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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본토인과 동등 대우”… 대만엔 ‘당근’

    “대만 총통 선거 의식 친중 분위기 조성” 대만 정부 “당신 국민들 자유나 더 주길” 중국 정부가 대만의 기업과 개인을 우대하는 당근책을 내놨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친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왕양(汪洋)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4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경제문화 교류·협력 촉진을 위한 26개 조치를 발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왕 주석은 “이번 26개 조치는 지난해 발표된 31개 조치와 같은 맥락이지만, 대만 동포에게 보다 나은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6개 조치에 따르면 대만인은 해외에서 자연재해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영사 보호와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외국에서 대만인을 중국인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거류증이 있는 대만인은 중국에서 주택을 살 때 중국 본토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대만 운동선수들은 중국에서 축구와 농구, 탁구 등의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대만 기업들에 대한 혜택도 있다. 대만 기업이 주요 기술 장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의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개발과 표준 제정, 네트워크 건설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대만 업체들은 중국에서 민간 항공과 테마파크에도 투자할 수 있다. 소액 대출업체를 설립할 수 있고 자금 조달과 수출신용보험에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인을 본토로 더 많이 끌어들이려는 이 같은 조치가 대만의 총통 선거가 불과 2개월 앞으로 나온 상황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만 정부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 대만인은 ‘일국양제’가 필요하지 않다. 당신들 국민에게 자유를 더 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통제권 강화” 후 홍콩의 첫 주말 “괴한이 시의원 귀 일부를”

    中 “통제권 강화” 후 홍콩의 첫 주말 “괴한이 시의원 귀 일부를”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권 강화 방침을 천명한 뒤 첫 휴일이었던 3일 적어도 4명의 시민이 괴한의 흉기 공격을 받고 다쳤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저녁 홍콩 섬의 타이 쿠 지구에 있는 시티 플라자 몰에서 만다린어를 쓰며 친중국 성향으로 의심되는 이 남성의 흉기 공격이 있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용의자는 몰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붙들려 두들겨 맞았으며 아직 신원이 공개되지는 않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부상자 중에는 앤드루 추 카인시의원이 있으며 괴한이 달려들어 귀 일부를 물어뜯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은 누이, 남편과 언쟁을 하던 이 괴한이 갑자기 흉기를 품에서 꺼내 휘둘러 자신을 포함해 셋 모두 다쳤다고 증언했다. 시티 플라자는 최근 민주화운동 세력이 자주 집회 및 시위를 열던 곳이었으며 범행 순간에 진압 경찰도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크게 충돌해 시위대 수백명이 체포되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SCMP 등에 따르면 경찰은 센트럴 등 도심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진 전날 시위와 관련해 불법 시위 등 혐의로 2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이날 새벽 발표했다. 54명은 부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한 남성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화 운동 진영은 당초 전날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 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은 이를 불허했고, 시위대는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센트럴, 몽콕, 침사추이 등에서 동시다발로 도로를 점거하고 게릴라식 시위를 벌였다. 22주째 이어진 주말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 일부는 경찰에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졌고 곤봉 등으로 무장한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최근에는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면 우선 경찰관들을 일렬로 배치해 저지선을 형성하고 해산 경고를 한 뒤 진압에 나섰다. 하지만 전날에는 시위대가 도로를 차지하자 곧바로 해산 작전에 돌입하는 등 적극적인 진압 전술로 선회했다. 일부 과격한 시위대는 베스트마트360, 스타벅스 등 중국 기업이나 친중국 성향의 기업으로 간주되는 상업 시설들을 공격해 파괴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신화통신의 홍콩 사무실 건물을 습격해 1층 유리창을 깨고 로비 시설들을 부쉈다. 건물 안에 회사 관계자들이 있는데도 시위대가 로비에 화염병을 던져 불이 붙기도 했지만 빨리 진화해 인명 피해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부의 일원인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6월 홍콩 사태 시작 이후 처음으로 공식 회동한다.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람 장관이 5일 밤 베이징으로 이동해 6일 한 상무위원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상무위원은 홍콩·마카오 업무를 관장하는 최고 책임자이고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홍콩 통제권 강화 방침을 안팎에 천명한 가운데 이뤄지는 람 장관과의 첫 회동이란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홍콩 시위 주역’ 조슈아 웡, 11월 지방선거 피선거권 박탈

    ‘홍콩 시위 주역’ 조슈아 웡, 11월 지방선거 피선거권 박탈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이 다음달 24일 열리는 구의원 선거 입후보 자격을 박탈당해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그에게 통지서를 보내 “11월 구의원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콩 헌법에 대한 지지와 홍콩 정부에 대한 충성 의지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는 것이 선관위의 입장이다. 홍콩에서는 한국 총선에 해당하는 입법회 선거나 지방선거로 볼 수 있는 구의회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관위에서 자격 허가를 얻어야 한다. ‘홍콩 독립’ 등을 주장하는 후보는 출마 자격을 받을 수 없다. 홍콩 기본법에 규정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일국양제는 1997년 홍콩 주권이 중국에 귀속된 뒤 “50년간 중국이 외교·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나머지 분야에서는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한다”는 원칙이다. 조슈아 웡 등이 만든 데모시스토당은 홍콩의 미래를 시민들의 보통선거로 결정하자고 주장한다. 지난해 1월에는 데모시스토당 당원 아그네스 차우가 피선거권을 박탈당해 올해 3월 보궐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다. 최근 조슈아 웡은 선관위에 보낸 서신에서 ”나와 데모시스토당은 홍콩 독립을 정치적 대안으로 주장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끝내 그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조슈아 웡은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간 대규모 시위를 벌인 ‘우산혁명’의 주역이다. 당시 17세였던 그는 하루 최대 5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했다. 그는 다음달 구의원 선거에서 ‘사우스 호라이즌 웨스트’ 선거구에 출마해 친중파 후보와 맞붙을 계획이었다. 일각에서는 친중파 진영이 조슈아 웡에게 후보 자격을 주지 말라고 선관위에 압력을 넣었다는 음모론도 제기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캐리 람 내년 3월 경질설에… 中 “정치적 의도 가진 헛소문”

    캐리 람 내년 3월 경질설에… 中 “정치적 의도 가진 헛소문”

