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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IB “한은, 올해 금리 묶거나 내릴 것”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앞으로 물가 상승이 둔화될 경우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의식해 기준 금리를 동결 또는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는 3일 ‘해외 IB, 향후 물가상승압력 둔화로 한은의 통화부양 가능성 확대 전망’ 등의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식품 가격이 안정되고 공공요금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이미 반영돼 물가는 안정 추세가 되고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물가보다 경기 회복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판단이다. 메릴린치와 골드만 삭스는 “지난해 12월에는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4.2% 올라 한국은행의 목표를 넘어섰으나 앞으로 국내경기 둔화, 식품가격 안정, 낮은 원자재 가격 등을 고려하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 초중반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캐피털과 씨티그룹은 공공요금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이미 반영된 것에 주목했고, 메릴린치는 올해 물가 상승률이 평균 3.2%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올해 1분기 중 한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메릴린치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나 대내외 경기가 더 나빠지면 통화정책이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3% 중반으로 둔화하고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은 “여전히 높은 물가 압력을 살필 때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지만 올해 1분기 중 금리동결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경제분석 기관 RGE 모니터는 올해 2분기까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와 HSBC는 기준금리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율 상승압력이 둔화되고 올 상반기 중 국내경기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1분기 중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하고 상반기에 총 0.5% 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HSBC는 한은이 상반기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수출과 내수가 동반 둔화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고 저소득층 복지지원, 지역 인프라 투자확대 등의 경기부양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중소업체 ‘반값 TV’ 돌풍… 틈새시장 정착?

    중소업체 ‘반값 TV’ 돌풍… 틈새시장 정착?

    대형마트에서 시작된 독자 브랜드(PB) TV 사업이 유통업계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인치대 제품을 기존 제품의 절반값에 내놓아 큰 인기를 끌자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전문 가전 유통 업체들까지 너도나도 ‘반값 TV’ 생산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악해 온 TV 시장에 새로운 틈새가 생겨날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는 ‘쇼킹TV’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37인치 풀고화질(HD) 발광다이오드(LED) TV 500대가 판매 시작 5분 만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쇼킹TV는 11번가와 국내 TV 업체 엘디케이가 공동 기획한 것으로, 37인치 제품 가격이 49만 9000원에 불과하다. 동급의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 40%가량 저렴해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 제품은 최근 이마트가 내놓은 ‘드림뷰 TV’나 롯데마트의 ’통큰TV’ 등 32인치 제품들보다 액정의 크기가 크고, LG디스플레이의 광시야각(IPS) 패널을 탑재해 다른 제품들과 사양 면에서 차별화된다는 게 11번가 측의 설명이다. 전국 170여개 사후 서비스(AS)망도 갖춰 구매 뒤 1년까지 무상 방문수리를 지원하는 점도 성공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업체는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조만간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값 TV 열풍은 지난해 10월 유통업체 이마트가 내놓은 ‘드림뷰 TV’(49만 9000원)에서 시작됐다. 당시 출시 이틀 만에 5000대가 모두 팔리면서 저가형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비슷한 제품으로 맞불을 놓으며 저가형 TV 돌풍이 이어졌다. 그러자 연말에는 옥션(에이뷰 TV)과 GS샵(대국민 TV) 등도 신제품을 선보였고, 11번가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크기 또한 출시 초기만 해도 32인치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37인치까지 커졌고, 조만간 40인치대 제품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도 다음 달 국내 중소기업과 연계해 보급형 TV를 선보일 예정이고, 유명 PC업체인 TG삼보도 보급형 TV 제품 생산을 검토 중이다. 일부 가전 전문 유통 업체들도 반값 TV 기획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반값 TV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초대형 프리미엄 TV가 아닌 저가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생겨난 데다, 대형 유통사들이 독자 브랜드 제품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서기 위해 TV 출시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사 입장에서는 반값 TV 판매로 이슈를 만들어 내 다른 상품 판매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고, 중소 TV업체들도 유통사의 도움으로 이름을 알려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세컨드TV’ 개념의 20~30인치대 제품이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40인치대의 3차원(3D) 입체영상 TV와 스마트 TV 등 첨단 기능들을 탑재한 제품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과 LG 등 기존 업체들은 반값 TV의 파괴력은 인정하면서도 본격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현재 국내 TV시장은 연간 210만~220만대 규모로 이 가운데 200만대 이상을 삼성과 LG가 차지하고 있다. 보급형 제품의 수가 늘어나더라도 10만여대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찻잔 속 태풍’이라는게 기존 업체들의 판단이다. 굳이 이들과 맞서려 저가형 제품을 내놓았다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만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독자 브랜드 TV는 반품률이 20%를 넘어 추가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면서 “가격 이슈를 위해 품질을 희생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팔순 할머니 사랑의 동전 이웃에 전한 따뜻한 겨울

    팔순 할머니 사랑의 동전 이웃에 전한 따뜻한 겨울

    유순례(84·송파구 문정1동) 할머니는 평소 시장을 보고 남은 거스름돈을 꼬박꼬박 돼지저금통에 넣었다. 그렇게 몇 년씩 모아 혼자 들기에 벅찰 정도로 묵직해진 저금통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주민센터에 맡겼다. 저금통에는 할머니가 알뜰살뜰 모은 30만 2500원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는 “한푼 두푼 동전을 모으는 재미 덕에 건강과 행복을 얻었다.”며 되레 고마워했다. 할머니는 지난여름에는 월세난을 겪는 홀몸 노인 4명에게 15만원씩 월세를 보태기도 했다. 나눔의 계절인 연말연시 송파구에서는 유 할머니와 같이 넉넉잖은 중에 행하는 ‘작은 나눔’들이 가슴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3일 송파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모인 ‘2012 송파구 따뜻한 겨울 보내기 성금’은 943건에 8억 3700여만원이다. 송파구는 ‘따뜻한 겨울나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부터 관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겨우살이 기금을 쌓았다. 이번에는 경기 침체, 물가 상승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예년보다 1000만원 정도가 더 모였다. 모금 건수의 상당 부분은 액수보다 따뜻한 마음이 돋보이는 작은 나눔들이다. 오금동 백토경로당 노인들은 편치 않은 몸으로 하나씩 모은 신문지, 공병 등을 판 돈 22만여원을 내놨다. 벌써 5년째다. 유용호(76) 회장은 “회원들이 경로당 오는 길에 하나씩 들고 온 폐품을 팔아 남긴 돈”이라며 “적어서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달구(68·풍납동) 할아버지는 자신이 어려운 형편임에도 1년간 폐지 수집으로 모은 돈 62만여원을 기탁했다. 안경점을 운영하는 김창주(39·송파2동)씨는 안경을 무료로 수리해 주는 대신 받아 모은 성금 35만여원을 전달했다. 익명의 기부자도 숱하다. 사업을 하고 있다고만 밝힌 한 기부자는 지난해 두 차례 구청을 찾아 100만원이 든 봉투를 남겼고, 폐지를 수집하는 80대 노부부도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마음을 더했다. 송파구는 지난해 겨울을 맞아 구민들의 힘으로 우리 이웃을 돕자는 취지에서 따뜻한 겨울나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구는 성금을 모으는 한편 공무원과 지역민들이 나서서 부식거리를 담은 푸드박스를 만들고 김치·연탄을 전달했다. 박춘희 구청장은 현장을 찾아다니며 구민들과 온기를 나누는 ‘허그 데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따뜻한 겨울 보내기 성금 모금은 다음 달까지 이어진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올 예산 70% 198조 상반기 배정… 3단계 비상체제 가동

