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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자 조작 식품] ‘먹거리 공포’ 확산속 危害性 논란만

    유전자 조작 식품(GMOs)은 인간과 생태계에 해로운가.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위해하다는 평가는 내려진 적이 없다.동물 실험 결과로 미루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만 있을 뿐이다.그러나 안전성 또한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다.이에 따라 안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데서 비롯된 ‘식탁’의 불안은전 세계적으로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국내에서도 지난해 시판 중인 두부의 82%가 유전자를 조작한 콩으로 제조됐다는 소비자보호원의 발표 뒤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논란은 91년 영국 애버딘 로웨트연구소의 아르파드 푸차이 박사가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렉틴스’라는 천연물질의 유전자를 주입해서 병충해에 강하게 키운 특수감자를 쥐에게 먹인 결과,위장 장애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데서 비롯됐다.그는 “유전자 조작 식품은 인간에게 해로울 지 모르며,결과적으로 인간이 실험대상이 되고있다”고 주장했다. 또 91년 뉴욕대 겐더 스토츠키 박사는 “옥수수 해충인 ‘유럽옥수수좀벌레’를 막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옥수수·면화·감자 등에 주입된 ‘배실러스 튜린지엔스(Bt)’라는 살충성분의 독성이 8개월 이상 토양에 잔류하는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96년 미국 코넬대 연구팀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기고한 논문에서 “Bt 유전자를 접합시킨 옥수수의 꽃가루가 왕나비 유충의 절반 가량을 죽인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전자 조작 식품을 기아에 허덕이는 7억9,000만명을 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인간과 환경에 무서운 해악을 끼칠 지 모르는 ‘프랑켄슈타인 식품’이 아닌 ‘기적의 식품’이라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빌헬름 그루섬 교수는 “일반 국민들이 생명공학이 인간에게 가져다 주는 혜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해”라고 주장한다.오리건주립대 스티븐 스트라우스 교수도 “생명공학 연구의 대전제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기술 개발”이라면서 “이런 목적 의식 아래 개발된 유전자 조작 식품과 농산물 종자를 ‘프랑켄슈타인 식품’ 운운하며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야만적인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99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위해가 과학적으로증명되지 않았으며,아프리카의 기아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성에 관한 논란은 그 안전성을 확실히 입증할 과학적 검사방법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가라앉을 수 없다.검사방법에 대해서는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하기로 국제적 합의가 이루어졌다.따라서 현재로서는 소비자들이 유전자 조작 식품과 천연식품 중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 말고는뚜렷한 방안이 없어 보인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유전자 조작식품이란. 유전자 조작 식품은 유전자를 조작해 병충해 저항력을 높이거나,열매를 더크게 만들고,성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농산물 또는 그 농산물로 만든 먹거리를 가리킨다.우리나라에서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라고 많이 부르지만,공식 용어는 LGMO(Living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유전자 조작 식품은 서로 다른 종(種)의 유전자를 결합하는 기술,즉 인공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만든다.같은 종을 교배해 품종을 개량하는 육종과는다르다. 시장에 본격 출하된 유전자 조작 식품의 효시(嚆矢)는 94년 ‘몬샌토’가개발한 토마토.‘플레이브 세이브(Flavr Savr)’로 불리는 이 토마토는 껍질이 딱딱해 저장기간이 긴 장점이 있다.‘몬샌토’는 95년 독성이 너무 강해잡초 뿐 아니라 작물까지 죽이는 제초제 ‘라운드업’에도 견딜 수 있는 콩도 개발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은 현재 토마토를 비롯해 옥수수·콩·감자 등 40여종이상용화돼 있으며,몇 년 안에 100종 이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문호영기자. *세계각국 입장.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해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은 찬성,최대 수입국인 유럽 국가들은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다.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도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유전자 조작 식품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미국 미국의 건강식품 체인 ‘홀 푸드 마켓’은 올해부터 “유전자 조작식품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거대 농업기업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는 천연 곡물에 부셸당 18센트를 더 지급하는 이중곡가제를 시행할 계획이다.이유식 제조업체인 ‘거버’와 ‘하인즈’는 지난해 7월 “유전자 조작 원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지금까지 업계 편에 서서소비자의 건강과 환경문제를 등한시해 왔다고 비판받아 온 식품의약청(FDA)도 대도시를 돌면서 공청회를 갖고 있다.지난해 주간 ‘비즈니스 위크’에따르면 최근 4년간 미국에서 40여종의 유전자 조작 종자가 개발됐으며,3000만㏊의 농지에서 종자가 재배되고 있다. 99년 현재 콩 47%와 옥수수 37%가유전자 조작 종자로 재배되고 있다. ■영국 2002년 유전자 조작 작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이 끝날때까지 유전자 조작 작물의 재배를 금지하고 있다.91년 9월부터 레스토랑 등 음식점도 유전자 조작 농산물로 음식물을 만들었을 경우 그 사실을 메뉴에표시하도록 하고,어길 경우 무거운 벌금을 매기고 있다.영국 굴지의 슈퍼마켓 ‘세인즈베리’는 95∼98년 유기농산물 매출액이 무려 125배나 늘었다. ■일본 2002년 4월부터 유전자가 조작된 원료를 사용하는 모든 식품에 대해안전검사를 실시하고 검사필증을 붙이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이에 앞서 일본의 대표적 맥주회사인 ‘기린’은 “주정 원료로 사용해 온 유전자 조작옥수수를 2001년까지 일반 옥수수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호영기자. *우리정부 대책. 정부는 국내 법만으로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대한 위해성 평가와 관리기준을 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지난달 29일 몬트리올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 제2차 특별당사국회의에서 채택된 ‘생명공학 안전성에 관한 카르타헤나 의정서’에 사전통보합의절차(AIA·Advance Inform Agreement)가 누락돼 수출국에 농산물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수는 없지만,국내 법을 제정한 뒤 그 법을 따르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정서의 핵심인 AIA는 미국·캐나다·아르헨티나·호주·칠레·우루과이등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출 6개국(마이애미그룹)의 반대로 빠졌다.당초 수출업자들에게 어떤 유전자 조작 작물이 수출되는지를 표시하도록 하려했으나 ‘유전자 조작 작물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표시하는 정도로 변질된 것이다.정부는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수입 농산물에 대한 웬만한 정보는 입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즉 간이 AIA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과 관련해 지금까지 정부가 취한 조치는 2001년 3월부터표시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밖에 없다.98년 농업과학기술원에연구실을 설치해 유전자 조작 식품 판별 및 안전성 평가 기술,각 국의 평가제도 수집 및 분석 업무를 수행하고,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종자산업법을 개정하기 위한 준비를 해 왔지만,이는 의정서와는 관계 없이 추진돼 온것이다. 현재 정부 내에서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식품의약품안전청,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환경부,작물 재배에 관한 사항은 농림부가 관장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고 있다.그러나 아직 발 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은 탓인지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의정서가 각 국의 비준을 거쳐 시행되기까지 2∼3년 시간이 있으므로 그 때까지 준비를 하면 된다는 느슨한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호영기자. *이색 유전자 조작식물. ‘목이 마르다’고 신호를 보내는 감자,비타민A를 보충할 수 있는 노란 쌀….유전자 조작 식물 가운데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물을 요구하는 감자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대 토니 트레와바스 교수가 개발한 이 감자는 수분 함량이 떨어지면 불빛을 밝혀 물을 달라고 알린다.해파리의 형광 유전자를 감자 속에 넣었기 때문이다.식물은 물이 부족할 경우 ‘에브시작산’이라는 성장억제호르몬을 생성하는데,이 호르몬이 분비될 때 곧바로 감자에 불이 켜지도록 한 것이다.그러나 감자가 내는 불빛은 육안으로는볼 수 없고,광선탐지기를 이용해야 한다. ■스스로 빛을 내는 나무‘루시페라제’라는 발광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미송에 넣은 뒤 ‘루시페린’이라는 화학물질을 섞은 비료를 주면 발광효소가 작동하면서 녹색 빛을 낸다.‘루시페라제’가 작동하면서 불빛을 내는 반딧불이 원리를 응용한 것.지난해 영국 허트포트셔대 연구팀이 개발했다.전구를 달지 않아도 빛을 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노란 쌀 베타카로틴이 함유돼 비타민A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베타카로틴은 인체 내애서 비타민A로 바뀌는 물질.이 쌀을 먹으면 안구(眼球)건조증 등을 일으키는 비타민A 결핍을 막을 수 있다.쌀 색깔이 노란 것은 베타카로틴때문.일본에서는 98년 일반 쌀보다 철 함유량이 2배 많은 쌀도 개발했다. ■살 안찌는 천연설탕 98년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사탕무는 설탕의 성분인 자당을 인체가 흡수할 수 없는 형태의 ‘프룩탄’이라는 과당으로 변형시키는유전자를 갖고 있다.설탕처럼 단 맛을 내지만,칼로리는 없어 비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수은 먹는 현사시나무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는 지난해 4월 박테리아 유전자에서 수은을 흡수하는 유전자를 추출한 뒤 ‘아그로바’ 박테리아를 통해현사시나무 세포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폐광지역 등 토양 복원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문호영기자.
  • 獨기민당 이번엔 섹스스캔들

