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친족관계
    2026-05-04
    검색기록 지우기
  • 한덕수 재판
    2026-05-04
    검색기록 지우기
  • 자유무역협정
    2026-05-04
    검색기록 지우기
  • 기자회견
    2026-05-04
    검색기록 지우기
  • 걸그룹
    2026-05-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1
  • 가족관계법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

    가족관계법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

    호적제가 사라지고 내년부터 ‘1인 1적제’가 시행되면 가족제도가 크게 바뀐다. 변경되는 제도의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기 위해 따로 등록해야 하나. -아니다. 현행 전산호적 기재사항을 바탕으로 자동으로 작성된다. 단 내년 1월1일 이후 출생해 신고한 사람은 가족관계등록부가 따로 만들어진다. ▶본적은 없어지나. -그렇다. 다만 관할 자치단체를 정하기 위한 편의상의 이유로 등록기준지 제도가 도입된다. 현재 본적이 있는 사람의 최초 등록기준지는 본적을 따르지만 기준지는 제한없이 변경이 가능하다. ▶증명서 발급은 누구나 할 수 있나. -아니다. 지금은 본적만 알면 누구나 다른 사람의 호적 등ㆍ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본인과 그 가족만이 발급권자이다. 제3자는 법률에서 허용한 경우(법원이 재판상 상속관계 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사실조회를 하거나 수사기관이 수사상 필요해서 발급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발급권자들의 위임을 받아야 한다. ▶이혼 경력이 나타나나. -현행 호적등본에는 모두 기록돼 있지만 가족관계등록부 5개 증명서 가운데에선 혼인관계증명서에만 이혼 경력이 기록되고 가족관계증명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입양 사실은 나타나나. -기본증명서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가족관계증명서와 입양관계증명서에는 양부모가 표시돼 입양사실이 나타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양자를 법률상 완전한 친생자로 인정하고 재판으로만 입양기록을 없앨 수 있도록 파양(입양으로 인한 양부모·양자녀 관계를 소멸시키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친양자 제도를 만들었다. ▶친양자로 입양된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운데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발급제한은 없나. -성년이 되기 전에는 본인조차 발급받을 수 없고 가족도 발급이 제한된다. 단 혼인 당사자가 혼인 무효나 취소를 위해 친족관계를 알고자 하는 경우, 법원의 사실조회나 수사기관의 수사목적이 있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발급된다. ▶가족 내 자녀들이 한 명은 아버지 성, 한 명은 어머니 성을 따로 따를 수 있나. -불가능하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통신서비스 피해 이렇게 해결하세요

    통신서비스 피해 이렇게 해결하세요

    ‘타인이 내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쓴 연체금이 날아왔다.’ ‘3자가 내 신분증으로 인터넷 전용선을 가입했다.’ ‘쓰지 않은 요금이 부과됐다.’ 통신위원회가 지난 3일 “사용자 본인도 모르게 3자가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요구하는 민원예보제를 발령했다. 이 외에도 부당 통신요금 청구, 부가서비스 가입 및 요금 청구 등 이용자가 입는 피해 유행은 많다. 피해자는 해당 업체에 신고하면 해결될 것이란 생각을 하지만 사태 해결은 의외로 복잡한 편이다. 업체의 서비스센터로, 경찰서로 왔다갔다 해야 한다. ●명의도용 유형은 통신위는 명의도용 유형을 ▲타인이 분실된 신분증 위조나 부정적인 방법으로 명의를 도용하고▲부모형제 등 친족관계에 있는자가 명의를 도용하며▲지인이 명의를 도용하는 경우로 나눴다. 명의도용은 대부분 업체의 체납요금 독촉 과정이나 채권추심기관으로부터 요금체납을 통지받는 과정에서 알게 된다. 사태 해결이 안되면 피해자는 요금납부 등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통신요금 체납자로 등록되면 통신서비스 가입 등에 제한을 받는다. ●신용정보협회로부터 온 휴대전화 연체 독촉장(서울 노원구 월계동 김모씨 등) 김모씨는 신용정보회사(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로부터 휴대전화 요금이 3월 이상 연체됐다는 뜻밖의 독촉장을 받았다. 연체금을 안내면 휴대전화 서비스가 제한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확인 결과, 김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가 자신의 이름을 도용해 휴대전화를 4대나 개통하고 단말기 대금을 연체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연체금을 갚느라 고생을 했다. ●본인 모르게 개통된 인터넷과 전화(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김모씨) 김모씨는 지난해 가을 인터넷서비스 가입 업체로부터 요금 연체통지서를 받았다. 확인 결과,3자가 신분증 및 학생증으로 가입해 쓴 요금이었다. 회사측 안내에 따라 해당업체 대리점에 명의도용 사실을 접수했고, 지난 2월 경찰서에도 민원을 접수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경찰서에서 요구한 도용자 신분증과 가입 서류가 없었다. 경찰서에서는 이 정도론 명의도용 사기건을 접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4∼6월 수차례 회사측에 전화를 했다. 기존 상담원은 퇴직했고, 명의도용건의 인수인계도 안돼 있었다. 회사측은 명의도용 사건이라 경찰서에서 확답 서류가 있어야 사건이 종결된다는 답변뿐이었다. ●주민번호·계좌번호 이용, 유선전화 개통(서울 양천구 신정동 박모씨) 박모씨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은행 계좌번호를 도용당해 피해를 본 사례다. 도용한 사람이 시내전화 업체의 전화요금을 특정 은행 계좌로 입금되게 만들어 놓았다. 박씨는 체납금액 납부 독촉용지가 자꾸 도착해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 도용자는 기소중지가 돼 있는 상태였다. 그는 8개월 체납요금 60만 4550원을 고스란히 물었다. ●피해예방과 해결방법은 휴대전화의 경우 가두 판매점 또는 인터넷사이트에서의 통신서비스 이용계약때 개인정보 유출을 유의해야 한다. 또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www.msafer.or.kr)의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에 가입해 본인명의 휴대전화가 개통될 때 e메일이나 문자메시지 통보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명의도용이 확인되면 해당업체 고객센터에 명의도용 사실을 신고하고 요금부과 취소요청을 해야 한다. 업체 확인만으로 명의도용 여부가 밝혀지지 않는 경우 관련 자료를 요청해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통신사업자에게 채권추심 정지를 요구해야 한다.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은 피해자가 직접 해당업체 고객센터(전화, 방문)에서 확인해야 한다. 통신위는 통상 계약서 교부없이 이루어지던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이용계약서를 반드시 교부하도록 이용약관을 개정, 이 달에 시행할 예정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김영남 어머니·메구미 딸 혈연 가능성 높다”

    납북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의 딸 김혜경(18)양과 고교생 때 납북된 김영남씨의 어머니 최계월씨는 혈연관계일 확률이 높다는 정부 당국의 조사결과가 26일 나왔다.이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1978년과 1977년에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남씨와 요코타 메구미가 북한에서 결혼, 김혜경양을 낳았다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통일부는 이날 김영남씨의 가족과 김혜경양의 유전자 감정을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에 의뢰한 결과, 혜경양이 최계월씨의 손녀임을 배제할 수 없으며 조모와 손녀의 혈연관계가 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에 복수로 감정을 외뢰한 결과에서도 유전학적으로 두 사람이 친조모와 손녀임을 배제하는 결과를 찾을 수 없으며, 친조모와 손녀 사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정됐다.대검은 다만 친생자 확인의 경우와는 달리 조모-손녀간 친족관계 확인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하므로, 김혜경양과 부친으로 추정되는 김영남씨의 검사를 통해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런 감정결과를 이날 김영남씨의 어머니인 최계월(82)씨 등 국내 가족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 정부에도 통보할 예정이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정부포상 국민 추천제’ 새달 도입

    훈·포장과 대통령 및 국무총리 표창을 개인이나 비영리민간단체가 추천하는 ‘정부포상 대상자 국민추천제’가 도입된다. 행정자치부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이나 유관단체 회원 위주로 추천돼 사실상 폐쇄적으로 운영돼온 훈·포장 추천관행을 개선하고 국민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정부포상 국민추천제 지침을 마련, 빠르면 다음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번 개선방안은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국민이 공감하는 포상제도 혁신을 추진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혁신 단기과제로 추진돼 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훈·포장 수상자 가운데 10명 중 8명이 전·현직 공무원인 것으로 드러나 ‘공직자 나눠주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행자부는 홈페이지의 정부포상 대상자 추천코너에 국가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 공적사실을 게재하거나 추천서식에 따라 우편으로 추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국민추천이 남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의 경우 2명 이상의 추천동의서를 받도록 하고 본인이나 배우자,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을 추천할 수 없도록 했다.개인이나 단체의 추천이 들어오면 시·군·구 등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공적사실에 대한 현지 확인을 벌이는 등 검증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행자부는 공적사실 검증과정에서 공적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난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도 구축해 이들에 대해서는 향후 5년간 추천권 자체를 제한하기로 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13세미만 강제추행 징역 3년이상 추진

    아동 강제추행을 ‘강간죄’에 준해 처벌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일부 성폭력 범죄에 대해 친고죄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성폭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 근절 및 피해자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성폭력행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유사강간죄를 신설해 13살 미만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 행위를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동안 아동을 대상으로 ‘손가락 등을 사용한 성범죄’ 등 유사강간을 해도 이를 ‘강간’이 아닌 ‘강제추행’으로 처벌할 수밖에 없었다. 강제추행으로 기소된 가해자 대부분은 법원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법무부는 강력범죄 등 일부 성폭력 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지금까지는 특수강도강간, 친족관계 또는 장애인·13세 미만에 대한 강간, 강간상해·치상 등을 저지른 가해자만 피해자 신고 없이 처벌할 수 있었다. 다만 성폭력 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을 일괄적으로 폐지하자는 일부 주장은 사생활침해와 명예훼손 등으로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서울구치소 여성 재소자 성추행 사건 등과 관련, 인권옹호과장 내정자인 이옥 검사를 단장으로 검사 3명과 직원 4명으로 구성된 자체 조사단을 파견, 진상조사에 나섰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안귀옥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시어머니가 자꾸 흉보는데…

