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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있어도 1순위 청약 자격 주어진다

    집 있어도 1순위 청약 자격 주어진다

    중대형(85㎡초과) 민영 아파트에 대해서는 집이 있는 세대주에게도 1순위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또 청약가점제 대신 분양 아파트 전량을 추첨방식으로 공급, 유주택자의 아파트 청약 문호가 한층 열리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85㎡ 초과 중대형 주택에 대한 가점제 적용 폐지 등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를 개정, 지난달 31일부터 적용했기 때문이다. 청약 가점제는 민영주택 공급시 동일 순위내 경쟁이 있으면 무주택기간·부양가족수·통장 가입기간 등을 점수화해 다득점자에에 우선 공급하는 제도. 무주택자에게 청약우선권을 주기 위해 마련됐으나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져 개선하게 된 것이다. 집을 한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큰 평형으로 넓혀가거나 새집을 마련하고자 했던 유주택자들에게 반가운 조치다. 따라서 유주택자의 주거상향 이동을 위한 청약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당장 이달 분양 예정인 위례신도시 중대형 아파트부터 적용된다. 위례신도시에서는 삼성물산 ‘래미안 위례신도시’ 410가구와 현대건설 ‘위례 힐스테이트’ 621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들 단지 아파트는 모두 전용면적 85㎡를 넘는다. 당초 분양성을 걱정하던 건설업체들은 적극 반겼다. 실수요자 위주의 청약외에도 투자 목적의 청약수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왕십리뉴타운 1구역 ‘텐즈힐’, 가재울뉴타운 4구역 ‘래미안’, 아현 제4재개발구역 ‘공덕자이’와 강남 도곡동 ‘대치 청실 래미안’ 등도 바뀌는 청약제도를 적용받는다. 다만 이미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간 아파트는 실제 청약일이 6월 이후에 이뤄지더라도 바뀐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85㎡ 초과 민영주택에 대한 가점제 폐지 등 가점제 적용 대상 완화 ▲가점제 적용비율 조정 권한 하향 위임 ▲유주택자에 대한 청약 제한 완화 ▲국민주택채권 입찰제 폐지 ▲민영주택에 대한 다자녀가구 특별공급 확대 등이다. 이에 따라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주택은 가점제를 폐지하고 100% 추첨 방식으로 공급된다. 지금까지는 무주택자는 가점제, 집이 있는 경우는 추첨제로 각각 절반씩 공급했다. 85㎡ 이하 중소형 주택은 가점제는 적용하되, 비율을 크게 낮췄다. 가점제 적용비율을 현행 75%에서 40%로 완화했다. 나머지 60%는 가점제 낙첨자를 대상으로 추첨 방식으로 공급한다. 유주택자도 청약 1순위 자격이 부여된다. 집이 한 채 이상 있는 유주택자라해도 청약예금 또는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 개설 6개월이 지났으면 1순위 자격을 준다. 지금까지는 무주택자에게만 청약 1순위 자격을 주었다. 다주택자에게 청약1순위 자격을 주되, 기존의 무주택자에 대한 가점재도는 유지해 무주택1순위자의 피해는 최소화했다. 다만 서울·수도권 보금자리지구(그린벨트해제면적 50%이상)와 주택거래신고지역, 투기과열지구는 현행과 같이 무주택자에게만 1순위 가점제 자격이 부여된다. 청약시장 변화도 예상된다. 국토부는 침체된 주택청약시장에 온기가 돌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지가 빼어난 아파트 단지에서는 분양시장을 달굴 가능성도 점쳤다. 민영주택에 대한 다자녀가구(3명 이상 미성년 자녀를 둔 무주택 세대주) 특별공급도 10%로 확대된다. 지금은 국민주택은 10%, 민영주택은 물량의 5%를 다자녀가구에 특별공급하고 있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주택마련 기회를 확대, 출산장려 차원이다. 85㎡초과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에 적용하던 제2종 국민주택채권 매입의무도 면제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커버스토리-로컬푸드 시대] 앵두나무 심고 소나무숲 걷고 앞마당 캠핑도…아파트 텃밭 맞아?

