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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한 학부모들 2심 재판 다시하라”

    대법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한 학부모들 2심 재판 다시하라”

    신안 섬마을에서 여교사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각각 징역 7∼10년을 선고받은 학부모 3명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상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모(39), 이모(35), 박모(50)씨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10년, 8년,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21일 오후 11시 10분부터 22일 새벽 사이 신안군의 한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공모해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마을 식당에서 식사 중인 피해자에게 접근해 억지로 술을 먹인 후 취한 피해자를 관사로 데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김씨는 2007년 대전의 한 원룸에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가 추가돼 재판을 받았다. 경찰은 이들이 학부모라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김씨 25년, 이씨 22년, 박씨 17년형을 각각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자정 전 최초 범행에서 공모한 혐의는 일부 무죄로 판단된다며 각각 징역 18년, 13년, 1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이유로 들며 각각 징역 10년, 8년, 7년으로 감형했다. 법원 1, 2심을 거치면서 형량이 대폭 낮아져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의 적정성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일기도 했다.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라크軍 “아랍어 쓰라” 쿠르드족 색깔 지우기

    이라크 북부 유전지대 키르쿠크주에서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군조직 페슈메르가를 순식간에 몰아낸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족의 독립 시도를 원천 봉쇄하고자 쿠르드족 색깔 지우기에 나섰다. 키르쿠크주 오마르 카탑 경찰청장은 17일(현지시간) 오후 치안 상황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쿠르드계인 그는 쿠르드어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고 현지 매체 쿠르디스탄24가 보도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 동석한 이라크군 지휘관이 그를 즉시 제지하며 고압적으로 “아랍어를 쓰라”고 명령했다. 이 지휘관은 또 쿠르드계 매체 기자가 쿠르드어로 한 질문에 카탑 청장이 쿠르드어로 답하려고 하자 다시 한번 아랍어를 쓰라고 경고했다. 그 자리에 있던 투르크멘계 주의원이 이 지휘관에게 “쿠르드어로 말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단호하게 거부했다. 키르쿠크주는 KRG의 공인된 관할지역이 아니지만 지난 3년간 이슬람국가(IS)의 침입을 KRG의 군조직 페슈메르가가 막은 뒤 KRG가 사실상 통제했었다. 그렇지만 KRG의 분리·독립을 막기 위해 이라크군이 16∼17일 순식간에 키르쿠크 주를 장악하면서 쿠르드계는 공개적으로 굴욕당하는 분위기다. 이라크 중앙의회가 지난달 KRG의 분리·독립 투표를 앞두고 해임을 의결한 키르쿠크 주지사인 쿠르드계 나즈말딘 카림은 이를 거부하면서 자리를 지켰지만, 16일 밤 이라크군의 주정부 청사 진입으로 물러나야 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KRG의 독립 찬반투표는 지나간 일이며 중앙정부의 권한이 이라크 안의 모든 곳에 미쳐야 한다”고 밝혀 쿠르드계의 독립 시도가 이라크 정부에 의해 사실상 진압됐음을 천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경기교육청, 외부인 학교출입 제한 “학교방문 등록제 시행”

    경기교육청, 외부인 학교출입 제한 “학교방문 등록제 시행”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18일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제한하는 ‘학교방문 등록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교육감은 이날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일선 학교에 외부인 침입 범죄가 발생하면서 학생과 교직원들의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도교육청은 학교안전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도내 10개 초·중·고 학교를 선정, 학교방문 등록제를 시범 운영한 뒤 단계적으로 전체 학교로 확대 실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방문 등록제는 학부모나 방문객 등 외부인이 학교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이용해 사전 등록하면 학교 관계자가 이를 승인해야 학교에 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도교육청은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을 마친 상태로, 향후 설립되는 신설 학교에도 해당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아울러 이 교육감은 ‘학교폭력갈등조정자문단’의 확대 운영 방침도 밝혔다. 학교폭력갈등조정자문단은 교내 폭력조사 자치기구인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 학생들이 회부되기 전 가해·피해 학생들을 상대로 화해와 관계회복에 초점을 맞춰 어떻게 갈등을 조정해나갈지 자문해주는 기구다. 도내 25개 지역교육지원청 가운데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이 이달부터 시범운영 중이다. 이 교육감은 “올해 54차례에 걸친 학교장 간담회 결과 학교에서 폭력이 발생했을 때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부분도 있어 지역사회의 전문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라면서 “자문단은 교육 관계자와 변호사, 경찰, 정신과 전문의, 종교계 인사 등 지역사회 전문가 등 10명 내외로 꾸려져 각 교육지원청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40대 의사가 임시직 여학생에게 몹쓸 짓...그런데 집행유예?

    40대 의사가 임시직 여학생에게 몹쓸 짓...그런데 집행유예?