    Q어머니 친구의 중매로 결혼을 했는데, 결혼 하기 전에는 시어머니가 성격도 화통하고 친정 어머니처럼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남편보다 시어머니 때문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막상 결혼을 해보니 시어머니는 제 앞에서는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지만, 어머니 친구들과 통화를 할 때는 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저한테 직접 말씀을 해주시면 고칠 수 있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흉을 보시는 것을 들으면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시어머니와 사이가 더 나빠지기 전에 원만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 김민녀(34·가명) A결혼 전에는 딸처럼 지내자고 하던 시어머니가 막상 결혼한 뒤에는 전과 달리 심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전에 어떤 인터넷 사이트 설문조사에서는 고부간 갈등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이 84.3%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고부간 갈등 때문에 고통을 받는 여성들이 특별히 포악한 시어머니를 만나서라든지 며느리에게 어떤 잘못이 있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옛말에 사위는 백년손님이라고 했습니다. 장인·장모가 사위를 어려워하는 것처럼 새식구인 며느리도 시댁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어려움을 표출하는 방법이 어떤지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질 뿐입니다.20∼30년 이상을 다른 문화와 환경속에서 살던 남녀가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생활을 공유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연애기간이 길더라도 연애할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내용을 결혼하고서야 발견하고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혼 전에는 서로의 생활이나 성격을 파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가족들과 어울려 살 때에는 문화와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결혼을 통해 배우자 가족들과의 사이에 이루어진 친족관계를 인척이라고 합니다. 인척은 단지 배우자의 부모인 것이지 내 부모가 아닙니다. 내 부모와 같아지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욕심이 될 수도 있습니다. 친정 어머니와도 서로 뜻이 맞지 않아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모녀 사이는 피를 나눈 사이이기 때문에 서로 큰 소리를 내고도 시간이 지난 뒤에 서로 푸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부모와의 사이에서는 서로 의가 상한 뒤 화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친정 부모와 시부모의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꾸 시어머니와 친정 어머니를 비교하고 스스로 서운한 마음을 가진다면 그 관계는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잘못과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며느리에게 직접 말씀하지 않는 것이 당신이 며느리를 어렵게 생각해서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김민녀씨가 시어머니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시어머니와 속을 터놓고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서로의 견해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계속 시어머니의 행동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이 또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직접 이야기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며느리 흉을 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무조건 참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풀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나서서 푸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가족갈등 해결문제로 고민이 있으신 분은 피플원 부설 가족상담교육연구소(02-6677-7703/www.pp1.or.kr)또는 사단법인 한국행복가족상담소(032-867-7119/www.e-happyhome.com)에서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 ‘고무줄 구속’ 사라질까

    ‘고무줄 구속’ 사라질까

    그동안 구속재판을 받아오던 마약·윤락 사범들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가장을 구속할 때는 범죄 혐의 외에 남은 가족들의 생계문제 등도 영장 발부 사유로 참작된다. 서울중앙지법은 3일 이같은 내용의 인신구속사무의 구체적 처리기준을 확정, 공개했다. 기준은 구속영장 발부와 적부심사를 맡는 이 법원 형사부 소속 판사들로 구성된 ‘인신구속위원회’ 세미나 결과 마련됐다. 영장발부 기준을 공개한 것은 전국 법원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구속영장 발부 기준 원칙은 ▲실형기준의 원칙 엄격히 적용 ▲형사정책적 고려에 의한 구속 지양 ▲방어권 보장을 위한 불구속 확대 ▲피의자의 개인적 불이익을 고려한 불구속 확대 ▲소년사건에 대한 특별한 배려 등 5가지다. 이에 따라 법원은 실형이 예상될 때나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만 구속영장을 발부하도록 했다. 또 범죄 혐의를 부인하는 피의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을 때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방어권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도록 불구속 재판을 확대키로 했다. 생계 곤란 등 피의자의 개인 사유도 영장 발부에 적극 참작키로 했다. 이는 구속될 경우 피의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실직 등을 피하기 위해 거짓 자백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보여 주기 위해’ 발부됐던 징벌적 구속영장도 사라진다. 법원은 그동안 대부분 벌금형을 선고받는 윤락행위범들에게도 구속영장을 발부해 왔다. 이는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관행은 ‘구속=유죄’라는 인식을 갖도록 부추겨 왔다. 법원은 이와 같은 ‘형사정책적 고려에 의한 구속’의 적용 범위를 당초 17개 범죄 유형에서 7개로 대폭 축소했다. 영장발부 대상에서 빠진 혐의는 마약, 윤락 외에 음주·뺑소니 운전, 흉기를 사용한 폭력, 피해자가 다수인 경제범죄, 인터넷을 이용한 범죄, 상표법 위반, 카드깡 등이다. 하지만 청소년 성폭행 사건과 친족관계에 있는 자의 성폭행 사건, 조직폭력 사건, 가정폭력, 뇌물 등 부패 관련 사건, 식품위생 관련 사건 및 환경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이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구속할 방침이다. 또 대테러활동·국제행사 등의 원활한 준비를 위한 단속과 일제단속 사건의 경우에는 영장전담 재판부 주도하에 법관들의 의견을 들어 정책적 고려의 필요성을 참작,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혼외 생모가 남긴 유산 받을수 있나

    Q아버지는 본처가 아이를 낳지 못하자, 어머니와의 사이에 저를 포함해 3남매를 두셨습니다. 저희는 모두 본처의 출생자로 신고됐습니다. 세월이 흘러 본처가 돌아가시고, 몇년 뒤 아버지도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9월에는 친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유산을 많이 남기셨습니다. 이를 상속할 방법이 없나요. 친어머니는 본처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와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저희와의 관계는 호적상 계모로 되어 있습니다. 법무사에게 문의해 검사를 상대로 인지청구 소장을 제출했는데 옳은 방법인지 궁금합니다. -박영희(41·가명) A소송을 걸어서 본처 또는 친어머니와 박영희씨 사이에 혈연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개정민법이 시행되기 전인 1990년 12월31일까지는 아버지의 본처인 적모와 서자 사이를 법정 혈족관계로 봤습니다. 전처의 자녀와 계모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정혈족관계란 양부모와 양자처럼 법률에서 정한 혈족이란 말입니다. 따라서 그 때는 호적상 적모나 계모가 사망했을 때 서자나 전처 자식들이 모두 돌아가신 분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습니다. 자녀들이 사망해도 적모·계모가 모두 상속할 수 있었습니다. 박영희씨 경우라면 생모가 호적상 계모로 되어 있으니 당연히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겠지요. 그러나 개정민법이 시행된 1991년 1월1일부터는 이들 사이의 친족관계를 혈족이 아니라 인척관계로 보고, 서로 상속을 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인척은 혈족의 배우자 또는 배우자의 혈족을 뜻합니다. 박영희씨가 상속을 받으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우선 박영희씨가 친어머니를 상대로 인지청구를 할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인지 청구는 대개 서자녀가 생부를 상대로 “내가 당신의 자식임을 인정하라.”고 청구하는 소송입니다. 그런데 호적상 박영희씨는 아버지와 본처 사이의 친생자로 출생신고되어 있습니다. 혼인 중 출생자는 혼인 중인 부부의 친생자로 추정되며, 이는 매우 강력한 추정이므로 이를 다투거나 부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추정을 깨뜨리려면 반드시 친생부인 소송을 걸어 확정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친생부인 소송요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게 적모를 상대로 친자관계 부존재확인 소송을 걸어 관계를 단절시키는 방법입니다. 적모가 생존하고 있다면 언제든 소송을 걸 수 있지만, 이미 돌아가신 경우에는 검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야 합니다. 특히 망인을 상대로 소송을 걸 때는 원고가 망인의 사망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안에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제소기간을 놓쳤다면 영희씨의 배우자나 친족이 “영희씨와 돌아가신 적모 사이에 친생자 관계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친자관계부존재확인 청구소송의 청구원인에서 박영희씨는 출산의 사실관계를 상세히 기록해 사실은 호적상 적모와 영희씨 사이에 혈연관계가 없고 실제로는 호적상 계모와 나 사이에 혈연관계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이를 증명해야 합니다. 문제는 아버지·적모·사실상 생모인 계모가 모두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생존자라면 혈액형 검사나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지만, 이미 돌아가신 사람과 생존자들 사이의 혈연관계를 증명하는 길은 증인의 증언뿐입니다. 친자관계부존재확인 판결을 받으면, 호적상 영희씨의 어머니 이름이 생모로 변경되고 모녀관계를 정리해 상속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박영희씨가 수행하고 있는 현재의 인지청구 방법은 잘못된 것입니다. 박영희씨는 검사를 상대로 적모에 대한 친자관계 부존재확인 소송을 내시면 됩니다. 소송과정에서 법원이 생모가 누구인지 심리하며, 친어머니와의 모녀관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안귀옥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혼인신고 않고 외도하는 남편…

    5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남편을 만나 3년 전 결혼식을 올렸지만 남편이 싫어해서 혼인신고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남편이 다른 여자와 외도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현장을 목격한 적도 있습니다. 남편은 혼인신고를 안 했으니 간통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오히려 큰소리를 칩니다. 남편의 뒤를 미행하는 여자와는 살 수 없으니, 나가라고 소리치더군요.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면 정말 간통죄가 되지 않나요. 또 저는 집을 나가야 하나요. -배민숙(가명) 남편이 정말 뻔뻔하군요. 혼인신고를 미룬 것이 간통죄를 염려해 그런 게 아닌가라는 의심마저 듭니다. 형법상으로 간통죄는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 처벌하도록 돼 있고, 이때 배우자는 법률상 혼인신고를 한 사람을 말합니다. 법률상 배우자를 말하기 때문에, 사실혼 관계라도 간통죄에서 이야기하는 배우자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사실혼은 혼인생활을 하더라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법률상 혼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부부관계를 말합니다. 사실혼 관계에서 친족관계 등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혼인의 신분적인 효과는 인정된다는 것이 다수 견해입니다. 동거·부양·협의·정조의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판례도 “혼인신고만 돼 있지 않은 이른바 사실혼 단계에서 남편이 다른 여자와 연애를 했다면, 이는 남편으로서 지켜야 할 혼인의 순결성을 저버린 행위라고 할 것이다.”라면서 “상대방은 남편에게 사실혼 부당파기에 대한 책임을 묻고 나아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혼인기간 중 형성한 재산이 있는 경우에는 사실혼 관계가 해소되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실혼 관계에서 출생한 자는 법률적으로 ‘혼인외 자’가 됩니다. 모자간에는 법적 친지관계의 인지가 필요 없겠지만, 부자간 법적 친자관계는 인지가 없으면 발생하지 않습니다. 배민숙씨의 예는 사실혼 관계가 3년이나 지속됐는데 남편의 외도로 인해 혼인이 파탄난 경우로, 앞서 설명했듯이 형사상 간통죄 요건은 안됩니다. 다만 가사소송법상의 사실혼 관계 부당해소로 인한 위자료 청구와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위자료 청구에는 남편과 상간을 한 여성을 공동불법행위자로 해서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족간의 갈등해소 방법을 몰라서 고민하시는 분은 사단법인한국행복가족상담소를 통해서도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032-867-7114/ www.e-happyhome.or.kr)
  • 日강제동원 진상규명 ‘겉핥기’

    日강제동원 진상규명 ‘겉핥기’