    FT “홍콩 시위 장기화에 교체 검토3월 中 양회 대규모 인사 단행 맞춰” 시위 촉발한 살인범 찬퉁카이 출소중국 정부가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을 경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에서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처리를 반대하고자 시작된 시위가 갈수록 격해지자 그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시위를 촉발한 살인 용의자가 교도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풀려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다섯 달째 홍콩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람 장관이 해임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행정장관 교체를 확정한 뒤 내년 3월쯤 후임자를 임명할 것”이라고 전했다.장관 교체 시기를 내년 3월로 잡은 것은 지금 람 장관을 경질하면 시 주석이 홍콩 시위대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준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3월에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린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대규모 인사(人事) 이동을 단행하는 시기여서 람 장관의 퇴진을 ‘튀지 않게’ 처리할 수 있다. 람 장관은 송환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위기를 자초했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홍콩 내 반중 여론도 커져 다음달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 후보들이 참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람 장관이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 정설이다. 람 장관은 2017년 7월 1일 취임했다. 임기는 2022년 6월 30일까지다. 후임자는 람 장관의 남은 임기(약 2년 4개월)를 소화한다. 노먼 찬 전 홍콩금융관리국 총재와 헨리 탕 전 정무사장(총리) 등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다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가진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명보는 23일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찬퉁카이가 이날 홍콩 픽욱 교도소에서 출소했다”고 전했다. 찬퉁카이는 교도소 앞에서 취재진에게 “대만으로 가서 죗값을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촉발한 장본인이지만 여자친구 살해 혐의 대신 돈세탁 등으로만 징역 29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마저도 모범수로 형을 감면받아 18개월만 복역했다. 홍콩 정부는 그동안 대만에 찬퉁카이의 신병을 인수할 것을 요구했다. 대만 당국은 ‘정치적 음모’라며 이를 거부하다가 전날 오후 갑작스레 입장을 바꿔 “경찰을 홍콩으로 보내 그를 데려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홍콩 정부가 “우리 사법권을 존중하지 않는 처사여서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홍콩 국회 격인 입법회는 이날 송환법을 공식 철회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람 장관은 지난달 초 “입법회 회의가 열리면 송환법 폐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의 대규모 시위 촉발 ‘임신한 여친 살인범‘ 찬퉁카이 풀려나

    홍콩의 대규모 시위 촉발 ‘임신한 여친 살인범‘ 찬퉁카이 풀려나

    “홍콩 사회와 홍콩인에게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홍콩인들이 속죄할 기회를 주기 바란다.” 지난 6월 초부터 다섯 달째 홍콩을 뒤흔들고 있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살인범이 홍콩과 대만 정부가 신병 처리를 놓고 다투는 사이에 결국 풀려났다.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찬퉁카이(陳同佳·20)가 23일 오전 홍콩 픽욱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찬퉁카이는 교도소 앞에 몰려든 많은 취재진 앞에서 허리를 숙이며 사죄의 뜻을 나타낸 후 “피해자의 가족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으며, 대만으로 가서 죗값을 치르고 싶다”고 말한 뒤 홍콩인과 홍콩 사회를 향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홍콩 정부가 지난 4월부터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하게 된 것은 지난해 2월 그가 대만에서 저지른 살인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찬퉁카이는 대만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대만의 한 지하철역 부근에 유기한 후 홍콩으로 도망쳐왔다. 홍콩은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영외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 결국 찬퉁카이에게 적용된 것은 여자친구의 돈을 훔쳤다는 절도와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뿐이었고, 재판에서 29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홍콩 정부는 찬퉁카이를 대만으로 인도하길 원했지만, 대만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아 실행할 수 없었다. 그러자 홍콩 정부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범죄인 인도 법안이 홍콩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결정적으로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행하려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과 친중파 의원들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왔다. 29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찬퉁카이는 모범수로 감형돼 18개월만 복역한 후 이날 출소했다. 최근 그는 심경 변화를 일으켜 홍콩 정부에 서한을 보내 살인죄에 대한 자수 후 대만에서 복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도 홍콩과 대만 정부는 신병 처리를 놓고 실랑이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 정부는 대만이 찬퉁카이의 신병을 인수할 것을 요청했지만, 대만 당국은 ‘정치적 조작’이라며 그의 인수를 거부했다. 공식 사법 협조가 없는 상태에서 신병을 인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매튜 청 홍콩 정무사장(총리 격)은 전날 기자회견 등을 통해 상대방이 정치적으로 사건을 악용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대만 정부가 “우리 경찰을 홍콩으로 보내 찬퉁카이를 데려가겠다”고 밝혔지만, 홍콩 정부는 “홍콩의 사법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홍콩은 찬퉁카이가 자수할 명백한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대만이 찬퉁카이에 대한 입경 금지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만 당국은 그가 개인 자격으로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하나의 국가임을 주장하면서 사법권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대만 정부와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보는 홍콩 정부의 시각이 충돌한 결과란 분석도 나온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베트남만 만나면 작아지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베트남만 만나면 작아지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은 며칠 전 동해(남중국해) 상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응우옌푸쫑 주석은 당중앙 집행위 연설을 통해 “동해 상황에 관해 과학적 근거를 갖고 분석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측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 그의 엄명은 중국 해양탐사선 하이양디즈((海洋地質) 8호가 7월 이후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역에 수시로 침범해 탐사활동을 펴는 등 도발을 일삼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앞서 경비함을 긴급 파견해 대치 상황을 만들고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팜빈민 외교장관이 나서 중국에 강력히 항의했지만 결과는 헛수고였다. 이 와중에 표류 중인 베트남 어선의 구조 요청에도 중국 선박이 ‘돈을 주지 않는다’며 응하지 않고 거절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격앙된 베트남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에 권력 서열 1위 응우옌푸쫑 주석이 직접 나서자 베트남은 중국에 전방위 공격을 퍼붓고 있다. 베트남 문화부는 지난주 중국이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해라며 U자 형태로 그은 해상경계선(구단선)을 표시한 지도가 화면에 나온 애니메이션 상영을 금지했다. 국방부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미국과 베트남이 항행과 해양 안보 협력을 추진하자”며 미국과의 국방협력 강화에 나섰다. 베트남 외교부는 유엔 연설을 통해 “국제법 존중이 갈등 예방과 지속가능한 분쟁 해결책에 이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관련국들은 남중국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중국을 정조준했다. 베트남 통신사는 5G(5세대)망 구축에 “하노이에는 에릭슨 장비를, 호찌민에는 노키아 장비를 깔 것”이라며 중국 화웨이를 배제했다. 중국은 ‘군자의 복수는 십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君子報仇 十年不晩)는 성어를 가슴속 깊이 새기는, 복수에 철저한 나라다. 그런 중국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이 ‘말 안 듣는 애송이’ 베트남을 손보려고 옛날부터 수없이 전쟁을 치렀으나 번번이 패퇴하는 바람에 혼쭐이 난 탓이 크다. 덩샤오핑(鄧小平)은 1979년 친중 캄보디아를 침공한 베트남의 엉덩이를 때려 주겠다며 중국군 20만명을 베트남에 급파했지만 2만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퇴각해야 했다. 청나라 건륭제는 베트남 왕이 황제를 칭하자 격분한 나머지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20만 대군을 보냈다가 궤멸당했다. 송나라와 원나라도 베트남을 침략했다가 쓴잔을 들었다. 중국과 전쟁이나 분쟁이 생길 때마다 베트남 국민이 똘똘 뭉쳐 일어서는 까닭이다.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마다 벌떼처럼 일어난다. 2011년 중국 해군이 베트남 원유탐사선의 해저케이블을 끊었을 때 반중 시위로 들끓었다. 베트남군이 “중국이 파라셀군도를 점령하면 우리는 육로로 공격하겠다”고 결사항전하자 중국은 물러났다. 2014년 중국의 석유 시추 장비 설치에 항의하던 베트남군이 공격당했을 때도 당차게 덤볐다. 베트남 현지 중국 공장들이 잿더미로 변하자 중국은 서둘러 빠져나왔다. ‘불링’(약자 괴롭히기)에 익숙한 중국이지만 베트남만은 결코 만만히 여길 수 없는 것이다. khkim@seoul.co.kr
  • 홍콩시위로 드러난 경제 불평등…밀월 끝내는 中정부와 홍콩재벌

