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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100년 대기획]자존심 대결보단 상생의 촉매제로

    1910년 일본의 강제병합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이 시작된 지 100년이 흘렀다. 6·25전쟁과 태평양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선 한·일 양국은 아시아의 선두주자로서 여러 부문에서 경쟁하며 발전해왔다. 그 중에서도 스포츠는 두 나라 간 숙명적 경쟁이 가장 가시적으로 드러난 분야다. 나라를 강탈당한 대한제국의 아들 손기정은 일본의 마라톤 대표선수로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하여 일본국의 금메달이자 한국인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계올림픽의 꽃인 마라톤 시상대에서 손기정은 동메달을 딴 남승룡과 함께 일본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고개를 떨굼으로써 일본의 한반도 찬탈에 대해 ‘침묵시위’를 벌였다. 광복 후에도 우리나라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일본 선수에게만은 남다른 투혼을 발휘하였다. 언론은 앞다퉈 한·일전의 의미를 더욱 크게 부여했다. 한·일전은 종목을 막론하고,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국민 모두의 관심거리였다. 1970년대 프로복싱이 그랬고, 1980년대 한·일 축구 정기전은 도쿄 대첩이란 말을 남길 정도로 격렬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는 일본의 모리시타 고이치를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하며 손기정의 한을 풀어주었다. 한·일 스포츠의 진검승부는 21세기 들어 인기스포츠인 축구와 야구에서도 계속됐다. 2002 FIFA월드컵에서는 한국이, 야구월드컵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일본이 조금씩 우세했다. 한·일 간 스포츠 경쟁의 백미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일본의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를 누르고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사건이었다. 한·일 양국은 스포츠를 활용한 국가발전전략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20여년 간의 격차를 두고 하계올림픽을 유치해 국가발전의 도약대로 삼았다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같은 길을 걸었다. 일본은 2차 대전 패전국의 상처를 극복하고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세계경제대국의 기틀을 다졌고, 한국은 한국전쟁의 잿더미 위에 이룩한 한강의 기적을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극적으로 각인시켰다. 또한, 21세기 들어 한국은 올림픽과 함께 세계 최대 스포츠이벤트인 FIFA 월드컵을 아시아 최초로 일본과 공동개최하며 한국이 일본과 함께 아시아의 대표주자임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새로운 100년을 앞두고 스포츠가 한·일 관계에서 갖는 역할과 의미도 달라져야 한다. 동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축으로 부상함에 따라, 양국은 지난 한 세기를 매듭짓고 상호발전적인 새로운 관계를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통해 국가정체성을 확인하고 국민이 하나로 결속되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도 이제는 스포츠를 일본에 대한 국가자존심 경쟁의 차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의 품격을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 100년은 스포츠가 경쟁보다는 평화와 상생의 촉매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경영학 교수
  • [열린세상]소통의 조건들/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열린세상]소통의 조건들/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하루 중에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말하기다.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지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사람은 말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숨을 쉬는 것이 당연해서 공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하듯, 말을 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워서 말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고 산다. 우리는 말의 포로다. 당신이 오늘 아침 우연히 다른 사람한테서 칭찬을 들었다면 온종일 기분이 좋으리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직장상사한테 야단을 맞았다면 그날은 내내 우울하리라. 이처럼 말은 사람의 기분을 좌우한다. 말은 사람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준다. 그러니 좋은 말을 하고 좋을 말을 들어야 잘산다고 할 수 있겠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좋은 말은 서로 통한다. 소통하는 말은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게 해야 한다. 첫째는 구체성이요, 둘째는 정성이고, 셋째는 포용력이다. 우리가 흔하게 범하는 좋지 못한 말하기 습관은 바로 이 세 가지가 빠져 있다. 나쁜 말하기 습관을 바로잡자. 쓰는 말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 그러니 실천에 옮길 만하다. 말은 구체적으로 해야 통한다. 과일보다는 사과가, 사과보다는 빨간 사과가 더 분명히 서로에게 이해된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 대화에서 흔히들 생략을 많이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서로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짧은 말 한마디로 소통할 수 있다. “알지?” 이 말 한마디로 완벽하다.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도대체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안다는 것인가? 직장생활에서 흔히 상사는 부하에게 “그거 됐어?”라고 묻는다.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가? 알 수 없으니 서로 통하지 않는다. 통하지 않으니 자기 관점의 경험으로 단정한다. 독단(獨斷)은 불화(不和)를 부른다. 정확하고도 명확히, 구체적으로 말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통하는 말은 내용보다 그 말하는 태도의 정성이 중요하다. 말하는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말하는 자세가 나쁘면 반어(反語)적으로 상대한테 해석된다. 분명히, 구체적으로, 제대로 말을 했는데도, 상대의 반응이 기대와 다른 것은 그래서다. “잘됐다.”라는 말은 말하는 어투가 진짜 뜻을 결정한다.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간곡하고도 절실하게 말한다면 말하는 방식도 그렇게 된다. 우리는 상대가 사과를 표현할 때 “미안합니다.”라는 말보다는 어떤 자세로 그 말을 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아예 사과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상대가 나와 공감할 수 있는 말은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흔히 자기 얘기만 열심히 하고 상대의 얘기는 건성으로 듣는다. 반대로 해 보자. 상대의 상황을 말하여 주는데 관심을 갖고 듣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주는 말을 하는데 싫어할 자가 있겠는가. 너무나 당연한 이치임에도 이를 실천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성상 쉽지 않은 일이다. 상대가 내게 적의(敵意)가 있다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줘도 대개는 소용이 없다. 상대는 어떻게든 비난으로 해석하려 들기 때문이다. 마음을 닫는다면 아무리 좋은 말도 나쁜 말로 들린다. 그럼에도 그 닫힌 마음을 여는 것은 좋은 말이다. 바른 자세로 좋은 의도로 공감하는 말을 한다면 마침내 통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이 진심임을 서로 느낀다면 안에서 닫았던 마음의 문은 활짝 열린다. 최근 우리 사회에 말로 말미암은 오해와 싸움이 잦은 것 같다.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았겠다고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말을 안 할 수는 없다. 침묵도 말이라고는 하지만 진정 대화로 소통하려 한다면 좋은 말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좋은 말은 긍정을 부르고, 긍정은 사람과 사람을 화합으로 이끌며, 화합은 그 사회의 발전을 이루는 데 원동력이 된다. 더 나은 미래를 열기 위한 오늘의 시작은 말이다. 상대와 통할 수 있는, 좋은 말 한마디가 씨앗이 되어 인류 공영의 커다란 나무가 되는 것이다.
  • 비올라로 부르는 ‘슬픈노래’

    비올라로 부르는 ‘슬픈노래’

