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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딸 손 꼭 잡은 아빠…“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촬영 허락했던 이유

    숨진 딸 손 꼭 잡은 아빠…“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촬영 허락했던 이유

    강진의 피해가 가장 극심한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의 한 마을.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을 구하려고 모두가 분주한 가운데 한 남성이 무너진 건물 앞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매서운 추위에 한 손은 점퍼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은 무언가를 꼭 쥐고 있었다. 지진으로 숨진 그의 딸 이르마크(15)의 손이었다. 이 한 장의 사진은 튀르키예 강진의 참상을 그 어느 것보다 더 생생하게 전 세계에 알렸다. 사진 속 딸의 아버지 메수트 한제르(49)는 25일(현지시간) AFP통신 인터뷰에서 딸을 떠나보내던 비극을 떠올리며 “딸의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 “침대에서 천사처럼 잠든 딸” 父의 회고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 남부 지역을 강타했을 때 한제르는 빵을 굽고 있었다. 그는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내와 성인이 된 세 자녀가 무사하다는 걸 확인했다. 그러나 그의 15세의 막내딸 이르마크는 인근 할머니 댁에 가 있었고,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제르는 급히 딸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건물들은 무너져 내린 뒤였다. 그는 맨손으로 정신없이 잔해를 파헤쳤고 이르마크를 찾아냈지만, 딸의 숨은 이미 멎어있었다.한제르는 침대에 누운 채 콘크리트 더미에 짓눌린 딸의 시신을 꺼내려고 했지만, 중장비 없이 혼자 건물 잔해를 치워낼 수 없었다. 결국 한제르는 딸의 손을 꼭 부여잡고 도움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는 딸의 손을 잡고 머리카락을 쓰다듬도 양 볼에 입을 맞추며 딸 곁에 머물렀다. 옆에 있어주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제르는 “딸이 침대에서 천사처럼 잠들어 있었다”며 “딸의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 촬영한 기자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한제르는 이후 현장에 도착한 AFP 기자 아뎀 알탄에게 차분하면서도 상심한 목소리로 사진 촬영을 허락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알탄은 무너진 아파트 더미에서 주황색 외투를 입은 한제르를 발견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었던 것과 달리, 한제르는 건물 더미 위에 가만히 앉아있었다고 했다.알탄은 “더 가까이 들여다보니 남성이 건물 더미 밑으로 나온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며 “그래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알탄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내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세요’라고 외치고는 잡고 있던 딸의 손을 놓고 나에게 딸을 보여줬다”면서 “사진을 찍은 뒤 누군가 와서 소녀를 구조할 것을 기대하면서 기다렸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사진을 찍으면서 너무 슬펐다. ‘엄청난 고통’이라고 계속 중얼거렸고,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알탄은 “이 사진은 내가 지난 40여 년간 찍은 어떤 사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면서도 “수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나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건 재앙이었다”고 말했다. ● 전 세계 울린 사진 한 장…온정의 손길 쏟아져 한제르는 지진으로 폐허가 돼버린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앙카라로 이사했다. 한 사업가는 앙카라의 아파트 한 채를 내줬고, 현지 방송 채널에서 행정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줬다.한 예술가는 한제르와 딸을 그린 그림을 선물로 보냈다. 그림 속 딸의 모습은 천사로 묘사됐다. 한제르는 “이번 지진으로 어머니와 형제들, 조카들을 잃었다. 그러나 무엇도 내 아이를 묻는 것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그 고통은 형언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고통을 토로했다.
  • 화장실이야 방이야? 하루 1만원 中민박…침대와 변기가 ‘나란히’

    화장실이야 방이야? 하루 1만원 中민박…침대와 변기가 ‘나란히’

    아무리 깨끗해도 변기와 ‘동침’이 가능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최근 온라인에서 중국의 한 민박집의 방 구조가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중국 현지 언론인 신원천바오(新闻晨报)에 따르면 한 남성이 침대에 누워있는 동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남성이 누운 침대 바로 옆에는 믿기지 않겠지만 변기가 놓여 있다. 변기 위에는 남성이 먹은 듯한 음료수와 와인 잔, 과자가 놓여있다. 허난성 정저우(郑州)시에서 거주하는 1인 크리에이터 헤이마오창(黑猫长,ID)이라는 사람이 올린 이 영상은 1월 27일 이후 지금까지 이미 190만 조회수를 넘겼다. 이 남성이 찍은 영상을 보면 매우 좁은 방이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에어컨, 세면대, 변기와 침대, 창문도 있고 세면대 위에는 작은 거울도 있었다. 이 남성은 한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이런 방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체험해 보고자 일부러 이 방을 예약했다고 밝혔다. 하루 숙박비는 60위안, 한화로 약 1만 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다. 처음에 들어가서 잠깐은 ‘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기가 바로 코앞에 있다는 사실에 이상함을 느꼈고 비위가 약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는 이 방에 대해 “위생적이면서도 비위생적인 방”이라고 표현했다.그가 놀랐던 것은 방의 ‘흔적’으로 보아 꽤 많은 사람들이 묵었던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로 해당 민박의 종업원에게 확인한 결과 이 방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방”이라고 말했다. 이 방에 묵는 사람들 대부분이 근처 병원 진료나 시험을 보기 위해 잠깐 머무는 곳이고 워낙 공간이 부족해서 만든 방이라는 것. 게다가 방의 구조상 절대로 월세로 이곳에 묵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남성의 영상을 본 사람들은 “장 트러블 있는 사람들이 묵으면 딱 좋은 방 구조”, “화장실에 침대를 놓은 거네..”, “나는 죽어도 못 묵겠다”, “사진에서 냄새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 브라이언 “입 냄새 나는 여친과 결별” 사연

    브라이언 “입 냄새 나는 여친과 결별” 사연

    ‘금쪽 상담소’가 가수 브라이언의 ‘후각 과민증’을 조명했다. 24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한 7년지기 브라이언 매니저 홍승란은 “브라이언이 ‘방귀 뀌었어요?’, ‘머리 안 감았죠?’라고 물으며 항상 냄새가 난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냄새에 예민한 브라이언에게 옷을 입혀줄 때면 입냄새 걱정에 숨을 참고 입혀주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은 “사람을 보면 냄새가 얼굴에 붙어있다. 심하게 냄새 나는 사람은 못 만나겠다”고 고백했다. 브라이언은 “어릴 때부터 후각이 예민했다. 멀리서도 먼지 냄새가 날 정도다. 냄새 나는 친구와는 같이 있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여자친구의 입 냄새를 참지 못하다 결국 이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13년간 연애를 못하는 것도 예민한 후각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은 “예전 여자친구가 입 냄새가 심했다. 분명히 자기 전에 함께 양치를 했다. 그런데 침대에 나란히 누웠는데 불쾌한 냄새가 나더라. 입 냄새였다. 이불로 얼굴을 덮고 등까지 돌리고 자버렸다. 표정도 굳어버렸다”며 “차마 입 냄새 때문에 헤어지고 싶다고 말을 못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가 미운짓을 해버렸다. 말투도 일부러 차갑게 바꿨다. 차라리 저를 나쁜사람으로 기억하는게 낫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래서 결혼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와 같이 있을 수 없다. 누구도 만날 수 없으니 내가 심각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은영 박사는 브라이언은 단순히 냄새가 싫은 것이 아니라, 예민한 후각이 감정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들보다 후각이 과민해 온갖 종류의 냄새를 예민하게 느끼는 ‘후각 과민증’이라고 평가했다. 오 박사는 모든 감각 중 기억을 되살리는 데 후각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다며, 냄새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후각 기억’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브라이언은 맥주 냄새만 맡으면 아버지에 대해 회상, 하교 후 발 냄새까지 확인할 만큼 청결에 엄격했던 아버지에게 군대처럼 교육받으며 자랐다고 고백했다. 브라이언은 “청결하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혼났다. 청결과 위생에 엄격하셨다”고 말했다. 브라이언의 얘기를 진지하게 듣던 오 박사는 “브라이언은 엄격했던 아버지로 인해 부정적인 후각 기억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조건부 칭찬이 따르면 그것이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며 브라이언 역시 가치 판단 기준이 청결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냄새가 나는 사람에게 진심어린 걱정을 표현하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성공적인 경험을 해보는게 중요할 것 같다. 그러면 훨씬 일상생활이 편해질 것 같다”고 조언했다. 오 박사는 브라이언이 평소 예민한 감각 때문에 겪는 다른 불편함은 없는지에도 주목했다. 이에 브라이언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들로 20년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고백했다. 오 박사는 브라이언이 ‘정신적 과잉 활동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브라이언씨는 스스로 납득될 때까지 생각하는 사람이다. 모든 상황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내가 이해되고 납득이 되야 넘어가는 사람이다. 꼼꼼하고 완벽주의에 강박적 특성도 있다”라며 “문제들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라. 보자기 안에 생각한 고민들을 넣고 묶은 뒤에 제쳐 두라. 밀어놓은 고민은 내일 생각하자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 황장군 신현준의 재림 ‘살수’… 엉성한 액션 장면은 실수[영화 리뷰]

