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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접 때 남자친구 있나 왜 묻죠?” 日취준생들 ‘성희롱 면접’에 반기

    “면접 때 남자친구 있나 왜 묻죠?” 日취준생들 ‘성희롱 면접’에 반기

    와세다대학 학생 등 피해방지법 촉구 “입사 면접 때 ‘결혼은 할 거냐’, ‘남자친구는 있냐’ 같은 질문이 안 나오는 법이 없어요. 취업 활동 과정이 온통 불쾌한 기억들뿐입니다.” “당신처럼 예쁜 여자가 너무 또박또박 말하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면접이 끝난 뒤 ‘자, 수고했어요’라고 말하며 제 어깨를 만지는데도 입사에 불이익을 받을까 싶어 말 한마디 못 했어요.” 면접 등 취업활동 과정에서 가해지는 성희롱과 갑질 횡포 등이 일본에서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참다못한 대학생들이 힘을 모아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17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와세다대, 게이오대, 조치대 등 도쿄 소재 6개 대학 학생들이 결성한 ‘세이프 캠퍼스 유스 네트워크’ 소속 학생들은 지난 2일 지요다구 후생노동성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취업 희망자와 기업 간의) 압도적인 역학관계 불균형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성희롱 등을 어쩔 수 없이 참아 왔지만 이제는 침묵하지 않겠다”며 이달 말 확정할 정부의 ‘파와하라(힘을 바탕으로 한 횡포) 방지법’에 기존 직장인뿐 아니라 취업준비생에 대한 피해 방지 규정을 추가하라고 요구했다. 대학생들이 직접적으로 관련 입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파와하라 방지법은 직원에 대한 회사·상사의 괴롭힘·성희롱·폭언 등 횡포 금지 및 상담 창구 설치를 의무화한 것으로, 내년 6월부터 발효된다. 대학생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정부 법률안이 이미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의무’로 규정하고 취업준비생에 대해서는 단지 ‘권고’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회견에서 여대생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구직 활동을 하면서 참가했던 면접과 졸업생 설명회 등에서 ‘빨리 남자친구를 만들지 않으면 혼자 버려지게 된다’ 따위의 말들을 들었지만, 입사 전형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겁이 나 반박하지 못했다”며 “후배들에게는 이런 경험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회견에 배석한 미우라 마리 조치대 교수는 “대학 측도 학생들의 취업률을 신경 쓰다 보니 기업들이 잘못된 행동을 해도 강하게 (시정이나 사과를) 요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스파이가 된 中외교관 2명… 美네이비실 염탐 시도했다 추방

    스파이가 된 中외교관 2명… 美네이비실 염탐 시도했다 추방

    “진입 말라” 요구에도 美기지 무단 침입 첩보전 가열속 이 사건은 미중 모두 침묵 살얼음판인 1단계 무역합의 의식한 듯 USTR 대표 “2단계 협상, 中에 달렸다”미국 정부가 미군시설에 침입을 시도한 중국 대사관 직원 2명을 지난 10월 비밀리에 추방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외교관이 미국에서 첩보 혐의로 추방된 것은 1987년 이후 32년 만이다. 미국은 추방된 직원 가운데 최소 1명은 외교관 신분의 중국 정보 요원이라고 확신한다. 사건은 지난 9월 하순에 발생했다. 중국 대사관 직원들이 부인과 함께 버지니아주 노퍽 인근의 특수작전 부대가 있는 군사기지에 들어가려다 제지를 당했다. 이곳에는 미 해군 최정예 부대인 ‘네이비실팀6’ 본부가 있는 등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다. 이들 중국인은 차를 몰고 무단으로 기지 안으로 들어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출입 허가증이 없다는 것을 파악한 초소 위병이 부대를 떠나라고 요구했지만 계속 진입을 시도했고, 결국 소방차가 출동해 이들의 진입을 차단했다. 중국은 “(대사관) 직원들이 단순히 길을 잃은 것”이라며 “위병의 영어 지시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은 이들이 ‘떠나라’는 지시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이 기지에서 뭘 하려고 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기지의 보안 정도를 ‘간보기’한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이들이 제재 없어 부대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면 다음엔 고급 정보 요원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의아한 대목은 NYT 보도 전까지 이와 관련해 양국 당국이 모두 침묵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 외교관이나 정보 요원 맞추방 등 보복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여전히 ‘살얼음판’인 미중 무역협상을 의식해서라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 후 2단계 협상이 곧바로 시작된다고 트위터에 올렸지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모든 합의가 제대로 작동할지는 중국에 달려 있다”면서 2단계 협상 개시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문제를 합의하려고 시도하는 국면에서 스파이 사건은 양국 간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기자의 질문을 받고나서야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과 항의를 제기했다”며 “미국은 빈협약을 따라 외교관에게 신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첩보전은 이뿐만 아니다. 지난달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제리 춘싱리가 중국을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한 혐의로 징역 19년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중국 정보기관에 협조하는 바람에 중국에 있는 CIA 정보망이 수십년 만에 가장 크게 붕괴됐다. 특히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정보요원 수십명이 중국에 의해 살해되거나 투옥됐다. 대학 연구소와 농장도 무차별적인 첩보 대상이다. 2016년 한 중국 대학생이 미국 기업 농장에 들어가 옥수수 씨앗을 훔쳐 중국 기업에 넘기려다 붙잡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미국 기업이 개발한 씨앗을 중국에 성공적으로 보낸 적도 있었다. 연방수사국(FBI)과 국립보건원(NIH)은 미국에서 생의학적 연구 기술을 훔치는 학자들 특히 중국인을 근절하고자 하고 있다. 국가안보위원회(NSC)의 아시아 선임 담당이었던 에번 메데이로스는 “최근 10년 사이 중국이 많이 변했다”며 “중국의 정보 활동은 인적이거나 전자 형태로 더 교묘해졌고 더 공격적”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6승 1무’ 리버풀 사전에 패배란 없다

    ‘이러다 진짜 무패 우승?’ 요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는 ‘어차피 우승은 리버풀’ 분위기다. 반환점인 19라운드까지 두 경기를 남겨 둔 상황에서 16승1무(승점 49)를 질주하며 2위 레스터 시티(12승3무2패·승점 39)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14~15일 열린 17라운드에서 무함마드 살라흐가 2골을 터뜨린 리버풀이 왓퍼드를 2-0으로 제압한 반면 제이미 바디가 침묵한 레스터 시티는 노리치 시티와 1-1로 비기며 9연승에 실패, 승점 차이가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다. 갑작스러운 난조가 없다면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가 20개팀 체제로 개편된 1992~93시즌 이후 처음 정상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리그 통산 19회 우승을 달성하며 영원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회)와의 통산 우승 경쟁을 30년 만에 재점화하게 된다. 리버풀의 리그 우승은 1989~90시즌이 마지막이었다. 이제 축구 팬의 관심은 리버풀이 무패 우승을 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은 2003~04시즌 아스널(24승12무)이 마지막이었다. 2003~04시즌 당시 아스널이 17라운드까지 11승6무였던 점과 비교하면 리버풀이 얼마나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지 가늠이 된다. 현재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 FIFA클럽 월드컵까지 5개 대회를 병행하고 있어 무패 우승이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득점 2위(42골), 최소 실점 2위(14골)로 공수가 모두 탄탄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버풀이 연속 무패 기록을 갈아 치울지도 관심이다. 리버풀은 34경기 연속 무패(29승5무) 행진을 벌이고 있다. 마지막 패배는 올해 1월 지난 시즌 우승을 다투던 맨체스터 시티전(1-2)이었다. 역대 최고 기록은 2003년 5월~2004년 10월 아스널이 작성한 49경기 무패(36승13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새벽 운동 김노인을 노린다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새벽 운동 김노인을 노린다

