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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국가보안법 지휘 경찰 마사지 업소 방문 적발에 ‘시끌’

    홍콩국가보안법 지휘 경찰 마사지 업소 방문 적발에 ‘시끌’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관할하는 경찰 2인자가 무면허 마사지 업소 불시 단속에서 적발돼 망신을 샀다. 홍콩 시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보안법 시행에 앞장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친팡(프레데릭 최) 홍콩 경찰 국가안보국장은 한 달가량 휴가를 내고 업무에서 손을 떼라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 소식통은 “무면허 마사지 업소 방문 자체가 위법 행위는 아니지만 최 국장의 일탈은 (엄정히 법을 집행해야 할) 조직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경찰의 명예를 훼손한 만큼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최 국장은 홍콩 경찰이 무면허 마사지 업소 현장을 급습했을 때 현장에 있다가 잡혔다. 무면허 마사지 업소에서는 음성적으로 성매매가 이뤄진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시행된 홍콩보안법을 관할하고자 홍콩 경찰 내 국가안보국을 신설했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과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올해 1월 1000여명의 요원을 동원해 전직 의원과 변호사 등 민주 인사 53명을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때인 최 국장을 포함해 중국과 홍콩 관리 6명을 제재했다.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금융 거래도 금지된다. 이에 홍콩 행정수반인 람 장관은 미 제재 대상에 오른 이들을 불러 국가 안보에 기여했다며 훈장을 수여했다. 정부 훈장까지 받은 인물이 성매매 연루 의혹에 휩싸이자 홍콩 누리꾼들은 ‘친중 인사들은 모두 위선자들이냐’며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협약파기 이어 반중 테러·新동맹까지… 사면초가 ‘일대일로’

    협약파기 이어 반중 테러·新동맹까지… 사면초가 ‘일대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명운을 걸고 추진 중인 경제 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에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 일대일로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바닷길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진출을 모색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합친 개념이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13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대일로를 뒤흔들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호주에서는 일대일로 협약 파기 발표가 나왔고, 대표적 친중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도 중국 대사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 호텔 폭탄 테러가 벌어졌다. 유럽연합(EU)과 인도는 일대일로를 대체할 제3국 인프라 공동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밤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최대 도시 퀘타의 한 호텔에서 폭탄이 터졌다. 최소 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폭발 당시 현장에는 없었지만, 이 호텔에는 파키스탄 주재 중국 대사 농룽 일행이 투숙 중이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성명을 내고 “이번 테러는 자폭 테러였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2001년 미국 9·11 테러를 지원한 오사마 빈라덴을 숨겨 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는 다른 조직이다. 발루치스탄은 파키스탄 내 대표적 저개발 지역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과 접하고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해 여러 분리독립 단체들이 독자적인 국가를 꾸리고자 중앙정부에 맞서고 있다. 일대일로의 거점인 과다르 항구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제 종속이 심해지는 것을 두고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중국이 ‘일대일로’라는 명목하에 저개발국에 인프라를 지어 주고 이로 인한 이득을 고스란히 챙기는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앞서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부 장관도 21일 빅토리아주 정부가 외국 정부와 교환한 업무협약(MOU) 4건을 취소했다. 이 가운데 2건은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자 중국 정부와 2018~2019년에 체결한 것이다. 페인 장관은 “네 건의 MOU는 호주의 외교 정책에 위배되거나 우리의 대외 관계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서 ‘중국과의 일대일로 사업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이번 결정은 호주 연방의회가 지난해 12월 통과시킨 법안에 따른 조치다. 연방정부 외무장관이 주정부의 계약 일부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이 골자다. 호주 주재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양국 관계에 더 많은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결국 스스로 제 발등을 찍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1일 로이터통신은 “EU와 인도가 에너지와 디지털 기술,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프라 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8일 EU·인도 화상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분히 중국과 대립 중인 EU와 인도가 일대일로 사업에 타격을 주고자 기획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 EU 외교관은 “투자 대상국에 유리한 조건을 부여해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것보다 더욱 매력적인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자본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움직임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미중 패권 각축장’ 에콰도르

    ‘미중 패권 각축장’ 에콰도르

    수년간 경제 불황에 시달린 남미 에콰도르에서 친시장주의자인 기예르모 라소(66)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뽑히며, 에콰도르가 미중 패권경쟁의 각축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에서 빌린 거액의 국가채무를 갚지 못해 ‘부채의 늪’에 빠진 에콰도르를 이끌게 된 라소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밀착해 국가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라소 당선인이 ‘친중 기득권 세력’을 견제하고 미중 간 관계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우파 ‘기회창출당’(CREO) 소속 라소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그는 52.5%의 득표율로 좌파 ‘희망을위한연합’(UNES) 소속인 안드레스 아라우즈를 5% 포인트 앞섰다. 라소는 “에콰도르가 그간 걸어온 길과 전혀 다른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며 대변혁을 예고했다. 금융계 출신 ‘경제 전문가’인 라소는 텅텅 빈 국고를 다시 채우겠다며, 해외 투자를 유치해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 65억 달러(약 7조 3000억원)의 지원을 받아 내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폭적 지지를 염두에 둔 목표이자, ‘에콰도르를 나락으로 빠뜨린 주범’으로 지목되는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이후 정책 기조와 정반대 공약이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2007~2017년) 동안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쿠바·베네수엘라 등과 ‘반미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미국 정부 기밀을 폭로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게도 망명처(영국 주재 에콰도로 대사관)를 제공했다. 대신 그는 중국에 기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6년 에콰도르를 찾아 병원과 수력 발전소를 지어 주기로 약속했다. 댐과 병원, 도로 등이 ‘차이나 머니’로 대거 지어졌다. 결과적으로 현재 에콰도르의 대중국 채무는 184억 달러로 중남미 국가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부패 혐의 재판을 피해 벨기에 브뤼셀로 사실상 망명했다. WSJ는 “포퓰리즘 지도자들로 가득 찬 중남미에서 에콰도르가 미국의 새로운 동맹이 될 것”이라면서도 “에콰도르가 중국을 완전히 밀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좌파 세력이 여전히 중국을 지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에콰도르가 5세대(5G) 네트워크 투자에서 중국 업체를 배제하는 조건으로 3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허용했지만, 에콰도르 정부는 여러 이유를 들어 여전히 중국을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보안법에 선거제 확 개편… ‘홍콩 민주주의 툴’다 사라졌다

