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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中企 동반성장” 여론에 결단

    “대기업·中企 동반성장” 여론에 결단

    삼성이 대기업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은 현 상황에서 MRO 사업에 대한 한계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1일 삼성 등에 따르면 아이마켓코리아(IMK)는 지난해 기준 1조 5491억원의 매출로 서브원(3조 5952억원·LG계열)에 이어 MRO 업계 2위다. IMK가 그동안 삼성의 내부 물량을 사실상 독식해왔다. 삼성은 ‘대기업의 MRO 사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 5월 IMK의 사업 범위를 계열사와 1차 협력사로 한정한다고 선언했다. 정부 및 공공기관 관련 거래에서도 더 이상 신규 입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혀 IMK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왔다. 때문에 IMK가 삼성의 품을 떠나 자유롭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현실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삼성의 한 고위임원은 “지금으로서는 IMK의 유일한 성장동력은 해외시장 개척뿐인데, 이 경우 단기적으로 투자 대비 효율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게 내부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강한 압박 또한 외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관행과 관련해 서브원(LG)과 웅진홀딩스(웅진), 한화S&C(한화) 등 대기업 MRO 업체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IMK는 조사에서 제외됐지만 직·간접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적지 않은 압력을 받고 있어 삼성으로서도 입장이 난처했던 게 사실이다. 증권사의 한 기업금융(IB) 담당 임원은 “삼성 입장에서는 IMK의 지분을 매각하기 싫었겠지만 IMK가 이건희 회장 관련 지분이 거의 없는, 경영권 승계와 무관한 업체여서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분 매각대금이 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소기업이 ‘공룡기업’을 넘겨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삼성의 ‘결단’에 따라 LG와 포스코 등 MRO 업종에 진출해 있는 다른 대기업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을 계속 하겠다, 안 하겠다 언급하기 어려운 단계”라면서 “지금 이 사안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여러 각도로 활발하게 논의가 진행 중이므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는 대로 방향에 맞춰 가겠다.”고 밝혔다. 엔투비를 계열사로 둔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엔투비를 방문해 영업이익을 남기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현재처럼 0.2~0.4% 정도의 낮은 영업이익 역시 시스템 개선 등에 우선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중소기업과의 새로운 상생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엔투비의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적정한 구매자가 있을지 의문인 데다 다른 주주들과의 관계도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류지영기자·산업부 종합 superryu@seoul.co.kr
  • -日의원 ‘추태’에 부쳐/소설가 현길언

    -日의원 ‘추태’에 부쳐/소설가 현길언

    드디어 일본이 다시 제국주의 망령을 온 세계에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픈 과거를 잊고 새로운 세계질서 안에서 공존하려는 한국인의 마음을 외면한 채, 정략적으로 제국주의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정치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경거망동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려는 일본 자민당 중의원인 신도 요시타카와 이나다 도모미, 참의원인 사토 마사히사 의원이 입국하려다가 한국 정부에 의해 입국금지 조치를 당하였다. 게다가 입국시켜 달라며 떼를 쓰다 결국 일본으로 돌아가고 말았다니, 한 나라의 중진의원으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일본은 제국주의 망령을 자랑처럼 내보이는 일을 최근까지 숱하게 저질러 왔다. 문부성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인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요지의 거짓 내용을 실어 교육시켰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월 24일에 대한항공이 에어버스 A380을 도입하여 독도 상공에서 시험 비행을 했는데, 일본 외상은 일본영공을 침범했다고 항의 문서를 보내왔다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외무성은 대한항공기를 이용하지 말도록 공무원들에게 권고 형식의 훈령을 내리기도 했다. 독도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일본의 억지는 제국주의적 발상으로 일본 영토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름 끼칠 일이다. 이번 일본 의원 울릉도행에 앞서 극우적 이론가인 다쿠쇼쿠대 시모조 마사오 교수는 하루 먼저 인천공항을 통해 몰래 들어오려다 입국 심사대에서 적발돼 일본으로 되돌아갔다. 정도를 무시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깡패 수준들이다.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세계고지도에 의하면 1737년 프랑스 당빌이 제작한 ‘꼬레왕국의지도’는 울릉도를 ‘fanling-tau’(화링도)로, 독도를 ‘tchian-chan-tau’(천산도)로 표기하며 고려왕국의 영토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1764년에 프랑스 벨렝이 제작한 ‘꼬레왕국 해도’(Carte Du Royaume de Kau-li ou Corea)에도 우리나라의 주요 산맥과 지명 등을 비롯해서 동해가 코리아해(mer de Coree)로 나타나 있고, 그 안에 울릉도와 독도가 포함되어 있다. 이 밖에도 혜정박물관에 소장된 많은 고지도에서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아주 많다. 독도가 한국 영토임은 수백년 전 세계가 인정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제국주의의 국경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망령의 소치임에 틀림없다. 오늘의 한국 분단 현실도 제국주의 야욕의 결과이고, 한국 전쟁으로 톡톡히 이익을 챙겨 오늘의 일본을 이룩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반인륜적인 식민통치의 만행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를 부릴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떼를 써도 독도는 한국의 땅인데, 울릉도를 방문하여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아물어 가는 한국인의 상처에 흠집을 내어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가.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일본 정치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독도’가 아니라 일본인들의 자의식에 잠재해 있는 제국주의 망령을 청산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미래의 일본을 위해서도 그 일은 제일의 과제이다. 일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현길언은 ▲1940년 제주생 ▲한양대 국문과 교수 지냄 ▲198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뒤 ‘닳아지는 세월’, ‘벌거벗은 순례자’ 등 분단 민족의 아픔을 소재로 한 작품 발표 ▲계간지 ‘본질과현상’ 발행인
  • [서울플러스] 27일 전통상권 보호 조례제정

    강동구(구청장 이해식) 27일 ‘유통기업상생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무차별 침범으로부터 골목 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전통상업보존구역을 500m에서 1㎞로 넓히는 개정법에 따른 것이다. 전통상업보존구역은 구 전체 면적의 60%를 넘게 된다. 등록하지 않은 1곳을 제외하고 10곳의 SSM 입점이 사실상 제한받는다.지역경제과 480-1207.
  • “사찰·종단 운영에 일반 신도 참여 폭 늘려야”

    “사찰·종단 운영에 일반 신도 참여 폭 늘려야”

