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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지서 적으로… ‘삼성맨’ 사령탑 전성시대

    동지서 적으로… ‘삼성맨’ 사령탑 전성시대

    어제는 코트의 동지였지만 이제는 ‘적장’이다. 9일 또 한 명의 ‘삼성맨’ 장병철 감독이 프로배구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1999년 삼성화재에 입단, 김세진의 백업을 맡았던 라이트 공격수였다. ‘짱가’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김세진의 빈자리를 메웠던 그는 2008~09시즌을 끝으로 은퇴, 2015년 9월부터 한국전력의 코치로 활동하다 김철수 감독의 용퇴로 감독 자리를 물려받았다. 프로배구 남자부 사령탑의 ‘삼성맨 싹쓸이’는 이제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지난 2013년 남자 프로배구 제7구단으로 출범할 당시부터 OK저축은행 지휘봉을 잡았던 김세진(45) 감독으로 출발했다. 현역 시절 삼성화재 부동의 라이트 공격수뿐만 아니라 남자대표팀의 기둥 역할을 했던 김 감독은 OK저축은행을 맡은 뒤 2015~16시즌까지 두 차례 연속 팀을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우세진’이 있었다면 네트 왼쪽에는 ‘좌진식’ 신진식(44) 감독이 있었다. ‘갈색 폭격기’라는 별명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어깨 스윙을 자랑했던 그는 은퇴 뒤 미국 연수와 삼성화재 코치를 거쳐 2017~18시즌부터 친정팀을 이끌고 있다. 신 감독은 부임 첫 시즌 팀을 정규리그 2위에, 올 시즌 직전 열린 컵대회에서 외국인선수 없이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최근 삼성화재의 재신임을 받았다. 최태웅(43) 현대캐피탈 감독은 좌진식·우세진에게 ‘팔색조 토스’를 뿌리던 최고의 세터 출신 사령탑이다. 림프암을 이겨내고 2015~16시즌부터 친정의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지휘하기 시작한 최 감독은 부임 첫 시즌 18연승 끝에 팀을 정규리그 정상에 올렸다. 이듬해와 올 시즌 대한항공을 상대로 한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두 차례 모두 우승으로 이끌었다. 최태웅, 장병철 감독과 ‘동갑내기’인 석진욱 코치(OK저축은행)도 있다. 포지션 특성상 공격은 물론 수비에도 발군의 기량을 요구하는 레프트 공격수 가운데 그만한 인물은 없었다. 사실 셋은 인천 주안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함께 배구선수의 꿈을 키운 ‘절친’이기도 하다. 석 코치는 김세진 감독의 후임으로 감독 물망에 올랐지만 이날 김호철 남자대표팀 감독의 영입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곰 잡은 공룡 ‘의지’ 강했다

    곰 잡은 공룡 ‘의지’ 강했다

    ‘양의지 효과’ 덕에 NC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다가 올 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32)는 팀을 옮겨서도 변함 없는 활약을 뽐내고 있다. 8일 현재 13경기에 출전해 평균 타율 .366(41타수 15안타), 4홈런, 11타점, 10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내 홈런 1위, 득점 공동 2위, 타점 2위, 타율 3위로 맹타를 휘두르는 동시에 NC의 ‘안방 마님’으로서 안정적인 볼배합으로 투수들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이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4년 총액 125억원이라는 역대 포수 최고 대우를 받았던 양의지가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거액 연봉에 대한 부담감이나 팀 적응 문제는 현재까지 양의지를 비켜 가고 있다. 양의지라는 ‘나비효과’ 덕에 NC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93(4위), 타율은 .281(2위)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꼴찌(10위)를 경험했던 NC가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9승 5패로 두산과 함께 선두권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주전 포수였던 김태군이 2017 시즌이 끝난 뒤 경찰 야구단에 입대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NC의 고민이 양의지의 영입으로 말끔히 날아갔다. 양의지는 친정팀인 두산과의 주말 3연전(5~7일)에서 자신의 가치를 한층 더 부각시켰다. 그는 ‘양의지 더비’라고도 불렸던 두산과의 시리즈 세 경기에서 타율 .429(7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2볼넷으로 뜨거운 활약을 선보였다. 이적 후 두산과의 정규 시즌에서 처음 마주쳤던 지난 5일 경기에선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때렸고,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는 8회초 5-4에서 6-4로 달아나는 귀중한 희생플레이를 날렸다. 시리즈의 마지막 날에는 결승타까지 때렸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시즌 동안 두산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양의지는 누구보다도 두산 투수들을 제대로 꿰뚫고 있었다. NC는 이번 3연전에서 두산을 상대로는 2015년 5월 26~28일 이후 1410일 만에 싹쓸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두산만 만나면 작아졌던 NC가 오랜만에 ‘곰 잡는 공룡’으로 변신한 것이다. NC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산과의 정규 시즌 상대 전적이 4승 12패로 크게 밀렸으며, 역대 ‘가을야구’에서도 2015년부터 3년 연속 만났지만 매번 두산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떠난 곰’ 양의지를 영입한 NC는 더이상 두산에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동욱 NC 감독은 “양의지가 포수 자리에 있으면 팀이 잘 짜여 있다는 느낌이 든다. 좋은 선배가 생겨 후배들의 학습효과도 크다”며 “타석에 들어오는 타자들이 양의지를 많이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딱 한 가지를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 광범위하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서지현 “미투 필요 없는 세상, 다시 내가 꾸는 꿈”

    서지현 “미투 필요 없는 세상, 다시 내가 꾸는 꿈”

    “미투 폭로 1년 검찰 조직 변화 안 느껴져”검찰 내 성추행 사실을 알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을 낳은 서지현 검사가 더는 미투 운동이 필요 없게 될 날이 오기를 소망했다. 서 검사는 지난 6일 중국 상하이에서 교민지 상하이저널 주최로 열린 ‘한국의 페미니즘’ 주제의 강연에서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여성들이 단지 성별 탓에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미투가 번져 가는 세상이 아니라 미투가 필요 없는 세상이 다시 제가 꾸는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거나 성폭력을 겪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한다”며 “우리 자녀들이 그들의 재능과 노력만으로 평가받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또 “한국에서는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굉장히 과격한 사람이고 여성 우월, 남성 혐오를 얘기하는 것처럼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오해가 사라졌으면 한다”며 “페미니즘은 남녀가 동일하게 같은 권리를 누리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미투 폭로 이후 1년여의 세월이 지나고 가해자인 안태근 전 검사장이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지만 ‘친정’인 검찰 조직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서 검사는 “여전히 가해자나 (검찰 조직의) 누구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직 몸이 좋지 않아 복직 시기를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꼭 다시 돌아가 검사로 일하겠다는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며 “전과 다름없는 한 명의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중국에서도 대학과 문화계를 중심으로 2년 전부터 미투 운동이 일부 벌어졌으나 당국의 탄압으로 정치 및 사회적으로는 확산하지 못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방과후학교는 구세주인가, 계륵인가

