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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올림픽서 검은 티 입었다고 친중파에 정치적 공격 받은 홍콩 선수

    도쿄올림픽서 검은 티 입었다고 친중파에 정치적 공격 받은 홍콩 선수

    홍콩 배드민턴 선수가 홍콩 민주화를 상징하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는 이유로 친중파 정치인의 공격을 받으며 논란이 됐다. 홍콩의 응카롱 앵거스(27)는 지난 24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 노모리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남자 배드민턴 단식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멕시코의 리노 무뇨스(30)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뒤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응카롱의 이니셜(Ng)과 ‘Hong Kong, China’라고만 적힌 검은색 옷을 입었다는 이유이다. 나머지 홍콩 선수들은 홍콩특별행정구(HKSAR)의 엠블럼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했다. 홍콩에서 검은색 옷은 홍콩 민주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홍콩의 친중파 정치인이자 중학교 교사인 니콜라스 묵은 페이스북에 “홍콩특별행정구의 깃발이 없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홍콩 대표 선수로 나온 응을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홍콩을 대표할 마음이 없다면 경기를 포기하길 바란다”라는 글을 올렸다. 묵의 글을 본 중국 누리꾼들은 응카롱의 페이스북에 몰려가 이후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응 카롱은 “스폰서를 개인적으로 받지 않기 때문에 내 옷을 꺼내 입은 것 뿐”이라며 “개인적으로 홍콩을 대표하는게 자랑스럽고 국기에 그려진 바우히니아꽃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티셔츠에 홍콩 국기를 인쇄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승인 없이 할 수 없었다”면서 “유니폼이 아닌 선수들의 경기에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홍콩배드민턴협회 역시 “응이 시간이 촉박하고 준비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홍콩 엠블럼 인쇄를 신청하지 않았던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홍콩 올림픽 대표팀의 두 명의 고위 경영진은 응을 변호하면서 선수가 정치적 곤경에 빠진 것을 안타까워했다. 푸이 관카이 올림픽 대표단장은 월요일 홍콩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혼란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며 “팀과 모든 스태프들이 평소와 같은 마음으로 대처하고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네스 폭 홍콩올림픽위원회 부회장도 “선수들에게 자유를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폭은 페이스북에 “선수들은 의상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한 자신에게 맞는 의상을 선택할 수 있다”고 썼다. 이에 묵이 응카롱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으로 반전되면서 묵은 지난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 홍콩 스타 청룽 “中 공산당 위대… 당원 되고파”

    홍콩 스타 청룽 “中 공산당 위대… 당원 되고파”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면서 ‘홍콩의 중국화’ 징후가 속속 포착되는 가운데 세계적 액션스타 청룽이 공개적으로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홍콩의 엘리트들이 ‘중국식 지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순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중국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청룽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나는 중국인이어서 자랑스럽다. 하지만 당신들이 공산당원이라서 부럽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은 정말 위대하다. 당이 약속한 것은 수십년 안에 반드시 이뤄진다”며 “나도 공산당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청룽이 부주석으로 있는 중국영화가협회가 지난 1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학습하고자 마련했다. 청룽은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에도 ‘애국’을 강조하며 ‘오성홍기(중국 국기)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의도적으로 ‘친중 행보’에 나선다고 여긴다. 신징바오에 따르면 청룽의 아들인 배우 팡주밍(38)은 2014년 베이징에서 대마초 흡연 혐의로 체포돼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자숙하며 연예계 복귀를 타진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압박으로 길이 막힌 상태다. 여기에 청룽의 내연녀였던 배우 우치리(49)가 “딸 우줘린(21)의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고 폭로해 사생활 논란도 불거졌다. 청룽 입장에서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산당 앞에서 바짝 엎드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그가 실제로 공산당에 입당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돈이 많고 유명하다고 해서 공산당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드러난 도덕성 논란만으로도 입당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글로벌타임스는 “‘공산당원이 되고 싶다’는 청룽의 말은 홍콩의 리더들이 중국 공산당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중국화된 홍콩’에서 살아가려면 ‘공산당원’이라는 프리미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 ‘중국화’ 가팔라지는 홍콩…청룽 “공산당원 되고 싶다“

    ‘중국화’ 가팔라지는 홍콩…청룽 “공산당원 되고 싶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면서 ‘홍콩의 중국화’ 징후가 속속 포착되는 가운데 세계적 액션스타 청룽이 공개적으로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홍콩의 엘리트들이 ‘중국식 지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순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중국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청룽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나는 중국인이어서 자랑스럽다. 하지만 당신들이 공산당원이라서 부럽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은 정말 위대하다. 당이 약속한 것은 수십년 안에 반드시 이뤄진다”며 “나도 공산당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청룽이 부주석으로 있는 중국영화가협회가 지난 1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학습하고자 마련했다. 청룽은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에도 ‘애국’을 강조하며 ‘오성홍기(중국 국기)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의도적으로 ‘친중 행보’에 나선다고 여긴다. 신징바오에 따르면 청룽의 아들인 배우 팡주밍(38)은 2014년 베이징에서 대마초 흡연 혐의로 체포돼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자숙하며 연예계 복귀를 타진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압박으로 길이 막힌 상태다. 여기에 청룽의 내연녀였던 배우 우치리(49)가 “딸 우줘린(21)의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고 폭로해 사생활 논란도 불거졌다. 청룽 입장에서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산당 앞에서 바짝 엎드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그가 실제로 공산당에 입당할 지는 미지수다. 이미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돈이 많고 유명하다고 해서 공산당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드러난 도덕성 논란 만으로도 입당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글로벌타임스는 “‘공산당원이 되고 싶다’는 청룽의 말은 홍콩의 리더들이 중국 공산당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화된 홍콩’에서 살아 가려면 ‘공산당원’이라는 프리미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공산당이 되고 싶어요”…홍콩 배우 성룡, 중국 찬양

    “공산당이 되고 싶어요”…홍콩 배우 성룡, 중국 찬양

    친중파로 유명한 홍콩의 액션영화 스타 성룡(재키 찬)이 중국공산당 당원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12일 중국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성룡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나는 중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당신들이 당원이라 부럽다”고 말했다. 이어 “공산당은 정말 위대하다. 당이 약속한 것은 100년까지 갈 것도 없이 수십년만에 반드시 실현된다”면서 “나는 당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개최된 심포지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연설에 대해 중국 영화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친중 인사로 꼽히는 성룡의 발언을 두고 중국 매체는 “중국 공산당에 대한 홍콩 엘리트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한편 홍콩 태생인 성룡은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 때 이들을 지지하는 콘서트를 열기도 했지만 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친중 인사가 됐다. 그는 홍콩에서 범죄자 본토 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에는 ‘애국’을 강조하면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수호자임을 자부하기도 했다. 중국의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 웨이보 이용자는 “당원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성룡이 입당 ‘정치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개인정보법 개정에 홍콩 떠나려는 빅테크 기업들…만류하는 홍콩 정부

    개인정보법 개정에 홍콩 떠나려는 빅테크 기업들…만류하는 홍콩 정부

    홍콩 정부가 개인정보법 개정을 추진하자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등이 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홍콩 측은 “법 개정은 ‘신상털기’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오해를 해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악의적인 행위를 막으려면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관련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빅테크 기업들을 대표하는 ‘아시아인터넷연합’(AIC)은 지난달 25일 “법 개정이 이뤄지면 사용자가 온라인에 올린 내용과 관련해 인터넷기업 직원들이 수사·기소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며 홍콩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홍콩 정부에 보냈다. 람 장관은 회견에서 “신상털기 방지 입법에 대한 폭넓은 지지가 있다”며 “온라인 기업들이 우려를 표한다면 (정부의) 개인정보 최고책임자가 그들을 만나 의견을 들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 5월부터 개인정보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인을 위협 또는 협박하거나 괴롭힘 또는 상해를 가하려는 의도로 신상털기를 한 사람에게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100만 홍콩달러(약 1억 4500만원)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홍콩에서는 2019년 반정부 시위가 한창일 때 친중 성향 정치인에 대한 신상털기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홍콩 정부가 친중 정치인을 보호하고자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테크 기업들은 “신상털기를 막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법안 문구가 모호해 현지법인과 직원이 수사 또는 기소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며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기업이 처벌을 피할 방법은 홍콩 내 서비스 제공과 투자를 멈추는 것뿐”이라며 법 위반사항을 더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홍콩 정부에 요청했다. 홍콩에서는 개인정보법 개정안을 두고 법규가 모호하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WSJ은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홍콩 정부와 빅테크 기업 간 긴장이 높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는 지난해 7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되자 홍콩 정부와 사법당국에 이용자 정보제공을 중단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필리핀 ‘복싱영웅’ 파키아오, 내년 대선 출마 시사…두테르테와 신경전

