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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애경그룹회장 장영신(한국경영사학회 지음 및 펴냄) 여성으로 드물게 재계 총수로 활동한 장 회장의 생애와 경영이념에 대한 연구서. 남편의 뒤를 이어 갑자기 CEO가 된 장 회장이 어떻게 ‘경영의 천애 고아’에서 ‘경영 어머니’로 거듭 날 수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그렸다. 애경유지공업에서 시작,18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화학공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갖는 애경의 역사가 장 회장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1만 8000원 ●워런 버핏의 부(로버트 마일즈 지음, 권루시안 옮김, 황매 펴냄)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런 버핏은 어떻게 서른살에 백만장자가 되고, 지속적으로 부를 축적하며, 증대시키는가. 그의 투자철학과 원칙, 실제수익률, 자산배분이 세세하게 묘사됐다.1만 4000원 ●해킹침입의 드라마(케빈 미트닉·윌리엄 사이먼 지음, 이성희·송흥욱 옮김, 사이텍미디어펴냄) 전설적인 해커로 추앙받는 인물, 케빈 미트닉이 해킹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해커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소설의 형식으로 재구성.1만 5000원 ●마케팅은 미친 짓이다(더그 홀·제프리 스템프 지음, 임정재 옮김, 한스미디어펴냄) 판매와 마케팅에 필요한 100가지 진실과 402개 실천 아이디어를 제시한 책. 기존에 알고 있던 마케팅 지식을 버리고 견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케팅의 허상을 파헤쳤다.1만 6000원 |유아·아동| ●퐁퐁이와 툴툴이(조성자 글, 사석원 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숲속 옹달샘 두 개, 퐁퐁이와 툴툴이. 동물친구들에게 물을 나눠주는 퐁퐁이와는 달리 인색한 툴툴이에게는 가을 낙엽이 쌓여 숨을 쉴 수가 없는데….4세 이상.8000원. ●이야기에 홀딱 반한 괴물(사빈 드 그레프 글·그림, 김화영 옮김) 용감한 기사 로제가 칼과 창이 아니라 지혜로운 이야기 솜씨로 무시무시한 괴물을 물리치는 줄거리.‘이야기’가 칼보다 더 힘이 셀 수 있음을 알아챈 아이들, 독서의 참의미를 깨닫게 되지 않을지? 4세 이상.8500원. |초등·청소년| ●봉숭아꽃 선녀님(이상교 글, 김복태 그림, 으뜸사랑 펴냄) 눈밝은 작가가 요즘 아이들의 속성과 내면을 훤히 꿰뚫어 봤다. 깍쟁이, 새침데기, 많이 가질수록 행복한 것인 줄 아는 아이…. 단편 14편 속의 다양한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진지하게 ‘삶의 그늘’까지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초등생.1만원. ●멍멍 나그네(마해송 글, 김세현 그림, 계림 펴냄) 한국 창작동화의 선구자인 마해송(1905∼1966)이 1960년에 쓴 장편동화. 밤에는 도둑을 감시하고 낮에는 사슬에 묶여 꼼짝 못하는 서글픈 신세의 ‘똥개’ 베스가 주인을 따라나섰다가 그만 숲속에서 길을 잃었다. 하지만 두려움은 잠시. 자유 가득한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될 줄이야! 초등고학년.8500원.
  • 경비행기 출현에 워싱턴 ‘공포의 15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1일 정오(현지시간)쯤 워싱턴 상공의 비행 제한구역으로 비행기 1대가 침입, 백악관 쪽으로 접근하면서 워싱턴 일대에 테러주의 경보가 발령되는 등 큰 소란이 빚어졌다. 황색경보가 발령된 지 4분 만에 적색경보로 두 단계 격상되면서 백악관과 주변의 대법원, 재무부 및 의사당에서 근무하던 직원과 관광객 수천명이 대피하고 F-16전투기가 출격하는 등 15분 동안 혼란 상황이 계속됐다. CNN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가장 충격적인 상황을 연출했던 이번 소동으로 워싱턴이 공포에 떨었다고 전하면서, 워싱턴의 방공망에 문제가 없는지 정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사태는 오전 11시59분쯤 동체 앞에 단발 프로펠러 엔진을 단 2인승 세스나 152 경비행기가 항공 관제사의 명령을 무시한 채 메릴랜드주 상공으로부터 워싱턴을 향해 비행, 백악관으로부터 15마일 떨어진 북쪽 상공까지 접근하면서 일어났다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발표했다. 그러나 CNN,AP,AFP 등 주요 언론은 3마일(4.8㎞)까지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세스나 항공기는 미연방항공국 소속 관제사의 경고도 무시한 채 비행제한구역을 비행 중이어서 최악의 경우 격추까지도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세스나를 막기 위해 F-16 전투기 2대와 블랙호크 헬리콥터 2대가 요란한 굉음을 내며 출격,4발의 경고 섬광탄을 발사한 끝에 2명이 타고 있던 세스나를 메릴랜드주의 한 공항으로 유도, 강제 착륙시켰다. 경찰은 두 사람의 신병을 확보, 경위를 조사한 뒤 우발적인 사고로 보고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신원과 이들이 어떤 동기에서 워싱턴 상공을 침범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세스나 출현으로 미 안보 당국은 기관총으로 무장한 요원들을 동원, 백악관과 의회 등지의 상주자와 출입기자, 관광객 등 수천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dawn@seoul.co.kr
  • 휴지 한 장에 경보먹통…보석단지 뚫렸다

