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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스쿠니 참배 반대”

    “야스쿠니 참배 반대”

    광복절 및 일본 패전 72주년을 앞둔 지난 12일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12년째 야스쿠니신사 등 도쿄시내에서 촛불 평화행진을 벌였다.이들은 이날 밤 2·8 독립선언이 이뤄졌던 도쿄 지요다구 재일한국YMCA에서부터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 야스쿠니신사 근처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을 펼쳤다. 행사는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야스쿠니신사 위헌소송 모임 등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만든 ‘촛불행동실행위원회’가 주최했다. 200여명의 참가자는 이날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침략전쟁에 반대했으며, “평화헌법을 무력화시키는 일본의 개헌을 막자”는 메시지 등을 전하면서 ‘평화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야스쿠니에 반대한다”, “개헌을 막아 평화를 지키자”는 등의 구호와 함께 “아베는 물러나라”라는 구호도 외쳤다. 평화헌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최근 ‘마음을 처벌하는 법’으로 조롱받고 있는 공모죄법(테러대책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국가를 보수화시키고 있는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담았다. 한·일 시민단체들의 평화행진은 2006년 이후 매년 빠짐없이 열리며 일본 시민사회에서 평화집회의 새로운 전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부가 들어서며 우익 및 국수세력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과격한 국수주의자들의 방해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평화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수십 명의 일본 우익 인사는 제국주의 일본의 ‘전범 깃발’인 욱일기를 들고 고출력 확성기가 달린 대형 차량을 여러 대 동원해 시위대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印, 주민 긴급대피령… 군병력 4만여명 中국경에 배치

    印, 주민 긴급대피령… 군병력 4만여명 中국경에 배치

    인도군이 중국군과 2개월째 대치 중인 두 나라의 국경 지역에 대규모 군대를 증파했다. 인도군은 지난 12일 새벽 중국과 인도, 부탄 3개국의 국경선이 만나는 인도 동부 시킴주의 도카라(중국명 둥랑, 부탄명 도클람)와 가까운 국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증파해 병력 규모를 4만 5000여명까지 늘렸다고 홍콩 동방일보 등이 13일 보도했다. 인근 지역에는 33군 소속 17사단과 27사단, 20산악사단을 각각 배치하고 있다.이들 사단의 병력 규모는 1만명에서 1만 5000명 선에 이른다. 이와 함께 3개 산악사단과 보병사단을 거느리고 있는 3군과 4군 병력을 중국과 인접한 국경 지역으로 신속히 이동시키고 있다. 인도군은 앞서 11일 도카라 인근 지역 마을 주민 수백 명에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대피 명령이 내려진 마을은 시킴주 나탕으로 중국과 인도가 대치하고 있는 국경 지역에서 불과 35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인도군은 국경 지역에 병력 규모를 꾸준히 증강하면서 전쟁 발발에 대비해 전군 경계 수준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해마다 9월이나 10월에 2주일에 걸쳐 실시하던 대규모 군사훈련도 앞당겨 이달 실시하고 있다. 훈련 지역도 분쟁 지역인 도카라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인민해방군도 서부 고원지대에서 인도군을 겨냥한 기습 작전으로 보이는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주변 지역 병력과 보급을 증강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서북부 고비사막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장거리 로켓포 PHL03으로 포격 훈련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평론을 통해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完整·완전하게 갖춤) 문제에서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한 적이 없다”며 “인도 측이 고분고분하게 물러서지 않으면 결국에는 불놀이하다 스스로를 태우고 모든 뒷감당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인도군과 중국군은 물밑 접촉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군과 중국군 고위 장성들은 11일 두 나라 국경 지대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인도군은 양국 군대가 동시에 철군할 것을 주장했지만, 중국군은 인도군이 즉각 분쟁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고집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와 중국은 마주하는 3500㎞에 이르는 국경선에 대한 견해차로 1962년 전쟁까지 치르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1914년 영국이 그은 ‘맥마흔라인’을 국경선으로 보는 반면, 중국은 영국 침략 전의 경계선을 국경선으로 주장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북한 “화성-12 미사일 4발 사격 검토…괌 주변 30∼40㎞해상 탄착”

    북한 “화성-12 미사일 4발 사격 검토…괌 주변 30∼40㎞해상 탄착”

    북한군 전략군이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4발을 미군 기지가 있는 괌에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북한군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이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 전략군은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4발의 동시 발사로 진행하는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락겸은 이어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는 일본의 시마네(島根)현, 히로시마(廣島)현, 고치(高知)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km를 1065초 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전략군은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하여 공화국 핵 무력의 총사령관(김정은) 동지께 보고드리고 발사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달 하순 실시될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을 전후해 괌을 향한 무력시위성 미사일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락겸은 “전략군이 대변인 성명을 통하여 미국에 알아들을 만큼 충분한 경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군 통수권자는 정세 방향을 전혀 가늠하지 못한 채 ‘화염과 분노’요 뭐요 하는 망녕의사(망발)를 또다시 늘어놓아 우리 화성포병(전략군 군인)들의 격양된 신경을 더욱 날카롭게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락겸은 “이성적인 사고를 못 하는 망령이 든 자와는 정상적인 대화가 통할 수 없으며, 절대적인 힘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전략군 장병들의 판단”이라며 “우리가 이번에 취하고자 하는 군사적 행동조치는 조선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의 미국의 광태(광기)를 제지하는 데서 효과적인 처방으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략군은 미제의 침략기지를 겨냥하여 실제적 행동조치를 취하게 되는 역사적인 이번 괌도 포위사격을 인민들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이러한 특례적 조치는 우리 인민들에게 필승의 신심과 용기를 더욱 북돋아주고 미제의 가긍한 처지를 똑바로 인식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 “‘화성-12’로 괌 포위사격”…현실화땐 美 대응은

