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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 못하는 시진핑과 27년 전 단둘이 식사 그땐 어색한 침묵만…”

    “남는 방이 없어서 아들 방을 그에게 침실로 줬었죠.” 미국 아이오와주 머스카틴에 사는 할머니 일레노어 드보르자크(72)는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이같이 밝혔다. 27년 전 중국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 시절 농업 대표단을 이끌고 2박 3일간 머스카틴에 머물던 시진핑국가부주석에 대한 회상이었다. 당시 중국은 후진국으로서 막 개방에 나섰던 때여서 가난했고, 30대 초반의 시진핑을 맞은 아이오와 시골 마을 사람들도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다. 당시 시진핑 일행의 방문을 도운 새라 랜디는 “예산이 부족해서 이웃 주(州)에서 약간의 돈을 지원받았고 시진핑 일행을 주민들 집에 분산해서 재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돈보다 아쉬웠던 것은 의사소통이었다. 랜디는 “그들은 영어를 못했고 우리는 중국어를 못했는데 통역은 달랑 한 명뿐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가정주부였던 드보르자크는 시진핑이 이틀간 잤던 아들 방 벽에 인기 미국 드라마 ‘스타트렉’ 주인공들의 사진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남편이 출근한 뒤 시진핑과 단 둘이 아침식사를 하는 내내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고 기억했다. 시진핑이 영어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우리는 ‘물 드릴까요?’라거나 ‘차 마실래요?’ 등의 지극히 기초적인 의사소통만 했을 뿐 심지어 ‘자녀가 몇 명이냐’는 대화도 하지 못했다.”면서 “아침식사가 끝난 뒤 거실에 앉아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시진핑을 태우고 갈 차가 도착하기만 기다렸다.”고 술회했다. 그녀는 “그때 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지만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면서 “그도 분명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얼마 전 나는 그의 이름을 중국어로 쓰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인턴 4일만에 재클린 침실서 첫 관계”

    “인턴 4일만에 재클린 침실서 첫 관계”

    존 F 케네디(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18개월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여성이 케네디와의 불륜 사실을 폭로했다. 백악관 인턴 출신인 미미 비어드슬리 앨포드(오른쪽·69)는 최근 펴낸 자서전 ‘원스 어폰 어 시크릿’을 통해 케네디와 불륜관계를 맺게 된 순간부터 암살되기 직전까지 두 사람 간의 비밀스러운 일들을 적나라하게 고백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과 미국 뉴욕포스트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네디 암살 7일 전까지 잠자리 자서전에 따르면 앨포드는 케네디 대통령 재직 당시 19세의 나이로 백악관 공보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그녀는 1962년 케네디로부터 백악관 수영장 파티에 초대받은 날 부인의 침실에서 그와 처음으로 성관계를 맺었다. 인턴으로 고용된 지 불과 4일 만이다. 그녀는 “나의 첫 경험이었다.”며 “매우 큰 충격을 받았지만, 케네디는 자연스러운 일을 하는 것처럼 태연했다.”고 회고했다. ●“마약 흡입 제안… 울면서 도망쳐” 내연관계는 앨포드가 백악관 인턴을 그만둔 뒤에도 계속됐으며, 케네디가 암살되기 7일 전까지 잠자리를 함께했다. 그녀는 “케네디가 마약을 흡입하고 성행위를 갖자고 제안했다.”며 “대통령은 자신이 먼저 마약을 흡입하고 내 코앞으로 그것을 가져왔다. 나는 무서워 울면서 도망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네디가 잠자리에서 입맞추기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신과 심리적 거리를 두었으며, 그녀도 케네디를 항상 “대통령 각하(Mr President)”라고 불렀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케네디가 아들 패트릭을 잃었을 당시에 함께 눈물을 흘리며 매우 슬퍼했다고 밝혔다. 앨포드는 “당시 케네디는 수북이 쌓인 위로 편지들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며 “나도 그와 함께 슬퍼했다.”고 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녀는 양국 간의 위기가 고조되자 “나의 아이들이 죽는 것보다 빨갱이가 되는 편이 낫다.”면서 한발 물러설 뜻을 비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가구업계, ‘싱글족’을 사로잡아라

    가구업계, ‘싱글족’을 사로잡아라

    삼성전자가 최근 ‘1도어’ 미니 냉장고를 내놨다. 작은 오피스텔에 알맞은 크기에 민트 블루와 레드 등 감각적인 색상까지 갖췄다. 대형 냉장고가 여전히 판을 치는 시장에 새삼 ‘미니’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싱글족’에 주목하고 있어서다. 미혼 가구 등 1~2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관련 업체들에 또 다른 기회다. 이들을 요즘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곳 중 하나가 가구업계다. 결혼은 필수라는 고정관념이 희미해지고, 자신의 공간을 결혼 전 잠깐 사는 곳으로 인식하지 않고 멋스럽게 가꾸려는 싱글들이 늘면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가구업체들이 싱글 전용 상품을 내놓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 과거엔 수납장 위주의 단품이었으나 최근엔 거실, 침실, 옷방, 사무공간 등을 일관성 있게 꾸밀 수 있도록 상품군도 확대 중이다. 좁은 공간에 활용하기 좋도록 작고 날씬해진 것은 물론 공간 크기에 따라 변형 가능한 ‘모듈형’ 제품이나 한 가지를 다용도로 쓸 수 있는 ‘멀티형’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웨덴 브랜드 ‘이케아’ 한국 상륙 대비 가구업계의 발빠른 움직임은 조만간 한국에 들어올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에 대비하는 측면도 크다. 이케아의 주 소비층이 1~2인 소가구이기 때문이다. 합리적 가격에 멋스러운 디자인까지 갖춘 싱글용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한샘은 싱글족을 겨냥해 2010년 온라인 전용으로 출시한 ‘샘리빙’과 ‘샘베딩’이 거둔 실적에 사뭇 놀라고 있다. 원룸 거주자들을 위해 TV, PC, 화장품 수납을 한 번에 해결하는 멀티형 제품들과 독신 남성·여성들의 생활방식이나 필요에 맞춘 세트 상품과 인테리어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샘리빙과 샘베딩으로 지난해 거둔 매출은 약 115억원. 이는 전체 온라인 매출의 20% 가까이를 차지한다. 한샘 관계자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싱글용 가구는 그야말로 ‘곁가지’였다.”면서 “그러나 최근 사내에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에 맞는 가구 디자인을 개발하는 전담팀까지 꾸려질 정도로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전용으로 출시한 것은 주중엔 회사일로, 주말에는 취미활동 등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서였다. 또한 매장 유지비, 인건비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같은 사양의 제품보다 20~30%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도 됐다. 까사미아도 2009년부터 ‘싱글즈’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1인 가구의 공간 활용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을 선보여 왔다. 소파 겸용 베드, 파티션·책장·AV장 등으로 용도 변경 가능한 책장, 화장대 겸용 책상, 날렵한 2인용 책상 등을 내놓았다. 출시 이후 연평균 30% 이상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싱글룸’을 주제로 한 카탈로그까지 따로 제작했으며, 상반기 중에 고객의 수요에 맞춘 신제품 4종을 또 출시할 예정이다. 까사미아의 이현구 대표는 “혼수와 이사에 집중했던 예전과 달리 싱글과 소형주택 거주자들이 가구 회사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싱글족을 겨냥한 합리적 가격의 상품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간 절약형 수납함 인기몰이 가구 회사는 아니지만 락앤락도 ‘모듈형 가구’를 내놓으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천으로 된 정리함인 ‘리빙박스’로 주부들의 마음을 산 락앤락은 공간절약형 수납함 브랜드 ‘인플러스’를 출시하고 인기몰이 중이다. 5분 만에 조립이 가능하며, 개인의 필요와 공간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것이 싱글족들을 사로잡은 인기비결. 특히 속옷 수납함, 장난감 박스, 서랍장 등으로 쓸 수 있는 ‘스토리박스’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락앤락은 ‘인플러스’ 시리즈의 하나로 지난해 3분기까지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거실에 1.7m 악어가 있어요!” 화들짝

    이른 아침 거실에서 1.7m 크기의 악어와 대면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호주 뉴스닷컴의 보도에 의하면 호주 북부 다윈에 살고 있는 믹코 슬비노브스카(42)와 아내 조 도드(42)는 7일 아침 5시30분경(현지시간) 깜짝 놀랄 일을 당했다. 아직 이른 아침 침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내 도드는 애완견의 짓는 소리에 잠을 깼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거실로 나온 도드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침실 문에서 3m 떨어진 거실에 1.7m 크기의 바다악어 한마리가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을 깨웠고, 슬비노브스카도 바지를 걸친 후 손에 집히는 대로 무기 될 만한 것을 집어 들었다. 그가 들고 나온 무기는 침대 맡에 있던 기타. 그는 기타를 들고 조심스럽게 거실을 지나 악어 관리대에 전화를 했다. 연락을 받은 악어 전문가 대니 베스트가 도착했고, 익숙한 솜씨로 악어를 제압했다. 악어는 인근 악어 농장에서 탈출한 놈으로 밝혀졌다. 인근농장에서는 지난 5년간 15마리의 악어가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도드는 “거실에 있는 악어를 발견한 순간 너무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고 당시 심정을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호주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액션쇼 ‘파워레인저’ 볼까, 뮤지컬 ‘호두까기… ’ 볼까

    액션쇼 ‘파워레인저’ 볼까, 뮤지컬 ‘호두까기… ’ 볼까

    1월은 공연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다. 하지만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 공연이 잇따라 쏟아져 눈길을 끈다. ‘구름빵’ 등 인기 캐릭터를 앞세운 작품과 명작 동화의 재미를 일깨우는 뮤지컬, 교육과 재미가 결합된 ‘에듀테인먼트’ 등 공략 키워드도 다양하다. ●파워레인저·구름빵… 캐릭터 열전 일본 애니메이션을 각색한 액션 라이브쇼 ‘파워레인저 미라클포스’는 단연 어린이들의 슈퍼스타다. 전작 시리즈인 ‘엔진포스’, ‘정글포스’를 통해 전국에서 24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세 번째 시리즈인 ‘파워레인저 미라클포스’(사진 왼쪽)는 천사를 모티프로 한 의상과 레드·핑크·블랙·옐로·블루의 다섯 색상 캐릭터가 등장해 지구를 침략한 ‘워스터’라는 악당을 물리치며 지구를 지켜나간다. 22일까지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3만~5만원. (02)2261-1393~4. 파워레인저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구름빵’. 국내 3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창작 뮤지컬이다. 7일부터 2월 5일까지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 무대에 오른다.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고 하늘로 날아올라 아빠의 출근을 돕는 두 남매의 모험이야기로, 한껏 상상력을 동원해 훈훈한 가족애를 그려냈다. 2004년 출판된 동명의 원작 동화도 프랑스, 독일 등 8개국에 수출돼 50만권의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 가도를 걷고 있다. 3만~5만원. 1666-5795. ●책 밖으로 나온 명작동화 주인공 명작 동화속 주인공을 무대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공연도 다채롭다. 정교하게 제작된 마스크와 다양한 무대 장치, 그리고 블랙아트를 이용한 네버랜드 장면 등을 통해 어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뮤지컬 ‘피터팬’이 그중 하나다. 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2만 5000~4만 5000원. (02)762-0010. 탤런트 송승환이 이끄는 PMC 프러덕션은 명작동화 ‘호두까기 인형’(오른쪽)을 뮤지컬로 선보인다. 원작 동화에 없는 ‘마음요정’이 등장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주인공 마리가 큰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호두까기 인형을 심술궂은 오빠가 망가뜨리고, 그날 밤 침실에 쳐들어온 쥐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호두까기 인형의 이야기를 그렸다. 서울 동선동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대극장에서 2월 12일까지 공연된다. 4만~5만 5000원. (02)738-8289.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 모기/ 하우 (본명 신광수)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 모기/ 하우 (본명 신광수)

