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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0여명 자민당 의원 ‘아베의 단독출마’ 침묵

    의원 400여명을 가진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단독 출마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단독 출마에, 무투표 당선’이라는 상황이 민주국가에선 아무리 봐도 어색하다. 단기필마로 아베에게 도전한 노다 세이코 전 총무회장이 출마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비정상적”이다. 노다 전 총무회장은 “무투표 재선은 국민 기만”이라며 의욕을 보였지만 그는 8일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후보 등록에 필요한 의원 20명의 추천인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민당의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고 있는 노다는 계파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 아베 총리의 총재 재선 지지를 밝혔던 당내 7개 파벌은 소속 의원이 노다를 추천하지 못하도록 ‘집안 단속’을 벌였다. 아베 측은 “참의원에서 진행 중인 안보법안 심사에 악영향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선거 없는 무투표 재선을 고집했고, 각 파벌은 아베 눈에 날까 봐 ‘집단 단속’에 신경 썼다는 것이 후문이다. 기시다파 수장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7일 파벌 총회를 열어 “노다 추천인이 되지 말라”고 소속 의원들에게 경고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전했다. 다른 파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자민당 의원들은 “개각이나 당 간부 인사에서 냉대당하지 않을까 우려한 탓”이라면서 “다음달 초에 있을 개각과 당 인사를 의식한 각 파벌의 순응”이라고 평했다. 총재 선거에서 다양성이 질식당한 자민당의 모습이 투영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표절과 비평/황수정 논설위원

    문단이 표절 논란으로 또 시끄럽다. 신경숙 작가에 이어 이번에는 박민규 작가다. 얻어맞았던 급소를 또 맞아야 하는 문학 팬들의 충격이 크다. 신씨만큼의 판매 부수를 자랑하진 않더라도 우리 문단의 간판급 작가다. 사회비판 의식 충만한 작품 세계, 유쾌하고도 감각적인 문장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무규칙 이종격투기의 문장가’라는 훈장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글꾼이다. 박씨는 장편 출세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단편 ‘낮잠’에 일부 표절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자발적 고백이 아니라 평론가들이 한 달 전 의혹을 먼저 제기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은 인터넷 글(거꾸로 보는 한국 야구사)을 도용했고, ‘낮잠’은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을 오래전 읽은 기억이 있다고 해명했다. “명백한 도용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고백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이 1990년대 PC통신 게시판에 삼미슈퍼스타즈의 실제 팬이 올린 글에 기반을 뒀다는 고백은 충격이다. 문학 재능이 아무리 탁월해도 소설의 결정적 소재를 ‘도용’했다면 문제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설왕설래는 뜨겁다. “재기발랄한 문단의 이단아로 평가했는데, 신경숙보다 더 충격적”이라는 허탈한 반응에서부터 “표절을 인정한 용기를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여러 갈래다.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로 끝내 뭉개고 넘어갔던 신경숙보다는 (그래도 한 달 만에 깨끗이 인정했으니) 진일보한 태도 아니냐는 조소 섞인 옹호론까지 끼어 있다. 박씨의 두 작품은 각각 2003년과 2007년 발표됐다. 그동안 평론가들이 수없이 텍스트로 뜯어 봤을 작품들이다. 오랜 시간 침묵으로 덮여 있었던 까닭은 납득하기 어렵다. 문단의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대형 문학 출판사와 인기 작가, 출판사의 입맛에 맞는 주례비평을 바치는 평론가들. 그 암묵적 ‘협업’ 고리가 얼마나 공고했는지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다. 문학계의 자정 노력으로 하루아침에 표절 문제가 말끔해질 수는 없다. 하늘 아래 새것이 없다면, 영감을 받은 기억이 자신도 모르게 문학적 질료로 체화(體化)했다고 말하는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박씨의 말마따나 “작가가 혼자 동굴에 앉아 완전한 창조를 한다 해도 우연한 일치, 마치 교통사고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 있다. 동굴에 앉은 작가들이 교통사고를 내지 않도록 시시각각 긴장시킬 수 있는 역할은 눈 밝은 평론가들의 몫이다. 셰익스피어가 꼬집었듯 “순금에다 도금을 하고, 백합에 흰색 칠을 하며, 제비꽃에 향수나 뿌리는 존재”로 남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우리 문단에서는 지금 누구보다 간절히 평론가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용역 비평’에서 자유로운 양심 비평가들이 많아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자꾸 더 커지기를 바랄 뿐이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심재억기자의 헬스토리-13] 건강검진을 위한 네 개의 팁

