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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안 루트를 가다] “꼭 가고픈 남쪽 그곳”… 러 극동에 ‘코리아 의료관광’ 훈풍

    [러시안 루트를 가다] “꼭 가고픈 남쪽 그곳”… 러 극동에 ‘코리아 의료관광’ 훈풍

    “먼 나라로 여겨졌던 한국이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지난 6일 오전 러시아 하산의 자루비노항. 한국 여행을 마치고 항구에 내린 부가예바 엘레나(52·여)는 “한·러 비자면제 협정이 체결된다는 소식을 듣고 새해 첫 여행을 한국으로 잡았다”면서 “가족과 함께 서울에서 새해를 보낼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엘레나 가족은 한·러 간 무비자 협정이 발효된 새해 첫날 자루비노항과 강원 속초를 오가는 스테나대아라인㈜의 ‘뉴블루오션’호를 타고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뉴블루오션호에는 러시아인 240명을 포함해 322명이 한국을 찾았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집으로 향하던 엘레나는 “경복궁과 한옥이 기억에 남는다”며 “비자 부담이 없는 만큼 앞으로 자주 한국을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알렉산드라 라자렌코(26·여)는 “속초까지 16시간밖에 걸리지 않고 수속이 까다롭지 않아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며 “서울과 속초 워터파크 등에서 재밌게 새해를 맞이했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비자 면제 소식에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한국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1일부터 한·러 비자면제 협정이 발효되면서 러시아 현지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상대국을 여행하는 데 드는 비자 비용 등이 줄고 여행 절차가 간단해졌기 때문이다. 일반 여행객과 더불어 러시아 의료관광객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주한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 부관장은 “블라디보스토크 주민들은 러시아 내에서 연평균 소득이 높은 편임에도 현지에 최신 의료기술과 장비를 갖춘 병원이 아직까지 턱없이 부족하다”며 “비자면제 협정으로 많은 사람이 한국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과 시내 지하철 역사에서 양국의 무비자 입국을 홍보하고 있다. 공사는 또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소에 ‘U헬스케어 사무소’를 설치, 현지에서 한국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의 진료를 원격으로 받아 볼 수 있게 했다. 정밀한 진단이 필요한 환자들을 한국 의료관광 프로그램과 연결해 주는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김갑수 한국관광공사 구미팀장은 “러시아의 극동 지역은 특히 한국 의료관광에 관심이 높다”면서 “2012년에 약 1만 6500명으로 집계됐던 러시아인 의료관광객이 무비자가 적용된 올해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여행객들의 관문인 속초시는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북방항로’가 침체에서 벗어나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도와 속초시는 의료관광, 스키, 수학여행 등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러시아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여행업계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비자로 60일까지 러시아에 체류할 수 있는 데다 20만원가량이던 비자 발급 비용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르쿠츠크에서 관광사업을 하고 있는 BK투어의 박대일 대표는 비자면제 협정에 대해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있던 보이지 않는 장벽이 허물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4일 정도 걸리는 이르쿠츠크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인 바이칼호를 품고 있다. 박 대표는 “특히 ‘닥터 지바고’ 등의 영향으로 TSR에 대한 낭만을 간직한 관광객들이 비자 면제가 시행되는 올해와 내년에 러시아를 많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14년째 머물고 있는 전명수 LS네트웍스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장은 “양국 간의 비자 면제는 단순히 10만~20만원인 비자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드나드는 사람들을 통해 정보 교환이 이뤄져 러시아 현지의 까다로운 사업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반겼다. 국내 여행사들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집중돼 있던 한국인 관광 수요가 무비자 시행으로 이르쿠츠크 등 시베리아 지역과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업계들은 지난 1일부터 ‘TSR 8일 체험상품’, ‘블라디보스토크 4일 여행’ 등 각종 여행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오석주 바이칼여행사 한국사무소장은 “전체적으로 러시아를 여행하는 한국인이 2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1월은 러시아 관광 비수기로 지난해만 해도 여행팀이 구성되지 않을 정도로 수요가 적었는데 올해는 팀이 꾸려져 여행을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블라디보스토크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자루비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빈곤 탈출률 높일 사회·경제적 시스템 구축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3년 후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4000달러로 추정된다. 2007년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이후 7년째 제자리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방증하는 만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등 국민소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는 국민소득이 정체된 것도 문제지만 정부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빈곤 문제라고 본다. 사실 중산층은 갈수록 줄어들기만 하고, 빈곤 가구가 가난에서 탈출하는 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5만 7000여명으로 1년 전에 비해 8.8% 늘어나는 등 고소득층은 증가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1차)부터 2012년(8차)까지 계속 패널 조사에 참여한 5015가구의 소득계층 변화를 분석한 결과, 빈곤 탈출률은 2005~2006년 31.71%에서 2011~2012년 23.45%로 떨어졌다. 저소득층 가구에서 살림이 나아져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이동한 비율이 외려 낮아진 것이다. 빈곤의 대물림이 우려된다. 경기 침체로 재정 지출 규모를 줄이게 되면 소득 불균형과 상대적 빈곤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 상승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빠르다. 2007년 44.6%에서 2011년 48.6%로 높아졌다. 여성노인 빈곤율은 남성에 비해 더 높다. 경제 위기 여파로 청년층의 상대적 빈곤율도 높아지고 있어 걱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기초수급자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근로빈곤층 취업 우선 지원 시범사업’을 전국 53개 시·군·구에서 실시하고 있다. 부디 일을 통한 빈곤 탈출 효과가 있길 기대한다. 사무자동화나 생산성 향상 등으로 중간계층의 일자리는 줄어드는 반면 전문직이나 단순서비스직은 늘어나는 추세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난 탈출을 위한 정책으로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전력투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가 재정을 통해 빈곤 감소에 기여한 부분은 OECD 평균의 7분의1 수준이라고 한다. 복지 관련 재정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지만 정부 재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하는 교육 기회의 균등 문제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모든 분야에 복지 혜택을 쪼개기보다는, 예컨대 가난 때문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빈곤층에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저출산도 마찬가지다. 성장동력을 갉아먹을 뿐만 아니라 미래 납세자인 근로세대를 줄이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선진국처럼 금융사무와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관련직 부문에서 일자리를 집중 창출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모색해 볼만하다.
  • [광역단체장 신년 인터뷰] 송영길 인천시장

