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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한국과 항공운항 재개

    타이완은 92년 단교로 중단된 한국과의 항공운항 재개를 긍정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당국에 따르면 샤오완창(肅萬長)행정원장(총리격)은 23일 입법원에서열린 국정질의에서 한국과 타이완간 항공운항 재개 의향을 묻는 질문에 “타이완은 더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구축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샤오완창 행정원장은 이어 “현재 복항(復航) 문제와 관련,타이완은 한국측과 상호교섭을 진행 중이며 상호 주권존중과 호혜의 원칙 하에서 이 문제가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행정원장의 이날 발언은 92년 단교 이후 행정부 최고위 관리로서 처음으로 복항 및 한국과의 관계복원 의지를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24일 “타이완은 정부간 협정을 통해 운항재개를 주장하고 있어 당분간 현실화하기 힘들 것”이라며 “일본이나 홍콩처럼 민간협정이나 항공사간 협정을 통해 운항이 재개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말했다.‘하나의 중국’이라는 대중 외교노선에 따라 민간 차원에서만 복항문제를 다룰 수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행정원장의 발언 가운데 ‘상호 주권존중’과 ‘호혜 원칙’은 주권국으로서 정부간 협정을 고수하겠다는 타이완의 기존 입장과 별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94년 한·타이완간에 진행됐던 복항 협상 결렬도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최근 타이완 지진사태 당시 한국인들이 보여줬던 ‘온정’이 타이완내 ‘친한(親韓)분위기’ 조성에 기여한 만큼 타이완정부의 전격적인 입장변화와 복항문제 해결의 급진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언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최병모 특별검사 문답

    *옷로비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최병모(崔炳模) 특별검사는 22일 오후 배정숙(裵貞淑)씨를 조사한 뒤 기자들을 만나 특검팀이 압수한 문건과 배씨가 갖고나온 문건이 비슷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오전에는 “특검팀이 압수한 사직동팀의 최초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에 대해 관계자들의 진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단정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배씨가 언론에 공개한 문건이 특검팀이 압수한 문건과 동일한 것인가 비슷한 것 같다. ■당초에는 배씨와 라스포사 사상 정일순씨만 소환하겠다고 했는데 앙드레김 등을 소환한 이유는 감자를 캐다보면 줄줄이 이어져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연씨가 이씨와 함께 병원에 찾아와 문건을 전달했다’는 배씨의 주장은사실인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특검이 압수한 문건을 아직도 사직동팀 문건으로 추정하나 그렇게 추정될뿐이지 확실하다고 한 적은 없다.최종 책임자인 박주선(朴柱宣)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강력하게 부인하니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주변 정황과관련자 진술,추가 자료 확보 등 수사 진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사직동팀 문건으로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긴가 알아서 생각하라. ■문건 전달과정에 배씨 집안과 친한 언론사 간부가 개입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확인해 줄 수 없다. ■오늘 정씨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 하나 조사해 봐야 한다.이번에 영장을청구하면 사전영장이 될 것이다. ■연씨와 배씨의 사위 금씨는 언제 소환하나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연씨는적어도 내일까지는 소환하지 않을 것이다. ■사직동팀의 수사착수 시점은 지난 1월9일이 맞나 아직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공소사실 이외에 밝혀진 사실도 공개하나 공소사실 이외에 드러난 사실에대해서도 의혹해소 차원에서 밝힐 것은 밝혀야 하지 않겠나. ■국회에 고발을 요청한 적이 있나 먼저 국회 전문위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고소·고발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사실확인을 위해 자료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어 보내 준 것 뿐이다.우리의 자체 판단에 따라 고발요청을 한 것은 아니다. 이상록기자 my
  • 탤런트 이승연 1년6개월 공백깨고 컴백

    “이번엔 진짜 나와요.”탤런트 이승연이 1년6개월간의 공백끝에 20일 첫방송되는 KBS 새 주말드라마 ‘사랑하세요?’(최현경 극본,김영진 연출)의 은혜 역으로 브라운관에 컴백한다.그간 이런저런 출연시도들이 막판에 뒤집어질 때마다 자신이 꼭 늑대소년이 된 기분이었다고. “처음엔 삼재가 들거나 누군가 나를 되게 미워하는 것 아닌가 엉뚱한 생각도 했지요.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을 이렇게 꼬아버린 건 저 자신이고 결자해지해야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매사에 너무 모나게 부딛쳤구나,많이 뉘우쳤지요.”이번에 새로 맡게 된,밝고 순수한 은혜는 이승연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캐릭터.상현·상진 형제 사이에서 형의 조건없는 사랑공세는 연민으로만접어둔 채 동생 상진과 애정을 꽃피우다가 결국 배신당하고 그럼에도 끝까지상진을 챙긴다. “‘초대’의 영주 역이 무산됐을 때 주위에서 두남자의 사랑을 너무 순탄하게 독점하기만 하는만큼 제 처지를 생각할 때 안하길 잘했다고들 했지요.꼭그런 기준으로 고른 건 아니었는데 이번엔 정말 비련의여주인공이 됐네요.”이승연에게 이번 드라마가 재출발작으로 든든한 또하나의 이유라면 통성명을거치지 않아도 되는 친한 동료들과의 작업이라는 점.‘첫사랑’등에서 함께일하는 등 오래묵은 포도주같은 최수종은 말할것 없고 드라마 속 상진으로나오는 김민종과는 실제 애인사이기도 하다. “연인과의 연기가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으시는데 솔직히 편한 측면도 많아요.스탭 전체와의 호흡을 그르치지 않도록 공사구분만 뚜렷하게 한다면 말이예요.”“어렸을 때는 등 떼밀려 세트로 나가는 날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일이 얼마나 소중하며 이를 잘 해나가려면 큰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는 이승연은 “한층 성숙해져서 거울 앞으로 돌아온 이승연의 ‘은혜’를 따끔한 비판과 따뜻한 애정으로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인천 화재참사] 불법영업 묵인