    홍콩시위로 드러난 경제 불평등…밀월 끝내는 中정부와 홍콩재벌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이 ‘파경’(破鏡) 위기를 맞고 있다.” 홍콩 반정부 시위의 격화 요인 중 하나가 집값 폭등으로 꼽히면서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들 사이의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공생관계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5일 ‘희생양인가 악당인가’라는 제목의 심층기사를 통해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내 친중국 재벌 간 밀월관계를 집중 조명하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997년 주권 반환 이후에도 홍콩 사회의 안정을 원하는 홍콩 재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랐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홍콩 재벌들과 의기투합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홍콩 주권 반환 1년 전인 1996년 홍콩 최대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 등의 추천으로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해운 재벌인 둥젠화(董建華)를 홍콩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한 사실은 양측의 관계가 얼마나 각별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다. 홍콩 정경유착의 시작은 홍콩이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 정부는 홍콩 엘리트 기업인들에게 홍콩인들을 이끄는 역할을 부여하면서 정경유착의 역사가 배태됐다. 홍콩은 소득세(17%)와 법인세(16,5%)가 매우 낮은 데다 상속세와 양도세, 보유세 등은 아예 없어 ‘부자들의 천국’으로 불린다. 이 점을 겨냥해 아시아 각국 부자들이 돈 보따리를 싸들고 홍콩으로 몰려들었다. 막대한 외국자본 유입에 힘입어 홍콩은 세계적인 금융중심도시의 하나로 성장하면서 홍콩 재벌들도 성장 수혜를 톡톡히 보며 승승장구했다.리카싱 회장 등 홍콩 기업인들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 초 중국 본토에 처음으로 투자해 ‘중국의 마음’을 얻었다. 당시 서방 자본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에 의구심을 갖고 투자를 꺼릴 때 홍콩 기업인들은 과감히 중국에 투자해 덩을 감동시켰다. 특히 리 회장이 100억 홍콩달러(약 1조 5300억원)를 기부해 광둥성(廣東)에 산터우(汕頭)대학을 세우자 덩은 그를 직접 만나 “조국에 대한 당신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리 회장은 장쩌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중국 경제성장 방안 등을 직접 논의하는 등 친밀감을 이어 갔다. 맏아들 빅터 리가 악명 높은 부호 납치범 조직에 납치되자 리 회장은 장쩌민 전 주석에게 이를 호소했고, 장 전 주석의 특명을 받은 중국 공안(경찰)이 납치범 조직을 체포해 처형했다는 일화도 있다. 홍콩이 중국에 주권 반환된 이후에도 정경유착 행태는 지속됐다. 홍콩 최고 수반인 행정장관은 1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이들 선거인단은 재계를 비롯해 전문가 집단과 정치인, 노조 등 4개 그룹으로 이뤄지는 만큼 재벌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할 수밖에 없다. 주권 반환 1기 정권은 11명의 비관료 내각 구성원 중 8명이 기업인이었고 지난 정권(2012~2017년)에서도 기업인 비중은 절반에 이른다. 홍콩 재벌들이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은 우선적으로 ‘부동산 투자’ 덕분이다. 홍콩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 인프라와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에 들어가는 돈은 어딘가에서 마련해야 했다. 결국 그 재원은 정부의 공공토지 매각에서 나왔다. 홍콩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공공토지를 경매 방식으로 매각했고,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개발업자가 토지를 차지하는 바람에 토지 가격은 계속 폭등했다. 이에 따라 통상 부동산 개발에서 토지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인데 반해 홍콩에서는 토지 가격이 개발 원가의 60∼70%로 치솟은 덕분에 토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했다. 더구나 공공토지를 경매 방식으로 낙찰한 결과 자금력이 부족한 개발업자들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자금력이 풍부한 청쿵(長江·CK), 순훙카이(新鴻基·SHKP), 헨더슨(恒基兆), 뉴월드(新世界), 시노(信和), 워프(九龍倉) 등 6대 부동산그룹이 홍콩 부동산 시장을 장악했다. 이들 6대 부동산 재벌이 쌓아 놓은 토지만 무려 1억 제곱피트(약 281만평)가 넘는다. 이를 개발하면 홍콩에 10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하지만 이들은 막대한 토지를 보유하고도 지가 상승을 노려 택지 개발에는 미온적이었다. 둥젠화, 렁춘잉(梁振英) 등 역대 행정장관들이 야심 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대로 실현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은 이들이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노력에 번번이 제동을 건 탓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홍콩은 심각한 주택 부족과 집값 폭등을 겪어야 했다. 홍콩 아파트 가격은 3.3㎡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홍콩의 직장인이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서는 먹고 입는 돈조차 쓰지 않고 20.9년 동안 월급을 모아야 할 정도다. 집값 폭등은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이어져 홍콩인의 평균 주거 면적은 1인당 161제곱피트(약 4.5평)로 싱가포르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극빈층의 경우 1인당 주거면적은 50제곱피트에 불과하다. 아내와 딸과 함께 350제곱피트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에드워드 찬(39)은 “홍콩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근본 원인은 집값 폭등과 공공주택 부족”이라며 “홍콩의 젊은이들은 계층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홍콩 재벌들을 압박하면서 이들 간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 신화통신 등 중국 정부 목소리를 대변하는 관영 언론들이 연일 폭등하는 홍콩 주택가격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그러면서 홍콩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탐욕을 질타하며 홍콩 반정부 시위의 근본 원인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이 ‘진심’을 보여야 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홍콩 친중파 진영도 공공의 목적을 위해 정부가 민간 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한 ‘토지회수조례’를 강력하게 적용해 개발업자들이 쌓아 놓은 토지를 서둘러 수용해 개발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홍콩 정부 역시 개발업자들이 주택을 지은 후 집값 상승을 기다리며 분양을 미루는 행태를 막기 위해 개발업자 등이 보유한 빈집에 세금을 부과하는 ‘빈집세’를 이번 가을 입법회 회기 때 추진할 계획이라고 측면 지원하고 나섰다. 리처드 웡 홍콩대 교수는 “젊은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없을 때 이들은 거리로 뛰쳐나온다”며 “공공주택의 저소득층 분양 등 정부가 부동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찍히면 끝장’인 홍콩 부동산 재벌들은 앞다퉈 대규모 토지를 기부하고 있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뉴월드그룹은 지난달 26일 보유 토지의 17.8%에 해당하는 300만 제곱피트(약 8만 4000평)의 토지를 정부와 사회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아드리안 청(鄭志剛) 뉴월드그룹 부회장은 “우리는 홍콩의 주택 문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이번 기부로 홍콩 시민 1만명의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월드그룹이 기부한 토지를 홍콩 정부의 토지 수용 규정에 따라 따지면 그 가치가 34억 위안(약 5700억원)에 이른다. 뉴월드그룹은 우선 틴수이와이 지하철역 인근 토지 2만 8000제곱피트를 사회단체 ‘라이트비’(Light Be·要有光)에 기부해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정 등을 위한 주택 100여채를 지을 계획이다. 순훙카이그룹도 자사가 보유한 툰먼 지역의 4590만 제곱피트 규모의 토지를 정부가 회수해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고, 헨더슨 등 다른 그룹도 정부와 협조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홍콩 경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홍콩 경제