    [심재억기자의 헬스토리-13] 건강검진을 위한 네 개의 팁

     우리 국민들의 건강 상태가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나아질 것입니다. 이는 의문의 여지없이 우리 의료 수준의 향상과 궤를 같이 합니다. 특히 국가 정책으로 자리잡은 건강검진의 기여가 크다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일반 수검자 입장에서 보면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 국민 건강 수준에 맞춰 검진 내용을 좀 더 충실하게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일반 의료기관의 검진도 마찬가지입니다. 개개인이 일상적으로 체크하는 항목은 필요한 사람만 검사하되, 질병의 발생 추이나 바뀐 생활패턴에 맞춰 필요한 항목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입니다.  우리 국민은 기준 연령이면 누구나 매년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생애 주기에 따라 정밀검진도 가능합니다. 건강검진이 부모님께 드리는 선호도 높은 효도선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막상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하면 검사하는 병원이나 검사 비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검사항목이 다양해 헷갈리기만 합니다. 연령과 성별, 신체적 특성, 생활 방식이나 가족력 및 병력 등을 고려해 특정인에게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를 가리는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사실, 가장 바람직한 건강검진이라면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일률적 검진보다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검진 설계가 먼저 이뤄져야 하겠지요. 또 일반적인 건강검진 항목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세상의 변화에 맞춰 반드시 짚어야 할 점도 있습니다. 고령화 추이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수명은 빠르게 늘어가는데, 사는 일이 ‘골골 칠십’이라면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노후가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검사항목을 네 가지만 짚어보겠습니다. 물론, 이런 제안이 건강검진의 충실도를 더해 건강한 삶의 초석을 다지자는 의도이지 지금까지 받아온 건강검진이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 덧붙입니다.    ●심장을 살리는 ‘NT-proBNP검사’  나이가 들면 당연히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깁니다. 스스로 알던, 모르던 노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심장의 수축력, 즉 펌핑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지요. 이런 문제 중에 심부전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이 있습니다.  온몸을 돌아 심장으로 모이는 피를 다시 뿜어내는 일은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핵심적인 생리활동입니다. 그런데,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한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전신에서 심장에 응급신호를 보내 산소와 영양분의 빠른 보급을 독촉할 것이고, 다급해진 심장은 더 빠르게 박동하게 됩니다. 그렇게 심장의 운동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심장이 커지는 비대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해 혈액순환 부조에 빠지게 되고, 이 때문에 정체된 체액이 폐조직으로 스며들어 폐부종을 유발합니다. 이런 상태를 심부전이라고 하지요.  심부전의 유병율은 보통 1∼3% 정도이지만, 일단 심부전이 온 상태에서는 관상동맥증 위험율이 70%까지 높아집니다. 만약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을 가진 사람이라면 심부전으로 발전할 확률이 무려 60%나 되지요. 그렇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심장질환자나, 고혈압·비만 등 위험 요인을 가진 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어떤 일이 있어도 심부전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합니다.  의료 용어 중에 바이오마커(biomarker)라는 게 있습니다. 단백질이나 DNA, RNA, 또는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체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인데, 이걸 활용하면 인체의 병리적인 상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암이나 뇌졸증, 치매 등의 진단은 물론 신약 개발에도 두루 활용되고 있지요. 이 방법으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건강 상태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제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심장질환과 관련해 바이오마커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질검사 목적으로 시행하는 고지혈증검사는 물론 ‘NT-proBNP’라는 검사법을 활용해 심장의 기능을 정확하게 측정,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장의 심실에서 혈관으로 방출되는 물질인 NT-proBNP는 심장이 약해져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이 방출됩니다. 다시 말해, 심장이 과부화 상태가 되면 혈액 속의 NT-proBNP 양이 늘어나는데, 바로 이 특성을 이용해 심부전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지요.  따라서, 혈액 속 NT-proBNP의 양을 측정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쉽게 심장 기능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중장년 연령대에 심혈관질환이 의심되거든 주저하지 말고 NT-proBNP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합니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이뤄져 번거롭지 않고, 비용 부담도 크지 않습니다. 이런 간단한 검사로 심부전을 잡아낼 수 있다면 이후의 삶이 달라질테니까요.    ●난소암 조기진단과 표지자 ‘HE4’  2012년 국가 암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사망률 기준 10대 암 중에서 난소암과 자궁경부암은 각각 3.3%를 차지해 8위와 9위에 올라 있습니다. 또 2013년의 여성 10대 암 사망분포를 보면 난소암과 자궁경부암이 각각 3.7%와 3.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발생률과 사망률에서 8∼9위의 뒷자리에 있지만, 어쩌면 그것이 더 치명적인 함정일 수도 있습니다. 앞 순위의 암은 경각심이라도 일으키지만, 뒷쪽 암들은 그런 경계의식마저 피한 채 야금야금 영역을 넓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암은 병기에 따라 1∼4기로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1기보다 더 이른 상태인 0기를 따로 넣어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진단기술의 발전과 ‘조기 발견,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감안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0기 암이 문제입니다. 암은 암인데, 아직은 전이도 없고, 크기가 워낙 작아 CT나 MRI, PET 등 첨단 영상진단으로도 찾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의료계에서 0기를 주목하는 것은 비록 조기 상태이지만 틀림없는 암이고, 이를 암으로 특정한 진단 방법을 신뢰하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0기 암의 확인을 가능하게 한 진단방법이 바로 혈액학적 진단입니다.  의료인들의 일치된 견해는, 암을 이른 시기에 찾아낼 수 있다면 대부분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조기 발견이야말로 암을 이겨내는 가장 중요한 접근법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진단이 가능한 범주에서 보자면, 0기 상태에서 암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난소암의 경우 ‘침묵의 살인자’라고 할만큼 조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특별한 자각증상 없이 은밀하게 병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환자의 절반 가량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3∼4기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습니다. 뒤늦게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을 때는 이미 암이 복막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많아 그만큼 치료가 어렵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모든 암은 병기가 늦을수록, 즉 말기로 갈수록 생존률이 크게 낮아집니다. 초기인 1기에 발견됐다면 5년 후 생존할 확률이 76∼93%로 아주 높습니다. 하지만, 2∼3기가 되면 이 확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게다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의사들이 평소에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라고 권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모든 암이 그렇듯 난소암 역시 조기 진단이 최선의 치료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런 난소암을 찾아내기 위해 많은 여성들이 건강검진 때 질 초음파나 혈액 속 종양표지자인 ‘CA125’의 수치를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CA125 검사로 모든 난소암을 찾아내기는 어렵습니다. 특이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이를 보완할 다른 종양표지자들을 찾아내는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지요.  지금까지의 국내외 연구를 종합하면, 종양표지자인 CA125의 수치 확인 방법에 ‘HE4’ 검사를 병용하는 것이 최선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HE4와 CA125의 조합해 사용했더니 폐경 전후 여성의 골반 종괴(혹)의 악성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CA125가 가진 검사상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두개의 표지자를 각각 따로 사용할 때보다 악성 종양을 훨씬 정확하게 감별할 수 있게 되었고, 그만큼 난소암을 찾아낼 가능성을 높였다는 뜻이지요.  권위있는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이들 표지자를 조합해서 난소암을 검사할 경우 95%의 특이도와 86%의 민감도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정도면 악성종양의 진단과 치료에 HE4와 CA125를 병용해야 하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당뇨 진단과 당화혈색소  당뇨병은 정말 무섭습니다. 일단 합병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성난 들소처럼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족부 궤양으로 다리를 절단하는가 하면 누구에게서는 시력을 앗아가고, 또 어디에서는 치아가 우수수 주저앉거나, 혈관병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2012년 국내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를 살펴보니,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이 인구 10만 명당 23명이나 됩니다. 이는 질환 사망원인 중 5위에 해당되는 수치입니다.  잘 알려져 있지만, 당뇨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인슐린 기능이 이상해 혈당이 치솟고, 이 상태를 통제하지 못해 이런 저런 합병증을 만드는 질환이지요. 당뇨병의 중요한 합병증으로 꼽히는 망막 및 신장질환, 심혈관질환의 발생은 평소의 고혈당 상태, 그리고 유병 기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라면 꼼꼼한 혈당 조절을 통해 심혈관질환은 물론 망막질환으로 인한 실명, 신부전으로 인한 콩팥 기능 상실, 말초동맥 폐색에 의한 족부 절단 등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물론 자신의 몸이 당뇨병 상태로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임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런 당뇨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당 수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혈당계에 찍히는 혈당치가 항상 정확한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 하면 변화의 폭이 큰 혈당치를 잘못 측정했다가는 자신의 몸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당뇨의 진행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당은 무엇을 먹었는가, 신체 활동은 어떻게 했는가 등에 따라 변화의 진폭이 큽니다. 이 때문에 정확한 당뇨 진단을 위해서는 검사 전 8시간 이상 공복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당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한 시점의 혈당이 아니라 당뇨 진행 상태를 알아내기 위해 정확한 혈당을 측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하고, 또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에 주로 활용하는 당뇨 진답 방법이 바로 당화혈색소(HbA1c) 측정입니다. 당화혈색소란, 체내 적혈구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혈색소에 당이 결합된 형태를 뜻하며, 혈당이 높으면 당화혈색소 수치도 높아지지요. 이 당화혈색소를 검사하면 많은 요인들에 의해 변동이 생길 수 있는 혈당 변화의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진단 목적의 당화혈색소 검사에서는 최근 2∼4개월간의 평균 혈당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장기간의 혈당 조절 상태를 파악하는데 아주 유용하지요. 다시 말해, 혈당검사는 측정 시기와 상황에 따라 측정치 차이가 있지만, 당화혈색소는 이런 요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신뢰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당뇨 진단이든, 관리 차원이든 공복 및 식후 혈당치 검사만 믿어서는 곤란합니다. 여기에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를 더한다면 가능한 편차를 보정한 진단이 가능해 훨씬 간편하고 정확하게 당뇨를 관리,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비타민D의 위력 그리고 결핍  이 칼럼을 통해서도 얘기했지만, 적당한 햇볕을 받고 사는 일이야말로 몸과 마음 모두에 탁월한 선택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기를 쓰고 햇볕을 피하곤 합니다. 이런 현상이 물색없이 백인의 흰 피부를 열망하고 동경해서 생겼다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냥 더워서라거나, 아니면 햇볕 알레르기 등 납득할만 한 이유도 없이 단 몇 분 정도 햇볕에 드러내는 일까지 꺼린다면 건강을 잃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가끔 공원이나 강변에 나가보면 마치 중세 기사의 투구처럼 얼굴을 감싼 마스크를 하고 운동을 하는 여성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햇볕을 피하기 위해 두껍게 선크림을 바르고, 선글라스에 모자와 긴팔 옷을 입는 등 거의 중무장 수준입니다. 물론, 개인의 선택이고, 나름 이유가 있을테지만, 보편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햇볕 기피현상은 유별납니다.  이처럼 햇볕을 피하는 이유는 자외선 때문일 것입니다. 기미를 만들어 미용 부담을 키우고, 피부 노화를 촉진하며, 드물게는 피부암을 유발하는 주범이 자외선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라면 확실히 지나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피부암은 가장 위험한 요인이 유전이며, 우리나라는 서구와 달리 햇볕 때문에 피부암이 생긴 사례가 흔치 않습니다. 또 설령 피부암이 생겼다고 해도 과다한 햇볕 노출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특정하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유전성에다 환경 요인 등 복합적인 인과성을 가진 병증을 두고 햇볕 때문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있을까요?  기미도 그렇습니다. 오랜 세월 멜라닌 색소가 침착돼 기미가 된다는 것은 알지만, 햇볕을 즐기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며, 설령 햇볕에 의해 기미를 얻을지라도, 햇볕에서 얻어야 할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바로 비타민D 때문입니다.  비타민D는 햇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인체 생리작용과 관련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D2, D3의 경우 전구물질, 즉 비타민D로 합성되기 직전의 상태로 체내에서 대기하다가 자외선을 받으면 비로소 D2와 D3로 바뀌어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말해, 체내에 아무리 전구물질이 많아도 필요한만큼 햇볕을 쪼여주지 않으면 말짱 ‘꽝’인 것이지요.  비타민D는 칼슘 흡수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고, 뼈를 구성하는 칼슘과 인의 결합을 촉진하며, 체내 면역력을 높이는 게 핵심적인 기능입니다. 또, 최근 제시된 연구 결과를 보면, 폐암 전립선암 대장암 난소암 췌장암 등 각종 암의 발병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새삼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아마 비타민D가 가진 면역력 강화 기능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비타민D는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양이 매우 적은 대신 햇볕을 받아야만 체내 합성이 되는 아주 특이한 영양소입니다. 실제로, 인체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비타민D는 4000IU 정도인데, 이 중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양은 이의 10%인 400IU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0%는 햇볕을 받아야만 합성이 됩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현대인들의 비타민D 결핍상태는 심각합니다. 특히 골다공증을 가진 폐경기 이후의 여성 중 절반 이상이 비타민D 결핍으로 조사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게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따로 비타민D 제제를 복용해야 하겠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근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햇볕 속으로 나서야 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일은 아닙니다. 피부의 햇볕 감수성이나 노출 넓이 등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얼굴과 목덜미, 팔목이 드러난 상태에서 30∼40분만 햇볕을 쪼여도 필요량을 합성할 수 있다니 귀담아 들을 대목이지요.  문제는, 최근 들어 비타민D 결핍 문제가 중요한 건강 이슈로 부각되고 있고, 덩달아 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건강검진에서 이를 정확하게 체크하는 병원이나 검진기관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아직 필요가 수요를 창출하지 못한 단계라고 해야 할까요.  따라서 중년을 지나 갱년 단계로 접어드는 연령대라면 건강검진 때 일부러라도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해 볼 것을 권합니다. 비타민D 결핍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25-하이드록시 비타민D’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측정은 혈액검사로 가능합니다.  노후의 건강이 걱정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이 들어 찾아오는 병은 병이 아니라 저승사자’라는 말도 있지만, 그렇게 체념하거나 포기할 일은 아니지요. 장수 시대, 살아갈 날이 아직도 많이 남았습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혈당이나 혈압, 콜레스테롤 체크하듯이 비타민D 혈중 농도도 주기적으로 체크할 일입니다. jeshim@seoul.co.kr
  • “어른들이 미안해” 모래조각이 된 3살 난민 소년

