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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유정의 영화 in] ‘브로큰 잉글리쉬’

    [강유정의 영화 in] ‘브로큰 잉글리쉬’

    여자 나이 서른 다섯 즈음,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마지막으로 유부녀가 되었을 때. 게다가 그녀의 남편이 내가 소개해 준 대학 동창일 때, 엄마는 이런 잔소리를 하기 마련이다.“그 녀석을 소개해 주는 게 아니었다. 저렇게 멋진 총각이 또 있을 것 같아? 이제 네가 만날 사람들은 이혼남이거나 문제 있는 유부남이야.”라는 말 말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꼭 지금, 여기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섹시하고, 사치스럽고, 자유로운 그녀들이 사는 뉴욕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영화 ‘브로큰 잉글리쉬’(Broken English·새달 3일 개봉)는 바로 그 사실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섹스 앤드 더 시티’를 보며 뉴욕의 삶이란 저런 것이라고 꿈꾼다. 휴일 오전 친구들과 모여 브런치를 먹고, 지미 추나 마놀로 블라닉처럼, 백만원이 훌쩍 넘는 사치품을 기분 전환용으로 사는 여자들이 살고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뉴욕의 호텔 매니저로 살고 있는 노라의 삶은 좀 다르다. 그녀도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주인공들처럼 날씬하고 매력적이며 안정적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의 삶은 스산하다. 담배와 술에 절어 사는 노라는 ‘캐리’보다는 ‘브리지트 존스’와 닮아 있다. ‘브로큰 잉글리쉬’는 ‘섹스 앤드 더 시티’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같은 삶이 현실이 아니라 허상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그녀, 노라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하룻밤 쾌락의 대상으로 자신을 선택한 유명 배우에게 상처받고, 소개팅 자리에서 옛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남자 때문에 절망한다. 이런 풍경은 ‘섹스 앤드 더 시티’에는 나오진 않지만 어쩌면 훨씬 더 사실적인 뉴욕일 수도 있다. 누구든 애인 그러니까 원 나이트 스탠드 대상이 아닌 지속적 관계와 친밀감을 나눌 사람을 찾지만 쉽지 않다. 서른 다섯쯤 되는 여자에게 남자들은 하룻밤의 뜨거운 관계를 요구할 뿐이다. 물론 ‘사만다’ 같은 허상 속 여자들은 그것이야말로 여자들의 권력이라고 말하지만, 노라는 그런 날이면 쓸쓸함에 침몰한다. 그러던 노라에게 어설픈 영어를 쓰는 프랑스인이 나타난다. 여러 차례 배신을 당한 노라는 그가 다가오는 것을 거부한다.‘브로큰 잉글리쉬’의 매력이라면, 어설픈 영어로 인해 오히려 진심을 담백하게 말하는 쥴리앙과의 대화다. 그는 유창한 영어를 하지 못하기에 진심만을 담아 전달한다. 프랑스로 함께 떠나자는 말을 확대해 해석하고 겁먹는 것은 노라다. 노라가 그의 말을 직설법이 아닌 은유로 이해했으니 말이다. 프랑스로 간 노라에게 택시기사가 말한다.“파리에서 행복을 찾길 바랍니다.” 노라와 그녀의 친구는 이 말에 겸연쩍어한다. 행복을 찾으라니, 이런 말은 사람들이 구어로 하기엔 너무 낯간지러운 것 아닌가? 그런데 노라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 그곳, 파리에서 결국 사랑을 찾게 된다. 사랑에는 언어가 때론 장벽이 된다. 상대방의 언어를 외국어처럼 이해할 때, 사랑은 완성되기도 한다. 영화평론가
  • [일요영화] 진주만

    [일요영화] 진주만

    ●진주만(SBS 영화특급 밤 1시10분) 기습 공격이었다. 일본 해군항공기 360대가 날아와 일순간에 미군 항공기 480대를 격추시키고 해군 전함 5척 등 주력전함들을 침몰시켰다.1941년 12월 8일 일어난 이 전쟁이 ‘진주만 공격’이다. 그 날의 비극이 60여년 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진주만’의 배경이 됐다. 레이프 매컬리(벤 에플렉)와 대니 워커(조쉬 하트넷)는 죽마고우다. 둘은 테네시주에서 함께 자라 모두 미 공군 파일럿이 됐다. 레이프는 곧 간호사 에벌린 스튜어트(케이트 베킨세일)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는 미 해군에 근무하고 있다. 레이프와 에벌린의 사랑이 무르익는 것과 같은 속도로 전운의 엄혹함도 짙어간다. 그러다 레이프의 비행대대가 유럽으로 건너가게 된다. 당시 유럽은 독일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분위기가 흉흉했다. 레이프가 떠난 뒤 대니와 에벌린은 하와이의 진주만 베이스에 같이 배치받는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어느날 날아온 레이프의 사망 통지서는 대니와 에벌린을 서로 의지하도록 이끌고, 둘은 곧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는 또 다른 아픔이 기다리고 있었다. 죽었다고 알고 있었던 레이프가 살아서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총 제작비만 1억 4000만달러 투입, 오클라호마 전함 건설에 8주 소요, 전함 전복 장면에 150여명 동원. 기록적인 수치가 말해주듯 영화는 시종 시각을 압도하는 화면을 선보인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개봉 당시 온 매스컴이 ‘진주만’ 열풍에 휩싸였을 정도로 미국 사회가 보인 관심은 대단했다. 하지만 ‘나쁜 녀석들’‘더 록’ ‘아마겟돈’에 이어 ‘진주만’으로 또 하나의 콤비작을 선보인 마이클 베이 감독과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평단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진주만을 습격하는 거대한 전쟁장면의 스펙터클은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영화 전반을 메운 ‘애국심’ 일변도의 미국주의는 전작들에 비해 내용적으로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란한 감상주의를 냉철히 구별해낼 수 있는 관객이라면 얼마든 미덕을 발견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이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전쟁의 의미를 한번쯤 깊이 고민해보게 만든다. 원제 ‘Pearl Harbor’.177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6월 넷째주 주간의 HOT 이슈

    6월 넷째주의 사건사고를 사진으로 구성해 보았다. ▶미 쇠고기 관련 강경대응과 폭력시위 ▶6·25전쟁 “청소년 10명중 6명 몰라” ▶북한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필리핀 여객선 침몰로 800여명 사망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比 여객선 침몰… 700여명 사망·실종

    比 여객선 침몰… 700여명 사망·실종

    태풍 펑선(Fengshen·일명 프랭크)이 강타한 필리핀 중부 해안에서 여객선이 파도에 휩쓸려 침몰,7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22일 AP통신·ABC방송 등에 따르면 승객 626명과 승무원 121명 등 747명을 태우고 수도 마닐라를 출발, 세부로 가던 2만 3800t급 여객선 ‘프린세스 오브 더 스타즈’가 21일 밤 중부 시부얀 해역에서 침몰했다. 생존자 4명이 발견됐을 뿐 높은 파도와 강풍으로 구조작업이 지연돼 탑승자 대부분의 생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사고 여객선은 최대 풍속 160㎞에 이르는 태풍 와중에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사야스 지역 군사령관 페드로 인세르토 중장은 “22일 오전 5시쯤 여객선 선장이 (승객들에게)‘배를 떠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일부 승객과 승무원들이 다른 배에 옮겨 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느 선박인지, 무사한지 파악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 구조선을 파견했으나 바람이 워낙 강해 사고주변 해역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시부얀 섬에서 3㎞지점을 지나던 사고 여객선은 태풍의 와중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켰으며, 최대 시속 160㎞에 이르는 강풍 속에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경찰은 “현장에 구조선을 파견했으나 태풍이 워낙 강해 구조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적십자사는 여객선 사고를 빼고 침수 및 붕괴로 인한 희생자만 230여명이라고 밝혔다. 이재민도 수만명에 이르렀다. 현지 ABS-CBN 방송과 AFP통신은 사고 여객선의 탑승자로 보이는 시신들과 슬리퍼, 구명조끼 등이 해변으로 쓸려왔다고 전했다. 바람의 신(神)이란 뜻을 지닌 제6호 태풍 펑선은 최대 시속 190㎞의 강풍을 몰고 왔다. 라디오 방송 DZBB는 “남부 일로일로 지역은 완전히 바다로 변했으며,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日·타이완 ‘급랭’