    모기/ 하우 (본명 신광수) 등장인물 무영(30대 초반·공무원시험 준비 중) 약희(20대 후반·백화점 화장품 매장 직원) 방역업체 직원 1(40대·제로버그 팀장) 방역업체 직원 2(20대·제로버그 사원) 집주인(40대·중반 여성) 매니저(소리·화장품 매장 관리인) 무 대 왼쪽에 침실과 작은 거실이 딸린 반지하 공간. 햇살을 느낄 수 없으며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이다. 거실 벽면 위로 창이 있으나 방충망은 찢기고 구멍도 뚫려 있다. 거실 한편에는 컴퓨터, 벽에는 벽시계가 걸려 있고 밑에는 커다란 동그라미가 그려진 달력이 걸려 있다. 침실에는 침대와 화장대, 구석에는 아기 침대와 모빌이 달려있다. 중장비의 굉음이 멀리서 들려온다. 중장비 소음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대화할 때에는 잘 들리지 않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크고 뚜렷하게 들린다. 중장비 소음이 들릴 때마다 무영은 귀를 후비는 습관이 있다. 희미한 침실 조명이 켜져 있고 ‘탁’ 하는 짧은 박수소리 한두 번 들린다. 조명 밝아진다. 무영 저희가 안 나가겠다는 겁니까? 아니잖아요. 아무리 월세를 제때 못 낸다 해도 그렇지 사람이 살 수가 없잖아요. (약희의 눈치를 보며) 알았어요. 그러니까요, 사모님께서 먼저 계약서대로 모기부터 해결부터 해주세요. (사이) 네, 네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무영은 수화기를 휙 던지며 클렌징을 하는 약희의 눈치를 살핀다. 약희 뭐래? 무영 (말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알았대. 약희 (순간 울컥함을 참고 몸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이것 봐, 이것 보라구. 어! 여기도 물렸네. 아이 가려워. 에이 정말, 여름만 되면 이놈의 집구석은 모기가 온통 벽에 온통 도배를 해요, 도배를… 얘네들은 날개를 폼으로 달았나? 날개가 있으면 날아올라야지,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요 앞 40층짜리 탑궁전 아파트 사람들은 놔두고 (무영을 보며) 바닥보다 낮은 이런 곳으로 기어 들어와서 피곤한 사람, 잠도 못 자게 한담. 무영, 약희를 힐끗 보다 다시 허공에 시선을 응시하며 손뼉을 친다. 약희 잡았어? 무영 어 (씩 웃으며 약희에게 빈 손바닥을 펴 보인다.) 약희(다시 거울을 보며) 그 한 마리를 잡아서 집안의 모기를 도대체 언제 다 없애겠어? (사이) 다 없앨 수나 있겠어? 좋아, 설사 집안의 모기를 다 잡았다고 쳐. 그럼 뭐해, 좀 있다가 집 밖에 있는 모기들이 주택청약 대기자처럼 얼씨구나 들이댈 거 아냐? 무영 미안해. (표정을 바꿔 자신감 있는 태도로) 그래도 오늘 밤만큼은 기필코 밤을 새워서라도 자기랑 울 희망이, 내~가 책임진다. 약희 허구한 날 또 그 소리 (무영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자기랑 울 희망이, 내~가 책임진다. 테이프 같으면 벌써 늘어져서 내~~가 책~임진~다. 책임이 뭔지나 아나? 무영 뭐!? 약희 됐어. 그건 그렇고, 난 정말 못 참겠어. 가뜩이나 모기소리가 나면 불면과 신경쇠약에 시달렸는데 이젠 편두통까지, 앵앵거리는 소리만 들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구. 이번 여름, 아니 딱 일주일만이라도 모기가 없는 곳에서 살고 싶어. 무영 (혼잣말로) 난, 자기 잔소리 없는 곳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살고 싶다. 약희 뭐야! 잔소리? 그럼 지금 당장 짐 싸. 무영 아니, 내 말은… 약희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잔소리 안 하게 생겼니? 무영(한참 동안 약희의 눈을 피하며) … 약희 이제 집은 어떡할 거야? 이제 보름도 안 남았어. 무영 … 약희 (울컥 치솟는 것을 참으며) 아이 참, 오늘 밤은 또 왜 이리 덥담. 무영 (약희의 눈치를 살피다가) 미안해, 여봉~ 내가 이번 시험만 붙으면… (약희를 안으며) 그리고 오늘 밤만큼은 자기하고 울 희망이, 내가 밤 새워서라도 모기들한테서 지켜줄게. 약희 (무영을 뿌리친 후) 더워 더워, 끈적거려, 붙지 말래두.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어! 빨리 손 안 치워? 무영 (머쓱한 듯 손을 빼며) … 약희 그리고 ‘이번 시험만 붙으면’ 이라는 말 도대체 몇 번째야. 이제 지긋지긋하니까, 먼저 모기 다 없애기 전까지 내 몸에 손도 대지 마. 무영 (약희를 한동안 말없이 쳐다보다가) 이놈의 모기들 오늘 밤 다 (목소리를 낮추며) 죽었어. 무영은 약희를 계속 쳐다보다가 ‘앵’ 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 ‘탁’ 하고 박수를 친다. 그리고 잠시 광기 어린 무영의 얼굴이 살짝 비친 후 조명 꺼진다. 조명 켜지면 창밖에는 매미 울음소리와 함께 보다 커진 중장비 소음이 들려온다. 반바지 차림에 부스스한 몰골의 무영은 처음에는 귀를 후비다가 나중에는 귀를 막는다. 이후 한참 만에 전화벨이 울리는 것을 확인하고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는다. 약희 지금까지 잔 거야? 무영 아, 아냐, 진작 일어났지. 지금 기출 문제 동영상 강의 듣고 있어. (사이) 정말이야. 자 들어봐. (아이 젖병을 꺼내면서, 목소리를 바꿔) 네, 지난 5년간의 기출문제 유형을 종합하여 정리한다면, 이번 10월에 있을 공무원 9급 공채시험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겠죠. 그래서 이번 7주차 강의는~ 약희 됐어, 됐어. 소리 좀 줄여. 무영 거봐, 날 뭘로 보구. 흠 약희 잊지는 않았지? 자기가 한 약속,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무영 또 또 시작이다. 알았어요. 남자로 아니 가장으로, 아니 좋다. 울 희망이 이름을 걸고 약속한다. 약희 애는? 무영 엉, 지금 분유 타서 먹이려… 때마침 아이 우는 소리 약희 뭐야, 애 분유는 시간 맞춰 먹여야 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알고 있지? 유아들한테 전자 모기향이나 에프킬라, 절대 안 되는 거. 무영 알아 알아. 약희 그저 말로만… 저기 그런데, 오늘 연락… 왔어? 무영 … 약희 (울컥 차오르는 것을 누르며) 아이 진짜, 그보다 먼저 진짜 집에 있는 모기 좀 당장 어떻게 좀 해봐. 나 지금 코끝을 물려서 완전 딸기코야. 며칠째 모기가 앵앵거려 잠을 설치니까, 얼굴이 부어서 화장으로도 안 가려지잖아. 무영 … 약희 (갑자기 너스레를 떨며) 그것 때문에 고객들하고 상담할 때 자꾸 얼굴을 숙이니까 매니저가 자꾸 눈치 주는 거 있지. 내가 말했지? 그 사람 성질 더러운 거. 뭐냐, 뉴월드 백화점의 얼굴인 슈넬화장품 직원 태도가 뭐냐구… (사이) 내말 듣고 있지? 무영 … 어. 약희 그리고 집주인이 많이 삐친 것 같으니까 자기가 먼저 전화해서 어떡해서든 집주인 비위 잘 맞추고 우리 사정을 잘 말해봐. 무영 (말없이 잠시 침묵하다가) 저기 자기야, 사실… 약희 어? 무영 사실은, 자기 출근하고 바로 집주인한테 연락이 왔었어. 약희 그래! 뭐라구 해? 아니, 자긴 뭐라고 했어? 무영 먼저 모기를 싹 없애 주겠대. 약희 야! 진짜? … 무영 그리고… 약희 그리고? 무영 이번 달까지… 약희 …나가래? 무영 … 약희 그러‥면, 결국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거잖아. 그, 그러면 우리는? 우리는 어떡하구. 완전히 길바닥에 나앉아 죽으라는 거잖아. 그래서 자긴 뭐랬어? 무영 … 그, 그래도 우리집 구조상 모기를 싹 없애긴 쉽지 않을 거야. 그건 자기가 더 잘 알잖아. (사이) 그럼 작성한 계약서대로 모기를 다 없앨 때까지 나갈 수 없다고 버텨봐야지 뭐. 약희 (끓어오르는 것을 다스리며)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그리고 집주인이 집안에 있는 모기를 진짜 다 없애면 그땐 어떡할 거야? 무영 그땐, … 사정이야기를 해봐야겠지. 그리고 우리는 우리대로… 약희 당신, 분명히 자기가 책임진다고 했어. 그럼 이번에야말로 가장의 책임감이 뭔지 보여줘. 아니면 우리 가족 모두 그냥 확! 무영 … 약희 아 네~ 팀장님. (목소리를 낮추며) 나 오늘 저녁에 늦어. 무영 어! 잠깐 …안 되는데. 전화가 끊기자 무영은 뚜뚜뚜뚜 소리를 한참 동안 멍하니 듣다가 전화를 끊는다. 이후 젖병을 든 채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침대와 창문 등,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본 후 아기 침대 쪽에서 모기 잡는 시늉을 하며 한참 동안 좁은 거실을 서성거린다. 이때 귀를 후비면서도 전화기에 시선을 놓지 않는다. 그 후 결심한 듯 전화기로 다가가 전화기를 들었다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전화기를 내던진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무영 (조심조심 다가가 전화기를 들며) 여, 여보~세요? 목소리 이무영씨 댁 맞습니까? 무영 그, 그런데요. 목소리 집주인이 김수영씨 맞으시죠? 제로버그입니다. 무영 제로버그? 그런데… 목소리 이 집 주인께서 의뢰하셨습니다. 그럼, 바로 출동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 당황한 무영이 문을 열자 방역업체 직원1, 2 등장. 방역업체 직원은 빨간 모자에 동일한 유니폼(모기 박멸 프린팅)과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하였고, 직원1은 고글을 쓰고 지시봉을, 직원2는 특이한 가방을 들고 있다. 방역업체 직원1 제로버그입니다. 고객님, 잘 아시겠지만 저희 회사는 ‘고객님의 건강과 행복’이라는 슬로건 아래 타업체와 비교할 수 없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하여 해충 없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저희 회사가 하는 일을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바퀴벌레, 개미, 진드기, 거미, 모기, 집게벌레, 이, 좀벌레, 파리 등등을 박멸하는 곳이죠. 직원1이 이야기하는 동안 직원2는 무영을 가볍게 밀치며 돋보기를 들고 분주히 집안 구석구석을 관찰하며, 수첩에 무엇인가를 적고 있다. 무영은 그런 직원2를 힐끗 보다가 다시 직원1을 다시 본다. 무영 (벙벙한 표정으로) 아, 네. 그런데 어떻게 벌써… 방역업체 직원1 (말을 자르며) 스피듭니다, 저희 팀 모토는 스피드 앤 퍼펙트, 다시 말해서 신속 완벽. (명함을 주며) 저희는 스카~이 파트입니다. 무영 스카이요? 방역업체 직원1 네, 스카이. 하늘, 다시 말해서 날아다니는 해충 중, 피를 빠는 모기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죠. 무영 모기를요? 방역업체 직원1 (고글을 벗고 주변을 둘러보며) 들은 바대로 이곳은 모기들이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네요. 무영 누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방역업체 직원1 (말을 끊으며 짧게) 아! 걱정 마십시오. 방역업체 직원2 팀장님. 이 집에는 모기가 23마리, 파리가 12마리, 바퀴벌레가 44마리, 그리고 쥐 4마리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방역업체 직원1 그래, 위치는? 방역업체 직원2 다 파악됐습니다. 방역업체 직원1 그럼 바로 시작하지. 방역업체 직원1과 2. 가방에서 정체 모를 장비와 파리채를 꺼낸 후, 집안을 돌아다니며 체크한 후 구석구석에 커다란 모기박멸 스티커를 붙인다. 그 후 갑자기 책을 꺼내 천장으로 던지고, 파리채를 마구 휘두른다. 이때 무영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과 불안한 몸짓으로 그들의 행동을 지켜본다. 무영 어어, 저저, 저걸 (이때 방역업체 직원1과 눈이 딱 마주치자) 저, 저기요… 혹시 살충제 같은 것을 뿌리나요. 우리 아이가 아직 어려서… 방역업체 직원1 (순간 단호한 표정으로) 걱정 마십시오. 저희 회사는 그런 비과학적인 방법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때 방역업체 직원2는 두세 차례 손뼉을 치며, 모기를 잡는 행동을 한다. 