    [우리둘은1학년]방과후학교는 구세주인가, 계륵인가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털어놓습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딸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끝나자마자 엄마에게도 숙제가 쏟아졌다. 새 학기 준비물 챙겨 보내기, 신입생 학부모 연수와 학부모 총회에 참석하는 일 등이다. 그중에서 부담이 제일 컸던 과제는 방과후학교 수강신청이었다. 정규수업이 끝난 다음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인데, 대학 강의처럼 원하는 과목을 고르고 온라인으로 수강신청을 한다. 입학 이틀 뒤인 3월 6일부터 방과후학교 수강신청이 시작되기에 무슨 과목을 들을지 아이와 미리 상의가 필요했다.  ●엄마의 사심이 반영된 과목 선택 수강신청 하루 전, 방과후학교 안내문을 펼쳐놓고 딸과 나란히 식탁에 앉았다. 아이도 나도 정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딸 쪽이 그나마 나았다. 딸: 친구가 그러는데 마술이 인기가 많대.나: 마술? ‘매주 다른 주제와 기법으로…, 최고로 재미있는 공연예술….’딸: 엄마, 나 마술 할래!나: 인기가 많으면 신청 못 할 수도 있어. ‘플랜 B’를 생각해보자.딸: 플랜 B가 뭐야?방과후학교 과목은 30개 정도였다. ▲사고력 신장 ▲과학영역 ▲미술영역 ▲체육영역 ▲음악영역 등 5개 영역으로 구분돼 있었다. 딸 아이는 평소 좋아하는 만들기와 바이올린 수업을 원했고, 나는 가능하면 다양한 영역에 참여하길 바랐다. 체력을 기를(솔직히는 ‘방전시킬’) 체육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울 수 있는 실험도 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중에서도 축구를 강력히 권했다. 16년 전 만난 미국인 룸메이트 때문에 축구는 내 로망이 됐다. 어릴 때부터 여자축구부 선수로 뛴 그 애는 강골이었다. 근육이 적당히 붙은 허벅지와 종아리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나: 축구는 어때?딸: 남자애들 하는 거 말야?나: 미국에서는 여자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한대. 남자들보다 더 잘한대. 엄마 친구도 그랬어.딸: 그래? 그럼 할래! 욕심 많은 엄마, 설득이 쉬운 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들을 다섯 과목을 확정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방과후학교를 집어넣은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가 지루해할까봐서다.맞벌이 부부의 아이이기 때문에 딸은 오후 1~2시에 수업을 마치면 돌봄교실로 향한다. 이곳에서 간식을 먹고 놀면서 오후 5시까지 엄마나 아빠를 기다린다. 돌봄교실도 교육활동을 제공한다. 하지만 전문강사가 진행하는 방과후학교가 더 재미있고, 배울 것도 많을 것 같았다. 저렴한 비용도 한몫했다. 보통 매주 1회, 한 번에 80분 정도 수업을 하는데 3개월(12회) 수업비가 6만 5000~8만 5000원이다. 학원비나 유치원 특별활동비와 비교도 안 되게 쌌다. ●초를 다투는 수강신청 전쟁 수강신청 당일이 되었다.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서버가 열린다. 학교를 마친 딸을 데려와 집에서 신청할 생각이었다. 때마침 교문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던 엄마들에게 귀동냥으로 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엄마1: 수강신청이 보통 치열한 게 아니라는데….엄마2: 인기 있는 과목은 서버 열리자마자 마감된다니까요. 그래서 저는 모바일이랑 컴퓨터 동시에 접속해놓고 신청해요.엄마3: 저는 애들 아빠랑 친정 식구한테 신청할 과목을 분담시켰어요. 고학년 자녀를 키워본 듯한 엄마들이 풀어놓는 ‘꿀팁’이었다. 과목당 수강 정원이 20~25명 남짓이니 금세 마감된다는 얘기였다. 당연히 혼자 5과목을 신청하는 건 무리였다. 남편에게 급히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나: 방과후학교 수강신청 금방 마감된대요. 과목을 나눠서 신청해야겠어. 과학실험이랑 바이올린, 2과목 맡아줘요. 스마트폰으로 동시접속 된다니까 로그인하고 5분 전부터 ‘새로고침’ 눌러요.남편: 알았어요. 서버가 열리기 30분 전, 손가락을 풀며 노트북 앞에 대기했다. 신청 순서는 인기가 많을 것 같은 과목부터, 수강 정원이 다 찼다면 대체할 과목을 바로 신청…. 시뮬레이션도 여러 번 했다. 대학 수강신청보다 더 떨렸다. 원했던 과목 5개 중 4개 성공, 하나는 대체과목으로 신청. 이 정도면 선방했다. 옆에서 맘 졸이며 기다리던 딸도 기뻐서 팔짝 뛰었다. 딸은 그렇게 1분기, 석 달 동안 요일별로 창의로봇, 창의요리, 바이올린, 방송댄스, 축구에 참여하게 됐다. 다섯 과목 수강료는 재료비까지 합쳐 42만 500원이다. ●“방과후를 다섯 개나 한다고요?” 부담스런 숙제를 잘 해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딸이 방과후학교를 매일 한다고 했더니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엄마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엄마4: 5개나 한다고요? 시간이 돼요?나: 방과후, 돌봄교실 외에 아무것도 안 해서요…. 매일 방과후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는 없었다. 시켜도 한두 개 정도, 대부분 학원으로 보냈다. 누구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지만, 엄마들이 방과후학교를 그리 탐탁지 않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찜찜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방과후학교 제도를 파보기 시작했다.방과후학교라는 이름은 참여정부 때 처음 등장했다. 교육부가 2004년 12월 발표한 ‘방과후학교 운영 기본계획’에서다. 정부는 방과후학교를 ‘창의적이고 심신이 건강한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대상, 지도강사, 교육비, 운영시간 등을 확대 개방해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2005년부터 48개 방과후학교 시범학교가 지정되는 등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이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시도는 학원연합회 등 사교육 업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대신 교육부 고시(제2013-7호, 제2015-74호)와 초중등교육과정 총론으로 운영 근거를 갖고 있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바탕으로 방과후학교를 개설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방과후학교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을 앞서는 선행학습이 제한된다. ●엄마들이 방과후학교를 꺼리는 이유 정부는 방과후학교를 통해 ▲사교육비 경감 ▲교육격차 완화 ▲돌봄 서비스 제공 ▲지역사회 학교 실현 등 4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 달 동안 방과후학교를 경험해보니 사교육비를 줄이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은 긍정적이다. 사설 축구교실, 쿠킹클래스, 음악학원을 각각 따로 보낸다면, 비용이 족히 배 이상 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주 1회 수업인 데다 다음 분기에 또 들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서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강료를 내더라도 일대일로 집중 교육을 해주는 학원을 선호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솔직히 주 1회 단체 바이올린 수업이,매일 다니는 사설 음악학원을 대체하기란 불가능하지 않은가. ●방과후학교 참여율 5년간 13.3%P 하락 한국교육개발원이 2017년 펴낸 ‘방과후학교 참여율 제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갈수록 낮아진다. 2012년 초중고교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은 464만명이었으나 2017년 337명으로 감소했다. 출산율 감소로 재학생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전체 학생 대비 방과후학교 참여 비율도 72.2%(2013년)에서 58.9%(2017년)으로 하향세를 보인다.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역시 사교육 때문이다. 개발원이 학생 1만명, 학부모 1만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학생의 59.3%가 ‘사교육 참여’를 들었다. 이 아이들의 또 절반쯤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학원(41.7%) 또는 예체능학원(9.4%)에서 시간을 보냈다. 학부모의 답변도 비슷했다. 다만 ‘희망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34.0%), ‘학교에 남기 싫어서’(32.3%), ‘수준에 맞지 않아서’(10.9%),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2.5%)라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연구자들은 방과후학교가 소외계층엔 상당한 혜택이 되지만, 가정배경이 좋고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는 외면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교육을 억제하는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맞벌이 학부모에겐 선택 아닌 필수? 우리 아이가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한다는 생각에는 ‘부부일심’이다. 삶의 질을 위해 피아노 학원은 다녔으면 좋겠고, 건강을 위해 수영이나 태권도, 줄넘기도 배우면 좋겠다. 나중에 영어도 배워야하고, 수학도 필요하면 학원 문을 두드려야 할 것이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에겐 학원비 이상의 문제가 있다. ‘시간 관리’ 부분이다. 야무진 엄마들은 소문 난 학원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아이의 방과 후 스케줄을 알차게 짤 것이다. 직접 데려다주는 ‘픽업 앤 드롭’을 하거나 학원 차량 승하차를 밀착 관리할 수도 있다. 맞벌이 학부모들이 세심하게 챙기긴 어려운 부분이다.맞벌이로 자녀를 키운 선배들의 제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최대한 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퇴근시간까지 버키는 것. 이러려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 다른 방법은 조부모의 도움을 빌리든가 도우미를 써서 학원에 보내는 것이다. 이 경우 상당한 돌봄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이다. 아이가 어설픈 솜씨로 바이올린을 켜는 게 귀여웠고, 고사리손으로 썰고 볶아 가져오는 요리를 맛보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요새는 마음이 영 편치 않다. ‘제대로 배우는 거 맞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걱정을 하던 중에 딸은 친한 친구가 없다며 방송댄스 수업을 지난주부터 안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또 바이올린 시간에는 연습시간이 30분이나 남았는데 지루하다며 돌봄교실로 일찍 가버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음 분기 방과후학교에선 반드시 마술과 쿠킹클레이를 들어야겠다며 벼르고 있다.●갈수록 무거워지는 선택의 무게 결국 다른 엄마들처럼 일정부분을 학원으로 돌리는 선택을 할 듯하다. 방과후학교는 아이가 원하는 수업으로 일주일에 2번 정도로 줄인 다음 피아노 학원과 태권도 학원을 보내는 걸 고민하고 있다. 학원은 아이를 학교 앞에서 태워 데려가고 집에 데려다줄 수 있는 곳으로 골라야 할 것이다. 결정 장애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자부했는데, 나름대로 명쾌하고 직관적으로 인생의 순간을 결정하며 살아왔는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는 번번이 선택의 기로에 번민한다. 선택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다. 삼십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 하나만 생각했다. 설령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혼자 감당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결혼과 출산 이후 나의 사소한 결정 하나가 배우자와 아이들, 가족의 삶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 아이의 방과후 일정을 결정하는 문제가 아이의 진로를 좌우할지도 모를 일 아닌가.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가 좋은 교육 정보를 모으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살피며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것이리라.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 주 주제는 “녹색어머니회가 아직도 있어?”입니다.
  • 남편 몸에 불 붙여 살해한 여성 “30년? 그냥 나쁜 꿈 꾼 듯”