    실내악 프로젝트 그룹 ‘앙상블 디토’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2)이 솔로 음반 ‘NORE 슬픈 노래’로 돌아왔다. 다섯 번째 앨범이다. 오는 5~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7일 경기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발매 기념 공연(3만~10만원, 1577-5266)도 연다.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 출신으로 UCLA 음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오닐은 4장의 솔로 음반을 통해 지금까지 100만장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피아노나 바이올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인 비올라 연주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수치다. 얼마전 한국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이번 앨범은 친근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브람스 후기 작품을 비롯해 멘델스존 등 다양한 곡을 담았다.”면서 “짧은 곡들이 많이 녹음돼 있어 레퍼토리가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곡들이 짧아 감정을 전달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고의 앙상블 덕분에 잘 극복해 냈다.”고 말했다. 5집 앨범의 반주를 맡은 이는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24)이다. 크리스토퍼 박은 한국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신예 연주자다. 오닐은 “대개 연주자와 반주자 사이에 기싸움이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면서 “부모 중에 한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서로 간에 무언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고 이것이 음반작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박은 “처음에는 오닐과 같은 스타와 함께 한다는 게 두려웠지만 녹음 내내 즐거웠다.”고 말했다. “아버지 나라에서의 첫 공연을 계기로 17살때 헤어진 아버지 소식을 다시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소망도 털어놓았다. 새 음반에서 오닐이 꼽은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4개의 엄숙한 노래’. 오닐은 “브람스가 평생을 사모한 클라라 슈만이 뇌졸중으로 인해 죽음에 임박했을 때 쓴 곡이라 더 없이 슬픈 곡”이라며 “슬픈 노래라는 5집 음반 주제에도 많은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오닐의 새 음반은 침묵하는 듯 하지만 그 안에 질풍노도의 소용돌이가 잠재돼 있다.”면서 “비올라가 들려주는 노래에서 어떤 말보다도 더 큰 설득력을 가지는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재범은 가해자 2PM은 피해자”

    JYP엔터터테인먼트(이하 JYP)가 재범(본명 박재범·23)의 탈퇴와 관련해 “재범은 가해자이고 6명의 2PM과 사측은 피해자”라고 27일 밝혔다. 그룹 2PM과 JYP 정욱 대표는 이날 서울 문정동 가든5에서 팬 간담회를 열고 재범의 탈퇴와 관련한 팬들의 질문에 답했다. 간담회 하루 뒤인 28일 오전 팬들이 공식 팬카페에 올린 공지에 따르면 팬들이 집중적으로 질문한 내용은 탈퇴 원인인 재범의 ‘사생활 문제’와 관련된 부분이었으나 실체는 공개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사생활 문제 언급으로 루머를 양산했다는 팬들의 지적에 대해 “(본사가 채택한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JYP는 소속 연예인의 사생활을 관리할 책임이 없으며, 모든 책임은 1차적으로 재범이 져야 한다.”며 “재범은 가해자이고, 6명의 2PM 멤버들과 사측은 피해자”라고 말했다. 한편 2PM 멤버들도 전원이 재범의 탈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도저히 덮어줄 수 없는 사안이었다.”고 말한 뒤 “재범이 2PM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없으며 새 멤버, 리더를 선출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준호는 “이 사실을 알고서 재범이 미웠다.”면서 “우리는 그의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지금 이 건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 그를 지켜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JYP는 재범과 26일 계약을 해지했으며, 재범이 JYP에 물어줄 위약금은 없고, 재범의 수익 분배는 1월에 완료했다고 말했다. 또 추후 재범이 국내외 연예활동을 재개할 때 제약 사항도 없다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당포함 순국 장병 43주기를 보내며/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당포함 순국 장병 43주기를 보내며/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지난 1월19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당포함 충혼탑에서 해군 제1함대 사령부 주관으로 당포함 순국 장병 4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당포함(56함)은 1967년 1월19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근해에서 조업하던 우리 어선을 보호하는 작전을 펼치다 북한 경비정과 대치하던 중 북한 해안포에서 발사한 280여발의 포탄을 맞아 침몰했다. 39명의 해군 장병들이 장렬하게 전사했다. 당시 당포함은 170여발로 대응사격을 했으나 북한 해안포의 벌떼 포격으로 불행히 교전 초반 기관실이 피격되어 함이 기동력을 잃고 선체가 침몰했다. 당포함 사건은 해군력 증강의 필요성 및 유사시 북한 해안포의 소나기 포격을 주의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교훈은 작전권과 관련된 부분이다. 정부는 북한의 당포함 격침행위를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엄중 항의하고 재발방지 보장을 얻어내려 했으나 허사였다. 박정희 대통령은 찰스 본스틸 유엔군사령관에게 북한 도발에 응분의 군사조치를 취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본스틸 사령관은 보복은 정책문제로 상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지 못했으며 한국군이 단독 행동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점만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실망과 분노는 이듬해 1월 북한이 미 정보함 푸에블로호 납치에 이어 청와대 기습을 노렸을 때 절정에 달했다. 미국의 존슨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고 사이러스 밴스를 특사로 파견했다. 밴스 특사는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존슨 대통령의 의사임을 밝히면서 북한에 대한 여하한 단독 보복 행동을 자제할 것과 이를 약속한다는 각서를 요구했다. 밴스는 이에 대한 대가로 추가 군원(軍援)을 통해 한국의 방위력 증강을 돕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군함만 갖다 놓고 가만히 있으니 북한이 깔보고 있지 않은가.” “방위력을 증강해도 북한의 침공은 줄어들지 않았다.” “아무리 남침하더라도 보복은 없다.”고 북한이 인식한다면 “우리의 여하한 방위력 증강도 근본문제(남침 억제)를 해결 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박 대통령의 단호한 결의를 알아차린 밴스는 격퇴와 보복은 구별돼야 하며 보복조치를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 보복조치’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때그때 결정하자고 제의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도 대북 군사행동 시 한국과 협의해야 하는 상호주의를 내세워 각서를 거부했다. 또 박 대통령은 앞으로 유사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국과 사전 협의를 하겠지만 경우에 따라 단독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에 미국의 ‘직접 반격’의 용어가 삽입된 것은 1983년 아웅산 사건 직후였다. 지난해 11월 NLL을 넘었던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함정의 대응사격으로 대파 일보 직전에 이르렀지만 북한의 해안포는 침묵을 지켰다. 1월 말 이후 북한은 NLL 이남 지역을 포함해 일방적으로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한 후 해안포를 잇따라 발사했지만 포탄은 NLL을 넘지 않았다. 정부와 해군은 당당하고 차분하게 대응했다. 우리는 작전권의 중요성을 알았고, 북한은 군사력의 군사적·정치적 한계를 배우고 있다. 전작권 전환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12년 안보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라면 전환시점은 평화정착 이후가 안전하다. 하지만 미국과의 재협상 시 불이익, 북한 위기 및 평화구축과정이 우리의 군사·외교 주도권과 자율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월터 샤프 주한 미 사령관은 한국에 전작권을 넘겨도 공군구성군 사령부, 대량살상무기 대응전력 및 연합해병강습부대의 운영을 주도한다고 말했다. 미래 한·미 작전협력은 병렬형의 독자적인 지휘체제를 근간으로 하되 유사시 사태의 내용에 따라 한국군 주도에서 미군 주도 직렬형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유연성을 갖는 체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 日언론 ‘아사다의 눈물’ 집중 보도

