버진 그냥 그 여자가 싫었던 겁니다. 아님, 제가 싫었던 건가요? 대복 그 시절 우리 대 부모들은 다 그랬다. 어떤 부모라도 그랬을 거야. 우린 옛날 사람이다. 운수 심지어 만석일 낳고 나서도 변하지 않으셨죠. 아버지도! 어머니도! 대복 그 애가 도망간 게 우리 탓이라는 거냐? 운수 (어이없어하며) 그럼, 누구 잘못일까요? 두 분 말고 그 여잘 싫어한 사람이 또 있었나요? 대복 그만하자. 이십 년도 지난 얘기. 운수 그러죠. 그러니까 쓸데없는 얘기하지 마세요, 아버지도. 대복 (분노하며) 쓸데없는 얘기?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개차반처럼, 한량처럼, 동네 사람들한테 손가락질받으면서 살겠다고? 운수 제 인생입니다.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 써요. 대복 신경써라 써. 이 지옥불에 빠질 자식아. 이 동네에서 사십 년을 살았어. 모두가 우릴 안단 말이다. 운수 아버지를 아는 거죠. 어머니를 아는 거고. 대복 너는 뭐 어디서 날아 들어왔냐? 네가 우리 집안 골칫덩이인 것도 다 알아. 운수 그렇게 부끄러우시면 나가 드릴까요? 대복 안 되지, 안 돼. 그럴 수야 없지. 나가서 또 무슨 사골 치려고. 수작 부릴 생각 마라. 운수 아, 그렇죠. 이 집이 아직까지 반은 아버지 거죠? 대복 (정색하며) 더는 안 된다. 한 번 더 사고 치면 그땐 정말 너랑 나랑 갈라서는 거다. 운수 갈라서는 게 그리 낯선 경험이 아니라서. 대복 돈은 어떡할 거냐? 운수 무슨 돈이요? (황당해하는 대복을 향해) 갚을 테니 기다리세요. 대복 원금은 바라지도 않으니 은행이자라도 내놔라. 운수 갚습니다, 원금까지 다. 십 원짜리 하나 빼놓지 않을 테니까 두고 보세요. 대복 말했다. 이자. 운수 알았다고요. 갚는다고요. 이때 방문이 열리고 만석이 거실로 나온다. 외출복 차림이다. 운수 여, 아들아. 아버지 밥 좀 차려다오. 주방으로 향하는 만석. 밥을 차리려 하는 줄 알고 득의만만해하며 대복을 향해 웃음 짓는 운수. 만석이 박스를 살펴보고 소파 쪽으로 가져오자 실망한다. 운수 아드님? 제 말 귓구멍에 들리셨어요? 만석 차려 드세요. 바로 나가봐야 돼요. 운수 뭐 어려운 일이라고. 밥 푸고 찌개 데우고 반찬 꺼내놓으면 되지. 만석 그렇게 하시면 되겠네요. 운수 캬아, 아버지. 보셨죠. 제 아들이 저렇게 자기 소신이 있고 싸가지가 없습니다. 대복 차려 먹어라 네가. 만석아, 이리 와서 이것 좀 봐라. 운수 아버지, 우리 집안에 언제부터 예의범절이란 단어가 사라진 거죠? 대복 넥타이를 못 매겠어. 만석, 대복 목에 건 채로 넥타이를 매보다가 안 되자 벗겨내 거울 앞으로 가져가 자기 목에 걸고 매듭을 맨다. 운수 하긴. 원래 대단한 집안은 아니죠 저희가. 족보도 없고. 대복 상놈의 집안이라서 미안하구나. 운수 상놈까지는 아니고. 농민이나 소작농, 그 정도 아니었을까요 우리 조상님들은. 대복 내 십이대손 할아버지께선 정오품 정량 별좌 교리셨다. 네놈의 십삼대손 할아버지 말이다. 운수 처음 듣는 얘기네요. 대복 그럴 리가. 삼십 원짜리 자장면 얘기 다음으로 많이 해줬을 텐데. 만석 (넥타이를 대복의 목에 걸어주며) 잠깐 봐요. (정리를 해준다) 됐어요. 운수 아들아, 너는 이 얘기 들어봤냐? 우리 조상 중에 정오품 정, 뭐, 아무튼, 그런 분이 계셨다는데. 만석 근데 이거 너무 낡았어요. 대복 괜찮다. 아직 쓸 만해. 운수 아주 개가 짖는구나, 개가 짖어. 내 말은 다 씹어 드셔들. 만석 이거밖에 없어요? 여기 실밥도 다 터지고. 다른 거 하세요. 대복 괜찮다니까. 운수 손자분 말 들으세요. 온 동네가 영감님을 아신다면서요. 만석 제 거 있는데 가져올게요. 대복 (만류하며) 됐다. 상갓집에 요란하게 하고 가는 거 아냐. 이 정도가 딱 좋아. 만석 할머니랑 같이 가세요? 대복 그래. 저녁 같이 챙겨 먹어라. 만석 저도 바로 나가봐야 해요. 운수 차리고 가라. 네 아버진 배고프다. 대복 밥은 먹어야지. 운수 그래, 밥은 먹어야지. 만석 약속 있어요. 대복 그러냐? 제대로 된 거 먹고 다녀라. 운수 난 약속 없다. 밥 차려줘라. 만석 할머닌요? 대복 방에. 슬슬 깨워야겠다. 만석 제가 들어갈게요. 애도 데리고 나와야 하고. 운수 찌개 데우고 들어가라. 밥 퍼놓고 데리고 나와. 반찬도 꺼내고. 만석 그만 징징대세요. 운수 뭐, 징징? 오냐오냐하니까 이 새끼가 정말. 만석 이젠 제발 철 좀 드시죠. 운수 아유, 그래요. 철이 일찍 들어서 몸이 무거우시겠어요 우리 아드님은. 만석 가족은 안중에도 없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고생을 하든 말든 그냥 아버지 편한 대로 살면 그만이죠? 운수 핏대 세우지 마라. 한 대 치겠다 그러다? 만석 할머니 치료비도 그렇고. 할아버지 발톱 수술 못 하는 거 돈 없어서인 거 알고나 있어요? 대출이자가 한 달에 얼만지나 알고 있냐고? 운수 다 아니까 침 튀기지 마라. 만석 아시면 아는 만큼 내놓으세요. 운수 퍽이나 많이 내놓나 보지? 오토바이 그거 타서 얼마나 버냐? 백? 이백? 만석 다른 사람한테 손 안 벌릴 정도는 버니까 걱정 마세요. 운수 아주 그거 돈 조금 빌려줬다고. 만석 모범을 좀 보이시라고요. 운수 왜? 내가 못 미덥냐? 너도 네 엄마처럼 도망갈래? 대복 (엄하게) 그 입 다물어라. 네 귀방맹이 날릴 힘은 나도 아직 있으니까. 운수 좋아요! 한번 해볼까요, 오늘? 삼대가 진하게 한번 엉켜볼까요? 만석 그만하죠. 운수 왜? 막상 하려니까 쫄려? 어이, 아들, 와 봐. 와보라고. 운수, 자리에서 일어나는 만석을 따라가며 뒤통수를 톡톡 친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뒤통수를 때리자 만석이 되돌아서 운수의 양손을 잡아챈다. 바닥에 떨어지는 지폐. 곧바로 만석의 멱살을 쥐는 운수. 운수의 팔목을 강하게 쥐는 만석. 대복, 테이블에 있는 컵을 그들을 향해 던진다. 