    남편 몸에 불 붙여 살해한 여성 “30년? 그냥 나쁜 꿈 꾼 듯”

    “30년이에요. 그냥 나쁜 꿈을 꾼 것 같지요.” 인도 북부 펀잡주 출신으로 영국에 시집 와 살던 키란짓 아흘루왈리아는 가정폭력을 일삼던 같은 인도 출신 남편의 몸에 불을 붙여 살해했다. 영국인들은 충격적인 범행에 경악했다. 하지만 남편이 결혼 생활 10년 동안 저지른 악행은 훨씬 끔찍했다. 처음에 영국 법원은 종신형을 선고했다가 나중에 3년 4개월로 감형해 즉각 풀어줬다. 그 때가 1992년이었다. 그녀가 남편을 살해한 것은 1989년 봄의 어느날 저녁이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30년의 세월을 돌아보는 그녀의 얘기를 들어봤다. 참혹하지만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그녀의 증언을 옮겨본다. 남편 디팍은 주먹으로 내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내 얼굴을 뜨거운 다리미로 지졌다. 5년 전 인도를 다녀와 친정 식구들 앞에서 다시는 나에게 손찌검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는데 오히려 갈수록 상황은 나빠졌다. 바람까지 피웠다. 이혼하자고 했더니 엄청난 돈을 친정에서 가져오라고 했다. 그렇게 말다툼을 벌이다 주먹질이 시작됐다. 결혼 첫날부터 시작돼 10년 동안 당한 일이었다. 너무 아파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끔찍하게 오열했다. 내가 느낀 고통을 그도 똑같이 당하게 하고 싶었다. 더 이상 생각할 수가 없었다. 뇌가 완전히 멈춰버렸다. 그날 밤 남편의 발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인 뒤 아들을 안고 집 밖으로 달아났다. 날 못 쫓아오게 발에만 불을 붙일 생각이었고, 상처를 안겨 아내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 기억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래서 발의 상처를 볼 때마다 날 기억하게 해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열흘 뒤 남편은 끙끙 앓다 죽었다. 1989년 12월 유죄가 확정돼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영국 검찰은 내가 남편의 불륜을 질투해 이런 짓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내 말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았다. 영국은 선진국이라 날 이해하고 내가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이해해줄지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얼마나 오랜 세월 고통 받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감됐는데도 난 남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해방됐다고 느꼈다. 배드민턴도 치고 영어 수업도 들었고, 심지어 내 얘기를 책으로 썼고 나중에 배우 아이시와랴 라이가 날 연기한 영화 ‘촉발된(provoked)’으로도 제작됐다.흑인과 아시아 여성을 변호하는 시민단체 사우솔 블랙 시스터스(SBS)가 날 도왔다. 1992년에야 항소가 받아들여져 죄목이 과실치사로 변경돼 3년 4개월 형으로 감형됐다. 이미 복역한 상황이라 곧바로 석방됐다. 내가 석방된 것은 전례 없던 일이었다. 가정 폭력에 계속 희생당한 여성들은 순간의 충동 때문이 아니라 ‘점진적인 노여움(slow-burn)’ 때문에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법원이 처음 인정한 것이었다. 또 심각한 가정폭력에 노출돼 남편을 살해한 여성을 냉혈한으로 대해선 안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SBS는 30주년을 맞아 내 얘기를 담은 영화 ‘촉발된’을 주말 영국 아시안 영화제에서 시사한다. 5월까지 전국을 돌며 상영된다. 난 여전히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지난 30년 동안 내 삶을 새롭게 구축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열심히 일해 직업도 있다. 두 아들은 학교 공부를 마쳤고, 이제 난 할머니가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이 험한 세상, 초등생 언제까지 데려다 줘야하나

