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침묵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릴리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다리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시리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입법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806
  • [황제의 옥새5] 그녀의 정체는 영국 출신 신지학자

    [황제의 옥새5] 그녀의 정체는 영국 출신 신지학자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이름:데오도시아 툴링, 주거지:도싯마운트(웨스트요크셔주 리즈시의 한 지역), 국적:영국’ 새의 깃털을 장식한 스코틀랜드식 모자를 쓰고 낡은 군용 재킷을 입은 여성이 휘갈겨 쓴 고딕체 글자는 꼭 남성이 쓴 것 같았다. 여기에 쓴 글자만으로든 이 여인에 대해 더 이상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서명 앞에 ‘미즈’(Ms·남녀평등의 상징적 표현)라고 써 놓은 것만 봐도 일반적인 여성은 아니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루이가 꽤나 실망한 듯 보였다. “아...이럴 수가! 내 호텔에 코끼리가 투숙하는 것이 더 낫겠다. 앞으로도 골치 꽤나 아프겠는데...” 그녀의 방에서 짐이 이리 저리 움직였다. 한 30분가량 뭔가 계속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뜨거운 물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다시 불러서 세면대에 비누가 없다고 항의했다. 이 때 그녀는 루이에게 “이 호텔의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고 훈계했다고 한다. 사실 이곳이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가 ‘위생’과는 담을 쌓은 곳이기도 했다. 자존심 하나는 세계 최고라는 프랑스에서 온 루이가 이 여인에게 괴롭힘을 당해 잔뜩 화가 난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데오도시아는 루이를 세 번째로 불러 목포에 있다는 12개 작은 불상의 소재를 물어봤다. 유럽에서 온 작은 호텔 주인이 그걸 어찌 알겠는가. 사무실로 돌아온 루이는 “이 여자를 시궁창에 던져 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와 식당으로 들어서려고 할 때였다. 조선의 최고 실력자 이토 히로부미(1841~1909·당시 한국통감부 초대 통감)의 비밀경찰 다음으로 바쁘다는 일본 정보부 요원이 들이닥쳤다. 그는 손에 노트와 연필을 쥐고 이 여인을 막아섰다. 우리는 사무실 문 틈으로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실례...합니다. 부인의 이름이...무엇입니까?” 그는 어설픈 일본식 발음의 영어로 물었다. 비음 섞인 소리가 우리에게도 들렸다. “죄송합니다만...이건 제 임무...입니다. 조선에 오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죠.” “왜 내가 당신에게 제 이름을 말해야 하죠?” 데오도시아가 차갑게 대답했다. “게다가 나를 ‘부인’으로 부르다니...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아주 무례한 호칭입니다.” 크게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다. 바보같아 보이지만 나름 일본식 공손함의 표시였다. 정보부 요원은 재차 “죄송합니다...부인”이라고 말했다. “어휴...알았어요...내 이름은 테오도시아 툴링입니다. 영국인이고요. 서머싯주 도싯마운트라는 곳에서 왔습니다. 할머니 이름은...” “죄송합니다만...철자를 천천히 불러 주시겠습니까?” 일본인 정보요원은 엘리트답게 일말의 동요 없이 비음섞인 영어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알아듣기 어려우신가 보죠? 매우 드문 이름이라는 건 저도 잘 알아요.” 그녀의 분노가 조금 누구러진 듯 했다. “제 성은 T-o-o-l-i-n-g, 그리고 저희 가문 문양은 그리핀 램판트(독수리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한 신화 속 동물)고요...”“죄송합니다. 부인, 어디서 오셨다고 했죠?” 일본인이 이 질문을 할때는 루이와 나는 사무실에서 어쩔 줄 몰랐다. 데오도시아가 태연히 ‘아무말 대잔치’로 동문서답을 하며 정보요원을 가지고 놀았기 때문이다. 루이는 웃음을 참다 못해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일본인은 이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듯 했다. “저희 가족 전체를 다 말해야 하나요? 아니면 영국 동부 지역으로 한정해서 말씀 드릴까요?” “부인, 어디라고 말씀하셨죠?” 정보요원이 동양에서나 볼 수 있는 초인적 인내심을 보이며 계속 질문했다. “루앙프라방(라오스), 바하왈푸르(파키스탄)에서 왔다고 쓰세요. 통킹(베트남)에도 있었는데...일단 다 쓰실 때까지 기다리죠.” 잠시 침묵이 흘렀다. 키 작은 정보 요원은 당황한 기색도 없이 다시 질문을 시작했다. “당신의 직업은...무엇...입니까?” 그녀 역시 더는 참기가 힘들어진 듯 했다. “아...정말 너무하네...이 호텔 주인이 어디 계시죠?” 데오도시아의 신경질 섞인 목소리에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 루이가 웃음을 참고 로비로 달려갔다. “주인장, 이 무례한 일본 남자를 여기서 나가라고 해 주세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우아하지만 영국인 특유의 호통치는 분위기가 담겨 있었다. “부인, 죄송하지만 이곳의 법을 따라 질문에 답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에게는 당신이 정보요원의 질문에 응하도록 도울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 할 수 없죠. 이 사람에게 제 직업이 신지학(신비 체험이나 계시에 의지해 신의 본질을 추구하는 철학 사조) 강사이고 어두운 세상에 순수 이성의 빛을 전파하는 사람이라고 말해 주세요.” 그녀는 마지막 대답이라는 걸 강조하며 말했다. 나는 그의 대답에 뭔가로 한 방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황제의 옥새’는 6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데스크 시각] ‘막말 정치’ 이제는 끝내자/조현석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막말 정치’ 이제는 끝내자/조현석 온라인뉴스부장

    이번 4·15 총선에서 일부 후보들이 쏟아내는 막말과 비방, 흑색선전은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작심하고 쏟아내는 막말들은 그 속내가 뻔히 보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를 보도해야 하는 기자로서는 곤욕스럽기까지 했다. 일부는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원색적인 막말도 주저하지 않았다. ‘본인의 부음 기사 외에 비판 기사도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후보들에겐 언론의 날카로운 비판도, 준엄한 꾸짖음도 별반 소용이 없었다. 네거티브 공세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긴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유독 더 기승을 부렸다. 성착취 영상을 공유해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n번방’ 사건에 정치인이 포함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두고 여야가 소모적인 공방을 벌였다. 일부 정치인의 성적 비하 발언, 세대 비하 발언, 세월호 참사에 대한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선거가 끝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다는 가짜뉴스도 돌았다. 막말이 쏟아지다 보니 후보들의 정책 공약은 막말에 묻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후보들의 막말은 선거판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었다. 코로나19로 힘겨운 일상을 보내는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후보들은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쳤다. 막말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려고 목소리를 높인 일부 후보와 이들의 막말을 여과 없이 보도한 언론 보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타고 확산되면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악순환이 반복됐다. 정치 편향적인 1인 미디어와 각종 기사에 댓글을 달며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달려든 악플러들은 진흙탕 싸움을 더 가속화시켰다.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누를 수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댓글 실명제와 검색어 중단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별반 효과를 거두지 못한 듯 보였다. 정보통신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포털사이트 외에도 누구나 쉽게 뉴스를 생산, 유통, 확산시킬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막말은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미래통합당의 경우 특정 세대 비하 발언을 한 서울 관악갑의 김대호 후보와 세월호 막말을 한 경기 부천병의 차명진 후보의 막말로 인한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통합당은 두 후보를 제명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유권자들의 싸늘해진 표심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노인 투표 방해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 강남병의 김한규 후보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외국 속담에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의미하는 ‘왜그더도그’(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라는 말이 있다. 이번 총선에 비유하면 막말 정치가 건전한 정책 공약을 흔들게 해서는 안 된다. 상습적으로 막말을 쏟아내는 정치인과 이를 악용해 여론을 호도하는 일부 언론들을 물리적으로 막을 순 없다. 표현의 자유도 적극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더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말에는 책임이 따르는 만큼 이들에 대한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글에 욕설과 비방을 쏟아내는 인터넷 댓글에 대한 자정도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막말이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일시적인 효과를 봤을 수는 있지만 침묵하는 다수의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든다는 뜻깊은 교훈을 남겼다. 21대 국회는 이번 총선을 교훈 삼아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품격 있는 국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hyun68@seoul.co.kr
  • 누가 해 주겠지… 나를 망치는 침묵과 방조