    [베를린 연합] 비자금 스캔들로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독일기민당이 이번에는 섹스 스캔들까지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더욱 곤경에 처하고 있다. 기민당 비자금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브리기테 바우마이스터(여) 전 기민당 재정담당이 지난 90년대에 군수 업체 티센의 위르겐 마스만 전 사장과 성관계를 가져왔다고 독일 일간지 디 빌트가 14일 폭로했다. 또한 정치권의 스캔들 보도에서 잇따라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바 있는 일간 쥐트 도이체 차이퉁도 바우마이스터와 티센과의 특수한 관계가 비자금 스캔들의 연결고리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우마이스터는 지난 97년에 콜 총리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 티센의 무기를 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종용했으며 바우마이스터의 로비로 티센은 한국에 경찰용 장갑차,인도에 잠수함,칠레에 레오파드-1 탱크를 수출할 수 있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마스만 전 사장은 지난 91년 티센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탱크 36대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탈세,배임,뇌물공여 등의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기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은 티센이 무기수출을 허용하는 대가로 기민당 정부에 거액의 뇌물을 건네준 사실이 드러나 촉발됐다. 지난해 11월 발터 라이슬러 키프 전 기민당 재정국장의 탈세 혐의에 대한조사과정에서 그가 티센의 무기 중개상 칼하인츠 슈라이버로부터 100만마르크(6억원)를 받았으며 이 돈이 콜 전총리가 관리하던 비밀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나 군수뇌물 사건은 비자금 스캔들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한편 바우마이스터는 볼프강 쇼이블레 기민당 당수가 지난 94년 무기 중개상 슈라이버로부터 10만마르크(6,000만원)를 받은 사건에 대해 쇼이블레와엇갈린 주장을 펴 거짓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에콰도르 군부 쿠데타

    극심한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어온 에콰도르에 22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 에콰도르 군부는 그러나 미국의 강력한 견제에 따른 국제적 고립을 우려해일단 정권을 민선 부통령에 넘겨줬다. 카를로스 멘도사 국방장관 겸 군참모총장은 이날 혁명평의회가 하밀 마와드대통령을 축출했으며 구스타보 노보아(61)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고발표했다. 멘도사 참모총장과 원주민 대표 및 변호사 등 3명으로 구성된 ‘군·민 혁명평의회’는 곧바로 해체됐다. 미국은 쿠데타 발생직후 멘도사 총장에게 민선정부에 정권을 이양하지 않을경우 외국인 투자 및 원조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에콰도르 의회는 이날 비상 회의를 열어 투표를 한 결과 찬성 87표,반대 2표,기권 1표로 노보아 부통령을 새 대통령으로 승인했다. 신임 노보아 대통령은 “전임자가 2주전 착수한 통화의 달러화(化)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노보아는 남부해안의 콰야길 출신으로 98년 부통령에 당선돼 같은해와 99년 대홍수 피해복구에 앞장선 공로로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노보아는 전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원주민의 반정부 경향과 성장률 마이너스 7.5%,연간 인플레 60%를 나타내고 있는 경제의 회생 등 전임자가 짊어졌던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한편 축출된 마와드 전 대통령은 현재 수도 키토 주재 칠레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희준기자 pnb@
  • 한-몽골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

    법무부는 21일 김정길(金正吉)장관이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중국 및 몽골을 방문,간볼드 몽골 법무장관과 양국간 범죄인 인도조약 및 형사사법공조조약 비준서를 교환하고 법무협력협정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해외로 달아난 범죄자의 강제송환이 가능해진 국가는 몽골을 포함해미국, 멕시코, 파라과이, 호주, 필리핀, 스페인, 캐나다, 칠레 등 모두 9개국으로 늘어난다.또 형사사법 공조조약 발효국가도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5개국으로 확대된다. 김 장관은 몽골 방문에 앞서 오는 24일 가오창리(高昌禮) 중국 사법부장을만나 중국과 인사교류 및 자료교환 등의 내용을 담은 법무·사법 교류협력협정도 체결한다.또 지난 98년 체결돼 비준절차가 끝난 한-중 형사사법 공조조약의 조기발효에 합의하는 한편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을 위해 양측 조약 초안을 오는 3월 교환키로 합의할 예정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칠레대통령 좌파 라고스 당선

    16일(현지시각) 치러진 칠레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결과 집권 중도좌파연정의 리카르도 라고스 후보(62)가 당선됐다.라고스는 유효투표수의 51.7%를 득표,48.3%를 얻은 보수우파연합 야당 칠레동맹의 호아킨 라빈 후보(46)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그는 오는 3월11일 임기 6년의 차기 대통령에 취임한다. 라고스의 당선에 따라 칠레는 73년 아옌데정권 붕괴 이후 27년만에 사회주의자 수반을 맞게 됐다.라고스는 80년대 피노체트 치하에서 반독재투쟁에 앞장선 인물이기도 해 피노체트 처리를 비롯한 향후 칠레정국에 어떤 변화를몰고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칠레 정정에 격변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한때 쿠바혁명 및 산업국유화 등을 지지하는 급진 사회주의자 시절이 있었지만 80∼90년대 미국유학,장관직 경력 등을 거치며 온건좌파로 선회했다는 것이 라고스에 대한 중평.선거유세 과정에서도 이 점이 작용,양진영은 이념적 차별성을 거의 드러내지 않은 채 범죄 해결,실업 감소,빈부격차 해소 등 대동소이한 공약을 내세웠다.때문에 라고스정권이 출범해도 기존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보다는 경제침체,사회불안 해소 등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라고스정권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저인플레-고도성장을 거듭,남미의 모범생으로 꼽혀온 칠레경제는 90년대 말 불어닥친 아시아 및 남미 경제위기 여파로 20년만에최악의 경제침체에 처한 상황.라고스 정부는 11%에 이르는 실업률 해소,급증한 생계형 범죄 퇴치 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라고스의 당선으로 피노체트 처리 향방이 새삼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피노체트의 칠레 귀환이 기정사실화한 뒤 라고스는 그에 대한 원론적 사법처리 입장을 피력했을 뿐 ‘뜨거운 감자’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회피해왔다.그러나 대표적 반군정인사로 피노체트 치하에서 투옥당한 경험도 있는 라고스가 취임 후 강도높은 사법처리에 나설 가능성은 상존한다.라빈 후보에대한 득표율이 말해주듯 피노체트를 지지하는 군부와 기득권층의 영향력이아직도 만만찮은 칠레에서라고스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향후 정국안정 여부가 가늠될 것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리카르도 라고스는 누구인가 라고스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17년 군정에 맞서 반체제 투쟁을 벌인 칠레의 대표적 좌익 지식인으로 꼽힌다. 칠레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젊은 시절 아옌데 정권에서 당시 소련대사 후보로 꼽히기도 했으나 73년 피노체트 쿠데타로 유학길에 올라 미국 듀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칠레로 돌아온 그는 피노체트 독재가 맹위를 떨치던 80년대초 야당인민주연맹 총재,89년 상원의원을 지냈다.86년 좌익게릴라들의 피노체트 암살기도에 연루된 혐의로 잠시 투옥된 일은 그의 반독재 투쟁에 가속도를 붙인계기가 됐다. 아옌데 노선의 추종자로 급진 사회주의자이던 그는 당시 피노체트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도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으나 민선정부 등장 이후 이를 수정,90년대 제도권에서 교육장관,공공장관 등을 지냈다.이번 총선에서도 ‘중도 좌익’을 표방,지나친 급진성을 우려해온 유권자들을 끌어안았다.재혼한 부인 루이사 두란 여사와의 사이에 세 아들이 있다. 손정숙기자
  • 칠레 “피노체트 국내서 재판”

