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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법무­김총장 「친정체제」구축/9·16 검찰수뇌 대이동 언저리

    ◎지휘권 조기 확립 겨눠 대폭 발탁인사/학­지연 철저 배제… 조직 신진대사 포석 16일 단행된 검사장급이상 검찰수뇌부 인사는 한마디로 안우만 법무장관과 김기수 총장라인의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총장취임식과 동시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인사는 사시기수의 검찰총수시대를 연 김신임총장의 지휘권을 확립하기 위한 대규모 세대교체의 성격을 띠고 있다. 또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인사를 단행한 것은 김총장 내정이후 검찰안팎에 떠도는 온갖 루머를 조기에 진화시키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로 전국의 검사장급이상 간부 39명 가운데 무려 37명이 자리를 옮겼다.사시 4∼5회 출신 고검장승진 5명,사시 11회 출신 4명을 위주로 한 검사장승진 5명 등 10명이 무더기로 승진해 검찰조직의 「신진대사」를 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인사의 최대 「깜짝쇼」는 최명선 대전고검장(사시3회)의 대검차장발탁부분이다.대검차장은 당초 시험서열과 인사관행을 볼때 김종구 법무차관(사시3회)의 기용이 유력했으나 막판에 김태정 부산지검장(사시4회)의 「뒤집기설」이 퍼지면서 차기 총장구도와 맞물려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지금까지 한번도 동기인 김차관을 앞선적이 없었던 최고검장이 낙점됐고 김부산지검장은 법무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선에서 정리된 것. 이와 함께 김신임차관 보다 한발짝씩 앞서온 최영광 서울지검장이 법무연수원장으로 「좌천성」 승진한 것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들이다. 법무부는 이같은 인사에 대해 『지연·학연 등을 일체 배제하고 공사생활자세와 청렴도 그리고 검찰내외의 신망을 고려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원성 중수부장과 최환 검찰국장이 예측불허의 경합을 벌였던 서울지검장에는 최국장이 낙점받았다. 이번 이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단연 김진세 법무부검찰국장과 안강민 대검중앙수사부장이 꼽힌다.특히 안중수부장은 검찰사상 초유로 대검공안부장과 중수부장을 차례로 지내는 진기록을 갖게돼 부러움을 사고 있다. 반면 중수부장으로 유력시됐던 심재륜대전지검장과 검찰국장을노렸던 원정일 법무부교정국장은 「분루」를 삼킨채 광주지검장과 인천지검장으로 전보됐다.사시9회로 두번이나 검사장승진인사에서 제외됐던 신승남서울고검검사는 광주고검 차장으로 승진,재기했다. 이밖에 김경한 법무부기획관리실장,이명재 사법연수원부원장,진형구 대검공판송무부장,김영철 부산고검차장 등 사법연수원 1기(사시11회)출신 재경4개 지청장이 예상대로 모두 검사장 대열에 합류,사법연수원 시대를 예고했다. ◎검찰 수뇌부 프로필 □최명선 대검차장/법이론 밝은 외유내강형 조용한 성품이지만 업무처리에는 빈틈이 없는 외유내강형.특히 부하들의 업무결재에 깐깐하기로 유명하다.3년동안 사법연수원교수를 지내 각종 법률이론에도 밝다.93년 재산공개당시 85년형 중고승용차와 아파트 1채만을 신고해 검사장급중 맨꼴찌를 기록했다. ▲평북 창성(53) ▲서울고·서울법대 ▲사시3회 ▲제주지검장 ▲서울고검차장 ▲청주·대구지검장 ▲대전고검장 □김종구 서울고검장/「민원검찰제」 도입 주역 차분한 성격에 취미가 다양하다.특히 난초재배에 일가견이 있으며 다방면에 걸친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한다.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지검장을 지내는 등 핵심요직을 모두 섭렵했다.서울지검장때 「민원검찰제」를 도입,큰 호응을 얻었다. ▲충남 천안(54) ▲대전고·서울법대 ▲사시3회 ▲법무부 검찰1과장▲대전지검장 ▲법무부 기획관리실장·검찰국장 ▲서울지검장 ▲법무차관 □김태정 법무차관/친화력 뛰어난 「마당발」 누구와도 금세 친해지는 친화력이 있다.검찰안에서는「마당발」의 대명사로 불린다.93년 슬롯머신사건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 있으면서 이건개 전대전고검장을 구속한「악연」을 가지고 있다. ▲부산(54) ▲광주고·서울법대 ▲사시4회 ▲서울·인천·수원차장검사 ▲서울동부지청장 ▲법무부 기획관시실장·보호국장 ▲대검중수부장 ▲부산지검장 □최영광 법무연수원장/일욕심 남다른 기획통 꼼꼼한 업무처리가 돋보이는 검찰내 기획통.온화한 외모에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끝까지 챙긴다.일욕심이 많아 잦은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흠이다.김두희 전법무부장관과 경기고 동기생으로 검찰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고 출신의 「맏형」격이다. ▲서울(55) ▲경기고·서울법대 ▲사시4회 ▲서울지검 남부지청장 ▲청주지검장 ▲대검 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지검장 □심상명 부산고검장/업무처리 꼼곰한 선비형 과묵한 성격에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업무처리는 날카롭다는 평이다.이번 인사에서 차관에 발탁된 김태정 부산지검장과는 광주고·서울대·사시동기생이다.취미가 다소 별나 소나무 키우기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전남 장성(53) ▲광주고·서울대 ▲사시4회 ▲법무부 법무심의관 ▲서울지검 북부지청장 ▲광주고검차장 ▲전주·광주지검장. □이원성 대구고검장/자상함·보스기질 탁월 특수부에서 잔뼈가 굵은 수사통.중수부장을 지내면서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수사검사들을 격려하는 자상함과 보스기질을 보여 후배검사들의 신망이 두텁다.서울지검장 「0순위」였지만 고검장 자리가 비어 바로 승진,다소 불운(?)한 케이스다. ▲충북 충주(53) ▲충주고·고대 법대 ▲사시5회 ▲서울지검 서부지청장 ▲제주지검장 ▲대검 형사부장 ▲대검 중수부장 □주광일 대전고검장/판단력 빠른 「박사 검사」 명석한 머리에 판단력이 빠르다.그러나 「덕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문학에 자질이 많아 시집도 펴냈으며 그림그리기도 수준급이다.법조계에서 몇 안되는 서울대 박사학위소지자이기도 하다. ▲인천(52) ▲경기고·서울법대 ▲사시5회 ▲대검 감찰부장 ▲춘천지검장 ▲법무부 법무실장 ▲인천지검장 □최환 서울지검장/정치감각 갖춘 공안통 상황판단과 정치감각이 뛰어난 자타가 공인하는 공안통.대검 공안부장재직시 철도·지하철파업 등 대규모 노사분규를 원만하게 처리했으나 「신공안정국」을 조성한다는 비난을 받기도.검찰국장으로 일하면서 검찰청법개정 등에도 기량을 발휘해 안우만 법무장관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충북 영동(52) ▲전주고·서울대 ▲사시6회 ▲서울지검 공안1부장 ▲서울지검 1차장 ▲남부지청장 ▲대검 공안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인터뷰/김기수 신임검찰총장/“외압배격…「바람막이」 역할 진력”/법위반 정치인 불편부당하게 처리 제27대 김기수 검찰총장은 16일 취임식을 끝낸 뒤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의 검찰권행사방향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김신임총장은 특히 『그동안의 검찰권행사가 정치적 영향 및 경제적 유혹,그리고 사회적 편견에 의해 다소 좌우돼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재임기간동안 검찰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이같은 외압에서 독립해 국민을 위한 검찰권을 행사하는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내용. ­취임사에서 강조한대로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성확보가 관건인데 구체적 복안은. ▲그동안 검찰권이 법률적 가치보다 정치적·경제적 가치에 다소 치우쳐 온 것이 사실이나 어느 사회,어느 조직에서나 정치적 영향력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차단,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 나에게 맡겨진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단행되는 검사장급이상 인사를 비롯한 후속 검찰인사의 방향은. ▲나의 출신고인 경남고와 부산·경남지역 출신이 우대받을 것이라는 등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인사안을 살펴보면 지연과 학연이 개입됐는지,배제됐는 지를 자연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위에서는 김총장이 대검 중수부장,법무부 검찰국장,서울지검장 등 검찰과 법무부내 주요 보직을 거치지 못해 경력면에서 손색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검사생활 26년동안 서울지검 형사1부장,부산지검·서울지검 1차장,법무부 보호·교정국장,부산지검장,부산·서울고검장을 거쳐왔다.동기들에 비해 결코 뒤쳐진다고 생각지 않으며 검찰총수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 ­최락도·박은태 의원 수사를 비롯,정치자금수사 등이 전임 총장에 의해 진행돼 왔는 데 향후 정치권사정수사는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 ▲표적수사시비는 검찰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점이다.최·박의원의 경우에도 검찰의 평상적인 수사과정에서 비리가 발견된 것이지 결코 표적수사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앞으로의 정치권 수사방향에 대해 취임 첫날부터 계획을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드러나는 사람에 대해서는 불편부당한 검찰권이 행사될 것이다.
  • 모스크바 미 대사관 피습 안팎/러 공권력 직·간접 개입 가능성