    日·타이완 ‘급랭’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타이완 어선이 일본 해상보안부 순시선과 충돌해 침몰한 사건으로 양국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타이완 시민단체와 의원들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중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해역에서 주권 선언을 준비하면서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은 타이완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섰지만, 타이완은 군함까지 출동시킬 태세다. 16일 타이완 언론 등에 따르면 ‘바오댜오(保釣·댜오위다오 보존 운동) 연맹’은 지난 15일밤 황시린(黃錫麟) 집행장 등 12명의 시민운동가와 30명의 기자들을 실은 ‘취안자푸(全家福)호’를 댜오위다오 해역으로 출항시켰다. 이들은 타이완 국기와 함께 플래카드,‘비밀무기’ 등을 싣고 댜오위다오에서 타이오 주권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측은 이날 오전 타이완의 취안자푸호와 순시선 3척, 그리고 또다른 순시선 6척 등 모두 10척의 선박이 센카쿠열도 서남서쪽 약 22㎞ 지점의 ‘일본 영해’로 진입한 것을 확인, 제11관구 해상보안본부(오키나와 나하 소재)소속 순시선이 이들을 영해 밖으로 퇴거시켰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 경로를 통해 재삼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면서 “이번 사태로 지역의 평화를 어지럽혀서는 안 된다. 관계자가 냉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타이완의 반발이 예상외로 강력해지자 유감을 표명하면서 손실 배상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타이완 대표부인 일본교류협회 타이베이사무소 이토 고이치(伊藤康一) 총무부장은 롄허호 허훙이(何鴻義) 선장을 방문,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측이 ‘사과’ 대신 ‘유감’이란 단어를 계속 사용하자 허 선장은 “공식적인 사과를 원한다.”며 침몰 어선에 대한 배상 요구와 함께 자신에 대한 고소를 철회치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타이완 입법원의 외교국방위원회는 오는 18일 천자오민(陳肇敏) 국방부장의 수행하에 군함을 타고 댜오위다오를 방문할 예정이다. 타이완은 90년대 후반 리덩후이(李登輝) 정부 시기부터 일본과는 사실상 동맹국 수준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마잉주(馬英九) 정부의 양안 우선 정책으로 서서히 대일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뤄즈정(羅致政) 둥우(東吳)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어선침몰 사고는 타이완 정부의 대일본 전략 사고가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대외정책 기조가 양안 관계를 우선으로 삼는 방향이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jj@seoul.co.kr
  • 제1연평해전 전승비 제막

    해군은 15일 오후 2시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충무동산에서 제1연평해전 승전기념 9주년을 맞아 전승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거행했다.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제막식 기념사에서 “제1연평해전은 적에게 ‘도발하는 곳이 침몰되는 곳’이라는 두려움을 확실히 심어줬고 장병들에게는 전승의 자신감을 심어준 전투”라며 “제1연평해전 전승비는 장병들에게 북방한계선(NLL) 사수 의지를 다지게 하는 좋은 표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또 “과거 두 차례의 해전과 같이 ‘제3의 연평해전’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인식하고,‘필승 해군’의 참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정 참모총장을 비롯한 지휘부와 김문수 경기도 지사 등이 전승비 제막식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 “자랑스런 내 아들아 , 이제 편히 가거라”

    “자랑스런 내 아들아 , 이제 편히 가거라”

    “사랑하는 아들아,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아. 이제 편히 가거라.” 제2연평해전 전사자 6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흉상으로 영원히 남았다. 해군은 13일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교육사령부의 각 학교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故) 윤영하 소령과 조천형·황도현·서후원·한상국 중사, 박동혁 병장의 흉상 제막식을 거행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유가족들과 윤공용 해군사관학교장, 김정두 해군교육사령관, 장병 등 500여명이 참석해 전사자들의 숭고한 넋을 기렸다. 흉상 제막은 전사자들이 처음 군복을 입고 첫발을 들였던 해군 사관학교와 기술병과학교, 전투병과학교, 기초군사학교 4곳에서 잇따라 열렸다. 제막식은 고인에 대한 경과보고와 공적소개, 추모사, 제막, 헌화와 분향, 묵념, 흉상 만남 순으로 진행됐다.6주기를 맞은 이날도 유가족들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마치 교전 당시 한배를 탔던 전우들과 같이 이날 첫 제막식이 열린 해군사관학교부터 기초군사학교까지 4곳을 한가족처럼 함께 움직이며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눴다. 전사자 가운데 유일한 사병(의무병)이었던 고 박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52)씨는 “사랑하는 동혁아 그렇게 힘들고 아프게 가더니 이렇게 오늘 또 엄마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구나.”라며 오열해 제막식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김정두 해군교육사령관은 “영령들이시여, 이제 장병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어떠한 시련과 역경의 파도 앞에서도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필승 해군의 전통을 이어가게 해 주십시오.”라며 추모사를 했다. 제막식에는 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 부정장으로 북한군 경비정의 포격으로 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도 끝까지 전투를 지휘한 이희완(32·해사 근무) 대위 등 전우 4명도 참가했다. 전사자 등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 실망해 2005년 4월 조국을 등지고 미국으로 떠났다가 3년만에 귀국한 전사자 한상국 중사의 미망인 김종선(34)씨는 “전사자들의 명예가 늦게나마 회복된 것이 다행스럽지만 이같은 행사가 여전히 군대내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가 차원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에 대한 추모식과 행사를 갖는다.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29일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서 우리 해군과 북측 해군간에 일어난 교전으로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으며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가 침몰했다. 진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열린세상] 토목보다 우선 제도를 건설하자/강효백 경희대 중국법 교수