    올 예산 70% 198조 상반기 배정… 3단계 비상체제 가동

    정부가 유럽 재정위기, 원자재 가격 상승, 총선·대선 등 ‘복합위험’에 대비해 3단계 비상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경기침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재정의 70%(197조 9000억원)를 상반기에 집중 배정한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와 같은 수준의 대응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위기를 이겨내는 경제, 서민과 함께하는 정책’을 주제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IT(정보기술)·인터넷 시대에는 고교만 졸업해도 충분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면서 “신속히 제도를 뒷받침해서 고졸 취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부의 첫 핵심 과제는 복합 위험 극복이다. 재정부는 단계별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점검·보완하고 경제상황 변화를 관찰하면서 상황별 계획을 가동하기로 했다. 시장변동성이 확대되면 정부는 1단계로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경제심리 안정에 주력하면서 ‘탄력적 거시정책’을 운용할 방침이다. 경제 전반에 자금 경색과 실물경기 둔화 움직임이 감지되는 2단계가 되면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재정집행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경기보완적 거시정책’을 펴게 된다. 3단계에 접어들어 대내외 충격에 따라 급격한 자본이탈과 함께 실물경기가 침체되면 금융기관의 자본을 확충하고 외화를 확보하는 등 금융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확장적 거시정책’을 운용한다. 성장률이 1~2%대로 하락하면 일자리, 사회안전망, 중소기업·자영업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겨냥한 추가경정예산을 짜게 된다. 정부는 현재 경제상황이 컨틴전시 플랜 1단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정지출에 앞서 확충 작업도 이뤄진다. 인쇄복권으로 발행되던 연금복권의 절반을 전자복권으로 전환, 발행 및 유통비용 중 200억원을 줄여 기금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또 각종 비과세·감면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지난해 4339억원이던 공기업 정부배당액을 65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면세유 종합관리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세수 탈루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한다.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통계청의 통계내비게이터와 중소기업청의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합한 종합상권 정보시스템이 구축되며 근로장려세제(EITC)를 자영업자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서민들을 위한 금리우대형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연 0.4% 포인트 낮은 4%대 중반으로 결정됐다. 1인당 1억원 한도로 부부 합산 소득 2500만~4500만원인 무주택자가 대상이다.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건강보험료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월세 공제제도(기초공제 300만원)가 도입된다. 저출산·고령화로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 현재 4인 가구 위주인 최저생계비 산출 방식을 개선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계층이 10년 이상 적립하면 납입액의 40% 수준(연 240만원)을 소득공제해 주는 장기펀드(재형펀드)에 대한 세제혜택도 신설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올 화두는 리스크 관리·신성장동력 확보”

    “올 화두는 리스크 관리·신성장동력 확보”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국내외 금융 불안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금융지주별로 2일 시무식에서 밝힌 신년사의 공통 화두는 ‘리스크 관리’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그리고 ‘사회공헌 확대’로 요약된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유로존 위기도 비록 재정위기라는 특성상 시간은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면서 “이번 위기를 해외진출 확대 등 글로벌화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산 건전성 확보와 민영화 달성, 비은행계열사 육성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 회장은 뜻이 있는 자는 마침내 이룬다는 의미의 유지경성(有志竟成)을 언급한 뒤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선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해서는 “KB금융 특성을 반영해 경제·금융교육을 사회공헌 활동의 대표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세계적 경기침체로 각 사업 부문 수익성이 어느 때보다 저하될 것”이라며 “과거 환경 변화가 경기 순환에 따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변화였다면, 최근 변화는 보다 근본적이고 시스템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규정했다. 이어 “위기 대응체계를 다시 정비해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사들이 탄탄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각자 영역에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열정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가 살아 있으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초세지재(뛰어난 재능)의 역량과 견인불발(굳건한 의지)의 열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또 금융산업 발전의 원동력을 직원에게 찾겠다며 “금융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보다 더 많은 직원이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준비된 자에게 위기는 기회”라며 ‘개척자적 성장’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개척자적 성장이란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선점해 금융 영역과 경제 영토를 넓혀가는 개척 성장”이라면서 “아시아 지역 개발금융, 투자금융 부문에서 산은금융의 강점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모든 국민에게 존경받고 신뢰받는 ‘위대한 은행’으로 가는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업은행 노사는 이날 시무식에서 직급·성별·종교·연령·장애·고용형태·노조 활동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금지하는 내용의 인권헌장을 선포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지구촌 권력교체 격동] 유럽