    북 “‘화성-12’로 괌 포위사격”…현실화땐 美 대응은

    북한이 9일 괌 미군기지에 대한 탄도미사일 ‘포위사격’ 위협을 하며 일촉즉발의 한반도 정세를 또 한걸음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북한이 실제로 괌 주변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은 사실상 전쟁 도발 행위로 보고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북한 전략군은 이날 대변인 성명에서 괌을 ‘대조선 침략의 전초기지·발진기지’로 지목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괌은 미국이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하는 장거리전략폭격기를 비롯한 전략무기의 발진기지로, 북한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북한이 언급한 포위사격은 괌을 직접 타격하는 게 아니라 괌을 포위하듯 주변 해역에 탄도미사일을 떨어뜨려 고강도 위협을 하는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포위’라는 표현을 쓴 만큼,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괌 주변 해역에 떨어뜨리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괌 포위사격을 통해 화성-12형의 정밀도를 과시하고 괌 미군기지를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려고 할 수 있다.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분류되는 화성-12형은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북한이 지난 5월 14일 감행한 시험발사에서 화성-12형은 고각으로 발사돼 최고고도 2천100여㎞, 비행거리 780여㎞를 기록했다.정상 각도인 30∼45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4천500∼5천㎞에 달할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괌은 북한이 당시 화성-12형을 쏜 평안북도 구성과 약 3천500㎞ 떨어져 있어 화성-12형의 사정권에 충분히 들어간다.그러나 화성-12형의 정밀도와 안정성 등에 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북한이 올해 4월 공중폭발 등으로 잇달아 실패한 3차례의 시험발사 가운데 일부도 화성-12형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괌 주변 해역에 화성-12형 여러 발을 떨어뜨려 사거리뿐 아니라 정밀도도 입증할 경우 화성-12형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 미국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 수단으로 쓸 수 있다.북한은 작년 9월 중거리 노동미사일 3발의 시험발사로 정밀도를 입증했을 때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했다.이들 노동미사일은 약 1천㎞를 날아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해역에 떨어졌는데 3발 모두 탄착점이 1㎞ 이상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한반도와 일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의 정밀도가 그만큼 향상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됐다. 북한이 화성-12형으로 괌 포위사격을 감행할 경우 미국은 과거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중대한 도발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해석될 수도 있다.화성-12형의 정밀도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괌 주변 해역에 떨어뜨리려고 쏜 화성-12형이 의도와는 달리 괌에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화성-12형이 괌과 가까운 상공으로 날아들 경우 미군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한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할 수 있다. 괌에는 사드 1개 포대가 배치돼 있다.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지난달 11일 알래스카주에서 사드로 IRBM급 미사일 요격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사드는 지금까지 15차례 요격시험에 모두 성공해 100%의 요격률을 기록 중이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이라는 대형 도발 카드를 꺼내든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탄도미사일 능력을 과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김 위원장이 잘못된 판단을 토대로 무모한 ‘불장난’에 나설 경우 한반도 정세는 걷잡을 수 없는 격랑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전면전’ 위협…“화성-12로 괌 포위사격 검토”(종합)

    북한, ‘전면전’ 위협…“화성-12로 괌 포위사격 검토”(종합)

    북한이 9일 미국의 예방전쟁에 전면전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화성-12 미사일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전략자산의 근거지인 괌에 대한 포위사격 작전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위협했다.북한군 전략군은 이날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앤더슨공군 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전략군 대변인 성명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은 충분히 검토·작성되어 곧 최고사령부에 보고하게 되며 우리 공화국 핵 무력의 총사령관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결단을 내리시면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사격 계획이 단행될 경우 미국놈들이 우리 전략 무기들의 위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제일 먼저 체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전략군의 탄도로켓들이 지금 이 시각도 태평양을 마주 향해 항시적인 발사 대기 태세에 있다는 사실을 똑바로 알며 우리 탄도로켓의 발사 방위각에 깊은 주의를 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김정은이) 미제의 침략 장비들을 제압·견제하기 위한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행동 방안을 검토하라고 언급하신 바 있다”고 밝혀 괌에 대한 포위사격작전 검토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이뤄졌음을 보여줬다. 또 “우리가 군사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우리에 대한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 행위들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발표한 별도의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이 새롭게 고안해내고 감행하려는 ‘예방전쟁’에는 미국 본토를 포함한 적들의 모든 아성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우리는 그것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만 한다. 거기에는 군사옵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시도)는 우리 식의 보다 앞선 선제타격으로 무자비하게 짓부숴버릴 것”이라며 “미국의 예방전쟁 행위 징조가 나타나면 우리 군대는 공화국의 영토가 전쟁마당으로 되기 전에 미국 본토를 우리의 핵전쟁마당으로 만들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식의 앞선 선제타격은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가 드러나는 즉시 서울을 포함한 괴뢰 1, 3 야전군 지역의 모든 대상을 불바다로 만들고 남반부(한국) 전 종심에 대한 동시 타격과 함께 태평양 작전지구의 미군 발진기지들을 제압하는 전면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 미국의 김 위원장 제거 참수작전과 체제전복을 위한 비밀작전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 인민군 장병과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대원들이 미제의 일거일동을 예리하게 주시하며 결전의 시각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어 “미국은 우리에 대한 침략전쟁기도가 노골화될수록 우리 군대의 군사적 대응 강도도 그만큼 거세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필리핀 내 ‘IS 추종세력’ 드론 공습 검토

    美, 필리핀 내 ‘IS 추종세력’ 드론 공습 검토

    두테르테 2개월 넘게 ‘마우테’ 토벌…반군 60여명, 민간인 인질로 저항미국 국방부가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을 드론(무인기)으로 공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NBC뉴스는 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방부가 이 같은 내용의 군사작전을 승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집단적 자위권의 일환이며, 이르면 8일 공식 작전명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NBC는 전했다. 집단적 자위권이란 자국과 동맹을 맺은 나라가 침략당할 경우 이를 자국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하고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권리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에 근거지를 둔 IS 추종세력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군을 미군이 동맹으로서 돕겠다는 것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민다나오 마라위시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IS 추종 반군인 ‘마우테’ 토벌작전을 벌이고 있다. 2개월 이상 이어진 교전으로 지금까지 6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처음에 500명에 달했던 반군이 지금은 60여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100여명의 민간인을 인질로 잡은 채 저항하고 있어 필리핀 정부군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IS 연계 반군인 ‘아부사야프’도 최근 벌목꾼 7명을 납치해 참수하는 등 소요를 일으키고 있다. 현재 미군은 소규모 특수부대 병력만 투입하고 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7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방문한 마닐라에서 “최근 몇 대의 세스너(미국산 경비행기)와 드론을 제공해 필리핀군이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습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계기로 급속히 냉각됐던 미국과 필리핀 관계는 최근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가을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필리핀 경찰이 마약 용의자를 즉결 처형하는 것을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옥에나 가라”며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나 8일 틸러슨 장관을 만난 두테르테 대통령이 “나는 미국의 변변치 않은(humble) 친구”라며 자신을 낮추고, 틸러슨 장관도 당초 거론할 것으로 알려진 마약 소탕전의 인권 유린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등 양국 관계가 해빙 모드로 접어든 모습이다. 필리핀이 올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으로 역내외 현안 논의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대북 공조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의 문제에서 필리핀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세안 외무장관회의를 앞둔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바보’,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위험한 장난감(핵·미사일)을 갖고 놀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북한 “안보리결의 전면배격…미국 경거망동하면 최후수단 불사”

    북한 “안보리결의 전면배격…미국 경거망동하면 최후수단 불사”