무영 (방역업체 직원2를 보며) 아, 네에. 방역업체 직원2 어어, 거기 팀장님. 순간 방역업체 직원1, 재빠른 동작으로 손뼉을 친다. (손뼉을 칠 때의 동작은 전통 무예의 한 동작과 유사하다.) 잠시 후 손바닥을 펴 무영에게 보여주며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띤다. 무영도 마지못해 웃음을 짓는다. 방역업체 직원1 (약간 고압적인 자세를 띠며) 잠깐만요, 이무영씨. 이 집에서 모기를 완전히 뿌리를 뽑고 싶으시죠? 무영 무물, 물론~이겠죠. 방역업체 직원1 음, 현실적으로 이 집의 구조상 모기를 완전히 박멸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무영 (화색을 띠며) 그, 그런가요? 방역업체 직원1 하지만, 저희가 누구입니까? 해충박멸의 신화 제로버그의 스카이팀. 괜히 스카이가 아니죠. 저희에게 불가능은 없습니다. 무영 아 아, 네. 방역업체 직원1 그럼, 먼저 이무영씨에게 모기를 완전히 박멸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몇 가지 자세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며) 첫째, 모기는 우리 가족의 피를 빠는 적이다. (무영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무영씨, 지긋지긋한 모기를 박멸하고 싶지 않으시나요? 무영 그, 그렇긴 하지만… 방역업체 직원1 (말을 끊으며) 그렇다면 마지막은 복창해 주세요. (굳은 표정으로) 피를 빠는 적이다. 무영 … 방역업체 직원1 (무영을 지그시 응시하며) 피 무영 (고개를 순간 돌리며) … 방역업체 직원1 (아주 낮은 저음으로) 피 무영 피, 피 방역업체 직원1 피를 빠는…적이다. 무영 (위세에 눌려 마지못해) 피이…를 빠는 적이다. 방역업체 직원1 (분위기를 바꿔 경쾌하게) 일부 모기가 나와 가족의 피를 머금었다고 해서 피를 나눈 형제처럼 여기는 감상적인 생각이나 동정은 금물입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적개심만이 필요하죠. (다시 힘 있게 주먹을 조금 치켜들며) 둘째, 모기는 애완동물이 아니다. 무영 … 방역업체 직원1 (강압적인 어투로) 애, 애 무영 애, 애 방역업체 직원1 애완동물이 아니다. 무영 (동작마저 따라하며) 애완동물, 애완동물이 아니다. 방역업체 직원1 취향이 아주 아주 독특한 일부 사람들 중에는 개와 고양이와 같은 일반적인 애완동물에 싫증을 느껴, 모기를 애완용 곤충쯤으로 여기고 사육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영을 보며) 자기 몸으로 말이죠. 물론 극소수의 사람들입니다. 하하하. 무영 (억지웃음을 지으며) 아, 네. 방역업체 직원1 (큰 동작으로 손끝을 하늘로 뻗다가 날갯짓을 하며) 셋째, 모기는 천사가 아니다. 무영 … 방역업체 직원1 (무영을 노려보며 힘을 주며) 천사가… 무영 천, 천사가 아니다. 방역업체 직원1 가끔 자신의 옥탑방을 천당이라고 우기는 사람들 중에는 모기의 앵~ 하는 소리를 천사의 음성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살짝 무영을 응시하며) 이런 사람의 특징은… 무영 (멈칫하다가 손을 내저으며) 아니, 아니에요. 방역업체 직원1 넷째, 모기는 여자가 아니다. 무영 (조금 놀라며) 여자, 여자가 아니다. 방역업체 직원1 (무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알고 계시죠? 흡혈을 하는 것은 모두 암컷들인 거. 무영 (어색한 웃음) … 방역업체 직원1 (무영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그들의 정신세계는 아주 독특해서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암컷들에게만, 그래서 모기를 아내나 애인처럼 생각하죠. (몰입하며) 모기가 자기의 몸에 빨대를 꽂는 바로 그… 순간을 즐기죠. 무영 아, 네에. 방역업체 직원1 마지막으로… 모기는 집주인이 아니다. 무영 (침을 삼키며) 모기는 집주인, 이…다. 방역업체 직원1 (가늘게 실눈을 뜨며) 흠… 극히 일부의 세입자 중에는 집안에 모기를 대할 때 당황하거나 조금 심한 경우는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마치 집주인을 대하듯 말이죠. 지난달에는 모기에게 안방을 내주고도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르는 세입자를 봤습니다. 물론 그와 반대인 상황도 있습니다. (무영을 지그시 응시한 채로 점점 다가가며) 그럴 경우 모기소리와 집주인의 목소리를 동일시합니다. 그래서 모기소리만 나면 히스테리를 부리죠. 그간 당했던 설움과 쌓였던 분노를 집주인에게 마구마구 쏟아 내듯 말이죠. (갑자기 표정을 확 바꾸며) 네, 고객님께서 꼭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런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자신감 있는 웃음을 지으며) 이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모기는 100% 박멸 가능합니다. 이때 방역업체 직원2가 다가온다. 방역업체 직원2 팀장님, 이제 모기를 완전히 퇴치했습니다. 무영 벌, 벌써요? 방역업체 직원1 스피드 앤 퍼펙트, OK? 방역업체 직원2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들며) 이게 끝까지 남아 있던 놈으로 23마리째입니다. 방역업체 직원1 음, 좋아. (무영을 보며) 그럼 여기 점검 내역에 서명을 부탁드립니다. 무영 … 무영이 마지못해 받은 내역서를 살피며 서명을 망설이자 방역업체 직원1은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무영이 주변을 둘러보며 계속 머뭇거리는 태도를 보이자, 방역업체 직원들의 태도가 서서히 위압적인 태도로 바뀐다. 이에 무영은 마지못해 서명을 하고, 방역업체 직원1은 뭔가를 해낸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방역업체 직원2에게 서류를 건넨다. 무영 그런데, 저기… 방역업체 직원1 네? 무영 (쭈뼛쭈뼛 머뭇거리다가) 아! 쥐나 바퀴벌레 같은 거는… 방역업체 직원1 음. (단호한 표정으로) 스카이, 아까 말씀드렸죠, 저희는 모기 전문입니다. 무영 아하! 스카이 방역업체 직원1 혹시 다른 해충을 박멸하시려면, 바닥 쪽이나, 구멍 쪽으로 연락주세요. 그 팀들도 프롭니다. (절도 있는 자세로) 저희 제로버그는 과학적이고 완벽한 서비스를 통해 100%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추후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사이) 물론 완벽하겠지만요. 방역업체 직원1, 2 목례 후 바로 퇴장하자 전체 조명이 어둡게 깔린다. 무영은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본 후,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 후 잠시 우스꽝스럽게 모기 흉내와 함께 모기를 잡는 행동을 한 후 한참 동안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다. 매미소리와 중장비 소음은 점점 크게 들려온다. 무영은 갑자기 귀를 후비기 시작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세게 귀를 후빈다. 이때 오른쪽 조명이 들어오면 백화점 유니폼을 입은 약희,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약간은 울먹이며 매장 매니저에게 경고를 받고 있다. 매니저 이것 보세요. 김약희씨, 이게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됩니까? 매장에서는 절대 기대거나 의자에 앉으면 안 되는 거, 사적인 통화 금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비주얼, 비주얼 관리, 잘 아시잖아요. (사이) 그런데 그걸 잘 아는 사람이 술 마신 사람 마냥 코끝이 벌겋게 부풀어 있어요? 약희 그게 모기가… 매니저 그 핑계 그만, 이게 벌써 며칠쨉니까? 고객들이 퉁퉁 부은 코에 억지 웃음을 짓는 당신을 보고 우리 화장품을 사서 바르고 싶겠어요?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사이) 죄송 죄송 그러지 말고 속 시원히 말을 해보세요. (사이) 요즘 김약희씨를 보니까 서비스 마인드 교육이 아주, 정말, 매우 필요한 것 같군요. (사이) 계약서 내용은 잘 알고 있죠? 약희 …네 매니저 계약 위반 시에는… 약희 … 매니저 됐어요. (사이) 이만 됐구요, 서로 피곤해질 것 같으니까 이만 하죠. 다음 주부터는 서로 볼일이 없으면 좋겠네요. 약희 네!? 매니저 제 말 뜻 아시죠? 김약희씨. 흐느끼며 털썩 주저앉는 약희, 조명이 점차 어두워진다. 매미소리와 중장비 소음, 그리고 아이 칭얼거리는 소리와 알 수 없는 이상야릇한 소리가 간간이 들린다. 무대가 점점 밝아지면 무영은 헤드셋을 끼고 책상에 엎드려 졸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때 현관 문소리가 나면서 약희가 들어온다. 현관 문소리에 무영은 순간 벌떡 일어나 부스스한 얼굴을 하고 거실로 나온다. 무영 왔어?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벽시계를 돌아보며) 어! 뭐야, 오늘 늦는다며 일찍 왔네? 약희 (모든 의욕을 상실한 표정으로) 나한테 말 시키지 마. 무영 뭔 일 있나? 아님, 땡땡이! 약희 (고개를 떨구며) … 무영 (살짝 건드리며) 내가 보고 싶어서 땡땡이 쳤구나. 그렇구나, 맞지? 약희 (말을 끊고 매섭게 노려보며) 나한테 말 시키지 말랬지. 무영 (움찔하다가 눈치를 보며) 왜 그래? 약희 당신은 도대체 뭐야? 마누라는 매일 뼈 빠지게 일하는데, 가장이란 사람이 1시가 넘도록 잠이나 퍼질러 자고, 그러고도 당신이 우리집 가장이라고 할 수 있어? 울 희망이 아빠냐고? 무영 약희야, 왜 그래, 농담한 걸 가지고 약희 됐어. 오늘은 아무 이야기도 하지 마. 듣고 싶지 않아. 무영 자기,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일하다 말고 집에 와서 약희 듣고 싶지 않다고 했지. (몸서리를 치며) 당신은 몰라. 아무도 내 맘 모른다구. 무영 (순간 당황하며) 아 참, 낮잠 좀 잤다고 그러는 거야? (약희를 달래며) 오늘 동영상 강의 듣다가 너무 졸려서, 알잖아. 며칠째 밤새 자기랑 울 희망이 옆에서 모기 잡은 거. (사이) 매일 힘들게 고생하는 자기하고 울 희망이한테 남편과 아빠로서 해줄 게 있어야지. (가슴을 두드리며) 나만 믿어. 내가 이번 시험만 붙으면… 이때 이상한 야릇한 소리가 더 분명하게 들린다. 그러자 무영과 흐느끼던 약희, 동시에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영이 컴퓨터 앞으로 뛰어간다. 허둥거리며 마우스를 잡는 무영. 잠시 후 무영에게 서서히 다가가는 약희. 무영 아니, 그게 말이야. 있잖아. 아이 참 (표정을 바꾸며) 자기야 미안. 약희 (이를 악물고 쓴웃음을 지으며) 미안하다는 말, 하지도 마. 당신, 나한테 아니 우리 희망이한테 부끄럽지도 않아? 무영 (머뭇거리며) 약희야, 내 말도 좀 들어봐. 그렇잖아, 내 사정이… 내가 자기한테 붙으면 덥다고, 피곤하다고, 도대체 이게 며칠째야. 석 달은 된 것 같다. 그래서 동영상 강의 듣다가 잠깐, 머리 식히려고… 그냥… (살짝 웃으며) 남자들은 원래 다 그러잖아. 약희, 어이없는 표정 후 분을 삭이는 표정을 짓다 지그시 눈을 감는다. 이때 아이의 칭얼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자 약희는 눈물을 훔치며 젖병을 챙겨 아이에게 물리나 칭얼거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약희 아가 아가, 괜찮아, 괜찮아. 무영 (약희에게 다가가며) 그러니까… 약희 가까이 오지 마, 당신 불결해. 무영 약희야, 저기… 약희 말하지도 마. 다, 당신, 말소리, 굶주린 모기가… 앵앵거리는 것 같아. 무영 (더 가까이 다가가며) 미안해, 내가 약희 (조금 더 악을 쓰며) 가까이 오지 말랬지. 피를 노리는 굶주린 모기…아니 모기보다도 못한… 무영 (멍한 듯 말을 잇지 못하며) 아무리 그래도… (순간 쓴웃음 지으며) 남편한테 모기는 너무, 너무했다. 약희 (어이없는 표정으로) 너무하다고, 너무하다고, 내가 너무하다고. 김약희 내가? 