    3개월마다 병원에서 고혈압 약을 처방받는 50대 A씨는 병원에 갈 때마다 항상 담당의사에게서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고혈압 증상을 관리하고 후유증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투약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환자 본인이 스스로 생활 습관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뚜렷한 사전 증상 없이 갑작스레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혈압이 높다고 해서 몸이 느끼는 증상이 심해지는 것도 아니다. 개인차가 많아 혈압이 높아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혈압이 조금만 올라가도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심장내과 전문의들은 15일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혈압이 급격히 높아져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생기는 악성 고혈압이 생기지 않는 한,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늦어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고혈압이 발견되더라도 뚜렷한 증상이 없어 고혈압 약 복용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또 일상 생활에 뚜렷한 불편함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넘겨버려서는 안 된다. 특히 장기간 고혈압 상태에 노출되면서 동시에 흡연이나 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을 동반하면 동맥 경화나 죽상경화 현상 등 다양한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고혈압은 발견되더라도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 고혈압 약도 건너뛰기 쉽고 전체적으로 치료가 소홀하기 쉬운 질병”이라면서 “고혈압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투약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은 물론 혈압 조절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압이란 우리 몸의 심장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짜낸 혈액이 동맥벽에 미치는 압력의 크기를 말한다. 심장이 수축할 때, 즉 심장이 피를 짜낼 때를 높은 수축기 혈압이라고 하고, 심장이 다음 수축을 준비하기 위해 심장에 혈액을 채울 때를 낮은 이완기 혈압이라고 한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고 찬 공기에 몸이 노출되기 쉬운 겨울철에는 일반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혈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속의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가 올라가고 열을 외부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관은 수축한다.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움츠러든 혈관이 결과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것이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외부에 적응하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고혈압 환자와 노인에게는 높아진 혈압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는 “혈압은 특히 아침에 눈을 뜰 때 올라가는 경우가 많고 추운 겨울철에 새벽 운동을 나가게 되면 혈압이 많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 아침에 심장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혈압 환자들은 기온이 많이 떨어진 겨울철에는 외출할 때 보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고 특히 새벽이나 아침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의대(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10도 떨어지면 수축기 혈압은 평균적으로 1.8㎜Hg, 이완기 혈압은 1.2㎜Hg 상승한다. 지난해 여름과 겨울의 평균 기온이 각각 25.4도, 1.3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겨울철에는 수축기 혈압 기준으로 4~5㎜Hg 정도 올랐다고 유추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이러한 계절별 혈압의 변화를 두고 ‘겨우 그 정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축기 혈압이 20㎜Hg만 상승해도 심혈관질환은 2배나 증가한다”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라고 지적했다.의료계에 따르면 실제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급사 등 주요 심혈관질환은 겨울철에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미국의 통계를 보면 심근경색 발생건수가 6~7월에 가장 낮고 1~2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 교수는 “미국에서도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겨울철 발생 건수가 여름철보다 50% 정도 많다”면서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겨울철 혈압 상승이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겨울철 고혈압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원 교수는 겨울철 혈압관리에서 ‘이것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4가지 행동 수칙을 제시했다. 첫째, 복용 중인 혈압약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 혈압약을 갑자기 중단하면 혈압이 반동현상으로 원래 자기 혈압보다 더 높아질 수 있고 이때 차가운 공기를 갑자기 접하면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혈압을 자주 확인한다. 전 세계 고혈압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가정용 전자 혈압계로 아침, 저녁 두 차례 측정한다. 아침은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아침식사 전, 혈압약 복용 전,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 후에 실시한다.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측정 빈도는 1~3회 정도로 한다. 혈압이 다소 높게 나오면 반복해서 측정하고 계속 혈압이 떨어지지 않으면 의료진을 찾는 것이 좋다. 셋째,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겨울철에는 운동량이 줄어들고 음식 섭취가 증가하기 때문에 유난히 비만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2018년 미국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중을 1㎏ 줄이면 수축기 혈압을 1㎜Hg 이상 낮출 수 있고, 체중 감량만으로도 최고 5㎜Hg 정도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겨울철에 뜨겁고 얼큰한 국물요리를 자주 찾다 보면 나트륨 섭취가 늘어날 수 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을 5㎜Hg 이상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넷째, 새벽 운동은 피한다. 혈압은 통상 잠에서 깨어나는 새벽에 가장 높다. 찬 공기에 몸이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응급상태를 맞을 수도 있다. 추운 날에는 운동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새벽 시간보다는 해가 뜬 오전이나 오후에 운동하고, 보온이 잘되는 편한 옷 차림으로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10분 정도 충분히 하되 평소 운동 능력을 넘는 무리한 운동을 피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최소 30분 이상, 주 5회 이상의 유산소 운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다만 겨울철에 운동을 하다가 가슴 중앙부 또는 왼쪽 가슴에 답답하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호흡곤란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심장질환 발병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심장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가슴 통증이 20분 이상 지속되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심하면 심근경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심근경색증의 발병 연령이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40대 남성 환자는 29% 정도 증가했다. 심혈관 질환이 더이상 노인성 질환이 아니라는 의미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고혈압도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치료를 멀리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고혈압을 정확히 알고 꾸준하게 관리해야 건강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 역설적으로 고혈압과 친해져야 고혈압을 이겨 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중국 CCTV 아스널 중계 취소하고 토트넘 녹화 틀어, 외질의 발언 때문

    중국 CCTV 아스널 중계 취소하고 토트넘 녹화 틀어, 외질의 발언 때문

    중국 국영 CCTV의 스포츠 채널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중계를 취소했다. 아스널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의 위구르족 발언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났기 때문이다. 원래 이 방송은 16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킥오프하는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의 경기 중계를 취소했다. 대신 15일 밤 11시에 시작하는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의 경기를 중국 현지 시간으로 16일 0시 10분부터 녹화로 중계한다. 독일 국적이지만 터키인의 피가 흐르는 외질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위구르족 문제에 침묵하는 무슬림과 중국에 대한 비판의 글을 게재했다. 외질은 위구르족을 “박해에 저항하는 전사들”이라고 표현하며 지지를 나타냈다. 외질 역시 이슬람 신도이다. 위구르족과 종교적·혈연적·문화적 친밀감을 가지고 있는 터키는 지금까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에 앞장 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했다. 위구르인들은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 자치주에 주로 거주하는데 무슬림이 대다수이며 중국과 민족적, 언어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탄압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당국은 이를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고도로 삼엄한 경계를 하는 정치범 수용소에 수백만명의 위구르인들을 수용해 한족과 중국 문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중국은 직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해명했다. 외질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중국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외질에 항의한다, 외질이 중국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해시태그를 붙이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외질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 팬들의 “마음을 해쳤다”고 밝혔다. 한편 아스널 구단은 중국 웨이보에 “외질의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 축구 클럽으로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며 거리를 두려 했다. 지난 10월에도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케츠의 대릴 모리 감독이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지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중국 팬들의 분노에 영향을 받은 중국 기업들이 스폰서 수원과 중계권 협상을 포기하면서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받았다. 영국 BBC는 별도의 해설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역시 ‘NBA 순간’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모리의 홍콩 발언에 비해 외질의 발언에 대해선 훨씬 더 절제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중국 국영 매체는 모리와 휴스턴이 아니라 NBA 자체를 타격한 반면, 이번에는 외질과 제한된 정도로만 아스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번에는 중국 국영 매체들이 앞장서 떠들지 않아 외질이 손실을 개인적으로 떠안을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침묵해 왔던 조국 이번엔 적극방어?

