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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문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일본, 대화의 길 나오면 기꺼이 손 잡을 것”

    [전문]문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일본, 대화의 길 나오면 기꺼이 손 잡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무역도발과 관련해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는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미가 협상 테이블 위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 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일본에 과거사 성찰을 요구하면서도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며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다”며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일본의 무역 도발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일본과 대화를 통해 양국 갈등을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북한과 아시아 이웃나라와의 경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올해,  광복 74주년 기념식을 특별히 독립기념관에서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떤 고난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던  독립 선열들의 강인한 정신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을 갈망하며  모든 것을 바쳤던 선열들의 뜨거운 정신은  이 순간에도 국민들의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독립 선열들과 유공자, 유가족께  깊은 경의를 표하며  광복의 그날, 벅찬 마음으로 건설하고자 했던 나라,  그리고 오늘, 우리가 그 뜻을 이어 만들고자 하는 나라를  국민들과 함께 그려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함께 잘사는 나라’,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가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완도 섬마을의 소녀가  울산에서 수소산업을 공부하여 남포에서 창업하고,  몽골과 시베리아로 친환경차를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회령에서 자란 소년이 부산에서 해양학교를 졸업하고  아세안과 인도양, 남미의 칠레까지  컨테이너를 실은 배의 항해사가 되는 나라입니다.  농업을 전공한 청년이 아무르강가에서  남과 북, 러시아의 농부들과 대규모 콩농사를 짓고  청년의 동생이 서산에서  형의 콩으로 소를 키우는 나라입니다.    두만강을 건너 대륙으로, 태평양을 넘어 아세안과 인도로,  우리의 삶과 상상력이 확장되는 나라입니다.  우리의 경제활동 영역이 한반도 남쪽을 벗어나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며 함께 번영하는 나라입니다.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나라의 심장에  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리고 철판을 펴자  시멘트와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세워가자”    해방 직후,  한 시인은 광복을 맞은 새 나라의 꿈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외세의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74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세계 6대 제조강국, 세계 6대 수출강국의  당당한 경제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고,  김구 선생이 소원했던 문화국가의 꿈도 이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도 우리가 분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자유무역 질서를 기반으로  반도체, IT, 바이오 등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산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나 자신의 강점을 앞세워 성공을 꿈꿀 수 있었습니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뒤처졌던 동아시아는  분업과 협업으로 다시 경제발전을 이뤘습니다.  세계는 ‘동아시아의 기적’이라고 불렀습니다.    침략과 분쟁의 시간이 없지 않았지만,  동아시아에는 이보다 훨씬 긴 교류와 교역의 역사가 있습니다.  청동기 문화부터 현대 문명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는 서로 전파하고 공유했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랜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졌고,  함께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광복은 우리에게만 기쁜 날이 아니었습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태평양전쟁까지  60여 년간의 기나긴 전쟁이 끝난 날이며,  동아시아 광복의 날이었습니다.  일본 국민들 역시 군국주의의 억압에서 벗어나  침략전쟁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일본과 안보·경제협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입니다.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랍니다.    협력해야 함께 발전하고, 발전이 지속가능합니다.  세계는 고도의 분업체계를 통해 공동번영을 이뤄왔습니다.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의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왔습니다.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됩니다.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입니다.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내년에는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맞는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입니다.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지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입니다.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이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우리는 동아시아의 미래 세대들이  협력을 통한 번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아닙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수많은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며  더 강해지고 성숙해진 대한민국입니다.    저는 오늘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우리가 만들고 싶은 ‘새로운 한반도’를 위해  세 가지 목표를 제시합니다.    첫째,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자유무역의 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우리 국민이 기적처럼 이룬 경제발전의 성과와 저력은  나눠줄 수는 있어도 빼앗길 수는 없습니다.  경제에서 주권이 확고할 때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으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통합된 국민의 힘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고,  도전은 우리를 더 강하고 크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중동의 열사도, 태평양의 파도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경제를 성장시켰습니다.  경공업, 중화학공업, 정보통신 산업을 차례로 육성했고  세계적 IT 강국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5G 등 세계 기술표준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 왔지만,  이제 앞서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구조를 포용과 상생의 생태계로 변화시키겠습니다.  대중소 기업과 노사의 상생 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겠습니다.  과학자와 기술자의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를 존중하며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성찰하면서도  스스로 비하하지 않고 함께 격려해 나갈 때,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경제력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더 크게 협력하고 더 넓게 개방하여  이웃 나라와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둘째,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가 되고자 합니다.    지정학적으로 4대 강국에 둘러싸인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초라하고 힘이 없으면,  한반도는 대륙에서도, 해양에서도 변방이었고,  때로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겪었던 지난 역사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합니다.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일찍이 임시정부의 조소앙 선생은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사이의 균등을 주창했습니다.  평화와 번영을 향한 우리의 기본정신입니다.    우리 국민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성숙하게 대응하는 것 역시,  우리 경제를 지켜내고자 의지를 모으면서도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우호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수준 높은 국민의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사람중심 상생번영의 평화공동체’는  우리부터 시작해 한반도 전체와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으로 확장하자는 것입니다.    신북방정책은 대륙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포부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협력의 기반을 넓히고  동북아시아 철도공동체로 다자협력, 다자안보의 초석을 놓을 것입니다.    신남방정책은 해양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포부입니다.  아세안 및 인도와의 관계를 주변 주요국들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공동번영의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올해 11월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열립니다.  아세안 및 메콩 국가들과 획기적인 관계발전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남과 북 사이 끊긴 철길과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한반도의 땅과 하늘, 바다에 사람과 물류가 오가는 혈맥을 잇고  남과 북이 대륙과 해양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된다면,  한반도는 유라시아와 태평양, 아세안, 인도양을 잇는  번영의 터전이 될 것입니다.    아시아공동체는 어느 한 국가가 주도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평등한 국가들의 다양한 협력이 꽃피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셋째,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합니다.    분단체제를 극복하여  겨레의 에너지를 미래 번영의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평화경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나가는 데서 시작합니다.    남과 북, 미국은 지난 1년 8개월, 대화국면을 지속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몇 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성과입니다.  북한의 도발 한 번에 한반도가 요동치던 그 이전의 상황과  분명하게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대결을 부추기는 세력이 국내외에 적지 않지만  우리 국민들의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 6월 말의 판문점 회동 이후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의 실무협상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입니다.  남·북·미 모두 북미 간의 실무협상 조기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불만이 있다면 그 역시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일입니다.  국민들께서도 대화의 마지막 고비를 넘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입니다.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고 평화경제가 시작되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통일이 우리 앞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    IMF는 한국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며,  2024년경 1인당 국민소득 4만 불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남과 북의 역량을 합친다면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8천만 단일 시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반도가 통일까지 된다면  세계 경제 6위권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2050년경 국민소득 7~8만 불 시대가 가능하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평화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남과 북의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립니다.  남북 모두 막대한 국방비뿐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무형의 분단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저성장, 저출산·고령화의 해답도 찾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광복의 그 날처럼 우리 민족의 마음에 싹틀  희망과 열정이 중요합니다.  희망과 열정보다 더 큰 경제성장의 동력은 없을 것입니다.    부산에서 시작하여 울산과 포항, 동해와 강릉, 속초,  원산과 나진, 선봉으로 이어지는 환동해 경제는  블라디보스톡을 통한 대륙경제,  북극항로와 일본을 연결하는 해양경제로 뻗어 나갈 것입니다.    여수와 목포에서 시작하여 군산, 인천을 거쳐  해주와 남포, 신의주로 향한 환황해 경제는  전남 블루이코노미,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신산업과  개성공단과 남포, 신의주로 이어지는 첨단 산업단지의 육성으로  중국, 아세안, 인도를 향한 웅대한 경제전략을 완성할 것입니다.    북한도 경제건설 총노선으로 국가정책을 전환했고  시장경제의 도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성장을 돕겠다 약속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자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면서  남북 상호 간 이익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며,  함께 잘 살자는 것입니다.  세계 경제 발전에 남북이 함께 이바지하자는 것입니다.    평화경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습니다.  우리의 역량을 더 이상 분단에 소모할 수 없습니다.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남과 북이 손잡고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가진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분단을 극복해낼 때 비로소 우리의 광복은 완성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의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그 역시 궁극의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랍니다.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민들께서 한마음으로 같이해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저는 오늘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습니다.    북한과 함께 ‘평화의 봄’에 뿌린 씨앗이  ‘번영의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합니다.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함께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지 100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100년 동안 성찰했고 성숙해졌습니다.  이제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이루기 위한 국민적 역량이 커졌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남강 이승훈 선생의 말을 되새겨봅니다.    “나는 씨앗이 땅속에 들어가 무거운 흙을 들치고 올라올 때  제힘으로 들치지 남의 힘으로 올라오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입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새로운 한반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끝>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황성기 칼럼] ‘65년 체제’ 깨든가 고치든가