    [광역단체장 신년 인터뷰] 송영길 인천시장

    송영길 인천시장은 올 들어 인천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부천·김포·시흥을 인천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송 시장은 “이들 도시가 인천으로 통합되면 ‘유비가 형주를 얻는 격’”이라며 “순수한 도시발전 차원으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싱가포르·홍콩·상하이 등과 같은 국제도시에 맞서는 체계적인 도시발전을 꾀하려면 최소한 인구 500만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인구 293만명에 부천·김포·시흥 인구를 더하면 500만명에 근접한다. 비대해진 경기도를 남부와 북부로 나누자는 분도(分道)론보다 인천 강화론이 더 효율적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송 시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새해 인터뷰와 동시에 기자회견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송 시장은 “인천은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일이 많고 복잡하다”면서 “전쟁을 앞두고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 법”이라고 재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인데.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제가 여당 후보에게 5~12%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우여, 윤상현, 이학재, 박상은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은 누가 후보가 될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누가 나오든 제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안철수 신당은 아직 후보군조차 오리무중이어서 뭐라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3년간 ‘부채도시’ 인천을 이끌어온 소감은. -경기 침체로 인한 세수감소 상황에서도 매년 3000억원이 넘는 원리금 상환 부담과 분식결산으로 인한 숨겨진 부채, 각종 대형사업의 지출수요 증가라는 3각 파도를 공직자와 시민들이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천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유엔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한 것은 전 세계에 인천의 위상을 각인시킨 역사적인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미흡하고 제3연륙교 건설,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지자체 차원의 남북경협사업 추진 등이 지연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떤 사업에 역점을 둘 것인지. -시민과 함께 도약하는 ‘국제도시 인천’을 만들어 ‘행복 인천’으로 나아가겠습니다. 함께 도약한다는 것은 신도심과 원도심, 비정규직과 정규직 등의 동반 성장을 의미합니다.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공평한 교육기회와 경쟁력 있는 학습프로그램 지원으로 학력 향상도 꾀할 것입니다. 또 효율적인 출산·보육 정책으로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보육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는 ‘3Care 정책’의 비전이기도 합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10년을 맞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과와 미래 비전은. -송도국제도시는 지난 10년간 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GCF,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등 13개 국제기구를 유치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제네바, 브뤼셀과 같은 국제기구 도시화를 추진하고 의료, 교육, 관광, R&D 등 유망 서비스산업의 허브로 육성해 명실상부한 동북아시아 국제비즈니스 도시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외국인직접투자(FDI)액은 지난해 기준 50억 6500만 달러로 민선 1∼5기 투자유치액 36억 8100만 달러의 72.7%에 해당됩니다. →구도심 재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한데. -도화구역을 전국 최초로 신규 분양되는 공동주택의 절반 이상을 전월세 주택으로 재공급, 소유권과 거주권이 혼합된 신개념 주거형태로 개발할 방침입니다. 프로젝트 명칭이 ‘누구나 집’인 이 사업은 공공부문의 재무부담 등을 고려해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공공과 민간 복합형 주택공급입니다. →올해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회를 만들어 아시안게임의 새로운 모델이 되도록 할 작정입니다. 카타르 도하, 중국 광저우 등 앞선 대회들이 물량이 넘쳐나는 화려한 대회를 선보여 적지 않은 부담도 있지만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승부할 생각입니다. 또한 일부 국가에만 편중된 잔치가 아닌 40억 아시아인들이 공감하는 나눔과 배려의 대회로 만들기 위해 ‘비전 2014’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약소국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왔습니다. 글 사진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금천의 이유 있는 호소

    금천구에서 ‘종합병원 부지 서울시 결정 청원’을 위한 서명 운동이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금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12월 시흥동 대한전선 이전 부지에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시에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토지소유자인 ㈜부영주택이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시가 결정을 미뤄 15만명 청원을 목표로 한 주민 서명운동으로 이어졌다. 금천은 광역 교통 요충지로 국가 산업 기반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이지만 문화·교육·의료 등 복지 시설은 서울에서 가장 낙후했다. 특히 금천을 비롯한 관악, 경기 광명·시흥·안양 등 수도권 서남부엔 3차 종합병원이 없어 광역 의료 서비스 취약지대라는 평가를 듣는다. 이에 종합병원 유치 계획을 세운 구는 대한전선 부지 일부를 종합의료시설 부지로 따로 지정해 전체 개발 계획 수립 시기와 관계없이 우선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시설 결정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전국 500병상 이상 74곳, 300병상 이상 92곳 병원과 협의해 지난해 11월 인제대 백병원과 1000병상 규모 병원 건립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부영 측은 우선 개발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도 당사자 협의로만 병원을 지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 구는 우선개발 무산 땐 어렵게 성사된 백병원과의 협약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시설로 결정돼도 당사자 협의를 통해 토지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재산권 침해 걱정을 덜 수 있고, 경기 침체로 개발 수요가 미약한 산업 부지에 병원을 유치할 경우 투자금 조기 회수와 나머지 부지 개발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 구는 청원서 제출 땐 오는 1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개최에 앞서 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면 안정적이고 최상 수준의 의료 서비스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인해 큰 지역 발전 효과에 힘입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014 업종별 기상도] 조선업·철강산업

    [2014 업종별 기상도] 조선업·철강산업

    올해 조선업은 소폭의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조선업은 최근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수주량이 증가세로 전환된 데다 올해 세계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 - LNG선 수주 견인 ‘상승세’ ‘빅3’ 450억 달러 수주 전망, 중국 조선 구조조정도 호재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를 거뜬히 달성한 뒤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정도 높게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은 “빅3의 수주 목표가 지난해 398억 달러에서 올해 450억 달러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면서 “올해 수주 목표는 지난해 수주실적 대비 1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 수주 증가의 견인차는 글로벌 LNG선이다. 북미 셰일가스 수출과 이에 따른 글로벌 LNG 가격 하향 안정화로 각국의 대규모 LNG선 발주가 기대되고 있다. 또 중국 정부가 자국 조선 산업의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우리 조선업계 입장에선 호재다. 우려감도 있다. 조선업의 특성상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계처럼 수주가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조선업은 수주를 받고 대략 2년 뒤 매출로 이어진다. 즉 올해 매출은 2011~2012년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올리게 된다. 문제는 2011~2012년 당시 선박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간 데다 극심한 불황으로 수주 부진까지 겪었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올해 조선업계의 건조량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의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는데, 이러한 감소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조선업의 올해 생산량 전망치는 1211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추정치 1345만 CGT 대비 10% 줄어든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조선업계의 수주 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수년간 이어져 온 극심한 불황에 따른 기저효과와 불투명한 해운시장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해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철강 - 내수 증가… 수출은 부진 공급과잉에 가격경쟁력 심화, 마이너스 성장 여파 이어질 듯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철강산업은 올해도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데다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철강사들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철강 수요는 소폭 증가세로 전환되겠지만, 국내 주요사업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없어 2012년, 201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철강산업이 크게 회복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포스코 경영연구소는 올해 철강 내수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에 따르면 내수는 상반기 1.3%, 하반기 0.6% 수준의 미약한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자동차·건설용 수요의 소폭 증가와 2년 연속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조선용 수요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경기 역시 철강 수요를 뒷받침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공건설 시장은 LH나 SH공사 등의 공기업 부채와 세수 감소 등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간 건설 수주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해도 저조한 수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수출 여건도 낙관적이지 않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수요는 15억t 규모로 지난해보다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의 철강수요는 경기회복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최대 철강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둔화될 전망이라서 전체적으로 제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해 국내 기업들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에다 철강 제품에 대한 무역 분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 수출량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4.2% 줄었다. 올해도 철강 수출의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박대통령 신년회견] 시민단체 “진전 없어” “불통 불식” 재계 “투자규제 재검토 적극 환영”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과 관련, 시민사회단체의 반응은 엇갈렸다. 첫 소통의 시도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난 1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참여연대 박근용 협동사무처장은 “지난해와 달라진 국정 기조를 기대했던 국민 입장에서는 매우 부족한 신년 구상을 밝힌 것 같다”며 “지난해 1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국론 분열로 바라보며 특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는데 지금도 진전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삼수 정치입법팀장은 “대선 공약이었던 경제 민주화가 실종된 지금 내수 활성화와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강조한다면 실효성과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의 가장 우선적인 요구에 명확한 입장을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정치의 정상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박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다양한 민생 문제의 대안을 제시했고 이를 통해 기존의 야권이 제기한 불통이라는 오해를 해결했다”며 “국회가 다시는 정쟁을 벌이지 않는다면 집권 2년차는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일제히 환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업에 대한 투자 관련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내수 활성화와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경영계는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밝힌다”면서 “선진국으로 거듭나려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 기업가 정신을 회복하도록 규제 완화와 고용유연성 제고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또한 “우리 경제는 엔저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대외환경이 불안하고 내부적으로는 가계부채로 인한 내수 침체 및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경제계는 미래 성장산업 육성과 민생 안정을 위한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걷기 편해진 명물거리 연세로 깔끔한 간판에 젊음의 메카로