    지난 2일(현지시간) 아침 터키 해변에 익사한 한 어린 꼬마의 시신이 파도에 밀려온 채 발견돼 전세계에 큰 충격과 슬픔을 던졌다. 바로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의 3살 난민 소년 에이란 쿠르디였다. 소년은 해변 모래에 얼굴을 묻은 채 유럽 동년배 친구들은 뛰어놀았을 이곳 휴양지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쿠르디의 마지막 모습은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를 통해 퍼지며 전세계인 슬픔과 공분을 불러 일으켰으며 네티즌들은 각자의 그림으로 쓸쓸히 떠난 소년을 추모했다. 특히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모래조각 예술가인 수다르산 팻낵은 인도 동쪽에 위치한 부바네스와르에서 65km 떨어진 푸리 해변에 가슴 아픈 작품을 남겼다. 그는 파도가 흘러오면 사라질 해변에, 어린 쿠르디가 사망한 그대로의 모습을 모래조각으로 남겼다. 여기에 다음과 같은 글로 경종을 울렸다. ‘파도에 씻겨간 인류애. 부끄럽다 부끄럽다 부끄럽다’(Humanity washed ashore. SHAME SHAME SHAME...) 그의 말처럼 어린 쿠르디가 꿈도 채 펴보지 못한 채 쓸쓸히 세상을 떠난 것은 '어른들' 탓이다. 수니파 무장조직인 IS(이슬람국가)가 코바니를 점령하자 올해 초 쿠르디 가족들은 고향을 떠나 이웃 터키로 피신했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그리스 코스섬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쿠르디 가족이 탑승한 소형보트가 전복되면서다. 총 23명을 태운 소형보트 2대는 항해 도중 전복돼 이 사고로 어린이 5명을 포함 총 12명이 숨졌다. 이 어린이 중 한 명이 바로 쿠르디였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사고로 아버지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사망한 것이다. 쿠르디의 엄마와 형 갈립 또한 바다에 빠져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유럽의 안전한 나라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자 했던 가족의 꿈이 무참히 사라진 것이다. 아빠 압둘라 쿠르디는 "우리 가족이 꿈꾸었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면서 "가족을 땅에 묻고 나도 죽을 때 까지 그 곁에 머물 것" 이라며 통곡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쿠르디 가족처럼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건너온 난민이 무려 35만 명에 달한다. 특히 많은 난민들이 브로커를 통해 밀입국을 시도해 에이란의 사례처럼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만 2,000명을 넘어선다. 그간 유럽의 각 나라들은 이같은 사실을 애써 침묵하며 '불편한 진실'로 묻었지만 이번 쿠르디의 죽음으로 표면화 된 셈이다. 결국 쿠르디의 비극적인 죽음을 계기로 영국이 추가로 난민을 받겠다고 발표했고, 유럽연합도 수용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천국으로 간 쿠르디가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 것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어른들이 미안해”…SNS, 3살 난민 소년 추모하다

    지난 2일(현지시간) 아침 터키 해변에 익사한 한 어린 꼬마의 시신이 파도에 밀려온 채 발견돼 전세계에 큰 충격과 슬픔을 던졌다. 바로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의 3살 난민 소년 에이란 쿠르디였다. 소년은 해변 모래에 얼굴을 묻은 채 유럽 동년배 친구들은 뛰어놀았을 이곳 휴양지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쿠르디의 마지막 모습은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를 통해 퍼지며 전세계인 슬픔과 공분을 불러 일으켰으며 네티즌들은 각자의 그림으로 쓸쓸히 떠난 소년을 추모했다. 쿠르디가 꿈도 채 펴보지 못한 채 쓸쓸히 세상을 떠난 것은 '어른들' 탓이다. 수니파 무장조직인 IS(이슬람국가)가 코바니를 점령하자 올해 초 쿠르디 가족들은 고향을 떠나 이웃 터키로 피신했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그리스 코스섬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쿠르디 가족이 탑승한 소형보트가 전복되면서다. 총 23명을 태운 소형보트 2대는 항해 도중 전복돼 이 사고로 어린이 5명을 포함 총 12명이 숨졌다. 이 어린이 중 한 명이 바로 쿠르디였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사고로 아버지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사망한 것이다. 쿠르디의 엄마와 형 갈립 또한 바다에 빠져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유럽의 안전한 나라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자 했던 가족의 꿈이 무참히 사라진 것이다. 터키의 한 영안실 앞에서 막내아들 에이란의 시신을 기다리던 아빠 압둘라 쿠르디는 "우리 가족이 꿈꾸었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면서 "가족을 땅에 묻고 나도 죽을 때 까지 그 곁에 머물 것" 이라며 통곡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쿠르디 가족처럼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건너온 난민이 무려 35만 명에 달한다. 특히 많은 난민들이 브로커를 통해 밀입국을 시도해 에이란의 사례처럼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만 2,000명을 넘어선다. 그간 유럽의 각 나라들은 이같은 사실을 애써 침묵하며 '불편한 진실'로 묻었지만 이번 에이란의 죽음으로 표면화 된 셈이다. 유럽언론들은 이 사진에 다음과 같은 제목들을 달며 자성을 촉구했다. '유럽의 익사' '인도주의, 파도에 휩쓸리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어른들의 잘못으로...시신으로 밀려온 3살 시리아 난민 꼬마