    일제 강점하 강제동원 피해 진상 규명 작업이 ‘수박 겉 핥기식’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피해자 등의 강제동원 신고내용 대부분이 구체적이지 못한 데다 피해 신고서를 접수한 지방자치단체 등도 인력부족으로 사실여부 확인을 거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일제 강점하 강제 동원 피해진상규명위원회가 전국 250개 지자체에 시달한 ‘강제동원 피해 신고 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이달 말까지 만주사변(1931년 9월18일) 이후 태평양전쟁(1945년 8월)에 이르는 시기에 일제에 강제 동원돼 군인·군속·노무자·군위안부 등의 생활을 강요 당해 입은 생명·신체·재산 등의 피해를 신고받아야 한다. ●생존자 드물어… 피해입증 곤란 신고인의 자격은 강제 동원 피해자 본인 또는 피해자와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 등이며, 신고 접수는 국내의 경우 신고인의 주민등록 거주지 시·군·구 또는 시·도 실무위원회 등이다. 또 6하 원칙에 의해 피해 신고를 접수한 지자체는 피해여부 사실 확인 및 피해자 진술 청취, 자료수집 등을 통해 사실 확인 결과서를 작성해 해당 위원회에 전산 입력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지난 21일까지 본청을 비롯해 23개 도내 전체 시·군청을 통해 모두 1만 6784건의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전국적으로는 15만 6558건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 피해 신고가 전체 피해규모(정부 등 추산 300만명)에 비해 극히 저조한 데다 신고내용이 대부분 부실해 피해사실을 입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자체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피해 신고가 저조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피해를 당한 지 60년 이상 지나 생존자가 극히 드문 데다 유족 역시 이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유족 등에 의해 대리 신고된 피해내용 대부분이 훈련소 수료증이나 부대원 사진 등 구체적 정황·증거 제시보다는 구전(口傳)에 의존한 것이어서 피해사실을 입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기에 접수기관인 대다수 지자체들도 사실확인 등에 손을 놓고 있다. 시·군·구별로 담당공무원이 1명인 데다 그나마 다른 업무와 겸하고 있어 피해신고 접수에만 급급할 뿐 피해자에 대한 현장 자료수집이나 피해여부 확인 작업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고자 보상 검토 이재영(51) 경산시 시정담당은 “직원 1명이 15개 읍·면·동지역에서 접수된 580여건에 대한 피해사실 현장조사를 벌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게다가 지자체들의 관심도 낮아 진상규명 관련 업무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은 신고·접수 방식으로는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신고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일정한 보상책 마련과 함께 지자체에 한시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강제동원 진상 규명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지자체들의 관련 인력 충원 등을 위해 4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면서 “신고자에 대한 보상문제는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호주제 대체 새 신분등록 “1人1籍制 도입”

    호주제 대체 새 신분등록 “1人1籍制 도입”

    국회가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호주제를 폐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호적부를 대신할 새 신분등록제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호적사무를 관장하는 대법원은 2년여 동안 호적제도 개선소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 국민 개개인이 다른 신분등록부를 갖는 ‘1인 1적(一人一籍)’(개인별 신분등록제)를 도입하기로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민법 개정안을 제출한 법무부는 이날 ‘신분등록제도 개선위원회’를 발족, 가족부제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정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개선위원회에는 행정자치부·여성부 등 관련 부처와 대법원, 변호사, 법무사, 법대교수 등이 참여한다. ●개개인이 다른 신분등록제 가져 새 신분등록제는 크게 개인별 신분등록제와 가족부제로 나뉜다. 대법원이 마련한 개인별 신분등록부에는 본인과 배우자, 부모, 자녀 등 기본 가족사항과 혼인·이혼·입양 등 본인의 신분변동 사항이 적혀 있다. 형제 자매나 배우자, 자녀의 신분변동 기록은 없다. 개인의 신분변동이 모두 나타난 증명서는 본인과 국가기관만이 뗄 수 있다. 가족이라 해도 본인의 허가가 없으면 발급이 불가능해 개인정보가 철저히 보호된다. 가공의 입양자 고일남(32)씨 가족을 예로 들어 보자. 고씨는 2002년 2월 아내 오여인(33)과 재혼했다. 자녀는 오숙, 오성, 오한림양이다. 친부모는 고장부씨와 이장녀씨다. 고일남씨의 개인별 신분등록에는 모든 가족관계가 적혀 있다. 또 고일남씨가 2000년 1월 박여인과 결혼했다가 이혼했고, 김이남·정미자씨에게 입양이 됐다가 입양이 취소됐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아내 오여인씨나 자녀 오숙, 오성, 오한림양이 자신의 신분등록 증명서를 통해 고일남씨의 신분변동 내역을 알 방법은 없다. 오여인씨의 신분등록등본에는 배우자 고일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본적만 나올 뿐 입양·이혼 등의 기록은 전혀 표시되지 않는다. 현행 호적제는 모든 가족의 신분변동 사항을 한꺼번에 공시하고 있다. 여성단체는 “개인별 신분등록제가 호주제 폐지란 입법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제도”라고 지지한다. 반면 신분등록 단위가 개인으로 바뀌면서 가족의 해체가 심화되고 다른 가족의 신분변동 사항을 파악하기 어려워 상속 등 가족간 법률관계를 확정하기도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가족 단위로 신분등록 가족부제는 현행 호적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점은 큰아들이라 해도 결혼하면 집안에서 나와 따로 가족부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또 기준인이 남성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가족부는 기준인, 배우자, 미혼자녀가 기본단위다. 부부 합의에 따라 한 배우자를 기준인으로 정하면 가족관계 및 신분변동 사항이 가족부에 기록된다. 고일남씨 가족은 남편 고씨를 기준인으로 정했다. 배우자 오여인과 자녀들이 가족으로 표시된다. 가족의 신분변동 사항에는 혼인·이혼·입양 등 고씨 기록이 적힌다. 고씨의 기록은 아내 오여인이나 자녀들이 가족부 증명서를 뗄 때도 고스란히 남는다. 가족단위로 신분이 등록되기 때문에 혼외 자녀에 대한 차별은 현행 호적부와 마찬가지다. 기준인의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기록되지 않고, 결혼하지 않은 생부, 생모의 이름이 가족부에 기재되지 못한다. 가족부제는 국민 정서에 맞고 가족간 신분관계를 파악하기 쉽다는 점에서 지지를 받는다. 법무부는 호주제 폐지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자 가족부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하고, 다양한 결손가족을 포함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새 제도 2007년쯤 도입 국회는 대법원과 법무부의 의견을 받아 공청회를 열어 최종안을 확정,2월에 호주제 폐지를 포함한 민법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국회는 호주제 폐지후 새 신분등록제도를 시행할 때까지 2년의 유예기간을 둔다. 그러나 대법원은 시스템을 정비하고, 현행 호적정보를 옮기는 데 2년6개월 정도 걸린다고 전망한다. 개인별 신분등록제든, 가족부제든 오는 2007년엔 새 신분등록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 호적부는 ‘제적부’로 전환, 대법원이 보관한다. ●가족관계 증명할 신분제도 필요 호적부가 사라지면 어떤 사람이 누구와 함께 어디에서 사는지를 나타내 주는 주민등록만 남아 가족관계를 증명하기 어려워진다. 유럽 등은 출생부, 혼인부, 사망부 외에도 가족관계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가족수첩을 만들고 있다. 일본도 가족 단위 가족부제를 통해 친족관계를 증명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내년 2월부터 일제강제동원 피해 접수

    정부가 내년 2월부터 일제강제동원 피해신고를 받는다.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는 30일 “일제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을 위해 일차적으로 피해신고와 진상조사 신청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일제 강점기간 중 전시동원시기인 1931년부터 1945년 사이에 군인·군속·노무자·군위안부 등으로 일본에 강제 동원된 당사자나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피해신고를 할 수 있다. 또 피해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진상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기간은 내년 2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5개월간이다. 신청서는 각 시·도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실무위원회 담당부서에 비치돼 있으며, 위원회와 시·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우편으로 접수할 수도 있다. 각 시·도 실무위원회와 시·군·구 민원실에서도 접수를 받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학교운영위서 예산등 심의

    열린우리당은 6일 학교장이 교원인사위원회의 제청을 받아 초·중·고교와 대학의 교직원을 임면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조배숙 의원 등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9명은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교직원 임면권을 가지고 있는 학교법인 이사회의 과도한 권한을 분산시켜 교원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직원 임면권을 학교장에게 부여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개정안은 족벌경영을 막기 위해 법인 이사장과 그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은 해당 법인 학교장으로 취임하는 것을 금지하고,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을 현행 3분의 1에서 5분의 1로 줄이도록 했다. 또한 교육부가 법인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횡령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임원에 대해 15일 계고기간을 줘 시정 조치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로부터 임원취임 승인이 취소된 사람은 학교운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고,취임 승인 취소 후 10년 동안은 임원을 맡을 수 없도록 했다.법인 감사를 내실화하는 차원에서 학교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 등 학내 구성원들이 법인 감사중 1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조 의원은 학교운영위와 대학평의원회가 학칙의 제정 및 개정,예산 결산,학교발전계획,학생 정원 및 학과 개편에 관해 심의할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도 개정키로 했다. 조 의원은 “앞으로 교육부와 수차례 당정협의를 거쳐 의원입법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향랑, 산유화로 지다/정창권 지음

    오늘날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가족 또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호주제 폐지 움직임이 본격화하는가 하면 이혼과 재혼율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이것은 더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혼과 재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편부모 가정을 색안경을 끼고 본다.가족에 대한 이같은 ‘편견’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그 이유는 무엇일까.이런 것들을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가족사(家族史)’다. ‘향랑,산유화로 지다’(정창권 지음,풀빛 펴냄)는 17세기 조선 서민층의 가족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흥미로운 책이다.저자(고려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는 왜 하필 17세기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으며,향랑이란 또 무엇인가.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선 먼저 한국의 가족사가 17세기를 기점으로 큰 변화를 겪었음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16세기 조선 중기에는 처가살이 혹은 남귀여가(男歸女家)가 보편적인 현상이었다고 강조한다.그런 만큼 아들과 딸을 가리지 않았고 친족관계에서 외손과 본손을 구별하지 않았다.재산은 아들과 딸이 균등하게 상속받았으며,조상의 제사도 서로 돌려가며 지내는 윤회봉사를 했다.그러나 17세기 중반 이후인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 사정은 달라진다.가족제도는 부계 적장자 위주로 변했고,친족제도도 모계와 처계를 배제한 부계만으로 한정됐다.혼인제도 역시 친영(親迎)과 시집살이로 바뀌었으며 재산상속도 점차 아들 중심으로 바뀌어갔다. 17세기 조선의 완고한 가부장제에 자살로 저항한 여인 향랑의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이혼과 개가를 둘러싼 향랑의 억울한 사연은 훗날 여러 문인들에 의해 열녀담 형식으로 작품화됐다.한편 향랑은 자신의 오갈 데 없는 처지를 백제 망국의 한을 담은 민요 ‘산유화’의 곡조를 빌려 노래했다.“하늘은 어이하여 높고도 멀며/땅은 어이하여 넓고도 아득한가/천지가 비록 크다 하나/이 한 몸 의탁할 곳이 없구나/차라리 이 강물에 빠져/물고기 배에 장사지내리.” 향랑의 자살은 17세기 가족사의 변화,곧 가부장제의 정착 과정에서 일어난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이 사건엔 어린 시절의 계모 문제나 가정폭력,이혼,재혼 문제 등 가족 내 갈등 양상이 모두 반영돼 있다.때문에 향랑의 일생을 좇다 보면 당시 가족사의 명암은 물론 서민가정의 생활문화까지 그대로 엿볼 수 있다.향랑 사건을 단순한 서민층 열녀담이 아니라,한국 가족사를 새롭게 고찰하는 매개 고리로 삼는다는 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1만 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타원형 감옥의 외부-백민석 소설 목화밭 엽기전과 그 맥락