    보안법에 선거제 확 개편… ‘홍콩 민주주의 툴’다 사라졌다

    중국의 홍콩섬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실험 약속은 끝내 휴지조각이 됐다. 중국 정부가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이어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들의 애국심 심사, 홍콩 학교에 중국 홍보책 세트 배포, 홍콩 선거구제 개편 등을 통해 ‘홍콩의 민주주의 툴’을 완전히 없애버린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최종 확정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 상무위원회는 이날 베이징에서 회의를 열고 홍콩 선거제를 담은 홍콩기본법 부칙 개정안을 재석 위원 167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선거제 개편안의 초점은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홍콩인이 선출하는 몫을 줄이고 공직 선거 출마 자격을 당국이 심사하는 것에 맞춰졌다. 홍콩 정가의 민주 목소리가 반영되는 부분은 최소화하고 중국 정부의 직접 통제를 강화한 게 주요 내용인 셈이다. ●中정부, 홍콩 정가 ‘민주’ 목소리 통제 강화 현재 홍콩 입법회 의원은 70명이다. 이 중 35명은 홍콩인들이 직선으로 뽑고 35명은 직능단체를 통해 간선으로 선출해 왔다. 이번 선거제 개편에 따라 입법회 의원 숫자는 90명으로 늘어나지만 홍콩인들이 직선으로 뽑는 의원은 20명으로 43% 줄었다. 전체 입법의원의 22%에 불과하다. 홍콩 야권이 선거에서 압승해도 입법회를 좌지우지할 형편이 못 된다. 나머지는 홍콩 선거위원회(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가 40명, 직능단체가 30명을 뽑는다. 선거위와 직능단체는 친중(親中) 인사가 다수로 구성된다.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 의원 40명에 대한 추천·선출 권한을 가진 선거위 구성도 중국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도록 바꿨다. 현재 1200명인 선거위 위원을 1500명으로 늘리면서 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홍콩 대표 몫의 위원 수를 87명에서 19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중국 정부의 직접 지시·통제를 받는 위원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나머지 위원들은 입법회·금융·산업·농어민 등 홍콩 각계에서 선출하지만, 이들 역시 상당수는 친중 인사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홍콩 야권은 “일국양제의 종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신설된 후보자격심사위가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 선거위원회 위원 후보의 자격을 심사해 탈락시킬 수 있는 만큼 “민주파에 대한 정치적 사망 선고”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4인 초과 집합금지 명령과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야권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표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100여명이 체포된 데 이어 당국이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선거제 개편이 이뤄지면서 홍콩 범민주진영은 손발이 묶인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성명을 통해 “외부 세력과 그들의 정치 대리인들이 (홍콩에서) 색깔혁명을 책동할 위험을 없애게 됐다”고 주장했다.●행정장관 선거 등 中 지원 후보 승리 주목 사실 이번 선거제 개편의 최종 목표는 내년 3월로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일절 ‘잡음없이’ 치르는 데 있다. 중국이 지원하는 후보가 행정장관 선거에서 무난히 승리하도록 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선거제 개편에 나섰다는 얘기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선거제를 적용해 9월 선거위원회 위원, 12월 입법회 의원, 내년 3월 행정장관을 선출한다고 밝혔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11월 홍콩 입법의원들에 대해 ‘애국심’을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에서 규정한 애국심은 1984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정한 ‘중국에 대한 존경,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치권 회복 지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지 않는 일’을 의미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개했다. 홍콩 정부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홍콩 정치평론가 소니 로는 “야당 의원들은 협조하거나 아니면 입법회에서 쫓겨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며 “홍콩 입법회가 친중 의원들로만 채워지는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화됐다. 홍콩 정부가 전인대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입법회 의원 앨빈 융(楊岳橋)과 궉카키(郭家麒), 데니스 궉(郭榮), 케네스 렁(梁繼昌) 등 4명에 대해 의원직을 박탈한다고 관보를 통해 발표한 것이다. 이들 네 의원이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고 외국 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해쳐 자격이 박탈됐다고 관보는 설명했다. 홍콩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자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선관위는 해당 후보가 홍콩 기본법을 지지하고 홍콩 정부에 충성하는지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선관위는 지난해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16명의 민주파 후보들이 미국을 방문해 미 관리와 의원들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것 등을 문제 삼아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야권 선거 출마 후보 줄고 두려움 확산 이런 상황에서 올해 2월 말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이 무더기로 기소되면서 야권에 두려움이 퍼져 나가고 있고, 야권에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후보군 자체가 심각하게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로킨헤이(羅健熙) 주석은 SCMP에 “매일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나는 내 발언이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확신하지만, 어느 날 당국이 내 발언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외국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홍콩에 대해 안 좋게 얘기했다고 비난을 받게 될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로 주석의 일과에는 범민주진영 47명이 기소된 이후 구치소를 방문해 구속된 동지들을 만나는 일정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기소된 47명 중 앨빈 융 전 주석을 포함해 4명의 공민당원이 법원에서 보석 심리 도중 공민당 탈퇴를 선언했다. 공민당의 떠오르는 스타 레티샤 웡(黃文萱) 구의회 의원은 “당 해체 논의가 있다”고 털어놨다. SCMP는 “일부에서는 이들의 탈당에 대해 정치를 그만두고 재범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법원에 증명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다”고 전했다. 로 주석은 아직은 당내 사퇴 움직임이 없지만, 일부는 결국 정계 은퇴를 선언하거나 당을 떠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교육부에도 민주주의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일선 학교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고 교육계 충성서약 대상 확대 검토에도 들어갔다고 SCMP 등이 전했다. 가이드라인은 모든 교재는 정확하고 불편부당해야 하며, 교사는 교재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고 학교는 교사가 선택한 교재를 감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2일에는 일선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회람을 통해 한 세트에 48권으로 구성된 중국어 그림책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 계획도 밝혔다. 중국 정부가 홍콩 학생들의 애국심 고취를 목적으로 발간한 중국 홍보용 책자다. 중국 광둥(廣東)성 정부가 소유한 출판사가 2016년 발간한 이 책은 중국 도시와 축제, 호수와 바다, 소수민족, 산과 강, 길 등을 소개하고 있다. 홍콩자유언론(HKFP)은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 관리들이 애국심 육성을 강조하면서 홍콩 교육 현장이 점점 정치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교육부는 이와 함께 모든 학교는 홍콩 기본법·홍콩보안법 위반 행동을 방지할 정책을 도입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관련 지침도 내려보냈다. 친중 진영이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의 원인 중 하나로 공격해 온 고등학교 시사교양 과목인 ‘통식과’(通識科)에 대한 개정안도 내놨다. SCMP는 홍콩 교육부 관리들이 각급 학교를 상대로 교내 감시 카메라 설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전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역사 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관련주, 시총 700억 날아갔다