    필리핀 ‘복싱영웅’ 파키아오, 내년 대선 출마 시사…두테르테와 신경전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42)가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은 파키아오 견제에 나서면서 내년 대선을 앞둔 두 사람이 서로 견제하며 신경전을 벌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달 21일 미국에서 열리는 복귀전을 위해 고향에서 경기 준비 중인 파키아오는 2일 AFP통신과 만나 향후 계획과 관련해 “나는 정치인이다. 모든 정치인은 더 높은 자리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때에 내 결심을 발표할 것이다. 아마 시합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상원의원인 파키아오가 언급한 ‘더 높은 자리’란 대통령직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파키아오는 오랫동안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자였지만 최근 들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현 정부의 부패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친중국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파키아오는 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무차별적 살인으로 인권침해 비판이 제기됐던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서도 (집권해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개인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적절한 방식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또 만약 대통령이 될 경우, 현 대통령을 형사 고발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냐는 질문에도 “모든 사람은 법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두테르테 대통령의 퇴임 후 신변 보장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파키아오의 이러한 ‘거리두기’에 과거 공개적으로 “차기 대통령감”이라며 파키아오를 치켜세우던 두테르테의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졌다.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전날 파키아오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파키아오가 의사당에 앉아 있기를 기대한다. 어디 가지 말고 네가 얘기하던 부패 혐의를 조사해 찾아내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너는 더러운 자식’(shit)이라고 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2014년 의회 출석 일수가 단 4일에 그친 파키아오의 불성실한 의정 활동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두테르테는 “권투 챔피언이 정치에서도 챔피언이라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는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있다”라고도 했다. 필리핀은 6년 단임제를 택하고 있어,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직에 도전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년 대선에 두테르테의 딸인 사라(42)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현재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차기 대통령 후보로 사라 시장이 파키아오를 비롯한 다른 주자들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두테르테가 내년 대선에 부통령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필리핀에서는 대선 후보가 같은 당에서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를 정하지만, 대통령과 부통령 투표를 따로 실시하기 때문에 이들 당선인의 소속 정당이 다른 경우도 생긴다.
  • 홍콩 빈과일보 마지막 100만부 찍어 작별, 26년 동안 민주화 외쳤는데

    홍콩 빈과일보 마지막 100만부 찍어 작별, 26년 동안 민주화 외쳤는데

    24일 새벽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 사옥 앞에 시민들이 몰려와 이날자로 발행된 마지막 신문을 들고 작별 인사를 나눴다. 26년 동안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애쓴 노고를 치하했음은 물론이다. 빈과일보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 자정에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24일이 마지막 지면 발간일”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빈과일보의 홈페이지는 오늘 자정부터 업데이트가 중단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26년 동안 사랑과 지지를 보내준 독자와 구독자, 광고주와 홍콩인들에 감사한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작별을 고했다. 이날 발행된 부수는 평소의 8배 가량인 100만부였는데 모두 팔려나갔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1면에는 스마트폰 조명등으로 사옥 전경을 비추는 한 지지자의 손과 함께 ‘빗속에서 고통스러운 작별을 고한다’, ‘우리는 빈과일보를 지지한다’는 글자가 새겨졌다. 앞서 이날 빈과일보의 모회사 넥스트디지털 이사회는 “늦어도 26일에는 마지막 신문을 발간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한 시간여 만에 빈과일보는 별도의 입장 표명을 통해 넥스트디지털의 발표보다 이틀 앞당겨 24일자를 마지막으로 폐간한다고 바로잡았다. 빈과일보는 사업가 지미 라이(黎智英)가 1995년 6월 20일 창간했다. 중국 광둥(廣東)성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파산한 의류 공장을 인수한 후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Giordano)’를 창업, 아시아 굴지의 의류 기업으로 키웠다. 1989년 중국 정부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은 그는 1990년 넥스트 매거진,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해 언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빈과일보는 처음에는 파파라치와 선정적인 보도로 대표되는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선정적인 보도와 가십으로 도배돼 논란의 중심에 섰고, 특이한 방식으로 신문을 홍보하는 지미 라이에게는 ‘제정신이 아닌 미치광이 사업가‘란 딱지가 붙었다. 그러나 빈과일보는 2002년 둥젠화(董建華) 초대 홍콩 행정장관이 취임한 이후 정치 문제에 집중된 보도를 내놓으며 중국과 홍콩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적극 보도해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떠올랐다. 2019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종종 대중의 시위 참여를 촉구했고, 경찰 폭력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지미 라이도 2014년 ‘우산 혁명’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직접 나서며 홍콩 범민주진영과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중국 관영매체와 홍콩의 친중 세력은 그를 외세와 결탁해 홍콩 정부를 전복하고 홍콩의 독립을 선동하는 인물이라고 몰아세웠다. 지난해 6월 30일 홍콩보안법이 발효된 뒤에는 그와 빈과일보가 홍콩보안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밀어붙여 지미 라이는 지난해 8월 체포됐고 12월 기소됐다. 지난해 10월 미국 대선 과정에 지미 라이의 자금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비방하는 보고서 작성 프로젝트에 흘러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당시 지미 라이는 홍콩 등 이슈와 관련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한 상태였다. 그는 지난 4월과 5월에는 2019년 3개의 불법집회에 참여한 혐의로 총 징역 20개월을 선고받았다. 당국은 5억 홍콩달러(약 727억원)로 알려진 그의 자산도 동결했다. 그 뒤 홍콩 경찰은 지난 17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빈과일보 사옥을 전격 압수수색해 편집국장 등 5명을 체포하고 2명을 기소했다. 또 회사 자산 1800만 홍콩달러(약 26억원)를 동결했다. 경찰은 빈과일보에 실린 글 30여편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빈과일보 논설위원 한 명을 외세와 결탁 혐의로 체포했다. 당국이 홍콩보안법으로 압박하고 자금줄까지 막아버리자 빈과일보는 결국 문을 닫게 됐다. 한때 하루 50만부를 발간했던 빈과일보의 최근 일일 판매부수는 약 8만부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빈과일보 폐간으로 약 800명이 실직하게 됐다. 홍콩 명보는 전날 사설을 통해 “빈과일보가 정치적 투쟁의 결과로 폐간에 이르게 됐다”며 “당국이 자금줄을 끊으면서 운영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미 라이가 정치적 도박에 모든 것을 걸어 미디어 그룹 전체를 잃게 됐다”고 전했다. 독자들은 마지막까지 빈과일보를 구매하며 응원을 보냈다. 지난 21일 밤 9시 30분 빈과일보 홈페이지에서 마지막 온라인TV 뉴스가 방송될 때 3만여명이 로그인했다.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홍콩의 유일한 민주진영 신문이 문을 닫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대만 빈과일보는 성명을 내 “우리 신문의 운영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2003년부터 발행해왔다. 다만 경영 악화로 지난달 17일자를 끝으로 지면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판만 유지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親中 홍콩‘을 떠나는 글로벌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親中 홍콩‘을 떠나는 글로벌 기업들