    40대 의사가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여학생을 성폭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정재수)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의사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5년간 신상정보 공개, 240시간 사회봉사, 40시간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등도 명령했다. 그러나 검찰이 청구한 보호관찰명령은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7일 실무 실습을 나온 B양을 포함해 병원 여직원 3명과 함께 식당에서 저녁식사와 함께 술을 마셨다. B양이 만취하자 다른 여직원 C씨와 함께 부축해 인근 호텔에 투숙시켰다. A씨는 C씨를 귀가 시킨 뒤 항거불능 상태로 쓰러져 있는 B양의 방으로 돌아가 성폭행했다. 그는 성폭행의 의도를 갖고 C씨를 귀가시키기 위해 나오면서 B양 방문을 살짝 열어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과 내용으로 볼 때 죄질이 나쁘다”며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하며 집행유예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붉은 불개미보다 무서운 외래생물체 들어온다

    붉은 불개미보다 무서운 외래생물체 들어온다

    IUCN 지정 100대 최악의 외래종 침입 대비 전무국회입법조사처 ‘100대 최악 외래침입종 대비 현황’ 분석 최근 부산항에서 생태계 교란생물로 지정된 붉은불개미가 발견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붉은불개미보다 더 최악의 외래종이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대책이 전무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100대 최악 외래침입종 국내 대비 현황’을 발표했다. 이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IUCN에서 지정한 100대 최악 외래침입종이 국내에 유입할 경우 이를 통제 및 관리, 방역할 수 있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환경부 소관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행정규칙, 고시 등에도 법적 가이드라인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 문제가 된 붉은불개미도 100대 최악 외래침입종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대 외래침입종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지정된 것은 위해우려종에 속하는 인도구관조, 노랑미친개미, 샴위드, 덩굴등골나무, 영국갯끈풀, 스파그네티코라 트리로바타 6개 종과 생태계 교란생물로 규정된 뉴트리아, 붉은귀거북,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4종으로 나타났다. 권오석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뉴트리아나 황소개구리처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처음 식용으로 들여왔다가 문제가 생기면서 환경부로 관리가 넘어가는 식의 잘못이 반복되고 있다”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가 늘면서 외래종 침입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기본적 가이드라인이나 체계화된 제도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뿐만 우린나라도 식용이나 관상용으로 외래 생물을 들여오려면 사전에 위해성 평가를 해야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득 의원은 “환경부는 외래 붉은불개미 사건을 계기로 위해 외래종의 침입에 대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민 4명 죽인 인도 ‘식인 호랑이’의 최후

    사람까지 잡아먹던 공포의 호랑이가 결국 감전사 당한 채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해외언론은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의 한 마을 인근에서 암컷 호랑이가 사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칼라라는 이름을 가진 이 호랑이는 총 4명의 주민을 물어 죽이고 또다른 4명에게 상해를 입힌 전과가 있다. 당초 칼라는 지난 7월 마을 주민들을 공격해 2명을 살해하고 4명에게 상해를 입혔다가 포획됐다. 그러나 마하라슈트라 주 당국은 칼라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고 다시 야생에 풀어줬다. 문제는 칼라의 흉폭한 '인간사냥'이 이후에도 계속된 점이다. 이달 초 한 여성이 또다시 칼라에게 죽임을 당하자 결국 주 당국은 호랑이 사살을 명령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 현지 동물보호단체는 칼라 사살을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며 반발했으나 지난 주 기각됐다. 보도에 따르면 칼라는 지난 15일 새벽 야생 돼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마을 인근에 쳐둔 전기 울타리에 감전돼 죽었다. 현지언론은 "일반적으로 호랑이는 사람을 잘 공격하지는 않지만 한번 '사람 맛'을 보면 계속 사냥이 이어진다"면서 "감전사로 죽으면서 사살 논란도 자연스럽게 끝났다"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350년 넘은 ‘허목’의 흔적… 그의 서체 닮은 ‘관동팔경’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350년 넘은 ‘허목’의 흔적… 그의 서체 닮은 ‘관동팔경’