    ‘역사 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관련주, 시총 700억 날아갔다

    YG 계열·SBS 등 큰 타격JTBC ‘설강화’에도 불똥역사 왜곡과 친 중국 논란으로 비화된 드라마 ‘조선구마사’ 사태가 커지면서 제작사 등 관련 종목의 시가총액이 700억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속 역사 의식을 두고 네티즌들이 행동에 나서는 일이 향후 또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역사 고증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구마사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의 모기업 YG엔터테인먼트와 방송사인 SBS의 시가총액은 26일 현재 1조 22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선구마사 1회가 방영된 지난 22일 종가 기준(1조 3014억원)보다 716억원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YG엔터테인먼트는 5.63%, SBS는 5.24% 각각 하락했고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YG PLUS도 2.64% 내려 시총이 101억원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엔터테인먼트 대장주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5.22%, JYP엔터테인먼트는 0.85% 각각 올랐다. 앞서 조선구마사 1회가 방영된 이후 역사 왜곡 및 친중국 논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조선구마사의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후 광고주들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제작 지원을 줄줄이 철회하자 결국 지난 26일 SBS와 YG스튜디오플렉스 등은 조선구마사 제작과 방송을 전면 폐지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이미 80%가량 촬영을 마쳐서 320억원에 이르는 제작비의 상당 부분은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BS의 경우 조선구마사 남은 14회분을 아예 못 틀어도 손실은 최대 70억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조선구마사 폐지 사태가 향후 또 다른 드라마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의 지수가 주연을 맡아 6월 방영을 앞둔 JTBC 드라마 ‘설강화’도 민주화운동 역사 폄하, 간첩·국가안전기획부 찬양 등 논란에 휩싸이면서 네티즌들이 불매운동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관련 종목 주가나 실적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종목 주가에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상태는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가 업계에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시간을 좀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조선의 건국영웅분들”…‘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 사과문도 논란

    “조선의 건국영웅분들”…‘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 사과문도 논란

    역사 왜곡 논란으로 퇴출당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박계옥 작가가 공식 사과했지만, 그의 사과문 역시 개운치 않게 뒷말을 낳고 있다.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지난 27일 공식입장문에서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 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박계옥 작가가 친중국 성향을 숨긴 채 역사를 왜곡해 결과적으로 동북공정을 거든 것 아니냐는 시선을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박계옥 작가의 사과문 역시 어색하고 위화감이 든다는 의견이 적잖게 나오고 있다. 특히 사과문 중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구절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조선구마사’에서 인물 묘사와 관련해 가장 크게 논란이 됐던 부분은 태종 이방원과 훗날 세종이 될 충녕대군을 그린 방식이다. ‘조선구마사’ 속 태종(감우성 분)은 승하한 아버지 태조 이성계의 모습을 환각으로 본 뒤 검을 휘두르는데 그 바람에 죄없는 양민들이 도륙당한다. 비록 실제 역사 속 태종이 건국과 즉위, 후계 과정에서 고려 유신과 정적, 권신과 외척을 과감히 숙청한 사실은 있지만, 백성을 상대로 잔악한 통치를 한 왕은 절대 아니었다. 또 드라마에서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6대조 목조를 “기생 때문에 삼척으로 야반도주를 하셨던 분인데 그 피가 어디 가겠냐”고 말한 부분 역시 훈민정음 창제 뒤 용비어천가를 지어 왕실 선조들을 찬양했던 세종대왕의 행적과 어긋난 대목이었다.이처럼 역사 왜곡을 지적하고 비판했던 것인데 작가는 태종·세종을 ‘조선의 건국 영웅분’이라 칭하며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지 않아 잘못했다고 사과한 것이다. 오늘날 일반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태종과 세종대왕의 업적을 역사적으로 평가하는 것이지 그들을 ‘조선 건국 영웅’으로서 존경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세종대왕은 조선 건국에 관여하지도 않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한국인 중 누가 ‘조선의 건국 영웅’이라는 말을 쓰느냐”고 지적했다.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조선구마사’가 비판을 받은 것은 역사를 왜곡했기 때문이지 존경심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언제 존경심을 보이라고 했나. 인물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엿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의 건국 영웅’을 굳이 ‘조선의 건국 영웅분들’이라고 표현한 데에서 비아냥거림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날 박계옥 작가 외에도 드라마를 연출한 신경수 PD와 배우 감우성, 장동윤, 이유비, 박성훈 등이 잇따라 사과문을 올렸다.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 문제로 2회 만에 종영하는 사상 초유의 불명예를 남기며 폐지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박계옥 작가 입장문 전문 ‘조선구마사’ 작가 박계옥입니다.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드라마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작가로서 지난 잘못들을 거울삼아 더 좋은 이야기를 보여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고 미숙한 판단으로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들께 분노와 피로감을 드렸습니다. 다시 한번 사죄드립니다.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 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습니다. 현장에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왔던 감독님, 배우님, 스탭 여러분. 그리고 제작사와 방송사에도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다시 한번 시청자 여러분께 온 마음을 다해 사죄드립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휴지조각이 돼 버린 홍콩 민주주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휴지조각이 돼 버린 홍콩 민주주의