    “호프 러브(구 라이브Ⅱ)는 사실상 20세 이상은 입장이 불가능한 ‘미성년자 전용 술집’이었습니다” 참사현장을 지켜본 주변 상인들은 이렇게 입을모았다. 일부 상인들은 “실제 소유주 정모씨가 청소년 무상출입 등의 불법행위를무마하기 위해 명절때마다 관공서에 100∼200개의 돈봉투를 돌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씨(37·주점 운영)는 “지난 봄까지 대리사장을 하던 B모씨(31)가 추석 등 명절에 100여개의 돈봉투를 직접 경찰과 구청 등에 전달했다”고 말했다.C모씨(60·여·음식점 운영)도 “종업원들이 ‘명절이면 대리사장이 100여개의 돈봉투를 준비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호프 러브는 경찰이나 구청의 단속을 쉽게 빠져 나갔다.단속 사실을 미리 알고 문을 닫거나 청소년들을 받지 않았다고 주변 상인들은 증언했다. 이곳에서 20년 동안 장사를 해온 D씨(51·주점 운영)는 “심지어 단속 나온 경찰이 입구에서 호프 러브에 ‘우리 단속 나왔다’고 미리 알려주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D모씨(49)는 “정씨의 승용차 크라이슬러가 경찰서에 들어서면 의경들이 방문 부서를 묻지도 않고 경례를 하며 문을 열어줬다”면서 “간부들과도 상당히 친한 듯 ‘나 왔어요’하고 인사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E모씨(37·주점 운영)도 “정씨가 주변 당구장 등에서 경찰들과 고스톱을 치는 모습도 자주 보았다”고 귀띔했다.호프 러브가 고용한 5∼6명의 속칭 ‘삐끼’들은 드러내놓고 호객행위를 했다.경찰을 만나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경찰들도“수고해”라고 답할 정도였다. 단속 등이 예상되면 언제나 건장한 청년들이 업소 문 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어쩌다 청소년을 출입시킨 사실이 적발됐을 때도 가벼운 처벌만 받았다. 한 상인은 “지난해 9월쯤 적발됐을 때도 안에서 문을 걸고 버티다 뒤늦게문을 열었다”면서 “당시 안에 있던 미성년자 숫자는 3명으로 처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번 참사에 대해 ‘파렴치 상혼(商魂)’과 ‘몰염치 관혼(官魂)’의 합작품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유가족 보상 받을길 막막인천 인현상가 화재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화재보험금을 제외하곤 보상금을 받을 길이 막막해 장기간 소송에 매달려야 할 것 같다.이들은 화재사고를 낸 사람과 불법영업을 한 업주에게 보상금을 요구할 수 있고 건물주가가입한 화재보험금을 분배받을 수 있다.지하 노래방 내부공사를 한 것으로알려진 김모군(17)등이 경찰수사 결과 사고를 낸 사람으로 확정되면 이들을고용한 인테리어회사를 상대로 피해보상금을 요구해야 하나 사상자 수가 많아 지급능력이 불투명하다. 업소 폐쇄명령을 어기고 불법영업을 강행한 호프집 주인 김석이씨(33)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그러나 이 경우에도 김씨가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확정판결을 기다린 뒤 전반적인 피해보상을 산정해 보상을 요구해야 하는 등 불편이 따른다. 다행히 건물주 노모씨(57)가 1억원의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이 확인돼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보험금을 나눠 가질 수 있게 됐으나 사상자 수가 워낙많아 1인당 받을 액수는 얼마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피해자와유가족들은 가입이 확인된 화재보험금을 제외하곤 단시일내 보상금을 받을가능성은 희박하다. [특별취재반] *화재 상보·현장 지난달 30일 오후 6시55분쯤 인천시 중구 인현동의 4층짜리 상가건물 지하1층 ‘히트 노래방’에서 일어난 불은 계단을 타고 순식간에 2층 ‘호프 러브’ 생맥주집으로 번졌다.불길은 27분 만에 진화됐으나 실내 장식물이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가 급속히 번지면서 2층 호프집에 몰려 있던 10대 청소년 130여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등 대형 참사를 빚었다. ■발화 지하 1층 노래방 공사현장에서 청소를 하던 중 깨진 전등에서 갑자기 불꽃이 발생해 종이에 옮겨붙었고,불길은 곧 시너통으로 번졌다.그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시너통이 폭발하면서 노래방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불은 계단과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간판 등을 타고 건물 2층으로 순식간에 번졌다. ■진화 및 구조 오후 7시8분쯤 화학차 3대,고가사다리차 1대,물탱크차 7대등 소방차 26대 및 구급차 22대 등 48대의 차량과 소방대원 190명이 현장에출동해 27분 만에 불을 껐다.소방대원들은 고가사다리차를 이용,가로 10m,세로 3m 가량의 유리창을 깨고 2층 호프집과 3층 당구장 안으로 들어가 모두 125명을 밖으로 옮겼다. ■현장 2층 호프집 내부는 전소되지 않았으나 우레탄 재질의 동굴형 계단과출입구쪽이 불에 시커멓게 그을린 상태였다.결국 사상자 대부분이 계단 장식물 등이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에 질식해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사상자들은 1개밖에 없던 출입구가 불길 통로가 되자 오히려 반대쪽 주방에 50여명,20개 가량의 테이블 사이 3개 통로에 20여명씩 쓰러져 있었다.비상탈출구가 될 수 있었던 대형 유리창도 나무판으로 가려져 있어 깨뜨리지 못했다.바닥에는 운동화,가방,깨진 맥주잔,휴대폰 등이 널려 있었다.일부 사망자는 연기에 질식되지 않으려고 T셔츠로 얼굴을 가린 자세로 발견되기도 했다. [특별취재반]*건물관리인등 5명 영장 호프집 대형 참사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31일 노래방 내부수리공사를 맡은 마상진(24·인테리어기사) 장명조(38·건물관리인) 신근철(36·전기설비업자) 양동혁씨(28·페인트공)와 노래방 종업원 임동현군(15)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별취재반]
  • MBC ‘일상탈출 야호’ 31일 첫회

    54년 인생에 해외여행이라고는 꿈도 꾸어본 적 없는 장의사 박길창씨,7년동안 다른 사람의 여행 뒷바라지나 했지 한번도 자신만의 길을 떠나보지 못한스튜어디스 박은정씨,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여행을 통해 자신을 충전하려는 대학생 김지은양,바쁜 연예계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댄스그룹 ‘구피’의 래퍼 신동욱,이 네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읊조리며 그 눈덮인 정상에 오르는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그 꿈이 이루어졌다. MBC가 31일 오후6시 방영하는 오락 프로그램 ‘일상탈출 야호!’(기획 장덕수)에서다.요즘 유행하는 시청자 참여 성격의 극대화이다.TV가 내꿈을 이뤄주다니.TV를 지켜보는 안방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낄 것이다. 이런 사람도 있다.가족이나 친한 친구를 제외하고는 도저히 의사소통이 안될 정도로 말이 빠른데다 ‘딱’이라는 의성어가 수시로 터져나오는 김영훈씨. 뒤늦게 대학에 입학했지만 잘못된 언어습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그의 간절한 소망도 풀어준다.이렇게 TV는 사람들 마음속에간직한 꿈을 풀어주는 마법사로 둔갑하고 있다. 이번 프로는 오락물이면서도 MBC교양제작국이 처음으로 제작을 맡아 ‘건전한 오락물’이라는 기치 아래 주말저녁 시간에 전진배치했다.지난 18일 개편안에 포함돼 있었음에도 31일 첫방송이 나가는 이유는 출연자 섭외와 진행자선정,포맷 개발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탤런트 채림 등의 의사를 타진했으나 탤런트 김호진과 김선아,개그맨 이성미에게 진행을 맡기는 현실적인 선택으로 귀결됐다. 교양PD가 만든 오락물은 이렇게 다르다는 차별성과 시청률이라는 두마리의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김석규 주일대사 ‘정치인 대사론’ 반박