    강 경 석 1.기율과 충동의 사이 백민석의 소설들은 낯설다.그래서 그는 활동 초기부터 비상한 주목을 받아왔다.그러나 그런 만큼 오해와 풍문속에 내버려져 있기도 했다.그에 관한 논의들 대다수가 “긍정과 부정의 양 극단에 서”(하상일)있다는 지적은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작가 백민석은 과장된 지지와 일방적 폄하 사이에서도 소설적 기율에 대한 자의식과 하위문화적 충동 간의 길항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 문제적이다.이는 그의 소설을 전위주의(avant garde)나 키치적 신세대론으로 소급하게 만든 흔한 실마리이기도 했다.그러나 이 길항이 가지는 가시적 면모들은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그보다는 하위문화소들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 작가가 무엇을 배치해 놓았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그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90년대적 공통감각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 혹은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261면)진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그의 소설들이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범주로의 손쉬운 편입을 수락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들은버려지고 배제된 것들(abjection) 말하자면 “병원 수술실에서 나온 적출물더미”(74면)의 잡종교배를 통해 태어났다.하위문화적 기시감으로 얼룩진 “적출물더미”들이 작중현실을 대신하면서 이들을 단순한 상징이나 알레고리로 보이게끔 만들지만,백민석의 서사전략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는 비유적 세계의 너머에 있다. 우리가 길어 올리고자 하는 주제들은 모두 그의 네 번째 장편 ‘목화밭 엽기전’(이하 엽기전)을 경유한다.‘헤이,우리 소풍 간다’(이하 헤이)로부터 본격화된 백민석의 소설 작업은 자못 활력적이었다.그리고 그 도정의 옥매듭을 이루는 작품이 바로 ‘엽기전’이다.이후 출간된 소설집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이하 장원)이나 장편 ‘러셔’도 이 텍스트의 장력 바깥은 아니다.‘엽기전’은 백민석의 성공과 실패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창이다. 2-1.기생(寄生)과 평질변이의 공간들 벤야민은 카프카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그것을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초점이 있는 타원과 같다.”라고 썼다.이처럼 ‘엽기전’ 또한 두 개의 초점을지닌 타원 구조를 띠고 있다.그러나 카프카의 작품이 현대사회의 알레고리적 재현이라면 ‘엽기전’은 그 ‘재현’의 재현이다.은폐된 두 개의 초점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적절한 축척의 개략도 한 장을 준비하기로 한다. 주인공 한창림은 대학 강사이다.그에게는 수학과외 교사를 하는 아내 박태자가 있다.과천에 살고 있는 이들은 비교적 분명한 사회적 신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괴한 작업에 몰두한다.그것은 미소년들을 자신들의 집 지하실로 납치해 스너프필름을 찍는 일이다.이는 시종 “흰 연기”(281면)에 비유되는 공포스러운 존재 “펫숍삼촌”의 사주에 의한 것이다.‘펫숍의 영어표기 pet에’는 ‘성애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으며 거기에서는 “도착적인 냄새”(128면)가 난다고 설명되듯 그가 한창림 부부에게 돈을 지불한 뒤 얻는 것은 관음증적 쾌락이다.이야기는 박태자의 제자이기도 했던 소년 윤수영이 이들 부부에게 납치·살해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생면부지의 한 회계사를 양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폭행하게 되고,그 때문에 오장근 형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일이 “질서에서 어긋나”(188면)자 펫숍삼촌은 박태자를 살해한다.한창림은 오장근과 펫숍삼촌에 대해 복수를 꿈꾸지만 결국 실패하고 체포된다.이 파국의 막바지를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그는 “모자이크 처리가”(280면)된 “목화밭”을 발견한다. 물론 이상과 같은 개략도만으로 우리의 목적지가 금세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도착적 수사들을 일단 괄호치고 나면 텍스트는 의외로 쉽다.그것은 실존공간에 틈입한 우발적 폭력이 파국의 빌미로 된다는,매우 익숙한 플롯을 배면서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같은 맥락에서 “햇빛 때문에” 한 아랍인을 살해했다는 뫼르쏘(‘이방인’)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한창림과 뫼르쏘가 행사한 폭력은 부조리한 ‘충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양담배”나 “햇빛”은 사후에 조작된 것일뿐 폭력의 본질적인 동기는 아니기 때문이다.요컨대 ‘엽기전’은 지식인 주인공의 지리멸렬한 일상이 폭력적 충동 앞에 느닷없이 노출된 상황과 이질적이고 도착적인 수사들의 짜깁기로 구성되어 있다.이 발견을 열쇠로 삼아 텍스트에 좀더 가까이 가 보자. 우선 제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전(傳)이라는 이름의 작품 형식표지 때문이다.이것은 한 인물의 인생유전을 시간의 흐름에 입각해 서술하는,동아시아 고전문학의 대표적 형식 중 하나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적 굴절을 거듭해왔다.인물의 궤적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그것은 ‘박씨부인전’‘홍길동전’ 혹은 ‘라울전’(최인훈)‘유자약전’(이제하)과 같이 인물 지시와 이어지게 마련이었다.필경 전 형식을 새롭게 전유하면서 그 스타일이 고안되었을 ‘한씨연대기’(황석영)도 사례에 포함시킬 만할 것이다.그러나 엽기(獵奇)는 인물이 아니라 어떤 사태를 지시하는 말이다.그로테스크(grotesque)의 일본식 번역어일 가능성이 높은 이것은,최근 폭발적인 유행과 함께 하나의 문화적 화두가 되기도 했다.그러므로 ‘엽기전’은 엽기라는 문화적 표상들의 탄생과 성쇠를 기록한 형식이다.그러나 텍스트에 파종된 엽기들은 발생·성장·소멸이라는 시간적 체험과는 무관하게비선형(非線型)적으로 뒤엉켜있다.이런 측면은 자연스레 공간적 상상력을 유도한다.텍스트의 문면에 돋을새김 된 모티프들이 “동물원”“펫숍 건물”“지하작업실”“서울랜드”“목화밭”“과천” 등의 공간 표상들임은 시사적이다.지하분묘(grotta)의 벽에 표현된 반인반수의 기괴한 신체들로부터 파생,매스미디어적 운반을 거치면서 그로테스크는 엽기로 굴절되었거니와 엽기는 먼 기원에서부터 이미 공간 자질(지하분묘/일그러진 신체)을 보유했던 것이다.그런 면에서 ‘엽기전’의 전(傳)은 교란부호 내지 착란이다.그것은 엽기가 전(傳)이라는 선형(線型)적 시간에 뿌리내리면서 빚어진 형질변이의 결과여서,결국 의식의 ‘적출물더미 하치장’을 표상하는 공간 기호로 작동한다.이것의 대표적 작중 용례는 일상의 표면에 묻힌 한창림 부부의 “지하작업실”일 것이다.이곳에서는 마치 무의식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 설정 자체는 나체의 주술사가,흰 피부의 사내애와 벌이는,섹스의 향연이다.신께 제를 올리는 것이다.제물은 섹스이고,체액이고,신체이다.(212면) 재갈과 가죽 끈으로 포박당한 희생자는 끊임없는 린치의 반복앞에 저항할 힘조차 잃고 있다.한창림 부부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상황을 연출하면서 마치 마계의 제사장처럼 행동한다.악마숭배의 제의적 모티프는 하위문화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헤비메탈 밴드의 라이브 공연장은 가장 적절한 참조 대상이다.이들은 “무시무시한 대형 두개골 모형이 놓여 있고,사방에 스티로폼으로 만든 시체 조각 뼛조각들”(‘장원’146면)이 널린 무대에서 연주하곤 했다.그들은 관중을 향해 “날엉덩이”까지 흔들어대는 퍼포먼스를 서슴지 않는다.작가가 여기에 깊은 공감을 보이는 이유는 “모든 가식을 뚫고 자신과 현실을 직시하는 추잡한 날엉덩이의 미학”(‘장원’ 147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은 한창림의 지하작업실과 유사한 공간 자질을 갖는다.성스러운 신의 전당들이 지상으로부터 영원을 향한 상승 이미지라면,엽기전적 공간은 지하로 숨어든 하강 이미지이며,그것은 서구 고딕(Gothic)소설들이 공간적 배경으로 흔히 채용했던 폐쇄공간들(외딴 성,숲속의 저택 등)과도 통한다.한창림의 지하작업실이 “서울랜드와 동물원이 지어질 때 고립”(18면)되었다고 진술되면서부터 이들과 일정한 상호텍스트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오트란토 성’(H 월폴) 같은 작품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지하실이나 비밀통로,폭력적인 남성형상 등의 모티프들이 두루 겹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엽기전’이 일반적인 공포물이나 고딕소설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그것은 소재주의에 함몰된 비약이다.상호텍스트성이 아무런 매개도 없이 동질성으로 전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를 과장하다보면 최인훈의 ‘웃음소리’나 박인홍의 ‘벽 앞의 어둠’,또는 이승우의 몇몇 근작조차 고딕소설의 일종으로 배분해야 지 모른다. ‘오트란토 성’이 봉건 이념의 종식을 징후적으로 포착한 경우라면,‘엽기전’은 근대 자본주의의 세포단위인 부르주아 핵가족의 내파(內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내력부터 다르다.이 앞뒤 사이에 가로놓인 역사의 심연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인데,그렇다고 텍스트에 드러난 고딕적 요소를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만은 없다.그것은 ‘신체 상해’의 문학적 상관물들이 동시대의 한국문학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이것이 도시 체험의 축적에서 유래하는 일탈의 감각과 깊이 연루된 것이고 보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포스트모던 징후의 하나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그런데 테리 이글턴 같은 경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포스트모던 자체를 오히려 “고딕의 뒤늦은 부흥”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그에 따르면 고딕이란,“편파적 시선에 의해 내던져진 괴기스러움의 그림자이며,허구 속에 안전하게 봉인된 팬터지이자 분노이기도 한,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포스트모더니티를 과장하는 일도,서구적 맥락에서 고딕을 규정하는 일도 아니다.고딕환상물들이나 하위문화 양식들이 다양한 방향의 역사적 분절과 매체 전이를 경험하면서도 “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기원적 동질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앞에서 말한 ‘재현(가상)의 재현’이란 무엇이 될 수밖에 없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더 중요하다.‘무의식”이라는 표현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하위문화적 충동의 1차적 재현이란 이미 “안전하게 봉인된” 저항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백민석이 수행하고 있는 ‘재현의 재현’ 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버려지고 배제된 “적출물더미” 혹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들”(166면)은 “지하작업실”이나 “펫숍건물”에서 벌어지는 린치행위들(악마적 희생제의)과 함께 표면적으로는 위반의 정치학을 구사하면서도,내면적으로는 “사회체계”의 안전망 안에서 자기보존의 영속적 지위를 획득한 것들이다.그것은 또,하위문화 기제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데,‘엽기전’은 이 점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그리하여 텍스트는 반항의 에네르기를 통제하는 봉인,“과천의 위생 처리된 맨홀 뚜껑”을 해체하는 일대 모험을 감행한다.이때부터 텍스트 전개의 중심축은 지하작업실의 은폐된 사실들이 표층으로흘러넘치면서 발생하는,파국을 향해 이주한다.한창림이 지하작업실을 불태우는 장면(234면)은 그 전환점이다.이 상상적 봉인해체 작업을 통해 백민석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이 얼마나 안일한 기초 위에 축조된 것인가를 묻는다.한창림은 이를 “몰락”(232면)이라고 말한다.이것은 그의 목소리를 빌려 미리 암시된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얼마나 세상의 위협적인 눈들로부터 폭넓게 노출되어 있는지 깨닫곤 놀랐다.사람들은 다만 망상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자기가 안전하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 같았다.(68면) 첫 장편 ‘헤이’의 “퐁텐블로”나 ‘엽기전’의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낸 과천”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을 외화시킨 인공낙원이다.그리고 이 공간들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작업은,그 전제에서부터 “사회체계”의 기초를 탐색하는 작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그것은 ‘엽기전’의 전략을 논리적 비약에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럴 듯하다.이러한 종류의 탐색 작업은 늘 집 또는 가족의 문제와 관계 맺는다.근대문학의 전통이 끊임없이 물어왔고 또 동시대의 문학적 상상력들이 여전히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백민석 또한 가족이라는 공간에 대해 묻는다.그곳은 “우리의 지옥”(‘헤이’,244면)이다. 2-2.집의 포자(布子)들과 두 갈래의 초월 근대적 가족 이미지의 거처(topos)로 기능해온 ‘집’은 백민석에게 와서 다시 씌어진다.그는 가족 이념의 내파를 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오버랩시키는 실존주의 모티프를 통해 보여준다.임신 중인 박태자가 “가족 없이도(…)그럭저럭 결혼까지 하며 제법 꾸려져왔”(142면)던 자신의 삶을 강변하며 아버지의 방문을 거절하는 장면,그리고 화장실에서 사산(死産)하는 장면.이 두 장면의 연속배치는 결정적이다.자신의 기원을 부정하면서 재생산의 고리마저 끊어낸 ‘집’(또는 가족)이란 그 자체로 전복적인 하위문화 공간이자 “지옥”이다.이것은 매우 급진적인 강렬도에 의해 지탱되고 있어서 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아무도 이타카(Ithaca)의 회복을 욕망하지 않는다.이런 점에서 백민석의 인물들은 기억의 서사를 추구하는 윤대녕의 주인공들과 대조적이다.그곳에는 어떤 기억이나 회상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부조리한 충동은 거의 언제나 우발적인,비가역적 동시성의 소산이기 때문이다.기억의 돌출은 기껏해야 한창림이 자기 어머니를 떠올릴 때처럼 파편적 이미지로 던져지거나(154면),박태자의 경우처럼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암페타민의 환각”(99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행위가 작가의 궁극적 주제를 직접 매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이는 작가가 한창림과 박태자의 교차진술을 통해 작중 상황을 반복 객관화시키면서 더욱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주인공의 욕망이 작가론의 직접적 상관물로 환원될 수 없다는,일견 단순한 사실이 지금껏 무시되면서 ‘엽기전’은 냉소나 허무주의적 저항담론의 일방통행로에 갇혀 버렸다.물론 ‘헤이’와 같은 초기작의 경우,하위-충동의 허무주의를 준거점으로 삼으면서 결국 세대론적 인정투쟁에 희생된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충동의 무정부적 방출을 일삼는 주인공이란 하나의 설정일 뿐이지 궁극은 아니다.이들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은 마치 스크린 속에서 만난 괴기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재현의 재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는 듯 담담하다.작중인물들에 대한 연민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근본적으로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우호적이지 않다.그러므로 허무주의적 세계관 또한 출발점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헤이’ 이후 작가에게는 단 두 가지 길밖에 없었다.출발점의 진화를 위해 망설임없이 밀고나가는 길,그리고 부조리한 충동들의 존재근거를 되짚는 길이 그것이다.앞의 것은 “목화밭”으로 가는 길이고 뒤의 것은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이 친구를 보라’로 이어지는 자전적 소설의 길이다.그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이다.“목화밭”으로 가는 길 끝에서 한창림 부부가 몰락한다는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자칫 이 끔찍한 존재들의 실패담이 무책임한 냉소로 비칠 수 있겠지만,하위문화의 봉인된 저항이 늘 그런 것처럼 그들은 자신들의 태생적 한계에 의해 몰락하는 것뿐이다.그것은 기원 혹은 자신의 존재근거(집)를 스스로 거절하면서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백민석은 이것을 “괴물들”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숙명’이라는 말에 이미 전제된 것처럼,한창림 부부의 몰락은 단지 기성질서나 사회체계의 견고함을 인정하고 확인하는 충격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아니 좀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주인공의 몰락은 늘 체제에 대한 굴복을 뜻하고 마는가.우리는 그 반대의 사례들을 분명히 알고 있다.쥘리앙 쏘렐((적과 흑))의 몰락이 단지 타락한 욕망의 몰락일 뿐이며 이동혁((객지))의 실패가 영웅주의의 실패에 불과한 것처럼,한창림의 파멸은 가상의 식민지 위로 흘러넘친 그 무정부적 충동의 패배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엽기전)에서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결정적 토대는,기억의 환원작용을 철저히 단속하면서 “훗날,그의 기억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끔”(234면) 집이라는 상징을 소각시켜 버린 데에 있다.그것은 다만 지하작업실의 끔찍한 린치와 패악들을 포장하는 초월적 가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위-충동의 공간으로 전락한 집(獵奇傳)은 단순한 상징이기를 멈추고 마치 암세포나 포자식물들이 그렇듯 확산 증식한다.지하작업실에서 “섹스”와 “신체”가 “제물”(212면)이 된다는 진술은 그래서 설명 가능해진다.근대적 주체 재생산의 전제가 되는 남녀간의 성적 교환을 악마적 제의로 탕진하면서,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등치시켰기 때문이다.이 공간이 지닌 능력은 통상적 상상을 넘는 것이어서,거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에 필적한다.이 “지하작업실의 깜깜한 자궁”(91면)에서 길러져 나온 포자들이란 비정상적 과정을 통해 탄생한 비정상적 존재들이며 체계의 관리망 안에서 “도착적”으로 왜곡된 인공 “수컷성”의 담지자들이기도 하다.“학교 안의 새끼 수컷들”(69면)이나 “동물원의 독방에 갇힌 만드릴 육식원숭이”(175면),“정신병원의 조울증 환자들”(138면) 등은 바로 그 증식의 사례들이다.지하작업실의 포자들은 훈육시설 즉 사회체계의 관리 시스템에서 기생한다. 이것은 빅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어두컴컴한 실험실이 괴물을 탄생시키는 하나의 자궁으로 기능한다는 지적(G 스피박)을 연상시킨다.그러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년)이 여행(모험)의 구조를 통해 비정상적 존재(괴물)의 정신적 성숙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면,‘엽기전’에는 성숙 혹은 교양(Bildung)의 과정이 삭제되어 있다.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조화로운 가족서사에 대한 강렬한 향수(괴물은 빅토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요구하지만 거부당한다)를 지닌 반면 후자는 가족서사 자체를 히스테리에 부쳐버린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전(傳)이라는 시간적 형식이 왜 엽기라는 그로테스크의 변종과 만나면서 공간화 되는지를 부연한다.가족은 주체의 인큐베이터이며 성숙이란 그 시간적 진화 과정이다.텍스트는 전통적인 소설의 중심축이라 할 성숙의 문제를 수락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성의 장력으로부터 이탈하려 한다.이 텍스트가 읽기의 습속에 저항하는 것은,한편으로 비선형적이고 공간적인 그래서 공시적 사유방식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서사의 절연과 접합된 공시적 사유방식은 의미심장하다.근대적가족 이미지가 학교나 군대와 같은 훈육시설들의 이미지와 함께 자본주의에 의해 수행되는 상징조작의 일환(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이었다는 성찰과 맞닿으면서,90년대에 등장한 이른바 신세대 작가들은 가족의 문제를 자신들의 중심 과제로 삼았던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집단적 주제로부터 ‘엽기전’은 그러나 조금 더 전진해있거나 약간 비켜 서 있다. 약간의 비약이 허락된다면,분단 이후의 한국소설사는 가족의 균열을 중요한 축으로 설정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이것은 주로 결손의 문제와 연루되어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이데올로기 갈등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이는 아비부재에 집중되어 있었다.이것은 김소진에 이르기까지 승계되었다.이 전통은 근원적 실향의식과 친족관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산해왔다.그러나 90년대의 풍속 주체들은 그것을 냉소와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이들의 공과를 떠나서라도,가장 급진적인 작가로는 배수아가 적임일 것이다.그는 동요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이미 파산선고를 내린 듯이,“어머니”를 새로운 해체대상으로 설정한다.그러므로 결손의 모티프를 구사하는 경우에도 그것은 아비부재가 아니라 어미부재로 나타난다.그러나 “어머니,나는 이제 죽을 때까지 어머니의 아이가 아니겠어요”(‘부주의한 사랑’)라고 외치는 배수아의 “아이들”마저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강렬한 향수야말로 이 도저한 거부의 진정한 추동력인 셈이다.‘엽기전’을 동시대의 유사한 징후들 속에서도 분별하게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텍스트는 가족서사의 부정적 연혁을 작성하면서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음각(陰刻)하고 마는 평균적 해체작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그 거부의 의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혹독한 양상을 띤다.텍스트는 가족서사에 대해 “너무나 흔해서 얘깃거리조차 안”(48면) 된다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는다.이미 논의한 바와 같이 주인공들의 이러한 진술 자체가 텍스트의 궁극적 주제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이것은 잠정적으로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라 부를 만한,근대적 가족제도의 구체적 질곡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작가는 이것을 요약하기 위해 “수컷성”이라는 특유의 조어를 반복 사용하고 있다. 그 외피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란 심층에서 남성적 지배질서를 지속시키려는 “사회체계”의 작동 방식을 함축한다.‘아버지와 아들의 경쟁’으로 상징되는 오이디푸스적 세계 안에서 성숙이란 결국 남성적 성숙에 다름 아니며,이는 근대적 가족 제도를 경쟁 이데올로기의 기초로 삼는 자본의 요구이자 동력이기도 하다.텍스트의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수컷성”이란 “영역싸움”“패권주의”“위계질서” 등으로 예시되는데 이것들은 경쟁 구조의 자기보존 양식을 말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이 질서에 붙들린 존재들은 어떠한 준거로도 윤리적 판단대상이 될 수 없다.이 세계에서는 선악의 이분 구도 따위가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는다.충동적 가상들(수컷성)만이 거주하는 끔찍한 세계이기 때문이다.이는 전작(前作) ‘불쌍한 꼬마 한스’에서 오이디푸스적 성숙의 발생학을 탐사했던,백민석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꼬마한스는 프로이트의 주력 개념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전형적 사례이다.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버지에 대한 공포를 낳고,그것이 다시 말(言)에 대한 공포로 전이되어 꼬마 한스의 신경증을 구성한 것이다.백민석의 주인공들도 공포의 기척 앞에서 실어증을 경험하곤 한다. 한창림은 공포에 전율할 때마다 “누군가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박아넣은 것”같다고 느낀다.이 공포감은 “사회체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이는 백민석의 끈질긴 문제의식 중 하나인데,표현의 추상성을 넘어 은연중 역사적 환기력을 구체적으로 회복한 경우는 그에게 ‘엽기전’이 처음일 것이다.그는 ‘엽기전’의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이 소설을 구상한 건 이곳 안양 평촌으로 이사오고 나서,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그게 94년이니까 벌써,칠 년 전의 일이다.(…) ‘뭔가 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97년의 일이다.그저 엮어 놓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컸던 것이다. 97년은 국내 경제를 준 공황시대로 내몰았던 IMF 외환위기 사태 혹은 신자유주의의전경화가 본궤도에 오른 시점이다.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엽기전’은 자본주의 사회체계의 가공할 위력에 대한 충격적 확인을 내면화한,우리들의 보고서다.한창림 부부와 그 혈육들이 하나같이 실업자이거나 비정규직이라는 것과 “뷰티풀 피플”의 남편이 파산한 사업가로 등장하는 것은 흥미로운 예증이 된다.“퐁텐블로”나 “과천”이 보여주는 위장된 혹은 상상적 안온함은 생산자본이 투기자본에 압도된 ‘거품경제’ 만큼이나 “텅 빈”,그리고 아슬아슬한 것이다.그가 작중현실로 설정하고 있는 하위문화적 충동의 세계가 그러한 것처럼 그것은 파국의 예감을 이기지 못한다.작품 구상 단계의 모호함이 명료한 의지를 얻게 된 것도,무정부적 충동의 발산에 기울어 있던 작품세계가 일정한 전환점을 획득한 것도 모두 동시대 감각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엽기전’은 우리 시대의 집단신경증(부조리한 충동)이 자본주의의 세계적 관철 혹은 “수컷성”의 일방통행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이는 백민석이 의도적으로 성숙의 문제를 삭제한 결과이다. 그런데 성숙의 문제를 괄호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가능한 일인가.하위문화적 충동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는 이런 의문들이 도사리고 있다.성숙은 블랙홀의 심처와 같이 끊임없는 소환의 인력을 발산한다.성숙의 저 끝 간 곳은 초월의 영역일 것이며 이것은 텍스트 내부에서 두 갈래의 길을 연다.하나는 수컷성의 최상층을 차지하는 “펫숍삼촌”을 제거함으로써 빅 브라더(‘1984’)에 필적하는 질서의 지배자 혹은 신적인 관람자(펫숍은 모든 것을 알고,또 본다)가 되는 길이며,다른 하나는 무정부적 충동을 끝까지 밀고나가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편의상 앞의 것을 상승초월,뒤의 것을 하강초월이라고 이름 붙여 본다면,텍스트는 이 두 개의 극점을 지닌 일종의 타원 구조를 갖고 있다.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모두,두 개의 극점이 발산하는 인력 사이에서 진동하는 존재들이다.이는 일반적인 성숙의 서사와 그 음각인 ‘프랑켄슈타인’류의 ‘하위-충동’ 서사를 양 극점으로 삼는 구조이기도 하다.앞에서 벤야민의 카프카론을 예시했던것도 이 때문이다. 하위문화적 충동의 포자들은 소설적 기율(또는 성숙의 플롯)에 기생하면서 ‘엽기전’이라는 변종을 만들어낸다.이 변종의 변종성은 텍스트 내부의 공간 배치,확산에 의해 이루어지며 두 갈래로 나뉘어 각각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의 공간으로 작동한다.이들의 공동 거처는 “제2정부종합청사”“서울랜드”,“동물원”이 있는 공간 과천으로 설정되어 있다.이곳은 “수도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시로 뽑힌”(165면) 곳이며 그 이유는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냈기 때문이다.이곳은 그러므로 엄연한 실재이기를 그치고 ‘헤이’의 “퐁텐블로”처럼 중간계급적 이상의 재현물로 전도된다.“냄새”나는 “적출물더미”들을 은폐하면서 보편적 행복을 가장하기 때문이다.여기서 “나쁜 냄새”란 “수컷성”의 기화작용 혹은 확산을 말하는 것이다.이데올로기의 상징 조작이 최고의 효율성을 발휘할 때 “살기 좋은” 계획도시 과천의 지하에서는 배제의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었던 것이다. 이 배제의 희생물이 되지 않으려면 초월적 수컷이 되는 수밖에 없다.실제로 “펫숍삼촌”의 수컷성은 배제 프로그램(사회체계)을 넘어서 있다.“세상의 눈은 그걸 볼 수가 없”(125면)는 상승초월의 영역에 놓이는 것이다.“어디에도 없으면서 어디에나 있는”(117면) “펫숍 공간”은 삼촌이라는 이름의 친숙성과 결탁하면서,체계로부터 자유로워진다.그에 반해 한창림의 엽기전 공간은 “뷰티풀 피플(사업실패로 와해된 가족 형상)”과 함께 프로그램의 희생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다.그들의 충동은 태생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들은 그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166면)들이다.영역 싸움과 경쟁에서 밀려난 패배한 수컷들인 셈이다.‘엽기전’은 “흰 연기”(281면)로 표상되는 “펫숍삼촌”의 신적인 수컷성(상승초월)과 결국은 거름이 되고 말,야수의 수컷성(하강초월) 사이에서 전율하고 있는 텍스트다. 2-3.타원형 감옥에서 목화밭으로 ‘야수적 하강’과 ‘비교(秘敎)적 초월’의 두 갈래 길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갖고 뻗어나가는 듯 보이지만 결국 동일한 장소-표면에서다시 만나기도 한다.그것은 타원 구조의 양 극점이 자신의 몸을 뒤틀어 다시 만나는 뫼비우스의 띠이다.그 장소란 린치의 장소-표면이다.거기에서는 감시와 처벌,혹은 임의적인 폭력이 끊임없이 미끄러진다.등장인물들의 모든 탈출 기도가 수포로 돌아가는 이유는 텍스트의 세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벗어날 수 없는 순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마치 버튼만 누르면 언제라도 반복재생되는 스크린처럼,그들을 둘러싼 세계는 거대한 하나의 감옥이자 부서지지 않는 벽들이다. 작중 공간에서 가장 높은 위치인 펫숍공간은 가까이 다가가 “정체를 머릿속으로 짜맞춰보다가는,금세 덩치나 안전문이 떠올라 스스로 사고를 정지해버리”(123면)도록 만들면서 영역침범을 가로막는다.이것은 감시의 내면화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태어나기 전의 공간”(122면)인 펫숍에 구체적 형상을 부여하는 것은 오로지 벽,“시멘트벽”이다.텍스트 내에서 하강의 경험적 한계인 한창림의 지하작업실 또한 피범벅의 벽들이다.거기서는 린치의 흔적이 끊임없이 번지고 미끄러지지만,벽면들에 안전하게 둘러싸인 채이다.그러므로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은 주인공들의 폭력적 도주를 이끄는 강한 유혹이자 인력의 중심이면서,동시에 막혀 있는 어떤 것이다.“사회체계”의 어두운 핵심으로 직핍하는 길은 아무 데도 없다.저항도 발악도 체계의 허가 범위 안에서 이루어질 뿐이다.이 출구 없음은 그들이 중심 혹은 주체가 아니라 ‘만들어진 존재’ 즉 “사회체계”로부터 호출받은 타자들이기 때문이다.그들은 한갓 게임속의 평면 캐릭터에 불과한 자신의 실존을 증언한다. 그도 아내도 이 사회에서,날 때부터 운명지어진 존재들이었다.(…)괴물스러운 위력이 얼마나 막강하든,바깥에 존재(타자성-필자)하는 한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가 없다…… 그래서 괴물은 장난감 수준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잠들어 있던 괴물을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 놓곤,재미로 쫓아다니며 괴롭히고,종국엔 괴물이 왔던 곳,사회 체계의 바깥으로 다시 쫓아보내는 악취미의 희생물로 전락하는 것이다.(261면) 그들이 줄곧 “내면 없는” 존재로 진술되는 이유가 그것이다.그들은 오직 표면만을 가질 뿐이며 마치 “뷰티풀 피플” 공간에 진열된 “웃는 플라스틱”(인형)들처럼 속이 텅 빈 존재들이다.신체상해 혹은 “린치”는 텍스트의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수도 없이 자행된다.“텅 빈 목소리” 혹은 “사색하지 않는”과 같은 수사들이 끈덕지게 달라붙는 린치 장면들.‘엽기전’의 등장인물들에게 있어 내면이란 기껏해야 히스테리나 조울증·분노 등으로 표면화된다.신체는 하나의 표면이고 그 내부는 또 다른 해부학적 표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참혹한 인식이 텍스트를 무심히 곁눈질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이 피비린내 나는 일상 어디에도 사색이란 물건은 없다.”(134면) 이것은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이 막힘 혹은 “육중한 안전문”,“지표면”과 같은 일종의 벽면(표면)으로 제시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이것들은 끊임없는 표면들의 연속체로 구성되어 있다.“펫숍의 공간 구조는 자연스레,네 번째 공간,다섯 번째 공간,여섯 번째(…)갈수록 안전문은 육중해지고 접근 불가능해”(123면)지는 것이며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바닥없는 심연으로 사라지는” 것이다.그것은 그들이 스크린의 격자에 갇힌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견고한 감옥의 구조 안에서,한창림은 윤수영을 린치하고,펫숍삼촌은 한창림을 공포로 길들인다.여기서 초월의 전망은 ‘성숙한 깨달음’을 통해 생성되는 것도 아니고,절망적 추락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차라리 두 극단의 장력이 이루어내는 벡터 운동의 산물이다.실제의 공간 과천을 주무대로 배치하면서 실제의 실제성을 마음껏 왜곡하고 있는 ‘엽기전’은 표층 차원의 비현실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현실주의의 산물이 된다.여기서의 현실은 고정된 무엇이 아니라,벡터운동이라고 했듯 생성과정 중인 어떤 것이다.그것은 근대적 가족이념의 이데올로기적 침윤 혹은 수컷성의 영역 분쟁으로 요약할 만한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의 작동방식을 기괴하게 드러낸다.“현실을 직시하는 날엉덩이의 미학”은 여기서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텍스트는 현실을 괄호안에 묶는 팬터지도 아니고 은연중에 독단적 현실을 들이대고 마는 낡은사실주의도 아니다.텍스트는 생성과정 중인 현실 자체이며 끊임없이 포자 증식하는 전경화된 공간 표면들의 연쇄이다.이것이야말로 비가역적 동시성의 산물이다.이 찢어지지 않을 것 같은 혹은 “육중한 안전문” 같은 표면들은 박태자가 늘상 바라보는 “텔레비전 화면”이기도 하다.이 표면들의 연쇄는 단지 화소조합에 불과했던 한창림이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들면서 파국을 맞이한다.이때 자신의 근원적 종속성을 지각한,이 불길한 주연배우의 두 눈 앞에 “목화밭”이 출현한다.“목화밭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3부 제목) 한창림은 파국의 절정을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마치 우연인 듯,이 거대한 감옥의 바깥을 본다.그것은 초월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표면들의 완고함 앞에서,마치 자유의 계시인 것처럼 나타난다.그것은 언어적 해석의 대상이 아니다.너무나 낯설어서 오히려 공포감을 일으키는 어떤 것이다.텍스트는 그것을 “목화밭”이라고 부르지만,이미 통상적 기호로는 지시할 수 없는 대상이다.마치 최초의 인간이 자신의 세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떼듯,“목화밭”이라고 우연히 발음된 것뿐이다.그것은 숭고(崇高)한 대상이다.체계에 붙들린 어떤 의미도 허락하지 않은 채 그저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그는 알 수 없었다.어째서 여기가 목화밭인가? 씨는 아직 뿌리지도 않았는데,언제부터 목화밭인가? 그는 볼 수도 없었다.둔덕 전체에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다.(…) 그는 목화밭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그는 삽을 놓고,두 손을 들어 눈을 가린 다음 울기 시작했다.누군가 그의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넣은 것 같았다.커다란 쇠뭉치를 그의 입에 처넣은 것 같았다.(280면) 파멸의 순간에 우발적으로 그리고 모호하게 던져진 ‘그것’은 그러나 ‘엽기전’을 허무주의로부터 구원하면서 동시에 미래로 운반해간다.이것은 획기적이다.백민석은 언어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다만 하나의 자족적인 사물을 생성시키고자 한다.그는 텍스트 위에 어쩌면 자기 자신과도 전혀 무관한 자유를 창조하려한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어느 누구의 승리도 견인하지 않는다.우리는 모두 참패한 것이다.작가도 독자도 또 그 사이의 주인공들도 이 무시무시한 자유의 숭고한 출현을 그저 흔적의 형태로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그것은 “모자이크” 너머의 현실,진정한 현실이다.“목화밭”이라는 우발적이고도 가난한 기호가 ‘진짜 현실’의 숭고한 출현을 계시하고 있다.존재의 근본적 종속성을 깨닫는 순간 “아주 작은 한 구멍”으로 그것도 “모자이크”에 가려진 채로 그것은 나타났다.부서진 몸을 이끌고 나타난 벤야민의 “역사의 천사”처럼 자신의 가난함을 최대치로 드러내면서,이 타원형 감옥의 외부로부터 자유의 기억이 도래하는 것이다.그것은 “자유라는 이름의 형벌”(사르트르)일지도 모르지만,그 형벌은 해방의 약속과 함께 하는 형벌이다. 3.어쩌면 위험하기도 한 미래 이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들과 스크린 속의 괴물들은 서로를 되비추는 거울에 불과하다.‘엽기전’은 결국 한창림의 실패담이 우리 자신의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어쩌면 우리들 관객조차도 스크린의 표면에 붙들린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인간은 누구도 예외없이,아직 자기 자신이 되지 못했다”는 아도르노의 말처럼,우리는 하나이면서도 여럿인,전지구적 자본주의·수컷성의 경쟁 이념·패악의 은폐전략인 가족로망스·안전처리된 저항의 초월적 가상들에 중독된 채로,우리 자신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망각한 것인지 모른다.이 중독성은 그 바깥을 사유하지 못한다.‘엽기전’은 바로 이 가상의 세계에서 가상을 껴안으며,동시에 가상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뛰어넘으려는,우리들 모험의 기록이다.동시대의 소비적 재현들이 보여주는 무분별한 질주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청신하게 환기시키는 것,이 거대한 감옥에 길들지 않은 ‘고통스러운 자유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것은 ‘엽기전’이 ‘재현의 재현’을 전략적 준거로 삼으면서 얻어진 결론이며,어떠한 질서에도 구속되지 않으려는 간고한 투쟁의 결실이다. 그러나 ‘목화밭 엽기전’이 도달한 자유의 가능성은 매우 아슬아슬한 역학 장(場) 속에 놓여 있다.그는 알레고리적 재현 전략이 갖고 있는 근본적 허무감과 형이상학적 환원주의를 힘들게 벗어나면서,90년대의 평균서사를 딛고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 중 하나를 열었다.그러나 또 다른의 수준의 위험 앞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해체와 전도의 전략은 얼마든지 동어반복에 떨어질 수 있다.이제는 자신의 전제들조차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가 출발한 전제들에 동의하지 않은 채로는 텍스트를 거의 읽을 수 없을 만큼 부자유스럽다.특히 그의 유난한 반인간주의가 그렇다.그가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은 모두 알 수 없는 장력에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들이다.이것은 주체를 구조의 효과로 소급시키는,전형적인 구조주의식 사유법이다.반인간주의야말로 진정한 인간주의의 전제조건일 테지만,그것은 주장되고 선언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그것은 반인간주의가 지니는 미학주의적 성격 때문이다.계몽이성을 독단으로 몰아붙이면서,그 자리에 광기와 착란을 대신 들어앉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물론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숨쉬고 있는 n개의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살려내는 가운데,그것은 소멸해갈 것이다.미래를준비할 시간은 아직 필요하지 않은가. 지면 관계상 당선자의 양해 아래 원고 일부를 줄였습니다. ■당선 소감 먼저 심사를 맡아주신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그 분들은 내게 조그마한 오솔길 하나를 터 주셨다.다만 성실한 보행객이 되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뿐이다.당선 소식을 접했을 때 당황했다.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세상을 보는 눈과 귀는 여태 어둡고 그것과 반드시 겹쳐져 있을 문학도,몸과 마음에서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그러나 이왕 엎질러진 물이니 헐거운 공부와 삶을 조금씩이라도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그것이 이 무책임을 모면하는 유일한 길이겠다. 이런 자리에서 문학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일은 내 깜냥도 깜냥이려니와 풋내기로서 주제넘은 짓이다.그러나 한 시대와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역동적 협업으로서의 ‘문학’이라는,큰 그림 하나는 잊지 않으려고 한다.이 협동작업의 작은 일원으로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돌이켜 보면 내게는 스승 아닌 분이 없다.은사님들은 물론이고 선후배 친구들,가족들까지도 모두 스승이었다.나는 그저 한 장의 백지가 된 것처럼 그들의 말없는 가르침에 어두운 귀를 기울였던 것뿐이다.그들의 빛나는 존재감이 나를 이리로 오게 했다.그래서 오늘의 이 고마운 자리는 영광이 아니라 갚지 못할 부채다.이 또한 잊지 않으려고 한다. 우선 고생하시는 부모님과 하나뿐인 내 여동생 경희에게 공을 돌린다.모자란 글줄이나마 더듬더듬 쓰는 법을 가르쳐준 인하대 국문과의 선생님들,선후배 동료 분들께는 소주라도 한 잔 올려야 할 것이다.학부 시절을 내내 함께 했던 청하 동인들에게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아득하다.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마음 뉠 곳을 마련해준 나의 든든한 후원자 금희에게는 사랑과 고마움을 함께 전해야 하리라. 약력 1975년 대구 출생. 인하대 국문과 대학원 재학 ■심사평 강정구씨의 ‘세상을 떠도는 목어들’은 차창룡의 시 세계를 풍자의 범주 안에 넣고 차창룡만의 특별한 풍자의 양식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 글이다.텍스트의 고유한 경험을 최대한 되살리는 방식으로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평론의 길이라면 강정구씨는 평론의 ABC를 안다고 할 수 있다.다만 문학의 고유한 경험은 무엇보다도 언어의 경험이지 주제의 그것이 아니다.주제를 가지고 경험의 세계를 휘젓다 보니 글이 겅중거리고 성길 수밖에 없다.김용하씨의 ‘비윤리적 세계의 재현과 윤리적 풍경의 기원’은 시적 직관을 통해 순간적으로 구현되는 창조적 공간으로서 시를 이해하고 그 창조적 공간에서만 가능한 인간 삶의 근원적인 조화의 경험을 읽겠다는 의욕이 두드러진 글이다.그러나 하나의 형식에 끈덕지게 매달렸다는 것이 개성의 표지가 될 수도 있지만,글을 도식적으로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이원동씨의 ‘떠도는 가족,주변부 삶을 보듬는 결곡한 서사’는 공선옥의 소설을 길동무처럼 따라 읽으면서 공선옥 소설의 존재의의를 설득력있게 부각시킨 글이다.그럼으로써 이 글은 독자에게는 개안을,작가에게는 위안을,그리고 글쓴 이 자신에게는 텍스트와 더불어 살아보는 경험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텍스트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큰 미덕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글이다. 강경석씨의 ‘타원형 감옥의 외부’는 백민석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와 미학적 경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폭넓게 조망한 글이다.생의 적출물의 의미,폭력적 충동의 존재 형식,고딕의 정치적 무의식,가족 이념의 내파,세계의 남성적 지배와 타원형 감옥 구조,디지털 화소조합으로서의 삶의 경험 등등 현대성의 핵심적인 주제들을 망라하는 한편 문학의 글쓰기가 그 주제들과 동일체를 이루면서 또한 해체·변형을 행하는 가운데 도출되는 미학적 경험의 굴곡을 잘 보여주고 있다.당선을 축하하며 정진을 바란다. 김인환 정과리
  • [발언대] 1인 1호적제가 대안이다