    누가 해 주겠지… 나를 망치는 침묵과 방조

    우리 주변엔 매일같이 적지 않은 부조리와 불평등이 난무한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은 비상식과 차별에 속수무책으로 묻히거나 방관한다. 그 침묵과 방조의 바탕엔 ‘나라와 정부가 어떻게 해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방송을 통해 친숙해진 MIT 출신 김지윤 박사(정치학)는 ‘내 권리는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를 통해 그런 힘없는 동조와 기대에 쐐기를 박는다. 그러면서 “이제 스스로 내 권리를 적극 주장하고 찾아 나서라”고 말한다. 책에서 집중하는 대상은 기득권과 부유층에서 비켜 선 약자들이다. 이른바 힘없고 돈 없는 비주류다. 아산정책연구원 여론분석센터장으로 있으면서 확인한 부조리와 불평등은 생각보다 훨씬 더 비틀어졌고 비주류의 고통도 심각했다고 한다. 기득권일수록 더 잘살고 약자의 삶은 나아질 조짐이 없다. 아픈 사람들은 부자들에 비해 훨씬 더 가난하다. 그런데도 비주류들은 불공평에 둔감하기만 하다. 책의 장점은 앉아서 주무르는 수치나 통계 놀음이 아닌, 체험과 고민의 결정이란 점이다. 미국 유학 시절 겪었던 일본인 장애인 친구며 동성애자, 소수자, 이주민에 얽힌 솔직한 이야기들이 소외의 두께와 아픔을 실감 있게 전한다. 여성들에게 더 잔혹한 노동구조, 다이아몬드 수저까지 등장한 기득권 독식, 죽음에 더 가깝게 다가앉은 취약 계층…. 그 체험의 편린들에 담아 정리하는 메시지가 명확하다. ‘기울어진 불친절에 더이상 나라가 책임져 줄 것’이라는 허망한 기대감에 속지 말자고 거듭거듭 당부한다. 기득권층이랄 수 있는 성공한 여성인 저자는 여성 문제를 놓고도 고언을 쏟아낸다. 매스컴을 통해 자주 듣는 ‘여성 비율’에 민망할 만큼 독한 말을 내고 있다. 여성단체며 여성운동가들이 여성 국회의원이며 여성 CEO 비율을 강조함은 “자신들의 입신양명을 위한 목소리라는 의구심이 든다”고까지 비판한다. 그 대신 차별이나 성희롱 탓에 남몰래 울음을 삼키는 여성에게 더 신경 쓰라고 전한다.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처럼 물 흐르듯 풀어나가는 이야기마다 진한 앙금이 숨어 있다. ‘우리가 누릴 권리는 정말 안전한 것인가’, ‘국가와 사회의 책임에 대한 기대를 떨치자’. 비주류가 소외되지 않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라는 저자는 이런 말도 남겼다. “비주류끼리의 연대야말로 주류와 비주류의 구분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6년 전 진도 바다에서 멈췄던 삶…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요”

    “6년 전 진도 바다에서 멈췄던 삶…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요”

    “잃어버린 제 삶, 저 자신을 되찾고 싶어요.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주에 사는 윤길옥(55)씨의 삶은 ‘그날’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항우울제와 수면제 등 매일 대여섯 가지 약을 먹어야 겨우 잠이 든다. 항상 불을 켜고 잔다. 컴컴한 곳에 있으면 악몽 같은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바다에 침몰한 세월호에서 맨 마지막으로 탈출한 생존자, 그게 바로 윤씨다.세월호 참사 후 6년이 흘렀지만 생존자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숨어야 했다. ‘정부로부터 상당한 보상을 받았을 것’이라는 오해는 생존자들을 더욱 고립시켰다. 사회는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에 무관심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두고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에서 만난 윤씨는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 얼마나 아픈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6년 전 오늘, 윤씨가 세월호 3층 선수 쪽 매점에 갔을 때 배가 기울었다. 온수통의 뜨거운 물이 윤씨의 두 발을 덮쳤다. 두 발 모두 화상을 입었지만 윤씨는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그렇게 윤씨는 바닷물이 머리 위까지 차오르는 순간 마지막으로 세월호에서 탈출했다. 정부는 2015년 6월 윤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윤씨가 다치고, 누군가를 구하고, 사투를 벌이며 탈출할 때 ‘국가’는 없었다. “밖에 나왔더니 기우는 배 객실 유리창 너머로 학생들이 보였어요. 해양경찰이 망치로 유리창을 깼으면 학생들을 많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요.” 2016년까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윤씨는 퇴원 후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30여년 경력의 화물차 운송일이 그에겐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화물차 대신 2017년 새 차를 샀다. 집을 담보로 빚을 내 겨우 마련한 전 재산이었다. 하지만 차 할부금에 기름값, 보험료, 수리비 등 빠져나가는 돈이 버는 것보다 많았다. 빚은 늘어만 갔다. 윤씨는 현재 개인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다. 활달했던 성격도 어두워졌다. 윤씨는 “어딜 가도 사람들이랑 말을 잘 섞지 않는다”면서 “예전에는 동네 목욕탕에 가면 2시간은 있었는데, 요즘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샤워만 하고 나온다”고 말했다. 윤씨는 보건소로부터 매달 안부 전화를 받는다. 그는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 자살 충동이 인다”면서 “캄캄한 그곳에서 목까지 차오르는 바닷물을 들이켠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괴로워했다.그럼에도 살아남은 이의 삶은 계속돼야 한다. 윤씨가 꿈꾸는 앞날은 어떤 모습일까. “약 없이 편하게 자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윤씨는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밴드에서 트럼펫을 연주했었는데, 드럼과 기타 연주법을 새로 배우고 싶다”며 “여건이 된다면 예전에 좋아했던 여행도 자주 다니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윤씨의 바람이다.지난 11일 서귀포에서 만난 또 다른 생존자 오용선(58)씨는 2016년 1월 말까지 항우울제와 수면제 등 7가지 약을 매일 먹었다. 오씨는 “약을 끊으려고 이를 악물고 아등바등 살았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피운 담배도 끊었다.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고통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오씨는 침묵 대신 말하기를 택했다. 그는 “직장 동료들은 내가 세월호 생존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날 배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 누가 물으면 다 얘기한다. 그러고 나면 오히려 가슴이 시원해진다”고 말했다. 오씨는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에 사는 생존자 24명의 기억을 기록하고 법률 지원, 심리 치유 지원 등을 하기 위해 지난 2월 만들어진 단체다. 오씨는 “제주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정부와 지자체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제주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개인에게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서울신문은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4·16 제생지)과 함께 제주에 사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전할 예정입니다.
  • ‘포스트 黃’ 고민…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 할 듯