    [우리둘은1학년]이 험한 세상, 초등생 언제까지 데려다 줘야하나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딸 만큼 엄마도 배워야 할 것투성입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또래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입학한 나는 걸어서 등하교를 했다. 지도 앱으로 찾아보니 800m 남짓한 거리다. 초등학생 걸음걸이로 15~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번갈아 나타나는, 쉽지 않은 길이었다. 워킹맘이었던 우리 엄마는 입학식 하루만 동행해주었다. 입학 후 일주일 정도는 외할머니와 함께 학교에 갔다. 돌아오는 길은 혼자이거나 방향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였다. 무거운 책가방이 어깨를 짓누르고, 실내화 주머니는 거치적거렸다. 때론 아무 생각 없이, 때론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고 또 걸었다. 동사무소와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슈퍼마켓, 깔딱고개에 있던 쌀집과 세탁소, 참새방앗간인 ‘은하수문방구’를 지나면 커다란 목재를 쌓아둔 규모 큰 목공소가 나왔다. 그쯤이면 학교가 보이기 시작했다.근처 대학교에서 언니 오빠들이 ‘데모’하는 날이면 매캐한 최루탄에 두 눈은 벌개지고 코를 훌쩍이며 집으로 돌아왔다. 떡볶이 한 접시, 쥐포 튀김 한 장으로 빈속을 달래고 오락실에서 오락하는 애들 구경도 빠지지 않던 추억의 하굣길이다. 첫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니 하굣길의 낭만은 사치로 느껴진다. 아이의 등하교는 내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됐다. 학교에 늦지 않게 보내고, 안전하게 집에 데려오는 일이 최우선이다. 아침 7시 알람을 맞춰놓고 늦어도 7시 20분까지는 몸을 일으킨다. 간단히 아침을 준비해 먹이고 씻기고 옷 입히고 머리를 빗긴 다음 8시 40분쯤 집을 나선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10분이다. 정규수업과 방과후학교, 돌봄교실까지 마친 딸과 오후 4시 교문 앞에서 만난다. 함께 집에 돌아온다.등하굣길에 마주치는 아이들을 눈여겨본다. 저학년 대부분은 엄마나 아빠, 조부모와 함께 있다. 수업이 끝날 땐 보호자들이 학원 가방을 들고 아이를 기다리기도 한다.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혼자 어디론가 향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언제쯤이면 홀로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아이 혼자 밖에 내놓기 무서운 세상이라고들 한다. 나 역시 그런 불안에 떤다. 큰 걱정은 두 가지, 교통사고와 범죄 가능성이다. 우리 집에서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가려면 4차선 도로와 8차선 대로를 한 번씩 건너야 한다. 평소 차가 많이 다니고 공사 구간까지 있어 출퇴근 시간대 매우 혼잡하다. 네거리에서 좌회전, 우회전하는 차들이 엉켜 건널목에 차들이 올라선 경우도 자주 있다. 아이들이 차에 부딪힐 가능성이 작지 않다.행정안전부가 지난해 7월 16일, 통학로 주변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에만 68건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81%인 55건이 길을 건너다 발생한 보행 사고였다. 시간대별로는 방과 후 집에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이동하는 오후 4~6시에 23건(34%)이 발생했다. 야외활동이 많은 6월, 개학한 시기인 3월과 8월에 사고가 집중됐다. 그해 8명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길을 건너다 숨졌는데 3학년 이하 저학년이 5명이었다. 미취학 아동이 2명, 고학년은 1명이었다. 다친 아이 60명의 약 3분의2인 39명도 저학년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어린이 교통사고를 분석한 통계도 같은 경향을 보인다.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고, 초록불이 깜빡이고 있는데 횡단보도 흰색 칸만 밟겠다고 고집하는 딸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유괴, 성범죄와 같은 강력범죄는 더욱 두렵다.2017년에 일어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은 어린이 대상 범죄에 대한 선입견을 송두리째 뒤집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그해 3월 29일, 고등학교를 자퇴한 김모양은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교 2학년 여아 A양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양은 부모에게 전화하려고 김양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양은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으니 집 전화를 쓰라며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공교롭게도 사건은 친정 근처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가해자 김양이 나와 같은 미용실에 다녔다는 얘기를 들으니 소름이 확 끼쳤다. ‘딸에게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끔찍한 상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평소 나는 딸에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엄마를 잃어버렸을 때에는 아이가 있는 여자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일렀다.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려우면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라고 했다.이 사건은 범죄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내 아이는 내가 지켜야겠다’ 마음먹은 계기도 됐다. 법무부가 2012년 제작한 ‘어린이 강력범죄 대처 매뉴얼’은 어린이에게 범죄자의 외모에 대한 편견을 심어줘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교육부 학교안전정보센터 www.schoolsafe.kr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술에 취한 사람, 얼굴을 가린 사람, 고개를 숙인 사람 등 무서운 느낌이 드는 사람이 가까이 오면 자리를 피해야 하지만 ‘나쁜 사람’은 외모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옆집에 사는 아저씨, 60대 할머니, 학원 선생님 등 누구든지 범죄자가 될 수 있음을 아이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돼 있다. 실제 아동 성범죄자 대부분이 호감형의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아동 대상 범죄도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주의가 흐트러지기 쉬운 방과 후에 주로 발생한다.검찰의 ‘2018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일어난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총 1270건)의 51.4%가 낮 12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발생했다. 초등학생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시간대, ‘이런 대낮에 무슨 범죄가 일어나겠어’라고 방심하는 사이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유괴 취약 시간대 역시 오후다. 2017년에 216건의 약취 유인 범죄가 발생했는데 55.6%(120건)가 13세 미만 아동 대상 유괴였고, 이중 48.6%가 낮 12시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났다. 피해자의 40.8%가 남자아이, 59.2%가 여자아이였다. 강력범죄 대처 매뉴얼을 보면 아이에게 주지시켜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아저씨가 물어보는 것만 대답해주면 선물 줄게.”“너 아기 때 봤었는데 아줌마 기억 안 나? 안 그래도 너희 집 찾고 있었는데 같이 가자.”“너 참 똑똑해 보인다. 드라마 쓰려고 하는데 네 얘기 좀 들려줄래?”“너 때문에 내 차 백미러가 부서졌어. 너희 집이랑 전화번호 알아야 하니 차에 타.” 모두 실제 아동 범죄자가 사용한 말이다. 도움을 요청하거나, 친절하게 아는 척 접근하거나, 선물을 주거나, 위협하는 등 다양한 범죄 유형을 아이에게 일러주고 조심시켜야 한다는 뜻이다.교통사고나 강력범죄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통학하는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결론이다. 모든 유형의 범죄를 아이에게 학습시키기도 어렵고, 그런 상황에서 딸 아이가 침착하게 대처하리란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이가 고학년이 될 때까지는,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은 살펴주고 싶다. 솔직히 다시 회사에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고민은 항상 여기에서 막히고 만다. ‘복직하면 어쩌지?’ 최근 며칠 학교 가는 길에 딸은 같은 반 여자친구를 만났다. 집을 나설 때에는 학교 앞까지 같이 가자던 녀석은 엄마를 내팽개치고 친구 손을 잡고 앞서 걸었다. 그만 따라오라는 듯이 “엄마, 나 갈게~” 하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갔다. 심경이 복잡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 모습이 장하고 대견하면서도, 곧 품에서 내놓아야 하나 서운하면서 걱정이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곧 혼자서도 잘 할 텐데… 엄마는 여전히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다. 험한 뉴스를 너무 많이 접해서일까, 초보엄마라서일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 주 주제는 “방과후학교 수강신청 전쟁”입니다.
  • 고층 엘리베이터에 21시간 갇힌 中여성…유언장 쓰다 구조돼

    고층 엘리베이터에 21시간 갇힌 中여성…유언장 쓰다 구조돼

    고층 아파트 26층 엘리베이터에서 갇힌 채 21시간 동안 구조를 기다린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피해 여성이 탑승한 직후 고장 난 상태로 21시간 동안 방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장시성(江西) 푸저우시(抚州)에 거주하는 추씨(여)와 그의 남편 서씨는 지난 20일 푸저우시 외곽에 소재한 부동산 업체를 통해 고층 아파트 한 채를 소개받았다. 평소 시내 외곽에 소재한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 매매에 관심이 많았던 추씨는 같은 날 오후 3시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홀로 전동 오토바이를 타고 해당 매물을 구경하기 위해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매물을 직접 확인하러 나선 아내 추씨가 같은 날 늦은 밤이 되도록 귀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편 서씨는 아내의 행방에 대해 주변 지인과 가족, 친정 식구들에게 문의를 했지만 결국 아내 추씨는 이튿날이었던 21일 오전까지도 귀가하지 않았다. 더욱이 추씨의 휴대폰은 20일 오후 4시 이후로 연결이 불가능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남편 서씨의 불안은 가중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남편 서씨는 아내의 행방을 찾기 위해 지역 관할 공안국에 실종자 신고를 하고 푸저우 시내를 중심으로 아내를 찾아 나섰지만 끝내 추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서씨는 아내에게 연락이 닿지 않은 둘째 날 오전 11시, 신고 받고 출동한 공안에 의해 추씨가 새 아파트 매물이 있는 인근 지역 CCTV에 촬영된 기록을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곧장 해당 아파트 매물이 있는 지역을 찾은 서씨와 공안국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32동을 수색하던 중 해당 매물의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것을 발견, 이윽고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한 여성의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아파트 관리 업체와 소방 당국의 도움으로 아내 추씨는 같은 날 12시 경 구조됐다고 현지 언론을 보도했다. 추씨가 30층 고층 아파트 매물을 확인하러 나선 후 26층 높이의 엘리베이터에 갇힌 지 약 21시간 만에 구조된 셈이다. 더욱이 해당 아파트 단지는 분양이 시작되지 않은 매물이라는 점에서 구조가 늦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추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30층 아파트를 보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26층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면서 “당시 곁에 남편도 없었고, 110 긴급 전화를 하려고 해도 인터넷이나 전화 등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방치, 사망할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엘리베이터에 갇힌 당일 저녁이 되도록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으면서부터”라면서 “유난히 추웠던 밤에 엘리베이터에 누워서 생각해보니 남편에게 미안한 것들만 떠올라서 유언을 적었다. 유언을 다 적고 읽어보니 남편에게 평소 더 잘해주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실제로 구조 후 발견된 추씨의 휴대폰에는 전송에 실패한 문자에 ‘내가 죽으면 당신이 이 유언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는 동안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내 남편이 되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못한 것이 마음이 아프다’면서 ‘내가 죽거든 참한 여자를 만나서 꼭 재혼하라’는 내용의 유서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씨는 이어 “비록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동안 문자나 전화가 전혀 가능하지 않았던 탓에 남편이 내 유언을 언제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남편이 유언을 꼭 알아봐 주길 바라는 마음에 적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제가 된 해당 아파트 분양관리소 측은 이번 추씨의 엘리베이터 사건 직후 엘리베이터 수리 및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분양관리소 관계자는 “사건 직후 검사 요원을 파견해 사고 원인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면서 “향후 또 다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관련한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여기는 중국] 고층 엘리베이터에 21시간 갇힌 여성…유언 작성 중 구조

