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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석명 “일면식 없다… 5억이 어디있나”…류충렬 “개인적인 돈… 靑자금 아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자신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지목한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19일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관련 사실을 일체 부인했다. 장 비서관은 장 전 주무관이 “지난해 4월 류충렬 당시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장)을 통해 장 비서관이 자신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한 데 대해 “장진수씨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전화 통화도 한번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장 비서관은 이어 일부 언론에 실제 장 전 주무관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보도된 A씨에 대해서는 “아마 총리실에 있었던 류충렬 단장 같다.”면서 “류 단장은 당시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라 업무적으로 관계가 있어 자주 만났으며, 보도가 난 뒤 내용을 물어봤더니 ‘같은 총리실 직원인데 장진수씨가 불쌍해서 자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에게 5억~1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하고, 실제로 5000만원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평생 공무원으로 일한 사람이 5억, 10억원이 어디 있느냐.”고 부인했다.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은 그러나 장 전 주무관을 만나 돈을 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돈의 출처와 액수를 밝히기는 거부했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장진수씨에게 전달해 준) 돈은 장 비서관과는 관련이 없으며, 그는 장 전 주무관을 직접 만나 본 적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돈을 주긴 했지만, 액수는 노코멘트이며 청와대나 민정수석실에서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장 전 주무관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우리가 알 바 아니며 같은 총리실 동료로서 그 친구(장진수)를 도와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북도 공무원으로 취직시켜 주고, 벌금형으로 해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장 전 주무관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주일에 1~2번 만날 정도로 친한 사이였으며, 내가 호기를 부리려고 술자리에서 한 얘기가 아닌가 싶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타루 “난 톡톡 튀는 홍대 여신…내 앨범은 음악선물세트”

    타루 “난 톡톡 튀는 홍대 여신…내 앨범은 음악선물세트”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된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 주인공 주원(현빈 역)의 휴대전화에서 울리던 ‘문자왔숑, 문자왔숑’의 효과음은 현빈 못지않은 큰 인기를 얻었다. 과연 이 귀여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홍대 인디음악의 3대 여신이라 불리는 가수 타루(30·김민영)다. 그녀가 올봄, 새 음반 ‘BLAH BLAH’(블라 블라)를 들고 나왔다. 타루 특유의 상큼한 목소리와 발랄한 멜로디를 머금은 노래부터 서정적인 발라드까지. 이번 앨범은 타루 음악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 앨범에 대해 “본격적인 진정한 타루 음악을 전하기에 앞서 맛보기처럼 나오는 애피타이저와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화이트데이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탕처럼 달콤새콤한 싱어송라이터 타루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 앨범 소개 좀 해달라. -이번 앨범은 소속사를 옮기고 나서 내가 야심 차게 앞으로 내놓을 앨범 가운데 첫 요리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마음 편안하게 음반을 낼 수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며 식감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같은 음악들로 채웠다. →5곡 모두 각기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종합선물세트 같단 느낌을 받았다. ‘Summer day’(섬머 데이)와 ‘Blah Blah’(블라 블라)는 타루 특유의 발랄함이, 직접 작사 작곡한 ‘기침’이란 곡은 발라드라 그런지 서정적인 느낌이 났다. 게다가 ‘Jay bird’(제이 버드)는 가사가 죄다 영어라 팝송 느낌이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을 노렸다. 특히 제이 버드 녹음할 때가 제일 어려웠다. 발음이 어찌나 어렵던지…. 녹음을 하는데 내가 노래를 부르러 온 건가, 영어학원에 스피킹을 하러 온 건가 헷갈렸다. 하하. →앨범의 첫 트랙인 ‘봄이 왔다’는 지인의 프러포즈를 기원하며 만든 곡이라고. -그렇다. 굉장히 친한 친구인데 친구가 사랑에 빠졌었다. 그분을 응원하고자 만들었다. 그분에게 봄 같은 날이 찾아오길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짝사랑으로 끝났다. →앨범 재킷과 가사를 담은 글씨체가 특이하다. 손 글씨다. -소속사 대표이사이신 ‘옐로우 몬스터즈’의 이용원 오빠가 만들어주셨다. 용원 오빠가 직접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그린 뒤 컴퓨터 작업을 해 완성했다. →타루의 노래도 유명하지만,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문자왔숑, 문자왔숑’ 효과음과 배우 송혜교씨가 출연한 화장품 광고에서 ‘예뻐져라. 예뻐져’라고 노래 부른 것은 물론, 영화 ‘러브픽션’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중 ‘Inside of me’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영화나 드라마에 목소리로 참여만 하면 그 작품은 대박 나는데. -‘문자왔숑’의 목소리가 타루의 것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네이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가수니까 음악으로써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앨범을 10개나 내고 곡을 100곡이나 내도 드라마에 목소리 조금 내비치는 게 큰 반향을 일으키니 아이러니했다. 하지만 백지영씨처럼 타루가 참여하면 작품이 대박 난다는 일명 타루 효과가 빨리 전파되길 바란다(웃음). →이름을 직접 지었다던데. -타루(墮淚). ‘눈물이 떨어지다’라는 동사다. 이름 자체가 굉장히 동적이지 않나. 눈물이라는 거 자체가 감성에 있어서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클라이맥스, 절정의 결정체 혹은 몰입의 경지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음악을 하겠다는 의미로 타루라고 지었다. →이번 앨범 이후 방송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예정이라고. -가요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가보고 싶다. 특히 MBC 무한도전에 꼭 나가고 싶다. 실제 나를 겪어본 사람들은 내게 무한도전 멤버 노홍철 씨의 애칭 ‘돌+아이’, 또라이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알면 알수록 다양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솔직히 무한도전에 나가야 많이 알릴 수 있고,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꼭 무한도전에 나가보고 싶다. 하하. →친한 동료는 누가 있나. -두루두루 친하다. 특히 ‘7자매’라고 해서 여성 보컬들과 친하다. 7자매 멤버에는 나를 비롯해 가수 린, 정인, ‘라즈베리필드’의 소희, ‘어른아이’ 황보라, 한희정씨 등이 있다. 서로 맛집도 함께 다니고 의지를 많이 한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나는 옷도 매일 똑같은 건 입지 않는다는 주의다. 다양한 음악,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사노바나 제3세계 음악, 강력한 록 장르 등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승유회장 “퇴임 후 수렴청정? 말도 안 되는 소리”

    김승유회장 “퇴임 후 수렴청정? 말도 안 되는 소리”