대복 나가라. 내 집에서 당장 나가. 네놈들 둘 다 나가서 영원히 돌아오지 마. 적막이 흐르고, 잠시 후 옥화가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차분한 옷차림, 손에 바구니를 들고 있다. 바구니 안엔 아이가 잠들어 있다. 운수와 만석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심히 지나치는 옥화. 테이블 위에 바구니를 올려놓고 소파에 앉는다. 대복을 보고 이마를 찌푸리는 옥화. 옥화 아, 또 왜 그 넥타이를 했어요. 버렸어도 벌써 버렸어야 할 걸. 대복 이 사람 버리긴 왜 버려 이걸. 옥화 멀쩡한 넥타이를 두고 왜 자꾸 그것만. 대복 다 자기 몸에 맞는 게 있는 거야. 난 이게 편해. 옥화 그놈의 고집은.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만석 통화한다. 통화가 끝난 후 옥화에게 다가오는 만석. 옥화의 눈치를 보다가 바구니에 손을 뻗는 만석. 옥화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라. 만석 가야 해요, 할머니. 옥화 알았어. 안 보내겠다는 게 아니야. 여기, 이것만 좀 하고. (바구니를 정리한다) 대복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거기, 거기. 바람 안 들어가게 잘 좀 욱여넣어 봐. 옥화 알겠어요, 있어 봐요. 대복 한 번 더 포대기에 싸야 하지 않겠어? 옥화 그럴까요? 바람이 차니까 아무래도. 만석 그 사람이 집 앞까지 차 가지고 오기로 했어요.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 대복 그렇다는데? 옥화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거 없으니까. (계속한다) 운수 (상자를 발로 툭 차며) 야, 이것도 같이 가져가. 여기다 담아왔으니 여기에 담아가야지. 옥화 저 상잔 두고 가라. 저기에 또 이 애를 가둘 수는 없어. 그럴 순 없어. 만석 알겠어요 할머니. 그렇게 할게요. 대복 어이쿠. 깼는데? 여보, 깼어. 옥화 (바구니 안을 보며) 간다고 또 인사한다고 깬 거야, 기특하게? 그런 거야? 대복 우루루루루, 까꿍. 웃는다 웃어. 고놈 참. 옥화 한 번 더 해봐요. 대복 그럴까? 우루루루루, 까꿍! 옥화 (만석을 향해) 아가, 방에 파란색 가방 하나 있어. 그거 좀 갖고 나와. 대복 뭔데? 옥화 애한테 필요한 것 좀 쌌어요. 대복 딸랑이도 넣지 그랬어. 그거 좋아하던데. 옥화 넣었어요. 대복 잘했네. 운수 (빈정거리듯) 참, 재미나게 사십니다, 두 분. 알콩달콩, 보기 좋네요. 대복 아직도 안 나갔냐? 운수 나가야지요. 이 집에 제가 있을 곳이 없는데. 대복 밖엔 있고? 운수 글쎄요. 정말 이제부터라도 찾아볼까요? (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는다. 가방을 가지고 나오는 만석과 눈이 마주치지만 서로 외면한다) 돈도 생겼겠다. 옥화 밥 한 숟갈 뜨고 가. 너 좋아하는 꽃게찌개 끓여놨어. 잠시 침묵. 운수 됐어요. 약속 있어요. 옥화 그럼 냉장고에 넣어 놓을 테니까 낼 아침에 들어와서 먹어. 운수 그냥 드세요. 얼마 된다고 그걸 남겨요. 갔다 올게요. (나간다) 옥화 (밖에서 들리게 큰소리로) 냉장고에 넣어 놓는다. 알았지? 알았지? 대복 (가방을 들고 서 있는 만석에게) 왜 그러고 섰어? 앉아. 만석 집 앞에 와 있대요. 대복 벌써? 만석 네. 옥화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잘살아라. 사는 게 제 맘처럼 되는 것도 아니니까 부모 원망 말고 운명이려니, 팔자려니, 누구 탓할 것도 없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세월 가고 세월 가면 언제 이만큼 왔나 싶을 테니 하루하루 즐겁게 웃으면서 살아. 네 세상도 한세상, 내 세상도 한세상, 결국 한세상 사는 거니, 그러니까 너는 멀리멀리, (떨리는 목소리) 발길 닿는 데까지 멀리 가렴. 대복 (꽃병에서 꽃을 꺼내 바구니 옆에 감는다) 꽃바구니 타고. 옥화 그래, 꽃바구니 타고. 어디, 하루하루가 오늘만 같겠니? 대복 그래. 오늘만 같을라고. 전화벨이 울리지만 받지 않는 만석. 그런 만석을 가만히 올려다보는 옥화. 천천히 바구니를 내어준다. 만석 갔다 올게요. 늦을지도 몰라요. 먼저 주무세요. 대복 그래. 얘기 잘하고 와. 만석 네. 저 가요, 할머니. 반응 없는 옥화. 대복 손짓으로 만석을 보낸다. 만석 밖으로 나간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에 다가가 밖으로 나가는 만석을 지켜보는 대복.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다. 그사이 옥화 역시 일어서 서성이다가 가운데 소파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대복 그 옆에 앉아 정면을 응시한다. 대복 갔네. 옥화 갔네요. 대복 그래. (사이) 어떡할까? 우리도 가야지? 옥화 가야죠. 대복 안 가면 안 되겠지? 옥화 안 되겠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잖아요. 대복 그래. 가야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니까. 옥화 네. 대복 그럼 갈까? 옥화 그래요, 가요. 대복 그래. 가자구. 옥화 가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두 사람. 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 경주 지진, SOC 6209곳 내진 특별점검…“큰 피해 없어”