    ◎범인 시내중심가서 강력 무기 사용에 의혹/옐친 정부 미의 보스니아정책 비난과 연계 13일 하오 일어난 모스크바 중심가 미대사관의 수류탄공격사건은 14일 상오까지 범인의 윤곽이나 사건배후등에 대한 단서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미대사관이 위치한 「사도바야 칼초」일대는 내무성 병력,외교경비대,제15특수경찰대등이 배치돼 삼엄한 사후경계를 펴고있을뿐 사건뒤 속보는 일체 나오지 않고 있다. 일차적인 관심은 역시 사건의 배경.누가,무슨 목적으로 이 일을 저질렀을까하는 것이다.모스크바경찰은 표면적으로는 「국제적인 테러사건」으로 규정짓고 범인검거에 나서고 있다.그러나 이곳 외교가의 관심은 이 사건을 보스니아사태와 관련한 미·러간의 불화와 연계되어 나타나고 있다.물론 미,러 양측 모두 이같은 개연성은 부정하고 있다.그러나 보스니아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스트로브 탈보트 미국무부부장관이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바로 전날 사건이 일어났고 최근 미대사관을 겨냥한 협박사건이 수차례 있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더구나 모스크바가 아무리 치안부재상태라고는 하나 시내 최고중심가이고 수류탄로켓발사기까지 동원된 공격이 「공권력」의 직·간접적인 관련없이 쉽게 일어나기는 힘들다는데 논의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 8월22일 미대사관 문앞에 위치한 노점부근에서 폭발물이 발견됐고 그 수일뒤 상트페테르부르그 미영사관에 『미국인 여행객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온 적이 있다.물론 미대사관측은 이 두사건과 이번 수류탄사건을 연결지을 근거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공권력과 연계된 사건으로 보는 시각은 보스니아사태와 관련,최근 옐친정부의 강력한 대서방 비난을 지적한다.지난 12일 옐친정부는 세르비아계에 대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습을 「인종청소」운운하며 강력히 비난했다.그렇다고 현재 러시아가 유고문제에 직접 뛰어들어 중재에 나설 실질적인 방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국내의 보수·민족주의자들을 겨냥한 계산된 발언이었다는게 외교가의 중론이다.그런 대안없는 강경발언과 같은 맥락에서 이번 사건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조심스레 지적되고 있다.그리고 이런 일을 밥먹듯이 해치울 조직은 러시아에 얼마든지 있다. 범인은 수류탄투척기,위장마스크등 결정적인 단서가 될 물품들을 대담하게 현장에 남겨두고 떠났다.그런데도 범인이 쉽게 검거되지 않거나 특히 향후 보스니아사태와 관련한 러시아의 대서방 정책방향을 예의주시하면 이번 사건의 윤곽도 대강 드러날 것같다.
  • 달라진 혼인풍속(압록강 2천리:6)

    ◎사라진 전안례… 기러기 대신 통닭이…/신부는 치마·저고리에 서양식 너울 쓰고/교배례 생략 중국식 본떠 깍지걸이 건배/혼수감으로 가전제품은 필수… 사회문제로 장백조선족자치현 용강향 이도강촌에 머무르는 동안에 재수가 좋아서 결혼식을 만났다.신랑은 조선족기숙제소학교 이헌(46)교장의 아들 남일(24)군이고 신부는 이성숙(23)양이었는데,둘 다 소학교 교원이었다.말하자면 부부교원이 될 이들의 결혼식은 상오11시쯤 신랑과 신부가 승용차를 타고 신접살림을 차릴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후덕한 인심은 그대로 이들의 신접살림집은 그냥 빌린 것이다.이도강촌에서는 셋집이란 말이 통하지 않는다.돈을 내놓지 않고 살 집이니까 「빌려든 집」이 적절한 표현인지도 모른다.신랑 신부에게 집을 내준 집주인의 이야기 속에는 이도강촌 고산지대 마을의 후덕한 인심이 그대로 배어났다.도시생활이랍시고 연길에서 살아온 나 자신이 후덕한 인심 앞에 사뭇 왜소해질 뿐이었다. 『돈을 어찌 받겠습니께.아들 장가가면 들일라고 지은 집이라 지금은 어짜피 비울 집인데….사람 들어서 집 보아주면 좋지비.너 좋고 나 좋고인데 돈을 받는다는 게 말이나 되우.신랑 신부,이 집에서 돈 많이 모아 나가면 되지비.나 아무 생각 없수다』 이러한 인심 한 복판에서 베풀어지는 혼례인지라 산골마을이 온통 박신댔다.차에서 내린 신랑 신부가 쌍 희자를 거꾸로 오려 붙인 대문께로 다가서자 폭죽소리가 갑자기 진동했다.기다란 장대끝에 매달린 폭죽이 연신 터졌다.매캐한 화약연기가 사방을 덮고 폭죽 부스러기가 능지처참을 당한 꼴로 땅바닥에 너부러져 나뒹굴었다.폭죽소리에 액귀가 놀라 도망가는 대신 행복이 쌍을 지어 들어오라는 중국식 혼례풍습이 어느 사이 조선족사회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옛날엔 색시가 첫날 신에 흙을 묻히면 안된다고 해서 마당에 깔아놓은 멍석이나 짚을 밟고 지나갔다.그런데 지금은 신랑이 신부를 번쩍 안아들고 들어갔다.첫날 대낮부터 신랑품에 드는 행복을 만끽한다고나 할까.신랑은 양복을 입고 신부는 치마저고리차림을 했다.그러나 뒤집어쓴 너울에는 서양식 레이스가 달렸다.그리고 색동옷을 입은 동남동녀가 꽃바구니를 들고 꽃보라를 날리면서 신랑 신부를 인도해왔다.동서양 혼합절충식의 혼례였다. 신부가 신랑집 대반의 안내에 따라 방으로 들어가 사뿐히 자리를 잡았다.신부의 너울 뒤로 한쌍의 원앙을 수놓은 벽보가 보였다.원앙은 중국 한족들이 사랑의 상징으로 여기는 새다.오늘날 조선족 젊은이들이 쌍기러기를 원앙으로 착각하는 것처럼 이 혼례집에서도 원앙새가 기러기자리를 빼앗아버렸다.그러니 전통혼례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전안상은 물론 전안례도 생략되었다. 조선족 전통혼례식의 전안례는 고구려시대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기러기는 사랑의 상징 신랑이 신부를 맞을 때 흰 색깔의 산 기러기 한 마리를 품에 안고 가서 전안례를 치른 뒤 날려보냈다.그러다 번거로운 산 기러기 대신 나무기러기(목안)로 바뀌었다는 것이다.그런데 지금은 나무기러기마저 사라졌다.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전안례 발상지이자 고구려 강역이었던 압록강유역 조선족사회 혼례에서 나무기러기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실이….압록강유역에는 감동적으로 유전되는 전안례 전설이 있다.그 옛날 패수(압록강)벌에 살던 총각 길랑과 처녀 미월이 사랑을 맺었다.그들은 우연히 다리가 부러진 기러기를 구해다 키웠다.길랑이 과거를 보러가던 날 미월은 아리랑산까지 배웅하고 이별의 아리랑을 불렀다.길랑이 떠나고 해가 바뀐 어느 단옷날 그네 뛰는 미월의 미색에 반한 마을의 원 김호가 첩을 삼기 위해 납치했다. 미월이 말을 듣지 않자 옥에 가두었다.미월은 눈물어린 사연을 적은 쪽지를 자신이 보살피던 기러기 다리에 매달아 날려보냈다.길랑은 기러기편에 보낸 쪽지를 받았다.암행어사가 된 길랑은 귀로를 재촉하여 처형 직전의 미월을 구하고 김호를 처단해버렸다.「길림성 민간문학전집」 장백조선족 자치현편에 나오는 이 전설은 「아리랑」과 「춘향전」을 기묘하게 합성한 느낌을 준다.어떻든 기러기는 사랑과 믿음,화목과 정절을 의미하는 날짐승이라 할 수 있다. 전안례가 사라진 이도강촌 혼례상 위에는 부리에 고추를 문 삶은 통닭 한마리가 올라 있었다.웃음이 절로 났는데,삶은통닭은 소래기에 잔뜩 담아 놓은 팥속에 다리를 묻고 서 있는 포즈를 취했다.마을 총각 둘이서 상을 맞들어 움직여놓자 대반으로 앉은 아주머니가 포도주를 따라 상 위로 세번을 돌려 신부를 주었다.신부는 세 모금으로 꺾어 포도주를 마셨다.이어 신랑은 풍덩하게 생긴 주례격의 아주머니가 따라 준 술잔을 비웠다. ○바가지 엎어지면 아들 그리고 나서 주례격의 아주머니가 건네주는 바가지에서 과자를 꺼내 한 입을 물고 바가지를 내동댕이쳤다.바가지가 엎어졌다.그것을 바라본 하객들이 좋아라 하면서 손뼉을 쳤다.바가지가 엎어졌기 때문에 아들을 본다는 것이었다.아들이건 딸이건 조선족이 또 한번 생명의 씨앗을 뿌릴 수 있게되었다는 사실이 대견스러웠다.어느 틈에 신랑이 신부 곁으로 바싹 다가갔다. 신랑 신부는 오른 손에 술잔을 받아들었다.그리고 깍지걸이로 키스라도 하듯 얼굴을 맞대고 술을 마셨다.교배례를 대신한 모양이다.그럭저럭 혼례절차가 끝났다.대반을 맡은 아주머니가 신부집에 보낼 상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주머니는 우선 고추를 문닭목을 비틀어 빼고 나서 종이에 둘둘 말아 신부 치마폭에 싸주었다.신랑도 신부집에서 닭모가지를 얻어오는 것은 마찬가지다.혼속이 자꾸만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전안례나 교배례 같은 전통의식이 사라진 대신 신부 혼수가 자꾸 늘어나 딸가진 부모들의 걱정도 크다. 이날부터 신혼살림을 차릴 방에는 신부가 해가지고 온 혼수가 그들먹했다.윗방에 놓인 옷장과 이불장에는 신부 친정에서 마련한 이불이며 옷가지가 가득한 것은 물론 텔레비전과 전축·전기밥솥이 한쪽에 따로 자리를 차지했다.그래서 늘그막 남정네들 사이에 『장가 한번 더 갈걸…』하는 우스갯소리까지 생겨났다.
  • “호남당 탈피” DJ의중 반영/국민회의 주요 당직자 인선의 언저리

