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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자연을 생각하는 재해복구

    올 여름 지루하게 내린 비로 인해 생활의 불편은 물론 농작물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급격히 떨어져 농민들이 힘들게 됐다.태풍 ‘매미’가 휩쓸고 지나간 제주도와 경상도,전라도,강원도 농민들은 더 큰 상처를 입었다.특히 강원도의 경우 지난해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 지역이 또다시 피해를 입었다. 자연재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그동안 급박하게 이뤄진 인간 위주의 개발은 근시안적인 개발로 치달아 자연환경을 심하게 훼손시켜 왔다.이렇게 진행된 개발은 만드는 것에만 그치고,이를 친환경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각종 사고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저수지의 뚝이 터지고,하천에 설치된 편의 시설은 매년 침수되고 있으며,천편일률적인 하천의 제방축조로 인한 빠른 유속은 하천과 인접한 도로와 시설물,그리고 농경지를 연례행사처럼 송두리째 앗아가고 있다.이 때문에 복구비용 역시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끊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태풍 ‘루사’는 강원 정선의 최상류부터 남한강의 최상류인 동강하류까지피해를 입혔다.특히 정선읍과 영월읍의 침수는 제방이 붕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해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그런데 올해 또다시 정선읍의 하수갑문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 조양강의 물이 역류하여 침수됐다.지난해 ‘루사’가 할퀴고 지나간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생채기가 난 것이다.지난해에 이어 거푸 수마(水魔)에 당한 주민들의 분노는 위험 수위다. 반면 영월읍 일대 처럼 친환경의 항구적인 공사가 완료된 지역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양의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를 벗어날 수 있었다.지난해 끊겼던 도로가 역학조사를 거쳐 보다 튼튼하게 이어지고,하천 제방도 유속에 맞게 견고하게 복구됨으로써 나름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이다. 이처럼 하천 상류에서부터 관리의 부재는 매년 반복적으로 대규모의 피해를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자연재해가 엄청난 재앙으로 변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먼저 하천의 폭을 좁혀 유속을 높이는 각종 시설물들을 과감하게 철거해야 한다.또한 하천과 그 주변에 설치된 철도·교량·도로에 대한 철저한 안전 검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복구를 위한 민·관의 모든 지원이 빠른 시일내에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시스템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차제에 근본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나아가 태풍피해로 인해 이재민들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자원봉사단 네트워크를 보다 활성화하고 상시적인 모금활동으로 시민들의 참여폭을 넓히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환경의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이제는 문제가 발생하면 허겁지겁 뒷처리나 하는 안일한 복구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자연에서 단절되어 버린 강,또 사람과 더불어 문화의 한 공간으로 자림매김하는 데 실패한 강은 결국 인간으로부터도 외면당한다.그 사이 환경의 파괴는 더욱 가속화되고,더이상 사람과 공유할 수 없는 공간이 되어버린다.그 단절의 아픔이 재해를 재앙으로 만든다.항구적인 해결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할 때다. 엄삼용 동강보존본부 사무국장
  • 행자부 “두장관 모시기 바쁘다 바빠”

    행정자치부에는 장관이 둘? 행자부가 두 명의 장관을 ‘모시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물론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 사흘 동안이다.김두관 장관이 지난 17일 사표를 제출했지만 수리가 되지 않아 허성관 장관 내정자와 함께 이·취임식을 갖는 19일 오후까지 사실상 장관이 둘이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18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8시30분에 출근했다.간부회의를 주재한 것은 물론 오전에 열렸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과 소방안전봉사상 시상식에 참석했다.오후에는 대구로 내려가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달성공단과 침수현장을 방문했다.김 장관은 이날 밤 대구에서 보낸 뒤 19일 경북 영천으로 이동해 저수지 붕괴와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고 오후에 상경할 예정이다. 행자부 직원들은 김 장관은 물론 허 내정자에게도 부처 현안에 대한 보고를 하느라 허둥댔다.내정자가 발표된 17일 최양식 기획관리실장과 김병길 총무과장이 해양수산부 장관실을 찾아가 부처 현안을 보고했다.18일에도 행자부의 국정감사 대책과 태풍 ‘매미’ 피해 복구상황을 보고받은 데 이어 최기문 경찰청장 등 산하 기관장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두 장관의 ‘어정쩡한 동거’에 대해 행자부 직원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눈치다.특히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허 내정자가 취임하자마자 인사를 단행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인사태풍까지 걱정하는 모습이다.그러나 18일 오후들어 “장관에 취임한 뒤에도 연말까지는 현재의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허 내정자의 뜻이 알려지면서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는 22일의 행자부 국정감사를 허 내정자에 대한 사실상의 ‘인사청문회’로 삼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허 내정자의 개인 신상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돼 예상 답변서조차 만들 수 없는 탓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태풍 ‘매미’와 국정감사로 며칠째 야근을 하고 있는데 두 장관의 동거까지 겹쳐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美동부 허리케인 ‘상륙’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 동부 해안 도시들이 강풍과 폭우에 대비하는 가운데 최고 13.5m의 파도를 동반한 허리케인 이사벨이 18일 오전(한국시간 18일 밤)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주의 해안에 상륙했다.앞서 연방재해당국은 동부 연안과 저지대 내륙지방 주민 30만명에게 긴급 소개령을 내렸다. 이사벨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케이프 해테라스 남남동쪽 450.5㎞ 해상에서 시속 169㎞의 강풍을 동반한 채 시속 22.5㎞로 북북서진,이날 해안을 강타했다.이사벨은 특히 대다수의 허리케인이 해안을 따라 북상했던 것과 달리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돼 더욱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국립기상청은 앞서 최고 풍속이 시속 168㎞인 2급 이사벨이 18일 아침 노스캐롤라이나에 상륙,워싱턴 서쪽의 버지니아를 거쳐 북쪽을 지나갈 것이며 영향권은 뉴저지와 남쪽의 사우스캐롤라이나에까지 광범위하게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시속 256㎞인 5급에서 2급으로 둔화되기 했으나 체사피크만을 거치면서 내륙성 열대폭풍으로 다시 세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재난의 위협은 결코 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봄과 여름 동안 워싱턴 일대의 잦은 비로 땅이 더이상 비를 흡수할 여력이 없어 약간의 폭우에도 침수와 포토맥강 등의 범람이 우려된다.기상청은 5∼10㎝의 비만 내려도 범람할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예상되는 강우량은 20㎝가 넘는다고 밝혔다. 때문에 워싱턴 등 미 동부지역의 기능이 일시 마비됐다.이사벨의 영향권에 있는 대부분의 주와 시들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연방정부는 18일(현지시간) 하루동안 일을 하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앞서 17일 저녁 허리케인을 피해 메릴랜드 캠프 데이비드 별장으로 피신했다.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을 비롯한 군용기와 군함들은 영향권에서 벗어난 안전지대로 이동했으며, 기지 내 군인 가족들에는 전원 소개명령이 내려졌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18일 또는 19일까지 문을 닫았으며 워싱턴 일대의 지하철인 메트로와 시가 운영하는 버스도 아침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메트로 당국은 돌풍이 불 경우 지하철 선로에 승객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항공기의 이착륙과 동부지역의 철도운행도 하루 동안 멈췄다. 마크 워너 버지니아 주지사는 수십년만의 ‘최악의 폭풍’이라며 17일 저녁부터 18일까지 외출을 삼갈 것을 권유했다.비상사태가 선포된 노스캐롤라이나,메릴랜드,버지니아,웨스트 버지니아,델러웨어,워싱턴시 등은 나중에 연방정부로부터 구제자금을 우선 지원받을 수 있으며 주 방위군을 피해지역에 긴급 배치할 수 있다. mip@
  • 재해전문가들이 말하는 해일 예방책/ “제방공사·피난지 확보 병행을”