    ‘포스트 黃’ 고민…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 할 듯

    “하, 심각하다.” 15일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과반 의석 달성을 예상하는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표정은 일제히 굳어졌다.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은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고 간간이 한숨 섞인 탄식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상황실에서는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이진복 총괄선대본부장, 정병국 경기권역 선대위원장 등이 함께 방송을 지켜봤다. 보수 텃밭인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압승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거기에도 큰 반응은 없었다. 특히 서울 종로에서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앞선다는 결과가 발표된 이후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황 대표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넸으나 황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다. 심지어 이번 총선의 선거운동을 진두에서 지휘했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상황실에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지도부가 일찌감치 자리를 뜨면서 상황실은 투표 종료 반 시간 만에 텅 비었다. 지난 20대 총선에 이어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지고 또다시 이번 총선까지 패배함에 따라 통합당은 상당한 내부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 1당 실패는 물론 종로에서도 패배한 황 대표는 이날 밤 12시 직전 이번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황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만 해도 “더 낮은 자세로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밝혔으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패색이 짙어지자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당내에서 당장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이자 일찌감치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개표가 완전히 마무리되면 최고위원들의 총사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선거 참패 이후에는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지만 이번에는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안이 힘을 받고 있다. 현 지도부는 보수통합 과정에서의 ‘임시 지도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수 진영이 전국 단위 선거를 4번 연속 패배한 만큼 통합당뿐 아니라 대대적인 야권 재편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① 막말·무능 야당 ②막장 공천 ③리더십 부재… 통합당 삼켰다

    ① 막말·무능 야당 ②막장 공천 ③리더십 부재… 통합당 삼켰다

    차명진·김대호 등 잇단 막말에 민심 떠나 김형오 사퇴로 공천 뒤집히며 사천 논란 위성정당 명단 놓고 갈등 노출하며 눈살 ‘박근혜 옥중서신’도 중도표 이반 역효과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패배는 집권 4년차에 흔히 작용하는 정권심판론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전략 실패와 총체적인 리더십 부재의 결과로 평가된다. 공천 혁신에 실패했고 ‘유능한 야당’이라는 신뢰를 주지 못한 데다 선거 막판 막말 실책으로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참패했다. ●정권 심판보다 강했던 ‘대안 없는 야당’ 통합당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총선 승리를 자신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며 정권심판 강도가 더 세질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19에 통합당이 내놓은 메시지라고는 ‘우한 폐렴’, ‘중국인 입국 금지’가 전부로 인식됐다. 정부의 코로나 방역이 국제적인 모범 사례가 되자 통합당은 더 혼란에 빠졌다. 성착취 동영상 관련 중대 범죄인 ‘n번방’ 사건에는 황교안 대표가 “호기심은 다르게 처벌해야”라고 국민 정서에 반하는 실언을 했고, ‘여권 인사 연루설’ 폭로 예고 등 헛발질이 계속됐다. 여권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을 ‘선거 악법’으로 규정하고 만든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준비도 어설펐다. 미래한국당은 1차 공천 명단을 보수 유튜버 일색으로 꾸리고 모(母)정당 영입 인재를 당선권 밖으로 밀어냈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은 속전속결로 황 대표 측근을 지도부로 다시 꾸리는 졸속이었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의 모습은커녕 서울 관악갑 김대호 전 후보의 세대 비하,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막말’은 민심을 떠나게 했다.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은 15일 “질려고 해도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고 총평했다. ●사천·뒤집기 공천… 무너진 공관위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등장은 순조로웠다.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민폐”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세연 의원까지 공관위에 합류하면서 혁신 공천 기대가 높았다. 공천 초반 하루에 서너 명의 중진 의원들의 자진 불출마를 이끌어 낸 ‘김형오 침묵의 칼’에 현역 컷오프가 지지부진했던 민주당보다 앞서 나갔다. 하지만 공천 작업이 반환점을 돌며 사천(私薦) 논란이 일었다. 현역들이 잘려나간 자리에 김 위원장과 공관위원 측근들이 공천됐다는 논란이다.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약속했던 황 대표도 공천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고, 결국 일부 공천이 최고위와 공관위를 오가며 결과가 뒤집혔다. 공관위의 재심 결과를 황 대표와 최고위가 직권으로 백지화하는 당헌·당규 위배 사례가 계속됐고, 결국 선거를 불과 한 달 남긴 지난달 13일 김 위원장이 사퇴했다. 보수진영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2016년 ‘진박(진실한 친박) 공천’, ‘옥쇄 파동’의 막장 공천이 되풀이된 셈이다. ●못다 건넌 ‘탄핵의 강’ 지난달 4일 오랜 침묵을 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도 탄핵의 기억을 일깨워 결과적으로 중도층 표심에 마이너스가 됐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3월 첫 주 내내 수도권 후보들은 주민들에게 머리 숙여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게 일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출구조사 발표에 ‘과반의석’ 민주 “함박웃음”…통합 “아이고”

    출구조사 발표에 ‘과반의석’ 민주 “함박웃음”…통합 “아이고”

    15일 실시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전망됐다.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고, 미래통합당에선 탄식이 나왔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총선 투표 마감 후 6시 15분에 공개된 KBS 출구조사 예측 보도에 따르면 민주·시민당이 155∼178석,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이 107∼13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MBC는 민주·시민당이 153∼170석, 통합·한국당이 116∼133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SBS는 민주·시민당이 154~177석, 통합·한국당은 107~131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국회 의원회관의 당 개표상황실을 방문한 민주당 인사들은 KBS와 MBC, SBS의 잇단 출구조사 보도에 얼굴에 함박웃음을 띠며 작은 탄성을 질렀다.상황실에는 이해찬·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윤호중 선대본부장,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 박광온 공보단장 등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한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민주당이 참여한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후보들도 함께 했다. 이해찬 위원장은 발표 초반 굳은 표정으로 TV화면을 지켜보다가 긍정적인 결과가 발표되자 다소 낯이 풀렸다. 이낙연 위원장도 화면을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강훈식 수석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하라고 하는 국민의 명령,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하라는 국민의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엄중한 마음으로 국민이 주신 과제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고조됐지만, 참석자들은 최대한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반면 미래통합당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는 심재철 원내대표가 가장 먼저 도착해 자리를 지켰다. 이어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와 염동열 사무총장, 정운천 최고위원 등이 줄지어 입장했고, 지역구 후보 중에는 인천 미추홀을에 출마한 안상수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교안 대표는 6시 5분쯤 상황실을 찾아 TV 화면을 주시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통합당 후보가 지는 것으로 발표될 때마다 상황실 곳곳에서 “아이고”라는 탄식과 한숨이 터져 나왔다. 황 대표는 발표가 이어지는 동안 화면만 묵묵히 지켜보며 초초한 듯 연신 손을 만지작거렸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대로라면 민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을 비롯해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3차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모조리 승리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된다. 민주당의 과반 의석 확보는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 만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요”…고통 여전한 세월호 생존자들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요”…고통 여전한 세월호 생존자들