    김승유(69)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키가 172㎝다. 그런데 실제 키보다 커 보인다. 하나금융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첫발을 디딘 때가 1971년. “하나금융에서 김승유라는 이름을 떼어놓기는 어렵다.”는 그의 말대로다. 금융에 몸담은 세월이 반 세기 가까운 47년. 그중 15년은 최고경영자(CEO)로서였다. 그는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김정태 하나은행장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준다. 지난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고별 기자회견에는 외길인생 금융인의 긍지와 회한이 교차했다. 김 회장에게 하나는 “프라이드”다. 그러나 자긍심의 시작은 오기였다. “미국 유학을 다녀와 다시 (첫 직장인 한일은행에) 입행하려고 보니 동기들은 대리가 돼 있었다. 그런데 나더러는 평사원으로 들어오라더라. 오기가 나서 다른 직장을 알아봤다.” 그렇게 선택한 단자사(단기금융 취급회사)가 은행이 되고 그룹이 되었다. ●‘신한·LG카드’ 국내금융 최고 M&A 퇴임 후 하나가 그의 지혜를 필요로 하면 “언제든 아낌없이 공짜로 제공할 생각”이다. 하지만 경영에 관여할 생각은 전혀 없다. 수렴청정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무지른다. 헤지펀드나 인수합병(M&A) 전문회사에서 좀 더 일할 욕심도 없다고 했다. 욕심 내는 자리가 딱 하나 있긴 하다. 하나학원 이사장 자리다. “내 손으로 만든 학교(하나고)이니 1회 졸업생들이 대학 들어가는 거 보고 싶다.”고 했다. 보람은행 등 수많은 M&A를 성사시킨 그는 딜을 이렇게 정의했다. “상대방을 읽고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게임”. 국내 금융 역사에서 그가 최고로 치는 M&A는 신한금융그룹의 LG카드 인수다. 그도 뛰어들었지만 ‘몇 천만원 차이’로 패배했다. 우리은행도 훌륭한 M&A 대상이지만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결론은 외환은행”이란다. ●대출 회수로 친구기업 파산… 금융인 후회 외환은행 인수 협상이 깨질 뻔한 순간도 있었다. 론스타가 작년에 대폭 중간배당을 했을 때다. “상당히 언짢았다. 딜이 안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인수)가격조정으로 (고배당으로 빠져나간 돈을) 보완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경영에 대해서는 “너무 단기적으로 접근했다.”며 아쉬워했다. “한편으론 이해도 된다. 언젠가 팔고나갈 건데 장기적으로 볼 이유가 없지 않은가.” 펀드에 은행을 판 금융당국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그는 절친한 친구가 사장으로 있던 기업의 대출을 회수한 적이 있다. 결국 그 회사는 파산했다. 한 달간 잠을 자지 못했다. 금융에 몸담은 것을 가장 후회했던 순간이다. 그는 종종 ‘냉정하다’는 평을 듣는다. ‘여우’라는 별명도 있다. ●국내외 채권단 동등대우 경험 뿌듯 “리더십이란 사람을 읽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 직원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또 하나는 미래를 읽는 것이다. 금융은 결국 신용 차이로 먹고사는 사업이다. 국내 금융산업이 한 단계 발전하려면 미래를 볼 줄 아는 사람을 더 많이 키워 내야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SK사태’ 때 해외 채권단의 손실비율을 국내 채권단과 처음으로 똑같이 적용했을 때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 동기다. “학맥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그런 걸(학맥)로 뭐가 되는 시대는 지난 것 아닌가.” 그는 하나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금융가문인 스페인의 산탄데르처럼 키우고 싶어 한다. 공교롭게 후임 회장의 성(姓)도 같다 보니 산탄데르는 하나를 ‘김씨네 금융’인 줄 안단다. 인천 송도에 하나드림타운을 조성 중인 그는 “(완공되면) 하나 임직원과 그 자녀들이 맘껏 일하고 뛰어놀 수 있을 것”이라고 꿈꾸듯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영화프리뷰] ‘디스 민즈 워’

    [영화프리뷰] ‘디스 민즈 워’

    ‘미션임파서블’의 이선 헌트와 ‘007’의 제임스 본드는 영화 속 비밀요원의 대명사다. 헌트는 진중한 팀의 리더(혹은 남편)이자 순수함을 간직한 캐릭터. 반면 본능에 충실한 본드는 ‘작업’에 능숙하지만 여자를 믿지는 못한다. 대조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첩보원 캐릭터를 한 영화에 등장시키는 대신 한 여자 때문에 둘이 치고받고 싸우게 한다면? 제작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윌 스미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영화 ‘디스 민즈 워’는 이렇게 시작됐다. 미국 중앙정보부(CIA)에 근무하는 영국 출신 요원 터크(톰 하디)는 초등학생 아들을 둔 ‘돌싱’이다. 온라인 연애 정보 사이트를 통해 로렌(리스 위더스푼)을 만난 순간 사랑에 빠진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터크의 직장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인 프랭클린(크리스 파인)도 비디오 대여점에서 로렌과 마주친다. 습관적으로 작업을 걸던 ‘선수’ 프랭클린은 로렌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든다. 다음 날 두 친구는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걸 알게 된다. 처음엔 둘 다 선의의 경쟁을 다짐한다. 하지만 ‘양다리’를 걸치는 데 죄책감을 느낀 로렌이 일주일 후 결론을 내기로 한 것을 알게 되면서 경쟁이 아닌 전쟁을 시작한다. ‘디스 민즈 워’는 전형적인 팝콘 무비다. ‘미녀삼총사’(2000), ‘미녀삼총사 2-맥시멈 스피드’(2003)로 코미디에 입문하고,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2009)으로 액션을 섭렵한 맥지 감독은 97분 동안 로맨틱 코미디와 액션을 솜씨 좋게 버무려낸다. 브래드 피트·앤젤리나 졸리의 ‘미스터&미세스 스미스’(2005), 톰 크루즈·캐머런 디아스의 ‘나잇 앤 데이’(2010), 애슈천 커처·케서린 헤이글의 ‘킬러스’(2010) 등 한발 앞서 이종교배를 시도한 영화보다 재미는 한 수 위다. 한 여인을 둘러싼 전쟁의 승자가 누구인지 대결 구도로 몰면서 관객을 두 사내 중 한 명 혹은 로렌에게 감정이입 하게 만든 덕분이다. 물론 감정이입이 되려면 배우의 매력이 우선일 터. 산전수전 다 겪은 위더스푼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사랑스럽다. 딱 제 몫을 한 셈. 정작 제작진의 선구안이 빛난 대목은 하디의 캐스팅이다. ‘인셉션’(2010) ‘워리어’(2011)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2)에 이어 올해 최고 기대작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의 맞수 베인 역을 거머쥐는 등 할리우드의 ‘대세남’이다. 다만 그가 맡은 역들은 그늘이 드리워졌거나 상처를 품은 남성적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하디는 이 작품에서 거친 남성미 속에 숨겨진 귀여운 매력을 한껏 뽐낸다. 출세작 ‘스타트렉: 더 비기닝’(2009)에서부터 ‘날라리’ 이미지가 강했던 파인도 맞춤옷처럼 딱 떨어지는 캐릭터를 맛깔나게 연기했다. 평단과 관객 반응이 극과 극을 달린 점은 흥미롭다. 미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이 영화의 신선도를 24%로 평가했다. 이쯤 되면 최악이다. 그런데 일반 회원(관객) 중 별 5개 만점에 3개 반 이상을 매긴 비율은 72%였다. 29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정책기획] “생태계 보전된 건강한 산림… 도시숲 관리에 달렸다”

    [정책기획] “생태계 보전된 건강한 산림… 도시숲 관리에 달렸다”