    걷기 편해진 명물거리 연세로 깔끔한 간판에 젊음의 메카로

    “명색이 문화지구인데 지금껏 이름에 걸맞지 않았죠. 그런데 간판들을 싹 바꾼 것만으로도 마치 딴 곳이 된 듯해요.” 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사는 강모(45)씨는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신촌 연세대 앞 굴다리에서 지하철 신촌역에 이르는 550m 구간이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재탄생한 모습을 지켜본 소감이다. 서대문구는 이날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개통에 맞춰 간판 개선사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간판 개선사업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이다. 개통식에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박원순 시장, 변녹진 구의회 의장, 우상호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으로 169개 업소의 간판이 모두 교체됐다. 구는 연세로 간판개선 주민위원회와 함께 1개 업소가 여러 개를 내걸어 어지럽게 설치된 간판을 규격과 디자인에 맞게 1업소 1간판으로 말끔하게 개선했다. 고층빌딩에 무질서하게 줄 지어져 있던 돌출 간판을 연립형 간판으로 정리하고 시민통행에 불편을 주는 지주 간판은 모두 철거했다. 오래된 건물에 대해 도색작업도 병행했다. 구는 신촌 명물거리에도 연초 간판 개선작업 계획을 세워 오는 6월 착공, 170여개 업소의 간판을 모두 교체한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기존 4차로를 2차로로 줄여 보도 폭을 넓혔다.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과 긴급차량 통행만 허용된다. 진입 땐 승용차 4만원, 승합차 5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시는 자가용·택시 등이 진입하지 못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신촌 기차역(경의선) 인근 굴다리 앞에 교차로를 신설해 우회하도록 만들었고 신촌 로터리와 연세대 입구 신호체계도 조정했다. 시는 연세로의 교통 환경 개선으로 1990년대 활발했던 신촌의 문화와 상권 부흥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세로 보행자 구역에 자유로운 공연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5∼10월 중 토요일마다 ‘열린 예술극장’을 운영하는 등 고유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할 방침이다. 또 보행자 안전과 편의가 보장되는 ‘보행자 최우선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최대한 보도를 비우며 연세로와 명물거리 전 구간에 벚나무 150여 그루를 심고 띠녹지를 조성한다. 강씨는 “곳곳에 들어선 문화광장에서 행사·이벤트가 활발히 열려 ‘청년문화의 메카’라는 타이틀을 되찾았으면 한다”며 “침체된 신촌 상권 활성화로 이어져 즐거운 신촌, 재미난 신촌, 신나는 신촌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신촌 상권을 활성화하고 젊음이 넘치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서울시 최초로 전신주, 분전함 등을 지하에 매설하고, 연세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조성하는 사업과 병행해 잘 마무리했다”고 반겼다. 또 “통행에 지장을 주는 지주간판을 모두 없앴고, 건물주를 설득해 도장과 도색을 거쳐 새 간판을 설치했다”며 “특히 주민위원회 덕택에 100%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양대 규제 풀린 부동산 거래 활성화 불 지피나

    양대 규제 풀린 부동산 거래 활성화 불 지피나

    주택거래를 옥죄고 있던 양대 규제가 모두 풀렸다.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에 이어 연말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가 폐지됐다. 규제 해제가 거래 활성화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는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높은 양도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참여정부가 집값 폭등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극약처방이었다. 거래 자체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던 사람이 집을 팔 때 세율을 기존의 9∼36%에서 50∼60%로 상향해 2007년부터 적용했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자 2009년부터 1년 단위로 유예를 거듭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지만, 거래 자체를 옥죄어 다주택 보유 심리를 억누르는 정책이기 때문에 폐지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시장은 거래 규제 해제가 심리적으로 주택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주택시장 회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재와 같은 시점에서는 다주택자가 공급자 역할을 한다”며 “‘다주택자=투기꾼’이라는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해소돼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주택자들이 언제든지 매입·매도 시점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전세난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환영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거래 활성화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집값 변동이 안정된 이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임대 목적의 신규 주택 구입 수요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거래 심리를 위축시켰던 불확실성이 제거돼 심리적 회복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당장 눈에 띄는 거래 증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이 거래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은 리모델링 자체가 까다로웠을 뿐만 아니라 수평증축만 허용하고 층수를 높이는 수직증축은 허용하지 않아 건축비 부담이 컸다. 하지만 오는 4월부터 지은 지 15년 이상 지난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15층 이상 아파트는 최대 3개층까지, 14층 이하는 2개층까지 높여 지을 수 있다. 가구 수도 15%까지 늘려 일반에 분양할 수 있다. 집주인 처지에서는 건축비 부담을 줄이면서 새 아파트로 리모델링할 수 있는 길이 트인 것이다. 특히 수직증축 혜택을 보는 아파트가 집값 움직임의 지표 역할을 하는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1기 신도시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주택 거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이나 분당 아파트 시장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리모델링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거래도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 분당 정자동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수익분석 시뮬레이션 결과 건축비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오자 매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근로자 및 생애최초구입자에 대한 내집 마련 디딤돌인 정책 모기지 확대, 임대사업에 대한 신규 청약 허용, 취득세율 인하 등의 정책도 심리적으로 주택 거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인간은 평생 변한다” 그 통찰은 유효한가

    “인간은 평생 변한다” 그 통찰은 유효한가

    유년기와 사회/에릭 H 에릭슨 지음/송제훈 옮김/연암서가/528쪽/2만 5000원 발달심리학이란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무렵부터다. 과거 인간 수명이 50세 정도였을 때에는 인간이 태어나서 스무 살 무렵까지의 심리발달 과정만 알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동심리학이라는 명칭이면 충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발전과 의술의 발달로 수명이 크게 늘어나면서 학자들의 관심은 유아에서 노년에 이르는 일생을 단계별로 나눠 그 특징을 밝히는 것으로 확장됐고 발달심리학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에 이른다. 그 흐름을 주도한 이론가가 독일 출신의 정신분석학자 에릭 에릭슨이다. 그가 1950년에 발표해 발달심리학의 고전이 된 책 ‘유년기와 사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돼 나왔다. 첫 저서이자 출세작으로 1963년과 1985년 두 차례 개정판이 나왔으며 이번에 나온 책은 1985년판을 토대로 삼았다. 에릭슨은 190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확실치 않았고, 어머니는 덴마크계 유대인이었다. 전공인 미술을 포기하고 오스트리아 빈의 정신분석학연구소에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딸 안나 프로이트의 도움으로 1927년부터 6년간 정신분석을 연구했다. 나치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1939년 미국 국적을 얻었고 아동정신 분석 분야에서 명성을 쌓았다. 공식적인 학위가 없었음에도 1949년 UC버클리에서 종신교수직을 제안받았지만 매카시즘 광풍이 대학에까지 몰아치면서 충성 맹세를 요구하자 1년 만에 교수직을 내던지고 학자의 양심을 택했다. 이 책은 그로부터 몇 달 뒤 나왔다. 개인의 심리학적 진화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성격발달이 성인기 초기에 종결되는 것으로 가정한 프로이트와 달리 에릭슨은 인간의 심리사회학적 발달 과정이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난다고 봤으며 인간 자아의 형성을 문화·사회와 관련지어 설명했다. 에릭슨은 이 책에서 임상적 정신분석과 문화인류학적 접근방식을 새롭게 결합해 주목을 끌었다. 반세기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그가 임상을 통해 만난 많은 사람들의 사례와 정체성 위기에 직면한 인디언 부족에 대한 현장연구, 히틀러와 고리키를 통해 독일 국민과 러시아 민중의 정체성을 반추한 내용은 여전히 흥미롭고 설득력을 갖는다. 그는 책에서 유명한 인간발달의 여덟 단계를 소개했다. 구강감각기(0~1세), 근육항문기(1~3세), 보행이동-남근기(3~6세), 잠재기(6~12세), 청소년기(12~20대 중반), 성인기 초기(20대 후반~30대 중반), 장년기(30대 중반~60대 중반), 노년기(60대 후반~)가 그것이다. 인간은 발달 단계별로 기본적 신뢰 대 기본적 불신, 자율성 대 수치심과 의심, 주도성 대 죄책감, 근면성 대 열등감, 정체성 대 역할 혼란, 친밀 대 고립, 생산력 대 침체, 자아완성 대 절망이라는 심리적 위기에 당면하며 이를 잘 넘겨야 자아가 조화롭고 건전하게 발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년기로부터 비롯된 좌절이 이후의 삶과 그가 속한 사회에 드리우는 그림자에 주목했던 에릭슨은 “유년기의 갈등은 문화적 관습과 지배계층의 견고한 지지가 유지될 때 창조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안녕하지 못한 사회… 허기진 ‘공통의 것’