    “잃어버린 제 삶, 저 자신을 이제는 되찾고 싶어요.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주에 사는 화물차 운전기사 윤길옥(55)씨의 삶은 6년 전 ‘그날’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항우울제와 수면제 등 매일 대여섯가지 종류의 약을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다. 불은 항상 켜고 잔다. 윤씨는 “컴컴한 곳에 있으면 악몽 같은 기억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해역에 침몰한 세월호에서 맨마지막으로 탈출한 생존자, 그게 바로 윤씨다. 참사 후로 6년이 흘렀다. 생존자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지난 2018년 12월 발표된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건강 및 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생존자 66명(단원고 생존자 41명, 일반인 생존자 25명)의 상당수가 우울증과 불면증, 만성두통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생존자들은 참사를 직접 경험한 피해자지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자신을 숨겨야 했다. ‘아직도 세월호냐’는 비난과 ‘정부로부터 상당한 보상을 받았을 것’이라는 오해는 생존자들을 더욱 고립시켰다. 사회는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에 무관심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두고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에서 만난 윤씨는 “우리가 지금 어떻게 사는지, 어떤 아픔이 있는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월호 마지막 생존자 윤길옥씨학생들 탈출 돕고 가까스로 생존발에 화상 입고 2년 가까이 입원퇴원 후 빚·대인관계 축소 고통윤씨가 ‘그날’ 세월호 3층 선미(배꼬리)에 있는 화물차 운전기사 방을 나와 선수(뱃머리) 쪽 매점에 갔을 때 배가 기울었다. 온수통에 있던 뜨거운 물이 윤씨의 두 발을 덮쳤다. 발을 움직일 수 없던 상황에서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킨 윤씨는 바닷물이 머리 위까지 차오를 때 가까스로 배에서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얼마 안돼서 배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승객 476명 중 304명(미수습자 5명 포함)이 희생됐다. 정부는 2015년 6월 윤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하지만 윤씨가 다치고, 누군가를 구하고, 사투를 벌이며 탈출하는 과정에서 ‘국가’는 없었다. “밖에 나왔더니 기우는 배 객실 유리창 너머로 학생들이 보였어요. 해양경찰이 망치로 유리창을 깼으면 학생들을 많이 살릴 수 있었을텐데…. 그때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요.” 그는 가슴을 쳤다. 2016년까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윤씨는 퇴원 후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30여년 경력의 운송일이 그에겐 유일한 생계유지 수단이었다.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화물차 대신 2017년 새 차를 샀다. 집을 담보로 빚을 내 겨우 마련한 전재산이었다. 하지만 차 할부금에 기름값, 지입차 보험료, 수리비 등 빠져나가는 돈이 버는 것보다 많았다. 빚은 늘어만 갔다. 윤씨는 현재 개인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다. 윤씨의 대인관계도 참사 후로 위축됐다. 그는 “원래 성격이 활달했는데 요즘은 어딜 가도 사람들이랑 말을 잘 섞지 않는다”면서 “예전에는 동네 목욕탕에 가면 2시간은 있었는데, 요즘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샤워만 하고 나온다”고 말했다. 실태조사 결과 생존자의 절반가량(48.5%)이 ‘(참사 후) 대인관계에 스트레스가 있다’고 답했다. 운동·절주를 통한 극복 노력 시작앞으로 어떤 삶 살고 싶은지 묻자“약 없이 편하게 자는 게 큰 소원”윤씨는 보건소로부터 매달 안부 전화를 받는다. 그는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 자살 충동이 인다”면서 “캄캄한 그곳에서 목까지 차오르는 바닷물을 들이킨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라며 괴로워했다. 퇴원 후인 2016년 3월 말 윤씨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진도군청에서 진도군 팽목항까지 수십㎞를 걸었다. 당시 그가 입었던 노란색 조끼에는 ‘진실을 인양하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 후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장소를 가지 않았다. 아니, 가지 못했다. “2017년 3월 인양된 세월호가 전남 목포신항으로 옮겨진 뒤에 ‘분실물을 찾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제 화물차가 세월호 화물칸 2층에 그대로 보관돼 있었던 거죠. 그런데 안 갔어요. TV를 보다가도 세월호 영상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거나 TV를 꺼요. 보기 힘들어요.” 그럼에도 살아남은 이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윤씨는 지난해 7월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참사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만날 마셨던 술도 이제는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이제 사람이 돼보려고 운동을 하고 술을 안 먹고 있다”는 것이 윤씨의 설명이다. 윤씨가 꿈꾸는 앞날은 어떤 모습일까. “약 없이도 편하게 잠을 자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윤씨는 취미 활동을 갖고 싶어했다. 그는 “고교 때 밴드에서 트럼펫을 연주했었는데, 드럼과 기타 연주법을 새로 배우고 싶다”면서 “여건만 된다면 예전에 좋아했던 여행도 자주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세월호 생존자 오용선씨이 악물고 항우울제·수면제 끊어참사 후 5개월 뒤에 복직했지만트라우마로 복직 보름 만에 퇴사 지난 11일 서귀포에서 만난 또 다른 생존자 오용선(58)씨도 2016년 1월 말까지 항우울제와 수면제 등 7가지 종류의 약을 매일 먹었다. 오씨는 “약을 끊으려고 이를 악물고 악바리처럼 아등바등했다”라고 말했다. 30년 넘게 핀 담배도 끊었다.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오씨도 화물차 운송기사 경력이 30년에 달한다. 오씨는 참사 후 5개월 뒤에 복직했다. 그런데 밤에 운전할 때마다 헛것이 보였다. 야간근무가 불가피한 화물 운송일을 계속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오씨는 보름 만에 직장을 그만뒀다. 지금은 건설 현장에서 화물차로 폐기물을 운반하고 있다. 고통을 잊는 방법으로 오씨는 침묵 대신 말하기를 선택했다. 그는 “직장 동료들이 내가 생존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날 세월호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 직장 동료들이 물으면 저는 다 얘기하는 편”이라면서 “저는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털어놓으면 속이 시원하고 후련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큰 목소리로 말한 오씨는 “원래 목소리가 크다”면서 멋쩍게 말했다. 하지만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오씨는 윗옷 지퍼 손잡이를 계속 만지며 말을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2017년 5월인가 6월쯤에 목포신항에 갔었어요. 우리가 탔던 배가 인양됐다고 해서 궁금해서 갔는데,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생각 없이 보려고 했죠. 계속 생각하면 기분이 안 좋으니까….” 오씨는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지난 2월 ‘4·16 제생지’ 단체 창립제주 생존자 24명 목소리 모은다“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이 치유 첫 관문”오씨는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4·16 제생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에 사는 생존자 24명(윤씨와 오씨 포함)의 기억을 기록하고 법률 지원, 심리 치유 지원 등을 위해 지난 2월 만들어진 단체다. 오씨는 “앞으로 제주 생존자들을 차례로 만나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삶을 바라는지 이야기를 듣고, 제주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어떤 안내와 지원이 필요한지를 시·도 또는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치료 및 지원체계는 현재 경기 안산에 집중돼 있다. 오씨는 “제주에 2015년 2월 개소한 제주세월호피해상담소가 있지만 제주도가 병원(제주 연강의료재단)에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라 언제 문을 닫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라면서 “상담소가 문을 닫으면 우린 갈 데가 없다. 필요하다면 트라우마센터 건립도 호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씨는 “생존자들이 세월호 참사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세상, 그게 제가 제일 바라는 것”이라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피해자 치유와 일상 회복으로 향하는 첫 관문”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생존자 개인의 노력에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생존자들이 참사 피해자이자 참사로 큰 슬픔을 겪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제주 세월호 생존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모임’(4·16 제생지)과 함께 앞으로 제주에 살고 있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 전할 예정입니다.
  • 천안시장 후보 고발 놓고 통합당 후보 등이 민주당 후보 총공세