    지난해 어느 여성이 4살난 딸 아이를 거짓으로 실종신고를 했다가 1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실종신고한 딸을 다시 입양해서 새아버지의 성으로 바꾸려고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이 호주제 폐지를 핵심공약으로 내 건 것은,한국 여성운동계의 주요한 결실이었다.노무현 당선자는 집권 1년 안에 호주제를 폐지하겠다고 장담을 했으니 기대를 해 볼 일이다. 그런데 그 조짐이 우려스럽다.여성부가 지난 9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윈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현행 호주제를 폐지하고 그 대안으로 ‘가족별 호적편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최적의 대안인 일인일적제를 포기하고 가족별 편제를 내놓은 것은 유림과 법무부 국회의원들의 ‘가족해체 가속도 논리’의 압력을 피해보자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본다.아울러 가족별 편제마저 국회 부결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호주제는 남녀차별을 법적 제도적으로 인정한 대표적 악법으로서,이 땅의 모든 여성들을 성차별의 굴레에 굴종시키고 남아선호 사상과 여아낙태를 통한 기형적 성비불균형 현상을 부추겨왔다.또한 ‘가장중심의 가족 유대’라는 명분하에 성평등과 국민의 평등권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핵심적 위헌제도이다. 법개정의 절차와 그 어려움을 생각할 때,폐지 이후의 대안법은 법 폐지의 근본정신(성평등과 모든 인간의 평등)에 합당해야 하고 또한 미래지향적 이어야한다.그러나 여성부가 제출한 ‘가족별 호적편제’는 호주제 폐지 이후의 완전한 대안이 될 수 없다.가족별 호적편제는 부부와 미혼자녀를 하나의 신분등록부(현재의 ‘호적’)에 기재하는 방식이다.따라서 호적의 기준자(색인자,부부 중 1인)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성차별의 여지를 온존시키게 된다. 이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가족의 변화과정이 호적에 드러남을 통해 소위 비정상 가정에 대한 선입견과 사회적 차별을 불식시키지 못하는 또 하나의 구시대적 호적편제에 불과하다.대안은 개인별 신분등록제인 일인 일적제이다.이는 가족별 호적편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친족관계의확인도 가능하게 하여,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평등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래지향적이고 이상적인 신분등록제이다.여성부는,‘가족해체의 가속화 우려’라는 명분없는 반대론자들의 압력에 밀려 평등한 신분등록제를 다시 유보시키는 어리석은 대안을 철회하여야 한다. 최현숙 민주노동당 여성위원장
  • 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16세기 양반가정 일상 엿보기