    [지구촌 권력교체 격동] 유럽

    유럽 각국 정부들이 올해에는 ‘집권당 패배 도미노’라는 악몽을 피해갈 수 있을까. 지난해 유럽에선 8개국이나 정권교체가 일어났다. 핵심 쟁점이 경기침체와 실업 등 민생문제였다는 점에서 2012년 선거전망도 집권세력에겐 대단히 암울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프랑스 세계가 주목하는 선거는 단연 4월 22일 실시되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라고 할 수 있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월 6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대선 직후인 6월 10일 총선이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기 대통령은 집권 다수당과 함께 강력한 권력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등이 대선 경쟁에 뛰어든 주요 후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 극복 노력을 주도하고 리비아 내전에 앞장서 개입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재선을 노리지만 상황이 썩 녹록지는 않다. 지난달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올랑드 후보가 지지율 30% 안팎을 기록한 반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26~29%에 머물러 있다. 극우파인 르펜 후보가 16.5~19.5%를 기록하는 것도 사르코지 대통령 입장에선 지지층 분산 효과가 생길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각종 선거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의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거둔 성적표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지난 3월 지방선거에선 사회당 등이 압승을 거뒀다. 이어 9월 25일 상원 절반인 170석을 대상으로 한 선거에서 집권 대중운동연합은 72석에 그친 반면 사회당 등 좌파연합이 85석을 차지하면서 제5공화국 수립 이래 처음으로 모두 합해 절대다수인 177석을 차지했다. ●핀란드 첫 선거는 오는 22일 핀란드에서 열린다. 핀란드는 의원내각제이긴 하지만 대통령에게도 일정한 권한이 있다. 임기 6년인 핀란드 대통령은 3선을 금지하기 때문에 현재 연임중인 사회민주당 소속 타르야 할로넨 자리를 두고 자유주의적 보수정당이자 집권당인 국민연합당 후보 사울리 니니스토, 중도좌파 사민당 후보 파보 리포넨, 포퓰리즘 성향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진짜 핀란드인’ 당대표 티모 소이니 등 후보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니니스토 후보가 4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는 반면 나머지 후보 중에는 지지율 10%를 넘긴 후보가 한 명도 없다. 이밖에 3월 10일 슬로바키아 총선, 6월 30일 아이슬란드 대선, 10월 8일 슬로베니아 대선, 11월 30일 루마니아 총선 등이 예정돼 있다. 그리스에선 당초 2월 19일 총선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물러나고 거국내각이 구성되면서 향후 총선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지구촌 권력교체 격동] 타이완·印·중남미

    [지구촌 권력교체 격동] 타이완·印·중남미

    올해 지구촌을 휩쓸 ‘정권 교체 도미노’의 첫 장은 아시아 4룡 중 하나인 타이완이 연다. 정치적 좌파 바람이 거센 중남미에서는 베네수엘라와 멕시코가 대선을 치른다. ●타이완 오는 14일 치러지는 타이완 총통 선거의 승부를 가를 화두는 ‘중국과의 관계’다. 현 총통인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후보와 법학교수 출신인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이 양안관계에 대한 유권자들의 향배를 등에 업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온화한 리더십, 실질적인 정책 공약에 주력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차이 주석이 승리하면 타이완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된다. 선거를 보름 남겨둔 지난달 29일 여론조사 결과, 마 총통은 44%의 지지율을 얻어 38%를 획득한 차이 주석을 6%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고 타이완 영자지 차이나포스트가 보도했다. ●인도 중국과 아시아 맹주 자리를 다투는 인도도 7월 대선을 치른다. 내년 78세로 5년 임기를 마치는 인도 첫 여성 대통령 프라티바 파틸을 대체할 후보로는 국방장관인 A K 안토니, 프라납 무커지 재무장관, 모하마드 하미드 안사리 전 부통령 등이 꼽힌다. ●베네수엘라 중남미 대선의 핵은 암투병 중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4선에 도전하는 베네수엘라 대선(10월 예정)이다. 중남미 반미·좌파 동맹의 중심이었던 그가 퇴임한다면 지역 내 급진좌파는 빠르게 퇴조할 공산이 크다. 차베스 대통령은 여전히 50%가량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에 허덕이고 강력범죄와 부패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인기다. 암투병 중인 그가 평소처럼 열정적인 선거 유세로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차베스 대통령이 1999년 처음 집권한 이후 10여년 간 숨죽였던 야권은 오랜만에 활기를 띤다. 40대의 신선한 대항마가 여럿 보인다. 최연소 국회의원 출신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라돈스키 미란다주 주지사와 석유자원으로 유명한 술리아주의 파블로 페레스 주지사 등이 유력 후보다. ●멕시코 마약과의 전쟁이 한창인 멕시코에서도 7월 대선이 실시된다. 보수성향의 국민행동당(PAN) 소속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마약 갱단 소탕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제1야당인 제도혁명당(PRI)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7090 고령화 뉴패러다임] 평생 현역보장… 日 ‘노인천국’

    [7090 고령화 뉴패러다임] 평생 현역보장… 日 ‘노인천국’

    도쿄 스가모의 지조도오리 상점가는 ‘노인들의 거리’로 불린다. 약 1㎞에 걸쳐 있는 길 양편에는 의류와 과자, 신발 등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취급하는 상품 대부분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의류나 지팡이, 모자 등이다. 쇼핑 중이던 아키쓰케 준코(70)는 “지조도오리 상점에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이 많아 일주일에 한 번씩 이곳에 들른다.”며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도 어울리다 보면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듣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의 만 65세 이상 인구는 전년보다 24만명이 늘어난 2980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총인구 1억 2788만명 중 고령화 비율이 23.3%다. 인구 4명 중 1명이 고령자다. 75세 이상 인구도 10명당 1명일 정도로 초고령 사회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정부와 기업은 노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등 ‘평생 현역시대’를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후생 노동성은 연금지급 연령이 60세에서 단계적으로 65세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오는 2013년부터 정년을 맞은 근로자에 대해 기업체가 65세까지 재고용을 의무화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일본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정년이 60세이지만 앞으로 퇴직자가 희망하는 경우 재고용 형태로 65세까지 일자리가 보장되는 셈이다. 이미 65세 정년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세계 2위의 에어컨 제조업체 ‘다이킨 공업’은 60세 이후 재고용률이 83%에 달한다. 1991년부터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했다. 연봉은 일률적으로 540만엔(약 8045만원). 정년 이전의 80%를 준다. 이 회사에서는 능력만 있으면 65세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다. 2001년 도입한 ‘시니어 스킬 계약사원제도’로 전문지식과 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다는 점만 입증하면 원할 때까지 일할 수 있다. 현재 이 제도를 바탕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유명 백화점 ‘다카시마야’는 2001년부터 65세까지 재고용하는 ‘골든 에이지 플랜’을 도입했다. 전체 직원 가운데 10%가량이 재고용된 고령자다. 주로 정년을 1~2년 앞두고 희망자를 모집하는데 현역시절 큰 문제가 없는 한 80%가량이 재고용된다. 노인들의 소비가 침체된 소비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60대 연령의 1인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만 6952엔(2009년 기준)으로 약 300만원에 달한다. 전후 일본의 고도성장을 견인했던 단카이 세대가 280만명으로 이들의 퇴직금만 50조~80조엔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행, 금융업계 등이 고령자를 위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노인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진력하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012 ‘저성장시대’ 사는 법] 목표 수익률 낮추고 최저가 매수… “욕심을 버려라”