    직장인 권모(51)씨는 20년 가까이 경기 평촌 지역 아파트 1층에 살고 있다. 그사이 이사도 두어번 했지만 권씨가 굳이 1층을 고집하는 이유는 텃밭에서 얻는 즐거움 때문이다. 권씨는 1층 베란다 앞 텃밭에 부추, 파, 오이 같은 채소는 물론 앵두나무까지 심었다. 가을에는 감나무에서 딴 감을 주민들과 나눠 먹었다. 권씨는 채소를 키우고 수확하는 기쁨과 더불어 나무에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힐링’(치유)이 된다고 했다. 힐링이 대세가 되면서 조경이나 텃밭이 조성된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눈치 빠른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1층 텃밭뿐만 아니라 단지 내에 텃밭을 별도로 만드는 추세다. 1층에 살지 않는 주민들도 텃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요즘 신규 분양 단지들은 녹지공간을 대폭 늘리거나 캠핑장을 조성하기도 한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힐링 개념을 도입해 텃밭이나 정원을 입주민들이 직접 가꾸고 완성해 가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며 “젊은 부부를 타깃으로 하는 아파트에는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캠핑장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인기 있는 아파트는 곧 조경이 잘 된 아파트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대우건설의 경기 안산 고잔신도시 ‘레이크타운 푸르지오’는 녹지율을 높이기 위해 단지 전체 면적의 50%를 조경 면적으로 할애했다. 단지 내 아쿠아가든, 생태연못 등을 조성했는데 이 덕분인지 부동산 침체기에도 99%의 계약률을 보였다. 대우건설은 단지 출입구부터 소나무 숲을 조성한 ‘힐링포레스트’를 시범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아 다른 단지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분양 중인 경기 남양주시 별내2차 아이파크에 축구장 2배 크기의 중앙공원을 조성한다. 공원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핑장을 마련하고 텃밭정원을 조성해 입주민들이 채소 등을 가꿀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식물을 키우거나 수확하는 활동이 정신과 신체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입증되면서 병원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은평구에 위치한 서북병원 옥상에 치유텃밭을 조성해 치매병동에 입원한 노인 36명을 대상으로 ‘도시농업을 이용한 원예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원예 치유 교육은 11월까지 주 2회 서북병원 옥상 치유텃밭과 실내 프로그램실 등에서 상추와 고추 등의 채소 가꾸기와 꽃꽂이, 토분 꾸미기, 수확물을 이용한 샐러드 만들기 등으로 진행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사설] 6월 국회, 경제 회복과 갑을 상생에 목표 둬야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모레부터 열리는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과 처리할 법안 등에 대해 합의했다. 최근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른바 갑을(甲乙) 간 불공정·부당거래 관행을 시정하는 법안을 중심으로 한 경제 민주화 관련 입법과 일자리 창출 및 민생현안 관련 입법,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축소·폐지하는 법안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각론에 있어서 여야 간 이견이 적지 않아 진통이 예상되던 터에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어제 단 한 차례의 회동에서 전격적인 합의를 이룬 점은 평가할 일이다. 특히 미적거리던 의원 특권 폐지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한 점은 이들 여야 새 원내 지도부가 펼쳐보일 국회상에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6월 국회는 박근혜 정부가 취임 후 100일간 국정 청사진을 설계하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정책 추진 단계로 들어서는 시점의 국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올바른 국정 운영을 위해 때 맞춘 입법과 초당적 입법이 이뤄져야 하며, 눈앞보다는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는 입법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6월 국회에서 다룰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과 갑을 관계 공정화 법안들 역시 나라 살림 전반과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요구된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튼튼히 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경제 민주화 법안과 갑을 관계 공정화 관련 법안들은 때를 놓쳐선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자칫 시류에 영합하는 차원으로 흘러서는 더욱 안 될 일이다. 갑을 관계 재정립만 해도 표피적 현상만 시정하는 대증요법으론 외려 풍선효과만 낳을 공산이 크다. 시장의 약자를 보호하되 시장의 특성을 외면한 조치로 시장 전반을 위축시켜 결과적으로 갑을 모두에게 피해를 안기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완급과 강약을 조절해 갑을 상생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당장 문제가 된 유통산업 부문의 갑을 관계뿐 아니라 학계, 문화예술계 등 사회 전반의 갑을 관계로 시야를 넓히는 일도 필요하다. 이는 ‘을(乙)을 위한 국회’ 운운하는 구호만 내세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경제 민주화 입법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 경기 진작을 위한 입법도 시급하다. 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반년 만에 0.5% 포인트 낮춘 2.6%로 잡은 데서 보듯 우리 경제엔 장기 저성장을 경고하는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체질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를 갖추기 위해 경제 민주화 입법이 필요한 것 못지않게 작금의 경기 침체에 따른 민생 고통을 덜어줄 경제 회생 요법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야는 정부에만 떠넘길 게 아니라 스스로 경제 회생을 위한 방안을 찾는 데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 [박근혜정부 공약가계부 확정] 비과세·감면 일몰땐 종료… 中企·서민 지원제도 일단 유지

    [박근혜정부 공약가계부 확정] 비과세·감면 일몰땐 종료… 中企·서민 지원제도 일단 유지

    31일 정부가 확정한 ‘공약가계부’는 말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시절 내놓은 공약을 어떻게 구체화할지를 명시한 공약 집행 계획서다.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대략적인 틀을 제시했지만 예산·재정 전문가 집단인 기획재정부를 거쳐 최종안이 완성됐다. 공약집에 제시된 전체 재원 규모의 큰 틀은 변하지 않았지만 세부적으로는 적잖은 조정이 이뤄졌다. 당초 제시된 세출 절감 83조원, 세입 확충 52조원의 재원 조달 규모가 세출 84조 1000억원, 세입 50조 7000억원 등으로 수정됐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나라살림의 씀씀이를 줄이는 것(세출 절감)이 세수를 늘리는 것(세입 확충)보다 수월할 것이란 현실론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세수 확보를 위해 증세를 하거나 서민업종에까지 지하경제 양성화의 수위를 높이면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기존 6대4였던 세출 절감과 세입 확충 비율을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소폭 조정했다”고 말했다. 세입 측면에서는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됐던 조세감면제도가 대거 정리된다. 비과세 감면은 일몰이 도래하면 원칙적으로 종료하되 꼭 필요한 경우에만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자산가를 위한 세제혜택이 주로 줄어든다. 중소기업과 서민·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제도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활력 회복, 창조경제 구현 등을 위해 필요한 핵심 연구·개발(R&D) 사업이나 벤처 창업 분야에 대한 조세 지원은 늘리기로 했다.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탈루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금융소득에 유리하게 운영됐던 기존 조세 체계도 다시 설계된다. 구체적으로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을 활용해 세수 확보 역량을 키우고, 현금영수증과 전자세금계산서 의무 발급 업종과 대상을 확대한다. 세출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인 재정지출과 중복·유사투자 등 재정 ‘군살 빼기’가 진행된다. 특히 2007년 18조 4000억원에서 2013년 25조원으로 크게 늘어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세출 절감이 두드러진다. 공약 이행과 이를 위한 재원 마련 시기는 내년 이후에 주로 진행된다. 현 정부 후반기로 갈수록 규모가 늘어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다. 올해 공약이행 예산은 6조 6000억원이지만 박근혜 정부 집권 마지막 해인 2017년에는 46조 2000억원으로 거의 7배가 된다. 재원 마련 규모도 같은 기간 7조 4000억원에서 42조 6000억원으로 뛴다. 이는 공약 사업을 전면 시행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 외에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가 여전해 세수 확보 등이 쉽지 않다는 ‘현실론’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나라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시점에 공약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을 떠나며…/이종락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을 떠나며…/이종락 도쿄 특파원