    지난 9월 발생한 경주 대지진에 따른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경주 지진 이후 교량, 터널 등 6209곳을 대상으로 내진성능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 중대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특별점검에는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지진공학회,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31개 기관 공공·민간 전문가 1174명이 참여했다. 점검 결과 SOC 시설물 안정성을 점검하기 위해 균열, 침하조사, 비파괴 검사 등을 한 결과 지진으로 인한 중대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마감재 탈락 등 구조에 이상이 없는 작은 피해가 14건 있었고 지진과 관련 없는 미세균열 등 기존 결함이 86건 발견됐다. 국토부는 경주 지진이 대규모였음에도 진동 발생 지속 시간이 짧고 깊은 심도에서 발생해 시설물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이 작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현찬의원 “녹번동 노후 하수관 보강예산 10억 추가 확보”

    서울시의회 이현찬의원 “녹번동 노후 하수관 보강예산 10억 추가 확보”

    서울시의회 이현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은평4)은 12월 26일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주변(136-6~108-2)의 노후불량 하수관로(사각형거) 보수보강’을 위한 사업비 1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은평구 녹번동 주변은 하수관로가 노후하여 하수역류 민원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왔으나 그동안 예산부족으로 개량공사를 시행하지 못하여 주민 불편이 야기된 지역이다. 하수관로 노후화 및 손상된 관로는 누수뿐만 아니라 싱크홀 등과 같은 도로침하의 주요 원인으로써 주민의 불편은 물론 지반침하로 인한 크고 작은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 낡은 관로에 대한 유지관리와 성능개선 등 선제적인 안전사고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이현찬 위원은 녹번동 주변(136-6~108-2) 노후불량 하수관로(사각형거) 보수보강 사업의 조속한 완료를 위하여 시장이 당초 편성한 20억원에 1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여 사업비는 전체 30억원으로 증액되었다고 밝혔다. 이현찬 위원은 “이번에 녹번동 주변 노후불량 하수관로(사각형거) 보수보강 사업 관련 소요 사업비를 확보함에 따라 그동안의 주민불편을 해소하고, 도로침하 등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한 사업비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검, 정호성 前비서관 25일 조사…朴대통령 보좌진 첫 공개소환

    특검, 정호성 前비서관 25일 조사…朴대통령 보좌진 첫 공개소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5일 오후 2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공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이 지난 21일 현판식을 갖고 수사에 공식으로 착수한 이래 박근혜 대통령의 보좌진을 공개 소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24일 정 전 비서관을 오늘 25일 소환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에게 청와대 대외비 문건 유출 혐의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역할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국정에 어느 범위까지 개입했는지도 핵심 조사 대상이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정부 고위직 인선자료, 외교·안보 문건 등 대외비 문건 47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공무상 기밀 누설)로 지난달 20일 정 전 비서관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당시 정 전 비서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했다. 그는 박 대통령 취임 전후로 박 대통령은 물론 최씨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수시로 녹음했는데 이는 최씨의 국정농단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물증으로 주목받았다. 특검팀도 검찰로부터 해당 녹음 파일과 녹취록을 넘겨받아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안봉근(50)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과 함께 1998년 4월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18년간 줄곧 곁에서 보좌한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전략·무질서가 상상못할 혁신 부른다

    무전략·무질서가 상상못할 혁신 부른다

    메시/팀 하포드 지음/윤영삼 옮김/위즈덤하우스/448쪽/1만 6800원 새해를 맞아 우리는 한 해의 포부를 담아 계획을 세운다. 연간 목표를 정하고 월별·주간 계획표를 채워 넣고는 뿌듯해한다. 물론 실천은 다른 문제다. 그럼에도 세웠던 계획을 실천하지 못하면 마치 큰 약속을 깬 듯 자신을 책망하고 부끄러워한다. 팀 하포드의 신간 ‘메시’는 이런 부담일랑 가볍게 날려버리라고 제언한다. 심지어 책은 “우리가 세우는 많은 계획들이 실제로는 실행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시니어 칼럼니스트로 밀리언셀러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인 하포드는 ‘정말로 계획과 질서는 성공으로 이어지는가’라는 단순한 질문으로부터 이 책을 시작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이다. 오늘날처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는 시기에는 변화 그 자체에 숙련되는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포드는 혼란스럽고 엉망진창인 상태를 뜻하는 ‘메시’(messy)라는 개념을 통해 혼돈의 시기에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혁신의 비밀을 소개한다. 책은 혼란과 무질서의 유용성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지나치게 맹신하는 질서, 자동화, 시스템, 평가, 효율, 패턴에 약간의 혼란과 무질서를 주입하는 것만으로 생각지도 못한 기회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혼란과 무질서=비효율’이라는 고정관념이 잘못됐다는 것을 정리가 잘된 책상의 아이러니로 설명한다. 시간을 들여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해서 필요한 서류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빨라지거나 업무의 효율이 오르는 것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정리정돈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지만 정작 폴더에 정리된 파일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아무렇게나 뒤섞인 파일들 사이에서 원하는 파일을 검색해서 찾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한다. 결과는 1분 대 17초. 질서정연함이 성공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질서정연함을 유지하기 위해 들인 노력의 결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질서는 진리가 될 수 없다”면서 “무질서가 창조성의 비옥한 토양”이라고 강조한다. 책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사례들이 등장한다. 예측할 수 없었기에 전쟁에서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롬멜의 무전략 작전, 세대를 관통하며 사랑받는 재즈가수 마일스 데이비스의 즉흥연주, 인생의 막장까지 갔던 팝스타 데이비드 보위가 서베를린에서 앨범을 녹음할 때 참여했던 브라이언 이노의 무작위코드 연주실험 등. 인간은 약간의 혼란과 무질서를 수용할 때에 의욕과 혁신의 용기가 피어나는 존재인 모양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최순실 가사도우미 “최씨가 돈 훔쳤다고 누명 씌웠다”