    ‘정치인 4강 대사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현직 4강대사 중의 한명이 ‘정치대사 불가론’을 정면으로 제기,주목을 받고있다.김석규(金奭圭) 주일대사가 그 주인공이다.김 대사는 26일 모처럼 기자실을 찾았다.주말 제주 한·일각료간담회를 마치고 귀임길에 들른 것이다. 김 대사는 기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의 사석 발언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정치인 대사론’에 대해 언급했다. 김 대사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대사는 정치력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운을 뗐다.“현대 외교는 정상외교와 외무장관 회담에서 거의 대부분이 결정되기 때문에 정치대사의 역할이 그리 많지 않다”는 논리를 앞세웠다.그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 등과 ‘친한 관계’임을 빗대 “외교부 차원에서 모든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과거 혼란기를 벗어나 성숙된 외교관계에선 정치인들 사이에서의 물밑거래나 정치적 담판이 필요하지 않다는 메시지가 담긴 듯하다. 내년 정년을 맞는 김대사가 외교부 내에 번지는 ‘정치대사 불가론’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후배들을 위해 ‘총대’를 멨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일만기자 oilman@
  • 인도네시아의 앞날은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적인 절차로 대통령을 뽑았지만 인도네시아의 앞날은 극히 험난하다.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메가와티여사의 낙선은 국민들 사이에 광범위한 불만과 저항을 불러일으켜 향후 정국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떠올랐다.지난 97년 5월 수하르토 대통령의 18년 독재를 몰락시킨 데 이어 새로운민주주의 대장정에 들어서려는 인도네시아 민중의 여망은 실현 한발 앞에서좌절되고 말았다. 세계적인 관심 속에 치러진 이날 선거는 겉모양새는 야(野)-야(野)대결구도.그러나 집권 골카르당과 이슬람세력은 결정적인 마지막 순간에 반(反)메가와티 공동 전선구축에 성공,대세를 뒤집었다. 투표 직전까지 후보 지명과 사퇴가 잇따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메카와티쪽으로 기울던 승세는 새벽 급작스레 후보로 등록한 군소정당인 월성당(CSP)의 우스릴 마헨드라 당수가 투표시작 직전 “와히드에 표를 몰아주자”며 전격 사퇴하면서 반전됐다.각종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을 얻어가며 강력한 대통령후보로 부상한 메가와티 진영에는 긴장과 당혹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후보조차 못낸 집권당이 약체 후보인 와히드를 밀기로 했다는 설은 투표에들어가기 직전 일부 골카르당 의원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골카르의 와히드 선택은 일단 메가와티로 대변되는 민중민주 세력으로 권력을 넘겨주지는 않겠다는 결정에서 나온 차선책이라 할 수 있다. 가장 큰 변수였던 위란토장군과 군부 역시 기득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골카르 및 수하르토의 가족들과 친한 와히드 지지쪽으로 막판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대통령제하에서 권력기반이 극히 허약한 대통령의 등장으로 인도네시아는 정국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일차적으로 골카르 지지자들과 지분 나누기 정쟁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여기다 메가와티의 낙선에분노한 시위가 격화될 경우 군부의 개입 가능성 또한 상존한다. 와히드 후보는 수하르토 통치 18년을 무너뜨린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메가와티여사와 집권 골카르 후보 사이에 선택된 ‘과도기대통령’의 운명을 처음부터 타고난 셈이다.김수정기자 crystal@ * 와히드 당선자는 누구 인도네시아 새대통령으로 선출된 압둘 라흐만 와히드(59) 국민각성당(PKB)당수는 지난 6월 총선에서 당을 인도네시아 제3당으로 도약시킨 인물. ‘구스 두르’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3,000만명의 회원을 지닌 인도네시아 최대의 회교조직 ‘나흐들라툴 울라마(NU)’를 이끌고 있으며민주개혁과 함께 종교 및 민족적 관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때문에 이슬람적 이상을 정책에 반영하려고 애쓰는 한편 동시에 기독교도및 소수 중국계의 인권옹호에도 앞장서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메가와티 민주투쟁당(PDIP) 당수와는 친밀한 친구 내지 조언자로 친분을 유지해온 반면 국민협의회(MPR) 의장이자 이슬람계의 또다른 지도자인 아미엔라이스와는 첨예한 라이벌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는 지지자들로부터 중간다리 역할 또는 ‘킹 메이커’로서만 비춰졌지만 막판 뒤집기에 성공,인도네시아 4번째 대통령에 오르게됐다. 그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은 98년 수하르토 전 대통령이 사임한 이후부터. 수하르토에 이어 대권을 물려받은 하비비 대통령이 여전히 실정으로 인도네시아 정국을 불안으로 내몰자 민주개혁 운동의 새로운 인사로서 급부상,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그는 과거 뇌졸중으로 인한 시력장애 후유증을 겪고있는 등 건강에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옥기자 ok@*재확인된 군부위세 와히드 대통령정부의 앞날을 점치는 데 가장 큰 변수는 여전히 군부다.군의 지지를 받아서 대통령이 됐고 앞으로 군의 지지를 받아야 제대로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와히드의 당선은 국민협의회(MPR) 내 군부의원들의 지지와 친군부성향의 골카르당 의원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에서 도중하차한 B J 하비비대통령은 위란토 군참모총장 겸 국방장관을 부통령후보로 지명했으나 위란토가 이를 거부했다.역시집권당 후보가 됐다 취소된 악바르 탄중 골카르당 당수 역시 위란토를 후보로 지명했다. 이들이 위란토에게 매달린 이유는 간단하다.위란토장군과 군부의 지지 없이는 당선도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이다.위란토는 정치적 야심을 좀처럼 내비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힘의 향배를 저울질하다 막판 와히드의 킹 메이커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인도네시아는 헌법에 군의 정치적 권한행사를 보장한 특이한 나라다.국정최고기관인 국민협의회(MPR) 700명 가운데 38석이 군부대표 몫이다.이들은 임기 5년 동안 군복차림으로 당당하게 국정을 논한다.현재 군의 총병력수는 육해공군과 경찰군을 합쳐 50여만명. 수하르토 통치 32년을 떠받쳐온 것도 군부였고 지난해 5월 수하르토 하야뒤 하비비 정권을 지탱해준 것도 군부였다.따라서 위란토가 하비비의 부통령후보 제의를 거절했을 때 하비비의 정치적 운명은 끝난 것이었다. 위란토장군은 군부 내에서 일단 개혁파로 불린다.64년 육사를 수석졸업한엘리트고 89∼93년 수하르토의 부관을 지내며 승승장구,참모총장에 올랐다. 대중기반도 없는 제3당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에 앞으로 인도네시아 정국에서군부와 위란토장군의 입김은 더 위세를 부릴 게 분명하다. 이기동기자 ye
  • 중견작가 정종명 창작집‘의혹’