    [열린세상] 토목보다 우선 제도를 건설하자/강효백 경희대 중국법 교수

    중국 역사상 모두 245명의 황제가 군림하였다. 사람들은 그 중에서 최고의 명군은 당태종 이세민을, 최악의 폭군은 수양제 양광을 꼽는다. 당태종은 평소 백성은 물이고 군주는 배라고 말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 배를 무사히 저어가고 싶다면 항상 물을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백성을 섬기는 위민정신이 배어 나오는 현군의 어록이다. 하지만 그가 베스트 황제로 숭앙받는 진짜 이유는 민본주의 치국이상을 현란한 언사로만 표현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제도화하여 실천한 데 있다. 당태종은 갖은 악법을 폐지하고 3성6부제, 주현제, 과거제 정비와 함께 조세·군역의 감면 등 민생을 위한 좋은 법제를 많이 창제하였다. 특히 그의 재위시절에 확립된 당률(唐律)은 후대황조들의 기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동양사회의 제도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수양제는 즉위하자마자 대대적인 토목건설을 일으켰다. 그는 연인원 1억 5000만여명의 백성을 동원하여 만리장성을 새로이 쌓게 하였으며, 수문제가 중단시킨 대운하 공사를 재개시켰다. 황제 전용의 거대한 용주(龍舟)를 대운하 양안에서 8만여명의 백성들이 밧줄로 끌고 다니게 하는 패악을 저질렀다. 그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정치경제적 기반을 자기과시용 토목공사와 대외원정에 탕진해 버려 결국 부하에게 교살당하고 수나라도 단명하고 말았다. 수양제의 무덤은 장쩌민 전 주석의 고향인 양저우(揚州) 교외 후미진 숲속에 ‘양광지묘’라 쓰여진 초라한 빗돌 하나를 앞세우고 쪼그리고 앉아 있다. 능이 아닌 묘로 불리는 유일한 황제의 무덤이라는 사실에서 그의 악정에 후세가 얼마나 몸서리를 쳐왔는지 알 듯하다. 중국 최고와 최악 황제 둘 다 ‘건설’에 힘썼으나 최고명군은 ‘제도건설’에, 최악폭군은 ‘토목건설’에 몰두하였다. 둘 다 ‘배’와 ‘물’의 키워드로 함축되지만 당태종호는 물(민심)을 항상 보살펴 중국사의 바다에 빛나는 항해를 하였고 수양제호는 물을 업신여겨 분노한 민심의 파도에 침몰하고 말았다. 현재 중국은 당태종 치세시의 영광의 재현을 위하여 경제건설 제일주의에서 제도건설, 즉 법과 제도에 의한 의법치국(依法治國)의 국가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과거 최고지도층이 이공계출신 일색이었던 것과는 달리, 후진타오 주석의 양팔이자 차기 최고지도자로 손꼽히는 시진핑, 리커창은 모두 법학박사 출신이라는 변화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출범한 이명박호는 지금 성난 민심의 노도에 흔들리고 있다. 초·중·고 어린학생들조차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명박호가 겸허히 국민의 소리를 수렴하여 회생의 전기를 마련할 것을 믿는다. 새 대통령이 중국의 베스트 황제, 당태종처럼 대한민국 역사에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길 소망하면서 국정어젠다를 ‘토목건설’에서 ‘제도건설’로,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을 할 것을 제언한다. 버려야 구한다. 대운하 등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토목건설에 대한 집착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헌법의 리모델링(개헌)을 비롯한 민생을 안정시키는 제도건설에 힘쓰자. 현행 헌법은 20여년 전 중남미 정치후진국에서 운용되던 대통령단임제 통치프레임을 기초로 하여 가건물 세우듯 3개월 만에 뚝딱 만들어진 것이다. 개헌은 지난 대선 당시 후보들의 다짐을 받은 바 있으며 이미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영원한 명예는 40번의 승전이 아니라 자신의 법전이라고 말했듯 그의 정치군사적 업적은 덧없으나 나폴레옹법전은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첨단빌딩을 건설하듯 우리도 각계각층의 지혜를 민주적으로 수렴하여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은 참 좋은 헌법,‘이명박 헌법’을 건설하자. 강효백 경희대 중국법 교수
  • 구로다 “한국은 88올림픽 이후 질서의식 생겨”

    구로다 “한국은 88올림픽 이후 질서의식 생겨”

    중국 쓰촨성 지진 사망자가 5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한 유명 기자가 중국 대지진에 대한 미약한 한국인들의 관심과 민족의식을 꼬집어 논란이 예상된다. 산케이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서울지국장은 ‘올림픽으로 변화, 서울올림픽으로 바뀐 질서’(五輪で変化、前へならえ 韓国、ソウル五輪で変わった秩序)라는 제목의 19일자 칼럼을 통해 중국 대지진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식을 지적했다. 먼저 구로다 지국장은 “지진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한국에서 ‘일본침몰’ 등 지진 소재의 소설이나 영화가 인기있는 것은 지진에 흔들리는 일본을 불쌍히 여기면서도 쾌감을 느끼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어 “이번 중국 쓰촨성 대지진에 대한 한국의 반응은 이웃나라인데도 일본만큼은 아니다.”며 “성화봉송과 관련 중국유학생들의 난투극 등 그 위세에 놀라면서도 이번 지진재해를 접한 한국인들은 ‘중국은 멀었다’라며 어딘가 안도하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구로다는 중국 지진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 이외에도 중국인에 가지고 있는 한국인의 민족의식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중국 관광지에서 한국인들이 중국인의 질서의식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과거 주한일본인들이 한국인에 가졌던 불만을 떠올린다.”며 “한국이 베이징올림픽을 ‘편협한 민족주의’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지난 88서울올림픽도 반일·반미감정이 팽배했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티베트 독립시위 등 여러가지 난관이 있지만 도쿄·서울올림픽 이후 성공적인 변화가 있었던 사례처럼 베이징올림픽도 ‘변화’를 위해 성공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구로다 지국장은 한국의 80년대 버스·지하철 승하차 거리를 묘사하면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전두환 정권때의 질서캠페인으로 질서의식이 잡힌 것 같다.”고 언급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페인 정부 ‘先보상·後협상’으로 깔끔한 해결

    스페인 정부 ‘先보상·後협상’으로 깔끔한 해결

    대형 기름유출 사건의 피해 규모는 대체로 선주보험사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의 보상한도를 넘는다. 스페인 프레스티지호·프랑스 에리카호·일본 나홋카호 사고가 그랬고,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추정 피해액도 마찬가지다. 한도액을 웃도는 손실을 제대로 보상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국영 보험사가 감정… 주민 요구 모두 수용 “정부가 모든 일을 처리했다.” 스페인 서북부 갈리시아 해안의 지방신문 기자 파블로 곤살레스는 프레스티지호 사고의 피해 보상 때 “정부는 훌륭했다.”고 평했다. 2002년 11월13일 7만 7000t의 기름을 싣고 가던 프레스티지호가 갈리시아 해안 인근에서 침몰했다. 이 지역 해안 400㎞가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다. 유럽 최대의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프랑스 에리카호 기름유출 사고 등을 취재했던 곤살레스 기자는 이 사고 취재에 뛰어들었다. 그는 피해 보상이 험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스페인·프랑스·포르투갈 등 3개국 주민 수백만명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힌 사건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스페인 정부가 ‘혁명적인’ 보상 특별법을 내놓았기 때문이다.2003년 6월과 2004년 7월에 스페인 정부는 프레스티지호 사고와 관련해 특별법 2개를 제정했다.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피해 주민에게 먼저 보상금을 지급하고 IOPC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주민으로부터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으로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주민들이 직접 IOPC에 보상금을 청구해야 한다. 경험이 적은 주민들이 국제기구인 IOPC와 개별적으로 협상하다 보면 보상금 액수도 적고 지급시기도 늦춰진다. 하지만 스페인은 ‘IOPC 협상은 정부가 맡는다.’고 선언했다.2003년 10월 정부는 추정 피해액 3억 8370만유로(약 6152억원)를 IOPC에 청구했다.IOPC 보상한도액인 1억 7152만유로(약 2739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었다.IOPC는 난색을 표했다. 대신 IOPC가 산정한 ‘피해 평가액’의 30%만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그러면 ‘피해 청구액’의 30%를 지급해 달라.”고 역제안했다. 실제 피해액이 청구액보다 적으면 보상금을 되돌려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국책은행 담보까지 제공했다. 협상 끝에 스페인 정부는 ‘피해 청구액’의 30%인 1억 1500만유로(1844억원)를 ‘주민 보상금’으로 선지급받는 데 성공했다. 스페인은 IOPC 선지급과 정부 예산을 토대로 1년7개월만에 주민 보상을 95% 마무리했다. 스페인 대통령부 재난지휘센터 푸리피카시온 카레이라 국장은 “우리 정부의 목표는 ‘국민 고통 최소화’였다.”고 말했다. 같은 사고로 피해를 입은 프랑스·포르투갈 주민들이 아직도 IOPC와 ‘개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특히 스페인 정부는 피해액을 ‘깐깐한’ IOPC 감정사가 아니라 ‘너그러운’ 스페인의 국영 보험사가 결정하도록 했다. 덕분에 피해 주민들이 주장하는 손실 청구액이 대부분 수용됐다.IOPC에서 따낸 1억 1500만유로의 ‘주민 보상금’에 정부가 지출한 방제비, 피해 지원금 등을 포함, 실제 주민들이 보상받은 규모는 9억유로(약 1조 4375억원)에 이른다. 기름유출 사고 역사상 유례가 없는 보상 규모다. ●佛, 전문법률가 무료 지원 전액 보상받아 굴·홍합으로 유명한 프랑스 서북부 브르타뉴 해안은 99년 에리카호 사고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지방자치단체 모르비앙은 20만유로(약 3억 1500만원)를 부담해 피해보상 전문가를 고용했다.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명과 서류 작성을 돕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주민들은 청구액을 모두 IOPC에서 보상받았다. 조지프 케르게리 모르비앙 도지사는 “지자체의 역할은 어민들이 피해 보상을 받고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는 또 어민·관광업자들이 IOPC에서 피해액 100%를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출한 방제비 1억 7900만유로(약 2800억원)를 IOPC에 따로 청구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태안지원특별법’을 제정,IOPC 보상한도액(3216억원)을 초과하는 피해액을 국가가 지급하기로 했다. 피해 사정은 IOPC가 맡지만, 무허가 어업 등을 이유로 IOPC에서 보상받지 못하는 피해 주민은 국가가 특별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피해 주민을 위한 법률적 지원이나 피해 규모 산정 작업 등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의 사례를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특별취재반
  •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 “기업 무한책임”…佛 토탈社 6100억원 보상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 “기업 무한책임”…佛 토탈社 6100억원 보상

