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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매거진 We/갈치 채낚기 어선 조업현장

    반짝거리는 은빛에 날씬한 외모의 갈치.과거 서민들의 밥상 친구였던 갈치가 ‘귀한 먹을거리’로 변신한 지 오래다.‘바다의 귀족’으로 대접받는 등 품격(?)도 높아졌다. 갈치 가운데 최고로 치는 것은 채낚기로 잡은 은갈치.저녁에 조업을 나가 다음날 새벽 들어온다.제주도에서 ‘당일바리’라고 부르는 이런 갈치는 싱싱한 바닷내가 물씬 풍긴다.갈치 채낚기 어선에 동승,조업 현장에 함께 나간 뒤 공동판매를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취재했다. 제주 성산포 앞바다 공진호에서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채미줄(낚싯줄) 빨리 올려.” “풀치(갈치 새끼)밖에 없잖아.” 지난 6일 밤 제주도 성산포 20여㎞ 앞바다.갈치 채낚기 어선 303 공진호(선장 김영칠·50) 선원들의 손놀림이 바쁘다.제주의 검은 밤바다에서 막 올라온 갈치를 떼어 내 스티로폼 상자에 담기 시작했다. 낚싯줄에 걸려 퍼덕거리는 갈치는 유난히 반짝거렸다.대낮처럼 환히 밝힌 고깃배의 집어등에 반사된 갈치는 은으로 도금한 듯했다.그래서 ‘은갈치’란 말이 생겨났나 보다.도회지의 수산시장에서 본 희멀건 갈치가 아니었다. 공진호 뱃머리 오른쪽에서 갈치 조업에 한창이던 송덕길(48)씨는 갈치를 아주 조심스럽게 다뤘다.“갈치는 물에 나와 공기를 마시자마자 바로 죽습니다.그래서 저녁 때보다 새벽이나 아침에 잡힌 갈치가 싱싱하고 더 맛있어 값도 더 나갑니다.” 갈치는 성질이 급한 만큼 빨리 죽고 빨리 상한다.비늘 하나라도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이유다.어찌 보면 선도를 싱싱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로 채낚기의 경쟁력이다.2∼3년된 갈치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제주도에선 갈치 채낚기를 ‘당일바리’라고 부른다.저녁에 조업나가 다음날 새벽에 돌아와 경매에 부치는 까닭에 붙인 이름이다.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 주로 연안에서 잡기 때문에 배도 10t 미만의 소형이다. 갈치 채낚기는 낚시와 같은 개념이다.바다에 나가 닻을 내려두고 낚싯줄에 보통 15∼17개의 낚시를 매달아 바다에 드리웠다가 미끼를 물면 낚싯줄을 잡아 당긴다.배가 작은 까닭에 롤링(좌우 흔들림)과 피칭(전후 흔들림),수직 흔들림이 아주 심하다.“우리같은 뱃사람도 한달 남짓만에 채낚기를 타면 고생을 하지요.”10여년째 배를 탄다는 강성일(50)씨의 말이다. 이런 채낚기로 잡은 갈치는 가장 비싸게 팔린다.싱싱한 까닭에 고급 음식인 갈치회나 갈치회무침 등에 쓰인다.선장 김씨는 “성산포 갈치가 좋은 이유는 성산포 앞바다의 조류가 빨라 고기가 퍼석하지 않고 졸깃하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갈치 연승이나 그물을 이용한 방식이 많이 잡히지만 선도가 떨어진다.연승은 3∼4㎞의 가로줄에 작은 낚싯줄 200여개 정도를 달아 조업하는 것이다. 멀리 나가서 잡아 올리며,짧아도 3∼4일은 걸린다.선상에서 급랭시킨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채낚기보단 신선도가 떨어져 값이 덜 나간다. 그물에 든 갈치들은 서로 물어뜯거나 부딪혀 비늘이 벗겨지고 상처를 입기 십상이다.이렇게 회색 멍이 든 것을 보통 ‘먹갈치’라고 부른다.주로 굵은 소금을 뿌려 굽거나 졸여 먹는다. 자정이 넘었는데도 조황이 부진하다.선원들은 별로 신나는 표정이 아니었다.선미에서 애꿎은 삼치만 낚아올린 강씨는 “갈치가 한창 올라오는 9월에 비해 엄청 안 잡히는 거지요.”라고 되뇌며 검은 바다만 쳐다봤다. “날이 추우니까 갈치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갔어.일부는 더 깊이 잠수했고.”다소 굳은 표정의 선장 김씨는 어군 탐색기를 살펴봤다.보통 갈치는 수심 50m 전후에서 산다고 한다.밤이면 불빛을 보고 수면으로 떠오른다는 것.하지만 요즘같은 겨울 추위엔 갈치가 수온이 그래도 따뜻한 수심 70∼80m까지 내려가서는 올라오지 않는다.낚싯줄도 덩달아 수심 100m까지 내려간다. 선수 왼쪽에서 김홍제(50)씨가 새끼 갈치인 풀치를 포떠 냉동 꽁치 대신 낚시 바늘에 끼우고 있었다.“갈치는 성격이 굉장히 난폭하지요.배가 고플 땐 동료 꼬리를 잘라 먹을 정돕니다.”그는 “갈치가 머리를 세우고 수직으로 다니면 긴장한 탓에 입질을 하지 않는다.그러나 수평으로 헤엄치면 먹이를 문다.”면서 “풀치는 상품가치가 덜나가 미끼로 쓴다.”고 말한다.하지만 보통 여름에 많이 잡히는 풀치를 햇호박을 넣어 지져 먹으면 별미란다.새벽이 가까워지면서 빈 낚싯줄이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졌다.선장 김씨는 돌아가잔다.멀리 다른 배의 집어등만 보이는 어둠속에서 그는 선수를 성산포항으로 돌렸다.귀항길에 선원들이 어획을 정리했다.갈치가 10㎏들이 3상자였다.길이 65∼70㎝ 댓갈치(큰것·20∼24마리) 1상자,중짜(40∼50마리) 2상자였다.잡어도 좀 있었다. 다음날 오전 7시 제주 성산포수산업협동조합 앞 공판장.간밤에 조업나갔던 100여척의 채낚기 어선들이 차례차례 갈치를 내려놓으면서 활기를 띠었다.도도한 은갈치 상자가 배에서 내려오자마자 빨간 모자를 쓴 중개인들이 모여 호가를 불렀다.공진호의 성과는 28만원가량.성산포수협 공매 가격으로 댓갈치 1상자에 17만 9000원,중짜가 5만원선이었다.선장 김씨는 “인건비는커녕 기름값도 안 나온다.”고 투덜거렸다.전날 오후 4시에 일출봉 옆으로 떨어지던 낙조를 받으며 나갔다가 이튿날 오전 7시에 돌아온 15시간의 조업치고는 성과가 부진한 편이다.“이젠 당일바리도 그만둬야 할까보다.내년 사오월에나 다시 시작해야지.”오원국(46) 성산포수협 판매과장은 “제주도에선 연중 갈치회를 먹을 수 있지만 산란기(2∼4월)를 앞둔 요즘이 살이 올라 가장 맛있을 때”라고 말했다.그는 “성산포수협에 위판되는 생선의 90% 이상이 갈치”라며 “성산포 갈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장이 좋을 때라면 이곳에서 갈치 축제를 여는 것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성산포 은갈치는 공매를 거쳐 횟집이나 전국의 백화점과 할인점 등으로 간다. 갈치는 예전엔 우리나라 연안 전체에서 많이 잡혔다는 것이 어류학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우리 속담에 “돈 없으면 절인 갈치를 사먹으라.”고 했을 정도로 흔했다. 칼(刀)을 신라시대엔 ‘갈’로 불렀다.갈치란 이름도 그때 굳어졌다는 것이 어류학자 정문기씨의 이야기다.도어(刀魚)라고도 불렀다.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갈치 모양은 긴 칼과 같고 몸은 약간 납작하다.이빨은 단단하고 빽빽하며 맛은 달다.”는 기록이 나온다.띠 모양이라 하여 군대어(裙帶魚)라고도 불렀다.속명은 갈치어(葛峙魚).새끼는 풀치·풋갈치·빈쟁이·붓장어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일본에선큰 칼모양이란 뜻의 다치우오(太刀魚),수직으로 서서 헤엄치는 습성을 묘사해 다쓰오(立つ魚)로도 불린다.영어 이름은 머리카락과 같은 꼬리를 가졌다 하여 헤어 테일(hair tail)이다. 갈치는 동료간에 꼬리를 먹을 정도로 극성스럽다.친한 사이에 모함을 할 때를 비유하는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속담도 그래서 생겨났다. 하지만 모성애가 지극한 생선이다.암컷은 알을 낳은 뒤 주위를 맴돌며 안전하게 부화하도록 지킨다.한눈을 잠시도 팔지 않기 위해 먹이활동도 하지 않아 아주 야윈다. 갈치는 육식성으로 정어리·전어·민어류 등을 좋아한다.단단한 것을 절대로 먹지 않는다.그래서 이빨을 소중히 여기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늘이 없는 생선이다.김지혜 국립수산진흥원 연구관은 “갈치 몸을 덮고 있는 은백색 물질은 ‘구아닌’이란 성분”이라며 “구아닌은 인조 진주의 원료”라고 밝혔다. 갈치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글루탐산과 호박산 등 감칠맛을 돋우는 성분도 많다.갈치회를 먹으면서 단맛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갈치에는미량이지만 당질이 들어있기 때문.이광철 슬기수산 대표는 “갈치는 칼슘에 비해 인의 함량이 매우 높은 산성 식품”이라며 “채소와 같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엔 서울에서도 제주산 갈치회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제주도의 유명 식당 등에 주문만 하면 갈치회를 만들어 냉동 포장,항공편으로 서울에 보낸다.갈치회 한 접시에 제주도와 같은 보통 2만 5000원이다.여기에 택배비용을 추가하면 된다. 이기철기자 ■갈치군 맛바람 났네 갈치 집산지 제주에선 언제든지 갈치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회·구이·조림·찜·국….이 가운데 갈치회는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선원들이 배에서 먹던 술안주였다.갈치회는 부드러우면서도 졸깃하다.입안에 넣고 한참 우물거리면 달착지근하다.이런 갈치회 맛을 제주도 사람들이 그냥 놔둘 리가 없다. 10여년전부터 제주도의 항·포구를 중심으로 갈치횟집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간밤에 잡은 갈치를 다음날 식탁에서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갈치는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날씨에 특히 민감하다. 음식점주인들은 “해상에 기상 특보가 2∼3일 발령돼 갈칫배가 묶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 사람들은 갈치회를 잘하는 곳으로 제주시 건입동 서부두 어시장 입구의 성복식당(064-757-2481)을 꼽는다.사장 이성춘(53)씨는 30여년 배를 탔던 마도로스 출신.어릴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셨던 기억을 되살려 최근 새로운 메뉴 갈치회무침을 내놨다.한 접시에 3만원. 성북식당의 갈치국도 좋다.국물이 희뿌예져,보기엔 비릴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맵싸한 고추와 배춧잎이 들어있다.비결은 신선한 갈치를 쓰기 때문이란다.1인분에 7000원.성산포수협 중매인을 겸하고 있는 그는 “좋은 갈치를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영업의 비결”이라고.1·3 월요일엔 장사를 하지 않는다.이외에도 갈치회(2만 5000원),갈치구이(2만원),갈치조림(2만∼3만원)도 한다. 서울 역삼동 역삼역 부근에 최근 성북식당이 강남점(02-565-4677)을 냈다.동생 성봉(48)씨가 운영한다.갈치와 고등어 등의 재료를 제주도에서 매일 항공편으로 갖고 온다.이곳의 갈치 요리는 서울 사람의 입맛에 맞춰 조금 단듯하다.갈치회는 3만5000원,갈치국은 8000원.갈치회무침은 내놓지 않고 있다. 갈치 요리 등 제주 향토 음식을 하는 물항식당이란 상호가 전국에 퍼져있다.하지만 제주시 연동 물항식당(064-753-2731) 오복렬(45·여) 사장은 “수도권에서 분당점(031-701-8792)과 평촌점(031-381-6776)을 제외하곤 우리 식당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제주물항,탑동물항 등은 모두 손님들을 헷갈리게 하는 유사 상호”라고 주장했다. 갈치조림을 잘하는 곳으로 성산포읍의 해촌(064-784-8001)을 들 수 있다.한·일 해협을 뗏배로 횡단한 것으로 유명한 사장 김덕주(50)씨가 통나무로 지은 집이다.고성리에서 성산포로 들어가는 입구의 첫 집이다.성산 일출봉과 앞바다의 전망도 아주 좋다.갈치구이 1만 2000원,조림 2만 5000∼4만 5000원. 서울 서초동 종로학원 뒤 서귀포오분작뚝배기(02-523-9898)는 서귀포출신 부부가 제주의 재료로 운영한다.갈치 구이와 조림 각 3만원.서울 세종문화회관 뒤쪽의 한라의 집(02-737-7484)도 꽤 알려져있다.2∼3명이 먹을 수 있는 갈치회는 3만 5000원.구이는 갈치 1토막에 1만원.조림 9000원,국 8000원을 받고 있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숭례문 수입상가에도 갈치골목이 형성돼 있다.전국의 상인들이 한번씩 찾는 곳은 희락(02-755-8393)의 갈치조림.첫 맛이 시큼한 듯하다가 매콤 달콤한 갈치 조림 한 냄비(2인분)에 1만원.반쯤 조려두었다가 손님이 오면 바로 익혀 낸다. 수도권인 분당의 궁내동 녹원가든(031-711-9363)도 갈치요리로 유명하다.제주산 갈치의 항공직송을 경기도에선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갈치회 1접시 4만·6만원,구이 1만 6000원,갈치국 1만 3000원. 이기철기자 chuli@ ■안승춘의 갈치요리 비법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은 68년 조리업계에 뛰어들어 36년 동안 음식을 개발하고 연구했다.한·양·중·일식을 두루 통달해 ‘생활요리의 대가’로 불린다.한국조리직업전문학교(02-833-1623)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갈치는 웬만한 수산시장에선 다듬어준다.갈치가 싱싱하다면 대가리 부분을 버리지 말자.입은 잘라내고 대가리를 찜이나 조림을 할 때 넣으면 차지고 맛있다.대가리를 손질할 땐 낚싯바늘을 반드시 빼내야 한다. 갈치는 중불에 노릇하게 구워야 맛있다.센불로 구우면 타고 살이 퍼석거린다.잘라 내버리는 꼬리는 빵가루를 묻혀 바싹 튀기면 잔 뼈까지도 먹을 수 있다.표면에 상처가 없고 색깔이 은빛 그대로인 갈치가 신선하다.눈은 까만색이며 아가미가 선홍빛을 띠고 있어야 한다.갈치는 꼬리를 떼어먹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꼬리가 뭉텅한 것도 괜찮다.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갈치 포전 ●재료=갈치포 300g,달걀 2개,다진 실파 2큰술,청주·참기름 1큰술씩,후추 ¼작은술,밀가루·식용유 약간씩 ●만드는 법=(1) 갈치는 손질하여 뼈와 가시가 없도록 포를 떠 4㎝x5㎝크기로 썰어 놓는다.(2) 청주·참기름·후추를 섞어 (1)의 갈치포에 발라준다.(3) 달걀에 실파를 넣어 섞는다.(4) (2)의 갈치포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을 입혀 기름 두른 팬에 놓아 전을 지진다. 갈치 양겨자구이 ●재료=갈치 400g,양겨자 2큰술,레몬즙·다진 마늘 1작은술씩,맛소금·치커리약간씩 ●만드는 법=(1) 갈치는 싱싱한 것을 준비하여 비늘을 긁고 내장을 제거하여 씻는다.(2) 손질된 갈치는 4㎝ 길이로 토막을 낸 다음 1㎝ 간격으로 칼집을 넣어 맛소금을 뿌린다.(3) 양겨자에 레몬즙과 마늘을 넣고 섞어 (2)의 갈치에 바른다.(4) 오븐이나 석쇠에다 갈치를 노릇하게 굽는다. 갈치 강정 ●재료=갈치 2마리,녹말 (@)컵,식용유(튀김용) 약간,마늘·통깨 조금씩 ●조림장=간장·청주 1큰술씩,고추장 2큰술,물엿 3큰술,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1) 갈치는 손질하여 7㎜ 폭으로 썰어 녹말을 묻힌 다음,촉촉해지면 170℃ 식용유에 넣어 튀긴다.도중에 건졌다가 기름 온도가 올라오면 다시 넣어 빳빳하게 튀긴다.(2) 마늘은 편으로 썰어 놓는다.(3) 냄비에 조림장 재료와 마늘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 윤기가 나면 (1)의 튀겨 놓은 갈치를 넣고 버무려 통깨를 뿌린다. 갈치 서양간장조림 ●재료=갈치 1마리(500g) ●양념장=우스타소스·굴소스·간장·맛술·청주·다진 마늘·깨소금 1큰술씩,물엿 3큰술,다진 파·다진 고추(또는 고춧가루) 2큰술씩,참기름½큰술 ●만드는 법=(1) 갈치는 두툼한 것으로 준비하여 비늘을 긁은 후 씻어 건진다.(2) 양념장은 우스타소스·굴소스·간장·물엿·맛술·청주·다진 마늘·다진 파·다진 고추·참기름·깨소금을 섞어 만든다.(3) 냄비에 갈치를 담은 후 양념장을 끼얹고 물 ½컵을 부어 은근한 불에서 조린다. ●팁=갈치의 양이 많을 때는 물의 양을 줄여야 하며,양념장에 우스타소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카레가루를 조금 넣는 것도 좋다. 갈치 별미찜 ●재료=갈치 1마리,무 300g,두부·호박 ½개씩,팽이버섯 1봉지,풋고추·홍고추 2개씩,대파 1대,양파 1개 ●양념=간장 ½컵,고춧가루 4큰술,맛술·물엿·다진 마늘 3큰술씩,설탕·깨소금·참기름 2큰술씩,다진 생강 1큰술,후추 1작은술,녹말 ½큰술 ●만드는 법=(1) 갈치의 비늘을 긁고 토막을 낸 다음 씻어 놓는다.(2) 무는 1㎝ 두께로 썰고 두부도 두툼하게 썬다.(3) 호박은 1㎝ 두께로 썬다.(4) 풋고추·홍고추·대파는 어슷하게 썰어 놓고 양파도 1㎝ 두께로 썬다.(5)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6) 냄비에 무를 깔고 물 2컵을 붓고 끓여 무가 반쯤 익으면 갈치를 넣고 양념장을 뿌려 찜을 한다. 갈치 단호박조림 ●재료=갈치(大) 1마리,단호박 300g,붉은 고추 1개,물 2컵 ●양념장=간장·다진 파·고춧가루·청주 2큰술씩,굴소스·다진 마늘·설탕 1큰술씩,다진 생강·물엿·참기름·깨소금 ½큰술씩,후추 약간 ●만드는 법=(1) 갈치는 비늘을 긁고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먹기좋게 토막 내어 씻어 물기를 뺀다.(2) 단호박은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썬다.(3) 붉은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뺀다.(4) 분량의 양념 재료를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5) 냄비에 큼직하게 썬 단호박을 깔고 갈치를 얹은 후 양념장을 골고루 끼얹는다.(6) 물 2컵을 냄비 가장자리에 붓고 중불에서 양념장을 끼얹어가며 조린다.
  • 주말매거진 We/우리 결혼해요