    홍콩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야심찬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실험은 끝내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7월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이어 홍콩 입법회(국회) 의원들의 애국심 심사, 홍콩 선거구제 개편, 홍콩 학교에 중국 홍보책 세트 배포 등 일련의 작업을 통해 홍콩의 민주주의 체제를 완전히 지워버린 것이다. 홍콩 교육부는 일선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회람을 통해 한 세트에 48권으로 구성된 중국어 그림책 시리즈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 계획을 지난 22일 밝혔다. 이 그림책 시리즈는 중국 정부가 홍콩 학생들의 애국심을 고취할 목적으로 만든 중국 홍보용 책자다. 교육부는 회람에서 “이 책 시리즈는 중국 역사와 문화 교육을 향상하는 보조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홍콩 자유언론(HKFP)이 23일 보도했다. 케빈 융(楊潤雄) 홍콩 교육부 장관은 중국 관영 통신사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고 모든 홍콩인은 이 나라의 시민”이라며 “모든 홍콩인은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린 홍콩인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교재를 활용해 헌법과 기본법, 홍콩보안법과 같은 중요한 가치를 제고해 왔다”고 덧붙였다. 중국 광둥(廣東)성 정부 소유한 출판사가 2016년 펴낸 이 책은 중국 도시와 축제, 호수와 바다, 소수민족, 산과 강, 길 등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영어와 러시아어, 라오스어로 출간됐고 현재 스페인어 버전이 제작되고 있다. HKFP는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 관리들이 애국심 육성을 강조하면서 홍콩 교육 현장이 점점 정치화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홍콩 의회인 입법회 의원들에 대해 ‘애국심’을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입법 의원들에 대한 애국심 의무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홍콩 정부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적했다. SCMP는 이 결의안에서 중국 정부가 규정한 애국심은 1984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정한 ‘중국에 대한 존경,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치권 회복 지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지 않는 일’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정치평론가 소니 로는 “야당 의원들에게는 협조하거나 아니면 입법회에서 쫓겨나는 것 밖에 다른 선택지가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우리는 입법회가 향후 친중국 의원들로만 채워지는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는 즉각 현실화됐다. 홍콩 정부는 이날 오후 곧바로 관보를 통해 중국 전국인대 상무위의 결정에 따라 입법회 의원 앨빈 융(楊岳橋)과 궉카키(郭家麒), 데니스 궉(郭榮?), 케네스 렁(梁繼昌) 등 4명에 대해 의원직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네 의원이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고 외국 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해쳤다는 이유로 자격이 박탈됐다고 홍콩 정부는 그 배경을 설명했다. 홍콩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자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선관위는 해당 후보가 홍콩 헌법인 ‘기본법’을 지지하고 홍콩 정부에 충성하는지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홍콩 선관위는 이에 앞서 16명의 민주파 후보들에게 ‘충성 질의서’를 보내 이들이 지난해 미국을 방문해 미 관리와 의원들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것 등을 빌미로 의원직 자격을 박탈해버린 것이다.이도 모자라 중국은 홍콩 선거제도 개편했다. 지난 11일 폐막한 중국 전국인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입법의원 지명권을 부여하고, 출마자의 ‘애국심’을 평가하기 위한 공직 후보자 자격 심사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전국인대 결정’을 통과시켰다. 전국인대에서 찬성 2895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완벽하게’ 의결된 선거제 개편안은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고위급 심의위원회 설치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에서 1500명으로 확대 ▲입법회 의원 70명에서 90명으로 확대하는 것 등이 핵심 내용으로 담겼다. 이런 만큼 이번 홍콩 선거제 개편안의 초점은 공직 선거 출마 자격을 정부 당국이 심사하고,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시민이 선출하는 몫을 줄이는 것에 맞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인단에서는 기존 구의원 몫 117석에 대한 언급이 누락되는 바람에 시민들이 선출한 몫이 선거인단에서 빠진 것이다. 홍콩 정가에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부분은 그만큼 축소되고 중국의 직접 통제는 강화된 셈이다. 홍콩인들이 직접 선거로 뽑는 선출직 입법회 의원들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입법회 의원 중 절반인 35명은 홍콩 시민이 직접 선거로 뽑고 나머지는 직능 단체 간접 선거로 선출한다. 하지만 개편안에서 입법회 의원은 선출직, 직능대표 선거, 선거인단 선거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뽑는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각각 몇석씩 배분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게다가 앞으로는 친중 성향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선거인단도 입법회 의원 일부를 선출하도록 했다. 직접 선거로 뽑는 의원 비율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중 성향인 홍콩 야권이 입법회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더라도 홍콩 의회를 좌우할 수 없다는 뜻이다. 홍콩 언론들은 홍콩 선출직 의원수가 현재의 35석에서 20석으로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점쳤다.때문에 홍콩 선거제 개편의 최종 목표는 내년 3월로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일체의 잡음없이 치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친중 후보가 행정장관 선거에서 무난히 압승을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것이다. 즉 행정장관 선거인단에서 반대파가 설 자리가 없도록 선거인단 수와 구성을 변경하는 작업을 했다는 얘기다. 이에 홍콩 야권은 선거제 개편으로 친중 인사만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면 일국양제에 종말을 고하고 홍콩의 민주주의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4인 초과 집합금지 명령과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야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물리적으로 표출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해 7월 이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100여 명이 체포된 데 이어 당국이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선거제 개편이 이뤄지면서 홍콩 범민주진영은 손발이 묶이는 상황에 부닥쳤다. SCMP는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과 제2야당인 공민당을 비롯해 범민주진영이 중국의 잇따른 조치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공민당 소속 정치인 5명을 포함해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이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이 무더기 기소되면서 홍콩 야권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고 야권에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후보군 자체가 심각하게 쪼그라들었다. 특히 기소된 47명 중 앨빈 융 전 주석을 포함해 4명의 공민당원이 법원에서 보석 심리 도중 공민당 탈퇴를 선언했다. 공민당 소속 레티샤 웡(黃文萱) 구의회 의원은 “당 해체 논의가 있다”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로킨헤이(羅健熙) 민주당 주석의 일과에는 범민주진영 47명이 기소된 이후 구치소를 방문해 구속된 동지들을 만나는 일정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로 주석은 “매일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나는 내 발언이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확신하지만, 어느 날 당국이 내 발언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우려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5월까지 선거제 개편 마무리”… 中 ‘홍콩의 중국화’ 속도전

    “5월까지 선거제 개편 마무리”… 中 ‘홍콩의 중국화’ 속도전

    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마지막 날 홍콩 통제 강화를 위한 선거제 개편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뒤 ‘서구세계와의 장기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 위협에도 5월까지 홍콩 선거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해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려는 모습이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유일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유충(72)은 전날 방송에서 “선거제 개편 작업을 5월까지 마무리하고자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조만간 구체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탐 위원은 “중국 정부는 이번 개편이 국제사회의 반발을 살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이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양회 마지막 날인 11일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입법회(국회 격)에서 직능대표(비례대표) 수를 늘려 선출직 의원 비율을 낮추고 행정장관 선거인단 가운데 구의원 몫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을 조율해 홍콩 기본법에 부속서를 삽입하면 홍콩 의회가 관련법을 개정한다. 지난해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개편 때와 같은 절차다. 중국 정부가 서둘러 선거제를 바꾸려는 것은 올 하반기부터 홍콩의 운명을 바꿀 선거가 잇따라 열려서다. 9월에는 입법회 선거가 예정돼 있고, 내년 3월에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한다. 중간에 행정장관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도 치러진다. 입법회 선거부터 새 법을 적용해 정계에서 범민주 진영을 배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선거 입후보자는 베이징이 설치하는 ‘공직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에서 사상 검증을 받아야 한다. 선출직 의석 수도 줄어든다. 이번 기회에 ‘무능한 친중파’도 함께 분쇄하려는 의도다. 행정장관 임명을 위한 선거인단(1200명) 제도도 고쳐 구의원 몫(117명)을 폐지하고 이를 비례대표로 대체한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쏟아내며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이 스스로 약속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어기고 홍콩 민주주의를 도려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홍콩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기에 ‘(공격을)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홍콩 선거제 개혁으로 미국 등 서구국가들이 금융 제재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중국은 굴하지 않고 이들과의 ‘긴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이제 홍콩은 우리 뜻대로” 서구세계와의 장기전 나선 中