    ■ 에리카호 기름유출 사고 때는 1999년 11월11일 오후 6시34분 석유회사 토탈(Total)에 한 통의 음성메시지가 도착했다. 사흘 전 토탈의 연료유 3만 1000t을 싣고 프랑스 서북단 케르크항을 출발, 이탈리아 리보르노항으로 가던 몰타 유조선 에리카호의 선장이었다. “기상 악화로 운항 경로를 바꾸었다. 날씨가 좋아지면 돌아가겠다.” 선장은 메시지에서 이날 오후 2시8분 유조선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해안구조감독센터에 구조를 요청한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상태가 호전돼 구조 요청을 한 시간 만에 취소했기 때문이었다. 이튿날 오전 5시54분, 선장은 긴급구조를 재차 요청했다. 에리카호는 두 동강 났고 3시간 만에 수심 120m 해저로 침몰했다. 연료유 1만 4000t이 바다로 흘렀다. 이후 조사에서 에리카호가 심각한 부식 상태였음이 확인됐다. 토탈은 사고 발생일부터 적극 나섰다. 방제전문가로 구성된 대책반을 구성, 유출된 기름의 움직임을 감시했다.11일 만에 기름띠가 해안에 상륙했고 프랑스 남부해안 400㎞를 뒤덮었다. 토탈을 향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낡은 유조선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유조선 선주회사가 어마어마한 피해를 보상할 능력이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토탈은 ‘책임지는 기업’의 길을 선택했다. 피에르 구요넷 전략기획 고문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국민이 엄청난 피해를 입은 사고라 법적 책임을 따지기 전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토탈은 세계 4대 석유회사로 130개국에서 직원 9만 5000명이 총 매출액 1538억유로(약 240조 5463억원·2006년 기준)를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프랑스 국민 57만여명이 토탈 주식을 갖고 있다. 그해부터 토탈은 방제활동에 2억유로(약 3100억원))를 쏟아부었다. 선주상호보험(P&I)과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이 지급하는 피해보상 한도액(1억 8000만유로)보다도 많은 액수였다. 99년 12월30일 해양전문가 800명으로 대서양 TF팀이 꾸려졌다. 이 팀은 2006년 2월까지 7년간 활동했다. 첫 임무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에리카호에 남은 연료유를 빼내는 일이었다. 교통부의 승인을 받은 토탈은 2000년 6월1일부터 9월6일까지 해양선 7대와 전문가 300명을 동원해 1만t 이상을 수거했다. 또 헬리콥터와 크레인, 고압세척기 등 방제설비를 제공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어 루아르-아틀랑티크, 모르비앙 등 기름제거가 어려운 지역을 찾아다니며 지원했다. 방제가 마무리된 뒤에는 환경복원에 힘을 보탰다. 기름유출로 피해를 입은 새를 돌보는 낭트수의학교를 후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토탈은 방제비로 쓴 2억유로를 IOPC에서 돌려받지 않았다. 피해규모가 어마어마한 터라 주민들이 먼저 보상받도록 권리를 포기했다. 토탈의 ‘사회적 책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와 지자체, 환경단체 등이 토탈과 유조선, 선급 회사 등을 상대로 프랑스 파리 법원에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16일 법원이 토탈을 유죄로 판단하며 벌금 37만 5000유로(약 5억 8600만원)와 손해배상금 1억 9200만유로(약 300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토탈은 형사판결에만 항소했을 뿐 민사판결은 수용해 손해배상금을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 토탈의 행보는 ‘알래스카 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힌 세계 최대 석유회사 엑손모빌과 비교된다.89년 엑손 발데즈호가 알래스카 프린스윌리엄사운드에서 좌초돼 기름 3만 8800t이 유출됐다. 해변 2000㎞가 오염됐고, 새 25만마리와 해달 2800마리, 대머리독수리 250마리, 범고래 22마리, 수십억마리의 연어와 청어알이 죽어갔다. 당시 회장이던 로렌스 렐은 일주일이 지나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소비자는 분노했고 엑손은 뒤늦게 방제비로 21억달러(당시 2조 1851억원)를 퍼부었지만 비난 여론은 수그러지지 않았다. 법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엑손 모빌에 67억 500만달러(당시 7조 2000억원)를 배상하도록 했다. ■ 태안 기름유출 삼성重은 피해지역에 1000억원 특별 기금조성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가해 기업´인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 삼성중공업은 1000억원의 발전기금을 출연하고 방제작업과 지역경제를 지원하는 등 사후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적극적인 책임 인정과 수습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7일 삼성중공업은 태안군 만리포 해상에서 ‘삼성1호’ 부선이 홍콩 유조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회사 차원의 대책반을 구성했다. 부사장을 단장으로 현장에 대책본부를 만들고 방제작업을 시작했다. 주말 3000명, 평일 1000명의 직원들이 동원됐다. 또 해양경찰청과 태안군청에 기본 방제물품을 지원했다. 방제 작업에 필요한 고압세척기와 양수기, 포클레인 등의 특수장비도 내놓았다. 자원봉사자를 위한 무료 급식제공, 의료봉사활동, 지역 특산물 구매, 태안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원활동도 이뤄졌다. 이같은 지원현황을 금액으로 추산하면 43억원 상당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은 삼성중공업이 본질적인 책임을 회피하며 소극적인 지원에 그친다는 비난을 낳았다. 사고 두달 후 삼성중공업은 지원대책을 발표했다.▲서해연안 생태계 복원활동 지원 ▲피해지역에 발전기금 1000억원 출연 ▲그룹차원의 어촌마을 자매결연과 지역소외계층 후원 등이다. 하지만 이같은 지원대책은 발전기금 출연을 빼면 일반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삼성 쪽이 1000억원을 ‘발전기금’이란 이름으로 내놓은 것은 법적 책임이 없음을 강조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사고 초기 법률문제를 연구한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발전기금’에 대해 “책임은 회피하면서 도의적 차원에서 내놓은 선심성 기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의 대책엔 방제 전문가와 환경전문가를 통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수습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고가인 9억 4200만달러(약 9525억원)짜리 원유시추 선박을 비롯해 올들어 지금까지 수주액 60억달러(6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특별취재반 ■ 삼성重 과실비율 새달 말께 결론날 듯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서 홍콩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의 부선(艀船·바지선) ‘삼성1호’ 가운데 사고원인을 어느 쪽이 제공했는지 이르면 새달 말에 드러난다. 국토해양부 소속 해양안전심판원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경위와 과실비율을 가리는 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인천·부산·목포 지방해양안전심판원장 3명과 외부 전문가 2명으로 특별심판부를 구성, 지금까지 5차례 심판을 진행했다. 4차까지 인천해양안전심판원에서 사고조사·모두진술 등을 거쳤고, 지난달 16일 5차 심판 때는 예인선 선장 등을 심문하기 위해 홍성교도소 서산지소를 방문했다.6차 심판은 이달 중 열리며 사고 당시 항만관제실 담당 요원을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해양안전심판원은 태안 사고처럼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충돌이 발생하면 사고원인뿐만 아니라 사고당사자가 과실비율도 공표한다.1995년 씨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 때도 해양안전심판원의 결정이 법원의 배상액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로 인용됐다. 따라서 태안 사고에서도 해양심판원이 충돌사고의 과실비율을 내놓으면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은 물론 법원도 보상액 산정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안전심판원은 해양사고 원인을 분석하는 준사법기관이라 심리기간이 상당히 필요하지만, 태안 사고의 중요성에 감안 올 상반기에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지방심판원이 1심을, 중앙해양심판원이 2심을 맡는다. 최종심은 대법원이 확정한다. ■ 특별취재반 도쿄·런던·파리·마드리드 정은주·오이석특파원 ejung@seoul.co.kr
  •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 소득자료 부족-정부 뒷짐에 ‘제 몫’ 못챙겨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 소득자료 부족-정부 뒷짐에 ‘제 몫’ 못챙겨