    [여기는 중국] 고층 엘리베이터에 21시간 갇힌 여성…유언 작성 중 구조

    고층 아파트 26층 엘리베이터에서 갇힌 채 21시간 동안 구조를 기다린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피해 여성이 탑승한 직후 고장 난 상태로 21시간 동안 방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장시성(江西) 푸저우시(抚州)에 거주하는 추씨(여)와 그의 남편 서씨는 지난 20일 푸저우시 외곽에 소재한 부동산 업체를 통해 고층 아파트 한 채를 소개받았다. 평소 시내 외곽에 소재한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 매매에 관심이 많았던 추씨는 같은 날 오후 3시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홀로 전동 오토바이를 타고 해당 매물을 구경하기 위해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매물을 직접 확인하러 나선 아내 추씨가 같은 날 늦은 밤이 되도록 귀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편 서씨는 아내의 행방에 대해 주변 지인과 가족, 친정 식구들에게 문의를 했지만 결국 아내 추씨는 이튿날이었던 21일 오전까지도 귀가하지 않았다. 더욱이 추씨의 휴대폰은 20일 오후 4시 이후로 연결이 불가능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남편 서씨의 불안은 가중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남편 서씨는 아내의 행방을 찾기 위해 지역 관할 공안국에 실종자 신고를 하고 푸저우 시내를 중심으로 아내를 찾아 나섰지만 끝내 추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서씨는 아내에게 연락이 닿지 않은 둘째 날 오전 11시, 신고 받고 출동한 공안에 의해 추씨가 새 아파트 매물이 있는 인근 지역 CCTV에 촬영된 기록을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곧장 해당 아파트 매물이 있는 지역을 찾은 서씨와 공안국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32동을 수색하던 중 해당 매물의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것을 발견, 이윽고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한 여성의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아파트 관리 업체와 소방 당국의 도움으로 아내 추씨는 같은 날 12시 경 구조됐다고 현지 언론을 보도했다. 추씨가 30층 고층 아파트 매물을 확인하러 나선 후 26층 높이의 엘리베이터에 갇힌 지 약 21시간 만에 구조된 셈이다. 더욱이 해당 아파트 단지는 분양이 시작되지 않은 매물이라는 점에서 구조가 늦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추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30층 아파트를 보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26층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면서 “당시 곁에 남편도 없었고, 110 긴급 전화를 하려고 해도 인터넷이나 전화 등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방치, 사망할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엘리베이터에 갇힌 당일 저녁이 되도록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으면서부터”라면서 “유난히 추웠던 밤에 엘리베이터에 누워서 생각해보니 남편에게 미안한 것들만 떠올라서 유언을 적었다. 유언을 다 적고 읽어보니 남편에게 평소 더 잘해주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실제로 구조 후 발견된 추씨의 휴대폰에는 전송에 실패한 문자에 ‘내가 죽으면 당신이 이 유언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는 동안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내 남편이 되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못한 것이 마음이 아프다’면서 ‘내가 죽거든 참한 여자를 만나서 꼭 재혼하라’는 내용의 유서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씨는 이어 “비록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동안 문자나 전화가 전혀 가능하지 않았던 탓에 남편이 내 유언을 언제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남편이 유언을 꼭 알아봐 주길 바라는 마음에 적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제가 된 해당 아파트 분양관리소 측은 이번 추씨의 엘리베이터 사건 직후 엘리베이터 수리 및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분양관리소 관계자는 “사건 직후 검사 요원을 파견해 사고 원인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면서 “향후 또 다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관련한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靑 “‘김은경 영장’ 기각 존중... 공공기관장 임명절차 개선 고민”

    靑 “‘김은경 영장’ 기각 존중... 공공기관장 임명절차 개선 고민”

    청와대는 26일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수사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 “영장전담판사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앞으로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이 어디까지 적법하게 행사될 수 있는지, 법원이 그 기준을 정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장과 임원에 대한 임명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나가겠다”고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김 전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해 “객관적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이미 퇴직함으로써 관련자들과 접촉하기 쉽지 않게 된 점에 비춰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영장이 기각되면서 전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대기하던 김 전 장관은 귀가했다. 검찰은 앞서 김 전 장관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내라고 종용하고 후임자로 친정부 인사를 앉히려 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은경 前 환경부장관 구속영장 기각

    김은경 前 환경부장관 구속영장 기각

    법원이 26일 김은경(62)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종용하고 친정부 성향의 인사를 특혜 채용했다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정길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객관적인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이미 퇴직함으로써 관련자들과 접촉하기 쉽지 않게 된 점에 비춰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지난 22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종용하고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모씨가 반발하자 2018년 2월 감사에 착수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석 달 간 관련자 조사와 압수수색을 통해 산하기관 임원의 사퇴 여부를 다룬 문건이 김 전 장관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보고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장 청와대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하기 보다 김 전 장관에 대한 혐의 입증에 집중할 전망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은경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 “靑 인사협의, 오랜된 관행”

    김은경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 “靑 인사협의, 오랜된 관행”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수사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2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검찰이 김 전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객관적인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이미 퇴직함으로써 관련자들과 접촉하기 쉽지 않게 된 점에 비춰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내라고 종용하고 후임자로 친정부 인사를 앉히려 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장관은 전 정권에서 임명한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모씨에게 사표를 내라고 요구하고, 이에 김씨가 불응하자 이른바 ‘표적 감사’를 벌여 지난해 2월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은 김씨의 후임 상임감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언론사 출신인 친정부 인사 박모씨가 임명되도록 미리 박씨에게 자료를 제공하고, 박씨가 탈락하자 환경부 다른 산하기관이 출자한 회사 대표로 임명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박씨는 청와대가 환경공단 상임감사 후임자로 내정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인물로, 지난해 7월 상임감사 자리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뒤 같은 해 9월 환경부 산하기관이 출자한 자원순환 전문업체 대표로 임명됐다. 검찰은 이 같은 과정이 김 전 장관 지시로 이뤄진 부당한 인사개입이라 보고 청와대 윗선이 개입했는지 수사 중이다. 반면 김 전 장관은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박 부장판사는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와 관련해 “최순실 일파의 국정농단과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인해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 및 감찰권이 적절하게 행사되지 못해 방만한 운영과 기강 해이가 문제됐던 사정이 있다”며 “새로 조직된 정부가 해당 공공기관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인사수요파악 등을 목적으로 사직의사를 확인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블랙리스트에 오른) 임원에 대한 복무감사 결과 비위사실이 드러나기도 한 사정에 비춰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청와대 추천 인사를 산하기관 임원 자리 등에 내정하려고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청권을 가진 대통령이나 관련 부처의 장을 보좌하기 위해 청와대와 관련한 부처 공무원들이 임원추천위원회 단계에서 후보자를 협의하거나 내정하던 관행은 장시간 있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전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대기하던 김 전 장관은 풀려나 귀가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2시 33분쯤 구치소를 나와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앞으로 조사 열심히 받겠다”고 짧게 답한 뒤 미리 준비한 차에 올랐다. 김 전 장관은 산하기관 인사에 개입하지 않았는지, 윗선 개입이 없었는지 등 다른 질문에는 모두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김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은경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 “증거인멸 소명 부족”