    미수(眉叟) 허목(許穆·1595∼1682)이라면 조선 후기의 사상과 문화를 이끌어 간 인물의 하나다. 정치적으로는 우암 송시열과 예학(禮學)을 놓고 논쟁했던 남인의 핵심이었다. 산림(山林)에 머물던 시절 중국 상고시대 문자를 바탕으로 특유의 전서체(篆書體) 글씨를 완성했다. 세상은 이를 미전(眉篆)이라 부른다.미수의 집안은 광해군 시절 정권을 잡았다가 인조반정으로 풍비박산이 나다시피한 북인이었다. 자연스럽게 과거의 뜻을 접은 그는 경기도 광주 자봉산에 은거하며 학문에만 전념했다. 노장(老莊) 사상에 심취했던 미수가 퇴계와 율곡에서 비롯된 조선성리학으로 무장한 서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것은 당연했다. 무엇보다 우리 고유의 세계관과 정신세계의 가치를 인식한 흔치 않은 인물이었다. 역사서 ‘동사’(東事)를 편찬하면서 단군설화를 그대로 담아 서인들로부터 황탄비속(荒誕鄙俗)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수가 처음 벼슬길에 나선 것은 56세가 된 1650년(효종 1)이었다. ‘박학능문(博學能文)하며 그 뜻이 고상하다’는 추천에 따라 정릉참봉에 제수됐다. 어머니가 “선인께서 아들이 벼슬길에 나가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고 하자 관직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사헌부 장령으로 제수된 1659년에는 송시열이 주도한 북벌론을 두고 ‘실현불가능한 정책으로 백성의 고통만 가중시킨다며 군사를 일으키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옥궤명(玉几銘)을 지어 올렸다. 같은 해 효종이 승하하자 인조의 계비인 조대비의 복상 기간을 놓고 이견이 대두됐는데 허목을 비롯한 남인은 1년으로 해야 한다는 서인의 기년설(朞年說)에 맞서 3년설을 주장하다가 패배했다. 이른바 기해예송(己亥禮訟)이다. 미수는 이 일로 이듬해 10월 강원도 삼척부사로 좌천됐다. 중앙정치에서는 쓴잔을 들이켰지만 목민관(牧民官)으로 이상을 펴 볼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인 듯 하다. 미수는 삼척부사로 1662년 8월까지 재임했다. 당대 문인 동명 정두경은 ‘허목을 삼척에 보내며’(送許三陟)라는 시로 그를 위로했다. ‘대관령 동북에 이름난 고을 있으니 /삼척에 흐르는 물이 오십천이네 / 부사께서 세속을 벗어난 흥취가 많으신 것을 잘 아니 /밤이 되면 밝은 달이 죽서루 위에 뜨리라’ 경치 좋은 고을에서 풍광을 즐기며 때는 기다리라’는 덕담이었지만, 미수의 삼척 시절은 치열했다. 350년이 훨씬 넘은 이야기지만 삼척 곳곳에는 미수의 흔적이 남아있다. 미수는 경기도 연천이 고향으로 무덤도 그곳에 있다. 그럼에도 허목은 지금도 명실상부하게 ‘삼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삼척시립박물관에도 미수의 역사는 제1전시실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을 정도다.미수를 따라가는 삼척 기행은 죽서루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죽서루는 오십천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있다. 동명의 시에서 보듯 오십천과 죽서루는 삼척을 상징하는 존재들이다. 죽서루는 삼척부의 객사(客舍)였던 진주관(眞珠館)의 부속건물이었다. 진주는 삼척의 옛 이름이다. 객사란 지방에 파견된 중앙 관리들의 숙소다. 객사의 부속 누각은 이들을 접대하는 연회장이었다. 주변에서는 발굴조사로 진주관과 수령의 업무공간인 동헌(東軒), 수령과 가족의 거처인 내아(內衙)를 비롯한 삼척도호부의 실체가 드러났다. 행정구역으로는 삼척시 성내동이다. 성(城) 내부라는 땅이름처럼 고려 말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고자 쌓은 판축토성과 조선시대 축조한 석성의 흔적도 확인됐다. 삼척시는 일대를 정비·복원해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죽서루는 오십천의 물길 방향에 맞게 지은 정면 일곱 칸, 측면 두 칸 집이다. 일찌감치 유적공원으로 조성된 입구로 들어서면 죽서루 동북면에 ‘竹西樓’(죽서루)와 ‘關東第一樓’(관동제일루)라고 새긴 현판이 보인다. 삼척부사를 지낸 정묵재 이성조가 1711년(숙종 37) 쓴 글씨다.내부를 들여다보면 ‘第一溪亭’(제일계정)이라는 현판이 보인다. 미수의 글씨다. 과하지 않게 흘려 쓰는 묘미가 있는 행초체다. 가만히 보면 정묵재의 현판 역시 허목의 필적을 닮아 있다. 선인(先人)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분위기의 일관성을 해치지 않으려는 노력은 아니었을까. 두 사람 모두 삼척부사 시절 죽서루를 중수했기에 현판 글씨도 남길 수 있었다. 미수의 체취는 삼척항이 내려다보이는 육향산(六香山)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높이가 25m에 불과하지만 올라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삼척군지인 ‘진주지’(眞珠誌)는 “예전에는 죽관도(竹串島)라 했다”고 적었다. 과거에는 정라진 앞바다의 작은 섬으로 동해안 일대와 울릉도·독도를 관할하던 삼척포진성(三陟浦鎭城)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한다.산 위에는 척주동해비(陟州東海碑)와 대한평수토찬비(大韓平水土贊碑), 육향정(六香亭)이 있다. 척주동해비는 미수가 조수(潮水)의 피해를 막고자 세웠다. 육향산 동쪽 만리도에 있었으나 풍랑으로 파손되자 1709년(숙종 35)에 삼척부사 홍만기가 다시 새겼고 이듬해 후임 박내정이 죽관도 기슭으로 옮겼다. 높이 170.5㎝의 척주동해비는 당당하다. 검은색 비신에 새겨진 전서체 글씨는 문외한의 눈에도 예사롭지 않다. 미수 글씨의 대표작이다. 바다가 심술을 부리지 않도록 동해를 예찬하는 노래를 지어 새겼다. 실제로 바다가 잠잠해졌는지는 알 수 없어도 바닷가 고을 백성을 위로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192자에 이르는 척주동해비의 동해송(東海頌)은 제문(祭文)을 닮았는데 동해신에게 제사를 올리면서 고하는 일종의 축문이라고 한다. 한글로 해석한 것도 이해는 쉽지 않지만 신화의 한 장면인 양 신이(神異)한 표현으로 가득하다. 평수토찬비는 황하의 홍수를 다스려 대우치수(大禹治水)라는 전설을 남긴 중국 우제(禹帝)의 비석 글씨에서 미수가 48자를 골라 나무판에 새겼던 것을 1904년(고종 41) 다시 돌에 조각한 것이다. 치산치수(治山治水)의 의미라니 역할은 척주동해비와 다르지 않다. 보호각 현판이 ‘禹篆閣’(우전각)인 것은 우제의 전서 글씨를 모신 전각이라는 뜻이겠다.육향산의 동남쪽에는 미수사(眉叟祠)가 있다. 허목을 기리는 사당으로 근년에 지은 것이다 사당 앞 육향산을 감싸고 도는 도로 이름은 허목길이다. 육향산으로 오르는 동북쪽의 돌계단 한쪽에는 7개의 돌비석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척주동해비가 처음 죽관도로 옮겨졌을 당시 세워졌던 장소라고 한다. 동해비는 1969년 지금의 장소에 자리잡았다. 목민관을 기리는 수많은 선정비가 남아있지만, 그들이 모두 선정을 베푼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미수의 2년 남짓한 삼척부사 시절도 그야말로 애민(愛民)으로 점철됐는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고장에는 허목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다양한 설화가 전하고 있다. 민속학자들은 ‘허목 설화’의 주제를 ‘세금 없는 고을을 만들다’, ‘민심을 안정시킨 척주동해비’, ‘원한을 풀어준 명판관’, ‘상속 문제를 바르게 처결하다’ 등으로 정리하고 있다. 적어도 삼척 사람들에게 허목이 ‘남다른 지방관’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민·관·경이 함께 삐뽀삐뽀… 성동의 똑똑한 CCTV

