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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캉의 ‘복수극’… 악연 컵스 침몰시키다

    킹캉의 ‘복수극’… 악연 컵스 침몰시키다

    피츠버그 2연패 탈출 원맨쇼… ‘4번타자’ 박병호 2안타 활약 “강정호가 복수를 했다.” ‘킹캉’ 강정호(29·피츠버그)가 16일 2타점 원맨쇼를 펼치며 ‘악연의 팀’ 시카고 컵스를 침몰시키자 지역언론인 ‘피츠버그 트리뷴’은 그의 활약을 이렇게 묘사했다. 강정호는 이날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와의 경기에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활약으로 강정호의 타율은 .250에서 .292로 올랐으며, 피츠버그는 2-1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시카고는 강정호에게 악연이 깊은 팀이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시카고와의 경기에서 수비 도중 크리스 코글란(현 오클랜드)의 거친 태클에 왼쪽 정강이를 가격당해 시즌 아웃이 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 부상으로 강정호는 7개월 동안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더군다나 전날 있었던 경기에서는 시카고의 선발투수 제이크 애리에타가 4회 1사 2루 상황에서 폭투를 범하며 강정호의 목덜미 부근에 공을 맞췄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기도 한 애리에타의 올 시즌 첫 사구가 하필 강정호를 상대로 나오면서 고의성 여부가 논란이 됐다. 강정호는 악연의 팀에 실력으로 분풀이했다. 그는 0-0으로 팽팽하던 7회 초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존 레스터를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터트려 1타점을 올렸다. 이 안타로 레스터는 강판됐다. 9회 초에는 컵스의 마무리투수 헥터 론돈의 시속 155㎞ 몸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비거리 116m 좌월 솔로 아치를 쏘아 올렸다. 론돈의 피홈런은 이번 시즌 15경기 만에 처음이다. 강정호는 부상으로 한 달가량 늦게 합류했지만 여덟 경기에서 8타점을 올리며 경기당 1타점의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또한 홈런은 4호째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팀내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홈런 속도는 6타수당 1개씩이다. 지난해에는 시즌 시작부터 팀에 합류했음에도 6월 17일에야 4호 아치를 때려낸 것에 비하면 엄청난 페이스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가 정말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다시 한 번 그가 특별한 선수라는 인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활약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믿을 수 있다. 강정호는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뱅’ 박병호(30·미네소타)는 이날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박병호가 4번 타자로 나선 것은 지난달 25일 워싱턴과의 경기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다. 이대호(34·시애틀)는 LA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김현수(28·볼티모어)는 벤치에 앉아 팀이 디트로이트에 5-6으로 패하는 것을 지켜봤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4대 종단 ‘재난구호 연대’ 닻 올렸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이 긴급한 재난 현장에서 효율적인 구호 활동을 함께 펼칠 수 있는 연합단체를 출범시켰다. 한국교회봉사단(이사장 손인웅 목사)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성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상임이사 보경), 원불교 봉공회(대표회장 오예원)는 ‘종교계자원봉사협의회’(종봉협)를 창립, 최근 서울시청에서 공식 출범식을 했다. 초대회장으로는 개신교의 손인웅 목사가 추대됐다. 4대 종단은 그동안 세월호 사고 수습 및 유족 지원을 비롯해 전국자원봉사콘퍼런스, 한국자원봉사협의회를 통해 여러 현장에서 함께해 왔다. 종봉협은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희생자를 포함한 사회 구성원들의 아픔을 보듬는 데 협력했던 종교계 자원봉사단체들이 자원봉사 가치의 확산과 재난 현장 공동 협력을 통한 효율적 구호 활동을 위해 만들었다. 이들은 재난 현장에서 자원봉사기관의 네트워크, 민관 협력과의 연대 필요성 등을 체감하고 지난해 3월부터 협의체 설립을 위해 회의를 거듭한 끝에 종봉협 탄생을 이끌어 냈다. 앞으로 종단별 자원봉사기관 간 네트워크와 정보 공유를 비롯해 자원봉사자 통합 교육, 재난 현장 공동 협력, 대정부 정책 제안 차원에서 협력할 방침이다. 출범식이 끝난 뒤 종봉협은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와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재난 이재민 구호 및 현장 지원 활동과 종교계 자원봉사자의 재난 대응 교육 프로그램 진행 협력 등을 내용으로 대한적십자사와 재난 대응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보경 스님은 “종교계가 힘을 합쳐 자원봉사 활동에 임한다면 변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종봉협 출범이 진정한 의미의 자원봉사 가치 확산과 재난 현장에서의 공동 협력체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거함 침몰’… AT마드리드, 챔스 결승행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가 ‘거함’ 바이에른 뮌헨을 물리치고 2년 만에 2015~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4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졌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고, 뮌헨과 골 득실에서도 같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서 1-0으로 앞서 가까스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른 것은 2013~14시즌 이후 2년 만이고, 구단 역사상 세 번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74년과 2014년 두 차례 결승에 올라 준우승했다. 1차전에서 공격 점유율 69% 대 31%, 슈팅 수 19대11 등으로 내용 면에서 압도하고도 패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이날도 점유율 67% 대 33%, 슈팅 수 26대6 등 줄곧 상대를 몰아붙였으나 3년 연속 4강 탈락의 쓴잔을 들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4일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경기 승자와 유럽 정상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청계천 같은 사업하라고요? 이달 1000번째 어린이집…시민 삶 개선, 그게 내 행정”

    “청계천 같은 사업하라고요? 이달 1000번째 어린이집…시민 삶 개선, 그게 내 행정”