    [황성기 칼럼] ‘65년 체제’ 깨든가 고치든가

    지난 3월 일본 NHK에서 방송한 드라마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는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가 1986년에 펴낸 같은 이름의 소설이 원작이다. 주인공인 노화가가 일본의 침략전쟁 와중에 일본 정신과 천황을 찬양하는 그림을 그려 부와 명예를 누렸으나, 패전과 동시에 미 군정에 의해 ‘전범’으로 몰려 붓을 꺾고 180도 뒤집힌 가치관 속에서 살아가는 내용이다. 일견 과거를 반성하고 고뇌하는 듯 흘러가던 드라마는 마지막에 충격적인 대사를 시청자에게 던진다. “스스로를 부당하게 비난할 필요는 없어. 적어도 우리들은 신념에 따라서 행동하고 최선을 다해 일했으니까.” 침략과 전쟁, 식민지배의 음습한 역사를 ‘신념’과 ‘최선’이란 말로 포장하거나 덮으려는 세력이 일본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시구로는 ‘전범 화가’를 통해 암시하려고 했을지 모른다. 패전 70주년을 하루 앞둔 2015년 8월 14일 아베 신조 총리는 담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우리 아이들과 손자, 그리고 그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계속 사죄의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담화에는 분명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란 옹색한 표현이 있긴 하다. 하지만 아베가 진정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사죄의 대물림을 끊겠다는 데 있지 않았을까. 노화가가 자신에게 던지는 과거의 합리화 궤변은 ‘전후 레짐(체제)의 탈피’를 역설해 온 아베의 모습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사죄의 숙명’에서 벗어나려는 아베의 행동은 담화 발표 후 4년 뒤 강제동원 판결을 핑계로 한 백색 국가 제외라는 기습적 조치로 구현된다. 한국에 65년 협정을 지키라며 50여년 지켜 온 양국의 신뢰 관계를 허무는 경제보복은 사실상 ‘65년 체제’의 종언을 일본이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1965년의 한일 청구권협정은 54년간 성역이었다. 성역이 뭔가. 들여다봐서도, 만져서도 안 되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지금도 한일협정을 깬다는 소리를 하면 기겁부터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비교적 진보 성향의 사람들조차 한일협정에 손상이 가면 나라가 결딴나기라도 하는 양 예민하게 반응한다. 일본과 관계를 끊어서 어쩌자는 거냐며 호들갑 떠는데 한일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을 맺은 ‘65년 체제’는 이제 더이상 성역과 동의어가 아니다. 민주화한 사법부가 2012년 5월 강제동원 피해자의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2018년 10월 30일 그 판결을 확정했다. 이미 그들 판결로 협정은 협정일 뿐 성역이 아니라고 주문을 읽어 내린 것이다. 처음부터 협정에 결함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반세기 넘게 한일의 침묵 카르텔이 유지됐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보복 7·4(반도체 부품 3품목 수출규제), 8·2(백색국가 제외) 조치는 역설적으로 협정에 숨은 모순을 우리들에게 가르쳐 줬다. 이제는 그 카르텔이 깨졌다. 누더기로 변한 65년 체제는 기워서 재활용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3일 1965년 한일협정 체제의 청산을 제안했다. 심 대표는 65년 협정의 불평등한 요소를 수용해 우리 국민의 인권을 짓밟는 결정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면서 ‘65년체제청산위원회’를 대통령 산하에 구성하자고 말했다. 왜 이런 소리가 협정이 체결되고 50년이 더 지난 지금에서야 공당의 대표 입에서 나왔는지 놀라울 정도다. 87년 민주화에도 꼭꼭 숨어 있던 65년 협정 신화는 지상으로 내려와야 한다. 세상에 영원불멸은 없다. 국가끼리 맺는 조약, 협정도 예외가 아니다. 한미 군사훈련을 ‘터무니없고, 돈 든다’고 새털처럼 조롱한 트럼프야말로 협정·조약의 탈퇴·파기의 선수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 파리협정 이탈 그 모두 트럼프 작품이다. 이란 핵 합의를 내동댕이치고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도 서슴없이 깼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파기를 위협해 미국에 유리하게 개정하고, 일본의 아킬레스건 미일안보조약도 흔들어 댔다. 최강자가 부릴 수 있는 횡포이지만 탈퇴와 파기가 반드시 강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누더기가 된 65년 체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이제 그 물음과 솔직하게 대면할 시간이 왔다. 더는 한국과 같은 편이 될 수 없다는 일본 횡포에 우리도 결기를 보여야 한다. 언제까지 피식민국 보는 듯한 무례한 언행을 참고 견뎌야 하나. 65년 체제를 깨든가, 고치든가 양단간에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
  • “한국 가서 사죄해야 한다”…日할머니의 ‘마지막 여행’

    “한국 가서 사죄해야 한다”…日할머니의 ‘마지막 여행’

    올 3·1절 100주년 서대문형무소 방문 “고통받고 죽어 간 곳” 휠체어서 내려 소녀상 만난 뒤 귀국 10일 만에 별세한국에 대한 ‘가해의 역사’ 앞에 일본은 진심 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고 늘 말해 온 일본 할머니가 올 3·1절 100주년을 맞아 ‘생애 마지막 여행’을 서울에서 한 뒤 조용히 눈을 감은 사실이 알려졌다. 최후의 여행에서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옛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과의 만남이었다. 할머니는 자신을 화장한 뒤 어릴 적 살던 북한 압록강변에 산골(散骨)해 달라고 유언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 거주해 온 에다 유타카 할머니. 1928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일본 군인의 딸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고 취학 직전 일본에 돌아갔던 에다 할머니는 올해 3·1절 한국을 방문해 자신에게 남아있던 마지막 힘을 소진한 뒤 10일 만에 세상을 떴다. 14일 장남 에다 다쿠오(64)에 따르면 할머니는 올해 3·1절을 앞두고 아들에게 “죽기 전에 나를 한국에 꼭 좀 데려가 달라”고 생의 마지막 부탁을 했다. 연로해지면서 심장병, 폐렴에 한랭응집소증이란 희귀병까지 나타난 90대 어르신을 모시고 비행기를 타는 게 겁이 났지만, 아들은 어머니의 청을 받아들였다. 스스로 건강을 자신하지 못했던 할머니는 만일의 경우 불필요한 연명치료는 하지 말아달라고 의료진에게 요청하는 ‘리빙윌’(종말기 의료에 관한 사전의향서)까지 준비했다. 할머니는 어릴 적 한국에서 있었던 일을 임종 때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순남이’라는 조선인 식모가 나를 정말 예뻐하고 잘해 주었는데, 우리 어머니가 순남이를 얼마나 구박하고 괴롭히셨는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게 마음에 걸려서 남북이 통일되면 꼭 순남이랑 살던 동네에 찾아가 용서를 빌려고 했지.” 할머니는 평소 1919년 3·1운동이 같은 해 중국 5·4운동의 산파 역할을 하는 등 제국주의에 맞선 아시아 독립운동의 뿌리라는 생각을 확고히 갖고 있었다. 한반도에 대한 애착에 더해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결과였다. 졸업 후 할머니는 일본 민속학의 태두인 미야모토 쓰네이치의 밑에서 민중생활사를 연구했다. 위안부 피해를 다루는 단체 일본의전쟁책임자료센터 회원으로도 꾸준히 활동했다. 이 단체는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조사자료를 일본 정부에 제출하고 ‘일본의 군 위안부 연구’ 등을 펴낸 곳이다. 그러면서 야간고교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일본의 조선 침략을 알리고 전쟁의 참화를 일깨우는 데에도 힘을 기울였다. 할머니는 지난해 3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었다고 한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나뉜 것은 일본 때문”이라는 부채의식에서였다. 평소 할머니의 말. “1945년 2월 태평양전쟁에서 도저히 승산이 없게 되자 당시 고노에 후미마로 내각은 연합군에 항복을 하려고 했지. 그런데 그때 국가 지도부가 결단을 못내리면서 전쟁이 길어졌고 그 결과 오키나와전,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투하 등 막대한 추가 인명피해를 초래한 거야. 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소련이 참전하게 되면서 남북이 나뉘고 말았지. 그러니 우리는 남북 분단에 막대한 책임이 있는 거야.” 지난 2월 28일 휠체어를 타고 서울에 도착한 할머니는 3월 1일 광화문 기념행사에서 온 힘으로 태극기를 흔들었고, 2일에는 임진각 망배단을 찾아 남북 통일을 기원했다. 경건한 마음가짐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3일 서대문형무소에 갔을 때 할머니는 갑자기 휠체어에서 내리게 해 달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간 이곳을 내가 앉아 갈 수는 없다”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한국에서 마지막 날인 4일 할머니는 위안부 소녀상 앞에 데려다 달라고 청했고, 비슷한 또래였을 소녀의 손을 잡았다. 회한과 미소가 한데 섞인 표정으로 소녀의 손을 어루만지고 또 어루만졌다. 그리고 귀국 비행기를 탔다. 마지막 바람을 다 이뤘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는지 할머니는 일본 도착 이틀 후인 6일부터 병상에 누웠고, 14일 운명했다. 장남은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최후의 말은 ‘반자이’(‘만세’의 일본 발음)였다”면서 “마지막으로 3·1운동의 외침을 머릿속에 간직하며 돌아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남·북·미·중·일, ‘위기의 사다리 게임’/장세훈 논설위원