    북한이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미국에 천백 배로 결산하겠다고 위협했다.북한은 정부 성명에서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조작해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반공화국 제재결의를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준열히 단죄·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의 공식 반응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371호가 채택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정부 성명은 외무성 성명보다는 격이 높은 형식이다. 북한은 “우리 국가와 인민을 상대로 저지르고 있는 미국의 극악한 범죄의 대가를 천백 배로 결산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압살해보려는 무모한 시도를 걷어치우지 않고 경거망동한다면 우리는 그 어떤 최후수단도 서슴지 않고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말살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결의를 끝끝내 조작해낸 이상 우리는 이미 천명한 대로 단호한 정의의 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우리는 침략과 전쟁의 화근을 송두리째 들어내기 위한 정의의 힘을 더욱 억척같이 다져나갈 것이며 이 길에서 끝장을 보고야 말 것”이라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평화 수호의 영원한 기치인 병진 노선을 더 높이 추켜들고 우리가 선택한 길을 에돌지 않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성명은 “적대 세력들의 새로운 이따위 제재 앞에서 흔들리고 태도를 바꾸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에 불과하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반공화국 책동과 핵 위협이 계속되는 한 그 누가 무엇이라고 하든 자위적 핵 억제력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이미 선택한 국가 핵 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에 미국과 뒷골방 쑥덕공론을 벌여놓고 반공화국 제재결의를 조작하는데 공모한 대가로 미국의 ‘감사’를 받은 나라들도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만든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라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악관 안보보좌관, ‘대북 예방전쟁’ 가능성에 “모든 옵션 검토”

    백악관 안보보좌관, ‘대북 예방전쟁’ 가능성에 “모든 옵션 검토”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한 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예방전쟁’(preventive war)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예방전쟁’이란 침략해 올 가능성이 있는 인접국가 또는 가상 적국의 전쟁 수행능력이 자국에 비해서 우위에 설 위험이 있을 때 선제 공격으로 상대국의 침략을 막는 전쟁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미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도발 능력 제거 등을 위한 ‘예방전쟁’ 가능성을 질문받자 “물론이다. 우리는 그것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만 한다. 거기에는 군사옵션도 포함된다”고 답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참을 수 없다고 말해왔다”며 “만약에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들을 가진다면 대통령의 시각에서는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지난 1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장거리 핵과 미사일 개발을 내버려두드니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고 내 얼굴에 대고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예방전쟁’ 개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러 ‘스트롱맨 파워게임’에 등 터지는 동유럽

    미·러 ‘스트롱맨 파워게임’에 등 터지는 동유럽

    동유럽 순방중인 펜스 美부통령 “에스토니아에 패트리엇” 맞불 틸러슨·러 외무장관 이번주 회동 미국과 러시아가 미 정부의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를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접경지인 벨라루스에서 병력 10만명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예고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에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언급하며 맞불을 놓았다. 양국의 꼬인 관계를 풀고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번 주말 회동하기로 했지만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러시아가 오는 9월 14일~20일 벨라루스에서 진행하는 훈련 ‘자파드’에 10만명의 병력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1일(현지시간) 전했다. 신문은 이에 대해 “냉전을 연상시키는 불길한 훈련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 규모”라면서 “러시아가 침략의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또 “이번 훈련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계획된 것이기 때문에 지난달 27일 미 의회가 가결한 러시아 추가 제재에 대한 대응이라고는 볼 수는 없다”면서 “러시아의 군사력을 증강하려는 푸틴의 거대한 계획의 일부로 봐야 한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러시아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러시아의 위협에 미국은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로 응수했다. AFP통신은 전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에스토니아의 위리 나타스 총리를 방문해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에스토니아에 설치하려는 패트리엇 미사일은 전투기뿐 아니라 날아오는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 타스통신 등 양국 언론은 틸러슨 장관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번 주말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등 외교장관 회의에서 따로 만나 양국의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우리의 역할과 책임을 잘 알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도 나만큼이나 (양국의) 관계를 회복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시도에도 양국 관계는 한층 냉랭해질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미 의회에서 통과된 러시아·북한·이란 패키지 제재법에 조만간 서명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양국 관계를 두고 트럼프 정부 내에서도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제재법에 조만간 서명할 것이다. 대통령과 의회가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은 “제재를 가하기로 한 의회의 결정과 방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나 모두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미·러 관계 개선이) 더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시진핑 “항미원조 전쟁에서 승리해 국위 떨쳤다”

    시진핑 “항미원조 전쟁에서 승리해 국위 떨쳤다”

    애매한 대북 제재 상황 속 발언 “軍 절대복종… 실전 군대 만들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건군 90주년 기념식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한국전쟁을 일컫는 중국 용어) 전쟁의 의미를 강조했다. 인민해방군의 역사를 열거하며 나온 발언이지만 중국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도 대북 제재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시 주석은 40여분 동안 계속된 연설 초기에 “인민군대는 사회주의 건설과 혁명에 적극 투신했고, 조국과 인민을 지켰으며, 항미원조 전쟁 등을 승리로 이끌어 국가의 위세를 떨쳤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인민해방군의 토지혁명전쟁, 항일전쟁, 해방전쟁 등에서 펼쳐졌던 전술을 소개했다. 항미원조 전쟁의 전술을 소개하는 대목에 이르러 시 주석은 “항미원조 전쟁 시기의 ‘영고우피당’(零敲牛皮糖) 전술 등 발전을 거듭해 온 우리 군대의 전술은 세계 군사 역사에 새로운 지휘예술로 남았다”고 평가했다. ‘영고우피당’은 한국전쟁 당시 마오쩌둥이 고안한 전술이다. 한반도에서 미군과 싸우던 펑더화이가 “미군의 화력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보고하자 마오쩌둥은 “10개 손가락을 다 공격하지 말고 1개 손가락만 부러뜨리라”면서 “우피당을 잘게 썰어서 먹듯 소규모 섬멸전으로 야금야금 공격해 들어가야 한다”고 명령했다. 우피당은 길게 연결된 중국 전통의 밥풀과자다. 10년 전 건군 80주년 기념식 당시 후진타오 전 주석도 연설에서 “우리 군대는 항미원조 전쟁과 여러 차례의 국경 수호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언급했으나 전술까지 구체적으로 칭송하지는 않았다. 더욱이 시 주석은 2010년 10월 부주석 시절 ‘항미원조 전쟁 참전 60주년 좌담회’에서 “위대한 항미원조 전쟁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밝힐 정도로 이 전쟁에 깊은 의미를 두고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인민해방군의 당에 대한 절대복종과 실제 전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시 주석은 “당의 지휘는 인민군대의 근본”이라며 “인민군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의 깃발 아래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투력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고 전쟁에 대비하는 훈련을 하는 한편 국가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와 관련해서는 “대만의 독립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시 주석은 또 “인민해방군이 국제 지위에 맞는 책임과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이라며 해외 진출 등 군사력 확장에 적극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독서의 힘

