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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수 樂山樂水] 모두 마녀가 될 건가

    [김일수 樂山樂水] 모두 마녀가 될 건가

    어릴 적 춘궁기에 마을에선 가끔 도깨비에 홀려 길을 잃고 헤매다 돌아온 아낙들 얘기가 떠돌아다녔다. 극심한 허기를 견디다 못해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헛것을 보고 집을 나섰던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였다. 어둠은 도깨비들이 지배하는 세상 같았다. 어느덧 산업화가 진척되면서 마을에 전기가 들어왔고, 새로 개설된 철도를 따라 기차의 힘찬 고동소리가 어둠에 휩싸인 산골짜기의 새벽을 흔들어 깨웠다. 그 후론 도깨비가 사라졌다. 그런데 그 시절 마을에선 도깨비에 홀렸던 사람들을 이상한 눈초리로 째려보거나 배제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측은한 마음으로 그 아픈 이야기를 들어 주고 품어 주었다. 농사짓는 일은 애당초 혼자나 한 가족의 힘만으로 될 일이 아니란 걸 알았고, 품앗이 인력을 주고받으며 엮어 가는 농업에서 이웃의 인력 손실은 바로 자기 손실이라는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극한 춘궁기를 지나면서도 마을 사람들은 자신만의 살림을 산 것이 아니라 이웃의 핍절을 보살피면서 공동체의 살림을 함께 살아낸 것이다. 취락공동체는 이렇게 사랑과 정을 나누며 절대빈곤 속에서도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 왔다. 요즘 박근혜·최순실의 사적 인연을 통한 국정 농단 사태가 점점 드러나면서 우리는 극심한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국정의 위기요 나라의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북핵으로 인한 안보불안, 경제의 불안정에다 정치적인 대혼란마저 덮치고 나니, 이른바 위험 사회와 불안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 온 나라가 휩쓸려 가는 형국이다.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계도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언술을 쏟아내고 있다. 거칠게 언덕 아래로 달려가고는 있는데, 방향은 제대로 살펴보고 달리는지 사뭇 위태해 보인다. 너도나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말하지만,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탐욕과 무지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권 말기가 되기 무섭게 등장하는 권력 누수 현상과 측근의 스캔들, 바닥으로 추락하는 지지도를 우리는 늘 보아 오지 않았는가. 권력을 오남용했거나 권력에 빌붙어 사욕을 챙긴 인물들이 더 큰 문제가 아니었던가. 초유의 일이긴 하지만 검찰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비켜가서는 안 된다. 진실의 일단이 밝혀진 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불법의 무게가 중하다면 의회가 탄핵 절차를 밟는 게 정의를 세우기 위한 정치의 대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단적인 분노의 표출을 절제하고 대신 이성적인 방법으로 출구를 모색해 나갈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희대의 스캔들은 해외 언론들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고, 해외 동포들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명예감정에 깊은 상처를 받고 있다. 부끄럽고 기가 막힐 사건임이 틀림없지만 정치권과 언론, 종교, 문화예술계, 촛불을 들고 선 거리의 시민들까지 이 문제를 풀어 가는 데 책임 있는 한 주체로서 어떤 품격을 보여 주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만약 폭력혁명이나 시민항쟁을 꿈꾸는 무리가 있다면 현 상황을 일방적으로 너무 겉핥기식으로 본 과잉감정의 자리에 빠져들지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민주시민 사회는 극악한 범죄 혐의자라고 해서 형사절차적 인권을 박탈하거나 모욕을 퍼붓거나 폭력을 써서는 안 된다. 그것이 최소한 품격 있는 사회의 질서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너나 할 것 없이 공분할 만한 충분한 근거는 있지만, 문제는 문제대로 법적 절차를 따라 냉정하게 풀어 나가는 것이 세계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품격이다. 지금 우린 어떤가. 근대 초기 한때 서양사회에 풍미했던 어두운 마녀사냥의 광기에 이끌려 마녀 만들기에 광분하고 있지 않은지 차분히 주위를 성찰해 보자. 마치 마녀사냥에 나선 듯 극단적인 독설과 인격 살인을 불사하는 정치인들, 언론에 얼비치는 인사들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얼굴이 마녀를 닮아 가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볼 일이다. 이런 불안사회의 와중에서 아직 침묵하는 잠재적 다수의 국민들은 패권에 쏠린 일단의 인사들, 대안 없이 상처만 후벼 파는 말쟁이들보다 불안을 해소해 줄 제3지대의 진중한 인물들에 대한 기대를 키워 가고 있음을 알라.
  • [사설] 새누리 지도부, 당원 버림 받을 작정했나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이 국정 마비로 치닫고 있음에도 새누리당은 혼돈 그 자체다.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둘러싼 당내 분열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이 불거지면서 시작된 현 지도부에 대한 퇴진 압력은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당내 내홍이 거세지면서 결국 정진석 원내대표가 나서 “당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이 대표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최순실 국정 농단이 악화되면서 새누리당 전국 17개 시·도당 사무실 등으로 탈당 절차와 관련한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핵심 당원들 사이에서는 당 이탈 기류가 심상치 않다. 민심 이반의 흐름과 같다. 새누리당은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고 위기의 근원은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국정의 한 축인 새누리당 지도부의 책임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친위세력으로 국정 운영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 대표와 친박 지도부가 그동안 박 대통령의 국정 파행을 견제하라는 당 안팎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맹목적으로 감싸는 ‘호위무사’ 역을 자처한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5%로 추락하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지경이 됐다는 것 자체가 당 지도부로서의 자격 상실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난국 사태를 수습해야 하니 지도부에서 물러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이다. 당권을 내려놓으면 친박 전체가 비박계에 의해 폐족(廢族)으로 몰릴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다 또 최악으로 치닫는 국민적 분노가 어느 정도 누그러질 시점을 따지는 듯싶다. 지난 4일 밤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박계뿐만 아니라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가세한 퇴진 압력에도 꿋꿋하게 침묵으로 버틴 이유일 것이다. 이 대표는 청와대 정무·홍보 수석을 지내며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보좌한 데다 여당 대표가 된 이후에도 박 대통령의 의중을 앞장서 행동으로 옮긴 만큼 작금의 국정 문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태 수습의 첫걸음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국정의 한 축으로서 공동 책임을 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집권당으로서 국민 여론을 수용해 사퇴 결단을 내리고 거당적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는 것이 수순이다.
  • 오리온 1.9초의 기적