    “이제 홍콩은 우리 뜻대로” 서구세계와의 장기전 나선 中

    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마지막 날 홍콩 통제 강화를 위한 선거제 개편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뒤 ‘서구세계와의 장기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 위협에도 5월까지 홍콩 선거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해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려는 모습이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유일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유충(72)은 전날 방송에서 “선거제 개편 작업을 5월까지 마무리하고자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조만간 구체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탐 위원은 “중국 정부는 이번 개편이 국제사회의 반발을 살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이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양회 마지막 날인 11일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입법회(국회 격)에서 직능대표(비례대표) 수를 늘려 선출직 의원 비율을 낮추고 행정장관 선거인단 가운데 구의원 몫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을 조율해 홍콩 기본법에 부속서를 삽입하면 홍콩 의회가 관련법을 개정한다. 지난해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개편 때와 같은 절차다. 중국 정부가 서둘러 선거제를 바꾸려는 것은 올 하반기부터 홍콩의 운명을 바꿀 선거가 잇따라 열려서다. 9월에는 입법회 선거가 예정돼 있고, 내년 3월에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한다. 중간에 행정장관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도 치러진다. 입법회 선거부터 새 법을 적용해 정계에서 범민주 진영을 배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선거 입후보자는 베이징이 설치하는 ‘공직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에서 사상 검증을 받아야 한다. 선출직 의석 수도 줄어든다. 이번 기회에 ‘무능한 친중파’도 함께 분쇄하려는 의도다. 행정장관 임명을 위한 선거인단(1200명) 제도도 고쳐 구의원 몫(117명)을 폐지하고 이를 비례대표로 대체한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쏟아내며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이 스스로 약속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어기고 홍콩 민주주의를 도려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홍콩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기에 ‘(공격을)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홍콩 선거제 개혁으로 미국 등 서구국가들이 금융 제재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중국은 굴하지 않고 이들과의 ‘긴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대의 조슈아 웡에서 80대의 리추밍 전 민주당 주석까지 거의 모든 시위 참여 인사가 구금됐다”면서 “중국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모으려면 좀더 창의적인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중국, 홍콩 친정체제 구축 완성…반중 인사 배제 법제화

    중국, 홍콩 친정체제 구축 완성…반중 인사 배제 법제화

    홍콩 선거법의 전면적 개편이 드디어 본격화됐다. 중국이 11일 막을 내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의 선거제도 개편안에 대한 최종 승인을 공개했다. 지난 4일 개막한 중국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를 통해 결정된 홍콩 선거제도 개편안은 반중 인사의 힘은 빼고, 친중파 인사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을 골자로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새 선거법 개편안(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정)에 따르면,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수를 기존 1200명에서 1500명으로 300명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 정부는 홍콩 행정 장관 선출과 관련한 투표권 행사자였던 구의회 의원의 투표권 117개를 전면 폐지했다. 구의회 의원들은 홍콩 주민들의 직선제로 선출되는 선출직 의원들이다. 대신 대표적인 친중파로 분류되는 '유관 전국단체 홍콩 구성원 대표단'에게 무려 400개의 투표권을 할당했다. 또, 입법회 의원 선출 선거인단의 수도 기존 70명에서 90명으로 20명 늘어났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입법회 의원 선거인단 중 선출직 의원이 가졌던 35개의 투표권을 몰수, 그 대신 친중파 인사가 다수 포함된 '직능대표단'에게 20개의 투표권을 추가 할당한 점이 눈에 띈다. 때문에 이번 선거법 개편은 사실상 중국 당국의 친정 체제 구축이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전인대는 이날 진행된 전체 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초안이 통과, 조만간 상무위원회를 열어 승인한 뒤 홍콩법에 삽입해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내용대로 개편이 완성되면, 중국 공산당과 중앙정부가 선호하는 인물이 홍콩 행정장관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농후해진 셈이다. 반면 향후 홍콩 범민주 세력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이와 관련, 홍콩 현지언론들은 이번 선거법 개편에 대해 상당수 홍콩 시민들이 지지의 입장을 표명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홍콩 일간지 다공바오는 '홍콩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전인대 결정을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무려 69%에 달했다'고 이날 이 같이 보도했다. 해당 언론은 홍콩연구협회가 지난 5~9일 동안 홍콩 시민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전인대 결정이 찬성한다는 응답자(69%)가 반대자(25%)의 비율을 압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 원칙의 이행이 곧 '일국양제'에 도움을 준다고 답변한 비율은 무려 78%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또한 행정 장관 선출과 관련한 투표인단을 1500명으로 확대, 사회 단체 대표단을 선거 위원회에 포함시키는 개정안에 대해서도 65%의 홍콩 시민들이 찬성했다고 공개했다. 선거 위원회 내 구의원 몫을 배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무려 63%의 답변자가 찬성에 힘을 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캐리 람 홍콩 행정 수반의 발언을 인용, 람 장관은 “일국양제가 시행될 수 없고 더 훼손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 중앙정부의 우려를 이해할 수 있다”라면서 “이제 조처를 할 때가 된 게 분명하다”라고 발언했다는 등 중국 당국의 새 선거법 개정법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시진핑 “애국자가 다스려야”… 中, 홍콩 선거제 뜯어고치나