    3년 4개월 가까이 주재했던 일본을 곧 떠나게 된다. 지난 2010년 2월에 도쿄특파원으로 부임한 뒤 정말 많은 일들을 겪었다. 사무실 창문너머로 보이는 히비야 공원을 물끄러미 쳐다보니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자민당의 55년 장기 집권체제를 무너뜨리고 등장한 민주당 정권. 낡은 것을 타파하고 침체된 일본을 개혁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정권 운영 미숙으로 3년 3개월 만에 허무하게 자민당에 정권을 다시 헌납했다. 2010년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 된 해로 새로운 한·일관계가 부각됐다. 100년 전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아픔을 딛고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올라선 한국의 위상은 일본에도 달라져 있었다. 일본 주요 전자업체 9개사의 영업이익을 합친 금액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자 일본은 한국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국의 빠른 의사결정,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일본 매스컴이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000년 만에 온다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사상 최대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일본의 모든 것을 바꿔놨다. 침체된 일본 경제를 더욱 그늘지게 했고, 도호쿠 지방을 중심으로 모든 일본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12일 한국 특파원단의 일원으로 방사선량이 서울과 도쿄에 비해 1만배가 넘는 후쿠시마 원전 내부를 취재했던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요즘 들어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의 애환과 집단소송 관련 기사들이 부쩍 눈에 들어온다.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만 30년 뒤에 나타난다는 피폭 후유증이 남의 얘기로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촉발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두 나라의 현주소를 다시금 되돌아본 계기가 됐다. 2010년만 해도 한류 드라마만 유행했지만 그후 K팝 열풍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며 한류가 일본 내 정착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극우 정치인들의 그릇된 역사인식으로 인해 한·일 정부가 갈등에 놓인 지금도 한국의 음식과 음악, 드라마 등 대중문화는 일본인의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일부가 됐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인접 국가 간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웃 국가로서 공유하는 역사가 많은 만큼 그 역사가 남긴 응어리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 내의 잘못된 과거인식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건강한 양국 관계를 해치는 극우인사들을 일본 내 양심세력과 확실히 구별지어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등의 가치를 우리와 공유하는 인접국이다. 급변하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구축해 갈 동반자라는 점에서 양국 간 다양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한·일 관계는 이미 연간 인적 교류 550만명, 무역액 1000억 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매주 5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양국을 연결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한·일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접 국가인 한·일 간에는 좋든 싫든 공생을 모색해야 한다. 양국 국민이 소통을 확대하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가면서 진정한 상생과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그것이 일본을 활용하면서 우리의 힘을 키우는 길이다. jrlee@seoul.co.kr
  • [박근혜정부 공약가계부 확정] 철도·도로 등 내년 신규노선 중단 위기

    내년부터 4년간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액은 총 11조 6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전체 예산 감축액 84조 1000억원의 13.8%에 이르는 규모다. 정부는 분야별 확정 예산 감축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국토교통부가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세출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분야별로 대규모 삭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감축액이 가장 큰 철도와 도로는 4년간 각각 4조 5000억원, 4조원 정도를 축소해야 한다. 4대강 사업 종료로 수자원 등 기타 부문에서 3조 2000원, 공공주택 물량 축소로 국민주택기금에서도 1조 2000억원 정도를 줄여야 한다. 정부는 SOC 예산 감축에 따라 도로, 철도 등 신규 사업은 공약·필수사업 중심으로 추진하고 기존 사업은 완공 위주로 투자한다는 대원칙을 세웠다. 댐 건설과 하천사업도 신규 착수를 최소화하고 계속사업의 완공 위주로 투자를 집중한다. 건설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국내 주택·건설경기 침체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SOC 사업 축소까지 겹치면 ‘고사’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약 가계부대로라면 당장 내년 철도 건설 예산은 올해(6조 9000억원)보다 1조 5000억원, 도로는 올해(8조 6000억원)보다 1조 7000억원 정도를 각각 줄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 도로 등 내년 이후 추진해야 할 신규 노선은 사업 추진이 아예 중단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철도에서는 광주~순천, 춘천~속초, 남부내륙선 등이 대표적이다. 제2경부고속도로 등 신규 도로 사업도 2~3년씩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정년 1년 연장하면 6년 후 성장률 1%P 상승”

