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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떨어진 계급…항성에서 갈색왜성으로 ‘강등’당한 별 발견

    [아하! 우주] 떨어진 계급…항성에서 갈색왜성으로 ‘강등’당한 별 발견

    인간이 보기에 태양과 같은 별은 영원불멸한 존재로 여겨진다. 태양 같은 별의 수명은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 역시 오랜 세월 후에는 적색 거성으로 커진 후 백색왜성으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그런데 별의 진화는 생각보다 복잡하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적색 거성으로 진화되기 전 별의 위치에서 강등당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물론 흔한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사우샘프턴대학의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730광년 떨어진 J1433이라는 희미한 쌍성계를 관측했다. 칠레의 고산 지대에 있는 거대 망원경인 VLT(Very Large Telescope)에 설치된 X 슈터라는 특수 장비를 이용해서 관측한 결과 이 쌍성계는 갈색왜성 하나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는 백색왜성으로 이뤄져 있었다. 갈색왜성은 흔히 실패한 별이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태양질량의 0.08배 수준으로 질량이 적어서 안정적인 수소 핵융합 반응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수소 등을 이용한 핵융합 반응은 가능한데, 생성되는 에너지가 적어 매우 어둡다. J1433의 갈색왜성은 지금은 목성 질량의 60배 정도지만, 백색왜성과의 가까운 거리를 고려할 때 본래 가지고 있던 물질의 90%를 빼앗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백색왜성이나 중성자별, 블랙홀이 동반성에서 물질을 빼앗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렇게 높은 비율로 빼앗기는 경우는 드물게 알려졌다. 본래 J1433은 태양질량의 70% 정도 되는 별과 그보다 큰 동반성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큰 쪽이 먼저 핵연료를 다 소모한 후 백색왜성으로 변했고 이후 동반성에서 물질을 빼앗아 본래는 태양보다 조금 작은 별이었던 동반성을 갈색왜성으로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해 별에서 강등당해 그 아래 등급인 갈색왜성이 된 것이다. 이렇게 강등당하는 경우는 물론 흔한 경우가 아니지만, 별의 진화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하게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사진=Rene Breton, 맨체스터대학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자살 위해 뛰어든 사자 우리, 애꿎은 사자만 총맞고 사망

    자살 위해 뛰어든 사자 우리, 애꿎은 사자만 총맞고 사망

    저 세상에 가겠다고 난데없이 자신들의 거처로 뛰어든 사람 때문에 애꿎은 사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21일 오전(현지시간)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의 한 동물원 측은 사자우리에 뛰어든 남자를 구하기 위해 사자 두 마리를 사살했다. 주말을 맞아 인파가 붐빈 이날 산티아고 동물원 사자우리 주변에서 갑자기 비명이 울렸다. 2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난데없이 사자우리에 뛰어들면서다. 우리에 들어간 남자는 옷을 벗어던지고는 사자들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빨리 빠져나오라고 고함을 질렀지만 남자는 맨손으로 사자들을 상대하려 했다. 구역을 침범한 낯선 남자를 사자들이 몇 차례 공격하면서 누군가 손을 쓰지 않는다면 자칫 끔찍한 사고가 벌어질 참이었다. 동물원은 누군가 사자우리에 침범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했다. 사이렌이 울리면서 직원들은 놀란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즉각 긴급상황 대응팀을 투입했다. 대응팀은 사자 두 마리를 사살하고 남자를 구출했다. 알레한드라 몬탈바 동물원장은 "사람의 생명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이런 경우에 대비해 준비한 매뉴얼에 따라 사살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마취제로 사자를 살릴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즉각 효과를 내는 마취제란 없어 이럴 때 사람을 구하기 위해선 동물을 사살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사자우리에 뛰어들었다가 기적처럼 목숨을 건진 남자는 사자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남자의 주머니에선 유서가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정확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서를 갖고 있었던 점을 보면 자살을 하려고 사자우리에 뛰어든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한편 동물원 직원들은 애꿎은 죽음을 맞은 사자들이 안타깝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살된 사자는 암수컷 1쌍이다. 한 직원은 "20년 넘게 동물원에 살던 사자들"이라면서 "죽일 수밖에 없었지만 정든 사자들을 그렇게 보내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사진=엘솔델나가리트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기고] 제4차 산업혁명, 노동개혁으로 돌파하자/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기고] 제4차 산업혁명, 노동개혁으로 돌파하자/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프랑스가 시끄럽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학생과 근로자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의 눈으로 보자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변해도 너무 변했다. 4년 전에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75%로 올린다고 약속하며 집권했는데, 이제 와서 좌파가 신성시하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손보고 기업의 직원 해고 요건을 단순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사실 노선 변화는 보다 일찍 감지됐다. 집권 2년 만에 75% 세율을 폐기했고 일요일 상점 영업을 허가하는 ‘마크롱법’을 긴급명령으로 통과시켰다. 또 좌파 성향의 각료들을 내쫓고 중도 인사로 대체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왜 지지층을 배신할 수밖에 없었을까. 실업률을 낮추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유세 기간 중 기업의 근로자 해고를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집권 첫해에 PSA 푸조-시트로앵이 대규모 감원계획을 발표하고 이듬해 파리 근교의 소도시 올네 수 부아의 공장 문을 닫는 것을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프랑스의 실업률은 10%를 넘어섰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웃 독일처럼 노동개혁이 불가피함을 인식한 것이다. 1990년대부터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구한 독일은 산별협약에서 벗어나 기업별로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고, 파견근로 규제를 완화했으며, 미니잡 등 다양한 근로 형태를 확산시켰다. 기업들이 ‘저비용’을 찾아 동구권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려 한 데 따른 조치였다. 2000년대 초의 하르츠 개혁은 이런 추세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산업 구조조정의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 조선·해운 등 중요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일시적 경기침체와 더불어 중국의 추격과 같은 구조적 상황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이미 1990년대에 우리는 의류·신발 등 경공업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어 고부가가치인 중화학공업으로 산업의 축을 옮긴 적이 있다. 이번 위기도 우리는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황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유연한 적응능력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결과는 충격 그 자체였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경제환경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평생에 걸쳐 새로운 지식을 계속 습득해야 하고 기업 차원에서는 끊임없이 사업구조 재편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각 부문의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이처럼 우리 경제의 적응력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사람들은 청년들이다. 노동개혁을 비판하는 노동계 등 일부는 환경변화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30년 전 민주화 시대의 구호를 반복하면서, 노동시장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뿐이다. 노동시장 규제 강화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 나라는 지구 어디에도 없었다. 감성에 호소하는 대중영합적 정책은 후안 페론(1895~1974) 치하의 아르헨티나에서 보듯이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걱정스러운 점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듯 개인의 의식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믿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중영합적 정책이 명백한 실패임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에서 최근까지 반복됐고 칠레, 브라질, 페루 등 다른 중남미 국가로 확산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쉽게도 19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가 노동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지난주에 끝났다. 그러나 노동개혁은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키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 가운데 특히 5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파견 허용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방출되는 고령 근로자를 노동시장이 다시 흡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근로시간 단축과 신축성 증대, 실직자를 위한 구직급여 확대, 출퇴근 재해에 대한 보호 강화 역시 중요하다. 다음 국회에서는 노동·자본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실리 중심의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 “연어뷔페 많아졌다 했더니” 지난해 노르웨이 연어 수입 42% 껑충