    황장군 신현준의 재림 ‘살수’… 엉성한 액션 장면은 실수[영화 리뷰]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신현준)의 심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문이 퍼진다. 그를 제거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다른 검객들이 이난을 쫓는다. 이난은 병든 몸을 이끌며 도망치고, 주막을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여인 선홍(김민경)에게 잠시 의탁한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살수’는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한 배우 신현준이 주연 이난을 맡아 눈길을 끈다. 이난은 어렸을 적부터 살수로 키워졌지만, 실은 정이 깊은 인물이다. 각본을 쓰고 연출한 곽정덕 감독은 “심장병에 걸려 오래 싸울 수 없는 늙고 병든 살수지만, 좀 웃길 수도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역에 신현준 배우가 제격이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사람을 죽이는 일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고, 다소 꺼벙하기까지 한 이난 역의 신현준은 마치 잘 맞는 옷을 입은 듯하다. 주막에서 실수투성이로 일할 땐 웃음을 주고 선홍과 그의 아들 칠복에게 구박받는 모습도 정겹게 다가온다. 그의 나이가 오십대 중반임을 고려하면 액션 장면 역시 칭찬할 만하다. 신현준은 기자 시사회 때 “예순이 되기 전 리암 니슨의 ‘테이큰’ 같은 영화를 찍고 싶었다. 예전에 맡았던 ‘장군의 아들’ 하야시라든가 ‘은행나무 침대’의 황장군 같은 캐릭터를 다시 해보고 싶었기에, 더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부상 입은 종아리에 항상 붕대를 칭칭 감고 온몸에는 파스를 붙이면서 촬영했다고 한다. 이난을 도왔다가 위기에 처한 선홍 역의 김민경, 그리고 정체를 숨기다가 본모습을 드러내는 이방을 맡은 이문식의 연기 역시 흠잡기 어렵다. 한쪽은 이난을 적절히 받쳐 주고, 한쪽은 이난을 제거하려는 역할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는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는 긴장감을 사정없이 떨어뜨린다. 이난을 제거하려는 다른 두 살수는 캐릭터 자체가 워낙 현실감이 떨어지는 데다가 시답잖은 대사를 던지면서 산통을 깬다. 일부 조연의 어설픈 연기도 관객의 몰입을 방해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재미의 핵심인 액션 장면이 밋밋하다는 데에 있다. 활이라든가 창 같은 무기 없이 모두가 칼만 들고 설쳐대고 컴퓨터그래픽(CG)도 쓰지 않아 곳곳에서 엉성함이 드러난다. 또 관군이나 산적들은 주연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너무 쉽게 죽어버린다. 액션 장면의 현실감이 떨어지다 보니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뚝뚝 떨어진다. 신현준의 고군분투에도 아쉬움만 남는 이유다. 101분. 15세 관람가.
  • 쿤스의 도자기 작품 ‘풍선개’ 관람객 실수로 박살

    쿤스의 도자기 작품 ‘풍선개’ 관람객 실수로 박살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제프 쿤스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가격이 약 5500만원에 달하는 ‘풍선개’를 한 관람객이 한순간 실수로 와장창 깨뜨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트 윈우드’ 아트페어 개막을 맞아 16일(현지시간) 밤 열린 VIP 프리뷰 행사에서 한 여성 관람객이 풍선개 작품이 놓인 투명한 받침대를 발로 차는 바람에 작품이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고 CNN이 19일 보도했다. 이 작품은 높이 40㎝, 길이 48㎝, 폭 16㎝ 크기의 2021년산 파란색 도자기 작품으로 가격은 약 4만 2000달러(5500만원)로 평가된다. 깨진 작품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799개의 풍선개 조각품이 제작됐다. 당시 행사장에서 놀란 직원들이 황급히 달려오자 이 여성은 얼굴이 빨개져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전시를 주최한 벨에어파인아트갤러리 측은 현재 보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깨진 작품을 팔 의향이 있냐고 제안한 수집가도 있다고 전했다. 쿤스의 동물 형상 조각은 값비싼 현대 미술 작품으로 인기가 높은데 2013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또 다른 풍선개 작품이 5840만 달러(756억 5700만원)에 팔렸다.
  • ‘어?’ 하는 새 5500만원 와장창…美관람객 쿤스 ‘풍선개’ 깨뜨려

    ‘어?’ 하는 새 5500만원 와장창…美관람객 쿤스 ‘풍선개’ 깨뜨려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제프 쿤스의 상징적 작품으로 가격이 약 5500만원에 달하는 ‘풍선개’를 한 관람객이 한순간 실수로 와장창 깨뜨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트 윈우드’ 아트페어 개막을 맞아 16일(현지시간) 밤 열린 VIP 프리뷰 행사에서 한 여성 관람객이 풍선개 작품이 놓인 투명한 받침대를 발로 차는 바람에 작품이 떨어져 산산조각났다고 CNN이 19일 보도했다. 이 작품은 높이 40㎝, 길이 48㎝, 폭 16㎝ 크기의 2021년산 파란색 도자기 작품으로 가격은 약 4만2000달러(약 5500만원)로 평가된다. 깨진 작품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799개 풍선개 조각품이 제작됐다. 당시 행사장에서 놀란 직원들이 황급히 달려오자 이 여성은 얼굴이 빨개져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전시를 주최한 벨에어파인아트갤러리 측은 현재 보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깨진 작품을 팔 의향이 있냐고 제안한 수집가도 있다고 전했다. 쿤스의 동물 형상 조각은 값비싼 현대 미술로 인기가 높은데 2013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또 다른 ‘풍선개’ 작품이 5840만 달러(약 756억5700만원)에 팔렸다.
  • 넷플릭스 ‘틴더 스윈들러’ 피해 여성이 그 사기꾼과 함께 시청했다