    감속(減速)시대, 3불(불확실·불안정·불연속) 시대, 3저(저성장·저금리·저수익률) 시대…. 금융권과 재계가 2012년을 예측하는 표현은 다양하지만, 의미는 모두 똑같다. 올해 경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대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답변은 ‘욕심을 버려라’로 집약된다. 서재연 대우증권 PB CLASS 갤러리아 부장은 “지난해에는 20%까지 수익률을 제시했지만, 올해는 10% 내외로 낮춘 상황”이라면서 “안전 자산에 투자하고 현금 비중을 50% 수준까지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 국채와 원금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 등에 투자하면서 연 4~5%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는 비축한 현금으로 투자에 나서라는 것이다. 서 부장은 “이미 ‘대박’을 노리는 고객은 거의 사라졌다.”면서 “정기예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이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저성장 시대의 투자전략으로 목표 수익률을 낮추는 것을 꼽았다. 향후 경기 전망도 밝지 않은 만큼 단기적으로 투자를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증권은 “경기와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낮아졌기 때문에 모멘텀 둔화에 따른 주가 반응은 미온적일 것”이라며 투자전략으로 최저가 매수(bottom-fishing)를 조언했다. 환매 수수료가 없는 인덱스 펀드, 환헤지가 가능한 금펀드 등이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상품이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 주택 등 틈새 상품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러나 최근 출범한 한국형 헤지펀드는 지난해 외국계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탓에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공성율 국민은행 PB팀장은 “주식의 경우 올해 5월부터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주가가 1800선 이하면 저가 매수를 해볼만하다.”면서 “채권형 펀드와 동남아 등 이머징 국가 중심의 해외 펀드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신년사설] 격동의 임진년 대한민국 새 좌표를 세우자

    2012년 임진년 새 아침이 밝았다. 해가 바뀌면 으레 하는 다짐이지만 올해는 더욱 각별하다. 나라 안팎으로 격동의 해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들어선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다. 우리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 또한 권력 교체기를 맞았다.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남북관계를 재정립하고 양대 선거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한 해다. 그러나 날로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와 세대 갈등은 여전히 분열과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는 끝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 만만찮은 도전과 시련의 시기를 우리는 하나가 되어 넘어서야 한다.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소통과 화합, 변화와 혁신의 좌표를 새로 세우는 한 해로 삼아야 한다. 올해 대한민국호(號)가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 격랑을 잘 헤쳐 나가려면 온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독립한 140여개 신생국 중 민주화·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무이한 나라다. 평화적 정권교체와 언론자유, 그리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 등이 그 징표다. 정보화와 K팝 열풍에서 보듯 일부 문화지표에선 선진국을 앞선 단계다. 그러나 개발독재와 권위주의의 그늘 속에 십수년째 선진국의 문턱에서 맴돌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지역 및 계층 간 갈등에다 이 정부 들어 세대 간 갈등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는 ‘분노의 도가니’로 변한 느낌이다. 그것도 모자라 온·오프라인에서 진보와 보수가 사사건건 편을 갈라 삿대질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무상급식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놓고 벌인 여야의 타협 없는 드잡이는 목불인견이었다. 이제 국력과 국격 신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과 소통 역량을 키워 임기 말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여야도 ‘안철수 바람’을 교훈 삼아 당리당략에 함몰되지 말고 대화와 절충으로 ‘숙의 민주주의’를 꽃피움으로써 정당정치의 유용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시대는 사분오열된 우리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양대 선거는 그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는 인물을 뽑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여야의 무한 정쟁 대신,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한민국을 선진복지국가로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서 자신감을 갖고 남북대화와 교류를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모아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고 북한 체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데도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인권 신장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면서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는 등 국제사회 기여도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발언권도 커져,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핵 폐기에 소극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준을 지키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하다. 설비투자의 격감 속에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3.7%로 떨어졌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40만명에서 올해에는 28만명으로, 수출 증가율은 19.2%에서 7.4%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한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의 소비여력이 바닥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자칫 기업의 투자 위축-소득 감소-소비 위축-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중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재정위기, 20여년 만의 양대 선거, 북한 리스크 등 ‘3중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 시대로 몰고 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경우 2~4월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채권 8300억 달러 중 3300억 달러가 만기 도래한다. 유로존 채권국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한 국채 매입으로 금리를 통제하지 못하면 재정위기 심화, 실업률 급등, 성장률 둔화 등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양대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표(票)퓰리즘’ 경쟁에 나서게 되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은 고사하고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재정건전성이 돌이키기 힘든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 정착 과정에서 불안이 야기되면 한반도 리스크 증가로 금융 불안과 외국인 자본 이탈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에 대처하려면 체력을 비축하는 길밖에 없다. 무엇보다 엄격한 재정 규율을 통해 나라 곳간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추경 편성과 복지 확충 등 정치권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는 ‘결사 항전’의 자세로 맞서야 한다. 위기가 집중되는 상반기에 지출 비중을 늘리는 등 탄력적인 재정 운용도 필요하다.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고단함을 덜어주는 정책적 배려에도 결코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갈등 조정 기능이 미약하고 남에 대한 배려 등 공동체 정신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도 올해는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사회 안전판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돼 사회 통합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에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은 사회 통합이라고 지적한 것은 뼈아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최하위라는 조사도 절망감을 안겨 준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나만이 옳다는 독선적, 편향적 자세에서 벗어나 남의 권리와 주장도 수용하는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공생하는 문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소외와 단절의 골은 메워질 수 없다. 정부의 갈등 조정 및 중재 기능도 확립해야 한다. 소통을 통한 주민의견 수렴, 이에 바탕을 둔 정책 등으로 정부가 공정한 조정자·중재자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확실히 심어 주어야 한다. 특히 양대 선거를 틈탄 이익단체들의 ‘떼법’은 법과 원칙으로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미래를 짊어질 신세대들이 ‘성공’이라는 단선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약자를 보듬고 살아가는 공동체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사회적 신분 상승의 통로다. 능력과 열정이 있는 학생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대학에 못 다니는 일이 없도록 등록금 실질 인하 등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난해 확산된 고졸채용 정책을 착근시키고, 학력 간 임금격차를 해소해 묻지마 식 대학 진학에 따른 학력 낭비도 진정시켜야 한다. 대한민국호가 격랑을 헤치고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향해 순항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집값 0.5~1.5%·전셋값 5% 안팎 상승 전망