     한국이 지난해 수입한 노르웨이 연어는 1만 3285t에 달했다. 2014년 수입량(9325t)보다 42.4% 증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군바르 비에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NSC) 한국·일본담당 이사는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류니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일본과 함께 노르웨이 연어 소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대표적인 국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노르웨이 연어 총 수출량은 103만 5000t으로 전년보다 3.7%,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으로의 연어 수출량은 7.0%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는 “노르웨이 생연어는 한 번도 얼리지 않은 채 항공직송으로 잡힌지 36시간 만에 한국으로 들어와 냉장 유통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생연어의 97%가 노르웨이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한국에서 뷔페 형태의 연어 무한리필 전문점이 큰 인기를 누렸고, 가정에서 회나 초밥으로 연어를 소비하는 양이 늘었던 것이 성장 요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연어 뷔페 식당이 늘어난 배경엔 국제이슈가 개입되어 있다. 매년 노르웨이에서 1조원대 규모로 연어를 수입하던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 제재를 받는 통에 연어 수입을 못하게 되자, 국제 연어값이 하락했고 과거 러시아로 향하던 연어가 한국 시장으로 유입됐다. 지난해엔 칠레에서 연어가 집단폐사한 여파로 연어 국제가격이 전년 대비 4.5% 오르며 반등했지만, 이미 조성된 국내 연어 수요가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노르웨이 고등어의 국내 고등어 시장점유율도 2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1년까지 수입 고등어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었지만, 중국이 자국 내 고등어 소비 증가에 맞춰 수출 물량을 줄이며 점유율 순위에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냉장 유통되는 연어와 다르게,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제철인 9~10월에 수확해 급속 냉동한 뒤 유통된다. 특히 40대 이하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뼈를 바른 노르웨이산 ‘순살 고등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NSC는 파악했다.  일본산이나 중국산에 비해 노르웨이 수산물을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에 대해, 비에 이사는 “북해 바다의 생태계 건강을 유지하고, 첨단기술과 연구 결과를 활용해 최상의 생선 품질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는 “노르웨이 어획량의 95%가 해외 140개국으로 수출돼 전 세계에서 매일 3600만개의 식탁에 노르웨이 수산물이 오르고 있다”면서 “한국인들이 연어와 고등어 외에 바다 송어, 킹크랩 등 노르웨이의 다른 우수한 수산물도 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우주를 보다] 8분 음표로 연주되는 ‘별들의 고향’ N55

    [우주를 보다] 8분 음표로 연주되는 ‘별들의 고향’ N55

    심우주의 생(生)과 사(死)가 교차하는 장엄한 모습이 환상적인 천체사진과 영상에 담겼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유럽남방천문대(ESO)는 칠레에 설치한 초거대망원경(VLT)으로 촬영한 아름다운 성운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성운의 이름은 'LHA 120-N55'(이하 N55)로 지구와의 거리는 무려 16만 3000광년. 성간 가스와 먼지, 그리고 막 태어난 별들로 이루어진 N55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인 마젤란 은하에 속해있다. 우리 은하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마젤란 은하는 마젤란 구름(Large Magellanic Cloud)이라고도 불리며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로 구성돼 있는 불규칙 은하(일정한 모양을 갖추지 않은 은하)다. 전체적인 모습이 마치 8분 음표와 닮아 '8분 음표 성운'(Eighth Note Nebula)이라고도 불리는 N55는 '슈퍼버블'(superbubble)이라 불리는 LMC 4 안에 위치해있다. 무려 수 백 광년에 걸쳐져 있는 슈퍼버블은 초신성(超新星) 폭발과 항성풍으로 생성된 것이다. 초신성은 이름만 놓고보면 새로 태어난 별 같지만 사실 종말하는 마지막 순간의 별이다. 일반적으로 별은 생의 마지막 순간 남은 ‘연료’를 모두 태우며 순간적으로 대폭발을 일으킨다. 이를 초신성 폭발이라고 부르며 이 때 자신의 물질을 폭풍처럼 우주공간으로 방출하며 이 과정에서 거대한 거품이 만들어진다. ESO 측은 "N55는 고밀도 가스와 먼지가 뭉쳐져 있어 이 속에서 수많은 별들이 탄생한다"면서 "사진 속 파란 혹은 흰색으로 빛나는 것이 바로 이곳에서 태어난 별들로 불과 수백 만 년 정도의 나이 밖에 되지 않을 만큼 어리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中 성장률 반토막 땐 한국 세 번째 큰 타격”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반으로 줄면 한국이 세 번째로 심각한 타격을 받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국제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8일 밝혔다. S&P는 세계 29개국을 대상으로 중국의 성장률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반 토막 날 경우 세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공개했다. 보고서는 2017~20년 평균 6%로 추정되는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3.4%로 떨어질 경우 한국이 홍콩·싱가포르보다 더 큰 충격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 급락과 투자 급감, 위안화 절하와 그에 따른 중국 경제의 세계 경제 성장 기여도 축소 등을 가정한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회피 성향이 높아져 2008∼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유동성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S&P는 경고했다. 이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결과지만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세가 꺾이고 부채 증가, 공급 과잉 등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받는다. 이를 근거로 S&P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20년까지 누적 9.6% 떨어질 때 칠레의 GDP는 누적 8.4%, 대만은 7.5%, 한국은 6.8%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누적 3.8%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칠레는 구리 등 원자재 수출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대만과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것이 이유로 꼽혔다. 이어 말레이시아(-6.6%), 홍콩(-5.7%), 브라질·러시아(-5.5%), 태국(-5.0%), 싱가포르(-4.8%), 아르헨티나(-4.2%), 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4.1%) 등도 타격이 클 것으로 추정됐다. 호주와 인도의 GDP에 미치는 영향도 각각 -3.9%였다. 반면 중국에 대한 직접 무역 노출도가 낮은 미국(-1.6%)이나 멕시코(-1.9%), 영국(-2.4%), 유로존(-2.6%)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을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한국의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중국·칠레·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한 등급 하향 조정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호주·브라질이 한 등급 이상 추락하는 반면 싱가포르·스위스·멕시코·미국·프랑스 등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한국은 금융기관의 60%와 기업의 54%에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추정됐다. 전 세계 기업의 36%도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S&P는 전망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S&P “중국 경제성장률 반토막 나면, 칠레-대만-한국 순으로 타격”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반으로 줄면 한국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국제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8일 밝혔다.   S&P는 세계 29개국을 대상으로 중국의 성장률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반토막 날 경우 세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 같이 공개했다. 보고서는 2017~2020년 평균 6%로 추정되는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3.4%로 떨어질 경우 한국이 칠레와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충격을 받는다고 적시했다.  국제유가 급락과 투자 급감, 위안화 절하와 그에 따른 중국 경제의 세계 경제 성장 기여도 축소 등을 가정한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회피 성향이 높아져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유동성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S&P는 경고했다.   이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결과지만,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세가 꺾이고 부채 증가, 공급 과잉 등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받는다.   이를 근거로 S&P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20년까지 누적 9.6% 떨어질 때, 칠레의 GDP는 누적 8.4%, 대만은 7.5%, 한국은 6.8%가 각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누적 3.8%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칠레는 구리 등 원자재 수출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대만과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것이 이유로 꼽혔다.   이어 말레이시아(-6.6%), 홍콩(-5.7%), 브라질·러시아(-5.5%), 태국(-5.0%), 싱가포르(-4.8%), 아르헨티나(-4.2%), 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4.1%) 등도 타격이 클 것으로 추정됐다. 호주와 인도의 GDP에 미치는 영향도 각각 -3.9%였다.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신흥시장에서 자본유출과 통화가치 하락, 주가 하락 등을 촉발한다고 S&P는 설명했다.  반면 중국에 대한 직접 무역 노출도가 낮은 미국(-1.6%)이나 멕시코(-1.9%), 영국(-2.4%), 유로존(-2.6%)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을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한국의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중국, 칠레,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1개 등급 하향 조정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와 호주, 브라질이 1개 등급 이상 추락하는 반면에 싱가포르, 스위스, 멕시코, 미국, 프랑스 등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한국은 금융기관의 60%와 기업의 54%에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추정됐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48%, 남미는 39%, 유럽·중동·아프리카는 35%가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 기업의 36%도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S&P는 전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 컷 세상] 누가 정어리를 죽였나… 적조의 비극