    휴지 한 장에 경보먹통…보석단지 뚫렸다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희대의 귀금속 절도사건이 전북 익산 귀금속센터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내부 사정을 잘아는 2인조 전문털이범의 소행으로 보고 몽타주를 배포, 뒤를 쫓고 있다. ●범행 11일 오전 2시에서 4시 사이 전북 익산시 영등동 이리 귀금속보석판매센터에서 100억원대(상인 주장)의 귀금속이 하룻밤 사이에 모두 털렸다. 사설경비업체인 캡스 익산지사는 이날 오전 3시54분쯤 비상벨이 울려 현장에 출동, 건물 뒤편 화장실문이 열린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도난사실을 신고했다. 절도범들은 건물 뒤편 화장실 쇠창살과 창문을 뜯고 들어와 매장으로 통하는 나무합판 출입문 밑부분을 톱으로 잘라내고 침입했다. 절도범들은 앞서 지난 9일 경비업체 직원을 가장, 판매센터에 들어와 천정에 있는 15개 열감지센서의 뚜껑을 열고 화장지를 붙여 비상벨이 작동하지 않도록 했다. 범인들은 매장내 유리 진열장을 뜯고 귀금속을 쓸어담다가 열감지센서 중 하나에 붙인 화장지가 떨어져 비상벨이 울리는 바람에 도주했다. ●피해액은 얼마 29개 업체 77개 진열장 가운데 80%에 이르는 25개 업체 61개 진열장이 털렸다. 다이아몬드, 루비, 자수정을 비롯한 각종 보석과 금붙이 등 5만여점에 이르며, 대부분 50만원대 이하나 100만원 이상의 고가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 업주들은 진열장 1개당 1억 5000여만원 상당의 상품이 들어있어 피해액은 적어도 90억∼100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범인은 누구 수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한 귀금속전문털이범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정기휴일인 지난 10일 업주와 직원들이 야유회를 간 틈을 노린 것으로 보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일 것으로 보인다. 범인은 2명 이상이며 범행시간은 11일 새벽 2시부터 비상벨이 작동한 3시54분 사이로 추정된다. 그러나 업주들은 도난당한 물품이 500㎏이나 돼 범인이 적어도 5∼6명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9일 점심시간에 경비시설을 점검한다며 매장에 들어와 사전작업을 했던 20대와 30대 남자의 몽타주를 전국에 배포하고 현상금 500만원을 내걸었다. 경찰은 이날 하오 3시쯤 귀금속센터에서 500m 떨어진 도로에서 용의차량으로 추정되는 1.5t화물차를 발견, 정밀감식에 나섰다. ●문제점 100억원대의 귀금속과 보석을 판매하는 대형 매장치고 경비가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판매센터측은 경찰이 여러차례 폐쇄회로 카메라 설치를 권유했지만 고객들의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거부했다. ●귀금속판매센터는? 지난 1988년 전북도의 건의로 정부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대지 1만 4000㎡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평 2599㎡ 규모다. 29개 업체가 입주해 연간 9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익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젊은이들은 원래 반항적” 獨영화 ‘에주케이터’

    “젊은이들은 원래 반항적” 獨영화 ‘에주케이터’

    ‘세상을 바꾸자’는 젊은 구호는 독일에서도 ‘세대 고정적’인 것인가보다. 우리나라에 ‘386 세대’가 있다면 독일에는 ‘68혁명 세대’가 있다.6일 개봉하는 독일 영화 ‘에주케이터(edukator)’는 청춘시절 품었던 비뚤어진 세상에 대한 뜨거운 분노를 상실한 오늘날 ‘68혁명 세대’의 현주소를, 새로운 세대의 세 청춘을 통해 풍자한다. 감독 한스 바인가르트너는 “젊은이들은 본래 반항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당시 그들의 순수한 에너지는 지금 다 어디로 가버렸는가.”라고 질책한다. 부르주아 계급의 ‘교육자’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젊은이가 있다. 피터(스티페 에르켁)와 얀(다니엘 브륄)은 선배 혁명가들과 달리 손에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들지 않는다. 비어있는 부잣집에 침입해 가구와 고가품들을 재배치해 마치 설치미술처럼 쌓아놓고는 유유히 사라진다.“풍요의 날은 얼마남지 않았다.”는 경고의 메시지와 함께. 물건은 훔치지 않는 것이 이들의 불문율. 이들은 이같은 ‘혁명 놀이’를 통해 사회내 부르주아 계급에 대한 주위를 환기시킬 뿐이다. 피터가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 피터의 여자친구 율(율리아 옌치)은 얀과 함께 이 놀이에 나선다. 이들은 벤츠 자동차를 소유한 하르덴베르크(버그하르트 클로브너)의 고급 빌라에 침입해 이 ‘혁명 놀이’를 하다 그만 휴대전화를 두고 나온다. 다시 이를 찾으러간 두 사람은 경찰에 발각되고, 돌아온 피터와 함께 얼떨결에 하르덴베르크를 납치, 산장으로 도망간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세 사람. 그들이 증오한 전형적인 부르주아 하르덴베르크는 한때 세상 전복을 꿈꾸며 68세대의 선봉에 섰던 인물. 이후 하르덴베르크는 세 젊은이를 통해 순수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고, 세 젊은이들은 순수한 이상을 흔들리게 만드는 미묘한 사랑의 감정에 휩싸인다. 그러나 결국 영화는 발칙한 결말을 선택한다. 젊은이들과 하르덴베르크가 서로를 배신하는 것.“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화면속 메시지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독일 영화 답지 않게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풍자와 경쾌한 유머의 맛깔스러운 조화가 돋보인다.15세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미안하다 훔쳐간다