    ◎“선거돌풍” 겨냥 수도권인사 대거 기용/당 화합·실무능력·지역안배 원칙 고려 새정치국민회의는 7일 당 6역과 당무위원 70명 등 주요 당직자를 인선했다.지난 5일 지도부를 임명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지역당」과 「사당」의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내년 총선과 97년 대선에 대비하려면 호남성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김대중 총재의 절박한 심정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이같은 연유에서 가신그룹의 당직자 인선은 철저히 배제됐으며 대신 수도권에 연고가 있는 인사는 과감히 기용하는 용인술을 보였다. 당직자 면면에서도 국민회의를 「수도권당」으로 키우려는 김총재의 의도는 뚜렷이 엿보인다.당 6역의 출신지는 충남 2·부산 1·전남북 3으로 호남과 비호남이 같지만 선거와 연관된 지역구는 서울 4·호남 2로 서울이 우세하다. 또 기조실장과 비서실장·대변인의 출신지도 호남 2·경기 1로 호남이 우세하지만 조직책은 경기 2·전남 1로 수도권이 앞선다.이에 따라 당 9역중 3분의 2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연고를 두고 있다.조순형 총장과 장석화 지방자치위원장의 중용도 이같은 지역안배의 결과다.두 의원 모두 서울에 지역구를 갖고 있으면서 출신지도 똑같이 충남이다.총선시 당세를 수도권에서 충청도까지 확산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특히 장석화 지방자치 위원장은 민주당 이기택 총재계에서 신당으로 이적한 점이 평가돼 중용됐다는 후문이다.신기하총무는 당내 비주류의 대표격인 김상현 지도위의장의 계열로 분류됨에도 유임됐다.내년 5월까지 임기가 보장된 선출직 총무이기도 하지만 장위원장과 함께 당내 화합차원에서 기용됐다. 정책위의장에는 박상천 의원(고흥)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호남배제의 원칙에 밀려 부산출신이면서 서울 은평갑에 지역구를 둔 손세일의원이 발탁됐다.문희상 의원의 기조실장 임명도 경기 의정부출신이라는 점과 이기택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면서도 신당에 합류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 경우다.박지원 대변인과 정동채 비서실장은 김총재의 신임이 워낙 높아 오래전부터 예견됐으며 박실 홍보위원장과 김충조연수원장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실무형 당직자라는 평을 받아 기용됐다. 한편 당무위원중 45세 미만이 10명이나 차지했으며 당내 최연소의원인 신계륜의원(41)과 김민석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영입케이스인 허인회 전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30대를 겨냥해 임명된 케이스다.여성계에서도 7명이 임명됐으며 원외지구당위원장중 영남지역의 정영모·신용석(인천)·장한양씨 등은 지역안배를 고려해 당무위원에 포함됐다. ◎국민회의 신임당직자의 면면/조순형 사무총장­원칙중시 3선의원/손세일 정책의장­언론인 출신 국제통/장석화 지자위장­율사 거친 재선의원/박실 홍보위장­성격 호방한 소신파/김충조 연수원장­「연청」 회장 출신/문희상 기조실장­의리파 동교동맨/정동채 비서실장­언행 신중한 「DJ 입」 새정치 국민회의의 신임 사무총장에 기용된 조순형 의원(60)은 원칙과 합리를 중시하는 3선의원이다.유석 조병옥 박사의 3남이자 전국회부의장 조윤형 의원의 동생으로 11대때 정치규제에 묶인 형을 대신해 출마,정계에 입문했다.87년 대선때 후보단일화를주장했으며 3당합당후에는 「꼬마」민주당에서 부총재를 지냈다.14대 국회 상반기에 교육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공정한 회의진행으로 여당의원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천안출신. 손세일 정책위의장(60)은 언론인 출신의 당내 대표적 국제통이다.동아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뒤 11대에 민한당의원으로 입문했다.13대엔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에 몸담았으나 90년 3당통합때 평민당으로 옮겼다.부산생. 장석화 지방자치위원장(49)은 서울남부지원판사를 거친 율사출신의 재선.「꼬마」 민주당 출신으로 이기택계였으나 국민회의에 합류,발탁됐다.국회노동위원장때 동료 김말용의원의 자동차보험 돈봉투 폭로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홍성출신으로 온화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보위원장을 맡은 박실 의원(55)은 한국일보 기자·한국기자협회장을 거친 언론인 출신의 3선.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지부장으로서 조순후보의 당선에 기여했다.호방한 성격으로 논쟁을 마다않는 소신도 지니고 있다.정주생. 김충조 연수원장(53)은 동교동계 청년조직인 「연청」회장출신으로 김홍일 목포지구당 위원장과 각별한 재선의원이다.여수태생으로 선이 굵은 의정활동이 돋보인다는 평.민주당에서도 정치연수원장을 지냈다. 문희상 기조실장(50)은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내다 친정인 국민회의로 돌아온 동교동 가신그룹의 일원이다.초선으로 철저한 「DJ(김대중 총재)맨」이면서도 지난 2월 이전총재의 의원직사퇴파동 때는 함께 의원직을 던질 정도로 의리를 중시한다.신당창당에 서슴없이 반대하면서도 DJ와의 연을 중시,국민회의를 택했다.외모와는 대조적으로 정국상황에 대한 분석력과 기획력이 남다른데다 대인관계가 원만해 안팎의 신망이 두텁다.의정부생. 원외인사로 눈길을 끌고 있는 정동채 총재비서실장(44)은 아태재단에서도 비서실장으로 DJ의 「입」이 돼 온 화순태생의 김총재 심복.합동통신·한겨레신문을 거친 언론인 출신으로 부친이 DJ와 목포상고 동창으로 절친하다.82년 김총재가 미국에 체류해 있는 동안 비서를 맡기도 했다.깨끗한 외모에 언행이 신중해 김총재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이다.
  • 인순이와 조영남(송정숙 칼럼)