    영국 정부의 석방결정을 얻어낸 전 칠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4)가 칠레에서 재판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피노체트의 향후 재판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두아르도 프레이 칠레 대통령은 12일 피노체트가 석방돼 귀국하면 국내에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칠레 유력신문이 18∼20일 귀국할 것이라고 보도한데 이어,피노체트 체포를 촉발시킨 스페인과 미국도 영국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한걸음 물러났다. 이에 따라 피노체트는 1973년∼90년 집권 17년동안 저지른 고문과 살인 및실종사건 등 55건의 각종 죄목으로 칠레 국내 재판에 회부될 공산이 커졌다. 그러나 피노체트가 종신 상원의원으로서 면책특권을 누리는 신분이어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보다 큰 문제는 이같은 신병처리로 다른독재자들에게도 면죄부를 주게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교묘히 법망을 피해 몸을 숨기고 있던 우간다의 이디 아민,브라질의 카스텔루 브랑쿠 등 군부 지도자,파라과이의 알프레도 스트뢰스너 장군 등 전 독재자들은 일단 가슴을 쓸어내렸다.인권 범죄자라고해도 자신의 조국에서 재판을 받는 선례가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국가들이 영국의 결정을 맹비난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피노체트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제2,제3의 피노체트를 만들어낼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작용,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
  • 英, 칠레 前독재자 피노체트 석방 결정

    [산티아고·런던 AFP AP 연합] 영국 내무부는 11일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4)의 건강진단 결과 재판을 받기 어려울 만큼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그를 풀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피노체트를 스페인에인도하는 절차를 중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국 주재 칠레 대사관은 지난해 10월14일 피노체트가 뇌졸중을 일으키는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영국정부에 건강진단을 요구했었다. 피노체트 석방조치에 대해 스페인 외무부는 “신병의 스페인 인도를 명령한 지난해 영국 법원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있으며 이런 방침은 영국 정부의 피노체트 석방결정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했다.스페인은 피노체트가 칠레 통치시절 인권유린을 자행했다는 혐의와 관련,그를 재판에 회부하겠다면서 영국에 신병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후안 가브리엘 발데스 칠레 외무장관은 “영국 정부가 미묘한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한데 대해 감사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칠레의 정치 사망자 유가족협회와 인권단체들은 영국의 조치에 대해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피노체트가 칠레로 돌아온 뒤 ‘인도주의적 이유’로 재판을 받지 않게 될 가능성에 분노와 무력감을 느낀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한편 영국이 피노체트에 대한 인도절차를 중단한다 해도 그를 칠레로 돌려보낼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피노체트의 신병처리에 관한 최종 결정은 칠레당국과 함께 그의 인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스페인,벨기에,프랑스,스위스는 물론 국제사면위원회(AI)등 여러 인권단체의 주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려질 전망이다.
  • 올해 외교 기상도

    2000년 한국 외교의 화두는 한반도 평화정착,즉 ‘냉전종식 외교’로 볼수 있다.포용정책을 통해 남북 평화공존 체제를 확고히 다지면서 세계 유일의 냉전체제를 해체하겠다는 것이다.. ◆북·미관계 전망 북·미협상이 최대 관건이다.아직 북·미 관계 정상화까지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지만 전체적으로 ‘차차 맑아짐’으로 표현할 수 있다. 우선 북한의 대외 관계개선 의지가 눈에 띈다.북한은 3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는 미국·일본과 관계를 개선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미국의 체제보장과 일본·서방의 경제지원을 양축으로 생존을 모색하는 ‘밑그림’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만간 가시화될 ‘북·미 고위급회담’이 최대 분수령이다.양국 관계정상화는 물론 한반도 평화구도의 대체적 윤곽을 확인할 수 있는 회담이 될 전망이다.이르면 1월 중 실무창구인 ‘김계관-카트먼 라인’을 재가동,2∼3월 중에 고위급 회담 일정을 확정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반도 4강외교 지난 2년동안 구축된 ‘외교 인프라’를 바탕으로 가속도가 붙는 한 해가 될 듯하다.대일 외교는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등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문화적 장벽을 허물면서 인적·국민적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對中)외교는 ‘정례협의’ 단계로 진전될 듯하다.한·중을 오가는 연2회의 외무장관 회담에서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면서 21세기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킨다는 전략이다.올 대통령 선거가 있는 러시아의 경우 정치적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기존의 우호관계를 ‘확대 재생산’한다는 게 목표다. ◆주변 외교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안보외교와 함께 ‘실리외교’도 주요한 과제다.유럽과 중동,아세안 등과의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통상외교’가주목된다. 특히 내국인 통상수준으로 무역장벽을 허무는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칠레와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되고있고 향후 뉴질랜드,태국,싱가포르 등과의 협력논의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오일만기자 oilman@ 대 한 매 일 구 독신 청 721-5555)
  • 증시 국내외여건을 짚어보면

    올해 증시는 경기 호조와 해외 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엔화 강세와 저금리 기조,구조조정에 따른 기업 수익성 개선,경상수지 흑자 지속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인이다.그러나 내년 초 이후의 미 금리 인상과 대우 관련 잠복악재의 돌출 가능성,주식형 펀드의만기 도래 등 불안요인도 적지 않다. ?수급 상황은=지난해보다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기업공개와 유상증자물량이 감소하는 대신 외국인 투자자금과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 수요우위의 상황이 예견된다. 대한투자신탁은 14조5,000억원 가량의 수요 초과(수요 39조8,000억원,공급25조3,000억원)를 예상했다.4대 그룹이 부채비율 200% 달성을 위한 유상증자를 이미 마무리함에 따라 증자 규모가 지난해 30조원의 절반인 15조원으로줄어 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경기 회복과 저금리 기조 덕분에 간접투자수요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오는 7월 채권시가평가제 도입으로 투신사의 주식형수익증권 비율도 투신사 전체 수탁고의 50%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올해 추정되는 고객예탁금 규모는 10조원대.골드만삭스는 이를 토대로 올해 우리나라의 주가상승률을 칠레(40%)에 이어 세계 두번째인 36.3%로 추정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향배는=전문가들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국제수지 흑자지속으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계속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국가신용등급상향조정과 FT(파이낸셜타임스)지수 편입 가능성도 외국인자금 유입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KOSPI(종합주가지수)200’이 달러로 환산할 경우 95년보다 20% 이상 저평가된 것도 좋은 징후다.대한투자신탁은 올해 외국인 증시자금 유입 규모가 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대우채 95% 환매와 맞물려 일단 2월까지 시장을 관망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그러나 3월부터 투신사 등은 채권시가평가제 도입을 앞두고 주식형 수탁고를 점차 늘려 갈 것으로 보인다. ?복병은 없나=올 증시의 가장 큰 해외 악재는 미국쪽에 도사리고 있다.어느해보다 해외증시 동조화가 더 심화될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미 금리인상과 미 증시의 거품논쟁 심화,11월 미 대선에따른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3대 해외 악재로 꼽았다.국내 변수로는 대우채 95%환매(2월8일)로 인한 시장 불안,총선(4월13일)후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통화 긴축정책 선회,노사관계 불안 등이 거론된다.하반기에 실물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란 점도 걱정스런 대목이다. 박건승기자 ksp@
  • 지구촌 ‘Y2K대비 최종 예행연습’