    정년을 1년 연장하면 6년 뒤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더 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년층 고용을 늘린다고 해서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31일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제3차 인구·고령화 포럼’에서 영국 정부의 시뮬레이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박 소장은 장년층 고용을 위해 사회복지, 의료·건강관리, 관광, 금융 등 서비스 부문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 장년층의 일자리 욕구가 매우 높아 장년층 10명 가운데 9명이 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어하지만 고령이라는 이유로 구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장년층 고용이 청년 실업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서로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3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의 장년층과 청년층 실업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연령에 상관없이 실업률의 주된 원인은 경기 침체에 있었다”고 말했다. 또 “장년층은 청년층과 일자리를 놓고 다투는 대체관계가 아니라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완관계”라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 장년층과 청년층 간 직업 선호도의 차이, 각자에게 요구되는 기술이나 경험 수준의 차이 등을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장년층이 주로 선택하는 직종은 농업, 운송관리직, 단순 노무직, 서비스직이지만 청년층은 교육전문가, 경영·회계 관련 사무직, 국가기관, 대기업을 선호해 일자리를 놓고 경합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작년 전국 땅값 3.41%↑

    작년 전국 땅값 3.41%↑

    지난해 전국 땅값이 3.41% 상승했다.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서도 개발 호재가 있던 곳과 비싼 땅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특히 세종시는 대규모 택지조성이 끝나면서 전년 대비 평균 5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3158만 필지 개별 공시지가를 31일 공시한다. 지난 2월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2.7%)보다는 높지만 상승폭은 전년보다 1.06% 포인트 감소했다. 지역별로 지방 시·군이 5.74%, 광역시(인천 제외)가 4.04% 오른 반면 수도권은 2.48%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특별자치시 승격과 중앙행정기관 이전 호재가 있었던 세종시로 무려 47.59% 올랐다. 세종시는 14개월 연속 전국 땅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세종시 땅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택지로 조성된 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년에는 택지개발이 끝나지 않아 당초 이용상태인 전답이나 임야 가격으로 공시가격을 매겼지만, 지난해 택지 조성이 끝나면서 이를 일시에 땅값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세종시에서도 개발구역 밖의 땅값 상승률은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해양휴양특구사업 등 개발이 활발한 경남 거제시도 18.76% 올랐다. 경북 울릉군(17.63%), 예천군(16.8%), 울산 동구(15.45%) 등도 대규모 개발사업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명품신도시 개발사업이 무산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는 0.18% 떨어졌다. 청사 이전과 함께 집값 하락폭이 컸던 경기 과천도 0.16% 하락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는 0.14%, 인천 중구도 0.06% 각각 떨어졌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2 ‘네이처 리퍼블릭’ 화장품 판매점 부속토지로 ㎡당 7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땅은 2005년부터 9년째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기록됐다. 가장 싼 땅은 경북 의성군 점곡면 동변리 임야로 ㎡당 52원으로 조사됐다. 비싼 땅일수록 상승률이 높았다. ㎡당 5000만원을 넘는 고가 토지는 7.64% 오른 반면 1만원 이하 땅은 4.89% 상승하는 데 그쳤다. 1만원 이하 땅은 1280만 필지로 전체의 40.5%를 차지한다. 개별 공시지가는 국세·지방세, 개발부담금 등의 부과기준과 공적 평가기준, 건강보험료 부과기준 등으로 활용된다. 개별 공시지가는 토지 소재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이 소유자에게 우편으로 개별 통지하며, 지자체·국토부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의신청은 토지소재지 관할 시·군·구에 7월 1일까지 접수하면 되고, 시·군·구는 부동산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7월 31일 조정, 공시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서 가장 비싼 땅은 명동 화장품가게

    서울에서 가장 비싼 땅은 중구 명동의 화장품 판매점 네이처리퍼블릭으로 3.3㎡당 2억 3100만원이다. 2004년 이후 10년째 부동의 1위다. 주거지역에서는 용산구 이촌동 성원아파트가 3.3㎡당 4488만원으로 으뜸이었다. 서울시는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92만 1233필지의 개별공시지가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2.86% 올랐다고 30일 밝혔다. 공시 대상 가운데 92.8%인 85만 5007필지 가격은 올랐고, 4만 9130필지(5.3%)는 보합세, 1만 7096필지(1.9%)는 떨어졌다. 자치구별로는 마포구가 4.80% 상승해 최고를 기록했다. 금천구(4.20%), 동작구(3.80%), 광진구(3.60%), 서대문구(3.40%)가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오르기는 했지만, 상승률을 따지면 지난해 3.69%에서 올해 오히려 0.83% 포인트 꺾였다. 경기침체 탓이다. 개별공시지가는 국세, 지방세, 부담금 부과기준으로 쓰인다. 31일부터 시 부동산정보광장(land.seoul.go.kr), 토지정보시스템(klis.seoul.go.kr/개별공시지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의신청은 7월 1일까지 가능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유통공룡’ 롯데, 동대문 상권 부활 이끌까