    “저는 아닙니다” “…” 충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7일 천안시장 보궐선거 모 후보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결백을 밝힌 후보들이 침묵 중인 후보에 대해 총공세에 나섰다. 선거 하루 전인 14일 미래통합당 박상돈(70)·무소속 전옥균(51) 후보는 천안시내 곳곳에 선관위가 더불어민주당 한태선(55)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일부 플래카드에는 한 후보의 음주운전 전력도 적혀 있다. 선관위가 천안시 공무원 A씨와 함께 검찰에 고발한 후보가 한태선 후보라는 것이다. A씨는 전·현직 시 공무원 9명에게 특정 후보의 지지를 부탁하며 13만 4000만원 상당의 음식을 제공했고, 이 자리에 후보자도 인사 차 들른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는 고발한 후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 고발 소식이 알려지자 박 후보와 전 후보는 즉각 자신이 아니라고 밝혔다. 자연히 출마자 중 나머지 한 명인 한 후보로 압축됐다. 하지만 한 후보는 지금까지 고발 여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천안아산경실련은 “한태선 후보는 고발 여부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만약 사실이라면 후보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 때문에 한 후보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침묵으로 버티면서 일단 선거를 치르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번 천안시장 보궐선거는 구본영 전 시장이 2018년 5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는 데도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강행해 당선됐으나 지난해 11월 대법원 선고로 결국 중도에 시장직을 잃으면서 치러지게 됐다. 서울신문은 한태선 후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안됐고, 선거사무실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한편 충남도선관위는 A에게 식사 대접을 받은 전·현직 공무원들에게 각자 음식값의 30배인 36만원씩 과태료를 부과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황교안 큰절 호소 “조국 부부 미소지으며 부활할 것”

    황교안 큰절 호소 “조국 부부 미소지으며 부활할 것”

    종로 보신각 대국민 기자회견황교안 “나라 망쳤는데 180석이면 미래 절망” 14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나라를 망쳤는데도 180석이면 이 나라 미래는 절망”이라며 미래통합당 지지를 호소했다. 황 대표는 이날 종로 보신각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나라의 운명과 여러분의 삶을 결정할 총선이 바로 내일이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도 신발을 벗고 큰절을 했다. 그는 “국민이 주셔야 할 표를 자기들 마음대로 재단하며 호언장담하고 있다”며 “(180석이 되면) 경제가 더 나빠지고 민생은 파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반기업친노조 정책도 그대로이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쫓겨나고 조국 부부는 미소를 지으며 부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대표는 “민노총, 전교조, 편향적 시민단체들이 완장을 차고 더 득세하는 세상이 될 것이며, 사회주의와 연방제 통일을 가슴에 품었던 세력은 자유민주주의 부정하는 개헌까지 시도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만을 막을 힘은 국민 여러분 뿐”이라고 강조했다.문재인 정부의 지난 3년간 경제정책에 대해 “지난 3년을 냉정히 돌아보고 이 나라가 이대로 그냥 가도 되는 것 인지 한 번 더 생각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 국민 혈세를 퍼부어서 2%를 방어하는 우리 경제와 상가마다 임대 딱지가 나붙고 청년들이 장기 실업의 고통에 허덕이고 있다”며 “지금도 경제를 살릴 생각은 않고 조국 살리기만 하고 있다. 조국을 건드렸다가 윤 총장까지 쫓아내겠다고 하고 있고 민주당은 자당 후보의 여성비하, 막말에도 감싸기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께서 이번 총선에서 확실히 경고하지 않으면 화를 불러올 것” 덧붙였다. 황 대표는 큰절을 하고, “국민들께서 미래통합당을 어떻게 보시는지 잘 알고 있다”며 “국민 눈에는 부족한 자식일 수도 있지만 더 반성하고 더 고치겠다. 비판과 질책을 회초리로 삼아 변하고 또 변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문에서 ‘선거를 하루 남기고 당선을 자신하느냐’는 질문에는 “국민 여러분들이 힘”이라며 “국민들께서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무도한 정권을 반드시 견제할 힘을 주시리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2회] “인사모 없애라는 게 아니었다”…이수진 또 거론되자 침묵한 이규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2회] “인사모 없애라는 게 아니었다”…이수진 또 거론되자 침묵한 이규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혐의를 받는 전직 고위 법관들이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관련 조치들은 법관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던 것이 아니라 전문분야에 맞게 활동할 수 있도록 일부 활동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라고 잇따라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10일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61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인사모가 큰 부담을 줬으니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지난달 27일부터 다섯 번째 증인으로 나온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해 이날 오후부터는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이뤄졌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공소사실 가운데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 와해 조치와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지시를 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문제는 내 임기 중에 정리해야 한다, 후임 대법원장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 인사모를 정리해야 한다.” 이 전 상임위원은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으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2017년 초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연세대 법학연구원과 법관 인사를 주제로 한 공동학술대회를 열기로 한 것을 알게 되자 양 전 대법원장이 불편함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양 전 대법원장)은 그런 말을 증인에게 한 기억이 없다는데 증인은 언제, 어떤 자리에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 기억나느냐”고 물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언제, 어떻게 들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인사모가 큰 부담을 줬으니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이해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증인으로 나온 김민수·박상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통해 이러한 대법원장의 뜻을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인사모 큰 부담…매듭지으라”는 대법원장 발언… “와해 지시 아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가 큰 부담을 줬으니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양 전 대법원장의 말을 이렇게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저는 그 취지를 어떻게 이해했냐면 인사모라는 소모임을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이 없앨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사모가 국제인권법연구회 이름으로 대외 행사, 특히 정치색이 있는 행사를 하는 것을 대법원이 우려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인사모와 협의하든 어떤 방안이 있든 인사모가 대외활동을 하는 측면을 매듭을 짓자, 거기에 (행사를) 못하게 하자는 것도 포함돼 있을 수도 있고 잘 설득해서 제가 제시했던, 수위를 낮춘다든가 아니면 국제인권법연구회 단독으로 학술대회를 하든가 이런 식으로 매듭을 지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말씀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매듭을 짓는다’는 의미가 그걸 꼭 막아서 없애자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지만 그대로 활동을 하되 문제는 안 되는 방식으로 유도를 한다는 그런 것도 포함되는 것인가“ 물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라는 소모임은 자생적 모임이라 대법원에서 없앨 수 없고 처장도 못 없앤다”며 앞서 밝힌 설명을 반복했다. 변호인은 이어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와 관련해 대법원장의 지시가 있었다면 실장회의에서 당연히 실행을 위한 논의가 있었을 텐데, 실장회의에서 대법원장의 지시가 있었음을 전제로 구체적인 실행 논의가 이뤄지고 그 결과가 대법원장에게 보고된 기억이 있는가” 물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없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를 와해시키기 위한 각종 방안들이 담긴 보고서가 몇 차례 법정에 공개됐지만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 측은 “와해나 해체를 시키려던 게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해왔다.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던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한 증인신문이 계속되면서 이날 재판에서도 사법개혁을 주장하며 총선에 출마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와 이탄희 전 판사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탄희 전 판사의 경우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전보된 뒤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판사들을 뒷조사한 파일이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것을 알리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이 전 판사는 2017년 3월 예정됐던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연세대 공동학술대회를 축소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에 강하게 항의한 뒤 사의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은 “이탄희 판사가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그런 말을 했다는데 저는 기억이 나지 않으니 이탄희에게 그런 말을 안 했다고 증명할 수는 없고 후배 법관이 말하는데 부인하는 것도 모습이 그렇고…”라면서 “이탄희도 특별조사단에서 저한테 그런 말을 들었다고 하면서 그 문건이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관련 문건이라든가 정말 뒷조사한 파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이규진 실장이 말한 (뒷조사) 파일이 있다면 국제인권법연구회 공동학술대회 관련 문건일 것’이라고 이 전 판사도 특조단에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이 전 상임위원은 이수진 전 부장판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번에는 입을 굳게 닫고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처음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27일, 이 전 부장판사는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서기호 전 의원을 이 전 부장판사를 통해 만났고 법원행정처 입장을 전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재판에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공동학술대회와 관련해 이 전 부장판사에게 하소연했다”고 말했고, 이 같은 증언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피해자’를 자처한 이 전 부장판사를 향한 논란을 키우는 듯 했다.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서 이 전 부장판사와 맞붙은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수진 후보는 ‘블랙리스트 판사 명단’에 이름이 없으며 ‘사법농단’의 피해자가 아닌 오히려 공범에 해당되는 인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수진 역할 또 거론되자 한숨… “선거 영향 줄까봐 난감” 이날 오전과 오후 반대신문을 한 고 전 대법관 측은 지난 1일 검찰의 주신문 과정에서 나왔던 이 전 상임위원의 증언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이 전 부장판사를 다시 거명했다. “주신문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 공동학술대회와 관련해) 증인의 입장이 난처해서 이수진과 상의하며 개인적인 우려를 전했고, 이수진이 자기 의견을 말한 것은 기억 안 난다고 했다가 ‘이수진이 학술대회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기억은 있다고 하셨다”면서 “그런데 메모에는 ‘이수진이 학술대회는 너무 나가는 것 같다, 연대 학술대회에서 인사 비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하는 것 같다’ 등이 적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자신의 업무일지에 적은 이 전 부장판사의 생각과 법정에서의 증언이 서로 다르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은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업무일지에) 대화를 나눈 형식으로 기재가 돼 있어서… 혹시 거기에… (이 전 부장판사의 답이 적힌 게 맞는지 묻는 취지로 풀이된다)”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 (이 전 상임위원)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까? 아니면 기억이 나는데…”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 (이 전 상임위원) “질문 내용을 다 이해하셨지요?” (재판장) “예, 이해했습니다만…. (한동한 계속 침묵) 그렇게 기재된 것은 맞습니다. 기재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침묵과 흐린 말끝이 반복되자 고 전 대법관 측은 몇 차례 더 물으려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재판장이 “답변을 듣고 넘어가야죠”라고 제지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다시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 “재판장님, 이게 제 진의하고 다르게 자꾸 언론보도가 나가서 진술하기 곤란합니다. 이 부분 관련해서 지난 기일에도 제가 한 증언과 언론보도가 다르게 나가서 자꾸 선거에 개입하는 인상을 줘서 뭐라고 진술하기가 난감합니다.” 그러자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네, 그 정도 답변한 것으로 하겠다”고 진행을 이어갔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 와해 조치 관련 공소사실을 계속 부인하면서 하나의 전문분야 연구회에만 가입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한 행정처의 조치인 ‘중복가입 해소조치‘ 에 대해서도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겨냥한 것이 아닌 예산 문제 등의 이유로 시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다섯 차례에 걸쳐 증인신문을 갖기로 했던 이 전 상임위원은 양 전 대법원장 측의 반대신문을 다 마치지 못해 다음달 6일에도 법정에 나오게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조주빈 오른팔’ 10대 부따, 구속심사 출석…얼굴 가리고 ‘침묵’