    ‘삐뽀삐뽀~.’ 성동CCTV통합관제센터에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폐쇄회로(CC)TV 촬영 영상이 뜨는 모니터 화면에 ‘이벤트 발생’이라는 문구도 떴다. 근무자가 화면을 보니 한 남성이 주택 담장을 넘고 있었다. 즉시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범인을 붙잡았다. 서울 성동구가 안전 성동의 핵심 사업으로 연말까지 설치하려는 ‘스마트 CCTV 시스템’의 작동 원리다. 스마트 CCTV는 범죄나 쓰레기 무단투기를 자동으로 감지, 분석해 경고음을 울리고 경고 문구를 모니터 화면에 띄우는 시스템이다. 사람이 24시간 모니터를 지켜봐야 하는 한계를 극복한 최첨단 방범 시스템이다. 성동구는 12일 “예산 19억원을 투입해 12월 중순까지 스마트 CCTV를 지역 내 250곳에 설치할 것”이라며 “폴대, 전신주, 통신주, 보안등을 활용해 설치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NSOK, KT텔레캅 등 민간보안업체의 침입탐지 신호를 성동CCTV통합관제센터와도 연계, 범죄 예방을 더욱 강화한다. 연계 흐름은 간단하다. 민간보안업체에서 누군가 주택이나 사무실에 침입한 것을 탐지하면, 이를 112상황실과 성동CCTV통합관제센터에 알려준다. 센터는 사건 발생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CCTV로 현장 상황을 촬영해 순찰차에 실시간 보내준다. 구는 “상업·업무 시설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민·관·경이 함께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다른 자치단체와 차별화된 성동만의 특화된 정보통신기술(ICT)”이라며 “오는 11월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구민 행복 터전의 핵심인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해 전국 최고의 안전 도시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혼한 뒤 혼자 살던 40대 새터민…숨진 지 보름 만에 발견