    재해 전문가들은 국내 해일 대책이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해일은 빈도가 낮은 재해로 인식돼 임기응변으로 일관해 왔고,방재 시스템 전반과 국내 피해 상황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분석·정리작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조적·비구조적 예방 병행 지난 12일부터 태풍 매미로 해일 피해를 입은 경남과 제주 해안,도서 지역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국립방재연구소측은 18일 제방·수문 정비 등 구조적인 대책과 피난지·피난로 확보,정보전달체계 정비 등 비구조적인 대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방재연구소 해일전문가 이호준 박사는 “해일피해를 구조적으로 막기 위해 예산과 시간을 투여하는 과정에서도 피해는 계속될 수 있다.”면서 “주민에게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하고 마을 회관과 학교 등 피난지와 피난로를 미리 만들어 대피를 유도하는 지역방재경보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선 조사,후 방재시설 건설 방재연구소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복구공사부터 서두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했다.방재연구소 기획실장 심재현 박사는 “기초조사 없이 방파제를 세우는 등 복구공사를 서두르면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해안선 모양과 지역의 도심구조 등 지리적 특성에 따라 해일의 방향과 파고,침수 범위,피해 규모가 판이하기 때문에 지역별 특성 조사와 이에 따른 방재계획의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해일의 위력을 줄이기 위해 자갈과 모래 등으로 인공 모래사장을 만들거나 해안 주변에 방조림을 세우는 등 자연친화적인 대책도 주목받고 있다.마산·창원지역 환경운동연합 이인식 공동의장은 “잘 꾸며진 방조림은 시민들에게 공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육지로 진입하는 바닷물의 높이가 4m 이하일 때는 속도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산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빗줄기속 報恩 땀방울/“작년 루사때 전국서 온정의 손길” 강릉 주문진 40명 이웃마을 돕기

    “지난해 많은 분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니 이번에 피해를 본 분들을 도와드리는 게 당연하죠.” 지난해 태풍 루사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뒤 복구공사를 통해 올해 수해를 피한 마을 주민들이 이웃 동네의 수재민 돕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태풍 ‘매미’가 할퀸 뒤 5일 만에 또다시 비가 내린 18일 오전.강릉시 주문진읍 장덕2리 주민 40여명은 빗줄기 속에서도 왕산면 대기2리 백합농장에 모여 지난 13일 농장 옆 대기천이 범람하면서 비닐하우스를 덮친 토사를 삽으로 연방 걷어내고 있었다. ●작년 루사 피해 딛고 옆 동네 수재민 돕기 나서 트럭과 승합차에 나눠 타고 1시간30분 거리인 농장에 도착한 이들은 빗줄기가 굵어지자 작업을 서둘렀다.무릎까지 차오른 흙더미를 헤쳐 가며 후텁지근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작업을 하는 주민들은 연방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장덕2리는 지난해 태풍 ‘루사’의 피해로 마을 전체가 초토화됐다. 일주일 가까이 길과 전력,상하수도가 끊기고 외부와 고립됐다.전체 104가구 가운데 80가구가침수되고,22가구가 물길에 떠내려가는 등 멀쩡한 집이 없었다.30만평의 농경지도 3분의2 이상 물에 잠기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루사’ 피해 이후 주민들은 “또 당할 수 없다.”며 스스로 팔을 걷고 나서 취약지역을 보강했다. 마을 하천인 신리천의 폭을 60m로 두배 가까이 넓히고,기존의 물길을 복구해 범람 가능성도 최소화했다.이 때문에 올해는 농경지 2000여평만 유실됐다. ●거센 빗줄기에 힘든 줄 모르고 복구 도와 장덕 2리 주민들은 지난 15일 주민 회의를 통해 일손이 급한 다른 마을을 돕기로 의견을 모았다.삽,곡괭이 등 작업도구와 자체 성금으로 마련한 10㎏짜리 쌀 63부대를 이날 트럭과 승합차 9대에 나눠 실었다. 삽으로 토사를 퍼내던 부녀회장 김경자(53)씨는 “지난해 서울,경기 등 전국 각지의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마을이 루사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면서 “마을 주변뿐 아니라 더 많은 피해를 입은 남부 지역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46채의 비닐하우스 가운데 20여채가 매몰·침수돼 3000여만원의 피해를 입은 농장 주인 최명룡(42)씨는 장덕2리 주민들이 퍼낸 흙을 트랙터에 싣고 대기천 주변에 쌓아 올렸다. 최씨는 “장덕2리 주민들이 아니었다면 땅에 묻힌 백합을 건지는 것은 꿈도 못 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땜질식 복구도 문제 이날 오후 비가 이어지면서 대기천의 물줄기도 빨라졌다.오전에 내려진 호우주의보가 호우경보로 확대 발령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장덕2리 청년회 회장 함대호(51)씨는 “물난리에 시달리다 보니 이젠 빗줄기만 봐도 덜컥 겁부터 난다.”면서 “하늘이 어쩌면 이렇게 야속하냐.”고 한숨을 쉬었다.다행히 대기천의 수위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근심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들은 이번 피해가 천재라기보다 인재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지난해보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데도,피해 규모가 예상 밖에 큰 것은 정부의 ‘땜질식 복구공사’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장덕2리 주민 정호륭(60)씨는 “지난해 해당 관청에서 현장에 와 보지도 않고 하천 복구 공사를 하려고 해 시청까지 가서 항의했다.”면서 “지난해 복구 공사를 제대로 했다면 올해 고통이 덜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릉 이두걸기자 douzirl@
  • 태풍피해 강원·경남 르포 / ‘두번째 水魔’ 강릉 옥계면 산계리