    [도쿄·모스크바 AFP AP 연합]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 세계 각국은 새 천년 시작을 수일 앞두고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문제 방지를 위해 최종 점검과 함께 돌발사태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군전문가들은 로키산맥의 콜로라도 스프링스 소재 북미방공사령부(NORAD)에 24시간 비상 대기하며 양국이 보유한 4,000여개의 핵무기가뜻하지 않게 발사되는 사고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모스크바 외곽의 군사기지에 미군 컴퓨터전문가가 파견,Y2K 발발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워싱턴과 모스크바 사이에 개설된 핫라인 8개 회선에 대한 점검과 보수작업도 실시했다. 특히 미국은 하와이 남쪽 6,000㎞ 지점에 위치한 괌 앤더슨공항과 군사시설의 방대한 컴퓨터망의 재앙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Y2K에 대한 국가 전반의 준비작업이 완료됐다고 자신하면서도 금융과 통신서비스 분야에서는 예상치 않은 대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보고 대비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전국의 은행들은 밀레니엄버그를 우려한 고객들이 연말에 현금을 집중적으로 인출하면서 금융서비스가 마비될 가능성에 대비,현금보유량을 예년에 비해 2배나 많은 13조엔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남미 항공사들은 연말연시 항공 수요 감소와 Y2K 우려로 밀레니엄 전환시점에 항공운항을 아예 중단시키거나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아르헨티나 항공사들은 오는 31일 오후와 1일 오전에 국내외선을 막론하고 항공운항을 전면중단하고 칠레와 브라질,에쿠아도르도 새 천년 시작 전후 수시간 동안 모든비행을 취소한다.홍콩은 Y2K 발생시 비행중인 항공기가 안전하게 회항할 수있도록 첵랍콕 국제공항의 활주로 2개 중 1개를 폐쇄하고 심천과 접경 지역에 대해서는 31일 오후 10시부터 1월1일 오전 7시까지 사람 및 물자 이동을중단키로 했다.
  • 외교부, 각국 통상장벽 실태 보고

    외교통상부는 ‘99년 외국의 통상환경’ 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의 통상장벽 실태 및 21세기 통상 환경 추이를 발표했다. [반덤핑] 특정 수출국이나 수출자의 상품에 선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고 WTO(세계무역기구)협정상 모호한 규정이 많아 가장 많이 남용되고 있다.건수 면에서 미국과 EU(유럽연합) 호주 캐나다 등이 압도적으로 많다.세계적 차원의규제가 없을 경우 21세기의 가장 심각한 무역장벽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수단 중 가장 강력한 무기다.우리가 미국의 반덤핑규제를 받고 있는 품목은 모두 18건(9월 현재)에 달한다. 특징은 ▲덤핑 및 피해판정시 조사당국에 지나친 재량 부여 ▲최종판정 지연에 따른 고액관세 예치 ▲연례 재심에 따른 과도한 업무 및 비용부담 등이다. [기술장벽] 상품의 기술표준 차이로 국가간 상품 이동에 대한 장애를 총칭한다.전세계적으로 기술장벽에 따른 총 수출 장애는 25%에 달하고 수출감소 효과는 15%에 이른다. 우리의 경우 까다로운 적합성 평가와 검사지연 및 과다한 표본조사,인증마크 취득절차 등으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 및 주정부,시정부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 독자적 표준제도를 운영,WTO와 기술장벽(TBT) 협정상의 국제규격과 차이가 있어 대미 수출에있어서 중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 EU의 경우 우리의 당면 과제는 EU의 인증제도인 CE 마크 획득이다.취득까지 적지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관세장벽] 미국은 저관세율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섬유나 의류 등 일부품목에 고관세율을 유지하고 있다.EU는 공산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을 지속적으로 인하시키고 있지만 섬유·의류, 가정용 전기제품, 자동차 등에 대해서는 고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본은 개도국 관심품목에 대해 높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특히 가공단계별 상향적 관세구조를 유지함으로써 최종재에 대한 관세장벽이 예상 외로 높다.중국은 WTO 가입을 앞두고 대폭적인 관세인하를 단행하고 있으나 전체 대상품목의 45% 품목에 30% 이상의 고관세를 부과할 정도로 관세장벽이 높다. [통관절차] 우루과이 라운드를 거치면서 통관상 장벽 철폐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하지만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관세행정이 낙후된 국가에서의 통관 장애가 적지않다. 개도국의 경우 관세 공무원들의 업무처리 능력 및 경험 부족이,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우리 기업들의 사전지식 미비가 주요 요인이다. [투자장벽] 미국의 경우 외국인 투자는 모든 업종에서 자유롭지만 통신,운송및 국가안정보장 관련 분야에서 예외 규제가 있다. 특히 국가안정보장과 관련,대통령이 인정할 경우 인수합병을 연기하거나 금지할 수 있어 가장 큰 투자장벽으로 꼽힌다. EU의 경우 은행·보험 및 투자 서비스 지침을 통해 상호주의를 규정하고 있다.제3국이 EU서비스 공급자에게 내국민 대우를 부여하지 않을 경우 EU내에서 새로운 사업 설립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국가 안정 보장상 문제가 있는 분야를 제외하고 투자 자유화가 이뤄지고 있다.캐나다도 원칙적으로 외국인 투자의 자유화를 인정하고 있지만 문화 금융 에너지 통신 어업 등에 제한이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 * 험난해진 무역환경 대책은 21세기무역환경은 험난한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뉴라운드 협상 결렬이 시사하듯 통상을 둘러싼 각국의 첨예한 이해대립이 21세기에도 지속될 것이란전망이 지배적이다.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상태에 있는 우리로선 격변하는 통상환경에 대비한 ‘21세기 무역 청사진’마련이 시급한상황이다. 발등의 불은 미국의 슈퍼 301조 및 유럽연합(EU)의 통상 장벽규제 등 선진국들의 파상적 무역제재다.다자간 무역규범인 뉴라운드 협정이 장기간 유보될 경우 ‘방어막’ 자체가 없어지는 위기감이 크다. 외교통상부는 이에 따라 당분간 양자협정에 의한 무역분쟁 해결에 주안점을두면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절차 등 국제무역 규범에 의한 해결책모색을 병행할 방침이다.특히 우리의 무역흑자가 높은 반도체, 자동차,철강,선반 등의 분야에서 ‘유연한 협상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 5월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후원하는 ‘수입 자동차 쇼’가 열리는 것도 비슷한맥락이다. 주목할 부분은 우리의 장기적 무역환경 개선 노력이다.미국이나 일본의3배에 달하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무역 의존도(63%)를 갖고있는 우리로서 새로운 무역환경을 마련하지 않고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것이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의 추진이다.양국의 각종 무역장벽을완전히 허물어 내국인들의 통상거래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작업이다. 신규 무역거래 창출과 획기적인 투자 환경조성이 기대된다. 현재 2001년 협정 체결을 목표로 칠레와 공식협상에 돌입했다.경제 보완성을 중심으로 1차 산업이 발달된 뉴질랜드와 태국,3차 산업 중심의 싱가포르등과 FTA 체결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올 하반기에 연구 결과가 발표될예정이다. 일본도 FTA 체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지난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양국간 ‘이해관계’를 조율중이다.내년 초 공동연구 결과가 발표된다. 한·중·일 3국간의 자유무역 지대 추진도 학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중이다.최근 마닐라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긴밀한 경제협력을 다짐하고 있어 향후 급속한 진전도 배제할 수 없다.세계 무역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 중심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EU를 견제하면서 동북아를 세계무역의 중심지로 격상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오일만기자 oilman@
  • 칠레 大選 과반득표 실패