    기름 유출에 따른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식이 아니라, 제대로 내고 제대로 보상받는 노하우를 외국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서울신문은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스페인·일본의 보상 사례를 현지 취재를 통해 짚어 보고,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런던 본사도 방문했다. #어민 이야기1. 직접 피해는 74% 보상받아 프랑스 뫼스케르에서 25년간 굴 양식업을 해 온 필립 알래르(56)는 해마다 홍합 60t과 굴 50t을 생산해 왔다. 지난 1999년 에리카호 침몰사고로 양식장이 폐쇄됐다.6개월간 생산된 굴과 홍합도 팔 수 없었다. 유출 기름이 암을 유발한다는 헛소문 때문이었다. 그는 굴양식 조합을 통해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에 제출할 보상 서류를 준비했다. 양식장의 홍합 생산량을 보여주는 소득 자료를 첨부했더니 청구액의 74%가 나왔다. #어민 이야기2. 청구액의 4%에 한숨짓다. IOPC 합의서를 받아든 김인수(61·가명)씨는 눈을 감았다.8년간의 싸움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김씨는 95년 7월 23일 씨프린스호가 태풍 ‘페이’를 피하려다 좌초돼 전남 여수시 소리도 앞바다가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을 때 ‘최악의 순간’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기름제거 과정과 피해액 감정으로 이어지는 지루한 줄다리기는 몇 년간 지속됐다. 양식하던 우럭·광어마저 유(油)처리제 영향으로 폐사했다. 김씨는 피해액 2299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감정기관과 법원을 거치면서 보상금은 93만원으로 줄었다. 자료가 부족해 양식업 생산량을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나마 씨프린스호 사고에서는 평균 보상률이 27%는 됐다.93년 제5금동호 기름유출 사고 때는 청구액 916억 7400만원 가운데 11.6%인 106억 3000만원만 나왔다.IOPC에는 연간 15만t 이상의 기름을 수송하는 전 세계의 석유회사가 해상수송량에 따라 분담금을 납부하고 있다.2006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연간 1억 1711만t을 수송, 총 수송량의 8.32%를 차지했다.IOPC 회원국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나라가 전체 피해보상액의 8.32%를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1위 일본은 18.27%로 수송량이 압도적으로 많고,2위 이탈리아(9.81%)부터 6위 프랑스(7.17%)까지는 엇비슷하다. 우리나라는 석유를 대표 에너지로 쓰는 터라 97년부터 꾸준히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분담금은 많이 내는데 보상금은 턱없이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객관적인 소득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업 피해는 과거 생산량을 기초로 계산되는데 수산물을 사적으로 매매하는 우리 어민들은 공식 기록을 갖고 있지 않다. 수산업협동조합에 위탁판매하는 것보다 사적으로 매매하는 것이 평소엔 이윤이 많이 남지만, 사고만 터지면 땅을 치며 후회한다. 김석기 한국해사검정 대표는 “평소에 피해액 조사의 기초 자료가 될 만한 자료를 보관하면 신속하고 적정한 보상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우리 정부의 뒷짐 행정도 문제다. 정부는 기름유출 사건이 가해자가 존재하는 ‘민사책임’이라는 이유로 피해 주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태안 특별법’이 유일하다. 반면 프랑스 정부는 에리카호 사고에서 피해 주민이 IOPC에서 제대로 보상받도록 방제비 1억 7900만 유로(약 2800억원)를 포기했다. 덕분에 2003년 4월까지 피해자들은 사정 보상금 100%를 지급받았다. 나홋카호 사고에서 일본 법원은 ‘빅딜’을 성공시켰다. 보상한도를 웃도는 청구액을 두고 정부와 IOPC, 보험사는 얽히고 설킨 법정다툼을 벌였다.2002년 5월 도쿄 지방법원은 당사자들이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보험사가 한도액을 넘는 금액 중 30억엔(약 289억원)만 정부에 지급하라고 조정안을 내놓았다. 지루한 싸움에 지쳤던 보험사도 여기에 합의했다. 또 다른 이유는 피해자 쪽 감정인이 IOPC에서 외면받는다는 것이다. 김인현 부산대 교수는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가해자 쪽은 변호사와 감정인이 조직적·효율적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 쪽은 경험이 부족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인정에 끌려 피해액을 한껏 높이기도 한다. 씨프린스호 사고 때 가해자 쪽은 피해액을 170억원으로 사정했지만, 피해자 쪽은 700억원으로 감정했다.IOPC도, 법원도 가해자 쪽 감정을 신뢰했다. 송해연 법무법인 세창 변호사는 “주먹구구식으로 피해를 산정하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 피해보상 성공 사례 국제협상력 높여야 ‘숨은 돈’ 찾는다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피해보상을 제대로 챙기려면 국제 협상력이 중요하다. 보상액을 결정하는 선주상호보험(P&I)과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피해액을 조사하는 국제유조선선주오염조사기구(ITOPF) 모두 국제기구이기 때문이다. 협상력이 뛰어나면 그만큼 피해 보상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한국 허베이 스피리트호 초기 지급률 60% 지난 3월12일 모나코에서 열린 제40회 IOPC 집행이사회 회의장. 월럼 오스터빈 사무국장이 태안 사고의 피해보상 초기 지급률을 60%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독일·영국·캐나다·노르웨이 대표단이 “지나치게 높은 지급률”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대형 사고에서 보상한도가 피해 평가액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IOPC의 관행이다. 스페인 프레지스트호 사고에서는 추정 피해의 15%로, 프랑스 에리카호 사고에서는 50%로 정했다. 때문에 오스터빈 국장의 제안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한국 대표단까지 정부의 방제비용을 맨 마지막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60% 지급률이 결정됐다. 숨은 공로자는 자원봉사자였다. 임기택 주영대사관 해무관(국토해양부 파견)은 태안 사고 직후 오스터빈 국장에게 사고현장 방문을 제안했다.17세 아들이 갑상선암으로 수술받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기름유출 피해가 심각하다는 설명에 태안을 방문하기로 했다. 한국을 다녀온 오스터빈 국장은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검은 기름과 싸우는 자원봉사자들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솔라1호 소득자료 없어도 혜택 2006년 8월11일 필리핀 중부 기마라스 섬 남쪽에서 유조선 솔라1호가 기상 악화로 침몰하면서 기름 2000t이 바다로 쏟아졌다. 기마라스 섬 등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고 영세어민 2만여명이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문제는 소득을 증명할 자료가 없다는 것. 맨손으로 수산물을 채취해 먹을거리로 쓰거나 가까운 시장에 내다 팔며 살아온 탓이다. IOPC는 어업분야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해 수산물 종류와 월별 평균 어획량 등을 조사했다. 개인별 소득을 확인할 수 없지만 지역별 소득에는 상당히 접근했다. 이를 토대로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파악, 보상금을 배분했다. 피해를 신고한 2만 3774명 가운데 2만 2288명이 1억 7489만 3300페소(약 41억 8200만원)를 보상받았다. 소득 증명이 없는 영세 어민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성공적인 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나홋카호 자원봉사 보상금 지급 “유조선과 보험사,IOPC는 기름유출 사고의 방제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일본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이 감사합니다.” 일본 나홋카호 기름유출 사고 후 유조선 보험사 등은 2003년 3월 이같은 성명서를 일간신문과 잡지에 게재했다. 자원봉사단체가 사무실 임대료 등 300만엔(약 2895만원)을 보험사로부터 보상받으면서 보험사가 ‘감사의 글’을 발표하도록 합의했기 때문이다. 일본환경법률가연맹 가고하시 다카아키 변호사는 “보험사는 20만명의 자원봉사 관련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단언했지만 민사소송까지 내니까 마침내 화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수협중앙회는 사고 이후 어패류 판매가 부진하자 “친환경적인 방제로 어패류가 안전하다.”며 대대적인 광고활동을 벌였다. 중앙회의 연간 광고비 1100만엔(약 1억 615만원)을 훨씬 웃도는 4484만 5750엔(약 4억 3270만원)을 지출했고 IOPC는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합리적 조치라고 판단, 보상금을 지급했다.
  • [클릭 월드 Law] 영국 새 ‘기업책임법’