    -대담 문소영 사회2부장 “행정은 균형과 정의와 공공성 등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대엔 빈부 격차라든지 큰 불평등이 야기돼 있잖아요. 가난하고 힘들고 억울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균형이고 정의죠. 제가 대학서 법철학 배울 때 “각자의 것은 각자에게”라는 선문답 같은 이론에 감동받았는데 힘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힘을 더 보태주는 것, 이것이 정의이자 행정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서울시장실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행정’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 스스로 정치를 시작하게 된 직접적 계기가 불의에 대한 분노였다. 시민단체를 운영하던 그에게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이 있었다. 기업들이 무서워서 협찬을 안 하고, 강연하면 정보과에서 찾아왔다는 사실이 피드백이 됐다. 그는 “정치는 정의롭고 원칙적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뒤 “민주주의 대명천지에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이지만 ‘3선 서울시장’도 열어두었다고 했다. 그는 “대권, 3선을 고려하기 전에 위임받은 시민의 권력으로 서울시장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광장에서 집회가 끝난 뒤의 종이 쓰레기를 보고 “폐지 수거 노인 일자리 5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그의 꼼꼼함은 거대 담론 위주의 사회에서 단점이자 장점이다. →6년째 서울시장을 하고 있는데 서울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시민의 삶 속으로 스며든 변화라고 할까. “서울시장이 생각보다 일은 잘하네”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물량과 물질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추상과 거대 담론에서 꼼꼼한 정책으로 원칙을 세워 일한다. →‘박원순 업적’으로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시민 복지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일어났다.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는 청계천 같은 사업을 하나 하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받았다. 하지만 시장은 시민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라고 취임할 때부터 선언했다. 모두가 다 기억하는 건 없을지 몰라도 시민들은 자기 영역의 변화를 알 것이다. 청년은 은평의 혁신 파크나 청년수당과 같은 청년정책을 기억하리라 믿는다. 해외 도시도 서울시 ‘정책바라기’를 하고 있다. →원래 서울시 정책은 전국에서 따라 한다. 서울 구들도 청계천을 따라 했다. -청계천 따라 하다 충북 영동천, 순천 동천, 광주 광주천은 토목공사를 해 아름다운 하천을 다 버려놓았다. 서울 홍제천 상류의 경관을 해치는 콘크리트도 다 들어낼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시의 채무 7조 8000억원을 갚는 대신 4조원을 복지에 투자했다. 강바닥에 갖다 버리지 않으니 시민 복지를 느끼지 않겠나. 복지단체들이 서울시 복지예산을 26%에서 30%로 올려달라 했는데, 내가 34%로 끌어올렸다. 이달에 서울에 1000번째 국공립 어린이집이 문을 연다. 서울시민 삶의 질이 엄청나게 개선된 거다.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추모시설을 철거하지 않는다고 보수 쪽의 불만이 많다. -행정은 균형과 정의와 공공성 등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난하고 힘들고 억울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균형이고 정의다. “각자의 것은 각자에게”라는 법철학 이론에 감동받았다. 힘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힘을 더 보태주는 것, 이것이 정의이자 행정이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지만 소수자에 대한 배려도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현대사는 세월호가 있기 전과 후로 시대가 구분될 것이다. 세월호 추모시설은 서울시 공무원이 시민의 안전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국가의 근본 목표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고, 서울시정의 최우선 순위도 안전이다. →20대 국회에서 세월호 관련 사항들이 어떻게 되어야 할 것 같나. -야당이 다수당이 됐으니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권한도 연장될 것이다. 예산도 배치해야 한다.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 기념관은 일본의 끔찍한 진주만 공습을 기억하고자 침몰한 군함 애리조나호를 인양하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 기념관을 세웠다. 배를 타고 바다에 가면 잠겨 있는 군함을 볼 수 있다. 제가 책임자라면 세월호를 인양해 3분의2 정도는 바다에 잠긴 상태에서 수상기념관을 만들고 싶다. →4·13 총선을 ‘사이다 선거’라고 평가했다. -민심은 참 위대하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심판을 했다. 국정 교과서 문제, 세월호 참사, 일본군 위안부 졸속 협상,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늑장 대응 등. 하나만 해도 어마어마한 일이다. 지지도가 꺼지지 않는다고 했지만 잘못된 여론조사가 문제라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다. 야당에도 분명히 옐로카드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했다면 3분의2가 넘는 의석을 차지했을 것이다. 서울은 야당이 3분의2가 넘었지 않나. 공(功) 다툼을 하면 안 된다. →호남의 더민주당에 대한 불신을 회복할 방법이 있을까. -광주·호남은 최근 현대사의 선거 과정에서 보면 가장 나침반 같은 역할을 늘 해왔다. 5·18 광주항쟁 이후 민주화를 주도해 왔고, 두 번의 민주정부를 만들어냈다. 민주당이 민주정부 수립 이후 광주·호남의 전폭적 지지에도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광주정신’의 지향을 제대로 실천했던가, 어버이연합 같은 사태가 비일비재한 일상이 왜 벌어지나, 이런 본질적인 질문에 야당이 답을 못 하면 회초리 드는 것이 당연하다.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방문하고, 민심을 다독여야 할까. -광주 시민은 ‘나한테 와서 엎드리면 봐준다’는 말초적인 반응이 아니다. 광주시민이 바라는 역사적 요구를 과연 수용하고 있는가라는 관점이 중요하다. 국민의당이 잘해서 선택한 것도 아니다. 더민주에 대한 불신·불만의 대안이었다. 선거가 본격화되기 전 호남은 ‘현역 교체론’이 압도적이었다. 지금 국민의당은 당시 현역들이다. 광주·호남의 본질적 선택이 아니라는 거다. →지난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를 누르고 대통령 후보 지지도 1위에 올랐다. 박 시장은 5위다. -지지도는 뜬구름, 신기루 같다. 1년 전엔 나도 1등 했다. 지지도나 여론조사가 민심과 얼마나 다른지 이번 선거하면서 보지 않았나. 요즘 싱가포르의 명품행정에 관한 책 ‘역동적 거버넌스’를 읽고 있는데 참 감동이다. 미리보기, 돌아보기, 둘러보기 딱 세 가지로 설명한다. 6년 전 ‘말뫼의 눈물’로 유명한 스웨덴 항구도시 말뫼를 다녀왔다. 조선산업의 상징인 대형 크레인이 단 1유로에 2002년 현대중공업으로 팔렸다. 말뫼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도시재생과 대학과의 협업으로 완전히 새로운 창조산업을 일으켰다. 유럽에서 일본으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조선 산업의 흐름을 보면 구조조정도 미리 예측했을 수도 있다. 성찰을 위해 외국 사례를 연구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프로젝트’를 보고 와서 더 낫게 영동권 국제교류 복합지구를 만들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을 못 믿고 시민단체 출신의 ‘어공’(어쩌다 공무원)만 신뢰한다는 비판이 있다. -시장이 되면 1만 7000명의 서울시 공무원과 개혁을 함께하는 것이 신념이었다. 공무원을 적으로 돌려 무엇을 성공할 것인가. 다만 공무원이 순환보직제라 전문성이 떨어지니 외부의 전문성과 혁신성을 들여온 것이다. 과장·국장에 개방형 공무원을 모두 채웠다. →최근 ‘어버이연합 사건’ 덕분에 2013년 ‘박원순 제압 문건’에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박원순 제압 문건’은 아무래도 국정원에서 만든 것 같다. 국정원 아니면 누가 그런 걸 만든단 말인가. 서울시장 출마의 직접적 계기가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이었다. 기업들이 무서워서 협찬을 안 하고 강연하면 정보과에서 왔다 갔다고 피드백이 왔다. 정치를 왜 이렇게 하냐고 분노했다. 정치는 정당하고 정의롭고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 국정원 개혁은 정치개혁의 1순위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세계를 둘러보는 통찰력과 글로벌한 리더십, 국민과 소통하는 능력, 거버넌스를 구성할 수 있는 협치 능력 등이다. 정리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영화가 현실로…심해탐사용 ‘아바타 로봇’ 美서 개발