    日언론 ‘아사다의 눈물’ 집중 보도

    완벽한 김연아의 연기에 이제는 일본 언론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일본 언론은 하나같이 김연아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면서 아사다 마오가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이유를 분석하는 등 지면을 온통 아사다와 김연아로 장식하고 있다.아사히와 마이니치 신문은 “김연아가 세계 최고 득점으로 금(金), 아사다 마오 은(銀), 안도 5위”라는 제목으로 순위와 점수를 소개했다.산케이 신문은 “은메달 아사다는 눈물, 눈물,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아사다 마오의 심경을 보도했다.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아사다 마오는 “정말 길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간신히 한 뒤 결국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잠시 침묵을 지키는 듯 싶더니 자신의 연기에 대해 “트리플 악셀을 두번 성공한 것 외에는 모두 부족했다.”고 당시 아사다의 상황을 묘사해 보도했다.사진 = 산케이 신문 캡쳐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유승준 “한국활동 기대無…단지 용서받고 싶다”

    유승준 “한국활동 기대無…단지 용서받고 싶다”

    가수 겸 연기자 유승준이 입국이 금지된 후 8년 만에 그간의 심경을 고백했다. 유승준은 지난 19일 중국영화 ‘대병소장’의 홍콩 프리미어 행사에서 영화 엔터테인먼트 주간지 무비위크와 인터뷰를 가졌다. 유승준은 이 인터뷰에서 영화에 데뷔하는 소감과 세계적인 스타 성룡과의 첫 만남, 병역을 기피했을 당시의 심경 그리고 이후 한국 활동에 대한 아쉬움 등을 털어놨다. 인터뷰 도중 이따금씩 눈물을 글썽이고 추스르지 못하는 감정 때문에 몇 차례 침묵을 지킨 유승준은 “영화 개봉을 둘러싼 한국 내 여론은 걱정하지 않는다. 이제 날 어떻게 봐줬으면 한다는 기대조차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유승준은 지난 2002년 군 입대 문제로 입국이 금지된 것에 대해 “당시에는 내 진심이 전해질 수 있을 만한 매개체도 없었고 사회적 분위기도 허락되지 않았다.”며 “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좋게 전해질 상황이 아니었다. 왜 내 마음이 변했는지 충분히 설명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입국 금지를 당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유승준은 “방송을 보기만 해도 내가 예전에 거기 있었기 때문에 가슴이 참 많이 뜨거워진다. 아직도 한국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최근 벌어진 2PM 재범사태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유승준은 “마음이 아팠다. 그 친구의 인생에 있어 이 사건이 어떻게 남을까 걱정도 되고.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젊은이의 실수를 안아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기회를 주면 훨씬 더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승준은 향후 한국에서의 활동에 대해 “물론 한국에서 다시 활동하고 싶지만 한국에 들어가서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없다.”며 “내가 넘어진 곳에서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다시 활동할 거란 기대는 없지만 국민 여러분께 용서받고 싶다.”고 털어놨다. 유승준은 마지막으로 “여기선 다 나를 ‘한국의 유승준’이라고 부르지 ‘미국의 유승준’이라고는 안 한다. 나중에 내가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나면 그때 그 사건이 내게 약이 됐다고 고백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아이의 아버지로, 한 명의 배우로서 다시 인정받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 = 영화 ‘대병소장’ 스틸컷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유승준 “이젠 국민 여러분께 용서받고 싶다”

    유승준 “이젠 국민 여러분께 용서받고 싶다”

    가수 겸 연기자 유승준이 입국이 금지된 후 8년 만에 그간의 심경을 고백했다. 유승준은 지난 19일 중국영화 ‘대병소장’의 홍콩 프리미어 행사에서 영화 엔터테인먼트 주간지 무비위크와 인터뷰를 가졌다. 유승준은 이 인터뷰에서 영화에 데뷔하는 소감과 세계적인 스타 성룡과의 첫 만남, 병역을 기피했을 당시의 심경 그리고 이후 한국 활동에 대한 아쉬움 등을 털어놨다. 인터뷰 도중 이따금씩 눈물을 글썽이고 추스르지 못하는 감정 때문에 몇 차례 침묵을 지킨 유승준은 “영화 개봉을 둘러싼 한국 내 여론은 걱정하지 않는다. 이제 날 어떻게 봐줬으면 한다는 기대조차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유승준은 지난 2002년 군 입대 문제로 입국이 금지된 것에 대해 “당시에는 내 진심이 전해질 수 있을 만한 매개체도 없었고 사회적 분위기도 허락되지 않았다.”며 “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좋게 전해질 상황이 아니었다. 왜 내 마음이 변했는지 충분히 설명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입국 금지를 당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유승준은 “방송을 보기만 해도 내가 예전에 거기 있었기 때문에 가슴이 참 많이 뜨거워진다. 아직도 한국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최근 벌어진 2PM 재범사태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유승준은 “마음이 아팠다. 그 친구의 인생에 있어 이 사건이 어떻게 남을까 걱정도 되고.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젊은이의 실수를 안아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기회를 주면 훨씬 더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승준은 향후 한국에서의 활동에 대해 “물론 한국에서 다시 활동하고 싶지만 한국에 들어가서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없다.”며 “내가 넘어진 곳에서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다시 활동할 거란 기대는 없지만 국민 여러분께 용서받고 싶다.”고 털어놨다. 유승준은 마지막으로 “여기선 다 나를 ‘한국의 유승준’이라고 부르지 ‘미국의 유승준’이라고는 안 한다. 나중에 내가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나면 그때 그 사건이 내게 약이 됐다고 고백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아이의 아버지로, 한 명의 배우로서 다시 인정받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 = 영화 ‘대병소장’ 스틸컷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女談餘談] 신 지능형 안티/강주리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 신 지능형 안티/강주리 정치부 기자