    “홍콩 전역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 사태로 수백 개의 음식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이들 식당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종업원들도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영업을 하는 음식점들도 더는 시간제 종업원을 채용하지 않고 있으며. 정규직 종업원들은 강제로 무급 휴가를 보내고 있다.”(헨리 마 홍콩외식학회 부회장)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는 바람에 홍콩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 미만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홍콩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가장 극심한 침체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경제는 지난 6월 이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계속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음식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종업원들이 대거 해고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의 지난 8월 소매판매지수가 보석·시계 등 명품 소비 수요가 급감하면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 급락하는 등 홍콩 경제지표가 줄줄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8일 “3분기 홍콩 경제지표에 대한 시위 여파가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통업과 관광업, 호텔업 부문에 대한 타격이 특히 심하다”고 털어왔다. 홍콩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보다 0.4% 마이너스 성장이다. 3분기 역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통상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할 경우 ‘경기 침체’에 빠진 것으로 간주한다. 홍콩무역개발위원회는 올해 수출 규모가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황급히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는 “홍콩 경제가 2분기부터 위축됐기 시작해 3분기엔 확실히 더욱 나빠지는 모습”이라며 “지난 수개월 동안 주요 경제지표가 빠르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홍콩 정부는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 사태가 장기화한 이후 급하게 전망치를 0~1%로 수정했지만 이를 지키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홍콩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성장률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0.3%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올해 성장률이 -0.3~-0.1%로 뒷걸음질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경제는 관광객들의 소비와 금융·무역 허브 사업에 의존해 성장하는데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8월 홍콩을 찾은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줄어든 360만 명에 그쳤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70% 가까이 감소한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더욱이 홍콩 시위의 반중국 색채가 갈수록 짙어지면서 중국 본토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 홍콩 관광업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로 꼽히는 올해 10월 1∼7일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홍콩을 방문한 중국 본토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줄어든 67만 2000여 명에 그쳤다.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중국계 은행과 친중국 성향의 상점을 공격하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훼손하는 등 노골적으로 반중국 성향을 드러낸 까닭이다. 중국 본토 관광객은 시위 사태 이전에는 전체 관광객의 80% 가량을 차지했다. 야오스룽 홍콩특구 입법회 의원은 “홍콩의 장신구, 사치품 가게 매출에서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며 “올해 폭력 시위가 완차이를 비롯해 몽콕, 코즈웨이베이 등 주요 관광지에서 발생하면서 이들 가게 매출이 60%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홍콩 관광객은 여행기간에 평균 4000 홍콩달러를 사용한다”며 “이 평균치를 적용했을 때 지난 1일~6일 홍콩 경제가 입은 손실은 28억 홍콩달러(약 43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텔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홍콩 전체 호텔의 객실 절반은 빈 방이다. 야오 의원은 “홍콩 내 많은 호텔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했지만 여전히 찾는 사람들이 없다”며 “실제로 홍콩의 호텔 점유율은 50%로 지난해 95%인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화장품 가게는 80% 파격 할인행사에도 손님은 절반으로 줄었다. 관광객 감소는 소비부진으로 이어졌다. 홍콩의 8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나 감소한 294억 홍콩달러(약 4조 4800억원)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시계·보석 등 명품 등의 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상점과 음식점들을 찾는 손님이 없다보니 종업원을 쓸 일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여행 관련 숙박 및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없어지고 있다. 홍콩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요식업은 1만 7700여 개의 식당과 커피숍 등이 25만여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 사태 이후 관광객이 급감해 요식업계 종업원들을 길거리로 내몰린 탓에 올해 초 3.4% 수준을 유지하던 홍콩 실업률은 올해 5~7월 4.3%로 치솟았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이먼 웡 LH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식당 3곳의 문을 닫고, 신규 개점 계획도 취소했다”며 “이달 매출은 예년의 10∼20%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에 홍콩요식업협회는 정부에 법인세, 전기료 등의 감면을 요구하고 건물 소유주들에게 음식점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임대료를 인하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건물주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홍콩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국제 이벤트업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홍콩여행업협회는 “시위 사태로 대형 국제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국제 이벤트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속히 사회적 안정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 사태가 격화하면서 이달 13일 개최 예정이던 국제 사이클 경기 대회 ‘사이클로톤’과 이달 31일부터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와인&다인 페스티벌’ 역시 취소됐다. 와인&다인 페스티벌은 세계적인 와인 축제로 올해 행사엔 14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정부 시위에 따른 홍콩 경제의 불확실성은 금융시장도 위축시키고 있다. 더욱이 대규모 자금이 홍콩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시위가 본격 시작된 이후 홍콩에서 6~8월 3개월 간 30억~ 40억 달러(약 4조 78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홍콩 시위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데다 금융시장은 침체 후 회복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데 있다. 블룸버그는 “즉각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방문객 또는 투자자들에게 ‘안전하다’는 신뢰를 심어주기 전까지는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홍콩 부호들 사이에서는 반정부 시위의 장기화로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 차원에서 ‘투자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 투자 이민은 특정 개인 투자자가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할 경우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발급해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지난 6월 홍콩 시위가 시작된 이후 새로운 여권을 발급받으려는 홍콩 부호들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유럽 내에서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고 영주권 발급이 까다롭지 않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몰타 등 유럽연합(EU) 국가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홍콩 시위, 중국 약속 지키면 해결/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홍콩 시위, 중국 약속 지키면 해결/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홍콩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되는 것이 우려스럽다.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촉발된 시위가 지난 6월 이후 5개월째 주말마다 반복되고 있다. 3개월간 지속된 2014년 우산혁명보다 더 오래 끌면서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핏빛 걱정도 앞선다. 실제로 시위에 참가한 두 청소년이 지난 1일과 4일 실탄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준군사 조직인 인민무경도 인근 선전시에서 대기 태세에 들어갔다. 중국 병사는 막사 옥상에서 확성기로 시위대를 향해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무력 개입 긴장이 높아지면서 ‘톈안먼 트라우마’를 가진 유엔과 유럽연합, 미국, 독일, 일본 등이 우려를 표했다. 미 상하원 외교위원회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국제사회의 압력에 중국 외교부는 “내정 간섭 말라”고 맞선다. 그러나 이게 과연 내정 간섭일까.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가 된 것은 각국 기업이 진출한 결과다. 이를 뒷받침한 것이 안정된 행정, 예측 가능한 사법시스템 등으로, 이를 무너뜨리고 특히 시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각국이 준엄하게 비판하고 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홍콩 정세 불안은 각국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중국 당국이 내정이라고 빗장을 지를 사안이 아니다. 홍콩 사태 해결에 대해 중국 중앙정부는 청년 실업률 해결과 치솟는 집세 해결에서 찾고 있다. 시위의 온전한 이유가 물질에 있다고 보는 것은 유물론을 채택한 공산당 중국 지도부의 시각 그대로다. 실업이나 천정부지의 아파트값도 시위의 한 요인이지만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홍콩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해서는 시진핑 지도부가 귀를 막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 탓에 반환 후 22년간 실시한 ‘홍콩의 조국은 중국’이라는 친중국 세뇌교육이 실패로 귀착됐다. 그럴 것이 2015년 서점 주인 5명 행방불명, 2017년 입법원 후보자격 박탈 등에서 보듯 음습한 미래 불안에 홍콩 청년들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갈증이 더하고 있다. 장기화된 시위 해결책은 1997년 7월 1일 반환 당시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밝힌 약속을 지키면 된다. 한 나라에 2개의 정치체제가 공존한다는 일국양제다. 1984년 영국과 중국이 합의한 ‘홍콩 문제에 관한 중영 공동성명’에 따르면 된다. 성명은 발효 이후 50년간 유효하다. 공동성명에 홍콩은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고도의 자치’를 누리며, 행정·입법과 독립된 사법권이 부여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홍콩 행정장관은 지역에서 실시되는 선거 또는 협상을 통해 뽑으면 중국 중앙정부가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홍콩 행정장관 선출을 주민 직접투표에 붙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 홍콩 정도의 직접선거를 견디지 못할 만큼 중국 체제가 허약한가 반문하고 싶다. 공동성명은 중국이 전 세계에 표명한 약속이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국가 신뢰가 어디에서 오겠는가. 중국에 대한 신뢰는 걸핏하면 단행하는 수출 금지나 핵폭탄 10개를 탑재할 수 있다는 둥펑41 미사일과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공언한 약속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 chuli@seoul.co.kr
  • 홍콩 경찰 발포에 기자 실명… 람장관은 사실상 계엄령 발동