    불교에서 4부대중이라 하면 출가승인 비구·비구니와 재가 신도인 우바새·우바이를 말한다. 지금 한국불교의 4부대중은 어떨까. 불교 사찰·종단 운영에 있어서 재가자 즉, 일반 신도의 참여가 대폭 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금 같은 비구 중심의 사찰·종단 운영이라면 더 이상 한국불교의 발전과 중흥은 기대할 수 없다는 반성과 개선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불교의 맏형 격인 조계종의 근간을 규정한 종헌 제8조엔 ‘본종은 승려(비구·비구니)와 신도(우바새·우바이)로써 구성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사찰운영위원회법은 사찰의 예산·결산이나 각종 불사, 재산처분 등 사찰운영의 주요 사안들을 4부대중이 협의토록 하고 있다. 포교법에서도 재가 포교사들에게 종단이 인정하는 포교기관, 시설 단체에서 활동할 것을 엄연히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불교계의 종헌·종법과 각종 관련법은 허울뿐이다. 출가자가 재가자 위에 군림하는 행세가 다반사이고, 재가자는 출가자의 보조자로 머문 채 사찰·종단 운영에선 대부분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조계종 승가교육진흥위원회가 마련한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대토론회’에선 이 같은 비구 중심의 사찰·종단 운영을 겨냥해 숱한 지적이 쏟아졌다. 제시된 개선안은 출가자와 재가자의 종속관계가 확연한 관행을 바꾸려면 비구를 비롯한 출가 지도자들의 의식이 우선 바뀌어야 한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한 켠에선 이 같은 왜곡 구조를 놓고 재가자들의 의식을 문제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토론회에 참여했던 손안식 중앙신도회 상임부회장은 “승가가 재가를 존중하지 않는다.”면서도 “재가는 승가를 진심으로 존경하는지도 성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룡 동국대 교수도 한국불교에서 출가와 재가의 역할이 이뤄지지 못한 것을 놓고 “출가자 탓도 있지만 재가자의 무관심 때문이기도 하다.”며 재가자가 기복에서 탈피해 책임의식을 갖고 교단운영에 적극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어느 쪽이든 지금의 사찰·종단 운영방식에선 출가승의 양보라는 전제아래 출가·재가의 협의체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가불자들이 실질적으로 운영에 참여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종헌·종법의 개정을 비롯해 사찰운영위원회의 활성화며 교구·중앙신도회 신도들의 종회 참여가 대표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박광서 참여불교재가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서강대 교수)은 “불교계도 세속 각 분야의 교육을 받은 출가자들이 늘어나면서 출가·재가자의 소통 가능성은 종전보다 훨씬 커졌다.”면서 “출가·재가 모두 지금까지 서로가 침범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던 역할 영역을 양보해 서로 보완하는 운영체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잘해야 본전” “민원 피하자” 구청장 부인들 꼭꼭 숨었다

    “잘해야 본전” “민원 피하자” 구청장 부인들 꼭꼭 숨었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이나 국내 행사 등에는 영부인이 동반한다. 어린이집 사업이나 한식세계화 사업 등 ‘영부인 프로젝트’도 있었다. ‘동네의 왕’인 서울시 구청장 부인들의 활동은 어떠할까. ●“구정은 직원과”… 아내 활동 반대 다수 5대 민선 구청장들은 비교적 진보로 손꼽히는 민주당 출신들이 많지만, 부인들의 대외활동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 대통령의 업무가 국책사업 위주이지만 구청장의 업무는 생활밀착적이고, 지역경제인들과 깊은 관련이 있어 소소한 이권이 얽힌 민원들이 많다. 그 때문에 구청장 부인의 대외활동은 ‘비공식 민원창구’가 될 우려가 있다. 또 부인들의 활동은 과거 ‘옷로비 사건’과 같은 구설도 만들어낼 것이라는 걱정 탓도 적잖다.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유종필 관악구청장도 도서관 사서 출신인 부인과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공·사석에서 고백하지만, 부인이 구청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한다. 행사장에서 주민들을 만나게 되면 거절하기 쉽지 않은 민원들이 친구처럼 따라 들어오기 때문이다. 공식·비공식 구행사에 공개적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사진촬영이 취미활동인 부인은 남이 알아볼까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행사장을 방문해 남편 사진을 몇 장 찍고 홀연히 사라진다. 유 구청장의 주변에서 낡은 모자를 쓰고, 사진을 열심히 찍는 중년의 여성이 있다면, 그는 유 구청장의 팬이 아니라 그의 부인인 양욱미씨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구청장의 배우자가 움직이면 힘들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아내가 낮은 자세로 주민들과 만나고 활동해도 잘해야 본전이고, 조금만 어긋나도 ‘남편이 구청장이지 네가 구청장이냐’는 말이 나온다.”면서 “행사나 사업에서 구청장을 대리하는 사람은 부구청장이나 국·과장”이라고 말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도 “새마을회, 적십자회, 각종 종교단체 봉사활동만 OK”라고 부인에게 일러놓았다. 그래서 부인은 지난해 ‘김장담그기 행사’에 자주 참석했다. 박 구청장은 “아내의 대외활동을 묶어 놓은 것은 보수적인 게 아니라 원칙적인 행위”라고 말한다. 취임식 때 딱 한 번 동부인한 이후로, 그는 구청장 부인과 국장·과장 부인들과의 봉사단체 결성도 반대해 서로 얼굴도 모르도록 해 놓았다. 박 구청장은 “구정은 구청장과 1000여명의 공무원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교사 등 자기 일 집중하기도 이성 구로구청장은 “선거운동을 할 때 아내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나서지 않고 다소곳하다는 게 이유였다.”면서, 나서지 않는 미덕을 강조했다. 서울시 고위 공무원 시절에도 부인은 국장부인 봉사단 활동에 간신히 참여할 정도였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입양한 두 아이까지 포함해 자녀 양육에 바빠 부인의 대외활동이 어렵다고 했다. 부인이 직업을 가져 구청장 부인 역할을 못하는 사례도 있다. 노원구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마들주민회’의 이지현 대표는 김영배 성북구청장의 부인이다. 마들주민회는 상계어머니학교의 후신으로, 여성들의 문맹 퇴치에 힘써온 풀뿌리시민운동단체다. 최근 노원구가 노점상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마들주민회가 반대해 살짝 갈등을 빚고 있다. 성북구청장과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노무현 정부 때 4년 동안 청와대 행정관에서 비서관으로 각각 승진한 ‘절친 선후배’인 만큼 이 갈등에 서로 불편을 느낄 수도 있겠다. 김 성북구청장은 “아내가 ‘누구의 부인’으로 사는 것을 싫어하고, 독립적이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 때 사패산 터널공사를 두고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시민단체가 마들주민회였고, 당시 김 구청장은 청와대 행정관으로 정부정책을 지지한, ‘독립적’ 활동의 경험이 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의 부인은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는 덕분(?)에 구청에는 취임식을 제외하고 얼굴을 내민 적이 없다. 문소영·김지훈기자 symun@seoul.co.kr
  • 즉석 애인 죽일뻔한 보트놀이 청년