    영화가 현실로…심해탐사용 ‘아바타 로봇’ 美서 개발

    사람같은 모습의 휴머노이드(humanoid) 잠수 로봇이 개발돼 '실전'에 들어갔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잠수로봇 오션원(OceanOne)이 프랑스 해안에서 20마일 지점에 가라앉은 난파선 수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마치 SF영화에서 등장할 법한 모습을 가진 오션원은 150cm 길이로 인간이 수압 때문에 내려갈 수 없는 심해를 자유자재로 조사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오션원에 사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눈'과 물건을 잡고 무게를 느낄 정도의 정교한 두 팔 그리고 몸통에는 컴퓨터와 배터리, 반동 추진 엔진을 장착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까지 탑재돼 별명 역시 '로보-인어'(robo-mermaid)다. 물론 조종은 수면 위 연구원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 때문에 '수중의 아바타'라는 명칭이 더 어울린다. 이번 오션원에 임무는 지난 1664년 프랑스 근해에서 침몰한 난파선(La Lune) 수색이었다. 루이 14세 당시 출항에 나섰던 이 배는 사고로 수심 100m 지점에 침몰해 그간 조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오션원은 오랜시간 물 속에 잠겨있던 선박에 까지 내려가 작은 꽃병 하나를 손에 들고 나오는데 성공했다. 개발을 진행한 스탠퍼드 대학 오사마 카팁 교수는 "오션원은 수중에서 인간이 갖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면서 "가장 놀라운 점은 보트 위 조종사가 실제 오션원의 행동을 아바타처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오션원은 인간이 갈 수 없는 심해나 해난 사고, 오염 지역 등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한양 가던 배 한 해에 66척 침몰 쌀 썩는 냄새에 운하 만들었지만…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한양 가던 배 한 해에 66척 침몰 쌀 썩는 냄새에 운하 만들었지만…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고선박 마도 4호선은 조선시대 조운선이었다. ‘광흥창’(廣興倉)이라고 적힌 목간과 ‘내섬’(內贍)이라고 쓰인 분청사기 등 유물과 견고한 선박 구조로 미뤄 조선 초기 조운선으로 보인다는 것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설명이다. ●태안 앞바다에서 분청사기 등 유물 발견 조운선이라면 삼남지방에서 걷은 세곡을 한양으로 나르던 배다. 60점 남짓한 목간에는 대부분 출발지인 나주와 종착지인 광흥창을 뜻하는 ‘나주광흥창’(州廣興倉)이 적혀 있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 배가 1410∼1420년 침몰한 것으로 추정했다. 잔해는 대부분 마도 북동쪽 해역의 수심 9∼15m 지점에 파묻혀 있었다. 태안은 삼국시대 중국을 오가는 수운의 요충지였다. 고려시대 태안에는 개경을 오가는 송나라의 사신이 머물다 가는 객관 안흥정이 자리잡은 국제항로의 일부이기도 했다. 안흥정에 관한 기록은 송나라 사람 서긍(1091~1153)의 ‘고려도경’에도 보인다. 안흥 해역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침몰 사고가 빈번했다. 통과하기 어렵다고 난행량(難行梁)이라 불릴 정도였다. 서긍도 이곳을 지나며 ‘격렬한 파도는 회오리치고, 들이치는 여울은 세찬 것이 매우 기괴한 모습이어서 무어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침몰선과 수중 유물은 이 뱃길의 역사적 중요성을 확인시켜 준다. 발굴된 유물의 시대와 국적은 매우 다양하다. 고려자기는 11세기 해무리굽 청자부터 14세기 후반의 상감청자까지 질과 양에서 풍부하다. 조선시대 것도 15세기 분청사기와 17~18세기 백자가 다채롭다. 중국 것은 송·원 시대 청자, 15~16세기 명나라 시대 복건성 남쪽에서 만들어져 동남아시아로 많이 수출됐던 청화백자, 18~19세기 청나라 시대 백자가 망라되고 있다. ●뱃길 낯설고 화물 무거워 3분의1 침몰 난행량은 조운선에 더욱 두려운 뱃길이었다. 상선은 그래도 전문적인 뱃사람들이 익숙한 뱃길로 오가는 만큼 사고 위험이 덜했지만, 각 지역에서 징발된 세곡선의 일꾼들은 뱃길이 익숙지 않았고 화물도 무거웠으니 항해는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서해안에서 침몰한 세곡선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태조 4년(1395)에는 경상도 조운선 16척이 가라앉았다. 태종 3년(1403)에는 5월에 경상도 조운선 34척이, 다시 6월에는 경상도 조운선 30척이 잇따라 피해를 입었다. 태종 14년(1414)에는 전라도 조운선 66척, 세조 원년(1455)에는 전라도 조운선 54척이 침몰했다. 많을 때는 전체 세곡선의 3분의1 가까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한강 하류의 교하와 강화도 앞 교동에서도 조운선이 침몰한 기록이 있지만, 대부분은 난행량과 안면도 서남쪽의 쌀썩은여였다. 쌀썩은여는 세곡선의 침몰로 쌀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평안하게 번성한다’는 의미의 안흥(安興)이라는 지명이 태어난 것도 조운선의 안전을 빌고자 난행량을 안흥량으로 고친 결과라고 한다. 난행량을 피해 태안반도를 관통하는 운하를 파는 계획은 일찌감치 고려시대부터 추진됐다. 당시에도 세곡선의 잇따른 침몰이 국가재정을 크게 위협할 정도였으니 운하 건설까지 궁리한 것이다. 고려 인종 12년(1134) 군졸 수천 명을 풀어 운하 공사를 벌였고, 의종 8년(1154)에도 운하 개착 시도가 있었다. 공양왕 3년(1391) 공사를 재개했으나 화강암 암반이 나타나는 바람에 중단됐다. 태안반도 남쪽의 천수만과 북쪽의 가로림만을 잇는 굴포운하였다. 태안군 태안읍 인평리와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를 연결하는 12㎞ 구간이다. 갯벌이 8㎞ 정도로 난공사 구간인 육지 부분은 4㎞ 정도다. 운하가 완성되면 천수만으로 진입한 세곡선은 쌀썩은여와 난행량을 모두 피해 북상할 수 있었다. 굴포운하는 조선시대에도 태종과 태조에 이어 세조까지 줄기차게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안면도 인근 운하 만들어 ‘쌀썩은여’ 피해 가 대안은 태안군 소현면 송현리와 의항리를 잇는 의항 운하였다. 안흥에서 가까운 의항운하는 2㎞만 파면 난행량을 피할 수 있었다. 중종 32년(1537) 승려 5000명을 동원해 완성하지만, 토목기술의 한계로 둑이 계속 무너지는 바람에 다시 메워지고 말았다. 태안반도와 남쪽의 반도였던 안면도 사이에 운하를 파는 공사가 마지막 대안이었다. 북상하는 세곡선은 천수만으로 진입한 다음 안면도를 가로질러 다시 큰 바다로 나갈 수 있었다. 난행량 통과는 불가피했지만 쌀썩은여는 피해갈 수 있었다. 대(大)토목공사였던 안면운하 개착은 인조연간(1623~1649) 본격 추진되어 17세기 후반 마무리됐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심해 탐사하는 아바타 같은 ‘휴머노이드 잠수 로봇’ 개발