    추일승 감독 600경기 출전 대기록 자축 오리온이 전자랜드를 상대로 10연승을 달성했다. 중간순위에서도 삼성과 함께 공동 1위를 유지하며 2년 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오리온은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17시즌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82-8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014~15시즌 4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2014년 12월 25일 이래 전자랜드전 10연승을 이어 갔다. 이날 경기로 KBL 감독 중 통산 5번째로 정규시즌 6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팀 승리로 대기록을 자축했다. 시종일관 리드를 지키며 전반전을 마친 오리온은 3쿼터 들어 위기를 맞이했다. 최근 두 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치른 탓인지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제외한 국내선수들이 무득점으로 침묵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자랜드는 이날 한국무대 데뷔 이래 개인 최다인 33득점을 올린 제임스 켈리를 비롯해 6명이 골고루 득점을 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4쿼터에는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오리온이 점수를 벌리려 하면 전자랜드가 끈질기게 따라붙는 양상이었다. 4쿼터 5분 13초를 남기고 오리온의 애런 헤인즈가 상대의 U파울을 이끌어내 단숨에 4득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나 싶었지만 전자랜드는 켈리의 연속득점과 강상재의 골밑슛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1.9초를 남기고 80-80으로 팽팽히 맞서 오리온으로선 세 경기 연속 연장혈투를 염두에 뒀어야 했지만 이승현이 노마크 찬스를 살려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잠실에서는 삼성이 이적생 김태술(19득점 5어시스트)의 맹활약을 앞세워 ‘서울 라이벌’ SK를 상대로 88-8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울산에서는 홈팀 모비스가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86-75로 승리했다. 친정팀을 향해 맹폭을 쏟아부은 찰스 로드(24득점 19리바운드)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박주영이 끝냈다… 피날레 ‘서울 찬가’

    박주영이 끝냈다… 피날레 ‘서울 찬가’

    박주영 후반 13분 극적 결승골 4년 만에 정상… 6번째 우승컵 박주영(FC서울)이 믿기지 않는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서울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시즌 마지막인 38라운드 후반 13분 터진 박주영의 결승 골을 앞세워 전북을 1-0으로 눌렀다. 박주영은 윤일록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찔러 준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상대 수문장 권순태의 오른쪽을 꿰뚫었다. 전북의 파상공세를 이겨 낸 서울은 승점 70이 돼 전북(67)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포항을 지휘하던 2013년 마지막 38라운드에서 울산을 누르고 역전 우승했던 황선홍 서울 감독은 또다시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서울은 4년 만에 통산 여섯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까지 ‘더블’을 노린다. 황 감독은 흥분하지 않았다. 주장 오스마르가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를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가 아들을 목말 태운 채 건네받아 들어 올릴 때에도 손뼉만 마주쳤다. 황 감독은 “기쁘기도 하지만 만감이 교차했다”며 “다음 시즌엔 완벽하게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이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징계로 승점 9점을 삭감당한 것이 ‘찜찜한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이어 “어려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냉정한 자세로 임했다”고 공을 돌린 뒤 “미드필드 싸움에서 지지 않아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허리 싸움이 잘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33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다 승점 삭감 이후 주춤대면서 결국 발목이 잡힌 전북으로선 충격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다득점에서 다섯 골 앞서 이날 비기기만 해도 대회 3연패와 함께 다섯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지만 박주영의 일격이 천추의 한이 됐다. 최강희 감독은 “오늘 경기만 보면 서울은 우승할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치켜세운 뒤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승을 못한 책임은 절대적으로 감독이 져야 한다. 2주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있으니 빨리 후유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14경기를 침묵하다 결정적으로 우승에 기여한 박주영은 “전북을 꼭 꺾고 싶었다”며 입술을 깨물었고, 후반 투입돼 득점을 노렸으나 무위에 그친 이동국은 “1년 동안 고생한 모든 것이 날아간 기분”이라고 허탈해했다. 3위 제주는 상주를 3-0으로 물리쳤고, 4위 울산은 전남과 1-1로 비겨 제자리를 지켰다. 한편 전날 하위 스플릿 마지막 경기에서는 포항이 성남을, 인천이 수원FC를 모두 1-0으로 물리치고 각각 9위와 10위로 잔류를 확정했다. 수원FC는 다음 시즌 챌린지로 강등되고, 성남은 부천과의 챌린지 플레이오프를 2-1로 이긴 강원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검찰, 최순실-정호성 ‘국정 관련’ 통화내용 확보