    정확한 유래를 알 수 없는 ‘지능형 안티(anti)’. 특정 인물을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척 행동하며 은근히 상대방의 이미지를 반감시키는 안티의 족속을 일컫는 신조어다. 통상 지능형 안티는 연예인 등에 대해 상식 이상의 예찬들로 인터넷 댓글을 채워 불특정 다수인의 혐오감을 끌어낸다. 하지만 요즘 지능형 안티는 그 느낌이 예전과 사뭇 다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물인 피겨 여왕 김연아. 광고업계에선 그녀의 상품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경기 중간에 3~4개의 광고가 연이어 나온다. 릴레이식 광고 노출에 따른 특수를 노린 것이겠지만 보는 이들의 반응은 의외로 냉랭하다. ‘광고퀸, 한몫벌이’식의 노골적 안티 글도 이어진다. “지능형 안티가 별개 아니다.”라는 지인의 말에 공감이 간다. 공직사회, 정치권 등 오프라인에서도 지능형 안티는 종종 회자된다. 지난달 정운찬 국무총리가 고(故) 이용삼 민주당 국회의원의 장례식장에서 한 세 번의 말 실수를 두고 세간에선 그의 보좌진을 가리켜 ‘지능형 안티’라고 불렀다. 일부러 정 총리를 골탕 먹이기 위해 세 번이나 실수할 때까지 아무런 조언을 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우스개 섞인 비판이다. 상관 곁에 침묵이 아닌, ‘살신성인’ 정신을 보이는 용감하고 순발력 좋은 부하는 없었느냐는 탄식(?)의 목소리도 들린다. 국정감사 기간 공무원들이 국회의원들에게 수백쪽 분량의 자료를 한꺼번에 건네줘 일 처리를 어렵게 만드는 것도 대표적인 ‘지능형 안티’의 예다. 지능적 안티는 드러내놓고 비난하는 ‘노골적 안티’보다 더 무섭다. 내부에 적을 잠재한 탓이다. 자신에게 돌아올 비난마저 감수하는 안티 정신에는 소름이 돋는다. 정치권에서 지능적 안티의 활약은 내부 분열, 권력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능적 안티를 연상케 하는 ‘신(新) 안티 유발요인’들은 뜻하지 않게 특정인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사전 조율로 흠집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뢰가 무너진 사회는 희망이 없다. 진심을 말하는 사회, 있는 그대로를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jurik@seoul.co.kr
  • 우즈 20일 입연다…각종 의혹 설명 예정

    침묵하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침내 입을 연다. 우즈는 20일 오전 1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소그래스 클럽하우스에서 지난해 11월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불거졌던 각종 의혹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라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18일 알렸다.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여성 편력 등 사생활이 드러나며 곤욕을 치른 우즈는 지난해 12월 “무기한 골프를 쉬겠다.”는 뜻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뒤 계속 칩거해왔다. 교통사고 이후 우즈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도 홈페이지에서 “우즈가 PGA 투어 본부에서 입장을 밝힌다.”고 긴급 소식으로 알렸다. 우즈의 에이전트 마크 스타인버그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가까운 친구들을 불러 지난 일들을 설명하고 사과하며 앞으로 계획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 곳의 뉴스 통신사가 초청될 것이고 미국골프기자협회에 풀 기자를 선별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 기자는 한 명만 오게 될 것”라며 “생중계가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질문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기자회견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즈의 견해 표명은 공교롭게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열리는 기간과 겹치게 됐다. AP통신은 “액센츄어는 우즈의 추문이 불거진 이후 후원을 가장 먼저 중단한 기업”이라면서 “그러나 스타인버그는 ‘단지 시간이 그렇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영화리뷰] 평행이론

    [영화리뷰] 평행이론

    경제학적으로 풀어보자. 사업 아이템이 좋다고 다 뜰 순 없다. 경영이 문제다. 회사를 운영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십중팔구 망한다. 제 아무리 참신한 아이템도 미숙한 경영능력 앞에선 힘을 쓰지 못한다. 영화라고 다를까. 독특한 소재라도 이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다면 도루묵이다. 영화 첫 부분에서 ‘우와’라는 함성을 들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뭐야, 저거.’란 야유를 듣게 된다면 아니함만 못하다. 신선한 소재를 식상하게 요리해 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단 얘기다. 영화 ‘평행이론’의 아쉬움은 이 지점에서 나온다. 다른 시대를 사는 사람이 같은 삶을 반복해 산다는 ‘평행이론’은 무척 신선하다. 미스터리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 처음 본 소재다. 눈길을 끌 만하다. 영화의 시작도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접근한다. 링컨과 케네디의 사례다. 의원에 당선된 해는 각각 1846년과 1946년, 대통령에 당선된 해는 1860년과 1960년, 두 사람은 금요일에 각각 포드 극장과 포드 자동차에서 암살됐고, 암살범은 각각 1839년생과 1939년생이었다. 정확히 100년의 간격을 두고 비슷한 삶을 살아갔다는 것. 아, 이런 것도 있었구나, 재미있구나 칭찬해줄 만하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본격적으로 얘기를 풀어내기 시작하면서 힘이 빠진다. 영화의 주된 골격은 서른여섯의 나이에 부장 판사에 오른 김석현(지진희 오른쪽)이 30년 전 자신과 같은 삶을 살았던 한상준 판사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예견된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는 거다. 하지만 식상한 반전, 뻔한 공포영화의 기법은 신선한 소재를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누가 범인일지 관객들에게 추적을 원하는 식의 미스터리 공포물은 수십년째 반복되고 있는 포맷이다. 평행이론도 이런 틀 그대로다. 김석현에 대한 수사기록이 없어진 상태에서, 과연 김석현을 죽이는 인물이 누구인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보며 추론하도록 만들지만 결국 범인은 멀리 있지 않았다. 이런 식의 미스터리 공포물에 이력이 난 관객들은 분명 의외의 인물이 나오길 기대했겠지만, 결과는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예상 못한 결과가 아니라 예상하고 싶지 않은 결과였다. 또 하나. 성의 없는 공포 영화에서나 사용될 법한, 기분 나쁜 놀램이 여러번 사용된다는 것. 불길한 침묵과 불쾌한 음향효과…. 하지만 갑자기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식으로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이제 약발이 다해도 너무 다했다. ‘평행이론’이라는 희특한 아이디어, 암 투병 중인 배우 오현경의 투혼 말고는 눈에 띄는 게 별로 없었다. 15세 관람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설 연휴에 주목되는 영화 두편