    정창권 지음 사계절 펴냄 우리 학계의 한국사 연구는 지나치게 정치사에 편중돼 있다.반면 생활사 쪽은 누구나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연구성과는 미미하다.개인일기나 시문 등 이른바 ‘일차적 사료’ 대접을 받지 못하는 문헌들에 대한 연구가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생활사에 대한 연구는 정치사의 틀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역사적 풍경들을 밝혀준다.한 예로 조선시대 성리학에 기초한 정부가 들어섰다고 하지만 그 정치이념이 언제 어떻게 각 지방의 생활문화로 정착됐는가는 왕조사가 아닌 생활사를 통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정창권 지음,사계절 펴냄)는 정치사를 넘어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본격적인 생활사 연구서로 평가할 만하다.저자(고려대 강사)는 조선 중기의 문신인 미암 유희춘이 10여년에 걸쳐 쓴 ‘미암일기’를 바탕으로 16세기 양반 가정의 일상생활사를 복원한다. 16세기의 조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선과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인다.아들과 딸을 가리지 않았고 친족관계에서본손과 외손을 구별하지 않았다.혼속과 결혼생활도 남자가 여자 집으로 가 혼례를 올리고 그대로 눌러 사는 처가살이가 유행했다.균분상속이 이뤄졌고,제사도 자녀들이 서로 돌아가며 지내는 윤회봉사가 관행이었다. 여성들의 학문과 예술활동도 장려됐다.신사임당,송덕봉,허난설헌,황진이,이매창 등 여성예술가들이 유난히 많이 나온 것도 이런 시대배경과 연결된다. 이 책은 ‘미암일기’에 나타난 일상생활의 편린들을 관직생활,살림살이,나들이,재산증식,부부갈등,노후생활 등 여섯 가지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사실을 토대로 하되 부분적으로 소설의 문법을 가미한 서술방식이 생활사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평이다.1만2000원. 김종면기자
  • 친양자제 연내도입 ‘파란불’