    ‘유통공룡’ 롯데, 동대문 상권 부활 이끌까

    ‘유통 공룡’ 롯데가 드디어 동대문에 입성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옛 ‘동대문 패션TV’ 건물을 탈바꿈시킨 쇼핑몰 ‘롯데피트인 동대문점’을 31일 개점한다. 대형 유통 기업이 동대문에 쇼핑몰을 내는 것은 처음으로, 저가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 브랜드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온라인 쇼핑몰의 공세로 활력을 잃었던 동대문 상권의 부흥을 이끌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위치한 패션TV 건물은 2007년 지어졌지만 입점 저조로 문 한번 열지 못하고 흉물처럼 남아 있었다. 롯데는 2011년 20년간 장기 임차 계약을 맺고 2년간 공사를 진행했다.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로 총 영업면적은 1만 9173㎡(5800여평)이다. 롯데몰 김포공항점에 이어 두번째로 쇼핑몰을 운영하게 된 롯데자산개발은 이곳을 ‘K패션’의 메카로 만들어 간다는 각오다. 이 회사의 김창권 대표는 30일 간담회에서 “패션타운으로 유명했던 동대문의 옛 명성을 회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롯데피트인’은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는 롯데에 여러모로 실험이다. 동대문에서 드물게 ‘가격정찰제’를 실시한다. 제품 평균 가격은 백화점의 40~50% 수준이다. 또한 가전매장 롯데하이마트도 입점시켰다. 총 180여개에 달하는 입점 브랜드 가운데 상당수를 중소기업과 동대문에서 배출한 신진 디자이너 위주로 꾸민다. 특히 60%에 달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부분을 동대문 패션을 대표하는 업체로 채웠다. 운영 방식도 기존 동대문 쇼핑몰과 달리, 임대매장이 아니라 백화점처럼 판매 수수료를 받는 매장으로 운영해 어떤 결과를 거둘지 업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일단 동대문 상권 관계자들의 반응은 우호적이다. 단기적으로 동대문 쇼핑몰들과 ‘파이’를 나눠 먹을 것이란 우려가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롯데라는 대기업이 침체된 동대문 상권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에 수수료 매장 형태로 입점한 동대문 의류업체들이 롯데를 발판으로 전국 브랜드로 성장하는 등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또한 해외 진출이 활발한 롯데와 손을 잡으면 향후 동대문 디자이너 브랜드에도 좋은 기회가 올 것이란 기대도 있다. 김 대표는 “롯데피트인이 동대문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신진디자이너에게는 꿈의 무대를 마련해 줄 것”이라며 “피트인을 전국으로 확대해 지역 상권의 특성에 맞는 복합쇼핑전문관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자산개발은 현재 방치돼 있는 굿모닝시티를 롯데피트인 2호점으로 개발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금리의 공식’ 깨졌다… 장기예금 금리가 단기보다 더 낮아

    ‘금리의 공식’ 깨졌다… 장기예금 금리가 단기보다 더 낮아

    초저금리 시대로 진입하면서 은행 이자의 전통적인 ‘공식’이 깨지고 있다. 장기예금 상품 금리가 단기예금보다 더 낮아지거나 저축은행 금리가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적인 금리의 법칙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예금이 사라진 만큼 비교적 안정적이면서 수익률이 좋은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눈을 돌리라고 권한다. 울산·경남지역에 있는 조흥저축은행의 2년 정기예금 금리는 29일 현재 2.96%로 1년 정기예금 금리(3.55%)보다 더 낮다. 전북 지역 스타저축은행의 2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이날 기준 2.80%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3.10%)를 밑돌고 있다. 대명저축은행과 한성저축은행은 2년짜리 정기예금 상품을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 이렇게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은 ‘역(逆)마진’ 우려 때문이다. 2년 후 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을 우려한 저축은행들이 수익성 하락에 대비해 미리 금리를 낮추고 보는 것이다. 조흥저축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어쩔 수 없이 2년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더 낮게 잡았다”고 밝혔다. 예금이자를 시중은행보다 더 낮게 쳐주는 저축은행도 등장하고 있다. 대구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9988예금’ 상품의 경우 2년 만기 금리가 3.00%로 스타저축은행과 조흥저축은행의 금리보다 후하다. 제주은행의 ‘사이버우대정기예금’(2.95%)과 부산은행의 ‘E-푸른바다정기예금’(2.91%), ‘달콤한인생정기예금’(2.90%) 등도 스타저축은행의 예금보다 더 높았다.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저축은행 수신액 규모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민들이 목돈 마련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겼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2010년 11월 76조 9217억원을 기록했던 저축은행 수신액은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39조 7674억원으로, 2006년 3월(39조 3179억원)이후 처음으로 30조원대로 추락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내수 부진으로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 향후 2~3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기존 은행권의 저축률도 당분간 낮게 유지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목돈을 맡길 만한 예금 상품이 사라지자 서민들은 고민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금리 예금 상품을 찾기 어려운 만큼 자산 구성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기예금과 같은 안정적인 상품에만 투자할 게 아니라 손실 위험이 있더라도 다소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현주 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유럽과 미국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격적인 투자를 하려는 성향이 강해졌다”면서 “지난해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 쪽이 강세였다면 올해부터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기던 고객이라면 위험성이 큰 주식이나 부동산보다는 3년간 6% 정도의 수익률이 기대되는 인컴펀드가 무난할 것 같다”고 했다. 인컴펀드란 채권, 고배당주, 리츠 등 정기적인 이자(배당)소득이 가능한 자산에 투자해 시중금리에 추가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펀드를 말한다. 신동일 국민은행 대치PB센터 팀장은 “저금리 기조라고 하지만 내년엔 금리가 인상될 여지도 있기 때문에 1년 안팎으로 기간을 끊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면서 “3개월 만기 회사채 등 수익률 3%를 기록하는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불황에 돼지고기·소고기 희비 갈렸다