    홍콩 ‘엑소더스’(대탈출) 행렬이 현실화하고 있다. 홍콩에 ‘중국 정부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면서 ‘아시아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매김했던 홍콩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바람에 글로벌 기업과 외국 인력들은 떠나가고 자유를 갈구하는 홍콩인들도 이민자 대열에 가담하고 있는 모양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가깝고 경제 자유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홍콩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외국 인력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지난 6일 보도했다. 홍콩 내부의 정치적 혼란과 중국 본토의 영향력 확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의 대형 악재가 얽히고설키며 큰 타격을 받은 글로벌 기업이나 외국 인력들이 홍콩을 떠나 경쟁 도시 싱가포르 등으로 이전하고,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엿보는 외국 기업들은 ‘중국 경제 허브’인 상하이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홍콩은 여전히 매력적인 금융시장이긴 하지만 일부 기업에는 홍콩이 더 이상 지역본부 역할을 할 만큼 글로벌하지 않고, 중국 본토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하이만큼 접근성이 좋은 도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홍콩 외면은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 본토와 가까우면서도 규제가 적고 달러화 거래도 편한 데다 법인세율도 낮은 장점을 갖춘 홍콩을 선호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홍콩에 지역 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은 1541개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중국 당국이 홍콩 내 반중(反中)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하는 등 홍콩의 자치권을 사문화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프레드릭 골랍 홍콩 주재 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외국 기업들이 처음으로 홍콩에 남아 있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홍콩 정부에 따르면 2019년 이후 홍콩 지역본부나 사무실을 이전한 글로벌 기업은 수십 개에 이른다. 실제로 지난 1월 팀버랜드, 노스페이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의 VF코퍼레이션은 올해초 25년 동안 유지해왔던 홍콩사무소를 폐쇄한다고 밝혔다.일본 비디오게임 제조업체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는 홍콩에 상주하던 지역 경영진을 싱가포르로 옮겼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홍콩 주류부문 직원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 배치하기로 했고, 프랑스 화장품 업체 로레알도 홍콩 근무 직원을 싱가포르 지사 등으로 발령을 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사업 확장 계획을 접고 있다. 한국 네이버는 홍콩에서 운영하던 사용자 데이터 백업 서버를 싱가포르로 옮겼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은 홍콩과 미국 간 해저 케이블 연결 계획을 취소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느 때보다도 많은 외국인들이 홍콩을 빠져 나갔다. 750만명에 이르던 홍콩 인구는 지난해에만 4만 6500명 감소했다. 국제 임원 정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안타이거스홍콩에 따르면 2019년부터 홍콩으로 이주하려는 최고경영자(CEO)들은 50% 줄어든 반면 홍콩을 떠나려는 사람들은 30% 증가했다. 롭 치프먼 아시안타이거스홍콩 CEO는 “홍콩에는 3년 계획으로 왔다가 가정을 꾸리고 사업을 하며 30년 간 지내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 사람들조차 ‘지금이 떠날 때인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도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15년 만에 가장 높고, 공실 중 80% 이상은 글로벌 기업의 이전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서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홍콩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25명 중 42%는 홍콩보안법과 홍콩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이유로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 최대 온라인중개업을 운영하는 SBI 홀딩스의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은 홍콩보안법을 언급하며 “사업 환경이 중국 본토와 별 차이가 없다면 임대료가 비싼 홍콩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홍콩의 친중국화와 정치적 불안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홍콩인들도 자유를 찾아 떠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4만 6500명의 홍콩인과 외국인들이 홍콩보안법을 피해 도시를 떠났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월말부터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 자국 해외시민 여권을 소지한 홍콩인들의 이민 문턱을 확 낮추면서 4월 초까지 두 달 남짓 동안 3만 5000건이 넘는 신청이 몰렸다. 영국 정부가 홍콩에서 홍콩보안법을 시행한 데 따른 조치로 1월 31일부터 해외영국시민(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들이 영국 시민권을 한층 더 쉽게 취득하도록 돕고 있기 때문이다. BNO여권은 홍콩이 영국령이던 시절 영국 의존형 시민 여권(BDTC)를 대체할 목적으로 발행됐으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발행이 중단됐다. 현재 홍콩의 중국 반환 전인 1997년 6월 30일 이전 출생자만 소지가 가능하다. 기존에 영국에 최대 6개월까지만 체류할 수 있던 BNO여권 소지자를 5년 동안 영국에 거주할 수 있게 하고 이후 1년이 지나면 시민권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앞으로 5년 동안 홍콩 전체 인구의 4%인 30만명이 영국으로 터전을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정부가 4월 홍콩 민주화운동가 네이선 로(羅冠聰)의 망명을 정식 허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이선 로는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2014년 홍콩 민주화운동을 조슈아 웡 등과 함께 이끌었던 인물이다. 영국은 이와함께 홍콩 이민자들을 돕는 예산 지원책도 마련했다. 영국 정부는 이들의 거처 마련을 위해 4300만 파운드 (약 664억 5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로버트 젠릭 영국 지역사회부 장관은 “영국 해외시민과 가족들이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최상의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그들이 집과 학교, 기회 그리고 번영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에 당황한 홍콩이 정부 관리가 개인의 입출국에 관여할 수 있는 이민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출국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민법 개정안은 홍콩 입경처(출입국관리소)장이 홍콩을 들어오고 나가는 승객과 승무원, 항공기 등을 통제할 수 있으며 필요에 의해 금지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내 야권과 법조계는 이민법 개정안이 홍콩 내 반체제 인사들을 관리하기 위해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개정안을 반대했다. 개정된 이민법은 오는 8월부터 적용된다.반면 글로벌 기업들이 떠난 자리를 중국 본토에서 이주해온 회사들이 대체할 것이라고 시각이 있다. 홍콩보안법 시행 전인 2019년 6월에서 2020년 6월까지 1년 동안 중국 본토 기업들은 홍콩에 63개의 새로운 지역 본사와 사무실을 열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홍콩 최대 교역국인 미국 기업들은 홍콩에서 45개의 본사와 사무실을 폐쇄해 대조적이다. 전체 본사의 6%에 해당한다. 인베스트HK의 필립스는 “홍콩의 임대료 하락은 홍콩의 새로운 매력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은 금융 서비스 산업적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적인 금융 시장과 통화 유동성, 중국 본토와의 밀접한 연결 등의 요인으로 홍콩은 중국 본토에 자금을 조달하는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영국계 대형은행인 HSBC도 지난 2월 홍콩에 기반을 둔 아시아 사업에 60억 달러(약 6조 7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며, 그중 홍콩은 단연코 가장 수익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혐오 멈춰야 중국 이기는 길 보인다/이창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혐오 멈춰야 중국 이기는 길 보인다/이창구 정치부장

    “순풍에 돛을 달자” “꽃 한 송이 피었다고 봄 아니다…한ㆍ중 순풍에 돛을 달자” “한배 타고 강 건너는 두 나라…순풍에 돛을 답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이던 2014년 7월 방한하면서 한국 3대 보수언론에 기고문을 ‘하사’했다. 신문들은 가장 귀한 1면과 3면(또는 2면)을 털어 거의 똑같은 제목 아래에 기고문을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펼쳤다. 별 내용도 없는 글을 신줏단지 모시듯 한 행태에 쓴웃음을 지은 기억이 있다. 지금은 어떤가. 얼마 전 청와대가 지구촌 젊은이들이 다 사용하는 SNS인 ‘틱톡’ 계정을 열자 보수언론들은 미국이 반대하는 중국산 서비스를 청와대가 왜 쓰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에게 ‘혐중’(嫌中·중국 혐오)은 가장 손쉽게 클릭수를 올리는 수단이 됐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역시 ‘친중국’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다. 혐중이 강해질수록 ‘혐한’(嫌韓)도 짙어진다. ‘김치 공정’이 논란이 됐을 때 베이징대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유머 내용이다. 중국 학생이 “한국 유학생들은 학생식당에서 제공하는 한식을 어떻게 평가해”라고 묻자 한국 유학생이 “모든 메뉴가 한식 아냐”라고 했다. 중국 학생들의 반응은 ‘헐~’과 ‘키득키득’이다. 요즘 중국에서 한국은 샤오터우(小偸)로 불린다. 좀도둑이란 뜻이다. 혐중과 혐한은 양국에서 빠르게 번지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혐중은 다수 언론의 동참 덕에 국민 감정이 됐지만, 정작 중국에 큰 타격을 주진 못한다. 이에 비해 중국에선 환구시보와 같은 일부 애국주의 상업매체가 ‘혐한’을 부추기고 중국의 Z세대인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 출생)들이 주로 동조한다. 서방에 열등감을 느꼈던 앞선 세대들과 달리 링링허우들은 중국을 세상의 중심으로 여긴다. 유아 시절부터 국가적 굴기(?起)를 체화한 이들의 의식엔 애국주의가 충만하다. 곧 중국 소비를 주도할 이들의 한류(韓流) 거부 현상은 우리에게 실질적 리스크가 되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혐중은 더 깊어질 것이다. 당장 문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군사동맹을 경제와 미래까지 함께하는 글로벌 동맹으로 끌어올리며 미국 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미국의 압박과 코로나 백신, 대북 관리라는 시급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국민적 혐중 정서와 친중국 프레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혐중만으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 삼성, SK 등이 미국에 44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했으나, 정작 한국산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는 나라는 중국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중국이 97%를 생산하는 희토류가 없으면 만들지 못한다. 중국이 반도체를 수입하지 않고 희토류를 수출하지 않으면 한국의 반도체와 배터리도 없다. 전 국민이 “김치는 우리 것”이라고 외친다고 해서 중국이 겁먹는 것도 아니다. 중국에서 유래한 배추를 우리는 조선 후기부터 빨갛게 담가 먹었고 중국은 아직도 하얗게 절여 먹을 뿐이다. 중국을 이기는 길은 중국을 선도하는 것이다. 중국 대학생들은 전공과 상관없이 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이수해야 하지만 홍콩·대만 유학생들은 이 과목을 듣지 못한다. 홍콩·대만 학생들이 ‘혁명의 사상’에 물들까 두려워 수강을 금지하는 것이다. 깊은 혐오의 골을 넓은 다양성이 메우는 사회가 된다면 중국의 이런 이중성과 폐쇄성은 더 초라하게 보일 것이다. 요즘 중국인들의 가장 큰 불만은 부와 교육의 불평등이다. 시 주석도 이로 인한 민심 이반을 가장 두려워한다. 경제성장의 길을 보여 줬던 한국이 불평등 완화의 길까지 보여 준다면 중국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window2@seoul.co.kr
  • 호주의 친구였던 중국, 중국에 조종당한 호주