    20대 강도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쪽지를 남겼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달 11일 오전 4시쯤 부산시 금정구 부곡동 송모(52)씨의 N슈퍼에 강도가 침입했다. 강도는 금고에 있던 현금 30만원을 들고 나오다 송씨와 마주쳤고, 저항하는 송씨를 둔기로 마구 때려 전치 5주의 상처를 입혔다. 범행 다음날인 12일 오전 송씨의 슈퍼 출입문에는 “아저씨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쪽지가 끼워져 있었다. 절도를 하러 들어왔다 본의 아니게 강도로 변해버린 범인이 놓고 간 것이었다. 하지만 이 쪽지는 경찰에게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 쪽지 안에 남아 있던 지문을 채취한 경찰은 범인이 전과 5범의 이모(23)씨라는 것을 확인, 이씨를 검거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이씨가 지난 5일 오전 3시쯤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전씨의 집에 침입해, 현금 35만원과 승용차를 훔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돈이 궁해진 이씨가 절도를 하러 갔다가 슈퍼 주인에게 상처를 입힌 것이 못내 미안해 쪽지를 남겼다.”면서 “그나마 범인에게 일말의 양심은 남아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이씨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지역축제와 미디어/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이따금 유년시절의 쥐불놀이가 그립다. 들불로 쥐도 잡고 잡초도 태우고, 남은 재는 농작물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모두가 풍년을 기원하며 즐기던 농경문화는 그렇게 축제의 기원이 되었다. 누구나 참여해서 이웃의 어깨를 다독이고 외적의 침입에 함께 맞서던 공동체 문화의 근간이었다. 1990년대 들어 자치시대 물결을 타고 급격히 늘어난 지역축제는 자그마치 1200여개에 이른다. 일상의 축제문화를 지향한다는 영국이 650개에 그치는데 비하면, 우리는 양적분석의 모델국가인 셈이다. 문제는 갈수록 전통문화가 퇴색하고 ‘지역경제 마케팅’과 ‘자치단체 선거용 이벤트’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관광부는 지역축제에 매년 1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37개 자치단체에 21억 6000만원을 지원했다. 나머지 76억원은 문화예술진흥원을 통해 지원한다. 또 문예진흥원은 소규모 축제에 1072억원을 지원한다. 다른 부처의 예산과 기업 협찬금,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21조원 규모의 레저시장까지 감안하면 축제는 ‘또 하나의 문화’를 넘어 사회와 국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언론재단 카인즈(KINDS)에서 검색한 4월1일부터 5월1일까지 중앙일간지의 축제관련 기사는 1113건이었다. 서울신문의 83건을 비롯해 하루 평균 3~4건의 축제기사가 실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남의 잔치상에 재 뿌리지 않는다.”는 온정주의 때문인지, 대부분의 기사는 분석이나 비판적 시각을 찾기 어려운 홍보차원에 머물고 있다. 보도된 축제 명칭만 보아도 안성 봄맞이축제, 전주 문화축제, 인천 벚꽃축제, 안산 거리극축제, 양산 들꽃축제, 부산 등꽃축제, 과천 토요거리축제, 진해 자전거축제, 춘천 마임축제, 대구 거리마임축제, 영양 고추축제, 괴산 고추축제, 서천 주꾸미 축제, 무창포 주꾸미 축제, 군산 주꾸미 축제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러나 이들 축제는 다른 지역과 겹치거나 지역 이름을 가리면 차별화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반대로 무주 반딧불축제, 함평 나비축제, 남원 춘향제, 부산 자갈치축제, 보령 머드축제, 강령 젓갈축제, 강진 청자문화제, 하동 야생차축제, 진주 남강 유등축제, 한산 모시축제 등은 지역 접근성과 문화적 의미, 브랜드 효과까지 톡톡히 내고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 보자. 어느 생태축제를 찾아갔는데 이벤트업체에 의해 붕어빵 찍듯 기획돼 애드벌룬으로 산자락을 가리고 노래자랑과 엿장수 가위소리, 민속주점만 즐비하다면 그것은 되레 환경훼손이 아니겠는가. 실적주의와 수지타산에 급급해 논밭에 금을 그어놓고 비싼 주차료를 받는가 하면, 매점이나 상설판매장을 분양해 바가지가 극성을 부리는 또 하나의 유흥지에 불과하다면, 그리고 공무원은 축제 운영자가 되고 주민들은 교통 안내자로 전락하고 있다면 그것을 어찌 진정한 축제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단체장의 정치적 계산으로 자치단체 산하 문화단체가 아직도 단체장 명의로 된 곳이 많다. 무료 및 할인행사를 금지하는 선거법 때문에 예산을 부담한 주민들은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인구 2000여명에 불과한 일본 구기노 농촌은 메밀 농사를 축제로 활용하고 있다. 이 메밀축제에는 연간 100만명의 인파가 모인다. 메밀찐빵, 메밀간장, 메밀어묵, 메밀아이스크림, 메밀떡을 여행객들과 함께 만들고 팔기도 한다.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면 소재지에 우리나라 국립박물관 수준의 메밀 박물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축제날을 ‘홈 커밍데이(Home coming day)’로 삼기도 한다. 외지에 나간 고향사람들이 돌아와 동창회를 열고 축제도 즐긴다. 이제, 우리도 지역주민을 대대로 이어온 문화의 밭을 일구는 축제의 주인이 되게 하자. 문화는 한 사회의 작동 원리이다. 따라서 도농교류,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윤활유로서, 두 수레바퀴를 돌리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영국 처칠 총리는 “힘을 동반하지 않는 문화는 사멸한다.”고 했다. 성공적 축제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축제가 진정한 문화 작동의 원심력으로서 자리잡도록, 미디어가 조정과 문화적 기능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 “北 핵개발 선언은 선전용”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선언은 언론을 이용한 선전 전략에 불과하며 차분한 대응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22일 모스크바 국방부에서 윤광웅 국방장관과 한·러 국방장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한국과 러시아는 이날 회담에서 양국간에 비행정보 교환용 긴급 통신연락체계(핫라인)를 조기에 설치하는 데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윤광웅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러시아에서 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간 군사교류 협력이 더욱 실질적이고 성과있게 진행되도록 노력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핫라인이 설치되면 최근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가끔 러시아 전투기가 침입, 조성되던 불필요한 긴장관계 문제도 해소될 전망이다. 양국은 고위급 인사의 상호 방문 및 실무급 대화·접촉을 활성화하고 군사기술과 방산·군수 분야도 적극 협력해 가기로 했다. 또 올해 양국 공군 수송기 상호 방문 등 이미 합의돼 시행단계에 있는 군사교류 계획을 순조롭게 이행키로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론스타 ‘세무조사 거부’ 논란