    지난 30년간 계속된 산림녹화 사업으로 우리 산림은 양적으로 눈에 띄게 풍성해졌다. 산림정책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녹화 대상이 도시로 확산되고 웰빙 바람을 타고 산림 수요도 다양해졌다.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이 ‘나무를 심는 것’에서 ‘제대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다양한 산림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산림에서 행복’이라는 기치를 내건 생애주기 산림복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시대적 요구에 부합한 정책으로 평가되는 반면 산림훼손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는 산림정책에 크나큰 오점을 남겼다.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산림정책, 생활 속에서 친근한 숲을 만들기 위한 정책의 재점검 및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산림정책의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신문은 지난 22일 국립산림과학원 대회의실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숲이 미래 희망이 되는 나라’를 주제로 산림정책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는 이규태 산림청 기획조정관과 윤여창(산림과학부 글로벌환경경영학과) 서울대 교수, 김영숙(삼림과학대 임산생명공학과) 국민대 교수가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면서 산림청의 역할이 커졌다. MB 정부 4년간의 산림정책과 산림청의 역할을 평가한다면. -이 기획조정관 현 정부 4년간 산림 분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산림자원 육성을 위한 경제림 6만㏊를 조성했고, 100만㏊에 대한 숲가꾸기를 실시해 우량목재 생산기반을 마련했다. 도시숲 1573곳, 학교숲 342곳, 가로수 4861㎞를 조성해 녹색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연간 4만 3000여명에게 녹색일자리를 제공했다. 해외조림 25만 4000㏊ 중 44%(11만 2000㏊)가 지난 4년동안 이뤄졌다. 산림을 기후변화 대응의 수단으로 삼은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제정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윤 교수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전략은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한다. 산림청이 녹색성장에서 상징적 역할을 수행하고 산림정책에 탄력이 붙는 계기도 됐다. 녹색성장은 국가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의미한다. 지금은 산림이 건강하고 풍성한 자원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산림청이 청 단위 기관이다 보니 국가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김 교수 산림청의 대응은 매우 민첩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온실가스 감축과 동시에 탄소 흡수원 증대에 있음을 인식하고 역할을 정확히 진단해 신속·적절한 정책을 수립, 시행했다. 일부 정책에 지나친 계량적 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 정책을 시행하는 등 산림경영, 관리라는 기본 업무가 간과된 것 같다. 산림정책은 지속 가능한 이용이 이뤄지도록 장기·거시적 안목을 갖고 시행해야 한다. →치유의 숲과 숲길, 도시숲 등 다양한 산림복지 정책이 추진되면서 관리 부재 및 무분별한 조성에 따른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윤 생태계서비스도 복지의 한 축이다. 산림복지정책 추진 시 국민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다. 산림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다. 도시숲 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한 것은 생태계 관리가 아닌 도시 및 국토 공간관리 차원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도시숲 제정 등 법·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훼손 문제는 이용집중에 따른 문제로 다양한 사업을 통해 분산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김 산림복지는 국민적 호감을 살 수 있는 정책이나 산림청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지자체와 국민의 협력이 필요하다. 산림 생태계 보존 및 건강한 산림을 위해 산림이나 공원의 휴식년제 도입 및 산림관리에 국민의 자원봉사 또는 비용 부담 형태 등으로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 기존 휴양 중심인 산림문화가 교육과 치유, 산림복지 등으로 확대됐다. 치유의 숲이 생겨났고, 지리산 숲길은 국민적 수요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숲해설가도 전문직으로 정착됐다.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는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이슈 속에서 1970년대 이후 침체됐던 목재산업이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목재산업이 연착륙하기 위한 전략은. -김 목재산업의 중요 발전 인자는 원자재 확보이다. 벌채·수집·운반의 고비용 구조도 탈피해야 한다. 산림자원의 자원 순환형 산업구조 구축이 필요하다. 조림·목재생산·산물수집·이용·폐기가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목재산업은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산업이다. -윤 목재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쪽에 맞춰져야 한다. 국산목을 연료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은 환경친화적이나 산림탄소저장 능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친환경 자재 등과 원료 경쟁을 초래함으로써 가격 상승을 불러 결국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 목재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다. 우리 산림에 40년생 나무가 전체 40%를 차지해 적절히 활용해야 할 시기다. 목재와 부산물 활용은 분리해 추진하고 있다. 산에서의 생산과 수집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임도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2010년 세계산림과학자대회(IUFRO), 지난해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총회 등 굵직한 산림 분야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 국제산림협력의 방향 및 실효성 제고 대책은. -윤 굵직한 국제행사 유치는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해외 유학생 증가는 그 변화를 체감케 한다. ‘친한파’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나 지원이 부족해 아쉬움이 크다. 목재의 85%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임무관이 151개 해외 공관 중 1곳이라는 점도 이해가 안 된다. 자원확보 등 국제협력은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임무관과 국제협력 전문가를 많이 해외로 내보내야 하고 관련 공무원 양성도 시급하다. -김 산림 분야의 국제 협력은 필요하고 더욱 확대될 것이다. 북한 산림복구를 비롯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조림사업 및 산림기술 개발 연구비 투자 등을 강화해야 한다. 탄소배출권 확보 효과뿐 아니라 국제적 산림정책 결정 및 환경보존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반이다.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로 인해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민 불안이 높아졌다. -김 무분별한 산지개발과 향유는 자연 재앙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도심 주변에서의 산지이용 시 전문적 판단 기준과 의사결정 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윤 자연재해는 위험성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면산 사고는 산사태의 위험과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예방과 수종 갱신 등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원인도 있다. 산림관리는 기술자가 아닌 산과 숲을 잘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 대 전제는 결국 숲 관리라고 생각한다. 급경사지 전용기준을 강화하고 피해지 예측과 위험 전달 시스템도 정비하고 있다.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설치가 미흡했던 사방댐과 계류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림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산림정책의 발전 방향 및 과제가 있다면. -윤 현행 산지관리는 품목관리 형태로 돼 있다. 숲의 건전성 유지 측면에서 야생 동식물과 미생물까지 통합관리하는 행정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국가 재정 및 인력관리 효율화와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문조직이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확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산림 관련 지식 창출과 보전을 위해 박사급 전문인력 채용 및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 설치를 제안한다. -김 임도가 낙후된 산림부국은 없다. 임도는 생태계 보전 및 경제림 육성 등 산림경영에서도 필수적이고 건강한 산림 조성에도 필요하다. 경제림 수종에 대한 고민과 원자재로서의 가치가 전제돼야 한다. 경제성을 갖추려면 일정 규모의 단지가 조성되고 동일 수종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때마다 수종을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래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요구된다. -이 산림 관련 연구·개발을 적극 검토하겠다. 기능에 따른 숲 관리로 방향을 전환하고 도심주변 산림에 대한 재해예방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임업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마련, 추진할 계획이다. 진행·정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주말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뉴욕 빈민가의 뒷골목 웨스트 사이드에서 두 불량소년 그룹이 세력 다툼을 한다. 바로 이탈리아계인 제트단과 푸에르토리코계의 샤크단이다. 제트단의 리더인 리프는 샤크단에 결투를 신청하기 위해 절친한 친구 토니에게 도움을 청한다. 리프의 부탁으로 댄스 파티에 간 토니는 샤크단의 리더인 베르나르도의 동생 마리아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날 밤, 토니는 마리아의 집을 찾아가 둘의 사랑을 확인한다. 한편 제트단과 샤크단의 대립은 더 심해지고,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온다. 토니의 제안으로 이들은 정정당당하게 맨 주먹으로 싸우기로 하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고 무기를 준비한다. 마리아는 싸움이 벌어진다는 걸 알고, 싸움을 말려 달라며 토니에게 부탁한다. 토니는 마리아를 위해 결전의 장소에 나간다. 하지만 토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맞붙게 된 리프와 베르나르도. 결국 베르나르도가 리프를 칼로 찔러 죽이자, 토니는 화가 나 베르나르도를 죽이고 만다. 이에 마리아는 오빠를 죽인 토니를 원망하지만, 결국 사랑으로 그를 용서하고 받아들이는데…. ●데어데블(OBS 일요일 밤 11시 25분) 매트 머독은 어린 시절 방사능 폐기물에 노출되고는 시력을 잃었다. 그러나그는 다른 모든 감각들이 초인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아버지가 뉴욕의 범죄 왕 킹핀에 의해 살인을 당하자, 매트 머독은 복수를 결심한다. 십여년의 세월이 흘러 뉴욕의 범죄 변호사로 성장하게 된 매트 머독. 그는 낮에는 범죄 변호사로, 밤에는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뜻의 데어데블이라는 비밀스러운 정체를 갖고 범죄와의 싸움을 시작한다. 우연히 거리에서 만나 사랑을 느끼게 된 엘렉트라까지도 킹핀의 음모에 휘말려 데어데블에게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그렇게 데어데블은 킹핀의 음모는 물론 아버지의 복수와 자신에 덧씌워진 모든 음모들에 대한 응징에 나선다. ●파수꾼(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한 소년이 죽었다. 평소 아들에게 무심했던 소년의 아버지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공백에 매우 혼란스러워하며 뒤늦은 죄책감과 무력함에 아들 기태의 죽음을 뒤쫓기 시작한다. 아들의 책상 서랍 안,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던 사진 속에는 동윤과 희준이 있다. 하지만 학교를 찾아가 겨우 알아낸 사실이 있었다. 한 아이는 전학을 갔고, 다른 아이는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았다는 것에서 이상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간신히 찾아낸 희준은 기태와 제일 친했던 것은 동윤이라고 말하며 자세한 대답을 회피한다. 결국 아버지의 부탁으로 동윤을 찾아나선 희준. 하지만 친구는 어디에도 없었다. 서로가 전부였던 이 세 친구들 사이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 남아공에 사는 현실 속 ‘진짜 타잔’ 화제