    최순실 가사도우미 “최씨가 돈 훔쳤다고 누명 씌웠다”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가사도우미와 개인마사지사에게 돈을 훔쳤다는 누명을 씌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씨는 독일에 갈 때마다 태블릿PC를 챙겨갔다는 증언이 나왔다. 23일 TV조선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씨가 독일에도 태블릿 PC를 갖고 갔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최씨의 가사도우미로 일했던 A씨는 특검 조사에서 “최씨가 독일에 갈 때마다 집에 있던 태블릿 PC를 챙겨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씨가 태블릿 PC를 가져가지 않으면 자신이 챙겨줬다”고 말했다. 최씨가 청와대를 자주 들락거리며 김밥을 챙겨 나왔다는 청와대 조리사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진술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가 까만 봉투에 담아준 김밥을 최씨가 가져와 가사도우미와 개인 마사지사에게 나눠줬다는 증언이다. 특히 최씨는 이들에게 엉뚱한 누명을 씌우기도 했다. 최씨가 ‘300만원이 없어졌다’면서 범인으로 몰다가 다른 장소에서 돈을 찾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씨는 사과는 물론 미안한 기색도 없었다고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하굴착 피해도 조정 대상 포함…지하수관련 분쟁 신속해결 기대

    앞으로 지하 굴착과 지하 구조물 공사 등에 따른 지반침하와 건축물·농경지·농작물 피해, 우물 수량 감소 등과 같은 환경피해도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민사소송 말고는 별다른 구제방법이 없어 피해자 불편이 컸다. 21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환경분쟁 조정대상을 확대하고 분쟁조정의 새로운 수단으로 중재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정 ‘환경분쟁 조정법’이 23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법은 환경피해 유발 원인에 지하수 수위 또는 이동경로 변화를 추가했다.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었던 지하수 관련 환경피해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조정위원회는 공사 등으로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지반 침하나 건축물 피해가 생길 때 배상액 산정을 위한 세부기준도 마련했다. 특히 조정 방식에 당사자 합의로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중재제도’가 도입된다. 기존 분쟁해결 방식은 한쪽의 신청에 따라 일방적으로 진행되면서 조정 결과에 불복하고 소송으로 이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중재는 당사자 간 합의로 절차가 개시되고, 3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중재위원회가 맡는다. 중재 결과는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돼 소모적인 다툼이나 갈등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제도운영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도 보완했다. 5명 이상 사망하거나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발생한 분쟁사건, 환경시설의 설치 또는 관리와 관련된 다툼, 조정가액이 20억원이 넘는 등 사회적으로 파급효과가 우려되는 사건은 현재 5명에서 10명 이상 위원이 참여해 결정토록 개정됐다. 환경분쟁 사건이 늘고 복잡해지면서 전문성 있는 심의를 위해 위원 정수를 중앙조정위원회는 15명에서 30명으로, 지방조정위원회는 15명에서 20명으로 각각 확대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등산하지 마세요”, “라면·마티즈 조심하세요”…신변안전 당부, 왜?

    “등산하지 마세요”, “라면·마티즈 조심하세요”…신변안전 당부, 왜?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오는 25일 세월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공개한다고 하자 네티즌들은 그에게 “절대 자살 안 한다고 남겨두세요”, “라면 먹지 마세요”, “등산하지 마세요” 등 당부의 말을 쏟아냈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9일 자로에게 “왕의 귀환처럼 반갑고 공개가 기대된다”며 “라면도 조심하시고 혼자 다니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자로에 대한 신변안전 ‘당부’는 최근 몇 년 새 발생한 의문스러운 죽음들에 기인한다. 사람들 사이 ‘자살당했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수상한’ 자살이 많았던 까닭이다. 지난해 7월 국가정보원이 2015년 이탈리아 해킹팀을 만나 해킹프로그램을 구매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국민 사찰’ 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해당 업무 담당자로 알려진 임모씨는 “내국인에 대해 (해킹)하지 않았다”는 유서를 남긴 채 자살했다. 그는 경기 용인시 한 야산 중턱, 자신의 마티즈 차량에서 다 타버린 번개탄과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나오지 않았다며 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단순 자살’로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이후 네티즌들은 45세 국정원 직원이 구형 마티즈를 자살 전 급하게 구입한 점, 실종신고와 시신 발견 시간이 지나치게 이른 점, 자살현장과 폐쇄회로(CC)TV 속 마티즈 차량 모습이 다른 점, 장례식 다음 날 마티즈를 폐차한 점 등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보다 앞서 2014년 12월에는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를 받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이천시 한 도로변에 세워진 승용차 운전석에서 발견된 최 경위의 옆 조수석에는 다 탄 번개탄 1개가 놓인 화덕이 있었다. 최씨의 자살 2년 뒤 그의 형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팀에 “(동생이) 정부 임기가 2년만 안남았어도 끝까지 싸운다(고 했다). ‘근데 너무 길어서 희망이 없어. 싸워서 이길 수가 없어’라고 했다”며 “내 동생은 절대 자살이 아니에요. 타살이지”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사건 관계자는 “최 경위가 지방(경찰)청 간부하고 통화를 해서 만났다고 했다”며 “‘네가 안고 가라’는 거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5촌인 고 박용철·박용수씨의 죽음이 보도됐다. 사건 당시 경찰은 용수씨가 용철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싶다’ 팀은 두 사람 체내에서 수면유도제 ‘졸피뎀’이 검출된 점, 용철씨를 살해한 용수씨가 어둠 속에 2시간가량 산을 타고 목매 자살한 점, 등산로 입구에서 파악된 당시 등산객 숫자가 3명인 점 등에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이날 방송에서는 용철씨 경호원이었던 A씨도 약 1년 뒤 라면을 먹다 사레가 들려 사망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A씨의 친구는 방송에서 “천식이 있었다는데 그 친구가 기침하는 걸 절대 못 봤다”며 “멀쩡한 친구가 무슨 라면을 먹다 죽는가 했다”고 했다. 네티즌들이 자로에게 “라면을 조심하라”고 말하는 이유다. 자원외교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북한산 한 나무에 목매 숨진 채 발견된 일도 있다. 이와 관련해 SBS 이승훈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준하 선생도 산에서 돌아가셨고, 국정원 요원도 마티즈 타고 산에서 자살했고, 성완종도 산에서 자살했다”며 “왜 다들 집 놔두고 굳이 산에서 자살했을까?”라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자로 ‘세월호 진실’ 공개…“밤길 조심하세요” 무수히 듣고 있어