    즉석 애인 죽일뻔한 보트놀이 청년

     서울특별시 경찰국(현 서울특별시 지방경찰청)은 여름철을 맞아 뚝섬유원지 등 한강 전역 물놀이의 위험을 막기 위해 지난 6월25일부터 한강여름경찰서를 뚝섬에 설치하고 그 밑에 뚝섬직할파출소와 광나루파출소를 따로 두었다. 동부경찰서 보안과장인 문동주(文東柱) 경정이 서장이고 휘하에 38명의 경찰과 민간 구조대원 50여명이 있다. 민간 구조대원은 물론 이곳에 파견된 경찰은 모두가 수영, 수상 구조작업의 명수들. 수중 탐색작업을 벌이느라 에어 크론을 등에 멘 이들의 민첩한 움직임은 마치 물개를 연상케 한다.  이들의 임무는 위험 지역의 경비와 인명 구조.  출입금지 지역에서 놀아나는 술취한 사람을 안전한 곳으로 업어 나르는 일, 물에 빠진 사람의 구조는 물론 유흥객의 풍기 단속, 또는 깊숙히 가라 앉은 사체를 인양하기 위한 수중 탐색 등 하나같이 고된 일들.  여름 한철이긴 하지만 인파가 하루 평균 20만명이 밀리는 이곳의 경찰 업무는 한 사람 앞에 3천명을 담당하는 벅찬 것. 물이 있고 사람이 있는 동안은 일정한 취침 시간도 없는 불침범이다. 그런데도 지난 해에 26명의 인명이 앗겼고 올 들어 벌써 18명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익사 직전에 여름 경찰에 의해 목숨을 건진 사람은 올해만도 죽은 사람의 1백곱에 가까운 1천5백여명. 여름 한철 업무를 맡는 이들이 체험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강은 결코 즐겁고 상쾌한 곳만은 아닌 듯.   제1화=동승(同乘)처녀 물에 빠뜨려 놓고 “구해 주려 했다” 시치미 뗀 사나이  D=만일 아가씨가 죽었더라면 살인죄가 적용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 있었어요.  E=아가씨와 보트놀이 하던 남자가 자신의 사랑을 아가씨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행패부린 박(朴)모씨(34·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이야기군.  D=인파가 20만이 밀린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일이지요. 박(朴)은 뚝섬유원지에서 혼자 놀러온 김(金)모양(24)을 꾀어 보트놀이를 했어요.  A=아가씨 헌팅에 재주깨나 있고 돈푼이나 있는 사내였던 모양이지.  D=천만에, 나중에 드러났지만 빈 털터리에 직업도 없는 건달이었어요. 주머니에는 딱 5백원이 있었다는 이것이 그 엉큼한 사업 자금이 된 거지요.  A=아무리 즉석(현지) 조달이라고는 하지만 지독한 얌체로군요.  D=아뭏든(아무튼) 보트를 빌어(빌려) 가지고 흥겹게 노를 저으며 수심이 5m가 넘는 강심에 이르렀을 때였어요. 30분 가량 한 보트 속에서 놀았으니까 웬만큼 무드가 익었든지 사내의 수작이 시작됐어요. E=수영복을 벗기려고 덤벼들었다더군.  D=아니야. 처음에는 함께 물에 들어가 수영을 하자고 꾀었었지. 그러다가 말을 듣지 않으니까 엉뚱한 수작을 부린 거예요.  A=둘 다 수영복 차림이었다던데 물에 들어가는 것을 거절했을까.  D=김(金)양은 한치도 헤엄을 못 치는 맥주병이었거든요. 게다가 처녀인 김(金)양은 수작이 너무 당돌한 박(朴)이 무서워졌다는 거죠. 약 20분을 그렇게 실랑이하다가 끝내 거절을 당하자 기어이 물 속에 끌어들일 속셈으로 보트를 뒤엎고 말았어요.  A=잘못되어 둘 다 죽었더라면 정사했다고 소문날 뻔했군.  D=박(朴)은 수영의 명수였어요. 1km쯤은 단숨에 헤엄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었으니까요. 보트가 엎어지는 순간 때마침 그 옆을 순찰하던 우리 경비정이 김(金)양을 건져 내자 『내가 건져 주려고 했는데』라며 뒤따라 오더군요. 즉결에 넘겼는데 29일쯤 구류 처분을 받고 지금쯤은 영창에 있을 거예요.  제2화=물먹은 소녀 구하고 “소녀와 키스했다” 추문 뿌린 구조원  E=키스 소문에 홍당무가 되었던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가 있어요. 지난 10일 저녁 때쯤 직원들이 모두 현장 경비를 나가고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을 때 였어요. 한 민간인이 물에 빠져 혼수상태인 최(崔)모양(16·성수동2가)을 업고 들어왔더군요. 워낙 물을 많이 마셔서 위급한 상태였어요.  C=질식한 지 얼마나 되었었는데?  E=약 15분쯤 되었던 모양이에요. 몸이 서서히 굳어지고 있었으니까요. 하는 수없이 혼자서 물을 토해 내게 하고 인공호흡을 시도했어요. 10여분을 계속 했어요. 회복이 되지 않더군요. 비상 수단으로 코와 입을 빨았지요.  C=무언가 잘못된 게 있었던 모양이군.  E=말도 말아요. 배속 물을 토했으나 기관지가 막혀 있었어요. 결국 3컵 가까이 되는 그 물을 제가 입으로 빨아 마신 거예요.  C=『소녀와 키스했다』는 추문은 그래서 생긴 것이었군요.    제3화=5대 독자 잃고 경찰 나무란 시민의 행패  자신의 부주의로 죽은 자식을 경찰의 잘못 때문인 것처럼 행패를 부리는 엉뚱한 시민들도 가끔 나타나서 골치를 썩입니다. 이것도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일인데 죽은 5대 독자를 살려 놓으라고 생때를 쓰는 시민이 있었어요.  C=어린이들끼리 물놀이 나왔다가 물에 빠져 죽은 김(金)군(6·성수동) 이야기군. 아무리 생업에 바쁜 사람이지만 지독하게 뻔뻔스런 친구더군.  B=2살 위인 누나와 무릎에 닿는 물가에서 놀다가 김(金)군이 깊게 파인 웅덩이에 빠졌던 거예요. 신고를 받고 달려갔을 때에는 이미 물 속에 깊이 가라앉아 보이지를 안했어요. 날이 저물도록 그 주변 물 속을 뒤졌으나 나타나지 않았는데 다음 날 새벽에 1km 하류에서 인양했어요.  C=아버지가 나타난 것은 그 뒤였(었)어요. 변사 처리도 끝나지도 않은 아들의 시체를 미친 듯이 자전거에 싣고 달아나려고 하더군요. 내가 덤벼 들어『아직 못가져 간다』고 만류했더니『너희들이 경비를 잘못했기 때문에 죽었으니 살려 놓으라』고 억지를 쓰더군요. 딱한 일이에요.  <정리 배기찬(裵基燦)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7월22일 제6권 29호 통권 제249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사설] 관료-대기업 MRO고리 정부가 끊어야