    [클릭 월드 Law] 영국 새 ‘기업책임법’

    최근 영국은 근로 중 사고 등으로 인한 사망에 대하여 회사로 하여금 무거운 벌금형을 부과하는 ‘과실치사에 관한 기업책임법’을 마련했다. 이전에는 영국도 한국과 유사하게 회사의 간부급 직원 개인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을 때에만 회사가 형사상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개인 회사처럼 간부 개인과 회사를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면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신법에서는 간부 개인의 잘못을 입증하지 못해 처벌못하는 경우에도 회사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할 경우, 회사에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벌금액수는 제한이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가 처벌받은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도록 의무를 지울 수도 있다. ●회사 주의의무 위반만 인정돼도 처벌 영국에서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선박침몰, 화재 등 대형사고뿐만 아니라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통계를 보면 2006년 7월 한달만 하더라도 약 241명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1992년 이후 34건만이 기소되었고 그 중 6건만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대형사고뿐 아니라 산업재해로 인한 노동자 사망에 대해서도 기업에 직접 형사책임을 지우는 일이 쉽지 않은 현실을 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됐다. 결국 10여년에 걸친 입법 과정 끝에 지난해 7월26일 새로운 기업책임법이 의회를 통과하여 올해 4월6일부터 발효됐다. 이 법이 발효되면서 영국 기업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기업이 책임지는 요건은 완화된 반면, 책임 수위는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기업으로서는 사고 예방 활동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다. 대형 안전사고 예방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기업경영에서 보건위생과 안전이 우선 순위를 차지하게 되고 신기술을 도입하여 이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져 경영 전반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영국 여론은 이 법을 계기로 기업의 공중보건이나 안전 불감증에 대해 경종을 울리게 됐다며 크게 환영하고 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많은 회사들이 새로운 법 제도에 대응할 준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엄청난 규모의 벌금은 오히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고, 이는 결국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윤리적 책임 강조, 대형사고 예방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 태안 앞바다 유조선 침몰 등 우리도 아픈 경험들이 적지 않다. 사망 사고는 아니지만 최근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온 과자, 세척제를 넣은 컵을 전달한 레스토랑 사고 등을 접하면서 기업의 이윤 추구에 공중위생이나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집단소송제도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많다. 그러나 집단소송제도나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할 경우, 소송 남발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나 기업의 과중한 부담으로 인한 기업활동 위축, 그리고 당해 기업활동과 무관한 주주의 피해 등과 같은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주장도 있는 게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날로 늘어가는 기업 광고의 홍수 속에서 어떤 상품을 믿고 구입해야 할지 혼란을 겪고, 점차 시장의 주인이 아닌 객체로 전락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기업이 국가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기업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파장도 커진다는 점에서 기업 윤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입법·시행된 영국의 이 법률에 의한 기업 책임 추궁의 제도적 뒷받침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민경 법무법인 (유한) 태평양 실무수습 연수생 (제38기)
  • [일요영화]비스마르크호를 격침하라

    ●비스마르크호를 격침하라(EBS 일요시네마 오후 2시 40분) 출항 2주 만에 침몰한 세계 최강의 독일 전함 비스마르크호에 관한 실화를 다룬 전쟁영화. 당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이 전함의 침몰에 대해서는 아직도 격침이냐 자침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완고한 영국 해군 장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거대 전함 비스마르크호의 격침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흥미롭게 재구성해 화제를 모았다. 1941년 영국 해군은 독일군이 수송로를 장악하는 바람에 군수품을 전달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그해 5월, 영국 정보국은 독일 비스마르크호가 북대서양으로 출항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조너선 셰퍼드 함장(케네스 무어)에게 비스마르크호를 격침시키라는 임무를 내린다. 함정을 잃은 상실감으로 아내와 함께 괴로워 하던 셰퍼드 함장은 새로운 임무를 맡고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한다. 대적할 인물이 예전에 자신의 함정을 파괴한 독일 제독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필승의 각오를 다진다. 한편 영국은 대서양의 해군력을 총동원해 비스마르크호의 출항을 저지하려 온힘을 쏟아 붓는다. 전함과 순양함 등 가용가능한 전력을 집결시키고 철통같은 레이더망을 동원해 비스마르크호의 항로를 추적한다. 몇 번의 교전으로 영국군 거함 후드호를 격침하고 순양함들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비스마르크호는 영국군을 더욱 긴장시키고, 영국군은 어떻게 해서든지 비스마르크호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C.S. 포레스터의 원작 소설 ‘비스마르크호의 마지막 9일’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함내에서의 함포 조작, 정교한 전함의 실루엣 등 최대한 고증에 충실한 역사적 장면들이 볼거리다. 또한 셰퍼드 대령이라는 냉정한 캐릭터와 그의 비서 앤이 벌이는 갈등과 결말이 재미를 더한다. 연출을 맡은 루이스 길버트는 ‘007 두 번 산다’‘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007 문레이커’ 등 007 시리즈로 잘 알려진 영국 출신 감독.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활동하던 그는 미국에서 ‘그린게이지의 여름’을 히트시키면서 인기 감독 대열에 올랐다.1966년 ‘알피’로 아카데미 5개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원제 Sink The Bismarck.97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총선 D-9] “한표를…” 지도부 주말유세대결