    변요한·조수련씨-겨울바다서 반지 건넸죠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 8:7). 저와 수련씨가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 가고픈 말입니다. 우린 만난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이제 석달이 되었지요.그렇지만,저희는 3월27일,꽃피는 화창한 봄날에 결혼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이렇게 빠르다면 무척 빠르게 서로를 평생 반려자로 결정한 데에는 무엇보다 신뢰가 바탕이 되었습니다.수련씨의 아버님은 작은 교회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몸소 전하고 계시는 목사님이십니다.제 아버지는 교회에서 장로님이시고요.이렇듯 우리의 관계는 신앙이라는 공통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수련씨를 처음 만날 당시에 저는 인하대학원을 졸업하고 LG화학 기술연구원에 입사해 있었습니다.고향인 인천을 처음으로 떠나서 직장생활을 대전에서 하던 중에 수련씨를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그리고 수련씨는 작곡과 피아노에 매진하다가 여러 사정으로 건국대 영문과를 졸업하고,또 다른 자기 발전을 도모하던 시기에 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수련씨를 처음 만날 때가 생각납니다.작은 얼굴에 큰 눈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중에 들었지만 수련씨는 저에게서 책임감과 긍정적으로 사는 생각이 좋았다고 하더군요.물론,잘 생기진 않았지만 편안한 웃음을 지닌 외모도 한몫했다고 합니다.그렇게 좋은 생각으로 시작된 첫 만남 후 한달 정도 지났을 때 우리는 강릉에 겨울 바다를 보러 갔습니다. 강릉에 도착해서 겨울바다가 있는 경포대에 갔지요.모래사장에 앉아서 많은 얘기를 하다가 저는 반지를 보여 주었습니다.수련씨는 꽤나 당황하는 눈치였습니다.그렇지만 제 진심이 전해졌는지,전해주는 반지를 손가락에 끼었습니다. 저희는 유성에 우리만의 보금자리를 장만했습니다.저와 수련씨 모두에게 대전에서의 생활은 처음이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주변에 아는 이 한명 없는 객지 생활이 수련씨에게는 더더욱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그렇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고,서로를 신뢰하며 감사하며 생활할 수 있기에 우리의 결혼생활은 행복할 것입니다.저는 32년동안,수련씨는 26년 동안 각자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젠50년 이상 둘이 하나가 되어 살아갈 것입니다.지금껏 우리 둘을 위해 기도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우리의 시작은 분명 거창하진 않습니다.그렇지만 앞으로의 삶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창대해질 것입니다. 우명균·권은미씨-시아버님이 마담뚜? 처음 그를 보았을 땐 차분하고 침착한 목소리와 절제된 외모,제스처,너무나 민주적으로 생긴 외모도 아닌 그렇다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핸섬한 얼굴도 아닌,참 넉넉해 보이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잠깐 쉬었다.(심각한 폭탄이 아니라서 일단 안심…) 그를 처음 만나게 된 동기는 아주 아주 재미있다.난 그의 아버지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몇 번 뵌 적도 있었다.우리 아빠에겐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이자 형님 아우하는 아주 절친한 사이였기에 그에 대한 존재도 조금은 알고 있었다.(시어버님이 장가 못간 아들 때문에 무척 고민하신다는 얘기를 들었다.)맘속으로 “얼마나 까다롭고 눈이 높기에 여태껏(35살이 되도록) 결혼도 못했을까.” 이런 저런 상상과 함께 분명 심각한 하자가 있는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아님 이혼남이거나…(호적등본 떼어 보려고 했음.)그래서 그와 만날 생각은 까맣게 하지도 않았고,아빠가 내 친구를 소개하라 해서 내 친구와 그와의 만남을 주선시켰다.친구는 그와 한 번 보고 연락없이 지낸다며 시큰둥했다. 그러다 9개월이 지났고 엄마와 같이 길을 가다 그의 아버지(시아버지)와 집 앞에서 마주쳐,인사를 했다.이렇게 해서 시아버님의 적극적인 중매로 내가 처음으로 그를 보게 됐다. 난 지금까지도 뭔가에 홀려 결혼하는 것 같다.내 친구는 번갯불에 콩구어 먹듯 결혼한다 해서 콩녀라 부른다.하지만 그래도 좋다.늦은 시간 집에 들어가기 싫어 동네를 몇 바퀴 돌고.이 나이에 주책이지…. 양성호·신정화씨- 중고차 덕에 만났답니다 오랜 기다림을 뒤로한 채 1월10일 반려자를 맞이합니다.정말 사랑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나타나나 봅니다.중고자동차 시장에서 그녀를 만났거든요. 어느 날 중고자동차를 사러 갔어요.얼마후 차량 등록을 위해 그 곳 회사 사람과 구청에 가게 됐어요.그때 같이 간 친구가 바로 이 사람이지요.구청에가면서 몇 마디 주고 받은 것이 인연이 됐습니다.사려깊은 이해심에 마음이 끌렸지요. 그 친구는 처음에 맘에 들지 않았대요.자동차를 사러 갔을 때,그 곳에 근무하는 남자 직원한테 결혼할 여자 친구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거든요.그때 사진을 보고 호의로 말 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더군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에게 호감을 보였습니다.그리고 ‘이 사람이 바로 내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그동안 짝이 나타나지 않아 주위에서 걱정이 많았는데,정말 인연은 생각지 않은 곳에서 오는군요.아직 장가 못 간 친구들은 저처럼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랍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1월10일! 설령 살면서 어려운 일을 만날지라도 하느님께서 주신 이 사람과 함께 항상 행복하게 살렵니다.할머니,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이 사랑 변치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끝으로 바쁜 시간에 결혼 준비하느라고 여러 가지 신경쓰고 맘고생도 많았을 정화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정화야~~오빠랑 결혼해주어서 너무너무 고맙고.그리고 사랑한다, 정화야~!~”
  • 서울대 전자공학과출신 장관 3명 ‘이공계 氣살리기’ 뭉쳤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의 산업·과학기술 분야 장관 3명이 서로 치켜세우며 장관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기로 하는 등 돈독한 우의를 과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3명은 오명(吳明·64) 과학기술부 장관,이희범(李熙範·55) 산업자원부 장관,진대제(陳大濟·52) 정보통신부 장관이다. 이들 가운데 좌장격인 오 장관은 경기고와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1966년 서울대 전자과를 졸업했다.이 장관은 서울대사범대 부속고를 거쳐 71년에,막내격인 진 장관은 경기고를 거쳐 74년에 각각 전자공학과를 나왔다.이 장관에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오 장관이 국무위원에 합류,공대 출신 장관시대를 열면서 ‘이공계 기(氣)살리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두분 모두 절친한 분들”이라면서 “오 장관의 제안으로 이달 중순 사적인 모임을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3명의 장관은 오는 15일 서울대 전자공학과 동문회 신년교례회에 나란히 참석한 뒤 따로 저녁 모임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모임은 오 장관의 희망에 따라 정례화될 것으로보인다. 이 장관은 5년 선배인 오 장관에 대해 “평소 이희범이 장관감이라고 말씀하고 다니신 것으로 안다.”면서 친분을 과시했다.3년 후배인 진 장관에 대해서는 “국보급 인사”,“재주가 많은 분” 등으로 치켜세웠다. 오 장관 역시 “공대 출신 장관 3명이 힘을 모아서 할 일이 있을 것”이라며 두 후배 장관들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명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육성과 관련해 드러난 과기·산자·정통부의 부처간 힘겨루기 양상이 같은 학과 선후배 장관들 사이에서 원만하게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행보가 주목된다.그 조정역은 최고참 오 장관의 몫으로 기대된다.오 장관은 취임 인터뷰에서 “성장동력산업의 주무 부처가 재정경제부인 것은 과거의 방식이며 잘못됐다.”고 역할조정을 향한 포문을 열었다. 이와 관련,산자부 간부들은 “산자부가 ‘재경부 2중대’라는 오해를 벗고 실물경제팀의 일원이 된다면 국가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경운기자 kkwoon@
  • “행복한 생활에 소외감” 친구·아들·딸 목졸라 여고동창이 ‘질투殺人’