    [한 컷 세상] 누가 정어리를 죽였나… 적조의 비극

    15일(현지시간) 칠레 테무코의 톨텐 해변이 수만 마리의 정어리 사체로 뒤덮였다. 엘니뇨로 칠레 남부 해안의 수온이 상승해 적조 현상이 발생하면서 정어리 떼가 집단 폐사했다. 정어리 사체가 부패하면서 독소가 발생하자 칠레 정부는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테무코 AP 연합뉴스
  • [여기는 남미] 여성대통령의 나라 칠레, ‘여성폭력 국가’ 오명

    [여기는 남미] 여성대통령의 나라 칠레, ‘여성폭력 국가’ 오명

    남미 칠레에서 잔인한 여성폭력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분노한 주민들은 거리에 쏟아져나와 "더 이상 여성폭력은 안 된다"며 규탄시위를 벌였다. 칠레의 지방도시 코이아이케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코이아이케에선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길에 쓰러진 여자가 발견됐다. 여자에겐 성한 곳이 없었다. 얼굴은 피투성이에 두개골은 깨진 상태였다. 무엇보다 끔찍한 건 여자의 앞모습이었다. 누군가 두 둔을 파낸 듯 여자에겐 눈이 없었다. 깜짝 놀란 주민들의 신고로 여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는 위중하다. 병원 관계자는 "두개골이 깨지고 치아도 많이 부러지는 등 여자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면서 "누군가 안구 2개를 파내 눈 부위의 부상도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여자가 발견된 곳 주변을 수색하면서 길에 떨어진 열쇠꾸러미를 발견했다. 이를 단서로 확인한 결과 부상한 여자는 4명 자식을 둔 28세 기혼여성으로 확인됐다. 유력한 용의자는 여자의 남편이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여자의 남편과 친구를 용의자로 보고 체포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코이아이케 주민들은 15일 거리로 몰려나가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여성폭력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며 당국의 정책적 대응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여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까지 시위행진을 하고 쾌유를 기원했다. 중남미에는 여성폭력이 유난히 심각한 국가가 많다. 유엔여성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여성살해사건(여성이 살해되는 사건) 발생률이 가장 높은 25개국 중 14개 국가가 중남미국가다. 특히 칠레에서는 여성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나서서 여성 폭력 근절을 강조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4년 통계를 보면 칠레 여성 전체의 3분의 1이 친척이나 가족, 동료나 전직 동료들로부터 어떤 형태든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으며 해마다 그로 인해 40명이 사망하고 있다. 사진=코페라티바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In&Out] 국립발레단 세계를 향해 노크해야/서정선 국립발레단 사무국장

    [In&Out] 국립발레단 세계를 향해 노크해야/서정선 국립발레단 사무국장

    대한민국 발레계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이 발족한 지 54년이 됐다. 초창기 국립발레단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그동안 발레계의 훌륭한 선배들이 수준을 향상시켜 왔고 2014년 2월에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 단장을 새로운 리더로 맞이하면서 이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정상급 발레단으로 성장하였다. 지난해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무브먼트 시리즈’에서 공연한 작품 중에 강효형 단원이 제작한 ‘요동치다’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주최하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공연에 초청됐다.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세계 유명 발레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림으로써 한국발레의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 이제 국립발레단은 세계 속으로 뛰어들 때가 되었다. 케이팝과 드라마 등 우리의 대중문화예술이 세계무대에서 한류를 형성하며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남미의 칠레 등 지구촌 어디에서도 한류가 꽃을 피우며 우리나라 국가브랜드 파워를 높여 주고 있다. 당초 케이팝과 드라마도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 것으로 재창조돼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대중문화에 이어 고급문화인 발레가 세계 속으로 나아가 KOREA 브랜드를 고급 브랜드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발레의 현주소는 발레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국립발레단은 정단원, 준단원 등 전체 인원이 80명 수준으로 누군가 부상을 입게 되면 원활한 대체 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분장 1명, 의상 2명이 전 단원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의 유명 발레단은 인력 규모면에서 우리보다 약 2~3배이고 공연을 뒷받침하는 스태프들 또한 많다. 또한 발레전용극장이 있어서 언제든 연습과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고 외국과도 교류 공연을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다. 국립발레단이 세계 속에서 선진발레와 수준을 견주고 발레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개인적인 제언을 몇 가지 해 보고자 한다. 첫째, 국립발레단만의 고유 레퍼토리를 창작해야 한다. 국립극장에서 춘향전을 재탄생시킨 ‘다른 춘향’(Different Chunhyang)이 새로운 반향을 일으킨 것처럼 세계화가 가능한 소재를 발굴하고 창작해 세계무대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발레 해외공연을 점차 늘려 나가야 한다. 선진국에 가서는 우리나라의 발전된 발레 수준을 보여 주어야 하며, 중·후진국에서도 공연을 확대해야 한다. 지난 3월 라오스 공연을 위해 라오스 주재 김수권 대사를 만났다. 그는 대중문화가 아닌 고급문화인 발레공연을 선보일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왜 중·후진국에 발레공연을 가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수준 높은 대중문화는 물론 고급문화도 이렇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반 세기 전 우리가 발레를 시작했던 것처럼 그들에게 발레문화의 씨앗을 심어 준다면 새로운 고급 한류를 형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함으로써 한국발레 수준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강 단장은 2015년 7월 인도네시아 국제발레 축제에 초청되어 국립발레단 공연을 선보였고 12월에는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최초로 ‘제4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에 초청돼 한국의 발레 수준을 국제 발레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매년 국제 발레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초청을 받는 등 강 단장의 명성이 한국발레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세계적인 발레단들과 상호교류를 통해 국립발레단의 수준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창작발레를 육성해 세계무대로 고급 한류의 활기찬 날개를 펼쳐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700여종 와인이 4900원… 맥주컵·머그컵에 부담없이