    ‘조주빈 오른팔’ 10대 부따, 구속심사 출석…얼굴 가리고 ‘침묵’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24)의 공범인 닉네임 ‘부따’ A씨(18)가 9일 구속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변호사와 함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채 모습을 드러낸 A씨는 “조씨에게 무슨 지시를 받았느냐”, “조씨에게 넘긴 범죄수익이 얼마나 되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A씨에게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그는 조씨를 도와 박사방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성착취물을 유료로 배포해 생긴 범죄 수익금을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죄수익금을 인출해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는 아직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구속영장 청구에서는 제외됐다. 앞서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유포한 조주빈의 변호를 맡은 김호제 변호사는 조씨 외에 ‘부따’, ‘사마귀’, ‘이기야’라는 닉네임을 가진 3명의 박사방 관리자가 더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부따’ A씨는 조씨의 자금 전달책과 행동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30분부터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A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이다. 조주빈 공범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구속 심사는 지난달 19일 조주빈이 구속된 이후 세 번째다. 조씨에게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넘겨준 혐의를 받는 전 공익근무요원 최모(26)씨는 지난 3일 구속됐고, ‘이기야’로 알려진 현역 육군 B일병은 지난 6일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의 영장 발부로 구속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포토] 정의당 ‘n번방 처벌법 처리 원포인트 국회 촉구’

    [서울포토] 정의당 ‘n번방 처벌법 처리 원포인트 국회 촉구’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6일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텔레그램 n번방 처벌법 처리 원포인트 국회 촉구 전국동시다발 침묵 유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4.6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총선 앞두고 n번방에 올인하는 민주·정의

    총선 앞두고 n번방에 올인하는 민주·정의

    4·15 총선을 앞두고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해 범진보진영이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정을 열어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가하면, 정의당은 최근 막말 논란이 불거진 미래통합당 황교안 당대표 사무실 앞에서 침묵시위를 진행했다.민주당은 5일 당 선대위 산하 디지털성범죄근절대책단장이 주도해 당정 협의를 열어 n번방 사건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협의에 참석한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황 대표가 n번방에 대해 호기심으로 들어간 사람은 신상 공개 여부를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주의며, n번방 사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의당 장혜영, 배복주, 박인숙, 조혜민, 조성실, 이자스민 후보 등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황 대표의 사무실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정의당에서 성평등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혜민 후보는 침묵시위 전 모두발언에서 “20대 국회의원들에게 디지털 성착취 근절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소집을 촉구하였다. 황교안 의원의 문제적인 발언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그러나 달라지는 변화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정의당은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에서 ‘n번방 해결촉구’ 집중유세를 열었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황 대표는 호기심으로 성 착취를 합니까? 호기심으로 범죄를 저지릅니까? 이런 망언은 수많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라며 “즉각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단독] 정부 지원 챙기고… “임대료 인하 NO” 신세계의 배신