    호주의 친구였던 중국, 중국에 조종당한 호주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이 어느 나라보다 많은 공을 들이는 영역 중 하나가 남극대륙이다. 과학 연구, 미래 자원 확보 등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그 뒤엔 군사적 목적도 있다. 남극에 기지국이 있으면 미사일 공격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베이더우 위성항법시스템 기지국을 남극에 짓는 건 그 때문이다.남극에 땅 한 평 없는 중국에 선선히 자신의 등을 내준 나라는 호주다. 호주령 남극 지역은 남극 전체 면적의 42% 정도라고 한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넓다. 그러니 이른바 ‘베이징의 남극 정복 계획’은 호주의 호의가 없었다면 애초 진행이 불가능한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그만큼 밀접했던 호주와 중국이 지금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다. ‘중국의 조용한 침공’은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대외 전략을 파헤친 책이다. 호주의 대학교수인 저자가 호주의 현실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책에 따르면 호주는 중국에 상당히 경도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호주 매체는 서평에서 “중국이 호주의 일상에 미친 악의적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는 거의 하루가 지나가지 않는다”고 썼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한술 더 떠 “호주는 중국이 조종하는 국가가 됐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홍콩의 독립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한 대학생에게 정학 처분을 내리는 일이 빚어지고,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 등 수많은 중국 인사들이 “13~14세기 원나라 시대의 탐험가가 호주를 발견했다”는 요지의 말을 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책은 이처럼 도무지 믿기지 않는 내용들로 가득하다.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경제 제재를 무기로 정치, 외교 등 각 분야에서 양보를 받아내는 한편, 고위직 인물과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저자가 꼽은 호주의 대표적인 ‘중국의 친구’는 밥 호크, 폴 키팅 등 전 총리다. 특히 호크 전 총리에 대해 “10년 넘는 세월 동안 중국 기업의 계약 체결을 돕는 일에 집중해 2000년대 중반 재산이 5000만 (호주) 달러(약 430억원)에 달하는 부자가 됐다”며 맹공을 퍼붓는다. 두 총리 시절에 입각한 관료와 정치인, 학자, 기관장 등은 수를 헤아릴 수없이 많다. 문화계, 언론계도 마찬가지다. 사회 전 부문에 ‘중국의 친구’들이 스며든 형국이다. 그런데 왜 호주였을까. 중국 대외 전략의 기본은 육상 국경을 맞댄 나라들을 중립화하려는 ‘전체적 주변’ 전략이다. 한데 팽창을 거듭하면서 ‘전체적 주변’이 남중국해 전 영역까지 확대됐고, 호주 역시 ‘전체적 주변에 포함된 이웃’이 됐다. 여기에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서구 진영의 약한 고리’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저자는 중국의 호주 침공이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중국 경제 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공급 기지 확보”, “미국과 호주의 동맹 관계 악화” 등이 목표였다. 이를 통해 “호주를 미국에 감히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제2의 프랑스’로 만들고 싶어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한국에 대한 지적도 거침없다. 저자는 “한국 사회 전반에 베이징의 만족이 유일한 목표인 강력한 이익집단들이 자리잡고 있다”며 “첩보 공작원까지 동원해 대규모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책엔 객관적인 근거와 사적 견해들이 뒤섞여 있다. 호주 내에서 “매카시즘과 닮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과의 동맹 정책에 대해 “독립을 포기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시선으로 봐야 할 듯하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친중’ 헝가리 몸살…부다페스트에 ‘자유 홍콩길’ 등장

    ‘친중’ 헝가리 몸살…부다페스트에 ‘자유 홍콩길’ 등장

    유럽연합(EU) 내 대표적 친중 국가로 분류되는 헝가리에 ‘자유홍콩 길’, ‘위구르 순교자 길’이 생겨났다. 수도 부다페스트의 시장이 정부의 친중 노선에 반기를 든 것이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게르겔리 카라소니 부다페스트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페렌츠바로시 지역의 4개 길 이름을 각각 ‘자유홍콩’과 ‘위구르 순교자’, ‘달라이 라마’·‘셰스광 주교’로 바꿨다고 밝혔다. 셰스광(1949~1984)은 중국의 지하 카톨릭 주교로 신앙의 자유를 지켜려 옥교를 거듭하다가 사망했다. 카라소니 시장은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중국 푸단대 캠퍼스 유치를 강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캠퍼스 예정지 인근에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헝가리 정부가 중국 의존도를 더 이상 늘리지 않기를 바란다. 푸단대 캠퍼스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를 바라지만 만약 진행된다면 이들 거리의 이름을 참고 견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는 EU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1월 중국 제약사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 올해 4월에는 중국 명문 푸단대 분교를 부다페스트에 설립하기로 했다. 앞서 EU는 홍콩 선거제 개편을 비판하는 성명과 대응 조치 채택을 논의했지만 헝가리가 거부권을 행사로 합의에 실패했다. 독일 dpa통신은 “헝가리는 중국의 투자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EU가 중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안에 일일히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2024년 페렌츠바로시 지역에 들어설 푸단대 분교는 5만㎡ 규모다. AFP는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캠퍼스 건설 비용 15억 유로(약 2조 340억원) 중 13억 유로(약 1조 7600억원)를 중국이 빌려주기로 했다”며 “카라소니 시장은 중국이 헝가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비판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다페스트 시민 다수가 해당 캠퍼스 계획에 반대한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는 푸단대 유치로 학생들의 고급 학위 취득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사라진 ‘표현의 자유’… 홍콩 언론은 빙하기

    사라진 ‘표현의 자유’… 홍콩 언론은 빙하기

    지난해 5월 28일 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지 1년이 지났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표현의 자유’를 누리던 홍콩은 이제 주요 매체들이 편집권을 박탈당하고 폐간 위기에 몰리는 등 ‘빙하기’로 접어들었다. 29일(현지시간) BBC방송은 “100년 가까이 ‘성역 없는 보도’로 언론계 찬사를 받던 홍콩라디오텔레비전(RTHK)이 보안법 가결 뒤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소개했다. RTHK는 영국이 홍콩을 지배하던 1928년 설립됐다. 그간 홍콩 정부는 운영자금을 대고 고위 경영진을 임명했지만, 편집권은 손대지 않았다. 덕분에 이 회사는 ‘홍콩의 BBC’로 불리며 서구식 언론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3월 정부 관료 출신인 패트릭 리가 방송국장에 임명되자 상황이 돌변했다. 리 국장이 모두의 반대에도 친중 성향 보도 기조를 고수하자 6명의 간부가 이에 항의해 퇴사했다.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을 맹비난한 현장 기자도 해직됐다. 익명을 요구한 RTHK 기자는 “우리 회사의 뉴스룸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였지만 세상이 달라졌다”며 “리 국장 등 낙하산들이 모든 기사를 통제하고 (보도 여부를) 결정한다. 반대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의 창업자 지미 라이가 세운 빈과일보도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이 연일 ‘증오와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는 보안법 위반’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반중 성향 빈과일보를 강제 폐간하고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렁춘잉 전 행정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빈과일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정치 조직이다. 진짜 언론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거들었다. 친중 매체 대공보는 한술 더 떠 “빈과일보 발행을 중단시켜야 한다. 안 그러면 홍콩의 안보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빈과일보는 대만에서도 발행되는데, 이미 대만에서는 지난 18일부터 지면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 체제로 전환했다. 베이징의 눈치를 살피는 기업들이 광고 게재를 중단해 회사 경영이 극도로 나빠진 탓이다. 여기에 홍콩 정부는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징역 14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라이 창업자의 자산을 전면 동결했다. 빈과일보에 대한 추가 출자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매체를 고사시키려는 의도다. 친중 기업들이 홍콩 언론사를 대거 인수해 언론 지형 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명보는 “지난달 홍콩 최대 위성방송 봉황TV를 사들인 바우히니아문화홍콩집단유한공사가 곧바로 본토 출신 이사 세 명을 언론사에 파견했다.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홍콩에 (중국의 뜻대로 움직이는) 문화 콘텐츠 기업을 만들려는 베이징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에는 광둥성 선전의 부동산 기업 카이사가 홍콩 성도신문집단을 인수했다. SCMP는 “중국 재계 거물이나 중국 대기업이 홍콩 언론을 사들여 (친중 성향으로) 길들이는 사례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당국은 6·4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집회와 추모 행진에 참여하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홍콩보안법 가결 1년…얼어붙은 ‘표현의 자유’

    홍콩보안법 가결 1년…얼어붙은 ‘표현의 자유’