    김은경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 “증거인멸 소명 부족”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수사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2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객관적인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이미 퇴직함으로써 관련자들과 접촉하기 쉽지 않게 된 점에 비춰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검찰이 김 전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내라고 종용하고 후임자로 친정부 인사를 앉히려 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은경 전 장관 구치소로…“인사 지시 받았나” 묵묵부답

    김은경 전 장관 구치소로…“인사 지시 받았나” 묵묵부답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김은경 전 장관이 25일 구속영장 심사를 받고 법원 판단을 기다리기 위해 구치소를 향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17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부지법에 도착해 오후 4시 57분쯤 심문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나왔다. 변호인과 함께 법원에 도착한 김 전 장관은 어떤 부분을 소명할지 묻는 취재진에게 “최선을 다해서 설명드리고 재판부 판단을 구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김 전 장관은 청와대에서 인사 관련 지시를 받았는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표를 받아오라고 지시했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심문이 길어져 점심식사를 하러 법정을 빠져나올 때와 심문을 모두 마치고 구치소를 향할 때도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함구했다. 김 전 장관의 출석 현장에는 보수 표방 단체 회원들, 개인 유튜버들도 나왔다. 김 전 장관이 포토라인에서 따로 구체적인 입장을 말하지 않은 채 곧장 법정 안으로 향하자 이들은 “김은경 씨 죗값을 치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심문은 점심 식사시간을 제외해도 5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일반적인 사건은 1∼2시간가량 소요되지만, 검찰과 김 전 장관 양측이 혐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심사에 많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심사는 박정길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됐으며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나 늦어도 26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동부지법 근처에 있는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동했으며, 이곳에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된다. 영장이 발부되면 그대로 구치소에 남아 수감되지만, 발부되지 않으면 석방돼 귀가하게 된다. 현 정부에서 장관으로 임명된 인물들 가운데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김 전 장관이 처음이다. 김 전 장관은 전 정권에서 임명한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모씨에게 사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이에 김씨가 불응하자 이른바 ‘표적 감사’를 벌여 지난해 2월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아울러 김씨의 후임자를 선발하는 과정에 언론사 출신인 친정부 인사 박모씨가 임명되도록 미리 박씨에게 자료를 제공하고, 박씨가 탈락하자 환경부의 다른 산하기관이 출자한 회사의 대표로 임명되게 힘을 써 준 혐의(업무방해)도 받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7월 환경공단 상임감사 자리에 지원했다가 탈락했고, 같은 해 9월 환경부 산하기관이 출자한 자원순환 전문업체 대표로 임명됐다. 박씨가 서류 전형에서 탈락한 직후 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면접 대상자 전원을 불합격 처리해 상임감사 선발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은 검찰의 비공개 소환 조사에서도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동향을 파악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부당한 압력은 행사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애증의 가정통신문

    [우리둘은1학년]애증의 가정통신문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딸 만큼 엄마도 배워야 할 것 투성입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또래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이달 초, 딸이 초등학생이 되었다. 나는 휴직신청서를 냈다. 딸이 태어난 지 5개월 되었을 때, 친정 엄마에게 아이를 떠안기고 출근했다. 그 덕에 법이 보장하는 1년 육아휴직 중 7개월이 남았다.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쓰려고 아껴둔 것이다. 당당히 써도 되는데 눈치가 보였다. 남은 7개월의 휴직을 다 쓸 것이냐, 학기 초에만 잠깐 쉴 것이냐…. 반년 넘게 이어진 고민 끝에 3개월을 쉬기로 했다. 한 학기 정도면 딸이 초등학교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할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워킹맘도 전업맘도 아닌 시한부 휴직맘 생활이 시작됐다. ●취학통지서 2통 받은 예비학부모 학부모는 거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첫 단추부터 꿰기 어려웠다. 취학통지서 문제였다. 매년 12월 초쯤이면 다음해 초등학교 입학대상자인 만 6세 아동에게 취학통지서가 발송된다.알다시피 초등교육은 의무다. 초·중등교육법 제13조 ‘취학의무’에 나온다. 이 법의 시행령 제15~17조는 취학통지서가 발행되는 절차를 설명한다. 읍·면·동장이 매년 10월 1일, 관내에 사는 6세 아이를 파악해 같은 달 31일까지 ‘취학아동명부’라는 문서를 작성한다. 교육청은 취학대상 아동의 입학기일과 통학구역을 결정한 다음 11월 30일까지 읍·면·동장에게 통보한다. 명부를 넘겨받은 읍·면·동장은 아동이 입학할 학교를 지정하고 입학 일을 적은 취학통지서를 12월 20일까지 학부모에게 통지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법정 시한을 하루 넘긴 지난해 12월 21일에야 취학통지서를 손에 넣었다. 실은 2통을 받았다. 사연은 이렇다. 검색포털을 뒤져보니 늦어도 12월 중순이면 취학통지서를 받고 1월 예비소집에 참석하면 된다고 하는데 우리 집 우편함에는 도통 소식이 없었다.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나: 취학통지서를 못 받아서요.직원: 아직도 못 받으셨어요? 이달 초에 통장님이 전해 주셨을 텐데요.나: 통장님을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는데요?직원: 그럼 주민센터에 직접 오셔서 받으셔도 돼요. 통장과는 일면식도 없었다. 우리 집 빠뜨린 거 아냐? 의심이 일었다. 며칠 뒤 경비실 인터폰으로 연락이 왔다. 통장 아주머니였다. 통장: 그 집에 세 번이나 갔어요. 그때마다 아무도 없어서 취학통지서를 못 줬어요.나: 아, 직장에 다녀서 낮에는 사람이 없어요. 통장님 댁을 알려주시면 제가 찾으러 갈게요.통장: 아니, 내가 갈게요. 이번 주엔 바빠서 안 되고 주말에는 있나요?나: 네, 토요일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니면 제가 주민센터에 가서 직접 받아도 돼요.다음날 주민센터를 찾아가 취학통지서를 받아왔다. 그 주 토요일에는 통장이 취학통지서를 들고 찾아왔다. 하마터면 경찰서에 갈 뻔했다.  아동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주소가 정확하지 않아 취학 통지를 할 수 없으면 경찰이 아동 소재 파악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 방식이 최선일까. 시대가 어느 땐 데, 온라인이나 이메일로 취학통지서를 받아볼 수 없단 말인가.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오후 6시에 문 닫는 주민센터, 낮에만 현관문을 두드리는 통장은 워킹맘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나는 무사히 학부모가 될 수 있을까. ●가정통신문은 왜 두괄식이 아닌가 예비소집일에도 사달이 났다. 지난 1월 8일 오후 2시, 서울 전체 공립초등학교 560곳에서 신입생 예비소집이 진행됐다. 설레는 마음에 딸과 함께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1시 30분쯤 텅 빈 학교 강당에 도착했다. 우리가 처음이었다. 신청을 받는 선생님에게 손바닥 만한 취학통지서를 내밀었다. 선생님: 어머니, 주민등록등본을 가져오셔야 해요.나: 네? 그런 안내 못 받았는데요?선생님: 주민센터에서 준 서류봉투에 안내문이 있었을 텐데요.나: 아니요. 저는 취학통지서만 내면 된다고 들었어요.선생님: 어쨌든 주민등록등본을 내셔야 해요. 위장전입 여부를 조사해야 하거든요. 주민센터 가서 떼어 오세요.나: 날도 추운데 애들 데리고 왔다갔다하기 힘들어서요. 다음에 내면 안 될까요?선생님: 안 됩니다. 아직 시간 있으니 다녀오세요.하아, 이게 무슨 일이람. 실망한 딸 아이 손을 잡아채 집으로 돌아왔다. ‘민원24’ 사이트에서 등본을 뗄 셈이었다. 이번엔 프린터가 말썽이었다. 20분 씨름하다가 포기하고 주민센터로 갔다. 줄이 길다. 딸은 학교 안 가느냐고 보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등본을 떼어 다시 학교로 갔다. 시계는 2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 아까 첫번째로 오셨던 어머니이시죠? 등본 가져오셨나요.나: 네. 예비소집일에 주민등록등본 가져오란 얘기는 처음 들어요. 안내를 똑바로 하셨어야죠. 분을 참지 못하고 교사에게 짜증을 내고 말았다. 순간 바로 후회가 솟구쳤다. 이 양반이 우리 딸 담임선생님이 될 수도 있는데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집에 돌아와 냉수 한 사발 들이킨 다음 취학통지서가 담겨 있던 봉투를 거칠게 뒤졌다. 맙소사. 서너 장의 서류 중에 학교 안내문이 있었다. A4용지 맨 끝자락에 예비소집일 준비물이 적혀 있었다. 1. 취학통지서, 2. 주민등록등본. 실수였다. 어떻게 이걸 놓칠 수 있는지…. 보도자료를 분석하고 알맹이를 뽑아 기사를 써서 먹고사는 사람으로서 몹시 수치스러웠다. 두괄식이 아닌 미괄식으로 쓴 학교안내문에 대한 원망이 뒤따랐다. 어째서 이렇게 중요한 내용을 글 마지막에 배치한단 말인가.사실을 전달하는 이른바 ‘스트레이트’ 기사는 역피라미드 구조로 쓴다. 중요한 알맹이 정보를 첫 문장과 첫 문단에 몰아 담고, 구체적인 설명을 뒤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런 글에 익숙한 나에게 학교안내문, 다른 말로 가정통신문(학교에서는 줄여서 ‘가통’이라고 부른다)은 세상 한가한 글로 느껴졌다.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새봄과 함께 희망찬 2019학년도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학교 교육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늘 성원해주시는 학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학부모님 댁내에 건강과 행복이 늘 넘치시길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받은 가정통신문의 첫 줄이다. 호기심이 생겨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지난 1년치 가정통신문을 10여 개 열어봤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을 맞이하여 학부모님 가정에 웃음과 건강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무더위를 뒤로하고 아침, 저녁 선선한 가을바람이 풍성한 가을을 재촉하는 요즈음…” 순간 소름이 돋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단풍이 물드는 가을, 여름엔 무더위를, 겨울엔 추위를, 환절기엔 건강을 걱정하는 문구로 시작하는 가정통신문. 30여 년 전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와 다름없는 그 형식 그대로였다. 초등교사인 친구에게 냉소를 가득 담아 메시지를 날렸다. 나: 학교 가정통신문은 30년 전이랑 똑같더라. 촌스럽고 구닥다리야. 왜 이런 건 변하지 않는 거야? 중요한 내용만 딱딱 간단하게 적으면 좋잖아.친구: 난들 그렇게 쓰고 싶겠냐. 그렇게 안 쓰면 부장쌤, 교감쌤 결재가 안 나는데… 이전 가통 양식 복붙(복사해서 붙여쓰기)해서 써야지. 너는 가통에 영혼이라도 담길 바라는 거야? 퇴근한 남편을 붙잡고 열변을 토했다. 가정통신문 고쳐 쓰기 운동이라도 벌일 기세였다. 남편은 한마디로 내 의지를 꺾었다. “우리는 을(乙)이야. 학교에 불만 가지지 마. 학생이 시험 문제 후졌다고 투덜대면 뭐가 달라져? 문제나 실수 없이 잘 풀자구.”맞다. 누가 뭐래도 내 잘못인데 누굴 원망하겠는가. 하지만 두 번의 실수는 없다. 그날 이후 나는 가정통신문을 공부하듯이 읽었다. 형광펜과 볼펜으로 밑줄을 긋고 동그라미를 쳐가며 빠뜨림 없이 읽은 다음 냉장고에 자석으로 붙여두었다. 학기 초는 가정통신문 홍수다. 하루에도 몇 장씩 정신 없이 쏟아진다.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 홈페이지를 분석해보니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18학년도에 모두 300호의 가정통신문이 발송됐다. 한 달에 25통꼴이다. 그런데 지난 4일 입학한 딸은 3주 동안 30통의 가정통신문을 책가방에 넣어왔다. 이 중에는 스쿨뱅킹 신청서처럼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것과 학기 초에 사물함에 넣어둬야 할 학용품 목록도 있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한다. 학교 가정통신문은 가로 세로가 한쪽씩 막혀 있는 투명 ‘L자 파일’에 꽂혀 온다. 집에서 학교로 보내는 자료도 이 파일에 담아 보낸다. 학교를 마치고 딸이 돌아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L자 파일에 담긴 가정통신문을 확인하는 것이다. 첫주엔 긴장하면서 모든 가정통신문을 꼼꼼히 읽었지만, 이제는 소년체전 참가신청서라든지, 안심 키즈폰 신청서처럼 ‘걸러도 되는’ 통신문은 어깨 힘 빼고 읽는 여유가 생겼다. 설마, 이러다 또 중요한 정보 놓치는 불상사가 생기는 건 아니겠지.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언제까지 데려다줘야 할까” 입니다.
  • 김은경 오늘 구속여부 결정… 검찰 칼끝 靑까지 향할까