    홍콩 경찰 발포에 기자 실명… 람장관은 사실상 계엄령 발동

    언론인 밝혔는데도 ‘무차별 발포’ 정황 외신들 “긴급법 발동해 복면금지 시행”홍콩 시위를 취재하던 인도네시아 출신 여기자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한쪽 눈을 실명했다. 지난 1일 중국 국경절 항의 시위에 참가한 고교생이 실탄을 맞은 데 이어 또다시 총격 피해자가 나오면서 홍콩인들의 분노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지난달 29일 완차이 지역에서 주말 시위를 취재하던 ‘수아라 홍콩 뉴스’ 소속 인도네시아인 베비 메가 인다 기자가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을 맞고 영구 실명했다”고 전했다. 인다 기자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그에게 발사된 것이 빈백건(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이 아니라 고무탄이라는 증거를 제3자에게서 입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고무탄을 쏜 경찰관의 신원을 확인해 달라고 홍콩 당국에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SCMP에 따르면 인다 기자는 사고 당시 언론인임을 식별할 수 있도록 ‘프레스’(PRESS·언론)라고 적힌 헬멧과 고글, 조끼를 착용했고 다른 매체 기자들과 함께 움직였다. 그는 “다른 기자들과 육교 위에 서 있었다. 한 기자가 ‘쏘지 말아요. 우린 언론인입니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그럼에도 경찰은 뭔가를 발사했고 그 물체에 맞아 쓰러진 뒤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시위대와 취재진을 구별하지 않고 무차별 발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다 기자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의 삶 등을 다루는 수아라 홍콩 뉴스에서 일하고 있으며 2012년 홍콩으로 건너갔다. 홍콩 경찰은 “당시 육교 위에 기자와 시위대가 섞여 있었다. 시위대가 화염병 2개를 육교 아래로 던져 경찰이 안전을 위협받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복면 시위를 막고자 4일 특별회의를 갖고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발동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긴급법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행정장관이 의회 승인 없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법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사실상 계엄령이다. 긴급법이 적용되면 행정장관은 체포, 구금, 추방, 압수수색 등에 대해 ‘비상대권’을 갖는다. 그간 홍콩 내 최대 친중파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과 홍콩경찰대원협회 등은 “경찰의 힘만으로 시위를 막기 어렵다”며 긴급법을 발동해 복면금지와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하자고 주장해 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캐나다 총선 뒤덮은 中이슈…트뤼도 강경책으로 뒤집나

    캐나다 총선 뒤덮은 中이슈…트뤼도 강경책으로 뒤집나

    “中 자의적 구금 빈번” 친중 노선 수정 라이벌 시어 “총리가 中에 한 게 뭔가” 멍완저우 체포 뒤 관계 악화 책임 저격중국 이슈가 오는 21일 실시하는 캐나다 선거를 지배하고 있다. 자유당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수성에 성공하든, 강력한 라이벌인 보수당의 앤드루 시어 대표가 정권을 잡든 새로운 정부는 중국에 강경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가 30일(현지시간) 정치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분석했다. 앞서 캐나다 정보기관이 중국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온타리오주 미시소가 유세에서 “중국이 국내든 국제적이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자의적 구금’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중국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관계 복구에 중심을 두었던 그의 스탠스가 달라졌다. 특히 지난달 19일 흑인 분장 사진 등의 악재가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출렁이자 친중국 노선을 수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시어 대표는 “중국이 캐나다 정부를 괴롭히는 동안 총리는 캐나다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공세를 이어 갔다. 그는 이번 선거의 초점을 트뤼도 총리에 대한 평가로 바꿨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가 악화된 것은 캐나다가 지난해 12월 중국 5G(세대) 통신기업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체포하면서부터다. 중국은 이에 대해 캐나다 시민 2명을 스파이 혐의로 구금했고, 캐나다의 최대 수출품인 카놀라유와 육류 수입을 막았다. 중국과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면서 트뤼도 총리의 친중국 정책은 도마에 올랐다. 토론토대학 정치과학과 동양연구원의 린네트 옹 교수는 “여론 조사 결과 중국에 대한 호감이 크게 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뤼도 정부에서 캐나다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가까운 경제 및 군사 동맹이지만 어느 편에 서지 않으려 했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캐나다 정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보기관은 중국과 인도 등의 정보기관이 다가오는 연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지 주의 깊게 감시하고 있다고 캐나다 매체 CBC가 전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정보기관들은 과거 캐나다에서 기술 탈취와 같은 경제적 이득을 노렸으나 멍완저우 체포 이후 다른 목적의 첩보 활동이 덧붙여졌다고 이 매체는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2년째 무역전쟁, 커지는 반중 정서… 위협받는 시진핑 ‘힘의 외교’

    2년째 무역전쟁, 커지는 반중 정서… 위협받는 시진핑 ‘힘의 외교’