    검찰, 최순실-정호성 ‘국정 관련’ 통화내용 확보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핵심인물 3명을 동시에 불러 조사했다. 6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최순실씨와 통화한 다수의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통화 내용에는 최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국정과 관련해 지시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의 ‘지시 사항’을 놓치지 않기 위해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은 최씨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는지, 또 박 대통령은 이에 어떤 지시를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나, 정 전 비서관은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과 최씨의 통화 녹음 파일이 확보되면서 최씨가 단순히 대통령 연설문 등을 수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최순실씨 ‘국정 농단’ 의혹의 파장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램스(Rams)

    숫양을 뜻하는 램스(Rams)가 이 영화의 제목이다. 아이슬란드의 양을 키우는 목장이 배경인 작품이라 수많은 양이 스크린에 등장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양을 키우는 형제의 침묵과 반목 그리고 우애에 대한 이야기다. 형인 키디(테오도르 줄리어슨)와 동생인 구미(시구르더 시거르존슨)는 한 목장을 반으로 나눠 각자의 영역에서 양을 치며 살고 있다. 울타리는 목장 경계에만 쳐진 것이 아니다. 두 사람 사이에도 울타리가 쳐 있다. 서로 대화하지 않고 지내온 지 벌써 40년째다. 어쩌다 사무적으로 할 말이 생기면, 쪽지에 적어 키디의 애완견을 통해 전달한다. 불화하는 형제지만 공통점도 있다. 무뚝뚝하고 고집스러운 성격도 그렇지만, 누구보다 양을 아낀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키우는 양을 대할 때 두 사람은 순한 양처럼 변한다. 지극정성으로 양을 키운 덕분에 키디와 구미는 우수 양 선발대회에서 나란히 1등과 2등을 차지하는 영예를 누린다. 물론 형에게 근소한 점수로 밀린 동생은 그 결과를 못마땅해하지만, 형제가 애정을 듬뿍 담아 양을 친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반대로 말하면, 두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큰 불행은 양을 잃는 일일 테다. 그런데 그런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마을에 갑자기 양 전염병이 돌면서, 양을 모두 도살해야 한다는 보건 당국의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정부의 강제 집행 절차에 따라 형제는 어쩔 수 없이 키우던 양들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방침을 키디는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 그는 공권력에 저항하다 붙잡혀 가기까지 한다. 동생은 다른 선택을 한다. 눈물을 쏟으며 본인이 직접 수십 마리의 양을 죽인 것이다. 의아스러운 구미의 행동. 여기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극단적 조치로 검역 직원들의 주의를 돌리고, 나머지 양들을 자기 집 지하실에 숨긴 것이다. 양이 사라진 마을에서 그는 양을 (몰래) 키우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이제 그것을 들키느냐 마느냐 하는 조마조마한 상황이 펼쳐진다. 과연 구미의 비밀은 계속 지켜질 수 있을까. 다들 예상하는 대로, 지켜질 수 없을 것이다. 모든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비밀이 깨지는 형태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이때 핵심은 어떤 비밀이 드러난 순간, 감춰져 있던 무엇이 함께 나타나느냐 하는 것이다. 비밀은 항상 의외의 진실이라는 그림자를 동반한다. 아주 오랫동안 남보다도 못하게 지내왔으나, 위기에 처한 동생이 결국 도움을 청하는 사람은 형이다. 형도 동생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는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혈육밖에 없다는 가족주의를 새삼스럽게 강조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위급한 고비에 맞닥뜨렸을 때만, 스스로도 모르던 진짜 소중한 가치를 찾게 된다는 사실이다. 40년이 지난 뒤라도. 3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기자회견 도중 울컥한 김병준…어제는 웃고 오늘은 운 이유는?

    기자회견 도중 울컥한 김병준…어제는 웃고 오늘은 운 이유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3일 총리직 수락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는 기자회견 도중에 울컥했다. 전날 총리 지명 이후 웃는 모습으로 기자들을 만난 것돠는 사뭇 다른 표정이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공식 회견을 가진 김 내정자는 자리에 앉아 다소 비장한 목소리로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김 내정자는 총리직을 수락한 배경, 대통령 검찰 수사와 탈당 문제 등 민감한 핵심 현안에 대해서까지도 차분하면서도 간명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원고의 마지막 단락으로 총리로서의 포부를 밝히는 대목에서 김 내정자는 울컥했다. 김 내정자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을 읽더니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잠시 말을 멈췄다. 침묵이 흘렀고 김 내정자가 “책임과 역사적 소명을 다하겠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목소리가 떨리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도 곧바로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마음을 추스르느라 애를 썼다. 침묵이 이어진 시간은 29초 가량이었다. 그러면서 “그 책임과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모두발언을 마무리했다. 김 내정자는 모두 발언을 마친 뒤 화장지로 눈물을 닦았다. 김 내정자는 눈물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저도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참여정부에 일하면서 아무래도 걱정이 많았을 것”이라며 “국가에 대한 걱정, 국정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 하고 싶었던 것을 다 못했다. 좌절하고 넘어지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정치로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지났다고 말씀하신 것에 동의했고, 학교에 가서 강의하고 글을 쓰면서 늘 가슴이 아팠다”며 “왜 우리 세상이 이렇게 갔나, 이보다 조금 더 나아질 수 없나, 무력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총리직 수락이 ‘노무현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노무현 정신에 부합한다고 본다”며 “노무현 정신의 본질은 이쪽저쪽 편을 가르는 게 아니라 국가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침묵의 장기 ‘신장’, 기능 회복 도와줄 오메가3 선택법은?