    어른들의 잘못으로...시신으로 밀려온 3살 시리아 난민 꼬마

    2일(현지시간) 아침 터키 해변으로 밀려온 3살짜리 시리아 꼬마의 시신이 테러와 전쟁을 피해 더 나은 삶을 찾아가는 난민들이 처한 참혹한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 에이란 쿠르디(3)는 이날 오전 터키 휴양지 보드룸의 해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빨간색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시신은 엎드린 채 해변의 모래에 얼굴을 묻은 상태였다. 쉬지 않고 밀려오는 파도가 그의 시신을 적셨다. 터키 도안 통신이 찍어 주요 외신이 보도한 그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파도에 휩쓸린 인도주의'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공유되면서 전세계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초부터 고향에서 이슬람국가(IS)가 쿠르드 족과 잔혹한 전쟁을 벌여 가족과 함께 떠나온 쿠르디는 터키에서 소형보트에 몸을 싣고 그리스 코스섬을 향해 떠났다가 보드룸 해변 인근 아크야라 지역에서 배가 뒤집혀 변을 당했다. 그의 형(5)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쿠르디 일행을 태운 소형보트 2대는 23명을 태웠는데, 모두 전복돼 어린이 5명과 여성 1명 등 모두 12명이 숨졌다. 7명은 구조됐고, 2명은 구명조끼를 입어 해안에 닿았지만, 2명은 실종된 상태다. 저스틴 포시스 국제어린이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CEO는 "시리아에서 전쟁을 피해 도망치다 목숨을 잃은 꼬마의 비극적 사진은 너무 충격적"이라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나온 난민들이 처한 위험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아이의 참혹한 죽음이 전세계인의 마음을 모으고, 유럽연합(EU)을 압박해 난민위기 해결을 위한 방안을 도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쿠르디의 사진과 관련, 1면 머리기사에 "난민위기의 진정한 비극을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가디언은 "난민의 참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통절히 느끼게 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파도에 실려온 시리아 꼬마의 사진이 난민에 대한 유럽의 태도를 바꾸지 못한다면, 대체 무엇이 바뀌겠는가"라고 지적했고, 허핑턴포스트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겨냥해 "데이비드, 뭐라도 좀 하세요"라고 제목을 달았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와 엘파이스 엘페리오디코 등은 홈페이지에 "유럽의 익사"라는 제목과 함께 쿠르디의 사진을 실었다.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전세계의 침묵에 대한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지중해를 건너서 유럽에 유입된 난민은 35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스와 발칸반도를 거쳐 서유럽으로 들어가는 '발칸루트'가 인기를 끌면서 그리스로 상륙한 난민이 23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탈리아가 11만4000명, 스페인이 22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코르디처럼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은 2643명에 달했다. 연합
  • [나우! 지구촌] “늘 너만을...” 지폐 편지로 재회한 연인

    [나우! 지구촌] “늘 너만을...” 지폐 편지로 재회한 연인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여성 더니즈 오라일리는 어느 날 지갑 속에서 한 여성의 ‘편지’를 발견했다. 지갑에 들어 있던 20유로짜리 지폐에 “크리스티, 내게는 항상 너뿐이었어. 와서 부디 나를 찾아줘 – 메건”(Christy, it’s always been you! Come and find me – Megan)라는 짤막한 메모가 적혀있던 것이다. 짧은 편지에 담긴 여성의 애타는 심정에 마음이 동한 오라일리는 결국 이 지폐를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오늘 지갑 속에서 이걸 찾았다. 크리스티, 그녀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 어서 그녀를 찾아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사진을 본 네티즌의 반응은 뜨거웠다. 6055명의 페이스북 사용자가 ‘좋아요’를 눌렀고 곧 1만 6000여 사용자가 해당 포스트를 공유했다. 이들은 같은 이름을 지닌 지인들에게 사진에 대해 알리기도 하며 편지 속 두 사람의 재회를 기원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의 노력을 통해 결국 해당 편지의 진짜 수신인이 온라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크리스티 리치’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더니즈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메건과 연락이 닿은 상황이고. 이야기도 잘 풀렸습니다. 이 사진을 업로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사연은 아일랜드 지역에서 유명해졌고 크리스티는 결국 라디오 방송에까지 출연해 편지의 내막을 보다 상세히 밝혔다. 그는 “사실 메건은 그녀의 본명이 아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녀의 이름을 잘못 들어 일주일동안 ‘메건’인 줄 알고 지냈는데 그 호칭이 그대로 굳어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나는 음악가이고 그녀와 사귀던 당시 ‘내게는 항상 너뿐이었어’(It’s always been you)라는 제목의 자작곡을 지어줬었다”며 편지 속 문구에 담긴 속사정을 설명했다. 메건은 6개월 전 크리스티의 공연에 말없이 찾아가 이 지폐를 입장료로 지불했다. 그녀는 메모가 크리스티에게 직접 전달될 줄로 알았지만 크리스티는 지폐를 건네받지 못한 것은 물론 메건이 공연장에 찾아온 것조차 몰라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메건은 크리스티의 침묵을 거절의 의사로 받아들이고 그와의 재결합을 포기했다. 그런데 반년이 지나서야 놀랍게도 편지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왔고 두 사람은 극적으로 다시 연락하게 된 것. 그렇게 두 사람이 다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면 영화 같은 이야기의 영화 같은 결말이 되었겠지만, 현실은 역시 녹록치 않은 모양이다. 크리스티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로 연락은 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며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한 모호한 전망을 내비쳐 사람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것으로 전한다. 사진=ⓒ더니즈 오라일리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침묵을 깨고 마주하라 그날의 역사적 진실을