    침묵해 왔던 조국 이번엔 적극방어?

    ‘감찰중단 의혹’엔 적극 진술 나설 듯 서울대 조국 석·박사 논문 표절 조사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오는 15일 전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모습과 달리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15일 유 전 부시장의 구속 기한이 만료되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 라인의 총책임자였던 조 전 장관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공개 조사 원칙에 따라 정확한 소환 일정을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 관련자들이 감찰 무마 의혹을 모두 부인한 만큼 책임자인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은 검찰에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및 자녀 입시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 조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상반되는 태도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정확한 조사 일정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유 전 부시장 구속 기한 만료 전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 않느냐”며 “(조 전 장관이) 진술은 아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이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감찰 무마의 책임을 오롯이 뒤집어쓸 수 있기에 자기방어 차원에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불러 감찰 중단의 배경을 묻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지 판단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대는 조 전 장관의 석사·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본격적으로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월 서울대에 대한 국정감사 당시 조 전 장관의 박사 학위 논문이 영국 옥스퍼드대 및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의 논문 수십 곳을 베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에 따라 서울대 연구윤리위원회는 지난 4일 표절 의혹과 관련해 본조사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스타강사 요구에 여학생들 밖으로 몰아낸 파키스탄 대학 논란

    스타강사 요구에 여학생들 밖으로 몰아낸 파키스탄 대학 논란

    파키스탄의 한 대학이 초청강연을 맡은 연사의 요구에 따라 여학생들을 강제로 분리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파키스탄 페샤와르에 위치한 카이바르의학전문대학은 최근 전직 크리켓 선수이자 이슬람 설교자로 활동 중인 사이드 앤워(51)를 초청해 강연을 열었다. 익명의 관계자는 앤워가 연단에 오르기 전 여학생들을 따로 앉히라고 요구했고, 학교 측은 야외 무대 담장 밖으로 여학생들을 몰아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여학생들은 담장 너머로 들리는 연사의 목소리에만 의존해야 했다. SNS에 퍼진 당시 영상에는 울타리 뒤에 줄지어 앉은 여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한 학생은 “캠퍼스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명백한 성차별”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은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애초 여학생 분리 조치를 요구한 연사가 비이성적이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러나 강연 당일 연사와 학교 측의 성차별적 요구에 항의한 사람은 없었으며, 대부분 침묵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의 전직 여성 하원의원 부샤르 고하르는 “여성의 참여를 제한하고 통제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이날 강연에서 앤워는 자신의 인생사와 이슬람 율법이 어떻게 자신을 우울증으로부터 구해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무장 경호원의 호위 속에 학교에 나타난 그는 “종교를 통해 구원받을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말한 구원의 대상에 여성도 포함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남녀가 동석하는 것을 범죄시한다. 올 3월 파키스탄 동부의 한 대학교에서는 남녀 합동 행사에 불만을 가진 남학생이 교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기도 했다. 당시 파키스탄 에저턴대 영문과 학과장으로 정년퇴임을 4개월 앞두고 있었던 칼리드 하미드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학생들과 신입생 환영회를 준비하다 학생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교수를 살해한 카디브 후사인은 범행 직후 “혼성 행사는 이슬람에 반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경고했다”라고 소리쳤다. 경찰은 이 학생이 남녀가 함께 신입생 환영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반이슬람적 행위라 보고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우다사’ 박영선 박연수, 소개팅 애프터 결과는? “설렘 VS 고민”

    ‘우다사’ 박영선 박연수, 소개팅 애프터 결과는? “설렘 VS 고민”

    “다음에 또 보는 거예요” VS “솔직히 고민이 많이 돼요” MBN 예능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가 박영선X봉영식, 박연수X정주천의 설레는 첫 데이트를 진행, 두 커플의 ‘닮은 듯 다른’ 결말을 그려내며 관심을 폭발시켰다. 11일 방송한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이하 ‘우다사’) 5회에서는 지난 방송에서 각각 봉영식, 정주천과 소개팅을 진행했던 박영선, 박연수의 ‘설렘 가득 애프터 데이트’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박영선은 봉영식과 춘천 가는 기차에서 재회, 청춘 가득한 90년대를 추억하며 친밀감을 높였다. 춘천에서 농장 데이트를 즐기던 두 사람은 윷놀이 내기의 소원으로 팔짱을 끼는가 하면,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산책을 하다 봉영식의 즉석 제안으로 탱고를 췄다. 영화 ‘라라랜드’를 연상시키는 ‘우다사 명장면’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춘천호에서 카누를 타던 중 티격태격하며 ‘52세 입담’을 뽐낸 이들은 노을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에 젖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봉영식은 “말을 하면 그림에 뭘 흘리는 것 같아 (석양 아래 박영선을) 보고만 있었다”고 마음을 고백했고, “다음에 만날 땐 부탁이 있어요. 조금만 더 드세요”라고 말해 박영선을 감동시켰다. 뒤이어 “또 보는 거예요”라는 말과 함께 “딸에게 행복한 당신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덧붙인 터. 봉영식의 깊은 마음 표현에 박영선은 “고맙고 감사하다”고 답하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고, 화면으로 지켜보던 ‘우다사 메이트’들 또한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만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뒤이어 박연수와 정주천의 데이트가 펼쳐졌다. 정주천은 박연수와의 첫 야외 데이트를 위해 직접 볶아 내린 커피와 핫팩을 준비하는 정성을 보였고,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남이섬으로 향했다. 이들의 첫 데이트 코스는 공중에서 남이섬으로 직접 도착하는 짚라인. 평소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박연수는 정주천을 위해 큰 용기를 내 눈을 감고 짚라인에 도전했고, 이후 더욱 편해진 모습으로 ‘산책 데이트’를 즐겼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90년대 인싸 놀이’의 일환으로 낙엽을 던지는 CF 패러디를 시작했고, 얼굴에 낙엽을 뿌리며 장난을 치다가도 서로에게 붙은 낙엽을 세심하게 털어주며 로맨스를 꽃피웠다. 이후 두 사람은 캠핑장으로 향해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정주천은 박연수를 위해 스테이크와 ‘불삼볶음면’을 만들어줬고, 박연수 또한 정주천에게 ‘스마일 감자전’을 대접했다. 식사 후 박연수는 “나를 위해 뭔가를 해주는 상황이 고맙고 좋으면서도, 서로의 다른 상황으로 인해 벽이 있는 것 같다”며 “아이들의 전화가 올 때 주천 씨 앞에서 연락을 받는 게 불편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정주천은 “앞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 가면 된다”며 끊임없는 ‘직진 고백’을 감행했지만, 속마음 인터뷰에서 박연수는 “너무 좋은 사람인데 솔직히 고민이 많이 된다. (정주천이) 아이들을 챙기는 배려심까지도 마음이 아프다”고 밝혀 ‘우다사 메이트’들의 짙은 공감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호란은 ‘고양이 집사’로 살고 있는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 집으로 놀러온 부부 뮤지션 친구들과 즉석 연습으로 하모니를 맞춘 호란은 즉석에서 밥상을 뚝딱 차려내는 요리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식사 도중 호란은 “연애 안 하나?”라는 질문에 “할 것 같아, 안 할 것 같아?”라는 돌발 답변으로 VCR을 지켜보던 ‘우다사 메이트’들을 놀라게 했다. 뒤이어 호란은 “연애 하는 거죠?”라는 추궁에 “저 정도면 대답한 것 같은데”라며, “좋게 (만나고 있다)”라고 밝혀 출연진들의 축하를 받았다. 이어진 예고편에서 호란의 남자친구가 ‘우다사 하우스’를 방문하는 모습이 담겨,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남자로서의 ‘직진 매력’을 풀가동한 봉영식과 정주천의 박력 넘치는 모습이 시청자들까지 ‘심쿵’시키는 동시에, 봉영식과 다음 만남을 약속한 박영선과 아직까지 마음을 온전히 열지 못한 박연수의 서로 다른 온도차가 ‘현실’을 일깨운 한 회였다. 나아가 ‘이상형’ 다니엘 헤니의 깜짝 ‘응원 영상편지’에 충만한 용기를 얻은 김경란의 모습과, 열애를 조심스럽게 고백한 호란까지 ‘우다사 메이트’들의 새로운 시작이 그려지며 흐뭇한 미소를 안겼다. 시청자들 또한 뜨거운 응원과 박수로 이들의 ‘꽃길’을 소원했다. “데이트를 완벽하게 리드해 나가는 봉영식 씨의 남자다운 모습에 심쿵” “지아-지욱이의 마음까지 신경써주는 윤주천 씨의 모습이 멋졌어요” “중년의 데이트에 이렇게 설레긴 또 처음” “박영선-박연수 언니의 어떤 선택이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갑자기 분위기 헤니! 김경란 ‘찐 미소’에 내가 다 행복했네” “이제 김경란-박은혜씨의 새 출발만 남았나요?” 등 역대급 피드백이 이어졌다. ‘우다사’ 6회는 18일 수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타임’ 올해의 인물 환경운동가 툰베리