    넷플릭스 ‘틴더 스윈들러’ 피해 여성이 그 사기꾼과 함께 시청했다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틴더 스윈들러’(국내에는 ‘틴더 사기꾼’이란 더 흥미로운 제목이 가능할텐데 ‘데이트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는 직설적이고 교훈적인 제목으로 옮겨졌다)가 지난해 2월 공개됐는데 피해 여성이 억만장자 사기꾼 사이먼 레비에프와 소파에 나란히 앉아 114분짜리 다큐를 함께 시청했다고 영국 BBC와의 19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아 놀라움을 안긴다. 이때까지도! 이 피해 여성은 레비에프의 말만 믿고 있었다고 했다. 단 하나뿐인 여자친구인줄로만 알고 그녀는 남자친구를 지지하고 있었다. 이제야 완벽하게 그의 감정 통제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금발의 젊은 여성이 침대맡에 앉아 전화하고 있다. 머리카락이 얼굴에 딱 붙어 있는데 눈물이 굳는 바람에 그런 것이었다. 정강이에 찰과상이 보이고 눈가에는 피멍이 들어 있다. 얼굴은 붉게 상기돼 있다. 목소리는 비교적 명확해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를 알아들을 수 있다. 그녀 앞에 뚜껑이 열린 여행가방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지난해 3월 29일 휴대전화로 촬영된 동영상이다. 촬영하던 남성이 외친다. “다 구라야! 그녀에게는 아무런 일도 없었어!” 이 남자가 사이먼 레비에프, 이 다큐멘터리가 사기꾼으로 고발한 자칭 예술가였다. 여성은 이스라엘 모델 케이튼 콘린(23). 레비에프는 과감하게도 이 동영상을 둘 사이에 관련한 다른 동영상들, 문서들과 함께 영국 BBC에 보냈다. “그녀는 거짓말을 해요. 그녀는 거짓말을 해요”라고 적었다. 콘린은 “물론 그는 날 거짓말쟁이라고 해요. 자신을 고발한 모든 여성을 거짓말쟁이라고 불러요. 그는 내가 감정적 유린을 당한 얘기를 털어놓는 일을 원하지 않아요”라고 돌아봤다. 긴 얘기를 들어봐야겠다. “그는 너무 완벽해요. 두려움 따위도 없답니다.” 그의 원래 이름은 시몬 헤야다 하윳이었는데 법적으로 이름을 사이먼 레비에프로 바꿨다. 2020년 인스타그램을 보면 몇주는 두 이름을 모두 썼다. “처음에 우리 관계는 사랑 폭탄 같았다. 그는 나에게 홀딱 빠져들었다.” 레비에프는 모델 촬영 현장에 동반해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줬다. 집에 데려가 씻겨줬고, 길고 사랑 가득한 음성메시지를 남기곤 했다. 강렬했지만 그 나이답게 사랑은 그래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잠시 뒤 싸움이 시작됐다. 그가 외모, 옷, 몸무게, 피부색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고, 그녀는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그가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눈치를 보고 있다고 느꼈다.” 둘이 함께 한 18개월동안 친구들을 만나는 횟수가 계속 줄어들었다. 친구들은 그녀가 자신들이 한때 알았던 생기 넘치지도, 다채롭지도, 사교성 넘치는 사람도 더 이상 아니라고 말했다. “그들은 내가 회색이 됐다고 말하더라.” 불과 몇달 만에 레비에프는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한 번에 수천 달러를 빌려준 적도 있다. 콘린이 빼앗긴 돈은 15만 달러라고 했다. 보그 일본판, 그라치아 이탈리아판, 영국 잡지 월페이퍼 커버스토리에 실릴 정도로 국제적으로 알아주는 모델이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탄탄했고 그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콘린은 레비에프의 음성메시지 수십 통을 BBC에 보내왔다. 그는 때때로 소리 지르고, 자신의 돈이 투자에 묶여 있으니 제발 돈을 빌려달라고 애원한다. 한 번은 왜 돈을 갚을 수 없는지 설명하다 절규한다. “케이트, 나 백만장자야! 그리고 그게 팩트야. 한순간 묶인 것뿐이라고. 이해돼? 묶인 거야! 당신 뇌가 얼마나 뒤엉킨 것인지 이해했어? 그래서 새대가리란 거야. 난 묶인 거야, 케이트. 난 당신에게 훔치지 않았어. 내게 준 것들은 모두 당신 자유의지로 준 거야. 당신은 내게 빌려줬어. 난 묶였어, 그게 다야.” ‘틴더 스윈들러’는 90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다큐 1위를 차지했다. 데이트앱 틴더에서 만난 여자들을 속여 1000만 달러를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물론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둘이 함께 소파에 앉아 이 다큐를 함께 보고 있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난 모두 진실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의 변명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받는 자신을 느꼈다. 관계를 통제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공적인 자리에서, 예를 들어 미국 뉴스쇼 인사이드 에디션 같은 데 나가 자신을 옹호하도록 그녀를 설득하는 일은 쉬운 일이었다. “그는 내게 ‘만약 날 딱 붙어 지지해주면 사람들은 날 믿을 거야. 왜냐 당신은 여자니까’” 그 때 그녀의 인스타그램에는 이 다큐 맨 끝에 나오는 그녀 사진을 캡처해 올리며 욕설하는 내용이 쏟아졌다. “사람들이 암에 걸리거나 자동차에 치여버렸으면 좋겠다더군요. 내가 그와 관여했기 때문에 이 모든 최악을 받아들일 만하다는 거였어요” 둘의 논쟁이 악화됐고 지난해 3월 29일 정점에 이르렀다. “그가 떠나버렸다. 난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짐을 싸기 시작했다.” 점점 물리적인 싸움으로 변했다. 그가 밀치기 시작했고 날카로운 것과 부딪쳐 찰과상을 입게 만들었다. “피를 흘렸다. 죽었다고 느껴졌다. 난 스스로 끝내고 싶었다.” 이 일 때문에 싸움은 잠시 사그라들었다. 그녀가 앰뷸런스를 부르자 레비에프는 영상을 촬영하다 그녀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외쳤다. 병원에 간 다음 경찰에 레비에브를 고발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BBC가 코멘트를 요청하자 레비에프는 45분 만에 이메일 아홉 통을 보내왔다. 며칠 뒤에 동영상 공유 앱인 카메오에 두 통의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왔다. 콘린이 자신에게 소리지르고 붙잡는 동영상과 왓츠앱 메시지 스크린샷 등이었다. 레비에프는 어떤 여성도 신체에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정폭력 전문가인 재니 스털링은 낯익은 패턴이라고 지적한 뒤 “많은 가정폭력 남성들이 파트너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둘러댄다. 그러나 그들은 지독하게 통제하고 지독하게 신랄하며 상대를 업신여기고 위협해댄다. 신체적 위해를 가하는 일은 이 모든 유린 행위가 최정점에 이른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말했다. 레비에프는 잠깐 옥살이를 한 뒤 추가 기소되지 않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당당히 복귀해 수천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여전히 비싼 자동차를 운전하며 아름다운 여인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올려놓는다. 몇몇 동영상을 보면 사람들은 그와 함께 사진 찍자고 요청한다. 그는 특정인을 겨냥한 화상 메시지 하나에 82달러, 전화 한 번에 165달러란 요금을 책정했다. 현재 콘린은 살이 붙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는 전 세계 유일한 모델일지 모른다. 레비에프와 지낼 때는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너무 빠졌다는 것이었다. ‘틴더 스윈들러’가 공개되고 일년이 흘렀는데 다시 모델 일이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제는 젊은 여성들에게 그런 불행하고 강요받는 관계는 내면의 문제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똑같은 상황에 처한 여성이 내가 경험하고 내가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내가 그와 있을 때보다 얼마나 더 강해졌고 더 아름다워졌는지 봤을 것이다.바라건대 그녀 역시 (그를) 떠날 수 있음을 알게 됐으면 한다.”
  • 관람객 손 갖다댔을 뿐인데 제프 쿤스의 ‘풍선개’ 산산조각