    [산티아고 AFP DPA 연합]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군부독재 종식 이후 17년만에 세번째로 실시된 12일의 칠레 대선에서 집권 중도좌파연정과 야당인 보수우익연합의 어느 후보도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 득표에 실패,내년 1월16일 실시되는 결선투표에서 재격돌하게 됐다. 최종 개표결과에 따르면 집권 좌파연정의 리카르도 라고스(61) 후보가 전체유효득표수의 47.96%를,보수우익연합의 호아킨 라빈(46) 후보가 47.52%를 각각 득표,두 후보 모두 과반수 득표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는 최상위 득표자 2명만이 결선을 치르도록 돼 있는 칠레 헌법에 따라내년 1월 다시 맞붙게 된다. 당선자 배출없이 개표작업이 사실상 종료되자 사회주의자인 라고스 후보는“이번 1차투표 결과로 미뤄 결선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공언했다.
  • 세계최대 청과기업 델몬트사 국내 상륙

    세계 최대의 다국적 청과기업인 미국 델몬트사가 내년부터 직판체제를 갖추고 수입과일시장에서 물량공세를 펼 전망이다.이에 따라 국내 청과물 유통시장에 일대 파란이 예고된다. 델몬트사는 지난 1일 한국시장에서 직판을 맡게 될 판매회사인 한국델몬트후레시 프로듀스㈜를 설립,9일 개업식을 가진 데 이어 13일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델몬트사는 우선 내년에 주력상품인 바나나를 국내에 600만상자 들여오는것을 비롯,골드 파인애플 25만상자,칠레산 포도 27만상자,키위 3만상자 등을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달부터 뉴질랜드산 체리,필리핀산 망고,남아공산 오렌지를 들여오는 등 수입과일의 종류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델몬트는 이미 경남 마산에 최신 물류기지와 냉장차 60대를 갖추고 1일배송체계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델몬트가 3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청과시장 장악을 선언함에 따라 선키스트 등 기존 청과수입상 뿐아니라 제주감귤조합,포도농가 등 국산 과일 생산농가도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델몬트가 물류비를 절감하면서종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청과물시장이나 대형 할인점을 파고들 경우 업계 판도나 청과유통 방식에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이미 국내 과일시장은 완전 개방된 상태”라면서도 “델몬트가 직판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청과시장은 사실상 델몬트가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대한광장] 산을 활용하는 법을 생각하자

    “새 천년에는 바다로 향하자!” 아시아 대륙에 맹장(盲腸)처럼 붙어 있는한반도.그마저 일본열도에 포위당해 답답해 보이기 그지없다.그러나 지도책을 거꾸로 놓고 보면 태평양을 향해 쭉 뻗은 한반도가 보인다.그래서 새 천년의 한국은 바다로 진출해야 한다고 한다.멋진 가능성이다. 필자는 또 하나의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다.“새 천년에는 산으로 향하자!” 그렇다.가난과 절망에 찌든 화전민들의 산,흉악한 산적들이나 숨어살았다던 산,땔감 정도나 주울 수 있던 산.이토록 ‘하찮던’ 산에 한국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툭하면 한국이 조그만 땅덩어리라고 한다.비좁은 땅에서 옥신각신 산다고 한다.평지가 국토의 30%밖에 안된다고 하기도하고 인구밀도가 세계 몇 번째 간다는 통계를 별 생각 없이 되풀이한다. 과연 그런가? “평지가 국토의 30%밖에 안 된다”는 소리는 평지만이 쓸모있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물론 논밭 갈아먹고 살던 농경시대 사고방식의 산물이다.지식기반사회를 향하고 있는 현재 이렇게 평지만을 선호하는 발언은어리석다.땅 면적을 달리 생각할 시대가 왔다.이제 우리는 거꾸로 “산이 국토의 70%나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구겨진 종이 한 장은 보잘것없이 작다.주먹 하나보다도 작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구겨진 종이를 펴 보자.펴진 면적은 두 손을 활짝 벌린 것보다 더 넓다.이렇듯 한국의 땅 면적은 하늘에서 내려다 볼 때(지도책에 그려진 평면도)는 작아 보여도,그 구겨진 땅(산)을 다 폈다고 할 적에,사람이 발을 디딜수 있는 땅의 면적을 계산해보면 한국은 사실 엄청 넓은 나라다. 한국이 비좁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평지에만 몰려 살기 때문이다. 평지에서 농사짓다가 평지에 세워진 공장에서 일해야 했기 때문이다.산은 그저 물품과 사람의 유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기에 깎아 버리거나 구멍을 팠다.산을 일부러 찾는 일은 성묘,등산,절 구경,단풍 구경 등이다.이제 우리는 산을 배고픔을 달래는 소원빌기나 눈요기용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배와 마음과 머리를 채워주는 소중한 자원으로 적극 개발해야 할 것이다. 록 클라이밍,핸드 글라이딩,마운트바이킹 등 새로운 레크리에이션이나 스포츠가 등장하기도 한다.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앞으로 관광과 스포츠 이외에 산 자체의 특성을 이용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여기에 한국의 희망이 있다.왜냐하면 한국만큼 쓰임새 많은 산을 보유한 나라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더 높은 산을 가진 나라는 많다.미국과 캐나다에는 로키,이탈리아와 프랑스와 독일에는 알프스,인도와 티베트에는 히말라야,페루와 아르헨티나와 칠레에는 안데스 등이 있다.우리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산도 많다.그러나 외국의 산과 한국의 산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외국의 장엄한 산은 멋있어 구경가기에는 좋지만 그 산들은 하나같이 인간이 살수 있는 곳이 아니다.그 반대로 한국의 산은 어디를 가도 물이 있고 풀이 있어 사람이 살 수 있다.한국은 산은 생명을 가능케 하고 삶을 충족시키는 ‘금수강산’인 것이다. 외국의 산은 광산업이나 관광산업 이외의 가능성이 별로 없지만 한국의 산에는 엄청난 가능성이 숨어 있다.이제껏 산을 허물어 간척지를 메우는 등 2차원 평지로 많이 개척해 왔지만 아직 산을 3차원 그 자체로 쓰는 방법은 세계 누구도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우리가 먼저 산 쓰는 방법을 개발하면세계 최고의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가능성은 필자가 한국과 세계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면서 내린 결론이다.황당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허황한 공상만은 아닐 것이다.우리 모두 산 쓰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을 할 줄 아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물어보자. 趙 璧 미시간공대교수·기계공학
  • JP, 중남미 외교 행보 활발

    [부에노스아이레스 이도운특파원] 김종필(金鍾泌)총리는 10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페르난도 델 라 루아 아르헨티나 신임대통령 취임식에 정부특사 자격으로 참석한 뒤 별도로 만나 양국간의 공고한 우호협력관계를 재확인했다. 이에 앞서 9일 저녁에는 산마르틴 궁전으로 퇴임을 앞둔 메넴 대통령을 예방한 뒤 퇴임기념 만찬장에서 파나마·콜롬비아·브라질·우루과이·칠레의 대통령 및 대통령 당선자들과 잇따라 만나 ‘중남미 외교’를 펼쳤다. ■야당연합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델 라 루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97개국에서 날아온 9명의 대통령,그리고 부통령,총리,장관,대사,왕세자 등이 축하사절로 참석했다.델 라 루아 대통령은 이 가운데 김총리와 앤드루 영국 왕자,스페인 왕자 등 5명과만 특별면담을 했다. 김총리와 델 라 루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양국간우호관계가 계속 유지,강화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총리는 9일 저녁에는 80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메넴 대통령 퇴임 만찬장에서 중남미 각국의 정상들과만나 환담했다. 김총리는 먼저 미레야 모스코스 파나마 대통령과 조우,“파나마가 군부독재를 떨치고,곧 파나마 운하도 반환받는 등 완전한 민주회복을 이룩한데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또 파나마 최초의 여성대통령인 미레야 대통령에게 “대처 전 영국총리처럼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총리는 에드와르노 프레이 칠레 대통령에게는 “경제구조와 상호관심사가 비슷한 양국이 자유무역협정을 조속히 체결하자”고 제안했다.또 우루과이의 바이예 대통령당선자와 만나서는 “2002년 월드컵 때 꼭 한국을 방문해관전하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에 앞서 김총리는 9일 낮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동포와 지·상사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남미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김총리는 지난 63년 ‘자의반 타의반’ 외유를 떠나 뉴욕 페어리스 디킨슨대학에 머무는 동안 파라과이 대통령이 반공투사로 훈장을 준다고 해서 파라과이를 처음 방문했다고 한다.이 때 김총리는 한국인의 이민을 받아달라고요청,한국인의 남미 이민이 처음 시작됐다는 것이다. dawn@
  • [기고] 전력산업 개편 늦출 이유없다