    ‘타임’ 올해의 인물 환경운동가 툰베리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스웨덴의 14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11일 CNN이 보도했다. 툰베리는 올해 세계를 누비며 국제사회에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잡지는 매년 연말에 12개월간 가장 영향력 있었던 인물, 단체, 운동 혹은 발견을 선정해 특집으로 다룬다. 지난해엔 업무 활동으로 인해 공격 대상이 된 언론인의 모임인 ‘가디언즈’가, 2017년엔 성범죄를 고발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단체인 ‘침묵을 깨는 사람들’이 선정됐다. 올해 후보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낸시 펠로시 미 민주당 하원의장 등이 포함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리뷰]맨손의 ‘차르’와 러시아 최고 악단이 펼친 판타지 롤러코스터 여정

    [리뷰]맨손의 ‘차르’와 러시아 최고 악단이 펼친 판타지 롤러코스터 여정

    풍성하고 흰 곱슬머리가 인상적인 큰 체구의 악장이 80여명의 단원을 이끌고 무대에 올랐다. 오보에 연주자가 라(A)음을 내자 다른 연주자들도 그 음에 맞춰 악기를 조율했다. 이어 악장이 다시 한번 바이올린으로 현악기를 조율하고 모두 자리에 앉았다. 앞으로 2시간가량 음악 여정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도 이미 박수 칠 준비를 하며 마에스트로가 등장할 무대 왼쪽 출입문을 응시했다. 그러나 문은 열리 않았고, 악장과 단원들은 익숙한 듯 표정의 동요조차 없었다. 그렇게 침묵의 시간이 2분쯤 흐르자 문이 열리고, 흰 수염이 덥수룩한 지휘자가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포디움(지휘대)도, 지휘봉도 없이 맨손으로 단원들 가운데 선 그는 말없이 허공에 두 주먹을 모으더니 서서히 오른손을 펼쳤다. 그의 손끝에서 은은한 플루트 소리가 시작됐고, 그리스 신화 속 호숫가의 나른한 오후 풍경이 펼쳐졌다.지난 10일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연주회는 클래식 악기로 떠나는 판타지 시간 여행이었다. 열차를 이끄는 기관장은 러시아 클래식의 ‘차르’(황제) 발레리 게르기예프(66), 그의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는 기관원들은 러시아 최고의 악단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다. 1783년 창단 이래 베를리오즈, 폰 뵐로, 차이콥스키, 말러, 라흐마니노프 등의 지휘를 거치며 가장 러시아다운 소리를 내는 전통을 세웠다. 게르기예프는 1988년 마린스키 음악감독을, 1996년 총예술감독을 맡아 30년 넘게 오케스트라를 조율해왔다.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클로드 드뷔시 대표작 ‘목신의 오후 전주곡’으로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게르기예프의 악사들은 드뷔시가 신화 속 목축을 관장하는 ‘목신’의 욕망과 꿈을 그린 이 곡을 몽환적으로 그려내며 청중을 고대 그리스로 인도했다. 반복되는 플루트 연주와 우아한 음색의 하프 연주는 팍팍한 일상을 잊고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최면 주술처럼 다가왔다. 협연자로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2)은 등장만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금빛 스팽글 장식 롱드레스를 입은 클라라는 콘서트홀 조명 아래 금빛으로 반짝였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35번으로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 그는 객석에서 쏟아내는 박수에 바흐 바이올린 소나타 2번 중 안단테 연주로 화답했다.20분간 인터미션(쉬는시간)이 지나고 2부 조명이 켜지면서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의 본격적인 마법이 시작됐다. 이들이 들고 온 작품은 무소르그스키의 천재성이 압축된 ‘전람회의 그림’이었다. 무소르그스키가 절친 빅토르 하르트만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유작 전시회에서 받은 인상을 악보에 펼친 모음곡이다. 10개의 소품곡에 10개의 그림과 이야기를 담았고, 변주되며 반복 삽입되는 연주 ‘프롬나드’(promenade·산책)가 이야기 전환 기능을 한다. 지휘봉 대신 섬세한 맨손 지휘를 즐기는 게르기예프의 두 손은 벌새의 날갯짓부터 호수의 잔물결까지 오가며 음표의 미세한 떨림과 잔향까지 계산해냈다. 그의 손짓은 숙련된 악사들의 일사불란한 연주를 통해 지하 세계의 난쟁이와 육중한 말들이 끄는 마차를 무대 위로 소환하는가 하면, 관객을 롤러코스터에 태워 프랑스 파리 튈르리 궁전부터 고대 로마 시대 지하무덤 ‘카타콤’까지 내달렸다. 연주의 절정인 제10곡 ‘키예프의 대문’에 이르러서는 러시아 악단만이 낼 수 있는 장엄한 행진곡으로 여정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자축했다.게르기예프와 오케스트라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처럼 마린스키 극장에서 수도 없이 연주했을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중 자장가와 피날레,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을 덤으로 들려줬다. ‘전람회의 그림’에서 목관악기와 금관악기, 타악기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더니 앙코르 연주에서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등 현악기의 무한한 매력을 뿜어냈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롯데콘서트홀 측에 게르기예프의 입장이 늦은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다른 연주회에서는 30~40분씩 늦기도 해 클래식 팬들은 이번에도 그의 지각을 의심했다. “지휘자는 이미 준비가 다 끝났는데 늦게 도착한 관객이 많아 관객이 조금이라도 더 자리에 앉을 수 있기를 기다렸다가 나오신 거예요.” 공연장 측의 대답이다. 1시간 20분으로 예정됐던 이날 연주회는 밤 10시를 훌쩍 넘어 끝났다. 준비한 연주에 이어 앙코르 연주를 2곡이나 선보이고 사인회까지 참석한 거장의 눈가 주름에는 행복이라는 감정이 담겨 있는 듯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메리엄-웹스터 사전 올해의 단어 ‘they’, 이 두 ‘they’ 덕분이지