    지난해 5월 28일 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지 1년이 지났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표현의 자유’를 누리던 홍콩의 매체들은 이제 편집권을 박탈당하고 폐간 위기에 몰리는 등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29일(현지시간) BBC방송은 “100년 가까이 ‘성역없는 보도’로 언론계 찬사를 받던 홍콩라디오텔레비전(RTHK)이 보안법 가결 뒤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소개했다. RTHK는 영국이 홍콩을 지배하던 1928년 설립됐다. 그간 홍콩 정부는 운영자금을 대고 고위 경영진을 임명했지만, 편집권은 손대지 않았다. 덕분에 이 회사는 ‘홍콩의 BBC’로 불리며 서구식 언론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3월 정부 관료 출신인 패트릭 리가 방송국장에 임명되자 상황이 돌변했다. 리 국장이 모두의 반대에도 친중 성향 보도 기조를 고수하자 6명의 간부가 이에 항의해 퇴사했다.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을 맹비난한 현장 기자도 해직됐다. 익명을 요구한 RTHK 기자는 “우리 회사의 뉴스룸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였지만 세상이 달라졌다”며 “리 국장 등 낙하산들이 모든 기사를 통제하고 (보도 여부를) 결정한다. 반대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의 창업자 지미 라이가 세운 빈과일보도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이 연일 ‘증오와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는 보안법 위반’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반중 성향 빈과일보를 강제 폐간하고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렁춘잉 전 행정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빈과일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정치 조직이다. 진짜 언론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거들었다. 친중매체 대공보는 한술 더 떠 “빈과일보 발행을 중단시켜야 한다. 안 그러면 홍콩의 안보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빈과일보는 대만에서도 발행되는데, 이미 대만에서는 지난 18일부터 지면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 체제로 전환했다. 베이징의 눈치를 살피는 기업들이 광고 게재를 중단해 회사 경영이 극도로 나빠진 탓이다. 여기에 홍콩 정부는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징역 14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라이 창업자의 자산도 전면 동결했다. 빈과일보에 대한 추가 출자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매체를 고사시키려는 의도다. 이런 상황에서 친중 기업들이 홍콩 언론사를 대거 인수해 홍콩의 언론 지형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명보는 “지난달 홍콩 최대 위성방송 봉황TV를 사들인 바우히니아문화홍콩집단유한공사가 곧바로 본토 출신 이사 세 명을 언론사에 파견했다. 중국 정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홍콩에 (중국의 뜻대로 움직이는) 문화 콘텐츠 기업을 만들려는 베이징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에는 광둥성 선전의 부동산 기업 카이사가 홍콩 성도신문집단을 인수했다. SCMP는 “중국 재계 거물이나 중국 대기업이 홍콩 언론을 매입해 (친중 성향으로) 길들이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당국은 6·4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집회와 추모 행진에 참여하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 확산 대만, 중국산 백신 압박에 곤혹

    코로나 확산 대만, 중국산 백신 압박에 곤혹

    24일 신규확진자가 595명 발생하는 등 날로 증가하는 코로나 확산세에 타이완 정부가 중국산 백신을 받으라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인구의 1% 수준인 타이완 정부가 중국 당국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완 정부는 중국 당국이 대만의 코로나 확산에 대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는데다 국제보건기구(WHO)의 참가도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은 대만이 국민 생명을 담보로 중국산 코로나 백신을 거부하는 정치 게임을 한다고 반박했다. 대만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0만회 접종 분량을 공급받았지만 곧 바닥이 날 전망이다. 모더나를 포함한 다른 백신은 수백만회 분량이 주문에 들어갔다. 지난 주말 대만의 야당 지도자인 훙슈주 전 국민당 주석은 중국 백신을 가능한 빨리 허용해야 한다면서, 중국 백신은 세계적으로 허용되는 추세인데다 대만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짜 적은 중국이 아니라 바이러스라고 덧붙이며,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강조하는 차이잉원 정부를 압박했다.중국 상하이의 백신 제조업체 푸싱그룹은 지난 22일 대만에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 백신을 만든 독일 업체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아이폰 등을 제조하는 대만 폭스콘이 독자적으로 푸싱그룹에 접촉해 직원과 가족들에게 백신을 접종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푸싱그룹은 오는 8월 백신 1000만회 접종분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대만의 보건부 장관인 천스중은 만약 기업이 백신 구매를 원한다면 당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산 백신이 안전하다는 충분한 증거가 아직 없다면서, 대부분의 대만인들은 중국 백신을 맞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백신을 수입하려면 이를 금지한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천 장관은 지난주 미국의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 장관을 만나 백신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백신을 다른 나라에 공급하겠다는 언급 이후에도 미국 측의 대만에 대한 백신 공급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백신 공급이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미 대만으로 백신을 보내기 위한 주문이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수치 미얀마 고문 내일 법정 출두 연금 113일 만, NLD 해산 결정 가리려는 술책