    불황에 돼지고기·소고기 희비 갈렸다

    계절적 요인과 경기 상황이 맞물리면서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폭락을 거듭했던 돼지고기 값은 삼겹살 소비가 늘면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소고기는 가격이 줄기차게 떨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돼지고기(암퇘지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당 4068원이었다. 전날(3968원)보다 2.5%, 3개월 전(3134원)보다 29.8% 올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온 상승으로 나들이나 야외행사가 늘면서 삼겹살 수요가 많아진 것이 가격 회복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지난해 5월 평균 가격인 4671원에 비해서는 12.7% 낮은 상태다. 사육 마릿수가 지난해보다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돼지 사육 마릿수는 1010만 6513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885만 1392마리)보다 13.2% 많다. 그러나 한우고기(암소 기준)의 28일 평균 도매가격은 ㎏당 9912원으로, 지난달 평균(1만 518원)에 비해 5.8%, 지난해 12월 평균(1만 775원)에 비해서는 8.0% 내렸다. 지난해 5월 평균(1만 1481원)보다는 13.7% 하락했다. 가격이 1만원 밑으로 떨어진 날도 3~4월에 1~2일에 불과하던 것이 이달엔 9일이나 됐다. 소고기 값 하락은 경기 침체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욱 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소고기 값은 경기지표나 마찬가지”라면서 “불황에 회식이나 각종 행사 등이 줄면서 수요가 꾸준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2인 이상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5.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포인트 줄었다. 권찬호 경북대 축산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값이 싼 돼지고기를 더 많이 찾는 대체효과까지 나타나 소고기 값 하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성장동력 되살려야 복지 확대도 가능하다

    어제 박근혜 정부의 첫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열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매킨지 등 국내외 4개 연구기관은 회의에서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요지의 공동보고서를 냈다고 한다. 새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난관에 봉착한 경제를 되살려줄 것이라고 믿고 싶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경제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경제성장률은 평균 4.5% 선이었지만 이후 30년 동안은 1~3%의 저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망치일 뿐이고 저성장에 대한 장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미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3%에서 2.3%로 낮춰졌다. 저성장 기조를 방치하다가는 20년 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일본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사인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금융이자가 줄어들자 소비자들은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 이런 내수 위축과 더불어 기업들의 설비 투자 축소가 성장을 위축시키면서 장기적 경기침체의 우려를 낳는 상황이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을 넘어 금융 부실을 부를 시한폭탄처럼 잠복해 있다. 인구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어 5년 후면 피부양 인구가 생산 인구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빈부격차 확대로 복지 예산의 수요는 천정부지로 커질 태세여서 가뜩이나 어려운 정부 재정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 정부는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경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중장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어제 국내외 4개 경제연구소가 제안한 4대 정책과제는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는 중기적 균형재정 달성, 시장친화적 통화금리 운용, 외국인 투자 확대 유도, 양적 완화 종료 대비 등 거시적 경제안정 정책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동력의 확충이다. 양극화 해소와 노인 생계 보호를 위한 복지는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에 있어야 함은 맞다. 그러나 복지가 따먹을 수 있는 것은 성장의 열매임을 잊어선 안 된다. 성장동력을 확충하려면 먼저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찾아야 한다. 미래의 먹거리인 신수종사업 발굴에 대기업들이 앞장서야 함은 물론이다. ‘손톱 밑 가시’로 비유되는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제의 저변인 중소기업들이 마음껏 일할 기반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기업이 보수적 투자 관행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고 외국인들에게 투자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생산인구를 확대하기 위해 여성과 노인층, 외국인력을 일터로 불러내야 하고 그것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더 시급한 문제다.
  • 포항외국인학교 설립 또 연기

    경북 포항외국인학교 설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포항시는 포스코교육재단과 함께 2010년부터 추진 중인 외국인학교의 설립 시기를 2016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입학생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큰 데다 외국인 기업 유치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사실상 무산된 것이란 견해가 많다. 포항지역의 외국인 아동은 2008년 184명에서 지난해 117명으로 감소했고,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경제자유구역과 블루밸리 조성사업도 지지부진하다. 게다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치가 불리해 학생 모집과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이 모두 정확한 학생 수요조사도 없이 무리하게 외국인학교 설립을 추진하다 사실상 중도에 포기하면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앞서 포항시 등은 지난해 8월 개교를 목표로 설립을 추진했으나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개교를 올해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포항외국인학교는 외국기업 유치와 인재 확보를 위해 남구 지곡주택단지의 1만 4400㎡ 부지에 269억원을 투입해 건립할 예정이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과정에 총 13학급 260명 규모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올 20대그룹 신규 사외이사 권력기관 출신들 선임 봇물