    남아공에 사는 현실 속 ‘진짜 타잔’ 화제

    한시대를 풍미한 아프리카 밀림의 영웅 타잔. 영화의 주인공인 타잔처럼 생활하는 남아공의 24세 청년이 최근 외신에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드벳 뒤투아라는 이름을 가진 24세 청년이 바로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진짜 타잔’이다. 뒤투아는 나무를 타고 줄을 타고 이동하며 동물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코끼리를 자가용처럼 타고 음식은 나무열매로 해결한다. 표범무늬 팬티까지 입고 있어 밀림에서 그를 만나면 영락없이 타잔이다. 그가 타잔이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나미비아에 살던 어린 시절 타잔의 열렬 팬이던 그의 아버지는 타잔의 만화책과 책을 열심히 수집했다. 그런 책을 보면서 드벳은 타잔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장성한 그는 한때 영국으로 건너가 경비원, 배달원으로 일했다. 그러나 타잔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남아공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완벽하게 타잔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드벳은 진짜 타잔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는 샤카라는 이름의 코끼리. 침팬지, 제브라, 악어 등도 그에겐 사람보다 가까운 친구가 됐다. 외신은 “사람과 지내는 시간보다 동물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드벳이 타잔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사람들은 그런 그를 미쳤다고 하지만 드벳 자신은 “타잔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데일리벨로즈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23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마음대로 올 수 없고, 마음대로 나갈 수도 없다는 섬 백령도. 이곳은 사람들의 말처럼 긴장과 평화가 공존하고 있다. 가까운 거리만큼이나 음식 문화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 민족분단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망향의 섬이다. 더불어 살아온 사람들의 잊지 못할 맛, 오래된 그리움을 담은 백령도의 겨울 밥상을 만나본다. ●호루라기(KBS2 밤 8시 55분) 지난 8개월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코너 김남훈의 ‘원펀치’. 전국에 퍼져 있는 각종 불법과 탈법 현장에 출동해 대한민국의 상식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싸워 왔다. 그렇다면 지난 8개월 동안 ‘원펀치’를 이끌어온 김남훈이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방송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들을 정리해 본다. ●고향을 부탁해(MBC 오후 6시 50분) 바람 맛도 짭짤하고 물맛도 짭짤한 경남 통영. 그곳에서는 ‘입춘대길’ 대신 ‘도다리 쑥국’으로 봄을 시작한다. 도다리가 앉았던 뻘만 건져다 국을 끓여도 맛있다는 통영 봄 도다리가 드디어 제철을 만났다. 양식이 안 돼서 100% 자연산이라는 도다리는 제주도에서 지난겨울을 보내고, 산란을 위해 통영 앞바다로 돌아온다는데…. ●퀴즈쇼 곱하기 9(SBS 오후 6시 30분) 이번 주 도전 팀은 현대 홈쇼핑의 간판 쇼 호스트 9명으로 구성된 명품 쇼 호스트팀들이다. 항상 활기찬 에너지를 몰고 다니며, TV 홈 쇼핑에 마법 같은 생명력을 불어넣는 이들이 과감히 ‘곱하기 9’에 도전장을 던졌다. 넘쳐흐르는 끼와 재치로 MC 남희석에 못지않는 입담을 과시하는 이들. 과연 상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TV입학사정관(EBS 낮 12시 10분) 새 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곧 3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입학 사정관 전형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채워 가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예비 고3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전형을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 서울 금옥여자고등학교를 찾아가 학생들과 선생님의 상담을 받아 본다. ●검색녀(OBS 밤 11시 5분) 방송인 홍석천은 자신의 레스토랑에 한류 스타와 아이돌 스타 커플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친한 연예인에게도 이 사실을 밝히지 않고, 그들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차량도 시간차를 이용해 이동시킨다고 한다. 한편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즐기다 결혼에 골인한 스타도 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 [얼룩진 승부의 세계] 대회 입상·진학 위해… 학창시절부터 ‘져주기’에 익숙

    [얼룩진 승부의 세계] 대회 입상·진학 위해… 학창시절부터 ‘져주기’에 익숙

    승부조작 파문에 휘청이는 스포츠계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괘씸하다고 여긴다. 누리꾼들은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그깟 돈 몇 백만원 때문에 팬들을 저버리고 승부를 조작했다.”며 흥분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10억원을 받고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면 분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누그러질까. 한 판에 얼마를 받고 장난을 쳤느냐는 본질을 호도한다. 문제는 돈이 아니다. 승부조작은 죄의식 문제다. 최태욱(FC서울)이 “최성국 파이팅이다. 나도 그 상황이었다면 실수하지 않았다고 장담 못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대회 입상이나 진학을 위한 담합, 져주기에 익숙한 선수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승부조작은 스포츠판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가 폭발한 사건으로 규정해야 한다. 은퇴한 한 농구선수는 “지금 생각해 보니 학창시절 했던 게 승부조작이었다.”고 고백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상급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장난을 쳤단다. 어차피 운동으로 ‘먹고살’ 결심을 했다면 명문학교 진학이 필수고, 그러기 위해선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지금은 전국대회 16강 등으로 완화된 편이지만, 과거는 무조건 4강에 올라야 명문대에 명함을 내밀 수 있었다. 그는 “감독님이 살살 하라고 하면 선수들도 대충 눈치를 챈다. 상대도 우리가 져줄 걸 알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일단 4강에 들었거나 조별리그 통과나 탈락이 결정된 팀의 코치는 ‘좋은 게 좋은 식’으로 친한 선·후배가 이끄는 팀을 밀어준다고 했다. 성적이나 진학에 따라 매년 재계약을 하는 지도자들도 이런 짬짜미로 일자리를 보전한다. 이 선수가 고백한 행위는 지금도 비일비재한데 큰 틀에서 이런 것도 모두 승부조작이다. 실제로 프로 무대보다 먼저 고교축구·소년체전·고교야구 등에서 승부조작 사실이 밝혀졌다. 2010년 고교클럽 챌린지리그축구에서는 포철공고가 광양제철고를 상대로 후반 34분부터 9분간 무려 5골을 넣어 골득실에서 앞서 왕중왕전 티켓을 따냈다. 짜여진 각본대로였다. 스포츠평론가 정윤수씨는 “중·고교 때부터 이런 관행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프로에 와서 갑자기 경각심을 갖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더군다나 지난해 프로축구와 달리 현재 배구나 야구에서의 파문은 엄밀히 말하면 경기조작, 상황조작에 가깝다. 서브득점·속공 및 후위득점수(배구), 첫 이닝 고의사구(야구) 등은 쉽게 할 수 있고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지도 않는다. 짭짤한 용돈까지 버는데 고민할 이유가 없다. 정씨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선수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승부조작 유혹에 빠진 선수들을 비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낙후된 스포츠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혼자서 가능한 일 없다는 걸 알려주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가 음악이지요”