    집값 0.5~1.5%·전셋값 5% 안팎 상승 전망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의 글로벌 트렌드로 ‘재스민혁명 2라운드’와 ‘뉴거버넌스의 태동’, ‘소득 양극화와 도전받는 1%’, ‘호모 헌드레드의 패러독스’ 등을 꼽았다. 이같이 급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2012년 국내 주택시장은 먹구름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는 지적이 많다. 그나마 긍정적인 평가가 ‘흐리다 갬’ 정도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집값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침체 속에서 어떻게 활로를 찾느냐에 무게중심이 쏠린 상태다. 총선과 대선 등 ‘정치의 해’이지만 전문가들은 쉽사리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정부가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기 마련이나 이미 부동산 규제책 대부분이 풀렸기에 쓸 카드가 마땅찮다는 이유에서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은 가계부채 탓에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상황이다. ●“LTV가 유지되는 한 집값 보합세”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LTV가 유지되는 한 유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적어 집값은 보합세를 이어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최근 한국부동산연구원의 부동산 관련 종사자 200여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내년 집값이 전국 0.5~1.5%, 서울은 1% 선에서 상승할 것이란 의견이 가장 많았다. 앞서 나온 다른 연구소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업계와 연계된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방 7%, 수도권 1% 상승을, 주택산업연구원이 서울·수도권 1~2%, 지방 8% 상승을 예견해 가장 긍정적이었다. 집값의 선행지표인 재건축 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권순형 J&K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재건축 시장은 일반 아파트와 연동되는 만큼 좋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에는 사업이 지연된 단지를 중심으로 큰 변곡점 없이 꾸준히 추진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2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국면 가능성 경매시장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남승표 지지옥션 팀장은 “지난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가 역대 최저인 반면 수도권은 역대 두번째”라며 “올해 건설사 분양이 수도권에 집중돼 수도권의 경매 낙찰가율이 떨어지면서 조정기간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PB센터에 드나드는 부자들의 움직임도 올 시장을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남수 신한은행 PB부동산팀장은 “(부자들의) 매수 의지는 꺾인 상태”라며 “공공성 강화의 분위기가 퍼지면서 수도권은 여전히 답보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발 재정위기에 김정일 위원장 사망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커졌으나 내년 하반기쯤 외부 변수의 안정과 함께 반전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 본부장은 “수도권의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소폭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면서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플레이션 현상, 최대의 내부 변수 이런 가운데 지난 해 국내 주택시장을 지배한 ‘바이플레이션’ 현상은 가장 주목할 내부 변수다. 수도권의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디플레이션), 지방의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인플레이션)가 겹쳐 나온 현상이다. 수도권에선 대형 아파트와 신도시일수록 하락 추세가 두드러졌고 지방에선 부산, 대전 등을 중심으로 과열에 가까운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해소해야 올 한 해 시장에도 빛이 깃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바이플레이션의 원인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주택 초과 공급의 속도와 가계부채의 부담, 주택구입 능력 등에서 벌어진 차이라고 본다. 각종 규제로 돈의 흐름이 지방으로 집중된 과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구입능력지수(100보다 클수록 주택대출 상환이 어려움)는 서울은 140 이상인 반면 부산은 70 이하로 건전한 편”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반사이익이 올 수도” 분석도 하지만 올해부터 지방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수도권에 반사이익이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윤섭 닥터아파트 대표는 “(지방은) 저가 매입의 이점이 많이 사라졌고, 부산에선 지난해까지 2년간 9% 이상 집값이 올라 경계심리가 확산됐다.”면서 “시기가 문제일 뿐 금리 인하, 대출규제 완화 등에 따라 (수도권의) 집값 회복세가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2013년 하반기에는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올 전세시장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겠으나 상승폭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전셋값 상승치를 5~6%로 예측했다. 지난해 11월까지의 12%대 상승률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다. 다만 수급불균형은 가까스로 피할 수 있으나 국지적 전세난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아 건산연 연구위원은 “2010년 전셋값 상승률의 기저효과가 나타나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띠겠으나 정작 중소형 주택 물량이 크게 감소되는 게 문제”라고 평가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미분양이 많고 매수심리가 꺾여 전세에 눌러앉으려는 수요가 여전히 크다.”면서 “지방은 전세의 매매 전환 수요에 따라 상승폭이 (상당히)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기아차 K9·한국지엠 콜벳… 마니아들 설렌다