    中 급성장에 美와 통상·안보 전방위 마찰 ‘스트롱맨’ 시진핑·트럼프 갈등·휴전 반복 수출 주도형 中, 성장 둔화 등 피해 더 커 홍콩 반중 시위 격화·대만 일국양제 거부 파키스탄 ‘일대일로’ 관련 차관에 빚더미 국제사회 “빚으로 빈국 식민지화” 비판도1949년 10월 1일 중국 공산당 리더 마오쩌둥(1893~1976)이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지 70년이 지났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경제발전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고속성장으로 인한 여러 성장통도 함께 겪고 있다. 미국은 무역전쟁과 인도·태평양 전략 등으로 중국 견제에 나섰다. 수십년간 신성불가침 원칙으로 여겨 온 ‘하나의 중국’도 홍콩과 대만에서 위협받고 있다. 이런 어려움은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월가의 베테랑 트레이더 아트 카신 UBS 이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에는 영향이 없다. 모든 관심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중앙(CC)TV도 지난달 29일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이 베이징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1년여 넘게 지속되면서 중국 무역은 전례 없는 도전을 맞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최대 현안이 무역전쟁임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상대적으로 중국의 피해가 더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연간 50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이에 중국도 지지 않고 반격하면서 양측은 분쟁을 이어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갈등과 휴전을 반복해 혼란을 키웠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중국은 성장이 둔화돼 경기가 침체됐다.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중국은 ‘신형대국관계’라는 외교 개념을 제시했다. 세계 질서 재편을 주도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더이상 힘을 숨기지 않겠다는 오만함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자 미국이 이를 맞받아치듯 통상과 기술, 안보, 인권 등 전방위에 걸쳐 중국을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의 팽창 전략과 미국의 억지 전략 사이에서 빚어지는 필연적 충돌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유명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저서 ‘불가피한 전쟁’(2017)에서 “미중 두 나라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 서로 원치 않는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앨리슨은 펠로폰네소스전쟁(기원전 431~404)을 신흥강국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는 스파르타 간 구조적 갈등의 결과로 설명하며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미국과 중국이 2400여년 전 스파르타와 아테네처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도 위협받고 있다. 우선 중국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돌려받은 홍콩에서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부터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철회를 위한 반대 시위가 이어지면서 반중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거의 매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불에 타거나 짓밟힌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이 커지면서 이에 비례해 홍콩 시민들의 반감도 높아진 탓이다. 대만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재선 도전에 나선 차이잉원 총통이나 친중 성향 야당인 국민당 후보 한궈위 가오슝시장 모두 일국양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에 대한 대만인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올해 초 연설에서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지향하지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옵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차이 총통은 ‘민주주의 수호자’ 이미지를 재조명받아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홍콩의 반중 시위를 계기로 “중국의 일국양제는 실패했다”는 차이 총통의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대만에서는 “차이 총통의 지지율 회복의 일등 공신은 시진핑”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밖에도 국제사회는 중국이 일대일로(육상·해상 신실크로드)를 명분 삼아 빚으로 저개발 국가들을 예속시키는 ‘식민주의’ 행보를 보인다고 비판한다. 파키스탄은 일대일로와 관련해 62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차관을 들여왔다가 빚더미에 올랐다.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됐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는 최근 몰디브에서 열린 ‘인도양 콘퍼런스(IOC) 2019’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는 투명성을 지향하는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다른 나라들을 빚의 함정에 빠뜨려 주권을 위협한다”고 힐난했다. 중국의 팽창 전략에 관한 미 조야의 우려를 그대로 보여 줬다. 미 외교의 거두이자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일등 공신인 헨리 키신저는 저서 ‘중국 이야기’에서 세력 확장 싸움인 동양의 바둑을 설명한 뒤 “중국 정치인은 힘의 대결보다는 (바둑에서처럼) 섬세한 전략으로 수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의 중국에도 이러한 섬세함이 요구되는 시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 시위 불러온 ‘여자친구 살인범’ 23일 석방

    지난 6월 초부터 홍콩을 뒤흔드는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불러온 살인범이 오는 23일 석방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홍콩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송환법을 추진하게 된 것은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일어난 한 살인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홍콩인 찬퉁카이(20)가 대만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망쳐온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홍콩은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영외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 찬퉁카이에게 적용된 것은 여자친구의 돈을 훔쳤다는 절도와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뿐이었고, 재판 결과 그에게는 29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홍콩 정부는 찬퉁카이를 대만으로 인도하길 원했지만, 대만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아 이를 실행할 수 없었다. 이에 홍콩 정부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이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며 송환법이 홍콩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결정적으로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과 친중파 의원들은 홍콩 사법체계의 허점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법안 추진을 강행했고, 이는 송환법 반대 시위로 이어졌다. 송환법 반대 시위를 불러온 찬퉁카이는 지난해부터 구속됐던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23일 출소할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홍콩 시위대 마지막 ‘표적’ 된 스타벅스