    독신인 30대 여성이 화목하게 사는 여고 동창생 가족을 질투해 여고동창생과 그의 두 자녀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9일 오후 7시쯤 서울 송파구 거여동 모 아파트 나모(34)씨 집에서 나씨의 아내 박모(31)씨와 아들(3),딸(1)이 목이 졸린 채 숨져 있는 것을 나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나씨는 “퇴근 후 벨을 눌렀으나 대답이 없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3명 모두 작은방에 쓰러진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30일 오후 숨진 박씨의 여고 동창인 이모(31)씨를 용의자로 추적한 끝에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이씨는 경찰에서 “친구의 집에 가면 소외감을 느꼈고,친구의 시댁에서 내가 친구 집에 자주 드나드는 것을 헐뜯었다.”면서 “내가 결혼하지 못하고 혼자 살자 친구가 무시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사건 당일인 29일 오전 박씨의 집에 들러 150만원을 빌려준 뒤 오후 3시쯤 다시 박씨의 집을 찾아가 오후 5시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이씨는 작은방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처럼 속여 박씨를 안심시킨 뒤 아들의 입을 수건으로 막고 보자기를 머리에 씌운 채 목졸라 살해했다는 것이다.이씨는 이어 “아이들이 깜짝쇼를 보여준다.”며 안방에 있는 박씨의 눈을 가리고 작은방으로 데려가,빨랫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한살짜리 딸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 직후 현관열쇠가 든 박씨의 손가방을 들고 나가 현관문을 밖에서 잠근 뒤 창문으로 손가방을 집어 넣고 귀가했다고 밝혔다.박씨의 남편 나씨는 퇴근 직후 인기척이 없자 이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며,이씨가 창문을 통해 열쇠가 든 손가방을 꺼내자 함께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고교 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이씨와 박씨는 2년 전 동창 모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시 만났으며,혼자 사는 이씨가 박씨 집에 일주일에 3,4차례씩 왕래하면서 한가족처럼 지내왔다.경찰은 “이씨가 친구의 남편인 나씨에게 일방적으로 ‘좋아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종종 보냈다.”면서 “박씨의 화목한 가정생활을 시기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클래식 흐르는 교도소/새해부터 기상·취침 나팔 음악으로

    내년 1월부터 전국 교도소의 기상·취침 나팔소리가 클래식으로 바뀐다. 법무부는 29일 출판사인 문학동네(사장 강태형)가 만든 클래식 음악선집 ‘일상이 아름다운 음악’의 제작 후원을 맡았다고 밝혔다.법무부는 이 음반을 전국 44개 교도소와 구치소에 수감된 재소자 6만여명에게 매일 세차례씩 틀어주기로 했다. 법무부가 제작비 일부인 2000만원을 후원한 이 앨범에는 슈베르트의 ‘아다지오’를 포함해 베토벤·바흐·하이든 등 명곡 84곡이 실린다. 강금실 장관의 대학선배인 시인 김정환(한국문화예술학교 교장)씨가 전반적인 기획과 선곡을 맡았다.김 시인은 80년대 민주화운동으로 수감된 경험을 바탕으로 ‘기상·취침 나팔’ 대신 클래식을 들려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는 것이다.김 시인은 강 장관이 입각하기 이전부터 강 장관의 전 남편 김태경씨 등과 함께 절친한 사이다.강 장관은 지난달 검사장과의 오찬 때 현악4중주 단원을 초청해 음악을 감상하는 등 클래식에 조예가 깊다. 법무부 관계자는 “강 장관이 ‘문화의 힘이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기획 취지를 받아들였고 제작사도 저작권 사용료를 할인해 주었다.”고 말했다.문학동네와 제작사인 EMI측은 이 음악선집 해설서와 앨범을 일반에도 판매할 예정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세계지도자 카드발송 백태/통큰 부시… 성탄카드 150만장