    “혼자서 가능한 일 없다는 걸 알려주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가 음악이지요”

    그의 존재가 국내에 알려진 건 2006년. 김태희가 나온 휴대전화 광고에 삽입된 ‘비 비 유어 러브’(Be Be Your Love)가 인기를 얻으면서다. 또 한 번의 강렬한 재회는 2010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그가 레이 라몬테인과 함께 부른 ‘듀엣’(Duet)이 삽입되면서다. ●“트위터에 듣고 싶은 곡 추천하면 반영” 짙은 커피향의 목소리를 지닌 싱어송라이터 레이철 야마가타(35)가 오는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야마가타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10일 발매된 새 앨범 ‘체서피크’(Chesapeake)의 수록곡을 한국 팬에게 들려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 “듣고 싶은 곡을 내 트위터에 추천하면 공연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공연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야마가타는 “절친한 김중만 사진작가가 우리 밴드를 보살펴 주고, 서울에 있는 동안 사진을 찍어 줬다. 한국 팬에게 받은 사랑은 새 음반 제작에 몰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이 끝나고 뉴욕으로 돌아가 메이저 음반사인 워너와 결별하고 독립 레이블을 세웠다. 앨범 제목이기도 한 동부 해안도시 체서피크에서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녹음했다. 그는 “뒷마당에서 텐트 생활을 했다. 해가 지면 바다로 나가서 수영하고, 밤에는 녹음하면서 여름 한철을 보냈다.”고 말했다. 특이한 성(姓)에서 짐작하듯 일본계 이민자의 후손인 야마가타가 음악을 시작한 곳은 범퍼스란 이름의 밴드였다. 펑크와 솔, 얼터너티브를 아우르던 밴드에서 지금의 독특한 목소리가 완성됐다. 그는 “내가 팀에 합류하기 전에 있었던 여성 보컬은 매우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전임자를 대체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울리지도 않는 뮤지컬 스타일의 고음을 내는 창법을 쓰다가 보컬 레슨을 통해 비로소 내게 맞는 음색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라이브 무대 서는 게 가장 중요한 훈련” 그는 최근 봇물을 이루는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영국 가수 아델과 더불어 도전자들이 선호하는 가수로 꼽힌다. 까마득한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했다. “라이브 무대에 서는 게 가장 중요한 훈련이다. 돌발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다.”면서 “작곡은 자신과의 싸움인데 (이 곡이 돈이 될지 안 될지) 비즈니스적 요소들을 제외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음악을 추구하면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지금껏 수많은 음악인들 중 가장 인상적인 답이 돌아왔다. “혼자서 가능한 일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다.” 7만 7000~8만 8000원. (02)3143-515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야구·농구까지…그들이 승부조작에 빠지는 세 가지 이유

    야구·농구까지…그들이 승부조작에 빠지는 세 가지 이유

    서울에 연고를 둔 두 팀 이상의 선발급 투수들이 프로야구 경기 조작에 가담했다는 브로커의 진술이 나와 승부조작 파문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해당 선수가 소속된 구단과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진상 파악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거명된 선수들을 상대로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이들이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구단은 이날 오전 소속 투수뿐 아니라 7개 구단 전 선발투수들의 지난해 정규리그 경기 일지를 보고 첫 이닝 볼넷 숫자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재판에서 혐의가 확정되면 프로축구, 프로배구에서 내린 징계를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고 상황에 따라 영구제명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투수가 고의로 볼넷을 택했다고 해도 타자가 방망이로 때리면 그만일텐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프로농구연맹(KBL), 여자농구연맹(WKBL) 등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각 구단에 연락을 해 사태 파악에 나설 것을 당부하는 동시에 향후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 13일 구단 사무국장 회의를 연 WKBL은 선수 면담을 강화하고 부정 방지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또 연맹 홈페이지에 선수들이 자진 신고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이 드러났을 때부터 “축구뿐 아니라 다른 프로스포츠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과연 프로선수들은 어떻게 승부조작의 덫에 걸려들었을까.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재활센터의 유혹 다른 종목 선수들과 만나 승부조작을 제의할 수 있는 ‘거점’들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스포츠재활센터. 거의 모든 종목 선수들이 한 곳에서 치료받기 때문에 다른 종목 선수들과 안면을 트게 된다. 자연스레 승부조작 제의도 건네진다. “나도 해봤는데 별것 아니고, 쏠쏠히 용돈벌이도 된다.”고 유혹하면 별 거부감 없이 응하게 된다. 이렇게 포섭된 뒤 동료들에게 소개하면서 승부조작이 만연하게 된다. 한 배구인은 14일 “어떤 여자선수는 재활센터에서 친해진 선수로부터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프로배구 조작의 진원지로 거론되는 상무도 이런 식이다. 4대 종목이 망라돼 있고, 합숙을 하다 보니 선수끼리 정보 교류가 활발하다. 보수가 적은 군인 신분이란 점도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게 한다. 군검찰에 구속된 최귀동(상무신협)이 중간 브로커 역할을 한 것도 상무가 거점으로 활용됐음을 시사한다. 연예인·조폭 조연 프로스포츠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프로 선수들이 연예인과 친분을 쌓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야구와 축구 등은 팬을 자처한 연예인들이 선수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브로커 김씨는 “또 다른 브로커 강씨가 연예기획 관련 일도 하고 유명 개그맨과도 친한 사이이며, 한 유명 개그맨의 매니저도 베팅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해 프로스포츠 승부조작에 연예인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포츠계에서는 일부 연예인이 조폭과 손을 잡고 각종 이권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많은데, 승부조작과 관련된 불법 도박 사이트에도 연예인과 조폭이 뒷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선수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나중에 발을 빼고 싶어도 조폭들이 ‘지금 그만두면 언론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계속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선배가 까라니까 다른 조직보다 유달리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것도 4대 프로스포츠에서 승부조작을 부추기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브로커에게 먼저 포섭된 선참 선수가 “선배가 같이하자는데 반항하는 거냐.”고 가담할 것을 윽박지르거나 보복하면 이를 냉정하게 뿌리치기가 매우 힘든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프로배구는 지난해 승부조작으로 진통을 겪은 프로축구보다 합숙 기간도 길고 소속 선수도 적어 이런 문제가 더 크게 작용하게 된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영구제명한 임시형과 박준범(이상 KEPCO)도 선배 김상기(구속)에 의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EPCO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세터(김상기) 혼자 승부조작을 하기 어려우니까 수비에 가담하는 레프트 후배들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해 일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국내외 한류의 힘] 베트남, 한국의 8번째 수출국