    관람객 손 갖다댔을 뿐인데 제프 쿤스의 ‘풍선개’ 산산조각

    깜짝이야! 나이 지긋한 여성 귀빈 관람객이 손을 갖다 댔을 뿐인데. 생존 작가 중 최고가 판매 기록을 보유한 미국의 유명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작품이 산산조각이 났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아트페어 ‘아트 윈우드’ 개막을 앞두고 귀빈 프리뷰 행사를 진행하던 중 예술작품 수집가로만 알려진 이 여성이 쿤스의 ‘풍선개’(Ballon Dog)에 손을 갖다대는 바람에 받침대에서 떨어뜨렸다. 4만 2000 달러(약 5460만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 이 도자기 작품은 최소 100조각 이상으로 깨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처음엔 얼굴 없는 그래피티 작가인 뱅크시 류의 계획된 행위예술인 줄 알았던 다른 관객들은 직원들이 황급히 달려오고 이 여성의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을 보고서야 사고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미술작가 겸 수집가인 스티븐 갬슨은 마이애미 헤럴드에 “그 여성은 진짜 풍선인지 확인해보려고 만진 것 같다”면서 다른 작품들보다 깨진 ‘풍선개’ 조각들을 보려고 몰려든 관객이 훨씬 많았다고 밝혔다. 조각을 깨뜨린 여성은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했으며, 빨리 그 자리를 떠나고 싶어한 것으로 보였다고 이 작품을 전시한 벨에어파인아트 갤러리 측은 전했다. 이 갤러리의 예술고문 베네딕트 칼룩은 “하나의 이벤트였다!”면서 “모든 사람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려고 몰렸다”고 말했다.쿤스가 만든 ‘풍선개’ 작품은 모두 수천 점으로 다양한 색깔과 크기, 재료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 중 가장 큰 것은 높이가 3m에 이르는 것도 있지만 이번에 깨진 작품은 ‘강아지 급’으로 높이 40㎝, 길이 48㎝의 파란색 자기 조각상이다. 쿤스는 지난 2017년 유명 래퍼 제이지와 협업해 높이 12m로 그의 공연 무대에 서 있다가 나중에 바람을 빼버리는 풍선개 풍선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적도 있다. 지난 2013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5840만 달러에 팔린 오렌지색 ‘풍선개’는 쿤스에게 살아있는 작가 중 최고 낙찰가 기록을 안겨줬다. 이 기록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 ‘예술가의 초상’(9030만 달러)에 의해 깨졌으나, 쿤스의 다른 작품 ‘토끼’가 2019년 5월 9107만 5000 달러(9110만 달러란 기사도 있다)로 다시 최고가 기록을 되찾았다. 다행히 이번 작품은 보험을 들어둔 상태라 파손 배상을 해야 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 아트페어에서 박살이 난 ‘풍선개’ 조각들은 상자에 담겨 보험사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지만, 깨진 조각도 비싸게 팔릴 수 있을 전망이다. 갬슨은 갤러리 측에 깨진 조각들을 팔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고, 갤러리가 현재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세드릭 보에로 벨에어파인아트갤러리 프랑스 지역 책임자는 이번 사고로 쿤스의 파란색 ‘풍선개’ 조각 작품이 799점에서 798점으로 줄어 희소성과 가치가 높아졌다며 “수집가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 대충 씻는다? 당신이 몰랐던 내시경 세척 ‘9단계’ [메디컬 인사이드]

    대충 씻는다? 당신이 몰랐던 내시경 세척 ‘9단계’ [메디컬 인사이드]

    수백명 쓰는 내시경 과연 깨끗할까?바이러스·세균 원천 차단하는 ‘9단계 세척’숨가쁜 그 현장…모든 단계는 ‘이유’가 있다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할 때마다 ‘감염’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수많은 검사가 이뤄지는 내시경을 과연 제대로 세척할까. 직접 내시경을 들여다 보는 것도 아니어서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받는다고 토로합니다. 심지어 대충 물이나 소독액에 담근 다음 닦아서 바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시경 세척을 기준 없이 중구난방으로 할 것 같지만 분명한 원칙이 있습니다. 학계가 정한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데, 그 단계가 무려 ‘9단계’나 됩니다. 검사를 마친 직후부터 시작되는 숨가쁘고 복잡한 그 세척 과정을 들여다봤습니다.●검사 종료와 동시에 세척 시작…1단계도 간단치 않다 18일 대한소화내시경학회 내시경 세척·소독 지침과 대한소화기내시경간호학회의 ‘올바른 내시경 세척·소독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내시경 세척은 전세척→기기이송→누수점검→세척→헹굼→소독→헹굼→건조→보관 등의 매우 복잡한 단계를 거칩니다. 전세척, 세척, 소독, 헹굼, 건조, 보관 등 세척 과정만 본다면 6단계이지만 전체 관리 과정을 모두 포함시키면 9단계입니다. 의료진은 내시경 검사가 끝나도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본격적인 세척에 앞서 1단계 ‘전세척’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1단계조차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내시경 검사가 끝나면 의료진은 가능한 빨리 침상 옆에서 세정액 또는 멸균 증류수를 묻힌 1회용 천이나 거즈로 내시경 표면의 이물질을 닦습니다. 이어 내시경 앞쪽 끝을 세정액에 담그고 15초 정도 빨아들인 뒤 공기를 빨아들이는 작업을 반복해 내시경 내부의 오염물질을 제거합니다. 내시경 내부 관에 달라붙은 체액과 혈액이 굳으면 정교한 소독작업으로도 떼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재빨리 구멍을 통해 물을 흘려보내는 작업도 합니다. 만약 이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균막’이 형성돼 소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후 공기를 빨아들이는 것으로 1단계 작업이 끝납니다.2단계는 세척실로 보내는 ‘이송’입니다. 환경오염이나 사람 손을 타 교차감염이 발생하는 걸 막아야 합니다. 따라서 규격화된 이송 전용 용기에 넣고, 세척실과의 거리가 멀면 뚜껑이나 방수포를 덮어 가져갑니다. 세척실은 반드시 검사실과 분리돼 있어야 합니다. 3단계로 ‘누수점검’이 이뤄집니다. 흡인 밸브, 송기·송수 밸브와 겸자(조직을 잡거나 누르는 장치)공 고무마개 등 분리할 수 있는 모든 부품을 분리한 뒤 ‘누수점검기’에 연결해 누수가 되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수리를 의뢰합니다. 내시경 전체를 물이 담긴 용기에 넣고 30초간 관찰한 다음 연속적으로 기포가 나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문제가 있는 제품을 그대로 세척하면 손상 부위가 더 커지기 때문에 1회 사용 때마다 점검해야 합니다.●마실 수 있는 물로 ‘헹굼’…‘물기 제거’ 왜 중요할까 숨가쁜 작업이 이어지다 4단계에 이르러 드디어 ‘세척’에 들어갑니다. 내시경을 물과 혼합한 세정제에 담그고 겉부분을 닦습니다. 이후 가장 중요한 튜브 내부와 이어지는 3개의 구멍에서 솔질이 이뤄지는데, 솔을 끝까지 꼼꼼하게 밀어넣어 닦습니다. 내부로 흘려보내는 세척액은 세척작업을 할 때마다 새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솔로 닦기 어려운 부분은 세척액에 넣은 다음 ‘초음파 세척기’로 추가 세척합니다.5단계로 깨끗한 물로 세척액이 닿은 부위를 모두 씻어내는 ‘헹굼’ 작업이 이뤄집니다. 여기서 수질이 매우 중요한데, ‘마실 수 있을 정도의 물’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6단계는 ‘소독’입니다. 세척이 끝나면 겉면은 마른 천으로 닦고, 내부는 공기를 강하게 불어넣어 물기를 없앱니다. 만약 물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소독액이 희석돼 내부의 미생물을 제대로 제거할 수 없습니다. 물기를 꼼꼼하게 제거한 뒤 각종 밸브와 세척솔을 소독액에 담그고, 내시경 튜브 내부로 소독액을 주입하는 작업을 합니다. 이 때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습니다. 안에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모든 부위에 소독액이 들어차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자동 세척소독기’도 많이 활용되고 있어 세척 작업자가 소독약에 노출될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자동 세척소독기를 사용할 때도 반드시 오염물질이 붙어있는 구석 부위는 직접 솔로 세척해야 합니다.7단계로 다시 ‘헹굼’ 작업이 진행됩니다. 고농도 소독액은 인체에 해로울 수 있고 내시경 부식을 일으키기 때문에 세척과정 뒤 진행하는 헹굼과 똑같이 꼼꼼히 모든 부분을 씻어냅니다. 8단계는 ‘건조’입니다. 우선 내시경 외부를 깨끗한 천으로 닦고 내부는 알코올을 통과시키는 작업도 진행합니다. 미생물 증식을 막기 위해선 ‘에어건’ 등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건조 작업을 해야 합니다. 9단계가 마지막 ‘보관’입니다. 내시경 전용 보관장에 수직으로 걸어놓는데, 보관장은 닫힌 상태로 두되 적절한 환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보관장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매일 환경소독제로 닦아줍니다. 내시경 입구 부위를 면봉으로 닦아 미생물 배양검사를 하는 등 엄격한 감염관리를 하는 의료기관도 있습니다. ●세척지침 10년 동안 4차례 개정…관리 강화 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등 관련 학계는 복잡한 과정으로 이뤄진 내시경 세척·소독지침을 2011년부터 2020년까지 4차례 개정하고 정부 고시로 지정해 관리를 계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 내시경 세척·소독 과정을 건강보험 수가로 보상해 의료기관의 관리 강화를 유도해왔습니다. 이런 지원책까지 동원된 건 동네의원 같은 소규모 의료기관에서 내시경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원급 의료기관 3288곳을 조사해봤더니 54곳은 위내시경, 34곳은 대장내시경 세척·소독을 지침대로 하지 않고 부실하게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2015년 로스앤젤레스의 한 대학병원에서 담관 질환에 쓰는 ‘십이지장경’을 사용하다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돼 환자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16년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 이후 병원 내 감염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위내시경 검사만 한해 1000만건이 넘게 이뤄지고 있어 철저한 감염 관리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원을 방문한 검사자들이 안심하고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내시경 세척·소독 지침을 최대한 준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편으로, 매일 복잡한 지침을 따르느라 땀흘리는 수많은 의료진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 여고생 침실에 CCTV 카메라가?…범인은 의붓 아버지 [여기는 중국]