    [백승종의 역사 산책] 독서의 힘

    1909년 10월 26일 청년 안중근은 조국의 운명을 구하기 위해 하얼빈 역두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형했다. 그로 말하면 무사이기에 앞서 독서인이었다. 아마 여러분은 안중근이 뤼순의 옥중에서 쓴 뜻깊은 글귀 하나를 보았을 것이다. “일일부독서(一日不讀書)면 구중생자극(口中生刺棘)”이라 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자라난다는 뜻이다. 안중근이 얼마나 독서를 소중히 여기는 선비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독서를 통해 사물의 이치를 깨달았고, 세상의 흐름을 읽었다. 그리하여 뜻있는 사람으로 살기를 결심했던 것이다. 안중근은 옥중에서도 날마다 글을 읽고 또 썼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동양평화론’을 집필했다. 저술을 마치기 전에 그가 형장의 이슬이 되고 만 것은 실로 유감이었지만, 그가 남긴 유고를 살펴보면 저술의 목적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안중근은 꿈에도 동양평화를 염원했다. 그는 한국, 일본, 중국을 하나의 연방으로 만들어 서구 열강의 침략에 대항하기를 바랐다. 동양 3국이 서로 평화를 보장하며, 단일한 경제, 군사공동체를 구성해 길이 번영하기를 소망했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이처럼 원대한 계획을 주밀하게 구상했다. 실로 고원한 경지였다. 보통 사람 같으면 이토 히로부미를 증오했다 해도 사살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설사 운이 좋아 일이 성사됐더라도 일제의 모진 고문과 회유책에 휘둘리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중근은 저들의 모든 기도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때 안중근은 30을 갓 넘긴 청년에 불과했으나, 그의 심지는 강철 같았다. 이것은 결코 물리적 힘이 아니었다. 독서와 성찰의 시간을 통해 끊임없이 내면을 연마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에는 끝내 충성스런 마음을 잃지 않은 선비들이 많았다. 모진 고문과 형장(刑杖)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꺾이지 않았다. 제아무리 간교한 술수를 부려 꾀어도 그들은 넘어가지 않았다. 불요불굴의 혼이요, 선비다운 삶의 완결이었다. 누구라도 사나운 매질이 두렵고, 죽기보다 무서운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청년 안중근 같은 선비들이 적지 아니 존재했다. 멀리는 청나라 심양에 끌려가서도 지조를 잃지 않고 죽음을 달게 받은 ‘삼학사’들이 있었다. 가까이는 일제의 끝없는 회유와 협박, 모진 고문에도 불구하고 한마디의 거짓말도 하지 않았던 도산 안창호 선생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서로 달랐으나 뜻으로 보면 하나였다. 그것이 참된 선비의 운명이었다. 선비를 선비답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평소 그들이 사랑한 책의 힘이었다. 권력과 금전의 유혹에서 벗어난 선비를 만들고, 물리적인 힘으로도 꺾지 못할 강단을 만든 것이 바로 책이었다니! 이야기가 너무 비장해진 것 같아서 미안한 생각이 들 지경이지만, 독서의 힘이 그처럼 강했다는 사실은 여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내가 말한 책이란 오락을 위한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요리나 가사 등의 실용서도 아니었다. 돈 벌기 위한 처세서도 아니었다. 일상의 현실적 요구와는 거리가 먼 책들이었다. 안중근을 포함한 지조 있는 선비들을 사로잡은 책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인간의 도리를 설명하고, 삶의 목적을 말하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온 내력을 기록한 책이었다. 요새 말로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다룬 인문서적들이었다. 올여름에는 우리도 이런 책을 좀 읽어 보자. 혼탁한 이 세상이 달라져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겠는가.
  • [北, ICBM급 2차 발사] 北, 대기권 재진입 시험 가능성… ‘9~10월 北·美 대화’ 관측도

    [北, ICBM급 2차 발사] 北, 대기권 재진입 시험 가능성… ‘9~10월 北·美 대화’ 관측도

    북한은 30일 미국이 자신들을 건드린다면 무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2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성공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과의 대결 능력을 과시하고 나선 것이다.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의 성공적인 대륙간탄도로켓 2차 시험발사를 눈여겨보았을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미국이라는 침략국가도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했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모험과 초강도 제재 책동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이미 천명한 대로 단호한 정의의 행동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차근차근 보여준 핵 전략 무력으로 톡톡히 버릇을 가르쳐 줄 것”이라며 추가 도발 가능성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두 차례의 ICBM급 미사일 발사로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한 만큼 안정성 강화를 위한 추가 ICBM급 도발에 나서거나 한·미 당국이 의심하는 재진입 기술을 증명하고자 기술 실험 등을 감행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ICBM급 사거리를 갖춘 화성14형에 대기권 재진입(re-entry)을 포함한 고난도 기술을 더하고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미사일에 장착하면 한반도 안보 지형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력을 포함한 전력 제공을 골간으로 하는 한·미 동맹은 근본적인 위기를 맞게 된다. 북한은 또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핵·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관련 능력을 과시하는 선전전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핵실험의 가능성도 여전하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앞세워 적절한 시점에 북·미 대화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논의와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등을 고려해 8월까지는 대결 국면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9월, 10월이 되면 대화로 전환하는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문재인 정부 ‘대화 제의’에도 ICBM급 ‘화성-14호’ 발사 감행한 김정은