    인순이와 조영남이 이끄는 KBS 「빅쇼」를 보았다.둘이는 참 잘했다.특히 연분홍물감 들인 모시치마에 흰 모시겹저고리를 받쳐입은 인순이의 모습은 뭐라 말할수 없는 친화감을 주었다.치마말기가 허리께까지 내려오게 입은 이런 입음새는,광주리나 물동이같은 것을 이고 생활하던 옛날 우리네 아낙을 연상시킨다.또아리괴어 머리에 인 것을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채 손은 자유자재로 업은 아기에게 젖도 빨리며 잰걸음으로 걷고,행주치마를 가뜬하게 동이면 민첩한 부엌동자를 할 수 있는 무한히 능력있는 매무시다. 비록 연분홍 치마에 반짝이는 스팡클을 달아 「무대의상」화하기는 했지만 옛날 아낙네 특유의 인상을 고스란히 풍기게 하는 이런 의상을 누가 연출한 것일까,그것도 인순이에게.이제니까 말이지만 인순이는 흑인 혼혈이다.그가 치마저고리를 입은 모습에 아직도 우리 마음이 그리 편안치는 않다.그런데 이날 차림은 흡사 들일로 얼굴이 많이 탄 우리네 시골 누님이나 아주머니같이 제대로 어울렸다.그러고서 콧소리섞어 동백아가씨를 부르고 한이 철철 넘치게 칠갑산을 불러제치는 모습은 기가 막혔다.그리고 노래 사이사이에 섞이는 그 유쾌하고 귀여운 재롱은 안방을 환호케 했다. 인순이.그의 예명에는 성이 없다.미국인 흑인주둔군이었던 그의 아버지에게서는 이씨성도 김씨성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지난 50년 우리의 한많은 현대사가 낳은 슬픈 딸이다.외국인에게 우리네처럼 배타적이고 더구나 피부색이 검은 사람들에게 우리네처럼 적의에 가까운 경계심을 가진 민족도 없다.너무도 잦았던 침략의 시련에서 딸과 누이와 아내조차 지키지 못했던 한이 지독한 콤플렉스가 되어 그 반작용으로 유난히 가혹한 혼혈 적대의식이 낳아졌는지도 모른다. 인순이는 그것을 전신으로 겪은 가엾고 가슴아픈 우리의 여식이다.그런 인순이가 이렇게도 밝게 노래하면서 이렇게 예쁜짓을 하여 우리를 위로하고 있다.그의 혼혈을 우리는 이제 더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고 이질감도 들지 않게 되었다.지금쯤은 연분홍치마입은 그의 등을 도닥도닥 두들겨주며 『이만큼 오느라고 얼마나 힘들었겠느냐,애썼다』고 말해주고싶다. 그날 두사람은 「유행가」라고 통칭되는 우리가요만을 불렀다.인순이가 부르면 우리 가요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목로집 작부가 불러 간드러지게 넘어가야 어울릴 것같은 가요도 팔뚝이 실팍한 우리들의 씩씩한 어머니나 아주머니의 노래처럼 당당하고 흥겹다.몇삼년이 지나도록 친정은 커녕 다니러 오는 친정오라비 구경도 못하지만 억척스레 시집을 일궈가는 당당한 며느리처럼 부른다.「홍도야 우지마라」조차 시들시들 지친 퇴기가 아니라 한은 내포되었으되 밝은 미래의 빛깔이 나게,인순이는 그렇게 부른다.『두손 꽁꽁 묶인 채로』 붙들려가던 지아비를 백년이고 천년이고 살아만 있으라고 비는 그의 「한많은 미아리 고개」는 우리에게 카다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조영남에 대해서는 말하기 새삼스럽다.우리 연예계에서 그의 자리를 누가 대신할 수 있겠는가.적당히 잘못생겼고 적당히 어눌하고 「오 솔레미오」를 클래식 성악가 못지않게 부르지만 『천두웅사안‥』 박달재를 부르기 시작하면 우리로 하여금 금방 기쁨과 흥겨움에 푸욱 잠기게 하는,그 범상한 비범.몇겹 숨겨진 안쪽에서 지성이 슬몃이 기어나와 우회로 출몰한다.서툰듯 위장된 그의 「객적은 수작」은 가시나무정글 속같은 현실의 혼미에 빠진 우리의 상처가 위로받는다. 살기가 번득이는 비수같은 말들을 천박한 속언으로 마음껏 농하며 상대를 난도질하는 정치권의 떠도는 적의들이 있고 그것들이 누구든지 베어서 유혈이 낭자한 상처를 증폭시키는 오늘의 우리를 그들만큼이라도 위로해주는 일이 달리는 없다.서툴지만 열심히 일은 하고도 수사학에 무능하여 바보스럽게 딴지걸려 나뒹구는 사람들을 바라보기에도 지친 우리도 그들 노래로 위로받는다. 도무지,우리는 왜 이리도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를까.「두만강 뱃사공」을 들으며 사할린서 온 동포도 남미에서 온 동포도 눈물이 그렁그렁하여 따라 부르고 「고향초」를 따라 부르던 북미서 온 멋쟁이 교포의 눈에서도 눈물이 철철 흐른다.어디를 가나 민족을 하나로 엮어주는 이 질깃질깃한 정서는 누가 뭐래도 우리만이 지닌 대화합의 인자다.어디서든 모여앉아 박수치며 부르기 시작하면금방 몰입하는 이 확실한 동질성을 에너지로 삼으면 해묵은 적개심도 누대로 쌓인 한도 화해의 용광로에 녹일 수 있는 힘,그 인자. 노래방 열기를 집대성하고 승화시켜 「열린 음악회」도 「빅쇼」도 성공시켰듯 이제 우리에게는 화합이,대화합이 필요하다.어쨌든 우리는 여기까지 왔고 이만큼 이뤄냈다.뉴스머리를 탕칠하는 그깟 정치기류같은 것일랑 묵살하고 인순이 조영남과 함께 우릴랑은 웃으며 박수치며 화합으로 새로운 시대를 창조해나갈 「빅쇼」를 꾸밀수 있지 않겠는가.
  • 친정강화·세대교체 “조화”/민자 주요 당직개편 의미

    ◎신진파격 발탁 양김에 정면대응/중부·충청권 등 지역배려 흔적도 김영삼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항상 허를 찌르는 듯한 의외성을 지니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준다.22일 단행된 민자당 3역 등 주요당직 인선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당 주변에서는 『YS는 못 말려…』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40대 초반의 강삼재 의원을 사무총장에 전격 발탁한 것은 집권당 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이다.또 지역적 연령적 계파적으로 조화가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대표위원과 당3역의 배열도 눈여겨 보면 무언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메시지가 있다. 먼저 김대통령은 이번 당직인선을 통해 크게 두가지의 정국및 민자당 운영방향을 제시하고 있다.이러한 구상의 바탕에는 현실적으로 외면할 수 없는 지역적인 배려가 깔려있다.또 김대중,김종필 「두김씨」의 야당을 겨냥한 부분도 감지된다. 김대통령이 던진 두가지 메시지는 「가시적인 세대교체 실현」과 「당의 확고한 친정체제 확립」이다.김윤환대표위원체제 출범이 「대화합」으로 상징된다면 당3역 인선은당을 총재가 직접 이끌고 세대교체를 통해 「차세대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강사무총장의 기용은 세대교체를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49세인 김기재 총무처장관의 발탁과도 맥을 같이 한다.서정화 원내총무,손학규 대변인,박범진총재비서실장 등도 50대 중반을 밑도는 신진그룹이다. 따라서 곧 있을 내각개편과 민자당 중·하위당직개편에서도 이같은 세대교체 의지는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 치러질 총선에서의 대폭적인 물갈이도 예상되고 있다.또 최근 김대중·김종필씨를 중심으로 압박해오는 세대교체 거부움직임에 정면대응하겠다는 뜻을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여야관계에 상당한 긴장감을 불러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최근 거론되던 민정계 사무총장설을 측근 민주계인 강총장의 기용으로 잠재웠다.이는 무엇보다 김대통령이 『당을 직접 챙기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듯이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의미가 짙다.또 집권후 김윤환 총장의 2개월을 제외하고는 민주계가 독점했던 사무총장 자리를 다시 민주계가 차지토록 한 것은 대부분 2선으로 후퇴한 민주계에 대한 배려로도 해석된다. 김대통령은 이번 인선에서 총선에 대비,지역 안배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이춘구 대표의 퇴진과 김종필 총재의 자민련 바람으로 동요하고 있는 충청권에 대한 배려로 김종호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재기용했다.또 인천 출신인 서정화 원내총무의 발탁도 중부권 배려 차원의 성격이 짙다.대구·경북권의 김대표위원,경남권의 강총장,충청권의 김정책위의장,중부권의 서원내총무,수도권의 손대변인,박총재비서실장 등 호남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역안배 측면에서 일단 구색을 갖춘 셈이다. 결국 민자당 새 체제의 성패는 당의 친정체제 확립,지역주의 극복,세대교체 등 여러 마리의 토끼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쫓아 잡느냐에 따라 8개월후 총선의 결과로 드러날 것이다.
  • 허주의 민자호/총선·대선 대비 총력제제 구축/출범 의미와 과제