    세계 지도자들은 카드 고르랴,서명하랴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십만∼수백만장의 성탄 카드를 보낸다.적은 돈으로 자신을 알리고 잠재적 지지자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이보다 유용한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BBC방송은 23일 인터넷판에서 이라크전에서 승리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등 세계 지도자들의 성탄절 카드 보내기를 다뤘다. 올해를 자신의 해로 기록하고 싶은 부시 미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중 최고인 150만장의 카드를 발송했다.내년 대통령선거를 감안한 것이다.모든 비용은 세금으로 처리됐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들이 받는 사람들의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고려해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기독교적 표현을 자제해온 것과는 달리 2년 연속 성경 인용문을 넣어 성탄 카드에서도 ‘일방주의’ 성향을 드러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아예 두 종류의 카드를 보냈다.하나는 가족 전체의 사진이 들어간 사적인 카드로 친한 친구들에게 보내지며 비용도 블레어 가족이 부담한다.다른 하나는 블레어 총리 부부만 나오는 공식 카드로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발송되며 비용은 예산에서 지급된다. 누가 어떤 카드를 받았느냐에 따라 이질감을 조장할 뿐 아니라 언론으로부터의 사생활 보호를 강조해온 그의 주장의 이중성을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다. 슈뢰더 총리는 인터넷에 성탄절 카드를 공개할 경우 “총리로부터 카드를 받았다는 명예를 반감시킬 수 있다.”며 공개를 거절했다.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돈만 많이 들고 불필요하다며 성탄 카드 보내기를 중단했다.세계 지도자들의 카드 보내기도 빈부 격차를 반영한다. 성탄 카드는 1843년 런던에서 등장했다.미국 대통령 중 성탄 카드를 정치적 수단으로 처음 활용한 사람은 에이브러햄 링컨.성탄 카드가 지도자들의 주요 연례행사가 된 것은 2차대전 이후부터다.하지만 이에 대해 혈세 낭비에 그럴 돈이 있으면 한푼이라도 질병·기아로 숨져가는 사람들을 위해 쓰라는 비판이 거세다. 김균미기자 kmkim@
  • [2003 사건속 인물](4)위도발전협회장 정영복씨

    “올해는 위도 사람들이 어느 해보다 가슴앓이를 많이 했습니다.” 멸치잡이를 하던 생업도 포기한 채 전북 부안군 위도면에 원전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뛰어든 위도지역발전협의회 정영복(51)회장. “지난 5월 위도주민 95%인 978명이 원전센터유치찬성 서명을 했습니다.안전성에만 문제가 없다면 우리 위도는 물론 부안경제도 살리고 전북발전에도 크게 공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안군과 위도 사람들의 이같은 결정은 ‘태풍의 눈’이 됐다.지난 7월 초부터 부안지역은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반핵단체들이 부안으로 몰려들었고 부안수협앞은 반핵광장으로,부안성당은 반핵운동본부가 됐다.촛불집회가 열리고 방화,고속도로점거,염산과 젓갈탄 투척 등 소요사태가 끊이지 않았다.뭍에서 시작된 반대시위는 위도까지 번져 대다수 주민들이 찬성했던 위도에 핵폐기장 유치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위도지킴이’가 조직됐다. “한 식구처럼 살아가던 주민들도 찬·반으로 나뉘어져 평화로운 섬에 갈등과 반목의 골이 깊어졌습니다.친한 벗들도 서로 등을 돌렸지요.” 정씨는 “반핵단체들의 공갈협박을 견디지 못해 군민들이 타지로 이사를 했고 자신도 부안읍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부부간,부자간,고부간에도 찬반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가정파탄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정부의 ‘오락 가락 정책’에 대해서도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반핵단체들이 강경투쟁에 나서면 정부는 뒤로 물러납니다.정부가 국책사업을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아야지 군민들에게 이렇게 혼란을 주어서 되겠습니까?” 그는 “이제 정부를 믿을 수 없는게 현실”이라며 “137명의 집행위원 회의를 거쳐 어떻게 하는 것이 위도를 위한 일인지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반핵단체와 시민단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부안경제를 획기적으로 활성화 시킬 대안이 있는지,그리고 자신들의 뜻에 따르지 않는다고 공갈·협박을 하고 폭력을 휘두르는게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그는 “자유롭게 찬반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부안주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내년 총선후 주민투표가 실시된다면 찬성측 주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회장은 “위도주민들이 돈에 눈이 어두워 원전센터 유치에 앞장선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국가적 난제 해결과 부안발전을 위해 희생코자 하는 위도주민들의 충정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글·사진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현역 - 前단체장 총선 ‘뻘밭싸움’

    내년 4월 17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17일까지 사퇴한 지방자치단체장은 모두 13명으로,해당 선거구 현역 의원들에게 가장 강력한 도전자가 될 전망이다.특히 몇몇은 각 정당의 전략적 거점에 우선 배치될 것으로 보여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서울 강동갑.김충환 전 서울 강동구청장이 12년 동지인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원과 맞붙는다.김 전 구청장은 이 의원의 서울대 정치학과 12년 후배로,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민주당에 잔류했다가 한나라당에 들어와서 구청장에 3연임할 동안 줄곧 한 배를 탔다. 하지만 이 의원이 지난 7월 탈당하면서 사이가 멀어졌고 한나라당은 이 의원을 겨냥,김 전 구청장을 대항마로 키우기 위해 강동갑지구당 위원장직을 비워뒀다. 김동일 전 서울 중구청장은 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지난 93년 관선을 거쳐 95년부터 내리 3선을 연임한 중구 ‘터줏대감’으로 역시 중구에서만 선친인 고 정일형(8선) 박사까지 합쳐 13선을 한 셈인 정 의원과 녹록지 않은 ‘빅매치’가 예상된다.민주당이 출마를 강력 권유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절친한 원혜영 전 경기 부천시장도 출마를 선언,부천 오정구 민주당 최선영 의원과 ‘친노 대 반노’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대전·충남권 단체장 4명은 자민련의 ‘표적공천’을 위한 차출 케이스다.대전의 임영호 전 동구청장은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으로 옮긴 이양희 의원과,이병영 전 유성구청장은 유성구청장 출신인 열린우리당 송석찬 의원과,오희중 전 대덕구청장은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과 일전을 치르기로 했다.김낙성 전 충남 당진군수는 열린우리당 송영진 의원과 겨룬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두 명의 여성단체장 가운데 한 명인 허옥경 전 부산 해운대구청장도 사표를 냈다.부산에서 여성이 지역구 의원에 당선되면 1953년 고 박순천 전 의원 이후 51년 만이다.현재 한나라당 소속으로,역시 한나라당인 서병수 의원의 해운대 기장갑에서 경선을 뚫으면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 최인호 대변인과 붙게 된다. 한편 지난 15일 사퇴한 김혁규 전경남지사는 본인이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비례대표 가능성이 높지만 열린우리당의 영남권 공략을 위한 출마설도 끊임없이 나돈다.경남 창원을에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와 3파전을 치른다. 단체장은 선거일 전 120일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선거법에 따라 이날 자정까지가 시한이었다.단체장 사퇴가 소폭에 그친 데는 2년 6개월이나 남은 행정공백에 대한 우려와 경선을 거쳐야 하는 상향식 공천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단체장 보궐선거는 내년 6월 실시된다. 박정경기자 olive@
  • 강남 의상실 사장도… 군납업자들도 “실세…” 한마디에 ‘설설’

    권력실세나 측근을 사칭해 돈을 빼앗는 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기업체 대표,기무사 장교에 이어 서울 강남의 의상실 여사장까지 당해 ‘정치인·권력자’라면 ‘꾸뻑 죽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실세’라는 한마디에 ‘30년 옷장사’의 직감과 눈썰미도 빛을 잃었다. 17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계에 강남구 신사동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는 백모(61·여)씨가 찾아왔다.고위층의 측근을 사칭한 50대 여성에게 보석 등 1200여만원 상당을 사기당했다는 것이었다. ●‘옷로비 사건’언급하며 비밀엄수 당부 백씨는 “옷차림이 정숙하고 말투도 세련돼 재력있는 집의 사모님으로 알았다.”고 말했다.이 여성이 백씨의 의상실을 찾은 것은 16일 오전.매장 안을 둘러보던 그는 “사업 때문에 선물할 옷이 필요하다.”며 최고급 원단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백씨가 100만원짜리 벨벳 원단을 보여주자 이 여성은 “돈은 아끼지 않겠다.”면서 “크리스마스에 맞춰 선물할 계획이니 오늘 고객에게 가서 치수를 재자.”고 말했다.지난 98년 정·관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위층 옷로비 사건을 얘기하며 “이런 일엔 비밀유지가 생명”이란 말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백씨를 현혹시킨 것은 이 여성의 전화통화였다.그는 매장 안에서 끊임없이 어디론가 휴대전화를 걸었다.‘시누이’라는 사람과는 “우리가 ‘그 장관’한테 뇌물주려는 것도 아닌데 굳이 비싼 밍크로 할 필요가 있느냐.”며 잠시 실랑이를 벌였다.잠시 뒤엔 ‘사모님’이란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호텔에 방을 잡고 있으면 의상실 사장과 함께 가 사이즈를 재겠다.신변노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호텔로 떠나기 전 이 여성은 매장 한편에 전시된 보석진열대에서 1개에 600만원씩 하는 루비반지와 진주반지 2개를 골랐다.그리고 “시누이가 500만원권 수표 3장을 준비했으니 거스름돈 300만원을 가져가자.”며 택시를 잡아타고 H호텔로 향했다.호텔에 가던 도중 이 여성은 시누이에게 보석을 가져다 주겠다며 보석과 거스름돈을 건네받았다.그리고 잠시 기다리라며 택시를 나선 뒤 종적을 감췄다.모든 것이 단 2시간 사이에 벌어졌다.●청와대 측근 사칭만 10여차례 같은 날 청와대 경호실장의 측근을 사칭해 군납업자들로부터 1억여원을 가로챈 류모(48)씨가 사기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류씨는 2000년 11월 군부대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이모(40)씨에게 “안주섭 청와대 경호실장(현 보훈처장)의 동생이 국가정보원에 다니는데 고교 때부터 친한 사이다.잘 이야기해 군에 돼지고기를 독점 납품하도록 도와주겠다.”고 접근,1500만원을 받는 등 9차례에 걸쳐 1억 400여만원을 받았다. 류씨는 이 과정에서 노숙자에게 돈을 주고 안 처장인 것처럼 박씨에게 전화를 걸게 해 “곧 납품계약이 된다.”고 말하게 하는 등 치밀하게 피해자들을 속였다.피해자들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뒤에도 “경찰 때문에 납품 계약이 깨지게 생겼다.”면서 류씨를 철석같이 믿었다. 올들어 대통령 친척이나 비서관 등 청와대 실세나 측근을 사칭한 범죄는 10여건에 이른다.이런 범죄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급행료’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한다.경찰대 한종욱 교수는 “오랜 권위주의 통치기간 동안 국민들 스스로 권력에 대한 복종과 숭배를 내면화했다.”면서 “일반인조차 고위층과 ‘줄’을 대는 것을 일종의 ‘보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서울시립대 행정학과 박정수 교수는 “인사와 행정분야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미국처럼 로비스트를 합법화하거나 전자입찰을 통해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면 불법거래에 참여하려는 유혹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조순형대표 당선 반응