    [서울광장] 남·북·미·중·일, ‘위기의 사다리 게임’/장세훈 논설위원

    ‘남한과 북한, 미국, 중국, 일본 사이에 얽히고설킨 난맥상을 누가 언제 어떻게 풀 것인가.’ 한반도 주변 정세가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으로 바뀌고 있다. 실마리부터 찾자. ‘낙엽이 지기 전에’라는 제목의 책은 1차 세계대전 발발 과정을 조명하고 시사점을 얻으려 했다. 저자인 김정섭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이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1차 대전은 왜 일어났을까”다. 이를 위해 저자는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의 사라예보 암살 사건이 터진 1914년 6월 28일부터 영국이 독일에 전쟁을 선포한 8월 4일까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흔히 연합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과 동맹국(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 간 대결이었던 1차 대전의 원인을 독일의 팽창주의 정책에서 찾는다. 하지만 책을 보면 독일은 전쟁을 막으려 부단히 노력했고, 심지어 전쟁이 터진 뒤에도 ‘방어 전쟁’으로 간주한다. 공교롭게도 이는 주요 참전국 모두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각국의 왕실은 혼인·혈연 관계로 얽혀 있고 상호의존적인 국제무역 체계를 갖췄음에도 어느 나라가 일으켰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불분명한 전쟁이 결국 터져 버렸다는 것이다. 저자가 1차 대전을 ‘침략자 없는 전쟁’으로 규정한 이유다. 각국의 수많은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억제 노력이 가져올 위기 증폭의 효과에는 정작 무지했기 때문이다. 8월에 전쟁을 시작하면서 “낙엽이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한 독일 빌헬름 황제의 판단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를 제압한 후 러시아를 공격하는 속도전을 자신했으나 현실은 지루한 참호전 양상으로 전개되며 1000만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계산되지 않은 위험,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이 가져온 결과다. 여기에는 평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으로 모든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다는 집단적 오류와 잘못된 믿음도 깔려 있었다. 결국 1차 대전은 누군가 의도하고 준비한 전쟁이 아닌 위기관리 실패로 인한 전쟁인 것이다. 현 우리나라 주변 정세가 물리적·군사적 충돌을 우려해야 할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적어도 1차 대전 당시의 전개 과정과 역학 관계를 보면 경제적 갈등을 촉매로 다양한 대립 구도를 낳고 있는 현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심지어 북한까지 모두 ‘피해자 코스프레’ 중이다. ‘누가 먼저 칼을 뽑았나’의 문제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갈등을 유발하는 대책, 갈등에 대비하는 대책 간 차이도 불분명해지고 있다. 자국의 자위적 조치가 상대국에는 위협적 행위로 인식되는 억제 전략의 딜레마, 억제 전략의 실패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관세전쟁으로 표면화한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 5일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계기로 환율전쟁으로 번졌다. 또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후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아시아 배치를 추진하는 이유로 중국을 콕 집으면서 미중 갈등은 군사 분야로도 확대됐다. 두 차례 휴전을 거쳤음에도 치고받기식 난타전으로 상대국은 물론 스스로도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비대칭적으로 기운 대미, 대중 관계는 우리의 생존 공간을 옥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이어졌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어 한국을 안보 우방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지웠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비핵화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5일 이후 다섯 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이 와중에 미국은 우리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호르무즈해협 파병, 중거리 미사일 배치 등을 요구한다. 남·북·미·중·일 각국이 상대국을 의식해 ‘위기의 사다리’를 한 발씩 오르는 형국이다. 경제적, 외교적, 전략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한다. 원하지 않는 분쟁, 의도하지 않은 갈등이 속출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희생이나 불이익은 감내의 대상으로 간주된다.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멈출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답을 내놓기 어렵다. 위기관리의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숙제다. 단호한 대응과 상응적 조치가 해결책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그럼 위기의 사다리에서 먼저 내려올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shjang@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일 민간교류 권하는 대통령 연설 듣고 싶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 민간교류 권하는 대통령 연설 듣고 싶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2019년 8월 2일은 후세에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일본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적반하장’이라며 일본을 비판했다. 한국에서는 ‘제2의 경제 침략’에 ‘제2의 독립운동’을 해야 한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의 한일 교류가 중단되는 사태도 잇따른다. 이런 한국을 보는 일본은 ‘냉담’라는 한마디로 정리된다. 8·2 조치에 대해 일본 내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연 이 시점이 옳았는지, 한국 정부의 행동을 끌어내기 위해 효과적인 것인지, 일본 경제에도 손해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소리들이다. 그러나 8·2 조치의 원인을 만든 것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이란 약속을 파기하려는 한국 사법부의 판단과 그것을 방치한 문재인 정권이라는 점은 일본인 사이에 상당 부분 공유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 조치가 즉각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는 제재로 인식하지만 실체는 상당히 다르다. 일본 보도에도 책임이 있지만, 조치의 실체를 한국 정부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수출 관리에 있어서 미국 등과 같은 최우대국이었던 한국을 대만이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과 동일한 수준의 우대국으로 변경한 것이지, 조치 자체가 한국에 중요한 전략물자 제공을 막는 게 아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대일 비판을 부추기는 발언을 반복하는 것은 한국 경제와 산업에 이익이 될 수 없다. 한국 언론도 일본의 일부 보도에 현혹되지 말고 냉정하게 보도할 필요가 있고, 한국 정부도 전략적으로 행동했으면 한다. 왜 이 시점에서 아베 신조 정권이 ‘현상 변경’을 선택했느냐가 문제로 남는다. 8·2 조치는 행정 절차라고 하지만, 정치가 관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히 한국에 전략물자 제공을 제한하겠다는 명확한 의도로 제도를 운용하려 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일본 정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자의적 운용을 하지는 않을 것이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런 이유를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한국 정부의 선택이 중요하다. 그 선택에는 한일 현안인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대응도 포함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역시 일본은 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역사문제에서 한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문 대통령은 ‘공은 일본에 넘어갔다’고 말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는 일본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미국이며, 미국이 우려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를 내비쳐 일본을 움직이도록 한다는 발상이 강하다. 그것은 유효한가. 미국은 한일 어느 한쪽에 서는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며,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우선 한일 양국이 타협 가능한 토대를 만드는 게 필요조건이다. 그것이 없다면 미국의 일방적인 중개는 성공할 리가 없다. 이번 일본의 ‘선제공격’적 선택을 인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한국을 위협하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한국인의 비판이 고조돼 양보를 이끌어내기 쉬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면 그것은 한국 사회의 메커니즘을 너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것만은 꼭 문 대통령에게 말하고 싶다. 정부 간 대립은 당분간 어쩔 수 없어도 지방자치단체나 민간교류가 중단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속속 교류 중단 소식이 들려온다. 문 대통령이 ‘비정부 차원의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 정부도 그것을 지원하겠다’고 8·15 경축사에서 말했으면 한다. 나의 이런 진언을 설마 적반하장이라고 하지는 않을 거라고 기대하면서.
  • 한국인 1호 특허권자 정인호 선생의 독립운동

    한국인 1호 특허권자 정인호 선생의 독립운동

    애국지사 정인호(1869∼1945) 선생이 한국인 제1호 특허권자로 확인됐다. 특허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광복 74주년, 정인호 선생의 특허 등록 110주년을 기념해 13일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서 추모식을 개최했다. 추모식에는 선생의 후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호 특허권자임을 알리는 ‘상징물’을 부착했다. 경기 양주 출신인 정 선생은 일제의 침략이 가속화되자 청도군수를 사직한 뒤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1908년 초등대한역사 등 교과서를 저술해 교육을 통한 민족교육 운동에 힘쓰는 등 교육자·저술가·발명가로 활동했다. 1909년 8월 19일 통감부 특허국에 제133호 특허로 ‘말총 모자’를 등록했는데 한국인 최초 특허다. 일본에도 출원해 특허 등록했다. 말총 모자는 말갈기와 말 꼬리털로 만든 모자다. 단발령으로 착용하기 어려워진 갓을 대체한 제품으로 당시 말총 모자를 선전하는 광고를 신문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후 말총 모자·말총 핸드백·말총 셔츠 등 다양한 제품을 일본·중국 등에 수출하며 민족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선생은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대한독립구국단을 결성하고 상하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며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일본경찰에 체포돼 징역(5년)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광복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났지만 정부는 공훈을 인정해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고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일본제도에 의한 한국인 1호 특허가 민족기업을 성장시켜 독립운동의 숨은 자금원이 됐다”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특허가 위기 극복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DJ “日의 방만무도 시정돼야 친선 기초 가능”

    DJ “日의 방만무도 시정돼야 친선 기초 가능”