으흐…흐…흑 난 처음에 당신이 생각이 깊은 줄로만 알았어, 또 누군가를 진정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사이) 생각이 깊어? 흐… (손가락을 흔들며) 오, 노~ 당신은, 당신은 우유부단했던 거야. 다른 사람을 배려, 흐흐, 당신은 원래 당신의 밥그릇조차 지킬 용기나 배짱이 없는 사람이었어. 흐…흐 이젠 지긋지긋해. 하루 종일 햇빛도 안 드는 비좁은 이 집, 매니저와 손님의 비위 맞추느라 짓는 억지웃음, 매일 말뿐이고 책임감도 없는 무기력한 당신, 그런 당신을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나, 그리고, 그리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우리의 미래 (팔을 휘젓다가 순간 신경질적으로 신발과 책 등을 벽과 천장에 마구 내던지며) 특히 이놈의 성가신, 성가신 모기들도, 그리고 당신도… (폭발하며) 모두 모두 다 내 눈앞에서 사라져, 사라져버리라구. 무영 … 약희야! 어찌할 바를 모르던 무영이 세차게 흐느끼고 있는 약희를 보며 용기를 내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 하자 약희가 무영의 손을 가로막으며 돌아선다. 무영은 한참을 멍하게 서 있다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이때부터 조명은 무영의 행동에 집중되며 중장비 굉음이 점점 크게 들려온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자 무영은 한동안 심장박동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짐을 느끼며 전화를 받는다. 무영 여, 여보, 여보세요 집주인 (소리만)마침 집에 있었네. 그쪽이 사인한 것 봤어요. 그럼 이제 그쪽이 약속을 지킬 차례네요. 제 말뜻 아시죠? 그럼 이만. 무영의 심장박동은 더욱 요동치며 점차 조명이 점차 어두워진다. 조명이 거의 사라질 무렵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무영에게 조명이 집중된다. 무영 그런데, 그런데, 이건 너무 일방적이지 않습니까? 무조건 정해진 날까지 집을 비워달라니요. 저희 세입자 입장을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생각해 주세요. 집주인 (소리만)계약서, 계약서, 몰라요? 무영 그래서, 그래서, 조금만 더 배려를… 배려를 부탁드리는 것 아닙니까. 이번 가을까지, 아니, 다음 달까지라도… 집주인 (소리만)…… 배려라? 누굴 배려? 내가 당신들을? 난, 여태 배려했어요. 내 집에서 살도록 해줬잖아요? 물론 월세지만, 그리고 집세도 못 내는 당신들이 우긴, 그 말도 안 되는 그 요구, 그래서 이렇게 방역업체까지 불러 모기소리도 싹 없애 줬어요. 이만하면 집주인으로서의 충분한 배려 아닌가? 무영 네, 네 맞습니다. 하지만 저…저도 (침을 삼키며) 몇 년간 여기 살면서 집세를 올려달라면 달라는 대로, 수도세 전기세 밀린 적 한번 없이, 때 맞춰 군말 없이 해드렸습니다. 한겨울에 보일러가 터져도, 장마철에는 방바닥에서 물이 올라와 곰팡이가 온 벽을 뒤덮어도, 한여름에는 방충망이 찢겨져서 온갖 해충들이 득실거려도, 그리고 지금처럼 하루 종일 공사 소음에 시달려 귀가 멍멍해져도 아무 불평 없이 지냈습니다. (사이) 작년 겨울 실직만 안 했어도 이런 부탁까지는 드리지 않았을 겁니다. 어떻게든 이번 가을에 치를 시험까지라도, 아니 다음 달 우리 애 돌까지만이라도 (무릎을 꿇으며)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집주인 (소리만)그래요, 듣고 보니 안타깝기는 하네요. 하지만 이를 어쩌나. 부탁은 내가 해야 되겠는 걸. 지금 공사가 지연된다고 재개발 조합에서 난리네요. 계약서대로 세입자를 내보내 집을 비우라구요. 그쪽이 용안 4동 재개발 구역에 거의 끝까지 남은 세대라는 거, 알고는 있었죠? 당신들이 나가야 우리 구역 철거가 마무리되거든요.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도 투자를 한 입장에서 손해 볼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 이제 당신들은 계약서대로 나가주면 되는 거예요. 내 말 알아듣죠? 배려라? 배려라면 이번에는 당신들 차례인 것 같은데 무영이 털썩 주저앉자 바로 조명 꺼진다. 어둠 속에서 한동안 귀를 막고 머리를 감싸던 무영이 어느 순간부터 어떤 소리를 집요하게 찾고, 약희는 집안을 정리한다. 무대가 점차 밝아지면 무대의 가재도구는 모두 정리가 되고 커다란 박스 두어 개와 여행용 가방이 무대 중앙에 있다. 약희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달력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일어나 벽에 걸린 달력을 뜯는다. 그러자 다음 달력에 커다란 동그라미가 보인다. 이때도 무영은 계속 귀를 후비며,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며 뭔가를 찾고 있다. 약희 (달력을 보며) 뭐해? 무영 … 약희 뭐하냐구? 무영 찾고 있어. 약희 (심드렁하게) 뭘? 무영 (잠시 머뭇거리다가) 있어, 지금 어딘가에 있어. 약희 그러니까 뭐가 있냐구? 무영 (주변을 계속 살피며) 모기 약희 (힐끗 보며) 모기? 무영 안 들려, 소리? 지금 막 몰려오고 있잖아. 봐, 앵~앵 약희 (무영을 쳐다보다가 잠시 귀를 기울이며) 도대체 무슨 소리? 무영 아, 미치겠네. 에이, 도저히 안 되겠다. 무영은 계속 구석구석 살피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지갑을 뒤지기 시작한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자 약희가 전화를 바로 받는다. 약희 여보세요? 집주인 아직 있었나보네. 약희 … 네. 집주인 하긴 이틀이나 남았으니까. 지금 문 앞에 있어요. 약희 네? 알이 큰 색안경에 명품가방을 든 40대 여성이 현관문으로 들어온다. 이때도 무영은 집주인을 본 체 만 체 한쪽 구석에서 뭔가를 찾고 있다. 집주인 (무영을 힐끗 본 후, 핸드폰을 가방에 넣으며) 댁 남편한테 이야기는 들었죠? 약희 … 집주인 (색안경을 벗고 여행용 가방의 손잡이를 잡으며) 그런데 갈 곳은 정해졌~ (손잡이가 쑥 들어가자) 어머! 나? 약희 걱정 마세요. 날짜 되면 알아서 나갈 테니까. 무영 (혼잣말로) 어딨더라. 여깄다. (명함을 보며) 오이제로에 제로제로제로제로.   핸드폰 발신 신호 후 제로버그회사의 경쾌한 컬러링이 들린다. 집주인은 자세를 가다듬고 눈을 내리깔며 집안 구석구석을 훑어본다.   집주인 (핸드백에서 봉투를 꺼내며) 여기, 이사비용하고 남은 보증금, 다 까먹고 얼마 남지도 않았지만 (약희가 신경질적으로 봉투를 받자) 거, 세어 봐요. 약희 (눈으로 대충 보며) 맞겠죠. 집주인 그런데 모기, 이제 더 없죠? (팔목과 다리를 긁적이며) 어휴, 그런데 왜 이렇게 간지러워. 하긴 이런 구질구질한 데서 내 피부에 트러블이 안 생기면 그게 이상한 거지. 소리 (경쾌한 소리로) 스피디하게 모시겠습니다. 제로버그입니다. 무영 (손짓을 하며) 있어요, 우리 집에 모기가 있어요. 커다란 모기떼가 몰려왔어요. 집주인 (깜짝 놀라 두리번거리며) 이게 무슨 소리야? 모기? 소리 네? 잠시 만요, 고객님. 담당자를 바꿔 드릴게요. 방역업체 직원1 네, 스카이 팀장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무영 지금 우리집에 난리가 났어요. 어마어마한 모기떼가 몰려오고 있어요. 집주인 (놀란 눈으로 주변을 살피며) 모기떼? 방역업체 직원1 네? 이무영씨 이무영씨, 맞죠? 그런데 모기가 있다구요? 그것도 떼로? 무영 (확신에 찬 목소리로) 네. 아주 어마어마한, 그리고 커다란 방역업체 직원1 그럴 리가요? 그럼 본인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나요? 무영 소리가 들려요. (핸드폰을 공중에 대며) 수십 마리 아니 수백 마리의 모기떼 소리가 마구마구 들려요. 방역업체 직원1 그래요? 음… 바로 출동하죠.   무영이 잠시 큰 동작으로 모기를 쫓는 시늉을 하다가 귀를 막는다. 약희는 이런 무영의 행동에 당황하나, 그렇다고 무영을 말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집주인은 무영의 행동에 많이 놀란 눈치이다. 그러다가 잠시 집주인과 무영의 눈이 마주친다. 이때 둘 사이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데, 갑자기 무영이 집주인에게 다가가 집주인의 뒷목을 찰싹 친다.   집주인 아! 뭐야? 무영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목이, 거기가 집주인 목! 모기요? 무영 그러니까 모기가 모게, 모기가 모게… 집주인 네? 모…모기!   집주인이 목 주변을 문지르며 긁다가 핸드백에서 거울을 꺼내 본다. 순간 멈추며 무영을 노려보지만, 무영은 무관심하게 계속해서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있다. 바로 이때 초인종이 울리고 방역업체직원1, 2가 등장한다.   방역업체 직원2 네, 제로버그입니… 무영 빨리요 빨리. 이 모기들 좀, 정말 미치겠어요. 얘네들 좀 보세요. (손가락으로 허공과 집주인을 가리키며) 여기 여기, 지금도 막 나한테 달려들잖아요. 방역업체 직원1 (무영을 응시하다가 직원2를 힐끗 보고) 확인하지.   직원2는 바로 장비를 들고 구석구석을 확인한다.   무영 이놈의 모기들이 처음에는 한두 마리가 앵앵거리다가 지금은 숨어 있는 놈들까지 몰려나와 날 쫓아오는 거예요. 방역업체 직원1 그래요? 본인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셨다고 하셨죠? 무영 그, 그럼요.   방역업체 직원1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집주인과 약희에게 동의하느냐고 묻는 손짓을 취하자 약희는 모른 척 눈길을 피하고 집주인은 계속해서 몸을 긁적이며 모기를 피하는 몸짓을 취한다. 이때 방역업체 직원2가 직원1에게 다가온다.   방역업체 직원2 팀장님, 확인 결과 이곳에는 모기는 물론 날파리 한 마리도 없습니다. 방역업체 직원1 역시 (무영을 보며) 들으셨죠? 무영 그럴 리가… 지금 이 소리 안 들려요? 지금 막 앵앵거리잖아요. 와, 미치겠네. 여길 보시라니까요. 여기 여기요, 이곳에서 났다가 아니 저기서… 방역업체 직원1 어디? 여기? 도대체 어디요? 한 마리라도 잡아보세요. 무영 (주변을 마구 돌면서 구석구석을 가리키다가 직원1을 돌아보며) 한…마리? 방역업체 직원1 (검지를 흔들며 단호하게) 한 마리! 우리 제로버그 스카이팀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리콜도 없는 퍼펙~팀입니다. 무영 퍼․펙․트! 방역업체 직원1 (짧게) 네, 퍼펙트. 집주인 그, 그럼 뭐야? 아까 내 목을 내리친 것은, 일부러… 이 사람들 안 되겠네. (뒷목의 부여잡으며) 이젠 폭행까지, 아이고 목이야, 아이고 목이야. 약희 폭행이라니요? 모기 잡을 때처럼 살짝 친 것을 가지고 집주인 살짝? 이게 살짝이야? (방역업체 직원2를 보며) 거기 젊은 총각, 이걸 보라고, 여기 여기, 보이지? 빨갛게 손자국 난 거. 방역업체 직원2 (집주인의 목 가까이 얼굴을 대고 살펴보다가) 제가 보기에는 그냥… 집주인 그냥? 그냥 뭐? 방역업체 직원2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냥 손톱으로 긁은 자국인데요.   어수선한 와중에 무영은 사람들의 대화에서 벗어나 있고 이러한 무영을 방역업체 직원1이 주의 깊게 살핀다.   방역업체 직원1 (곰곰이 생각하다가) 잠시, 잠시만요, 음, 제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이무영씨에게 들리는 모기 소리는 일시적인 환청인 듯합니다. 약희 (놀라며) 화,화, 환청이요? 방역업체 직원1 네, 맞습니다. 환청. 과도한 스트레스나 심리적 불안으로 인해 실제 없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종의 환각 현상이죠. 때에 따라서는 환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약희․집주인 !? 방역업체 직원1 환청은 낮은 단계의 벌레 울음소리나 소음과 같은 단순한 잡음에서부터 단계가 높아질수록 뚜렷한 내용이 있는 특정한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기까지 합니다. 