    ◎계파갈등 씻고 당 일신… 구여권 끌어안기/친정 2인자역·내각중심론과 조화 주목 21일 출범한 민자당 김윤환 대표위원 체제는 「화합정치」의 또다른 상징이다.대대적인 사면·복권 조치와 같은 맥락이다. 이로써 오는 25일 집권 후반기를 맞는 김영삼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은 보다 명확해졌다.「구여권 끌어안기」라는 궤도수정을 통해 화합·화해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개혁과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의 천명으로 요약된다. 김대통령은 이날 김대표위원 체제를 출범시킨 전국위원회에서 「계파없는 여당」을 역설했다.김대통령은 『천하의 인재를 끌어모아 대화합과 세대교체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이번에 공개된 12·12 때의 녹음테이프에서 보듯이 역시 군개혁은 옳았다』고 상기시켰다.화합정신이 개혁의 후퇴로 비쳐지는 것을 차단하고 개혁의 큰 줄기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아울러 허주(김신임 대표위원의 아호)의 대표위원 기용은 지방선거 패배로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어 내년 총선 및 내후년의 대선에 대비한 총력체제를 구축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김대통령이 『명장은 한번 질 수는 있어도 두번 져서는 안된다』며 「반성의 토대」위에서 「필승의 의지」를 다진 데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김대표는 그동안 소외감을 느껴온 민정계의 한축인 이른바 「TK(대구·경북)」세력의 상징처럼 인식돼 왔다.그의 전면포진으로 동요하는 내부 구성원들을 다독거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주구상」은 앞으로 「3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펼쳐져야 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쉽지 않다.먼저 민자당에 대한 김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가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2인자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 나가느냐는 문제다.김대통령은 이날 치사에서도 『총재인 내가 직접 당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따라서 김대통령에게 국정운영 스타일의 변화를 주장해 온 김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조화의 묘」를 이뤄나가느냐는 어려운 숙제가 될 수밖에 없다. 둘째,김대표위원의 기용 자체가 「화합」에 대한 의지를 뜻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화합으로 등식화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그가 대표위원에 기용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면서 일부 동요세력들의 움직임이 둔해진 것은 사실이다.그런 반면 김대표위원체제는 김대통령의 「계파종식 선언」에도 불구하고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계파간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요인을 내재하고 있다.민주계는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고,하주의 지역적 영향권 밖에 있는 민정계쪽도 그다지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벌써부터 「대반격」의 가능성마저 점쳐지기도 한다. 김대표위원 체제에 대한 야권의 거부 기류도 만만치 않다.김대표위원은 『야당이란 늘 그런 것』이라며 괘념치 않겠다는 자세지만 여야관계의 정상화는 김대표위원의 몫이라는 당위적 측면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셋째,정권재창출이라는 목표에 최대 관건인 민심이반을 되돌리려면 「위민정당」으로서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당정간의 관계가 먼저 설정되어야 한다.김대표위원은 지방선거 이후 「당우위론」을 역설해 왔다.그러나 최근 유임이 점쳐지고 있는 이홍구국무총리가 개혁에 대한「내각중심역할론」을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의 항해가 생각같이 수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 민자 대통령 친정체제 강화/당헌개정안 의결

    ◎총재에 국회의원 공천 전권/대선후보 선출시기 융통성/원내총무 경선제 폐지… 지명제 환원/21일 전국위서 최종 확정 민자당은 18일 당총재인 대통령의 당무에 관한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당헌을 바꿨다. 민자당은 이날 당무회의를 열어 다음 대통령의 당 후보를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1년전부터 90일전까지」 선출하도록 되어 있는 당헌을 「90일전까지」로 바꿔 선출시기에 융통성을 부여하는 내용등을 골자로 한 당헌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김영삼 대통령이 앞으로 정치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후계구도를 결정,신축성있게 정국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것이어서 향후 정국전개와 관련하여 주목된다. 이같은 당헌 개정으로 민자당의 다음번 대선후보는 이론적으로 대통령 임기만료 90일이전이면 아무때나 선출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민자당의 주요 당직자들은 이 규정의 개정은 후보자조기 가시화보다 대통령에게 시기선택의 융통성을 부여하기위해 이뤄진것 이라고 설명했다. ◎「대표」 명칭 변경/「대표위원」으로 민자당은 또 대표의 명칭을 대표위원으로 바꿨다.대표위원은 「당무위원들의 대표」라는 의미로 해석돼 현재에 비해 위상이 다소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은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후보 확정방식도 지구당 선거인단이 선출토록 돼있는 현행 경선제를 당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표위원 제청으로 총재가 임명토록 바꿔 대통령이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경선으로 뽑던 원내총무를 전처럼 의원총회의 동의를 받은뒤 대표위원의 제청으로 당총재가 지명하도록 했다. 민자당은 오는 21일 전국위원회에서 개정안 처리와 함께 새 대표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민자당은 이밖에 중앙사무처에 지방자치위원회를 신설,자방자치발전을 위한 당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천안연수원 개관을 앞두고 교육연수원의 명칭을 중앙연수원으로 바꿨다. 김윤환 사무총장은 이날 당헌 개정안 제안설명에서 『지방화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지방자치의 내실 있는 발전을 위해 우리 당의 역할을 강화하고,15대 총선을 앞두고 체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구의 일부를 개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대통령은 민자당의 새 대표위원을 21일 전국위원회 회의 현장에서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 김 대통령 정국주도 의지 확고히/민자 당헌개정안에 담긴 뜻

    ◎대선후보 선출 「임기만료 90일전까지」로/인사·공천권 장악… 통치권 누수 방지 포석 민자당이 18일 당무회의에서 의결한 당헌개정안에 담긴 뜻은 한마디로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로 요약된다. 당헌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대표의 명칭을 대표위원으로 변경 ▲원내총무의 경선제 폐지 ▲대통령후보자 선출시기를 「임기만료 1년전부터 90일전까지」에서 「90일전까지」로 ▲국회의원 후보자는 총재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먼저 이번 당헌 개정은 내년의 15대 총선에 대비해 당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다.당대표 등 사람을 바꾸기 위한 제도 손질의 의미도 곁들여 있다. 결과적으로는 김대통령은 사람을 바꾸자는 당의 뜻은 수용했지만 총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당에 무게를 실어주기」보다는 「당을 직접 장악」하는 쪽에 비중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당헌 개정안을 당에서 마련했다기 보다는 청와대의 지시에 따랐다는 점도 김대통령의 「의지」가 무엇인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한때 구체적으로 거론됐던 부총재제나 최고위원제 도입을 백지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표의 명칭을 대표위원으로 바꾼 의미는 「당의 대표는 총재」라는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대표위원은 총재의 위임에 따라 당을 대표하고 당무회의의 대표위원이라는 차원에서 「위원」 명칭을 추가했다.따라서 대표위원의 위상은 지금까지의 「대표」보다 다소 격하된 것으로 볼 수 있다.이는 총재의 권한 강화라는 의미 말고도 대표경쟁에서 탈락한 중진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또 원내총무 경선제를 폐지하고 총재가 국회의원 후보자를 결정토록 한 것은 김대통령이 지난달 미국방문 직전 『총선에서 한사람 한사람을 직접 챙기겠다』고 한 발언이 구체화된 것이라는 풀이다.일부에서는 총무 경선제 폐지가 당내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지적도 있다.하지만 선거에서의 승리와 통치권누수의 방지를 위해서는 총재가 인사권및 공천권을 모두 장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차기 대통령후보 선출시기다.「1년전부터 90일전까지」의 조항을 「90일전까지」로 바꾼데 대해 당내에서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당장 내일이라도 차기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후계구도의 조기 가시화」에 무게를 두는 견해와 대통령선거 준비의 최소 시한인 90일전까지로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시각으로 엇갈리는데 후자쪽이 다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노태우대통령 시절 당시 김영삼대표가 후보의 조기가시화를 요구했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임기만료 1년전까지는 후보선출을 못하도록 당헌을 개정한 것』이라며 『원상회복의 의미를 지닌다』고만 밝혔다. 현재로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김대통령이 어떤 구체적인 복안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내년 총선 이후의 정계판도 등을 감안하면서 후보 가시화의 시기를 조절하기 위한 「공간 확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주세네갈 북한대사/해수욕하다 익사