    설 연휴에 주목되는 영화 두편

    설 연휴 극장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이하 퍼시 잭슨), ‘울프맨’이다. 둘다 올해 처음으로 전세계 동시개봉하는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퍼시 잭슨이 고대 그리스 신화를 현대로 끌어내 즐거움을 선사한다면, 울프맨은 최첨단 하이브리드 늑대인간 이야기가 난무하는 요즘 극장가를 역주행하며 고전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각각 모험물, 공포물로 분류되지만 환상적인 소재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판타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 퍼시 잭슨은 무려 130주 동안 미국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릭 라이던의 판타지 소설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이 원작이다. 신과 인간 사이에서 특별한 능력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데미갓·demigod)의 모험담을 다룬 이 작품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영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신화, 전설과 현대 문명이 공존한다는 게 가장 큰 공통점. 자신이 바다의 신 포세이돈(캐빈 맥키드)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퍼시(로건 레먼)에게서 해리 포터의 모습이 겹쳐진다. 반인반마 케이런(피어스 브로스넌)은 덤블도어 교장과 해그리드를 합쳐놓은 것 같은 존재다. 퍼시가 반나절만에 특별한 능력을 깨우치는 데미갓 캠프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다름 아니다. 무엇보다 고대 그리스 신화를 21세기 미국으로 옮겨 심어 놓은 점이 흥미롭다.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는 올림포스 신전으로 갈 수 있는 문이, 내쉬빌에는 파르테논 신전이, 할리우드에는 지옥이 있다는 식이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는 칼립소가 사는 오기기아 섬 같은 인상을 준다. 제우스(숀 빈)와 포세이돈은 청바지를 입고 대화를 나누며, 하데스(스티브 쿠건)는 가죽옷의 록스타처럼 등장한다. 사람을 돌로 만드는 뱀 머리의 메두사(우마 서먼), 지옥의 문을 지키는 개 케르베로스 등의 괴물도 현대적인 공간에 숨어 있다. 날개 달린 스니커즈를 신고 날아다니고, 방패가 아닌 아이폰 반사광을 통해 메두사와 싸우는 등 신화를 현대식으로 변주한 장면은 신선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좀 더 나아가지 못한다.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12가지 임무를 완수하는 원조 데미갓 헤라클레스처럼, 제우스로부터 번개도둑이라는 오해를 산 퍼시도 신들의 전쟁을 막기 위해 모험을 떠나지만 맞닥뜨리는 고난은 싱겁게 해결된다. 주된 관객층을 아동으로 설정한 기색이 역력하다. 퍼시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물을 활용해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가장 볼만하다. 퍼시를 비롯해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딸 아나베스(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퍼시의 수호자 그로버(브랜든 T 잭슨) 등 핵심 캐릭터가 밋밋해 아쉽다. 해리 포터 시리즈 1편, 2편을 연출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2세 이상 관람가. 118분. ■ 울프맨 늑대인간은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과 함께 1930~4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유니버설픽처스의 대표적인 호러 캐릭터다. 인간의 이중성을 반영한 전설로 여겨지는 늑대인간이 스크린에 데뷔한 첫 작품은 1935년 ‘웨어울프 오브 런던’. 하지만 6년 뒤 나온 론 채니 주니어 주연의 울프맨은 당시로서는 최첨단을 달린 촬영기법과 특수효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원조 늑대인간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울프맨은 유니버설픽처스가 1941년작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시간적인 배경이 20세기 초반인 원작과 달리 새 작품은 이성이 동트는 시기인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야기는 익숙하다. 운명의 장난으로 ‘미친 늑대병’(Lycanthrope)에 걸린 한 남성의 비극적인 사랑과 죽음을 다룬다. 그리스 오이디푸스 비극에서 모티프를 따온 로렌스 텔봇(베네치오 델 토로)과 아버지 존 텔봇(앤서니 홉킨스)의 대결에는 원작과는 다른 반전이 곁들여진다. 여기에 로렌스와 여자 주인공 그웬 콘리프(에밀리 블런트)의 관계 설정이 달라진 점 등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새 작품은 원작을 충실하게 따른다. 늑대인간의 변신 과정에 21세기 디지털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최첨단 특수분장이 동원됐지만 외려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강해 인상적이다. 흑백 필름 분위기가 나는 부분도 많아 고전을 보는 듯하다. 늑대인간이 정신병원 탈출을 시작으로 런던을 휩쓸어 버리는 장면은 살인마 잭 더 리퍼가 울고갈 정도로 압권이다. 하지만 창자가 굴러다니고, 팔 다리는 물론, 머리가 떨어져 나가는 등 유혈이 낭자한 장면이 잦은 게 흠이다. 영화는 공포에 짓눌린 탓에 광기에 휘둘리며 이성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비추며 ‘인간과 짐승의 경계가 어디인가.’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깊게 파고들지 않는 점이 아쉽다.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체’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베네치오 델 토로와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앤서니 홉킨스의 연기는 기대에 어긋남이 없다. 수사관으로 나오는 ‘매트릭스’의 휴고 위빙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할리우드의 시각효과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조 존스턴 감독이 연출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10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객원칼럼] 네 가지 유형의 장관과 세종시