    침묵을 깨고 마주하라 그날의 역사적 진실을

    A는 길가에 핀 들꽃 앞에 발걸음을 멈춰 바라보며 꽃향기를 맡을 줄 아는 사람이다. 집에서 기르는 다친 오리에게 “많이 아프지? 미안해”라고 손주에게 말하도록 가르치는 시골 마을의 순박해 보이는 촌부다. 자신이 믿는 신에게 늘 기도를 올리며 경건한 삶을 유지한다. 다만 50년 전 ‘그 사건’에 대한 질문 앞에선 다른 사람이 된다. 때로는 껄껄대며 신나게 그 추억을 재연하기도 하고, 때로는 눈동자가 흔들리고 목청이 높아진다. B는 안경사다. 마을을 다니며 눈이 나쁜 노인들에게 안경을 맞춰 준다. 그는 ‘그 사건’으로 형 ‘람리’가 죽은 뒤에 태어났다. ‘그 사건’의 충격과 공포는 아버지의 기억을 과거로 돌려놨고, 어머니는 늘 형을 그리워했다. 그는 얼굴도 보지 못한 형의 죽음에 대해 의문과 슬픔, 분노를 품고 살아왔다. 그렇지만 가슴속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억누르는 데 더욱 익숙하다. 50년 전 군인이었거나 ‘프레만’으로 명명되던 마을의 폭력배였던 A는 중씰한 늙은이가 됐거나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A는 한 사람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현재 시장이고, 주지사고, 정부의 장차관이고, 신문 발행인이고, 학교 교사다. B-람리의 동생 ‘아디’-는 A를 찾아다니면서 안경을 맞추고 시력을 교정해 주며 ‘그 사건’의 진실에 대해 묻는다.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다큐영화 ‘침묵의 시선’이 다루고 있는 ‘그 사건’은 인도네시아에서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정권이 1965년 10월 반공을 명분으로 100만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노동조합원, 소작농 협동조합원, 지식인, 화교 등이 학살의 주된 대상이었다. 람리는 그때 같은 마을 사람들에게 무참히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는 여전히 대학살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리만 있을 뿐이다. 가해자의 처벌 혹은 사과 등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다. 피해자의 가족들로서는 사실관계에 대해 궁금증을 품는 것 자체가 결연한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낯설지 않은, 기시감 가득한 풍경이다. 우리 역사에서도 친일파가 반공투사로 포장돼 숱한 악행을 정당화하며 기득권을 유지해 왔고, 피해자는 빨갱이로 몰릴까 두려워 피해 사실조차 쉬쉬하며 숨죽여 흐느껴 왔다. 1950년대 3만명이 학살된 제주도가 그랬고 경남 거창, 충북 영동군 노근리, 강화 교동도, 전남 구례, 경북 경산 등 전국 각지에서 반공을 이유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 진실의 일단이 밝혀진 건 십수년 전 일이었다. 1980년 광주에서 시민들에게 총을 쏘라고 명령한 자가 누구인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다. 오펜하이머 감독은 같은 사건을 다뤘던 전작 ‘액트 오브 킬링’으로 전 세계 국제영화제에서 70여개 상을 수상했다. ‘침묵의 시선’ 역시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 등 5개 부문을 휩쓴 것을 비롯해 40여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전작이 뒤틀린 역사 뒤에 남겨진 인간들의 윤리 가치 체계가 어떻게 전복될 수 있는지를 그로테스크한 판타지를 섞어서 보여 줬다면, ‘침묵의 시선’은 폭력이 남긴 깊은 흔적을 대면하는 각기 다른 모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한다. 영화는 가해자들의 형해화한 도덕에 주목한다. 그때 목을 어떻게 졸랐고, 칼을 어떻게 찔렀는지 말하다가 “그런데 왜 자꾸 그런 것을 묻지?”라며 피해자를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그저 묻어 두라는 얘기를 이내 이어 간다. “100만명이 죽었지만 그렇게 큰 죄는 아니라고 생각해”, “공산주의자는 죽일 수밖에 없었지”, “지금이 그때라면 자네는 무슨 일을 당했을지 몰라”, “지난 일은 잊어요. 그때를 교훈 삼아 잘 지내면 되죠” 등등. 피해자들 역시 진실과 마주 보는 것을 애써 외면한다. 사유는 다르다. 그들의 뒤에는 각각 청산되지 않은 역사에 대한 믿음이 있거나 여전한 공포가 남아 있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주 방한한 오펜하이머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지겹다거나 그만하라고 하지 말고 내 작품을 계기로 계속해서 질문하고 진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가 모두 끝난 뒤 엔딩크레디트에 표기된 조연출, 공동 제작, 촬영, 장소 협조 등 제작 관련 스태프들의 이름은 거의 대부분이 ‘익명’(anonymous)이다. 공포는 현재진행형이다. 3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신경숙 표절” 그리고 “세대교체”… 문학동네는 창비와 달랐다

    지난 6월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논란이 불거진 이후 ‘문학권력’의 한 축으로 비판받은 출판사 문학동네가 3개월여의 침묵을 깨고 고강도 쇄신책을 내놨다. 강태형 대표와 원년 편집위원들의 동반 퇴진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계간 ‘문학동네’ 가을호에도 신씨의 단편 ‘전설’은 일본 극우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명백히 표절했다고 밝힌 뒤 한국문학이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모색했다. 신씨 표절 논란의 진원지이자 문학권력의 또 다른 한 축인 창비가 변명과 모르쇠로 일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1일 “강 대표와 계간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인 남진우, 류보선, 서영채, 신수정, 이문재, 황종연이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물러나기로 했다”며 “편집위원들은 올해 계간지 겨울호 편집까지 책임진 뒤 퇴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세대 퇴진 얘기는 지난해 ‘문학동네’ 창간 20주년을 맞아 나왔었지만 2세대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을 한두 해 더 다진 뒤 그만두기로 했었다”며 “신씨 표절 논란이 불거진 뒤 1세대는 물론 강 대표까지 물러나기로 했다. 신씨가 1세대와 함께 커 온 만큼 이번 표절 사태는 1세대에서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문학동네’ 겨울호까지 책임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학동네는 이날 발간한 ‘문학동네’ 가을호에서 ‘비평 표절 권력’ 특집을 마련했다. ‘비평’ 부문에선 김병익·도정일·최원식 평론가가 한국문학 비평의 현실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지적했고 ‘표절’ 부문에선 장은수 평론가가 표절 행위 재발 방지, 표절 판단 기준 등을 점검했다. ‘권력’ 부문에선 젊은 작가들인 김도언·손아람·이기호·장강명과 신형철 ‘문학동네’ 편집위원이 ‘한국 문단의 구조를 다시 생각한다-작가들의 시선으로’를 주제로 좌담을 했다. 권희철 ‘문학동네’ 편집위원은 ‘눈동자 속의 불안-2015년 가을호를 펴내며’에서 “‘전설’과 ‘우국’의 문제 된 대목이 너무 유사하기 때문에 신씨가 ‘전설’ 집필 전에 ‘우국’을 읽은 바 있고 그 가운데 일부 문장을 차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 분명히 말하자면 ‘전설’은 ‘우국’의 표절이다. ‘우국’의 일부 문장들을 별다른 표시 없이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제대로 검토해 보지도 않고 즉각 반발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또 “15년 전 정문순 평론가가 표절 문제 제기를 했을 때 소홀히 넘긴 것에 대해 나를 비롯한 어떤 평론가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시의 문제 제기를 진지하게 검토하지 못한 것이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라고도 반성했다. 반면 계간 ‘창작과비평’ 백낙청 편집인과 백영서 편집주간은 전면에 나서 신씨를 옹호했다. 백 편집주간은 ‘창작과비평’ 가을호 ‘책머리’에서 문제 된 대목을 ‘표절’ 대신 ‘문자적 유사성’이라고 설명하면서 “의도적 베껴 쓰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백 편집인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도적인 베껴 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 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한 데 이어 31일엔 “일부러 베껴 쓰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보는 문학관, 창작관에는 원론적으로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더욱 확고히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늘 너뿐이었어’…지폐 낙서로 영화처럼 재회한 옛 연인, 결말은?