    【다카르 로이터 연합】 김기찬 세네갈 주재 북한대사와 외교관 1명이 15일 수도 다카르 인근 말리카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던중 익사했다고 친정부계 신문인 「르 솔레이유」지와 병원 관계자들이 16일 밝혔다. 김대사와 함께 익사한 사람은 3등서기관 백봉환씨로 알려졌다.
  • “김현철씨 부인 잘안다”/미용사가 3억 사취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선미용실」 주인 최경자(37)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최씨는 지난 1월15일 하오3시쯤 미용실에서 손님 한모씨(63·여·용산구 서빙고동)에게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 부인인 인덕엄마가 우리집 단골인데 인덕엄마 친정아버지인 롯데월드 사장에게 부탁해 롯데월드 예식부 전용미용실 영업권을 4억원에 넘겨 받기로 했다』면서 『50%씩 공동 투자하면 달마다 수천만원의 이익이 보장된다』고 꾀어 동업을 미끼로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닷새동안 2차례에 걸쳐 3억5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 신당 DJ친정체제로/김대중씨/“하나회출신 영입 배제”

    김대중 신당주비위 상임고문은 21일 『신당에는 계보정치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신당을 자신의 친정체제로 이끌 방침임을 밝혔다. 김고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주비위 실무팀및 창당기획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외부인사 영입과 관련,『군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오기로 돼 있고 학자들도 많이 참여해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하고 『군출신은 하나회출신등 문제가 있는 인사는 받지 않을 생각이며 5·6공 인사도 과거를 반성하고 깨끗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민주당에 잔류해 있던 조세형부총재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합류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 신당 창당주비위 인선 이모저모

    ◎위원장 논란끝 김영배 의원으로 낙착/비중 큰 총무·연락은 가신출신이 맡아/대변인은 일찌감치 박지원의원으로 내정 19일 모습을 드러낸 DJ(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신당의 창당주비위 인선은 김이사장의 친정체제 강화로 요약된다. 주비위는 발기인대회가 열릴 때까지 15일 정도 활동하며 창당실무작업과 발기인 선정 등을 다룬다.김이사장은 주비위의 상임고문으로 위촉됐고 이용희·김상현·이종찬·정대철고문과 권로갑·한광옥·신순범부총재등은 지도위원을 맡아 주비위의 업무를 지도하고 자문에 응하도록 했다. ○…가장 관심을 끈 주비위원장은 4선의 김영배의원으로 낙착됐다. 그러나 한때는 신당창당의 일등공신인 이종찬고문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에서 다른 중진의원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김상현·정대철고문 가운데 한명과 공동위원장을 맡는 쪽으로 정리되는 듯 했다.하지만 이런 방안은 중진의원들간에 불필요한 잡음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결국 제3의 대상자를 물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도부가 아닌 인사중에서 중량감 있는 인물을 찾기 시작했고 이 때부터 김의원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됐다.김의원은 평민당시절 원내총무와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민주당에서는 최고위원을 지낸 서울출신의 4선의원으로 17인 중진모임 참석자들도 대부분 찬성했다는 것이다.무난한 성격에다 계보원이 없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알져졌다. ○…주비위의 「싱크탱크」라 할 수 있는 창당기획단의 인선도 주목거리였는데 신당문제가 처음 거론된 지난달 30일 서교호텔 6인모임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임채정의원이 단장을 맡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기획위원으로는 신계륜(부단장)·한화갑·이석현 의원과 김민석·박우섭 지구당위원장이 확정됐다.한의원은 동교동 가신중에서 가장 머리회전이 빠르고 신·이의원과 김·박위원장등은 젊고 참신하면서도 평소 아이디어가 풍부했다는 것이 발탁 배경이라는 후문이다. 또 주비위 산하 5개 소위의 위원장은 신당파내의 각 세력을 배려한 흔적이 짙다.비중이 큰 총무와 연락은 동교동계 핵심이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가신출신인 남궁진 의원과 박광태의원이 맡았고 정책은 김상현 고문계인 김원길 의원이,당헌·당규는 최근 영입된 율사출신의 한기찬 지구당위원장,홍보는 이기택 계보에서 이탈한 최두환 의원이 보상차원에서 맡았다.대변인은 민주당의 최장수 대변인에다 김이사장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박지원의원이 일찌감치 내정됐다고 한다.
  • 무차별 영입… 호남당 탈피 주력/DJ 신당 어떤 모습일까

    ◎5·6공∼개혁인사 총망라 “세 불리기”/경제·행정관료·군출신 각계에 손짓/민주의원 60명 동행 자신… 대표는 외부영입할듯 DJ(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신당 창당 작업이 본 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김이사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길을 끈다.김이사장은 휴일인 9일 하오 조순 서울시장과 저녁을 같이 했다.이 자리서 김이사장은 신당추진 배경등을 설명하고 신당 깃발을 올리면 합류해줄 것으로 요청했다고 한다.낮에는 신당 반대의사를 밝힌 비주류의 김상현고문과 오찬회동을 갖고 김고문의 거취문제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김고문과 비슷한 입장인 김원기 부총재,정대철 고문등과도 만날 예정이다. 또 동교동 가신그룹과 아태재단을 중심으로 신당실무팀을 가동,외부인사 영입과 신당골격 마련등 창당에 따른 구체적인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시키고 있다.결국 신당은 이번주안으로 형체를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만큼 세규합에 한껏 체중을 싣고 있다.외부인사영입이 핵심 사안이다.「김대중당」,「호남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서다.각계를 망라한 「모셔오기」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중량급 인사의 경우는 김이사장이 직접 나서기도 한다. 창당의 명분도 「야당개혁」으로 삼았다.내각제 표방을 검토하는 것도 구여권세력을 포함한 「능력있는」 외부인사 영입전략의 일환이다.또 신당 창당후 호남권 의원들의 대폭 물갈이를 예고,비호남권 인사들에 대한 유인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구여권인사들은 이종찬 고문과 임동원 아태재단사무총장 이동진 아태재단후원회장등이 맡고 있다.특히 영입작업의 가속화를 위해 김이사장이 조만간 5·6공과의 화해선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순 서울시장 당선을 계기로 경제계의 서울상대 인맥,정통 행정관료,하나회출신의 군장성등도 대상이다. 이와 관련,반YS전선 구축 차원에서 김이사장과 교감을 가져온 박철언 전의원이 자민련을 떠나 신당에 합류할지가 최대 관심거리다.박전의원은 일단 이날 신당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야권대통합과 내각제 개헌을 기치로 내건 그이기에 신당이 내각제 표방을 공식화한다면 그의 동참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김이사장은 박전의원이 합류하면 그에게 상당한 예우를 해준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이사장은 이런 작업을 통해 신당의 색깔을 보수로 만들려는 것같다.보수적 이미지일때만 수권정당의 확실한 모습과 원내 제1당구축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의원들의 동참설득은 권노갑 부총재 주도아래 남궁진 최재승 의원등 가신그룹의 담당이다.동교동계는 전국구(23명)를 뺀 지역구의원 73명중 최소한 60명이상의 신당행을 자신한다. 여기에다 민자당과 자민련,무소속 의원들에게도 손짓을 하고 있다.이와 관련,L·K·Y의원은 이미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밖에 개혁인사들의 규합은 김근태 부총재가 앞장서고 있다. 신당의 지도체제는 강력한 단일체제가 유력하다.김이사장의 친정체제 구축과 맥이 통하기 때문이다. 당의 「얼굴」은 중량급 외부인사와 이종찬 고문을 놓고 저울질이 한창이나 최근들어 당쇄신을 위해 영입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정리되고 있다.이와 관련,동교동에서는 이회창 전총리등의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김이사장의 거취도 관심인데 지금 분위기로 볼때 고문을 맡을 확률이 높다.
  • “고사작전 맞서기” KT 전열정비/민주당 양계파 물밑 접전 치열