    한국전력을 기능별로 분할해 경쟁을 도입하려는 정부 움직임이 구체화됐다. 최근 일부 산업체가 품질문제를 제기한 바 있지만 국민 대다수는 지금까지전력을 별 문제없이 써왔다. 때문에 구조개혁이 공연히 평지풍파를 일으키는것이 아닌가 의아해 할 수 있다. 더구나 전력같은 기간산업을 민영화하면 나라의 기둥을 헐값에 외국에 매각하는 결과가 되리라는 우려도 확산돼 왔다. 지역별로 독점기업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은 우리만의 방식이 아니다.세계모든 나라가 80년대 중반까지 이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발전소가 전력을 팔려면 송배전망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여러 발전소가 서로 경쟁하며 전력을 공급하려면 각 발전소가 제각기 송배전망을 갖춰야 할것으로 생각했다.송배전망이 중복 건설되면 큰 낭비가 되고,전력요금도 비싸진다.경쟁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전력수요와 계통형편에 맞춰 제대로 급전(給電)하지않으면 전력 품질과 공급안전이 위협받는다. 그러므로 지역내 모든 발전소가반드시 급전지시에 따르도록 이들을 단일 명령체계 속에 묶어두어야 한다. 이래저래 한 지역의 전력산업은 단일 사업자가 영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들어 전력산업의 운영방식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에 힘입어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하나의 송배전망을 여러 독립발전사업자가 공동이용하는 방법이 개발됐다.급전지휘본부는 더 이상 명령을 발동하는 사령부가아니고 전류를 교통정리하는 신호등으로 바뀌게 됐다.발전사업자들이 교통정리에 순응하면서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이 가능성에 최초로 도전한 나라가 칠레 노르웨이 영국 등 세나라다. 90년대 초 세계각국은 이들 3개국의 실험을 주의깊게 보면서 그 성패를 점쳤다.프랑스와 일본의 전기사업자들은 이들의 실험을 실패로 평가했다.그러나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경쟁도입 실험’을 성공으로 보는 추세가 주류를 이루면서 세계 각국이 다투어 구조개혁에 나섰다.거의 모든 나라가 지역독점체제를 허물고 경쟁체제를 갖추기에 이르렀다.프랑스도 유럽연합(EU)정책에 따라 경쟁을 수용했다.일본과 비슷한 구조를 갖춘 독일이 작년에 경쟁을 수용하면서 1년만에 20∼30%의 요금인하 성과를 보여 일본 전기사업자의 저항도 수그러들 수 밖에 없게 됐다. 구조개혁을 단행키로 한 정부 결정은 결코 섣부른 것이 아니다. 현 체제의 한전,또는 지역기준만으로 분할한 한전의 일부를 외자에 매각한다면 전력주권은 전부,또는 일부가 해외로 넘어간다.그러나 경쟁체제에서 외자를 유치해 일부 발전소를 매각하면 사정은 달라진다.왜냐하면 경쟁체제의핵심은 급전지휘부인 계통운영기구이기 때문이다.계통운영기구를 팔지않으면전력주권은 유지된다. 모든 발전소는 계통운영기구의 신호에 절대 복종해야하며 멋대로 행동할 때는 엄청난 벌책을 주도록 돼있는 것이 경쟁체제의 기본구조다. 그러나 구조개편 결단은 타당하지만 추진계획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무엇보다도 계획일정이 늘어져 10년의 기간을 요하도록 해놓은 것이 문제다.과도기를 길게 잡는다고 일처리가 신중해지는 것은 아니다.불안한 과도기가 길면 그만큼 부작용이 크고 소요비용도 늘어난다.뿐만아니라 최종 규칙이 아직미정인 과도기에는 투자도 유치할 수 없다. 해외 사례를 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나 개혁에 소요되는 기간은 길어야 2년이다.일단 계획이 수립되면 개혁을 신속히 마무리하는 것이 과도기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경쟁이행비용을 명확히 규정해 그 보완책을면밀하게 마련하면서 구조개편작업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李 承 勳.서울대교수·경제학]
  • [기고] 농업에 대한 비전 제시돼야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영도하에 40년간을 황야에서 방황하게 된다.그들이 거친 환경 속에서도 두 세대 동안을 흩어지지 않고 버틸수 있었던 것은 모세가 제시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복지’에 대한 꿈이 확고했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 호전을 알리는 각종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농업부문의 불황은 심각하다.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98년도 농가호당 소득은 전년보다 12.7% 감소했으며 농가부채는 전년보다 30.7%나 증가했다.이에 따라 도·농간 소득격차마저더욱 벌어지고 있다. 새 WTO무역협상(뉴라운드)이 11월 말 시애틀 각료회의를 계기로 시작된다. 뉴라운드의 최대피해는 농업부문이 입게 될 것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농산물 수출부진과 겹친 자연재해로 위기에 내몰린 농촌경제의 회생기회로 삼고자 미국은 농업부문의 강도높은 시장개방을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의 논리와 국력은 너무나 취약한 것같다. 그동안 개최되었던 한·미 투자협정,한·칠레 무역자유협정,APEC회의 등에서 우리 정부는 무역의조기자유화 주장에 적극 동조해왔다.공산품의 수출확대로 IMF위기를 조기 탈출해야 한다는 전략 때문일 것이다. 정부의 개방정책 확산방침이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업부문의 개방속도만은 늦추려는 뉴라운드 농산물협상 전략이 국제사회에서 과연 끝내통할 수 있을 것인지,관세율의 대폭 삭감을 비롯한 품목별 개방대응책은 준비되고 있는지 불안하다. 시장경제가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정부의 농업보호시책이 강화되는 추세다. 예컨대 농가소득을 재정에서 보상하는 직접 지불에 의한 소득의 전체 농가소득에 대한 비중은 미국이 28%(98년),EU 35%(95년),캐나다가 38%(96년) 등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농업의 보호비용보다 농업의 위축으로 인한 사회적후생손실액이 더 크다는 사실을 통찰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와 대조적으로 새정부가 들어선 이래 농림사업예산은 계속 축소돼왔다.세수(稅收)부족 탓도있겠지만 시장경제원리로 IMF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정부의 선택이 농업부문에는 확고한 덕분일 것이다.물론 효율실현은 중요한 명제다.그러나 시장논리만으로 농정에 임하는 자세는 적절한가? 농업은 농산물 뿐만 아니라 식량안보기능도 생산한다.불안한 국제 식량사정에 비추어 최소한의 식량자급능력을 유지하는 것은 국방에 못지않은 나라경영의 필수조건으로 인정되고 있다.이 때문에 지난 96년의 세계식량정상회의에서도 ‘식량안보는 해당국 정부의 책임’이란 선언이 발표됐다. 두 해에 걸쳐 경기 북부지방은 홍수를 겪었지만 서울은 무사했다.임진강에는 홍수조절용 댐이 없는 대신 남한강의 충주호는 끝까지 수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장마 때 논에 가둬지는 빗물이 충주호 홍수조절수량의 4배나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쌀농사의 위축은 홍수조절기능의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잦은 홍수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후생손실은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농업이 무보수로 공급하고 있는 다양한 공익적 기능에 대해 보상하면서 이를 유지하려는 인식 대신 효율실현을 위한 시장원리만 강조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가격의 크기로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공익적인 기능을 시장기구가 무슨수로 조절할 수 있겠는가? 이제 정부는 농업인이 납득할 수 있는 한국농업에 대한 비전을 밝혀야 한다. 뉴라운드 협상에서 타결될 협상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대책과 나아가서 남북한 합쳐 8,000만 인구를 부양해나갈 기초산업으로서 우리 농업의 장래를 관통하는 비전이 제시되지 않고서는 농민의 불안과 절망을 도저히 추스를 수없다. 농민 없이는 농업이 없다.농업 없이는 자주국가도 없다.비전이 없이는 한국농업이 직면하고 있는 미증유의 난국을 힘모아 헤쳐나갈 수가 없다.‘가나안복지’가 아니어도 좋다.최소한의 국내농업 유지수준과 이를 뒷받침할 정책수단이 제시되어야 한다. [성진근 충북대교수·농업경제학]
  • [베를린 장벽 붕괴10돌] (중) 베를린市 축하행사 이모저모