    ‘늘 너뿐이었어’…지폐 낙서로 영화처럼 재회한 옛 연인, 결말은?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여성 더니즈 오라일리는 어느 날 지갑 속에서 한 여성의 ‘편지’를 발견했다. 지갑에 들어 있던 20유로짜리 지폐에 “크리스티, 내게는 항상 너뿐이었어. 와서 부디 나를 찾아줘 – 메건”(Christy, it’s always been you! Come and find me – Megan)라는 짤막한 메모가 적혀있던 것이다. 짧은 편지에 담긴 여성의 애타는 심정에 마음이 동한 오라일리는 결국 이 지폐를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오늘 지갑 속에서 이걸 찾았다. 크리스티, 그녀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 어서 그녀를 찾아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사진을 본 네티즌의 반응은 뜨거웠다. 6055명의 페이스북 사용자가 ‘좋아요’를 눌렀고 곧 1만 6000여 사용자가 해당 포스트를 공유했다. 이들은 같은 이름을 지닌 지인들에게 사진에 대해 알리기도 하며 편지 속 두 사람의 재회를 기원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의 노력을 통해 결국 해당 편지의 진짜 수신인이 온라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크리스티 리치’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더니즈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메건과 연락이 닿은 상황이고. 이야기도 잘 풀렸습니다. 이 사진을 업로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사연은 아일랜드 지역에서 유명해졌고 크리스티는 결국 라디오 방송에까지 출연해 편지의 내막을 보다 상세히 밝혔다. 그렇게 드러난 이야기는 더욱 로맨틱하면서도 한편 씁쓸하기도 하다. 그는 “사실 메건은 그녀의 본명이 아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녀의 이름을 잘못 들어 일주일동안 ‘메건’인 줄 알고 지냈는데 그 호칭이 그대로 굳어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나는 음악가이고 그녀와 사귀던 당시 ‘내게는 항상 너뿐이었어’(It’s always been you)라는 제목의 자작곡을 지어줬었다”며 편지 속 문구에 담긴 속사정을 설명했다. 메건은 6개월 전 크리스티의 공연에 말없이 찾아가 이 지폐를 입장료로 지불했다. 그녀는 메모가 크리스티에게 직접 전달될 줄로 알았지만 크리스티는 지폐를 건네받지 못한 것은 물론 메건이 공연장에 찾아온 것조차 몰라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메건은 크리스티의 침묵을 거절의 의사로 받아들이고 그와의 재결합을 포기했다. 그런데 반년이 지나서야 놀랍게도 편지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왔고 두 사람은 극적으로 다시 연락하게 된 것. 그렇게 두 사람이 다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면 영화 같은 이야기의 영화 같은 결말이 되었겠지만, 현실은 역시 녹록치 않은 모양이다. 크리스티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로 연락은 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며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한 모호한 전망을 내비쳐 사람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것으로 전한다. 사진=ⓒ더니즈 오라일리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반공’이란 명분아래 100만명이 학살된 사건의 진실은?

    ‘반공’이란 명분아래 100만명이 학살된 사건의 진실은?

    A는 길가에 핀 들꽃 앞에 발걸음을 멈춰 바라보며 꽃향기를 맡을 줄 아는 사람이다. 집에서 기르는 다친 오리에게 “많이 아프지? 미안해”라고 손주에게 말하도록 가르치는 시골 마을의 순박해 보이는 촌부다. 자신이 믿는 신에게 늘 기도를 올리며 경건한 삶을 유지한다. 다만 50년 전 ‘그 사건’에 대한 질문 앞에선 다른 사람이 된다. 때로는 껄껄대며 신나게 그 추억을 재연하기도 하고, 때로는 눈동자가 흔들리고 목청이 높아진다. B는 안경사다. 마을을 다니며 눈이 나쁜 노인들에게 안경을 맞춰준다. 그는 ‘그 사건’으로 형 ‘람리’가 죽은 뒤에 태어났다. ‘그 사건’의 충격과 공포는 아버지의 기억을 과거로 돌려놨고, 어머니는 늘 형을 그리워했다. 그는 얼굴도 보지 못한 형의 죽음에 대한 의문과 슬픔, 분노를 품고 살아왔다. 그렇지만 가슴 속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억누르는 데 더욱 익숙하다. 50년 전 군인이었거나 ‘프레만’으로 명명되던 마을의 폭력배였던 A는 중씰한 늙은이가 됐거나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A는 한 사람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현재 시장이고, 주지사고, 정부의 장·차관이고, 신문 발행인이고, 학교 교사다. B-람리의 동생 ‘아디’-는 A를 찾아다니며 안경을 맞추고 시력을 교정해주며 ‘그 사건’의 진실에 대해 묻는다.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다큐영화 ‘침묵의 시선’이 다루고 있는 ‘그 사건’은 인도네시아에서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정권이 1965년 10월 반공을 명분으로 100만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노동조합원, 소작농 협동조합원, 지식인, 화교 등이 학살의 주된 대상이었다. 람리는 그때 같은 마을사람들에게 무참히 죽음을 당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는 여전히 대학살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리만 있을 뿐이다. 가해자의 처벌 혹은 사과 등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다. 피해자의 가족들로서는 사실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품는 것 자체가 결연한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낯설지 않은, 기시감 가득한 풍경이다. 우리 역사에서도 친일파가 반공투사로 포장돼 숱한 악행을 정당화하며 기득권을 유지해왔고, 피해자는 빨갱이로 몰릴까 두려둬 피해사실조차 쉬쉬하며 숨죽여 흐느껴왔다. 1950년대 3만명이 학살된 제주도가 그랬고, 경남 거창, 충북 영동군 노근리, 강화 교동도, 전남 구례, 경북 경산 등 전국 각지에서 반공을 이유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 진실의 일단이 밝혀진 건 십 수년 전 일이었다. 1980년 광주에서 시민들에게 총을 쏘라고 명령한 자가 누구인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다. 오펜하이머 감독은 같은 사건을 다뤘던 전작 ‘액트 오브 킬링’으로 전세계 국제영화제에서 70여개 상을 수상했다. ‘침묵의 시선’ 역시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 등 5개 부문을 휩쓴 것을 비롯해 40여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전작이 뒤틀린 역사 뒤에 남겨진 인간들의 윤리 가치 체계가 어떻게 전복될 수 있는지를 그로테스크한 판타지를 섞어서 보여줬다면, ‘침묵의 시선’은 폭력이 남긴 깊은 흔적을 대면하는 각기 다른 모습을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한다. 영화는 가해자들의 형해화한 도덕에 주목한다. 그때 목을 어떻게 졸랐고, 칼을 어떻게 찔렀는지 말하다가 “그런데 왜 자꾸 그런 것을 묻지?”라면서 피해자를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그저 묻어두라는 얘기를 이내 이어간다. “100만명이 죽었지만 그렇게 큰 죄는 아니라고 생각해.”, “공산주의자는 죽일 수밖에 없었지.”, “지금이 그때라면 자네는 무슨 일을 당했을지 몰라.”, “지난 일은 잊어요. 그때를 교훈삼아 잘 지내면 되죠.” 등등. 피해자들 역시 진실과 마주보는 것을 애써 외면한다. 사유는 다르다. 그들의 뒤에는 각각 청산되지 않은 역사에 대한 믿음이 있거나 여전한 공포가 남아 있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주 방한한 오펜하이머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면서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지겹다거나 그만하라고 하지 말고 내 작품을 계기로 계속해서 질문하고 진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가 모두 끝난 뒤 엔딩크레디트에 표기된 조연출, 공동제작, 촬영, 장소협조 등 제작 관련 스태프들의 이름은 거의 대부분이 ‘익명(anonymous)’이다. 공포는 현재진행형이다. 3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그만 좀 해’…NASA, 화성 음모론자들에 일침