    “2년 연속 물난리를 겪어 울부짖을 힘도 없지만,그래도 모진 게 목숨이라고 살아 남아야지.” 17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산계 3리 황지미골 주민 윤종성(65)씨는 헬기를 통해 긴급 공수된 소형발전기를 집 앞 돌더미에 내려놓고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루사로 컨테이너 생활하던 할머니가 매미로 목숨 잃어 태풍 ‘매미’로 마을이 전쟁터처럼 파괴된 데다 친누나처럼 따르던 이웃 김정운(88) 할머니가 13일 새벽 컨테이너에서 잠을 자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탓이다.김 할머니는 지난해 태풍 루사 때 집이 떠내려 가자 컨테이너에서 살던 중이었다. 윤씨는 지난해 간신히 집을 건졌으나 2년째 수백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집 앞 300여평의 텃밭에 심었던 고추들이 모조리 물살에 떠내려 갔고 500여평의 콩과 들깨밭은 절반 이상 진흙에 파묻혔다.윤씨는 “그래도 고향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오늘 밤엔 오랜만에 전기라도 들어와 한결 낫다.”며 한국전력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발전기를 설치했다. ●농작물 흔적없이 쓸려가 빚더미 생활이 곳은 마을을 관통하는 산계천이 지난해에 이어 범람하는 통에 8.8㎞의 마을 도로 대부분이 유실됐다.전기와 전화도 끊겼다.심지어 상하수도 시설도 사라져 식수도 부족하다. 수해는 해발 872m인 자경산의 골짜기에 자리잡은 산계 3리에 집중됐다. 80여가구 가운데 20여가구가 침수됐고,농지 2만평 가운데 5000여평이 물에 잠겼다. 특히 지난해 수해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임시로 지내던 컨테이너 박스 6개가 거센 물살에 흔적도 없이 떠내려갔다. 주민만 물난리를 겪은 것이 아니다.추석 명절과 겹치는 바람에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들도 공포에 떨어야 했다.김길자(67·여)씨는 “서울·부산 등지에 사는 다섯 아들 가족이 고립되는 바람에 몰고 온 차는 그냥 둔 채 야산을 따라 밧줄을 잡고 동네를 겨우 빠져나갔다.”고 몸서리쳤다. ●피해 복구 나선 주민들 하지만 주민들은 “마냥 낙담할 수만은 없다.”며 강한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지난해 유례없는 피해를 경험한 탓인지 복구를 위한 손길도 빨랐다.남아 있는 밭의 작물을 돌보고,부서진 집이나 마을 시설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산계 3리 유병용(53) 이장은 “주민들이 수해에는 이골이 났는지 재기를 위한 움직임도 빠르다.”고 말했다. 마을 근처 시멘트공장 근로자들의 자원봉사도 이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새벽부터 매일 40여명씩 마을에 나와 밤늦게까지 도로 복구,진흙 제거 작업 등을 돕고 있다.강원도에서는 미처 지원하지 못하는 포크레인·굴착기 등 중장비도 10여대나 동원됐다. L시멘트공장 권오철(36) 과장은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사회를 가만히 볼 수 없어서 나왔다.”면서 “임시 도로가 개통될 이번 주말까지는 마을 복구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토사를 연신 삽으로 걷어냈다. 강릉 이두걸기자 douzirl@
  • ‘마산 참사’ 정부·市상대 손배소송

    마산 해운동의 참사가 인재로 지적되는 가운데 마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마산시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마산창원 환경연합과 마산 YMCA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16일 매립지 해일피해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한 뒤 마산시와 해양수산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들은 또 지난 6월 완공된 마산항 2부두 매립지에 대해서도 고층아파트 건설 등 난개발 저지를 위해 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지난 96년 마산항 매립지 공사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마산시가 침수·해일 피해에 대한 대처를 미뤄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마산시 관계자는 “매립공사의 설계와 시공,배수계획이 부적절하다는 감사원 지적이 있었지만 침수와 해일피해에 대비한 특별한 보강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만조시 도로와 시가지 침수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선 대책이 서있지 않다.”고 말했다.이는 마산시가 호안이나 배수시설 등 해일 방재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왔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마산창원 환경운동연합 이인식 의장은 “감사원 지적 후에도 마산시는 마산항 수질오염에 대한 시민의 불만만 의식,매립지의 오·폐수관 보강공사만 벌였을 뿐 침수나 지반침하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면서 “명백한 인재인 만큼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마산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전국 3억 7783만㎡ 해안 매립지/ ‘제2 마산참사’ 우려

    해안 매립지가 위험하다.지난 12일 태풍 ‘매미’가 남해안을 강타했을 때 마산과 부산을 비롯한 남해안의 항구도시는 거대한 해일 앞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피해가 컸던 마산에서는 도시의 30%가 바닷물에 잠겼다.해안을 따라 조성된 시가지 대부분이 과거 바다였던 곳을 메워 만든 매립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풍 ‘루사’에 의해 가장 큰 침수피해를 입은 곳도 바다와 접한 해안매립지였다.국립방재연구소 관계자는 16일 “지난해 9월 태풍피해를 입은 경남 사천,전남 여수·고흥 일대를 조사한 결과 사천시 서금동 등 매립지의 피해가 심각했다.”면서 “매립지의 경우 과거 1선 방호시설의 전면에 건설되기 때문에 폭풍해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사천 서금동 팔포매립지의 경우 태풍 ‘매미’가 엄습한 지난 12일에도 상가 100여동이 전파·반파되고 1000여곳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62년 이후 전국 연안지역에 만들어진 해안매립지는 2648곳 3억 7783만㎡.현재 매립이 진행중인 곳만도 83곳 7억 2476만여㎡에 이른다. 해양수산부는 매립이 완료된 부지 가운데 30% 정도가 비농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문제는 이같은 비농업용 매립지 대부분이 방파제나 호안시설 등 제대로 된 방재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12일 최악의 침수피해를 입은 마산 해운동은 해일에 대비한 방파제가 아예 없다.마산시는 지난 95년 이곳을 매립할 당시 “만(灣)으로 이루어진 내항(內港)이라 해일피해 가능성이 없다.”는 용역결과에 따라 방파제를 건설하지 않았다.사천 팔포매립지의 경우 앞바다에 150m 길이의 방파제가 건설돼 있지만 매립지면이 해수면과 지나치게 근접해 만조기에 내습한 폭풍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재난에 대한 대비가 전무한 무원칙한 부지이용도 대형재난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93년 매립된 마산 구항·서항지구의 경우 전체면적 20만 5000평의 31%가 도로,14.5%가 공원과 항만부지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50%가 넘는 부지는 유동인구가 많은 상업·주거용지다. 마산 해일피해 현장을 둘러본 국립방재연구소의 심재현 조사팀장은“해일에 의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형태로 토지 이용계획을 짜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구가 밀집한 시가지를 조성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이 매립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시공업체들에 매립부지에 대한 개발권을 넘겨줌으로써 무분별한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마산 창원 환경운동연합의 이현주 사무국장은 “지난 6월 공사가 완료된 4만 6000평의 매립지에 대해서도 ‘돈이 되는’ 개발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제2,제3의 해운동 참사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16일 부산·경남 지역의 태풍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마산을 방문한 중앙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피해지역의 매립지 개발실태를 점검한 뒤 매립지 문제를 전국적인 환경 이슈로 쟁점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산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軍레이더 태풍에 ‘먹통’