    [총선 D-9] “한표를…” 지도부 주말유세대결

    18대 총선 공식선거운동 돌입 후 첫 주말에 각당 지도부는 텃밭과 접전지를 돌며 부동표 흡수에 주력했다. 한나라당은 주말 이틀 동안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지역을 훑으며 무소속 바람 차단에 힘을 쏟았다. 민주당은 대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서울에 화력을 집중했다. 자유선진당은 생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연고가 있는 충청 유세에 ‘올인’했고, 친박 연대는 아예 ‘박근혜 광고’를 내세워 ‘박근혜마케팅’을 이어갔다. ■ 통합민주당-강금실 “국회 與독주 막아야” 통합민주당 지도부는 수도권 공들이기에 올인했다. 이곳이 개헌 저지선(100석) 확보의 ‘바로미터’인 데다 표심도 뚜렷한 우열을 점칠 수 없을 정도로 경합 국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 견제론으로 강세를 보이던 일부 지역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나자 지도부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졌다. ●수도권 ‘한나라 바람´ 차단 올인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돌입 후 첫 주말인 28∼30일 수도권 곳곳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30일 오전 9시 인천 한광원(중구·동구·옹진군) 후보를 시작으로 부천 배기선(원미을)·김만수(소사) 후보, 서울 박영선(구로을) 후보에 이르기까지 12명 후보의 릴레이 지원 유세에 나섰다. 강 위원장은 “18대 국회마저 한나라당에 넘겨주면 우리 서민과 중산층은 누구에게 호소하고 누구에게 의지하면서 살겠느냐.”면서 “국회를 한나라당에 넘겨주면 아무도 그들을 막지 못한다.”고 견제론을 부각시켰다. 지난 29일엔 상대적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는 도봉과 노원 등 서울 강북지역 6곳에서 ‘여권 바람’ 차단에 주력했다. 총선 낙천자를 중심으로 발족한 유세지원단 ‘화려한 부활’도 30일 관악산 입구에서 첫 유세전을 가졌다. 김민석 최고위원과 유종필 대변인, 이화영, 김형주 의원이 참석해 김희철(관악을) 후보와 유기홍(관악갑) 후보를 지원했다. 유세단 고문격인 장상 전 민주당 대표와 정균환 최고위원은 앞으로 여성후보와 호남권 지원 유세를 맡는다. 김민석 단장은 “미운 오리새끼가 결국 백조가 되듯이, 부활 유세단은 당과 민주세력의 승리에 기여하는 진짜 백조가 될 것”이라면서 “1%의 특권층을 견제할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손·정, 대운하 규탄대회 참석 서울 중구와 동작을에 각각 출사표를 던진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후보는 30일 대운하 규탄대회에 참석한 뒤 지역구 공략에 집중했다. 손 대표는 교회와 성당을 돌면서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인사동과 사직동 등에서 유세 활동을 전개했다. 정 후보는 대중 목욕탕 ‘알몸’ 인사를 시작으로 조기 축구회, 골목시장 등을 돌면서 지역 공략에 치중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나라당-강재섭 “무소속 뽑으면 안돼” 4·9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처음 맞는 주말에 한나라당은 텃밭인 영남으로 달려갔다. 안방에서 부는 친박연대 및 무소속 바람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당분간 영남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TK·PK서 ‘안방지키기´ 강재섭 대표는 전날 대구·경북(TK)을 찾은 데 이어 30일 부산·경남(PK)에 머물러 지원유세를 펴는 등 연일 강행군을 계속했다. 친박연대 및 무소속 바람몰이를 막고 통합민주당의 여당 견제론 차단에 주력했다. 강 대표는 허범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찾은 양산 남부시장에서 “대통령, 경남지사, 양산시장 다 한나라당 뽑아놓고 무소속 국회의원 뽑으면 안 된다.”고 말하며 ‘안방지키기’에 주력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 됐다. 이제 자동차 시동 걸었는데 뒤에서 견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친박연대와 탈당파 무소속 인사들의 총선 후 복당 문제에 대해 강 대표는 말을 아꼈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 경남도당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선거를 치르는 마당에 선거 끝나고 누구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 논의하는 건 정말 소모적인 정치 논쟁”이라며 “선거가 끝나면 당헌·당규에 따라서 하면 되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경제살리기´ 민생특위 발족 한나라당은 이날 ‘경제살리기’ 일환으로 선대위원장 직속으로 민생경제대책특위를 발족했다. 특위는 물가안정과 규제완화, 중소기업 지원 등 경제공약 개발에 집중한다. 위원장은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맡고 부위원장에 권경석 수석정조위원장, 김애실 제3정조위원장, 성완종 (사)충청포럼 회장을 각각 선임했다. 특위 산하에 ▲규제개혁 분과위(위원장 권경석) ▲좋은 일자리 만들기 분과위(위원장 김애실) ▲중소기업·자영업 살리기 분과위(위원장 이병석) ▲서민 주거환경 개선분과위(위원장 윤두환) ▲서민 기본생활비 줄이기 분과위(위원장 최경환) ▲금융소외자 지원 분과위(위원장 윤건영) ▲농어촌 살리기 분과위(위원장 이상무) 등 7개 분과가 설치됐다. 양산·통영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자유선진당-昌 “與찍으면 충청은 곁불만 쬘것”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30일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예산·홍성을 3번째 방문해 유세를 벌이며 ‘집안단속’에 나섰다. 이날 이 총재는 홍성 광천읍 유세에서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으면 충청은 국가권력의 곁불을 쬐는 것이다.”라며 “선진당은 여러분의 정당이고 충남의 자존심이고 명예”라고 다시한번 충청권 지역민심을 자극했다. 또 지역을 오래 떠나 있어 농촌 사정에 어둡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는 어떻게 지역을 발전시키고 어떻게 농촌을, 농업을 발전시킬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며 “개혁과 발전은 손이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것이며 제 경륜과 제 식견으로 반드시 변화의 물결을 이뤄내겠다.”라고 자신이 지역발전의 적임자임을 부각시켰다. 선진당은 27일 공식선거전 개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충청권 유세를 벌이고 있다. 선진당의 이러한 ‘충청 올인’ 전략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충청권에서 최소 15석을 확보해야 하지만 충남을 제외한 대전·충북에서 한나라당·통합민주당 등과 접전을 벌이고 있어 목표달성이 어렵다는 자체판단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민노·한국·진보신당-文·沈 “대운하 저지 정당회담 갖자”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지도부도 30일 총출동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수도권 전략지역에 대한 집중유세로 ‘수도권 바람몰이’에 진력했다. 창조한국당과 진보신당은 한반도 대운하 반대를 위한 공조전선을 구축하며 대여 전면공세에 나섰다. 민노당 천영세 대표는 부천 원미을의 최순영 후보 지원에 전력투구했다. 천 대표는 부천 송내역 앞에서 가진 지원유세를 통해 대학 등록금을 150만원으로 인하하는 ‘등록금 민생론’을 제시했다. 당 지도부는 이어 인천 부평갑의 한상욱 후보와 경기 성남중원의 정형주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서 각종 민생공약을 제시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한반도 대운하에 반대하는 제 정당 대표 회담을 공개 제안하는 등 정책 연대에 힘을 쏟았다. 양당은 특히 한반도 대운하 반대를 매개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비(非) 한나라당 후보간 단일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문 대표와 심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뜻 있는 정당들이 대운하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하고 단호한 실천 연대에 나서야 한다.”며 행동통일을 요구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친박 연대-서청원 “한나라 공천은 朴죽이기” 친박연대는 30일 서울 및 경기 일부 등 수도권 지역에서 집중 유세전을 펼쳤다. 영남권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후보 합동 유세를 통해 ‘친박(친 박근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서청원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저녁까지 경기 화성과 용인, 서울 중구·동대문·광진·명동 등지를 돌며 지원 유세를 벌였다. 서 대표는 유세에서 “한나라당 공천은 박 전 대표를 죽이기 위한 공천으로, 박 전 대표의 수족을 다 잘라버렸다.”고 주장했다. 서 대표는 또 “(박 전 대표는) 2004년 침몰 직전의 한나라당을 위해 울며 불며 전국을 다니며 120석을 확보했고, 지방선거 때도 칼침을 맞아 가면서 전국의 시장·군수와 도지사를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수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대운하 건설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것”이라며 “친박연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대운하 건설계획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친박연대 지도부는 31일 서울 면목역 앞에서 서울지역 후보자 전체가 참석한 가운데 합동 유세를 갖고, 소속 후보에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보훈처 “서해교전 추모식 정부 주관”

    이명박 정부의 ‘밀리터리 프렌들리(military friendly)’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무섭게 지난 18일 6·25참전유공자를 국가유공자로 격상시킨 데 이어 오는 6월29일 서해교전 6주기 행사를 처음으로 정부 주관으로 치르기로 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해군 장병 5명에 대한 추모행사를 보훈처 주관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30년만에 첫 방문 보훈처는 이번 정부주관 추모행사를 통해 ‘국가를 위한 희생을 국민과 함께 영원히 기억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존자와 유족은 물론 학생 등 각계각층 인사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TV로 생중계한다는 방침이다. 서해교전 추모식은 참여정부 5년간 제2함대사령부 주관으로 진행됐었다. 서해교전은 지난 2002년 6월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 교전 끝에 우리 해군경비정이 침몰하고 5명이 전사,19명이 부상한 사건이다. ●“국가위해 희생한 분 받들어야” 북측은 지난 28일 해군사령부 담화를 통해 “북방한계선은 실체가 없는 유령선이며, 정전 직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강도 같은 선”이라며 거듭 NLL의 무력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30년 만에 대통령으로서 처음 보훈처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독립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높이 받들고 국민적 추앙을 받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할 일”이라며 NLL 수호 의지를 재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근 남북간 경색 국면을 맞아 NLL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국가유공자 범위에 대해 “너도 나도 국가유공자가 된다면 정작 유공자가 돼야 할 사람과 형평성이 안 맞다.”고 말해 국가유공자 지정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타이타닉호 ‘마지막 기록’…선상편지 경매 나와