    700여종 와인이 4900원… 맥주컵·머그컵에 부담없이

    “원칙은 하나, 고객의 기를 죽이지 말자는 것입니다.” 검정 고딕체의 ‘Price Surprise’란 글씨가 선명한 명함을 건네며 김희성(50) 데일리마켓 대표가 말했다. 프라이스 서프라이즈, 우리말로 하면 ‘미친 가격’ 정도의 뜻이다. 실제 지난달 26일 경기 의왕시 안양판교로에 230㎡ 규모로 개장한 이 회사의 와인 브랜드 데일리와인 매장에서는 전 세계 700여종 와인 대부분이 한 병(750㎖)에 4900원씩 균일가 판매되고 있었다. 한때 국민와인으로 부르던 칠레산 와인을 2만원대 중반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제외하면, 2만원 이상 가는 와인을 찾기 어려웠다. ‘신발보다 싼 타이어’ 이후 손에 꼽을만한 획기적인 ‘가격 혁명’이 이뤄지는 현장이었다. ●“와인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면 시장 폭발 성장” 와인 카테고리 킬러를 표방하는 창고형 매장인 데일리와인의 공략 대상은 평소 막걸리와 소주를 즐기던 이들이다. 김 대표는 15일 “편하게, 즐겁게 와인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기죽지 않고 와인을 즐기도록 하겠다”면서 “호주머니가 가볍거나 지식이 짧아도 와인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면, 와인 시장 전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의 말을 뒤집으면 현재 국내 와인 시장이 소비자들의 기를 죽이는 형태로 왜곡되어 있다는 뜻인데, 김 대표는 ‘가격 거품’과 ‘고급화된 이미지’를 와인 시장 왜곡의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수입가의 3배까지 가격에 거품이 끼고, 유식한 척 전용 잔을 기울이며 스테이크나 치즈와 먹어야 한다는 식으로 이미지에 거품이 낀 탓에 일상에서 즐기기 쉬운 저도주임에도 불구하고 와인의 대중화가 더뎌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런 깨달음은 지난해 여름 유럽 여행 중 우연히 찾아왔다. 김 대표는 “스페인 남부를 여행하다보니 현지인들이 하루 세 끼마다 질 좋은 와인을 마시는데, 그 와인 대부분이 1유로 이하 저가였다”면서 “이렇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와인을 종이컵이나 머그컵에 따라 마시는 모습에서 문화적 충격도 받았다”고 회상했다. 국내로 돌아온 김 대표는 와이너리가 있는 현지에서 몇천원대 가격에 팔리던 와인이 수입업체와 도매상을 거쳐 소매점과 레스토랑에서 소비자와 접하기까지 단계마다 20~80%씩 유통마진이 붙어 수입가의 몇 배 가격에 팔리는 현황을 파악했다. 와인 시장이 2019년까지 연 평균 16.2%씩 성장할 전망이지만, 선물용·파티용으로 한정된 채 성장하는 사정도 알게 됐다. 더욱이 4~5년 전 대형마트가 직수입 형태로 와인을 들여온 뒤 중견 수입업체들은 와인 판로를 잃어가고 있었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시험 삼아 서울 시내 고깃집의 매장 한쪽에 숍인숍 형태로 1만원 미만 와인을 판매하며 2주 만에 5000병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와인을 사가는 고객들도 ‘고맙다’고, 와인을 납품한 수입상들도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면서 “공급자와 소비자, 양 쪽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으며 유통 체계가 제대로 섰을 때 얼마나 많은 이들을 북돋울 수 있는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결국 숍인숍 운영 한 달 만에 김 대표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데일리마켓을 창업했다. 데일리마켓은 와인을 시작으로 올리브오일, 스테이크 등으로 취급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안양판교점 이어 고양파주점·김포강화점 추진 데일리와인은 오는 7월 고양파주점, 10월 김포강화점에 추가로 매장을 낼 예정이다. 매장 경비를 줄이고 박리다매 전략을 운용하기 위해 도심 외곽 창고형 매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이미 문을 연 안양판교점에선 신규매장임에도 시음행사와 같은 이벤트가 일절 없는데, 시음행사 비용도 아끼기 위해서다. 오직 와인만 팔고 와인잔과 같은 소품을 판매하지 않는 것도 데일리와인 매장의 특징이다. 전용 잔이 있어야 와인을 마실 수 있다는 고정관념 자체가 와인 유통의 거품을 키운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김 대표는 “우리는 와인을 300㏄ 맥주잔에 가득 따라 마시며 품질평가를 한다”면서 “책이나 강의로 배우지 않아도 넉넉하게 많이 마시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알게 되고 추천도 할 수 있다”고 지론을 설파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중 유명한 키스신에서 여주인공 송혜교가 와인을 병째 입에 대고 소주처럼 마시거나 머그컵에 따라 마시는 것을 보며, 이 회사 직원들이 일제히 “그렇지, 그렇게 마셔야지”라며 환호했다는 후문이다. 나아가 데일리와인은 근처 식당과 무료 콜키지(상차림) 양해각서(MOU)를 맺고 ‘맥주컵·머그컵 와인 문화’를 전파 중이다. 고객이 와인을 들고 가면 콜키지 비용을 물리지 않고 컵을 제공해주는 주변 식당을 늘려 ‘와인 빌리지’를 구축하는 게 김 대표의 구상이다. 주변의 차이니스 레스토랑인 메이탄, 박가부대찌개, 한양칼국수 족발·보쌈, 월수금 통돼지 김치찌개, 의왕 소머리국밥, 치킨을 판매하는 BBQ, 고깃집인 강호동 백정, 샤부샤부를 판매하는 채선당, 성경만두 오리전문점, 조개찜 전문점인 찌마기 등이 와인 빌리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소주를 팔던 가게들이 속속 ‘와인 레스토랑’으로 편입되고 있는 셈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여기는 남미] 녹조 때문에 죽은 연어, 다시 적조의 원인 돼