    경제부처 출신 공직자들이 대기업 계열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기업에 취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 대·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주관하는 일을 해오다가 퇴직한 관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전관예우란 특혜를 받고, 대기업들은 정부 부처 방패막이를 구축한 셈이다. 그로 인해 대기업은 더 배 불리고, 중소기업들은 고사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뿐이다. 퇴직 관료들이 신중하고 책임 있게 처신만 하기를 바라며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정부가 이런 먹이사슬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대기업들은 상생을 실현하기 위해 이 분야에 밝은 전직 공직자들을 선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태를 보면 진실성이 결여된 허구라는 의심부터 든다. 대기업들은 연간 20조원 규모에 이르는 MRO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영역을 끝없이 침범하고 있다. 막강한 인프라와 자금력에다가 정부 관련부처들과 연결되는 인맥마저 독차지한다면 중소기업들은 버틸 재간이 없다. 먼저 퇴직 관료들의 양심에 호소하고 싶다. 국민 세금으로 먹고 산 공복(公僕) 출신으로 대기업 편에 서서 중소기업을 압살하는 일에는 가담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이 철밥통 공직도 모자라 끝내 대기업의 황금밥통을 탐한다면 두 단계로 먹이사슬 구조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첫째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즉 전관예우금지법을 엄격히 적용하거나 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둘째는 정부 부처들이 대기업 MRO를 아예 배제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구축하는 것이다. 얼마 전 행정안전부가 이런 방침을 밝혔다. 모든 행정부처나 공공기관으로 확산돼야 한다. 정부는 대기업 시장 진입을 규제하고,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부적절한 거래를 조사 중이다. 그래서 영입된 관료들이 방패막이로 나설 수 있는 시점이다. 때마침 공직자 비리 척결을 위해 사정기관이 총동원됐다. 그들이 전직 동료나 부하 직원들과 접촉하는지 촘촘한 감시망을 펼쳐야 한다. 물론 사적인 접촉마저 막을 수는 없다. 이 때도 사적인지, 업무적인지 분명히 가려내야 한다.
  • 도로주행시험 12월부터 어려워진다

    도로주행시험 12월부터 어려워진다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이 태블릿PC 도입 등으로 인해 합격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최근 운전면허 기능시험이 간소화한 대신 도로주행시험이 강화되는 것이다. 경찰청은 도로주행시험과정에 태블릿PC를 도입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8일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태블릿PC에 입력된 10개 이상의 운전면허 시험장 인근 주행노선에서 무작위로 시험코스가 정해져 예전에 비해 시험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도로주행시험은 시험장별로 2~4개의 노선이 사실상 지정돼 시험노선을 암기하면 쉽게 합격할 수 있었다. 연습운전면허에 대한 취소 요건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음주운전, 인명피해, 자동차 이용 범죄 등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만 면허를 취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벌점부과항목을 3번 이상 위반하면 연습면허가 취소된다. 경찰은 개정 도로교통법이 발효되는 12월 9일에 바뀐 시행규칙이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행규칙 개정은 기능시험 간소화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첫 ‘사이버 작계’ 만든다

    정부가 국가 사이버 공격 방어를 위한 작전계획을 처음으로 만든다. 국방부는 1일 국방부 직할부대로 승격된 사이버사령부가 사이버 공격과 테러로부터 군과 국가 사이버 방어를 위한 작전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사이버사령부는 국방정보본부 예하부대로 운영됐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테러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국방부 직할부대로 변경해 출범했다. 사이버사령부 관계자는 “연내에 사이버전 교리 및 작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면서 “국방 인트라넷까지 침범하는 해킹을 저지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계는) 국가적인 사이버 방어 계획으로 국정원과도 연계된 작전 계획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앞으로 사이버사령부는 전·평시 사이버전 수행과 국방 사이버전 기획, 계획, 시행, 유관 기관 간 정보공유 및 협조체계 구축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에 따라 사이버전을 위한 작계는 국가 및 국방 사이버망에 대한 공격과 방어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담게 된다. 이와 함께 전문인력도 보강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사이버전 수행을 위한 민간 전문가를 특채하는 한편 민간대학에 설치되는 사이버국방학과 출신자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할 방침이다. 특히 민간 기업의 사이버 전문가를 영입해 사이버전 능력을 키울 예정이다. 사이버사령부 관계자는 “400여명의 사이버사령부 인력을 500여명으로 증편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면서 “북한의 사이버전 위협에 대비해 인력을 계속해서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호국영웅 고귀한 희생 잊지 않으리…”

    “호국영웅 고귀한 희생 잊지 않으리…”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9주년 기념식이 시작된 후 김황식 국무총리가 이들의 이름을 부르자 곳곳에서 참았던 울음이 터져나왔다. 이들은 한일 월드컵 3·4위전이 있었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북한의 경비정 2척이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을 침범, 대응 출동한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 선제 기습공격을 가하면서 30여분 간 교전이 벌어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해군 용사들이다. 우리 고속정은 북한 경비정을 응징하고 퇴각시켰으나 윤 소령 등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다. 기념식은 김 총리와 전사자 유가족, 승조원,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렸다. 김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성공은 제2연평해전 용사들을 비롯한 호국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결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확고한 인식 위에 이분들을 예우하고 지원하는 일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사에선 연평해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관한 자료를 전시한 ‘서해 수호관’ 개관식도 열렸다. 2함대 안보공원에 들어선 수호관은 파도 형상을 본떠 건평 866평에 2층 건물로 마련됐다. 1층 수호관에는 ‘NLL과 해전실’, 2층에는 ‘천안함 피격 사건실’이 각각 마련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궁궐장식’ 펴낸 허균 민예미술연구소장