    자로 ‘세월호 진실’ 공개…“밤길 조심하세요” 무수히 듣고 있어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오는 25일 크리스마스에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진실의 흔적들을 세상에 공개한다고 밝히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로의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도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자로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어제부터 무수히 듣고 있는 말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로는 “절대 자살 안 한다고 남겨두세요”, “자료 꼭 백업해두세요”, “라면 먹지 마세요”, “등산하지 마세요”, “혼자 다니지 말고 밤길 조심하세요” 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로는 “우리 사는 세상 참 무섭다...”라고 덧붙였다. 자로는 지난 19일 ‘감히 그날의 진실을 말하려 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세월호 침몰에 대한 진실의 흔적들을 세상에 공개하려 한다”고 밝혔다. 자로는 “저는 오랜 시간 동안 비밀리에 세월호의 진짜 침몰 원인을 파헤쳐 왔습니다. 수많은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방대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라면서 “제가 본 진실을 보여드리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 다큐는 크리스마스에 유튜브로 공개할 예정입니다”라고 전했다. 자로는 2012년 국정원의 대선 개입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가 찾아낸 트위터 계정 ‘누들누들’은 국정원 심리전담팀 소속 이아무개씨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국정원이 트위터 아이디 수백개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인정했고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형을 받았다. 2014년 6월에는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가 트위터에 올린 정치 편향적인 글을 수집해 공개했고, 정 내정자는 국회 검증 과정에서 자진사퇴했다. 그는 2015년 초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경선 중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트윗이 대량유포된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이후 한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자로는 그 이유를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네티즌수사대 자로, ‘세월X’로 세월호 진실 예고…그는 누구?

    네티즌수사대 자로, ‘세월X’로 세월호 진실 예고…그는 누구?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제가 찾아낸 세월호 진실의 흔적들을 세상에 공개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대한 자료를 검토한 끝에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진실을 봤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면서 다큐멘터리(‘세월X’) 영상을 25일 유튜브에 공개하기로 했다. 이 영상을 “세월호 참사로 별이 된 아이들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자로는 티저영상을 통해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는 범죄학자 에드몽 로카르의 말을 인용하며 “세월호 사고 시각 ‘8시49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자로는 2012년 국정원의 대선 개입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가 찾아낸 트위터 계정 ‘누들누들’은 국정원 심리전담팀 소속 이아무개씨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국정원이 트위터 아이디 수백개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인정했고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형을 받았다. 2014년 6월에는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가 트위터에 올린 정치 편향적인 글을 수집해 공개했고, 정 내정자는 국회 검증 과정에서 자진사퇴했다. 그는 2015년 초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경선 중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트윗이 대량유포된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이후 한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자로는 그 이유를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자로는 지난해 2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40대 초반 남성이라는 것만 밝혔다. 그는 “언제 신상이 털려 불이익을 당할지 몰라 두렵다”면서 “신상을 공개하고 편히 활동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심경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태생적 한계’ 전경련 기로… 기업 싱크탱크로 거듭나야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태생적 한계’ 전경련 기로… 기업 싱크탱크로 거듭나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할 때가 됐다.”(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대 공동성명) “전경련은 탈(脫)정치를 선언하고 기업 맞춤형 컨설팅을 하는 싱크탱크로 환골탈태해야 한다.”(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존폐 기로에 놓인 전경련에 대한 처방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자진 해산을, 다른 한쪽에서는 개혁을 주장한다. 자진 해산 쪽은 전경련이 스스로 해산 절차를 밟고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는 것만이 재계가 사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대로 개혁파는 전경련이 가진 노하우, 자산을 송두리째 없애는 것보다 발전적 해체를 통해 재계의 ‘서포터’로 거듭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양쪽 입장이 상반되지만 출발점은 같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961년 설립된 전경련은 삼성, 현대차 등 국내 굴지의 그룹을 회원사로 둔 경제 단체다. 전경련의 55년 역사가 말해주듯이 이 단체는 우리 경제의 산업화 역사와 함께했다. 산업화 초기 재계의 ‘맏형’을 자처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 냈다. 21~23대 회장(1993~1998년)을 지낸 최종현 회장은 금리 인하론을 내세워 성장 견인차 역할을 했다. 24~25대 회장(1998~1999년)이었던 김우중 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외환위기 극복 방안으로 ‘500억 달러 무역흑자론’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관료 그룹과 맞서기도 했다. ●비리 빈발… 내부 견제장치 작동 안 해 문제는 출범 때부터 지닌 태생적 한계가 전경련의 발목을 잡아 왔다는 점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정경유착’(경제계와 정치권이 부정을 고리로 연결) 사건에는 늘 전경련이 등장했다. 1988년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운 일해재단의 자금을 전경련이 앞장서 모금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때도 비자금 조성에 연루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회장단이 “음성적 정치자금을 내지 않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1997년 세풍 사건, 2002년 차떼기 사건으로 이어지는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전경련이 개입됐고 2009년 미소금융재단 설립 때도 대기업 모금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내부 견제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전경련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시발점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과정의 통로로 이용돼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의 ‘십자포화’를 받게 됐다.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온상이 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업자득이라는 평가가 많다. 재계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단체가 오히려 관변 단체로 변질돼 기업들을 옥죄어 왔다는 것이다. 10대 그룹의 한 대관(對官) 담당자는 “지난해 10월 미르재단 출범 당시 전경련 직원이 전화를 해서 다음날까지 인감도장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면서 “우리는 돈이 없어 못 내겠다고 하는데도 문화사업 융성을 위해 협조하라는 식으로 얘기를 해 한바탕 실랑이를 벌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핵심 회원사 탈퇴 안 하면 해산 시간 걸려 이미 삼성, SK 등 주요 그룹은 탈퇴 의사를 천명했고, 국책은행은 탈퇴 러시에 뛰어든 상황이다. 회원사마저 등을 돌리면서 내년 2월까지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럴 바엔 해체가 답”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해체론자들도 “전경련 해체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같다”고 말한다. 핵심 회원사가 실제 탈퇴하지 않으면 600여곳의 다른 회원사도 눈치를 보면서 시간을 끌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주요 그룹이 앞장서 탈퇴의 물꼬를 터 달라고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설립 허가를 취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해체론자에 맞서 “전경련은 죄가 없다”며 ‘무죄론’을 주장하는 일부 학자(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있지만, 그 또한 “해체 쪽으로 프레임이 짜인 이상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조 교수는 “대기업이 먼저 헌납을 한 것도 아닌데 정치권이 애꿎은 경제단체를 흔들고 있다”면서 “무작정 해체하면 암울한 경제 상황에서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기관이 없어져 경제는 더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재계 대변 합법적 창구는 여전히 필요” 이런 이유로 해체보다는 개혁을 통해 전경련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자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전경련을 없앤다고 해서 정경유착의 폐해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대안으로 부상한 미국 헤리티지 모델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의 위상을 격상시켜 시장경제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싱크탱크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헤리티지 모델은 한국의 현실에 맞지 않고, 경제 단체의 존재 이유에도 어긋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상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전경련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선 강력한 처벌이 요구된다”면서도 “경제계 입장을 대변하고 조정하고 합법적인 로비를 하는 창구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만우 교수는 “기업마다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전경련이 통합·조율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여당 내분 속히 수습해 협의체에 동참하라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이 그제 탄핵 정국에 따른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야정(與野政)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합의까지는 이뤄 냈지만 정상적으로 가동될지 불투명하다. 야 3당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데다 이 대표도 노골적으로 여야정 협의체 자체에 대해 법과 규정에 있는 게 아니라며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얘기”라고 불신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협의체 구성을 합의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국민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모처럼 의기투합한 국정공조 체제가 첫발도 내딛기도 전에 비틀거리고 있다. 게다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정치권의 마찰을 의식해 여당이 제외된 야·정 협의체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까지 내놓았다. 여야정 협의체는 국회가 탄핵 정국의 주체로서 국정 운영의 책임을 나눠 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한마디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위기관리 체제라고 할 수 있다.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촛불 민심을 받들어 정국을 안정시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 여부 결정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인 것이다. 물론 협의체에 누가 참석할지, 어떻게 운영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국회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여당 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계의 다툼이나 야당 간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떠나 협의체 구성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정작 문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다. 탄핵 와중에도 당 주도권 장악에 매몰돼 협의체를 신경 쓸 겨를조차 없다. 16일 원내대표 경선, 20일 전후 예정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매달리고 있다. 비박계는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의 사퇴를 밀어붙이고 있다.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는 당권 장악에 실패할 경우 집단 탈당과 함께 신당을 창당할 생각까지 내비쳤다. 이 대표는 사퇴 요구에 대해 “뻔뻔스럽고 가소로운 짓”이라고 되받고 있다. 탄핵에서 자유롭지 않은 새누리당의 자성이나 자숙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특히 친박계 의원들의 몽니는 가관이다. 여야정 협의체는 비상 정국에서 국회와 정부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협치(協治)의 시험대다. 당장 조류인플루엔자(AI), 조선업 구조조정, 대구 서문시장 화재 등 대처해야 할 민생 현안이 적잖다. 대외 경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까닭에 황 권행대행에게만 맡길 수 없다. 새누리당을 뺀 채 야당과 정부만으로 협의체를 운영할 수도 없다. 황 권행대행이 여야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결국 새누리당은 어떤 식으로든 가급적 빨리 내분을 수습하고 합의한 협의체에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집권 여당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길이 따로 없다.
  • 軍 “울산 군부대 연습용 수류탄 화약 터져”