사람 말소리인 경우에는 불쾌감을 주는 간섭이나 욕, 또는 명령하는 소리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사람을 즐겁게 하고 심지어 아첨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극히 일부의 사람들은 타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죠. (사이) 음… 제가 보기에는 이무영씨는 아직까지 환청의 초기 단계로 보입니다만,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높은 단계의 환청을 넘어 마약 중독과 유사한 환각 증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약희 그, 그럼, 지금 애아빠의 귀에 헛소리가 들린다는 말씀이에요. 방역업체 직원1 아무래도, 지금 상황에서는요. 약희 (무영의 모습을 멍한 듯 바라보며) 그, 그래서 아까도… 어이구, 세상에 집주인 (다리와 몸을 어색하게 긁다가 무영을 노려보며) 뭐야, 그럼 완전히 미친 거잖아? 어쩐지, 아까부터 눈빛이 퀭한 게 이상했어. 흥, 이제 정신병원에 가야겠네. 약희 (순간 노려보며) 함부로 말하지 마요. 당신이, 당신이 뭔데 남의 남편한테 미쳤다고 해요. 집주인 아니, 이 여자가 누구한테 당신이래. 그리고, 없는 소리가 난다고 우기면 그게 미친 거지. (사이) 아님 뻔한 거지. 모기 소리를 트집 잡아서 여기에 더 눌러앉으려고 하는 수작이겠지 뭐. 누가 그 뻔한 속셈 모를 줄 알아. 이래 봬도 나 산전수전 겪으면서 당신들 같은 사람 많이 상대해 봤어. 흥~ 약희 눌러앉는다고? 우리가? 여기에? 아무리 없이 산다고 자존심마저 죽지는 않아요. (단호하게) 걱정 말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날짜 되면 이곳에서 나갈 테니까. 사람을 도대체 뭘로 보고 그래요. (무영을 보며) 당, 당신도 뭐라고 좀 해봐. 집주인 뭘로 보긴, 내 눈에 보이는 데로 보지. (혼잣말로) 딱 보니, 말 그대로 갈 곳 없는 거지네 뭐. 흥~ 약희 뭐 뭐, 뭐라고, 거지?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우리가 집을 빌린 거지 언제 당신한테 구걸을 했어? 집주인 구걸? 흥, 구걸은 아니어도 (무영을 곁눈질하며) 애걸은 했지. 약희 뭐, 뭐라고? 이 여자가 정말 집주인 뭐, 이 여자, 이제 갈 곳도 없는 밑바닥 주제에 집주인한테 감히, 분수도 모르는 것들이 약희 (순간 집주인에게 달려가 악을 쓰며) 그래, 그래, 나 이런 밑바닥에 산다. 이젠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방역업체 직원1, 2가 맞붙은 두 사람을 떼어 놓으며 진정시킨다. 그 와중에도 방역업체 직원1은 집주인 편을 간간이 든다. 이때도 무영은 계속해서 모기를 찾고 있다.   방역업체 직원1 자자자, 이제 그만, 그만하시고 진정하세요. 지금 뭣들 하는 겁니까? 집주인 놔놔, 이것 안 놔? 깡패처럼 무조건 힘이나 써서 해결하려고 하고. 흥, 가진 것도 없는 것들이 분수를 모르면 교양이라도 있어야지. 약희 (악을 쓰며 다시 집주인에게 달려들며 몸싸움을 하며) 뭐라구? 깡패? 교양? 그래, 나 없어. 아무것도 없어. (한동안 엉겨 붙어 있다가 약희가 순간 엉엉 오열하며) 이젠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다구. 방역업체 직원1 그만 그만들 두세요. 사모님, 사모님이 먼저 참으세요. 새댁도 진정을, 우선 진정부터 해요. (약희를 진정시키며) 그리고 새댁, 남편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시간이 조금 지나면 괜찮아, 괜찮아질 겁니다. (둘 사이가 조금 누그러지자) 음… 이런 말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는데… 사실 저도 집에선 모기소리와 마누라의 바가지 긁는 소리가 헷갈릴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러다 보면… 마누라가 모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마누라를 보며 모기 때려잡는 생각을 합니다. (모기 잡는 동작을 취하며) 이렇게요. 이렇게라도 해야 스트레스가 풀리죠. (직원 2를 곁눈질하며) 안, 안 그런가? 방역업체 직원2 아 아, 네. (직원 1을 곁눈질하며) 사실 저도… 가끔 작업할 때 모기소리와 팀장님 목소리가 구별이 안 될 때가 있는데요, 그땐 이렇게… 방역업체 직원1 (싸늘한 미소로 직원2를 노려보며) 그래? 그래서 모기를 잡을 때 개잡듯이 후려치나? 방역업체 직원2 (뻘쭘한 표정) 그게 아니라 제 말은… 방역업체 직원1 (표정을 확 달리하며) 환청은 일시적인 현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주변 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죠. 약희 (멍한 무영을 순간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자기야, 무슨 말이든 말 좀 해봐. 집주인 이분들께서는 이 세상에서 배려와 관심이 가장 많이 필요한 사람들이에요. 흥~ 약희 (순간 매서운 눈매로 노려보며) 보자보자 하니까 정말 방역업체 직원1 그만, 그만 (절도 있는 자세로) 그럼 이만, 저희 제로버그의 리콜 서비스는 고객님께서 만족하실 때까지 무제한 달려갑니다. 추후 문제가 생기면 다시 연락 주십시오. 집주인 어머나! 내 정신, 어머, 시간 좀 봐. 나도 늦었네. 오늘 계모임이 있었는데… 알죠, 내일 모레까지인 거. 약속이나 지켜요. 약희 맘 푹 놓으세요. 설사 붙잡아도 더러워서 나갑니다. 흥~ 방역업체 직원1, 2 퇴장. 집주인도 서둘러 따라 나선다. 무영은 계속 멍하니 있다가, 주변을 둘러보며 힘없이 모기 잡는 행동을 취한다. 그런 무영을 약희는 흐느끼며 바라본다. 이 와중에도 중장비의 소음은 계속된다. 얼마 후 무영은 축 처진 채로 의자에 앉는다. 약희 (맥이 풀린 듯 울먹이며) 그런데 자기야, 이제 우리, 우리, 어떡하지? 무영 진짜 들렸는데… 지금도, 지금도 분명히 들리는데 약희, 망설이다가 무영의 뒤로 가서 조용히 어깨를 감싸자, 잠시 후 무영은 약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조명이 꺼진다. 공사장 착암기 소리가 집안 구석구석을 울린다. 실내조명이 켜지자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워 있고 시간이 갈수록 중장비 소음은 커지면서 간간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약희 (몸을 일으켜 무영을 보며) 소리 들려? 무영 뭐? 약희 이 소리? 잘 들어봐. 무영 … 약희 이거 귀뚜라미 소리야.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편해진다. 벌써 가을이 오려나? 무영 (심드렁하게) 나도 알아. 모기소리가 아닌 거, 귀뚜라미 소리인 거. 약희 (사이) 삐쳤어? 무영 뭐가? 약희 아니다. 무영, 약희… 이때부터 아주 조금씩 실내 연기가 차오르는 것이 보인다. 무영 맞다. 조금 전에 하려던 말, 뭐야? 약희 (망설이다가 잔기침을 하며) 그래서는 안 됐는데… 무영 뭐? 약희 (뜸을 들이며) 엊그제… 자기한테 모기 같다고 말하고 확 뛰쳐나간 거. (사이) 그때는 모든 게 자기 탓 같았어. 자기가 한없이 못나 보이고 원망스러워서 울컥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어쩔 수 없었잖아. 자기도 지금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나라도 당신 편이 되었어야 했는데… (기침을 하며) 그래서 환청이 들렸나 싶어지구… (속삭이듯) 미안해. 무영 (홱 돌아서 등을 보이며) 스트레스가 확 더 쌓인다. 약희 (의아한 듯) 뭐? 무영 (귀를 파며) 환청이 들려. 예전에 상상할 수도 없는 이야기가 방금 내 귀에 들렸거든. 약희 (무영의 몸을 뒤집으며) 뭐야? 무영, 휙 뒤돌며 약희를 안는다. 그 후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애정이 담긴 작은 실랑이가 벌어진다. 이때 무영이 기침을 하자 약희의 구토가 시작된다. 약희 (구토를 참으며) 나… 나, 괜찮아. 무영 미안해. 약희 … 무영 고마워, 함께해 줘서… 약희 난 편안해. 아무 말 (기침을 하며) 하지 마. 무영, 약희… 약희 아, 덥다. … 우린, 우린 그 약속은 지킬 수 있을까? (사이) 집주인한테 무영 (한참 생각하다가) 아마도 이때 무영과 약희는 한참 동안 기침과 구토를 반복한다. 한참 후 쪼그려 앉아 있던 무영이 무엇에 집중을 하며 귀를 기울인다. 무영 소리 들려? 약희 … 뭐? 무영 그러지 말고 잘 들어봐. 약희 (기침을 하며) … 무영 자자, (기침을 하며) 정신을 집중하고 우리의 처음을 생각해봐. 약희 처음? (사이) 처음이라… (기침 후 구토를 하며) 우리한테도 처음이 있었나? 무영 생각 안 나? 5년 전쯤에, 왜 있잖아, 강촌으로 동아리 MT 갔었을 때, (기침 후 헛구역질을 하며) 전혀? 음… 무영이 한참 헛구역질을 한 후, 엎드려 있다가 조심스럽게 일어나 손가락으로 점점 크게 원을 그린다. 그러자 연기는 점점 사라지고 대신 비눗방울이 서서히 날리기 시작한다. 무영 그럼 이 소리 좀 들어봐. 약희 소리? 무슨 소리가 나? 무영 잘 들어봐. 약희 (짧지만 심한 구토 후 웃으며) 혹시 자기, 또 환청 아냐? 무영 (진지하게) 지금 장난 아니야, (기침을 하며)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그리고 찾아봐. 약희 (조금 진지하게 살짝 눈을 감으며) 음… 들려. 물 떨어지는 소리랑, 계량기 돌아가는 소리, 음… 위층에서도, 어? 그 사람들, 그거 하나 부다. (애교 섞인 목소리로 기침을 하며) 에이, 부럽당~ 무영 참, 그런 소리 말고. 자, 마음을 편하게 눈을 감아. 그리고 천천히 집중해봐. 약희, 잠시 망설이다가 심호흡 후 진지하게 몰입한다. 점차 몽환적인 음악이 들릴 듯 말듯 울려 퍼지고, 이와 함께 환상적인 조명이 시작된다. 약희 음… 어! 이게 뭐지? 뭔가 들려, 음… 물소리랑, 바람소리 (일어나며) 어어, 잠깐 이건… 무영 들리지? 그럼 좀 더 주위 소리들을 찾아 봐, 그리고 느껴 봐. 약희 (다시 소리에 귀 기울이며) 음… 귀뚜라미랑 개구리 울음 소리, 어~어, 새소리도 들려. 이게 어디서 나는 소리지? (순간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시 눈을 감고 좀 더 깊이 빠져들며) 이 소리 이 느낌, 왠지 낯설지 않아. 무영 이제 그럼 눈을 감고 소리가 느껴지는 곳을 찾아가 봐. 약희 (무영의 어깨를 짚은 채 천천히 일어나 걸으며)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내가 예전에 느꼈던 그 편안함, 그리고 설렘… 그러면, 그러면, 여기는… 아! 조명이 꺼진다. 환상적인 조명과 몽환적인 분위기의 음악이 한동안 계속되다가 점차 사라지면서 앳된 약희의 윤곽만을 확인할 수 있는 희미한 조명이 비춘다. 이때 분위기는 아늑한 꿈결 같은 분위기이다. 그 후 점차 계곡 물소리와 개구리소리, 새소리가 뒤섞인 자연의 소리가 함께 들리기 시작한다. 새소리는 뻐꾸기 소리이다. 약희 (황홀함과 나른함이 교차한 느낌, 그리고 혀가 약간 꼬인 발음으로) 여, 여, 여긴, 그러고 보니 개구리 소리가 들리고 … 새소리도 들리네. 음, 이게 무슨 새더라? 딱따구리 소린가? 아니면… 부엉이? (이때 ‘뻐꾹’ 하는 소리가 들리자 손뼉을 치며) 아, 맞네요. 뻐꾸기. 역시~ 무영 선배는 모르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근데… 저기요, 선배님. 자꾸 선배님라고 하니까 좀 어색하네요. 그, 그러니까, 저기… 저는, 위로 오빠가 셋인데요, … 오빠라고 부르는 것이 익숙해서요, 그러니까, 저기 (사이) 그냥 오빠라고 하면 안 돼요? … 왜, 왜 말씀이 없으세요? … 네에! 진짜, 진짜루요? (한참 후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하늘을 보며) 무영, 무·영·오·빠. 그런데요, 하늘에 별이, 별이 보여요. 아주 많이, 많이, 많·이, 많‥이… 무영 (소리)약희야! 야, 김약희, 너? 너! 약희 어… 어! 내 속에서 뭔가,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 같아. 잠깐만 여기서, 여기서 잠시 쉴래요. 약희 가 서서히 쓰러진 채로 눈을 감자 조명이 꺼진다. 잠시 후 급한 소방차의 경적소리와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가 날카롭게 울린다. 무전소리 오전 02시 18분, 용안 4동 재개발 B-02지구 상황 발생. 도로 사정으로 소방차는 진입 불가능하며, 가스중독으로 인한 일가족 3명은 현재 후송 중, 이상. 조명이 꺼진다.
  • 제주 ‘이승만 前대통령 별장’ 지방비 투입 논란