    망명 당시 “日, 지배·종속밖에 몰라” 메모 옥중서신엔 “다음세대 화목한 이웃으로”“한일국교의 새로운 판국에 처해서 우리는 단호히 일본의 옳지 못한 태도의 시정을 얻음으로써만이 진실로 영원한 양국 친선의 튼튼한 기초를 닦을 수 있는 것.”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13일 최초 공개한 1953년 10월 ‘한일우호의 길’이란 제목의 기고에서 “공산 침략으로부터 양국 민족을 구하기 위해서는 일체의 난관을 극복하여 양국민의 우호단합이 엄숙히 요청된다”면서도 “현재의 방만무도한 태도마저 눈감은 채 악수의 손을 내민다는 것은 민족의 자존심이 불허함은 물론 양국의 우호협조를 위해서도 결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바는 못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한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서관은 ‘김대중전집 전30권 출판기념회’를 열고 김 전 대통령의 대일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생전 사료들을 공개했다. 1953년 기고에 대해 도서관 측은 “냉전 시기 한국의 안보와 국익적 관점에서 한일 관계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렇게 되려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실천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유신 정권에 맞서 일본에서 망명 투쟁을 하던 김 전 대통령은 1973년 4월 10일 친필 메모에서는 “일본의 경제력, 팽창-재군비, 핵무장-대국야욕, 그들은 지배냐 종속밖에 모른다. 연결될 것인가?”라고 적었다. 1983년 ‘옥중서신’ 일본어판 서문 친필 초안에서는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으로부터 정치적 박해를 받았던 시절 본인의 구명운동을 전개했던 일본 인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몇 겹으로 닫힌 한일 양국민 사이의 문을 뜻 있는 동지들과의 협력으로 하루속히 열어젖혀야 한다”며 “우리의 다음 세대만이라도 서로 이해와 협력 속에 화목한 이웃으로서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서관 측은 “진정한 한일 연대를 지향하는 일본 내 양심적 세력들이 영향력을 발휘해 우경화를 저지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해 일본이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했다”면서 “이런 인식은 현재 한일 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日경제보복 두고 정미경 ‘文 자작극’ 발언에 與 “억지의 종결판”

    日경제보복 두고 정미경 ‘文 자작극’ 발언에 與 “억지의 종결판”

    한국에 “아베 주장을…토착 왜구 될래” 비판“정쟁 위해 나라도 팔아먹을 개탄스런 정신세계”정의당 “몽상은 혼자하는거지 공석에선 안돼” 일본 아베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4일부터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등 경제보복을 단행하며 한·일 갈등이 촉발된 데 대해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문재인 정부의 자작극처럼 보인다’고 발언하자 여당이 “억지의 종결판”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소속 권칠승 의원은 13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일본 극우파조차도 상상 못 했던 막말과 억지의 종결판”이라면서 “우리 국민들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끊임없는 막말 릴레이는 한국당 지도부의 역사 인식을 보여준다. 토착 왜구가 되고 싶은가”라면서 “문재인 정부 비판과 정쟁을 위해서라면 나라마저 팔아먹을 것 같은 개탄스러운 정신세계에 온 국민이 질색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전날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이 결국 화이트리스트를 배제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드러나지 않았나”라면서 “일본통인 공로명 전 외무부 장관이 ‘문재인 정권에 대해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자작극처럼 보인다’는 말을 했는데 이 원로의 말씀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차 경제보복에 이어 지난 2일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수출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이에 대해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제1야당 지도부 최고위원이 어떻게 이러한 발상을 할 수 있는가”라면서 “이것은 아베의 주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스스로 나서 친일프레임을 뒤집어쓰는 셈”이라면서 “한국당과 정 최고위원은 ‘기승전 정부 탓’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임종성 원내부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소설을 집필할 때도 금기가 있고, 망상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비판했다. 임 원내부대표는 “세월호 비하에 이어 터무니없는 ‘자작극’ 음모론까지, 본인과 한국당에는 그것이 줄곧 상상될지는 모르지만 듣는 국민 입장도 생각해주길 바란다”면서 “한국당 최고위원회가 고작 일베 게시판은 아니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정의당도 정 최고위원의 자작극 발언에 가세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으로 “도를 넘은 발언이다. 한국당의 희망사항이 아닌가 되묻고 싶다”면서 “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제1야당의 최고위원회 수준을 너무 떨어뜨리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오 대변인은 “현재의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제대로 묻고 싶으면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면서 “몽상은 혼자 하는 것이지 공식 석상에서 할 말은 아닌 듯하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한·일 갈등에 대한 자작극 발언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에 대한 방위비 부담을 한국이 더 많이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의 미군 철수를 위한 자작극이 아니냐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미관계에는 어떤 자작극이 등장하겠느냐”라면서 “우리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이 너무 높다며 차라리 (미군이) 철수하라는 식으로 국민을 선동하기 시작했다. 미국 스스로 철수하게끔 만드는 것이 자작극의 핵심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외친 대한독립만세!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외친 대한독립만세!

    “할머니들 생각과는 정 반대로 사과도 하지 않고, 폭거적인 모습을 보여준 일본의 모습이 정말 한심하다”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기림행사’에서 성우스님(나눔의 집 원장)은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날 성우스님은 “지구상에서 비참한 성노예 위안부 인권 유린이 다시는 없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14일)을 나흘 앞두고 열린 이 행사에는 부산 출신의 이옥선(92) 할머니와 대구 출신 이옥선(89) 할머니,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방송인 김구라, 학생, 시민 등 200여명이 함께했다. 또 이재명 경기지사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광주가 지역구인 소병훈·임종성 국회의원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인사말에서 “일본이 다시 경제침략을 시작했다. 기회가 되고 역량이 되면, 군사적 침략조차 마다하지 않을 집단으로 생각된다”며 “과거 국가의 힘이 약하고 국민이 큰 힘을 갖지 못했을 때 정치적 침략을 당했다. 그 결과 성노예 피해자 같은 엄청난 인권 침해와 국권 침탈의 아픔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반드시 단결하고 국가적 힘을 키워서 인권 침해, 인권 탄압이 없는, ‘평화롭게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선미 장관은 “국가를 대표해 아직도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해 늘 가슴 아프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할머니들의 어려움을 전 세계가 알아주고, 더 이상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저희도 저희가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기억하고,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출신의 이옥선 할머니는 “만나서 반갑다. 더운데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짧은 인사를 전했다. 또 대구 출신의 이옥선 할머니는 직접 장구를 치며 창부타령을 불렀다. 이 밖에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과 영화사(永華寺) 합창단, 계원예고 합창단 등이 기림 공연을 마련했다. 특히 두 이옥선 할머니를 비롯해 모든 참석자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기념 촬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기림일’인 8월 14일은 1991년 고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로, 지난해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행사가 열린 나눔의 집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다. 현재 6분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민주당, 일본기자 상대로 여론전 나섰는데…“아베 훌륭하다고 아무도 생각 안 해”

    민주당, 일본기자 상대로 여론전 나섰는데…“아베 훌륭하다고 아무도 생각 안 해”

    “지난주 일본 정부가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해줬는데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도 다른 허가가 있을 것이라 합니다. 허가가 많을수록 한일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아사히신문 기자) “왜 그렇게 하죠? 기존 대로(수출 규제 없었던 시절)하면 되죠. 포토레지스트 그거 하나만 허가해준 이유가 뭐겠습니까.”(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가 12일 주한 일본 언론 기자간담회를 열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민주당이 일본 언론만을 상대로 기자간담회를 연 건 이날이 처음이다. 최재성 특위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중적인 자세에 일본 언론은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정책이 일본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쿠시마에서 도쿄올림픽 성화봉송도 한다 하는데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가 일본의 방사능 리스트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우려에 일본 정부는 정확하게 솔직하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시간 30분 동안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특위는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시종일관 날 선 반응을 보이며 답을 이어갔다. ‘일본 정부의 수출 허가가 많을수록 한일 갈등이 해소되지 않겠느냐’는 아사히신문 기자의 질문에 김민석 특위 부위원장은 “유일한 해법은 어리석은 일을 그만둬야 (일본 정부가) 창피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 풀어줬다 해서 아베 총리가 훌륭하다 생각할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반박했다. 교도통신 기자는 ‘오늘 오전 특위가 한국 언론을 상대로 같은 입장을 발표했는데 다시 오후에 일본 언론에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최 위원장은 “일본 정부도 최근 한국 기자 간담회에서 일본 입장을 설명했고 특위도 일본 언론을 상대로 입장을 설명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 기자는 ‘국가 세금을 쓰는 지자체가 앞장서 불매 운동을 하는 데 대해 위원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아베 총리의 경제침략이 없었다면 문제가 일어날 수 없는 사안들”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 국민은 지자체의 참견과 의견에 의해 불매운동을 하는 게 아니다 자발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케이신문 기자가 ‘한국 정부가 전범기업이나 일본기업과의 거래나 제품을 못 사게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부위원장은 “일본은 피폭 국가이기 이전에 전범 국가”라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이고 시장이고 누구도 (불매운동을) 먼저 하자고 한 적이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그런 선동에 의해 시작할 만큼 민주적 역량이 낮지 않다”고 했다. ‘이날 오후 한국 정부가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NHK 기자가 묻자 최 위원장은 “전략물자 통제 불량국인 일본 수출 규제는 불가피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특위는 오는 24일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일본이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국가로 간주해놓고 높은 차원의 지소미아 연장을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 연장할 아무런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그게 특위 입장”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中하이난 ‘천인갱’ 징용한인 유해, 귀향길 열린다