    이혼한 뒤 혼자 살던 40대 새터민…숨진 지 보름 만에 발견

    새터민인 40대 여성이 숨진 지 보름 만에 홀로 자택에서 발견됐다.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오후 3시 35분쯤 창원시 의창구의 한 아파트에서 김모(4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와 10일 전부터 연락이 안 된다’는 김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김씨는 침대 위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시신은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부검 결과 김씨는 뇌졸중으로 지난달 25일쯤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나 유서 등이 없어 타살이나 자살 정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2009년 8월 탈북해 창원에서 살고 있던 김씨는 최근 남편과 이혼해 혼자 살았으며, 별다른 직업 없이 기초생활수급 지원을 받으며 어렵게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릉동 살인사건’ 예비신부 죽인 군인 살해한 30대, 정당방위 인정

    ‘공릉동 살인사건’ 예비신부 죽인 군인 살해한 30대, 정당방위 인정

    자신의 집에 침입해 예비신부를 죽인 군인을 격투 끝에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2년 만에 정당방위를 인정받았다.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김효붕)는 살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양모(38)씨에 대해 죄가 성립되지 않아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양씨는 지난 2015년 9월 24일 새벽 자신의 집에 침입한 육군 모 부대 소속 장모(당시 20세) 상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양씨는 장 상병이 자신의 동거인이자 예비신부를 흉기로 찌르자 그와 격투를 벌이고 흉기를 빼앗아 살해했다. 예비신부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양씨에게 정당방위가 인정된다고 판단,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양씨가 흉기로 찌르는 행위 외에 당장 닥친 위험을 제거할 다른 방법을 찾을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 사회 통념상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사건 송치 뒤 2년의 검토 끝에 검찰은 양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며 위법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사건을 맡은 담당 부장검사가 피해 여성의 유족과 장 상병의 유족을 모두 면담하고, 검찰청 의료자문위원회에 조언을 구했다. 지난달 열린 검찰시민위원회에서도 압도적인 의견으로 불기소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시민위원회는 통상 1조, 2조로 나뉘어 열리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23명 전원이 모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을 법률적으로 처벌 안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뿐 아니라 외국 사례까지 검토하고, 국민의 법 정서가 변화한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람을 죽인 것은 맞지만, 위법성은 없다고 봤다”며 “합리적 결론에 도달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국 인형뽑기방 턴 20대 구속

    전국 인형뽑기방을 돌며 금품을 훔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로 김모(27)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4시 38분쯤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한 인형뽑기방에 설치된 현금 교환기를 공구로 부수고 현금 1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최근 2달 동안 전남 목포와 여수, 경남 진주, 경북 구미 등 전국 인형뽑기방을 돌며 21차례에 걸쳐 현금 1000만원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인터넷 지도를 통해 무인 인형뽑기방 위치를 파악한 뒤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해 손님이 없는 새벽 시간대에 범행했다. 경찰은 매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범행을 확인하고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훔친 현금 중 500여만원을 압수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군사용 레이더로 보안센서 개발… 에스원 연구원 마퀴스 후즈후 등재

    군사용 레이더로 보안센서 개발… 에스원 연구원 마퀴스 후즈후 등재

    “일상에서 흔히 보는 보안 감시장치의 센서에도 군사용 레이더 기술이 숨어 있습니다.”보안 솔루션 기업 에스원의 김현국(왼쪽)·백정우(오른쪽) 연구원이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활용, 침입 감지용 보안센서를 개발한 공로로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퀴스 후즈후’ 2018년판에 등재됐다. 9일 에스원에 따르면 자사 융합보안연구소 소속으로 무선통신 기술 전문가인 김 연구원 등은 군사용 초광대역(UWB) 감지기를 송수신 일체의 저전력형으로 바꿔 가격을 50분의1로 낮추고 일반 보안용으로 개조했다. 김 연구원은 “UWB 감지기는 스스로 발사한 무선신호가 다른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특성을 이용해 침입자를 감지하는 장치”라며 “공장, 주류창고 등 고위험 업종은 물론 은행, 경찰서, 박물관 등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장소나 발전소 등 국가 중요시설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기술은 2014년 개발된 소형 UWB 센서에 고스란히 응용됐다. 현재 관련 특허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해 미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에 등록돼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조카 성폭행 위해 엄마와 남동생 살해한 인면수심男