    심해 탐사하는 아바타 같은 ‘휴머노이드 잠수 로봇’ 개발

    사람같은 모습의 휴머노이드(humanoid) 잠수 로봇이 개발돼 '실전'에 들어갔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잠수로봇 오션원(OceanOne)이 프랑스 해안에서 20마일 지점에 가라앉은 난파선 수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마치 SF영화에서 등장할 법한 모습을 가진 오션원은 150cm 길이로 인간이 수압 때문에 내려갈 수 없는 심해를 자유자재로 조사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오션원에 사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눈'과 물건을 잡고 무게를 느낄 정도의 정교한 두 팔 그리고 몸통에는 컴퓨터와 배터리, 반동 추진 엔진을 장착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까지 탑재돼 별명 역시 '로보-인어'(robo-mermaid)다. 물론 조종은 수면 위 연구원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 때문에 '수중의 아바타'라는 명칭이 더 어울린다. 이번 오션원에 임무는 지난 1664년 프랑스 근해에서 침몰한 난파선(La Lune) 수색이었다. 루이 14세 당시 출항에 나섰던 이 배는 사고로 수심 100m 지점에 침몰해 그간 조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오션원은 오랜시간 물 속에 잠겨있던 선박에 까지 내려가 작은 꽃병 하나를 손에 들고 나오는데 성공했다. 개발을 진행한 스탠퍼드 대학 오사마 카팁 교수는 "오션원은 수중에서 인간이 갖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면서 "가장 놀라운 점은 보트 위 조종사가 실제 오션원의 행동을 아바타처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오션원은 인간이 갈 수 없는 심해나 해난 사고, 오염 지역 등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유비무환’ 복합재난 민·관·군 합동훈련

    ‘유비무환’ 복합재난 민·관·군 합동훈련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서울 대규모 복합재난 민·관·군 합동훈련’에 참가한 서울소방 119 특수구조대원들이 인명 구조를 위해 원효대교에서 밧줄을 탄 채 내려오고 있다. 서울시, 수도방위사령부, 서울지방경찰청, 소방 당국 등이 참가한 이날 훈련에서는 폭발 화재, 폭발 붕괴, 여객선 침몰 등 복합적인 재난 상황을 가정해 기관 간의 협동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세월호 들어 올릴 ‘선체 받침대’ 수중 투하

    세월호 들어 올릴 ‘선체 받침대’ 수중 투하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해역에 정박 중인 중국 상하이샐비지사 바지선에서 26일 작업자들이 세월호 선체를 들어 올리기 위한 노란색 리프팅 빔(받침대)을 수중에 투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 안으로 세월호를 인양한다는 계획이다. 진도 연합뉴스
  • ‘썰전’ 유시민 전원책 세월호 참사 일침 “지금 터져도 결과 똑같을 것”

    ‘썰전’ 유시민 전원책 세월호 참사 일침 “지금 터져도 결과 똑같을 것”

    ‘썰전’ 전원책 유시민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처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21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참사 당시 대처상황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원책 변호사는 “해경이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119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해경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유시민 전 장관은 “해경들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보고용 사진을 촬영했다. 청와대는 보고 지시를 계속 내렸다”며 “그래서 구조 활동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원책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 대처 방법을 보면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배를 깨서라도 구하라고 했을 것이다. 배가 완전히 침몰되던 11시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던 모두가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2년 전 세월호 사고가 터지지 않고 지금 터졌어도 결과는 똑같았을 것”이라며 “국가 재난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다음 정권에서도 반복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타이타닉 침몰 후 발견된 ‘마지막 구명보트’ 사진 경매