    軍 “울산 군부대 연습용 수류탄 화약 터져”

    “1600발 분량 화약 보관한 곳… 원인 알 수 없는 점화원 접촉” 탄약 관리병 상대 경위 조사 13일 울산 북구 신형동 53사단 예하 예비군훈련부대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현역 병사 2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부대에 쌓아둔 연습용 수류탄 폭약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군은 “탄약관리병이 연습용 수류탄 1500∼1600발을 해체하고 나서 그 안에 있던 많은 분량의 화약을 폭발 지점에 모아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 화약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점화원과 접촉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탄약관리병이 이 부대에서 올해 여름 소진해야 할 연습용 수류탄 1500∼1600발을 해체하고 그 안에 있던 화약을 따로 모두 모아 보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군은 연습용 수류탄 1발에 든 화약의 경우 소량으로 폭발력이 크지 않지만, 다량의 화약이 모이면 상당한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가지 전투장 모형(조립식 패널)은 폭발 당시 비어 있었을 뿐 아니라 폭발이나 화재를 일으킬 만한 인화성 물질은 없었다. 따라서 군은 훈련장 내 시가지 전투장 구조물 안에 모아뒀던 수류탄 화약이 어떤 점화원에 의해 터졌고, 당시 구조물 옆을 지나던 23명의 병사가 다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군 폭발물처리반이 조사에 나섰지만, 별도로 분류된 화약만 터졌고 수류탄 파편 등 잔해는 없었다. 이에 따라 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협조를 구해 조립식 패널에 묻어 있던 잔류 화학물질을 분석하는 등 정확한 폭발 원인을 찾고 있다. 군은 탄약관리병을 상대로 연습용 수류탄 화약을 별도로 모아둔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이모(20) 병사가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오른쪽 발목이 부러져 울산대병원에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박모(21) 병사는 전신 2도 화상을 입어 부산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모(20)·박모(20)·신모(20) 병사 등 3명도 얼굴이나 손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어 부산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시티병원으로 간 15명은 가벼운 화상과 고막파열 의심 증상을 호소해 부산국군병원으로 다시 후송돼 진료와 치료를 받았으나 고막 파열 환자는 없었다. 한편 이날 사고가 난 부대 입구에는 장병들의 부모와 조부모, 삼촌 등 10여명이 아들과 손자, 조카의 안부를 묻는 등 가슴을 졸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인어보다 앞선 도깨비… ‘女心 저격’ 인기 뚝딱!