    조카 성폭행 위해 엄마와 남동생 살해한 인면수심男

    엄마와 장애인 남동생을 죽이고 여자조카를 성폭행한 인면수심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격적인 사건에 분노한 주민들이 "용의자를 내놓으라"고 몰려들자 경찰은 문제의 용의자를 다른 도시로 이송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왈테르 아란다라는 이름의 남자가 범행을 벌인 건 6일 새벽(현지시간). 밤새 술을 먹고 귀가한 남자는 곤히 자고 있는 남자와 남동생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이어 잠시 놀러와 있던 누이의 딸(12)을 깨워 자신의 방으로 데려간 뒤 성폭행했다. 끔찍한 범행을 연이어 저지른 그는 그제야 "강도가 사람을 죽이고 도망갔다"고 소리치면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 소리를 들은 이웃주민이 바로 경찰을 부르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외부로부터의 침입 흔적을 찾지 못한 경찰은 바로 문제의 남자를 용의자로 의심했다. 12살 조카가 엄마에게 "삼촌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경찰의 의심은 더욱 커졌다. 경찰의 추궁을 받은 남자는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다. 알고 보니 범행 동기는 조카에게 품은 흑심이었다. 남자는 12살 조카에게 못된 마음에 품고 있었다. 술을 먹고 귀가한 남자는 조카가 놀러와 자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자 성적 충동을 느꼈다. 남자는 조카와 자신의 관계를 반대할 게 분명한 걸림돌부터 제거하기로 했다. 엄마와 장애인 남동생을 죽인 이유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자 주민들은 인면수심 남자를 직접 처벌하겠다며 경찰서로 몰려갔다. 경찰이 용의자를 보호하기 위해 주민들과 대치하는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은 "공분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법치주의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용의자의 신변안전을 위해 다른 도시로 이송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카를 사랑해 잔인한 범행을 벌였다는 남자는 장작을 만들어 파는 일을 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평소 말이 적어 이웃과의 소통은 거의 없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씨줄날줄] 살인 개미와 악성 외래종/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살인 개미와 악성 외래종/이순녀 논설위원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견된 맹독성 붉은불개미에 대한 공포가 열흘이 지나도록 가시지 않고 있다. 당국이 전국 주요 항만 34곳을 조사하고, 부산항 감만부두 내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곳 주변 100m 안에 있는 컨테이너 640개를 모두 들어내 정밀수색했으나 추가로 개미집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루에 많게는 1500개까지 알을 낳는 여왕개미의 사체를 아직 찾지 못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남미가 원산인 붉은불개미는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지니고 있어 살인 개미로 불린다. 날카로운 침에 쏘이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 증상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실제 북미에선 한 해 평균 8만명 이상이 독침에 쏘여 100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에겐 이름도 생소한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의 하나다. 물자 교역과 해외 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외래생물, 특히 특정 지역의 독한 해충이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자 이런 위험을 반영해 악성 외래종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뉴트리아, 붉은귀거북,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블루길(파랑볼우럭), 꽃매미 등 동물 6종도 여기에 포함된다. 생태계 교란 생물은 우리 고유의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외래 동식물로 현재 동물 6종과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등 식물 14종이 지정됐다. 뉴트리아는 올 초 웅담의 주요 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을 곰보다 2~3배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기생충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환경부가 섭취를 금지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뉴트리아는 1980년대 후반 모피용으로 국내 농가에 도입됐으나 사육 포기 등으로 일부가 국내 생태계에 방사된 후 강한 번식력으로 농작물 피해나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 블루길, 큰입배스는 작은 물고기나 붕어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는 어종이다. 악성 외래종은 일단 침입하면 현실적으로 퇴치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붉은불개미처럼 선박에 무임승차해 들어왔건 뉴트리아처럼 특정 목적으로 반입했다가 쓸모가 없어져 방치했건 그로 인한 피해는 막심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래 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점검하길 기대한다.
  • [그때의 사회면] 통금 단속 풍경/손성진 논설주간

    [그때의 사회면] 통금 단속 풍경/손성진 논설주간

    통행금지는 남북 대치 시대의 산물이다. 1945년 미군정기에 하지 중장의 군정포고 1호가 통금이었다. 통금 시간은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였다. 통금은 치안 유지에는 효과를 발휘했다. 어둠을 틈탄 ‘밤손님’들의 활동을 억제했다. 그러나 분명한 자유의 제한이었다. 특히 주당들이 문제였다. 술을 마시면서도 시계를 수시로 봐야 했고 통금이 가까워지면 술을 입으로 털어 넣다시피 하고는 허둥지둥 집으로 향했다. 통금 해제는 국민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크리스마스날, 대통령의 생일, 제야의 밤 등 1년에 몇 번만 사람들은 심야의 자유를 즐길 수 있었다. ‘밤의 족쇄’는 1982년 1월 6일 0시를 기해 37년 만에야 풀렸다. 전두환 정권의 자유화 조치의 하나였다.통금에 얽힌 사연은 많다. 늘 과잉 단속이 문제가 됐다. 열차가 연착해서 통금에 걸린 경우만큼 억울한 일도 없었다. 서울역에 밤 11시 45분에 도착한 청소년들이 무더기로 통금으로 즉심에 넘겨졌다. 자정쯤 집에 침입해 현금을 훔쳐 달아나던 남성 2명이 심야에 도둑을 쫓다 도리어 통금에 걸려 경찰에 연행되고 도둑은 달아나는, 말도 안 되는 일도 있었다. 이때는 1·21 사태 직후여서 마구잡이로 연행한 것으로 보인다(1968년 3월 5일자 경향신문). 자정 직전에 풀려난 미결수들이 집으로 가다 통금에 걸려 연행되는 일도 있었다. 서대문에 있던 서울구치소 측은 검사의 석방지휘서가 늦게 도착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하곤 했다. 통금 시간이 되면 택시도 과속하기 마련이다. 통금에 쫓긴 택시가 고가도로 위를 달리다 아래로 추락하는 일도 잦았다. 과속 택시가 인명 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뺑소니 사건도 흔했다. 통금 위반자들은 경찰서 보호실에 수용됐는데 집중단속을 할 때면 보호실은 움직일 틈이 없을 정도로 혼잡해 인권 문제가 불거졌다. 통금이 임박한 시간에 버스가 만원이 돼 무정차로 통과해 버리면 외곽으로 가야 하는 시민들은 발을 묶이게 마련이다. 여관 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경찰에 항의해 한밤에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특히 눈이 많이 와 교통이 마비되는 겨울이면 귀가는 전쟁과도 같았다. 큰 눈이 내린 1970년 12월 1일 새벽에 도심에서 버스를 못 잡아 통금에 걸린 시민은 무려 1만명이었으나 경찰은 모두 집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배우 고 박노식씨는 4월 어느 날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통금에 걸렸는데 “내가 박노식이다”라며 도주하다 전복 사고를 내기도 했다. 바다를 통한 간첩 침투가 잦아지자 정부는 1969년 7월부터 해상통금도 실시했다. 통금 시간에 운행하는 선박은 무조건 격침한다는 무시무시한 내용이었다. 사진은 통금 해제 첫날 밤 풍경을 전한 1982년 1월 6일자 동아일보.
  • 추석 맞아 시댁찾은 30대 주부, 모텔 머물다 추락사