    침묵의 장기 ‘신장’, 기능 회복 도와줄 오메가3 선택법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신장은 70% 이상 손상이 진행돼도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다. 때문에 신장은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 올바른 식습관 관리와 콜레스테롤 조절, 금연이 생활화 돼야 한다. 또한 평소 신장질환에 좋은 영양소인 ‘오메가3’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급성신부전 및 신장이식 관련 명의로 손꼽히는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는 오메가3 지방산이 신장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황 교수는 인위적으로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도록 형질을 전환시킨 실험용 쥐를 이용해 허혈성(혈액공급이 충분치 않아 산소가 결핍된 상태) 신장손상이 회복되는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쥐들은 대조군에 비해 우수한 회복력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황 교수는 “오메가3 지방산이 염증세포 발현을 감소시키고, 신장 모세혈관의 안정성에 도움을 줬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신장학 분야에서 오메가3 지방산과 관련된 더 많은 임상 데이터가 쌓인다면 질병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오메가3 지방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못하는 불포화지방산으로, 음식이나 영양제를 통해 섭취해야 한다. 식약처 기준 오메가3 일일 권장 섭취량은 500~2000mg이다. 이에 시중엔 다양한 오메가3 제품들이 출시돼 있다. 그중 알티지(rTG)형태의 오메가3 제품은 기존 TG와 EE형태의 단점들을 보완한 최신형태로, 흡수율이나 흡수시간, 생체이용률이 높고 고순도 오메가3 추출이 가능하다. 알티지 오메가3 제품은 저온초임계 추출법을 이용해 제조된다. 저온초임계 추출은 일반적인 화학용매제 대신에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초고압상태에서 50℃ 미만의 열로 오메가3 지방산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과도한 열이나 산소가 발생하지 않아 오메가3의 산패나 영양소 변질이 없고, 화학용매제 잔류 걱정이 없어 고순도의 우수한 오메가3를 얻을 수 있다. 저온초임계 알티지 오메가3 브랜드 뉴트리코어는 3일 "rTG 제품은 오메가3의 주요 성분인 EPA와 DHA의 합이 80% 이상으로 매우 높고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화학 잔여물이 없어 깨끗하다"고 설명했다. 신장 관련 질환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의 실천과 함께 신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등 예방에 더욱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도 검찰 수사 받을까... “수사 받아야” 여론에 청와대도 입장 변화 기류

    박근혜 대통령도 검찰 수사 받을까... “수사 받아야” 여론에 청와대도 입장 변화 기류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검찰 수사를 받을 지 여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야권 3당을 비롯해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이 직접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도 “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다소 변화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야권 3당은 박 대통령의 직접 수사 수용 요구를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을 이번 사태의‘몸통’으로 지목하며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제는 박 대통령을 빼고는 진실을 밝힐 수 없다”며 “박 대통령까지 포함하는 성역 없는 특검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뜻을 같이 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제 대통령도 더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수사를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정부의 수반으로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지켜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에서도 비박계 중진들 사이에서 의혹의 중심에 선 박 대통령이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대통령께서 모든 진실을 국민 앞에 그대로 밝히고 사죄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특검이든 검찰이든 모든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자청하는 모습을 국민이 원한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대통령이 깊숙이 개입하고 주도한 사안인 만큼 대통령 자신이 수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청와대와 법무부에서도 다소 변화된 기류가 감지된다. 지금까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은 수사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일 “필요한 순간이 오면 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면서 ”검찰의 수사상황을 보고 그때 가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조사에 응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도 이날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전체회의에서 “가장 큰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꼬리인 최순실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의 지적에 “진상규명에 따라 수사 필요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정현 지도부사퇴 요구 거부 “내가 도둑질했나”…朴대통령 개각 사전교감설엔 침묵

    이정현 지도부사퇴 요구 거부 “내가 도둑질했나”…朴대통령 개각 사전교감설엔 침묵

    새누리당이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지도부와 중진의원 간담회를 열고 이를 언론에 공개까지 했으나 지도부 사퇴론을 둘러싸고 설전이 오가는 등 민망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정현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간담회에서 격론을 벌이다가 “저는 국민과 당원들로부터 선장으로서 권한을 위임받았다. 제주도까지 잘 가면 좋은데 이렇게, 어려운 일이 생겨 저도 당혹스럽고 당황스럽고 불안하고 겁난다”고 말했다. 이어 “잠 오는 약을 평소보다 세 배로 먹어도 잠이 안 온다. 이런 위기 극복을 위해 중진 의원들이 지혜와 능력을 나눠달라. 선출된 당 대표로서 위기 수습한 뒤 다시 이런 주문을 한다면 그때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지도부 사퇴 요구 거부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는데 그 와중에 민망한 말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비주류인 정병국 의원은 “안타깝지만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길은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정현 대표가 그동안 어떤 말을 했고, 무슨 일을 했는지까지 거론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게 국민적 여론이고 사태를 수습하는 길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정현 대표는 “내가 무슨 도둑질이나 해 먹은 것처럼, 누구하고 연관된 것처럼, 그런 식으로 오해할 수 있게끔, 과거에 뭐가 있는데 마치 안 한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그런 말은 공식 석상에서 적절하지 않는다고 본다”며 ‘발끈’했다. 또 “기왕 얘기 나온 김에 있는 대로 말씀해주세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현 대표의 다그침에 정병국 의원이 “지금 말싸움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기 언론도 다 있으니까 구체적으로 이정현이 뭘 어떻게 했다고 하는 걸 이야기하라”며 말을 이어갔다. 정병국 의원이 “당 대표시기 때문에 제가 자제하는 거다”라고 답하자 이정현 대표는 거듭 “자제하지 말라니깐요”라며 말싸움을 접지 않았다. 두 사람의 언쟁이 길어지자 김무성 전 대표가 슬그머니 일어나 회의장을 나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말싸움은 주변 의원들이 “그 정도로 하십시다”라며 말리면서 볼썽사납게 마무리됐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날 회의 중에 청와대가 국무총리 등 개각을 전격 발표한 데 대해 청와대와 이정현 대표 사이에 사전에 교감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구심도 나왔다. 실제로 회의 중 정병국 의원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내정자를 발표했다는데 사전에 아셨느냐”고 묻자 이정현 대표는 대답 대신 뭔가가 적힌 노란색 포스트잇을 들어 보였다. 이에 정병국 의원은 “대통령께 진언하려고 모였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여기서 백날 떠들어봐야 의미 없는 것 아니냐. 회의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반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배구] ‘타이스 맹폭’ 삼성화재 2연승 휘파람