    ‘그만 좀 해’…NASA, 화성 음모론자들에 일침

    화성 표면 사진에서 미스터리한 사물을 발견했다고 늘 주장하는 전 세계 ‘음모론자’들에게 NASA가 침묵을 깨고 일침을 가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UFO 마니아, 화성 음모론자 등은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보내오는 관측 사진들에서 관, 이구아나, 골프공, 우주선, 피라미드, 거대 거미 등 화성에 존재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형체를 발견했다고 수차례 주장해왔다. 이러한 음모론들에 그동안 별다른 말을 않던 NASA가 드디어 입을 연 것은 최근 이와 같은 주장 제기가 사그러들기는커녕 점점 더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에만 화성에서 괴물체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두 차례 제시됐다. UFO 전문가 스콧 C 워닝은 지난주에 “화성 표면에서 우주선의 잔해로 보이는 검은 형체를 발견했다”는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또한 지난달 초에는 ‘화성 표면으로의 여행’(Journey to the Surface of the Mars)이라는 이름의 단체 역시 화성사진에서 영화 에일리언에 등장한 외계인 ‘페이스허거’를 닮은 존재를 발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화성 표면으로의 여행’은 “그들은 화성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UFO 마니아와 음모론자들이 가진 태도이기도 하다. 화성에 문명이나 생명이 존재하며 NASA가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큐리오시티 로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어쉬윈 버사버다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화성에서 그런 것이 발견된다면 우리보다 기뻐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은폐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주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만큼 확실한 근거가 발견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화성 표면에서 각종 사물을 닮은 물체를 찾아내는 것은 불규칙한 자극 속에서 익숙한 패턴을 찾으려는 심리 현상인 ‘파레이돌리아’(Pareidolia, 변상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ASA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인파 속에서 친구의 얼굴을 찾는 등의 활동에는 도움이 되지만 아무것도 없는 환경 속에서 익숙한 물건을 찾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사진=ⓒNASA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햄버거 전쟁 멈추고 ‘맥와퍼’ 함께 만들자”

    “햄버거 전쟁 멈추고 ‘맥와퍼’ 함께 만들자”

    미국 ‘빅3’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이 선두 맥도날드에 두 회사의 주력 상품인 와퍼(버거킹)와 빅맥(맥도날드)을 합친 ‘맥와퍼’를 만들자고 깜짝 제안했다. 맥도날드는 버거킹이 한 일종의 ‘휴전’ 제안에 확답을 피했다. 버거킹은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시카고트리뷴에 ‘버거킹이 맥도날드에게’라는 편지 형식의 광고를 실었다. 유엔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9월 21일) 하루 동안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임시 점포를 세워 양사 직원이 공동으로 ‘평화의 버거’인 맥와퍼를 만들어 팔자고 제안한 것이다. 수익금 전액은 기부하자는 의견까지 덧붙였다. 버거킹은 ‘맥와퍼닷컴’이란 홈페이지를 개설, 와퍼와 빅맥 재료 6개씩을 섞은 맥와퍼 제조법도 공개했다. 휴전 장소인 애틀랜타는 버거킹의 본사가 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와 맥도날드 본사가 위치한 일리노이주 시카고와의 중간에 자리한 도시다. 이곳에서 “‘햄버거 전쟁’을 잠시 멈추고 화합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역제안으로 비껴갔다. 스티브 이스터브룩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에 “두 업체가 좀 더 큰일을 도모해야 한다”며 “다음 번에는 전화로 얘기하자”고 못박았다. 버거킹은 이에 침묵했다. 이에 대해 토론토 요크대 경영대학원의 알란 미들턴 교수는 “버거킹이 손해 볼 것이 없는 ‘꽃놀이패’”라며 “맥도날드가 수용하면 두 회사는 영원한 경쟁자로 각인됐을 터이고, 거부해도 버거킹에 적잖은 광고효과를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버거킹의 6배에 이르는 66억 달러(약 7조 8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웬디스에 밀려 업계 3위로 떨어진 버거킹과 굳이 경쟁자로 인식될 이유가 없다. 버거킹은 1998년과 2007년에도 ‘왼손잡이 버거’나 ‘와퍼 중독’ 같은 도발적 광고를 게재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맥도날드마저 분기별 매출이 10% 감소한 상황도 버거킹의 도발을 부채질한 원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문화마당] 진지함의 역설/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진지함의 역설/김재원 KBS 아나운서

    나는 무척 진지한 사람이다. 방송진행자로서 가장 부러운 능력은 남을 웃기는 재주이다. 개그맨들이 얼굴이나 동작 혹은 말 한마디로 사람들을 웃기는 것을 보면 웃음과 동시에 부러움이 스며든다. 내가 ‘개그 콘서트’를 즐겨 보는 이유다. 하지만 요즘 유심히 보게 되는 ‘진지록’은 그 부러움에 혼란을 가져왔다. 왕정 시대, 진지한 나라를 만들고자 웃기는 사람을 처벌하려는 왕 앞에서 안 웃기는 사람을 찾아 칭찬하겠다는 설정이다. 이행시나 노랫말 개사를 통해 안 웃기는 사람을 찾는 그들의 시도 이면에는 재미없는 이행시를 통해 웃기려는 의도가 있다. 그 기묘한 설정에 썰렁한 유머를 비웃었던 사람들마저 묘하게 빠져들게 된다. 진지함의 척도는 참으로 묘해서 어느 수준을 넘기면 객석에서 웃음이 새어 나오기 때문에 수위조절이 쉽지 않다. 이렇게 진지함으로라도 웃기려는 개그맨들의 아이디어는 그들이 그동안 시청자의 높아진 웃음 기준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깨닫게 한다. 동두천에는 ‘숲 속 창의력 학교’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기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게임 중독이나 따돌림, 인터넷 중독 같은 사회 부작용으로 학교생활에 스며들지 못하는 아이들이 숲 속에 모여서 세상과의 거리감을 유지한 채 자신을 치유하는 학교다. 밤새 게임 하고 낮에 학교에서 자던 아이들은 숲 속에 모여 일단 게임을 할 기회를 빼앗긴다. 산을 오르고 개울을 건너고 밭을 갈고 대자연과 호흡하다 보면 그들은 저절로 공부를 하고 싶어 한단다. 공부를 안 시킴으로써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드는 방학(放學)의 역설이다. 수년 전, ‘마음 말하기 연습’이라는 소통 관련 책을 낸 후 매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청소년 시기의 아들아이와 어떻게 소통하느냐는 질문이었다. 나는 ‘소통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즉, 침묵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그 시기 아이들은 부모와의 소통이 불편하도록 유전자가 설정됐다. 억지로 입을 열려는 시도는 오히려 그들의 마음 틈새마저 막아 버릴지 모른다. 그저 그 시기를 그들의 방법으로 넘기도록 지지해 주고 지켜봐 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의 마음은 늘 열려 있다는 것은 알려 줘야 한다. 늦게 돌아온 아이에게 한두 마디 질문을 던지고 아이의 반응을 살피자. 아이의 답이 한두 마디로 끝나면 소통할 마음이 없는 것이다. 서너 단어가 이어지면 그래도 마음이 열려 있는 것이다. 즉 소통의 역설, 침묵으로 마음을 나누는 소통을 시도하는 것이다.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 떨어진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강은교 시인의 ‘빗방울 하나가’라는 시이다. 맞다. 사람들은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은 무엇을 두드리고 싶은가? 실례를 무릅쓰고 시를 조금 바꿔 봤다. ‘무엇인가 내 마음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본다./ 아이가 서 있다가 눈물 한 방울을 쪼르르 흘린다./ 아이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자기 마음이든 부모의 마음이든 또는 세상의 문이든.’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늘 두드린다. 웃음으로 문을 열 수 없어서 진지함으로, 말로 문을 열 수 없어서 침묵으로 문을 열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우리가 아이들의 마음을 두드리자. 이 더운 여름 재수하느라 힘든 나의 아들에게 작은 응원을 보낸다. 아들, 사랑한다.
  • 루니 해트트릭 맨유, 브뤼헤에 4-0 완승

    루니 해트트릭 맨유, 브뤼헤에 4-0 완승

    ‘루니 해트트릭 맨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 복귀한다. 맨유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 브뤼헤에 위치한 얀 브레이델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 브뤼헤와의 ‘15/16 UCL’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1,2차전 합계 7-1 대승을 거두며 UCL 조별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맨유가 UCL 조별예선에 복귀한 건 지난 13/14시즌 이후 2년 만이다. 맨유는 13/14시즌 리그 7위에 머물며 14/15시즌 UCL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올 시즌 무득점으로 침묵하던 웨인 루니는 이날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루니는 전반 20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기회를 노리던 루니는 멤피스 데 파이의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루니는 후반 4분 이번에는 안데르 에레라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기세를 탄 루니는 후반 11분 상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골키퍼 다리사이로 슈팅을 때려내며 경기 시작 56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루니 해트트릭 맨유, 챔스 복귀 성공적