    [여기는 남미] 녹조 때문에 죽은 연어, 다시 적조의 원인 돼

    '주황빛살 연어가 바다를 붉게 물들인다고?' 세계 2위 연어 양식국가 칠레에서 태평양 적조와 연어의 관계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칠레의 시민단체 '칠레육해보호운동(MDRAT)'은 최근 연어 양식업체들을 환경청에 무더기로 고발했다. 최근 칠로에 섬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심각한 적조 현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칠로에 섬에선 최근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최악의 적조 현상이 발생하면서 어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MDRAT는 "어민들을 울리고 있는 적조 현상의 책임이 연어 양식업체들에 있다"며 적절한 조치와 징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조 현상의 원인이 폐사한 연어를 무단으로 폐기한 데 있다는 게 MDRAT의 지적이다. 칠레에선 지난 3월 4000톤 물량의 연어가 집단 폐사했다. 녹조 때문이다. 양식업체들은 폐사한 연어를 칠로에 섬으로부터 약 130km 떨어진 바다에 폐기했다. 적조는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MDRAT는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MDRAT의 대변인 로드리고 파운데스는 "죽은 연어를 바다에 폐기하면서 영양분이 과도하게 공급돼 플랑크톤이 빠르게 번식했다"며 인간이 적조 현상을 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칠레 정부는 과학적인 근거가 희박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칠레 수산업장려연구소의 양식업 지원센터장 레오나르도 구스만은 "태평양에 연어 4000톤을 폐기했다고 적조 현상이 생긴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MDRAT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폐기된 물고기들이 바로 부패하기 시작해 그 영향은 미미하다"며 "적조 현상이 폐기한 연어 때문이라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적조 현상에 대해 보다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칠레 해양생물학회는 성명을 내고 "적조 현상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면이 있다"며 "이참에 보다 과학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칠레 어민들은 적조로 생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적조 현상이 발생하면 바다생물이 오염돼 수산물을 먹기가 어려워진다. 적조 때 심각하게 오염된 수산물을 먹을 경우 신체마비는 물론, 심지어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한국 축구, FIFA 랭킹 54위로 두 단계 올라…1위는 두 달째 아르헨티나

    한국 축구, FIFA 랭킹 54위로 두 단계 올라…1위는 두 달째 아르헨티나

    한국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4위에 올랐다. FIFA가 5일 발표한 5월 랭킹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4월 56위에서 두 계단 오른 54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중에서는 이란이 42위로 가장 높은 순위였고 호주가 50위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은 지난달과 변함없이 57위를 지켰다. 우리나라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나라들의 순위를 살펴보면 이란(42위), 우즈베키스탄(66위), 중국(81위), 카타르(83위), 시리아(110위) 순이었다. 세계 랭킹 1위는 아르헨티나였고, 2위는 벨기에, 3위 칠레, 4위 콜롬비아, 5위 독일, 6위 스페인, 7위 브라질, 8위 포르투갈, 9위 우루과이, 10위 잉글랜드 순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두 달 연속 1위를 차지했다. 6월에 한국과 평가전을 치르는 스페인이 6위, 체코는 29위에 올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결정적 차이는 ‘제도’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결정적 차이는 ‘제도’

    나와 세계/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224쪽/1만 3000원 불평등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에도 존재한다. 이웃 국가와 전쟁을 벌인 적도 없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잠비아는 좁은 땅이 해수면보다도 낮고 지속적으로 이웃 독일과의 전쟁에 휘말렸던 네덜란드보다 가난하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인 니제르, 부룬디, 말라위 공화국보다 400배나 부유하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가? 인류 역사의 탄생과 진화를 분석한 책 ‘총·균·쇠’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제레드 다이아몬드 미 UCLA 교수는 신작 ‘나와 세계’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비교, 분석하고 날카로운 통찰을 전한다. 지난 50여년간의 문명대탐구를 통해 역사의 역동적인 변화와 흐름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인류가 처한 위기의 본질을 파헤쳐 온 다이아몬드는 이런 모순적 현상을 그 나라가 처한 정치·사회·지리적 상황과 연결해 답을 구하고자 한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제도가 국부의 차이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실제로 정직한 정부가, 약속과 법을 올곧게 시행하는 좋은 제도를 갖춘 국가가 계약과 법을 무시하는 부패한 정부를 지닌 국가보다 부유한 경향을 띤다. 물론 제도 자체는 지리적 조건과 오랜 역사의 산물이다.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분할됐듯이 역사적 사건의 산물이기도 하다. 저자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어떻게든 찾아낸다면 가난한 국가들은 그 해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유한 나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고, 부유한 국가도 그 해답을 활용하면 가난한 국가들을 위한 해외 원조를 더욱 효과적으로 기획하고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화인류학자이자 문명연구가인 다이아몬드는 책에서 이 문제 외에도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들을 조목조목 들여다보며 해결책을 모색한다. 눈부신 속도로 경제가 발전했지만 현재 환경문제와 인구문제로 심각한 고통을 겪는 중국에 대해서 살펴보고 일본과 영국, 독일과 칠레 등 여러 국가의 위기를 비교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본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살아왔던 지역에서 서구적인 삶의 방식이 초래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건강하게 삶의 질을 유지하며 행복하게 사는 법을 제안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와 불평등, 자연자원의 남용을 사례 중심으로 풀어가면서 개인적 차원과 국가적 차원에서 이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을 역설한다. 책의 말미에는 저자와의 Q&A를 통해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교육 등 앞으로 인류를 변화시킬 각종 문제들에 대해 들어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왜 그들이 이기는가(클로테르 라파이유·안드레스 로머 지음, 이경희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점점 풍족해지고 사람들이 성공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점점 가난해지고 사람들이 실패를 거듭하는 국가가 존재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 책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인류의 진보는 생존과 번식이라는 본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에 본능과 관계있는 파충류 뇌의 욕구를 찾아내고, 파충류 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4가지 ‘S’인 생존(Survival), 성(Sex), 안전(Security), 성공(Success)을 지지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성공하는 국가의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성공과 성장을 이끄는 문화와 그렇지 않은 문화가 따로 있다는 점을 분석해낸 책이다. 312쪽. 1만 4000원. 미움받을 용기2(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인플루엔셜 펴냄) 역대 최장기간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미움받을 용기’의 완결판이다. 원래 저자들은 ‘미움받을 용기2’를 집필할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출간 이후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숨은 의문, 즉 ‘아들러의 심리학은 이해할 수 있을 뿐 실천 가능할까’라는 문제 제기에 답할 필요성을 느껴 집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전편에 이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없으니, 인간관계에 매몰되어 타인의 인생을 살지 마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모든 기쁨은 인간관계에서 온다’고 말하며 ‘사랑할 용기’를 역설한다. 먼저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는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는 주장을 담았다. 320쪽. 1만 4900원.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송소민 옮김, 추수밭 펴냄) 끝없는 피로감과 만성 스트레스의 요인을 외부에서 찾기보다는 현대인의 ‘어른답지 않은’ 태도와 미성숙한 정신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나이가 든다고 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며, 어른도 다시 ‘아이의 세계’로 퇴행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논지다. 결정회피자, 미숙한 부모, 영원한 어른아이 등 나이만 찬 성인들은 언제나 고달플 수밖에 없다. 독일의 소아청소년 심리치료 권위자인 저자는 ‘나를 과도한 상태로 몰아넣은 것은 바로 나’라는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을 희생자라고 간주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우울증에 걸리거나 번 아웃 상태가 될 때까지 이를 악물고 참는 것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336쪽. 1만 5000원. 살바도르 아옌데:혁명적 민주주의자(빅터 피게로아 클라크 지음, 정인환 옮김, 서해문집 펴냄) 세계 최초로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정권을 출범시킨 칠레 아옌데 대통령을 다룬 첫 평전이 국내에 처음 출간됐다. 아옌데의 집안 배경에서부터 의대생으로 민중의 처참한 현실을 목격하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정치를 시작한 시기, 정치인으로서의 도전과 좌절, 극복의 순간,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정권을 잃고 삶을 마감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프리메이슨 활동과 연애관계, 취미활동 등을 통해 인간 아옌데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칠레의 근현대사와 아옌데 활동 당시의 국제 정세 등도 상세히 풀어냈다. 288쪽. 1만 5000원. 콩고(크리스티앙 페리생·톰 티라보스코 지음, 양영란 옮김, 미메시스 펴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지옥의 묵시록’을 기억한다면 들여다볼 만한 프랑스 그래픽노블이다. ‘지옥의 묵시록’은 폴란드 귀화자라는 이방인 신분을 극복하고 위대한 영국 소설가가 된 조지프 콘래드의 대표작 ‘어둠의 심연’(1899)의 배경을 베트남전으로 각색해 스크린으로 옮겼다. 본격 집필 활동에 앞서 선원 생활을 했던 콘래드는 콩고강에서 증기선을 운항하며 목도했던 제국주의의 민낯,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소설에 담았다. 이 책은 콘래드가 겪은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톰 티라보스코의 목탄화가 불타는 듯한 아프리카의 강렬한 인상을 그대로 전달한다. 184쪽. 1만 6800원.
  • ‘세계 최소 캠핑카’, 세 가족 희망 싣고 대륙을 달리다