    기아차 K9·한국지엠 콜벳… 마니아들 설렌다

    올해는 유독 신차 경쟁이 치열했다. 부분변경 모델을 제외하고 국내 완성차업계가 28대를, 수입차업계가 37대의 신차를 출시했다. 주당 1.25대꼴이다. 하지만 2012년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면서 자동차업계의 출시 계획도 보수적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국산차업계는 ‘신차 가뭄’을 예고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신차 수는 줄어들지만 경쟁력 있는 차종을 대기 중이다. 양보다는 질로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한 수입차 시장은 내년에도 뜨거운 신차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피아트와 시트로앵이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비롯해 주요 수입차 업체의 신차 출시 계획이 차례로 잡혀 있다. 자동차 마니아의 가슴을 설레게 할 2012년 신차는 과연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봤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차 1호는 새달 12일 선보일 쌍용차의 ‘코란도 스포츠’다. 현대차의 i40 세단은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설날 연휴 이전인 17일쯤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많은 신차를 쏟아내며 판매 성장을 보였지만 새해에는 신차가 거의 없는 데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고객 서비스 강화와 품질향상 등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신차는 기아차의 ‘K9’이다. 기아차가 2012년 선보일 유일한 신차이기도 하다. 최근 중고차 전문업체인 카즈가 조사한 신차 관심도에서도 K9이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35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12년 기대되는 신차로 K9을 꼽은 사람이 55%를 차지했다. 3월 출시 예정인 K9은 K5, K7 등 기아차의 간판 브랜드가 된 K시리즈의 완결판이다. 기아차가 처음 구현하는 후륜구동 세단으로 호랑이 코를 연상케 하는 그릴 디자인과 8단 자동변속기, 3300㏄와 3800㏄ 엔진이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중간에 포지셔닝하면서 수입차 시장의 일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현대차는 새해 4월 싼타페의 신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형 싼타페는 2000년 처음 등장해 2006년 2세대 출시 후 6년 만에 나오는 3세대 모델이다. 구체적인 파워트레인이나 디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의 패밀리룩인 헥사고날 그릴(앞 번호판 주변을 오각형으로 디자인)이 채택됐으며 스포티한 디자인이 강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R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할 가능성이 크지만 신형 R2 엔진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대는 차체를 키우고 전반적인 상품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또 현대차는 새달 17일 전후로 i40 세단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고효율을 강조한 디젤엔진을 얹어 수입차와 경쟁한다는 게 회사 측 계획이다. 상반기 중 아반떼의 쿠페형을 내놓는다. 아반떼 세단과 달리 서스펜션 세팅을 달리해 차체를 낮추는 등 운전의 즐거움을 한층 높이는 데 집중, 세단과 차별화한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콜벳을 선보인다. 브랜드 내에서의 상징성이 큰 데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렁찬 엔진음을 내뿜으며 내달리는 매력적인 스포츠카다. 국내엔 430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는 V8 6200㏄ 엔진을 얹은 그란스포트를 출시한다. 가격은 카마로(4700만원)보다 높을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오는 12일 선보이는 픽업트럭 코란도 스포츠(프로젝트명 SUT-1)를 통해 SUV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계획이다. 코란도 스포츠는 쌍용차가 이미 공개한 콘셉트카 모양과 거의 같지만 양산을 위해 일부는 수정할 예정이다. 레저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쌍용차의 판매를 견인할 차로 꼽히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아파트당첨자 중 고령자·장애인 1층 분양 원하면 우선 공급키로

    앞으로 아파트 당첨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본인이 원할 경우 아파트 1층을 우선 배정받는다. 또 직계 존비속이 없는 소년·소녀가장도 임대주택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이 같은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30일 입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청약단계에서 고령자와 장애인은 아파트 1층 분양권을 우선적으로 받는다. 일반 청약자들은 해당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를 대상으로 추첨 방식으로 공급받는다. 아울러 형제, 자매 등을 부양하는 20세 미만의 소년·소녀 가장에게도 임대주택 특별공급권이 주어진다. 종전에는 철거 주택의 세입자로 직계 존비속이 없는 가구주가 임대주택을 공급받기 위해선 만 20세가 넘어야 했다. 수도권 청약시장 침체 등을 고려해 내년 3월 말로 끝나는 민영주택 재당첨 제한(당첨일로부터 1~5년 청약금지) 한시 배제 기간도 2013년 3월 말까지 1년 더 연장된다. 지방의 주택청약지역은 ‘도’ 단위로 확대된다. 현재 지방은 아파트가 공급되는 해당 시·군 거주자만 청약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으나 앞으로 도 단위로 확대해 동일 도지역 거주자가 모두 청약할 수 있게 된다. 해당 도에 인접해 있는 광역시 주민들도 청약이 가능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제 이틀 후면 임진(壬辰)년 새해가 밝는다. 그러나, 경제 분야만큼은 임진년의 태양이 그다지 밝게 보이지는 않을 듯하다. 우리 경제는 내년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내년에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하면서 3.7%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과 내수는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가야 할 두 개의 수요(需要) 축이다. 올해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달성에 기여한 수출은 내년에는 유로권의 재정위기와 선진권의 경기 부진으로 인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 수출은 올해 전년보다 19.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나, 내년에는 7.1%의 증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무엇보다도 해외경기, 환율 등 대내외 경제변수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함으로써 수출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연구개발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중장기적 관점의 수출잠재력 확충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세계경제 위기 이후 세계 산업의 판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노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출여건이 악화되는 세계경기 침체기에는 내수 확대에 대한 요구가 증폭되게 마련이다. 무엇보다도 총수요 관리정책의 필요성, 나아가 내수 부양에 대한 국제공조의 필요성 때문이다. 국제공조 성격의 내수 확대 정책은 환율정책에 비해 경상수지에 중립적일 뿐만 아니라, 자국과 외국의 산출물에 대한 수요를 동시에 증가시켜 세계경기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내수 확대, 특히 수출과 내수 간 자원배분에 관한 논의는 단기적인 시야를 넘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모색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는 그간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지속해 온 결과,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이 심화되어 왔다.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 성장은 무엇보다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불균형 성장에 기인한다. 이는 다시 우리 경제의 높은 무역의존도를 가져온 주된 원인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인 무역의존도가 지난해 약 105%로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가 해외경기 변동에 너무 취약하다는 점이 경기침체기에 특히 부각된다. 그러나 제조업의 대외의존도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보다 결코 높은 것은 아니다. 제조업 생산에서 제조업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에 우리나라가 34.1%로 미국(35.8%)과 유사하고, 독일(60.9%)보다는 낮았다. 우리나라가 제조업의 대외의존도에 비해 경제 전체의 무역의존도가 높은 주된 이유는 경제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발전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향후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동시에 제조업의 수출주도형 성장기반 확충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 경제의 무역의존도를 낮추고, 내수와 수출 간 균형성장을 가져오는 길이 될 수 있다. 수출과 내수 간 불균형 성장은 수출지향적 성향이 강한 대기업과 내수지향적 성향이 강한 중소기업 간 양극화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노동생산성과 임금의 격차는 그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은 1981년 78%에서 2009년에 50.1%로 낮아졌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은 중소기업과 부품소재산업의 발전은 물론, 내수기반의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가계와 기업 간 소득격차의 확대도 내수 부진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6~2010년 기업소득은 연평균 19.1% 증가한 반면, 가계소득은 1.6% 증가에 그쳤다. 가계소득의 부진은 소비와 내수의 부진을 초래할 수 있다. 기업의 투자 확대가 수반되지 않는 가계와 기업 간 소득양극화는 내수의 부진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사회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소득의 양극화를 축소하는 노력과 함께 기업의 투자 확대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 日 기업, 국내선 ‘폭삭’ 국외선 ‘폭식’