    제주 ‘이승만 前대통령 별장’ 지방비 투입 논란

    붕괴 위기를 맞은 지 한참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제주별장 보수 계획이 제주도의회에서 제동을 거는 바람에 논란을 빚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2억 4600만원(국비와 지방비 각 50%)을 투입해 등록문화재 제113호인 이 전 대통령의 별장 ‘귀빈사’를 보수하려고 했으나 지방비를 확보하지 못해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제주도의회에서 이 전 대통령이 제주 4·3사건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를 보수하기 위해 지방비를 투입하는 데 대해 4·3사건 유족들로서는 수용하지 못할 일이라며 삭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는 4·3사건 희생자 유족들은 물론 관련 단체 등을 만나 귀빈사의 독특한 건축 양식을 설명하는 등 추경예산을 확보해 별장 보수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市 “이승만 추앙 목적 아니다” 귀빈사는 지난해 구조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아 보수·보강작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시는 4·3사건 유족들을 설득할 경우 이 전 대통령 기념관이 아닌 단순한 별장 건축물만 보수하는 사업에는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 “반성의 장으로 활용을”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공동대표는 “이 전 대통령에게 분명히 4·3사건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그 자체도 역사다.”라며 “이 전 대통령의 책임과 4·3사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부담되지 않는 범위에서 보수해 다크 투어리즘(휴양과 관광을 위한 일반 여행과 달리 재난 현장과 비극적인 역사의 장소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교훈을 얻는 여행) 등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지난해 20억원을 투입하는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해 귀빈사를 중심으로 이 전 대통령 기념관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4·3사건 유족과 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별장 건축물만 정비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국가원수 사용 근대문화유산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민오름 인근에 자리한 이승만 전 대통령 제주별장은 1957년 미군의 지원으로 건축된 소규모 벽돌조 건물이다. 대지 660㎡에 건물면적 234㎡의 1층 건물 한 채다. 당시 미국식 전원형 단독주택 형식으로 지어져 이국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통령 부부가 1957년과 1959년 두 차례 머물렀다. 국가원수가 사용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2004년 9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현재 별장 건물 안에는 전용 침실을 비롯해 응접실, 주방, 벽난로, 욕실, 수세식화장실, 원형식탁, 화장대 등이 녹슨 채로 남아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딸 유학 위해…1000억대 뉴욕아파트 사준 러 재벌