    [단독] 정부 지원 챙기고… “임대료 인하 NO” 신세계의 배신

    입주사 ‘임대료 할인’ 없이 납부유예만 “임차인으로서 면세점 임대료 할인 받고 임대인으로서는 소상공인에 등 돌리나” 신세계 측 “추가 방안 있는지 검토 중”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최근 정부로부터 공항 면세점 등 공공기관 임대료 할인 혜택을 받게 된 신세계그룹이 정작 자기 계열사가 운영권을 가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입점한 업체들의 임대료는 할인해 주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입점 업체들은 ‘인천공항 임차인’으로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해 온 신세계 측이 ‘코엑스몰 임대인’으로서 위기에 처한 임차인들에게는 등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경제위기 속에 전국적으로 ‘착한 임대료’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 정책→대기업→소상공인’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상반기 모든 전시회가 취소돼 코엑스몰의 카페, 레스토랑, 뷰티·패션 소매점 등 수백개의 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코엑스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코엑스몰은 각종 전시회로 인한 유동 인구가 많아 임대료가 매달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거의 모든 매장이 마이너스 매출을 찍고 있어 임대료 인하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침묵하고 있다. 스타필드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코엑스몰 위탁운영권을 따냈다. 메가박스, 아쿠아리움을 제외한 전체 몰을 건물주인 무역협회로부터 통임대해 재임대를 내주는 ‘마스터리스’ 사업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몰에 입점한 업체들은 백화점처럼 고정 임대료에 매출과 연동된 수수료를 신세계 측에 납부한다. 코엑스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에는 건물주인 무역협회와 직접 계약을 해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었는데, 신세계가 위탁운영을 하면서 각 매장에서 발생한 매출을 먼저 신세계가 가져간 뒤 임대료와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정산하는 구조로 바뀌었다”면서 “업체들의 영업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터져 사면초가에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들의 부담을 덜어 주겠다며 스타필드와 코엑스몰 등에 입점한 1000여개 소상공인과 중소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3월과 4월 임대료를 3개월간 납부 유예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입점 업체들은 이 조치가 ‘착한 임대인 코스프레’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임대료를 감당할 매출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두 달치 임대료를 3개월 뒤 낼 수 있는 여력은 더더욱 없다”면서 “우리와 상생하는 길은 임대료를 인하하는 것뿐”이라고 토로했다. 입점 업체들의 원성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1일 정부가 오는 8월까지 면세점 등 공항에 입점한 대기업·중견기업의 임대료를 20% 감면해 주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서만 임대료 25%를 감면해 주겠다고 밝혔지만,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롯데·신세계 등 대기업은 ‘역차별’이라며 반발해 정부가 임대료 할인 혜택 폭을 넓힌 것이다. 신세계는 막상 ‘갑’의 위치에선 ‘을’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다른 입점 업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방관하는 무역협회와 정부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입점 업체들을 배려해 이미 임대료를 유예해 주고 있지만 내부에서 추가적인 방안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앵무새’ 법무부

    ‘앵무새’ 법무부

    유엔 아동권리위·국감서 유사 답변 ‘아청법 개정’ 여론엔 침묵으로 일관 시민단체 “미성년자 보호의지 없어”텔레그램 n번방·박사방 성착취물 집단 공유 사건의 피해자 75명 가운데 최소 14명은 미성년자였다. 이들은 고액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한 ‘박사’ 조주빈(25)의 유인과 협박 때문에 장시간 고통받았다. 이들처럼 성매수 범죄에 노출된 아동·청소년을 법률상 ‘피해자’로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법무부는 요지부동이다. 아동·청소년도 불법 성매매 관여자인 만큼 소년원 감호 조치 등 보호처분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이다. 1일 서울신문은 성매수에 노출된 아동·청소년에 대한 법무부의 공식 입장을 물었다.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회신이 왔다. “성매매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 “보호처분을 폐지하는 방안이 적합한지, 대안은 없는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언론이 유사한 질문을 할 때마다 반사적으로 내주는 준비된 입장문이었다.법무부는 앵무새 같은 답변을 되풀이해 왔다. 지난해 9월 스위스 제네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법무부는 “성매매에 유입된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아동청소년법 개정안의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 “보호처분제도 폐지의 적정성, 폐지 시 대안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유엔 아동권리위 심의 자리에서는 피해자를 범죄자로 보는 법무부의 시각이 여실히 드러났다. 회의 석상에서 4명의 유엔 아동권리위원은 예외 없이 성매수 범죄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을 ‘성착취·성학대 피해자’라고 표현했지만, 법무부만 ‘성매매에 유입된 아동·청소년’이라고 표현했다. 한 달 후 10월 2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상 아동·청소년’을 법률상 ‘피해자’로 지칭하라는 유엔 아동권리위 권고에 대한 여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같은 맥락의 답변을 반복했다. 시민단체들은 법무부가 피해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 의지가 없다고 지적한다. 보호처분조차하지 않으면 자발적이고 반복적으로 성판매에 나서는 미성년자를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보는 법무부가 사실상 법 개정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매수 피해 아동·청소년을 범죄자로 보는 법무부의 시각이 성매수 범죄 신고를 막고 오히려 성구매자들을 신고와 처벌로부터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여성가족부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아청법 개정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여가부와 협의해 조만간 진전된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종인·유승민, 수도권 ‘쌍끌이’… 종로 묶인 黃은 SNS ‘힘내라 시리즈’

    김종인·유승민, 수도권 ‘쌍끌이’… 종로 묶인 黃은 SNS ‘힘내라 시리즈’

    총선 승패 가를 수도권 집중 지원김종인, 하루 14곳 광폭 행보유승민 “요청 오는 대로 방문 중”황교안, 직접 방문 대신 SNS 응원전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무관(無冠)’의 유승민 의원이 4·15 총선 후보 지원 전면에 나섰다. 통합당 선대위의 공식 채널이자 선거 총괄인 김 위원장은 31일 하루에만 서울과 경기 14개 지역의 후보를 직접 찾았다. 보수 통합 국면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유 의원도 약 두 달여의 침묵을 깨고 전방위 지원 중이다. 서울 종로에 발이 묶인 황교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힘내라 시리즈’로 측면 지원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대국민 메시지 창구 역할에 집중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광폭 지원을 자처했다. 공천 과정에서 껄끄러운 관계가 됐던 서울 강남갑 태영호(태구민) 후보를 전날 국회로 불러 격려한 데 이어 이날은 김 위원장이 직접 태 후보 사무소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태 후보와 강남을 박진 후보, 강남병 유경준 후보 등 ‘강남 벨트’를 지원 사격했다. 이후 허용범(동대문갑)·이혜훈(동대문을) 후보, 경기도 이동 후 이경환(고양갑)·함경우(고양을)·김영환(고양병)·김현아(고양정) 후보를 만났다. 박진호(김포갑)·홍철호(김포을) 후보 지원 후 다시 서울로 돌아와 구상찬(강서갑)·김태우(강서을)·김철근(강서병) 후보까지 강행군을 이어갔다.김 위원장은 서울신문 통화에서 “공식 선거 운동 시작(4월 2일) 전까지 당에서 짜주는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수도권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방침에 따라 중앙선대위가 전략적 요충지를 추려 시도당과 협의해 지역구 방문 일정을 마련했다. 지난 29일 공식 업무를 시작한 김 위원장과 실무진들이 호흡을 맞춘 셈이다. 유 의원도 지난 27일 서울 중·성동갑 진수희 후보를 시작으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개혁성향 중도층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가르는 수도권, 그중에서도 개혁 공천으로 데뷔한 신인들의 지역구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후보들 요청이 오는 대로, 제가 도움이 되는 대로 가고 있다”며 “제가 정해서 어딜 가고 안 가고 하는 게 아니다.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곳에 요청이 오면 일정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경기 수원은 4월 4일에 한꺼번에 방문할 예정이고, 함께 요청이 온 대전도 곧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유 의원은 오는 1일 서울 용산 권영세 후보 사무소에서 한자리에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권 후보 지원을 계획하고 있어 첫 대면 가능성이 나온다.한편 서울 종로 후보로 선거를 치르는 황 대표는 직접 후보 지원에 나설 수 없어 SNS로 응원을 대신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9일 울산 남구을의 김기현 후보를 시작으로 ‘힘내라 김기현’, ‘힘내라 곽상도(대구 중·남구)‘ 등의 ‘힘내라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 사진과 대표 이력, 그동안 지켜본 후보의 강점들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12번 열린민주 이순신 장군 끌어들이자 “렉서스 팔아라”