    태풍 ‘매미’에 의해 동해안 일대의 상공을 감시하는 군 레이더망이 이틀 동안 작동불능 상태에 빠져 방공망에 큰 허점이 드러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6일 항공당국에 따르면 지난 12일 매미가 통과할 당시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릉비행장의 활주로와 레이더시설 일부가 침수돼 13일 오전부터 15일 오전까지 만 이틀간 레이더 기능이 상실됐다는 것이다. 이곳의 레이더는 반경 50마일에 걸쳐 4500피트 이내의 상공에서 벌어지는 각종 비행기의 활동을 추적,유사시 동해안 상공을 통한 저고도 침투를 차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사고는 강풍과 폭우로 인해 비행장 옆 성석천 둑 일부가 무너지면서 물이 넘치는 바람에,활주로와 레이더실 일부가 물에 잠겨 일어났다.이 과정에서 레이더실과 외부 방공안테나로 연결된 케이블선이 침수돼,항공기 접근관제 시스템(RAC,Radar Approach Control)이 고장났다는 것이다. 항공대학의 김모 교수는 “RAC는 레이더가 포착한 전파를 케이블선을 통해 레이더스코프상에 변환시켜주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말한다.”면서 “케이블선 침수로 인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레이더는 사실상 먹통이나 다름없게 된다.”고 말했다.다른 민간 항공전문가도 “케이블선이 침수되면 스파크가 일면서 레이더기능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공군기지에 있는 레이더는 정상작동된 것으로 전해졌다.또 이 비행장에 있던 군용항공기들도 폭우가 쏟아지자 격납고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공군 관계자는 “레이더와 RAC는 서로 연결된 장비가 아니므로 RAC가 작동을 멈췄다고 해서 레이더가 작동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면서 “고장난 RAC는 신속하게 복구해 16일 현재 정상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문기자 km@
  • 사회 플러스 / 이재민 건보료 30~50% 경감 추진

    보건복지부는 15일 태풍 ‘매미’로 피해를 당한 이재민 지원을 위해 최장 6개월까지 건강보험료를 30∼50% 경감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를 12개월까지 유예하고,보험료 체납액에 대한 가산금 부과도 6개월까지 면제해 주기로 했다. 이재민에 대한 조속한 지원을 위해 수재의연금을 활용,사망·실종자에게 1000만원,부상자에게 500만원,주택 전파 380만원,주택 반파 230만원,주택 침수 60만원 등의 위로금도 지급키로 했다.
  • 기계는 침수되고… 지원은 생색내기/ 中企 “울고 싶어라”

    “억장이 무너지고 심장이 멎는 기분입니다.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온 회사가 하루 사이 흙더미에 묻혔는데 눈에 보이는 게 있겠습니까.”15일 대구 달성논공산업단지의 SK텍스 정현분 사장은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공장에서 울분을 토로했다.정 사장은 “2∼3명의 인력 지원으로 생색을 내고 있는 관계 당국이 과연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체 높은 양반들의 방문보다 한 사람의 일손이 아쉽다.”고 하소연했다. 부산·대구·경남의 주요 산업단지내 수출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이와 비슷하다.주요 설비가 물에 잠겨 교체가 불가피하며 원자재도 폐기 처분해야 할 판이다.특히 770개 업체가 입주한 녹산국가산업단지는 지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나 되지만 해안가의 160여개 업체가 모조리 공장건물 파손이나 기계·원자재 침수로 1주일에서 보름이상 가동을 못할 처지다. ●재해지역 지정돼도 지원은 고작 200만원 김해 진례면 동남인젝션은 강풍으로 공장 창고와 제품들이 모두 파괴되는 막대한 피해를 봤다.김종석 사장은 “창고를 세우고 기계를 돌리려면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1∼2개월 걸리는 금융 대출 전까지 버틸 재간이 없다.”면서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되더라도 경영안전자금이 업체당 200만원선밖에 지원되지 않는다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이어 “정부가 특별재해지역 지원 대상에서 상가와 공장을 제외해 놓고서는 재해보험에 가입하라고 종용하지만 비용 과다 지출을 우려한 보험사들이 난색을 표명하는 바람에 이마저도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 사장은 이왕 특별 재해지구로 지정할 계획이면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관계 당국 어디를 가도 중앙 정부의 특별 재해지구 선포가 있어야 나설 수 있다는 말만 하고 있다.”며 “정부가 계속 미적댈 경우 태풍으로 쓰러진 중소기업들을 두번 죽이는 꼴”이라고 말했다. ●“인력 및 원자재 확보 지원을” 창원공단의 가전업체인 성철사는 원자재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늦어지고 있다.여기에 공장 복구에 필요한 자재들도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또다른 피해를 볼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관계자는 “공장 지붕이 강풍으로 날아가 임시 패널이 필요하지만 구할 곳이 없다.”면서 “이번주에도 비 소식이 많아 가까스로 수리한 기계들이 또 비에 젖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인력 지원도 제때 이뤄지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공장 복구 및 도로 보수,전기·전화 개설 등은 대규모 인원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구색 갖추기에 그쳐 일부 중소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납기일 못맞춰 수출차질 대구 달성단지의 가구부품업체인 현대정밀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30%(연간 30억원) 수준.그러나 주요 생산 설비가 물에 잠겨 수출 납기일을 맞추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관계자는 “바이어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있지만 모두 연기해 줄지는 의문”이라며 “부산항 하역작업마저 차질을 빚고 있어 원자재 수입도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산 수출자유무역의 가전기기 부품업체인 한국중천은 사무실과 공장 등이 완전히 물에 잠겨 현재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관계자는 “사무실 2층만 피해를 면했을 뿐 이 곳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며 “당분간 수출과 내수에 신경쓸 여력이 없고 물빼기에도 바쁘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시설 복구가 최우선 과제”라며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이같은 참혹한 상황을 다들 믿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
  • 태풍에 할퀸 남부/왜 해마다 물난리 겪나