    [프로배구] ‘타이스 맹폭’ 삼성화재 2연승 휘파람

    삼성화재가 시즌 초반 3연패 뒤에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반면 지난 시즌 챔피언인 OK저축은행은 벌써 4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1일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17 V리그 남자부 방문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삼성화재(2승3패·승점 7)는 지난달 28일 우리카드를 3-2로 이긴 데 이어 2연승으로 6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OK저축은행(1승4패·승점 3)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삼성화재는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타이스 덜 호스트가 이날도 변함없는 파괴력을 과시했다. 타이스는 상대 주포 마르코 보이치(14점)보다 배 이상 많은 29점(공격 성공률 57.44%)을 쓸어 담으며 승리를 견인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특유의 조직력이 실종된 채 고비처마다 범실이 나오며 스스로 무너졌다. 앞서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KGC인삼공사가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기며 개막 후 4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내고 탈꼴찌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부는 높이에서 갈렸다. 인삼공사는 블로킹 숫자에서 16-8로 도로공사에 크게 앞서며 완승했다. 인삼공사는 도로공사의 공격 대부분을 유효 블로킹으로 1차 차단한 뒤 반격을 통해 쉽게 득점했다. 도로공사는 정대영(14점), 배유나(10점)가 분전했으나 케네디 브라이언이 2점에 그치는 등 날개 공격수들이 침묵하며 완패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클릭! 청와대] 대통령·참모진·민심 사이 청와대 기자들도 공황상태