    [객원칼럼] 네 가지 유형의 장관과 세종시

    공직 생활 중 두 번에 걸쳐 장관 비서관을 지냈다. 전문 비서 출신도 아닌 사람으로서 두 차례 비서관을 거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소중한 기회였다. 부처 업무 전반에 대한 폭넓은 파악과 더불어 장관의 조직관리 리더십과 일하는 방식, 소위 ‘장관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두 번째로 모신 장관이 부임 1년째 되는 날, 간부들이 마련한 만찬을 미루게 한 후 둘이서 저녁을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장관은 ‘오늘 내가 부처를 맡은 지 1년이 되었는데, 자네는 직접 다른 장관도 모셔 봤고 또 가까이서 여러 장관들을 보아 왔을 터이니 지근에서 나를 지켜보고 보좌해 온 입장에서 사심 없이 지난 1년간의 장관의 활동을 평가해 보라.’는 것이었다. 퍽 황송하고 당황스러운 일이었으나 워낙 진지하고 솔직한 모습에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드렸다. 제가 겪어본 바로는 대개 네 가지 유형의 장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부처의 모든 정책 결정과 추진을 자기를 임명해준 대통령에 맞추고 그에 대한 충성으로 일하는 분입니다. 이 경우 정책의 옳고 그름이나 국가와 국민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오로지 임명권자에 대한 충성심이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된다. 국민 섬기는 장관이 良臣 둘째, 업무수행의 비중을 자기 부처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부처중심, 조직중심에 두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 부처 이기주의 내지 자기조직 우선주의에 빠져 부처 간 협조나 국가 전체 차원의 국정 조정을 어렵게 한다. 셋째, 장관직 수행을 자기 경력이나 이미지 관리 등 자기중심에 두어 훗날 정치적 입지 강화나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장관직은 정치적 야망의 실현이나 출세의 도구가 된다. 넷째, 부처 입장보다는 비교적 전 국가적·전 국민적 차원, 즉 국무위원 입장에서 국사를 논하고 정책을 수행하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 장관은 충신을 넘어 양신(良臣)이 된다. 물론 장관의 유형을 위 네 가지로 무 자르듯이 재단하고 구분할 수는 없다. 어떤 장관이든 부분적으로는 임명권자, 자기 자신, 자기 부처, 국가와 국민 모두를 아우르고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직무를 수행한다. 다만 그 무게중심과 배분의 비율을 위 네 가지 중 어디에다 더 두는가 하는 차이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 조악한 기준은 그런대로 장관을 단순하고 직핍하게 평가하는 일말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장황하게 되었다. 본론은 현재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과 관점을 유형화하여 들여다 보고 싶어서이다. 많은 사람들의 분석처럼 세종시 문제는 과거 권력과 현재의 권력, 미래 권력이 충돌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의 사회학,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 경영의 경제학,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국민 신뢰의 정치학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 여와 야, 여와 여가 갈등하고 있다. 한마디로 세종시 문제는 이제 명분과 실리의 틈바구니 속에 정책의 문제가 아닌 정치의 문제로, 소신이 아닌 아집의 문제로, 타협이 아닌 승패의 문제로 변질되어 미분과 적분으로도 풀기 어려운 고차원의 복합방정식이 되었다. 여기서 세종시의 본질 문제(성격)와, 원안과 수정안의 옳고 그름(콘텐츠)을 비교하려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만 앞에 언급한 유형에 따라 세종시에 대해 주장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해 본다. 세종시, 이념·조직 利己 넘어야 첫째는 세종시 문제를 오로지 임명권 내지 공천권의 영향력을 가진 보스의 의향에 초점을 맞추어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유형이다. 이 경우 보스에 대한 맹목적 충성이 최고의 지향점이 된다. 다수의 정치인, 공직자들이 이에 속할 수 있다. 둘째는 내가 속한 조직과 지역, 즉 조직 이기주의와 지역 우선주의에 매몰되어 세종시 문제를 보는 입장이다. 이 경우 그 내용이 어떻든, 국가가 잘 되든 못 되든 내 조직, 내 지역, 우리 지방에 미칠 대차대조표가 판단의 최고 기준이 된다. 여당과 야당, 중앙과 지방이 충돌하고 지역과 지역, 언론과 언론, 단체와 단체가 갈등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정당, 언론, 자치단체, 사회단체의 장이나 구성원들이 자기 속마음과는 관계없이 무조건적 찬성, 무차별적 반대의 기치를 드는 경우이다. 셋째는 세종시 문제를 오로지 자신에게 미칠 유불리를 따져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나 득실 차원에서 접근하는 유형이다. 지나치게 앞장서 강경 투쟁의 선봉에 서거나 반대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침묵하거나 저울질하며 세간의 논란을 교묘히 피해가는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넷째는 그래도 세종시 문제를 국가 정책적 관점에서 그 타당성과 합리성, 효율성과 균형성, 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 등 고려할 수 있는 모든 요소의 범주에서 역사적 안목을 가지고 보는 입장이다.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개인과 조직 이기주의를 어느 정도 초월해서 비교적 순수한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경우다. 큰 국민은 역사를 생각한다 물론 어느 누가 세종시 문제를 자기 보스, 자기 조직, 자기 지역, 자기 이익, 국가 이익을 조금씩이나마 고려하지 않고 보겠느냐마는, 그래도 이 시점에서 우리 각자가 어디에다 그 무게중심을 두고 세종시 문제를 무턱대고 찬성하거나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냉철하게 되돌아 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내 자신은 과연 위 네 가지 유형에 비추어 볼 때 어디에 속할 것인가. 결코 무의미한 성찰이 아닐 것이다. 자기 자신의 속내는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내 주장이 과연 국민과 국가, 역사 앞에 떳떳하고 옳은 일일까 하는 데까지 이른다면 세종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한결 누그러질 것이 아닌가. 세종시 문제가 지닌 정치적 파장·후유증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세종시 결론 여하에 따라 현 정부의 국가 지도력이 상실되거나 대선후보 가시권에 있는 유력 정치인들이 치명상을 입고 낙마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지나치게 부각시켜서는 안 된다. 그렇듯 정쟁이 가열되면 전면에 서 있는 유력 정치인과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세종시 문제는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의 세종시 대첩(大捷)이 되어 전투 모드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나라가 거덜난다는 표현이나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시점에서 세종시 문제는 가장 화급하고 중요한 국가 현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온통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거나 정치인들이 사활을 걸 만큼 유일한 국가적·역사적 과제는 아니지 않은가. 그동안 우리는 많아 달아올랐고, 지나치게 흥분했고, 수없이 싸우고 갈등했다. 이제 우리 모두 국격 있는 나라의 국민답게 좀 더 차분하고 냉정한 자세로 세종시 문제를 생각하고 바라보아야 할 때이다. 보통 충신(국민)은 임금만을 생각하고, 좀 더 나은 충신(국민)은 나라를 생각하고, 더 큰 충신(국민)은 역사를 생각한다는 말이 새삼스러워지는 오늘이다.
  • [프로농구] KT&G, LG 격파

    경기 내내 LG 문태영은 짜증이 난 표정이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간간이 혼잣말도 했다. “안 풀려도 너무 안풀린다.”는 자책의 말이었다. 그럴 만했다. 10일 안양에서 열린 KT&G-LG전. KT&G는 문태영 하나를 잡는 데 사력을 다했다. 문태영의 매치업 상대는 김종학-정휘량이었다. 초반부터 다소 거칠다 싶은 수비로 문태영을 압박했다. 박상률-황진원도 수시로 따라붙었다. 두명·세명이 에워싸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철저히 고립된 문태영은 활동공간을 못 찾아 허둥댔다. KT&G는 특유의 끈끈하고 거친 수비를 문태영 하나에 집중시켰다. 이유가 있었다. KT&G는 올시즌 LG와 4번 만나 3번 졌다. 특징이 있다. 진 경기 모두 문태영이 대량 득점했다. 특히 2라운드에선 문태영 혼자 41점을 넣었다. 반면 3라운드 거둔 유일한 승은 문태영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결과였다. 당시 경기 내내 10점으로 묶었다. 간단한 공식이다. 문태영을 막으면 이길 수 있다. 못 막으면 진다. 그래서 KT&G는 악착같이 문태영을 물고 늘어졌다. 전략은 주효했다. 문태영은 이날 8점을 넣는 데 그쳤다. 문태영이 침묵하는 사이 KT&G는 2쿼터부터 계속 앞서나갔다. LG는 경기 내내 10점차 이하로도 점수차를 줄이지 못했다. 문태영이 안 풀리면서 팀 전체 밸런스도 함께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시점 89-69. KT&G의 20점차 대승이었다. KT&G는 내외곽이 다 좋았다. 김성철(10점), 박상률(13점), 정휘량(16점), 크리스 다니엘스(16점), 조셉 테일러(11점)가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서울에선 삼성이 오리온스에게 92-79로 이겼다. 삼성 이승준이 21득점 7리바운드로 대활약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테이크아웃 TV] 연예계, 기다림의 미학