    수치 미얀마 고문 내일 법정 출두 연금 113일 만, NLD 해산 결정 가리려는 술책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에 의해 가택에 연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24일 수도 네피도의 특별 법정에 나와 건강한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그 동안 수치 고문에 대한 공판은 화상으로만 진행됐으며 공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은 113일 만이다. 2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군부의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지난 20일 화상으로 녹화돼 전날 공개된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치 고문이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며칠 안에 재판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흘라잉 총사령관이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이 처음인데 군부의 친중국 논란에도 중국 매체를 첫 인터뷰 상대로 잡은 것도 흥미롭다.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수치 고문을 가택연금하고 그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정치인들을 대거 체포했다. 수치 고문은 그 뒤 하잘 것 없는 여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군부는 불법 수입한 무전기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를 비롯해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를 적용했다. 나중에 선동과 전기통신법 위반, 뇌물수수와 공무상비밀엄수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7건의 범죄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40년 선고가 가능해 사실상 수치 고문의 정치활동 재개는 어려워진다. 흘라잉 총사령관은 수치 고문의 업적에 대해 “그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치른 총선은 부정선거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선거를 다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이 원한다면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수치 고문이 법정에 출두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재선거를 치르며 개헌을 추진할 수 있다는 식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은 지난 21일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을 강제 해산한 것에서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술책으로 보인다. 지난 5년 동안 문민정부와의 ‘불편한 동거’ 과정을 겪으면서 군부의 장기 집권에 대한 ‘향수’가 더 강해져 NLD 강제 해산에 나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NLD 강제 해산 결정은 인접한 태국과 캄보디아의 쿠데타 이후 집권 사례를 충실히 따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얀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는 “군정의 충실한 부하인 선관위가 NLD를 해산하려는 것은 국민 뜻에 반해 군사정권을 연장하려는 뻔뻔하고도 비민주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중국의 압박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홍콩 언론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의 압박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홍콩 언론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홍콩 언론이 고사(枯死) 위기에 몰리고 있다. 기자가 백주 대낮에 테러를 당하는가 하면 친중매체가 반중매체의 발행금지를 촉구하고, 반중매체에 자금 지원을 못하도록 사주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홍콩 언론 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홍콩프리프레스(HKFP) 등에 따르면 홍콩 에포크타임스의 기자 륭전은 지난 11일 오전 호만틴에 있는 집을 나서다가 괴한으로부터 무차별 몽둥이 세례를 받았다. 목격자는 “차에서 몽둥이를 들고 내린 한 남성이 1분여 동안 륭전의 다리를 무자비하게 내리쳤했고, 이후 다시 차를 타고 달아났다”고 전했다. 륭전은 다리 여러 군데에 타박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한달 전에는 괴한들이 대형 망치를 들고 에포크타임스 사무실을 습격해 인쇄기를 부수는 사건도 발생했다. 륭전은 사건의 배후로 중국 공산당을 지목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2018년 반체제단체로 규정한 종교 및 기공 수련 조직 파룬궁(法輪功) 관련 언론사다. 14일에는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인 빈과일보(?果日報·Apple Daily)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73) 전 회장의 자산이 동결됐다. 홍콩 정부는 신문공보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결정은 ‘국가안보를 해치는 범죄 행위와 관련있는 것으로 의심할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는 재산에 대해 처분을 막을 수 있다’는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상의 조문에 근거해 내려졌다”며 주장했다. 홍콩 정부가 보안법을 근거로 라이 전 회장의 자산을 동결한 것은 빈과일보에 대한 압력일 뿐만 아니라 홍콩 언론계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다했다. SCMP는 홍콩보안법을 인용해 자산동결 결정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며, 동결된 자산 규모가 5억 홍콩달러(약 727억원)에 이른다 덧붙였다. 동결된 자산은 라이 전 회장 소유의 빈과일보 모회사 넥스트디지털 지분 70% 및 그가 소유한 다른 회사 3곳의 은행계좌 내 금액 등이다. 넥스트디지털은 홍콩 빈과일보 외에도 대만 빈과일보도 발행하고 있다.빈과일보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립한 라이 전 회장이 1995년 홍콩에서 창간한 신문이다.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심층 보도해 대표적 반중 매체로 떠오른 빈과일보는 중국 정부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아 신문을 창간한 그는 홍콩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 2014년 우산혁명은 물론 2019년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시위 때도 적극 참여했다. 빈과일보는 시위대의 민주화 요구를 중점 보도하면서 홍콩 정부와 중국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서 라이 전 회장은 홍콩보안법 위반, 각종 불법 시위 주도 및 참여, 회사 경영과 관련한 사기 등 여러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회사를 살리겠다면서 넥스트미디어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 경영에서 손을 뗐다. 빈과일보는 라이 전 회장의 자산동결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5일 평소와 다름없이 신문을 발간하며, 임직원은 회사가 처한 위기에도 두려움 없이 계속해서 진실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만 빈과일보의 경영이 개선되지 않거나 추가로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9~10개월 정도 버틸 자금만 남았다고 공개했다. 결국 대만 빈과일보는 17일 지면 발행을 중단했다. 라이 전 회장은 앞서 자신이 개인적으로 넥스트디지털에 7억 5600만 홍콩달러를 대출해주겠다는 계약에 서명했고 지난해 9월 현재 5억 홍콩달러를 대출해줬다. 그러나 자산이 동결되면서 넥스트디지털은 추가 대출의 기회가 차단됐다. 그는 지난달 홍콩법원으로부터 징역 14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하지만 이번 징역형은 시작에 불과할뿐 가장 형량이 무거운 홍콩보안법 위반 등 여러 건의 재판이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다.‘가짜 뉴스’와의 전쟁도 선포됐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은 완차이 구의회 회의에서 “증오와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가짜 뉴스는 홍콩보안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탕 처장의 발언은 빈과일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렁춘잉(梁振英) 전 행정장관은 페이스북에 빈과일보가 “체제 전복적인 정치 조직”이라며 “정말 언론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레이스 렁 홍콩중문대 교수는 “넥스트디지털이 처한 상황은 홍콩 매체의 운신의 폭이 제한적임을 보여주며 전체적인 환경이 더이상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며 “다른 매체들은 홍콩보안법의 영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압력은 증가할 것이며 더이상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는 없다”고 분석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홍콩 주권 반환일인 7월1일 이전에 빈과일보 운영이 중단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친중매체가 빈과일보의 발행 금지를 공개 촉구하고 나섰다. 홍콩 대공보(大公報)는 “반드시 법에 따라 빈과일보 발행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빈과일보를 제거하지 않으면 홍콩 국가안보에 여전히 구멍에 존재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매체가 이른바 ‘제4의 권력’의 신분을 이용해 외세와 결탁, 거짓을 날조해 선동하고 있는데 이 중 빈과일보의 역할이 가장 악랄하다”며 “빈과일보 등 반중매체들이 계속해서 ‘홍콩 독립’을 선전하고 보안법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중국과 홍콩 당국이 친중 매체를 활용해 빈과일보 강제 폐간을 위한 여론 형성에 나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중국 당국이 홍콩 언론에 대한 직접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홍콩 최대 위성방송인 펑황(鳳凰·Phoenix)TV를 인수한 홍콩 바우히니아문화홍콩(紫荊文化香港)그룹이 중국 정부의 영향을 받는 기업인 것으로 보인다고 명보가 10일 전했다. 명보는 자체 취재 결과 지난달 봉황TV의 지분 37.9%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이 회사가 나흘 뒤 중국 본토 출신 이사 세 명을 새로 임명했다며 “홍콩에 문화중심 기업을 세우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는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부동산 대기업 카이사(佳兆業)그룹의 후계자가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의 지분 28%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홍콩 공영방송 RTHK에서는 고위 간부들의 사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정부 관리가 신임 광파처장(廣播處長·방송국장)에 임명된 이후 적어도 6명의 선임 간부들이 사임했다. HKFP는 “RTHK에 정부 관리들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선임 편집 간부들의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며 “친중 진영과 정부에서 RTHK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편집권 독립이 침해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 관리가 낙하산으로 신임 광파처장에 내려온 이후 RTHK가 1년이 넘은 프로그램을 데이터베이스(DB)에서 삭제하는 작업에 돌입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RTHK는 방영 12개월이 지난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삭제하는 게 관행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시민사회에서는 RTHK가 지난해 경찰 등의 비판을 받은 시사평론 프로그램 ‘헤드라이너’ 등을 우선적으로 삭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사회는 이들 프로그램을 별도의 온라인 플랫폼 ‘세이브 RTHK’로 퍼다 나르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홍콩침례대 브루스 루이 교수는 RTHK에 “방송된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삭제하는 것은 대중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며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는 자신들만의 역사를 창조하려고 매우 노력하고 있다”며 “미래에 사람들은 시민사회 버전을 뺀 정부 버전의 역사만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수만명 등에 업고 팬덤 정치… 온라인 전사로 갈등 조장 ‘양날의 검’

    수만명 등에 업고 팬덤 정치… 온라인 전사로 갈등 조장 ‘양날의 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 총회 축하 메시지) 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문재인팬클럽에 이어 대통령을 배출할 팬클럽은 어디가 될까. 대선을 9개월여 앞두고 여야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면서 이들을 지지하는 팬클럽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주요 주자들은 이미 1만~3만명대 규모의 팬클럽을 거느린 가운데 신규 모임들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지지 주자와 무관하게 정치 갈등을 주도하거나 가입비·활동비까지 걷고 있어 역효과도 우려된다. 직접 민주주의 총아로 여겨졌던 정치인 팬클럽이 상대 진영을 폭력적으로 공격하거나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적 훌리건’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여권에서는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 팬클럽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페이스북 그룹 ‘이재명과 함께하는 국가 정의 실천 연합’은 회원 수가 3만 5000명에 달한다. 네이버 밴드, 다음 카페 등에도 다수의 팬클럽이 존재한다. 경기 성남시장 시절부터 강성 지지 활동으로 유명했던 ‘손가락혁명군’은 ‘재명투게더’(9000명 규모)로 이름을 바꿔 활동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회원 수 7000여명의 ‘낙연포럼’ 외에 ‘NY플랫폼’, ‘여니사랑’ 등 지역별 모임이 수십 개에 달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2월 ‘우리가 정세균이다(우정) 특공대’를 띄웠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윤석열을사랑하는모임(윤사모)은 회원이 2만 2000여명, 안철수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안사모)은 2만 3000여명(자체 집계)이다.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대선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기성 정치인들보다 훨씬 큰 팬클럽 조직 활동으로 표출된 셈이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015년 결성된 팬클럽 유심초(8000명),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2012년 만들어진 홍준표팬클럽(1만 3000명) 등 지지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의 기본적인 활동은 팬덤 대상 정치인에 대한 지지 표명과 우호적 여론 형성이다. 주자를 막론하고 각 게시판에는 근황을 다룬 언론 보도와 함께 응원글이 올라온다. 논란 속에서 국민의힘 복당을 신청한 홍 의원 팬클럽에는 “문재인 끌어내리고 반미 친중사대 종북 빨갱이들 때려잡을 사람, 홍준표 의원님밖에 없다!”며 복당을 촉구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지사 지지모임의 단체 카카오톡 방에는 이 지사와 정 전 총리의 ‘부동산 책임론 공방’을 다룬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선플 공감/악플 비공감 눌러 주세요” 같은 메시지도 올라왔다. 댓글창 등을 통해 세력을 과시하는 한편 지지 정치인의 주장을 퍼뜨리는 일종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부정적 기사를 쓴 기자를 ‘기레기’라고 비난하는 등 이른바 ‘좌표 찍기’ 활동도 벌어진다. 지난 재보궐선거 이후 여권에서 논란이 된 ‘문파’들의 강성 지지 활동과 닮은 부분이다. 단순한 여론 활동을 넘어 유심초 등 팬클럽은 캠프 쪽에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팬클럽은 대부분 자발적 모임의 외피를 띠고 있지만 캠프 관계자들이 여러 경로로 관여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기반의 각종 단체, 직능 조직, 동문회 등 이른바 외곽조직을 연계해 팬클럽의 뼈대를 만들기도 한다. 인지도와 지지율이 낮은 후보일수록 팬클럽이 ‘자생’하기보단 ‘조직’되는 경향이 강하다. 팬클럽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눈앞의 지지자를 거부할 정치인은 없지만 훗날 ‘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선거를 하면 도와준 주변 인물들에게 크든 작든 빚을 지고 여기에 발목이 잡히기도 한다”면서 “회원이 누군지 100% 알 수 없는 팬클럽은 고맙긴 하지만 100% 신뢰하기도 힘든 것”이라고 전했다. 팬클럽이 지지자들의 팬심을 등에 업고 지지하는 정치인과 무관한 이익 활동을 벌이는 데 대한 부담도 있다. 윤사모, 이재명지지자모임팬클럽(이지모) 등 몇몇 팬클럽들은 회원들에게 1만~2만원가량의 회비·가입비 등을 받는다. 주광영 이지모 조직관리위원장은 “다른 임의단체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소액의 회비를 내서 활동비로 쓰는 것”이라면서 “정치인의 후원이 있으면 문제겠지만 그런 것도 없고, 이익 사업이나 이권 다툼 목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윤사모의 홍경표 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모 기업은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모두 이 지사나 윤 전 총장과 상관없는 활동이다. 일부는 집행위원회와 사무국, 직능위원회, 청년위원회 등을 두고 정당 조직처럼 운영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지분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단 얘기다. 과거 안 대표도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포함된 팬클럽이 조직되자 “각종 자발적 조직은 안철수 원장은 물론 안철수재단과 무관하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팬클럽이 ‘정치 마케팅’에 활용되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팬클럽이 ‘온라인 전사’가 돼 정치 갈등을 조장하는 양상에 특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팬클럽은 여야뿐 아니라 후보별로 완전 진영화돼 서로를 공격한다. 앞으로 끊임없는 갈등과 저주, 비난이 난무할 것”이라면서 “이런 팬클럽은 정치인 입장에선 잘하면 힘이 되지만 아니면 자기 이미지가 훼손되는 양날의검”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철·신형철 기자 bckang@seoul.co.kr
  • 수만명 등에 업고 팬덤 정치… 온라인 전사로 갈등 조장 ‘양날의 검’