    해마다 여름이면 낙동강유역의 물난리는 연례행사가 됐다.올해도 낙동강물의 역류로 의령군 지정면 백산제가 붕괴돼 주택 30동과 농경지 280여㏊가 침수됐다.또 함안군 가산제방과 칠서면 구포제도 범람해 농경지와 도로 등이 물에 잠기는 등 낙동강 지류 300개 지점이 붕괴되거나 범람했다. 연례적으로 수해를 입는 원인은 낙동강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안이한 치수대책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큰 비가 내리면 강원도와 경북지역은 물론 유역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고스란히 유입돼 하류지역에 피해를 준다.유역의 산업화·도시화로 ‘스펀지’ 역할을 하던 논밭이 사라졌기 때문이다.게다가 강바닥의 높낮이가 완만해 물흐름이 느린 데다 해수면의 영향도 받고 있어 하류의 지천과 저지대는 침수위험을 안고 있다. 그러나 낙동강의 개수율은 51%로 전국 평균의 63%에 크게 못미친다.더구나 경남도내 지방하천 개수율은 41.8%에 불과하다.본류의 수위가 올라가면 물이 지류로 역류,취약한 제방은 붕괴되고,낮은 곳은 넘친다. 국가하천의 영향으로 지방하천이 피해를 입지만 정부의 제방 설계기준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건교부장관이 관리하는 국가하천의 설계기준은 100∼200년 빈도지만 광역단체장이 관리하는 지방하천은 50∼100년 빈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낙동강 배수위 영향권 내의 지방하천 제방은 일정부분 본류의 수위만큼 올려야 한다.”고 지적한다.즉 본류와 합쳐지는 지류의 제방높이를 같이 높이고,상류로 가면서 완만하게 낮춰야 홍수시 본류의 수압과 수위를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배정도 문제다.하천개수사업비는 도로 및 다리 건설 등 신규사업에 밀린다.우리나라 전체 하천을 관리하는 연간 예산은 1조원에 불과하다.올해 경남도내 하천개수사업비는 모두 1819억여원에 불과하다.여기에는 도비 250여억원도 포함돼 있다.지난해 수해 때 도가 요청한 500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병호 경남도 치수재난관리과장은 “낙동강 수계 지천의 개수가 안돼 수해가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국가하천의 영향을 받는 지천은 모두 국가에서 개수사업을 해야 한다.”고목소리를 높였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태풍에 할퀸 남부/피해 키운 안전불감증

    ‘개인들도 이젠 각종 재난에 대비한 마음가짐을 달리해야 한다.’ 초강력 태풍 ‘매미’가 시민들에게 던져준 교훈이다.엄청난 피해를 안긴 태풍 매미가 일부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인명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959년의 사라호보다 강한 초강력 태풍이 몰려온다는 기상예보가 매스컴에 여러 차례 보도됐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노래방에 가고 낚시를 떠나는 등 남의 일인양 안일하게 대응하다 ‘불의의 화’를 자초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시가 발빠르게 재난대비책을마련해 인명피해를 줄인 것과는 달리 마산시 등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이번 태풍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처,인명피해를 키워 대조를 보였다.13명의 희생자를 낸 경남 마산시 월영동 해운프라자 상가의 경우 사고 당일 사라호를 능가하는 초특급 태풍의 접근이 예보됐는데도 평소와 다름없이 지하노래방에서 놀던 손님들이 참변을 당했다.또 해안 매립지로 해일이 덮칠 것으로 우려됐는데도 행정당국은 주민들에게 사전 대피령은 물론 경고조치도 하지 않아 민·관 모두 재해에 무감각했던 것으로 드러냈다. 공단지역과 양식장에 큰 피해를 입은 전남 여수시의 경우 지난 12일 태풍 상륙에도 아랑곳없이 나이트클럽 등 각종 유흥업소에는 발디딜 틈이 없이 손님들로 꽉 들어찼었다.이곳 한 유흥업소 사장은 “태풍에도 불구하고 놀러오는 손님들이 밀려들어 영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시는 발빠르게 태풍에 대비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부산시와 경찰은 해운대,광안리 등 바닷가 인근 위험지역에 대해서는 통행금지와 함께 횟집 등 업소의 손님을 강제 귀가시켰다.또 강서구와 해안가 등 침수가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 강제 대피시키고,주요 간선도로와 광안대교 등에 대한 차량통제를 제때 실시해 단 한 건의 교통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부실 복구공사 수해 키웠다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마구잡이 개발,실적에 치중한 주먹구구식 복구공사가 태풍 ‘매미’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는 대구∼부산간 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하천에 대형 교각과 교량을 무분별하게 설치(대한매일 2002년 11월9일 보도)하는 바람에 빗물 흐름에 지장물로 작용,피해를 키웠다.경북 경산시 남천면 구일리 남천(평균 하천폭 62m)에는 지난해 고속도로 교량공사가 시작돼 하천에 가로 5m,세로 6.8m의 대형 교각 4개가 설치됐다.또 이 공사를 위해 상류 50여m 지점에 폭 6m,길이 60m의 가교(假橋)가 건설됐다. 이 때문에 교량 등이 하천 흐름에 지장물로 작용,제방 80여m가 유실됨으로써 인근 주택 10여 가구와 경부선 철로가 침수되고 농경지 수만평이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박순원(48·구일리 이장)씨는 “주민들은 제방이 위험하다며 설계변경이나 공사중단을 요구했는데 공사측이 보강공사 없이 막무가내로 교각을 설치하더니 결국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충북 영동과 강원도 강릉 등 지난해 태풍 ‘루사’의집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은 부실 복구공사로 화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충북 영동군 상촌면 궁촌리는 지난해 강물이 들이닥치면서 큰 피해를 입은 뒤 10개월 가까이 복구공사가 진행됐지만 정작 주민들이 요구한 마을쪽 하천변 옹벽은 쌓지 않는 바람에 이번 태풍에 마을이 폐허가 됐다.주민들은 “당국이 지형을 감안한 옹벽을 만들지 않고 흙과 돌로 허술하게 둑을 쌓은 뒤 엉성한 돌망태를 씌운 게 화를 불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원도 강릉시 경포호 주변 주민들도 수만평의 농경지가 또다시 침수된 것은 엉성한 복구공사 때문이라며 입을 모은다.농경지 상류지역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져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데도 하천폭을 늘리지 않았고,하천바닥이 매년 높아졌음에도 정비가 되지 않아 ‘루사’ 강수량의 3분의1 수준인 이번 태풍에 맥없이 당했다는 것이다.태백시 철암동 주민들도 3년 전 철암천에 설치한 복개시설물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복개시설물이 댐 역할을 해 물이 하류로 제대로 빠져 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시는 주민들의원성이 높아지자 철거를 검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인재(人災)’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원상복구 원칙을 보완한 항구 및 개량복구체계 도입 ▲재해영향평가제의 내실화 ▲수해원인조사 제도화 등의 가시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대구 김상화기자 shkim@
  • [대한포럼] 그래도 다시 일어서야