    [테이크아웃 TV] 연예계, 기다림의 미학

    ”기다릴께 선미야~” 최근 원더걸스 팬들은 선미의 탈퇴에 대해 반발하며 JYP엔테테인먼트의 사옥에 이같은 문구를 써붙였다. 석연치 않은 탈퇴 이유에 대해 JYP측이 속시원히 해명해주기를 바라면서도 또 한편으론 가능성은 낮지만 선미가 다시 원더걸스의 멤버로 돌아와주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기다림. 이는 다른 직업군도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연예인들과 연관성이 깊은 말인 듯하다. 해외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었던 개그맨 김준호는 지난 6일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를 통해 우회적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충남 당진을 찾아가 불우 이웃의 집을 수리하는 등 선행을 베풀었다. 하지만 방송직후 김준호에게 돌아온 것은 일부 시청자들의 비난. 이유는 단 하나, ’너무 일찍 복귀해서’였다. 한 시청자는 “선한 행동으로 인식된 봉사 활동이 김준호처럼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복귀 무대로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질타했고, 다른 시청자 역시 “도박 연예인이 쉽게 방송에 복귀한다면 ‘도박 정도야, 뭐 괜찮겠네’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며 김준호의 복귀에 반대표를 던졌다. 연예인은 직업 특성상 ‘공인’으로 거론되며 개인의 삶 보다는 사회인으로서의 생활에 더 주목받는다. 그러다 보니 간혹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기라도 하면 잠시나마 연예계를 떠나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도리처럼 여겨진다. 국민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인지라 국민들의 반발심리가 어느 정도 수그러들어야만 복귀에 대한 ‘정당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예인의 입장에서 고민스러운 부분은 연예계 ‘자진(혹은 타의에 의한) 하차’에서부터 ‘복귀’까지 과연 어느 정도의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하느냐하는 점이다. 개그맨 정선희가 1년 반의 침묵을 깨고 최근 방송현장에 복귀했다. 정선희는 케이블채널 SBSETV! ‘이경실 정선희의 철퍼덕 하우스’를 통해 그동안 품어왔던 마음의 ‘상처’를 뒤로 하고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정선희의 복귀 시기와 관련해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가만있지 않았다.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빨리 복귀시점을 잡은게 아니냐는 시각에서였다. 그럼에도 정선희가 “라디오 DJ로 컴백할 때도 알맞은 복귀 시기를 두고 찬반논란이 있었는데 자꾸 옛날 생각만 할 수는 없다.”며 자신의 복귀에 자신감을 가진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1박2일’의 이수근은 요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의 애드리브 넘치는 말 한마디,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에 시청자들은 배꼽을 잡는다. 하지만 ‘1박2일’ 출연 초기만 해도 이수근은 존재감이 없는데다 할 줄 아는 것은 ‘운전’ 밖에 없다고 할 만큼 그다지 웃긴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만의 캐릭터 찾기에 땀을 흘리며 수개월의 시간을 노력하며 ‘기다린’ 덕에 이수근은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 사실 이수근은 올해로 데뷔 13년차의 중견 개그맨이다. 개그콘서트의 ‘고음불가’를 통해 이수근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리기까지 그는 수년 간을 무명의 설움을 견디며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는 지금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있다. 연예인과 기다림. 최고의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부단한 노력과 기다림이 필요한 것도,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그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도 바로 연예인들이 지고가야할 짐이다. 혹 방송 촬영 때마다 연출자들이 “스탠바이”라고 외치는 것도 이를 의미하는 건 아닐까. 사진=서울신문NTN DB, SBSETV!, 캐슬J엔터프라이즈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 위대한 침묵/이순녀 논설위원

    예상은 했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삶을 관조하듯 느리게 흐르는 화면 위엔 어떤 인위적인 소리도 덧씌워지지 않았다. 극장 안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완벽하게 고요했다. 낯설고 불편한 침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마음이 가라앉으며 서서히 무음의 세계에 동화되는 것을 느꼈다. 2시간 50분의 침묵 여행은 그렇게 내면의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해발 1300m 알프스 산맥의 프랑스 카르투지오 수도원의 일상을 담은 영화 ‘위대한 침묵’이 소리 없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연말 서울의 한 예술영화 전용관에서 단관 개봉한 이래 입소문을 타고 전국 9개 극장에서 8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고 한다. 자급자족하는 수도자들의 생활과 묵언수행을 담고 있지만 종교 영화의 틀을 넘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인간 본연의 질문을 던지기 때문인 듯싶다. 무엇보다 말의 해악이 심해지는 시대에 침묵의 가치를 일깨워줬다는 점만으로도 진정 위대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폭력없는 학교 만들기 이렇게

    폭력없는 학교 만들기 이렇게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학생 수십 명이 한 여학생의 교복을 강제로 찢고 머리에 케첩을 뿌리는 등 집단 괴롭힘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퍼졌다. 이를 본 네티즌들이 가학 학생을 비판하는 댓글을 잇따라 올리고, 일부는 “철없는 짓을 한 관련자들을 처벌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번 달 들어 학교폭력 사례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지난 5일 또래 여고생에게 앵벌이를 시키다가 감금하고 성폭행한 10대가 부산에서 경찰에 적발됐다. 이 여고생은 17시간 동안 감금당하다가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전신골절을 입고 탈출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는 여학생이 같은 반 급우를 5시간 동안 끌고 다니며 집단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7일에는 경북 구미에서 중학생 3명이 학교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입건됐다. ●학교폭력의 일상화·구조화 심각 학교폭력이 감금·폭행치사 등 강력범죄로 연결된 이런 사례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2월은 학교폭력이 다시 불거지는 달로 분류된다. 겨울방학을 마친 학생들이 개학을 하며 다시 대면하게 되고, 진급을 앞두고 가해학생 집단 내의 서열이 재정비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드러난 대전의 한 중학교 동급생 집단폭행 사건에서도 가해자들은 “피해학생이 방학 동안 돈을 상납하지 않았다.”는 것을 폭행의 이유로 꼽았다. 일련의 사건들이 이미 알고 있거나 연고가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최근 학교폭력 사건들이 일상화, 구조화 되어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일선 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강력범죄로 이어진 사건을 되짚어 보면, 어느 시점에서 동급생·담임교사·학부모가 방관하는 순간이 포착되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등이 발간한 학교폭력 예방에 관한 가이드북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전교조가 내놓은 학교폭력 예방 매뉴얼인 ‘따돌림, 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급만들기’에서는 현장에서 일어난 학교폭력 사례를 많이 실었다. 그리고 ‘방관하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원칙을 제시했다. 전교조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예로 들며 방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을 구조해주지 않았을 때나 위험한 상황을 방관했을 때 처벌하도록 한 법이다. 전교조는 책을 통해 “방관은 거짓과 불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고, 곧 가해를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과 같다.”면서 “방관으로 인해 교사들이 학교폭력을 조기에 발견할 수 없게 만들어 가해행동의 정도가 심화된다.”고 설명했다. ●공개적 사과 등 학생지도 신경써야 폭력을 방관한다는 것은 피해자에 대해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감정이입이 결여된 상태를 뜻한다는 것이다. 방관의 반대 개념은 싸움을 말리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교사에게 신고하는 것과 피해 학생에게 구호 조치를 해주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전교조는 “방관하는 아이들은 부당한 폭력을 보면서도 막지 못하는 자신이 비겁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괜히 개입했다가 자신도 폭력을 당할까봐 모른 척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폭력이 학급에서 일어날 경우 그것을 보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해학생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하게 하는 등 학급 아이들의 지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교폭력의 일상화가 진행되면서 장난으로 위장한 따돌림과 폭력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문제를 맞닥뜨린 교사들은 반 전체 학생에게 쪽지 등을 통해 가해학생에 대한 느낌과 해결방안 등을 적게 했고, 가해학생 상담을 통해 피해학생이 느끼는 정도를 일깨운 뒤 피해학생에 대한 사과를 유도했다. 전교조는 8일 “학교 폭력은 우리 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는 폭력 문화의 축소판”이라면서 “학교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구조적 틀을 갖춰야 하고, 교사와 학부모도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도훈 “‘외톨이야’ 표절? 작곡가 죽이기”