    수만명 등에 업고 팬덤 정치… 온라인 전사로 갈등 조장 ‘양날의 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 총회 축하 메시지) 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문재인팬클럽에 이어 대통령을 배출할 팬클럽은 어디가 될까. 대선을 9개월여 앞두고 여야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면서 이들을 지지하는 팬클럽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주요 주자들은 이미 1만~3만명대 규모의 팬클럽을 거느린 가운데 신규 모임들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지지 주자와 무관하게 정치 갈등을 주도하거나 가입비·활동비까지 걷고 있어 역효과도 우려된다. 직접 민주주의 총아로 여겨졌던 정치인 팬클럽이 상대 진영을 폭력적으로 공격하거나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적 훌리건’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여권에서는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 팬클럽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페이스북 그룹 ‘이재명과 함께하는 국가 정의 실천 연합’은 회원 수가 3만 5000명에 달한다. 네이버 밴드, 다음 카페 등에도 다수의 팬클럽이 존재한다. 경기 성남시장 시절부터 강성 지지 활동으로 유명했던 ‘손가락혁명군’은 ‘재명투게더’(9000명 규모)로 이름을 바꿔 활동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회원 수 7000여명의 ‘낙연포럼’ 외에 ‘NY플랫폼’, ‘여니사랑’ 등 지역별 모임이 수십 개에 달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2월 ‘우리가 정세균이다(우정) 특공대’를 띄웠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윤석열을사랑하는모임(윤사모)은 회원이 2만 2000여명, 안철수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안사모)은 2만 3000여명(자체 집계)이다.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대선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기성 정치인들보다 훨씬 큰 팬클럽 조직 활동으로 표출된 셈이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015년 결성된 팬클럽 유심초(8000명),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2012년 만들어진 홍준표팬클럽(1만 3000명) 등 지지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의 기본적인 활동은 팬덤 대상 정치인에 대한 지지 표명과 우호적 여론 형성이다. 주자를 막론하고 각 게시판에는 근황을 다룬 언론 보도와 함께 응원글이 올라온다. 논란 속에서 국민의힘 복당을 신청한 홍 의원 팬클럽에는 “문재인 끌어내리고 반미 친중사대 종북 빨갱이들 때려잡을 사람, 홍준표 의원님밖에 없다!”며 복당을 촉구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지사 지지모임의 단체 카카오톡 방에는 이 지사와 정 전 총리의 ‘부동산 책임론 공방’을 다룬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선플 공감/악플 비공감 눌러 주세요” 같은 메시지도 올라왔다. 댓글창 등을 통해 세력을 과시하는 한편 지지 정치인의 주장을 퍼뜨리는 일종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부정적 기사를 쓴 기자를 ‘기레기’라고 비난하는 등 이른바 ‘좌표 찍기’ 활동도 벌어진다. 지난 재보궐선거 이후 여권에서 논란이 된 ‘문파’들의 강성 지지 활동과 닮은 부분이다. 단순한 여론 활동을 넘어 유심초 등 팬클럽은 캠프 쪽에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팬클럽은 대부분 자발적 모임의 외피를 띠고 있지만 캠프 관계자들이 여러 경로로 관여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기반의 각종 단체, 직능 조직, 동문회 등 이른바 외곽조직을 연계해 팬클럽의 뼈대를 만들기도 한다. 인지도와 지지율이 낮은 후보일수록 팬클럽이 ‘자생’하기보단 ‘조직’되는 경향이 강하다. 정 전 총리 측근인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부처님오신날 축하 문자메시지에 ‘팬클럽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을 ‘추신’으로 붙여 넣기도 했다. 팬클럽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눈앞의 지지자를 거부할 정치인은 없지만 훗날 ‘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선거를 하면 도와준 주변 인물들에게 크든 작든 빚을 지고 여기에 발목이 잡히기도 한다”면서 “회원이 누군지 100% 알 수 없는 팬클럽은 고맙긴 하지만 100% 신뢰하기도 힘든 것”이라고 전했다. 팬클럽이 지지자들의 팬심을 등에 업고 지지하는 정치인과 무관한 이익 활동을 벌이는 데 대한 부담도 있다. 윤사모, 이재명지지자모임팬클럽(이지모) 등 몇몇 팬클럽들은 회원들에게 1만~2만원가량의 회비·가입비 등을 받는다. 주광영 이지모 조직관리위원장은 “다른 임의단체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소액의 회비를 내서 활동비로 쓰는 것”이라면서 “정치인의 후원이 있으면 문제겠지만 그런 것도 없고, 이익 사업이나 이권 다툼 목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윤사모의 홍경표 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모 기업은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모두 이 지사나 윤 전 총장과 상관없는 활동이다. 일부는 집행위원회와 사무국, 직능위원회, 청년위원회 등을 두고 정당 조직처럼 운영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지분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단 얘기다. 과거 안 대표도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포함된 팬클럽이 조직되자 “각종 자발적 조직은 안철수 원장은 물론 안철수재단과 무관하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팬클럽이 ‘정치 마케팅’에 활용되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팬클럽이 ‘온라인 전사’가 돼 정치 갈등을 조장하는 양상에 특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팬클럽은 여야뿐 아니라 후보별로 완전 진영화돼 서로를 공격한다. 앞으로 끊임없는 갈등과 저주, 비난이 난무할 것”이라면서 “이런 팬클럽은 정치인 입장에선 잘하면 힘이 되지만 아니면 자기 이미지가 훼손되는 양날의검”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철·신형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 든든한 지원군 vs 뒤틀린 훌리건…대권주자 팬클럽 대해부