    친양자제도 도입에 가속이 붙었다. 지난 98년 정부가 입법예고한 민법 개정안에 처음으로 친양자제도가 들어가 있었으나 지난 연말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국회가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생 불편을 덜기 위해 친양자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한 공청회가 최근 연이어 열리고 있으며 여론을 의식한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3당 의원들은 친양자제도 도입에 원칙적 찬성의사를 피력했다. 2월 중에는 국회 차원의 공청회도 열릴 계획이어서 친양자제도 도입 입법이 연내에 이뤄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현행 양자제도는 입양을 ‘사적인 신분계약’으로만 보고 있다. 즉 입양을 통해 양부모의 호적에 올라도 친생부모와의 혈족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호적에 입양사실은 물론 친생부모와 양부모 모두를 기재하고 있다. 또 재혼가정에서는 친생부가 승락한다 해도 양부의 성을 따를 수 없어 성장기 아동들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친양자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측은 부계 혈통주의 원칙에 어긋나고 성(姓) 불변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현행 민법상의 양자제도는 존속시키면서 친양자와 일반양자로 이원화된 제도가 도입된다면 기존의 가치관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다는 대안이 나와 눈길을 끈다. 김상용 부산대 교수는 “친양자제도가 도입돼도 현행 민법상의 양자제도는 계속 존속하게 된다.즉 입양을 원하는 사람은 두 가지 제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양자의 성이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일반양자법(현행 민법의 양자제도)에 따라 양친자 관계를 성립시키면 된다.”고 제안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姓불변원칙’ 무엇이 문제인가. 재혼한 도웅준(32·자영업)씨는 딸 이야기만 나오면 가슴이 아프다. 아내가 데려온 딸이지만 남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다. 그러나 아버지와 성이 다른 것 때문에 학교생활은 물론 결혼할 때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1년 미루면서까지 아이의 성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나 이젠 포기상태입니다. 성이 다른 사람이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데 이렇게 사랑하는 부녀사이를 법이 갈라놓는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저는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진정한 가장이 되고 싶습니다.” 한연희(46·경기 과천시 중앙동)씨는 자신이 낳은 아들외에 네명의 아들,그리고 지난해에는 ‘꿈에도 그리던’ 막내 딸까지 입양으로 얻었다. 그는 입양을 ‘선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한 아이는 몸으로 낳았으나 다섯 아이는 마음으로 낳았습니다.” 그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모든 서류에서 ‘입양’임이 밝혀져 아이들이 입는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국내 대부분 입양가정은 서류상의 불이익으로부터 입양아를 보호하기위해 출생신고를 허위로 하고 있다. 이는 형법 228조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죄에 해당된다. 법제도의 모순이 양부모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현행 민법,무엇이 문제인가] 입양에 관한한 우리는 후진국이다. 전문입양기관을 통하지않고 산부인과 등에서 미혼모나 극빈자의 아이를 넘겨받아 비밀리에입양하는 예가 줄지않고,이에 관한 문제의식도 없다. 이때문에 영아를 수백만원에 팔아넘기는 매매도 가능하고 양자를 자신의 친자로 입적시킨 후 10여년간 곡예단원으로 혹사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전문기관이나 국가가 전혀 개입·관리하지 못하는 점도 하나의 원인이 된다. 친양자제도가 도입된다고 비밀입양의 관행이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밀입양의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는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반대논리로 본 문제점] 흔히 입양아를 친생부모와 단절시키는 것은 형제간의 결혼이란 엄청난 일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오히려 현재의 비밀입양과 친생자 불법 출생신고가 이런 우려를 더 현실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반박이다. 또 정부개정안에는 재혼가정을 구제하기위해 ‘7세미만’은 양부의 성으로 바꿀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소장은 “나이제한은 불필요하다.”고 말한다. ‘학교에 가기전에 성을 바꾸라’는 정부측의 ‘배려’는 불필요한 친절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혼가정의 동거기간이 5∼15년으로 길기 때문에 ‘7세미만’이란 제한을 두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자녀가 훨씬 더 많다고 지적한다. [그외 문제점] 정부 개정안에 의하면 ‘친양자 입양이 취소되거나 파양된 때에는 친양자관계는 소멸하고 입양전 종전의 친족관계는 부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친양자입양이 취소되면 친부모가 자동으로 친권자가 되고 성과 본이 다시 바뀌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대부분 친권자인 친부모가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입양이라면 이는 오히려 아동의 복리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부모가 자신의 친생자와 친자관계를 해소하는 것이 불가능하듯 친양자의 경우에도 파양은 훨씬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허남주기자 yukyung@ ■친양자제도란. 입양아동이 법적으로 뿐 아니라 실제생활에 있어서도 '양친의 친생자와 같이' 입양가족의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재혼가정에선 양부의 성을 따를 수 없고 입양의 경우는 입양특례법에 따라 양부의 성은 따를 수 있되 호적을 비롯한 모든 서류에 입양아임이 드러난다. 그러나 친양자제도를 도입하면 가정법원에 의해 친양자입양이 선고된 때로부터 호적에도 양부모의 친생자로 기재되어 실생활에서 입양이라는 사실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되고 재혼가정에서도 당사자들이 원할 경우 성을 바꿀 수 있게 된다.
  • 가정불화 가장 큰 요인 70년부터 ‘배우자 부정’