    김은경 오늘 구속여부 결정… 검찰 칼끝 靑까지 향할까

    산하기관 인사 직권남용·업무방해 혐의 김 前장관, 재량권 강조할 듯… 공방 예상 영장 발부되면 文정부 장관 중 첫 구속 조현옥 인사수석 등 윗선 수사 가능성도‘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 중 처음으로 구속되는 인사가 된다. 또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는 청와대까지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영장이 기각되면 앞으로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24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박정길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5일 오전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김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교체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지난 22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에 착수한 지 석 달 만이다. 검찰은 2017년 7월 취임한 김 전 장관이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기관 임원들의 명단을 작성한 뒤 이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사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모씨가 반발하자 2018년 2월 감사에 착수해 다음달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는 의혹, 후임자 공모 과정에서 일부 지원자에게 면접 관련 자료를 미리 주는 등 특혜성 채용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환경부 운영지원과가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일괄 사표제출을 요구하는 등 임원 교체 과정 전반에 김 전 장관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그동안 환경부 실무진 위주로 수사를 진행하면서 관련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또 지난달 환경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산하기관 임원의 사퇴 여부를 다룬 문건이 장관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보고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산하기관에 친정부 인사들을 임명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단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블랙리스트와 표적 감사 등 부당한 압력은 행사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 측은 25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산하기관 인사에 대한 장관의 재량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을 지낸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환경부 감사관실에서 블랙리스트를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이후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과거 정부의 사례와 비교해 균형 있는 결정이 내려지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이 ‘블랙리스트’가 아닌 ‘체크리스트’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김 전 장관이 구속되면 검찰은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교체 과정에서 청와대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미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 등을 조사한 검찰이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 등 고위인사까지 조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美국방장관 대행, ‘친정’ 보잉과 유착 의혹 감찰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대행이 30여년간 근무했던 보잉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찰을 받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최근 연거푸 발생한 보잉 B737맥스8 여객기 추락사고로 미 연방항공청(FAA)과 보잉의 유착 혐의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 관료가 보잉을 부당 지원했는지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처음이다. 미 국방부 감찰관실은 섀너핸 대행이 보잉 전투기 F15를 구매하도록 국방부에 압력을 넣었는지 조사해 달라는 워싱턴 소재 시민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의 진정을 접수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진정서에는 섀너핸 대행이 정부 회의에서 보잉 경쟁사인 록히드마틴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는지 여부도 밝혀 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월 섀너핸 대행이 국가안보 관리·의원과 함께한 회의에서 록히드마틴 전투기 F35에 대해 ‘개판’이라며 폄하했다고 보도했다. 감찰관실은 지난주 섀너핸 대행에게 조사 개시를 통보했으며, 그는 상원에 출석해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국방부 부장관에 임명된 섀너핸 대행은 지난해 말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경질로 대행을 맡게 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개그우먼 김미화, 충격 유산 고백