    메리엄-웹스터 사전 올해의 단어 ‘they’, 이 두 ‘they’ 덕분이지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성별을 특정하지 않는 복수 인칭 대명사 ‘they’(그들)를 뽑았는데 이 두 ‘they’ 때문이다. 사전 측은 “올해의 단어가 데이터에 의해 결정됐다”며 이 단어의 온라인 검색 건수가 지난해보다 313% 폭증했다는 것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고 영국 BBC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에밀리 브루스터 메리엄-웹스터 수석편집장은 “대명사(Pronoun)는 ‘가다’, ‘생각하다’, ‘갖다’처럼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단어인데도 종종 사전 이용자들에게 무시당해 왔다”면서 “하지만 지난 일년 동안 사람들은 수도 없이 ‘그들’을 뜻하는 이 단어를 마주쳤고 검색량도 극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they’의 검색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제3의 성(性)을 표방한 모델 오슬로 그레이스 덕분이다. 그는 지난 1월 파리패션위크를 주름잡은 뒤 패션잡지 보그와 ‘데이즈드 앤드 컨퓨즈드’에 성적 정체성과 패션계 뒷얘기를 털어놓으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미국 하원의원 프라밀라 자야팔(민주·워싱턴)이 어릴 적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겪은 경험을 털어놓으며 성 소수자(LGBTQ) 권리 옹호를 내세운 것도 계기가 됐다. 또 지난 3월 역시 제3의 성이라고 커밍아웃한 영국 팝스타 샘 스미스가 9월부터 소셜미디어에 ‘they’란 단어를 계속 쓰면서 꾸준히 화제가 됐다.제3의 성 모델 아예샤 탄 존스는 9월 구찌 쇼 캣워크 도중 침묵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고 영국에서도 트래비스 알라반자가 트랜스젠더들을 혐오하는 이로부터 버거 세례를 받았고, 암루 알카드히는 무슬림 드래그퀸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을 토로한 회고록 ‘유니콘’을 내놓아 화제를 이어갔다. 성 소수자 권리 옹호단체 GLAAD의 닉 애덤스 사무국장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언어와 문화가 점점 긍정적·포용적 모습을 띠고 있다”고 환영했다. 사실 복수 대명사인데 이 단어는 제3의 성을 지닌 사람을 가리키는 단수 대명사로 바뀌었다. 사전 측은 “인칭 대명사처럼 가장 기본적인 단어가 가장 많은 검색어가 됐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영어에는 성 중립적인 단수 명사가, 예를 들어 ‘everyone’이나 ‘someone’ 같은 것 말고는 부족해 ‘they’가 600년 넘게 써온 의미와 다르게 전환됐다”고 의미를 짚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정한 올해의 단어 2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하원 탄핵조사와 관련이 있는 ‘quid pro quo’(퀴드 프로 쿼·대가)가 자리했고 ‘impeach’(탄핵)도 검색량이 급증한 단어로 지목됐다. 뉴욕 메트로 갈라에 오른 작품 제목 ‘camp’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조사와 관련해 ‘justice’(정의)가 올해의 단어에 선정됐고 2017년부터 2014년까지 ‘feminism’(페미니즘), ‘surreal’(초현실), ‘-ism’(-이즘), ‘culture’(문화)가 뽑혔다. 지난달 콜린스 사전도 ‘제3의 성’을 가리키는 ‘non-binary’를 새로운 단어로 추가했다. 이 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는 ‘climate strike’(기후 파업)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타다, 택시와 구체적 상생 대안 제시하라” “혁신은 국회의원·장관 아닌 국민이 판단”

    “타다, 택시와 구체적 상생 대안 제시하라” “혁신은 국회의원·장관 아닌 국민이 판단”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타다 금지법) 개정을 둘러싸고 이재웅 쏘카 대표의 비난에 침묵하던 국토교통부가 공식적으로 이를 맞받아쳤다. 하지만 이 대표와 정부 간 공방엔 정작 택시 서비스 개선과 시민들의 이동권 보장은 빠져 있어 ‘누구를 위한 날 선 비판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도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타다는 혁신 산업을 죽일 거냐 살릴 거냐라는 이분법적인 논쟁으로 몰고 가지 말고 택시와의 구체적인 상생 대안을 제시하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상생안 발표 이후 택시제도 개편 논의가 진행되던 10월 7일 타다가 서비스 전국 확대와 차량 1만대 증차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김 정책관은 “타다 측에서는 상생 협력할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이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한 택시와는 어떤 대화의 노력을 했는지 정말 궁금하다”면서 “우리가 알기로 타다는 택시업계와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에 앞서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타다는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면서 “법이 통과되고 공포되는 순간 국민의 이동 편익을 가장 우선에 놓고 다니던 타다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은) 타다 금지법이자 모빌리티 금지법, 혁신 금지법, 붉은 깃발법”이라고 강조했다. 타다가 혁신 기업이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혁신 여부는 소비자가 판단하고, 혁신 서비스가 아니면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한다”면서 “이제라도 혁신은 민간에 맡기면 좋겠다. 혁신인지 아닌지는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아닌 국민이 판단한다”고 맞섰다. 이런 공방에도 불구하고 국민 이동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빠지면서, 양측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타다가 법의 허점을 이용한 변칙적이고 편법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국민 이동권 보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택시와 플랫폼 모빌리티업계의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택시 서비스가 개선됐다고 느끼거나 심야시간에 택시 잡기가 편해졌다고 느끼는 국민은 적기 때문에 ‘타다 금지법’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타다가 택시업계와의 상생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플랫폼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택시에서 플랫폼 모빌리티로 서비스가 전환되는 징검다리 같은 것”이라면서 “일정 시간이 흘러 플랫폼 모빌리티와 택시가 같이 운영되는 환경이 되면 좀더 사업 영역이 확장될 것인데 타다가 과도하게 자기주장만 하면서 다른 형태의 사업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업계에 따르면 타다 기사들은 ‘타다 금지법 철회를 바라는 타다 드라이버 서명운동’에 나섰다. 11일까지 온라인 서명 300개를 모아 국회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타다, 택시와 구체적 상생 대안 제시하라” “혁신은 국회의원·장관 아닌 국민이 판단”

    “타다, 택시와 구체적 상생 대안 제시하라” “혁신은 국회의원·장관 아닌 국민이 판단”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타다 금지법) 개정을 둘러싸고 이재웅 쏘카 대표의 비난에 침묵하던 국토교통부가 공식적으로 이를 맞받아쳤다. 하지만 이 대표와 정부 간 공방엔 정작 택시 서비스 개선과 시민들의 이동권 보장은 빠져 있어 ‘누구를 위한 날 선 비판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도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타다는 혁신 산업을 죽일 거냐 살릴 거냐 라는 이분법적인 논쟁으로 몰고 가지 말고 택시와의 구체적인 상생 대안을 제시하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상생안 발표 이후 택시제도 개편 논의가 진행되던 10월 7일 타다가 서비스의 전국 확대와 차량 1만대 증차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김 정책관은 “타다 측에서는 상생 협력할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이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한 택시와는 어떤 대화의 노력을 했는지 정말 궁금하다”면서 “우리가 알기로 타다는 택시업계와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에 앞서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타다는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면서 “법이 통과되고 공포되는 순간 국민의 이동 편익을 가장 우선에 놓고 다니던 타다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은) 타다 금지법이자 모빌리티 금지법, 혁신 금지법, 붉은 깃발법”이라고 강조했다. 타다가 혁신 기업이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혁신 여부는 소비자가 판단하고, 혁신 서비스가 아니면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한다”면서 “이제라도 혁신은 민간에 맡기면 좋겠다. 혁신인지 아닌지는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아닌 국민이 판단한다”고 맞섰다. 이런 공방에도 불구하고 국민 이동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빠지면서, 양측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타다가 법의 허점을 이용한 변칙적이고 편법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국민 이동권 보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택시와 플랫폼 모빌리티업계의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택시 서비스가 개선됐다고 느끼거나 심야시간에 택시 잡기가 편해졌다고 느끼는 국민은 적기 때문에 ‘타다 금지법’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타다가 택시업계와의 상생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플랫폼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택시에서 플랫폼 모빌리티로 서비스가 전환되는 징검다리 같은 것”이라면서 “일정 시간이 흘러 플랫폼 모빌리티와 택시가 같이 운영되는 환경이 되면 좀더 사업 영역이 확장될 것인데 타다가 과도하게 자기주장만 하면서 다른 형태의 사업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도발 선 넘지 말라, 벼랑끝 경고… 시한 넘기지 말라, 계산된 침묵