    안녕하지 못한 사회… 허기진 ‘공통의 것’

    공통체/안토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지음/정남영·윤영광 옮김/사월의책/600쪽/2만 8000원 22일에 걸친 철도노조의 최장기 파업과 오는 11일 예고된 의사들의 총파업. 국민 불편과 경제에 큰 주름을 남긴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두 사건의 배경에는 공통점이 있다. ‘민영화’를 둘러싼 논란이다.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 논란 속에서 철도노조와 의사들은 파업이란 비슷한 카드를 비슷한 시기에 꺼내들었다.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운영을 위한 자회사 설립을 철도 민영화의 포석으로 받아들였고, 의사들은 원격진료와 영리병원에 대해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멀리 터키에선 문화유산인 게지공원 일원에 복합 쇼핑몰을 짓기 위한 개발업자들의 움직임에 반발해 대규모 재건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또 브라질에선 대중교통인 버스의 요금 인상 반대집회가 불거졌다. 아랍의 봄과 월스트리트 점거운동도 따지고 보면 비슷한 이유에서 촉발된 것이다. 배경에는 형식적이나마 사회 공공재의 사유화 반대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다중’은 물, 토지, 철도, 의료, 미디어, 금융과 같은 공통의 것을 사유화하는 데 반대하고 민주적 관리를 요구한다. 여기에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사회관계의 네트워크 같은 ‘공통적 관계’까지 포함된다. 세계적 정치 사상가인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네그리(왼쪽)와 미국 듀크대 문학부 교수인 마이클 하트(오른쪽)는 이 같은 상황을 놓고 독일의 사회학자 에리히 프롬처럼 “소유냐 존재냐?”고 되묻는다. 머리를 맞대고 함께 쓴 책인 ‘공통체’(commonwealth)에선 현재 처해 있거나 또는 앞으로 부딪혀야 할 삶의 본질에 대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우리들은 “안녕하십니까”라며 삶의 화두인 ‘안녕’을 묻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이 시대가 안녕하지 않다는 뜻이다. 한편에선 비정규직 노동자와 일자리를 찾는 청년이 넘쳐나고 중산층이 몰락하는 반면 다른 쪽에선 소수의 기업과 금융이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윤이 있는 곳이라면 전 지구를 넘나들며 개인의 행복을 빨아들이는 신자유주의적 자본과 금융이 문제인지, 아니면 복지국가의 실패 내지는 미완의 복지가 문제인지 되묻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란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이들은 ‘공화국’, ‘근대성’, ‘자본’이란 현대 사회의 배경이 된 세 가지 요소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지난한 탐구의 과정은 공공성을 다시 생각하는 데서 시작한다. 저자들이 공동체가 아닌 ‘공통체’를 다시 들고 나온 이유다. 자본주의 체제는 15세기 인클로저 운동과 함께 ‘공유지’(the commons)를 사유화하면서 출발했고 당시 공통적인 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삶을 뜻하던 단어 ‘공통체’는 국가를 의미하는 말로 개념이 변질됐다. 국가와 자본이 ‘공통체’를 파괴한 장본인이기에 역사의 역설이 빚어진 셈이다. 네그리와 하트는 언어와 몸짓, 토지와 철도, 지식과 정보 등이 공통적이지 않다면 일상생활이나 노동현장에서 우리가 서로 상호작용하거나 소통하는 사회적 삶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신자유주의건 사민주의적 복지국가건 문제의 근원에는 사유화와 잇닿은 ‘소유’가 있다고 본다. 그 가운데서도 공통의 것에 대한 사유화는 모두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들은 자본의 사적인 지배 못지않게 국가의 공적 통제에 맞서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통적인 것’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사유화의 반대는 국유화가 아니라는 뜻이며, 자본주의 못지않은 사회주의의 천편일률적 틀을 들춰낸다. 책은 ‘제국 3부작’의 최종편이다. 제국(2000년), 다중(2004년)에 이은 역작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란 공통적인 것을 사유화하려 했던 시도와 다름없다고 단언하며, 2008년 금융위기와 이후 계속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음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들은 다중의 민주적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유일한 대안이라고 본다. 공통적인 것을 공유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책은 ‘제3의 길’을 표방하는 듯하지만 실은 공산주의 2.0에 가깝다. 대학 전공서적처럼 어려운 개념들로 가득 찬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아이젠 없이 겨울산을 오르는 것처럼 벅차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환율 변동성 최악… 3차 엔저 쇼크 현실화되나

    환율 변동성 최악… 3차 엔저 쇼크 현실화되나

    새해 첫 거래일부터 무너졌던 원·엔 환율이 3일 심리적 지지선인 100엔당 1000원대를 회복했지만 엔저(低)가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1990년대 중후반 국내 수출 악화와 외환위기를 불러온 1차 엔저쇼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당시와 달리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화돼 현재의 엔저가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감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5.03원 오른 1012.47원(오후 3시 기준)으로 거래됐다. 지난 2일 990원대로 떨어지며 엔저 쇼크의 우려를 불러왔던 원·엔 환율이 하루 만에 1010원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의 속도가 조절될 수는 있지만 엔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엔화 가치의 하락 추세가 워낙 견고해 계속 떨어질 수 있다”면서 “한번 900원대로 내려갔기 때문에 앞으로 980원, 95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세계적 투자은행(IB) 14개가 전망한 엔·달러 환율 평균은 3개월 뒤 104.92엔, 6개월 뒤 105.58엔, 1년 뒤 109.86엔이다.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엔저는 과거 2차례 엔저에 비해 환율변동성이 가장 커 국내 경제에 더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가 시작되기 전인 2012년 9월 달러당 78.2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새해 3일 104.2엔으로 엔화 가치가 24.9% 떨어졌다. 역대 엔저 중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주요 7개국(G7)이 엔저 유도에 합의한 ‘역(逆) 플라자 합의’ 이후 진행된 1995년 6월부터 이듬해 7월의 1차 엔저 쇼크 당시 엔·달러 환율은 84.5엔에서 109.4엔으로 엔화 가치가 22.8% 떨어졌다.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한 2004년 12월~2007년 6월의 2차 엔저 쇼크 때는 엔·달러 환율이 103.8엔에서 122.6엔으로 15.3% 떨어졌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소재나 중간재 산업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고, 중장기적으로는 외부 여건이 다 좋아도 엔저 때문에 국내 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엔저·원고에서도 1·2차 엔저쇼크 때와 달리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타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2년 중반부터 엔저가 이어지고 있는데 일본의 수출은 눈에 띄게 늘지 않았고 국내 기업들도 지난해 어느 정도 수출에 선방했다”면서 “과거 엔저 쇼크처럼 국내 경제에 바로 타격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아베노믹스 때문에 조금 더 오래 가는 것일 뿐 과거 엔저의 평균 수치를 보면 전환될 시점에 다다랐다”며 “엔·달러 환율 103~104엔대까지도 충분히 괜찮을 수 있고 110엔대까지 일시적으로 과열(오버슈팅)되면 농산품이나 중소기업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사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재계 총수들의 경고