    추석 맞아 시댁찾은 30대 주부, 모텔 머물다 추락사

    추석을 맞아 시댁을 찾은 30대 여성이 모텔에서 추락사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4시 52분쯤 경남 창원 시내 한 모텔 4층에 투숙했던 A(33·여)씨가 추락해 숨졌다. 경기도에 사는 A씨는 추석 연휴를 맞아 남편 B(35)씨와 함께 시댁이 있는 창원을 찾은 상태였다. A씨는 이날 남편 B씨, 남편 친구와 함께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다. 남편 B씨는 부인 A씨에게 ‘술을 많이 마셨으니 그냥 집에 가자’고 했으나 A씨는 ‘그냥 갈 수 없다’며 몸싸움을 하는 등 한동안 남편과 승강이를 벌였다. 이후 인근 파출소로 간 A씨는 ‘남편이 나를 때려서 함께 있기 싫고, 시댁도 가기 싫다’며 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모텔에 A씨의 임시숙소를 마련해줬다. 경찰은 A씨가 술취한 상태에서 창문을 문으로 착각해 발을 헛디뎌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숙소에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이 없고 스스로 몸들 던지는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판단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와 주변 폐쇄회로(CC)TV 확인 등을 거쳐 사망 원인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개미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신고부터”

    독개미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신고부터”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독개미인 ‘붉은 불개미’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붉은 불개미가 서식할 만한 장소에 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수입 컨테이너 내·외부, 컨테이너 야적장, 목재 야적장, 수입식물 보관 창고, 공항과 항만 주변 아스팔트 균열부위 등지에서 붉은 불개미가 나올 수 있다. 붉은 불개미를 발견하면 만지지 말고 농림축산검역본부(054-912-0612)로 신고해야 한다.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해당 지역본부에 연락해 필요한 조치를 하게 된다. 붉은 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종이다.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어 날카로운 침에 찔릴 경우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의식장애를 유발해 사망할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 부산항에서 처음 불개미가 나타난 곳에는 1000 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된 바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경비원 없는 야간 병원… 입원실은 범죄 사각지대