    일본 기업들이 동일본 대지진과 엔고로 인해 국내에서는 줄도산을 겪었지만, 해외에서는 사상 최대의 인수·합병(M&A)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도쿄 상공리서치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인한 기업 도산이 지난 21일 현재 505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업정지나 파산 등으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실질 파산’도 46건이어서 대지진과 관련한 기업 도산은 모두 551건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1995년 1월 고베 대지진 당시 기업 도산이 10개월 동안 129건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무려 4배나 많은 수치다. 기업 도산을 지역별로 나누면 도쿄가 114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홋카이도 38건, 이와테현 29건, 후쿠오카현 26건, 오사카부 25건, 후쿠시마현과 시즈오카현이 각각 22건이었다. 대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도호쿠(동북부) 지방 6개 현의 기업 도산은 84건이다. 이 지역에서는 부도를 낸 기업에 유예기간을 주는 구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달 들어서만 이와테현과 미야기현에서 각각 3건과 1건의 기업 도산이 발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23건으로 전체의 24.3%를 차지했으며, 숙박업·음식업을 포함한 서비스업이 116건, 건설업이 89건으로 뒤를 이었다. 대지진과 쓰나미의 직접적인 피해로 도산한 기업은 36건에 불과했다. 대지진 이후 원자재의 공급 지체, 소비 감소 등에 따른 ‘간접형’ 피해가 469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본 중소기업은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냈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은 해외에서 펄펄 날았다. 사상 최고 수준의 엔고에 힘입어 일본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일본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면서 해외 인수·합병이 609건, 금액으로는 684억 달러(약 78조 8000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78%(액수기준) 증가했다. 금융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22%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일본 기업의 신장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올해 일본 기업의 최대 해외 인수·합병은 다케다제약이 스위스의 경쟁사인 나이코메드를 1조 1086억엔(약 16조 4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미쓰비시상사는 4200억엔을 투자해 칠레 구리광산 채굴권을 따냈고, 도시바는 스위스 전력 회사를 1863억엔에 사들였다. 일본 기업들은 저출산·고령화로 내수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활로 모색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해외 인수·합병을 내년에도 가속화할 태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ee@seoul.co.kr
  • [사설] “새해 경제 상상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올해 서민들의 고단했던 삶은 경제고통지수에서도 확인된다. 올 1~10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산출한 경제고통지수는 7.5로 카드 대란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번째로 높았다. 실질임금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번째로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가파르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월급만 빼고 모두 오른 셈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다가올 2012년을 생각하면 2011년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조지프 스티글리츠), “새해 경제는 상상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김석동 금융위원장), “내년 우리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 양대 선거, 북한 리스크라는 ‘3중 위기’에 직면할 것”(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이라는 등 대내외적으로 비관 일색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내년 1분기에 최고조에 이르면서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전경련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1월의 기업경기실사지수(BIS)는 88.3으로 이달보다 6.5포인트 떨어졌다. 말로는 ‘공격 경영’을 외치지만 투자계획을 뒤로 미루고 사람을 줄이는 등 긴축과 내핍 경영의 조짐이 역력하다. 이러한 불황과 긴축은 성장률 둔화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소득이 줄어들면서 서민들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등 내년엔 가계가 느끼는 고통지수도 더 커진다는 얘기다. 가계빚에 짓눌리고 있는 서민들이 실질임금 감소로 소비를 줄이게 되면 내수에 기대야 하는 우리 경제엔 치명적이다. 성장잠재력 잠식과 더불어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마저 4% 이하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 경제운용 초점을 위기관리와 안정에 맞추고 있다.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둔화되거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정의 조기집행 비중을 높이는 등 비상계획도 다시 손질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능동적 경영으로 위기 타개의 선봉에 섰듯이 국가경제를 지키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 정치권도 선거논리가 재정운용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 내년 1월 BSI지수 4년래 최저

    내년 1월 BSI지수 4년래 최저

    유럽발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둔화 등에 따른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판단하는 경기 동향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내년 1월에는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 침체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이 전국 277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2011년 12월 BSI’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의 2012년 1월 업황전망 BSI는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진 79를 기록했다. 이는 78을 나타낸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올해 12월 업황 BSI도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80으로 지난 8월(80)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업황 BSI는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느끼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황 BSI와 업황전망 BSI가 동시에 낮아지는 것은 실제 경기상황도 나쁘지만 앞으로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까지 깔려 있다는 의미다. 대기업의 업황 BSI(89)는 전월과 같았지만 중소기업(76)은 4포인트 하락했고, 수출기업(78)과 내수기업(81)은 각각 4포인트, 3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제조업은 매출과 채산성, 자금사정 등의 다음 달 전망이 모두 악화됐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BSI지수 조사 결과 역시 내년 1월 전망치는 올해 12월의 94.8에 비해 6.5포인트 떨어진 88.3을 나타냈다. 이는 2009년 4월(86.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업종별 전망치는 제조업(89.2)과 서비스업(87.1)이 90을 밑돌며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세부적으로는 전기·가스업(125.9)과 펄프·종이·가구(113.3), 지식·오락서비스업(105.9) 등에 대한 전망은 비교적 좋은 반면 의약품 제조업(66.7)과 건설업(70.2), 운송업(76.7) 등은 ‘적신호’가 켜졌다. 이두걸·임주형기자 douzirl@seoul.co.kr
  • 자식교육? 먹는게 우선!

    자식교육? 먹는게 우선!