    문재인 정부 ‘대화 제의’에도 ICBM급 ‘화성-14호’ 발사 감행한 김정은

    북한이 지난 4일에 이어 지난 28일 늦은 밤에 기습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하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남북적십자회담과 남북군사당국회담을 제의한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국을 겨냥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8일 밤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이 정도면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미국이라는 침략국가도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9일 보도했다. 이번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4형은 최고 고도 3724.9㎞, 비행거리 998㎞를 기록해 30∼45도의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는 9000∼1만㎞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험발사 장소인 자강도에서 정상 각도로 쏜다면 미국 동부와 남부 지역을 제외한 미 본토 상당 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서부 연안 대도시는 물론, 5대호 주변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도 북한의 핵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 이렇게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북한이 보유하면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한반도에 증원 전력을 파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확장 억제력이 축소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한미동맹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국토의 안전을 보장하고 역내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한 굳건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면서 한미동맹의 균열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미국은 또 북한의 대형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곧 장거리전략폭격기를 비롯해 광범위한 파괴력을 갖춘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잇따라 전개할 방침이다. 이 또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행동으로 확인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최근 공개적으로 미사일 방어체계의 능력을 입증함으로써 북한의 핵공격 위협 무력화를 시도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은 지난 4일 북한의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 약 1주일 만인 지난 11일 화성-14형의 사정권에 드는 알래스카주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요격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앞서 지난 5월 말에는 북한이 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약 보름 만에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 기반 요격미사일(GMD)로 ICBM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미국은 현지시간으로 29∼30일 알래스카주에서 또 사드 요격시험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독일 중부에 위치한 인구 20만의 도시 카셀은 5년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늠하는 카셀 도쿠멘타가 열리기 때문이다. 도쿠멘타의 해가 되면 6월 초부터 9월 말까지 카셀 시내 전체는 ‘100일간의 미술관’으로 변한다. 그랜드투어의 해인 2017년 14회째를 맞은 도쿠멘타가 열리는 카셀은 여러 방향으로 뻗어가는 화살표를 바탕에 깐 포스터와 배너, 입간판들이 곳곳을 장식하며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주 전시장인 시내 한복판의 프리데리치아눔 건물 꼭대기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는 축제 분위기를 한 층 고조시켰다. 간편한 복장에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지도를 들고서 전시장을 찾아다니는 방문객들 사이에서 현지인들이 오히려 머쓱해질 정도였다. 2012년 열린 ‘도쿠멘타 13’의 유료 관람객이 90만명을 육박했다는데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베니스 비엔날레가 겹치는 이번 ‘도쿠멘타 14’에는 적어도 100만명이 미술관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9월까지 전시… 올해 100만명 찾을 듯 도쿠멘타의 실험성과 주제의식은 예술 감독의 성향에 따라 전적으로 결정되게 마련이다. 올해 도쿠멘타의 예술감독은 폴란드 출신의 큐레이터 아담 심칙이 맡았다. 바젤 쿤스트할레 관장을 지냈고 베를린 비엔날레 공동 감독을 맡았던 그는 실험정신과 리서치, 작가들과의 협업을 중시하는 기획자로 알려져 있다. 심칙은 처음으로 그리스 아테네와 독일 카셀 두 도시에서 도쿠멘타를 여는 모험을 감행했다. 전시 주제는 ‘아테네로부터 배우기’다. 아테네에서는 지난 4월 8일 시작해 이달 16일까지 열렸다. 6월 10일 공식 오프닝을 가진 카셀에선 오는 9월 17일까지 160명의 예술가들이 프리데리치아눔 외에 프리드리히광장, 도쿠멘타홀, 옛 기차역 등 30여 곳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도쿠멘타는 아테네라는 특정 도시를 주제로 하고 있어 접근방식에서 확연히 차별성을 띨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그리 알려지지 않은 그리스 작가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생경했고 주제의 전개 면에서도 식상하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아테네국립현대미술관(EMST)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프리데리치아눔의 전시는 과연 지금 이 순간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그리스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았다. 이미 국가 간의 경계가 없어진 현대미술에서 서구문명의 출발점인 아테네에서 배우자는 구호가 비서구권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쟁과 난민문제를 거론하고 학살이나 탄압, 차별, 침략을 고발하는 기록, 사진, 회화, 오브제, 영상 등을 나열한 전시는 지금 이 세계의 문제에 주목했다고 하지만 진부한 느낌이었다.그럼에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카셀까지 찾아온 보람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도쿠멘타 14의 대표작품으로 프리데리치아눔 앞 프리드리히 광장에 설치된 마르타 미누힌의 ‘책의 파르테논’은 다른 모든 작품들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여겨질 정도로 강렬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개념미술가인 미누힌은 1983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와 비슷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한 층 더 진전된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금서 약 10만권으로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 모양의 구조물을 채우고 전시가 끝나면 시민들에 다시 나눠주는 것이다. 기증받은 책을 비닐에 넣어 밀봉한 뒤 전시 구조물에 부착하는데 전시 기간 중에도 시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기증을 받아 매일 사다리차가 책을 설치하고 있다. ‘책의 판테온’이 더욱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바로 이 장소에서 1933년 5월 19일 나치가 ‘독일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약 2000권의 금서를 불태웠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나치의 만행을 상기시키면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금서’들을 지혜의 사원에 되돌려 주려는 의도를 작품에 담았다. 신전 앞에는 책을 기증받는 상자가 설치돼 있다. 자전거를 타고 책을 가져 온 헤스타씨는 “알제리 작가의 책 두 권을 상자에 넣었다”며 “오늘날 만연한 폭력과 어딘가에서 계속되는 검열 등 온갖 종류의 편협함에 항거하는 작가의 정신에 공감하기 때문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시민 기증 책 10만권으로 신전 쌓아 미누힌은 사회참여적인 이 작품을 통해 집안에 꽂혀 있던 책으로 미술작품을 만들고, 미술작품이 됐던 책을 다시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순환을 시도했다. 미술 작품이 지니는 신비감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우리가 처한 현실적 문제와 미술이 직접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미대 서양화과 윤동천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미누힌의 기념비적인 작품은 예술이 더이상 엄숙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난번 도쿠멘타에 비해 규모가 좀 줄어들고 주제전에도 스펙터클한 작품이 적었지만 현대미술이 점차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아지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평했다. 유한회사인 카셀도쿠멘타가 헤센주와 카셀시의 지원을 받아 주관하는 도쿠멘타는 전위적인 실험미술의 산실로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읽는 데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초대형 미술행사다. 도쿠멘타에 초대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중요한 행사가 왜 하필 카셀에서 열리고, 전시회를 의미하는 단어들 대신 독일어로 교훈, 기록, 문서를 의미하는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썼을까. 카셀에는 나치 독일의 제9관구 국군사령부가 있었고 독일 최대의 군수회사 헨셸의 공장도 있었다. 1830년 설립된 헨셸은 연합군을 공포에 떨게 했던 대전차부터 항공기, 탱크 등 무기와 운송장비를 생산해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주요 타깃이 됐다. 1941년 9월 영국공군은 카셀에 폭탄 70여개를 투하했다. 이어지는 폭격으로 도시는 폐허가 됐다. 도시의 90%가 파괴되고 최소 1만명이 목숨을 일었으며 15만명이 집을 잃었다. 전쟁 후 동서독으로 나뉠 때 동독과의 경계를 불과 30㎞ 거리에 둔 카셀은 서독에 속하게 된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도시는 미국의 마셜플랜에 힘입어 급속도로 재건됐다. 전쟁이 끝난 지 10년 만인 1955년 전쟁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기획된 것이 첫 번째 도쿠멘타였다. ‘반성과 자각의 토대 위에 새로운 예술의 역사를 쓰자’고 제안한 사람은 카셀 국립대학 회화과 교수인 아놀드 보데(1990~1977)였다. 국제정원박람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첫 번째 도쿠멘타는 나치에게 ‘퇴폐미술가’로 낙인찍혀 핍박받았던 예술가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회고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보데는 자기성찰과 반성의 토대 위에 새로운 현대미술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채택했다. 도쿠멘타는 4회부터 유럽 작가들을 수용하면서 현대의 미술 담론을 제시하는 중요한 미술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전위적인 실험성을 띠기 시작한 것은 하랄트 제만이 예술감독을 맡았던 5회(1972년)부터이다. ‘도쿠멘타 5’는 68혁명 이후 유럽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치적 메시지와 실험성 강한 전시로 국제 미술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플럭서스 그룹, 아르테 포베라, 개념미술에 참여하는 최전선의 예술가들이 도쿠멘타로 몰려들었다.●떡갈나무 7000그루, 계속되는 프로젝트 독일 전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는 그해 100일 동안 매일 시민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사회적 조각’을 스스로 실천함으로써 카셀 도쿠멘타를 국제 미술계에 각인시킨 일등공신이다. 실천하는 예술을 주장했던 보이스는 1982년 열린 ‘도쿠멘타 7’에서 긴급히 복원된 도시 카셀에 7000그루의 떡갈나무를 현무암 기둥과 한쌍으로 심는 거대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예술의 행위로 카셀에 역사와 자연을 심는 이 프로젝트는 보이스가 사망하고 1년 뒤 열린 1987년 도쿠멘타에서 그의 아들이 7000번째 나무를 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보이스의 작품은 2012년 ‘도쿠멘타 13’에서 발표한 주세페 페노네의 작품 ‘돌의 아이디어’에 모티프를 제공했다. 청동과 강철로 된 나무가 돌을 떠안고 있고 주변에 묘목을 심은 작품으로 카를스아우에 공원에 설치돼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다. 나치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들에게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각에서 출발한 카셀 도쿠멘타는 하나의 종결된 미술을 보여주기보다는 지속적이고 변화하는 미술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실험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한다. 도쿠멘타의 정신을 오롯이 살린 ‘책의 판테온’, 광장에 서 있는 보이스의 떡갈나무들은 도쿠멘타가 가꿔 가는 현대미술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되고 있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도쿠멘타, 5년 뒤를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文정부 출범 후 첫 북한군 담화…‘미군기지 평택이전’ 비난