    1912년 침몰한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순간이 담긴 편지가 경매에 나온다.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인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 당시 현장을 기록한 편지 한통이 다음달 10일 경매를 통해 판매될 것이라고 BBC, 데일리에코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타이타닉호의 승객 중 한명인 찰스 존스(Charles Jones)가 쓴 이 편지는 총 8장으로, 스크랩된 당시 신문들도 동봉됐다. 이 중 참사 당일인 1912년 4월 15일에 작성된 마지막 장에는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상황이 담겨있다. 미국 회사에서 일하던 존스는 양모 구입을 위해 영국에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편지는 거래를 한 목장의 주인이자 친구인 제임스 풋(James foot)에게 보내려던 것. 그러나 편지를 쓰던 중 사고가 났고 결국 이 편지가 마지막 기록이 됐다. 편지는 “점심을 먹고 시가를 피우고 있다. 상쾌한 기분이다.”라며 평화로운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마지막 장에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두려움 뿐이다.”라며 죽음을 준비하는 공포에 대해 적고 있다. 편지는 구명보트에 오른 사람들을 통해 편지의 수신자인 제임스에게 전해졌다. 이번 경매를 주관하는 도채스터 소재 듀크경매회사의 에이전트 데보라 도일은 “삶을 포기하는 슬픔이 느껴지는 편지”라며 “당시의 생생한 기록인 만큼 1만파운드(약 2000만원) 이상의 고가에 낙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국립중앙박물관 ‘베트남, 삶과 문화’ 展

    국립중앙박물관 ‘베트남, 삶과 문화’ 展

    베트남은 14세기 중반 청화백자를 생산하면서 도자기의 해외 수출을 시작했다. 때마침 중국에서는 명나라가 1368년 출범한 뒤 해금(海禁)정책으로 대외무역을 막는 바람에 베트남은 도자기 수출을 늘려갈 수 있었다. 베트남은 15세기 중반에서 16세기에 이르면 양산체제를 구축하여 다양한 수요에 부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97년 호이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꾸라오짬 침몰선에는 15세기 세계 도자 문화 발전에 한몫을 했던 베트남의 전성기 도자기 24만점이 실려 있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수민족의 독창적 공예품 소개 국립중앙박물관의 아시아관에서 11일부터 베트남 문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베트남, 삶과 문화’를 주제로 한 이 전시에는 꾸라오짬 침몰선의 청화백자 접시를 비롯하여 이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148점의 유물이 출품된다. ‘베트남, 삶과 문화’는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과 국립민족학박물관, 국립미술관에서 빌려온 이 나라 최고의 문화재로 꾸미는 국내 최초의 베트남 관련 대규모 전시이다. 중앙박물관이 2006년 용산 이전 기념으로 아시아관에 마련했던 인도네시아 유물에 이어 앞으로 2년 동안 전시가 이루어진다. 베트남 출신 결혼 이민자 가족이라면 이 기간에 중앙박물관을 찾는 것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베트남은 독특한 자연환경과 생활방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섬세하고 독창적인 공예 전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54개에 이르는 소수민족의 수공예품은 베트남 사람들의 고유한 문화와 그 다양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도 전통 공예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먼저 베트남 소수민족의 의상과 악기, 인형, 나전칠기 등이 소개된다. 수상인형극에 사용되는 인형과 전통악기에서는 베트남의 놀이문화를 엿볼 수 있다. 특히 동손문화의 대표적인 유물인 청동북이 출품된 것은 베트남이 인도차이나의 청동기 문화를 이끌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이 청동북은 베트남 민족의 긍지이자, 베트남 문화의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한다. ●11~16일 베트남 영화주간도 마련 중앙박물관은 전시 개막에 맞추어 11일부터 16일까지 ‘베트남 영화주간’도 마련한다. 토니 뷔이 감독의 ‘쓰리시즌’과 트란 안 홍 감독의 ‘시클로’같은 베트남 영화와 ‘그린드래곤’,‘굿모닝 베트남’,‘하늘과 땅’같은 미국영화,‘그린 파파야 향기’와 ‘인도차이나’같은 프랑스 영화, 그리고 공수창 감독의 한국영화 ‘알 포인트’ 등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아아! 무정한 나룻배여

    C=일선 경찰서 간에는 관할구역 문제로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잖아? 지난 6월 1일 염창 나루터 「트럭」침몰 사건으로 인부 2명이 익사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영등포서와 서부서간에 서로 사건을 떠맡기려는 작전이 벌어졌는데 처음 신고를 받은 영등포서에서 뛰어 나가보니 강에서 일어난 사건이더라 이거야. 물에서 일어난 사건은 모두 북쪽에 위치한 서에서 다루도록 관할구획이 돼있거든. 육지면 우리 관내지만 강이니 서부서 관내 문제다 해서 영등포서는 철수하고 서부서가 나갔지. 나가서 가만히 보니까 「트럭」은 물속에 있지만 「트럭」을 실었던 배의 한끝이 육지에 닿아있다 이거야. 그래서 이건 역시 영등포서에서 맡을 사건이다 하고 서부서도 철수, 결국 영등포서가 나가 익사체를 꺼내고 사건 처리에 진땀을 뺐지. 배가 한발만 강물위에 떠있었다면 영등포서는 고생을 안해도 될 일이었었다고 작업장에 나온 형사들은 투덜대더군.(웃음) <승(承)> [선데이서울 71년 6월 13일호 제4권 23호 통권 제 140호]
  • 한국 소설 번역자들을 만난다

    한국 소설 번역자들을 만난다

    왜 지금 세계 문화계는 가시적인 이익이 없음에도 번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일까. 이유는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 때문이다. 문학 번역은 2,3차로 가공할 수 있는 콘텐츠의 근간으로서 문화산업 발전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아리랑 TV는 작가 고은, 박완서, 이문열, 황석영과 그들 소설의 번역자를 만나 어떻게 세계와 소통하는지를 엿보는 기획을 마련했다.‘세계로 가는 한국문학-한국문학에 열광하는 세계의 번역가들’ 4부작이 그것이다. 이 시리즈는 7일부터 10일까지 오전 9시30분(한국어방송)과 오후 7시30분(영어방송)에 방송된다. 1부(7일)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저자 박완서와 미국의 번역자 스티븐 엡스타인을 만난다. 엡스타인은 20여년 전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던 중 한국문학 수업을 들으면서 한국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는 박씨의 소설에 대해 “비극의 한가운데에 있었으면서도 비극에 침몰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2부(8일)는 역사소설 ‘시인’의 작가 이문열과 번역자 한 메이 중국 산둥대 한국고전문학 교수 편이다. 한 메이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 학생들에게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13개 언어권에서 44종이 번역된 한국문학의 대표주자 이문열의 소설을 번역한 계기로 한·중 양국을 잇는 다리가 되려는 소망을 품었다. 3부(9일)는 시집 ‘순간의 꽃’의 저자 고은과 이탈리아 번역자 빈센차 두르소의 만남을 다룬다. 빈센차 두르소는 20대의 젊음을 오직 한국 사랑에만 쏟아부었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번번이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의 시집을 번역해 이탈리아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그녀의 고향인 항구도시 포르미아는 고은 시인을 명예시민으로 임명했다. 4부(10일)는 소설 ‘오래된 정원’의 저자 황석영과 일본 번역자 아오야기 유우코 편. 그녀는 일본 센다이의 코리아문고에서 한국어와 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그녀가 주도하는 코리아문고 회원들의 문학 사랑, 초판 3000부가 매진될 정도로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오래된 정원’에 대한 회원들의 감상 등을 들어본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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