    [클릭! 청와대] 대통령·참모진·민심 사이 청와대 기자들도 공황상태

    “아~.” 지난달 30일 오후 5시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이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적 쇄신안을 읽어 내려가던 도중 기자들 사이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경질을 밝히는 대목에서였다. 그 탄성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혹시 수족 같은 3인방을 내치지 못할까 우려했던 조바심이 부지불식간에 표출된 것은 아닐까. 만일 박 대통령이 3인방을 손대지 않은 쇄신안을 발표했다면, 그다음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 최순실 사태로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래도 청와대 출입기자들만큼은 아닐 것 같다. 국정 최고책임자의 연설문이기에 청와대 기자들은 한 줄 한 줄 밑줄을 쳐 가며 의미를 찾아내려 애썼다. 대통령이 정책이나 정치 현안에 관해 결단을 내릴 때마다 의미를 분석하려 애썼다. 그런데 그 연설문과 그 결단이 ‘최순실의 결재’를 거친 것이라니…. 그동안 허깨비를 놓고 분석하고 머리를 쥐어짰다는 얘기인가. 할 수만 있다면 지난 6월 청와대를 출입하게 된 이후 썼던 기사들을 모두 삭제해 버리고 싶다. 반성도 하게 된다.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가끔 어이없는 실수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을 때 왜 좀 더 파고들지 않았을까. 사실 일부 참모에게 경위를 물어보긴 했지만, 그들도 정확한 것은 모르고 있었고 더이상 취재를 진전시킬 수 없었다. 그래도 설마 연설문이 외부로 나가 수정을 거쳐 돌아온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간혹 대통령은 옷을 어디서 구매할까라는 의문이 들긴 했지만, 대통령의 패션까지 파고드는 것은 선정적이고 곁가지라는 생각에 취재를 안 한 것도 부끄럽다. 요즘 청와대 기자실은 무거운 침묵이 지배하는 가운데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들린다. 그 한숨의 성격이 무엇인지 심리학자한테 물어보고 싶다. 한 기자는 “넋이 빠져서 그런지 다리에 힘이 없어 운전할 때 가속페달 밟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취재원인 청와대 참모들과의 식사 약속이 줄줄이 취소되고, 수석비서관들이 한꺼번에 옷을 벗는 바람에 취재망에 구멍이 뚫린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정말 괴로운 것은 여론과 청와대 사이의 괴리다. 청와대 밖에서 일반 국민을 만나 보면 금방이라도 나라가 결딴날 것 같다. 그런데 청와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나라가 그런대로 굴러갈 것 같다.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기사를 쓰려니 ‘정신분열증’에 걸릴 것만 같다. 나라가 잘될 수만 있다면 이런 정신 산란함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그런데 정말 나라는 잘될 수 있을까.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까. 청와대 밖에서 만나는 국민들의 감정은 한마디로 수치스러움인 것 같다. 이 감정은 인적 쇄신만으로는 해소가 안 된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직접 진상을 털어놓기를 바란다. 혹시 권위가 떨어질까 봐 주저하는 것이라면 그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다. 국민들 얘기를 들어 보면 권위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솔직히 밝힌다면, 그래서 국민들이 진정성을 느낀다면 오히려 바닥에서 다시 일어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이 흘리는 참회의 눈물은 상처받고 공황 상태에 빠진 국민들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는 청와대 출입기자의 고언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여야, 거국내각 총리 추천 절차·대통령 2선 후퇴 놓고 맞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여야, 거국내각 총리 추천 절차·대통령 2선 후퇴 놓고 맞서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파문 정국을 수습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국중립내각이 거론되고 있지만 논의의 시작점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거국내각이라는 개념이 헌법과 법률에 명시되지 않고 정치적으로만 존재하다 보니 모호한 측면이 많아 해석을 두고 여야가 곳곳에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각의 정치적 셈법이 얽혀 논쟁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여야는 시작부터 어려움에 부딪혔다. 당초 거국내각을 구성하라고 가장 먼저 주장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의 대선 주자들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설문 유출에 대해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를 하자 문 전 대표는 26일 “박 대통령은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강직한 분을 국무총리로 임명, 총리에게 국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라”고 강조했다. 침묵을 지키던 새누리당 지도부도 30일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듯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 대통령에게 김병준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와 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등을 거국내각의 총리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자 민주당은 “국면 전환용 꼼수”라며 반발, 거국내각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일 “거국내각을 제안하려면 적어도 제1야당 대표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전에 전화 한 통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야당의 협조를 받는다더니 사전에 의논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거국내각에 대한 이해에도 상당한 차이가 드러난다. 새누리당은 “여야가 동의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대통령에게 촉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야당이 동의할 만한 중립 성향의 총리를 임명하는 등 야권 인사 일부를 내각에 포함시킨다는 개념으로 이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동의’는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 동의 과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 교수와 같은 야권 성향의 정치권 밖 인사를 총리 후보로 추천한 것이 그런 맥락이다. 반면 야권은 박 대통령이 2선으로 아예 물러나 국정에서 사실상 손을 떼야 하고, 실질적인 전권을 쥐게 되는 거국내각의 총리를 여야가 협의를 거친 뒤 인선해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날 “거국중립내각 구성의 선결 조건은 ‘최순실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대통령의 눈물 어린 반성, 박 대통령의 탈당”이라면서 “중립내각 구성을 위해선 대통령이 3당 대표와 협의하고 그 결과의 산물로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그에 앞서 “대통령의 권한을 최소화하고 여야 합의로 임명된 총리가 국정을 수습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에서는 총리의 역할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에서 외교·안보는 박 대통령이 맡고 내치(內治)는 총리가 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에게 집중됐던 권한과 책임을 분산해 국무총리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도록 하는 책임총리제를 접목시킨 개념이다. 다만 국무총리에 대한 임명·해임권을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 보니 대통령을 견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SBS에 출연해 “거국중립내각 총리로 제안이 온다면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누가 됐든 적극적인 상태로 임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야가 진정으로 합의한다면 어느 누구도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프로야구] 안 터지네, 나테이박

    마산 홈구장서 불방망이 기대 올 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최고의 관전포인트였던 두산의 선발진 ‘판타스틱4’(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와 NC의 거포군단 ‘나테박이’(나성범, 테임즈, 박석민, 이호준)의 대결이 판타스틱4의 완승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두산은 지난 30일 잠실에서 열린 시리즈 2차전에서 8과3분의2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선발 장원준의 완투에 가까운 호투 속에 2승째를 쌓으며 구단 최초 통합 우승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지난 29일 1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1-0 승리를 이끈 니퍼트의 활약에 이은 ‘릴레이 완벽투’였다. 지난 2경기 니퍼트와 장원준이 남긴 기록을 합치면 20이닝 1실점, 평균자책은 0.45에 불과하다. 두산은 유일한 약점으로 꼽혔던 불펜까지 살아나면서 시리즈 내내 ‘철벽 마운드’로 나테박이를 압도하고 있다. 두산은 정규 시즌 15승 이상 투수가 4명이나 포진한 선발진에 비해 홍상삼, 이용찬,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셋업맨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재훈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불안감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1차전에서는 이용찬이 니퍼트에 이어 등판해 2와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현승도 1, 2차전을 모두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판타스틱4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반면 NC 타선의 핵인 ‘나테박이’는 판타스틱4의 위용 앞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나테박이의 2경기 기록은 타점과 득점 없이 29타수 4안타, 타율은 .138에 그쳤다. 115홈런과 425타점을 합작하는 등 막강 파괴력을 보여 줬던 정규시즌을 떠올려 보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초라한 성적이다. 문제는 나테박이의 타격감이 포스트시즌 들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NC는 LG와의 플레이오프(PO)를 치를 때도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고전했다. 4차전까지 간 PO 당시 나테박이는 모두 합쳐 52타수 10안타로 무기력했다. 특히 PO 3차전에서는 4명이 1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기다리던 화력은 한국시리즈에 와서도 살아나지 않았다. 1차전에서 니퍼트를 상대로 나성범만 유일하게 안타를 쳤고 2차전에서는 나성범, 테임즈와 이호준이 안타를 1개씩만 쳤을 뿐이다. 두산은 3차전에서 보우덴, NC는 최금강을 선발로 내세운다. 김경문 NC 감독조차 “3, 4선발은 우리가 밀린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선발진에서 두산이 앞선다. 벼랑 끝에 몰린 NC는 어떻게든 ‘나테박이’가 마산 홈구장에서 살아나기를 바라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백남기부터 최순실까지 침묵한 서울대 교수들 뒤늦은 시국선언 준비