    인어보다 앞선 도깨비… ‘女心 저격’ 인기 뚝딱!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 SBS 수목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이하 ‘푸른 바다’)과 tvN 금토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 둘 다 민담과 설화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장르인 데다 로맨틱 코미디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두 스타 작가의 대결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와 ‘푸른 바다’의 박지은 작가는 올해 초 소속사가 모두 CJ E&M에 인수되며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지만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 만만치 않다. 총 20부작 가운데 지난주까지 8회가 방영된 ‘푸른 바다’는 최고 시청률 18.9%를 기록한 뒤 17%대에 머물고 있다.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박 작가의 전작인 ‘별에서 온 그대’가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한 것에 비하면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첫 회 시청률 6.9%로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로 시작한 ‘도깨비’는 지난 3회 최고 시청률 12.5%를 기록하며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시청률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화제성 지수에서는 ‘도깨비’가 앞서 가고 있는 형국이다. ‘도깨비’는 12월 첫째주(11월 28일~12월 4일) 화제성 지수에서 1만 2468점을 기록해 점유율 47.6%로, 14.64%를 차지한 ‘푸른 바다’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를 집계한 TV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측은 “‘도깨비’의 화제성 지수가 급상승해 ‘태양의 후예’의 2주차 기록을 2배 이상으로 앞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CJ E&M과 닐슨코리아가 공동으로 집계한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에서도 ‘도깨비’(302.8)가 ‘푸른 바다’(256)를 넘어 1위를 차지했다. ●‘시크릿 가든’ 등 男캐릭터 살린 김은숙 화제성 승기 이처럼 화제성 면에서 ‘도깨비’가 앞서 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남성 캐릭터에 강한 김은숙 작가와 여성 캐릭터를 잘 살리는 박지은 작가의 대결에서 김 작가가 초반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대사가 직설적이고 때론 낯간지럽기도 하지만 김 작가는 남자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설레고 멋지게 빚어내 여심을 저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 ‘신사의 품격’의 김도진(장동건), ‘상속자들’의 김탄(이민호), 올 초 신드롬을 일으킨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송중기)까지 한결같이 성공을 거뒀다. ‘도깨비’의 주인공 김신은 935세 도깨비에 전지전능한 능력까지 갖춘 데다 현실에서는 내면의 아픔이 있지만 세련된 매력을 갖춘 남성으로 나온다. 진지와 코믹을 오가는 공유의 연기뿐만 아니라 한집에 거주하는 저승사자(이동욱)와의 티격태격 브로맨스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박 작가는 김남주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의 필모그래피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 캐릭터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별그대’에서도 전지현이 연기한 천송이 캐릭터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천송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지만 ‘푸른 바다’에선 인어(전지현)의 신비한 매력보다 백치미와 코믹 연기를 강조한 부분이 천송이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도깨비’는 남성 캐릭터들의 매력을 극대화하면서 여성 캐릭터와의 조화를 보여주는 반면 ‘푸른 바다’는 인어는 두드러지는 데 비해 남성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사 강조’ 김은숙 vs ‘캐릭터 힘’ 박지은 누가 웃을까 매번 일명 ‘대사발’로 불리는 언어유희에만 강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김 작가는 이번에는 작심한 듯 서사를 대폭 강화했다. 불멸의 삶을 끝내고 죽기 위해 도깨비 신부를 찾지만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는 러브스토리는 제목처럼 찬란하기도 하고 쓸쓸한 인생의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도깨비의 고뇌와 다양한 감정선은 인간의 감정으로 전환해도 크게 무리가 없고 여주인공 지은탁(김고은)의 현실적인 상황 설정도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평가다. 반면 ‘푸른 바다’는 캐릭터와 에피소드, 재치 있는 대사 등 박 작가의 장기가 잘 드러나지만 전체 내러티브를 뒷받침하는 구심적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푸른 바다’의 경우 인어 캐릭터의 거리감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로맨스와 미스터리 등의 복합 장르가 서로 유리되어 이야기의 밀도를 느슨하게 만드는 단점을 개선해야 뒷심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이응진 한국드라마연구소 소장은 “‘푸른 바다’의 경우 윤회, 평행 이론의 세계관 등을 담고 있어 아직 풀어놓을 에피소드가 많다”면서 “과거 억울하게 죽어 저주를 받은 장군이 현세에서 갑자기 허술한 사랑꾼이 되거나 도깨비 신부라는 설정이 정보로만 존재하는 등 아직까지는 ‘도깨비’의 서사의 통일성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출향인사와 함께 지역 살린다” ‘고향희망 심기’ 우수사례 발표

    “출향인사와 함께 지역 살린다” ‘고향희망 심기’ 우수사례 발표

    1970년대 인구 15만명이던 전북 남원시는 이제 8만명 남짓이다. 그러나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든든한 응원군으로 삼았다. 서울 성북구 보문동 2가에 자리한 ‘애향 장학숙’에서 지내는 지역 출신 학생 등 젊은이들의 고향봉사 활성화에 애쓰고 춘향제·흥부제 등 지역대표 축제에 재외향우 방문, ‘향우회·민간단체·지역기업 협의체’ 결성 등 지원대책을 내놨다. 경남 산청군은 ‘향토장학회 1인 1계좌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 출신 1004명이 계좌에 가입해 매월 1만원 안팎의 소액을 기부한다. 산악·약초 자원을 활용한 특화 고향방문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행정자치부는 ‘고향희망 심기 사업’ 우수 지방자치단체 10곳을 대상으로 1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발표회를 개최했다. 지난 5~10월 시범사업엔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로 활력을 잃고 있는 농어촌 지역사회를 위해 ‘고향의 도움으로 자란 인재들이 다시 고향 발전에 기여하자’는 슬로건 아래 51개 지자체에 걸쳐 4만 6000여명이 동참했다. 강원 양양군은 수려한 경관을 활용해 ‘고향 뿌리 알기, 고향 땅 밟기’ 행사를 열어 박수를 받았다. 철원군은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특산품 ‘오대쌀’ 팔아 주기 운동으로 500여t이라는 실적을 거뒀다. 전북 고창군에선 지역 농산물을 애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출향인사 홍보단 350명이 닻을 올렸다. 전남 곡성군은 출향인사와 지역주민을 아우르는 ‘토닥토닥 트레킹’, ‘뚝딱 마켓’ 운영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광양시는 타지에 거주하는 향우의 가게에 고향 농특산물 판매대를 들여놨고 강진군은 정약용 유적지 주변에 ‘한옥형 향수관’을 꾸몄다. 또 경북 문경시는 폐광 인근을 출향인들과 함께 관광자원으로 가꾸는 ‘석탄에서 피는 꽃, 고향 사랑하기’ 운동을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경남 합천군은 고향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황매산 등반대회 등 고향방문 프로그램을 짰다. 김성렬 행자부 차관은 “일본에선 444개 지자체 중심으로 지역부흥협력대를 발족해 알찬 결실을 맺었다”며 “기존 지원금 27억원 외에 특별교부세와 예산을 더 확보해 지역발전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고영태 장시호, 연인 관계 의심받을 정도로 매우 가까웠다”