    국내 제조업체 생산기지에서 동남아시아 한류열풍의 진원으로, 다시 거대 소비시장으로…. 지난 1992년 한국과 수교를 맺은 후 20년 간 베트남 경제의 발전상을 요약한 말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한·베트남 수교 20주년 성과 및 향후 협력방향’ 보고서에서 앞으로도 아시아·태평양 시장 선점을 위해 한국은 베트남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먼저 평균 5~8%대 높은 경제성장률 덕에 늘어나는 중산층 소비시장에 주목했다. 성장세는 계속 이어져 2009년 전체 인구의 79.8%였던 저소득층 비중이 2020년 27.7%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25~35세 여성(15.6%)과 15세 미만 아동(25.1%) 비율이 높아 소비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무역협회는 2015년까지 음료 및 식품류 매출이 267억 달러, 휴대전화 판매가 3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지난해 수출액이 136억 달러로 베트남은 우리의 8번째 수출국이 됐다. 앞으로 수출 전망도 한국에 우호적으로 평가됐다.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한류로 인해 친한(親韓) 분위기가 조성된 상태다. 투자환경과 관련, 보고서는 “베트남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미국과 정상무역관계(PNTR)를 체결하면서 투자환경을 개선했다.”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 순유입액이 2000년 12억 9800만 달러에서 2010년 81억 73만 달러로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베트남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프로야구·농구도 승부조작 있었다”

    지난해 5월 프로축구 K리그 승부 조작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브로커 김모(28)씨가 최근 불거진 프로배구 승부 조작과 다른 프로스포츠 승부 조작에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대구지검 등에 따르면 김씨는 프로배구 2010-2011 시즌 때 최근 구속된 선수출신 염순호(30)씨 등에게 돈을 주고 승부를 조작,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추가 조사를 받고 있다. 염씨는 KEPCO 소속으로 프로배구 2009-2010 시즌 때 또 다른 브로커 강모(29)씨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브로커 김씨는 검찰에서 “브로커 강씨가 남자 프로배구뿐 아니라 여자 프로배구, 프로야구 등의 승부조작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또 “강씨가 프로야구 경기에서도 ‘첫 회 포볼’ 등을 놓고 2명가량의 현역 투수들과 모종의 거래를 한 것으로 들었다.”며 프로야구 2개 구단과 A선수를 지목했다. 게다가 “여자 프로배구에서도 최소 1경기 이상에서 승부 조작이 있었다.”고 밝히며, 승부 조작 팀으로 H사를 거론했다. 프로농구에서도 3점슛과 관련한 경기 조작이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이와 함께 “강씨가 연예기획 관련 일도 하고 유명 개그맨들과도 친한 사이이며, 한 유명 개그맨의 매니저까지 베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김씨와 강씨가 공모했는지, 각자 범행을 했는지를 캐고 있다. 김씨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프로축구에 이어 터진 프로배구 승부 조작은 프로야구와 프로농구뿐만 아니라 연예계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구지검 박은석 2차장 검사는 “수사가 어느 정도 진척되면 공식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 검찰은 이날 상무 현역 신분으로 승부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최귀동(28)씨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대구 한찬규·서울 김민희기자 cghan@seoul.co.kr
  • [사건 Inside] (19) 40대女, 동거남이 준술 마셨다가 깨어나보니…