    ‘백남기’부터 ‘최순실’까지 서울대 교수사회의 소극적인 태도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순실 게이트’로 학생들과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서울대 교수들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서울대 교수들이 31일 시국선언을 두고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서울대의 상징성을 생각할 때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대 학사 졸업 후 같은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있는 조모(31·여)씨는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시대 관악은 너무 수치스럽다”며 “말해야 하는 사람들이 말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학교 사회학과 졸업생 고모(38)씨는 “최순실 게이트는 앞서 광우병이나 국정 역사교과서 등과 다르게 이념과 정파적 갈등을 뛰어넘은 초유의 사태”라며 “여기에 침묵하는 것은 부끄러운 지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사회의 자기비판도 나온다. 서울대 83학번의 한 교수는 “제도권에서의 학문만 강조하는 지금의 구조는 교수들의 손톱, 발톱을 모두 뽑는다”며 “대학이 교수들에게 체제 순응적인 사고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1980~1990년대 이후 서울대가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해 왔는지 나를 포함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서울대 교수는 “민교협에서 교수들 이름을 포함해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한 행위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국선언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도 사회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행동하기 어렵다. 사실 교수들이 부끄러워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에 서울대 평의원회 관계자는 “(시국선언은) 민교협에서 하지 않겠느냐”며 “평의원회는 공식 기구여서 시국선언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서울대 민교협 관계자는 “시국선언을 빨리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전체 교수 집단의 서명을 받을지, 민교협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할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교협은 1987년 6월 26일 민주화를 위해 결성된 교수 단체로 민주주의와 관련된 교수사회의 목소리를 주도하는 단체다. 명희진 기자 mh46@seoul.co.kr
  • “최순실 국정 농단 엄정 수사... 박근혜 대통령 퇴진” 분노에 찬 대학가 시국선언

    “최순실 국정 농단 엄정 수사... 박근혜 대통령 퇴진” 분노에 찬 대학가 시국선언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거세지는 가운데 대학가에서 교수들과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31일 광운대 교수 64명은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 80주년 기념관 앞에서 ‘혼용무도(昏庸無道·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를 우려하는 광운대 교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이 문제의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은 진실을 덮으려는 변명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민주공동체로 발전하도록 감시하고 학생들에게 정의를 가르쳐야 할 지성인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현 내각 즉각 사퇴와 거국중립내각 구성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엄정한 특별검사제 즉각 실시 박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덕성여대에서는 교수들과 총학생회가 ‘국정농단, 민주주의 파괴,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순실은 박근혜 정권의 특혜로 민간재단을 설립해 재벌들에게 수백억을 받아내 자신의 잇속을 채웠고 정권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었다”면서 “대통령을 비롯해 이 사건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성역 없이 조사해 그들이 저지른 비리를 끝까지 파헤쳐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양대학교 교수 57명도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준엄히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통령을 조종하고 이에 아부하는 이들이 어우러져 이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의 전 분야에 걸쳐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실에 충격과 분노를 넘어 자괴감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낱낱이 진실을 고백하고 하루빨리 자진해서 하야한 후 수사를 받을 것을 준엄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인하대 교수 220명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인하대 교수들은 “봉건시대 역사를 통틀어서도 유례가 많지 않은 일”이라면서 “공직도 없는 일반인이 대통령을 좌지우지하며 안보와 외교부터 인사에 이르기까지 국정을 농단하고 자신의 사익을 무한대로 추구해 온 일이 21세기 민주국가에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제부터 과연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개탄하며 “박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퇴진하고 국민의 중론을 모아 국가시스템과 민주주의를 회생시킬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도 시국선언의 물결이 번졌다. 경북대 총학생회는 이날 대구 경북대 본관 앞에서 학생과 교수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과 이를 위시한 세력을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의 내각은 총 사퇴해야 한하며 특검을 실시해 박 대통령도 협조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침묵 깬 밥 딜런 “노벨상, 말문 막히는 영광”

    침묵 깬 밥 딜런 “노벨상, 말문 막히는 영광”

    “가능하다면 당연히 시상식 참석… 좋은 가사 위해 실패·희생 따라”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75)이 보름 가량의 침묵을 깨고 노벨문학상 수상을 수락했다. AP통신 등은 29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을 인용해 딜런이 지난 22일 저녁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15분가량 통화했으며, 다니우스 총장이 노벨문학상 수락 여부를 묻자 딜런은 “물론이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한림원 측은 또 딜런이 “수상 소식에 말문이 막혔다”며 “정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림원은 그러나,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딜런이 참석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최대한 딜런의 스케줄에 맞추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상식 참석이 강제 사항은 아니며, 딜런이 원한다면 연설이나 공연, 영상, 노래 등으로 시상식을 꾸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딜런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하다면 당연히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간 한림원과 연락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글쎄, 난 여기 있다”며 에둘러 답했다. 또 한림원이 자신의 노랫말을 호머 등 고대 그리스 시인과 견준 것에 대해서는 일부 노래가 “호머시풍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가사 해석에 있어 적임자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것들(가사의 의미)이 무엇인지 결정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딜런은 또 “가사를 쓰는 일은 왜, 누구를 위해, 무엇 때문에 쓰는지를 염두에 둬야 하는 강력한 작업”이라면서 좋은 가사를 쓰기 위해 수많은 실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것을 희생하는 일도 따른다”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홀로 이것을 겪어야 하고, 자기 자신만의 별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대중 가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그는 그간 한림원과 연락을 취하지도,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도 않았다. 이러한 딜런의 행동을 두고 “거만하고 무례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밥 딜런, 노벨문학상 수락…전화 안받은 이유는 “글쎄, 난 여기 있다”