    태풍 ‘매미’가 북상한다는 소식에 서둘러 귀경하던 날의 발걸음은 한없이 무거웠다.아들 가족이 탄 승용차가 골목길을 빠져나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구부러진 몸으로 손을 흔들어 주시던 팔순 노모의 진한 모정이야 어제오늘 모습은 아니었는데 그 날 따라 왜 그렇게 눈에서 지워지지 않던지.초속 60m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북상중이라면 홀로 계신 어머님과 함께 있어야 했건만 “태풍 오기 전에 어서 가라.” 하시는 어머님의 강권으로 추석 연휴의 절반도 곁에서 보내지 않고 떠나던 우리의 모습은 초라했다. 추석 당일 오후부터 전국의 고속도로는 태풍을 피해 미리 고향을 떠나는 이 땅의 아들·딸들로 가득했다.마음 한 구석 고향걱정이야 왜 없었을까 마는 행동은 위험이 곧 닥칠 그 곳을 떠나고 있었다.1959년,그 해에도 추석을 전후해 들이닥친 사라호 태풍의 위력을 아는 터에 그보다 ‘더 무서운 녀석’이 닥칠 것이라고 하는 데도 우리는 각자 제 처자식을 챙겨 도망쳤다. 제14호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우리의 고향은 만신창이가 됐다.지난해‘루사’가 휩쓴 지역을 또 덮치기도 했다.밟고 또 짓밟아 일어설 수 없게 했다.그 피해 규모는 상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15일 현재 우리의 부모·형제 117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주택 등 건물 1731채가 파손되고,3237채가 침수되는 등 1조 3000여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이재민은 모두 3323가구 8938명에 이르러 학교나 마을회관 등에서 피눈물을 쏟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잦은 비와 냉해로 시름하던 우리의 농촌에 닥친 ‘매미’는 무자비했다.물에 잠긴 농토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 들어간다.수확을 앞둔 논밭 3만 258㏊가 물에 잠겼으며 작물이 쓰러진 지역도 4만 5907㏊에 이르러 8년만의 대흉년을 예고하고 있다.그런 가운데 멕시코 칸쿤에서 날아든 우리 농민대표의 자살사건 비보는 지난 6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반대시위 이후 잠잠하던 농민운동의 새로운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최종 각료 선언문 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 초안에는 사실상 국내 농업시장의 완전개방을 담고 있었다.농민들은 바로이 대목에서 정부의 협상력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개방시대에 농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영농교육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하겠다. 이 엄청난 재해와 변화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무력하고 작기만 하다.도저히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만 같은 무력감과 좌절감에 빠져 있다.그러나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그 것이 순리다.이번 재난은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지만 미리 대비하지 않은 인재(人災)적인 측면이 더 크다.태풍의 경로와 예상 상륙시간,지점까지 예고됐는데도 무방비로 기다리다 당했다.12명의 인명피해가 난 마산 해피프라자상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행정당국의 무신경에 시민들의 안전불감증까지 더해 화를 키웠다.감사원의 ‘보강조치’요구에도 꿈쩍도 하지 않다 넘어진 송전탑이며 중단돼선 안 될 원자력발전소 5곳이 멈춰섰다.우리보다 더 큰 위력의 태풍을 맞고도 피해가 적었던 일본과 대조적이다. 태풍이 예고됐을 땐 철저히 대비해야 하지만 지금은 재난을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함이 살아가는 이치다.벌써 수많은 경찰관과소방대원,군인들 외에 자원봉사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지 않은가.정치권도 모처럼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다행이다.우리의 안이함과 이기심으로 화를 키웠다면 복구작업은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신속·정확하게 피해조사가 이뤄지고 예산이나 장비가 제때 지원돼야 마땅하다.폐허가 된 삶의 터전에서 울부짖고 있는 저 이웃들은 바로 “태풍 오기 전에 어서 가라.”며 우리를 쫓다시피 했던 우리의 부모요 형제며 자매들이다. 최 홍 운 논설위원실장 hwc77017@
  • 사회 플러스 / 수해지역 전염병 예방체계 운영

    국립보건원은 수해지역에서의 전염병 예방을 위해 긴급 방역활동을 실시하고 24시간 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를 위해 727개 방역기동반과 46개 의료지원반을 가동,수해지역 방역 및 소독활동과 장티푸스 예방접종에 들어갔다. 보건원 관계자는 “침수된 논에서 벼 세우기 작업을 할 때 가을철 발열성 질환인 ‘렙토스피라증’에 감염될 우려가 높다.”며 장갑과 장화,긴옷 등을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 후에는 비눗물로 깨끗이 씻을 것을 당부했다.
  • 감사원 매립지 보강지시 市서 흐지부지/ 마산 ‘예고된 침수’