    도발 선 넘지 말라, 벼랑끝 경고… 시한 넘기지 말라, 계산된 침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며 강력한 대북 경고에 나선지 하루 만인 9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발사 및 추가 도발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한 것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협상의 레드라인을 건너지 않도록 경고한 것으로 읽힌다. 그간의 말싸움에서 그치지 않고 대북제재 결의 등 소위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재선을 앞두고 북한 문제가 악재로 불거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미국은 11일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 요청과 함께 대북 정밀 감시도 강화했다. 미군 정찰기는 10일 한반도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등 지난 7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로켓 엔진 시험 이후 연일 상공을 날고 있다. 북한이 ICBM 도발까지 가지 않도록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그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애써 대응하지 않았다. 북한은 올해 13차례에 걸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는데 미국은 단 4건의 독자제재로 맞섰다. 지난해 11건과 비교해 적다. 하지만 ICBM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기 때문에 내년 재선에 큰 걸림돌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실험 및 ICBM 발사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다른 자신만의 외교적 치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북한이 ICBM이라는 선을 넘으면 반(反)트럼프 진영의 언론 및 민주당의 공세가 거세진다. 따라서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수세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 ‘때리고 어를 수’밖에 없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거래의 달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도 내년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 ‘더 잃을 게 없다’는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을 맞설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 “이에 유엔 안보리를 동원, 북한에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안보리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발을 이어 갈 경우 뒷배로 여기는 중러 역시 도울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대북 제재의 공고화도 꾀하는 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보리 회의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논의를 무산시켰다는 점에서 일종의 대북 유화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이날 “미국이 11일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하면서 10일 예정됐던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문제 토론회가 무산됐다”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 비핵화 합의 타결을 시도한 2년간의 외교적 노력을 지키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채담, “성인배우 즐거워” 지인+가족도 응원 [종합]

    이채담, “성인배우 즐거워” 지인+가족도 응원 [종합]

    채널A의 신개념 침묵 예능 ‘아이콘택트’가 불 맛처럼 맵고 뜨거운, 새로운 눈 맞춤 스터디 두 건으로 웃음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지난 9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는 ‘성인배우계 원톱’ 이채담이 출연했다. 이채담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남자분들은 저를 많이 아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보통 이 직업은 1년이 고비다”며 “자기 직업을 숨기고 일하다가 오픈되면서 주변 소문에 못 참고 떠나곤 하는데 나는 롱런했다. 내 직업을 좋아하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도 성인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채담은 “처음에는 숨길까 했는데 순탄하게 넘어갔다”며 “아빠가 어느 날 아무렇지 않게 ‘내 친구가 너 봤다고 하더라. 열심히 해’라고 하시더라, 지금은 지인들과 가족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직업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이 들 때까지 계속 일하고 싶다”며 “‘나중에 자식이 어떻게 생각할 것 같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엄마는 당당한데 너는 부끄럽냐’ ‘엄마가 하는 일은 남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싶다”고 당당하다고 말했다. 이채담은 “선배 성인배우이자 제가 ‘여신’이라고 부르는 백세리 언니와 눈맞춤을 하고 싶다”며 “4~5년간 정말 친하게 지냈는데, 언니가 하루아침에 연락처를 바꾸고 잠수를 탄 데다 은퇴까지 해 버렸다”고 사연을 전했다. 눈맞춤방에 나타난 백세리는 “저는 초등교사 출신 성인배우”라며 “약 10년 전 임용고시 패스 후 초등 정교사로 발령을 받았다”고 자기소개를 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백세리는 “부모님께는 노출 연기에 대해 알린 적 없다”며 “내가 너무 돈 욕심에 노출과 관련된 일만 해 온 게 아닌가”라고 이채담과는 사뭇 다른 스트레스를 고백했다. 마침내 이채담과 백세리의 눈맞춤이 시작됐고, 따뜻한 이채담의 시선과 달리 백세리는 불안한 듯 굳은 표정과 눈빛을 보였다. 백세리는 “작년에 아버지가 암진단을 받으셨다고 하셔서 모든 게 무너진 것 같았다”며 “그리고 여러 ‘악플’을 보는데, 내가 성인배우를 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힘들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이채담은 “나 역시 안 좋은 생각을 하고, 세상의 끝자락에 있기도 했다”며 “같은 직업이니 더 서로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나한테 얘기를 해 주지”라며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했다. 눈물짓는 백세리를 보던 이채담은 “힘들 때 언제든지 얘기해. 이제 잠수 안 탈 자신 있어?”라고 물었고 ‘선택의 문’이 등장했다. 잠시 고민하는 듯하던 백세리는 “약속할게”라며 이채담을 끌어안았고, 함께 손을 잡고 방을 나갔다. 이채담은 “솔직히 처음엔 언니가 마음을 열까 많이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다”라고, 백세리는 “저도 잘 한 것 같다. 이렇게 제 아픔을 보여줌으로써,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도 더 당당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눈맞춤 소감을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100대 국정과제, 성과가 없다… 공정·공감의 동력 되살려야