    ‘세계 최소 캠핑카’, 세 가족 희망 싣고 대륙을 달리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구형 폭스바겐 비틀이다. 굳이 특이한 점을 찾으라면 뒤쪽으로 사다리가 설치돼 있고 천장엔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은 탱크까지 얹혀 있다는 것 뿐이다. 자동차의 정체가 무엇인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는 보닛을 보면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비틀의 보닛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캠핑카'라고 큼직하게 적혀 있다. 페루의 한 부부가 어린 딸과 함께 낡은 비틀을 타고 1년 넘게 미주 대륙을 여행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하비에르 레갈라도와 부인 그리고 이제 14개월 된 딸 샤올롬. 단촐한 3인 가족은 최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 입성했다. 세 사람은 곧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들어갔다가 칠레를 향해 안데스를 넘을 예정이다. 레갈라도는 "중남미 모든 국가를 거쳐 언젠가 미국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라면서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으로 방문순서를 잡아놨다고 설명했다. 생업을 포기한 채 여행에 나선 것도 흥미롭지만 관심을 끄는 건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의 애마(자동차)다. 레갈라도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캠핑카'이란 이름을 붙인 자동차는 30년 된 낡은 폭스바겐 비틀이다.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지만 꼼꼼한 관리 덕분에 아직은 멀쩡한(?) 이 자동차는 소형차지만 편의시설(?)을 보면 캠핑카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시트를 뜯어내고 회전의자를 설치해 밤엔 침대가 펴지고 샤워기까지 설치해 간단한 세수는 차안에는 해결할 수 있다. 작은 조리공간까지 만들어 간단한 음식을 만드는 데도 무리가 없다. 무선 인터넷은 기본이다. 시설은 완벽(?)하지만 워낙 낡은 자동차이다 보니 가끔은 콜롤콜록 문제를 일으키지만 오히려 추억거리를 만들어준다.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서 시동이 꺼졌을 때 일이다. 4시간째 정비를 하느라 진땀을 흘리던 그는 불쑥 나타난 원주민들과 맞부닥쳤다. 자동차가 고장나서 수리를 하고 있다는 말에 원주민들은 "배가 고프지 않는가"라고 묻더니 염소를 잡아줬다. 가장 가까운 문명세계(마을)에 연락을 하도록 도움을 준 것도 원주민 부족장이었다. 레갈라도는 "이틀 동안 부족에 머물면서 고기를 다 먹고 출발했다"면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원주민들과의 만남은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갈라도는 지도를 보면서 중남미 각국을 모두 경유하는 루트는 정해놨지만 일정은 확정한 게 없다. 어차피 기간을 정한 여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다가 좋은 곳을 만나면 3~4일, 길게는 1주일씩 머물면서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볼 생각이다. 레갈라도는 "그때그때 아르바이트로 경비를 대고 있어 돈 걱정도 크게 하지 않는다"면서 "이왕 나선 여행을 가족의 영원한 추억거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페루포풀라르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이일우의 밀리터리talk] 미군 특훈 받는 육사생도…한국군의 미래는?

    [이일우의 밀리터리talk] 미군 특훈 받는 육사생도…한국군의 미래는?