    [저자와 차 한 잔] ‘궁궐장식’ 펴낸 허균 민예미술연구소장

    문화재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눈앞의 형상만을 볼 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신과 뜻을 보라는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문화재를 대할 때 외형만의 천착과 표피적 바라보기에 치우치기 십상이다. 최근 책 ‘궁궐장식-조선왕조의 이상과 위엄을 상징하다’(돌베개 펴냄)를 낸 허균(64)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은 그런 측면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발로 뛰어 전국 문화재의 속살을 알기 쉽게 드러내 보이는 문화재 길라잡이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흔치 않은 인물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편수연구원,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감정위원·심사평가위원을 지낸 그의 전공은 한국미술사(홍익대 대학원)다. 전공 때문인지 그는 전문가들로부터 “주제넘게 문화재의 영역을 침범하느냐.”는 지적을 숱하게 받았단다. 그가 펴낸 책들을 보면 그가 지향하는 바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사찰장식-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 ‘전통 문양’ ‘한국의 정원, 선비가 거닐던 세계’ ‘한국의 누와 정’ ‘서울의 고궁산책’…. 전문가와 사가들의 질시와 빈정에도 그의 주장은 또렷하다. “어차피 당시대를 살지 못했다면 문화재의 직접적인 기록과 그 언저리에 묻힌 것들을 통해 실체를 밝혀야 합니다. 문화재의 형상을 뛰어넘어 그 배후를 속속들이 알아내려는 연구는 학제와 전공과는 상관없는 것입니다.” 우리 눈앞의 문화재는 유형물이지만 그것을 만들고 그 자리에 있게 한 것은 사람인 만큼 그 사람의 미의식과 철학을 더 깊숙이 들여다봐야 한다는 말이다. ●조선 궁궐에 담긴 경천애민 정신 새 책 ‘궁궐 장식’을 출간하게 된 배경도 바로 조선 궁궐에 담긴 상징이며 조형물의 숨은 뜻 찾기에 있다. “조선 궁궐은 큰 틀에서 유교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문화재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유교 철학·유교 윤리가 몸에 밴 조선 왕이며 사대부들이 궁궐 곳곳에 세우고 가꾼 전각과 장식들엔 유교 양식의 건축물을 뛰어넘는 철학과 미의식이 고스란히 담겼음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백성들이 겪는 농사의 어려움을 생각하자며 경복궁 천추전 서쪽 뜰에 세운 흠경각이며 하늘을 관찰하기 위한 창경궁의 관천대, 바람을 읽기 위한 경복궁·창경궁의 풍기대를 단지 건축물로만 볼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경천애민의 정신을 살펴보자는 말이다. 경복궁 근정전 주변의 12지상과 사신상은 중국 궁궐에선 찾아볼 수 없는 조형물이고 궁궐 정전의 어좌 뒤편에 펼쳐진 그림인 일월오봉병도 성리학적 배경의 산수풍광이지만 자연의 도(道)를 담은 독특한 우리 전통산수화 양식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재는 선조들의 철학 만나는 매개체 결국 그의 지론은 한군데로 모인다. 역사와 내력도 중요하지만 그 진면목을 밝히고 이해하는 쪽으로 문화재를 보는 안목과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 궁궐을 다룬 연구만 하더라도 대부분 건축구조와 기법 중심으로 치우쳐 정작 궁궐에 담긴 상징이며 배후의 진실은 도외시되기 일쑤란다. “문화재는 선조들의 정신·철학과 만나는 결정적인 매개체입니다. 문화재를 통해 선조들의 생활철학과 사고구조, 미의식을 제대로 알아내는 방법이 결국 나와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지름길이죠.”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강남대로 전세내도 고작 100만원?…‘솜방망이 처벌’ 논란

    강남대로 전세내도 고작 100만원?…‘솜방망이 처벌’ 논란

     수억원대의 외제 스포츠카를 몰고 한밤중 난폭운전을 일삼던 폭주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찔한 곡예운전으로 자기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의 안전까지 위협한 이들에 대해 어떤 처벌이 이뤄질까?  일단 면허취소는 기본이지만, 교통사고를 내지 않았다면 이들에게 일반교통방해죄 이상의 법 적용은 어렵다. 최저 100만원에서 최고 700만원의 벌금이나 범칙금 처분이 고작이다. 몇억원짜리 스포츠카를 굴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의 ‘경미한 벌금’이다. 가벼운 처벌규정이 폭주족의 위험한 광란운전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서울지방경찰청 폭주족 전담수사팀은 20일 도산대로와 영동대로·압구정로 등 서울 강남지역 주요도로에서 고급 외제 스포츠카를 몰면서 폭주 행위를 한 혐의로 정모(31)씨 등 4명을 붙잡는 한편 달아난 나머지 9대 차량의 운전자를 추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전 0시에서 4시 사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페라리 F355, 포르쉐 카레라S, 아우디 R8, 벤츠 SL55 AMG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외제차를 몰고 굉음과 함께 도로를 질주하는 등 폭주를 즐겼다. 특히 정씨는 자신의 쉐보레 콜벳으로 중앙선을 넘나들며 ‘드리프트’(차량에 급제동을 걸어 미끄러뜨리면서 360도 회전시키거나 옆으로 움직이는 기술)를 하는 등 난폭 운전을 했다.  이들은 번호판에 고휘도 반사필름을 붙이거나 아예 번호판을 달지 않는 수법으로 경찰의 단속을 피해왔다. 정씨 등은 자칫 인도 침범이나 연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런 행위를 저질렀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전망이다. 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잘해야 일반 교통방해 정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경찰은 정씨에게만 일반 교통방해 혐의를 적용하고 그나마 나머지 3명에게는 규정속도 및 신호 위반과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의 경우 드리프트를 하면서 중앙선을 여러차례 넘나드는 등 차량 통행을 방해했지만 나머지는 단순히 굉음을 내면서 고속으로 직진했기 때문에 일반 교통방해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법정 형량은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이지만 실제로 사고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제재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대부분의 폭주행위에 대한 벌금은 100만~700만원선에 그치고 있다. 정씨도 비슷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경찰은 예상했다. 정씨보다 혐의가 가벼운 나머지 3명은 범칙금 처분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들이 몰았던 차량은 경찰에 1~2개월 보관되다 다시 주인에게 반환된다. 폭주 행위에 이용된 차량을 국가가 완전히 빼앗는 ‘몰수’ 조치는 2회 이상 입건된 상습범에게만 적용된다.  특별한 직업 없이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정씨는 경찰에서 “내 차는 국내에 단 한대 밖에 없다.”, “내 통장에는 1억원 밖에 없고 부동산 등 다른 재산은 부모님이 관리한다.”고 말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세균의 반란’ 다제내성균