    文정부 출범 후 첫 북한군 담화…‘미군기지 평택이전’ 비난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처음으로 북한군 기구에서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은 주한 미8군사령부를 포함한 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이 ‘미국의 한반도 영구강점 기도’를 위한 행보라고 비난했다.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14일 담화를 통해 “미제가 북침전쟁의 돌격대인 남조선 강점 미제침략군 8군사령부의 평택이전놀음에 대해 크게 떠들어대고 있는 것은 남조선에 대한 영구강점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번 담화는 주한미군 관련 사안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판문점대표부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대변인은 이어 “미제침략군 기지들은 평택에 있든 부산에 있든 우리 장거리 포병들의 화력 타격을 피할 수 없다”며 “미제침략군 기지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우리 군대의 화력타격 효과는 더욱더 높아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미제 호전광들은 엄연한 현실을 똑바로 보고 시대착오적인 남조선 영구강점 기도를 버리고 스스로 재앙을 불러오는 어리석은 행위를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의 주축이자 상징인 미 8군사령부는 64년 만에 주둔지를 서울 용산에서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11일 새 청사 개관식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쇼아 기념관, 위안부 박물관/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쇼아 기념관, 위안부 박물관/최광숙 논설위원

    달팽이집 같은 나선형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두운 동굴로 안내된다.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촛불 세 개가 거울에 반사되면서 사람들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차분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2차대전 때 나치에 희생된 어린이들의 이름, 거주지, 나이가 엄숙하게 낭독된다. 목숨을 잃은 150만명의 어린이들의 이름을 다 듣고 나면 마주하게 되는 햇빛.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이곳은 예루살렘 근교 야드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 내 어린이 희생자 추모지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을 방문할 때마다 이곳에 들른다. 평소 감정의 동요가 없는 그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독일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 600만명을 기리는 곳이다. 유대인 학살을 가리키는 홀로코스트는 구약성서에서 신에게 희생물을 통째로 태워 바친다는 의미에서 비롯됐다. 이스라엘에서는 유대인이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학살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대재앙’, ‘참사’를 뜻하는 히브리어 ‘쇼아’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유럽에서는 쇼아를 쓰지만 영미권에서는 여전히 홀로코스트를 쓴다. 이 기념관은 해외 정상들이 이스라엘 방문 때 반드시 찾는 장소다.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검은색의 유대교 전통 모자인 키파까지 쓰고 가족과 함께 이곳 추모의 홀에서 헌화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홀로코스트를 “형언할 수 없는 악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최근 이곳을 찾았다. 놀랍게도 위안부 문제 등 아시아 주변국 침략에 대해 한마디의 반성도 없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5년 1월 이곳에서는 “특정 민족을 차별하고 증오의 대상으로 삼는 일이 인간을 얼마나 잔혹하게 만드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연설했다. 유대인의 학살을 추모하는 기념관은 독일, 미국,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 있다. 추모의 방식도 기념관, 유대인 수용소, 영화, 연극, 문학 등 인간이 창조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이뤄진다. 최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를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쟁이 가져다준 인권 침해를 기억하고 환기하는 메카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좋은 서울 시내에 짓겠다고 한다. 쇼아 기념관과 비교하면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 박물관도 쇼아 기념관처럼 세계 지도자들이 꼭 들르는 역사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첫 방문자는 아베 총리였으면 한다.
  • PD수첩 군함도 강제징용 피해자 “지옥섬, 탄가루로 시력 잃어”

    PD수첩 군함도 강제징용 피해자 “지옥섬, 탄가루로 시력 잃어”