    외국계 펀드 론스타가 세무조사를 하기 위해 사무실을 방문한 국세청 직원들의 출입을 막고 마찰을 빚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이 조사관의 방문을 불법침입이라고 주장하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번 세무조사에 대한 외국계 펀드의 강한 적대감을 드러낸 행위로 비쳐진다. 22일 국세청과 경찰에 따르면 국세청 조사관 10여명은 지난 21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스타타워의 론스타 한국지사를 2차로 방문했을 때 론스타측이 압수수색영장을 요구하며 출입문을 봉쇄하는 바람에 론스타 직원들과 몸싸움을 했다. 론스타측은 지난 12일 국세청의 1차 방문조사 때에는 미국 본사에 연락을 한 뒤 순순히 자료를 제출했다. 국세청 조사관들은 21일 오후 8시쯤 112에 신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순찰차가 출동하자 론스타측은 경찰이 철수하는 조건으로 세무조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경찰이 물러난 뒤 국세청 조사관들은 론스타측으로부터 세무자료를 넘겨받아 돌아갔으나, 국내법의 적용을 받는 외국계펀드가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론스타 관계자는 “국세청이 1차 조사 때와 달리 미국 본사에 협조를 구하지 않고 방문해 원칙에 따라 출입을 막고 조사 연기를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 국세기본법에는 세무조사 연기를 요청할 수 있는 조건이 천재지변 등 특별한 경우로만 한정하고 있다. 국세청이 현장조사를 다시 실시한 것은 1차 조사에서 론스타측의 결정적인 세금탈루 단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1차 조사에 앞서 론스타 본사에 동의를 구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씨줄날줄] 스파이웨어/우득정 논설위원

    인터넷 이용자들을 가장 짜증스럽게 하는 것은 아마 스팸메일과 악성 바이러스일 것이다. 인터넷 서핑 중 메일주소를 우연히 습득했다며 하루에도 수백건씩 쏟아지는 스팸메일. 포르노, 카지노, 신용카드 대출, 물품 선전…. 동일한 메일이 발신자와 제목, 메일 수신 순서를 달리하며 10여건씩 접수된다. 각종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도 80% 이상은 이를 피해 침투한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에 접속하는 순간, 맨 처음 연결돼야 할 시작 화면도 어느 날 전혀 생소한 화면으로 바뀌어져 있다. 백신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치료해 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마저도 먹히지 않는다.‘즐겨찾기’를 통해 원래 화면을 찾아가면 되지만 여간 번거롭지 않다. 악성 프로그램 ‘스파이웨어(Spyware)’에 감염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발표한 ‘스파이웨어 퇴치전략’에 따르면 이 악성 프로그램의 PC 침투 경로는 5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PC의 3분의2가 스파이웨어에 감염돼 있을 정도로 중세의 흑사병을 방불케 한다. 게다가 ‘트로이목마’나 키입력 감시프로그램과 결합하면 PC 이용자의 입력정보도 훔칠 수 있다. 얼마 전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스파이웨어를 이용해 PC에 침투한 뒤 정보를 빼낸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종업원이 사장의 메일을 가장한 스파이웨어를 여는 순간 컴퓨터에 침투한 뒤 저장된 내용을 열람하고 바꾸기도 했다는 것이다. 스파이웨어 침입 사실을 사전에 통보했음에도 해당 종업원은 ‘해킹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발송할 때까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한다. 가상공간에는 이처럼 최첨단 병기로 무장한 스파이들로 들끓고 있다고 하겠다. 나의 인터넷 공간을 지켜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가 최근 악성 스파이웨어 개발 및 유포자들을 사법처리하면서 밝혔듯이 정체불명의 프로그램 경고창이 뜨면 즉각 삭제해 버리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다. 대부분 성인물인 낯선 프로그램에는 공연히 호기심을 발동하지 말라는 얘기다. 보안설정 등급을 수시로 높이고 악성코드 전용 프로그램을 1주일에 한번 이상 가동하는 것도 기본수칙이다. 정보통신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악성 바이러스를 단죄하려면 관련당국도 처벌 법규를 현실에 맞게 꾸준히 업데이트해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징세위한 월장은 합법”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세무공무원이 담을 넘으면 주거 침입죄가 아닙니다.” ‘서울시청 38세금 기동팀’이 지난 13일 오후 시청 후생동 강당에서 ‘고액체납징수활동 자체보고회’를 갖고 징세 노하우를 자치구 세무공무원들에게 전수했다. 올해로 10회째인 보고회에는 조사관 23명이 강연자로 나서 ‘별난 징세 경험’들을 전달했다.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기동 2팀 안승만 조사관은 1억 5900만원을 체납한 송모(남)씨 사례를 전했다. 고액 체납자 송씨는 아내 명의의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100평 고급빌라에 살고 있었으며, 출입국 조회결과 1년에 5회 이상 해외를 다녀왔다. 안 조사관은 송씨의 고급빌라를 찾아갔으나 가정부가 집에 아무도 없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자 3m 높이의 담을 넘어 들어가 고액 가전제품과 가구 등 동산을 압류조치하고 세금납부계획서를 징구할 수 있었다. 그는 “지방세법 64조와 시행령 49조, 조세범처벌법 13조 등에 따르면 담 넘는 것뿐만 아니라 열쇠수리공을 불러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일 모두 가능하다.”면서 “세무공무원들은 먼저 관련법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동 2팀 권수 조사관은 ‘부부 공동재산이라도 절반은 압류할 수 있다.’는 판결내용을 소개했다. 김현중 조사관은 모든 재산을 아내 명의로 돌려놓은 뒤 위장 이혼으로 1억 2000만원을 체납한 김모(63)씨에 대한 징세 경험을 들려줬다. 김 조사관은 “체납자 김씨는 이혼한 뒤에도 서초구 반포동 60평형 아파트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다.”면서 “아내의 재산이 수십억원대였으며 25세 대학생 아들이 시가 5억원 아파트를 소유한 사실 등으로 볼 때 고의 체납이 확실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조사관이 김씨에게 “이혼 후 함께 사는 근거를 들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고 동시에 동산 등을 압류조치하겠다.”고 하자 이혼한 아내가 다음날 7000만원을 납부한 뒤 며칠후 잔액도 모두 냈다고 소개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씨줄날줄] 고구려碑/이용원 논설위원