    민주당 조순형 대표체제를 가장 반긴 건 한나라당이었다.최병렬 대표는 임태희 실장의 보고를 받고,“아‥,축하한다.댁에 난을 하나 보내드려라.”라고 말했다.조 신임대표와 절친한 사이인 홍사덕 총무도 크게 환영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양당 대표의 연배가 비슷한 데 우선 안도하는 모습이었다.조 신임대표의 합리적인 성향으로 향후 각종 현안에 대한 협상에 공조할 부분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박진 대변인은 “집권세력을 비판,견제하는 진정한 야당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나게 해 줄 것을 기대한다.우리 한나라당의 강력한 투쟁에도 협조하고 동참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은 대체로 마땅치 않아하는 반응들이다.당의 공식논평은 “개혁의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했지만,상당수 의원들은 “민주당 구주류인 정통모임이 당권을 장악하게 됐다.”며 평가절하했다.젊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추미애 의원이 당 대표격인 의장에 당선되길 내심 바랐던 초·재선 의원들은 “개혁정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당 일각에서는 특검법 재의에 대해 조 신임대표가 ‘당론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어 ‘한-민 공조’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정세균 의원은 “어차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실망스러울 것도 없다.”며 “개혁정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개혁세력간 연대의 희망도 멀어졌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윤태영 대변인의 구두 논평만 내놓았다.윤 대변인은 “당선을 축하하며 원칙과 경륜으로 상생의 정치,협력의 정치를 구현해 주기를 기대한다”고만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기대반 우려반’이다.당장 특검법 재의결을 걱정하는 눈치다. 반면 한 관계자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현재 상태로 내년 총선에 임한다는 가정 아래 유·불리를 판단한다면,우리당 입장에서 볼 때 추 의원이 대표가 됐을 경우보다 이미지 경쟁에서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았다.단기적으로는 불리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유리하다는 셈법이다. 자민련 유운영 대변인은 “남다른 오랜 정치적 경륜과 지도력을 갖춘 조 대표가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해 이 나라 정치발전과 정당발전에 큰 기여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지운기자
  • 와인 / 알고 마시면 ‘보약’ 모르고 마시면 ‘독’

    포도주를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조사 등이 신문이나 TV 등을 통해 보도되곤 한다.과연 그럴까.포도주가 몸에 이롭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그 반대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포도주를 마실 때 얻을 수 있는 이점과 부작용을 함께 싣는다. 포도주의 본고장 프랑스에서는 포도주를 ‘노인의 우유’로 부른다.장수 노인들은 와인을 매일 마시는 까닭이다. 이런 포도주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 있을까. 포도와 ‘자연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발효과정에서의 효모작용으로 유발된 화학반응으로 수백가지의 성분이 생긴다. 대표적으론 수분이 75∼90%,알코올이 8.5∼15%,당분이 0.5∼5%,타닌이 0.1∼2.5% 등이다.약리적으로 항박테리아성 물질,폴리페놀 등의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이들 성분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도주가 건강에 좋다는 사례로 드는 것이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와인 건강의 전도사란 별명이 붙은 프랑스 보르도 대학의 세르즈 르노 박사는 프랑스인들이 콜레스테롤과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는데도불구하고,운동과 식이요법을 많이 하는 미국인들보다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은 이유를 하루에 3잔 정도 마시는 포도주 덕분으로 풀이했다.즉,적포도주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케르세틴 등의 폴리페놀 성분이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의 함량을 떨어뜨리고,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HDL)의 함량을 높여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혈관내의 혈소판 응집을 지연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는 것이다. 르노 박사는 “적포도주에 들어있는 폴리페놀은 포도의 껍질과 씨에 함유된 성분으로 콜레스테롤의 산화와 심장질환의 발병을 억제하는 성분”이라고 말했다.곰팡이와 싸워 ‘자연 살균제’로 불리는 레스베라트롤은 피를 맑게 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며,케르세틴은 인체에서 활성화돼 암 발생을 막아준다. 포도주는 뇌졸중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지만 알코올 섭취가 많을수록 뇌졸중 발생률은 다시 높아진다.폐경기 여성들에게도 포도주는 좋은 것으로 나와 있다. 여성이 폐경기에 이르면 여성 호르몬의 결핍으로 LDL 콜레스테롤이몸에 축적돼 동맥경화와 심장질환,뇌졸중 등 여러 질환의 위험이 높다.이 시기에 적포도주를 마시면 이런 질환의 발생을 낮출 수 있다고 한다.하루 권장량은 4온스(2잔)이다. 또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일으키는 십이지장 궤양에도 포도주가 효과적이다.포도주의 항박테리아성 물질이 같은 농도(12.5%)의 알코올보다 더 살균효과가 강하고,맥주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포도주는 알칼리성 식품이므로 노화 지연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이기철기자 chuli@ ■ 도움말 김준철 국산와인 마주앙 개발자,김희수 서울보건대교수,한관규 주한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담당실 와인담당,주한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 포도주가 몸에 좋다는 것은 폴리페놀 성분, 특히 레스베라트롤 때문이다.신경과 심장,혈관 그리고 항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증명되고 부터다. 그동안 술은 의학적으로 좋지 않다는 점만이 강조되어 왔으나 포도주의 폴리페놀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의학자들에겐 관심을 끌 만한 흥미로운 연구 주제다. 포도주가 건강에 좋다는 ‘프렌치 패러독스’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않다.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골드핑거 박사는 “프렌치 패러독스 효과는 포도주의 비(非)알코올 성분에서 비롯된 것으로,사람을 대상으로 포도주를 계속 마시게 하거나,못마시게 해서 결과를 분석하는 것은 사회·경제적인 여건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술 자체는 알코올로 인한 독성이 있으므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반드시 줄이거나 끊어야 하며,와인에 그러한 성분이 있다고 해서 음주를 조장하는 것은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실제로 포도주속에 든 알코올은 물 다음으로 15%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알코올을 하루 2잔가량 섭취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2∼0.03%로 넘어갈 때 중추 신경계 작용이 억제되고,간에 독성이 생기며,비타민 흡수가 방해를 받는다.부작용들은 치매와 간경화의 원인이 된다.알코올도 1g당 7㎉의 열량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생활습관병(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비만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그리고 몸에 좋다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 등의 폴리페놀은 꼭 포도주에만 들어 있는 것은아니고,땅콩과 녹차에도 많이 들어 있다.이런 성분들은 비교적 건조한 상태에 자라는 식물에서 많기 때문에 예부터 우리가 술로 담가온 머루에도 풍부하다. 그래서 포도주가 부담스러운 이들은 포도주를 과음하기보다는 이런 견과류나 껍질이 있는 과일류를 먹으면 포도주보다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포도주가 곁들여진 식사는 대체로 마음의 여유를 갖고,친한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천천히 즐기는 것이다.식사에 포도주를 반주로 할 정도의 사람들은 대개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있고 여가 시간에 운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대체로 건강하다. 포도주가 건강에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한다.천천히 골고루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포도주라 해도 과음하면 건강에 나쁘고 위암·간암·고혈압 등의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윤도경 고려대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교수
  • 청화스님의 수행과 삶/부처님 법대로 주지 마다하고 40년 정진