    18명의 사망·실종자와 1900억여원의 재산손실을 가져온 경남 마산시 해운동의 해일피해는 무분별하게 추진된 바다 매립이 초래한 ‘예고된 인재’로 드러났다.이같은 사실은 마산항 매립지의 침수 가능성을 지적한 감사원 감사결과와 이를 무시한 현지 시공사의 보고서,국립방재연구소 및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에서 속속 밝혀졌다. 대한매일이 15일 입수한 ‘마산항 매립지 추진과정’이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마산항 매립지의 침수 가능성은 지난 96년 감사원에 의해 이미 지적됐다.지난 98년 5월에 발간된 보고서를 보면 감사원은 96년 10월부터 한달간 마산항 매립지 공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부지매립공사의 설계 및 시공과 배면의 배수계획 수립이 부적당하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았다.감사원은 또 “호안(護岸)공사 공법 및 오수관로 설계를 변경 시행한 것은 부적정하다.”며 관련공무원 문책을 요구했다. ▶관련기사 4·5·9면 이에 따라 마산시는 관련 공무원 6명을 인사조치하고 3명을 징계하는 등 10명을 문책하고,시공사인 두산건설측에도 보강공사를 요청했다.하지만 두산건설측은 이듬해 10월 마산시에 보낸 공문을 통해 “97년 10월 극만조시 수위측정 결과 배수지의 침수는 매립으로 인한 침수가 아니었음을 확인했다.”며 보강공사 요구를 거부한 것이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와 관련,마산 환경운동연합의 이현주 사무국장은 “해일로 인한 침수지역의 경계가 매립 전 해안선과 정확히 일치한다.”면서 “해일이나 홍수시 완충지역으로 남아 있어야 할 곳까지 매립되는 바람에 시가지와 바다가 접근하게 돼 피해가 커졌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마산항 매립지는 평소에도 강우와 만조가 겹치면 하수관을 통해 바닷물이 역류해 침수피해가 잦았다.”고 밝혔다. 지난 14일부터 경남북 지역의 태풍 피해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립방재연구소도 이날 마산 해운동 일대를 둘러본 뒤 매립지의 관리 부실을 피해확대 원인의 하나로 지적했다.심재현 조사팀장은 “매립지 높이가 만조시 해수면에 지나치게 근접 설계된 데다 배수·하수시설에도 문제점이 노출된다.”면서 “배수구 방향을 해류의 진입방향과 엇갈리게 설계하고 저지대에는 별도의 배출시설을 마련하거나 지하시설 개발을 못하게 하는 등 방재기준의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마산시 관계자는 “매립지역이 상습 침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수재는 대규모 해일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매립지와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마산항 매립공사는 마산시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노후한 시가지와 마산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85년 11월 민간자본을 유치해 공사를 시작했다.총사업비 645억원이 투입된 이 공사는 8년 만인 93년 10월 완공됐고 그 결과 마산항 구항과 서항 일대에 20만 5000평의 매립지가 생겨났다.하지만 공사도중 지반이 가라앉고 만조시 바닷물이 역류해 도로와 시가지가 침수되는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마산시는 95년 11월 대한토목공학회에 의뢰해 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했지만 진단항목에는 침하원인과 건축물 등에 대한 안전진단만 있었을 뿐 해일피해 등에 대한 대책은 전무했다. 마산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태풍에 할퀸 남부/복구 스케치

    초대형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자리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지만 어김없이 재기의 몸부림과 복구를 지원하는 훈훈한 인정이 이어졌다. ● 부산·경남 1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태풍에 밀려온 해초더미가 곳곳에 쌓여 있고 횟집은 수조와 집기가 파손돼 난장판을 방불케 했지만 경찰과 군병력이 투입돼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를 못내는 주민들을 격려하면서 복구가 이뤄지고 있다.인근 수영만매립지의 오피스텔 공사장에는 작업인부들이 총동원돼 무너진 펜스를 다시 세우고 파손된 중장비를 손보고 있었다.광안리해수욕장 입구 아파트촌에는 바람에 실려온 모래를 씻어내는 주민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파손된 가게를 수리하던 김원우(54)씨는 “새벽부터 나와 복구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해안도로가 통제되고 있어 작업이 더디다.”고 말했다.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문경희씨는 “피해지역이 워낙 넓고 규모도 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며 특히 의류와 식량,담요 등의 구호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해군이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남해안 섬의복구에 나섰다.해군진해기지사령부는 함정(LCU)에 굴착기와 방역,전기수리 요원 등 장병 60여명을 싣고 진해 우도에 급파,섬 마을에 대한 복구작업을 펼쳤다.파견된 장병들은 파도에 해안으로 밀려들어 부서진 선박들을 수리,다시 바다에 진수시키고 섬 곳곳에 널려있는 쓰레기를 치웠다.또 물에 젖은 전기제품을 고치고 자재도구를 정리하는 한편 전염병 예방을 위해 방역활동을 벌였다. 창원지방변호사회는 도민들을 상대로 태풍 피해로 인한 각종 문제점과 관련한 무료법률상담을 벌였다. ●강원 공무원과 군장병,경찰 등이 총동원돼 복구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원주 36사단 장병 900여명은 정선과 태백 영월지역에서 도로보수와 방역,급수지원 등에 나섰다.강원지방경찰청 소속 기동1,2중대 400여명이 정선지역에 투입된 것을 비롯해 전·의경과 각 수해지역 경찰 등 1000여명도 응급복구에 투입됐다. 상수도 시설은 삼척,정선,고성,양양 등 7개 시·군에서 16곳이 파손돼 2만 5218가구에 급수가 중단됐으나 이날 강릉 연곡정수장과 태백 백산정수장,정선 북평정수장이 응급복구를 마쳤다.정선 구절 정수장은 복구에 7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주민 불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남 이번 태풍으로 200억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발생한 전남지역은 상대적으로 빨리 복구가 이뤄지고 있다. 전남도와 각 시·군은 태풍이 지나간 13일부터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나서 이날 현재 도로 71곳과 하천 185곳 등 공공시설 90%를 복구했다.또 군과 경찰의 협조로 벼가 쓰러진 논 1만 807㏊ 가운데 1300㏊에 대한 벼세우기 작업을 완료했으며 침수피해를 본 1252개 마을에 대해 방역활동을 벌였다. ●도움의 손길 태풍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경기도 등에서 수해지역으로 향하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경기도 직원들은 이날 경남 사천시와 경북 울진군을 방문,생필품과 취사도구 6500만원어치를 전달했다.또 이동진료반 2개반(18명)을 강원도 강릉시로 보내 의료봉사활동을 펼쳤으며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경북 영양군에 중장비 26대를 투입,복구활동을 지원한다. 전국
  • 태풍에 할퀸 남부/‘매미’가 준 교훈