    홍콩 시위대 마지막 ‘표적’ 된 스타벅스

    글로벌 커피브랜드 스타벅스가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의 ‘마지막 표적’이 되고 있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홍콩에서 이 브랜드 운영권을 가진 맥심그룹 창업자의 딸이 최근 시위대를 ‘폭도’로 지칭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위대는 지난 주말 시내 스타벅스 카페 출입문과 유리창에 ‘보이콧’라는 뜻의 항의성 낙서를 써놓는 등 불매운동을 벌였다. 또 이 그룹 산하 센료, 심플리라이프 등 매장도 기물이 파손되는 등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등이 스타벅스 불매 운동을 주도하는 인사로 꼽힌다. 맥심은 홍콩 최대 재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기업이다. 앞서 창업자 제임스 우의 딸 애니 우가 시위대를 비판하고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대응을 지지한다고 발언하며 반정부 시위대의 반발을 샀다. AFP는 “홍콩의 부유한 엘리트 집단과 대중 정서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홍콩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친중국적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며 시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유명 국수체인점 요시노와와 맥심이 운영하는 겐키 스시 등이 시위대의 표적이 된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반대로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중국의 반발을 산 기업들도 있다.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직원 2000여명이 송환법 반대 동조 파업에 참여했다가 중국 본토의 불매운동으로 큰 피해를 봤다. 존 슬로사 회장과 루퍼트 호그 최고경영자 등 주요 경영진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등 기업 전체가 휘청거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이 ‘허니문’을 끝내는 이유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이 ‘허니문’을 끝내는 이유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이 ‘파경’(破鏡) 위기를 맞고 있다.” 홍콩 반정부 시위의 격화 요인 중 하나가 집값 폭등으로 꼽히면서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들 사이의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공생관계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5일 ‘희생양인가 악당인가’라는 제목의 심층 기사를 통해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내 친중국 재벌 간의 밀월관계를 집중 조명하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997년 주권반환 이후에도 홍콩 사회의 안정을 원하는 홍콩 재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랐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홍콩 재벌들과 의기투합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홍콩 주권반환 1년 전인 1996년 홍콩 최대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 등의 추천으로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해운 재벌인 둥젠화(董建華)를 홍콩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한 사실은 양측의 관계가 얼마나 각별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홍콩 정경유착의 시작은 홍콩이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 정부는 홍콩 엘리트 기업인들에게 홍콩인들을 이끄는 역할을 부여하면서 정경유착의 역사가 배태됐다. 홍콩은 소득세(17%)와 법인세(16,5%)가 매우 낮은 데다 상속세와 양도세, 보유세 등은 아예 없어 ‘부자들의 천국’으로 불린다. 이 점을 겨냥해 아시아 각국의 부자들이 돈 보따리를 싸들고 홍콩으로 몰려들었다. 막대한 외국 자본 유입에 힘입어 홍콩은 세계적인 금융 중심 도시의 하나로 성장하면서 홍콩 재벌들도 성장 수혜를 톡톡히 보며 승승장구했다. 리카싱 회장 등 홍콩 기업인들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 초 중국 본토에 처음으로 투자해 ‘중국의 마음’을 얻었다. 당시 서방 자본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에 의구심을 갖고 투자를 꺼릴 때 홍콩 기업인들은 과감히 중국에 투자해 덩샤오핑을 감동시켰다. 특히 리 회장이 100억 홍콩달러(약 1조 5300억원)를 기부해 광둥성(廣東)에 산터우(汕頭)대학을 세우자 덩은 그를 직접 만나 “조국에 대한 당신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장쩌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중국 경제성장 방안 등을 직접 논의하는 등 친밀감은 여전했다. 맏아들 빅터 리(李澤鉅)가 악명높은 부호 납치범 조직에 납치되자 리 회장은 장쩌민 전 주석에 이를 호소했고, 장 전 주석의 특명을 받은 중국 공안(경찰)이 납치범 조직을 체포해 처형했다는 일화도 있다. 홍콩이 중국에 주권반환된 이후에도 정경유착 행태는 지속됐다. 홍콩 최고 수반인 행정장관은 1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이들 선거인단은 재계를 비롯해 전문가 집단과 정치인, 노조 등 4개 그룹으로 이뤄지는 만큼 재벌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할 수 밖에 없다. 주권반환 1기 정권은 11명의 비관료 내각 구성원 중 8명이 기업인이었고 지난 정권(2012~2017년)에서도 기업인 비중은 절반에 이른다. 홍콩 재벌들이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은 우선적으로 ‘부동산 투자’ 덕분이다. 홍콩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 인프라와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에 들어가는 돈은 어딘가에서 마련해야 했다. 결국 그 재원은 정부의 공공토지 매각에서 나왔다. 홍콩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공공토지를 경매 방식으로 매각했고,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개발업자가 토지를 차지하는 바람에 토지 가격은 계속 폭등했다. 이에 따라 통상 부동산 개발에서 토지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인데 반해 홍콩에서는 토지 가격이 개발 원가의 60∼70%로 치솟은 덕분에 토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했다.더구나 공공토지를 경매 방식으로 낙찰한 결과 자금력이 부족한 개발업자들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자금력이 풍부한 청쿵(長江·CK), 순훙카이(新鴻基·SHKP), 헨더슨(恒基兆), 뉴월드(新世界), 시노(信和), 워프(九龍倉) 등 6대 부동산그룹이 홍콩 부동산 시장을 장악했다. 이들 6대 부동산 재벌이 쌓아놓은 토지만 무려 1억 제곱피트(약 281만 평)가 넘는다. 이를 개발하면 홍콩에 10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하지만 이들은 막대한 토지를 보유하고도 지가 상승을 노려 택지 개발에는 미온적이었다. 둥젠화, 렁춘잉(梁振英) 등 역대 행정장관들이 야심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대로 실현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은 이들이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노력에 번번이 제동을 건 탓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홍콩은 심각한 주택 부족과 집값 폭등을 겪어야 했다. 홍콩 아파트 가격은 3.3㎡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홍콩의 직장인이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서는 먹고 입는 돈조차 쓰지 않고 20.9년 동안 월급을 모아야 할 정도다. 집값 폭등은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이어져 홍콩인의 평균 주거 면적은 1인당 161 제곱피트(약 4.5평)로 싱가포르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극빈층의 경우 1인당 주거면적은 50 제곱피트에 불과하다. 아내와 딸과 함께 350 제곱피트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에드워드 찬(39)은 “홍콩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근본 원인은 집값 폭등과 공공주택 부족”이라며 “홍콩의 젊은이들은 계층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홍콩 재벌들을 압박하면서 이들 간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 신화통신 등 중국 정부 목소리를 대변하는 관영 언론들이 연일 폭등하는 홍콩 주택가격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그러면서 홍콩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탐욕을 질타하며 홍콩 반정부 시위의 근본 원인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이 ‘진심’을 보여야 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홍콩 친중파 진영도 공공의 목적을 위해 정부가 민간 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한 ‘토지회수조례’를 강력하게 적용해 개발업자들이 쌓아놓은 토지를 서둘러 수용해 개발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홍콩 정부 역시 개발업자들이 주택을 지은 후 집값 상승을 기다리며 분양을 미루는 행태를 막기 위해 개발업자 등이 보유한 빈집에 세금을 부과하는 ‘빈집세’를 이번 가을 입법회 회기 때 추진할 계획이라고 측면 지원하고 나섰다. 리처드 웡 홍콩대 교수는 “젊은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없을 때 이들은 거리로 뛰쳐나온다”며 “공공주택의 저소득층 분양 등 정부가 부동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찍히면 끝장’인 홍콩 부동산 재벌들은 앞다퉈 대규모 토지를 기부하고 있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뉴월드그룹은 26일 보유 토지의 17.8%에 해당하는 300만 제곱피트(약 8만 4000평)의 토지를 정부와 사회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아드리안 청(鄭志剛) 뉴월드그룹 부회장은 “우리는 홍콩의 주택 문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이번 기부로 홍콩 시민 1만 명의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월드그룹이 기부한 토지를 홍콩 정부의 토지 수용 규정에 따라 따지면 그 가치가 34억 위안(약 5700억원)에 이른다. 뉴월드그룹은 우선 틴수이와이 지하철역 인근 토지 2만 8000 제곱피트를 사회단체 ‘라이트비’(Light Be·要有光)에 기부해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정 등을 위한 주택 100여 채를 지을 계획이다. 순훙카이그룹도 자사가 보유한 툰먼 지역의 4590만 제곱피트 규모의 토지를 정부가 회수해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고, 헨더슨 등 다른 그룹도 정부와 협조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대만 대학가서 중국·홍콩 유학생 정면 충돌