    올 20대그룹 신규 사외이사 권력기관 출신들 선임 봇물

    올해 새로 선임된 20대 그룹 상장사 사외이사 94명 중 30%가 넘는 29명이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3개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기업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대 재벌기업 149개 상장사가 올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 94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30.9%인 29명이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었다.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부처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까지 합치면 그 수는 절반을 넘는 51명(54.3%)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 38.9%와 비교하면 15.4% 포인트 늘었다. 부처별로는 검찰, 법원 등 법조계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세청 9명, 공정위 3명 순이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법조계 출신 인사 비중은 3.8% 포인트, 국세청과 공정위 비중도 각각 3.5% 포인트, 1.2% 포인트 높아졌다.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가정보원, 기재부, 감사원, 고용부,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이 1∼2명씩의 사외이사를 배출했다. 학계와 재계, 언론계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크게 줄었다. 학계 출신은 25명으로 여전히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34.6%에서 26.6%로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재계와 언론계 출신도 16명과 2명으로 각각 5.6% 포인트, 1.4% 포인트 낮아졌다. 20대 그룹의 총 사외이사 수는 지난해 509명에서 올해 489명으로 20명 줄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일부 그룹의 계열사 수가 준 데다 한 명이 2개사 이상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게 한 상법 개정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사외이사가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학계 인사가 35명이고 관료가 15명으로 뒤를 이었다. 관료 중에는 검찰 등 법조계 인사가 9명으로 압도적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사외이사 43명 중 관료 출신이 22명이었다. 이 중 세무와 공정위 출신이 각각 8명, 7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학계 출신은 19명이었다. 롯데그룹도 학계 출신은 5명이지만 관료 출신은 법조계 7명, 국세청 5명을 포함해 총 17명에 달했다. 두산그룹은 65.3%(26명 중 17명), CJ그룹은 69.2%(26명 중 18명)가 관료 출신이었다. 신세계그룹은 무려 88.2%(17명 중 15명), 동부그룹도 65%(20명중 13명)가 관료출신 사외이사였다. 고위관료가 줄줄이 대기업 사외이사로 옮기는 현실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오랜 경험과 식견을 살려 대기업의 시스템 개선 등을 돕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기업들이 이른바 ‘전관예우’를 기대, 사정기관 관료 출신들을 결국 방패막이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도 만만찮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견제를 통한 균형이라는 사외이사의 본 취지와는 달리 관 출신 사외이사들은 특정 사건 등이 터졌을 때 이를 무마하는 로비스트의 역할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日 금리상승·주가하락땐 한국금융 직격탄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등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온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국내 경제는 새로운 충격에 직면한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 주가 하락 등 영향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직격탄을 맞는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가격이 폭락하면 자국 국채를 80%가량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금융회사들이 자금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국내 투자금을 도로 빼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 주식, 채권 등 자산가격 하락과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계 은행이 자금난을 막기 위해 한국에 투자한 자본을 단기간에 회수할 가능성도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에도 일본이 엔화 자금 300억 달러를 한꺼번에 회수하는 바람에 위기가 심화됐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금융기관이 대출을 줄이면 국내에 신용 경색이 불어닥친다”면서 “국내 금융사가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1997년과 같은 사태가 또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세계 3대 경제 대국인 일본의 침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할 수도 있다.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유럽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아베노믹스 실패로 일본 실물경제의 회복 없이 인플레이션만 유발하고 더불어 재정위기가 온다면 엔화가 하락하면서 일본경제 전반이 더욱 침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경기 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얹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히게 된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글로벌 시장이 위축되면서 유럽 재정위기까지는 아니지만 큰 쇼크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리나라 실물경제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엔화 약세가 진정되면 당장이야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아베노믹스가 실패하면 일본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강화돼 엔화가 더 약세로 갈 가능성도 있다”면서 “일본 경기가 연착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아베노믹스의 흐름과 이에 대한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견해가 지배적이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며칠 전부터 일본의 경제정책이 다소 흔들리는 모양이지만 아직 아베노믹스가 성공했다, 또는 실패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5C 소비시대’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달라진 가계 씀씀이 패턴

    ‘5C 소비시대’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달라진 가계 씀씀이 패턴

    불황과 1인가구 증가가 국내 소비자의 씀씀이 형태를 크게 바꿨다. 사서 소유하기보다는 빌려 쓰고 직접 해 먹기보다는 간편한 가공식품을 사다 먹는다. 불투명한 앞날을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한편 복권 구입도 빠뜨리지 않는다. 빠듯한 형편이지만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나를 즐겁게 만드는’ 투자는 줄이지 않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 트렌드의 특징’ 보고서에서 최근 가계 소비 양상을 ‘5C’로 요약했다. ▲가치전환형 소비(Conversion) ▲미래 대비형 소비(Concern) ▲편리형 소비(Convenience) ▲충전형 소비(Charge) ▲위로형 소비(Comfort) 등이다. 보고서는 “국내 소비시장은 경제 발전에 따른 질적인 소비 수요 증가, 경기 침체에 의한 구매력 저하, 인구·가구 구조 급변 등의 외부환경 변화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가치전환형 소비는 소비가 소유에서 이용 중심으로 전환됐다는 뜻이다. 임대와 렌털 산업이 급성장한 이유다. 2008~2011년 주거용 건물 임대업은 연평균 27.6%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비데나 정수기 중심의 임대·렌털 시장이 가전·가구·자동차 등으로 확장되면서 관련 임대업이 같은 기간 연평균 29.1% 성장했다. 미래 대비형 소비는 앞날에 대한 불안과 걱정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보험과 복권 구입이 크게 늘었다. 특히 복권 판매는 2년 전부터 과열 양상이다. 2012년 복권 판매액은 3조 1854억원, 2011년 3조 805억원을 기록해 정부의 권고 매출 한도를 각각 10.8%(3101억원), 9.8%(2759억원) 초과했다. 편리형 소비는 1~2인 가구 급증으로 심화되는 추세다. 2010년 전체 가구의 48.1%를 차지한 1~2인 가구 비중은 2020년 58.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간편하고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소형 가구 증가와 가공식품 소비 증가로 유통업계의 불황에도 편의점은 승승장구했다. 최근 3년간(2008~2011년) 연평균 성장률 12.0%로, 백화점(5.9%), 대형마트(4.1%) 등보다 월등히 높았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시하는 충전형 소비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오락·문화 지출액은 금융위기의 여파에도 지난해 총소비지출 대비 5.8%까지 상승하면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위로형 소비는 가족 규모의 축소, 사회 경쟁 심화 등에 따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정신적·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지출을 말한다. 애완동물산업의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해 준다. 애완동물 산업의 매출액은 2009년 이전까지 2000억원 미만 수준이었으나 2011년에는 3000억원을 돌파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배려의 손길 따뜻한 동행