    100대 국정과제, 성과가 없다… 공정·공감의 동력 되살려야

    다섯 가지 원리가 있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목표를 시기별로 명료하게 구성하고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배려해야 한다. 등 따습고 배부른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사람들의 주머니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다수의 이익보다 소수의 피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언제나 길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길을 잃으면 원칙을 잃고, 목표를 잃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이 원리는 남녀노소 개인은 물론 정치와 기업에 두루 적용할 수 있고 국정에도 매우 유용한 지표다. 내용이 다섯 가지로 요약되니 5대 명심보감이라고 해 두자.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정치 문법에 의하면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지나면 논란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문재인 정부만의 상황은 아니기에 역대 정부의 궤적을 되돌아보면서 교훈을 발견할 필요를 느낀다. 광주에서 손발에 피를 묻히고 출범한 전두환 정권은 총칼의 공포정치로 임기의 절반을 보냈다. 공포가 침묵을 강요했는데, 침묵을 정권의 안정화로 착각한 나머지 제한적이지만 유화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정권의 취약한 정통성을 보완하려는 욕심을 부렸다. 그러나 자유화 국면에서 국민들의 억눌렸던 저항이 일거에 분출해 6월항쟁으로 내달렸고 결국 정권 자체를 붕괴시켜 버렸다. 정권의 취약한 정통성은 총칼로도 막지 못한다는 교훈을 줬다. 군사정권이지만 선거로 출범한 노태우 정권은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언론 자유와 지방자치 등 일련의 자유화 조치를 단행했다. 3김 씨가 주도한 여소야대 정치지형하에서도 국회 청문회를 수용하는 등 타협으로 정치적 위기를 피해 갔다. 그러나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한 여소야대 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3당합당을 강행했다. 3당합당으로 국회 의석의 3분의2를 넘어서는 거대 여당을 만들었지만 오히려 정치 갈등은 증폭됐다. 그 후 3당합당에 기대어 정권을 재창출했지만 그 정권은 3당합당을 부정했다.32년 만의 민간정부로 출범한 김영삼 정권은 사정개혁과 탈군사화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고 금융실명제로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남북 관계에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대통령 아들의 불법적인 국정 개입이 드러나고 3당합당의 불협화음이 불거지는 등 권력 내부의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국정동력을 상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외부에서 이회창을 영입해 정권 재창출을 시도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권력을 상실했다. 김대중 정권은 군부독재와 장기 집권으로 얼룩진 암울한 정치사를 극복하고 선거를 통해 역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조기에 극복하고 재벌개혁과 남북 관계 개선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집권 중반 이후 ‘옷로비 사건’과 그 이후 벌어진 세 아들 관련 논란으로 국정동력이 약화하면서 초기의 개혁성이 후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에 따른 시민사회의 성장, 집권여당에서 주도한 국민경선의 효과, 중도세력과의 선거연합 등에 힘입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노무현 정권은 탈권위주의와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몽준과의 선거연합이 해체되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취임 1년 만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연합한 대통령 탄핵은 국민적 반대운동과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무산됐지만 그 후 다시 노동법 개정, 이라크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으로 논란이 거듭되다가 특히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추진 논란으로 국정동력을 상실해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에 기대어 출범했다. 이명박 정권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대립시켰고 그 연장선상에서 ‘747공약’이나 대운하 건설 등 허황된 공약으로 국민들의 기대감을 부추겼다. 집권 초기에는 광우병 소고기 문제로 국민의 강력한 저항을 받았다. 이어 대운하, 민간인 불법 사찰, 사학 비리 등의 문제가 지속되면서 국정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그 후 경제발전의 약속이 거짓으로 판명됐지만 경제성장에 대한 환상이 정권 재창출로 이어졌다.박근혜 정권의 등장과 퇴장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여기에 박정희, 최태민, 이명박, 최순실, 김기춘 등 온갖 인물이 출연하고 ‘세월호 참사’까지 등장한다. 한때는 박근혜 정권의 출범을 박정희의 부활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순실의 정체가 드러나고 최순실을 정점으로 한 권력운영의 실태가 폭로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국정은 일거에 정지됐다. 명동성당을 중심으로 한 1987년의 화염병이 30년 만에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촛불로 바뀌어 추악한 권력을 심판했다. 당연히 정권이 바뀌었다. 2019년 11월 9일 반환점을 지난 문재인 정권의 상황은 어떨까? 전임 대통령을 탄핵시킨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권이지만 촛불정신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미 관계, 한중 관계, 남북 관계에서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회를 벗어난 자유한국당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물론 통제를 벗어난 검찰의 자립화 경향도 문제다. 반면에 권력 차원의 중대한 스캔들이 없다는 점은 매우 유리한 대목이다. 한국당의 혹독한 공격이 야당을 분열시키는 촉매제가 돼 여소야대 정국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특히 제1야당인 한국당의 자폐적 고립화가 이 국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한국당은 두 가지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하나는 너무 지나치게 열심히 싸운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대여투쟁 전략 때문에 여야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한국당 때문에 여야 관계도 안 되고 여소야대 정국도 안 된다는 것이다. 당사자인 한국당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와 안다고 해서 어찌할 수 있는 일도 아니게 돼 버렸다. 이미 실기한 데다 지난 탄핵의 트라우마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5대 명심보감의 원리에 입각해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상황을 점검해 보자. 첫째, 무엇을 바꿨는지 되돌아보자. 익숙한 낡은 구조와 오래된 부패 구조는 거의 바뀌지 않고 있다. 둘째, 무엇을 이뤘는지 고민해 보자. 100대 국정과제는 제시됐지만 100대 국정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셋째, 경제를 끌어가는 동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소득주도성장론이 가라앉은 이후 경제정책도 가라앉았다. 넷째, 지난 역사의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배려에는 공감하지만 노동, 농민, 교육 등 현실 정책의 피해에 대한 정책엔 공감하기 어렵다. 다섯째, 나라다운 나라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목표는 변함없는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모호하다. 한마디로 처음 같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세 가지로 제안해 보고 싶다. 100대 국정과제의 진척 상황을 과제별로 점검해 보고 그 막바지 실행을 위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 집권 중반기에 가장 힘든 상황이 스캔들과 분산이므로 스캔들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쟁점을 단순화해 국정동력이 흩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국정동력의 분산을 막기 위해서는 야당들과의 협조, 사회단체와의 협조, 언론기관과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국가기관들 사이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조국 사태의 국면에서 제기됐던 정의와 공정성의 문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양비론과 냉소주의로 발전해 좌절감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각별히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지대 총장
  • 재판부 “檢, 삼바 자료 확보하고도 회계부정 기소조차 안 해”

    재판부 “檢, 삼바 자료 확보하고도 회계부정 기소조차 안 해”

    JY·합병·미전실 등 검색 후 자료 삭제 재판부, 분식회계 의혹은 판단 안 내려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에버랜드 노조 와해 혐의 재판 등 부담 ‘경영권 승계’ 부정 의혹 번질 가능성도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 임직원들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증거를 대거 인멸·은닉하려 했다는 혐의를 법원이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 사건의 핵심 뿌리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법원은 지난 7월 이후로 주춤해진 검찰 수사를 두고 “상당량의 자료가 확보돼 수개월간 수사가 진행됐지만 회계부정 사건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는 증거인멸 및 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전자 재경팀 이모 부사장 등 8명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 부사장 등 부사장급 임원 3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2년의 실형이 선고됐고 이들의 지시를 받아 증거인멸에 나선 삼성전자와 자회사 임직원 4명에겐 징역 8개월~1년 6개월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2016년 12월 참여연대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승계 작업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면에 올랐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에 대한 특별감리에 들어갔고, 이후 지난해 11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하자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수사가 예상되던 지난해 5월쯤 이 부사장의 지시가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김모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부사장과 박모 인사팀 부사장을 거쳐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전달돼 조직적으로 증거인멸 작업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으로 그룹 내 핵심 재무통으로 손꼽힌다. 이들은 특히 자회사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JY’(이재용 부회장), ‘분식회계’,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자료를 삭제했고, 그룹 미전실 바이오사업팀이 작성한 ‘바이오시밀러 사업화 계획’ 문건의 작성자를 ‘(삼성바이오) 재경팀’으로 바꾸는 등 조작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재판부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합병을 통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분식회계를 하거나 이를 감추고자 자료를 삭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 형사사법 기능을 침해한 증거인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분식회계 의혹 자체에 대한 별도의 판단은 내리지 않았지만 이들의 행위가 증거인멸 및 교사에 해당한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당시 삼성은 검찰로부터 월평균 1회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었다”면서 “향후 어떤 혐의로 기소되거나 재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더라도 중요한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은닉한 것에 대해 피고인들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들은 ‘부하들이 지시를 오해해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만약 부하 직원이 상사의 지시에 적법·불법을 따지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삼성의 문화라면 과연 세계적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 데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검찰에 대해서도 “상당량의 자료를 확보했음에도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며 쓴소리를 했다. 지난 7월 삼성바이오 김태한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주춤해진 분식회계 수사를 겨냥해서다. 삼성그룹은 임직원들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자 몸을 낮추고 이어지는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증거인멸 혐의 재판은 물론 향후 분식회계 혐의 수사가 마무리된 뒤 재판이 시작되면 결국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부정 의혹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공판이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 오는 13일 1심 선고가 나는 ‘삼성 에버랜드 노동조합 와해’ 혐의 재판 등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 삼성에피스 등 관련 계열사는 이번 선고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무엇이라고 의견을 내서 다시 한번 이번 건이 이슈화되길 바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본게임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 건에 대해 일단 지켜보는 듯하다. 기업으로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식물도 스트레스 받으면 ‘비명’ 지른다 (연구)