    금석문(金石文)이란 금속이나 돌에 새긴 글·그림을 말하는데, 그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역사서를 비롯한 문헌사료는 대개가 후대에 정리된 데다(예컨대 ‘삼국사기’는 고려가 재통일한 뒤 200여년 지나 나옴) 왕조의 변동 등에 따른 사실관계의 왜곡, 편찬자·집필자의 취사선택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금석문은 당대의 사람이 직접 새겨넣은 것이라서 정확성·진실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3국시대의 금석문 가운데 유명한 것이 고구려에서는 광개토대왕비와 중원고구려비의 비문, 백제의 무령왕릉 묘지석문, 신라의 진흥왕순수비문 등이다. 일본이 소장한 칠지도와 스다하치만(隅田八幡)동경에도 각각 명문(銘文)이 있는데 백제와 일본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다. 광개토대왕 비문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한국·일본·중국 3국의 학자들이 전체 문맥은 물론 글자 하나하나의 해석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상태이다. 일본은 이 비문을 고대에 한반도 남부를 다스렸다는 ‘임나일본부’설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데 반해, 한국 학자들은 한반도에 침입한 왜를 고구려가 즉시 토멸한 기록이라고 본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고구려 군대가 바다를 건너 일본을 복속시킨 내용이라고까지 주장한다. 금석문 중에서는 역시 비에 새긴 비문이 으뜸이랄 수 있는데, 고구려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벽비(壁碑)가 최근 발굴돼 14일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공사 내 토지박물관에서 막 올린 ‘공사 설립 30주년 특별전’에 공개됐다.290여 글자가 새겨진 이 벽비에는 고구려 11대 왕인 동천왕 11년(서기 237년)이라는 연대가 들어 있어 제작연대를 가늠케 해준다. 만약 이 벽비가 진품 판정을 받으면 현존하는 고구려 비 20여기를 포함해 국내에 남아 있는 모든 금석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자리잡게 된다. 게다가 그 내용이 위(魏) 관구검의 침입과 이를 격퇴한 사실을 기록한 것이어서 당시의 고구려와, 고구려의 대중국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갑자기 출현한 이 벽비를 놓고 지금 역사학계에서는 진위 판단이 엇갈리는 모양이다. 어쨌든 조급히 판정을 내릴 이유는 없다. 지금껏 사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은 거꾸로 진품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광개토대왕비보다 앞선 3세기 고구려碑 공개

    광개토대왕비보다 앞선 3세기 고구려碑 공개

    그동안 한국 고대사 연구의 공백기로 남아 있는 3세기 고구려의 역사적 내용을 기술하고 있는 벽비(壁碑)가 나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제의 벽비는 1930년대 평양 인근에서 출토된 것을 한 개인이 소장해온 유물로, 한국토지공사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토지박물관이 14일부터 개최하는 특별전에 선보이는 ‘동천왕 11년명’비다. 네모 모양의 점토판 표면에 290여자의 글씨를 새긴 후 구리 가루를 홈에 채워넣고 불에 구운 것으로, 벽에 걸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 놓았다. ●점토판에 290여자 새겨… 동천왕시대 기술 고어체 한자와 지금은 쓰이지 않는 한자가 포함되어 있고, 문장 구성이 한문과 달라 판독에 어려움이 있지만 도판 내용은 대체로 동천왕 11년(237년)을 전후한 시기의 역사적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이는 414년 세워진 광개토왕비보다도 1세기 반 이상이나 앞선다. 특히 고구려와 위나라의 관계와, 동천왕 사후 관구검이 침입하는 사건의 배경과 전쟁의 추이를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등 벽비의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게 박물관측의 설명이다. 또 비에 등장하는 졸본(卒本)을 비롯한 부내성(不耐城), 위나암성(尉那巖城) 등의 지명이 관구검의 기공비(紀功碑)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이 벽비의 연구결과에 따라 관구검의 고구려 침입에 대한 부족한 내용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벽비는 이두(吏頭), 백수(百殊)와 같은 고유명칭 등 3세기 고구려시대의 문자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당시의 문자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고대사 연구 획기적 사료 박물관측은 “한국 고대사 분야 및 고고학·한학 등 각 분야별 전문가 20여명의 자문을 받고, 연대 측정과 3D 스캔 등 각종 과학적 분석을 병행한 결과 이 벽비는 고구려 시기에 제작된 진품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대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는 “너무나 충격적인 유물이기 때문에 진위 여부 판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만약 진품으로 밝혀질 경우 한국 고대사 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마니아] ‘퇴마’를 즐기는 사람들