    중견작가 정종명(54)의 4번째 창작집 ‘의혹’(뿌리출판사)은 오늘날 작가들이 처해 있는 삶과 문단 및 출판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이 소설집에는 ‘의혹’‘빛과 그늘’ 등 최근작 6편과 ‘숨은 사랑’ 등 과거에 썼으나 새로 손본 2편 등 모두 8편의 중·단편이 실렸다. ‘의혹’은 유력한 문예지 주간과 작가가 짜고 표절시비를 만들어내고,일간신문의 문학담당기자를 이용하여 새로운 창작집을 베스트셀러로 만든다는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특히 작품속 작가의 목소리로 문단의 고질을 비판한다.이를 테면 문학상을 주관하는 출판사는 ‘수상의 물망에 올랐던 작가의 작품까지 싸잡아묶어 팔아먹어야 하기 때문에’ 장편보다 단편을 수상작으로 선호한다. 신문의 문학관련 기사도 주먹만한 활자에 대문짝만한 얼굴 사진까지 곁들여져 있어서 모처럼 대단한 작품이 나왔나하고 훑어보면 고작 100장 안팎의 단편이거나 길어야 300장 안팎의 중편이다.반면 작가가 애써 매달린 장편은 1단 기사로 두세줄,길어야 대여섯줄로 ‘구색’을 맞춘다.신춘문예와 문학상 심사를 몇몇 유력인사가 독점하여 파벌을 만드는 행태도 지적한다.부르는 곳 마다 달려가서 사정(私情)을 교묘히 숨기고 평소에 친한 사람이나 아류(亞流)를 밀어주고 끌어올리기를 능사로 삼는 이가 문단에는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빛과 그늘’에서는 문예지의 편법 발간이라는 문단의 또다른 어두운 현실을 펼쳐보인다.주인공은 대기업 사보편찬실에서 밀려나자 ‘소설학교’에서창작강의를 하다 한 수강생의 주선으로 월간 문예지의 주간을 맡는다.이 문예지는 그러나 원고료를 주지않는 것은 물론 시집이나 소설집의 발간비용을작가에게 떠넘기고,한달에도 몇명의 신인을 등단시키고는 책을 떠맡겨 발간비용으로 충당한다.그럼에도 주인공은 이 엉터리 문예지 발행인의 기만적 논리에도 중앙 문예지들의 관행을 부정할 수 없기에 반론을 제기하지 못한다. 이처럼 두 작품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두운 일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몰라도 실제 문단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데는 이론이 없는 것 같다. 작가는 “두 작품은 누구도 감히 말하기를 경계하는,손가락질이나 불이익을 각오하고 우리 문단에 바치는 고언적 메시지”라면서도 “그러나 작품의 궁극적 속살은 역시 사람사는 모습의 일종임을 구태여 부연해 둔다”고 말해‘개인적 체험의 소산’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동철기자
  • [문명자 회고록] 비화 3공의 실세들(3)성판