    여고생 침실에 CCTV 카메라가?…범인은 의붓 아버지 [여기는 중국]

    의붓아버지가 여고생 딸의 침실에 몰래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침실을 지켜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더욱이 이번 사건에서 가해 남성과 재혼한 여고생의 친모가 이미 이 사실을 알고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사실까지 알려졌다. 지난 15일 중국 랴오닝성 푸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피해 여고생이 의붓아버지가 자신의 침실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지켜 본 사실을 알고도 이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친모를 비판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영상 속 피해 여고생은 자신의 침실 천장에 침대가 정면으로 보이는 지점에 언제부터인지 소형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고, 이 사실을 모친에게 알려 신고하려던 중 그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침묵해 분노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여고생은 “재혼 가정을 꾸린 엄마가 남편과의 사이가 벌어져 이혼 위기까지 가는 것을 막고자 침묵했다는 것을 알고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느냐”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곧장 침실에 설치된 카메라를 증거로 관할 경찰에 의붓아버지를 신고했다. 이후 관할 교육 당국은 전문 심리 상담사를 피해 학생에게 파견해 성적인 접근이나 폭행 등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와 심리 상담 등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 여학생이 미성년자라는 점을 고려해 개인 정보에 대해서는 일절 비공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또,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피해 여학생의 친언니가 고향으로 돌아와 외곽의 외할머니댁으로 거주지를 옮겨 가해자인 의붓아버지와 격리된 장소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고생은 재혼한 친모와 의붓아버지, 그리고 의붓아버지와 친모 사이에 낳은 남동생과 함께 한집에 거주해왔다. 그의 친언니 A씨는 의붓아버지를 피해 대학 졸업 후 곧장 베이징으로 거주지를 옮겨 직장 생활을 해왔으나, 최근 여동생의 피해를 전달받고 귀향한 상태다. 사건 이후 사실상 피해 여고생을 돌보고 있는 A씨는 “어머니가 재혼 가정이 깨지는 것이 두려워서 의붓아버지의 범행을 알고도 그를 두둔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 점이 가장 화나는 부분이다. 아이들이 어떠한 피해를 입어도 침묵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어머니라 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 “요즘 中 화장실 보다 낫네”…中 궁궐터서 2400년 전 수세식 변기 발견

    “요즘 中 화장실 보다 낫네”…中 궁궐터서 2400년 전 수세식 변기 발견

    서양 화장실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수메르 문화의 중심지였던 유프라테스강 하류에서 기원전 23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수세식 변기가 발견된 것이 인류 역사상 첫 수세식 변기라는 게 정설처럼 알려진 상황이다. 또, 로마 시대에는 현재 공중 화장실과 가장 유사한 형태인 칸막이나 문이 없는 긴 의자형 변기에 여러 명이 앉아 변을 보는 방식의 공중변소도 있었을 정도로 화장실 문화가 조기에 발달했다. 하지만 인분을 주로 농업용 거름으로 활용해왔던 아시아에서는 수세식 대신 수거식 위주의 화장실 문화가 발달해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이를 보기 좋게 뒤집는 유적이 중국에서 발견돼 화제다. 최근 중국 산시성 시안시 동북부 옌량구에 위치한 위에양성(栎阳城) 궁궐터에서 귀족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고급 수세식 변기가 발견된 것. 위에양성은 진나라 말기와 한나라 초기 유방이 도읍으로 삼은 유적지로 지난 2013년 4월 대형 궁궐터가 차례로 발견돼 지금까지 ‘진한궁성’으로 불리며 이 구역에 일대를 중심으로 발굴팀이 대거 투입돼 발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바로 이곳에서 최근 약 2400년 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수세식 변기가 발견돼 관심이 쏠렸다. 이번에 발견된 유물은 고대 중국 역대 궁궐터에서 된 유일한 변기류의 유물이자 고고학적으로도 최초의 중국식 수세식 변기라는 것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설명이다. 이 유물은 중국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가 전적으로 담당해 발굴을 진행 중이다. 수세식 변기는 궁궐 3호 건물터 서쪽에서 확인됐으며, 이 일대가 주로 귀족과 왕족들의 화장실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짐작했다. 발견된 유물은 변기 받침대와 하수구로 연결되는 원형의 통 등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받침대 위는 용변을 볼 때 실제로 사용하는 부분이었으며, 하단은 오물을 밖으로 연결하는 배출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짐작됐다. 다만 유물 중 일부는 훼손돼 변기 상부 구조의 정확한 형태는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이 의외의 반응을 보여 눈길을 모았다. 한 누리꾼은 “2000년 전이든 2만년 전의 것이든 그때 당시 얼마나 깨끗하고 발전된 화장실이 있었는지가 무슨 소용이냐”면서 “현재 중국의 화장실 문화는 최악인 것으로 악명 높다. 살아 있는 현대의 중국인을 위한 화장실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악명 높은 중국의 낙후된 화장실 실태를 꼬집은 것이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고대인들의 지혜라고 호들갑 떨 것이 없다”면서 “현재 중국의 현대인들은 그보다 못한 수준의 지능을 가진 것도 아닌데, 왜 그보다 더 낡은 화장실 시설과 문화를 가졌는지 의아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 [길섶에서] 동상이몽/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동상이몽/박현갑 논설위원

    꿈 때문에 잠을 설칠 때가 있다. 침대에 누웠으나 이내 뒤척이다 시공간을 초월한다. 회사 동료나 가족, 친구들도 만난다. 타임머신으로 이동한 듯 미래인지, 과거인지 알 수 없는 공간에 놓이기도 한다. 돌아다니다 헛소리를 해대고 식은 땀을 흘릴 때도 있다. 눈을 뜨면 꿈속 장면은 뇌리에서 사라진다. 누구는 꿈 덕에 복권 당첨 등 횡재한다는데 그런 길몽은 갖질 못했다. 오히려 잠을 설치다 기상 알람을 놓친 기억뿐이다. 일부 뇌 기능은 잠자는 동안에도 깬 상태라 근심이나 불안감이 심하면 꿈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나이 들수록 꿈속을 헤매는 경우도 많다. 화려하고 꿈같던 시절을 회상하거나, 허투루 보낸 지난날을 아쉬워하는 것일지 모른다. 누구나 꿈을 꾼다. 물론 모두가 바람대로 소원을 이루는 건 아니다. 하지만 돈키호테 같은 무모해 보이는 몽상가들이 있기에 꿈은 조금씩 현실이 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정신 맑은 꿈은 가꿀 일이다.
  • “똑똑! 새해 인사 드려요” 금천주민 다독다독[현장 행정]