    재벌 총수들의 신년사는 적에게 밀려 벼랑 끝에 선 장수(將帥)의 심정처럼 비장했다. 외환 위기와 금융 위기 이후 한 번도 비상다운 비상을 하지 못하고 게걸음을 하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마지막 경고로 들렸다. 총수들은 위기를 넘어설 수단으로 하나같이 혁신을 주문했다.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일갈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또 한 번 과감한 도전과 변화를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위기’를 여섯 번이나 언급했듯이 올해도 국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구촌 전체를 휘감은 경기침체는 새해에도 크게 나아질 조짐이 없다. 미국은 좀 좋아질 듯하자 양적 완화 축소로 우리를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에 찬물을 뿌렸다. 주변국들은 무시하고 엔화를 계속 푸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공세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은 무서운 기세로 기술 경쟁에서 따라붙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 끼어 숨이 막힐 듯한 한국의 외교적 상황이 경제에서도 똑같다. 어두운 그림자는 새해 벽두부터 공습하듯이 몰아닥쳤다. 걱정했던 엔저의 가속화는 현실화돼 원·엔 환율은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100엔당 1000원이 무너졌다. 달러는 덜 풀고 엔은 계속 풀 경우 엔화 약세는 지속돼 올 연말에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96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엔의 가치가 떨어지면 주요 수출품목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 기업에는 커다란 악재가 된다. 이 바람에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말 수치와 비교해 이틀 동안 3.2%나 하락했다. 위기 돌파에 대한 총수들의 방향 제시와 같이 우리 기업들은 절체절명의 심정으로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 그 첫째가 혁신이다. 생존 기반마저 흔드는 내외 환경을 극복하고 외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품의 혁신을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둘째, 아무도 접근하지 못할 미래의 신산업을 개척해야 한다. 창조적 아이디어를 짜내는 데 골몰해야 하며 비록 실패의 위험이 있더라도 도전에 겁을 내서는 안 된다. 불황일 때 투자하라는 말과 같이 이런 바탕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기업 경영의 성패는 곧 국가 경제의 부침과 같다. 기업이 살아야 경제도 살고 국가도 도약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의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혁신과 변화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고용과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 세계 1등인 기업이라도 아무도 따르지 못할 혁신을 이뤄내야만 자리를 지킬 수 있다. 넘볼 수 없는 경쟁력으로 무장한 기업에 두려울 것은 없다. 혁신, 또 혁신이다.
  • [2014 업종별 기상도] 자동차

    [2014 업종별 기상도] 자동차

    올해 국산자동차 산업은 안팎으로 시련을 맞을 전망이다. 국내외 자동차 판매시장은 소폭 커지겠지만 밖에서는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안에서는 유럽산을 중심으로 한 수입차가 체급별로 다양한 신차를 내놓으며 점유율을 잠식할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4%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 한 해 전세계에서 8460만대의 차가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8124만대)보다 4.1% 증가한 수치다. 미국의 자동차시장 조사기관 LMC오토모티브는 지난해보다 4.8% 많은 9034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시장을 이끌었던 미국과 중국 시장은 성장이 둔화하는 반면 재정위기 등으로 오랜 침체에 빠졌던 유럽 시장은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체 판매율이 7.9% 증가했던 미국은 양적 완화 축소 등으로 할부 금융시장이 위축돼 올해 성장률이 3.4%에 그칠 전망이다. 중국은 중서부지역과 3, 4선 도시 중심으로 자동차 수요가 늘겠지만 경기가 둔화되고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신차 등록 제한조치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15.9%)에 못 미치는 9.4%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던 유럽은 경기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1408만대의 차량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는 경쟁력을 완전히 회복한 일본차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진수 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는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으나 부품조달 비용 절감, 소규모 고효율 공장 건설 등 내부혁신을 전개했고, 아베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된 엔화 약세에 힘입어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일본차 업체는 엔저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판촉 공세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과 혼다는 각각 17만 5000대와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멕시코 신공장을 가동해 소형차의 현지 생산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 도요타는 중국 등 신흥시장 공략 채비도 마쳤다. 지난해 11월 연비 등 상품성을 개선하고 가격을 내린 세단과 해치백 등을 선보였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일본, 유럽차 브랜드의 전력이 약화된 틈을 타 고성장을 지속해 온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는 경쟁업체들의 부활과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 등 이중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국산차 업체들은 현지 생산 물량을 늘려 환율 리스크를 줄이고, 품질을 강화한 신차 수출을 확대해 위기를 헤쳐 나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중국과 브라질에서 각각 40만대와 15만대 규모의 공장을 세우고 지난해 현대차의 터키와 중국 3공장 생산능력을 늘린 데 이어 올해 기아차 중국 3공장(30만대)과 현대 쓰촨상용차 공장(15만대)을 완공해 신흥시장에서 고삐를 조일 예정이다. 상반기 중 신형 제네시스를 유럽과 미국에 출시하고, 대형 세단 K9과 신형 쏘나타, 쏘울 등 전략 모델의 수출도 본격화한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도 신흥시장 수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해외수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자동차 수출물량이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320만대에 이르고, 수출금액은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510억 달러로 전망돼 물량과 금액 면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시장에서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과 차급별로 다양한 신차를 앞세운 수입차의 공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는 전년보다 20% 증가한 15만 5000대로 추정된다. 수입차 업계는 소비심리 위축, 가계부채 증가 등을 고려해 올해 예상 판매량을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전년보다 10% 증가한 17만 4000대가 팔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2000㏄ 초과 차량의 개별소비세와 유럽산 차의 관세가 추가 인하되는 등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점 등을 고려, 올해 수입차 판매량을 전년보다 14.6% 증가한 18만대로 예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빚 많은 공기업들 해외사업 대폭 축소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빚이 많은 주요 공기업들이 국내자산을 포함해 해외자산 매각에 나서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필수자산을 빼고는 모두 팔아서 부채를 줄이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공기업들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6개 해외자원 개발사업 중 큰 손실을 냈거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는 캐나다 유전개발업체인 하베스트가 유력한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석유공사는 2009년 12월 약 3조 8000억원을 투자해 이 회사를 사들였으나 북미지역 석유산업 침체 등으로 지난해 말까지 누적적자는 8000억원 넘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 수급상황에 따라서 알짜 자산이 될 수 있는 곳도 있는데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대한석탄공사는 유일한 해외자산인 몽골 누르스트 훗고르 탄광의 매각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매장량만 1억 900만t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해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석탄공사는 국내에 보유한 6930만㎡ 규모의 임야를 단계적으로 파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국전력은 캐나다 데니슨사 지분 등 3개 우라늄 확보 사업의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 사업에는 2007~2009년 모두 805억원을 투자했지만 지금까지 매장량이 얼마인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호주 GLNG 프로젝트 등 추가 투자비가 불어나거나 손실 나는 사업의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 또 미국과 중국 등 5개 해외지사와 4개 해외법인을 2년 안에 청산할 계획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30여개 해외자산 가운데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과거 해외자원 개발을 내세운 정부 등에 떠밀려 벌였던 사업을 단기간에 정리하기도 쉽지 않은데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공기업들이 이처럼 자산 매각을 서둘러도 단기간에 부채를 큰 폭으로 줄이기는 어려워 공공요금의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스공사는 새해 첫날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5.8% 올렸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전기요금 또한 원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현오석 경제부총리 인터뷰] “올 경제 연중 고른 성장 예상… 예산 조기집행 비율 줄일 것”