    김도훈 “‘외톨이야’ 표절? 작곡가 죽이기”

    최근 씨엔블루의 ‘외톨이야’로 표절시비에 휘말린 작곡가 김도훈이 공식입장을 밝혔다. 김도훈은 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표절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이슈나 가수, 제작자 측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말을 아꼈지만 침묵이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작곡가로 비춰지는 것 같아 이번 글을 쓴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도훈은 “1995년 강변가요제로 데뷔한 후 10년 이상 총300여곡을 발표했다.”며 “표절논란이 전혀 없었던 많은 히트곡도 가지고 있다. 표절을 해서 이 자리까지 온 게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고 표절작곡가로 매도되는 것에 대한 억울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김도훈은 이번에 논란이 된 씨엔블루의 ‘외톨이야’의 표절논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외톨이야’는 정확히 단 한마디만이 유사하고 기사에 보도된 것처럼 코드진행이 같지도 않고 인트로 부분과 후렴구 역시 아예 다르다는 것. 김도훈은 “너무나도 주관적인 개인이 올린 동영상만으로 인해 문제가 시작되고 그것이 기사화되어 표절논란이 되고 마치 이미 표절판정이 난 것처럼 그 사람을 평가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하동균의 ‘멀리멀리’, 다비치의 ‘8282’, 김종국의 ‘못 잊어’ 등을 예로 들며 설명한 김도훈은 “논란의 초점이 ‘김도훈 작곡가의 발표곡 대부분이 비슷한 노래가 있다’까지 온 것 같은데 조금만 비슷해도 표절이라 쉽게 말하고 그 부분만을 편집해 올리기 시작하면 나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도훈은 “수없이 많은 표절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전문가들에 의해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고 시비가 가려져야 될 일”이라며 “이슈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 되고 정확한 근거 없는 인터넷 여론만으로 작곡가를 죽이는 일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동아시아연맹 축구대회] 5-0 허정무호 화끈한 골잔치

    [동아시아연맹 축구대회] 5-0 허정무호 화끈한 골잔치

    ‘라이언킹’ 이동국(31·전북)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대표팀 공격수들은 골 갈증을 풀었다. 이동국은 7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홍콩과의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 1차전에서 2-0으로 앞선 전반 32분 골을 터뜨렸다. 김보경(21·오이타)의 크로스를 김정우(28·광주)가 헤딩 패스하자, 이동국이 침착하게 멋진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홍콩을 5-0으로 꺾고 대회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동국의 A매치 골사냥은 3년11개월, 무려 1454일 만이다. 독일월드컵 직전이던 2006년 2월15일 멕시코 평가전(1-0 승) 결승골 이후 줄곧 침묵했다. 그나마 당시 골도 골키퍼가 킥을 하려고 앞에 던진 공을 골 지역 한가운데에서 달려들며 왼발슛을 때려 낚은 ‘행운의 골’이었다. 2005년 11월16일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2-0 승) 쐐기골 이후 사실상 첫 득점인 셈이다. 이동국으로선 1998년 5월16일 자메이카와의 친선전에서 데뷔한 이래 A매치 23골째(79경기)였다. 이로써 이동국은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후배들에게 밀리는 듯한 설움에서 벗어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정무(55)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안정환(34·다렌 스더)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코칭스태프를 파견하는 등 꾸준히 대안을 물색해 왔다. 최근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잇달아 골을 낚은 이청용(22·볼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프랑스 리그1의 박주영(25·AS모나코)의 움직임을 본받아야 한다는 뼈아픈 지적도 받았다. 코칭스태프는 이동국이 지난해 K-리그에서 득점왕(20골)에 오른 것도 “K-리그 골과 A매치 골이 같을 수 있느냐.”며 분발을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A매치에 계속 내보내며 애정을 보였고, 이동국은 9경기 만에 허정무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날 첫 골은 역시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 김정우의 머리에서 터졌다. 0-0이던 전반 10분 미드필더 구자철(21·제주)이 프리킥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어느새 문전으로 치달은 수비수 이정수(30)가 헤딩으로 오른쪽에 있던 김정우에게 떨어뜨려 줬고, 김정우가 머리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24분엔 프리킥 상황에서 구자철이 홍콩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고 슈팅을 날려 홍콩의 추격 의지를 잠재웠다. 또 다른 공격수 이승렬(21·FC서울)도 골을 낚았다. 이승렬은 전반 37분 구자철-김보경-오장은(25·울산)의 릴레이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세번째 A매치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후반 인저리타임 땐 골키퍼가 펀칭한 공을 공격수 노병준(31·포항)이 달려들며 골로 연결시켰다. 공격수가 A매치에서 골을 터뜨리기는 지난해 9월5일 호주와의 평가전(3-1 승)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홍콩과의 역대 전적에서 22승5무4패를 기록했다. 대회 2차전은 10일 중국과,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마지막 3차전은 14일 일본과 치른다. 먼저 있었던 여자 경기에서 한국은 소나기골을 퍼부으며 타이완을 4-0으로 대파했다. 타이완과의 맞대결 전적에서 7승2무4패로 우위를 유지했고, 2001년 12월10일 아시아선수권 승리부터 7연승을 달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MB “정치적 해석에 할 일 못하고 있다”

    MB “정치적 해석에 할 일 못하고 있다”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5일 “우리가 지나치게 정치적, 이념적으로 해석해 더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늦춰지고, 해야 할 일을 못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안산시 경기테크노파크에서 열린 경기도 올해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이 대통령이 세종시 논란과 관련한 심정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관련 언급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을 공식 석상에서 한 것은 지난달 12일 시·도지사 오찬 이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2010년 지금부터 앞으로 5~10년간은 우리 후손을 위해서라도 상당히 중요한 시기이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중도실용정부”라면서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나라에,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상도라는 지명은 경주와 상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에서 따왔다. 크게 흥했던 그 지역의 이름을 빌려온 것”이라면서 “그런데 상주의 경우 과거에 ‘시끄러운 철도가 우리 지역을 지나가서는 안 된다.’고 해서 다른 곳으로 돌아갔다. 한때의 결정 때문에 발전이 지체됐다.”고 소개했다. 충청지역과 충청주민의 미래를 위해서는 정부부처가 이전하는 세종시 원안보다는 대기업이 들어서는 수정안이 바람직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혹시 우리가 지금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혀 그때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지 않나, 이러다 20~30년 후 대한민국이 낙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은 일본, 중국은 물론 세계와 경쟁하며 살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우리끼리 다투며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지,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에 인식이 뒤따르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음주 초 충북 청주를 방문, 충북도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보다 진전된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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