    MBC ‘PD수첩’이 일제치하 군함도(하시마섬)에서 강제징용을 당했던 피해자들을 만나 참혹했던 실상을 밝히고, 그럼에도 이를 외면하는 일본의 속내를 들여다봤다.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일제치하 강제징용으로 군함도에 끌려가 광부로 일했던 피해자 김형석(96), 최창섭(88) 할아버지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당시의 참혹한 광경을 꿈에서 본다며 몸서리를 쳤다. ‘지옥 섬’ 군함도의 해저 탄광은 숨조차 쉬기 어려웠고 콩깻묵 덩이를 먹고 하루를 버텨야했다. 허리도 펼 수 없는 낮고 좁은 공간에서 12시간을 내리 일해야만 했다. 귀국해서도 일을 할 수 없었다. 굴을 뚫고 들어가 길을 내는 굴진부에서 일을 할 때는 탄광 안이 너무 더워 팬티 한장에 러닝셔츠만 입고 일을 했는데 흐르는 땀을 탄가루가 묻은 손으로 눈을 닦아서 시력을 잃게 됐고, 육지로 도망치려다 잡혀와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군함도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회 이복열 회장은 “가혹한 강제노역이 피해자의 인생을 완전히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섬의 소유주였던 미쓰비시 기업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계속했지만, 일본은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은 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끝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긴 시간이 흐르는 사이 800여 명의 군함도 강제징용 피해자 중, 현재 단 6명만이 생존해 있는 상황. 강제징용은 한일 양국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역사였다. 세계유산 군함도의 약속은 지켜지고 있을까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유산’은 총 23개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군함도 탄광을 비롯한 7곳에서 조선인의 강제징용 사실이 확인됐다. 유네스코의 자문기구인 이코모스는 등재 심사 전, 일본에 해당 유산의 전체 역사를 밝힐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제작진이 찾아간 군함도에는 강제징용과 관련한 표지판이나 팸플릿은 없었다. 1시간 가량의 투어에서도 그에 대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 군함도 홍보를 담당하는 부서는 “내용을 어디까지 게재할지 국가의 판단과 검토가 있기 때문에 확실한 부분만 게재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힐 뿐이었다. 일본은 군함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역사를 철저하게 가리고 있었다. 강제 징용의 역사를 외면하는 아베 정부의 속내는 군함도를 비롯한 ‘메이지 시대 산업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아베가 2006년부터 추진한 산업유산 프로젝트였다. 그 중심에 있는 ‘쇼카숀주쿠(松下村塾)’는 아베가 존경하는 학자 요시다 쇼인의 학당이다. 19세기 일본 개혁의 선봉이었던 요시다 쇼인은 일본의 부국강병을 주장하고, 그 첫걸음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조선을 침략해야 한다는 정한론(征韓論)을 펼친 인물이다. 조선 침략에 앞장섰던 이토 히로부미,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조종했던 이노우에 가오루는 요시다 쇼인의 제자였다. 아베 가문과도 연관돼있다. 군국주의와 침략전쟁의 사상이 태동한 학당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아베 총리의 본심은 무엇일까.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는 얼음장이 되어버렸다. 그다음 취임한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한민국 최악의 외교 참사인 위안부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강제징용 역사의 현장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일본의 행보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를 묻어버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이 강제징용되었던 ‘군함도(하시마)’를 둘러싼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는 중단될 수 있을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한국 대일외교의 뼈아픈 실상에 대해 공감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펜스 부통령과 오찬…“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 펜스 부통령과 오찬…“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사드 절차적 정당성 문제는 미국 책임 아니다”“북핵 반드시 해결해야 하나 두 번 다시 전쟁은 안돼”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오찬을 가지고 한미 동맹을 강화시킬 방안을 논의했다.이날 미국 워싱턴DC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열린 오찬에는 미국 측에선 펜스 부통령과 함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토마스 섀넌 국무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안호영 주미대사, 박수현 대변인이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번 방미 때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 한미의 공동 목표와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의와 신뢰를 쌓은 것에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펜스 부통령의 선친이 무공훈장을 받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것과 펜스 부통령도 최근 방한해 동맹 강화에 힘쓴 사실을 언급하며 양대에 걸쳐 한미 동맹을 위해 노력한 점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외국 국가수반의 부통령 집무실 방문은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미국과 하셨는데 한미 관계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인 뒤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앞서 100% 함께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꼭 그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고 트럼프 대통령께서 오늘 언론 발표에서 직접 언급하셨는데, 저도 결과적으로 이것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며 “압도적인 힘의 우위가 있어야 대화와 평화도 가능하고 그런 점에서 한미 연합방위 능력과 한국군의 자체적 방어능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드 문제로 미국이 한국인에게 신뢰를 잃었는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는 미국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 결정은 주한미군과 한국민을 보호하려는 방어 목적이며, 정부가 국민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했어야 했는데 사드 배치 발표 직전까지 정부는 ‘3노(NO) 정책’(요청·협의·결정없음)으로 일관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도 악화된 측면이 있다. 국내적으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치는 것은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고 미국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의 입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역사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말씀해 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중국 주변 국가는 거의 모두 중국의 속국이 됐고 언어와 문화를 모두 잃었지만, 한국은 중국의 수없는 침략을 겪으면서도 독립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70여 년 간 남북이 분단된 상태인데 통일돼야 한다는 한국인의 열망은 당연하다”며 “북핵과 미사일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만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동안 이룬 번영의 붕괴는 물론 통일의 길이 까마득히 멀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섀넌 국무부 차관이 “한미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시대적 과제로 주목받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생각은 어떠하신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의 도움으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측면에서 모범적으로 성장했다. 성장의 경험을 저개발 국가와 나누는 것이 한국이 할 일이고, 미국과 손잡고 할 수 있는 글로벌 역할 중 하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협력의 폭이 넓혀지길 기대하고, 한국이 세계로부터 받은 도움을 돌려드리고 싶다. 또 초국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테러에 대해 한국도 테러 격퇴와 재건·복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모데카이’와 화가 고야의 이중성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모데카이’와 화가 고야의 이중성