    “고영태 장시호, 연인 관계 의심받을 정도로 매우 가까웠다”

    고영태와 장시호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연인 관계로 의심받을 정도로 매우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최순실 국조특위’에 출석해 서로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12일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장씨의 주변 지인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해 내 기억이 틀렸나 싶을 정도”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영태가 아니라 민우(고 씨가 유흥업소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명)를 아는 것이 아니냐 농담하기도 했다”면서 “2008∼2009년 S 가라오케에 ‘민우’라는 남자가 자주 나타나 장 씨와 함께 있었다. 운동을 했다고 들었고 문신이 멋있다는 얘기를 얼핏 했었다. ‘민우’가 고 씨가 맞다면 최 씨에게 고 씨를 소개시켜 준 사람은 장유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도 있었다. 안 의원은 지난달 1일 BBS 시사프로그램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고씨가 검찰 조사를 받고 난 다음에 최순실을 알게 된 것은 가방 만들던 2012년 우연히 알게 된 것이라고 하는데 이건 거짓말”이라며 “고영태는 그 이전부터 시호씨와 굉장히 가깝게 지내던 사이”라고 말했다. 2차 청문회 당시 이 같은 사실을 알고서도 왜 묻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안 의원은 “서로 모른다고 거짓말. 나름 이유가 있어 더 캐지 않았다. 양해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고영태는 앞서 2차 청문회 당시에도 JTBC 기자를 만난 적이 없고 최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증언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 JTBC 기자는 지난 10월5일에 고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기자는 “고씨, 이성한씨(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와 두 시간 정도 나눈 대화에서 최씨가 늘 탭을 끼고 다니면서 연설문을 읽고 수정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참고인으로서의 출석이나 감정의 요구를 받은 자는 그에 응할 의무가 있으며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이나 감정을 한 때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촛불이 밝히는 새로운 시대정신/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촛불이 밝히는 새로운 시대정신/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촛불로 하나 된 시민들의 열의가 국가의 새로운 청사진을 요구하고 있다. 차가운 날씨에도 청와대 앞을 밝힌 촛불들이 단지 대통령의 퇴진만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물론 대통령이 어떻게 퇴진하느냐는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시민들은 어떻게 이런 어이없는 일들이 가능했는지, 또 이러한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무슨 조치들이 취해져야 하는지도 묻고 있다. 제6공화국에 내재한 권력구조의 결함을 치유하고 주권자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치제도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경제와 사회의 고른 발전을 위한 국가 운영의 원리와 원칙은 무엇이 돼야 하는가? 이제는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바람직한 국가 운영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형성해 나가야 할 때다. 이 새로운 국가 운영 원칙을 찾는 작업은 박근혜 정부의 실패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구조적인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는 ‘발전국가 패러다임’ 속에서 뿌리내린 강력한 국가주의의 폐해가 경제와 사회 곳곳에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 있음을 보여 준다. 민주화 이후에도 한국의 국가 권력은 최고 권력자의 관심 사항이라는 이유로 재벌들에게 특정 재단에 대한 기부를 강요하고, 이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기업의 인사에 개입할 만큼 여전히 강력하다. 1997년의 외환위기는 국가의 과도한 개입을 종식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었지만, 작은 정부를 표방한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처방들은 오히려 국가 권력이 새로운 형태로 사적 영역에 안착하는 통로가 됐다. 포스코나 KT처럼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도 사장을 임명할 수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가 권력이다. 이화여대 사태의 발단이 된 교육부의 미래대학 및 프라임사업, 최순실 일가의 돈줄이 된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창조융합사업도 국가의 과도한 개입이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한때 고속 성장을 이끌었던 이 강력한 국가 중심 패러다임은 정보기술을 토대로 한 서비스 산업 중심의 미래 경제 모델과 부합하지 않는다. 민주화 이후 다원화돼 가는 사회 속에서 시민적 자유와 권리의 신장을 요구하는 시민들 또한 국가 권력의 남용을 더는 용납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 운영 원칙은 시민사회와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자유주의적 제도와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는 사적 영역의 모든 주체들이 정치권과 교감하면서 이해관계의 충돌을 조정하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플랫폼이 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새로운 국정 운영의 원칙은 또한 이러한 제도들을 운용하는 엘리트들에 대한 견제를 요구한다. 민주화 이후 지난 30년간 절차적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공고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운영의 중심에 있는 엘리트들은 공공성에 헌신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사익 추구를 위해 국가 권력을 남용하거나, 자리 보전을 위해 최고 권력자의 명령에 순종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러한 정치 엘리트들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한 사회가 가진 높은 수준의 윤리와 행위규범이다.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상호신뢰와 상호호혜, 도덕적 행위의 가치가 붕괴된 사회에서는 엘리트들의 어떠한 결정도 이해 당사자들의 설득과 정치적 합의의 도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윤리적 명예에 관한 불문율이 정치권을 압박하는 규범이 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피상적인 절차의 완결성을 넘어 바람직한 결과물들을 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정치권은 아직 그 낡은 구태를 벗어 던지지 못하고 있다.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의 피의자가 된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고도 정치권은 복잡한 정치 방정식의 계산에 골몰한다. 이미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능력과 정당성을 상실한 대통령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여당과 시민들의 분노에 편승해 반사이익을 챙기는 데 급급한 야당들 모두 변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가 전국의 거리에 나와 있는 시민들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다면, 촛불 속에 담긴 희망은 곧 수백만의 분노로 바뀔 것이다. 구시대의 문제가 드러난 역사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공동체의 기초가 될 시대정신에 대해 이제는 논의를 시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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