    [단독]中하이난 ‘천인갱’ 징용한인 유해, 귀향길 열린다

    韓기업 1995년 이후 유해 100여위 수습정부, 유전자 감식… 연내 中과 협의 추진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따른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에 이른 상황에서 정부가 일제강점기 중국 하이난섬에 끌려가 노역에 강제동원됐다 숨진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의 유해 봉환 작업을 본격 추진한다. 하이난성 싼야시 난딩촌에는 일제시대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집단 매장지 ‘천인갱’(千人坑)이 있는데, 이곳에는 1200구의 유골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은 “하이난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 한국기업이 1995년 조선인 강제징용자 유골을 처음 수습한 이후 현재까지 100여위의 유해를 발굴해 추모관에 모시고 있다”며 “하이난 지역 강제징용 피해 신고 유족들과 발굴 유해의 유전자 감식을 통해 강제징용 여부를 확인한 후 국내로 봉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전쟁 때 하이난 지역을 침략한 일제는 1943년부터 경성형무소 등 전국 12곳에 수형된 조선인 2000여명을 ‘조선 보국대’라는 이름으로 탄광이나 비행장 건설 등에 강제동원했고, 이 중 1200여명이 일본군의 학대와 굶주림 등으로 사망해 이곳에 집단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인갱은 1995년 중국 하이난성 정부가 엮은 일제 피해자 구술집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정부는 “천인갱 피해자 유족 신고 129건 중 사망·행방불명 62건의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선인 징용자들의 유골 매장지 보존 및 발굴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천인갱 유해 봉환 작업은 난관이 예상된다. 천인갱 지역은 1990년대 중반 한국의 중소기업이 망고 농사를 위해 중국 정부와 30년간 토지 임대 계약을 맺고 작업을 진행하던 중 우연히 천인갱을 발견한 뒤 일부 유골 수습 작업을 했지만, 지난 5년간 토지 사용료 등을 내지 못해 현장 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집단 매장 추정지 500여평을 국내 민간단체인 ㈔하이난천인갱희생자추모회가 20년 넘게 관리하고 있으나 최근 인근 부동산개발 바람 등에 따라 현장 훼손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미국 측과 협의를 통해 태평양전쟁 격전지인 타라와섬에 강제동원돼 희생된 군무원 유해 봉환 작업을 위해 145개 유해 시료를 가져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희생자 유족 183명의 유전자와 대조하고 있다. 행안부 황동준 강제동원희생자유해봉환과장은 “올해 안에 중국 정부와 천인갱 유해 국내 봉환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의 유해를 국내에 모셔 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北 접촉거부 엄포, 美는 방위비 공세… ‘중재자 文’ 입지 좁아지나

    北 접촉거부 엄포, 美는 방위비 공세… ‘중재자 文’ 입지 좁아지나

    美 친서외교 손짓·南측 비난 ‘이중전략’ 트럼프 “한미훈련 돈 많이 든다” 압박 靑, 北담화 입장 안 내… 긴장 고조 자제 북미 요구 대응하며 비핵화 협상 ‘난감’북한은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 첫날인 11일 한미훈련을 중단하거나 제대로 해명을 하기 전에는 남북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친서외교로 미국에 대화의 손짓을 보내는 동시에 남측을 향해서는 비난을 퍼붓는 이중 전략을 펴는 셈이다.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이) 마음에 든 적이 없고 돈 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처럼 북미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비핵화 대화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한미)연습의 명칭이나 바꾼다고 하여 훈련의 침략적 성격이 달라진다거나 또 우리가 무난히 넘기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권 국장은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에 대해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며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 대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 국장은 청와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가 전날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 것과 관련, “정상적인 상용 무기 현대화 조치를 두고 복닥소동을 피웠다”며 “안보를 잘 챙기는 청와대이니 새벽잠 제대로 자기는 코집(콧집 북한말)이 글렀다”고 비아냥댔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문 대통령에게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한 표현을 사용해 남측을 비난한 것이다. 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을 내세워 체면이라도 좀 세워 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는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북한이 쏜 미사일)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해 만 사람의 웃음거리가 됐고 새벽잠까지 설치며 허우적대는 꼴이 가관”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까지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했는데 남조선 당국이 뭐길래 군사적 긴장격화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도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측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고 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으로서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때 남한의 중재자 역할을 믿고 큰 기대를 걸었다가 합의가 결렬되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안다”며 “그때부터 미국과 직접 협상하겠다는 기조가 잡힌 것 같다”고 했다. 담화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를 재개하자는 내용의 서신을 보낸 직후 나온 점도 청와대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이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방위비 인상을 압박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 미국의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비핵화 협상에 대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는 북한 외무성 국장 담화에 대한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일일이 대응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킬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간 경제협력 역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지금은 북미 간 대화가 중심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단독]中하이난 ‘천인갱’ 징용한인 유해, 귀향길 열린다

    [단독]中하이난 ‘천인갱’ 징용한인 유해, 귀향길 열린다

    韓기업 1995년 이후 유해 100여위 수습 정부, 유전자 감식… 연내 中과 협의 추진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따른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에 이른 상황에서 정부가 일제강점기 중국 하이난섬에 끌려가 노역에 강제동원됐다 숨진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의 유해 봉환 작업을 본격 추진한다. 하이난성 싼야시 난딩촌에는 일제시대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집단 매장지 ‘천인갱’(千人坑)이 있는데, 이곳에는 1200구의 유골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은 “하이난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 한국기업이 1995년 조선인 강제징용자 유골을 처음 수습한 이후 현재까지 100여위의 유해를 발굴해 추모관에 모시고 있다”며 “하이난 지역 강제징용 피해 신고 유족들과 발굴 유해의 유전자 감식을 통해 강제징용 여부를 확인한 후 국내로 봉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전쟁 때 하이난 지역을 침략한 일제는 1943년부터 경성형무소 등 전국 12곳에 수형된 조선인 2000여명을 ‘조선 보국대’라는 이름으로 탄광이나 비행장 건설 등에 강제동원했고, 이 중 1200여명이 일본군의 학대와 굶주림 등으로 사망해 이곳에 집단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인갱은 1995년 중국 하이난성 정부가 엮은 일제 피해자 구술집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정부는 “천인갱 피해자 유족 신고 129건 중 사망·행방불명 62건의 유전자 감식을 진행 중”이라며 “조선인 징용자들의 유골 매장지 보존 및 발굴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천인갱 유해 봉환 작업은 난관이 예상된다. 천인갱 지역은 1990년대 중반 한국의 중소기업이 망고 농사를 위해 중국 정부와 30년간 토지 임대 계약을 맺고 작업을 진행하던 중 우연히 천인갱을 발견한 뒤 일부 유골 수습 작업을 했지만, 지난 5년간 토지 사용료 등을 내지 못해 현장 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집단 매장 추정지 500여평을 국내 민간단체인 ㈔하이난천인갱희생자추모회가 20년 넘게 관리하고 있으나 최근 인근 부동산개발 바람 등에 따라 현장 훼손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미국 측과 협의를 통해 태평양전쟁 격전지인 타라와섬에 강제동원돼 희생된 군무원 유해 봉환 작업을 위해 145개 유해 시료를 가져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희생자 유족 183명의 유전자와 대조하고 있다. 행안부 황동준 강제동원희생자유해봉환과장은 “올해 안에 중국 정부와 천인갱 유해 국내 봉환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의 유해를 국내에 모셔 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日시민들 도쿄서 ‘야스쿠니 반대’ 촛불시위…우익 “때려죽여”

    日시민들 도쿄서 ‘야스쿠니 반대’ 촛불시위…우익 “때려죽여”