    5·16직후 최고회의 공보실장을 거쳐 63년부터 대통령 비서실장직에 있던이후락(李厚洛)을 나는 공식석상에서 몇차례 만난 적이 있다.그런데 이후락에 대해 나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사람은 정일권 후임으로 63년부터 주미대사로 일했던 김정렬(金貞烈·전총리)이었다.그는 은퇴후 서울에서만났을 때 이런 말까지 했다. “문 기자,이후락이 같이 교활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다시 없을 거요.이후락과 김형욱이란 악당 손에 박 정권은 결국 몰락하고 말거야.3선개헌때 우리 공화당 의원들이 그 두사람 손에 어떻게 끌려갔는지 아시오? 깜깜한 어둠속에 앞 사람 허리띠를 붙잡고 소경처럼 질질 끌려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끌려간 곳이 제3별관(현 대한매일 주차장 자리)이야.가보니 촛불 몇개 켜놓고 개헌안을 통과시키는데 이효상 국회의장이 시간을 끈다고 장경순(張坰淳·당시 국회부의장)이가 이 의장 손에서 의사봉을 확 뺏더니 “왜 이렇게지체해요? 이건 이렇게 때리는 겁니다”하면서 땅땅 때리는데,개헌안 통과시키는데 1분도 안 걸렸어요.모두가 화적단같은 사람들이야.문 기자,내가 죽은 후에 언젠가 이것만은 역사에 밝혀주시오” “대사님,그러게 5·16 나고 나서 공화당 사전조직 의혹이다 뭐다 해서 모두들 들고 일어나 공화당 해체하라고까지 하는 판국에 무엇 때문에 공화당에 참여하셨습니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어요.5·16이 났을 때 내무부장관(4.19 당시 법무부장관)으로 있던 홍진기(洪璡基·전 중앙일보 회장·작고)가 발포책임자의한 사람으로 잡혀들어가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있었거든.그런데 홍진기 하고 나하고는 일제 때부터 절친한 사이로 자유당때 각료도 같이 했고 해서 인간적으로 몰라라 할 수 없는 관계였어요.그런 판에 하루는 박 의장(박정희)이 나를 부르더니 ‘공화당 의장을 좀 맡으라’고 하더구만.그래서 나도 ‘부탁이 하나 있다.공화당에 갈테니 홍진기 좀 풀어달라’고 했지.나는 결국홍진기 살리려고 공화당에 간거야” 김정렬은 이후락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이후락이는말이오, 국군 창건 당시에 대위로 시작한 사람이오.그보다 나이도위고 계급도 위였던 박정희가 소위로 시작했는데 말이오.해방직후 귀국한 일본군 장교 출신들은 모두들 군사영어학교에서 훈련을 받았는데 거기를 수료하면 일본군 시절의 계급을 참작해서 국군 장교로 임관시켰거든.그런데 이후락이는 끝까지 자기가 일본군 대위였다고 우긴거야.하도 우기니까 미군측에서도 사실을 뻔히 알면서 대위로 임관시켰지.사실상 그때부터 이후락이는 미군측과 거래가 있었겠지만…” 공화당 정책위원장 박준규(朴浚圭·현 국회의장)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5·16후 감옥에 잡혀 들어갔을 때 이후락이가 내 옆방에 있었는데 이 사람이 얼마나 약던지 삽살개처럼 굴더니 먼저 빠져 나가더구만” 이때 이후락이가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CIA의 뒷받침 때문이었다.민주당 정권에서 장면(張勉)의 비서를 지낸 선우종원(鮮于宗源·변호사)은 그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주당 정권때 이후락이가 중앙정보부의 전신이라 할 ‘정보조사국’을만들었다.당초 정보조사국 책임자로 이후락이가 추천됐을 때 여러 사람이 안된다고 했는데 결국 이후락이가 맡게 된 것을 보니 CIA 한국지부에서 그를민 것 같았다” 사실 이후락은 5·16 이후 CIA가 박정희 주변에 깊숙이 박아놓은 첩자였다고 할 수 있다.그는 최고회의 공보실장 시절부터 최고회의 정보를 미군측에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미국으로서는 창군 초기부터 내내 미국 정보기관의 끄나풀이었던 이후락을 좌익전력을 가진 박정희 옆에 붙여 놓았으니까 박정희에 대해 자신만만할 수 있었다.그렇다고 박정희가 일방적으로 감시만 당했던 것은 아니었다.박정희는 박정희대로 이후락 같은 미국의 끄나풀을 자기 곁에 둠으로써 오히려 그를 자신이 미국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방편으로 써먹었던 것이다. 63년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면서 이후락의 이른바 ‘떡고물’ 정치가본격화됐다.그것은 비단 국내에서만이 아니었다.이후락은 자신의 아들·딸·사위 등을 모두 미국에 보내놓고 미국에서조차 축재에 열을 올렸다.사위등은LA 현지에 은행을 설립해 주주로 참여했고 교포방송인 LA방송국을 설립하기도 했다.이같은 재력을 기반으로 그의 사위는 LA한인회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그는 또 LA의 부자동네인 윌셔 브루버드에 당시 돈으로 3,000만 달러를 주고 빌딩을 사들여 이것을 한국교포들에게 세를 놓았다.당시 교포들 사이에“이 빌딩은 실은 이후락 것이다”하는 소문이 나 현지의 민주화운동 그룹들이 “이후락의 부정부패와 해외 재산도피의 산 증거인 문제의 건물을 불태워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훗날 코리아게이트 조사과정에서 FBI가 조사에 들어갔을 때 그는 빌딩을 매각한 뒤인 것으로 확인되었다.70년 중앙정보부장에 취임한 이후락은 그 해 12월 정보 무경험자인 사위를 중정 국제담당 2국장으로 앉히고 둘째아들도 자신의 비서로 임명해 72년 남북회담 당시 모두 북한까지 자신을 수행토록 했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알림] 문명자회고록 ‘내가 본 박정희와 김대중’ 연재물 제목을 문명자회고록 발췌 ‘비화,3공의 실세들’로 바꿉니다.이는 본지가 문씨의 회고록 중 일부를뽑아 정리,게재하기 때문입니다.
  • [돋보기] 경륜사업본부의 무사안일

    경륜은 홀로 우승하기 힘든 경기다.함께 레이스를 펼치는 동료의 도움이 절대적이다.이 때문에 도박사들은 평소 선수들의 친소관계 등을 파악,베팅전략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통상 ‘연대’라해서 경륜에서는 관례로 통한다. 그런데 바로 이런 경륜의 특성 때문에 갖가지 오해와 불미스런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최근에는 선수들끼리의 승부조작이 잇따라 터져 나오는데다 경륜사업본부가 이에 안이한 대처를 해 모처럼 활성화되고 있는 경륜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경륜사업본부는 지난달 19일 레이스에서 선수들의 담합으로 승부가 조작됐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최근 자체조사를 벌여 순위를 조작한 선수 1명을 중징계했다.문제의 선수는 당시 우수급 레이스에서 동료가 우승할 수 있도록 다른 선수들을 견제하며 1위로 달리다 골인지점에서 갑자기 2위로 처져 팬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이와 관련 경륜사업본부는 문제를 일으킨 선수가 “평소 친한 동료의 우승을 위해 그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해명했지만 파문은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특히 레이스를 지켜본 팬들은 “외부와의 결탁이 뻔한데도 경륜사업본부가 서둘러 사건을 봉합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실 여부를 떠나 문제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경륜사업본부의 조직폭력배와 내통했는가 하면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해 4명씩안이한 대처 방식에 있다.이같은 승부조작은 지난해 9월과 올해 5월에도 일어 났다.선수가이나 구속되기도 했다.실정이 이런데도 모호한 경기 방식에 대한 확실한 규정이나 선수들에 대한 사전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더욱이 그동안 심판으로부터 2차례의 경고와 5차례의 주의까지 받은 선수가 또 말썽을 일으켰는데도 자체 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해 스스로 ‘불신의 골’을 깊게 팠다. 박성수기자 sonsu@
  • 日 3당 연립정권 오늘 출범

    일본의 자민,자유,공명 3당의 연립정권이 1일 출범한다.참의원에서 여소야대였던 여당은 새 연정으로 중·참 양원 모두 과반수를 확보하게 됐다.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정권으로선 안정적 정국운영의 길이 열린 셈이다. 오부치 총리는 이날 조각(組閣) 수준의 대폭 개각도 단행한다.유임되는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대장상을 비롯,외무·관방 등 주요 포스트의 각료는 내정된 상태다.입각 대상자의 면면을 보면 오부치 총리의 친정체제가 강화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상 내정자는 알려진대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는 30년 지기다.70년대초 ‘김대중 납치사건’때 진상규명운동으로 인연을맺었다.오부치 외상 시절부터 순풍을 타고 온 한·일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고노 외상체제에서 일본 외교의 최대 관심사는 대북 정책이다.국교정상화교섭 중단 등 대북 제재조치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 고노 외에 친한(親韓)인사로는 방위청장관으로 유력한 가와라 쓰토무(瓦力),후생상이나 금융재생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오치 미치오(越智通雄) 의원을꼽을 수 있다. 이번 개각에선 미야자와 대장상과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경제기획청장관이 유임된다.2년째 마이너스였던 경제성장률이 올들어 플러스로 돌아서는등 경제회생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세 자리인 관방장관에는 오부치 총리의 측근중 측근인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의원이 기용된다.그는 오부치의 정치적 스승인 다케시다 노보루(竹下登)전총리의 최측근이다. 연정 출범에 앞서 3당이 가진 정책협의에서 주목되는 것은 한국정부와 민단이 요구해온 지방참정권을 인정키로 합의한 점이다.반면 주변국으로선 우려되는 점도 있다.3당은 일본이 무력공격을 받았을 경우를 상정한 유사법제 추진에 합의하는 등 최근의 일본 보수우경화에 가속도를 붙일 가능성도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뉴올바니클래식, 박세리·김미현·펄신 ‘동반출격’