    고물가 시대에 자식 교육보다 먹고 사는 문제가 더 다급해졌다. 한국소비자원이 27일 발표한 국민 소비의식 조사를 보면 12개 지출 분야 중 가장 부담이 되는 부문은 식생활비로 53.6%(복수 응답)를 차지했다. 이어 교육비가 43.4%, 교통비가 30.6%로 뒤를 이었다. 4년 전인 2007년에 식생활비가 부담된다는 응답은 3위(33.4%)에 그쳤다. 9년 전인 2002년으로 거슬러 가면 식생활비 부담은 4위에 그쳤고 1위는 교육비(55.5%)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세 이상 70세 미만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식생활비가 가장 큰 부담인 것은 고물가에 불황까지 겹쳐 가계 소비지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응답자들이 느낀 첫 번째 소비자문제는 비싼 가격으로, 32.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불량·유해 상품 판매가 26.5%, 허위과장 광고가 26.3%로 뒤를 이었다. 2007년 조사에서는 비싼 가격이 19.4%로 3위에 그쳤고 불량상품 판매가 31.4%, 허위과장광고가 25.4%였다. 1년 전과 비교해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느낀다는 응답자는 13.5%에 불과했다. 29.9%는 더 나빠졌다고 느꼈고 별 차이가 없다는 응답은 56.7%였다. 반면 앞으로 살림살이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17.7%, 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41.1%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가계부채가 늘었다는 응답은 34.0%로 3가구 중 1가구 꼴로 나타났다. ‘변함없다’는 48.0%, ‘줄었다’는 18.0%였다. 특히 소득이 낮고 도시보다 군 지역에 사는 가구에서 가계부채가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소비자들에게 원인을 물은 결과 물가상승에 따른 생활비 증가가 45.1%(중복응답)로 가장 높았다. 고물가 탓에 빚을 내서 생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셈이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상환부담 증가가 31.5%, 경기침체로 인한 수입 감소와 교육비 부담이 27.9%로 나타났다. 2007년 조사 당시 부채를 진 원인을 물었을 때는 주택 구입 및 임차가 57.9%로 가장 높았고 생활비 충당이 30.3%, 교육비 부담이 21.7%를 차지했다. 상품 구매 시 주요 결제수단은 신용카드가 62.4%로 가장 높았고 현금 20.6%, 체크카드 17.0%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현대차그룹, 역대 최대 465명 임원승진

    현대자동차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린 보상차원으로 풀이된다. ●작년보다 67명↑… 부회장 승진없어 현대차그룹은 27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현대차 145명, 기아차 68명, 그룹사 252명, 올 초에 그룹으로 편입된 현대건설 64명 등 모두 465명을 승진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건설 인사 대상자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임원 승진자(398명)보다 많은 것이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15명 ▲전무 47명 ▲상무 82명 ▲이사 133명 ▲이사대우 187명 ▲연구위원 1명이다. 하지만 부회장 승진자는 한 명도 없었다. 최근 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난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과 김창희 현대건설 부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11명의 부회장은 그대로 현직에 남아 있게 됐다. 이는 글로벌 경영 위기 등을 반영해 기존 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럽발 경제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내년에는 본격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유연한 경영 체제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해외사업·품질 강화 방침 재확인 이번 인사는 품질경영을 위한 연구개발능력 강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영업 역량 확보에 중점이 맞춰졌다. 이에 따라 R&D 및 기술부문 승진자 비율은 35%(162명)를 차지했으며 영업 부문도 25%(118명)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R&D 분야의 승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에서는 부사장 승진자가 4명인데, 이 가운데 2명이 남양연구소에 몸담고 있다. 김용칠(차량개발1실장), 여승동(파일럿센터장) 부사장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외에 임태순(59) 아산공장장과 한성권(50) 인사지원담당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아차에서는 소남영(중국 둥펑웨다기아 총경리) 부사장과 신명기 부사장(품질담당) 승진이 눈에 띈다. 소 부사장과 신 부사장 승진은 해외 사업 및 품질 강화라는 현대차그룹의 기본 방침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곽진 현대차 국내 판매사업부 상무와 김창식 기아차 판매사업부 상무 역시 나란히 전무로 승진하면서 영업에 힘을 실었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 이사의 상무 승진 역시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또 전체 승진자 중 해외 주재원도 15%(70명)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외 경기침체에 대비해 영업 역량을 강화하고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사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혜경(48) 현대이노션 전무와 이미영(39) 현대카드 이사가 여성임원으로서 승진대상으로 올랐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2012년 지구촌 뒤흔들 3대 사건] (2) 유럽 재정위기

    [2012년 지구촌 뒤흔들 3대 사건] (2) 유럽 재정위기

    ‘더블딥이냐 위기수습이냐.’ 2012년은 유로화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2002년 1월 1일 마르크화와 프랑화 등 수백년을 이어온 각국 통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유럽 17개국에서 통용되는 유로화가 탄생했다. 이는 전쟁의 상처를 딛고 지역통합을 이루는 상징으로 세계인에게 각인됐다. 하지만 10주년을 기념하는 축가가 울려퍼져야 할 자리엔 유로존 붕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가 짙게 깔려 있다. 영국이 정부 차원에서 유로존 붕괴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을 정도다. 2010년 초 그리스가 처음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이래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럽 재정위기’가 이렇게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스 부채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의 시선은 오히려 미국 정부부채에 더 쏠려 있었다. 불과 2~3개월 전까지만 해도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과 함께 유럽 차원에서 위기를 질서 있게 수습하는 방안이 논의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유로존 붕괴까지 공공연히 언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배경에는 유로존 국가 간 경제 성장·경상 수지의 불균형 누적, 회원국 간 양극화 심화가 자리 잡고 있다. 독일 등 중심국의 경상수지는 급속히 확대된 반면, 제조업 경쟁력이 낮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경상수지는 환율 고평가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유로화 가입 이후 실질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 부담이 줄어들자 해외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는 대외부채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런 구조적 모순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더해지면서 남유럽 국가들은 급격히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2011년 하반기부터는 경기침체 여파가 EU 전반에 확산되기 시작했고 2012년엔 더블딥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헤지펀드 등 국제투기자본들은 호시탐탐 국채시장을 공격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12년에 EU는 일부 회원국을 유로존에서 탈퇴시키거나 유럽중앙은행이 회원국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방안, 혹은 한층 강도 높은 재정통합과 재정규율을 강제하는 방안 등 세 가지 정책대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 9일 독일과 프랑스가 세 번째에 초점을 둔 방안을 제시해 영국을 뺀 다른 회원국의 동의를 얻으면서 재정통합은 돌이킬 수 없는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은 당초 ‘하나의 시장, 하나의 통화’라는 목표와 달리, 자유로운 노동시장과 통합된 재정정책, 최종 대부자 구실을 할 중앙은행 등 세 가지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해법도 이 세 가지를 완수하는 것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유럽이 전쟁의 상처를 끊고 반세기 넘게 이어진 토론을 통해 EU를 결성했듯이 이번에도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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