    미술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장 우스꽝스러운 일 중 하나는 우연히 손에 들어온 그림이 갑자기 유명작가의 그림으로 밝혀져 ‘일확천금’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런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흔한 일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정치가나 관료들도 그림이 갖는 문화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가치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거나 재벌들을 옥죄기 위해 그림, 미술품을 생각한다. 범죄영화를 가장한 코미디 스릴러영화라 할 수 있는 ‘모데카이’(2015)도 미술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영화라는 점에서 동서의 그림에 관한 생각은 같은지도 모르겠다.영화는 스페인의 거장으로 후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고야(1746~1828)의 그림을 차지하기 위해 쫓고 쫓기는 내용이다. 그림보다는 가볍고 능청스러운 주인공 모데카이를 연기하는 조니 뎁의 활약이 돋보이는 코미디물이다.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미술품은 임자를 제대로 만났을 때 예술로 대접받는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천박하고 계산적인 인간을 만나면 미술품은 당장에 세속적인 신분을 상징하는 고색으로, 시간의 흔적이 담긴 표면 효과만 남게 된다. 즉 현재의 지위를 기호화해서 지금의 지위와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시각적 지위 증거로 사용될 뿐이다. 모데카이는 주인공의 이름인 동시에 영화 제목이다. 그는 영국 귀족 가문의 후손으로 스스로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물려받았다고 여기며 미술품 수집을 즐긴다. 하지만 이미 몰락해 재정은 파탄이 났고 대저택은 오늘내일 경매로 넘어갈 형편이다. 그는 그저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영화는 프란시스코 고야가 그렸지만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전설 속 그림 ‘웰링턴의 공작부인’이 복원 도중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이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벌어지는 해프닝이 영화의 전부나 다름없다. 모데카이는 얄밉기 짝이 없는 인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400년 전 소설 돈키호테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당시 지배계급에 대한 비판과 조롱, 풍자에 집중했다면 모데카이는 풍자를 빙자한 재미에만 더 매진하고 있다. 영화는 50년 전에 발표된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래 소설은 위트와 유머가 넘치고, 통찰력 있는 비유와 묘사가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영화는 글쎄다.영화에 나오는 ‘웰링턴의 공작부인’은 영화를 위해 화가 샐리 드레이에게 주문해 만들어진 가공의 그림이다. 그는 고야의 유명한 ’옷 입은 마하’(1803)를 바탕으로 고야풍의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고야의 진품 역시 영화 속 ‘웰링턴의 공작부인’만큼 사연이 많다는 사실이다. 고야는 ‘옷 입은 마하’를 그리기 3년 전인 1800년 ‘옷 벗은 마하’를 그렸다. 스페인의 실세였던 마누엘 고도이의 주문에 의해 그린 그림인데 당시는 공식적으로 누드화를 금하던 시기였다. 여성의 나신이 그대로 드러난 그림은 신성 모독 논란을 일으켰고, “마하에게 옷을 입히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고야는 원그림을 고치는 대신 ‘옷 입은 마하’를 새로 그렸지만 1813년, 마하 연작이 외설이라는 이유로 종교재판을 통해 압수당하기도 했다. 고야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까지 활동한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다. 고야는 스페인 궁정화가의 전통을 이어 세 명의 왕의 초상화를 그린 고전적 의미의 대가이자 주제와 거리를 두는 새로운 시선으로 그 의미를 해체한 최초의 근대적 예술가였다. 32세에 궁정화가가 되기 전 고야의 작품들은 산뜻하고 밝았다. 말년에 들어 소위 ‘검은 그림’을 그린다. 그의 머릿속 환상과 악몽들이 드러난 것은 그가 청력을 잃을 정도로 중병을 앓고 나서였다. 그 후 나폴레옹군의 스페인 침공으로 민족의식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가 시대적인 자각을 통해 화가로서의 자의식을 찾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좀 다르다. 처음에는 권력자들의 초상화로 명예를 얻었으나 스스로 “인간의 과오와 악덕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판화집 ‘카프리초스’(변덕)를 발간해 계몽주의자가 되었다. 성직자를 조롱하거나 외설적인 마녀 그림이 문제가 되자 재빨리 판화집을 회수하고 판매 중지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의 전성기에 조국 스페인은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프랑스는 스페인을 침략해 페르난도 7세를 폐위하고, 나폴레옹의 형 조세프를 호세 1세로 즉위시켰다. 하지만 곧 웰링턴 공작이 이끄는 영국군이 들어와 페르난도 7세를 복위시키는 등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 반도전쟁이 한창이던 때다. 고야는 출중한 실력 또는 처세술로 여전히 궁정화가로 일했다. 그는 호세 1세의 초상화를 그려 1811년 훈장을 받았다. 하나 웰링턴 공작이 마드리드에 입성하자 호세 1세의 얼굴을 웰링턴으로 고쳐 바쳤다. ‘비리의 고발자, 정의의 투사’라는 고야의 이미지는 이런 행적 때문에 기회주의자로 비치기도 한다. 그는 부르봉왕조, 종교재판소, 프랑스군, 영국군 모두를 위해 일했고 어느 쪽으로부터도 피해받은 바 없다. 물론 훌륭한 예술가라고 모두 철저하게 대의를 따를 수는 없지만 예술가들이 혁명적인 경우는 대개 예술에 한한다. 특히 고야를 혁명적 인물로 만들어준, 민중의 항거와 권력에 의한 학살을 고발하는 그림 ‘1808년 5월 3일 마드리드’도 알고 보면 1814년에 그려졌다. 즉 프랑스 점령기가 아니라 그들이 물러가고 페르난도 7세가 복위하기 직전, 화가의 친프랑스 행적에 대해 의심이 가해질 무렵 그려졌기 때문에 그 저항의 의미를 의심하게 된다. 스페인 반도전쟁의 도화선이 된 ‘1808년 5월 2일의 봉기’ 즉 ‘도스 데 마요 봉기’와 짝을 이루는 이 그림에서 고야는 보통사람들을 영웅적 순교자 내지는 그리스도와 같은 구원자로 이상화시켜 혁명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알고 보면 미구엘 감보리노가 1813년 제작한 판화를 차용한 것으로, 이후 마네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에 직접적으로 영감을 주었다. 아무튼 고야의 삶을 돌아보면 사람의 삶이란 완벽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해도 표리부동함은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 [In&Out] 다문화 포용이 강대국으로 가는 길/김태석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이사장

    [In&Out] 다문화 포용이 강대국으로 가는 길/김태석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이사장

    몇 년 전 방영된 TV 다큐멘터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다. 주요 나라가 강대국이 된 배경을 다룬 내용이었다.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 시달려온 우리나라 입장에서, 그리고 이 나라 국민으로서 흥미로운 주제였다. 방송을 통해 깨달은 강대국의 주요 요건은 다문화, 다민족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었다. 로마의 경우 기원전 216년에 일어난 1차 포에니전쟁에서 아프리카 지역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이끄는 군대에 군인 5만여명이 전사해 대패했다. 역사상 이런 패전 후에 멸망하지 않은 국가가 없는데 패배 이후 로마와 동맹을 맺은 주변국들은 로마로부터 돌아서지 않았다. 로마는 제2차 포에니전쟁에서 동맹국의 도움으로 승리했고 제국으로 발전했다. 이 결과의 주요 요인은 동맹국에 대한 로마의 관용이다. 주변국과 전쟁에서 승리한 후 패배자들에게 시민권을 나눠 주고 동료로 적극 받아들인 로마의 역사가 위기의 순간에 로마를 구했다. 로마는 정복한 동맹국 백성들에게 시민권뿐 아니라 원로원 회원과 심지어 황제 자리까지도 줬다. 193년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는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 황제이다. 한니발의 고향이자, 로마의 최대 적국이었던 카르타고 출신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200만명을 넘어섰고, 다문화가족은 2015년 기준 89만명으로 2020년 100만명이 예상된다. 이 중 18세 이하는 20여만명이다. 중소기업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간과할 수 없다. 수많은 이주여성들이 가정을 꾸리고, 출산과 양육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크다. 이들은 한국사회 적응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외국에 있는 가족들과 동떨어져 생활해 발생하는 외로움이 크다. 정착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녀들에 대한 양육 및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생활상의 어려움과 불편함은 일정 부분 있다 하더라고 더 힘든 부분은 외모, 국적 등을 ‘차이’로 이해받기보다 ‘차별’로 경험할 때다. 2015년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차별을 경험한 결혼이민자 및 귀화자의 비율이 40.7%다. 3년마다 다문화수용성을 조사하는데, 2012년 51.2점에서 2015년 54.0점으로 좀더 나아지긴 했다. 청소년에 비해 성인 특히 고연령층과 전업주부의 다문화수용성지수가 낮고, 외국인·이주민 다수 취업 업종 종사자의 경우 다문화수용성이 취약했다. 우리에게도 이민족에 대한 관용과 포용의 철학이 필요하다. 우리 모습을 돌아보는 것과 동시에 다문화에 대한 이해는 다문화인을 우리와 같은 인격으로 인식하는 것이 첫 시작이다. 다문화 이해를 위한 다양한 교육 지원과 이주민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등을 통해 실제 보고, 듣고, 소통할 수 있는 장들을 마련해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해 나갈 수 있다. 다문화이해교육을 늘리고 온라인다문화이해교육(다누리배움터)을 개설해 교육 접근성을 높이며, 다양한 교육 콘텐츠 개발 등을 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주노동자나 결혼이주자 모두 우리와 마찬가지로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전해진 따뜻한 눈길 하나하나가 나의 모습, 우리의 모습, 우리 대한민국의 모습으로 각인될 것이다. 우리나라를 스스로 찾아온 이주민들을 따뜻하게 대하며 적극 포용하고 함께 나아갈 때 우리 대한민국도 강대국의 길목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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