    평화지지 일본 시민 등 400여명 ‘아베 퇴진’ 구호2006년부터 14년째…“아베 ‘평화 헌법’ 반대”‘야스쿠니 반대 도쿄 촛불행동’을 지지하는 일본 시민들이 10일 저녁 도쿄 도심에서 전구형 촛불 막대를 들고 거리행진을 하면서 유족들의 뜻에 따라 합사 취소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재일본 한국YMCA 건물 앞을 출발해 야스쿠니신사 인근의 공원까지 약 1.5㎞ 구간에서 45분 동안 펼쳐진 행진에는 일본 각지에서 모인 400여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앞세우고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서 합사 취소, 야스쿠니 반대, 전쟁 반대, 인권 회복, 개헌(평화헌법 개헌) 반대, 아베 퇴진 등의 구호를 반복해 외치며 1개 차로를 따라 행진했다. 우익 세력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시위 참가자보다도 많은 경찰관이 시위 행렬 인도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야스쿠니 반대’ 시위에 맞서 우익 세력들은 대형 스피커가 장착된 차량 여러 대를 동원해 소음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때려죽이자’와 같은 섬뜩한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야스쿠니신사로 이어지는 야스쿠니대로 네거리 주변에서 양측 시위 진영이 바싹 근접하면서 잠깐 위험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경찰이 적극적으로 분리 작전을 펼쳐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추진협의회, 촛불행동 일본실행위원회 등 한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촛불행동’ 측이 8월에 야스쿠니 반대 시위를 조직한 것은 2006년 이후 이번이 14번째다.이날 시위에 동참하려고 가와사키시에서 왔다는 사쿠라이 다카오(69) 씨는 “아베 정권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에 반대한다”면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쿄 전범재판에서 교수형을 당한 도조 히데키 당시 총리 등 7명을 포함해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이 1978년 비밀리에 합사돼 있다. 합사된 246만 6000위 중에 일제의 군인이나 군속으로 징용됐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 출신 2만 1181위와 대만인 2만 7864위도 본인이나 유족의 뜻과 무관하게 야스쿠니에 봉안돼 있다. 일부 유족들이 이에 반발해 일본 법원에 합사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여러 건 제기했지만 아직 승소한 사례는 없다. 야스쿠니 합사 취소소송 원고 중 한 명인 이병순씨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재일본 한국YMCA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지금의 야스쿠니와 식민지 책임…왜 가해자가 피해자 행세를 하는가’란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일본인 방청객들에게 일제의 침략전쟁에 강제로 끌려가 숨진 뒤 야스쿠니의 영령이 된 아버지를 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저는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면서 “야스쿠니에 합사된 아버지의 이름을 그곳에서 지워 제가 당당하게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대부분의 다른 조선인 희생자들처럼 일제의 일본식 개명 강요로 이름 석 자가 넉 자가 돼 전범들과 함께 야스쿠니에 합사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NO아베!” 청소년 1천명 선언…日규탄 촛불 든 1만여 시민들

    “NO아베!” 청소년 1천명 선언…日규탄 촛불 든 1만여 시민들

    “日, 비겁한 ‘경제전쟁’ 일으켜”“일제강점기 만행 사과하라”‘아베정부 꺼져’ 플래카드 펼쳐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인근에 ‘No 아베’ 현수막 300개 걸려日시민단체도 아베 규탄 동참서울·광주·부산 등 전국서 촛불광복절엔 2만 대규모 촛불집회역사를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분노한 시민들이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에 나섰다. 특히 청소년 1000명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경제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며 경제보복을 당장 중단하고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며 규탄 선언문을 낭독했다. 사단법인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은 1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아베 정부 규탄 청소년 1000인 선언 및 청소년 행진’ 집회를 열고 선언문을 공개했다. 서울 낮 기온이 36도를 넘은 폭염에도 아랑곳않고 청소년 30여명은 집회에 참석해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일본 아베 정부는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면서 “일본군 성노예제와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본 아베 정부는 지난달 4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 3종에 대한 대(對) 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등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또 4일에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일본군이 전쟁터에서 한국 여성을 성노리개로 삼았던 가슴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표현의 부자유전·그후’의 전시를 우익들의 테러 협박 등을 이유로 중단했다.이와 관련해 일본 현지 언론과 미술평론가연맹, 소비자연맹 등 일본 각계에서조차 전시 재개를 촉구하며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 기본 이념을 근본적으로 부정했다”며 중단 조치를 비판했다. 이런 흐름 속에 이날 집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낭독문에서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 일본은 진정성 있는 사과나 반성도 하지 않았다”면서 “사과는커녕 아베 정부는 반도체 주요 소재 수출 규제 등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이어가며 비겁한 ‘경제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소미아를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이 2급 이하 군사 기밀을 교환하고 있다”면서 “지소미아는 한반도에서 일본의 군사적 영향을 확장해주는 굴욕적인 군사 협정”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무릎 꿇고 손들게 한 뒤 ‘경제보복’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적힌 손팻말을 대형 가위로 자르는 규탄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 ‘경제전쟁 일으키는 아베 정부 꺼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하라’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보였다. 서울 압구정고 2학년 유민서 양은 “강제징용 피해자분들께 무릎 꿇고 사과해도 잘못한 판에 우리나라에 경제 보복을 하는 것은 염치없는 행동”이라면서 “일본은 당장 경제 보복을 철회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학생들은 집회에 참석한 뒤 광주학생항일운동 당시 교복과 현재의 교복을 함께 입고 ‘경제 보복 철회하라’, ‘강제징용 피해자·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인사동 인근까지 광화문 일대를 행진하며 아베 총리를 규탄했다. 이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인근에는 ‘NO(노) 아베 현수막 거리’가 조성됐다. 서대문지역 20여개 시민단체·노동조합·정당으로 구성된 ‘아베규탄서대문행동’은 이날 정오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인근 가로수에 300여개의 ‘NO 아베’ 현수막을 걸었다. 청소년들에 이어 전국의 시민들도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등 700여개 단체로 꾸려진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제4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지난달 20일 시작한 ‘아베 규탄’ 촛불 집회는 벌써 4주째 이어지고 있으며 무더위에도 시민 1만 5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했다.시민행동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에 대한 배상 판결로 촉발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처가 ‘침략의 역사에 대한 반성 거부’이자 ‘부당한 보복 조처’라고 강조했다. 시민행동은 또, 일본의 행보가 역사를 왜곡하고 경제를 침략하는 것을 넘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련의 조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를 향해 지소미아 파기, ‘10억엔’ 반환을 통한 한·일간 위안부 합의 파기 확정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강제 동원 배상 판결에 대해 경제 보복을 하는 아베 총리를 규탄한다”면서 “국민적 합의 없이 박근혜 정부가 강행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즉각 파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자 처벌 특별법을 발의했던 김웅진 의원의 유족인 김옥자씨는 “아직도 친일 세력이 청산되지 못하고 각계각층에서 권력을 휘두른다”면서 “아베 총리를 두둔하고 우리나라 대통령을 음해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친일 세력을 몰아내야 한다”면서 “독립운동은 못 해도 불매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일본 시민단체인 ‘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의 연대 성명도 발표됐다. 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는 성명서에서 “아베 정권은 한국에 대한 보복적 수출 규제를 철회하고 진지한 과거청산에 나서야 한다”면서 “일한민중교류 확대와 ‘NO 아베’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또 집회 무대에 오른 일본인 오카모토 아사야씨는 “일본 시민 3000명이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성명 발표에 동참했다”고 소개하며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카모토씨는 “한국 적대 정책을 그만둘 것을 아베 정부에 요구한다”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배상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촛불집회를 마치고 ‘모이자 8·15 광화문’, ‘청산하자! 친일 적폐’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호선 종각역, 세종대로 등을 지나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까지 행진했다. 이날 저녁 촛불집회에는 서울뿐 아니라 광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광주 금남로와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모인 1000여명의 시민들은 함께 촛불을 들고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다. 다가오는 광복절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고돼 있다. 촛불집회에는 2만명이 넘는 시민들과 함께 일본 시민단체, 재일 한국인들도 참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우성, 난민에 대한 관심+지원 촉구 “우리도 한때 난민”

    정우성, 난민에 대한 관심+지원 촉구 “우리도 한때 난민”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배우 정우성의 인터뷰가 재조명됐다. 정우성은 지난 5월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 방문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도 난민 문제의 아픔을 겪었고, 그 가운데 유엔이나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았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우리도 6·25 전쟁(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한때 실향민이고 난민이던 때가 있었다”면서 전 세계 난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정학적으로 1000번 넘게 침략당한 나라였고,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결코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지만 역사가 반복됐을 때 다른 나라에서 당연히 대한민국을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도록 지금 우리의 시민의식과 국가 의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우성은 “‘우리’라고 하면 우리나라로 한정시킬 수 있지만, ‘우리’라는 말은 인류 공동체로도 넓힐 수도 있다”면서 “난민 문제는 우리의 문제이며 공존하고 연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유엔난민기구 홍보대사 활동을 하며 난민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온 정우성씨는 지난해 제주도에서 예멘 난민 신청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을 때에도 난민을 돕자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냈다. 이 때문에 난민 인정을 반대하는 측으로부터 비판과 악성 댓글을 받기도 했다. 이에 정우성은 “엄마나 청년으로서 느끼는 불안감과 우려를 존중한다. 낯선 이방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나온 거부감도 있을 것”이라면서 난민을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일부는 조직적으로 혐오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이런 점은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사회 문제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내는 일에 대한 부담감과 관련해서는 “배우는 직업이며, 배우 이전에 시민이고 국민”이라면서 “배우라서 사회적 공감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프랭크 래무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는 “정우성씨가 친선대사로 일하며 한국인들을 설득해 많은 이들이 난민을 이해하게 되고 지지자로 변했다”면서 “기구 내부에서도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어 지금 같은 역할을 계속해서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뉴스부 seoulen@seoul.co.kr
  • 日언론 “韓법무장관에 대일 강경파” 조국 내정 대대적 보도