    “똑똑! 새해 인사 드려요” 금천주민 다독다독[현장 행정]

    “난방비가 5000원밖에 나오지 않아 다행이네요. 지원금이 이미 적용돼서 적게 나왔을 겁니다. 추가 지원금도 나오니 요금 걱정하지 말고 따뜻하게 지내십시오.” 추위가 한풀 꺾인 지난 6일 오후.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이 독산4동 황모(83) 할머니의 집을 방문했다. 황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 정부 보조금으로 홀로 생활하고 있다. 골다공증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요양보호사로부터 매일 오전 돌봄서비스를 받는다. 황씨는 작은 주방과 방 한 칸이 딸린 반지하 집에 살고 있다. 집에 들어서니 침대와 TV, 소형 냉장고, 벽걸이형 에어컨, 옷장, 간이 식탁 등 단출한 세간살이가 눈에 들어왔다. 비교적 잘 정돈된 상태였다. “집이 깨끗하다. 평소에 잘 정리하시나 보다”라고 유 구청장이 말을 건네자 황씨는 미소 띤 채 “복지사분이 자주 와서 끼니도 챙겨 주고 청소도 해 준다”고 답했다. 유 구청장은 이어 “어제(5일) 대보름 부럼은 잘 드셨냐”고 물었고, 황씨는 “동사무소와 복지사분이 나물이나 오곡밥 등을 잘 챙겨 주셨다. 어느 자식들이 그렇게 하겠냐.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씨는 “시아버지가 유복자라 친척이 별로 없어 외로웠는데 구청 분들이 잘 챙겨 주신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유 구청장은 황씨의 두 손을 꼭 잡은 채 “겨울이 끝날 때까지 건강 잘 챙기시고, 더욱 정정한 모습으로 올 한 해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 다시 찾아뵙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유 구청장의 일정은 ‘찾아가는 새해인사회’의 하나였다. 동주민센터 강당에 모여 진행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의 생활 속에서 지역 현안을 살피고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7일까지 지역 10개 동의 경로당과 복지관, 문화센터 등 주요 시설을 방문했다. 황씨와 같은 홀몸 어르신이나 모자 가정 등 소외된 이웃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유 구청장은 이날 독산4동 주민센터를 찾아 스포츠댄스와 헬스 등 자치회관 프로그램 수강생들에게 일일이 인사했다. 주민자치분과회 회의에도 참석했다. 주민들은 헬스장 등의 시설 개선과 마을 축제 활성화 등을 건의했다. 유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토끼는 귀가 커 다른 이들의 말을 잘 듣는다. 소통을 잘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심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께 새해 인사도 했다. 유 구청장은 “현장을 찾아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이야기를 들으면 풀기 어려운 지역 현안도 해법이 보이기 마련이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금천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 “조롱이 찬사가 됐다”…튀르키예로 보낸 ‘월드컵 숙소’

    “조롱이 찬사가 됐다”…튀르키예로 보낸 ‘월드컵 숙소’

    “컨테이너에서 자는 데 200달러는 비싸다.” “화장실인 줄 알았다.” 카타르는 2022 월드컵 당시 관광객 숙박 시설로 컨테이너 숙소를 마련했다가 혹평을 들었다. 컨테이너 객실은 2인실로 두 사람이 사용할 침대와 옷장, 냉장고, 탁상 등이 배치돼 있고, 필수품인 에어컨과 선풍기도 설치돼 있지만 내부가 비좁아 불편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숙박비가 1박에 740리얄(약 27만원)로 웬만한 호텔 가격과 맞먹었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월드컵이 끝나면 컨테이너 숙소를 주거시설이 열악한 빈곤국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약속했고, 최근 규모 7.8의 지진으로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한 튀르키예로 숙소를 보내면서 그 약속을 지켰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개발 기금은 컨테이너 숙소와 카라반 등 이동식 숙소 1만대를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이날 카타르 하마드 항구에선 이동식 숙소 350대를 실은 선박이 튀르키예로 출발했다.카타르의 이동식 숙소가 혹한의 날씨에 거리에 내몰린 이재민들에게 쓰인다는 소식에 트위터 등 SNS에서는 찬사가 쏟아졌다. 뿐만 아니라 카타르는 튀르키예에 구조인력 130명, 구호물자 100톤(t)을 지원했다. 카타르는 튀르키예와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은 이날 이스탄불을 직접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나 지진 피해를 위로하기도 했다. 대지진 이후 튀르키예를 방문한 첫 외국 정상이다. 카타르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심각한 상황을 고려했다”며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꼭 필요한 것을 즉각적으로 지원을 하기 위해 피해 지역으로 이동식 숙소를 보낼 것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 “3일간 내 손으로 딸 시신 꺼냈다”…사진 속 ‘그 아버지’ 사연 [튀르키예 지진]

    “3일간 내 손으로 딸 시신 꺼냈다”…사진 속 ‘그 아버지’ 사연 [튀르키예 지진]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지역에서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4시경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3만 7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사망한 딸을 눈앞에 두고 떠날 수 없었던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미국 CNN이 14일 공개한 인터뷰의 주인공은 튀르키예 마라시주(州)의 마라시에서 잔해에 깔린 채 숨을 거둔 딸의 손을 차마 놓지 못했던 아버지 메수트 한세르다. 한세르가 15살 된 딸의 시신 곁에 앉아 잔해 밖으로 간신히 보이는 손 하나를 잡고 있는 모습은 튀르키예 지진의 참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진이 됐다.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한세르의 딸은 마라시에 있는 할머니의 집을 방문 중이었다. 침대에서 잠을 자는 동안 지진이 발생했고, 빠져나올 틈도 없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한세르는 CNN에 “지진 소식을 듣자마자 딸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딸의 몸 위로 큰 대들보가 누르고 있어서, 딸이 살 수 있다는 희망은 없었다”고 당시를 전했다.  이어 “딸의 하반신은 잔해에 깔려 있었고, 불행하게도 지진이 일어났을 때 그 자리에서 즉사한 것 같았다. 달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어머니, 아버지, 형제자매를 잃는 것과는 다른, 아이를 잃는 또 다른 차원의 절망을 느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한세르는 침대에 누운 채 희생된 딸의 손을 잡고 시신이라도 수습할 수 있길 희망했다. 하지만 현장은 아수라장이었고, 도움을 청할 수 있을 만한 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3일 내내 나의 노력으로, 내가 가진 수단(손과 간단한 도구)을 통해 딸에게 간신히 다가갔다. 하지만 잔해 속에 아직 많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와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은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움을 줬다. 하지만 안전상 굴착기는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3일 동안 딸의 시신을 수습한 그에게는 또 다른 절망이 남아있다. 다른 가족들도 한세르의 딸이 숨진 집에 함께 있었던 탓에, 어머니와 두 형, 처형과 그의 어린 딸까지 7명이 실종됐다. 아직 잔해 속에 있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생존 여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다른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집도 심하게 훼손돼 돌아갈 곳도, 돌아갈 수단도 없는 상황이다. 그는 가족과 보금자리를 모두 잃었다.  튀르키예에서 이번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은 5700채 이상이다. 현지에서는 정부가 지난 20여 년간 징수한 지진세(특별통신세)의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건물의 부실공사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영국 BBC는 “약 880억 리라(약 5조8000억 원)이 재난 예방과 긴급대응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튀르키예 정부는 이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공개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동생과 조카들이 잔해 속에 갇혀 있다는 한 주민은 “사람들이 (7일) 아침에 봉기했다. 경찰이 개입해야 한다”면서 “1999년 이후 걷힌 우리의 세금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라고 반문했다.  CNN은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의 늑장 대응에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다”면서 “당국은 건물 붕괴와 관련한 방임 혐의로 부동산 개발 업자들을 잇따라 기소 및 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 똑똑한 너, 탁자도 되고 공기청정기도 되네… 색·밝기 바꾸는 ‘무드등’에 또 반했네[전지적 체험 시점]