    [마니아] ‘퇴마’를 즐기는 사람들

    “빈 사무실에서 두런거리는 사람 소리가 나고, 전원 코드가 빠져 있는 컴퓨터에서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회사 사장은 ‘직원들이 지어낸 얘기라고 내치다가 직접 겪고 나서야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장은 어느 날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혼자 지켜보기로 했다. 그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다가가 보니 아무도 없었다. 소리도 갑자기 멈췄고….’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현장에 가서 살펴보니 제법 많은 귀신들이 있었다. 한결같이 자살한 귀신들이었다. 사장에게 그대로 이야기했더니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한때 화제를 불러모은 영화 ‘자귀모’를 편집한 사무실이 바로 그곳이라는 것이다. 자살한 귀신들은 영화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그 사무실로 모여든 것이었다. ‘자귀모’ 편집작업이 한창이던 1999년 7월 밤에는 귀신이 목격되기도 했다. 감독 옆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서 영화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당시에는 서로 누군가의 지인이겠거니 하고 넘어갔지만 결국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망자의 넋이 떠돈다? 혼령들의 세계를 믿는 모임이 있다. 이른바 ‘귀신 마니아’들이다. 이들은 죽은 이의 혼령이, 상대방의 염(念)을 건드려 각종 이변을 일으킨다고 믿는다. 지난해 10월 말에 생긴 ‘퇴마사 김영기 팬클럽’에는 회원 760여명이 가입해 있다. 인간의 정령(精靈)을 파헤치려는 모임을 수소문한 끝에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퇴마(退魔)를 연구하는 이동욱(27·경북 경산시 사동·자영업)씨를 만났다. 동아리 일로 올라왔다는 이씨는 “모태신앙으로 어릴 적부터 교회에 다니다가 말로만 듣던 빙의(憑依·다른 정신세계의 영향을 받아 평소와 완전히 딴판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를 뜻밖에 접한 뒤 2000년부터 혼령의 세계를 파고들게 됐다.”고 귀띔했다. 그는 “지금도 특정 종교에 매달리지 않고 교회만 아니라 불교 사찰 등 다른 종파의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애쓴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아는 사람이 어느 날 느닷없이 부들부들 떨면서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해 놀랐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제 정신으로 돌아와 “제발 살려달라.”며 매달리더라고 했다. 의학적으로는 ‘다중 인격체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 때부터 퇴마에 관심을 갖고 서적을 읽거나 종교인 등을 찾아다니며 연구를 거듭했다고 설명한다. 회원들은 지난 2002년 6월 월드컵 때 떠들썩하게 했던 여중생 사건에 대해서도 이같이 말하고 있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신효순·심미선양이 하늘나라로 올라가지 못한 채 떠돌고 있다. 이들이 미군과의 전쟁에 나섰다. 1주기를 앞두고 미군 장갑차 사고가 잇따른 게 그 증거다. 지난 2003년 6월4일 오전 3시30분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농로에서 식현리 쪽으로 가던 미 2사단 소속 브래들리 장갑차가 2m 아래 논바닥으로 굴러 운전자 맬스 카스틸로(18·여) 일병이 숨졌다. 여중생 참사 지점에서 10여㎞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일 뿐 아니라 사고 차량도 당시 장갑차와 같은 기종이다. 이에 앞서 같은 해 4월엔 포천군 영중면 영평리 미 2사단 종합훈련장에서 궤도차량과 전술차량이 정면으로 부딪쳐 미군 2명이 숨지고, 일곱 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앙갚음’을 예고하며 이씨는 “죽음의 세계로 넘어가지 않고 떠도는 넋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절차에 따른 제사, 다시 말해 천도의식를 올려야 한다.”고 거들었다. 자신은 지금까지 귀신이 산다는 흉가를 20여곳 찾아갔다고 한다. 실례로 충북 제천시 봉양읍 무도2리에 있는 ‘늘봄갈비’터를 들었다. 지상 3층에 연면적 90여평인 이 집은 지어진 지 10여년 됐으나 4년 전 주인이 부채문제로 잠적한 뒤 유리창이 깨진 채 흉물로 방치돼 있다. 귀신이 산다는 소문도 나돌아 허물지도 못하고 손을 못쓰는 운명인 것이다. 지난해엔 이 집에서 잠을 잔 트럭운전사가 여자 귀신을 보고 혼비백산해 도망쳤다는 말까지 퍼지면서 스님과 신부 등이 방문하기도 했으며 방송사들이 촬영에 나서기도 했다. 이씨는 “이곳이 풍수지리학으로 살펴봤을 때 산신(山神)들의 거주지인데 다른 사람들이 침입해 일련의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일러줬다. 경북 경산시 대학촌 인근에 있는 코발트 광산에서는 6·25전쟁 때 3500여명이 떼죽음을 당했는데,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혼령이 많단다. 그러나 ‘도깨비터’로도 불리는 흉가의 기운을 누르기만 하면 오히려 좋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그는 열을 올렸다.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진리와 영덕군 장사리 사이에 있는 2층 양옥에는 한 부부가 수년째 살고 있다는 점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과연 여중생의 넋이 어떻게 장갑차와 같은 엄청난 무게의 장비를 움직였을까 하는 의문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퇴마(退魔) 동호인들은 “귀신들이 탱크나 차량을 직접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면서 “탱크나 차량을 움직이는 사람에게 순간적으로 졸음이 쏟아지게 하거나, 딴 생각을 불어넣어 착오를 일으킬 경우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지게 된다.”고 귀띔한다. ●어떻게 주문을 욀까? 강신구(26) 서울지역장은 “처음에는 무섭게만 여겨지다가 분명 비상한 무엇이 있다고 생각돼 2003년 6월 회원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매월 첫째주 토요일 지역별 정기모임에서 귀신이 출몰한다는 곳을 찾아다니는 ‘흉가체험’ 등 별난 행사를 벌인다. 이럴 때면 회원이라고 하더라도 빙의를 경험하는 경우가 이따금 나타난다고 입을 모은다. 퇴마사들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고대 종교 등을 넘나들며 수행한 결과를 통해 귀신을 내쫓는다고 한다. 예컨대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로 시작하는 ‘광명진언’과 중국 당나라 삼장법사가 지었다는 ‘천지팔양신주경’(天地八陽神呪經)이란 게 있다. 신통력을 지니려면 수행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씨는 “귀신이라는 것도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띄지 않기 때문에 무서운 것도 아니다.”면서 “따라서 공포란 것에 압도될 경우 그 노예가 돼 뜻밖의 현상을 겪는다.”는 교훈을 들려줬다. 인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미신뿐 아니라 각종 점괘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태도는 거꾸로 말해 다른 정신세계의 지배를 받게 되는 폐단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러시아 ‘타로카드’ 등에 부작용도 많다는 점을 빼놓지 않고 지적했다. 퇴마 동호회에 한 줄기 희망이라도 걸고 싶은 마음인지는 몰라도 회원 가운데에는 알만한 정치인 등 유명인사도 더러 있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퇴마사’란 자신을 뛰어넘는 정신세계의 개척자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동호회를 매개로 각종 직업군이 몰려들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마음을 모으는 ‘상호부조’에 자부심이 있다고 그는 활짝 웃었다. 또 다른 회원 한정규(28)씨는 “퇴마란 자신의 정신세계를 넓혀 귀신의 힘을 억누른다는 점에서, 다른 신의 힘을 빌려 악귀를 물리치는 무속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 이사때도 ‘혼령’ 살펴라 이사철이 다가왔다. 퇴마 전문가들은 이사를 할 때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수 체크리스트’를 제시하고 있다.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은 변화를 요구하며, 이사할 집이 자신과 잘 맞는지와 풍수지리적으로 기운은 좋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영적인 부분까지 살피는 것은 쉽지 않다. 퇴마사들의 입을 빌려 간단하게 정리하면 줄거리는 이런 것이다. (1)이사할 집에 5분 이상 앉아 있어 보라.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몸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면 잡령이 있다는 증거다. (2)화초나 동물이 잘 자라고 있는가를 살펴보라. 잡령이 집안에 머물면 화초나 동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 (3)부적이 많이 붙어 있는 집은 피하라. 필요 이상으로 덕지덕지 붙어 있을 경우 무엇인가 문제라는 증거다. (4)집주인이 자주 바뀌는지를 알아보라. 살기 좋은 집이라면 그리 자주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5)집에 환자가 없나 따져보라. 병약자가 있으면 잡령의 출입이 잦은 것이며, 따라서 집안 분위기가 우울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황룡사9층탑 레이저로 형상재현 추진”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8일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 때 불타 없어진 황룡사 9층탑을 레이저를 통해 형상을 재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청장은 이날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다시 경주를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경주시민 초청 특강에서 이같이 말하고,“황룡사 9층탑의 재현이 황룡사 복원의 가장 핵심 요소인 만큼 재현이 영상으로나마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황룡사 9층탑의 형상 재현은 기록에 남은 황룡사탑의 규모가 워낙 거대해 현재의 구조역학이나 기술로 완벽한 복원이 어려워 추진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국에 있는 한 레이저 전문회사에 가능성을 문의해 놓은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몰려드는 등산인파에 청량산 ‘신음’