    [Weekly Health Issue] ‘세균의 반란’ 다제내성균

    전 유럽이 슈퍼박테리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상황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잇따라 다제내성균이 출현한 데다 원인 미상의 감염질환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터라 긴장감은 더하다. 의학자들은 벌써부터 항생제 내성균이 인류에게 최대·최악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경계심 없는 항생제 처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세균의 반란’으로 불리는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에 대해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로부터 듣는다. ●다제내성균이란 무엇인가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다. 이런 세균은 더 강력한 항생제가 필요한데, 특히 거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보여 치료제 선택이 매우 어려운 다제내성균을 ‘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른다. 예컨대 황색포도알균 중 메티실린내성균(MRSA)은 세팔로스포린 등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대표적인 다제내성균이다. 이런 MRSA 감염을 치료하는 마지막 항생제가 반코마이신인데, 이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 바로 슈퍼박테리아다. ●다제내성균은 어떻게 생성되는가 세균은 항생제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 변이를 통해 내성을 갖는다. 세균이 항생제에 노출되면 스스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거나 다른 내성균으로부터 내성유전자를 전달받아 내성을 획득한다. 이때 항생제마다 각각 다른 내성유전자들이 내성을 명령하는데, 이렇게 해서 여러 가지 항생제에 대한 내성유전자를 보유한 세균이 다제내성균이다. 따라서 세균이 항생제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을수록 내성 획득의 기회가 많아져 다제내성균이 완성된다. ●최근 들어 다제내성균이 주목받는 이유는 1941년 페니실린이 임상에 처음 사용된 후 항생제는 ‘기적의 약’으로 통했다. 이후 다양한 항생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감염병이 크게 감소, 60년대에는 지구상에서 감염병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낙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80년대에 다제내성균이 출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어 2000년대에는 거의 모든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의 대반격’이 보편화됐고, ‘기적의 치료제’인 항생제가 무력해지면서 세균에 감염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현실과 직면해야 했다. 이후 세계보건기구와 각국은 다제내성균을 신종인플루엔자와 함께 공중보건의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기에 이르렀다. ●다제내성균의 감염 경로를 짚어달라 인플루엔자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과 달리 다제내성균은 사람 간의 직간접적인 접촉으로 감염된다. 감염 환자의 피부·소변 등 환자의 체액이나 대변, 상처의 고름 등에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또 환자 주변의 문고리 등 세균에 오염된 환경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거나 다제내성균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을 매개로 해 감염되기도 한다. ●다제내성균 감염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다제내성균이 침범한 인체 부위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과 소견을 보인다. 예컨대 호흡기감염은 열·기침·가래·호흡곤란 등을, 요로감염은 배뇨통·빈뇨·잔뇨감 등을, 피부 상처감염은 피부 발적·부종·통증·고름 등을 보인다. 또 혈액이 감염되면 열과 오한·두통·전신통 등이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아무런 증상 없이 보균 상태로 존재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세균 배양을 하기 전에는 감염 여부를 알 길이 없다. ●치료 및 그에 따른 예후와 부작용, 후유증은 치료는 항생제 감수성을 파악, 잘 듣는 항생제를 선택해 투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슈퍼박테리아가 아닌 다제내성균은 대개 효과적인 항생제가 있기 때문에 감염병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 된다. 그럼에도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상존해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런 상태에서 장기간 강력한 항생제를 투여할 경우 당연히 부작용도 발생한다. 다제내성균 감염이 전신 감염으로 진행하면서 신장·간·뇌신경 등 여러 장기의 기능부전을 초래하는 후유증을 보일 수 있다. ●국내 다제내성균 감시체계는 어느 수준인가 현재 6종의 다제내성균을 의료 관련 감염병으로 지정, 표본감시를 하고 있다. 또 2006년부터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를 도입,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다제내성균 발생 현황은 어느 정도 파악된다. 그러나 다제내성균을 실제로 통제하고 감소시키기 위한 관리대책은 아직 미흡하다. 따라서 다제내성균의 진단역량 강화와 감염관리 전문인력 양성, 환자 격리실 및 감염관리 비용 보전, 국가 차원의 전담조직 설치 등 구체적인 대응조치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일상적인 예방책과 예방수칙을 제시해 달라. 다제내성균은 주로 장기 입원 중인 만성질환자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감염되며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인도 내성균에 감염돼 가족 등에게 전파시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다제내성균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에 필요 이상의 과다한 항생제 투여를 피해야 하며, 항생제는 처방에 따라 용량·용법·투약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또 손씻기를 생활화하며, 어린이·노인·임산부·만성질환자나 면역 저하 환자는 가급적 병원 문병을 삼가야 한다. 필요할 경우 미리 백신 접종을 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책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지적도(地籍圖) 대수술 시급

    지적도(地籍圖) 대수술 시급

    전 국토의 15%가량이 지적도(땅지도)와 일치하지 않고, 이로 인해 연간 3800억원의 소송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져 지적(땅주소)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대한지적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땅의 주민등록증’으로 불리는 지적도는 일제시대 토지 수탈을 목적으로 한 토지조사사업(1910~1918년) 등을 통해 작성됐다. 구식 측량기로 측량한 것을 종이에 직접 그리다 보니 곳곳에서 뒤죽박죽된 땅의 경계가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일제때 구식 측량 탓 지난 3월 한국천문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으로 우리 국토가 5㎝가량 동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지만 우리 국토의 위치는 세계 측지계 기준으로 이미 동쪽으로 464m나 어긋난 상태다. 100여년 전 일제가 도쿄를 원점으로 우리 땅을 측량한 탓이다. 개인과 자치단체들은 땅이 지적도와 맞지 않는 ‘지적 불부합지’(지적도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땅의 면적이나 위치가 맞지 않은 곳)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 소송비용 3800억 지난해 12월 개통된 거가대교는 거제와 진해의 국가수준점 간 표고차가 37㎝에 달해 교량 건설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서울 서대문구 봉원동의 김모(54)씨는 선대부터 살아온 단독주택이 낡아 집을 새로 지으려 했으나 땅의 경계가 이웃집을 침범한 사실이 드러나 소송에 휘말렸다. 전국 3733만 2457필지 중 553만 5562필지(14.8%, 2010년 기준)가 지적 불부합지다. 지적공사에 따르면 땅의 경계를 놓고 개인 간 분쟁이 발생해 경계 확인을 위한 측량 비용만 연간 770억원이 소요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지적 재조사의 타당성을 설문한 결과 국민의 94%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준규·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北 상상초월한 기습에 대비해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15일 “북한은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우리의 허점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오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1연평해전 승전 기념식에서 “장병 모두가 언제나 전장에 있다는 ‘항재전장’(恒在戰場)의 정신으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총장은 “’전승불복(戰勝不復)’ 즉 승리는 똑같은 방법으로 반복되지 않는다.”면서 “적들에게 우리의 바다를 넘본 대가가 얼마나 처절한지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1연평해전의 승리는 철저한 전투준비와 수많은 전술 토의, 그리고 끊임없는 훈련으로 쟁취한 것으로 이런 모습이 오늘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전투형 군대의 참모습”이라면서 “제1연평해전 영웅들의 투혼을 이어받아 전투형 군대 건설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1연평해전은 1999년 6월 15일 오전 9시 28분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우리 해군이 밀어내는 과정에서 감행된 북한의 기습공격에 맞서 벌어진 해전으로 우리 해군은 적의 공격에 응사해 교전 14분 만에 북한군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당시 북한군은 어뢰정 1척이 침몰했고, 420t급 경비정 1척이 대파됐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저축은행 비리 파문] 저축銀 변천사