    [현오석 경제부총리 인터뷰] “올 경제 연중 고른 성장 예상… 예산 조기집행 비율 줄일 것”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다동 예금보험공사에서 만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철도파업으로 국민들이 방만 실태를 알게 됐다”며 “향후에도 노조가 억지 주장으로 공공기관 개혁을 막는다면 연봉과 방만 경영 실태 등 정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물가로 인한 일본식 저성장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했다. 정부의 올해 3.9%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금년의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세계경제 성장세를 예상할 때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고용률 70% 달성에만 집착하지 않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해에 적자 예산을 편성했지만 지난해보다는 예산 조기집행 비율을 줄이겠다고 했다. 지난해와 같은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니라 1년간 고른 발전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경제성장률을 3.9%로 잡은 것을 두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비판이 많다. -3.9%는 정부의 희망 사항이 아니다. 중립적인 전망치다. 정부는 지난해 3월에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정책패키지의 효과가 없으면 2013년에는 2.3%만 성장할 거라고 전망했고 연말에 경제성장률을 2.8%로 상향했다. 주택거래량, 소비심리지수, 산업생산 등의 지표를 볼 때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또 지난해 실행했던 투자 활성화 대책 등 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올해 나타날 것으로 본다. 주택 매매 활성화 대책도 올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세계경제 상황이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파업에서 볼 수 있듯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으로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공공기관의 부채와 방만 경영은 우리나라 경제 전체의 취약점으로 작용한다. 부채가 많으면 대외적인 신뢰도가 떨어진다. 과거 정부와 달리 이번에는 전 부처와 전 공공기관이 나서 첫 번째 국정과제로 추진할 것이다. 개혁안도 정부의 지시가 아니라 노사가 스스로 만든다. 기관의 합리적인 개선안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채나 방만 경영에 대한 정보 공개로 압박할 것이다. 이번 철도파업이 좋은 예다. 많은 국민이 이번 파업으로 철도공사 직원의 연봉, 방만 경영, 정부 지원금 규모 등을 새롭게 알게 됐다. →지난달 발표한 공공기관 개혁안에 ‘낙하산’ 인사 근절 대책이 빠져 있다. -공공기관들이 부채관리개선안 등을 제출하면 2주 단위로 소관 부처가 진행 정도를 살피게 된다. 또 오는 9월에는 중간평가를 한다. 낙하산 논란은 결국 공공기관 기관장의 자질 시비인데 중간평가에서 성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실적이 없으면 그 누구라도 해임 건의를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철도파업에 강경 대응만 한 것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봐야지 철도공사 직원의 입장에서 봐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 서비스를 높이는 방향은 철도 독점이 아니라 공공부문 간의 경쟁이다. 민영화를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른 국가의 예를 봐도 경쟁 없이 서비스 질을 높일 수는 없다. 독점 지위를 버릴 수 없다는 철도공사의 입장은 타당하지 않다. →정부는 의료·철도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는데 시장은 민영화의 초입 단계라고 믿는다. -이번 정부는 공공서비스에 대해 민영화하지 않는다. 단지 공공부문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영리 의료 법인을 허용할 생각은 없다. 의료 법인에 자법인(자회사)을 만들게 해 수익을 병원에 돌려주고, 의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다. 병원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다. 단지 출연만을 기다린다. 따라서 의료 부분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가장 우수한 이들이 의료계로 몰린다. 자본만 있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민영화와 전혀 관계가 없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에만 매달려 일자리의 질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는 경제성장률이 아니라 고용이다. 경제성장률만 높고 일자리가 없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정부의 고용정책 결과가 고용률 70%이지,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고용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성장으로 일자리 중심의 경제회복을 하는 것이다. 둘째, 경제성장에도 잘 늘지 않는 여성 및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셋째,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를 줄이는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아베노믹스, 엔저 현상 등 리스크가 많다. -지난해 왜 경기부양정책을 화끈하게 못하느냐는 비판을 듣곤 했는데 리스크 관리에도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고, 가계부채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조치는 올해뿐 아니라 2~3년간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금리의 큰 방향이 변한다고 보고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가계부채 대책이 이번 달에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가처분소득의 160%여서 규모도 크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크게 3가지 대책이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의 소득을 늘려야 한다. 또 주택 거래 정상화로 매매 수요를 늘리면 추가 대출이 줄어든다. 가계부채 구조도 바꿔야 한다. 비은행권은 신용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원금 만기일시상환 관행을 고정금리·원리금 분할상환으로 바꾸는 방안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문제는 미국도 4년이 걸렸다. 수술하듯 도려내기는 힘들지만 종합적인 접근으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완만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주택 매매 활성화와 전·월세 가격 안정도 숙제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턴어라운드(전환)했다고 본다. 주택가격이 더 떨어진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분양시장이 과열되거나 오픈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리기도 한다. 문제는 전세가격도 같이 오르는 것이다. 주택 거래를 활성화해 전세 수요를 주택 매매로 돌려야 한다. 전세가격이 주택값의 80%까지 올랐는데도 집을 안 사는 것은 세금 때문이다.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의 정책이 큰 의미가 있는 이유다. 반면 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이들은 전·월세에 대해 세제나 금융 지원을 해 줘야 한다. 청년을 위해 공유모기지론도 늘렸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주택 부분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소득세 최고과표구간 조정과 법인세 최저한세율 조정을 볼 때 정부가 증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세목의 신설이나 세율 증가와 같은 ‘좁은 의미의 증세’보다는 세원을 넓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도 과거 10년간 감세 기조로 경제 활동을 활성화했다. 최근 국회의 논의는 본격적인 증세보다 최고과표구간을 낮추거나, 최저한세율을 움직이는 부분적인 변동이다. 따라서 정부도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장기간의 저물가로 우리나라도 일본식 저성장으로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많다. -아직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고 있다. 또 지난해 물가 안정은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이 안정돼서다. 올해에는 2가지 요인이 지난해와 달라지면서 물가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통화량 축소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이 만연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투자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경기의 추가적인 침체 또는 회복 지연을 막기 위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올해 예산 조기집행을 지난해와 같은 정도로 하게 되는가. -올해도 약간의 조기집행은 생각하고 있지만 예산 조기집행 비율은 지난해보다 떨어뜨릴 것이다. 지난해와 같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성장세보다는 고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올해는 정부의 재정 주도 성장만으로 경기회복을 이끈 지난해와 달리 민간 주도 성장을 또 다른 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 확장적인 기조는 유지하지만 재정의 역할이 지난해보다 적어질 것이다.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2014 업종별 기상도] ICT·전자