    [사건 Inside] (19) 40대女, 동거남이 준술 마셨다가 깨어나보니…

    ‘차가울 때는 한없이 차갑다가도 어떨 때는 감동에 몸이 떨릴 정도로 잘해주는 남자’ 최근 영화·드라마가 제시한 ‘나쁜 남자’가 여성들에게 새로운 이상형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과거 상대방에 헌신적이고 일차원적인 ‘좋은 남자’에서 적당한 자극과 드라마틱한 감동을 동시에 주는 ‘나쁜 남자’에 매력을 느끼는 세태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차가운 매력 속에 인간미를 갖춘 ‘TV 속 나쁜 남자’들보다 여성의 마음을 흔들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 ‘진짜 나쁜 남자’들이 훨씬 많은 게 사실. 최근 검찰에 덜미를 잡힌 2인조 부동산 갈취단은 ‘진짜 나쁜 남자’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다. ●동거남이 소개해준 ‘좋은 오빠’의 실체는 “새로 사업을 해볼까 하는데 돈줄이 없네. 너 어디서 돈 좀 끌어올 데 없어?” “글쎄요. 전들 돈이 있나요.” “너랑 같이 사는 여자가 부동산이 있다고 하지 않았냐? 조금 모자라 보이던데, 잘하면 넘어오지 않을까?” “괜찮은 생각인데요. 한번 살살 꼬드겨 볼까요?” 지난해 3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백모(51)씨와 윤모(46)씨는 윤씨의 동거녀 박모(42)씨를 사기 대상으로 골랐다. 두 남자는 지적장애가 있는 박씨가 동거남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신뢰하고 있다는 점을 악용하기로 했다. 사기의 첫 단계는 물주의 호감을 사는 것. 윤씨는 친한 형님이라며 동거녀에게 백씨를 소개시켜줬고, 백씨는 ‘좋은 남자’인 척 연기를 시작했다. 백씨는 경제 능력이 없던 박씨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체로부터 300만원을 빌린 점을 이용했다. 월 10여만원의 이자를 내지 못해 걱정하던 박씨 대신 돈을 갚아줬다. 한방을 위한 초기 투자인 셈이었다. 앞으로는 남에게 돈을 빌리지 말라며 신용카드를 주기도 했다. 연고가 없어 기댈 곳이라고는 윤씨 밖에 없었던 박씨는 고민을 상담해주는가 하면 생활비까지 주는 백씨를 친오빠처럼 여기기 시작했다. 옆에서 백씨를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하던 윤씨도 한몫했다.   ●사기꾼이 고급차를 사는 동안 물주는 빚더미에 “앞으로는 이자를 못 줄것 같아. 미안해” “오빠, 무슨 일 있어요?” “빚을 조금 졌는데 그것 다 갚느라고 가진 돈을 다 썼어. 큰일이네.” 사기의 두 번째 단계는 물주의 동정을 사는 것. 백씨는 박씨에게 자신이 빈털터리가 됐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하다며 고민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마음 약한 박씨는 돈을 빌려달라는 백씨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하지만 본인도 돈이 없는 상황. 결국 자신이 물려받은 서울 중화동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7000만원을 대출받아 백씨에게 건넸다. 박씨는 이 돈이 백씨가 재기하는 데 쓰일 것으로 믿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백씨와 윤씨는 박씨가 건넨 돈을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사기를 주도한 백씨가 5000만원, 소개와 바람잡이 역할을 한 윤씨가 2000만원을 챙겼다. 백씨는 박씨에게 한번 더 대출을 받게 했다. 개인 사채업자에게 3000만원을 빌리게 한 것. 백씨는 이 돈을 스크린 골프장 사업에 투자하고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는 데 썼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는 모두 박씨의 몫이었다.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박씨는 전 재산이나 다름 없던 주택을 경매에 넘기고 어린 딸 2명과 함께 지하 단칸방에 사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름 한 번 써봐라”…황당한 친필서명 받기 일이 이쯤되자 박씨도 서서히 상황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두 남자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항의하는 박씨에게 ‘사탕발림’을 사용했다. 사기의 마지막 단계였다. “걱정마. 형님 사업이 이제 막 일어나는 단계니까 돈이 조금 필요해서 그런거야. 나 못 믿어?” 빚더미에 앉은 박씨는 결국 백씨를 고소했지만 동거남의 회유로 고소를 취하했다. 미운 것은 백씨였지 윤씨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동거남의 말만 믿고 한번만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나 두 남자는 박씨의 집을 팔아 마지막 ‘한탕’을 챙기기로 했다. 무기는 바로 ‘사랑과 신뢰’였다. 박씨가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용해 윤씨가 재산을 관리해준다고 나섰다. 윤씨는 박씨에게 주택의 소유권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게 했다. 이후 윤씨는 1억 8000만원에 박씨의 집을 팔아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매매 계약서에 박씨의 친필 서명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 어느 날 밤 백씨는 그동안 쌓인 오해를 풀고 술이나 한 잔 하자며 박씨를 찾았다. 여기에 윤씨까지 합세해 세 사람은 모처럼 즐거운 술자리를 가졌다. 박씨는 백씨와 윤씨가 거듭 권하는 술을 받아마시다가 곤드레 만드레 취해버렸다. 두 남자는 이 틈을 노렸다. “네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이름 한 번 적어봐.” 뜬금 없는 요청에 박씨가 이름을 적은 종이는 매매 계약서였다. 두 남자는 박씨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계약서 내용을 가리고 친필 서명을 받아낸 것. 사기는 이렇게 끝났다. 사랑을 믿은 박씨는 결국 재산을 전부 날린 채 씻지 못할 마음의 상처까지 입게 됐다. 하늘이 무심치 않았는지 두 나쁜 남자의 범죄 행각은 꼬리를 잡혔다. 검찰이 수상한 매매 계약서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 검찰은 박씨의 친필 서명이 매도인란이 아닌 엉뚱한 곳에 적혀 있었다는 점, 계약서의 내용 증명이 전혀 없다는 점 등에 주목해 보강 수사를 펼쳤다. 검찰 조사에서 윤씨는 순순히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하지만 주범인 백씨는 “박씨의 동의를 받고 한 것”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백씨를 문서 위조 및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윤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의사 표시를 잘 하지 못하는 지적 장애인을 속여 피해를 준 죄질이 나쁜 범죄”라면서 “피의자가 경미한 처벌을 받지 않도록 신중하게 수사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강서 주민 ‘스마일’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물건을 사고, 동네 아저씨가 주차 안내를 하고….’ 강서구에 최근 문을 연 대형 쇼핑몰에 주민들이 직원으로 대거 취업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풍경이다. 6일 강서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문을 연 김포공항스카이파크(롯데김포공항점)의 전체 직원 가운데 45%인 1700여명이 지역 주민으로 채용됐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NC백화점은 직원 중 30%인 450명이 주민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이 쇼핑을 할 때 친한 이웃 주민과 낯익은 동네 분들을 만나기 일쑤다. 심지어 쇼핑을 하러 갔는데 물건을 파는 사람도, 계산대를 맡은 사람도, 주차장에서 만난 안내원도 모두 아는 분이었다는 얘기도 적지 않게 나온다. 이는 구청의 적극적인 일자리 발굴 덕분이다. 구는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대형쇼핑몰 건축허가 후 공사를 진행하는 단계에서 이들 업체와 “지역 주민을 직원으로 우선 채용한다.”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기업들이 필요 인력을 쉽게 채용할 수 있도록 매주 목요일을 ‘구인·구직 매칭데이’로 정하고, 구청 강당을 기업들의 면접 장소로 제공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노현송 구청장은 “주민이 직원이고 손님이다 보니 더욱 친절하고, 다른 지역으로 원정 쇼핑이 줄어드는 등 상권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구청과 업체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이런 일자리 창출사업을 계속해 나가고, 앞으로 지식산업센터나 일반 기업체까지 이 사업을 확대해 주민에게 지속 가능한 실질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美 20대, SNS·이메일 없이 90일 살아보니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이메일까지도 주고받을 수 없는 ‘정보 암흑의 시대’로 되돌아간다면? 미국 시카고의 한 대학원생이 ‘용기’를 내 석달간 휴대전화와 이메일, SNS 등을 완전히 끊고 생활하는 실험을 진행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광고전문대학인 시카고 포트폴리오스쿨의 제이크 라일리(24)는 지난해 10월부터 90일간 휴대전화 서비스를 정지하는 한편 페이스북과 링크트인, 트위터 계정도 폐쇄했다. 이메일도 ‘미안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자동응답이 나오도록 설정해 놓았다. 부모의 권유를 받아들여 집 전화만 사용하는 ‘1990년대 이전 스타일’의 삶을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그는 이 실험을 ‘아미시 프로젝트’라 이름 붙이고 이에 관한 설명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하지만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라일리는 별로 불편을 느끼지 않고 ‘대체로 만족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학교에서는 1층 엘리베이터 옆에 누군가가 자신을 위한 알림판을 설치해 놓았고 그곳에 친구들이 필요한 각종 소식들을 붙여 놓음으로써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정보의 흐름이 차단돼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자유 시간이 많아졌고 글쓰기가 많이 늘었다며 실보다 득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험 기간에 가장 친한 것으로 알았던 친구가 진정으로 가깝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SNS를 통한 친구 관계를 잠시 접고, 여자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집중하면서 실제로 로맨틱한 행동을 훨씬 많이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경기도 연천. 고요한 시골 마을을 쩌렁쩌렁 울리는 웃음소리가 있다. 소리의 진원지는 바로 일곱 빛깔 무지개를 품에 안은 강용식·이경희 부부의 집이다. 연천군 최대의 다둥이 집이라는 7남매 집. 개성도 성격도 각양각색인 일곱 아이들의 무지갯빛 하모니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진다. 7남매의 가족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 본다. ●김승우의 승승장구(KBS2 밤 11시 15분) 지난주에 이어 MC 스페셜 2탄으로 ‘승승장구’의 MC 이수근을 주인공으로 맞는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 이수근의 기쁨과 슬픔, 눈물과 웃음의 인생 이야기가 모두 공개된다. 특히 이수근을 위해 절친한 김병만이 일일 MC로 지원 사격을 나서며 남다른 우정을 과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TV 유치원 파니파니’ 제작 현장. 아역 출연자 가운데 큰 눈망울의 귀여운 소녀가 있다. 파키스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민서다. 춤이면 춤, 연기면 연기. 못하는 것이 없다는 당찬 신예다. 아이답지 않은 똘똘함에 다재다능한 끼로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민서의 깜찍 발랄한 모습을 만나본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5살 용준이는 자기 방식대로 줄 세우며 정리하기의 달인이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용준이의 방은 유난히 깔끔하다. 흐트러짐 없이 각 맞춰 정리돼 있는 장난감들. 특히 자신만의 법칙에 따라 장난감을 정리하고 또 정리하는 게 일상이 돼버렸다. 용준이는 이제 누가 장난감을 만질까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아메리카 대륙의 심장부에 있는 나라 멕시코. 매년 1월 6일 가톨릭 축일인 동방박사의 날이 되면 말을 탄 멕시코 카우보이 차로들이 예수상이 위치해 있는 쿠빌레테 언덕으로 향한다. 55년 전 한 가족이 말을 타고 시작했던 순례길. 이제는 수천 명이 참여하는 행사가 됐다. 가족, 마을 사람들과 함께 떠나는 그들의 여정을 소개한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10분) 강원도 홍천에는 앉으나 서나 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고중복 할아버지가 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로지 소를 먹이고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하루에도 열두 번 산에 오른다. 할아버지는 장정이 들어도 무거운 70㎏ 무게의 지게도 거뜬히 들어 올리며, 오늘도 소를 위해 지게를 지고 산에 오르는데….
  • [길섶에서] 변심/주병철 논설위원