    [단독] 든든한 지원군 vs 뒤틀린 훌리건…대권주자 팬클럽 대해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 총회 축하 메시지) 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문재인팬클럽에 이어 대통령을 배출할 팬클럽은 어디가 될까. 대선을 9개월여 앞두고 여야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면서 이들을 지지하는 팬클럽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주요 주자들은 이미 1만~3만명대 규모의 팬클럽을 거느린 가운데 신규 모임들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지지 주자와 무관하게 정치 갈등을 주도하거나 가입비·활동비까지 걷고 있어 역효과도 우려된다. 직접 민주주의 총아로 여겨졌던 정치인 팬클럽이 상대 진영을 폭력적으로 공격하거나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적 훌리건’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여권에서는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 팬클럽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페이스북 그룹 ‘이재명과 함께하는 국가 정의 실천 연합’은 회원 수가 3만 5000명에 달한다. 네이버 밴드, 다음 카페 등에도 다수의 팬클럽이 존재한다. 경기 성남시장 시절부터 강성 지지 활동으로 유명했던 ‘손가락혁명군’은 ‘재명투게더’(9000명 규모)로 이름을 바꿔 활동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회원 수 7000여명의 ‘낙연포럼’ 외에 ‘NY플랫폼’, ‘여니사랑’ 등 지역별 모임이 수십 개에 달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2월 ‘우리가 정세균이다(우정) 특공대’를 띄웠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윤석열을사랑하는모임(윤사모)은 회원이 2만 2000여명, 안철수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안사모)은 2만 3000여명(자체 집계)이다.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대선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기성 정치인들보다 훨씬 큰 팬클럽 조직 활동으로 표출된 셈이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015년 결성된 팬클럽 유심초(8000명),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2012년 만들어진 홍준표팬클럽(1만 3000명) 등 지지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의 기본적인 활동은 팬덤 대상 정치인에 대한 지지 표명과 우호적 여론 형성이다. 주자를 막론하고 각 게시판에는 근황을 다룬 언론 보도와 함께 응원글이 올라온다. 논란 속에서 국민의힘 복당을 신청한 홍 의원 팬클럽에는 “문재인 끌어내리고 반미 친중사대 종북 빨갱이들 때려잡을 사람, 홍준표 의원님밖에 없다!”며 복당을 촉구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지사 지지모임의 단체 카카오톡 방에는 이 지사와 정 전 총리의 ‘부동산 책임론 공방’을 다룬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선플 공감/악플 비공감 눌러 주세요” 같은 메시지도 올라왔다. 댓글창 등을 통해 세력을 과시하는 한편 지지 정치인의 주장을 퍼뜨리는 일종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부정적 기사를 쓴 기자를 ‘기레기’라고 비난하는 등 이른바 ‘좌표 찍기’ 활동도 벌어진다. 지난 재보궐선거 이후 여권에서 논란이 된 ‘문파’들의 강성 지지 활동과 닮은 부분이다. 단순한 여론 활동을 넘어 유심초 등 팬클럽은 캠프 쪽에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팬클럽은 대부분 자발적 모임의 외피를 띠고 있지만 캠프 관계자들이 여러 경로로 관여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기반의 각종 단체, 직능 조직, 동문회 등 이른바 외곽조직을 연계해 팬클럽의 뼈대를 만들기도 한다. 인지도와 지지율이 낮은 후보일수록 팬클럽이 ‘자생’하기보단 ‘조직’되는 경향이 강하다. 팬클럽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눈앞의 지지자를 거부할 정치인은 없지만 훗날 ‘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선거를 하면 도와준 주변 인물들에게 크든 작든 빚을 지고 여기에 발목이 잡히기도 한다”면서 “회원이 누군지 100% 알 수 없는 팬클럽은 고맙긴 하지만 100% 신뢰하기도 힘든 것”이라고 전했다. 팬클럽이 지지자들의 팬심을 등에 업고 지지하는 정치인과 무관한 이익 활동을 벌이는 데 대한 부담도 있다. 윤사모, 이재명지지자모임팬클럽(이지모) 등 몇몇 팬클럽들은 회원들에게 1만~2만원가량의 회비·가입비 등을 받는다. 주광영 이지모 조직관리위원장은 “다른 임의단체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소액의 회비를 내서 활동비로 쓰는 것”이라면서 “정치인의 후원이 있으면 문제겠지만 그런 것도 없고, 이익 사업이나 이권 다툼 목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윤사모의 홍경표 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모 기업은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모두 이 지사나 윤 전 총장과 상관없는 활동이다. 일부는 집행위원회와 사무국, 직능위원회, 청년위원회 등을 두고 정당 조직처럼 운영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지분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단 얘기다. 과거 안 대표도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포함된 팬클럽이 조직되자 “각종 자발적 조직은 안철수 원장은 물론 안철수재단과 무관하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팬클럽이 ‘정치 마케팅’에 활용되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팬클럽이 ‘온라인 전사’가 돼 정치 갈등을 조장하는 양상에 특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팬클럽은 여야뿐 아니라 후보별로 완전 진영화돼 서로를 공격한다. 앞으로 끊임없는 갈등과 저주, 비난이 난무할 것”이라면서 “이런 팬클럽은 정치인 입장에선 잘하면 힘이 되지만 아니면 자기 이미지가 훼손되는 양날의검”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철·신형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 “우리 후보를 대통령으로!” 정치인 팬클럽 대해부

    [단독] “우리 후보를 대통령으로!” 정치인 팬클럽 대해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 총회 축하 메시지) 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문재인팬클럽에 이어 대통령을 배출할 팬클럽은 어디가 될까. 대선을 9개월여 앞두고 여야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면서 이들을 지지하는 팬클럽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주요 주자들은 이미 1만~3만명대 규모의 팬클럽을 거느린 가운데 신규 모임들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지지 주자와 무관하게 정치 갈등을 주도하거나 가입비·활동비까지 걷고 있어 역효과도 우려된다. 직접 민주주의 총아로 여겨졌던 정치인 팬클럽이 상대 진영을 폭력적으로 공격하거나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적 훌리건’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여권에서는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 팬클럽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페이스북 그룹 ‘이재명과 함께하는 국가 정의 실천 연합’은 회원 수가 3만 5000명에 달한다. 네이버 밴드, 다음 카페 등에도 다수의 팬클럽이 존재한다. 경기 성남시장 시절부터 강성 지지 활동으로 유명했던 ‘손가락혁명군’은 ‘재명투게더’(9000명 규모)로 이름을 바꿔 활동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회원 수 7000여명의 ‘낙연포럼’ 외에 ‘NY플랫폼’, ‘여니사랑’ 등 지역별 모임이 수십 개에 달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2월 ‘우리가 정세균이다(우정) 특공대’를 띄웠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윤석열을사랑하는모임(윤사모)은 회원이 2만 2000여명, 안철수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안사모)은 2만 3000여명(자체 집계)이다.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대선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기성 정치인들보다 훨씬 큰 팬클럽 조직 활동으로 표출된 셈이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015년 결성된 팬클럽 유심초(8000명),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2012년 만들어진 홍준표팬클럽(1만 3000명) 등 지지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의 기본적인 활동은 팬덤 대상 정치인에 대한 지지 표명과 우호적 여론 형성이다. 주자를 막론하고 각 게시판에는 근황을 다룬 언론 보도와 함께 응원글이 올라온다. 논란 속에서 국민의힘 복당을 신청한 홍 의원 팬클럽에는 “문재인 끌어내리고 반미 친중사대 종북 빨갱이들 때려잡을 사람, 홍준표 의원님밖에 없다!”며 복당을 촉구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지사 지지모임의 단체 카카오톡 방에는 이 지사와 정 전 총리의 ‘부동산 책임론 공방’을 다룬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선플 공감/악플 비공감 눌러 주세요” 같은 메시지도 올라왔다. 댓글창 등을 통해 세력을 과시하는 한편 지지 정치인의 주장을 퍼뜨리는 일종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셈이다.부정적 기사를 쓴 기자를 ‘기레기’라고 비난하는 등 이른바 ‘좌표 찍기’ 활동도 벌어진다. 지난 재보궐선거 이후 여권에서 논란이 된 ‘문파’들의 강성 지지 활동과 닮은 부분이다. 단순한 여론 활동을 넘어 유심초 등 팬클럽은 캠프 쪽에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팬클럽은 대부분 자발적 모임의 외피를 띠고 있지만 캠프 관계자들이 여러 경로로 관여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기반의 각종 단체, 직능 조직, 동문회 등 이른바 외곽조직을 연계해 팬클럽의 뼈대를 만들기도 한다. 인지도와 지지율이 낮은 후보일수록 팬클럽이 ‘자생’하기보단 ‘조직’되는 경향이 강하다. 정 전 총리 측근인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부처님오신날 축하 문자메시지에 ‘팬클럽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을 ‘추신’으로 붙여 넣기도 했다. 팬클럽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눈앞의 지지자를 거부할 정치인은 없지만 훗날 ‘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선거를 하면 도와준 주변 인물들에게 크든 작든 빚을 지고 여기에 발목이 잡히기도 한다”면서 “회원이 누군지 100% 알 수 없는 팬클럽은 고맙긴 하지만 100% 신뢰하기도 힘든 것”이라고 전했다. 팬클럽이 지지자들의 팬심을 등에 업고 지지하는 정치인과 무관한 이익 활동을 벌이는 데 대한 부담도 있다. 윤사모, 이재명지지자모임팬클럽(이지모) 등 몇몇 팬클럽들은 회원들에게 1만~2만원가량의 회비·가입비 등을 받는다. 주광영 이지모 조직관리위원장은 “다른 임의단체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소액의 회비를 내서 활동비로 쓰는 것”이라면서 “정치인의 후원이 있으면 문제겠지만 그런 것도 없고, 이익 사업이나 이권 다툼 목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윤사모의 홍경표 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모 기업은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모두 이 지사나 윤 전 총장과 상관없는 활동이다. 일부는 집행위원회와 사무국, 직능위원회, 청년위원회 등을 두고 정당 조직처럼 운영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지분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단 얘기다. 과거 안 대표도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포함된 팬클럽이 조직되자 “각종 자발적 조직은 안철수 원장은 물론 안철수재단과 무관하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팬클럽이 ‘정치 마케팅’에 활용되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팬클럽이 ‘온라인 전사’가 돼 정치 갈등을 조장하는 양상에 특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팬클럽은 여야뿐 아니라 후보별로 완전 진영화돼 서로를 공격한다. 앞으로 끊임없는 갈등과 저주, 비난이 난무할 것”이라면서 “이런 팬클럽은 정치인 입장에선 잘하면 힘이 되지만 아니면 자기 이미지가 훼손되는 양날의검”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철·신형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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