    [저축은행 비리 파문] 저축銀 변천사

    상호신용금고에서 상호저축은행으로, 지역 금융기관에서 광역 금융기관으로 저축은행은 이름과 형태에 변화를 줘 왔다. 저축은행은 1972년 8월 3일 경제 안정과 성장에 관한 긴급명령, 이른바 ‘8·3 조치’를 통해 탄생했다. 이후 39년이 흐르는 동안 저축은행의 대주주는 비리와 특혜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궤적을 보여 왔다. 저축은행 비리의 전형은 수천억원대 예금을 대주주 이권에 맞춰 유용한 사례로 요약된다. 저축은행의 뿌리는 사금융에서 출발한다. 박정희 정부는 사금융을 양성화해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필요를 느끼고 ‘8·3 조치’를 내리고 상호신용금고를 탄생시켰다.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소상공인이나 영세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채업, 계 등이 소규모·소지역 단위 민간금융기관으로 변신했다. 1973년 말 저축은행은 290개에 달했지만, 부실저축은행 정비 조치를 겪으며 1981년 말에는 191개로 줄었다.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2년 7월 신설 허용 조치가 취해지면서 다시 늘어 외환위기 발생 직전인 1997년 말에는 231개가 됐다. 외환위기는 저축은행 업계에 큰 위기를 불렀다. 부실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대주주이던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고, 우량 저축은행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기업들이 저축은행을 사금고화해 부실을 키우고, 결국 저축은행 부실이 기업의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연결고리가 드러났다. 결국 외환위기 이후 인가 취소 등으로 142개사가 퇴출되고 인수 방식으로 17개사가 새로 설립되며 2008년 말 저축은행은 106개로 정리됐다. 저축은행의 영업은 당국의 정책방향에 따라 좌우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대출 역시 당국이 관련 업종 진출을 허가하지 않았다면, 저축은행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대주주가 정책방향을 얼마나 잘 읽는지에 따라 영업순위가 결정되는 분위기 속에서 저축은행에는 금융 전문경영인의 유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대부분은 대주주가 수백억원대 부당대출을 해주며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수순을 밟았는데, 이런 대주주 중에는 영입된 금감원 관료 출신도 많았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부 교수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갖춰지지 못한 채 덩치만 커지면서 대주주 이권을 위해 저축은행이 움직이는 현상이 해소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홍지민·홍희경기자 icarus@seoul.co.kr
  • 자전거 전용도로망·신호등 완비… 유모차 단 엄마들 ‘쌩쌩’

    자전거 전용도로망·신호등 완비… 유모차 단 엄마들 ‘쌩쌩’

    세계 178개국 중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손꼽힌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는 양복을 입은 회사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모차를 앞에 달고 자전거로 끄는 아기 엄마들도 적잖다. 자전거 전용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면 서고, 파란불이 들어오면 다시 쌩쌩 달린다. 시속 20㎞쯤 된다. ●그린 웨이브 등 고속도로까지 완비 코펜하겐에서는 자전거가 수레()가 아니라 차(車)의 기능을 충분히 하도록 전용 신호등뿐 아니라 전용 도로망도 완비돼 있다. 어디를 가도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 인도가 나란히 마련돼 있다. 코펜하겐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공부하는 유학생 권필성씨는 “코펜하겐 근교에서 아침마다 20~30㎞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숱하다.”며 “이들이 충분히 도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전용도로망을 완벽하게 갖췄다.”고 말했다. 임동국 서울시 보행자전거과장은 “코펜하겐의 자전거 도로는 400여㎞로 자전거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는 ‘그린 웨이브’나 ‘그린 사이클 루트’ 등이 정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에 따르면 그 결과 코펜하겐에서는 통근자의 33%가 자전거를 이용한다. 코펜하겐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폭도 상당히 넓어서 2m 안팎이다. 권씨는 “자전거 수요를 늘리고자 현재 3~4m로 넓히는 공사가 한창”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도로 사이엔 5㎝ 남짓한 층위가 존재한다. 자칫 자동차가 전용도로를 침범해도 운전자가 자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도시 어디에서도 자전거를 볼 수 있고, 특히 광장 근처에는 수백대가 나란히 서 장관을 이룬다. 도난을 우려해 자전거를 잠가 놓지도 않는다. ●도로폭 2m 안팎… 확장공사 한창 덴마크가 이렇게 ‘자전거 천국’이 된 것은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적극 받아들인 결과이다. 덴마크는 1973~74년 1차 오일쇼크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인식하고, 화석연료의 대체재 개발에 힘을 쏟았다.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가 풍력이다. 당시 베스타스(Vestas)와 같은 민간기업이 뛰어들어 정부에 자극을 주고 1976년 풍력발전기를 세워 전력망에 연결했다. 그 후 정부는 이와 관련해 정책적 혜택을 주면서 박차를 가했다. 덴마크 전력 관련 공기업인 에너지넷DK 한스 모겐센 부사장은 “30여년 만에 덴마크는 전체 전력의 20%를 풍력발전을 통해 공급하게 됐고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이지만, 1970년대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신했다.”면서 “덴마크는 전력공급에서 풍력발전의 비중을 2020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덴마크는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는 아니지만 2020년까지 그린하우스 가스를 30% 감축할 것으로 자신한다. ●“자전거·차·사람 공존하는 교통문화” 녹색 성장을 꿈꾸는 대한민국 서울은 어떤가. 현재 서울의 자전거 교통분담률은 2% 남짓하다. 자동차 중심으로 형성된 도로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든다는 것은 거의 상상하기 어렵다. 성북·노원·강북구와 같은 자치구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자전거 관련 사망사고도 2008년 29명, 2009년 45명으로 증가했다. 임 과장은 “코펜하겐과 사정이 다른 서울에 일률적으로 전용도로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 “자전거와 자동차, 사람이 공존하는 교통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코펜하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베트남 상위1% 주방용품’ 락앤락 김준일회장