    몰려드는 등산인파에 청량산 ‘신음’

    ‘청량산이 허덕이고 있다.’ 등산은 요즘 많은 이들에게 취미가 아닌 일상의 일부다. 새벽같이 운동복 차림으로 북한산이나 관악산 등 집 근처에 있는 산을 찾는 중·노년층의 모습은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됐다. ‘웰빙 열풍’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남한산성을 품고 있는 청량산이 숨이 막힐 정도로 앓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단체인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은 6일 무분별한 등산객들의 산행으로 수목이 고사하는 것은 물론, 성곽이 무너져 내릴 위험에까지 처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웰빙’이 청량산과 남한산성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무분별한 등산객… 자연발생 등산로 천지 남한산성은 행정 구역상으로 경기도 광주시와 성남시, 하남시에 속해 있다. 전체 36.4㎢ 가운데 대부분인 25.6㎢가 광주시 관할이다. 남한산성에는 동·서·남·북 모두 4개의 문이 있다. 성 내에 있는 동문과 남문 등을 제외하고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서문 쪽이다. 대부분 송파구 마천동에서 시작, 청량산의 하남시 구역을 거쳐 오른다. 지난해 남한산성을 찾은 유료 관광객 수는 11만여명에 달했다. 성곽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 숫자까지 합치면 20만명이 넘는다. 이들의 절반 이상이 서문 쪽으로 올라왔다. 청량산이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도 바로 하남시 구역이다.3000여명의 등산객이 정상까지 3㎞남짓 되는 짧은 거리를 매일같이 오고가다 보니 큰 등산로만 무려 6개나 생겼다. 작은 등산로까지 합치면 하남시 구역 전체가 길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나무 등 상당수 훼손… 필수 등산로외엔 폐쇄를 그러다 보니 이 지역은 반 벌거숭이가 됐다. 수도권 최대의 소나무 밀집지역으로 손꼽히는 청량산의 소나무도 등산객들에 의해 상당수가 훼손됐다.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이세걸 사무국장은 “등산객들의 발길에 흙과 나무가 차이면서 하남시 구역의 수십년된 소나무, 참나무 등은 대부분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결국 뿌리에 힘을 못 받아 대부분 쓰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곽 기울어 장마철 오면 붕괴 위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남시 구역은 청량산의 다른 곳보다 경사가 급하다. 나무가 없어지다 보니 흙이 평지로 급격히 쓸려 내려가고, 남한산성을 받치고 있는 청량산 정상 부분도 점차 낮아지면서 성곽이 아래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수십년 동안 약화된 서문 쪽 청량산의 지반이 장마철에 한꺼번에 꺼지게 되면 산성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 “필요한 등산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폐쇄하거나 청량산에 휴식림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달까지 2차 조사를 마친 뒤 청량산 훼손 실태를 담은 보고서와 훼손 지도를 만들어 해당 기관에 청량산 보호를 촉구하고, 생태문화역사기행 등을 개최해 남한산성의 중요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남한산성은… 남한산성은 1963년 사적 제57호,8년 뒤에는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주소는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광주시가 14명의 직원으로 관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성곽 길이만 11.76㎞에 달한다. 남한산성의 유래는 깊다. 백제는 국조인 온조왕을 모신 사당인 숭렬전을 이곳에 지을 정도로 성스러운 대상으로 여겼다. 신라 문무왕 때인 672년 토성으로 축성된 뒤 서울을 지키는 요충지로 자리잡았다. 조선 시대인 1621년 광해군에 의해 후금의 침입을 막고자 석성으로 개축,1626년에 완공됐다. 1636년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의 군대에 머리를 조아린 치욕의 장소이기도 하다. 주봉인 청량산은 해발 497.9m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구의 주인은 개미?