    日언론 “韓법무장관에 대일 강경파” 조국 내정 대대적 보도

    아사히 등 조국 ‘日 비판 페북글’ 소개이순신 한시 언급 검찰개혁 성향 판단조선·중앙 일본어판 기사 비판도 지적“韓대법원 판결 존중해야” 발언도 공개최기영 과기부 장관 내정에도 큰 관심“반도체 수출 규제 대응 카드” 분석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냈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일본 주요 언론매체들은 “한국 법무 장관에 대일 강경파”란 제목을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조 후보자를 보도했다. 또 일본이 지난달 4일부터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수출 품목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지목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발탁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법무 장관에 대일 강경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개혁색깔을 한층 강하게 드러냈다고 총평했다. 이 신문은 조 법무장관 후보자가 수출규제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고조하던 지난달 중순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특정 신문의 일본어판 제목을 거론하면서 ‘매국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대일 초강경파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일본 징용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마이니치는 최 과기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반도체 전문가인 점을 들어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맞서 국산화를 추진하라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한때 교체설이 돌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유임됐다고 간략히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조 법무장관 후보자가 수출 규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한국 주권을 모욕하고 자유무역을 훼손한 것”이라는 글을 올린 점을 들면서 한국 정부 내에서 대일 비판의 최선봉에 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 후보자가 내정 사실이 발표된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을 물리쳤던 이순신 장군의 한시 구절을 인용하며 검찰개혁 등의 과제를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도쿄신문은 조 후보자가 징용 배상을 명령한 대법원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한국인은 당연히 친일파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등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과 전문가, 언론을 비판해 왔다고 소개했다.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문 대통령이 신임 법무부 장관에 최측근을 발탁했다면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등을 지낸 조 후보자의 이례적인 법무장관 기용으로 검찰개혁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산케이는 최 과기장관 후보자의 발탁 배경에 대해선 다른 매체와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맞서기 위한 대응 카드로 분석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일본이 지난 2일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을 ‘경제전쟁’으로 규정하며 국내에서 한국과 일본이 둘다 문제라고 언급하는 ‘양비론’에 대해 “완전히 틀렸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의 (사법)주권을 모욕하고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하면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일본 정부의 ‘갑질’ 앞에서 한국 정부와 법원도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한심한 작태”라며 정부의 대응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조 후보자는 “이들은 한국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전개하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냉소적 평가를 던지고 ‘이성적 대응’을 운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문제 상황에서 양비론은 완전히 틀린 것이다”라면서 “외국이 침공했는데 ‘우리나라에도 문제가 있잖아?’라고 말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조 후보자는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냉소를 던지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조 후보자는 “불매운동에 대한 냉소는 ‘의병’과 ‘독립군’에 대한 비하의 현대판”이라면서 “우매한 나로서는 이러한 고담준론(高談峻論)은 못하겠다”고 올렸다. 조 후보자는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그래야 협상의 길도 열리고, 유리한 협상도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국민적 분노를 무시·배제하는 ‘이성적 대응’은 자발적 무장해제일 뿐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결정 이후 열린 긴급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벌어질 모든 책임, 일본 정부에 있다”고 발언한 뉴스 동영상과 아베 정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규탄 집회 모습을 페이스북에 나란히 게재했다. 조 후보자는 또 청와대를 나오기 며칠 전까지 직접 작성한 글과 언론 기사 등을 링크한 게시물로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국내 정치권이나 언론을 겨냥해 다수의 비판을 쏟아냈었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17일 ‘국가 대전략을 손상하는 감성적 민족주의’(조선일보),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중앙일보) 등 조선·중앙일보의 일부 일본판 기사에 대해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매국적 제목”이라면서 이를 강력히 비난했다. 조 후보자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8회 캡처 화면을 게시하면서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 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조선일보는 지난달 15일자 사설에서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일본어로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반일감정에 불 붙이는 청와대’로 번역돼 포털사이트에 많이 본 뉴스에 올라왔다.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은 ‘북미 정치쇼에 들뜨고 일본의 보복에는 침묵하는 청와대’(7월3일)였다. 일본의 한국 투자가 줄었다는 기사는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나’(7월4일) 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조선일보는 이후 논란이 된 일부 일본어판 기사를 삭제했다. 중앙일보의 기사 제목은 ‘문재인 정권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4월22일),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5월10일), ‘반일은 북한만 좋고 한국엔 좋지 않다’(5월10일) 등이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日언론 “韓법무장관에 대일 강경파, 조국 내정”

    [속보]日언론 “韓법무장관에 대일 강경파, 조국 내정”

    아사히 등 조국 ‘日 비판 페북글’ 소개최기영 과기부 장관 내정에도 큰 관심“반도체 수출 규제 대응 카드” 분석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냈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일본 주요 언론매체들은 “한국 법무 장관에 대일 강경파”란 제목을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조 후보자를 보도했다. 또 일본이 지난달 4일부터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수출 품목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지목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발탁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법무 장관에 대일 강경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개혁색깔을 한층 강하게 드러냈다고 총평했다. 이 신문은 조 법무장관 후보자가 수출규제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고조하던 지난달 중순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특정 신문의 일본어판 제목을 거론하면서 ‘매국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대일 초강경파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일본 징용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이니치는 최 과기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반도체 전문가인 점을 들어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맞서 국산화를 추진하라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분석했다.이 신문은 한때 교체설이 돌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유임됐다고 간략히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조 법무장관 후보자가 수출 규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한국 주권을 모욕하고 자유무역을 훼손한 것”이라는 글을 올린 점을 들면서 한국 정부 내에서 대일 비판의 최선봉에 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 후보자가 내정 사실이 발표된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을 물리쳤던 이순신 장군의 한시 구절을 인용하며 검찰개혁 등의 과제를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도쿄신문은 조 후보자가 징용 배상을 명령한 대법원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한국인은 당연히 친일파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등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과 전문가, 언론을 비판해 왔다고 소개했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문 대통령이 신임 법무부 장관에 최측근을 발탁했다면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등을 지낸 조 후보자의 이례적인 법무장관 기용으로 검찰개혁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산케이는 최 과기장관 후보자의 발탁 배경에 대해선 다른 매체와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맞서기 위한 대응 카드로 분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리고, 잔인하게 강제 동원됐던 조선의 아이들

    그리고, 잔인하게 강제 동원됐던 조선의 아이들

    책임에 대하여/서경식·다카하시 데쓰야 지음/한승동 옮김/돌베개/320쪽/1만 8000원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정혜경 지음/섬앤섬/368쪽/2만원 한일 양국이 당면한 과거사 청산의 해법은 피해의 정확한 파악과 책임이고 그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목소리만 분출할 뿐 가해자의 책임은 실종된 채 외면과 무시만 요란하다. 그 피해를 고발하고 책임을 묻는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양국 지식인들이 쓴 ‘책임에 대하여’와 일본 침략 전쟁기 피해에 천착해 온 한국 학자가 펴낸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 모두 녹록지 않은 인식의 깊이를 보여 준다. ‘책임에 대하여’는 일본 식민주의·군군주의의 폭력 직시를 줄기차게 호소해 온 양국 지식인의 대담집. 대화는 현대 일본의 가면과 본성 폭로로 압축된다. 위안부 문제며 오키나와 미군기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일왕제의 모순을 관통하며 급격히 진행 중인 일본의 퇴행과 위기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두 사람은 1945년 패전 이후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는 과거의 식민주의, 군국주의, 제국주의라는 일본의 본성을 덮은 ‘도금’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지난 20여년간 일본이 보인 우경화와 과거사 인식의 퇴행은 바로 전후 민주주의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드러난 본성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일본의 폭력에 희생된 오키나와와 위안부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는 게 특정 집단·민족의 입장만 내세운 내셔널리즘이라고 말하는 일본 리버럴파도 겨냥한다. 그러면서 정치적 반동 국면에 저항하고 동북아 평화를 추구하는 양국 시민들의 연대를 강력히 호소한다.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은 일본 침략 전쟁기 조선의 최약자층인 미성년자의 피해 사례와 증언을 통해 징용·징병 등 강제 동원의 피해가 어른들만의 고통이 아니었음을 들춰내 충격적이다. 저자는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지원위원회에서 조사과장을 지냈다. 그에 따르면 강제 동원 피해자로 판정된 21만 8639건 가운데 최저연령 사망자는 아홉 살 소녀였다. 가족조차 기억 못하는 어린 아동의 강제 동원은 한두 건이 아니고 수족 절단과 실명 등 사연들도 처참했다. 저자는 “아동 사망자를 불효자라고 호적에도 올리지 않던 당시 상황을 볼 때 아동 피해자 규모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했다. 특히 1919~1945년 국제노동기구(ILO) 미성년 노동제한 규정을 비준한 일본은 15세 미만 어린이에게 일을 시켜선 안 됐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 ‘지구상 최초의 원폭국’이라는 피해자 코스프레는 이율배반이라고 꼬집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비잔티움 꽃피운 문명의 용광로… 500년간 멈추지 않는 오스만의 심장