    [2014 업종별 기상도] ICT·전자

    2014년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와 우려다. 선진국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부터 민간소비, 투자까지 지난해보단 나은 한 해가 펼쳐질 것이라는 비교적 낙관적인 기대가 있다. 이 때문인지 소비자심리지수(CCSI) 등 심리지표는 이미 상승세다. 하지만 낙관만 하기엔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나라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고, 믿었던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함에 따라 수출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증가도 해묵은 악재다. 새해를 맞아 업종별 기상도를 짚어 본다. 말의 해다. 답답한 경기 상황을 바라보는 국민은 우리 경제가 경주마처럼 달려 주길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올해 경기는 말보다 소걸음에 가까울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크게 보면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PC, 가전 시장까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인 전자업계의 경기 특성은 ‘상저하고’형이다. 크리스마스 세일에 지갑을 열었던 선진국 소비자들이 연초 잠시 알뜰 모드로 돌입했다가 추수감사절 등을 중심으로 다시 하반기 소비를 시작하는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변수가 있다. 소치동계올림픽(2월)과 브라질월드컵(6~7월)으로 이어지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다. 이 때문에 예년과는 다른 ‘상고하저’형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기대가 큰 쪽은 TV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다. 지난해 90%를 넘어선 평판 TV 보급률과 대형 패널 시장 부진 등으로 두 업종 모두 성장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TV 업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공격적인 특판 행사를 통해 연말 쇼핑의 흐름을 상반기까지 이어 가려는 모습이다. 울트라고화질(UHD) TV는 새 구원투수로 꼽힌다. 삼성과 LG 모두 아직 대중과는 괴리가 있는 고가의 UHD TV의 가격을 대폭 낮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스포츠 특수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 정도다. 최근 몇 년간 수출과 내수에 있어 효자 노릇을 해 온 스마트폰 시장 상황도 밝지만은 않다. 스마트폰의 수요 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시장으로, 초고가 제품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이동함에 따라 평균판매단가(ASP)가 낮아져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스마트폰은 12억 7000만대 정도가 팔려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며 한때 70%에 육박했던 전체 매출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까지 내려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갤럭시S5를 출시하는 삼성전자 역시 하이엔드 시장의 한계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 감소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과 애플을 제외한 3위 이하 그룹에는 인수·합병(M&A)이나 대형 구조조정 같은 한파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까지 스마트폰 시장이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 등 혁신성을 무기로 삼았다면 올해는 원가 경쟁력, 규모의 경제, 개발 속도 등이 경쟁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두권에서 뒤처진 업체들은 혹독한 한 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다행히 반도체 업계의 기상도는 비교적 맑음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이 2009년을 단기 저점으로 회복세에 진입한 가운데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저전력 반도체가 시장회복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모바일 D램이 최초로 PC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 폭락만 피할 수 있다면 D램 시장의 절대 강자 자리를 꿰찬 국내 업체들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공급 증가로 연간 36%가량 내려간 D램 가격이 올해 역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폭은 전년의 절반 이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8개 업체가 치킨게임을 벌이던 D램 업계가 삼국시대(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돌입했다는 점도 우리나라 입장에선 호재다. 국내 업체의 기술력이 한발 앞서 있다는 것도 다행인 점이다. 지난 연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2배로 높이고 소비전력은 40%까지 낮춘 차세대 모바일 메모리 ‘8Gb(기가비트) LPDDR4’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주파수 재분배에 따라 롱텀에볼루션(LTE)을 들고 속도 경쟁을 한 이동통신 업계는 일단 숨 고르기를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LTE 가입자가 전체 스마트폰 고객의 70%에 달한 상황에서 기존의 출혈 경쟁보다는 저마다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년간 국내 정보기술(IT)산업을 끌고 온 것은 스마트폰이었고, 그 속도에 맞춰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품 산업이 수혜를 보는 모습이었다”면서 “선두에 섰던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안타깝게도 올 한 해 전자와 IT 산업의 성장 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53명 “朴정부 경제민주화 긍정적”… “中企에 실질적인 혜택은 미흡”

    박근혜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계속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6월 말 ‘201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경제민주화에서 경기활성화로 경제정책의 방향타를 틀었고, 이때부터 경제민주화 공약이 후퇴, 축소됐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지난해에 경제민주화 정책을 충분히 이행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울신문이 경제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의 경제민주화 대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53명으로 부정적인 평가(42명)보다 많았다. 답변 내용을 살펴보면 ‘충분하다’ 33명, ‘너무 많았다’ 20명, ‘부족하다’ 32명, ‘많이 부족했다’ 10명, ‘기타’ 5명이었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하도급법 개정,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가맹사업법 개정, 대기업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당초 계획했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속속 입법하는 데 성공한 사실에 후한 점수를 줬다. 한 전문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은 경제민주화 정책의 취지에 적합한 조치”라며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는 유지하면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시킨 것도 기업의 부담을 줄이면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제민주화 정책이 여전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시장 구조를 만드는 데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지난해엔 단기 정책이 난립하면서 실제로 중소기업들에 돌아가는 경제민주화의 효과는 낮았다”며 “경제민주화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정부가 공약 이행을 위해 경제민주화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기업들의 투자만 위축시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전문가는 “기업에 대한 과도한 제재가 신규 투자 감소로 이어졌다”면서 “2년 연속 2%대의 저성장이 계속되는 경기부진을 감안할 때 현재는 경제민주화보다 경제활성화 대책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경제민주화 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활성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공정한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 투자가 위축되지 않는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기활력 제고 등 성장 촉진 부문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경제민주화 대책은 기업에 대한 규제만 더 늘려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경제민주화 없이는 중소기업과 내수가 살아나길 기대하기 어렵고, 내수 진작과 중소기업 활성화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도 어렵다”면서 “경제 시스템의 공정성을 높여 우리 경제의 중장기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경제민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새해 부동산 전망] 취득세 인하 등 효력…집 구매 수요 늘 것