    지구의 지배자는 인간일까, 개미일까. 인간은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 부른다. 인간과 유전자의 99%가 일치하는 침팬지조차 국가를 세우거나, 전쟁을 벌이거나, 농사를 짓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같은 인간의 진화 과정은 개미 사회에서도 똑같이 벌어진다. 인간은 600만년전 침팬지와 갈라졌다. 반면 개미의 가장 오래된 화석은 인류 역사의 10배에 달하는 신생대 초기(6000만년전)이며 개미의 출현은 이보다 앞선 중생대 백악기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개체수에서 인간은 약 60억명인데 비해 개미는 1억의 1억배 정도로 월등히 많다. 개미의 크기는 채 1㎜도 되지 않는 것부터 큰 것도 3㎝가량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많은 개미들의 무게를 합치면 인류와 거의 맞먹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지구상에는 1만 4000여종의 개미와 2000여종의 흰개미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150여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10여종은 집개미이다. 이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를 ‘개미의 행성’이라 부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강조한다. 한편 개미는 태어날 때부터 그 역할이 정해지게 된다. 우선 몸집이 크고 가슴에 날개가 달려있는 여왕개미는 번식을 담당한다. 여왕개미가 일정 수 이상의 일개미를 낳기 전에 자신의 영양분을 모두 소모해 버리면 종족 모두가 죽게 된다. 이 때문에 다른 개미 집단에서 알이나 애벌레 등을 훔쳐와 노예로 쓰기도 한다. 또 일개미는 먹이를 모으고 알과 애벌레를 돌보는 역할을 한다. 머리와 턱이 발달된 병정개미는 적의 침입으로부터 보금자리를 지킨다. 수개미는 먹이를 축낼 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번식이 주된 임무이기 때문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세상이 이런일이]고교생 스파이더맨

    고층아파트를 넘나들며 빈집을 털어온 고교생 스파이더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베란다를 통해 고층아파트에 몰래 들어가 상습으로 금품을 훔친 신모(16·고1년)군 등 2명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신군 등은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쯤 부산 사하구 하단동 모 아파트단지 내 불이 꺼진 빈집 베란다로 침입해 현금 180여만원을 훔치는 등 6차례에 걸쳐 80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겐 일단 빈집이라고 확인되면 높이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로 10층 이상의 아파트 밖 계단창문을 열고 올라간 뒤 난간을 밟고 옆 베란다로 넘어가는 대담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한편 충남 보령에서는 아파트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던 10대가 9층에서 뛰어내렸으나, 경상만 입고 경찰에 잡히기도 했다. 김모(15)군은 지난 22일 오후 11시30분쯤 충남 보령시 대천동 모 아파트 우유통 보관함에서 열쇠를 꺼내 집으로 몰래 들어갔다. 김군은 현금 1만 3000원을 훔치다 돌아온 가족에 들키자 9층에서 뛰어내렸고, 다행히도 자전거 보관함 지붕 위로 떨어졌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재선충병 정보 공유가 지구 공생의 길”

    “우리나라의 산림정책이 국제 지침에 반영된 최초의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이탈리아 로마에서 122개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산림각료회의 ‘선언문’에 소나무재선충병 문제가 처음 포함됐다. 한국 수석대표로 참가했던 이수화 산림청 차장은 30일 “일본·미국·중국이 하지 못한 일을 우리가 주도해 이뤄냈다.”고 소개했다. 이번 선언문 채택은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한 국제 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반영하듯 회의에서는 재선충을 비롯한 외래 침입종에 대한 방제연구와 자료 축적·공유 등 논의가 진행됐다. 이 차장은 ‘부장관’으로 명칭을 바꿔가며 재선충병을 알리기 위해 발언권을 얻어냈고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발언권은 대부분 장관급에게만 주어졌다고 한다. 그는 “재선충병이 발생한 우리나라 소나무와 가구 수출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제안했다.”면서 “정보를 공유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환경을 살리고 공생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병해충 등 재해의 심각성에 대한 국제 대응 토대를 마련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5년마다 개최되는 산림 각료회의와 2년 주기인 산림위원회의 성과는 이밖에도 더 있다.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동북아산불네트워크’가 독일 학자에 의해 소개되는가 하면 산불 GIS 시스템과 안면도 산림경영이 해당 분야 수범 사례로 평가돼 각국의 주목을 받았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강회장 “전경련 조직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처럼 재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도록 개편할 계획입니다. 전경련은 현재의 회장단 체제에서 위원회 중심으로 바꿀 방침입니다.”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하는 전경련을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시사했다. 강 회장은 “위원회의 위상 강화와 회원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위원회별로 회원사 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임, 실질적인 토론과 결과가 나오도록 할 방침”이라며 “특히 재계 현안인 자원과 건설,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재계 단합을 위해 월례 회장단 회의 외에 별도의 모임을 자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5월 박용오 두산 회장 초청으로 춘천에서 회장단 골프 회동을 갖는다.”면서 “구본무 LG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다음달 월례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독도 문제와 관련,“경제는 정치와 다르다.”면서 “일본의 태도가 괘씸하지만 반일 감정으로 경제에 나쁜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10여년간 전경련에 몸담았던 이규황 전무가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삼성경제연구소 출신으로 전경련에서 고문과 한경연 부원장을 역임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캅캅하다 갑갑하네

    “마약수사대입니다. 신고 들어왔으니 빨리 문 열어요.” 수십 차례에 걸쳐 마약반 형사를 사칭해 가정집에 침입한 뒤 금품을 빼앗은 40대 남자가 쇠고랑을 찼다. 지난 1월8일 오전 1시30분. 서울 중랑구 중화동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안모(29·여)씨는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인터폰을 들었다. 문 밖에 서 있던 남자 2명은 “마약반 형사인데 이 집에서 마약을 한다는 신고를 받고 찾아왔으니 빨리 문을 열라.”고 재촉을 했다. 놀란 마음에 황급히 문을 연 안씨 앞에 형사라던 이들은 흉기를 내밀고 있었다. 이들은 안씨의 집에서 현금과 귀금속 등 495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청송감호소에서 만나 지난해 함께 출소한 전문 털이범 윤모(40)씨와 강모(35)씨. 이들은 서울, 경기, 대전, 청주 등을 돌며 22차례에 걸쳐 1억 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털었다.18일 대전 동부경찰서는 윤씨를 붙잡아 특수강도혐의로 구속했지만, 강씨는 달아났다. 이들은 여성 혼자있는 집만을 노려 범행을 벌였고, 대부분의 여성이 이들을 진짜 형사로 알고 의심없이 문을 열어줬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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