    경비원 없는 야간 병원… 입원실은 범죄 사각지대

    20대 여성 조모씨는 지난달 교통사고를 당해 서울의 한 중형 병원에 입원했다. 하루 종일 병실에 있으니 답답해져 밤에 산책 삼아 복도를 걷다가 갑자기 스친 공포감에 몸을 떨었다. 병원 입구에 시설 경호원이나 직원이 아무도 없었다. 야근 간호사만 몇명 있을 뿐이다. 조씨는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이렇게 병원 보안이 허술한지 몰랐다”면서 “최소한 방호 요원이 1명은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몸서리쳤다.국내 병원이 ‘범죄 사각지대’에 내몰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응급실과 입원실 등에 누구나 들락날락할 수 있을 정도로 보안이 허술하다. 서울신문이 평일이던 지난달 28일과 29일 이틀간 오후 7~9시 서울 시내 중형 병원 10곳을 직접 방문한 결과 8곳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건물 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1층 입구를 지키는 직원이나 경비원이 있는 병원은 단 2곳뿐이었다. 나머지 8곳 가운데 2곳은 입원 환자들이 있는 병실까지도 진입이 가능했다.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A병원 1층 데스크에는 ‘지금은 원내 순찰 중입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세워놨지만 경비원은 30분이 지나도록 보이지 않았다. B병원은 ‘야간 출입 시 경비실에서 도움을 받으십시오’라는 안내를 붙여놨는데도 지하 출입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데스크에는 잠시 자리는 비운다는 메시지조차 없었다. C병원에서도 일반 병실이 위치한 3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병원 직원을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병원 면회 권장 가이드라인’은 오후 8시까지 면회를 허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병원에서는 오후 9시가 넘은 시각에도 면회객들이 병실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었다.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는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았다. 1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시내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은 2015년 284건에서 2016년 310건으로 8.3% 증가했다. 절도사건도 2015년 272건에서 2016년 301건으로 9.6% 증가했다. 한 강력계 형사는 “중형 병원에선 문을 잠그지 않는 경우가 많아 외부인에 의한 절도나 폭행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병원에 무단침입해 절도를 벌이려던 계획이 성추행으로까지 이어진 사건도 있었다. 지난 1월 절도를 하려고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병원에 들어간 40대 남성은 여성 환자에게 범행이 들키자 흉기로 위협하고 성추행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요양 병원에는 야간에 ‘시설 관리 안전 당직자’를 두는 것이 의무이지만, 일반 병원에는 그런 규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중소병원의 야간 당직 시간대에 보안 인력을 강화하는 등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구속된 집회·시위 사범 ‘DNA 채취’ 중단

    경찰이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집회·시위사범에 대한 유전자(DNA) 채취를 중단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이와 관련된 규정을 손질하고 바뀐 지침을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내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는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을 권고하면서 집회·시위사범 DNA 채취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현행 ‘디엔에이(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에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DNA를 검·경이 수집할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아동을 성폭행해 장기를 파손한 이른바 ‘조두순 사건’ 이후 흉악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DNA를 데이터베이스(DB)로 관리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제정돼 2010년 7월부터 시행됐다. 시료 채취 대상 범죄는 방화·실화, 살인, 강간·추행, 절도·강도, 폭행, 성폭력, 마약,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 11가지다. 경찰은 바뀐 규정에 따라 특수폭행·특수주거침입·특수손괴·특수협박 혐의로 구속된 집회·시위사범의 DNA는 채취하지 않는다. 살인이나 중상해, 방화 등 강력범죄에 해당하는 행위가 발생했을 때만 법을 적용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청춘시대2’ 최아라 김민석, 오늘부터 1일? 맞닿은 손끝 ‘관계 변화 기대’

    ‘청춘시대2’ 최아라 김민석, 오늘부터 1일? 맞닿은 손끝 ‘관계 변화 기대’

    ‘청춘시대2’ 김민석을 향한 최아라의 고백은 ‘조장훈’ 커플에게 어떤 변화를 선사할까.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2’(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제작 드라마하우스, 테이크투)가 오늘(30일) 밤 12회 방송을 앞두고 ‘조장훈’ 커플, 조은(최아라)과 서장훈(김민석)의 손끝 뽀뽀 스틸 컷을 공개했다. 긴장과 설렘이 섞인 표정으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등 뒤로 손을 뺀 조은과 장훈. 살짝 맞닿은 손끝은 지난 밤 조은의 고백 이후, 두 사람 관계에 변화를 예고하는 기분 좋은 사진이다. 지난 11회분에서 마사지사 조앤이자 분홍 편지를 쓴 문효진의 복수를 위해 벨에포크에 침입한 남자(윤경호). 편지의 수신인이 송지원(박은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다 죽이겠다며 분노에 날뛰었지만, 하메들의 절박한 애원에 벨에포크를 떠났다. 죽음의 위기에서 다 함께 무사히 벗어난 것. 다음 날, “되게 이상해요. 어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 오늘이 다른 날이랑 똑같다는 게”라는 유은재(지우)의 말처럼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을 맞이한 하메들. 하지만 각자 마음이 향하는 대로 행동하며 변화를 알렸고 특히 조은은 장훈이 “나 없는 동안 외로웠다고? 보고 싶었다구?”라고 농담하자 평소와 달리 “어. 너 없는 동안 외로웠다고. 보고 싶었다구”라며 마침내 툴툴거림 속에 숨겨왔던 진심을 꺼냈다. 새 가족과 행복한 아빠를 보며 자신을 좋아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던 조은. 죽음의 위기를 넘긴 이후, 진심이 가는 대로 장훈에게 고백한 조은의 용기가 사랑스럽고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과연 조은의 고백에 장훈은 어떤 답을 할까. 모두가 염원하는 ‘조장훈’ 커플의 1일이 성사될 수 있을지 오늘(30일) 방송에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조은의 용기 있는 고백 이후가 펼쳐질 ‘청춘시대2’. 오늘(30일) 밤 11시 JTBC 방송. 사진제공= 드라마하우스, 테이크투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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