    가정불화의 원인 가운데 지난 30년간 부동의 1위는 ‘배우자 부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시 상담기구인 늘푸른여성정보센터가 70년부터지난해까지 30년간 가정불화의 10가지 원인을 조사한 결과 ‘배우자 부정’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부정이 전체 원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75년에는 35%에 달했으나 81∼85년 23.5%,96∼2000년 20.1%로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가정불화의 두번째 원인으로는 ‘고부갈등·친족관계’가올랐다. 세번째 원인으로는 ‘성격차’가 가장 많았으며 폭행·학대,가출,정신건강,가치관 차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 70년 서울시 가정상담소로 문을 열어 올해 이름이 바뀐 늘푸른여성종합센터는 지난 30년간 상담결과 및 자료를 정리한 ‘가정상담소 30년사’를 이달말 발간할예정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양부모 이혼한 입양아 양모와 친생자관계 존속

    양부모가 이혼했다 해도 입양 취소나 파양(罷養)을 하지 않았다면 양쪽 부모 모두와 친생자 관계는 존속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柳志潭 대법관)는 25일 “어머니가 이혼한 만큼 양녀 관계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송모씨(34·여)가 입양에 의해 자매관계가 된 박모씨(43·여)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송씨의 어머니가 이혼했다 해도 양녀인 박씨와의 친생자 관계는 단절되지 않는다”며 원고 청구를 각하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로 ‘양부모 이혼시 양자녀는 양부와의 법률적 친생자 관계만 존속하고 양모와의 관계는 단절된다’는 기존의 판례는 효력을 잃게 돼 양자는 양부모가 이혼하더라도 양쪽 모두로부터 상속을 받을 수 있는 등 권리행사가 가능해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입양에 의한 친족관계는 요건 미비로 입양이 취소되거나 입양 관계를 청산하는 ‘파양’을 하지 않는 한 존속된다”면서 “과거에는 입양이 오로지 가계계승 목적이어서 양모가 떠나면 양자와의친족관계가 소멸된다는 논리가 가능했지만 현행 민법은 입양에 대해 부부가 공동 책임을 지도록 돼있어 양부모가 이혼했다 해도 양쪽 모두에 친족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송씨는 박씨를 입양해 살아오던 어머니가 아버지와 이혼한뒤 사망하자 99년 박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상록기자 myzodan@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