    태풍 ‘매미’를 계기로 하천관리의 시급성이 다시 부각됐다.재해경보를 무시하고 위험 지역에서 피하지 않았다가 화를 당하는 국민 개개인의 ‘재해불감증’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매미로 인한 사망·실종자 115명 가운데 하천 급류에 휩쓸려 간 사람이 23명,침수로 인해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이 17명으로 전체의 35%나 된다.하천 890곳과 소하천 1372곳이 유실됐다. 피해를 입은 하천들은 한강·낙동강 등 주요 국가하천보다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하천에 편중됐다.지방하천이 국가하천보다 많기도 하지만 지자체의 재정이 열악해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천 범람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은 하나같이 “해마다 되풀이되는 물난리인데 당국에서 근본적인 보강공사를 해주지 않아 매번 피해를 입고 있다.”며 원통해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에서는 낙동강을 직선의 둑에 가두면서 완충지대 역할을 해온 습지의 90% 이상을 훼손한 결과 해마다 둑 붕괴와 침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직강화 하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돌리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치수공사의 근거가 되는 하천정비기본계획 수립,개수(改修·제방설치 등) 등이 잘된 국가하천에 비해 지방하천 유역에서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미루어 하천개수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개수가 필요한 국가하천(88곳)구간 2984㎞ 가운데 81.5%인 2433㎞가 개수됐지만 지방2급하천 3만 2460㎞ 가운데 완전개수된 구간은 60%인 1만 9547㎞에 불과하다. 서울·경기 등 한강수계에 비해 낙동강 수계의 관리도 허술하다. 서울은 총 연장 241.73㎞ 전부에 대해 하천정비기본계획이 수립돼 있으나 낙동강을 끼고 있는 부산은 251.25㎞ 가운데 187.6㎞,경남은 4187㎞ 가운데 37%인 1547㎞ 구간에 대해서만 정비계획이 수립돼 있다.경북은 4646㎞ 가운데 1874㎞,강원은 3582㎞ 중 1472㎞만 정비계획이 잡혀 있다. 하천의 완전개수율 역시 서울이 99%,경기가 86%인데 비해 부산 58%,대구 60%,경북 64%,경남 42%,강원 62% 등 태풍피해지역의 개수율이 크게 낮았다. 2011년까지 국가,지방1·2급 하천에 모두 제방을 쌓으려면 11조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하지만 1992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평균 치수에 투입된 국가 예산은 4154억원으로 연평균 국민총생산(GNP) 409조원의 0.1%에 불과하다.같은 기간 매년 도로사업에는 치수의 10배가 넘는 4조 8258억원을 쏟아부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태풍에 할퀸 남부/마산 해운동상가 르포

    태풍 ‘매미’가 남기고 간 상처는 깊고도 날카로웠다. 경남 마산시 해운동 595 해운프라자 건물 앞에 모여든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은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울부짖었다.해일로 바닷물이 역류해 불과 3분만에 지하 3층까지 물바다가 된 이 건물에서는 모두 8구의 시신이 발굴됐다.또 이곳을 포함,마산항 서항부두에서 반경 600∼700m 안에 있는 상가건물·아파트 등 4곳에서 모두 12구의 시신이 인양돼 마을 전체가 비탄에 잠겼다. ●지하2층 천장 부둥켜 안은 시신 5구 14일 새벽 3시40분쯤.지하 2층 주점의 주방 천장을 비추던 구조대원들은 깜짝 놀랐다.지하2층 천장 석고보드와 지하 1층 바닥 사이 1m 남짓한 공간에 노래방 아르바이트생 정아영(21·여)씨 등 여자 3명과 남자 2명의 시신이 뒤엉켜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 부둥켜 안은 채 발견돼 사고 당시의 절박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희생자들은 위층에서 물이 엄청나게 쏟아져 내리고 정전까지 겹치자 빠져나갈 엄두를 못 내고 숨쉴 공간을 찾으려고 천장 위로 올라간 것으로 보였다. 대한응급환자이송단 마산지부 구조대장 양형일씨는 “걷잡을 수없이 차 오르는 물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서로를 껴안고 있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원목 150여개 모래방어막 무너뜨려 건물 지하에 물이 차기 시작한 것은 지난 12일 저녁 9시쯤.태풍으로 10m 이상의 해일이 일고 만조까지 겹쳐 600m쯤 떨어진 서항부두에 쌓여 있던 러시아산 원목 수천개가 밀려들어 왔다.이 가운데 150여개가 지하주차장 앞 모래주머니와 철판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면서 순식간에 8900t의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주민 주모(24)씨는 “주차장 입구가 터져나가면서 물에 뜬 성냥개비가 하수도로 쓸려내려가듯 원목들이 지하주차장 입구로 빨려들어갔다.”고 말했다.다른 목격자들은 “지하 3층까지 침수되는데 3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총 바닥면적 800여평인 지하 1·2·3층으로 계단 등을 통해 물이 쏟아져내리자 피해자들은 안간힘을 다해 탈출구를 찾다 최초 물 유입 이후 15분 남짓 만에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구조대원들은 추정했다.그러나 시신이 많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하 3층은 문이 잠겨 있고 아무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하 2층에서 숨진채 발견된 노래방 주인 박상진(33)씨가 손님을 대피시킨 뒤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사고 직후 경찰과 재해대책본부는 해군 UDT 대원 등 300여명을 동원해 철야 수색작업을 벌였다. ●행정당국 대피령도 안내려 이 건물에는 주차장을 맨 아래층에 설치하는 관례와 달리 지하1층 주차장 아래로 지하 2·3층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점과 노래방이 자리잡고 있다. 마산시 관계자는 “보통 건물구조와 다르지만 일반상업지역에 맞게 지어졌으므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마산소방서 관계자는 “작은 화재에도 대피가 어려워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처가 사고를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해일이 닥쳤음에도 행정당국이 대피 경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실제 해운프라자 건물에서 150m쯤 떨어진 경민시티빌 상가건물 지하 1층 노래방에서 이날 오전 6시10분쯤 주인 김중봉(45)씨와 여종업원 배모(38)씨 등 2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상가건물과 아파트 지하주차장,엘리베이터 등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해운프라자에서 술집을 경영하는 김모(34)씨는 “해일이 닥친 부산 바닷가 주택·상점 일대에는 행정기관에서 미리 대피령을 내려 피해가 적었지만,이곳에서는 시청,경찰 등 어느 곳에서도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산 유영규기자 who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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