    박세리와 김미현 펄신 서지현이 또 한번 우승을 향한 동반출정에 나선다. 박세리(22·아스트라)는 30일 미국 오하이오주 뉴올바니골프장(파72)에서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뉴올바니클래식에 출전,시즌 4승(통산 8승)에 도전한다.박세리는 올해 창설돼 4라운드 스트로크 플레이로 펼쳐질 이번 대회에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상금(총상금 100만달러·우승상금 15만달러)이 걸려 있는만큼 반드시 우승을 추가,상금랭킹 3위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박세리는 삼성월드챔피언십 우승 이후 상금랭킹 3위(72만3,850달러)를 달리고 있지만 4위인 애니카 소렌스탐에 불과 3만4,000달러 앞서 있는 상태다.그러나 이번에 우승하게 되면 처음으로 상금 100만달러를 넘볼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상금랭킹 1·2위인 캐리 웹,줄리 잉스터와 함께 확실한 ‘빅3’로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달 초 스테이트팜레일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김미현(22·한별텔레콤) 역시 상금 10위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승 추가가 아쉬운 상황이다.김미현은 그러나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막판 선전으로 공동 9위에 올라시즌 9번째 ‘톱10’ 진입에 성공하는 등 기복이 없어 시즌 2승에 대한 가능성을 부풀리고 있다.김미현은 또 웹,잉스터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상위권 선수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대회에서 쉽게 첫 우승했다는 입방아를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또한 스테이트팜레일 준우승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못내고 있는 펄신(32·랭스필드)과 연속 탈락의 아픔을 겪은 서지현(26)도 최근 LPGA에 불어닥친한국열풍으로 한결 자신감을 가져 선전이 기대된다. 한편 박세리는 30일밤 9시42분 10번홀에서 리셀로테 노이만,로라 데이비스와 티 오프하며 김미현은 9분 앞서 게일 그레이엄 등과 1번홀에서 티 오프한다.펄신은 1일 새벽 1시18분,서지현은 30일밤 9시15분 각각 티 오프한다. 박해옥기자 hop@
  • [독자의 소리] 바른 학교임원 선거통해 민주질서 지도를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회 임원선거가 한창이다.초등학교때부터 스스로 대표를 뽑고 서로 협동하면서 생활하는 민주주의 과정의 실습인만큼 바른 선거관을 심어줘야 한다. 첫째 입후보학생들은 선거규정을 지키면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자세가‘이기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둘째 친한 아이들을뽑는 것이 아니라 입후보 학생들의 됨됨이나 학교일을 잘 할 수 있는지가 선택방법임을 지도해줘야 한다.셋째 투표에는 꼭 참여해야 할 책임임을 알려준다.네째 누가 당선되든 낙선자는 당선자를 진심으로 축하해줘야 한다. 학부모와 교사는 어른들의 잘못된 선거풍토를 유산인양 물려주지 말고 올바른 학교 임원선거를 통해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배울수 있도록 지도하기를 바란다. 김경모[광주시 서구 화정동]
  • 李총재 訪美 ‘절반의 성공’

    ?워싱턴 오풍연특파원?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6일 오전(한국 시간) 6박7일간의 미국 공식방문 일정을 마치고 다음 방문지인 독일로 떠났다. 이총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소기의 ‘성과’는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우선120만 교민 사회에서 야당 지도자 ‘이회창’이라는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고 볼 수 있다.로스앤젤레스·뉴욕·워싱턴 동포 환영만찬이 이를말해준다.특히 LA와 뉴욕에서는 700여명씩 참석,대연회장의 자리가 모자랄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환영회에서 일부 연사들은 ‘3김’의 대안(代案)은 이총재밖에 없다며 그를잔뜩 추켜올리기도 했다. 이에 고무된 듯 이총재는 빡빡한 일정으로 심신이지친 가운데서도 가는 곳마다 한인회를 들르는 등 정성을 쏟았다. 이처럼 교민들로부터 대대적인 환영을 받은 반면 세계 정치의 중심이라고할 수 있는 워싱턴 정가 ‘데뷔’는 기대했던것 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주로 지한(知韓)·친한(親韓)파 의원들을 접촉하고,이들에게서 한반도 문제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더 이상의 관심을끄는 데는 실패했다.다만어떠한 질문이든지 거침없이 받아넘겨‘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임은 주지 시켰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난 10일 같은 날 출국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에 비유하는 등 금도를 벗어난 발언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정치 초년병’ 티를 아직 벗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총재를 수행한 한 의원은 “이총재가 못할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여당이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다”고 두둔했다. poongynn@
  • [현장] 낮엔 또순이여대생… 밤엔 절도범

    “가면을 벗게 돼 오히려 홀가분합니다” 여자 대학의 학생회와 동아리,도서관 등만을 돌아다니며 26차례에 걸쳐 2,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오다 28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구속된 최모양(25·K대 4년 휴학). 최양은 지난 94년 4월 자신이 다니던 대학의 한 동아리방에서 처음으로 친구의 지갑을 훔치면서 상습 절도의 구렁텅이에 빠지기 시작했다. 최양은 두살 때 아버지를 여읜 뒤 어렵게 살아왔다.대학에 입학하던 93년에는 어머니가 운영하던 구멍가게마저 문을 닫으면서 더욱 궁핍해졌다.학비를스스로 마련하고 어머니의 생활비도 보태야 할 형편이었다.최양은 그러나 친한 친구에게도 어려운 형편을 얘기하지 않을 정도로 자존심이 강했다.친구들사이에 인기도 괜찮아 과대표를 맡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더욱이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최양은 재학 중에는 물론 2년의 휴학기간 동안 식당 종업원과 주차 안내원등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지만 밤만 되면 절도범으로 변신했다.그 자신조차 전혀 다르게 돌변하는모습에 소스라치기까지 했다. 훔친 돈으로 어머니에게 송금을 할 정도로 대담해졌다.돈을 훔치는 모습은진정한 자신이 아니라고 자위했다.요령이 생겨 웬만한 출입문은 전화카드로열 수 있을 정도로 이력이 붙었다.결국 서울시내에 있는 여자대학은 거의 다 훑었다. 7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서 2학기 복학을 앞두고 있던 최양은 “단 한순간의 잘못이 계속적인 범행으로 이어졌다”면서 “벌을 달게 받은 뒤 새삶을 살겠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사회팀 이창구]window2@
  • 일제戰犯 입국금지법 있으나마나