    대만 대학가서 중국·홍콩 유학생 정면 충돌

    홍콩 반정부 시위를 둘러싼 갈등이 대만 대학 캠퍼스로 확산됐다. 대만 대학의 곳곳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반정부 시위 지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홍콩 유학생들이나 대만 대학생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대만 교육부는 26일 대만 내 대학 4곳에서 중국 유학생들이 ‘존 레넌의 벽’에 홍콩 반정부 시위 지지 메시지를 붙이려는 홍콩 유학생과 대만 대학생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존 레넌의 벽’(John Lennon Wall)은 홍콩과 대만 등에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하는 의견을 포스트잇에 써 붙인 것을 일컫는다. 원래 영국 밴드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이 1980년 12월 미국에서 암살된 후 체코슬로바키아 수도 프라하에서 그를 추모하면서 이 벽이 생겨났다. 당시 체코는 공산 정권의 ‘철의 장막’에 억압돼 있는 상태였다. 냉전 시대에 평화를 외치며 반전쟁 운동가로 활동한 레넌은 서구 음악이 금지됐던 체코에서 반전·반공산주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레넌이 사망하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예술가가 프라하에 있는 프랑스 대사관 근처의 외딴 벽에 레넌의 얼굴을 그렸다. 이후 레넌을 기리는 글뿐 아니라 체코와 소련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벽에 새겨졌다. 1989년 ‘벨벳 혁명’으로 공산 정권이 무너지자 존 레넌 벽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2014년 우산 혁명 당시 홍콩섬 애드미럴티역에서 홍콩 정부청사로 이어지는 외부 계단에 처음 포스트잇이 붙기 시작해 등장한 존 레넌 벽은 이제 홍콩 민주화 시위의 상징 중 하나다. 존 레넌의 벽을 둘러싼 대만 대학 캠퍼스 내 첫 충돌은 지난 20일 남부 가오슝(高雄)시 이서우(義守·I-SHOU)대학에서 발생했다. 기숙사 내에 설치된 존 레넌의 벽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포스트잇을 붙이려던 한 홍콩 유학생을 중국 본토에서 온 유학생이 공격한 것이다. 중국 출신 유학생은 홍콩 출신 유학생에 물을 뿌리고 소리를 지르는 등 공격적 행동을 했다고 대만 교육부는 밝혔다. 이어 25일에는 타이베이(臺北)시에 있는 중국 문화대학을 비롯한 3곳의 대학에서도 중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존 레넌의 벽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포스트잇을 붙이려던 홍콩 출신 유학생이나 현지 대만 학생들을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이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까지 나서 “대만은 전체주의 권력의 토대 위에 세워진 나라가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라면서 중국 유학생들의 폭력행위를 규탄했다. 차이 총통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폭력이 캠퍼스 안에서 일어났건 밖에서 일어났건, 폭력을 저지른 사람들이 누구건 간에 우리는 그런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홍콩 반정부 시위를 지지해온 차이 총통은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표시할 권리가 있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지지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엄중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판원충(潘文忠) 대만 교육부장은 자유 민주 사회는 법의 지배를 받는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 학생들이 대만에 유학 오는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곳의 법을 준수하고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공정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판 부장은 덧붙였다. 이서우대는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호주와 캐나다, 미국 등의 대학에서도 친중파 학생과 홍콩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 간 출동이 빚어진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는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송환법 철회 선언에도 불구하고 다른 민주화 조치를 요구하며 장기화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캐리 람 “홍콩에 계엄령 적용 시 부작용 생각해야”

    캐리 람 “홍콩에 계엄령 적용 시 부작용 생각해야”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비상상황 시 홍콩 행정장관에게 시위 금지 등 비상권한을 부여하는 ‘긴급법’ 적용 가능성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람 장관은 2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들 법규 적용이 이미 혼란스러운 홍콩 사회에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오거나 홍콩의 국제적 명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친중파 의원 주니어스 호 등은 긴급법을 적용해서라도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이나 ‘홍콩 독립’ 구호 등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람 장관은 “지난 석 달 간 (시위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세계적 기준으로도 매우 주목할만하다”면서 “26일 시민들과 만나 평화롭고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한 뒤 람 장관은 시위대에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26일에는 완차이 지역 주민 150명과 만나 ‘시민과의 대화’를 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주민 2만 237명이 참여를 신청했다. 한편 시위 장기화로 홍콩 금융계도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홍콩에서는 13곳의 소형 증권사가 파산했다. 이 가운데 10곳은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본격화한 뒤 파산했다. 지금껏 증권사 파산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3년으로 11곳에 달했지만 올해는 이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전체 파산한 증권사는 7곳이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콩 16주째 주말 시위… 친중파 ‘레넌 벽’ 훼손

    홍콩 16주째 주말 시위… 친중파 ‘레넌 벽’ 훼손

    지난 6월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강행에 반대해 시민 100만 명이 거리로 뛰쳐 나온 이후 16주째 주말 시위가 계속된 가운데 친중파 시위자들이 지난 21일 홍콩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시내 곳곳에 반정부 메시지를 붙여 놓은 ‘레넌 벽’을 청소한다며 이 메시지를 제거하고 있다. 홍콩 정부가 송환법 철회를 선언하는 등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면서 지난 주말 이틀 동안의 반정부 시위대 규모는 5300여명까지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 조슈아 웡, 美국회의사당 앞에서 “홍콩 지지해 달라”

    조슈아 웡, 美국회의사당 앞에서 “홍콩 지지해 달라”

    조슈아 웡(오른쪽 세 번째)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등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요 활동가들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주말 홍콩에서는 경찰 추산 최대 4300명이 참여한 반중 시위가 계속된 가운데 친중파 시위대가 반중 메시지가 붙어 있는 ‘레넌 벽’을 청소하겠다고 나서며 친중·반중 시위대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 막 오른 ‘2020 대만 대선전’…20대 ‘반중’ 후보에 힘 실어

    막 오른 ‘2020 대만 대선전’…20대 ‘반중’ 후보에 힘 실어

    오는 2020년 실시될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 열기가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과 한궈위(韩国瑜) 후보 등에 집중된 분위기다. 20일 공개된 현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이잉원 현 총통에 대한 지지율이 32.6%를 기록, 1위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궈위 국민당 총통 후보는 지지율 25.7%를 기록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후보의 지지도 격차는 6.9% 수준으로 탈(脫)중국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에게 힘이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차기 총통 지지율 조사는 지난 17~18일 양일간 진행, 무작위로 선발된 총 1314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후보자 인물 개인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차잉잉원 현 총통을 지지한다는 답변자의 비율이 무려 40.6%를 기록, 2위인 한궈위 후보에 대한 호감도 22.8%를 크게 웃돌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답변은 20세부터 29세 연령층의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높은 지지도였다. 여론 조사 결과 20~29세 답변자 중 약 44.3%에 달하는 이들이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 반면 지지율 2위의 한궈위 후보는 해당 연령대의 지지율 19.5%를 받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 지지율과 관련해 1위를 기록한 차이잉원 총통 지지율과 비교, 절반 이하의 지지도를 기록한 셈이다. 이에 대해 현지 유력언론 중궈시바오(中国时报)는 상당수 유권자들이 습관적으로 현 총통과 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20~29세 연령의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오고 있는 차이잉원 후보의 경우 ‘탈중국’ 등 민진당이 지원하는 급진적 정책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풀이를 내놓았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집권한 차이잉원 총통은 집권 직후 ‘하나의 중국’을 거부하며 급진 정책에 힘을 실은 바 있다. 특히 2017년 당시에는 오는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참가 시 ‘타이완’으로 국호를 변경해 참여토록 하는 국민 투표 실시하기도 했다. 단, 해당 국민투표는 약 70%에 달하는 반대 유권자 의견에 부딪혀 부결됐다. 반면, 지난해 가오슝(高雄) 시장에 당선되며 정치계에 등장한 한궈위 국민당 총통 후보는 친중 성향의 정책을 실시하는 인물로 평가받아오고 있다. 특히 가오슝 지역의 경우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줄곧 민진당의 표밭으로 평가받았던 바 있다. 때문에 이 지역 시장으로 당선, 정치계에 등장한 한궈위 후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류(韩流)’ 현상 등으로 지칭하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한궈위 후보는 최근 실시, 공개되고 있는 총통 여론조사에서 차이잉원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는 등 친중 성향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실제로 한궈위 후보는 지난 3월 가오슝 시장 자격으로 중국 대륙을 방문했을 당시 ‘하나의 중국’에 대한 지지의사를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국무원 대만판공실 관계자와의 만남에서 한궈위 후보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다만 당시 한 후보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의 해석에 따라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을 대만은 중화민국이라는 서로 다른 명칭을 사용한다’는 입장에 힘을 실은 바 있다. 한편,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는 오는 2020년 1월 11일 진행될 예정이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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