    비잔티움 꽃피운 문명의 용광로… 500년간 멈추지 않는 오스만의 심장

    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오르한 파무크는 자신의 책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에서 이스탄불을 이렇게 말했다. 파무크는 ‘내 이름은 빨강’, ‘순수박물관’, ‘새로운 인생’ 등을 쓴 터키 작가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를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로 지목하며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파무크는 터키 작가라기보다 이스탄불 작가라는 게 맞다. 스스로도 “나는 이스탄불 소설가”라고 말한다. 이스탄불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그는 현재까지 발표한 여덟 편의 장편소설 중 ‘눈’(雪)을 제외한 모든 작품을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썼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스탄불을 이렇게 말한다.“내 어린 시절의 이스탄불이 내게 불러일으킨 강렬한 비애의 감정의 원천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역사나 오스만제국의 몰락이 가져온 결과뿐만 아니라 이 역사가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그의 말대로 이스탄불은 오스만제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그 영향력을 뻗었던 나라 오스만튀르크. 지금 그 땅에는 그 문명과 기독교, 이슬람교가 오랜 시간 뒤엉킨 흔적이 남아 있다. 실크로드 상인들이 반드시 거쳐야 했던 도시였던 이스탄불은 동서양 문물 교류의 중심점이었다. 고대 히타이트부터 시작해 프리지아, 우라티아, 리디아와 로마문명,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이 녹아든 곳이 바로 터키다. 그래서일까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터키를 두고 ‘인류 문명의 살아 있는 옥외박물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이스탄불의 시작은 기원전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의 통치자 비자스는 오랜 기도 끝에 ‘눈먼 땅에 새 도시를 건설하라’는 델피 신전의 신탁을 받는다. 이 의미를 깨닫기 위해 고심하던 비자스는 보스포루스 해안 맞은편의 언덕과 마주친 순간 무릎을 치게 된다. 보스포루스해협과 마르마라해, 에게해, 이 세 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요새에 세상의 절경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미처 보지 못했던 언덕 위에 비자스의 도시 비잔티움이 태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이스탄불의 시작이다. 하지만 도시의 운명은 순탄치 않았다. 서기 330년에 로마의 콘스탄틴 대제가 수도를 로마에서 이곳으로 옮기면서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200년에는 십자군의 침략을 받고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된다. 그러다가 1453년에 비잔틴 제국이 무너진 후 술탄 메흐메트 2세에 의해 오스만제국의 수도인 이스탄불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스탄불은 6세기에 이미 인구가 50만명, 9세기에는 100만명이 넘었던 거대도시였다. 지금의 인구도 1200만명에 달한다. 그리고 해마다 평균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 이런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바로 아야소피아 성당이다. 세계 4대 교회 건축물 중 하나다. 이 성당이 처음 지어진 것은 4세기인데, 이스탄불이 콘스탄티노플이란 이름으로 동로마(비잔틴제국)의 수도로 번영을 구가하던 시기였다. 인부 1만명을 동원해 5년에 걸쳐 지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제국에 함락되기 전까지 약 900년 동안 동방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며, 1593년 성베드로 대성당이 들어서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성당이 건립되었을 당시 이름은 하기아소피아인데, 터키 사람들은 아야소피아라고 부른다.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 현재 이스탄불에 있는 성소피아 성당은 532년 반란으로 파괴된 것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다시 지은 것이다.아야소피아 성당은 고난이 많은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십자군 전쟁 때는 십자군들의 약탈 대상이 됐고,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는 이 성당에서 밀려오는 튀르크 군을 바라보며 화염 속에 몸을 던져 자결하기도 했다. 메흐메트 2세는 이스탄불을 점령하고도 성당을 파괴하지는 않았다. 다만 1453년부터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면서 종, 제단 등은 제거됐고 기독교 풍의 모자이크는 회반죽으로 덮었다. 이후 터키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케말 파샤(아타튀르크)가 정교 분리 원칙에 따라 이곳을 박물관으로 바꾸면서 아야소피아는 고난의 시대를 마감했다. 성당 내부에는 코란의 경전을 새긴 금문자와 최근에 복원한 성화가 있는데, 그것들이 파란만장했던 이스탄불의 역사를 웅변할 뿐이다. 까다로운 보안검색을 거쳐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장엄한 분위기와 웅장한 규모에 압도당한다. 드높은 천장의 화려한 모자이크는 보는 이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중앙 돔의 높이가 자그마치 55m에 지름이 31m다. 돔에는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성화가 그려져 있고 양옆에는 커다란 원반에 이슬람을 상징하는 금색 문자가 나란히 걸려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혼재하는 것이다. 2층 회랑에서는 곳곳에 자리한 모자이크 성화를 눈여겨보자. 비록 많이 훼손됐지만 정교함과 화려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야소피아 성당의 개장식 때 황제가 내부의 화려함을 보고는 “오, 솔로몬이여! 내가 당신을 이겼소”라고 소리쳤을 정도였다.아야소피아와 마주한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는 오스만 제국의 14대 술탄 아흐메트 1세가 17세기에 세운 이슬람 사원이다. 직경 27.5m의 커다란 중앙 돔과 이 돔을 받치고 있는 작은 돔으로 지붕이 이뤄져 있다. 웅장한 외관에 걸맞게 첨탑 미너렛이 여섯 개 서 있다. 당시 술탄이 모스크의 미너렛을 황금으로 짓도록 했는데 자금이 부족하자 건축가가 황금(알튼·altin)과 숫자 6(알트·alti)의 발음이 비슷한 것에 착안해 황금 대신 미너렛을 여섯 개 세웠다고 한다. 내부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2만 개 이상의 파란색 타일과 260개 파란 유리창이 푸른 빛을 띠어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이로 인해 블루 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그랜드 바자르다. 바자르는 중앙아시아의 도시마다 있는 시장을 뜻하는데 이스탄불에 있는 그랜드 바자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자르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하다. 역사는 무려 500년에 달한다. 현재 무려 5000개의 상점들이 몰려 있는데 보석과 장신구에서 화려한 터키의 그릇, 조명, 가죽류, 입맛을 유혹하는 터키식 젤리, 향신료, 액세서리 가게 등이 들어서 있다. 그랜드 바자르의 모든 입구에는 번호가 쓰여 있는데 내가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고 싶다면 꼭 이 번호를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어느 입구로 나오느냐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번호를 모르면 길을 헤매기 십상이다. ‘지중해기행’을 쓴 동화작가 한스 안데르센은 “콘스탄티노플에 가면 꼭 그랜드 바자르를 보고 와야 한다. 이 도시의 심장부가 거기 있다”고까지 했다. 파무크의 이스탄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읽어볼 만한 책은 ‘순수박물관’이다. 2008년작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소설이다. 한 남자가 단 44일 동안 사랑을 나눈 한 여자를 평생 동안 사랑하면서, 그녀와 관련된 추억을 간직한 물건들을 모으고, 결국 그 물건들을 전시할 박물관을 만들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는 내용이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이해했더라면, 절대로, 그 행복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깊은 평온으로 내 온몸을 감쌌던 그 멋진 황금의 순간은 어쩌면 몇 초 정도 지속되었지만, 그 행복이 몇 시간처럼, 몇 년처럼 느껴졌다.” 시처럼 아름다운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내내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를 아주아주 사랑하면, 그를 위해 우리의 가장 귀중한 것을 내주어도 그로부터 해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 희생은 바로 이런 거야.”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파무크가 진짜로 이 순수박물관을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파무크는 작품을 쓰기 전에 이미 ‘순수박물관’의 배경이 될 공간을 구입했으며, 자신이 직접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다. 박물관에는 소설의 각 장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이 하나의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작가에게 이스탄불은 애증이 교차하는 도시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스탄불을 이렇게 한탄하곤 했다. “몰락하여 붕괴된 제국의 잔재, 잿더미 아래서 무기력, 빈곤 그리고 우울과 함께 퇴색되며 낡아가는 이스탄불에 태어났기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곤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스탄불을 사랑하는가 보다. 자주 이렇게 말하곤 하니까. “삶이 그렇게 최악일 수는 없어. 여전히 보스포루스로 산책 나갈 수 있으니까.” [여행수첩] 터키항공은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을 주 11회 왕복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1시간 30분.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통화는 리라(YTL)를 사용한다. 1리라에 약 240원이다. 물가는 저렴한 편이다. 터키 사람들이 즐겨 먹는 빵 시미트가 1.5리라(약 400원) 정도다. 터키 음식은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불린다. ‘케밥’은 ‘구이’라는 뜻으로 물이 풍부하지 않은 유목생활에서 비롯된 음식이다. 케밥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긴 쇠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구워 먹는 요리를 떠올리는데, 사실 육류를 불에 구워내는 것은 모두 케밥이다. 케밥은 지역, 굽는 방식, 그리고 육류에 따라 수없이 분화돼 오늘날 터키 케밥의 종류는 200~300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아이란은 터키의 국민 음료다. 요구르트에 물을 섞어 희석한, 묽은 요구르트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흔히 터키시 딜라이트라고 부르는 로쿰은, 하나를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그 달콤함으로 여행의 모든 피로와 근심을 잊게 해 준다. 이스탄불 히포드롬 광장 북쪽에 자리한 ‘요리사 셀림의 쾨프테집’은 터키식 떡갈비 ‘쾨프테’로 유명하다. 터키항공은 환승객을 위해 ‘투어 이스탄불’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환승을 위해 6~24시간 머무르는 레이오버 승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무료 관광프로그램이다. 현지 가이드와 버스가 제공되고 아침·점심 식사가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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