    미국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는 매년 4월 초가 되면 미국 내 다른 사관학교나 ROTC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사관생도들로 북적댄다. 이들은 이틀간 실전과 같은 다양한 상황을 부여 받고 이 상황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며 어느 나라의 어떤 사관학교가 세계 최고인지 치열한 승부를 벌인다. 바로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샌드허스트 대회(International Sandhurst Competition)이다. 일반인들이 듣기에 생소한 이 대회에 지난 2013년부터 참가했던 우리나라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대회 참가 두 번 만에 중상위권 성적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소식이다. 정말일까? 2013년 첫 대회 참가 성적 ... 58개 팀 중 52위 샌드허스트 대회는 원래 국제대회가 아니었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7년, 미 육사에 파견 근무 중이던 영국 육군 장교의 제안으로 미 육사 생도들의 체력과 소부대 전투기술을 평가하기 위한 경연대회로 시작된 것이 바로 샌드허스트 대회였다. 대회의 이름이 미 육사의 별칭인 웨스트포인트(West point)가 아니라 영국 육군사관학교를 의미하는 샌드허스트(Sandhurst)인 것은 처음 이 대회를 제안한 영국 육군 장교가 대회 우승 상품으로 내걸었던 것이 영국육군 장교용 군도(Officer's Sword)였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미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그리고 각 대학의 ROTC가 참가하기 시작하면서 규모가 커졌고, 1994년에는 외국의 사관생도들의 참가가 허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사관생도 올림픽’이 되었다. 매년 10여개 국가에서 1000여 명의 생도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실전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량들을 평가한다. 9명으로 1개 분대를 구성(여성 생도 1명 포함 필수)해 실시되는 평가 항목은 개인화기와 공용화기 등 사격술과 체력, 수류탄 투척, 응급처치 및 부상자 수송, 전술통신과 화력지원요청, 군용차량 조작과 같은 전투 기술부터 교전 중 발생할 수 있는 국제법적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 등 대단히 광범위하다. 평가는 개개인에게 대단히 높은 수준의 체력과 숙련된 전투기술을 요구하며, 특히 팀 단위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고도의 팀워크도 필수다. 주최 측인 미 육사는 연평균 30개 팀을, 미 해사와 공사, 해안경비대 사관학교와 ROTC는 연평균 20여 개 팀을 참가시킨다. 해외팀으로는 우리나라와 함께 영국, 캐나다, 칠레, 중국, 멕시코, 독일, 라트비아, 오스트레일리아, 터키, 일본 등 11개 팀이 참가했다. 1994년 해외 생도들이 참가한 이후 우승은 앵글로색슨의 독무대였다. 매년 2개 팀을 출전시키는 영국 육군사관학교가 무려 16차례나 우승하며 세계 최강을 자부하고 있고, 그 뒤를 미국 육군사관학교, 호주, 캐나다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뒤쫓고 있다. 우리나라의 육사는 지난 2013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했다. 첫 대회 참가 성적은 58개 팀 가운데 52위. 육사는 국내 최고의 엘리트 장교 양성 기관임을 자부했지만 미국장교와 교리 군사 영어로 진행 되는 대회 특성상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돌아 왔다. 생도들의 절치부심(切齒腐心) 2013년 첫 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육사는 즉각 원인 분석에 나섰다. 학교에서는 미군 교리와 장비로 진행되는 대회 특성상 생도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두 가지 해결책을 내놓았다. 첫째는 육사 자체에서 화랑전투기술경연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 생도들의 개인 전투기술과 팀워크 극대화를 꾀하는 방안이었다. 샌드허스트 대회가 첫 시작은 사관생도들의 전기전술 향상을 위한 내부 경연대회였던 것처럼 육사도 이러한 경연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생도들의 승부욕을 자극, 개인 전투기술과 팀워크의 극대화를 꾀하려 했던 것이다. 둘째로 미군과의 교육훈련 협력이었다. 첫 대회의 저조한 성적 원인이 언어적 장벽, 정확히는 군사영어로 진행되는 대회에서의 의사 전달이 어려웠다는 점과 손에 익지 않은 미군 총기와 장비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이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에 있었다고 지적된 만큼,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혈맹인 미군과 손을 잡은 것이다. 학교 측이 내놓은 이 같은 대안에 생도들도 적극 호응했다. 생도들은 일과 이후 개인 시간과 휴일을 쪼개 체력과 개인 전투기술, 그리고 군사영어 능력 향상을 위한 자율학습을 자처했고, 이를 화랑전술경연대회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며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대회를 통해 선발된 각 분야의 우수자들은 대회 직전 3~5일 가량 주한미군 부대를 오가며 군사영어와 미군장비에 대한 특훈을 받았다. 한 해 동안 절치부심한 육사는 2015년 대회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12위. 주최국인 미국과 전통적 강자인 영국 등 영미권 국가들을 제외하면 해외 참가국 가운데는 최상위권 성적이었다. 육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생도 교육훈련 시스템을 더욱 다듬고, 미군 교리와 장비 등에 대한 교육훈련과 자체 교리발전을 강화하기 위해 주한미2사단과 교육훈련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대회에는 주한미군 장교들 가운데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샌드허스트 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장교를 멘토로 선발, 대회 참가팀으로 선발된 생도들을 동두천에 있는 캠프 케이시(Camp Casey)로 보내 미군 전술과 장비에 대한 특별훈련을 받도록 했고, 그 결과 올해 육사팀은 샌드허스트대회에서 종합 13위, 실버 메달 클래스(Silver Standard Patches)에서 1위를 하고 돌아왔다. 세계 최정상급 사관생도들의 경연장에서 불과 세 차례 참가 만에 얻어낸 결과였다. 軍 변화를 위해서는 국민 의식 바뀌어야 각국이 샌드허스트 대회에 생도팀을 파견하는 것은 생도들 간의 경쟁을 통해 생도들 개개인의 성취욕을 자극, 체력과 전술적 기량을 향상시키고, 각국의 각기 다른 전술과 최신 전훈(戰訓)을 교류하여 자신들의 전술과 교리 발전을 꾀하기 위함이다. 육사 역시 생도들의 성취욕을 자극하고, 해외 생도들 간의 교류를 통해 사관생도들의 질적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이 대회 참가를 결정했을 것이다. 첫 대회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오히려 이것이 육사 생도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절치부심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불과 2년 뒤 육사는 대회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며 상위 성적에 랭크되기 시작했다. 고대 중국 은나라를 세운 탕왕(湯王)은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세숫대야에 새겨놓고 매일 마음가짐을 새로이 했다고 한다. 매일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기술 발전이 빠른 만큼 현대전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나날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변화하면 전장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된다. 육사는 일신우일신했다. 샌드허스트 대회 첫 참가에서 거둔 저조한 성적에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하여 변화를 모색했다. 불과 3년 만에 두 차례나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교육훈련 시스템을 크게 강화함으로써 전체 생도들의 질적 향상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혁신지향적 사고는 우리 군 전체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 미군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다양한 유형의 전장 환경에서 가장 다양한 형태의 전투를 경험해 본 실전경험이 가장 풍부한 군대다. 그만큼 배울 것이 많다. 육사는 미국의 생도 경연대회를 벤치마킹하고, 이를 한국화시켜 단기간 내에 사관생도들의 질적 향상을 이끌어냈지만, 매년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야전부대에서는 육사와 같이 빠른 속도로 교리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장교 양성기관인 육사와 달리 현실적으로 발목을 잡는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한미연합훈련을 하다 보면 미군은 한국군의 안전통제와 관련한 불만을 종종 제기한다. 공포탄 사격훈련을 할 때조차 탄피회수에 매달리고, 전차와 장갑차 등은 훈련장 내에서조차 밀폐조종(조종수가 해치를 닫고 전차 내부에서 조종하는 것)을 꺼리며, 기상이 조금만 악화되면 비행 훈련을 취소하는 등 답답할 정도로 안전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전부대도 야전부대 나름의 사정이 있다. 훈련 중 작은 안전사고가 터져도 벌떼처럼 몰려들어 비난하는 언론과 여론을 감당하기 어렵고, 소위 ‘헬리콥터맘’이라 해서 군대에 보낸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는 일부 부모들이 훈련 중 생긴 물집이나 부상에 대해 국방부나 상급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국제적 수준에서 육사 생도들이 세계 정상급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에 맞춰 절치부심하며 일신우일신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한국군이 ‘행정군대’나 ‘전시용 군대’와 같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안전을 실전적 교육훈련보다 절대 상위의 명제로 인식하고 있는 군의 사고 변화도 필요하지만, 군을 ‘안전’이라는 틀에 가둬놓고 변화와 개혁에 족쇄를 채우고 있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전문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외계 자동차 레이스?’