    똑똑한 너, 탁자도 되고 공기청정기도 되네… 색·밝기 바꾸는 ‘무드등’에 또 반했네[전지적 체험 시점]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IFA)에 처음 등장한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 다양한 혁신 가전의 위세 속에서도 이 제품이 유독 눈에 띄었던 건 가구인 듯 가전인 듯 역할이 전방위적이면서도 간결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어서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이어 온 최근 ‘방방마다’ 공기청정기로 유용한 에어로퍼니처를 직접 써 보며 이런 특색에 더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똑똑한 기능들을 체감할 수 있었다. 먼저 안방이나 아이 방 침대 옆에 협탁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은데 방에 공기청정기와 작은 테이블이 있었으면 싶은 가정이라면 이 두 가지 요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효자템’으로 추천할 만했다. 집안의 운동기구를 어느 순간 빨래 건조대로 쓰며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는 게 일반적인 경험들이나 에어로퍼니처는 처음부터 공기청정기이자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게 잉태된 제품이라 책이나 안경 등 기기 주변에서 쓰던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두거나 늘 어디 뒀는지 찾게 되는 휴대전화를 순간순간 올려 놓기에도 편리했다. 특히 테이블 형태의 상단에 스마트폰이나 무선 이어폰 같은 스마트 기기를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올려만 놓으면 자동으로 충전되니 따로 충전기를 찾아 연결하는 번거로움을 덜어 줬다. 깔끔한 테이블 형태라 안방, 서재, 자녀 방 등 어느 공간에나 녹아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기 상단인 테이블은 원형이나 트랙형 두 가지 형태이고 색상은 화이트, 옐로, 로제 등 3종에 김선우 작가 한정판 디자인 2종까지 더해져 하단과 맞추면 20가지로 조합이 가능해 색과 형태, 패턴을 취향이나 일상을 영위하는 방식에 따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를 쓸 때 많은 고객이 민감해하는 것이 특히 ‘소음’이다.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나빴던 최근 며칠 동안은 잘 때도 청정 기능을 가동해 봤다. 잠잘 때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편이지만 침대에서 두 뼘 정도 거리에 청정 기능 취침 모드로 켜 놓고 잤을 때 미약한 백색소음 정도로 수면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았다. 취침 모드에서는 21데시벨(dB)로 도서관 소음(40dB)보다 대폭 낮은 수준이라 가능한 경험이었다.기기를 처음 들일 때만 해도 전혀 주목하지 않았던 ‘무드등’ 기능은 의외로 유용했다. 특히 이제 수면 독립을 시도해 보려는 초등 저학년 아이 방에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따로 잘 때면 무섭다고 침대 머리맡에 작은 촛불 전구를 켜 놓고 자던 아이 방에 에어로퍼니처를 놓아 주니 ‘LG 씽큐’ 앱에서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색상의 무드등을 골라 켜 놓고 잠드는 패턴이 이뤄졌다. 무드등은 청정기 가동 여부와 상관없이 따로 켜고 끌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당초 기기 자체에서 무드등의 조도 조절은 두 가지 단계로만 가능했고 색상도 하나로만 고정돼 있었다. 하지만 ‘LG 씽큐’ 앱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니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해졌다. 조명 색은 보라, 핑크, 블루, 옐로, 그린, 레드 등 8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고 밝기 조절도 20%, 40%, 60%, 80%, 100% 등 5가지 단계로 세분화해 선택할 수 있어 내가 머무르는 공간의 분위기를 그날의 기분과 필요에 따라 연출하는 재미를 줬다.
  • [튀르키예 참사의 기록]“1층 묵을래, 위층 묵을래?”… 매 순간이 공포였다

    [튀르키예 참사의 기록]“1층 묵을래, 위층 묵을래?”… 매 순간이 공포였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을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 여파로 곳곳이 폐허로 변해버렸다. 아직 수 많은 이들이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데도 구조 작업은 더디고 시간만 빠르게 흐르면서 살아남은 이들을 더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한 순간에 가족, 친구, 보금자리를 모두 잃은 생존자들은 질병, 추위, 굶주림이라는 또 다른 재난과도 싸워야 한다. 이 곳에 과연 희망이 있을까 싶지만 폐허 속에서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이들은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제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한 재난의 현장에서 서울신문은 절망이 아닌 희망의 기록을 써내려 간다는 심정으로 현지 상황을 기록한다. “당장 일어나. 우리 나가야 해!” 통역을 해 주는 베이사(25)가 기자를 깨운 건 12일 오후 9시 30분(현지시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의 한 호텔이었다. 규모 4.8의 여진이었다. 1인용 침대가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흡사 방바닥 바로 밑에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작은 여진일까 해서 기다리던 베이사는 벽에서 나는 ‘우드득’ 소리를 듣고 기자를 깨웠다고 했다. 모든 짐을 버려둔 채 신발을 꺾어 신고 뛰쳐나갔다. 3층에서 1층까지 가는 짧은 시간 동안 ‘내려가다 무너지면 어쩌지’, ‘머리를 감싸고 내려가야 하나’ 온갖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1층엔 이미 밖으로 나온 투숙객들이 모여 있었고, 호텔 직원은 도리어 평온한 표정으로 “이 정도 지진으로는 무너지지 않는다”고 안심시켰다. 그럼에도 투숙객들은 1층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다. 방 대신 문 앞 복도에서 자는 사람도 있었다. 튀르키예 남동부 지역은 가는 곳마다 폐허였다.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차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기름을 아끼기 위해 차가 따뜻해지면 바로 시동을 껐다. 그나마 피해가 덜한 곳에서 가까스로 숙소를 잡으면 호텔 직원이 물었다. “1층에 묵을래요, 위층에 묵을래요.” 건물이 무너지면 살 가능성이 큰 곳을 선택하라는 뜻이었다. 피해가 큰 곳 중 하나인 안타키아는 무너지지 않은 건물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주민들은 대한민국 긴급구호대를 보면 “내 가족이 저 아래 있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베이사는 차마 이들을 외면하지 못해 구호대에 이들의 말을 전했다. 구호대는 “이미 사망했다면 구조작업을 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여진의 공포와 영하의 날씨 외에도 치안은 주민들에게 또 다른 위협이었다. 이스탄불에서 파견 온 경찰은 “하루에 절도범 20명을 잡았다”며 “가방만 있어도 표적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전날엔 바로 옆에서 칼을 든 남성이 핸드백을 든 여성을 위협해 경찰이 공포탄을 쐈다. “위험한 순간이 자꾸 생기네”라는 기자의 말에 베이사는 딱 잘라 말했다. “지금까지 위험하지 않은 순간은 단 1초도 없었어.”
  • ‘공기 청정’되는 탁자, 카멜레온처럼 색 바꾸며 일상도 색다르게..LG 에어로퍼니처 써보니