    12일 평소처럼 태연하게 미소 띤 얼굴로 열반에 든 조계종 원로회의 위원 청화(淸華)스님.언제 어디서나 죽고 삶에 연연하지 않았던 스님은 자신에게 혹독할 만큼 엄격했으나 모든 사람을 부처로 여기고 배려하는 큰 인물이었다.이제 육신은 소멸한 채 탐(貪)진(瞋)치(癡)의 삼독(三毒)으로 가득한 화택(火宅)에서 벗어났지만 영롱한 사리로 남아 무언의 설법을 전하고 있다.생전 몸은 세속에서 떨어진 채 변함없이 구도의 길에 매달렸지만 마음은 그 누구에 대한 편견 없이 자비와 관용을 향해 열어놓았던 큰 스님.열반 후에도,스님이 조실로 주석했던 전남 곡성 성륜사에는 스님의 극락왕생과 영혼불멸을 기원하는 추모의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청화 스님 어디로 가셨습니까.’ 지난 16일 스님의 영결식장인 전남 곡성 성륜사에 모인 스님,신도들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단 한번의 주지 소임도 맡지 않은 채 40년간 토굴과 암자를 구름과 물처럼 전전하며 수행에만 매진한 스님이 어떻게 그많은 상좌(제자)를 둘 수 있었을까.스님을 은사로 출가한상좌는 자그마치 136명.그것은 ‘부처님의 법대로 따른다.’며 청정무구한 수행으로 일관한 스님을 추앙하는 납자와 수행승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다. 성륜사 주지 도일 스님은 “스님에 대한 기록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것은 겉치레와 형식에 매이지 않은 스님의 수행관과 의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총무원 간부며 중앙종회 의원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수없이 받았으나 번번이 내쳤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원로회의 위원에 추대될 때도 극구 사양했으나 종단의 간곡한 요청에 “위원을 맡되 회의에 참석하지는 않겠다.”고 선언,단 한 차례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장좌불와의 수행자’‘일종식 납자’‘염불선의 실천자’….많은 스님들은 “내가 보아온 수많은 수행자들 가운데 가장 치열하고 열심히 수행한 스님”이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1960년대 한 암자에서 정진할 당시 한겨울 바위틈에서 나오는 찬 샘물을 머리에 부으면서 공부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토굴에서 참선할 때 아무데서나 한가지 반찬에 밥을 먹으면서 시자들에게‘시간 낭비는 생명낭비’라는 말을 자주 했으며 격식을 싫어해 녹차도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맏상좌인 용타(전주 기신사 회주)스님은 “청화 스님이 주위 사람들에게 ‘출가했으면 부처님 법을 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전했다. ‘행법이 다르다고 해서 수행의 기본정신이 다른 것은 아니다.’라고 했던 스님은 종파성을 지양한 통불교(通佛敎)와 함께,선·염불을 하나로 모은 염불선을 주창했다. 임종 직전 상좌들과 법담을 나누던 스님은 “금생에서의 세연이 다했으니 이제 가련다.화합하고 수행을 열심히해 중생구제하는 게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imus@ ■청화스님 유언 스님은 자신을 지키는 데는 철저했으면서 그 누구에게도 말을 낮춤 없이 존대한 것으로 유명하다.상좌인 성전 스님(전 옥천암 주지)은 “스님을 한 번이라도 친견한 이라면 모두 귀의할 마음을 가질 정도로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을 잃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성륜사 전국신도회 회장 정해숙(68)씨는 “스님이말과 행동을 달리했던 때를 본 적이 없으며,시봉 스님들에게도 자신을 따르기를 강요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그래서인지 의사 교수 예술인 기업가 정치인 등 스님과 인연을 맺어 자주 찾은 지식인들이 적지 않다.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홍라희 부부,대상그룹 회장 임창욱·박현주 부부,전 대통령 전두환·이순자 부부,박선자 경상대 교수,이중표 전남대 교수,배광식 서울대 치대교수,윤산 화백,아산 조방원 화백….스님이 임종 때까지 주석하던 성륜사도 아산 조방원 화백이 10만평을 내놓아 건립됐다.미국 카멜 삼보사에 선방을 세울 때도 외국인 불자가 땅을 기증했다고 한다.스님을 찾아오는 이는 반드시 산문까지 직접 나와 배웅했으며,최근까지도 손수 법복을 빨아 다려입었다. 광주 추강사에 주석하던 시절 일화는 유명하다.스님들이 먹을 쌀이 2∼3일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찾아든 딱한 객승에게 쌀독에 남은 쌀을 모두 걸망에 담아주었다.두륜산 진불암에 머물 때는 갑자기 절을 찾아온 낯선 스님을 위해 40리 떨어진 해남까지 내려가 제물을 준비해와 제사의식 가운데 절차가 제일 복잡하다고 하는 구병의식을 베풀기도 했다.스님의 하심은 많은 이들을 감복하게 해 출가토록 했다. 대흥사 상원암 주지도 출가전 무례한 언행으로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으나 “자네는 아주 점잖은 사람”이라고 다독여준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상좌다. 스님은 임종 며칠 전 시자들에게 “올 때도 빈손으로 왔는데 굳이 마지막 가는 길을 호화롭게 할 필요가 있느냐.”며 “죽은 뒤 거적에 말아 일반 화장터에서 화장해 아낀 돈을 불우이웃 돕기에 써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한다. 청화스님 어록 ●비록 몽매에 사무친 그리운 귀향의 길이라 할지라도 고달픈 나그네에게는 가파른 산 너머 아득한 마을일 것이며 번뇌의 해탈과 영생의 행복을 지향하는 위(끝)없는 정도(正道)일지라도 삼독심(탐욕 분노 어리석음)에 얽매인 중생들에게는 천리만리 머나먼 꿈나라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그러나 참다운 자아를 성취한 거룩한 성자들에게는,닿기만 하면 황금빛으로 변한다는 헤르메스의 지팡이와도 같이 영원히 행복한 금빛 찬란한 극락정토 아닌데가 없습니다.(1986년 월간 ‘금륜’창간호) ●우리는 죽지 않고 나지 않는 도리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내가 분명히 죽고,나하고 친한 분들도 다 죽는데 왜 죽지 않는 것인가? 헛 것이며 그림자인 우리 몸만 그때 그때 사라지는 것입니다.생명 자체는 절대로 죽음이 없습니다.지금 당장에 어느 분이 인연이 다해서 금생의 목숨이 끊어진다고 합시다.그런다 하더라도 그분의 목숨은,생명 자체는 조금도 흠축이 없습니다.다만 그 사람이 얼마만큼 업을 지었는가의 업장,따라서 지금 그의 몸이 죽어 있는 상태가 안락스러울 것인가,또는 고통스러울 것인가 하는 차이뿐입니다.(1991년 3월 불교방송 초청법어) ●우리가 성불할 때까지는 사뭇 놓치지 않고서 공부를 해야 되겠지만 우리 중생은 모양세계에 놓여 있습니다.모양세계란 것은 그때그때 구분이 있고 한계가 있습니다.하루에 세때 먹어야 되고 갈곳은 가야되듯이,모양에 따른 한계가 있어서 쉴 때도 필요하고 푸는 제도나 맺는 제도도 있고 처음과 끝이 있습니다.속물이란 모양에 집착하는 것이 속물입니다.(2001년 동안거 해제법어) ●아파하는 마음이 어디에 있고 미워하는 마음이 어디에 있고 좋아하는 마음이 어디 따로 있단 말입니까? 좋아하는 마음도 모양이 없고 미워하는 마음도 모양이 없고 똑똑한 척하는 마음도 모양이 없습니다.모양이 없으면서 분명이 존재하고 한도 끝도 없는 것을 구합니다.모양이 없다는 것은 마음이 얼마만큼 크다고 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마음은 어디 국한되게 크고 작은 것으로 비교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한도 끝도 없는 것이 우리의 마음입니다.(2000년 11월 성륜사 정기법회 법어)
  • 이혜경·류정한 사랑위해 목숨거는 애절한 연인/‘킹 앤 아이’서 다시 호흡 맞춘 명콤비

    오는 15일 LG아트센터에서 막올리는 뮤지컬 ‘킹 앤 아이(왕과 나)’에는 주인공 시암 왕과 영국인 가정교사 애나역의 김석훈-김선경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커플이 있다.애절하고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는 노예처녀 텁팀과,왕실의 젊은이 룬타를 각각 연기하는 이혜경(사진 오른쪽·33),류정한(34).극중 비중은 크지 않지만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용감한 연인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과 라울로 7개월간 함께 무대에 섰던 두 사람은 평소에도 허물없이 지내는 친한 선후배 사이.아니나 다를까 ‘음색과 연기스타일이 가장 잘맞는 파트너’‘상대방을 돋보이게 하는 배우’라며 인터뷰 시작부터 서로에 대한 칭찬에 입이 마른다. 사실 두 사람의 캐스팅은 뮤지컬 팬들에겐 다소 의외다.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주연으로 줄곧 무대에 서왔던 이들이 이번엔 그 빛에서 한발짝 벗어나는 배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주연도 아닌데 왜 하느냐.’는 얘기가 많았지만 이들은 “배역의 크고 작음보다는 좋은 작품이먼저”라고 입을 모은다.류정한은 “‘킹 앤 아이’같은 고전적인 뮤지컬을 언제 또 해보겠느냐.”며 “왕 역할은 아니지만 제대로 노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꺼이 참여했다.”고 말했다.이혜경도 “애나는 나중에라도 할 수 있지만 텁팀은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고 했다. 류정한은 한달 전부터 선탠기계로 구리빛 피부를 만드는 데 정성을 쏟고 있다.태국 왕실이 배경이라 배우들도 모두 동남아인처럼 분장해야 한다.이혜경은 “까맣게 분장한 텁팀과 룬타가 밤에 만나기 때문에 무대에서 우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우리를 찾아달라.”고 농담삼아 당부했다. 율 브리너가 열연한 영화로 잘 알려진 뮤지컬 ‘킹 앤 아이’는 195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1996년 리바이벌해 토니상 4개부문을 휩쓸었다. 동서양의 문화 대립,애절한 사랑을 다룬 주제와 화려한 의상,재미있는 극중극 등 다양한 볼거리로 전세계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2004년 1월11일까지.(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친구의 선글라스