    러시아 억만장자의 22살 딸이 뉴욕 맨해튼의 1000억원 짜리 고급 아파트를 구매해 화제에 올랐다. 특히 이 부동산 거래는 뉴욕 역사상 개인이 구매한 최고가 기록도 세웠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여대생 에카테리나 리볼로브레바(22)가 시티그룹 전 회장이 사용하던 맨해튼의 고급아파트를 8800만 달러(약 1010억원)에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리볼로브레바가 이 아파트를 구매한 것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기 때문. 그녀가 미국의 어느 대학을 다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뉴욕에 자주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마어마하게 비싼 이 아파트는 아버지인 러시아 억만장자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45)가 사준 것이다. 리볼로프레프는 포브스가 지난 3월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95억 달러의 재산으로 9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아버지 덕에 호사를 누리는 리볼로브레바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15년간 모나코와 스위스 등에서 15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구매한 아파트는 10개의 방과 4개의 침실, 7개의 옷방, 테라스, 2개의 벽난로 등이 갖춰진 초호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특파원 칼럼] 우울한 크리스마스/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우울한 크리스마스/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마이크 설리번(54). 집 근처 공원에서 조깅을 하다 우연히 알게 된 아저씨다. 그는 매일 아침 9시 옷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출근을 한다. 침실에서 거실 컴퓨터 앞으로. 그는 석달 전 컴퓨터 시스템 판매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그 후 평일엔 하루종일 인터넷으로 일자리를 찾아 헤맨다는 그는 “직업(job)을 찾는 일이 내 정규직업(full time job)이다.”라고 말한다. 얼핏 농담같이 들려 웃을 뻔하다 그의 진지한 표정에 화들짝 놀라 거둬들였다. 그는 지난해 허리 수술을 받는 바람에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거의 다 까먹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달 안에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파산할 위기라고 했다. 린다 하딩(27). 동네 교회에서 식사시간에 같은 테이블에 우연히 앉게 됐다. 그녀는 직장이 4개나 된다. 모두 ‘비정규직’이다. 지난해 작은 출판회사에서 해고된 뒤 생계의 벼랑 끝에 몰린 그녀는 닥치는 대로 일자리를 ‘수집’했다. 리버티대학에서 영문학 석사까지 공부한 그녀는 지금 어학스쿨 2곳에서 파트타임 강사를 하는 한편 한 아시아계 부부에게 영어 개인교습도 하고 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맞벌이 가정의 가정부로 일한다. 정규직업이 생기면 어떤 일을 가장 먼저 그만두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가정부 일”이라고 답했다. 토미 울프(41). 내가 사는 아파트 경비원이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고향(뉴욕)에 갈 거냐고 며칠 전 물었더니 그는 “올해는 여의치 않아서 내년에나 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 직전 내가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크리스마스에 고향에 갈 것”이라고 했었다. 그보다 앞서 지난여름 왜 휴가를 안 가느냐고 내가 물었을 때 그는 “추수감사절에 고향에 갈 것”이라고 했었다. 내가 그의 ‘답변의 역사’를 모조리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가 몰랐으면 좋겠다. 물론 경기가 좋을 때도 마이크, 린다, 토미 같은 사람은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은 그런 사람의 비율이 과거에 비해 너무 커졌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엔 미국의 5~17세 학생 가운데 45%가 빈곤층이라는 통계까지 나왔다. 사상 유례 없이 길게 이어지는 경기침체로 올해 미국에서는 예년에 볼 수 없던 현상들이 나타났다. 연중 최대 할인행사가 펼쳐지는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는 과거 가족이나 친구끼리 쇼핑을 즐기는 낭만적 성격이 강했지만, 올해는 그야말로 전쟁 같았다. 좋은 물건을 먼저 차지하려고 한 쇼핑객이 최루가스를 뿌린 일이 벌어졌는가 하면 대낮에 쇼핑센터 앞에서 총기강도 사건도 일어났다. 자본주의 대표 국가인 미국에서 1% 부자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난 것도 사실은 전혀 ‘미국스럽지’ 않다. 워런 버핏 같은 억만장자가 스스로 자신의 세금을 올려달라고 나선 것은 빈부격차의 정도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한국도 지금 미국 못지않게 경제가 어렵다. 하지만 어딘가에는 반드시 ‘너무 많은’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안방에서 자신들의 행운을 쓰다듬으며 미소지을 때가 아니다. 빈부격차가 심해져 경제기반 자체가 무너지면 그 화는 결국 부자들에게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직 버핏처럼 세금을 더 내겠다고 나선 부자가 한국에는 한 명도 없는 것을 보면, 한국 부자와 미국 부자의 수준차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97.1’은 워싱턴 시민들이 즐겨 듣는 라디오 채널이다. 이 방송은 11월 초부터 하루종일 크리스마스 캐럴을 내보내고 있다. 불경기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일부러 띄우려고 그러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운전 중 나도 모르게 캐럴을 흥얼거리다가도 마이크, 린다, 토미를 떠올리면 기분이 심란해진다. 그들이 캐럴을 들으면 행복해할까, 아니면 우울해할까. 기자된 욕심에 꼬치꼬치 그들에게 사생활을 캐물었지만, 차마 이 질문만은 건네지 못할 것 같다. carlos@seoul.co.kr
  • ‘무려 1800억원’ 초호화 요트 주인은 前미스영국

    무려 1억 파운드(한화 1800억원)에 이르는 슈퍼 요트가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슈퍼 요트의 주인은 영국에서 가장 돈많은 여성의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요트의 주인은 전 미스영국 출신인 커스티 버타렐리(39). 버타렐리는 영국 선데이타임스(Sunday Times)가 지난 5월 발표한 영국의 억만장자 순위에서 총 자산 9억 2000만 파운드(한화 1조 6258억원)로 여성 1위를 차지했다. 이 슈퍼 요트의 제원은 말그대로 ‘슈퍼’다. 무려 96m 길이에 헬기장도 갖추고 있으며 최고급 침실도 마련돼 있다. 이 요트는 데번포트 조선소에게 200명의 장인들이 만들었으며 내년 2월 커스티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그녀의 이같은 초호화 요트 주문은 남편 에르네스토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47m의 요트를 소유한 에르네스토는 과거 2차례나 팀을 이끌고 아메리카 컵 요트대회를 우승한 전력을 갖고 있다.   2000년 커스티와 결혼한 에르네스토는 스위스 생명공학업체 세로노의 CEO. 둘의 재산을 합치면 68억 7000만 파운드(12조 1410억원)로 영국인 억만장자 순위에서 5위권에 해당되는 정말 돈많은 부부다. 한편 세계적인 그릇제조업체 ‘처칠 차이나’(Churchill China) 창업주의 딸인 버타렐리는 세계적인 억만장자들과는 다른 이색적인 경력을 자랑해 주목을 받았다. 1988년 17세 나이로 세계 미인대회 ‘미스월드’에 출전해 3위에 입상한 버타렐리는 재력과 미모를 갖춘 여성으로 공인을 받았다. 이후 편안한 삶에 만족하지 않고 작곡가로 변신해 ‘올 세인츠’(All Saints)란 밴드의 ‘블랙커피’(Black Coffee) 등을 내놔 공전의 히트를 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20분간 정지…영국서 버섯 모양 UFO 포착

    20분간 정지…영국서 버섯 모양 UFO 포착

    영국의 한 소도시 해트필드에서 버섯 모양의 미확인비행물체(UFO)가 포착돼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영국 지역일간 웰윈 해트필드 타임스는 최근 해트필드의 한 사진작가가 촬영한 UFO 사진을 소개했다. 아마추어 사진가 제이슨 리브는 해트필드에 있는 자택 침실에서 북서쪽으로 난 창문 밖으로 보이는 신비한 빛을 발하는 물체를 발견하고 20분간 자신의 카메라로 촬영했다. 그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별이 빛나는 밤하늘과 대조적으로 신비한 버섯 형태의 우주선과 흡사한 형태의 불빛이 선명히 보여 눈길을 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침대에 누워 창 밖을 바라보던 중 하늘에서 이상한 불빛을 목격했다.”면서 “그 물체는 한 번도 본 적 없던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말을 따르면 그 비행물체는 다른 UFO와 달리 미동도 없이 그 어두운 밤하늘에 정지 상태로 있었고 자신의 카메라를 통해 20여 분간 몇몇 사진을 담아냈다. 이후 그는 자신이 20분 동안 촬영한 사진을 보고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4개의 다른 불빛이 선명히 찍혀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또한 그는 “그 불빛들은 정지된 듯 보였지만 실제 사진을 보면 미세하게 움직인 흔적을 볼 수 있다.”면서 “또 다른 불빛들도 조금씩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역에서 UFO가 목격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 신문은 지난달 26일 보도를 통해 인근 웰윈가든시티 나이츠필드의 한 UFO 마니아에 대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스티븐 클레맨슨(55)이란 이름의 그 남성은 주로 자신의 뒤뜰에서 UFO를 목격하고 촬영한 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80여 개의 영상을 올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웰윈 해트필드 타임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화장실, 내가 먼저 왔다” 싸우다 총질까지…

    “화장실, 내가 먼저 왔다” 싸우다 총질까지…

    러시아의 남성 2명이 공동화장실 사용 순서를 놓고 말다툼을 벌이다가 결국 유혈사태로 이어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고 AFP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수도 모스크바. 37세 남성 A는 모스크바 동부에 있는 한 공동주택 인근에서 같은 공동화장실을 찾은 남성 B(49)와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총을 쏴 숨지게 했다. 그는 총을 쏜 뒤 곧장 도주를 시도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모스크바 교통경찰에게 체포됐다. 총을 맞은 남성은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A는 범행 동기 및 과정 일체를 자백했다. 그는 “화장실을 누가 먼저 쓸 것인지를 놓고 말싸움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총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모스크바에서 공동화장실을 둘러싸고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17년 처음 러시아에 도입된 공동주택은 현재 모스크바에만 약 5만 채가 남아있는 상황. 공동주택 한 곳당 침실은 8개 정도 되지만 화장실은 단 하나 뿐이어서 사용상 불편할 뿐 아니라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특별한 공기’ 마시는 中 지도부 혼쭐

    “대기오염이 이렇게 심하고, 아무도 책임을 안 지는데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최고 권부)의 공기는 모두 특별공급됐다고?” 한 공기청정기 업체의 ‘천기누설’로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매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몇 주일째 짙은 스모그 때문에 베이징 시민들의 호흡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중국 최고지도부가 업체로부터 공급받은 공기청정기를 사무실과 침실 등 곳곳에 갖춰놓고 생활하고 있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기 때문이다. 4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는 서민들과 동떨어져 이처럼 ‘특별한 공기’를 마시는 지도부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 같은 ‘천기’는 후난성의 공기청정기 업체 위안다(遠大)그룹이 누설했다. 이 업체의 베이징 지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공기청정기의 우수성을 뽐내면서 ‘중난하이’에 진출한 사례를 공개한 것이다. 집중적인 검사를 거쳐 위안다 공기청정기가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실에 처음 설치된 이후 최고지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마침내 중난하이 지정 공기정화기의 영예를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후 주석이 사무실 등에 설치해 놓고 사용 중이며 국가 지도자들이 해외순방할 때도 필수품이 됐다고 자랑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실험에서 공기청정기의 필터에서 잉크색 더러운 물이 나오는 것을 본 뒤 중국 지도부가 이 공기청정기의 필요성을 확신했다는 설명과 함께 “우리 공기청정기가 지도자들에게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것은 인민들에게 축복”이라고 자찬했다. 중국에서 식품과 술, 담배, 전자제품 등 모든 물품에 지도부와 국가기관을 위한 ‘터궁’(特供·특별공급)이 존재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이처럼 최고지도부가 공기청정기까지 특별공급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최근 스모그가 연일 계속되자 베이징의 공기 질이 2008년 올림픽 개최 이전 수준으로 악화됐는지 여부를 놓고 주중 미국대사관과 중국 환경당국이 열띤 공방을 벌이면서 베이징 대기 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최고지도부의 ‘진면목’이 드러나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서민들은심하게 오염된 공기에서 숨쉬고 있는데 공기마저 특별공급받는 지도부가 과연 서민들의 삶을 이해할지 궁금하다.”고 비아냥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스타워즈’ 광팬, 장난감 망가뜨린 부인 살해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영화 ‘스타워즈’ 광팬인 영국 남성이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장난감을 망가뜨린 부인을 목 졸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 주에 사는 리키 라 터치(30)는 지난 4월 태국인 부인인 폰필라이 스리스로이(28)를 자택 침실에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3일 프리스턴 형사법정에 섰다. 터치는 “사건 당일 부인이 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해 부부싸움을 했다. 이 과정에서 부인이 내가 어릴 적부터 모은 다스베이더와 루크 스카이워커 등 ‘스타워즈’ 캐릭터 수집품을 함부로 망가뜨리는 데 격분해 목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범행을 저지른 뒤 터치는 근처 어머니 집으로 달려가 살해사실을 고백한 뒤 자수했다. 경찰이 사건현장인 집에 도착했을 때 싸늘한 사체로 변한 스리스로이는 이불과 베개에 덮인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터치는 최고 종신형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터치는 살해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의도한 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아끼는 장난감이 눈앞에서 망가지는 걸 본 뒤 이성을 잃었다. 의식이 돌아왔을 땐 내가 이미 부인을 목 조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두 사람은 터치가 2001년 태국 방콕을 여행하다가 처음 만난 뒤 국경을 넘어 사랑을 키웠다. 2003년 터치가 태국으로 건너가 결혼을 했고 2006년부터 영국에서 결혼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짐바브웨 “투표기피 여성에겐 잠자리 거부”

    짐바브웨 “투표기피 여성에겐 잠자리 거부”