    배려의 손길 따뜻한 동행

    기업의 실적만 보고 기립 박수를 보내던 시대가 빠르게 막을 내리고 있다. 정부도 소비자도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인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빠르고 거세다. 올 하반기부터는 상장 기업의 가족친화인증 정보가 자율공시 항목에 추가된다. 정부가 나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또 갑(甲)이 을(乙)에게 손을 내미는지 점수(동반성장지수)를 매기는가 하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 주는 관행에 으름장을 놓는다. 이쯤 되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공존’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변화를 위해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주주 가치의 극대화라는 기존의 가치를 넘어 기업의 존립 기반인 직원과 협력사, 소비자 등 공동체의 이윤 추구를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후순위로 밀렸던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겨보자는 분위기도 만들어지고 있다. 종업원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면 이직률이 낮아져 채용과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게 마련이다. 반면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은 높아져 매출과 순익이 늘어난다. 발상의 전환에서 나오는 창조경제다. 또 소외된 이웃에게 눈을 돌리는 사회공헌도 어느 때보다 활발한 모습이다. 기업들의 변신은 기업 자체는 물론 경기침체로 인해 활력을 잃은 사회 전반에 긍정적 에너지를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덧 기업들 사이에서 부는 따뜻한 변화의 바람을 짚어봤다.
  • MB정부와 선긋기 나선 국토부

    이명박(MB)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주택·교통정책이 잇따라 뒤집히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 선명성을 부각하고 대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자칫 정부의 신뢰성 추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금자리주택 정책. 새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정책의 브랜드만 폐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법규 자체도 바꾸기로 이미 결정했다. 새 정부의 핵심 주택정책인 행복주택에 모두 걸기를 하기 위해서다.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시세와 비교해 값싼 가격으로 공급하는 바람에 주택시장 왜곡을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민간 아파트 분양가 인상 억제와 기존 주택의 가격 안정을 이끌었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이미 지정된 지구에서는 불만도 쏟아져 나온다. 광명시흥지구를 비롯한 보금자리주택지구 주민들은 정부가 손해배상을 하라며 원성이 높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한 임원도 “하루아침에 보금자리주택이 주택시장 침체 원인의 전부인 것처럼 치부하는 데 공과는 분명히 따져야 한다”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행복주택 20만 가구 공급 계획도 말이 많다. 공공임대시장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구 주변의 소규모 민간 임대시장에 끼치는 부작용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도 운영 경쟁력체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지난 정부와 크게 다른 방식을 택했다. MB 정부가 추진했던 경쟁체제 도입 방안은 민간을 끌어들여 코레일과 명실상부한 경쟁을 시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민간의 참여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코레일의 자회사를 설립해 경쟁을 유도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선회했다. 이와 관련, 한 철도 전문가는 “지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을 단순히 선악으로 구분, 폐기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 최대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던 4대강사업도 정부가 나서서 엄호사격을 했던 지난 정부와는 딴판이다. 담합이나 비자금 조성 등 불법행위에 대한 시시비비는 분명 가려야 하지만 사업 자체를 선악으로 구분, 엄준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감사원의 재검증이나 사법처리 기준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정부와 선을 그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정권 교체기에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진했던 대중교통법개정안(택시법)은 아직까지 현 정부도 지난 정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모두 택시법을 찬성했던 데다,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정책 선회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불황에 약국·병원도 안 간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약값과 병원비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가구의 월 평균 보건비 지출은 17만 148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의 마이너스 1.2% 이후 가장 작은 폭의 증가세다. 항목별로 주요 보건지출 항목 중 치과서비스가 1년 전에 비해 18.8% 늘어났을 뿐 외래치료서비스는 2.2% 감소했다. 아파도 병원 치료를 받지 않고 버티거나 병원 방문 시기를 미루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의약품과 의료용 소모품 지출도 2.3%와 3.0%씩 감소했다. 외래치료를 잘 받지 않으니 처방약품 지출이 줄어든 데다 처방 없는 의약품 역시 줄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월 평균 소비지출액 254만 2563원 중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로 통계청이 가계동향 통계를 새로운 기준으로 바꾼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사람들이 먼 거리 이동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료나 통행료, 렌터카 비용, 운전교습비 등이 포함되는 기타교통관련서비스 비용이 올 1분기 월평균 1만 16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나 줄었다. 철도운송비의 경우 8.0% 감소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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