    ‘베트남 상위1% 주방용품’ 락앤락 김준일회장

    “매년 인건비가 30%씩 오르는 중국은 더 이상 생산기지로서 메리트가 없습니다. 처음에 진출했을 때 한국의 20분의1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4분의1이 넘습니다. 베트남은 아직 인건비가 낮은 데다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세제 혜택까지 있습니다.” 김준일(61) 락앤락 회장은 지난 2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베트남을 차세대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호찌민 인근 연짝에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고, 붕따우에 용기 제조를 위한 내열유리 공장을 세우고 있다.”면서 “물류 기지까지 완성되면 수출 전진기지로서 완벽한 구성을 갖추게 된다.”고 구상을 펴보였다. 락앤락은 베트남 내수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 마트에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고, TV 광고를 통해 ‘상위 1%의 주방용품’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회사 측은 2013년에는 베트남에서만 6000만 달러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타깃은 남미다” 블록화 경영을 강조하는 김 회장은 현지화 전략의 신봉자다. 각 블록의 특성에 맞춰 생산은 물론 자금과 기술개발(R&D), 수급까지 모두 해결하겠다는 원칙을 지금껏 지켜오고 있다. 관심이 있는 국가를 묻자 “이머징 마켓”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회장은 “이미 완성된 시장에 들어가면 막대한 광고를 투자해도 효과가 미미할 수 있지만, 중국이나 동남아처럼 미성숙한 시장에서는 적은 투자로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면서 “다음 타깃으로는 남미를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김 회장은 밀폐용기로 대표되는 락앤락을 종합 주방용품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롤 모델로는 생산과 유통을 함께하는 다국적기업 피앤지(P&G)를 꼽았다. 그는 “제조사가 다른 회사에 유통을 맡길 경우 아무리 독려해도 연간 30~40%의 성장률을 넘기기 힘들다.”면서 “자기가 생산한 제품에 애정을 갖고 판매까지 맡는다면 최대 300% 이상의 성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추후 프랜차이즈 매장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출 목표로는 올해 5500억원, 2020년 10조원을 제시했다. ●생산·유통 함께하는 P&G가 롤모델 김 회장은 최근 국내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에 대해서는 “결국 대기업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사과’를 예로 들었다. 그는 “사과를 자르면 꼭 절반씩 나뉘지 않는다.”면서 “대기업은 이럴 때 상대편에 큰 것을 선택하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오너로서 중소기업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응집력’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꼽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인력 빼가기’인 만큼 우수 인력을 지킬 수 있는 응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 회장은 “몸매가 좋은 사람은 청바지에 흰 티만 입어도 멋지다.”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찌민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열린세상] 조약문의 반란/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열린세상] 조약문의 반란/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오늘 우리 사회에서 국제화가 중요한 화두로 등장한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이 국제화에 대한 열망은 해가 갈수록 강화되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 단계 더 높아졌다. 우리나라가 살 길은 모든 국민이 영어를 얼마나 잘 구사하느냐에 달려 있는 듯 교육정책도 영어교육의 강화에 집중되었고, 영어 몰입교육이 논의되었다. 유치원 단계에서부터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어린아이들에게 특별 과외를 받게 하는 부모들마저 등장했다. 중·고등학교는 영어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배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편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대학입시에서 영어가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대학의 경우에도 수업에서 차지하는 영어강의 비율에 따라 그 수준을 평가했다. 물론 영어교육의 강화론은 비단 어제오늘 제시된 것만은 아니다. 사실 해방 직후 미 군정이 영어를 우리나라의 공용어로 선언한 이후부터 줄곧 영어교육이 강조되어 왔다. 해방공간에서 출세를 지향하던 사람들은 너도나도 영어를 배워야 했고, 미국 유학이 입신의 지름길로 작용했다. 미국 유학생 출신 교육관리들은 유학 초기에 겪었던 언어 불통의 한을 국내에 돌아와서 풀고자 한 듯했다. 그래서 그들은 영어 교육을 그렇게 강조했음이 틀림없지만, 국민의 대부분은 일상생활과 생업에서 영어와는 무관하게 살고 있었다. 그래도 영어는 학교교육에서 계속 강조되다가 국제화의 붐을 타고 더욱 치성하게 되었다. 영어 교육의 강조는 당연한 결과로서 다른 과목의 희생을 뒤따르게 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국어 교육은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한국사를 비롯한 역사 교육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더욱 축소되어 갔다. 그리하여 한국사가 이번 정권 초기에 급조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급기야 선택과목으로 전락하는 길을 걸었다. 국어나 국사 과목은 영어 수업이라는 성역을 감히 침범하지 못했다. 대신에 수업 시수를 확보하기 위해 이웃 학과와 다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영어 교육의 강화 덕분에 영어를 기차게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 분들이 앞장서서 외국과의 조약을 추진했고, 영어로 된 조약문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국민에게 제시해 주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사단이 발생했다. 지난번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조약문의 번역과정에서 207건의 오류가 생겼다 하여 외교통상부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아마도 외교부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는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 조약에 관여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은 불행히도 자신의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듯하다. 그리고 외국어의 번역이 언어만 알아서 되는 일이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까지 이해할 때 비로소 가능함을 잊은 듯하다. 그들은 제도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올바른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했거나, 아니면 아예 국내에서 교육을 받지 않은 ‘빼어난’ 사람들일는지도 모른다. 길지 않은 하나의 조약문에서 200여 군데나 틀린 곳이 있다 한다면, 그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해방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어 온 잘못된 우리 교육정책의 필연적 결과이다. 제 나라의 말과 역사를 무시한 그 잘못된 정책에 대해 조약문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그 조약문은 자신의 몸을 던진 반란을 통해서 국어와 국사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아직도 이 반란을 단순한 실수로만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국제화시대에 영어교육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모든 국민에게 다같이 강조할 필요는 없다. 그들의 일상적 삶을 풍요롭게 이끌어갈 과목들에 더욱 많은 수업 시수가 배정되어야 한다. 인도나 필리핀이 가난한 까닭은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지 않은가? 이번에 일어난 조약문의 반란은 자신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의사를 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교육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한국사 교육의 필수화는 당연한 일이었다.
  • 삼성·LG “MRO 中企영역 진출 않겠다”

    삼성·LG “MRO 中企영역 진출 않겠다”

    대기업들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이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해친다는 지적과 관련, 삼성과 LG가 25일 “계열사와 1차 협력사 물량 외에는 신규 영업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MRO 부문에서 더이상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사무용품과 간식용 식음료와 같은 삼성 계열사들의 소모성 자재를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MRO 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IMK)는 앞으로 계열사 및 1차 협력업체 이외의 신규 거래처는 확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 및 공공기관 관련 거래에서도 더 이상 신규 입찰에 나서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LG그룹도 보도자료를 통해 “LG의 MRO 업체인 ‘서브원’이 최근 중소기업청 주관으로 열린 공구유통도매상협회와의 사업조정회의에서 공구 도매상들이 요구한 4가지 사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브원은 공구상협회가 원하는 대로 ▲공구유통상에게 불합리하게 거래하지 않고 ▲매년 초 중소기업중앙회 주관으로 적정 이윤 보장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며 ▲공급회사 변경 때는 협회에 통보하고 ▲2차 협력업체 이하 및 중소기업 진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동안 서브원은 전국 주요 지역 공구상가 입점을 놓고 도매상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용어 클릭]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기업을 대신해 업무에 필요한 사무용품이나 소모성 자재들을 대신 구매하고 관리해 주는 업무. 복사지와 프린터 토너, 필기구, 간식용 식음료 등 다양한 종류와 제품을 포함한다. 전문 업체에 업무를 맡길 경우 기업이 직접 물품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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