    [핵잼 사이언스] 식물도 스트레스 받으면 ‘비명’ 지른다 (연구)

    식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주위 환경 탓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명’을 지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진은 토마토와 담뱃잎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첫 번째 그룹은 매우 건조한 흙과 환경에 노출시키고, 두 번째 그룹은 일부로 가지를 부러뜨리는 등 물리적인 손상을 입혔으며, 세 번째 그룹은 비교를 위해 평범한 환경을 변화시키지 않았다. 이후 연구진은 각각의 식물에서 10㎝가량 떨어진 곳에 마이크 및 초음파 측정기 등을 설치한 뒤 식물의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건조한 환경에서 ‘건조 스트레스’를 받은 첫 번째 그룹과 강제로 물리적 손상을 입은 두 번째 그룹의 식물들은 20~100kHz(킬로헤르츠)의 소리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20Hz(헤르츠)에서 20kHz까지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고양이는 최대 64kHz 영역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즉 사람은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 내는 '비명'과 같은 소리를 직접 들을 수는 없지만, 인근 3~5m 내에 있는 동물과 곤충들이 들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식물의 이러한 식물의 반응은 주변의 동물과 곤충들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나방의 경우 식물의 잎이나 주변에 알을 낳는데, 특정한 소리를 내는 식물 또는 식물의 주변에서는 알을 낳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유사한 현상이 다른 종의 식물에게도 확장될 수 있다. 연구진이 "식물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다양한 환경 중 ‘건조 스트레스’를 선택한 것은 기후변화 및 인구증가 등으로 인해 더 많은 지역이 가뭄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침묵’한다고 여겨 온 식물에 대해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위스 로잔대학 식물분자생물학 교수인 에드워드 파머는 뉴사이언티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곤충은 여러 가지 이유로 특정 식물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식물이 내는 과도한 소움이 그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면서 “다만 이번 연구는 건조한 토양에서 발생하는 소리와 식물이 내는 소리를 구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 최신호(2일자)에 소개됐다. 사진=자료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국당 “촛불정권 자처한 문재인 정권, 국민 촛불로 무너질 수 있다”

    한국당 “촛불정권 자처한 문재인 정권, 국민 촛불로 무너질 수 있다”

    “임종석·조국 등 ‘윗선’ 침묵의 의미 국민들 안다” 자유한국당이 7일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촛불 정권을 자처했던 문재인 정권이 광화문의 뜨거운 국민 촛불로 무너질 수 있음을 명시하라“고 경고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가 국민의 무서움을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선거농단을 저지른 청와대의 ‘릴레이 거짓말’이 가관”이라며 “거짓말을 거짓말이 아닌 것처럼 거짓말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수사보고를 받은 적 없다’고 했지만, 노영민 비서실장은 ‘9번 보고 받았다’고 했다. 노 실장은 ‘경찰이 먼저 보고한 것’이라 했지만, 경찰은 ‘청와대 요구에 따라 보고했다’고 했다”면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과 송병기 울산 부시장의 기자회견도 말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짓말 이어가기’라도 하고 있는 것인가. 연속되는 거짓 해명으로 국민은 더 이상 청와대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원내대변인은 “선거 공작, 국정농단의 ‘최종 책임자’가 누구인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 들지 말고 진실을 밝히고 선거농단 책임자의 사법처리와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의 선거개입 당시 정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을 ‘윗선’들은 여전히 침묵 중”이라며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의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국민은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김 원내대변인은 “청와대의 선거 개입 농단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내년 총선에서 어떤 공작과 기획이 ‘난무’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면서 “정치공작의 단물을 맛본 청와대와 민주당이 아직도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내년 총선을 겨냥한 또 다른 선거 개입 공작을 기획하고 있었다면 당장 멈추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메르켈 총리 취임 후 첫 아우슈비츠 방문 한달 남짓 앞당긴 이유

    메르켈 총리 취임 후 첫 아우슈비츠 방문 한달 남짓 앞당긴 이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6일(이하 현지시간) 홀로코스트 참극의 대표 격인 폴란드 아우슈비츠를 취임 이후 처음 찾았다. 옛 동독 출신인 메르켈 총리는 당초 이 수용소 해방 75주년에 발 맞춰 내년 1월 27일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독일의 반유대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데 경종을 울리기 위해 앞당겼다고 영국 BBC가 5일 전했다. 나치 독일은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가 정식 명칭인 이 수용소에서 무려 110만명을 살해했는데 대다수가 유대인이었다. 나치는 유럽에서 유대인을 박멸하겠다며 600만명을 학살했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지난 10월 40세 여성과 20세 남성이 동부의 한 시나고그(유대교 회당) 바깥에서 총에 맞아 살해됐는데 극우 성향의 27세 남성이 반유대 감정에 휩싸여 총기를 발사했다고 자백했다. 메르켈 총리는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 초대돼 많은 죄수들이 처형당한 이른바 검정 담 앞에서 1분 묵념을 올린 뒤 비르케나우 수용소에 헌화했다. 이 재단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인간성을 말살하는 시도에 경종을 울리게 도와달라. 역사가 침묵을 강요하도록 용납해선 안된다. 기억을 되살리자”고 촉구했다. 그녀는 독일에 있는 나치의 다른 수용소들인 다차우와 부켄발트 등은 다녀왔지만 폴란드 크라코프 시 서쪽의 아우슈비츠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전임 총리 헬무트 슈미트가 1977년, 헬무트 콜이 1989년과 1995년 두 차례 이곳을 찾았다. 그 뒤 24년 동안 어느 총리도 찾지 않아 메르켈의 방문은 상징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방송은 전했다.한편으로는 역대 어느 총리도 지금처럼 반유대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 내몰리지도 않았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유대인을 겨냥한 증오범죄는 지난해에만 1646건으로 집계돼 2017년보다 10%가 늘었다. 지난해 유대인 신체에 직접 위해를 가한 사건도 62건으로 한해 전 37건의 곱절에 가까웠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인이 저지른 야만적인 범죄,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계를 넘은 범죄 앞에서 마음 깊이 부끄러움을 느낀다”면서 “어떤 말로도 이곳에서 비인격적인 처우를 받고 고문당하고 살해당한 많은 사람의 슬픔을 달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범죄에 대한 기억은 끝나지 않은 우리의 책임이다. 이것은 우리 국가와 분리할 수 없다”면서 “책임을 인식하는 것은 우리 국가 정체성의 일부”라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인간의 자유, 인격, 민주주의, 법치주의가 매우 소중하면서도 정치적 과정과 국가 활동, 일상에서 침해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이것은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다. 오늘날 명확히 이야기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종주의에 대한 우려스러운 현실, 편협과 증오 범죄의 증가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공격과 위험한 역사 수정주의를 목도하고 있다. 역사 수정주의는 외국인 혐오와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최근 내후년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혀 연정이 다시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올라프 숄츠 부총리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대표 투표에서 연정에 비판적인 후보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정당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립정부 참여를 포기하느냐를 놓고 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슈비츠는 오래 전부터 군 막사로 사용해오다 1939년 나치가 폴란드 정치범을 수감하기 위해 개조했으며 대략 40개의 막사를 거느린 대규모 수용소로 커졌다. 비르케나우는 1941년 조금 떨어진 곳에 건설됐는데 1942년 초부터 1944년 말까지 가스실로 보내지거나 굶주려 100만명 이상이 죽었다. 유대 혈통이 아닌 폴란드인, 로마인, 동성애자와 정치범, 소련군 포로들도 학살을 피하지 못했다. 옛 소련군은 1945년 1월 27일 이 수용소를 해방시켰는데 이날은 세계 전역에서 홀로코스트 추념의 날이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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