    ”국민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여성에겐 섹스 거부로 고통(?)을 주라” 아프리카의 한 나라에서 이런 주장이 나왔다. 투표를 기피하는 여성과는 아예 잠자리를 같이하지 말라는 것이다. 여자유권자의 투표율이 낮아 고민이 깊은 짐바브웨에서 희한한 주장이 나왔다. 프리실라 미시하이라브위 무숑가란 긴 이름을 가진 여자장관이 발언의 주인공이다. 그는 2년 전 남편을 잃었다. 무숑가는 최근 짐바브웨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투표를 기피해 당에 실망을 주는 여자들에겐 남편이 엄격한 규율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내년 선거 후 투표확인증을 보여주지 못하는 부인이 있다면 남편은 잠자리를 같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확인 방법까지 친절히 알려줬다. 무숑가는 확실한 증거를 보려면 지문을 찍은 흔적을 살펴보라고 권유했다. 그는 “투표 당일엔 손가락에 지문을 찍은 흔적이 있는가 보고, (투표를 안 했으면) 남편들이 전면적인 섹스가압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섹스 거부를 (정치에 무관심한) 부인에 대한 남편의 ‘침실 징계’라고 불렀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짐바브웨는 여성유권자의 투표율이 부진한 편이다. 짐바브웨의 2도시 불라와요에선 2008년 대선 때 여자 30만 명이 유권자로 등록했지만 정작 투표를 한 건 9만3000명뿐이었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숲속에 UFO가?’…스웨덴 이색 호텔 눈길

    ‘숲속에 UFO가?’…스웨덴 이색 호텔 눈길

    마치 깊은 산 속에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착륙한 듯 스웨덴 북동부 하라즈라는 작은 마을 인근 숲 속에는 UFO 형태의 호텔방이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소개한 이 호텔방은 ‘트리호텔’(TreeHotel)이라는 한 친환경 호텔업체가 운영하는 객실로 독특한 외관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버틸 하스트롬과 인레드닝스 그루펜이라는 스웨덴 디자이너가 설계한 이 호텔방은 전형적인 비행접시 형태를 띄고 있어 아이를 둔 가정에 인기가 높다. 이 호텔방 역시 업체의 콘셉트에 맞게 주변 나무를 해치지 않고 친환경적인 공법이 사용된 것을 엿볼 수 있는데, 지상에서 약 4m 이상 높이에 설치돼 있어 야생동물로부터도 안전하다고 한다. 객실 구조는 약 30m² 크기로, 자녀를 둔 4식구가 두 침실에서 숙박을 할 수 있으며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거실과 친환경적인 화장실도 갖추고 있다. 하루 숙박은 2인 기준 3990크로나(약 69만원)다. 한편 트리호텔에는 UFO 객실 외에도 거울큐브, (새)둥지, 블루 콘, 오두막 등 이색 객실도 있으며 앞으로 총 24개의 객실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트리호텔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현대엠코, 11월 진주 ‘엠코타운 더 이스턴파크’ 1차분 분양

     현대엠코가 다음 달 경남 진주 초장지구 ‘엠코타운 더 이스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현대엠코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회사다.  현대엠코는 지난 5월 진주 평거4지구에서 ‘엠코타운 더 프라하’를 인기리에 분양했다. 지방이란 핸디캡 속에서도 총 1813가구를 무난하게 순위내로 마감했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11월에 진주 초장지구 B3블록에서 ‘엠코타운 더 이스턴파크’를 분양할 계획이다.  ‘엠코타운 더 이스턴파크’는 1, 2차 합쳐 2000여 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11월 분양 예정인 1차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9층에 10개동 총 883가구 규모로 추진된다. 전용면적 59㎡(70가구), 73㎡(415가구), 84㎡(222가구), 101㎡(176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주택형 59㎡, 73㎡가 전체 공급 물량의 55%를 차지하는 중소형 평형 위주의 대단지다.  초장지구는 녹지공간이 풍부한 친환경 교육특화 지구로 개발될 예정이다. 진주의 명문 8학군으로 불리는 동명중고, 명신고, 중앙고, 경남예술고 등이 인근에 밀집해 있다. 분양 단지는 입주민을 고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전세대 모든 침실을 남향으로 전면 배치해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다. 59, 73, 101㎡형에는 가변형 벽체를 도입,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가족 공용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73㎡C형과 101㎡C형은 이면 개방을 통한 조망권을 극대화했다.  수납 공간도 풍부하다. 전 세대에 측면 수납 붙박이장을 설치하며 주부 모니터링 결과가 반영된 교자상 수납 공간이 눈에 띈다. 84㎡형과 101㎡형에는 대형 팬트리(식료품 저장실)도 제공하며, 101㎡형에는 현관에 대형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센터, GX룸, 실내 골프연습장 등 고급스런 커뮤니티 시설뿐 아니라 북카페, 키즈룸 등의 편의시설도 제공된다. 종로학평 온라인 교육서비스 등 교육특화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교통 입지도 뛰어나다. 중로1-15, 대신로, 남강로를 이용한 시내 진출입이 쉽고 남해고속도로, 대전~통영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해 광역 교통망까지 갖춘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또 종합실내체육관, 초전시민체육공원, 제6호근린공원이 인근에 위치해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며 진주의료원, 농산물도매시장 등의 생활편의시설도 인근에 위치해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중소형도 ‘오션뷰’ 있어요

    중소형도 ‘오션뷰’ 있어요

    ‘오션뷰’(바다조망권)는 대형 아파트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중소형도 오션뷰 프리미엄이 있습니다.’ 쌍용건설이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동 160-1에서 ‘쌍용 예가 디오션’(The Ocean·조감도) 928가구를 이달 말부터 분양한다고 23일 밝혔다. 쌍용예가 디오션의 특징은 그동안 대형 아파트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바다 조망권과 초고층 개념을 중소형에 확장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이하 중소형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지만, 수영구에서 가장 높은 층이 43층으로 지어진다. 이에 따라 30%가량이 광안리 해수욕장은 물론 오륙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고, 나머지 30~40%는 부분 조망이 가능하다. 또 고층 아파트에 걸맞도록 진도 6.5~7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와 화재 등 유사시를 대비한 동별 피난 안전층도 설치된다. 부산 지하철 2호선 광안역이 가깝고, 남해안 고속도로, 경부 고속도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광안초교, 한바다중학교 등도 인접해 있다. 지상에 차가 없는 데크형으로 설계됐고, 1㎞의 조경로도 조성된다. 84㎡는 4개의 침실과 3.5베이, 주부를 위한 별도 공간이 갖춰진 주방 등 타입별로 다양한 설계가 도입되고, 153㎡와 161㎡는 복층형 펜트하우스로 꾸며진다. 외부에서 인터넷 및 휴대전화기로 주방 가스 밸브, 난방 보일러 등을 조절할 수 있는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갖춰진다. 전용 면적 기준 59㎡ 39가구, 84㎡(A~G형 총 7개 타입) 765가구, 112㎡ 90가구, 113㎡ 30가구, 153㎡ 3가구, 161㎡ 1가구이며, 지하 2층, 지상 21~43층 6개 동 규모이다. 분양가는 3.3㎡당 약 200만원 저렴한 950만~1000만원 선이다. 080-037-0777.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한국서 열린 미인대회 英참가자 “성상납 강요받았다”

    최근 한국에서 열린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대회에 영국 대표로 참가했던 에이미 윌러튼(19)이 대회 도중 영국으로 돌아온 이유가 성상납 요구 때문이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윌러튼은 대회 주최측과 스폰서 관계자들이 대회 입상을 걸고 자신의 옷을 벗기려 하고 몸을 더듬는 등 두 차례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일부 참가자들이 성희롱, 뇌물상납 등의 강요에 응하지 않자 주최측은 식사나 침실을 제공하지 않는 등 비인권적인 대우를 했다고 덧붙였다. 윌러튼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부산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포기한 참가자는 미스 영국인 윌러튼을 포함해 미스 가이아나와 미스 코스타리카 등이다. 그녀는 “주최측 관계자가 ‘돈을 내거나 함께 잠을 자면 상을 주겠다’라는 발언을 똑똑히 들었다.”면서 “다른 참가자가 이를 알고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지만, 주최측이 돈을 쥐어주고 돌려보냈다. 통역들도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참가자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스아시아퍼시픽월드조직위, ㈜엘리트아시아퍼시픽그룹(CEO 로렌스 최), ㈜쇼비즈엔터테인먼트(회장 정원영)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 윌러튼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내에도 만만치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윌러튼은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이 상금(5000만원)을 모두 꿈꾸는 자리다. 하지만 상금을 주는 주최 측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것을 요구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존경받는 1%’ 시장이 99% 평화시위 끌어냈다

    “시위대 퇴거 문제에 대해 여자친구와 상의한 적이 있나.”(기자) “내 침실에서 월가 시위 관련 베갯머리 대화(pillow talk)는 없다.”(시장) 월가 시위대가 한달째 무단 점거 중인 주코티 공원 소유 회사 브룩필드의 임원진에는 공교롭게도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여자친구 다이애나 테일러가 포함돼 있다.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블룸버그가 여자친구로부터 시위대를 퇴거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는지 물었다. 이에 블룸버그는 베갯머리 송사는 없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주말 주코티 공원의 상황을 보면 블룸버그의 대답이 어느 정도는 신뢰가 간다. 주코티 공원 청소를 명분으로 시위대를 퇴거시켜 달라는 브룩필드의 요청에 따라 14일 뉴욕시는 행동에 나섰으나 시위대가 강하게 반발하자 ‘미국경찰답지 않게’ 바로 단념했다. 앞서 지난 10일 블룸버그는 “시위대가 법만 지킨다면 주코티 공원에서의 시위를 무기한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월가 시위가 비교적 평화적으로 한달째 이어져오고 있는 데는 시위대의 비폭력 방침과 미국의 강력한 공권력 문화가 배경에 있지만, 법을 가급적 융통성 있게 운용하며 평화시위를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시위대의 적대감을 누그러뜨리는 블룸버그의 ‘정치력’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한달간 거의 매일 기자회견을 자청함으로써 시위를 자신의 틀 안으로 유인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때로는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발언으로 시위대를 고무시키는가 하면, 때로는 신랄한 비판으로 시위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달 17일 월가 시위가 시작되자 블룸버그는 “우리는 (시위)장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게 기쁘다.”고 밝혔다. “기쁘다.”라는 표현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었지만 시위대 입장에서는 고무될 만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가 건물에 난입하는 등 다소 과격해지자 지난 7일 블룸버그는 “주코티 공원 주변 상인들은 시위대가 불편을 끼치는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시위대가 몰아내려 하는 금융인들이 없다면 시 공무원이나 미화원에게 월급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허를 찔린 시위대 중 일부는 “억만장자 시장이 결국은 1% 부자의 편을 든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연간 2억 달러 이상을 기부하고 시장 연봉은 1달러만 받는, ‘존경받는 1%’인 블룸버그에게 그런 비난은 어불성설이었고, 이즈음 시위대 사이에는 “비폭력 시위”라는 구호가 자리잡았다. 그러자 블룸버그는 10일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시위대가 법을 준수하는 한 우리는 시위를 허용할 것”이라고 다시 시위대를 고무시켰다. 15일 타임스스퀘어에 수만명이 운집하면서 시위대가 어쩔 수 없이 도로를 불법 점유하게 됐음에도 경찰은 무리하게 해산하지 않는 융통성을 발휘했고, 시위대는 평화적으로 해산했다. 블룸버그는 17일 “나는 시위대의 말할 권리와 맨해튼 주민들의 조용히 살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이라며 “우리는 하나의 시각만 허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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