    [새해 부동산 전망] 취득세 인하 등 효력…집 구매 수요 늘 것

    새해 주택시장은 정상적인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겠지만 더 이상 침체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많은 전문가는 주택시장에서 보합세 내지는 소폭의 가격 회복과 거래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움직임은 단순 경제논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주택시장의 특징은 구매능력을 갖춘 수요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구매욕구가 뒤따르지 않아 거래부진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주택 공급이 풍부하고, 주택 구매 금융상품이 다양한데도 거래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미래의 집값 상승에 대한 불투명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새해에는 주택시장의 불투명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외부 변수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집값 하락이 멈추고 거래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거로 세계 경제여건 개선과 국내 경기 회복을 든다. 특히 지난해 오랫동안 끌었던 취득세 영구인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법안이 통과돼 정책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장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에 총부채상환비율(DTI),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등 규제가 추가로 풀린다면 주택 구매 수요자들의 심리를 자극, 가격·거래 회복은 눈에 띨 것으로 전망된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1일 “경제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저금리 유지, 취득세 등 거래세 인하, 주택시장에서의 소비자의 기대심리 회복으로 가격 하락보다는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유형 모기지 확대, 재건축 수직증축 바람 등이 주택거래 촉진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수도권은 상승세가 지속되기보다는 보합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지방 주택시장은 차별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상승 압박, 가계부채 증가 등의 복병으로 상반기 주택가격 상승세가 하반기에 소폭 둔화될 여지가 있지만, 정부의 공급조절 정책과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강보합세 내지는 소폭 상승을 점쳤다. 그동안 집값 회복을 소극적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도 대부분 지난해보다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인중개사들도 대부분 보합 내지 상승을 점쳤다. 부동산써브가 회원으로 등록된 공인중개사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보합(51.8%)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완만한 상승(35.3%), 급격한 상승(1.0%)을 예상했다. 주택거래량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가 폭은 2012년 수준에 비해 소폭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셋값은 새해에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상승폭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수요의 구매 전환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유형 모기지 판매로 전세 수요의 구매 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공유형 모기지를 통한 구매 수요 전환은 2만여 가구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따른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이 눈에 띄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전세 선호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세 물량 부족, 월세 물량 증가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시장 이자율(연 3% 정도)보다 수익률이 높은 월세(8~9%)로 돌리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새로 준공되는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것도 전세 감소, 월세 증가 현상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 강세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구는 월세로 돌릴 수밖에 없어 월세 수요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월세는 수요·공급이 모두 증가,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다만 월세 이율(월세 전환율)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월세 물량이 증가, 집주인들의 임대 경쟁이 예상된다. 또 월세 전환은 전셋값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 둔화로 월세 이율도 약세를 띨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38명 “체감경기 작년과 비슷” 13명 “부동산값 하락”

    38명 “체감경기 작년과 비슷” 13명 “부동산값 하락”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분야는 실물경제다. 경제성장률, 금리 등 숫자로 대변되는 경기지표보다는 ‘경기가 살아날까’에 더 관심이 많다. 기업 투자, 부동산 시장, 체감 경기 등 새해 실물경제 전망에 대해 전문가 대부분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기업 투자와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보다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표와 실물경제 간 괴리로 체감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친 만큼 새해에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 100명 중 44명이 ‘부동산 경기가 약간 상승한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 전세가격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사이트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9.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반작용으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재철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가격이 높은 데다 금리가 낮아 주택을 구매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경기 진작을 위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중소형 주택 시장이 과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41명에 달했다. 부동산 소유에 대한 개념이 바뀌면서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생산 가능 인구가 줄고 가처분소득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부동산을 반드시 구매하기보다는 빌려 쓰는 사람들이 늘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부동산 경기가 하락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13명이었다. 취득세 감면 혜택에도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는 등 정부의 정책은 단기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취득세 영구 감면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호재인 데다, 공유형 모기지론은 수혜 대상이 너무 적다”며 “부동산 대책이 시장 친화적인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 투자 활성화 대책을 올해부터 분기마다 내놓기로 했다. 중소기업·신성장산업·지역 투자·외국인 투자 등 4대 분야 투자 촉진 프로젝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보단 국제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 투자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48명이 기업 투자가 약간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은 27명, 약간 힘들 것이라는 의견은 16명이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설비 투자가 감소한 것에 대한 기저 효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나 유로존 등 세계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투자의 양극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정책금융공사는 2014년 국내 기업의 설비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2.7%와 7.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기업 수익성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뉘어 양극화되고 있다”면서 “대기업은 자금에 여유가 있어 투자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로 기업 심리가 위축돼 있는 데다 노사분규, 높은 임금 등의 이유로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지표와 달리 체감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38명이 ‘올해 체감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약간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33명, 약간 힘들다는 의견은 23명이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은 회복하겠지만 체감 경기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그러나 3% 후반대 성장을 기록하더라도 과거 경제성장률 4~5%에 비해 적은 수치인 만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미국, 유로존 등 선진국의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아지겠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지표상 회복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감 경기 악화 원인으로는 가계부채, 수출 경쟁력 약화, 내수 부진 등이 꼽혔다. 한 전문가는 “거시지표가 다소 나아진다 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질 자산이 줄어들고 가계부채가 늘어나 국민이 느끼는 경기는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 (가나다순)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구형택 한국타이어 전략기획팀 상무 ●권영준 팬택 재경팀장 상무보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김근수 여신협회장 ●김노창 전주대 경영학부 교수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김복태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지원담당 상무이사 ●김상범 SK C&C기획본부장 ●김상우 르노삼성자동차 영업총괄 이사 ●김성수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 이사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성현 LG유플러스 금융담당 상무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 전략실장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전략기획실 상무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정철 현대건설 부사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 연구위원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태훈 한진해운 경영기획팀장 ●김호균 금호 기획재무담당 ●김홍일 현대산업개발 상무 ●김희수 KT 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 ●남창경 한화생명 투자전략팀 상무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류경수 GS샵 CFO 상무 ●류제영 현대해상 기획실장 ●문장섭 삼성화재 재무기획팀 상무 ●박민희 현대백화점 재무담당 상무 ●박상규 대한건설협회 부회장 ●박인섭 교보생명 노블리에 지원팀장 ●박홍재 현대자동차 부사장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자산분석부 전략팀장 ●송영권 LG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그룹장 ●신권식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상무 ●신동휘 CJ대한통운 전략지원실장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 ●안현식 NHN 엔터테인먼트 재무기획실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학회장 ●오진석 GS리테일 경영지원부문장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유용준 남양유업 재경본부장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 소장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윤용로 외환은행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 작년 국내증시 침체에 변액보험 수익률 ‘뚝’

    작년 국내증시 침체에 변액보험 수익률 ‘뚝’

    올해 변액보험에 가입한 보험 가입자들은 앞으로 펀드 운용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변액보험의 1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해외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최고 5배 높았다. 1일 생명보험협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변액보험 펀드 가운데 지난 한 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해외 주식형 펀드인 미래에셋생명의 ‘글로벌 컨슈머주식형 펀드’(2012년 2월 14일 설정)로 32.5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고배당 주식형 펀드인 메트라이프생명의 ‘배당주식형 펀드’(2005년 10월 4일 설정)로 수익률은 20.81%였다. 변액보험 펀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것은 삼성생명의 ‘일반 주식형 펀드’(2010년 1월 5일 설정)로 6.15%의 수익률을 냈다. 나머지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거나 1~2%대의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신한생명의 ‘종신 Tops프리미엄 주식형 펀드’(2008년 10월 2일 설정)는 -7.63%의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는 좋은 성적을 냈다. 미래에셋생명 외에 ACE생명의 ‘해외 성장형 펀드’(2007년 6월 8일)의 수익률은 23.07%였다. ING생명의 ‘유로주식재간접형 펀드’(2008년 4월 28일 설정)는 20.6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생명의 ‘인차이나코팬 주식형 펀드’(2007년 5월 30일)의 수익률은 13.72%였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라틴아메리카 재간접 펀드’(2007년 9월 7일 설정)로 -13.14%의 수익률을 냈다. 이처럼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 사이에 수익률 차이가 컸던 것은 시가총액 등에서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미국 등 아메리카 지역의 시가총액 규모는 2012년 말 대비 19.76% 뛰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아프리카, 중동 포함) 지역의 시가총액 규모는 각각 9.40%, 17.55% 올랐다. 그러나 한국 증시는 지난달 30일 장 마감까지 시가총액은 2.74% 오르는 데 그쳤다. 변액보험 초회 수입 보험료는 지난해 7월 5307억 6300만원, 8월 6255억 9300만원, 9월 7009억 9100만원, 10월 7907억 7800만원으로 매달 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펀드마다 수익률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 펀드만 꾸준히 유지할 것이 아니라 틈틈이 수익률 비교를 해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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