    [베를린 남정호 김규환특파원] 베를린 장벽 28년.전세계를 가로지르고 있던 이데올로기적·정신적 분단의 벽을 육체의 벽으로까지 전이(轉移)시켰던 그 세기의 장벽은 마침내 허물어졌다.그리고 또 10년이 흘렀다.베를린시는 8일 그 제일의 주역중 한 사람인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명예시민증을수여했다. 에버하르트 디프켄 베를린시장은 이날 명예시민증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베를린시가 어렵던 시절 영국과 프랑스 등과 함께 연합국의 일원으로 서베를린시의 자유를 지켜줬으며,전후(戰後) 베를린 세대에게 민주화와 문화를 꽃피우게 했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줬다”며 “부시 전 미 대통령에 대한 베를린 명예시민증 수여는 전체 미국시민들의 영예”라고 밝혔다.그는 “독일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장벽 붕괴에 따른 동서베를린 통합에 공로가 큰 부시 전 미 대통령은 오늘부터 베를린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베를린 명예시민증을 받은 사람은 모두 108명.지난 1826년 콘라드 리벡이 첫번째 명예시민이 된 이후,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콘라드아데나워·빌리 브란트·헬무트 콜 전 총리,리처드 폰 바이츠제커·로만 헤어초크 전 대통령 등도 포함됐다.부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등 미국인으로서는 다섯번째이다. ●지난 89년 11월4일 100만명의 동베를린 시민이 모여 민주화와 서독으로의여행자유화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던 알렉산더 광장에는 장벽 붕괴 10주년을맞아 시민들이 자신의 감회를 적어 붙이는 게시판이 등장,시민 및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게시판에는 ‘동독 인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사회·정치적 변화를 일궈냈다.행운이 있기를’‘베를린 장벽 붕괴는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다’‘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과 콜 전 총리에게 감사한다’는 등 각양각색의 문구가나붙어 이채를 띠기도.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독일통일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옛 동독인들(90%)이 서독인들(83%)보다 통일에 대해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은행협회가 최근 베를린 장벽 붕괴 10주년을 맞아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85%가 ‘옳은 결정’이라고 응답.한편 옛동독인들은통일 자체에 대해서 긍정적인 견해와는 달리,그들중 70%가 아직까지 ‘2등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옛 서독인들에 대한 심리적 열등감을 표출하기도. ●베를린 장벽붕괴 10주년을 맞아 옛동독 정권에 관련돼 유죄판결을 받은 동독 마지막 서기장 출신 에곤 크렌츠,동독의 비밀경찰 조직 슈타지 첩보실장출신의 마르쿠스 볼프 등의 사면을 놓고 베를린 정가에서 설왕설래. 로타르 드 메지에르 기민당 부당수는 이날 “새천년을 맞는 만큼 20세기의잘못은 묻어줘야 한다”며 이들의 사면을 건의.이에 대해 헬무트 콜 전 총리는 과거 잘못은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사면은 시기상조”라고 일축. ●독일 언론은 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 붕괴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3인 주역들의 회고담을 게재해 눈길.콜 전 총리는 베를린 장벽 붕괴사건을 확인하는 순간 마치 다른 행성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회고했다. 부시 전 미 대통령은 미국이 잘못 움직이면 소련의 군사개입을 유도할 수있어 자제했다고 회상.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동독 친구들이 국민들에게적대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국민들의 의지를 수용한 것은 매우 올바른 결정이라고 격려했다고 반추. khkim@ *당시 駐서독美대사 회고기 1989년 서독주재 마지막 미국대사로 부임해 베를린 장벽 와해와 독일통일을 지켜본 버넌 월터스대사가 8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당시를 회고하는기고를 실었다.그의 기고문 ‘내가 목격한 혁명’을 요약한다. 89년 1월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주독일 대사로 임명받았을 때 나는 이미 72세였다.고령을 이유로 사양했으나 부시대통령은 “독일에서 지금 중대한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당신같은 노련한 외교관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 예감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소련과 동유럽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었다.폴란드에서는 레흐 바웬사가 대통령에 당선됐고,소련은아프가니스탄에서 무조건 철수를 결정했다.그해 4월 22일 독일에 부임했을때 독일통일이 임박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나는 부임 첫 회의때대사관 직원들에게 내가 대사로 있는 동안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공언했다.독일 정부관리들을 만나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아무도 내 말을 믿으려들지 않았다.헬무트 콜총리만 예외였다.콜총리는 “내가 바라는 것도 바로그것이며 우리도 그걸 위해 노력중”이라고 화답했다. 헤럴드 트리뷴지는 나의 발언을 반박하며 머릿기사로 “지금은 무분별한 독일통일 논란을 벌일 때가 아니다”고 썼다.그러나 동유럽의 변화는 폭풍처럼 밀어닥치기 시작했다.수천명의 동독 난민들이 폴란드,체코,헝가리,오스트리아로 밀려들어갔다.라이프치히 등 동독 도시들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 숫자가 점점 더 불어났다. 그 무렵 어느날 나는 운터덴린덴가에 있는 동독주재 소련대사 관저에서 그대사와 오찬을 했다.그는 “베를린장벽은 앞으로 100년은 끄떡없이 그대로있을 것”이라고 호언했다.나는 그것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했다.소련은 당시 3,900억달러에 달하는 국방비 부담에 짓눌려 더이상 미국과 경쟁할 여력이 없었다.동독의 시위대는 점점 더 과격해졌다.서독 국기가 시위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마침내꼭 10년 전인 89년 11월9일 밤.본에 있던 나는 베를린 미국대표부로부터 전화보고를 받았다. 장벽 검문소 한곳이 열려 동독 주민들이 물밀듯이 밀려나온다는 보고였다.다른 검문소들에도 주민들이몰려들고 있다고 했다.나는 곧장 베를린으로 달려가고 싶었다.하지만 소련의 반응이 어떨지 알수 없었다.소련이 무력진압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 나는 독일정부가 있는 본에 남아있기로 했다. 24시간 뒤 나는 베를린으로 가 헬기로 도시를 한바퀴 돌아보았다.서베를린으로 통하는 도로마다 자동차와 인파로 가득찼다.동독국가의 한 구절인 “하나인 우리의 조국 독일”이라는 외침이 거리마다 울려퍼졌다.그날밤 베를린상점들은 문을 닫지 않았다.동베를린 주민들은 상점진열장에 쌓인 오렌지,바나나 같은 과일들을 신기한듯 바라보았다.소련으로부터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수천명의 주민들이 망치를 들고 장벽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독일통일을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공산체제가 무너지리라고는 예상못했다.압제와 자유의 오랜 싸움은 이렇게 끝났다.자유가 승리한 것이다. 정리 이기동기자 yeekd@ * 당시 東獨지도자들 근황[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베를린 장벽 붕괴 10주년을 맞아 장벽이 무너질 당시 동독 지도자들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베를린 장벽 붕괴 직전인 지난 89년 10월 에리히 호네커 공산당 서기장 체제가 와해되면서 권좌에서 함께 물러난 20명의 옛 동독 공산당인 사회주의 통일당(SED) 정치국원중 11명은 아직 생존해 있다. 이들 생존자 대부분은 은퇴한 뒤 베를린에서 칩거하고 있으나,89년 호네커후임에 선출된 에곤 크렌츠 공산당서기장(62)과 귄터 샤보프스키 전 동베를린 SED 지구당위원장(70)만이 가끔 인구에 회자(膾炙)되고 있다.이 두 사람은 동서독 국경 탈출자들에 대한 사살명령을 내렸다는 혐의로 지난달 27일부터 연방대법원에서의 상고심이 열린데 이어,8일 결심 공판이 열리기 때문이다. 89년 10월10일 실각한 호네커는 90년 1월 구속됐다가 풀려난 뒤 모스크바 도망중 베를린으로 송환돼 동서독 국경 탈출자에 대해 사살명령을 내린혐의로 구속됐다.이후 암투병을 이유로 93년 1월 석방돼 칠레로 망명했으나이듬해 5월 그곳에서 사망했다.옛 동독 총리를 역임한 한스 모드로프(71)는장벽 붕괴 뒤인 90년 실시된 총선에서 메클린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 당선돼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그러나 거짓 증언 등을 이유로 연방하원 의원직을 박탈당한 뒤 칩거하고 있다. 동독의 비밀경찰조직인 슈타지(국가보위부) 첩보실장 출신인 마르쿠스 볼프(76)는 첩보활동을 한 죄로 재판에 회부됐으나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비공산당원 출신으로 90년 3월부터 동서독 통일이 이뤄진그해 10월3일까지 동독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로타르 드 메지에르는 기민당부당수로 아직까지 정계와 연을 맺고 있다.호네커의 후계자로 선출된 크렌츠는 장벽 붕괴 이후 TV 토크쇼에 출연,생계를 이어왔다.특히 91년 ‘장벽이무너진다면’이라는 책을 펴내 2만마르크의 인세를 받은데 이어 신문에 장벽붕괴 당시의 상황을 시리즈로 게재,10만마르크를 벌기도 했다.91년부터 금융중개업에 뛰어들어 매달 5,000마르크를 벌고 있다. 97년 베를린지방법원에서 동서독 국경탈출자에 대한 사살명령 혐의로 6년6개월형을 받아 한때 구속되기도 했다.그는 상고심에서 ‘냉전체제의 희생물’이라고 강변하고 있다.샤보프스키는 97년 크렌츠와 같은 혐의로 기소돼 베를린 지방법원에서 3년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상고심이 열리고 있다.
  • [외언내언] 은하계 생성신비 규명