    ‘공기 청정’되는 탁자, 카멜레온처럼 색 바꾸며 일상도 색다르게..LG 에어로퍼니처 써보니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IFA)에 처음 등장한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에어로퍼니처’. 다양한 혁신 가전의 위세 속에서도 이 제품이 유독 눈에 띄었던 건 가구인 듯 가전인 듯 역할이 전방위적이면서도 간결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어서였다.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나쁨’이 이어져온, 최근 ‘방방마다’ 공기청정기로 유용한 에어로퍼니처를 직접 써보며 이런 특색에 더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똑똑한 기능들을 체감할 수 있었다. 먼저 안방에도 아이 방에도 침대 옆에 협탁을 따로 두지 않고 있는데 방에 공기청청기도 넣고 싶고 작은 테이블도 쓰고 싶은 가정이라면 이 두 가지 요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효자템’으로 추천할 만했다. 실내 공간에 운동기구를 놓으면 어느 순간 빨래 건조대로 쓰며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는 게 일반적인 경험들이나 에어로퍼니처는 처음부터 공기 청정기이자 테이블로도 활용할 수 있게 잉태된 제품이라 읽던 책, 안경 등 기기 주변에서 쓰던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두거나 늘 어디 놔뒀는지 찾게 되는 휴대전화를 순간순간 올려두기에도 편리했다. 특히 테이블 형태의 상단에 스마트폰이나 무선 이어폰 같은 스마트 기기를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올려만 놓으면 자동으로 충전이 되니 따로 충전기를 찾고 연결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줬다. 담백한 테이블 형태라 안방, 서재 방, 자녀 방 등 어느 공간에나 녹아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기 상단인 테이블은 원형이나 트랙형 두 가지이고 색상은 화이트, 옐로우, 로제 등 3종에 김선우 작가 한정판 디자인 2종까지 더해져 하단과 맞추면 20가지로 조합이 가능해 색과 형태, 패턴을 내 취향이나 일상을 영위하는 방식에 따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를 쓸 때 많은 고객이 민감해하는 것이 특히 ‘소음’ 수준이다. 최근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나쁨’이 이어졌을 때는 잘 때도 청정 기능을 며칠간 가동해 봤다. 잠잘 때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편이지만 침대에서 두 뼘 정도 거리에서 청정 기능 취침 모드로 켜놓고 잤을 때 미약한 백색소음 정도로 수면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았다. 취침 모드에서는 21데시벨(dB)로 도서관 소음(40dB)보다 대폭 낮은 수준이라 가능한 경험이었다. 기기를 처음 들일 때만 해도 전혀 주목하지 않았던 ‘무드등’ 기능은 의외로 유용했다. 특히 이제 수면 독립을 시도해 보려는 초등 저학년 아이 방에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따로 잘 때면 무섭다고 침대 머리맡에 작은 촛불 전구를 켜놓고 자던 아이 방에 에어로퍼니처를 놓아주니 ‘LG 씽큐’ 앱에서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색상의 무드등을 골라 켜놓고 잠드는 패턴이 이뤄졌다. 무드등은 청정기 가동 여부와 상관없이 따로 켜고 끌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당초 기기 자체에서 무드등의 조도 조절은 두 가지 단계로만 가능했고 색상도 하나로만 고정돼 있었다. 하지만 ‘LG 씽큐’ 앱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니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해졌다. 조명 색은 보라, 핑크, 블루, 옐로우, 그린, 레드 등 8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고 밝기 조절도 20%, 40%, 60%, 80%, 100% 등 5가지 단계로 세분화해 선택할 수 있어 내가 머무르는 공간의 분위기를 그날의 기분과 필요에 따라 연출하는 재미를 줬다.
  • [영상] “아기들 보호해!”…지진 나자 달려간 간호사들 [튀르키예 강진]

    [영상] “아기들 보호해!”…지진 나자 달려간 간호사들 [튀르키예 강진]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4시경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3만 3000명 이상이 사망한 가운데, 다급한 순간에도 환자를 보호하려 달려가는 튀르키예 간호사들의 뭉클한 모습이 공개됐다.  튀르키예 보건부가 공개한 해당 영상은 규모 7.8의 지진이 강타했을 당시인 6일 새벽 4시 17분경, 최초 진앙지인 동남부 가지안테프의 한 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것이다.  지진 발생 직후 건물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신생아 환자들이 모인 치료실로 몇몇 간호사들이 뛰어 들어온다. 간호사들은 신생아 환자들이 누워있는 인큐베이터 침대를 꽉 붙잡고는 주위가 안정되기를 기다렸다. 이들의 행동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으며, 건물 밖으로 대피할 수 있었음에도 신생아들에게 달려와 곁을 지켰다.  당시 신생아집중치료실에는 최소 5명의 아기가 있었으며, 다행히 간호사와 아기들은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기들은 의료진의 희생과 용기로 참사를 면했지만, 지진 발생 일주일 동안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사망한 희생자는 3만 3000명을 넘어섰다. 두 국가를 합친 총 사망자는 2003년 이란 대지진(사망자 3만 1000명)의 피해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특히 시리아의 경우 내전으로 정확한 통계 작성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알려진 사망자 수는 최소 3574명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 시리아에서 실제 사망자가 9300명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유엔은 앞으로 사망자가 지금과 비교해서 두 배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진 피해 현장에서는 여전히 한 사람의 생존자라도 더 구하기 위한 국제단체와 국제 구조팀의 구조활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에 따르면, 첫 지진이 발생한 지 9시간 뒤 규모 7.5의 강진이 뒤따랐고, 11일까지도 크고 작은 여진이 2000회 이상 발생했다. 생존자들은 추위와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다, 하타이 등지에서는 약탈범들이 일으킨 소요사태로 독일 구조대와 오스트라아군의 구조작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시리아 상황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시리아 정부는 지진이 강타한 북서부 지역이 반군의 거점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구호요청조다 하지 않다가, 지난 10일이 되어서야 피해지역으로의 구호 물자 수송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골든타임이 훌쩍 지난 시점이었다.  시리아 국민은 이미 내전으로 10년 이상 고통받았으며, 이번 지진 피해 이후에도 국제제재와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을 비호하는 러시아 등의 영향으로 제대로 된 인도주의적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 숨진 딸 손 꼭 잡은 아빠…“재앙이었다” 기자가 전한 당시 상황은

    숨진 딸 손 꼭 잡은 아빠…“재앙이었다” 기자가 전한 당시 상황은

    “‘내 아이의 사진을 좀 찍어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강진의 피해가 가장 극심한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의 한 마을.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을 구하려고 모두가 분주한 가운데 한 남성이 무너진 건물 앞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매서운 추위에 한 손은 점퍼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은 무언가를 꼭 쥐고 있었다. 지진으로 숨진 그의 딸 이르마크(15)의 손이었다. 이 모습은 AFP통신 사진기자 아뎀 알탄(41)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알탄은 무너진 아파트 더미에서 주황색 외투를 입은 메수트 한제르(49)를 발견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었던 것과 달리, 한제르는 건물 더미 위에 가만히 앉아있었다고 했다. 알탄은 “더 가까이 들여다보니 남성이 건물 더미 밑으로 나온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며 “그래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전했다.알탄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내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세요’라고 외치고는 잡고 있던 딸의 손을 놓고 나에게 딸을 보여줬다”면서 “사진을 찍은 뒤 누군가 와서 소녀를 구조할 것을 기대하면서 기다렸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사진을 찍으면서 너무 슬펐다. ‘엄청난 고통’이라고 계속 중얼거렸고,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 한 장의 사진은 튀르키예 강진의 참상을 그 어느 것보다 더 생생하게 전 세계에 알렸다. 알탄은 “이 사진은 내가 지난 40여 년간 찍은 어떤 사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면서도 “수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나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건 재앙이었다”고 했다. ● 父 “신이 보내준 천사가 다시 신에게로” 한제르는 CNN 튀르크와 인터뷰를 통해 지진이 일어났을 당시 상황과 딸을 잃은 심경 등을 밝혔다. CNN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강진이 튀르키예 남부 지역을 강타했을 때 한제르는 빵을 굽고 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두 딸과 아들이 무사하다는 걸 확인했다. 그러나 그의 15세의 막내딸 이르마크는 카흐라만마라슈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가 있었고,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딸이 있는 곳으로 향한 한제르는 “신에게 울면서 기도했다. 제발 다들 살아 있어 달라고 셀 수 없이 기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제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건물들은 무너져 내린 뒤였다. 그는 폐허 더미에서 삐져나온 딸의 손을 발견하고 맨손으로 정신없이 잔해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장비 없이 혼자 건물 잔해를 치워낼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딸의 손을 꼭 부여잡고 도움을 기다려야만 했다. 한제르는 “딸은 침대에서 천사처럼 자고 있었다”며 “딸은 고통 없이 떠났다. 신이 보내준 천사가 다시 신에게 돌아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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