    루니 해트트릭 맨유, 챔스 복귀 성공적

    ‘루니 해트트릭 맨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 복귀한다. 맨유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 브뤼헤에 위치한 얀 브레이델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 브뤼헤와의 ‘15/16 UCL’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1,2차전 합계 7-1 대승을 거두며 UCL 조별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맨유가 UCL 조별예선에 복귀한 건 지난 13/14시즌 이후 2년 만이다. 맨유는 13/14시즌 리그 7위에 머물며 14/15시즌 UCL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올 시즌 무득점으로 침묵하던 웨인 루니는 이날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신경숙 표절 논란은 작가의 윤리 넘어 한국문학 근본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신경숙 표절 논란은 작가의 윤리 넘어 한국문학 근본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실천문학, 리얼리스트, 오늘의 문예비평, 황해문화 등 문예지 4곳이 2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일석기념관에서 ‘한국문학, 침묵의 카르텔’을 주제로 신경숙 표절 사태에 대해 공동토론회를 열었다. 지난여름 여론을 들끓게 했던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발간된 ‘가을 문예지’들이 덮으려는 쪽과 한국 문학 발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쪽으로 나뉜 가운데 열린 토론회여서 주목을 받았다. 소영현 문학평론가는 ‘가을호 계간지를 통해 본 현재의 한국문학’, 임태훈 문학평론가는 ‘환멸을 멈추고 무엇을 할 것인가’, 박형준 문학평론가는 ‘비평가의 로케이션과 비평의 역할’을 각각 발표했다. 이강진 문학평론가와 박일환 시인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들은 “신경숙 표절 논란은 한 작가의 양심이나 윤리 문제에 그쳐선 안 되며 한국문학 구조 전반을 반성적으로 재검토하고 문학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간된 계간 문학과사회(문학과지성사)는 문학권력의 한 축으로 지목된 데 대해 성찰하고 “진정한 반성은 사과라는 형식적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변화를 증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황호덕·김영찬·소영현·김형중·강동호 문학평론가가 참여한 좌담도 실었다. 계간 실천문학도 “지금 이 자리에서 한국문학에 요구되는 건 반성을 빙자한 자기혐오가 아니라 전면적인 변혁”이라며 문학권력과 한국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특집으로 다뤘다. 반면 표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창비는 창작과비평 가을호에서 모르쇠와 변명으로 일관했다. 지난 6월 사과문에서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내용은 전무하다. 백영서 창작과비평 편집주간은 가을호 ‘책머리에’에서 “그간 내부 토론을 거치면서 신경숙의 해당 작품에서 표절 논란을 자초하기에 충분한 문자적 유사성이 발견된다는 사실에 합의했다. 그러나 그런 유사성을 의도적 베껴쓰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표절 사태 초기에 나온 창비의 입장과 별 차이가 없다. 긴급기획도 지난 두 달간 진행된 토론회나 온라인에 이미 발표된 글 세 편을 보완해 실었을 뿐이다. 복수의 문학평론가는 “창비의 처음 해명을 용어만 바꿔 반복했을 뿐이다. 신경숙 표절 사태 자체를 상당히 축소·왜곡시키려 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문학적 방향을 모색하거나 작가들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형성해 갈지 등 알맹이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창비와 함께 문학권력의 핵심으로 비판받은 문학동네 가을호가 다음달 초 발간을 앞둔 가운데 창비처럼 변명으로 일관할지 대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루니 해트트릭 맨유, 브뤼헤에 4-0 완승 ‘챔스 복귀 성공적’ 어땠나?

    루니 해트트릭 맨유, 브뤼헤에 4-0 완승 ‘챔스 복귀 성공적’ 어땠나?

    ‘루니 해트트릭 맨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 복귀한다. 맨유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 브뤼헤에 위치한 얀 브레이델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 브뤼헤와의 ‘15/16 UCL’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1,2차전 합계 7-1 대승을 거두며 UCL 조별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맨유가 UCL 조별예선에 복귀한 건 지난 13/14시즌 이후 2년 만이다. 맨유는 13/14시즌 리그 7위에 머물며 14/15시즌 UCL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올 시즌 무득점으로 침묵하던 웨인 루니는 이날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루니는 전반 20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기회를 노리던 루니는 멤피스 데 파이의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루니는 후반 4분 이번에는 안데르 에레라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기세를 탄 루니는 후반 11분 상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골키퍼 다리사이로 슈팅을 때려내며 경기 시작 56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루니의 활약으로 승기를 잡은 맨유는 후반 18분 에레라까지 득점을 신고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에도 우세한 경기를 펼치던 맨유는 결국 4-0 완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루니 해트트릭 맨유, 루니 해트트릭 맨유, 루니 해트트릭 맨유 루니 해트트릭 맨유, 루니 해트트릭 맨유 뉴스팀 seoulen@seoul.co.kr
  • [NPB] 꽃미남·빅보이 ‘나란히 침묵’

    [NPB] 꽃미남·빅보이 ‘나란히 침묵’

    이대호(오른쪽·소프트뱅크)에게도, 이대은(왼쪽·지바롯데)에게도 씁쓸한 밤이었다. 일본야구기구(NPB) 지바롯데와 소프트뱅크가 25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맞붙었다. 이대은이 선발로 출격해 일본 무대에서의 한국인 첫 10승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7월 30일 시즌 9승을 달성한 이후 세 차례 선발 등판했으나, 번번이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대호 역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대은은 7이닝 동안 7실점(7자책)하고 강판당했다. 삼진을 여섯 개 빼앗았지만, 볼넷을 여섯 개나 던졌다. 홈런도 두 방 맞았다. 이대은은 4-3으로 앞선 6회 말 4실점하면서 무너졌다. 이대은은 선두타자 우치카와 세이치와 이대호를 범타로 요리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세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상대 9번 타자 우에바야시 세이지에게 만루포를 얻어맞았다. 이대은의 평균자책점은 3.69로 치솟았다. 이대호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이대은과의 맞대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대호는 이대은만 만나면 작아진다. 일본 무대에서 이대은을 상대로 10타수 2안타로 부진하다. 이대호는 8회 마쓰나가 다카히로에게도 삼진을 당했다. 시즌 타율이 .314에서 .311로 떨어졌다. 소프트뱅크가 지바롯데에 7-4로 이겼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환구시보 “中, 한반도 갈등의 인질 되지 않을 것”

    9월 3일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둔 중국이 남북한 사이에 대결과 대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복잡한 국면이 펼쳐지자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외교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환구시보는 24일 ‘중국은 한반도 갈등의 인질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이 매체는 사설에서 남한과 북한을 동시에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먼저 “한국 언론은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을 한국과 가까워지는 중국에 대한 북한의 경고로 해석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중국과 북한이 대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여에 대한 불만으로 위기 국면을 조장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 북한과 한국 또는 다른 외부 세력이 중국의 열병식에 영향을 주려고 지금 도박을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설령 열병식을 방해하려는 세력이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중국은 이를 제압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면서 “남북한을 포함해 한반도를 둘러싼 어떤 세력도 중국을 마음대로 동원할 파워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힘과 지정학적 우위 때문에 중국은 결코 허수아비가 될 수 없다”면서 “물론 한반도 평화가 중국에도 큰 이익이 되지만 한반도에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중국이 제일 큰 손실을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반도 위기 국면과 관련해 다른 관영매체들이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환구시보가 최근 3일 연속 사설을 내고 중국의 입장을 대신하고 있다. 지난 22일자 사설에서는 중재자로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고 23일 사설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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