    우주의 엄청난 크기에 비하면 지구는 조그만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지구는태양 둘레의 궤도를 돌고 있는 아홉개의 행성중 하나인데 이 태양계도 직경이 약 10만광년에 이르는 거대한 은하계의 일부에 불과하다.지난 4월 지구에서 44광년(약 400조㎞) 떨어진 곳에서 ‘입실론 안드로메다’를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태양계가 발견됐듯이 2,000억개의 별을 지닌 은하계에는 여러개의 태양계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미국의 과학자들은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이런 은하계가 우주에 1,250억개에 달한다고 올해 초 발표한 바 있다.지난 95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은하계가 800억개 정도 될것으로 관측했었다.인간은 이 우주에서 티끌속의 티끌에 불과한 존재지만 우주의 신비를 풀어가는 지혜를 지녔다는 점에서 위대하다. 한국 과학자들이 은하계의 형성이론을 바꿀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이영욱(李榮旭)교수팀이 그동안 우리 은하계의 성단(星團)으로 알려진 오메가 센타우리 천체가 100억년 전 우리 은하와 충돌한다른 은하의 잔재라는 사실을 밝혀냈다.우리 은하계의 성단은 생성시기와 화학조성이 같은 종류의 별들이 밀집한 것인 데 반해 오메가 센타우리 천체는은하처럼 다양한 종족의 별들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이교수팀이 칠레의 세로톨로로 미국 국립천문대에서 1주일 동안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낸이 사실은 우리 은하가 20여개의 다른 작은 은하들과 충돌하고 흡수되면서형성됐다는 가설을 입증해 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은하계 생성에 대한기존학설은 거대한 가스구름(성운·星雲)이 중력으로 수축돼 은하원반이 생겨났다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4일자)는 이 연구결과를 주요논문으로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평가하는 해설논문까지 곁들였다한다.이 성과는 지난달 서울대 노태원 교수팀의 차세대 반도체 F램 신물질개발처럼 경제적 실익을 눈앞에 보여 주는 것은 아니지만 기초과학의 개가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것이다.한국의 21세기 우주과학 선진국 진입을 도울 수 있는 연구성과이기 때문이다.특히 이번 연구과정에서 디지털 관측자료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교수는 오는 200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할 우주망원경 계획에도 참여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인천 호프집 화재참사나 언론문건과 언론인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구태(舊態)는 절망을 안겨주지만 이런 과학적 쾌거가 있는한 희망을 가져도될 듯 싶다.이교수팀이 단돈 1,000만원으로 연구를 시작해야 했을 만큼 열악한 우리 과학기술연구환경이 개선돼야 그 희망 또한 지속될 수 있겠지만…. 任英淑 논설위원 ysi@
  • 아르헨 군부독재 98명 체포영장

    [마드리드 AP 연합] 스페인의 발타사르 가르손 판사는 2일 지난 76∼83년아르헨티나를 군사통치했던 호르헤 비델라,에두아르도 비엘라,레오폴드 갈티에리 등 3명의 전직 대통령과 당시 군사평의회 위원 12명 등 모두 98명에 대해 테러와 학살,고문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그스토 피노체트 체포영장을 발부해 영국에서 체포되게 했던 가르손 판사가 이번에 영장을 발부한 군 장성중에는 에밀리오 마세라 전 해군사령관,도밍고 바시 전 투쿠만 주지사와 기예르모 수아레스 마손 전 육군제1군단장 등이 포함돼 있다. 비델라 등 3명의 전직 대통령은 76년 이사벨 페론 전 대통령을 축출한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뒤 차례로 대통령에 취임,히틀러의 나치정권 때와 같은 철권통치를 펼쳤다.이 기간중 9,000명 이상의 반체제 인사들이살해되거나 실종된 것으로 공식 발표됐으나 인권단체들은 희생자가 최고 3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가르손 판사는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기간중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스페인인 600명의 실종 및 납치사건에 이들의 책임이있다고 주장했다.피노체트 사건때와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 독재자들을 스페인 법정에 기소하려는 노력이 당사국간 외교분쟁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해도 이들이 곧바로 체포돼 스페인법정으로인도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83년 민주주의로 복귀한 뒤 비델라 등을 재판에 회부해 징역형을 선고했으며 5년후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이 이들에 대해 사면조치를 발표하는 등 군부독재를 경험했던 다른 남미 국가들과 달리 나름대로의 과거청산작업을 펼쳤었다. 퇴임을 앞두고 있는 메넴대통령은 이후에도 가르손 판사의 수사협조 요청을 거부해 왔는데 차기 대통령 당선자인 페르난도 데 라 루아가 이 문제에 어떤 대응을 보일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가르손 판사의 체포영장 발부를 일제히 환영했다.실종된 민간인들의 어머니들로 구성된 아르헨티나의 인권단체 ‘오월 광장 어머니회’의 알바 란질로토 간사는 군부독재시절의 납치범과 강간범,고문범들이 아직도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며 “우리를 대신해 외국에서 정의가 추구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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