    국내 굴지의 A그룹 회장이 사석에서 참석자들한테 물었던 얘기다. 회사에서 쫓겨나거나 퇴직하면 누가 회사욕을 많이 할 것 같으냐고. 모두 어물어물거리자 회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원, 부장, 상무, 사장, 부회장 등 직급순이라고. 사원은 하루만 욕하면 그만인데, 부회장쯤 되면 죽을 때까지 욕한다는 것이다. 회사 주인으로선 기가 찰 일이지만 한 직장에 평생 몸을 바친 부회장으로서는 미련 때문인지 서운함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얼마 전 횡령 혐의로 사법처리된 B그룹 회장, 내부 폭로로 한때 일선에서 물러났던 C그룹 회장 등도 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사람들이다. 믿었던 사람이 적이 되고 원수가 되는 건 조직사회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친구, 형제, 부모·자식, 부부, 연인 사이도 마찬가지다. 대수롭지 않게 툭 던진 말 한마디에 서운하고 괘씸한 마음이 들면 한순간에 마음이 돌아선다. 그게 사람이다. 그래서 가깝고 친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갖추고 말조심하라는 옛말이 귀에 쏙 들어온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폭력신고 막으려는 가해학생들의 악랄한 꼼수들

    폭력신고 막으려는 가해학생들의 악랄한 꼼수들

    학교폭력 대책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일부 가해 학생들이 피해자들의 신고를 막기 위해 악의적인 ‘꼼수’를 부리고 있다. 자신들이 가해자가 아니라는 ‘위장용 증거’를 날조하거나 신고를 막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기도 한다. 이런 압박 탓에 힘없는 피해 학생들이 또 다른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가해 학생들의 행태를 진단한다. ●알리바이형 대대적인 학교폭력 단속이 시작된 이후 인천 남구의 A고교에서는 1대1로 싸우는 소위 ‘맞짱뜨기’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이 학교 일진들이 평소 괴롭히던 피해 학생들을 불러 억지로 싸우게 한 뒤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기 위해서다. 피해자들이 신고할 경우 “자기들끼리 싸우다 다쳤다.”고 둘러대겠다는 심산이다. 일종의 알리바이 조작이다. 현장에 있었던 한 학생은 “일진들이 ‘신고해 봐야 (피해자가) 원래 쌈질만 하고 다니는 애라고 둘러대고, 그 증거로 동영상을 보여 주면 된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피해 학생을 상담했던 한 교사는 “싸우지 않으면 맞기 때문에 억지로 싸워야 한다.”면서 “동영상 때문에 자신을 믿어 주지 않을까봐 신고도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맨투맨형 서울 강남의 고등학교 1학년인 B군은 올 초부터 일진들의 집중 감시 대상에 올랐다. 평소 걸핏하면 폭행을 당했던 B군이 신고할까봐 일진들이 1대1로 따라붙어 감시하는 것. 특히 지도교사에게 가혹 행위의 실상을 알릴까봐 아예 교무실 주변을 패거리들이 돌아가면서 ‘감시’하기까지 한다. B군은 “교무실 근처만 지나가도 따라와 발목을 차며 교실로 돌아가라고 엄포를 놔 신고는 엄두도 못 낸다.”고 털어놨다. ●지능적 구타형 서울 중구의 한 고등학교 2학년 C군은 학생들을 괴롭히는 방식이 최근 들어 바뀌었다. 예전에는 보란 듯 힘없는 애들의 얼굴을 때려 상처를 입혔지만 최근 단속이 강화되면서부터는 얼굴 대신 주로 복부 등 몸통을 때리고 있다. 폭행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또 교사가 지켜보면 친한 척 어깨동무를 하고 웃음을 지어 보이지만 귓속말로는 “잘해. 죽는 수가 있어.”라며 대놓고 위협을 가한다. ●협박형 서울 강동구의 D고교에서는 일진들이 피해 학생들을 불러모아 다짐을 받았다. 이들은 “왕따당하는 게 자랑이냐. 신고해 봐. 어떻게 되는지 보여 줄 테니까.”라며 공공연히 협박했다. 한 피해 학생은 “선생님이 학교폭력을 신고하라고 말할 때면 커터칼로 목을 긋는 시늉까지 해 보인다.”며 울먹였다. 한 고교 상담교사는 “학부모 회의에서 가해 학생 부모들이 ‘애들 일을 키우지 말라’며 반성 없이 목소리를 높이는 태도가 아이들의 폭력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백민경·최지숙기자 white@seoul.co.kr
  • “류샤오보 노벨상 선정때 친구라고 고문”

    최근 사실상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작가 위제(余杰·38)가 자신에게 가해진 탄압과 중국 공안 당국의 살인적인 고문 실태를 폭로했다. 위제는 2010년 홍콩에서 발간된 ‘중국 최고의 연기자, 원자바오’라는 책을 통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정치 조작에 능한 연기자로 비난하는 등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써 왔으며 지난 11일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사실상 망명했다. ●“야만적 공산정권 싫어 중국 떠났다” 그는 19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야만적이고 잔인한 공산당 독재정권과 완전히 단절하기 위해 중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위제는 절친한 친구인 류샤오보(劉曉波)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2010년 말 공안 당국이 자신을 죽음 직전까지 고문했다고 주장했다. 두달 간의 가택연금 끝에 시상식 전날인 같은 해 12월 8일 밤 공안이 자신의 머리에 검은 두건을 씌워 모처로 데려갔으며 그곳에서 발가벗긴 채 실신할 때까지 폭행당했다는 것. 공안 관계자는 또 공산당 비판 글을 쓴 것에 대한 처벌로 그의 손가락을 뒤로 꺾고, 가슴팍을 발로 밟는가 하면 담뱃불을 얼굴 가까이에 대며 위협하기도 했다. ●서약서 쓰고 석방… 이후 美 망명 몇 시간 동안의 혹독한 고문으로 실신한 그는 베이징 외곽의 한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그의 상태를 체크한 의사는 “너무 위중해서 치료할 수 없다.”며 베이징의 상급 병원으로 그를 이송했다. 공안 당국은 한참 동안 응급 조치를 받은 뒤 가까스로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난 그에게 언론이나 외교관들에게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도록 강요했으며 끌고 간 지 닷새 만에야 귀가를 허용했다. 위제는 “류샤오보가 수상자로 선정된 2010년 10월 8일 이후 나는 기본적인 자유를 잃었다.”면서 “불법 가택 연금과 고문, 감시, 미행 등이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중국에서 극적인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류샤오보의 전기를 출판하는 한편 곧 후진타오 국가주석에 대한 비판서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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