    ’외계 자동차 레이스?’

    ’아타카마 태양광 자동차 레이스’에 4개국의 15개팀이 참석, 6일간 2천300km 거리에서 레이스를 펼친다. 사진은 2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북쪽 2천여km 지점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 AFP 연합뉴스
  • [부고] ‘칠레 민주화 선구자’ 아일윈 전 대통령 별세

    [부고] ‘칠레 민주화 선구자’ 아일윈 전 대통령 별세

    17년간 계속된 피노체트 군부 독재에 종지부를 찍고 1990년대 초반 칠레의 민주주의를 이끈 파트리시오 아일윈 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노환으로 숨졌다. 97세. 칠레의 대표적 야당 인사였던 아일윈 전 대통령은 변호사 출신으로 1960년 정계에 투신해 상원의원, 기독교민주당 등 당수를 역임했다. 1988년 국민투표에서 야당연합 대변자로서 반대표를 결집해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집권 연장을 무산시켜 칠레 민주화의 초석을 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듬해인 1989년 대통령 선거에서 최대 정당인 기민당 후보로 나와 노선이 다른 사회당·공산당 등 17개 야당연합의 지지를 얻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군부 독재의 종식을 위해 분열 상태의 야당을 단결시킨 노련한 솜씨 때문에 ‘늙은 여우’로 불리기도 했다. 고인은 1990년 3월 11일부터 1994년 3월 10일까지의 집권 기간에 점진적 민주개혁과 인권신장을 추진하고 개방경제 정책을 지속·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칠레 민주주의는 그에게 많은 빚을 졌다”며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 ‘불의 고리’ 지진 도미노? 상호 연관성은 없다는데

    ‘불의 고리’ 지진 도미노? 상호 연관성은 없다는데

    “방아쇠 효과로 판끼리 영향 줄 수 있지만 규모 2~4수준…불의 고리 활성화 아냐” 올 1월부터 4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 지진은 33건이었다. 이 가운데 4월에만 절반에 가까운 14건이 집중됐다. 특히 지난 13~16일 일본 남단 규슈 지역에서는 8차례에 걸쳐 강진이 발생했다. 올해 지진이 발생한 지역들은 남미 칠레와 에콰도르, 남태평양 바누아트, 미국 알래스카, 러시아 캄차카반도, 일본, 대만 등으로 이 지역들을 이으면 태평양을 둘러싼 고리 형태로 나타난다. 바로 전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의 75%가 몰려 있고, 7개의 지각판이 만나 전 세계 지진의 약 90%가 발생하는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 지역이다. 최근 일련의 지진들로 인해 한동안 잠잠하던 불의 고리가 활성화돼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진 90%가 불의 고리… 활화산 75%도 이곳에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수천 ㎞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도미노처럼 상호 연관성을 갖고 발생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즉 남미와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지진은 ‘남아메리카판’에서 발생한 것이고, 일본 규슈 지진은 ‘필리핀판’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불의 고리에서 연쇄반응을 일으켜 나타난 지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방아쇠 효과로 지각판들이 서로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지진 규모는 2.0~4.0 정도로 작다”며 “규모 6.0이 넘는 지진은 다른 판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을 받아 일어나기 어려운 만큼 최근 발생한 지진들만으로 불의 고리가 활성화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진은 지하에 축적된 탄성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방출되면서 땅이 진동하는 현상이다. 판 구조론에 따르면 지구의 표면은 80~100㎞ 두께의 단단한 7개의 커다란 판과 여러 개의 작은 판으로 이뤄져 있다. 이 판들은 맨틀(지구 내부의 핵과 지각 사이에 있는 부분)의 대류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데 이때 판과 판이 만나는 경계지역인 중앙해령, 변환단층, 해구 등에서 부딪치거나 멀어지거나 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올들어 규모 5.0 이상의 지진을 16차례 겪었다. 이처럼 일본에 강진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불의 고리가 일본을 가로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태평양판’, ‘북아메리카판’의 4개 지각판이 만나는 접점에 위치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열도가 태평양판과 충돌하면서 생긴 것이고, 이달 발생한 규슈 대지진은 필리핀판과 만나면서 빚어진 것이다. 한반도와 붙어 있던 일본이 지금처럼 떨어져 나간 것은 중생대 백악기 초부터로 추정된다. 대륙지각과 해양지각이 만나 충돌하면서 일부 지역은 밑으로 들어가 바닷물이 채워지며 동해가 만들어지고 일부 지역은 솟아올라 현재의 일본을 형성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런 지질학적 위치 때문에 일본에는 화산 폭발과 지진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공학과 홍태경 교수는 “최근 이틀 사이에 6차례 가까운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에 지진 발생 횟수가 잦아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 이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 교수는 “일본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열도 남쪽에 위치한 필리핀판과 일본 열도가 형성하고 있는 난카이해구의 지각에 변동이 생겨 지진이 발생한다면 규모 9.0이라는 사상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강진 前 해저판서 잇단 지진… 느린 단층현상도 “○월 ○일 오전 ○시 ○분, ○○지역에 규모 5.7의 지진이 예상되니 미리 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일기예보처럼 지진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면 인명이나 재산상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진계를 전 세계 모든 곳에 빽빽하게 설치한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지진파가 감지되는 순간 이미 지진이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지진 예측을 위한 연구에 손을 놓고 있지 않다. 미국 UC산타크루즈 지구과학과 에밀리 브로드스키, 손 레이 교수팀은 2014년 4월 1일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8.2의 대지진을 분석해 지진의 전조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단서들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대지진이 발생하기 직전 대륙에서 떨어진 해저의 판들이 만나는 단층의 섭입대 근처에서 몇 ㎞ 간격으로 소규모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다. ●동물 떼죽음·이상 행동설은 과학적 근거 없어 최근에는 일본 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분석한 결과 대지진이 발생한 지역 인근 지각판이 천천히 움직이는 ‘느린 단층’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느린 단층은 1년에 6~7㎝ 정도씩 움직이기 때문에 지진파를 발생시키지는 않아 GPS 센서 같은 위치확인 기기로만 알아낼 수 있다.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단층은 지진을 유발시킬 수 있는 응력이라는 지각 에너지를 쌓고 있다가 대지진이라는 현상으로 한꺼번에 쏟아낸다는 것이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동물들이 떼죽음을 당한다든지 이상 행동을 보인다는 설도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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