    1912년 4월 15일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미국 뉴욕으로 첫 항해하던 초호화 여객선이 빙산에 부딪혀 침몰해 1500여명이 수장됐다. 바로 20세기 최악의 해양 재난사고로 기록된 타이타닉호의 침몰 사고다. 최근 영국의 경매회사 헨리 앨드리지 앤드 손 측은 오는 23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발견된 타이타닉의 구명보트 사진을 경매에 부친다고 밝혔다. 참사 만큼이나 음울한 모습을 담고있는 이 흑백사진은 구명보트가 발견된 직후 촬영된 것이다. 이 구명보트에 얽힌 사연은 이렇다.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 정도 후인 5월 13일 사고지점에서 200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바다를 정처없이 떠도는 타이타닉의 구명보트가 발견됐다. 당시 이 지역을 지나던 영국 선박 RMS 오셔닉호의 선원들이 우연히 구명보트를 발견했으나 안타깝게도 생존자 없이 총 3구의 시신을 거뒀다. 이중 2구의 시신은 타이타닉 엔진실에서 일하는 소방직원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한명은 1등석 승객이었던 톰슨 비티(37)였다. 특히 사망한 비티는 저녁 파티를 위해 '디너 재킷'을 입은 상태였다. 또한 구명보트 바닥에서는 '에드워드 투 제다'(Edward to Gerda)라는 이름이 새겨진 결혼반지도 발견됐으나 정작 주인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RMS 오셔닉호의 선원들은 직접 구명보트에 내려가 시신을 거두었으며 위와 같은 내용을 상세히 기록으로 남겼다. 경매회사 측은 30명은 탈 수 있는 이 구명보트에 많은 사람들이 탑승했으나 대다수가 도중에 바다에 빠져 수장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헨리 앨드리지 앤드 손 측은 "역사적인 이 사진과 승무원의 육필 기록은 개인 소장가가 보관하다 이번에 경매에 나오게 됐다"고 밝혔으며 낙찰 추정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타이타닉과 관련된 물품들은 사소한 것이라도 경매에만 나오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사고 당시 타이타닉호에 실려있던 비스킷 한 조각이 경매에 나와 무려 1만 5000파운드(약 24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또한 같은달 미국 온라인 사이트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타이타닉의 마지막 점심 메뉴표는 8만 8000달러(약 1억원)에, 호화 목욕탕 티켓은 1만 1000달러(약 1200만원)에 팔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세월호 의인 김동수씨 “진상 규명도 치료도 안 되는 이 나라 싫다” 자해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 20여명을 구조해 ‘파란 바지의 구조 영웅’으로 알려진 제주 거주 생존자 김동수(51)씨가 18일 제주도청 1청사 로비에서 자해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1시 27분쯤 도청 로비에서 흉기로 양쪽 손목과 복부 등을 자해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김씨가 세월호 진상규명도 안 되고 치료도 안 되는 이 나라가 싫다고 소리를 친 후 자해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화물차 운전기사였던 김씨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자신의 몸에 소방호스를 감아 학생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다쳐 당시 부상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3월에도 제주시 조천읍 자택에서 흉기로 자해를 시도했다. 당시 김씨는 “사는 게 비참하다. 칼을 보는 순간 쓸모도 없는 손 잘라버려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나가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그날이 생각난다. 창문을 봐도 아이들 얼굴이 스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YWCA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 방청석에서 자해하기도 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日 애니메이션 ‘원펀맨’에 세월호 노란 리본 등장… “의도적 연출 가능성”

    日 애니메이션 ‘원펀맨’에 세월호 노란 리본 등장… “의도적 연출 가능성”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가 2주기를 맞이한 가운데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뜻의 ‘노란 리본’이 등장했던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정식 발매한 일본 애니메이션 ‘원펀맨’ OVA 4화 초반에는 원펀맨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실버 팽(Fang)이 차량 뒤에 몸을 숨기고 있는 장면이 그려졌다. 특히 팽이 몸을 숨긴 차량의 창에는 노란 리본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장면은 시작한 지 4분 16초쯤 등장했다. OVA(Original Video Animation)의 약자로 TV 방송과 극장의 상영 없이 소매 전용으로 출시한 만화 비디오를 뜻한다. 이와 관련, 일본 매체인 라이브도어는 세월호를 추모하는 리본 장면이 의도적인 연출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 2일 라이브도어는 “노란 리본은 한국에서 2014년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의미로 사용됐다”면서 “해당 장면이 4분 16초에 등장하고, 세월호 침몰 사고가 4월 16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의도적으로 삽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4득점 커리 발목 부상 “2차전 출전 불투명”

    24득점 커리 발목 부상 “2차전 출전 불투명”