    ◎당권 재도전 위해 비주류와 연대 모색­이 총재/DJ 친정체제 구축… 승부수 곧 가시화­동교계 민주당 이기택총재는 6일 국회 정당대표연설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지역등권론」에 대한 비판수위를 무척 낮췄다.『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지역정당화는 심각한 정치적 불행이 아닐 수 없다』고 원론적으로 언급했을 뿐이다.세대교체에 대해서도 『새로운 정치는 정치적 정체와 퇴행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간접화법으로 한마디 한게 고작이다.전날 동교동계의 한화갑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음에도 즉각 반격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이총재와 동교동계의 내분양상도 일단 소강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하지만 서로의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다.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다룰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적절할 것 같다.국가적 재난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삼풍 사고를 앞에 놓고 당권싸움으로 비쳐질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모양새로나 적절치 않다는 게 양측의 생각이다. 그러나 물밑싸움은 치열하다. 이총재는 동교동계가 이미 자신의 배제방침을 굳히고 「고사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나름의 대비책을 강구중이다.공세적 차원에서 당권 재도전 의사도 분명히 하고 있다.사조직인 통일산하회를 통한 세확대에도 이미 착수했다.이총재측은 대통령제와 세대교체론을 한묶음으로 하고 내각제개헌과 지역등권론을 또다른 묶음으로 한 단일전선으로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당권경쟁을 「동교대 비동교」대결구도로 몰아가 개혁모임 및 김상현고문의 비주류측과도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이것이 성사만 되면 동교동측의 당권주자인 이종찬·정대철고문중 누구도 당권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같은 맥락에서 이총재측은 8월 전당대회의 연기와 이에 따른 상황변화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는 만반의 시나리오를 상정,김이사장의 친정체제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는 인상이 짙다.김이사장도 장고에 들어갔다.당주변에 떠도는 시나리오만도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이총재를 배제한 공동대표제,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한 순수 단일지도체제,김이사장이 당고문을 맡는 고문체제등 여러가지다. 하지만 김이사장은 아직 정계복귀를 공식화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순수 단일체제와 고문체제가 채택될 공산은 희박하다.결국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냐,아니면 공동대표제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어려움은 있다.첫째는 이총재가 자파세력을 총동원,동교동의 시나리오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DJ 흠집내기」에 열을 올린다면 김이사장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또하나 변수는 김상현고문이다.만약 그가 이총재와 연합하면 동교동의 구도는 착근조차 힘들다.까닭에 동교동계는 최근들어 김고문을 이·정고문중 한명과 함께 공동대표로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악의 경우는 「헤쳐모여」식의 신당창당도 검토하고 있으나 너무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된다는 점에서 아직 설에 그치고 있다. ◎이기택 총재 국회연설 요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희생자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비통한 심정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연이은 대형참사로 국가위신은 물론 국제적 신뢰까지도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이번 대형참사는 국가와 정부·사회공동체의 총체적 붕괴위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이번 참사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범국민적 대책을 강구할 것을 제안합니다. 무엇보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몰고온 심각성에 주목하여 국민에게 사과해야 합니다.1천명이상의 사상자를 낸 현정권의 무능과 책임은 더이상 사과로만 그쳐서는 안됩니다.현내각은 마땅히 총사퇴해야 합니다.아울러 미국의 연방재난구조국처럼 상설적인 국가안전관리처를 설치,시설물 안전관리와 재난구조,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그리고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대형사고의 책임자를 민·형사상의 엄벌에 처할 수 있는 법적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제 성장제일주의 우선정책을 끝내야 합니다.물질적 성장보다 더 중요한 건강한 사회를 위해 범국민적 차원에서 정신개혁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돼야 합니다. 6·27지방선거는 현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였습니다.현정권은국가경영 실패에 대한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뼈저리게 수용해 새출발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독선과 오만을 버리고 개혁의 방향과 방법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한편 이번 선거는 지역갈등이 심화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그 일차적 책임은 바로 현정권이 져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망국적인 지역갈등 치유에 나서 지역개발의 균형과 안정에 발벗고 나서야 합니다.선거운동기간중 나타난 현행 선거법상의 불합리한 점은 고쳐야 합니다.기초의회까지 정당공천제를 실시해야 합니다.그러나 민자당의 지방선거 분리실시 주장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할 뿐입니다. 대북쌀지원을 계기로 WTO이행특별법상의 남북간 민족내부거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도록 해야 합니다.외교문서 변조파문은 엄정한 조사를 통해 조속히 그 진실을 밝혀 문서변조가 사실로 드러날 때는 관계장관을 인책해야 합니다.올상반기 무역적자가 67억달러에 이르러 작년동기에 비해 두배이상 늘어났습니다.무엇보다 중소기업에 대한 획기적인 회생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우리의 마지막 경종입니다.원점에서 우리 모두 무너진 도덕의 다리를 재건하는 운동에 나섭시다.
  • 내딸 난희야… 선화야…/김성수 사회부기자(현장)

    ◎「거룩한 모성」 윤난희씨 모녀 통곡의 장례식 『사랑하는 내딸 난희야.모든 걱정 훌훌 털어버리고 이제 천국에서 선화 손을 꼭 잡고 편히 잠들거라』 윤난희씨(27) 모녀의 장례식이 치러진 6일 상오 8시30분 강남성모병원 요셉관 제5영안실.막내딸 난희와 외손녀 선화(2)를 한꺼번에 잃은 아버지 윤주원씨(62·사업)는 목이 메이는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지난 4일 하오 4시 붕괴된 B동 지하2층 엘리베이터 앞 콘크리트더미 속에서 딸과 외손녀가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애써 눈물을 감추던 윤씨.그랬던 그도 다시는 못볼 먼 곳으로 딸을 보내는 때문인지 이날은 흐르는 눈물을 훔치지도 않았다. 십자가가 새겨진 흰천에 싸인 난희씨의 관에 이어 붉은 천으로 덮힌 선화양의 조그마한 관이 뒤를 따르자 어머니 하난수(62)씨의 통곡으로 이어졌다.『내 딸 난희야,우리 선화야』 어머니 하씨는 딸과 외손녀의 관을 번갈아 부둥켜 안고 볼을 비비며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비보를 접하고 급거 귀국한 시아버지 이현홍(62)뉴욕총영사와 시어머니 김은영(62)씨도 『친정 남동생 결혼식에 참석하고 곧 돌아오겠다더니…』라며 며느리와 손녀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허탈한 표정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딸 선화를 살리려고 유모차를 부둥켜안고 숨져 많은 사람을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선화씨.그녀는 이런 가족들을 뒤에 남겨두고 딸과 함께 말없이 떠나가고 있었다.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했던가.윤씨부부는 착하고 예뻤던 막내딸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지만 미국으로 시집보낸 뒤 자주 만나보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동생결혼 때문에 서울에 왔을 때는 주책스럽게도 다시 보내고싶지 않을 만큼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땅에 남은 유족들의 슬픔을 아는지,하늘마저 잔뜩 찌푸린 날씨였다. 또다른 사망자의 장례식이 있어서일까 영안실 주변에는 하루종일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자식은 죽으면 땅에 묻지않고 가슴에 묻는다는데 장지로 떠나는 영구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윤씨부부도 결코 예외는 아닌듯 싶었다.
  • 발굴 일시중단에 실종자 가족 “발동동”