    내 친구 경희는 선글라스를 수집한다.새 선글라스를 장만하면 먼저 필드에 쓰고 나타난다.자랑하고 싶어서일 것이다.몇 년 전에 린다 김 선글라스가 유행한 적이 있다.며칠 전 그것과 흡사한 선글라스를 끼고 골프장에 나타났다. “여우같다.린다 김보다 너에게 더 잘 어울린다.” 절친한 친구에게 예의를 지키느라고 새 선글라스에게 인사를 했다.“여우? 여배우? 멋있지? 근데 아직 도수를 못 넣었어.니가 내 공이 떨어지는 곳을 보고 알려줘.” “공이 안 보이면 앞길이 암울하지.” 옛날에 동화책에서 장님과 앉은뱅이의 이야기를 읽었다.장님이 앉은뱅이를 업고,앉은뱅이는 장님의 눈이 돼 산도 넘고 물도 건너며 세상을 여행한다는 내용이었다.서로 돕고 살라는 교훈적인 동화였다.암흑천지에서 헤매는 친구를 위해 나는 기꺼이 광명한 눈이 되고자 했다. 친구가 공을 친다.시력이 0.3인 사람이 연기에 그을린 듯한 시커먼 색유리를 통해서 200m 앞의 공을 찾기는 힘들다.나는 눈을 부릅뜨고 공의 궤적을 좇는다.“슬라이스가 난 것 같은데… 내 공 어디로갔니?” 장님도 헤드업은 한다는데,친구는 전혀 헤드업을 안 한다.친구는 공이 클럽헤드에 맞는 순간부터 제 의지를 갖고 세상구경을 떠난다는 사실은 모르는가보다.공을 찾는 일은 전적으로 내게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시커먼 속셈 같다. “참,내 정신 좀 봐라.니 공 봐주기로 했었지.공이 똑바로 나는 것을 본 기억은 나는데,어디 떨어졌는지는 잊었어.치매인가 봐.” “봐주기로 했잖아.공 못 찾으면 벌타 먹잖아.” 나는 장난으로 한 말인데,친구는 언성을 높이며 침까지 튀기며 삿대질까지 한다. “간신히 만든 막내 떨어지겠다.좀 조용히 말해라.나 아직 귀는 어둡지 않아.공 맞는 소리도 들었어.근데 넌 틀니 했니? 침까지 튀기게.” “넌 아직 젊구나.막내도 만들고.나도 아직 틀니를 낄 정도는 아니야.잇새가 좀 벌어진 것뿐이야.” 친구의 선글라스 뒤의 눈은 나를 흘기고 있을 것이다.“만약에 30년 뒤에도 걸을 수는 있어서 같이 골프를 친다면,한 사람은 눈이 어두워서 공이 나는 것이 안 보이고,한 사람은 공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그 자리가어딘지 잊고,한사람은 이가 빠져서 공 떨어진 장소를 알려 주려고 해도 잇새로 바람만 새겠지.그런 사태에 대비해서 예행연습을 해본거야.”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특검’ 정국 / 열린우리당 적극 반박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을 사실상 총괄했던 열린우리당 이상수 총무위원장이 28일 민주당 김경재 의원의 ‘이중장부’ 의혹 제기와 관련,하루만에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다.전날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대꾸할 가치도 없는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답변을 피했던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는 기자간담회를 자청,“이중장부는 없으며,합법적으로 대선자금을 모아 썼다.”고 주장했다. ●반박… 이 위원장은 “김경재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5대 그룹으로부터 받은 돈이 합쳐서 75억원이 돼야 하는데,당시 들어온 돈은 결코 75억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또 “1억원 이상의 후원금은 수표로 받았다.”면서 “5대그룹 후원금은 대부분 수표로 받아 영수증 처리를 했기 때문에 계좌추적도 가능하다.영수증은 민주당 시·도지부 후원회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별로 일률적인 액수로 돈을 걷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그는 5대그룹을 삼성·LG·SK·현대자동차·롯데라고 밝히고 이 가운데 “SK로부터 가장 많은 25억원을 받았고,그 다음 15억원,나머지 3개그룹은각각 10억원 이하”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김원기 열린우리당 창준위원장이 후원금 모금과 지출을 주도했다.”는 민주당 정균환 원내총무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당시 선대위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으려 해 내가 직접 모금하고 집행했다.”고 부인했다. ●곤혹… 그러나 이같은 공개적인 반박과는 달리 열린우리당 내부적으로는 곤혹스러운 기색도 엿보인다.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대선 때 선대위의 ‘내막’을 잘 알고 있을 법한 김경재 의원이기 때문이다.김 의원은 당시 선대위 홍보본부장으로서 선거운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 이 위원장은 이날 “후원금 모금을 위해 기업과 친한 사람(의원)들한테 다리를 놓아달라고 부탁했었다.”고 하면서도 ‘김 의원에게는 후원금 모금을 부탁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불쾌…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김경재 의원에 대해 극도의 불쾌감과 함께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험한 말을 하지 않는 편인 김원기 창준위원장은 기자들 앞에서 김 의원을 가리켜 “불쌍한 놈이다.”고 욕했고,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강철 지구당창당심의위원은 “개같은 새끼”라고 극언을 했다. 이해찬 의원은“밑바닥까지 갔구만….”이라고 혀를 찼다.대선 때 H그룹 모금 담당으로 지목된 이재정(성공회 신부) 전 의원은 “김 의원,나쁜 사람이다.그 그룹 회장과는 성직자와 신자관계이기 때문에 후원금 얘기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송영진의원 “도박 죄송”

    열린우리당 송영진 의원은 27일 서울 이태원 미 8군 사령부내 카지노 출입과 관련,“경위야 어떻든 부적절한 시간·장소에 있었던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5일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한국인 출입제한 지역인 미 8군 카지노에서 도박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송 의원은 “절친한 고향 후배와 미 8군을 방문하였다가 나오는 길에 (카지노에)들렀을 뿐,미 8군 카지노장에서 거액도박이나 상습도박을 한 사실이 없었음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우리당과 송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송 의원의 징계 및 탈당을 요구하는 글들이 잇따라 당 차원의 징계여부가 주목된다.한 네티즌은 “우리당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송 의원 징계를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낸 5000원을 염두에 둔 듯 “5000원 도로 내 놓으시오.일벌백계 하시오.”라고 비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최돈웅 100억’ 파장 / 김영일 전총장 항변 “최의원 자발모금”

    지난해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선거자금 집행을 총괄한 김영일 전 사무총장은 24일 “SK자금 모금은 최돈웅 의원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며 최 의원의 ‘심부름꾼’ 주장을 반박했다. 김 전 총장은 이날 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부 보도에 따르면 최 의원이 당의 지시에 따라 자금을 모은 것으로 돼 있는데 당내에는 그분에게 지시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김 총장은 “선대위의 직책으로 보면 내가 위이지만 최 의원은 정치 대선배이고 연배도 나보다 6∼7년이나 위이며,이회창 후보와 절친한 고교 동기동창”이라며 “그런 분에게 내가 어떻게 지시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사무총장으로서 대선 당시 당 후원회나 재정위원들이 활동하는 것을 쭉 지켜봐 왔는데 최 의원이 후보와의 의리가 있어서인지 가장 열성적으로 뛰었다.”면서 “(SK자금 모금은) 전적으로 최 의원이 후보를 도우려는 마음에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김 전 총장의 말은 결국 “당에서 대선자금 모금을 지시했다.”는 최 의원의 주장과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김 전 총장은 그러나 SK자금의 집행내역에 대해서는 함구했다.다만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는 “대선자금 집행문제는 당의 선거관련 업무이므로 내가 독자적으로 했다고 얘기할 수 없다.윗선과 상의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해 선대위 지도부 차원에서 집행작업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본지와의 통화에서는 “그 보도는 소설을 쓴 것”이라며 발언내용을 부인했다.그는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면 길어진다.”며 “아직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고 구체적인 집행내역에 대해 함구했다. 그는 앞서 낮 전화통화에서는 “대선 당시 후원금과 당비 등이 몰려서 들어오는데 어떻게 구분이 되겠느냐.나는 지출 결재가 들어오면 사인하는 역할을 했고,입금 상황에 대해서는 결재도 하지 않았고,보고 받지도 않았다.”고 구체적인 개입 사실을 부인했다. 김 전 총장은 “나도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내가 무슨 말을 하면 검찰 수사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일단은 검찰 수사를 지켜볼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지금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모든 의문이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경호 이지운기자 jade@
  • 한국계 여장부, 중국 국유기업 ‘보배’로/ 종업원 5만명 란싱그룹 부총재 오른 수잔 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수잔 조(한국명 趙仁子·사진·46) 란싱(藍星)그룹 부총재는 중국의 국유기업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한국계 인물이다. 수교 11년 동안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중국 현지그룹에서 해외담당을 총괄하는 핵심지위에 오른 첫 한국계 인사인 셈이다. 란싱그룹은 중국내 196개 기업집단(그룹) 가운데 매출액 기준으로 60위 규모다.화학분야에서는 중국 1위,실리콘 생산규모(연간 10만t)는 세계 6위로서 화학 신소재와 통신설비 등 12개 계열사(종업원 5만명)를 거느리고 있다.자산은 200억위안(3조원),지난해 매출은 100억위안(1조5000억원)이며 조만간 산업간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10대 그룹 진입도 가능한 ‘신예그룹’으로 통한다. 수잔 조가 란싱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01년 4월이다.84년 란싱그룹을 창립한 런젠신(任建新·45) 총재(회장)는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모색하던 중 미국 유학파로 워싱턴과 서울 등에 탄탄한 인맥을 갖고 있는 조 부총재를 전격 스카우트했다. 중국 기업인 가운데 대표적 친한파로 분류되는 런 총재는 인터뷰장에 직접 나와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근면성을 갖춘 조 부총재는 우리 그룹의 보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류장청(劉張城) 판공처 부주임은 “조 부총재 입사 이후 국제화를 회사의 6대 과업으로 결정했고 이후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귀띔했다.한국인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합리적인 서구식 경영 방침이 빛을 발한 것이다. 그가 중국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5년.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조 부총재는 86년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지은 베이징 대형 호텔들의 실내 장식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미 시민권자로서 베이징을 드나들며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고 92년부터 베이징 올림픽 유치를 위한 전세계 인적 네트워크인 ‘베이징 클럽’의 창립 멤버가 됐다.활달한 성격에 미모를 겸비한 그가 베이징 사교계에서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조 부총재는 란싱그룹을 한·중 기업간의 가교(架橋),나아가 아시아의 허브(HUB) 그룹으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현대모비스와 웅진 코웨이 등 한국의 대표적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도운 그는 “같은 조건이면 한국기업들의 기술과 관리기법을 중국에 접목시켜 양국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 전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oilman@
  • 봉산탈춤 동호회 엿보기/전통문화 잇고 스트레스 잊고 얼~쑤