    “19일 2차전 출전이 의문스럽다.”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감독이 17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을 마친 직후 3쿼터 발목을 다친 스테픈 커리의 용태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날 커리는 후반을 거의 뛰지 않고도 3점슛 다섯 방 등 24득점 활약으로 104-78 대승을 이끌었다. NBA 2연패를 노리는 팀은 첫 단추를 무난히 뀄다. 1쿼터부터 커리는 상대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패트릭 비벌리는 커리와 신경질적인 몸싸움을 계속 벌이다 6분31초를 남기고 서로를 밀쳐냈다. 금방이라도 드잡이를 벌일 듯한 기세였다. 다행히 심판이 뜯어 말려 더 이상 불상사로 번지지 않았지만 둘다 테크니컬파울을 받았다. 휴스턴은 공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4분44초를 남기고 6-18로 밀렸는데 1쿼터를 망쳤을 때는 15-33으로 더블스코어 차였다. 드와이트 하워드와 비벌리는 두 차례 연속 리바운드를 잡다 뒤엉켰고, 리바운드는 종종 하워드 손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튀었다. 커리는 트랜지션 상황에 제임스 하든의 면전에서 8.5m짜리 3점슛을 쏘아올리는 등 전반에만 24점을 넣어 상대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전반 2분12초를 남기고 샷을 놓친 뒤 수비 위치로 돌아왔을 때 오른발이 좋지 않다고 느꼈던 것 같다. 1분7초를 남기고 다음 데드볼이 됐을 때 션 리빙스턴과 교체되자 커리는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3쿼터 시작과 함께 커리는 돌아왔지만 여전히 좋지 않았다. 바로 교체돼 다시 라커룸으로 들어갔고 그 뒤 20분 내내 벤치를 지켰다. 그가 벤치를 지키는 틈을 타 휴스턴은 맹렬히 추격했다. 1쿼터 4득점, 2쿼터 득점이 없었던 하든이 13득점으로 3쿼터 폭발했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에는 드레이몬드 그린이 있었다. 12득점 10리바운드 더블더블에다 4어시스트 4블록 2스틸을 기록했다. 원래 플레이오프에서는 힘을 잘 쓰지 못하는 클레이 톰프슨은 이날 14개의 야투를 시도해 4개만 집어넣어 16점을 올렸다. 톰프슨은 이날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곧잘 넘어갔던 하든의 페이크에 걸려들지 않는 데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든은 17득점을 기록했지만 여섯 차례 턴오버로 팀의 27실점에 빌미를 제공했다. 자유투를 하나도 얻지 못할 정도였다. 한편 동부 2번 시드 토론토는 7번 인디애나에게 90-100으로 제압당하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인디애나 에이스 폴 조지는 33점을 몰아 넣으며 더마 드로잔(14득점)과 카일 라우리(11득점)가 나란히 부진했던 토론토를 눌렀다. 조지는 종료 2분 여를 남기고 10점 차로 달아나는 점프슛을 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동부 4번 시드 애틀랜타는 5번 보스턴을 102-101로 간신히 눌렀다. 19점 차로 앞서던 애틀랜타는 막바지 상대 거센 추격에 시달렸고 종료 직전 마커스 스마트에게 결정적인 가로채기를 당해 위기에 몰렸지만 스마트가 버저와 거의 동시에 한 손으로 던진 3점슛이 림에 맞고 튕겨나오면서 신승을 거뒀다. 서부 3번 시드 오클라호마시티는 6번 댈러스를 108-70으로 일축했다. 러셀 웨스트브룩이 24득점 11어시스트 , 케빈 듀랜트가 23득점으로 앞장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세월호 ‘골든타임’에 해경은 靑에 보낼 사진 찍어

    ‘그것이 알고싶다’ 세월호 ‘골든타임’에 해경은 靑에 보낼 사진 찍어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새로운 의혹들을 제기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세월호가 침몰했을 당시 출동한 해경 123정이 ‘소극적인’ 구조를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전했다. 당시 빠른 구조를 해야했던 이른바 ‘골든 타임’에 해경 측은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로부터 연락을 받고 ‘보고’를 하기 위해 분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 측이 해경과 당시 연락을 주고 받던 음성 내역을 확인한 결과 청와대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14분쯤 방송 뉴스를 보고 세월호 사고를 접한다. 이어 “청와대입니다”라면서 세월호에 대한 정보 및 현장 사진을 거듭 요구한다. 청와대 측은 “배 이름이 뭐죠?”, “어디서 어디로 가는 겁니까?”라면서 아주 기초적인 정보를 낱낱이 캐물은 뒤 현장 사진과 영상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 때문에 참사 현장에 있던 해경 123정장은 휴대전화로 세월호 멀찌감치서 사진을 연신 찍어 보냈다. 이후에도 청와대 측은 구조된 인원 수를 확인하라고 촉구했다. 한 생존자는 “(해경들이) 구조는 안 하고 인원수만 계속 세더라”면서 “속으로 ‘저 사람 왜 저러지’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현장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를 취재해 온 기자는 “해경 123정 13명이 출동했는데 실제 구조를 한 것은 2명 뿐”이라고 설명했다. 해경 관계자는 청와대의 거듭된 질문에 “전화를 받느라 확인을 못하고 있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수심은 얼마나 되나? 근처 암초는 어떤가?”라며 세월호 안에 있는 탑승객들이 아닌 주변 정보만 확인했다. 이후 배가 90도 이상 침몰했을 때 청와대에서는 “VIP(대통령) 메시지를 가져왔으니 잘 받아 적으라”면서 지시사항을 전했다. 당시 전달된 대통령의 지시사항은 ▲단 한 명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여객선 내의 객실, 엔진실 등을 포함해서 철저한 확인을 한 뒤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청와대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게 인원파악이니까 인원파악을 잘 해야한다. 왜 자꾸 인원수를 틀리느냐”고 지적했다. 청와대 측에서 세월호 안에 있던 승객들에 대해 묻는 것은 배가 이미 가라앉고 난 뒤인 오전 10시 52분에서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거의 배는 뒤집어졌는데 지금 탑승객들은 어디있나?”라고 물었고 해경 측에서 “선실 안에 있다”고 하자 “네? 언제 뒤집어졌어요, 배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에겐 없었던 이런 용기