    ◎「삼풍」참사 시체발굴·자원봉사 이모저모/지문대조 동생시신 밝혀지자 절망의 통곡/「극적구조 24명」 건강 회복… 내일부터 퇴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7일째를 맞는 5일 사고현장은 사체발굴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생사를 확인하려는 유가족의 안타까운 탄성으로 가득. 이날 서울교대 체육관에서 실종된 동생을 찾던 김모씨(32·여)는 친정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지문을 채취했더니 동생이 맞대요』라고 알려주며 울부짖어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사고 7일째를 맞는 이날 서울교대에 모여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사체 발굴작업이 예상만큼 신속히 진행되지 않자 발을 동동구르며 애를 태우는 모습. 실종자가족들은 B동 건물의 붕괴위험으로 이날 상오 발굴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는 TV보도를 보고 매우 실망스러워 하면서 『이유야 어떻든간에 복구작업이 중단돼서는 안된다』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 ○…구속된 삼풍백화점 이준(73)회장과 이한상(42)사장 부자는 이날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박찬종씨를 통해 자신과 회사소유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날 상오 서울서초경찰서에서 1시간동안 이사장을 만난 박씨는 『이번 사고의 사회적 파장을 참작해 보상금문제 등과 관련,이회장 부자를 설득하기 위해 변호사 자격으로 만났다』면서 『이사장은 유족과 부상자에게 사죄하는 의미에서 가족과 법인 소유의 재산을 모두 사회에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언. 이 소식을 들은 피해자 및 가족들은 그러나 『엄청난 보상금을 치르려면 재산을 다 내놓는 것이 당연한데도 마치 큰 인심을 쓰는 척 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분노. ○…카자흐스탄 대통령 경제고문인 방찬영(60)박사는 영구귀국을 위해 한국에 왔다가 부인 송인숙씨와 아들·딸등 일가족 3명이 모두 실종돼 눈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방박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교수를 지내고 카자흐스탄 경제개혁 정책의 핵심브레인으로 활동하다 북한연구에까지 관심분야를 넓혀 최근 「기로에 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박영사간)을 출간한 경제전문가. 방씨는 이 저서의 서문에 『저자의 평생 동반자인 송인숙에게 바친다』고 아내에게 바치는 헌사를 남겨 주위를 숙연케 하기도.방박사는 오는10일 갖기로 한 출판기념회를 다른 사람들에게 심려를 끼칠 것 같다며 무기연기. ○…알로에 제품 제조업체인 「김정문 알로에」회장 김정문(68)씨도 이번 사고로 부인 유인자(33)씨와 아들 남늘군(3)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사고가 난 지난달 29일 하오 아들을 데리고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갔다가 소식이 끊겼다는 것. ○…사고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를 가장해 백화점 A동 지하 3층에서 카세트를 훔쳐 나오던 이모씨(25·경기도 김포군 하성면)가 경찰에 검거. 경찰은 또 「긴급구조봉사대」라고 적힌 표찰을 붙인채 삼풍백화점 설계도면을 갖고 지하 3층을 서성이던 홍모씨(37·광원·강원도 정선군) 등 3명도 붙잡아 조사중이다. ○…무너진 삼풍백화점 A동 건물 지하3층에 갇혔다가 사고발생 57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신천개발소속 미화원 24명가운데 23명의 건강이 거의 회복돼 빠르면 7일부터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 이들이 입원하고 있는 강남시립병원측은 이날 혈압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는 김석호씨(59·여)를 제외한 나머지 23명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히고 본인들이 희망할 경우 퇴원시킬 방침.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불의의 사고로 가족과 친지를 잃은 사람들을 위로. 실종자 가족들을 돕는 방법도 음식 및 음료수 제공에서부터 영구차 무료제공·무료택시·법률상담·의료봉사 등 다양하게 펼쳐졌다. 특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경실련 참여단체인 경제정의실천불교연합내 자비의 집도 이날부터 공동으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이들은 그동안 이곳에서의 식사제공이 부족했던 점을 감안,실종자 가족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경실련측은 가족들의 건의사항 등을 접수하는 한편 정부측과의 중재활동도 벌일 계획. ○…이밖에 서울시내 10여개 교회로 조직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서초구내 창신교회 여신도회,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구역협의회 신도,대한적십자사봉사요원을 비롯,민자·민주 양당의 서초을 지구당관계자 등 사회·종교·봉사단체들도 이날 서울교대 체육관 앞에 본부를 차려놓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식사와 각종 편의를 제공. ○…서울시 사고대책본부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각계의 성금이 답지,4일 현재 1억8천여만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동안 김영삼 대통령의 금일봉을 비롯,시민·각급 지방자치단체·각계 각층의 인사들로부터 접수된 성금은 1억8천7백여만원이다. ○…붕괴참사 1주일째를 맞아 붕괴현장 주변은 지하에 매몰된 사체의 부패로 인해 악취가 진동하고 각종 해충이 들끓는 등 전염병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져 서울시 사고대책본부는 긴급 방역작업에 나서는 등 긴장. 대책본부는 이날 하오 1시부터 광진·서초·도봉구 등 3개 보건소와 군방역요원 10여명을 투입,사고지역에 대대적인 방역작업을 실시.
  • 시민정신(외언내언)

    분노와 절망이 켜켜이 쌓여 있는 사건현장에서 훈훈한 사람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이웃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몸을 던지는 시민정신들이다. 만약에 그 많은 생명이 무참하게 짓눌린 사고현장에서 몇조각 인간의 이야기들마저 주워담을 수 없다면 우리는 또 얼마나 공허해 해야 하는 것일까.삼풍백화점의 사고현장에서도 인간의 이야기들이 있어 우리를 안도케 한다. 비번이어서 모처럼 쉬던 경찰관이 사건현장에 뛰어들어 20여명의 생명을 구해낸 이야기 하며 TV를보다 용접공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새벽 1시에 현장으로 달려간 용접공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감싸준다. 이웃 아파트에서 인테리어일을 하다 사건이 나자 자기일은 팽개쳐놓고 현장에 뛰어들어 세사람을 구하고 또 들어갔다가 시멘트더미에 갇혀 2시간여나 사투를 벌여야 했던 박근식씨의 이야기도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부상자들에게 공급할 피가 모자란다는 보도가 나가자 곳곳에서 헌혈대열이 늘어섰다.절단기가 필요하다면 절단기를들고 나왔고 어둠을 밝힐 전등이 없다면 손전등이 쌓이고 있었다.동네 아주머니들은 음식물을 준비해 구조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밤참을 챙겨주었고 어떤 병원에서는 누구의 연락이 없었어도 의사와 간호사들이 착착 병원에 도착해 밤을 새워 환자들을 돌보았다. 그중에도 정미란씨의 이야기는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이 백화점서 일하는 정씨는 사고순간 때마침 밖에 있었다.사고가 나자 친정어머니에게 『나는 무사하나 동료들이 깔려 있어 구해야겠다』는 전화를 걸고 친구를 구하러 나섰다가 저세상사람이 됐다.그의 시신옆에서는 5살난 아들과 남편이 오열하고 있었다. 사람의 이야기들은 개탄하고 분노하는 일보다 더 소중하다.개탄하고 분노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런 일들은 따뜻한 심장을 지닌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다.
  • DJ·JP 연대여부 최대 관심/여소야대 지방구도속 야권 향방

    ◎내각제·등권론 공감확산 판단/총선 겨냥… 민정계 영입 꾀할 듯/결별설 KT 당내 비호남계와 자구책 강구 「여소야대」의 지방정치구도를 태동시킨 6·27 지방선거는 야권의 향후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그리고 이같은 야권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일정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향후 행보와 연대여부다.김이사장이 정치생명의 사활을 걸었던 서울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당안팎에서 그의 입김은 한층 강화될 게 분명하다.그리고 이같은 입지확대는 김이사장의 정계복귀 수순 및 시기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지방선거의 승리가 곧바로 김이사장의 정계복귀로 이어지지는 않으리라는게 당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이런 맥락에서 김이사장은 코앞에 다가온 8월 전당대회에서 전면에 복귀하기 보다는 제3자를 내세워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이와 관련해 이미 김이사장은 전당대회를 전후해 이기택 총재와의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리고 이총재의 대안으로 중부권 인사인 이종찬 고문과 정대철 고문을 놓고 저울질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이사장의 결별에 대비해 이총재는 비호남권 당내인사,특히 개혁모임측 소장의원들과의 연대를 자구책으로 강구하고 있다.이미 이부영·노무현 부총재등은 세대교체론을 내세워 김이사장의 정치재개를 강력 비난하고 나선 상태다.이들의 연대가 성사된다면 민주당의 계파구도는 김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주류와 이총재를 축으로 한 비주류로 새로 짜여질 공산이 크다.다만 향후 정국구도를 이부총재등이 어떻게 전망하며 행동을 취하느냐가 연대의 관건이다. 지방선거를 통한 지역할거구도의 강화는 필연적으로 김이사장과 자민련 김총재의 제휴로 이어질 전망이다.양 김씨는 이미 지방선거과정에서 지역등권론과 내각제개헌론등을 통해 공감대를 이루면서 거리를 상당히 좁힌 상태다.문제는 이들의 공조가 정계개편을 위한 세의 확보로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비록 지방선거를 통해 여소야대의 정국을 만들었다고 하나 중앙정치에서는 여전히 여대야소의 형국이다.때문에 내각제 개헌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월등한 세확보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양 김씨는 앞으로 여권내 보수성향의 인사들,구체적으로는 민정계를 향해 활발히 손짓을 할 것으로 보인다.그리고 여권인사 「빼내기」작업은 15대 총선을 앞둔 올 하반기를 1차시한으로 정할 가능성이 높다.민자당내 공천작업이 활발해 지면서 민정계의 불만이 고조될 개연성이 높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와 병행해 「무주공산」으로 일컬어 지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자민련 김총재와 민주당의 이총재가 열띤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김이사장과의 대등한 연대를 위해서나 장기적으로 불가피한 한판승부를 위해서는 충청·강원지역 외에 대구·경북지역을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 김총재의 판단이다.이총재 역시 민주당내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지역기반을 확보해야 하고 결국 그 지역은 대구·경북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가정집에 불 일가 넷 폭사

    18일 상오 5시22분쯤 서울 노원구 상계3동 138의 48 2층 건물(주인 조억식·61)에서 원인모를 불이 나 1층 방에서 잠자던 조씨의 아들과 처가에 들른 사위부부등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졌다. 이날 불로 숨진 사람은 조씨의 아들 장열(31)씨와 주말을 맞아 친정에 들른 딸 은경(29)씨,사위 안세영(32·회사원·경기도 의정부시)씨 ,외손녀 보은(4)양등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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