    12번 열린민주 이순신 장군 끌어들이자 “렉서스 팔아라”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정당순위 12번을 받은 열린민주당이 “이순신 장군은 12척으로 왜놈들을 무찔렀다”고 선전하자 최강욱 후보의 일제 차 렉서스를 꼬집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다. 지난 26일 관보를 통해 발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최 후보는 2012년식 렉서스를 비롯한 차 3대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열린민주당 내에서도 비례대표 순번 2번인 최 후보의 렉서스 배기량은 4600㏄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청와대 전·현직 비서관 가운데 일본차 소유를 신고한 사람은 최 후보가 유일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남편이 역시 일제인 혼다를 신고했으나 이미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가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인용해서 열린민주당 정당순위를 소개한 지난 27일 페이스북에는 “신에게는 아직 4600cc 렉서스가 있습니다!”란 비꼬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당신 같은 사람들이 한 얘기로 많은 사람이 손해 보면서 일본여행 취소하고, 일제 대신 우리나라 상품 사려고 노력했으며 심지어 일제 자동차를 부순 사람도 있다”며 “그런데 당신은 뭡니까? 지지자들 응원만 보니까 아무런 느낌도 없나 보죠?”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에 대해서 사소하게 목소리 잘못 내면 토착 왜구니 친일파니 하며 낙인 찍히게 한 거 기억한다”며 “당신이 지금도 일본척결 외치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라. 하다못해 지금 소유한 자동차 부수는 모습이라도 보여달라”고 지적했다. 렉서스 자동차를 산 것은 문재인 정부의 반일운동이 시작되기 훨씬 전이니 억울할 수도 있지만 사회지도층은 대중에게 미치는 발언의 파급력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렉서스 파세요. 렉서스 도요타 계열사인 거 아실 테고 도요타는 전범기업입니다. 렉서스부터 처분하시고 이순신 장군 들먹이세요”라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국회의원 출사표에서도 “한국보다 일본의 이익에 편승하는 무리를 척결하는 것. 그것이 제가 선거에 임하며 다짐하는 최고의 목표”라고 밝혀 렉서스 소유와 함께 비난을 샀다.한편 열린민주당은 전날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으나 권양숙 여사를 만나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후보들은 봉하마을을 찾아 권 여사와 면담했다. 최 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입시 비리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각을 세우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권양숙 여사가 안 만나 준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진 전 교수는 더불어시민당은 조국 반대당, 열린민주당은 조국 수호당이라 명명하며 정당정치와 팬덤정치가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 충돌이 시각적으로 드러난 것은 봉하마을 방문 경쟁으로 결국 열린민주당 사람들은 권양숙 여사 못 만나고 빈말만 듣고 왔다”며 “봉하마을에서는 이분들께 짜증이 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쪽이든 저쪽이든 노무현의 이름을 팔아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그 짓을 하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쪽은 조국 문제에 대해서는 애써 침묵하려 하고, 다른 쪽에서는 노골적으로 조국을 감싸니 봉하마을에선 ‘노무현=조국’이라는 등식이 당연히 불쾌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1번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조 전 장관의 딸이 대학 입시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46일 침묵 깬 유승민 “黃 기회 되면 만나”…2주 격리 마친 안철수 “투표일수 늘리자”

    46일 침묵 깬 유승민 “黃 기회 되면 만나”…2주 격리 마친 안철수 “투표일수 늘리자”

    유승민(왼쪽) 의원이 46일간 침묵을 깨고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선거 지원에 나섰다.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는 자가격리 해제 직후 4·15 총선 관련 코로나19 대응책을 제안했다. 중도층 소구력이 큰 두 사람이 무당층을 얼마큼 투표소로 끌어낼지가 판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 의원은 29일 오전 칩거 후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지상욱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아 “4·15 전에 똘똘 뭉쳐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 의원은 지난달 9일 기자회견에서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 합당과 자신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두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간 공천 국면 침묵에 대해 “통합당이 새로 시작하는 과정에서 다른 목소리 내는 것보다는 과거의 상처가 아무는 통합이 되길 기대했다”며 “공천 과정에서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황교안 대표에 대한 질문에 “(총선 전에) 자연스럽게 기회가 있으면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선대위 체제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전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송파갑 김웅 후보 선거사무실도 방문해 응원했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관련 대구 의료봉사 후 14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유권자의 분산투표 유도 방법을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며 “투표일을 하루에서 사흘로 늘리거나, 사전투표 기간을 이틀에서 닷새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투표일 연장은 관련법 개정이 필요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없다. 안 대표는 또 코로나19로 선거운동이 원활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원내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릴레이 TV 토론’도 제안했다. 국민의당은 이르면 30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한다. 안 대표가 직접 선대위원장을 맡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침묵 깬 유승민, “정치 왜 하나” 질문에 “욕 먹어도 세상 바꾸는 일”

    침묵 깬 유승민, “정치 왜 하나” 질문에 “욕 먹어도 세상 바꾸는 일”

    유승민, 침묵 깨고 수도권 선거 지원“승부처 압승 위해 힘 다해 돕겠다”보수통합 후 40여일간 침묵하던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주말부터 “통합당 후보 선거 지원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4.15총선 지원 유세에 나섰다. 유 의원은 지난달 9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잠행을 이어왔다. 유 의원은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김웅(송파갑) 후보 선거사무소를 격려 방문했다. 검사 출신으로 검사내전의 저자이자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반대 목소리를 내며 공직에서 사퇴한 김 후보는 옛 새로운보수당 1호 영입인재다. 유 의원은 이날 “불출마하며 공천·당권·지분 일체 요구하지 않겠다 했기 때문에 조용히 40여일 간 공천 과정을 지켜보며 때로는 안타까워하며 지냈다”면서 “공천이 다 끝났으니 공천이 잘 됐든 잘못됐든 우리 후보들이니 수도권 승부처에서 압승할 수 있도록 제 힘 다해 도와드리려 한다”고 밝혔다.그는 “정치 신인에게 ‘정치를 왜 하는가’ 조언해 달라”는 김 후보의 요청에 “요즘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지만, 법을 만들고 예산을 통과시키고 세금을 결정하는 등 우리 생활의 모든 걸 결정하는 데가 결국 국회고 대통령”이라면서 “세상 욕이란 욕은 다 먹더라도 세상 바꾸는 힘은 정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좋은 사람들이 정치 들어와 사심 버리고 깨끗하게 국민과 나라 위해 정치하는 경우가 힘들다. 김웅 후보께서 그냥 그런 수준의 국회의원이 아닌, 국민들이 매력을 느끼고 존경할만한 정치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또한 유 의원은 이날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비상경제 대책 발표를 두고는 “추락하는 개인 자영업자, 도산하는 기업을 최대한 막아 국민들이 삶의 희망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임금 보전, 기업 급전 융통 등 김종인 선대위원장께서 적절히 발표해 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 극복을 비롯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이 옳기만 하면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야당의 제안을 문재인 대통령께서 귀담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