    우리에겐 없었던 이런 용기

    그들은 살아 돌아왔다/마이클 터지어스·케이시 셔먼 지음/김경영 옮김 에쎄/276쪽/1만 4000원 1952년 2월 18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코드곶에 최악의 폭풍이 몰아닥쳤다. 전례 없는 폭설은 뭍과 바다를 뒤덮었다. 그리고 이날 아침, 유조선 펜들턴호와 포트 머서호가 침몰하는 해난 사고가 발생한다. 불량 자재로 만든 데다 조악하게 용접된 선체는 격랑을 견디지 못해 두 동강 났고, 선원들은 혹독한 추위와 거센 눈보라, 20m에 달하는 파도 속에 내동댕이쳐졌다. 하지만 그들은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그것도 84명 가운데 71명이나. 새 책 ‘그들은 살아 돌아왔다’는 당시 사고를 다룬 기사, 미 해안경비대 문서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관련자들을 꼼꼼하게 인터뷰해 사고 현장을 고스란히 되살려내고 있다. 사실 조난 과정보다 더 관심을 끄는 건 구조 작업이다. 당시 동원된 구조선 가운데 한 척의 선체엔 ‘CG36500’이라는 식별 부호가 붙어 있다. CG는 해안경비대(Coast Guard)의 약자, 36은 배의 길이(36피트=약 11m), 500은 구조선에 붙은 식별 번호다. 그러니까 해안경비대 소속의 11m짜리 소형 동력구조선이라는 뜻이다. 한데 이 작은 배들로 어떻게 150m에 이르는 거대한 유조선(펜들턴호)에 갇힌 수많은 생명들을 구할 수 있었을까. 저자들은 핵심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배의 설계, 그리고 배를 이끈 용감한 젊은이 네 명.” 이 같은 악천후 속에서 구조에 나선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구조대원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다른 이의 목숨을 구하러 가는 것과 다를 바 없었을 터다. 하지만 구조 작업을 위한 출동 명령에 함장 포함 4명의 구조대원들은 망설임 없이 배를 몰아 나갔고 사투 끝에 수많은 선원과 함께 복귀했다. 당시 사고를 낸 유조선은 문제가 많았다. 선체에 심각한 균열이 있었고 장비의 작동 상태도 대부분 엉망이었다. 그래도 선원들은 살아 돌아왔다. 세월호 사태는 그로부터 62년 뒤인 2014년에 일어났다. ‘이 죽일 놈의’ 후진성이 환갑이 지나도록 이어져 온 셈이다. 책 한 귀퉁이에 조지 버나드 쇼의 경구가 적혀 있다. “우리는 우리가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배운다”고. 그 이후로도 비슷한 해역에서 스파르탄 레이디호(1975), 체스터 A 폴링호(1977) 등의 유조선 선체가 두 동강 나는 일이 발생했다. 모두 안전보다 수익에 눈이 먼 선박회사가 자초한 일이다. 후진성의 반복 주기가 62년에서 37년으로 줄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는 걸까. 미국은 이후 대대적인 개혁 작업에 들어갔다. 우리는 아직도 두 편으로 나뉘어 서로 손가락질하며 싸우고 있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세월호 ‘인양 에어백’ 설치 이달내 끝낸다

    세월호 ‘인양 에어백’ 설치 이달내 끝낸다

    이제는 세월호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정부가 오는 7월 인양을 목표로 다음달 고난도 공정에 돌입한다. 세계의 인양 역사상 처음으로 145m 선체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플로팅 도크(바지선 형태의 대형 구조물)에 담는 방식이다. 연영진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14일 “7월 인양을 목표로 선수(뱃머리) 들기와 리프팅 프레임 설치 등 고난도 공정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인양업체인 중국 상하이샐비지는 이달 말까지 선체 내부 탱크 10개에 공기를 넣고 외부에 에어백, 폰툰(물탱크 형태의 대형 에어백) 등 추가 부력재 36개를 설치해 부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부력재를 이용하면 8300t이던 선체 중량은 3300t 정도로 줄어든다. 현재 인양팀은 미수습자가 유실되는 일을 막기 위해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의 사각 철제펜스 36개를 설치했다. 다음달 한 달간은 뱃머리를 5도 들어 올리는 작업을 한다. 6월에는 들린 뱃머리 아래로 리프팅빔(인양빔) 19개를 한꺼번에 집어넣고 뱃머리를 내린 다음 선미 아래에도 리프팅빔 8개를 넣는다. 이어 6~7월에는 1만 2000t급 해상 크레인으로 세월호 받침대 역할을 하는 리프팅빔을 끌어올려 플로팅 도크에 올리고 2~3일에 걸쳐 플로팅 도크을 서서히 부상시킨다. 이때 세월호가 침몰 후 처음으로 물밖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해수부는 이때와 뱃머리를 들 때를 가장 주의할 시점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가 실린 플로팅 도크는 항구에 도착하면 대형 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에 의해 육상으로 옮겨진다. 인양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항구는 이달 중 목포신항과 광양항 중에서 결정된다. 이번 인양의 최대 난관은 역시 태풍 등 날씨와 해상 환경이다. 왕웨이핑 상하이샐비지 현장총괄감독관은 “잠수사가 물속에서 작업하려면 1노트가량이 유지돼야 하는데 현재 유속은 4노트여서 작업시간이 상당히 제약된다”며 “하늘과 싸워야 하고 바다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 번에 한 명의 잠수사만 들어갈 수 있고 수심도 45m로 깊어 작업시간이 45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타이타닉호 ‘희귀 광고 포스터’ 발견…경매 나온다