    개그우먼 김미화, 충격 유산 고백

    김미화 유산고백이 화제다. 개그우먼 김미화(55)가 12일 방송된 MBC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를 통해 과거 유산으로 힘들었던 시절을 고백했다. 김미화는 1990년 ‘KBS 코미디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개그맨 김한국과 ‘쓰리랑 부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미화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쓰리랑 부부’로 인기를 많이 끌고 절정이었을 때 아이를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녹화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녹화를 하면서 6개월 된 아이를 뱃속에서 잃었다”며 “밧줄 타고 뛰어내리는 역할도 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미화는 “두 번째 아이를 가졌을 때는 무리를 했다. 낳을 때까지 하혈을 했다. 그 불안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친정엄마가 고생이 많으셨다. 누워서 대소변을 다 받아내셨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김미화는 1986년 한 사업가와 결혼했지만, 2005년 이혼했다. 이후 가수 홍서범의 소개로 한 대학교수를 만나 2007년 재혼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평생직장 대신 사회안전망 구축…재원 마련·노조 반발 ‘과제’

    평생직장 대신 사회안전망 구축…재원 마련·노조 반발 ‘과제’

    최장 2년 실업급여…2030년 26조원 확충 국가·기업·노조 매칭펀드식 재원 분담 구상 “병폐 진단 정확” “불안한 노동 야기” 엇갈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고임금 노조에 대해 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는 한편 ‘해고 유연성’까지 주장하고 나선 것은 귀를 의심할 만큼 이례적인 발언이다. 얼핏 들으면 노조를 주요 지지층으로 둔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라기보다는 신자유주의를 설파하는 보수정당 대표의 연설로 착각할 정도다. 실제 자유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이 “대한민국 노동현장의 병폐를 정확하게 진단해 다행스럽다”고 호평한 반면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없는 유연안정성은 결국 불안한 노동만을 결과로 얻게 될”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홍 원내대표는 대우자동차 강성노조 출신으로 노동 운동을 하다 세 번이나 감옥에 다녀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물론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찬찬히 살펴보면 단순히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게 아님은 분명하다. 그는 ‘기업은 경기변동에 따라 탄력적 인력 운용, 손쉬운 해고가 가능하도록 하고 노동자는 직장을 잃더라도 탄탄한 사회안전망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과 재취업이 가능하게 하자’는 내용의 ‘덴마크 유연안정성’ 모델을 제시했는데, 이는 한마디로 ‘제3의 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덴마크식 유연안정성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든다. 현재 4개월만 지급되는 우리의 실업급여와 달리 덴마크는 최장 2년간 종전 소득의 70%에 달하는 실업급여와 안정적인 구직활동을 지원한다. 홍 원내대표는 이를 위해 현재 9조원 규모인 실업급여를 2030년 26조원까지 확충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국가와 기업, 노조 3대 주체가 매칭펀드 방식의 재원을 분담하는 모델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서 보듯 사회적 대타협의 평가는 ‘현재진행형’이다. 그의 주장이 노조의 호응을 받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그는 비정규직과 하청업체 처우 개선에는 소극적이고 자신들의 임금 인상 투쟁에만 몰두하는 일부 노조를 강하게 비판해 친정이나 다름없는 민주노총이 그의 지역구 사무실을 수시로 점거해 왔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文정부 ‘3·8’ 개각] 의원 줄이고 전문가 포진…성과 내고 총선 대비

    [文정부 ‘3·8’ 개각] 의원 줄이고 전문가 포진…성과 내고 총선 대비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단행한 7개 부처 개각은 취임 이후 최대 규모다. ‘문재인 정부 2기’를 끌고 주요 공약·정책 성과를 내는 동시에 내년 총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미를 함께 지닌다. 이날 청와대는 ‘2기 개각’에 대해 “문재인 정부 중반기를 맞아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는데 인사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됐던 국회의원 출신 김부겸 행정안전, 김현미 국토교통, 김영춘 해양수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친정인 민주당으로 복귀해 20대 총선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명균 통일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로써 18개 부처 중 정부 출범부터 장관은 법무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등 3곳만 남게 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장관 인사발표 브리핑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능력이 검증된 인사를 발탁했다는데 (개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집권 2년차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 부진과 공직기강 해이, 특별감찰반 의혹 등 국정 운영에 힘이 빠지는 징후들이 포착됐다. 이런 시점에 인적 쇄신을 계기로 긴장감과 일하는 분위기를 다시 불어넣고 국정 동력을 살려 정책 성과를 내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이번 개각에 담겼다는 해석이다. 앞서 1기 부처 수장들은 정부 출범 직후 당청 협력을 위한 정치인 출신이 다수였다. 이에 비해 2기 내각은 교수, 관료 출신 전문가 그룹을 전진 배치해 정책 성과를 최대한 끌어내는데 염두를 둔 것으로 보인다.7개 부처 중 5곳 수장이 비정치인 출신으로 정책 전문성을 앞세웠다는 평가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인 김연철 통일연구원장는 노무현 정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등 이 분야 대표 전문가로, 경제협력·제재 완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 정책에 맞춤형 인사라는 평가다. ‘LG전자-카이스트(KAIST) 6G 연구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은 조동호 카이스트 교수가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에, 노무현 정부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문성혁 세계 해사대 교수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낙점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의 입각이 점쳐졌으나, 결국 박양우 전 문화부 차관에게 돌아갔다. 탕평 측면도 고려됐다. 진영 행정안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비문재인계’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박 후보자는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캠프에서 의원멘토단장을 맡았다. 당내 대표적 경제통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당내 재벌개혁특위원장, 더불어경제실천본부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특히 ‘원조 친박근혜계’인 진 후보자의 입각은 파격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4선인 진 후보자는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출신으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그러나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 지급 정책에 각을 세우다 6개월 만에 장관직을 전격 사퇴한 뒤, 20대 총선 때 ‘진박 감별 공천’에서 배제 당하자 탈당해 민주당 입당했다. 당시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직접 영입, 본래 지역구였던 서울 용산에 전략공천해 당선됐다. 진 의원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보수·진보 2개 정부에서 모두 입각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의 입각은 문재인 정부가 보수 진영까지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편, 진영, 박영선, 우상호 등 당 출신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던 3명 중 2명만 내정된 것은 여소야대 지형 속 국정 성과를 내기 위한 개혁 입법, 총선 대비 여당의 무게감 확보 등 필요성에 당청이 인식을 같이 한 결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강기정 정무수석 간 면담 등을 통해 이런 의견이 청와대로 전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총선은 문 대통령이 임기 3년을 채운 시점에서 정권 재창출 여부를 가늠해 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진영, 박영선 후보자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두고선 “박·진 의원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측 “PD수첩에 반론보도 청구”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측 “PD수첩에 반론보도 청구”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부인의 사망 사건을 재조명한 MBC ‘PD수첩’에 반론보도를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용훈 사장의 대리인 이상욱 변호사(법무법인 영진)는 6일 “MBC에 언론중재법에 따른 반론보도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대응했다. 그는 반론보도문에서 “고인의 멍 등은 구급대원들에 의한 이송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고 자녀들의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돼 상해 부분이 불기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송 내용과 사실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은 전날 방송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친동생으로 조선일보 주주이기도 한 방용훈 사장의 부인 이미란 씨가 2016년 9월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다뤘다. 방송에서 고인이 생전 친오빠에게 “너무 죄송해요. 어떻게든지 살아보려고 애썼는데.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겁은 나는데 방법이 이것밖에 없어요”라고 말한 음성 메시지가 공개됐다. 제작진은 방 사장의 학대 행위와 자녀들에 의해 사설 구급차에 실려 집에서 쫓겨났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고인의 유서를 공개했다. 이 씨 친정 가족들은 이 씨 자녀들을 고소했으나, 검찰은 공동존속상해 대신 강요죄를 적용했고, 서울중앙지법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제작진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 방송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클립 영상 조회 수만 33만 3000뷰를 넘겼고, 재수사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20여 건 올라왔다. 현재까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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