    일제전범 입국금지를 주요내용으로 한 개정 출입국관리법이 발효된지 1년반이 지났으나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출입국관리법 시행 주무부처인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이 분야 전문가나 관련 단체로부터 자료를 입수해 입국금지 대상자 선정을 위한 작업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예산과 인력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말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 전범행위를 가리기 힘든 데다 도쿄재판 등을 통해 이미전범으로 규정된 일본인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사망했거나 고령이어서 대상자선정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개정 출입국관리법 통과에 주도적 역할을 한 한나라당 이미경 의원측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최근법무부에 확인한 결과 입국금지 대상자로 선정된 일제전범이 한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정대협 양기강 총무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입국금지 대상 일제전범을선정할 수 있다” 면서 “여론에 밀려 개정 출입국관리법을 통과시킨 정부가외교관계 악화운운하며 눈치를 보는 바람에 대상자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비난하며 법무부장관 면담을 요청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양총무는 또 “대상자 선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자서전에 일본군인들을 위해위안소를 설치했다고 자랑하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일본 전총리가 마음대로 한국을 드나들면서 친한파인 양 행세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무부는 참여연대 사무처장 박원순(朴元淳) 변호사를 비롯한 일제전범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일본이 패망한 뒤 전범처벌을 위해 개최됐던 도쿄재판 관련 마이크로 필름 등을 입수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 [양승현의 취재수첩] 비합리적인 언론의 비판

    야당 총재 시절인 지난 97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 마지막 부분에서 “공정한 보도 속에서 대통령선거를 한번 치러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잠시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71년 대선 이후 언론과 김대통령의 관계는 결코 순탄했다고 볼 수 없다.군사독재 시절 때로는 권력의 압력에 견디지 못했고,때로는 지역적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에서 언론 스스로도 되돌아볼 부분이 없지 않다. 청와대에서는 요즈음 ‘언론에 포위된 느낌’이라는 말이 곧잘 나온다.고위층 부인들의 옷사건 이후,이반된 민심에 편승한 ‘반DJ 목소리’가 주류를이루고 있다.대(對)러시아 외교적 성과가 신문의 한 귀퉁이에 실린 데 대한대통령의 ‘하소연’에도 미동도 없이 명예훼손의 경계를 수없이 넘나들며옷사건으로 ‘도배’를 했다.어떻게 보면 언론계에는 자유의 벽을 넘어 경쟁적 비판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정권교체에 따른 높은 도덕성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데도 그 원인이 있을법하다.오랜 기간 김대통령의 반대편에 섰던 다수가 ‘기회다 싶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언론계도예외는 아니다.과거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는 ‘DJ와 친한 기자치고 살아남은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을 정도로 언론계에는 ‘반DJ’성향의 기류가 있다. 그러나 요즘의 비판적 기류는 합리적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있어 보인다.비난의 핵인 내각제 유보는 과연 이를 약속대로 추진했을 때 국가가 처할 어려움을 간과할 수 없는 공동정권의 선택의 문제이나 이를 거론한 언론은 드물다.‘3김 청산’은 궁극적으로 현직에 있는 김대통령을 겨냥한다.그렇다면물러난 뒤의 대안은 무엇인가를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할 중대 사안이다. 조선시대 왕과 궁녀들이 가꾸던 밭과 논이 있던 터로 풍수지리적으로 ‘신들의 땅’이라는 구중심처(九重深處) 청와대.김대통령은 오늘도 밤늦게까지신문과 방송을 꼼꼼히 챙기면서 여론의 비판을 귀담아 두었다가 다음주 국무회의 때 반성해야 할 대목으로 인용하려 한다. yangbak@
  • 운동권 출신 임종석씨의 ‘베를린 리포트’

    80년대 운동권의 상징,임종석(3기 전대협의장)씨가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베를린 리포트’를 보내왔다. 임씨는 MBC­TV가 오는 15일 밤10시35분에 방영하는 ‘21세기 한민족 네트워크’에 리포터로 출연한다.그는 열흘간의 취재 경험을 “약하기만 한 한민족의 연대를 확인하는 계기였다”고 털어놓았다. 정부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550만 교민들을 내팽개치다시피 했고 한인2·3세들에게 우리 문화를 교육시킬 프로그램 하나 변변이 만들어 놓지 못했다.더욱이 분단장벽은 베를린 교민사회에도 영향을 미쳐 ‘동서분열’이라는 아픔을 안겨줬다. 지난 89년 임수경씨를 입북시켜 3년을 복역한 그에게 통일이후 독일의 차분한 일체화 과정과 허약한 한민족의 네트워크는 극명한 대조로 다가왔다.프랑스에서 유태인이나 화교사회의 결연한 공동체를 눈으로 확인한 작업도 분명심통나는 일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민족과 통일이란 화두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가”하는위기의식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무엇보다 친한이냐 반한이냐로 갈라선교민사회의 갈등이 차츰 봉합돼 간다.독일 통일 드라마가 교민들의 마음을 돌려놓은 것이다. 임씨는 다음 세기 한민족의 통일과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550만 교민들이 하나로 뭉쳐 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반체제인사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송두율 교수와의 긴 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송교수는 “국경이 무너지는 세계화시대에도 민족은 영원한 과제”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3시간동안 진행될 이 특집은 임씨 말고도 곽재구 시인,최준식 교수(이화여대한국학과)가 젊은 대학생들과 짝을 이뤄 LA코리아타운과 멕시코의 홍씨 집성촌,일본 교민사회와 중국 장백산의 조선족 자치마을을 찾아 그네들의 뿌리찾기 의식과 2·3세들의 조국애를 조명,네트워크 구축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임병선기자 bsnim@
  • [대한매일 95년] 대한매일신보와 배설