    시진핑 “애국자가 다스려야”… 中, 홍콩 선거제 뜯어고치나

    중국이 3월 4일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홍콩의 미래’에 시선이 모아진다. 행정부·사법부에 이어 입법부도 친중 세력이 장악할 수 있도록 해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양회를 앞두고 홍콩 선거제와 관련해 여러 제안을 취합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제시한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이 이번 양회에서 홍콩 선거제도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칠 것”이라고 전했다. 구의원 절대다수가 범민주 진영인 현 구도에서 이들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국회 격인 홍콩 입법회는 전체 의석 70석 가운데 절반인 35석을 주민들이 직접 뽑는다. 나머지 35석 가운데 30석은 직군별 비례대표로, 5명은 ‘슈퍼 시트’로 불리는 구의원 선출 몫이다. SCMP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오는 9월 열리는 입법회 선거에 대비해 구의회가 선출하는 5석을 없애고 친정부 쪽 인사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선출직 전원을 민주파로 채워도 반중 진영이 입법회를 장악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명보도 중국 정부가 선출직 의원을 뽑는 현 5개의 지역구를 18개로 세분화하고 비례대표 선거방식도 바꾸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야권에서 단일 후보를 내기 어려워져 민주진영 표가 쪼개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행정장관 선거를 위해 뽑는 1200명의 선거인단을 임명하는 방식도 손볼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은 공상·금융계 300명, 전문직 300명, 노사·사회복무·종교계 300명, 정계 300명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정계는 구의원 117명, 입법회 대표 70명, 중국 전인대 대표 60명으로 이뤄졌는데, 중국 정부가 구의원 몫인 117명을 없애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인단 대부분이 친중 진영이어서 구의원 몫이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이들의 반대 목소리가 퍼지는 것 자체를 원치 않는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최고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인권·민주주의 공세’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대만 독립 문제가 악화됐다고 본다. 홍콩만큼은 서구세계의 압박에도 반드시 지켜 내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 대응 최우선… 백신 국가주의 거부”

    “코로나 대응 최우선… 백신 국가주의 거부”

    최초의 여성·아프리카계 사무총장“가난한 국가에 백신 공평하게 보급”親중국 우려에 “새 규칙 형성” 일축“아프리카계 최초로, 첫 번째 여성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부터 제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겠지요.” 나이지리아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6)는 15일(현지시간) WTO 사무총장 추대 뒤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최우선 과제로 코로나19 대응과 WTO 개혁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오콘조이웨알라는 “팬데믹이 보건과 경제 측면에서 이중 충격을 가했고, 세계 여러 지역에 경제적 파괴가 일어났다”면서 “WTO는 평소처럼 일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백신 국가주의는 성공할 수 없다”며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든 국가, 특히 가난한 국가에 공평하고 저렴하게 보급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첨예해진 미중 무역갈등에 치이며 위상이 위축된 WTO를 이끌게 된 오콘조이웨알라는 선진국 간 무역분쟁, 기후위기, 코로나19 등의 현안별로 새로운 무역규칙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거침없이 밝혔다. 가디언은 2000년대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던 오콘조이웨알라가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과의 국가채무 상환 협상을 타결해 국가 재무 건전성을 순식간에 개선시킨 일화를 소개하며 그의 추진력을 강조했다. 당시 부패 청산도 추진하던 그는 자신을 험담하는 이들에게 “나는 투사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방해하는 사람들은 쫓아내 버릴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새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로 친중국 성향이기 때문에 오콘조이웨알라가 사무총장인 WTO도 중국에 우호적일 것이란 시각이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이었기도 하다. 오콘조이웨알라는 한층 더 높은 단계의 구상을 제시하며 의심을 일축시켰다. “불신은 미국 대 중국, 미국 대 유럽연합(EU), 중국 대 EU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문제이기도 합니다. 가난한 국가일수록 무역만큼 국내총생산(GDP)을 늘리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획기적인 수단이 없습니다. 모든 그룹 간 격차를 해소하는 무역규칙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사실 나이지리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오콘조이웨알라는 미국에서 유학했고, 2019년엔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고국에서 재무·외교장관을 할 때를 제외하면 세계은행(WB)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국가들의 환대엔 이 같은 그의 경력도 한몫을 했다. 개도국과 선진국에서 모두 살아본 그의 참신한 관점은 2007년 ‘아프리카 원조 무용론’을 다룬 TED 콘퍼런스에서 빛을 발한 바 있다. 15세 때 말라리아에 감염된 3살짜리 동생을 업고 10㎞를 걸어 원조 의사를 찾아가 동생을 살렸던 일화를 꺼낸 그는 “가족을 살릴 수 있다면 원조여도, 무역이어도 좋다. 다만 고액 기부자들이 내키는 대로 하는 원조는 그만두자. 무역계획 수립에 정성을 쏟듯 중장기적 관점으로 원조 계획도 잘 설계하자”며 현장 중심의 실용적 대안을 제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中 코로나19 기원 정말 아닐까?… 바이든 행정부 “결론 안 났다”

    中 코로나19 기원 정말 아닐까?… 바이든 행정부 “결론 안 났다”