    타이타닉호 ‘희귀 광고 포스터’ 발견…경매 나온다

    지난 1912년 4월 15일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미국 뉴욕으로 첫 항해하던 초호화 여객선이 빙산에 부딪혀 침몰해 1500여명이 수장됐다. 바로 20세기 최악의 해양 재난사고로 기록된 타이타닉호의 침몰 사고다. 최근 영국의 경매회사 헨리 앨드리지 앤드 손 측은 오는 23일(현지시간) 타이타닉의 광고 포스터를 경매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제의 이 광고 포스터에 얽힌 사연은 흥미롭다. 웨일스의 한 집을 구매한 익명의 부부가 실내를 공사하는 과정에서 벽에 숨겨져 있던 이 포스터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난 1911년 타이타닉을 소유한 영국의 해운회사 화이트스타 라인이 제작한 이 광고 포스터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증기선'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타이타닉호가 그려져 있다. 또한 올림픽호도 함께 문구로 홍보되고 있는데 두 여객선은 내·외부가 거의 비슷한 쌍둥이 배다. 특히 올림픽호는 타이타닉 참사와 관련해 음모론에 종종 회자되고 있다. 당시 선주가 고장난 올림픽호를 타이타닉으로 위장해 고의로 사고낸 뒤 막대한 보험금을 타냈다는 말 그대로 설이다. 이 포스터는 당시 유명 아티스트인 몬태규 비렐 블랙이 제작했으며 이듬해 참사가 발생하면서 모두 회수돼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 경매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작은 배들을 밀고나가는 타이타닉의 거대한 힘이 느껴지는 포스터"라면서 "보존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예상 낙찰가는 3000파운드(약 490만원)"라고 밝혔다.   한편 타이타닉과 관련된 물품들은 사소한 것이라도 경매에만 나오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사고 당시 타이타닉호에 실려있던 비스킷 한 조각이 경매에 나와 무려 1만 5000파운드(약 24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또한 같은달 미국 온라인 사이트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타이타닉의 마지막 점심 메뉴표는 8만 8000달러(약 1억원)에, 호화 목욕탕 티켓은 1만 1000달러(약 1200만원)에 팔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피터의 원리’에 갇혀 버린 대한민국/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피터의 원리’에 갇혀 버린 대한민국/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요즘 신문을 읽다 보면 몇 년 전 공무원들의 사석에서 우스갯소리로 회자됐던 ‘주사(主事)급 장관’이 생각난다.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주사”로 통했던 장관은 장관직을 물러난 뒤에도 그의 능력과 상관없이 또 다른 정부 요직을 차지했다. 그러나 얼마 후 재직 중에 저질렀던 부정비리와 불법행위로 인해 국민들의 원성과 지탄을 받게 됐고, 결국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감했다. 최근까지 우리는 격에 맞지 않는 무능한 고위공직자들의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되거나 도덕성의 문제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한 장관 후보자들도 많이 보았다. 우여곡절 끝에 임명된 장관들도 부하 직원이 써 준 연설문을 그대로 읽거나 기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드러냈다. 전문적 역량보다는 정치적 친분으로 임명된 공공기관의 장, 그리고 정책 관리 역량이 부족한 고위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높은 직위에 올라간 사람들이 끼치는 폐해는 고스란히 정부와 국민에게 돌아온다. 이처럼 사회 곳곳의 높은 자리가 점점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행정 조직뿐만 아니라 정치, 기업, 종교, 학교, 군대 등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모르는 리더들도 많다. 그 결과 존경하고 싶은 유능한 지도자를 좀체 찾아보기 어렵다. 안타깝게도 이른바 ‘피터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교육학자 로런스 피터는 모든 사람은 무능력의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어 결국 사회 전체가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는 원리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유능한 부하 직원으로 출발한다고 하더라도 높은 직위로 올라갈수록 무능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훌륭한 부하라고 반드시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일본 소니(SONY) 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다 퇴직한 직원이 쓴 ‘소니 침몰’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조직에 있는 매니저들의 99%가 보통의 아저씨들”이라고 회고한다. 그는 이들 아저씨가 좋아하고 칭찬한다는 것은 제품이 지극히 평범하다는 반증이라면서 “소니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무능한 상사들이 유능한 인재를 시간을 들여 바보로 만드는 승진 시스템”이라고 설파한다. 그렇다면 피터의 원리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첫 번째는 수직적 계층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피터의 원리는 위계적 구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수평적 조직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계층적 관료 시스템 아래서 개인이 승진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조직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피터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가장 수평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정당 조직도 위계화가 되면 무능한 사람들이 공직 후보자로 선정되기 쉽다. 두 번째는 상시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우선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 자리에 맞는 사람을 선발하고, 선발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무원은 선발된 후에는 20년 넘게 특별한 검증 과정 없이 승진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다. 고위공무원에 진입하는 단계에서만 역량평가를 하고 있다. 이제 정기적인 역량평가를 통해 스스로 진단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자유로운 질문과 답변, 열띤 토론과 인터뷰를 통해 검증이 다양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개개인도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피터 박사는 자신이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무능의 단계에 도달했음을 드러내는 행동이나 증상을 보여 주는 소위 ‘창조적 무능력’을 통해 스스로 승진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직장과 개인의 진정한 행복을 찾는 열쇠라고 한다. 또한 신영복 교수는 “자기 능력의 70%를 요구하는 자리에 가는 것이 득위(得位)의 길이고, 그 이상을 요구하는 자리는 실위(失位)의 길”이라고 했다. 옷은 자기 몸에 맞아야 맵시가 난다. 우리 사회에는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사람이 너무 많다.
  • 고통 획일화시킨 ‘트라우마’의 역설

    고통 획일화시킨 ‘트라우마’의 역설

    트라우마의 제국/디디에 파생·리샤르 레스만 지음/최보문 옮김/바다출판사/464쪽/2만 5000원 한때 ‘트라우마’를 들먹일 때마다 ‘웃기지 마라’ 식의 핀잔을 들었던 적이 있다. 정신과에서 상담만 받아도 병력 사항에 ‘빨간 줄’이 그어지던 대한민국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진다. 선진국이라는 미국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1990년대 이전만 해도 ‘배트맨 영화 보고 화장실 가기 무서워하는 어린아이도 트라우마냐’며 비아냥대기 일쑤였다. 물론 지금은 다르다. 반드시 치료되고 보호받아야 할 병리 현상으로 인정받는다. 한데 언제, 어떤 계기로 트라우마가 이 같은 지위를 얻게 됐을까. 이 책 ‘트라우마의 제국’은 피해자가 어떻게 문화적, 정치적으로 존중받게 됐는지, 또 트라우마가 어떻게 그 자체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도덕적 범주가 되었는지를 짚고 있다. 아울러 트라우마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점과 앞으로의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트라우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일컫는 말이다. 처음 등장한 건 19세기 말이었으나 미국정신과학회가 채택하고 있는 진단기준서(DSM-III)에 등재된 건 1980년대 말이었다. 당시 미국도 한국에서처럼 용어 자체를 거짓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2001년 9·11테러를 겪고 나서야 비로소 광범위하게 쓰이는 용어가 됐다. 한국에서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계기로 개념이 알려졌고,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를 기점으로 일상용어가 됐다. 트라우마 개념의 역사는 의심과 확신의 역사이기도 하다. 공감의 피로도가 쌓이거나 트라우마의 정치화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공감은 언제든지 다시 의심으로 바뀔 수 있다. 책 제목은 암시적이다. 제국처럼, 트라우마란 용어는 온갖 고통의 세계를 독점하며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일어난 사건’과 ‘경험한 사건’ 사이를 일련의 증상으로만 연결함으로써 개별적 경험의 다양성을 은폐하고 개인성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앞세울 명분에 따라 질서가 만들어지고, 피해자 ‘자격’을 얻기 위해선 그 질서에 따라야 한다.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기전도 숨어 있다. 파키스탄 지진 때보다 태국에 쓰나미가 덮쳤을 때 국제적 지원 활동이 더 활발했다. 왜? 태국에는 서구 여행객이 있었고 파키스탄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트라우마는 피해자와의 거리감, 피해자의 정치색 등에 따라 선과 악을 가르고, 피해자 간 합법성의 순위를 매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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