    “자∼,어깨에 힘을 빼고 온몸이 흥을 느껴야 합니다.춤을 추는 본인이 흥이 나야만 덩실덩실 자연스럽게 탈춤을 출 수 있기 때문이죠.네∼,좋습니다.남자들의 동작은 커서 괜찮습니다.여자 회원들은 춤 동작을 보다 크게 해 주세요.” 지난 15일 밤 8시쯤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서울시립 근로청소년 복지관 강당.봉산탈춤을 사랑하는 동호회 모임인 ‘신명얼쑤’ 회원 20여명이 박상운 봉산탈춤보존회 사무국장의 지도로 탈춤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이들은 불림→고개잡이→발들기→외사위→겹사위→양사위 등의 순서로 12개 동작의 봉산탈춤 기본춤을 잇대어 추며 ‘적멸(寂滅)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내성적 성격 적극적으로 바뀌어 “온몸으로 연습을 하다보니 땀을 많이 흘려 기분이 매우 상쾌해서 좋아요.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평소에는 잘 몰랐는 데 탈춤공연 무대에 올라서기만 하면 끼와 에너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죠.” 지난 93년 가을부터 탈춤을 추고 있는 박은영(31·여·출판사 사원)씨는 “탈을 쓰고 하니 내성적인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뀌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이 덕분에 요즘에는 연극 동아리에도 참여할 만큼 활동 폭이 넓어졌다.”고 말한다. 동호회 회장인 박청자(34·여·회사원)씨도 “취미 활동으로 춤을 추며 몰입하다 보니 일상에서 벗어나게 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데다,‘우리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돼 가슴 뿌듯하다.”며 “탈춤을 추려면 여러 사람들이 호흡을 맞춰야 하고 너름새도 있어야 하므로 대인관계도 원활해진다.”고 거들었다. 현재 탈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5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이들은 동호회,사회인 모임,대학 동아리,중·고교 특별활동 등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대표적인 동호회중 하나인 ‘신명얼쑤’는 1999년 11월 창단됐다.회원은 40여명이며 연령대는 20∼50대,직업은 회사원·간호사·교사 등이다. ●풍자·해학적… 쉽게 친근감 느껴 “봉산탈춤을 통해 전통 문화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인 만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요.” 오영창(31·웅진식품 대리점 운영)씨는 “지난 94년 구로공단 산업체에 근무하던중 탈춤강좌를 보고 ‘바로 이것이구나.’하는 느낌이 들어 입문했다.”며 “회원 대부분이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전문가여서 식견을 쌓고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98년 3월 친한 언니를 따라 ‘얼떨결에’ 배우게 됐다는 원성숙(32·간호사)씨는 “탈춤의 한동작 한동작 배우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 계속하다 보니 벌써 5년이나 됐다.”면서 “동작이 큰 탈춤은 다른 춤과 달리 풍자적이고 해학적이어서 일반인들에게 쉽게 친근감을 준다.”고 강조한다. 우리 전통문화 한 가지쯤은 배우고 싶어 탈춤을 배우는 박창규(42·회사원)씨는 “탈춤과 우리 가락을 직접 체험해보니 전통 문화가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 “일반인들도 조금만 열심히 배우면 쉽게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 좋다.”고 설명한다. ●운동효과 커 건강에도 도움 탈춤의 강점은 무엇보다 힘이 느껴질 정도로 역동적인 데다,누구나가 쉽게 어울려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8년째 탈춤을 추고 있는 김재성(32·회사원)씨는 “탈춤은 사자춤 등 역동적인 면이 많아 힘이 느껴지고,연극적인 요소도 많아 초심자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며 “다만 봉산탈춤 가운데 팔목중춤 등에는 대사가 어려운 한시(漢詩)로 돼 있는 등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지적한다. “탈춤은 몸 전체를 이용한 전신운동입니다.에어로빅보다 운동효과가 좋아요.서양 춤은 대부분 기량을 갖추지 못하면 참여하기가 어렵지만,탈춤은 초보자라도 어깨춤 만으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인 77년 탈춤에 입문한 조형옥(41·민속 강사)씨는 “탈춤을 통해 후배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전통 문화 계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한다.이종학(32·자영업)씨는 “일반인들이 잘 하지 않는 특이한 것을 배우고,운동효과가 커 탈춤을 계속하고 있다.”며 “탈춤은 사람들이 공동목표를 추구하게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안주영기자 jya@ ■어떤 탈춤이 있나 탈춤은 판소리·꼭두각시놀음·무당굿놀이와 함께 전통 민속극의 중요한 한 갈래이다.현재 전승되는 탈춤중 봉산탈춤·하회별신굿탈놀이·북청사자놀음·강릉관노탈놀이·동래들놀음(野遊) 등 13개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봉산탈춤 봉산탈춤은 황해도 봉산 등에서 전승돼 왔다.사월초파일과 단오절에 가장 큰 규모로 행해진 이 탈춤은 한시(漢詩)의 인용과 풍자적인 시문이 많다.제1과장 사상좌춤을 시작으로,승려가 파계하여 음주가무를 즐기는 제2과장 팔목중춤 등을 거쳐 처첩관계를 묘사한 제7과장 미얄춤으로 끝난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전승돼온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에게 10년에 한번씩 지내는 임시 대제(大祭).서낭당에 올라가 신내림을 받는 강신(降神)으로 시작돼 신방마당 등 8개 마당을 거쳐 무당들이 잡귀·잡신을 먹여서 돌려보내는 허천거리굿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북청사자놀음 북청사자놀음은 정월대보름을 전후로 함경도 북청지방에서 베풀어진다.이 사자놀음에는 사자·꺽쇠·양반·승려·의생등이 나와 길놀이·마당놀이·칼춤·곱사춤·사자춤·재담·넋두리춤 등을 춘다.여러 마을로부터 사자행렬이 북청읍에 모여든 후 사자춤을 춘 다음 집집마다 방문,집안에 숨은 악귀를 몰아내는 춤을 추는 순서로 진행된다. ●강릉관노탈놀이 강릉관노탈놀이는 강릉 남대천에서 해마다 단오절에 행해진다.첫째마당 장자마리로 시작돼 둘째마당 양반광대와 소매각시의 사랑 등을 거쳐 다섯째 마당 양반각시와 소매각시의 화해로 끝맺는다.원래 묵극(默劇)이었던 만큼 춤과 몸짓이 많이 사용된다.동래들놀음은 정월 대보름에 줄다리기가 끝난 뒤 축하행사로 베풀어졌다.가장행렬인 길놀이와 집단 군무의 덧배기춤으로 앞놀이 등을 벌여 집단적인 대동놀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김규환기자
  • “카레이스키들의 든든한 친구 되고파”/ 볼고그라드 고려인 후원 신경록 회장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러시아 남부 볼가강 하류의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에서는 ‘낯익은 얼굴’들이 모여 한바탕 대동제를 즐겼다.우리와 ‘말’은 다르지만 같은 ‘피’가 흐르는 고려인 동포들이었다. 올해로 3회째인 ‘볼고그라드 고려인 민족축제’에 모인 이들은 한민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뭉쳤고,또 그런 까닭으로 자활의 의지를 다졌다.이역만리,‘낯선 땅’에서 이처럼 우리 동포들이 모일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유대감 형성위한 정신적 인프라 구축 필요 “고려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과정에 정보공유와 민족유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일종의 정신적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볼고그라드 고려인들의 ‘정신적 인프라’로 민족축제를 생각해낸 사람은 이 행사의 후원단체인 ‘볼고그라드 고려인의 친구들’ 신경록(70) 부산 코모도호텔 회장이다. 북한동포 지원사업 등을 벌이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공동대표이기도 한 신 회장은 2000년 러시아 볼고그라드 거주 고려인들의 애환을 전해듣고 모임을결성한 사람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기꺼이 대표를 맡았다. 당시 처음으로 볼고그라드를 방문해 목격한 동포들의 생활은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고 한다.비닐하우스 밑에 토굴을 파고 생활하는가 하면 임시로 세운 건물이나 폐허가 된 공공건물의 창고 등에서 말 그대로 ‘짐승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은 우리 민족의 고난의 역사와 무관치 않습니다.”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또다시 볼고그라드까지….스탈린 집권 시절인 1937년 거주지였던 연해주를 떠나 타슈켄트 등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고려인들은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기 전까지는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등 각각의 거주지에서 정착해 살아가고 있었다.문제는 소비에트 연방이 일거에 무너지면서 발생하기 시작했다.현지에 ‘민족주의’ 바람과 독립의 기운이 싹트면서 각 지역의 ‘말’이 되살아나는 등 ‘문화적 독립’이 시작되자 한글밖에 몰랐던 고려인들은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소수민족으로 전락했다. 연해주로 되돌아가거나 말이통하는 러시아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현지에서 가깝고,광활한 잉여농토가 많은 볼고그라드가 많은 고려인들의 새로운 터전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현재 약 1000∼1500가구의 고려인 난민들이 볼고그라드를 중심으로 동서 500㎞ 이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금전적 지원을 하자.’,‘새로운 정착지를 구해주자.’ 등의 여러가지 방안이 나왔지만 어느 것 하나 쉽게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요.” 신 회장은 당초 해외동포 지원사업에 있어서 일종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97년 우연한 기회에 타슈켄트행 기차에 몸을 실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 고려인들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60주년을 맞아 기획된 ‘회상의 열차’ 여행에 동참을 하게 된 그는 서경석 목사 등 시민운동가들과 현지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동포 스스로 축제의 장 만들도록 해야 시민운동가들은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운동방식’의 지원을 주장했지만그의 생각은 달랐다.국내에서는 ‘불’만 지르고 가면 되지만 해외에서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따라서 처음부터 거창한 지원프로젝트로 접근해서는 백이면 백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때까지 사업가로 충실히 살았던 그는 시민운동에 있어서도 ‘사업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려인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뒤에서 후원만 해야지 시민운동단체가 나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해외동포 지원은 물질적 지원보다도 그들이 결합하고,유대할 수 있는 공동의 자리,축제,정보공유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예컨대 공짜로 옷을 줘도 그들 몸에 맞지 않으면 돌아오는 것은 욕밖에 없습니다.그 돈으로 사무실을 마련해 그들의 축제의 장을 만들어주고,지원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들에게 맡기다 보니 경비도 크게 절감됐다.효율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이번 축제에도 지난해와 같은 비용을 들였지만 2∼3배 많은 고려인들이 모였다. 신 회장은 현지에서 잘사는 고려인들이 많이 나와 이들이 당당하게 해외동포의 일원으로 등장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갖고 꾸준히 지원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더라도 돕고 사는 것이 아름답게 늙는 지혜 70세라는 고령에도 불구,이처럼 왕성하게 사업과 시민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그는 “이제 재주로는 안되고 덕(德)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야 할 나이”라고 말했다.자신의 힘이 필요한 곳이 나오면 할 수 있는 한 보탬이 되면서 살고 싶다고도 했다. 한때 교편을 잡기도 했던 그는 광산업과 제조업으로 사업을 일으켰다.부인 이영숙 여사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경식 전 경제부총리와는 절친한 대학 동기다.요즘도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만제 의원,한병채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 고교 동창들과 매주 만나 산행을 할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늙어서는 순리대로 살면서 그나마 남은 것이 있거든 작더라도 도우면서 사는 것이 아름답게 늙어가는 하나의 지혜입니다.” 지난해 모스크바 고려인 노인대학에서 했던 그의 강연 내용중의 한 구절이다.이런 ‘지혜’를실천하기 위함일까.그는 내년도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곧 볼고그라드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을 계획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신경록 회장 프로필 ▲경북 영덕 출생▲경북고 졸업▲고려대 상대 졸업▲대구사범 부속고등학교 교사▲약국 도매상 경영▲경일탄광 대표▲원주 왕표연탄 공장 대표▲나라제지 대표이사▲㈜신생공업 대표이사▲㈜코모도호텔 대표이사▲㈜신생공업 회장▲㈜코모도호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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