    WHO, 코로나19 기원 규명 실패에 美 불만백악관 “조사 결과, 독립적으로 검토 원한다”미 국부무 “중국이 필요한 투명성 제공 안해”WHO 내 미중 간 주도권 다툼 치열할 전망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기원했는지를 규명하는데 실패한데 대해, 미국이 독립적으로 조사결과를 검토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해 비난 정도는 약하지만, 소위 ‘중국·WHO 밀착 관계’에 대한 의심은 매한가지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WHO의 이번 발표는 중국에 더 많은 투명성을 요구하는 미국 관료나 전 세계의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킬 것 같지 않다”며 “WHO가 철저히 조사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잠재울 수도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날 우한 현장 조사를 마친 WHO 전문가들은 기존에 알려진대로, 박쥐에서 시작해 밍크, 고양이 등 중간숙주 동물을 통해 인간에 전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또 현지 실험실에서 사고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거라는 가설에 대해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입 냉동식품을 통한 바이러스 확산을 주장해 온 중국 전문가들의 주장대로, 바이러스가 콜드체인(냉동식품 운송)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중국 일각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가 타국에서 기원해 자국에 확산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WHO을 친중 성향으로 의심하는 가운데 이번 우한 조사 결과가 중국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WHO의) 이번 조사의 계획과 실행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조사 결과와 근거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검토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그 문제(코로나19의 중국 기원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중국이 필요한 투명성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이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은 물론 WHO에 대해서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WHO 복귀를 선언한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중국과 WHO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 이번 WHO의 우한 조사는 시작 전부터 한계가 예상됐다. 조사기간이 28일에 불과하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이나 지났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전문가 17명이 중국 전문가 17명과 합동 연구를 진행하는 방식이어서 중국이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2030 세대] 미얀마의 쿠데타와 중국의 부상/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미얀마의 쿠데타와 중국의 부상/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월 벽두부터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최초의 외교적 도전에 맞닥뜨렸다. 오랜 기간 강력한 권력을 유지해 온 미얀마 군부는 2011년 부분적인 민정 이양을 실시하면서 정치의 전면에서는 물러났다. 그러나 10년에 걸친 미얀마의 민정은 태생적으로 불안정했다. 군부는 여전히 막강한 권한을 보장받는 가운데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약진하면서 군부를 위협했기 때문이다. 군부의 이런 불만과 불안감은 권력을 다시금 ‘회수하겠다’는 결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쿠데타가 단순히 미얀마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미얀마 문제는 국제 문제, 그것도 미국이 처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과 깊은 연관이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과거 국제적 고립을 선택한 미얀마 군부는 자신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중국과 오랜 밀월관계를 구축해 온 터였다. 2011년 이후 들어선 민선 정권은 중국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서방 세계에 더 접근하고자 했지만, 2017년에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탄압을 둘러싼 서방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다시 중국에 밀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얀마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는데, 여기에는 인도양의 차우퓨 항만 개발, 차우퓨에서 윈난성 쿤밍까지 이어지는 송유관, 최근에 추가된 철도 사업 등이 포함된다. 그러니 미국이 군부 쿠데타를 비난할 경우 군부가 대체 불가능한 경제적 이득을 제공하는 중국으로 아예 넘어갈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부상하는 중국의 존재감이 드리우는 더 큰 문제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중국은 무역과 투자를 무기로 동남아 권위주의 정권의 든든한 우군이 돼 주고 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미얀마와 함께 동남아의 대표적인 친중국 국가이다. 중국은 최근 권위주의 정권 지원과 경제적 당근을 무기로 태국과 필리핀 등 전통적 친미 국가들에도 우호 공세를 이어 가는 모양새다. 태국과 필리핀에서는 각각 군부와 포퓰리스트 지도자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리더의 지위를 회복하고, 권위주의 중국에 맞서는 동맹을 본격화해야 할 바이든 정부는 중국으로 더 경도될 기세를 보이는 동남아 권위주의 정부와의 관계가 큰 딜레마일 것이다. 미국은 독재자들과도 친교를 맺으며 중국을 견제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까? 아니면 미국의 진정한 힘은 가치에서 나온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그들을 강하게 비판해야 할까? 이런 고민은 소련의 팽창을 막고자 했던 냉전시대의 고민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리고 소련을 대하던 그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을 대하는 미국의 접근법은 ‘둘 다’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시아 민주주의 선도국을 자임하는 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부상하는 권위주의 정권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그들은 한국의 친구인가, 아니면 지탄받아 마땅한 독재자들인가?
  • 美 “수치 석방을” vs 中 “안정 바란다”

    美 “수치 석방을” vs 中 “안정 바란다”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는 등 쿠데타를 일으킨 1일 세계 각국은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민주주의의 후퇴’라며 강력하게 바난하는 서구 국가에 비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원칙론만 내놓는 등 온도 차가 뚜렷하다. 미국과 유럽은 즉각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모든 정부 관계자들과 지도자들을 풀어 주라”며 “지난 총선으로 표출된 미얀마 국민의 의지를 존중하라”고 압박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트위터에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글을 올렸다. 반면 중국은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이 “각측이 헌법의 틀에서 갈등을 적절히 처리해 정치 사회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는 등 원론적인 논평만 냈다. 동남아의 아세안 회원국들은 ‘무개입 원칙’을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들의 사정이 작동했다는 평가도 있다. 쁘라윗 웡수완 태국 부총리는 이날 미얀마 사태에 대해 “국내 문제”라고 했다. 그는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쁘라윳 짠오차 정부의 2인자다. 태국에서는 1932년 입헌군주제가 도입된 이후 2014년까지 19차례나 쿠데타가 발생했다. 훈 센 캄보디아 총리도 “다른 국가의 국내 문제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5년 1월부터 37년째 집권하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미중 사이에 놓인 미얀마의 국제 정세적 위치 때문이다. 미얀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 정책의 수혜국으로, 당시를 기점으로 친중국 노선을 바꿔 미국과 관계를 맺어 왔다. 한편 중국은 여전히 미얀마의 최대 무역 파트너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가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외 정책에 대한 첫 시험대가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친중 논란’ WHO, 이번에는 “식품 포장으로 코로나19 전파 가능”

    ‘친중 논란’ WHO, 이번에는 “식품 포장으로 코로나19 전파 가능”

    세계보건기구(WHO)가 “냉동식품 포장지로 코로나19가 전파된다”는 중국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간 WHO는 “식품 포장을 통해 전염됐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의 입장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WHO가 ‘코로나19가 사라진 국가에서도 수입 냉동식품을 통해 감염병이 재확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초안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영매체를 통해 “냉동식품을 통해 코로나19가 퍼질 수 있다”고 밝혀 왔다. 후베이성 우한의 집단 감염 사태가 수입 식품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해 코로나19 발원에 대한 서방세계의 ‘중국 책임론’ 추궁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른 국가나 WHO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 회의적이었다. 코로나19가 종이나 플라스틱 등에서 몇 시간 생존할 수 있지만, 야외에서 식품이나 식품 포장을 통해 전염된다는 증거는 없다는 이유다. 그러나 WHO는 초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영하의 상태에서도 장시간 생존이 가능하기에 냉동식품 상자를 통해 감염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또 ‘드문 경우’라는 전제를 붙이기는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식품이나 식품 포장을 통해 외국으로 전파될 수도 있다”고 명시했다. 논란이 커지자 WHO 관계자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부나 보건기구에 대한 기술적 방역 지침을 바꾼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질의응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초안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WHO는 초안 작성에 중국 정부의 주장과 언론보도, 논문 등 최신 자료들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원 중 하나로 수입 냉동식품을 지목하고 세관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빈센트 먼스터 박사는 “전혀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대만서 두 번째로 태어난 새끼 판다, 마침내 일반 공개