    밥 딜런, 노벨문학상 수락…전화 안받은 이유는 “글쎄, 난 여기 있다”

    밥 딜런(75)이 노벨문학상 수상을 수락했다. 그동안 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밥 딜런은 마침내 전화통화를 통해 수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AFP통신 등은 28일(현지시간) 스웨덴한림원에 따르면 최근 밥 딜런이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과 전화통화로 노벨문학상 수락 여부에 대해 “상을 받을 거냐고요? 당연하죠”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딜런은 한림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말문이 막혔다”며 “영광스러운 상에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딜런은 지난 13일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고서 줄곧 한림원의 전화를 받지 않고 따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다니우스 사무총장은 딜런과의 연락을 포기했다며 “딜런과 가장 가까운 공동 제작자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해 친절한 답변을 받았고 현재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웨덴 작가이자 한림원 회원인 페르 베스트베리는 한림원과 언론의 연락을 피하고 침묵으로 일관한 딜런을 행동을 두고 “무례하고 건방지다”고 비판했다. 딜런이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딜런의 공식 홈페이지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표현이 등장했다가 다시 삭제돼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한림원은 딜런이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노벨문학상을 받으러 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딜런은 이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는지를 묻자 “물론이다. 가능하다면”이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그는 왜 한림원의 전화를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글쎄,난 여기 있다”고 둘러대며 즉답을 피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말 영화]

    사라진 살인마 렉터 박사를 찾아라 ■한니발(OBS 일요일 밤 10시 10분) 남녀주연상 포함 미국 아카데미 5관왕에 빛나는 범죄 스릴러 ‘양들의 침묵’ 1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희대의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는 여전히 앤서니 홉킨스가 연기하지만, FBI 요원 클라리스 스탈링 역은 조디 포스터가 고사하는 바람에 줄리안 무어로 바뀌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0년 전 연쇄살인마에게 납치된 상원의원의 딸을 구해내 명성을 얻었던 스탈링은 원칙주의자로 조직 내 골칫거리 신세가 됐다. 어느 날 마약 소굴 소탕 작전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마약 사범을 사살했다가 언론의 질타를 받으며 좌천 위기에 몰린다. 스탈링은 렉터 박사에게 살해될 뻔했던 재력가 메이슨으로부터 한 가지 제안을 받는다. 탈옥한 뒤 행방을 감춘 렉터 박사를 붙잡아 달라는 것. 2001년작. ■초콜릿(EBS1 토요일 밤 10시 45분) 스웨덴 출신으로 1985년 ‘개 같은 내 인생’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고, 1990년대 초 할리우드로 건너와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작품이다. 여배우 캐스팅이 화려하다. 줄리엣 비노쉬와 주디 덴치, 할스트롬 감독의 부인이기도 한 레나 올린, ‘매트릭스’로 유명한 캐리앤 모스, 그리고 아역 배우 빅투아르 티비솔 등이다.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초콜릿을 만드는 여자 비앙(줄리엣 비노쉬)이 어린 딸 아눅(빅투아르 티비솔)과 함께 찾아와 가게를 연다. 비앙의 초콜릿에 보수적인 마을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데…. 2000년작.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친박은 침묵·비박은 성토… 자중지란 與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친박은 침묵·비박은 성토… 자중지란 與

    “대응할 방법도, 구체적인 대안도 없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건으로 여권은 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적 쇄신을 하겠다고 밝힌 이후 3일째 침묵하고 있고,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의 새누리당 지도부는 청와대의 눈치만 살피고 있으며, 비박(비박근혜)계는 ‘성토전’에 여념이 없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8일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 “당을 진공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게 책임 있는 자세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특검을 수용했고, 대통령에게 전면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면서 “고민하고 계시니까 기다려야 한다. 중요한 공직을 바꾸는 게 그렇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이행하지 않으면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장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사람도 없다”면서 “무조건 격한 얘기들만 하고 있는데 좀 차분하고 진지하게 사태에 임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비박계의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서는 “다수의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모두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면서 “선거 때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다 걸어 놓은 사람들이 탈당하라고? 탈당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 무책임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게다가 새누리당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최순실 특검’ 카드마저 이날 야당에 제동이 걸리면서 여권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박 대통령이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고 해도 ‘교체 선수’로 들어갈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점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는 박 대통령과의 ‘선 긋기’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정병국 의원은 “이정현 대표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낸 박 대통령의 최측근 아니냐”면서 “그런 인식을 갖고 대통령을 보좌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이 국면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또한 비박계가 당을 장악하기 위한 정략적인 주장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자기부정’을 우려해 박 대통령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은 삼가는 분위기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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