    나라가 어려울 때 우리를 도와준 몇명의 외국인 중에는 본보 대한매일신보(대한매일)를 창간하여 항일구국 언론의 선봉이 된 영국인 배설(裵說·영국명 베델)과 일제 침략기에 언론인으로 한국에 특파되어 ‘대한제국의 비극’을 쓴 캐나다 출신의 매켄지(Mckenzie)그리고 고종황제의 밀령을 갖고 헤이그를 찾는 등 국권수호에 큰 역할을 하고 ‘대한제국멸망사’를 쓴 미국인 헐버트(Hulbert)를 빼놓을 수 없다. 잊을 수 없는 외국 벗들“나는 죽더라도 대한매일신보는 영생케하여 한국민족을 구하라”는 유언을남기면서 ‘대한매일’을 키우다가 이 땅에 묻힌 배설에 대해 매켄지는 이렇게 썼다. “일본인들은 갖은 수단을 다 부려 그의 생활을 위협했으며, 그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온갖 수작을 부렸다. 그의 우편물은 하나도 거르지 않고 검열을 받았으며, 그가 거느리고 있는 하인들은 여러가지 구실로 위협을 받거나 체포되었으며, 그의 집 주위에는 첩자들이 그림자처럼 도사리고 있었다. 그는놀라운 끈기를 보여주었으며 세월이 흘러도 굴복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대한제국의 비극’·신복룡 역주) 헐버트는 ‘대한제국멸망사’의 헌사에서 “지금은 자신의 역사가 그 종말을 고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지만 장차 이 민족의 정기(精氣)가 어둠에서깨어나면 ‘잠이란 죽음의 가상(假像)이기는 하나’죽음 그 자체는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게 될 대한제국의 국민에게 이 책을 드립니다”란 애정과 국권회복의 희망을 기대하였다. 한국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는 “이 이토의 백마디 말보다 신문(대한매일)의 일필이 한국인을 감동케 하는 힘이 크다”는 개탄을 남겼다. 외국인 중에서 우리를 돕거나 해치는 입장이 이토록 달랐다.‘잊고 있는’잊어서는 안될 인물’배설이 우리 애국지사들과 손을 잡고 본보를 창간한 지 18일로 95주년이 된다. 20세기 마지막 생일을 맞아 배설의 일화와 유족 관계를 추적해본다. 배설생일과 한일 기념일 배설은 친한배일(親韓排日)을 ‘운명적’으로 하여 태어난 듯하다. 그의 생일 11월3일은 그가 그토록 증오한 일왕의 생일인 천장절(天長節)과 같은 날이고 후일 한국에서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나던 날과 더불어 같은 날이다. 배설의 한국 사랑은 남달랐다. 일제의 농간으로 상해에서 3주간의 옥살이를 마치고 후일 그의 비문을 쓴 장지연과 통음을 한 다음날 서둘러 한국으로돌아와서 다시 항일의 붓을 들었다. 그리고 심장병을 얻어 한살 아래인 부인 모드게일(Maude Gale)과 와아들 허버트 오웬을 남긴 채 37세의 짧은 생애를 접었다. 모드 게일은 남편이 죽은 뒤에도 “나는 결코 망부(亡夫)의 사업을 계속 하겠다”면서 사재를 털어 ‘대한매일’의 경영에 바쳤으며, 어린 아들에게 부친의 뜻을 잇도록 하겠다면서 한복을 입히고 한글과 한문을 가르치는 열정을 보였다. 그러나 일제가 ‘대한매일’을 탈취하고 강제합병에 이르자 오웬을 데리고영국으로 건너갔다. 그녀는 영국에서 90세까지 살다가 1965년 7월2일에 사망하고, 아들은 어머니가 죽기 전에 런던에서 사망했다. 한국정부는 1968년 3월1일 배설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오웬은 첫 부인과 사별하고 도로시 여사와 재혼하여 딸 수잔과 아들 토미를낳고 1965년 사망하였다. 1968년 7월 주영 한국대사관이 배설 유족찾기에 나서 런던타임스의 도움으로 도로시 여사를 만났을 때 그녀는 시아버지가 ‘대한매일’사옥에 걸었던 낡은 태극기 등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다. 그녀는 1995년 정부수립 50주년 기념 정부 초청으로 한국을 다녀갔다. 당대 최고의 논객 참여 국운이 풍전등화일 때에‘대한매일’에는 외국인 배설과 함께 양기탁·박은식·신채호·장도빈 등 당대 최고의 논객이자 항일 우국지사들이 모여 피끓는 항일논조를 펼쳤다.한국병탄 과정에서 ‘눈엣가시’와 같은 ‘대한매일’에 일제는 배설과 양기탁을 재판에 회부하는 등 온갖 탄압을 자행했지만, 열혈지사들은 이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기우는 국운을 지사 몇 사람이 버티기에는 힘이 겨웠다. 배설의 죽음에 양기탁의 조시는 지금도 후학들의 심금을 울린다. 대영(大英)남자가 대한에 와서 한 신문으로 깜깜한 밤중을 밝게 비추었네 온 것도 우연이 아니건만 어찌도 급히 빼앗아갔나 하늘에 이 뜻을 묻고자 하노라. 정명(正名)을 회복한 대한매일신보사는 금세기마지막 창간일을 맞아 삼가배설·양기탁·박은식·신채호·장도빈 선생 등 선각들의 애국혼을 기리며거듭 바른 글 정신을 다진다. 김삼웅 주필kimsu @
  • TJ·나카소네의 35년 우정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25일 정치무대를 잠시 뒤로했다.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와 함께 포항제철과 광양제철을 찾았다.26일에는 경주 관광을 함께 한다.24일부터 사흘 동안 숙식을 같이 하는 ‘풀서비스’다.35년 우정의 표시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전용헬기를 배려해 주었다.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64년 한·일 수교협상 당시로 거슬로 올라간다. 박총재는 대통령 비공식 특사 자격으로 막후 로비역할을 맡았다.나카소네 전총리는 재선의원으로 자민당 소장그룹의 리더였다. 그후 소장파 의원을 이끌고 방한하면서 친한(親韓)인사로 자리잡았다. 포항제철 건설 때는 일본의 실세 장관으로 자금과 기술지원에 기여했다.80년대 초 한·일간 60억달러 경협협상 때도 총리로 박총재와 긴밀한 대화채널을 유지했다.93년 박총재가 일본에서 정치유랑에 들어가자 정·재계 인맥을엮어 박총재를 도왔다고 한다.스스로도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박총재의 한 측근은 전했다. 이번 방한은 박총재로서는 ‘보은(報恩)’의 뜻이 있다.나카소네씨는 24일고려대 명예법학박사 학위 수여를 명분으로 방한했다.박총재가 개인적으로힘을 썼다는 후문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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