    대만서 두 번째로 태어난 새끼 판다, 마침내 일반 공개

    대만에서 두 번째로 태어난 새끼 대왕판다가 건강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8일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 시립동물원은 29일부터 암컷 새끼 판다를 일반인에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중국어로 ‘소중한 보배 같은 새끼 (판다)’라는 뜻으로 위안바오(圓宝)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판다는 프레스 행사에 참가한 15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나무에 기어오르거나 톱밥을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선보였다.생후 6개월 된 위안바오는 지난 6월 29일 위안위안(圓圓)이라는 이름의 어미에게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몸무게가 186g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3㎏가 넘을 만큼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비는 퇀퇀(團團)이라는 이름의 수컷 판다로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티타늄 치아를 갖게 돼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위안위안과 퇀퇀은 2008년 당시 중국이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선물해 동물원에 온 뒤로 대만인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위안위안은 지난 2013년에도 암컷 새끼 판다를 출산했다. 위안위안의 새끼라는 뜻으로 위안자이(圓仔)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판다는 대만에서 태어난 최초의 판다로 기록됐다. 중국 정부는 보통 판다를 다른 나라에 보낼 때 빌려줄 뿐이고, 거기서 태어난 새끼 판다는 중국에 돌려줘야만 한다. 하지만 위안위안과 퇀퇀은 예외적으로 중국에서 선물로 줬기에 위안짜이는 물론 이번에 공개된 두 번째 새끼 판다 역시 대만에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만은 ‘친중파’로 여겨지는 중국국민당이 정권을 통치하고 있어 위안위안과 퇀퇀을 대만에 보내기로 한 중국 정부의 결정에도 상징적인 의도가 있었다. 두 마리 판다의 이름을 합치면 ‘퇀위안’(團圓)으로 중국어로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난다”는 통일을 상징하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만 독립론을 주장하는 민진당에서는 중국의 통일 공작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판다 암수 한 쌍의 도착으로 대만에서는 판다 열풍이 일어났고 위안짜이의 탄생 이후 판다에 관한 관심이 더욱더 커졌다. 한편 판다는 주로 쓰촨성 지방을 중심으로 야생에서 1600마리도 채 남아 있지 않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약 300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두테르테 “美 백신 안 주면 미군 떠나야”

    두테르테 “美 백신 안 주면 미군 떠나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이 확보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필리핀에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이 백신 제공을 안 한다면 양국 간 합동 군사훈련 ‘발리카탄’의 근거인 방문군협정(VFA)을 종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지난 9월 화이자의 선구매 백신 계약 방식을 “미친 짓”이라고 공개 비판했던 태도가 표변했다. 마닐라블루틴 등 필리핀 언론은 27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날 밤 말라카낭 대통령궁에서 “VFA가 곧 종료되고, 내가 그 협정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미군은 떠나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최소 2000만회분의 백신을 필리핀에 주지 않는다면 미군은 여기 머무를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필리핀이 화이자, 노바백스와의 백신 구매 계약에 내년 1월까지 서명할 것이란 보고를 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비용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미국·영국 의약 규제 당국이 승인한 백신은 필리핀에서도 빠르게 승인하라”고 지시했다. VFA는 1998년부터 이어진 협정이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월 VFA 종료를 미국에 일방 통보했다. 자신의 대표 정책인 ‘마약과의 전쟁’을 지휘한 전 경찰청장의 미국 비자가 취소된 점을 문제 삼은 조치다. 이후 180일의 경과 기간 뒤 VFA가 종료됐어야 했지만, 필리핀이 두 차례 종료 절차 중단을 통보해 시한이 내년 1월까지로 연장됐다. 2016년 6월 취임한 뒤 ‘반미친중’과 ‘친트럼프’ 사이에서 오락가락 외교 정책을 펴 온 두테르테 대통령은 백신 협상 국면에서도 좌충우돌했다. 지난 7월 중국이 시노팜 백신을 주면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접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9월엔 글로벌 제약사들의 선구매 계약 방식을 “미친 짓”이라며 비웃었다. 결국 필리핀은 화이자 백신을 연내 구할 수 없는 나라가 됐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의 물량을 인도받는 방식을 기웃거리는 처지가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중국 국기 거꾸로 들면 처벌한다는데…홍콩서 거꾸로 게양

    중국 국기 거꾸로 들면 처벌한다는데…홍콩서 거꾸로 게양

    최근 중국이 국기인 오성홍기를 거꾸로 들면 처벌한다는 규정을 만든 가운데 홍콩 의회에서 오성홍기를 거꾸로 게양한 사실이 알려졌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0일 홍콩 입법회에서 오성홍기가 약 2시간가량 거꾸로 게양됐다. 매일 오전 8시 입법회 앞 광장에서 오성홍기와 홍콩 깃발을 거는데, 당일 오전 9시 54분쯤 오성홍기가 거꾸로 게양된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입법회 사무국은 “국기가 거꾸로 게양된 사실을 발견하자마자 즉시 바로 잡았다”며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친중파인 에드워드 라우 의원은 “국기를 거꾸로 드는 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단순한 실수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SCMP는 덧붙였다. 앞서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오성홍기를 거꾸로 드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기법·국가휘장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이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현행 홍콩 국기법·국가휘장법에 따르면 오성홍기를 태우거나 낙서하는 행위를 할 경우 5000홍콩달러(약 740만원)의 벌금형이나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입법회 오성홍기 게양 사건 다음날인 11일 홍콩 학생 운동가 토니 청(19)은 오성홍기를 모독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청은 지난해 5월 입법회 앞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도중 오성홍기를 바닥에 던진 혐의를 받는다. 그의 형량에 관한 선고는 오는 29일 내려질 예정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전인대 부위원장 14명 제재… 트럼프, 멈춤 없는 ‘中 때리기’

    내년 1월 20일 임기가 끝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등을 두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고위 관리를 제재한 데 이어 중국 최고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4명을 무더기로 명단에 올렸다. 중국 보란듯 대만에 첨단 무기 판매도 승인했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왕천과 차오젠밍 등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14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은 한국의 국회부의장에 해당한다. 이들과 직계가족은 미국 방문이 금지되고 미국 내 자산도 동결된다. 지난달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홍콩 국회 격인 입법회 의원 자격요건 결의안을 채택했다. 홍콩 정부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의원의 자격을 무효화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를 근거로 홍콩 정부가 야당 의원 4명의 자격을 박탈하고, 나머지 야당 의원 15명이 격분해 동반 사퇴를 선언하자 입법회(70명)에 친중파 의원들만 남았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 정치 파행 원인을 제공한 전인대 상무위를 겨냥했다. 다만 전인대 최고 수장으로 중국 내 서열 3위인 리잔수 상무위원장은 이번 발표에 포함하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를 처벌해 미중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도 이날 “미 국무부가 대만에 2억 8000만 달러(약 3040억원)어치 교신 장비 수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산당이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의도적으로 무시해 시 주석을 자극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내정 간섭을 즉시 중단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고, 홍콩 사무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며 “미국의 (제재) 행위는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자 중국 내정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미중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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