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문위원 칼럼] 대한매일 ‘신문 4강’의 조건
첫승에 목말라하던 한국 월드컵 축구팀이 아시아 국가로서는 감히 엄두도내지 못하던 세계 4강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신화 창조,기적,꿈의 실현 등이 믿기지 않는 사실을 표현하는 현란한 낱말과 찬사들이 우리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다.그것은 아무리 들어도 싫증이 나거나 역겹지않는 참으로 즐겁고 유쾌하고 행복한 일이다.일약 한걸음에 변방에서 중심으로 줄달음친 한국축구의 조건과 요체들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벤치마킹 작업이 기업과 언론,심지어 학계에서까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이른바 히딩크식 리더십에 대한 몰입과 감탄이 새로운 경영기법의 노하우로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다.
필자는 월드컵기간 중 대한매일이 전 국민의 열망과 감동에 호응하여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꿔가면서 국민적 일체감을 보여준 그 지극한 배려를 보면서 대한매일의 ‘신문 4강 신화’를 골똘히 생각해봤다.
편집자문위원이라는 막중한 책임의식(?)과 어느 누구 못지않는 애착으로 필자는 매일 아침 소위 메이저 신문을 포함한 예닐곱개 신문을 대한매일과 비교·열독한다.주요 기사의 제목과 사진,기사 취급과 배열,어휘 선택,지면 구성,기획 기사 등 기사내용과 편집이 타 신문과 비교해 조금도 손색이 없을뿐더러 신문 구석구석,기사 곳곳에 배인 노력과 정성을 독자들이 몰라줘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에,대한매일의 ‘언론 4강’을 위한 조건들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나름대로 판단해 감히 다음과 같이 제언해 본다.
첫째,신문 전체를 관통하고 대변하는 신문의 주조(主調) 내지 색깔,메인 스트림,아이덴티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한국팀 했을 때는 스피드와 체력,브라질팀 했을 때는 개인기와 기술처럼 대한매일의 분명한 브랜드를 독자들에게 각인시켜 나가야 한다.그것은 보수·혁신이든,친정부·반정부든,대한매일만의 강렬한 무늬와 색깔이어야 한다.대한매일을 찾고 읽는 독자들의 당위와 필연이 충족돼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논조의 일관성과 중량감의 문제이다.주필이든,논설위원이든 대한매일의 논조가 던지는 사회적 의미와 파장이 한국사회 평균인들의 가치관과 사회의식,나아가 여론 형성에 주도적 영향을 끼칠 정도로 사상의 깊이와 탐색의 폭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한국사회의 가장 큰,그날의 사회적 이슈를 대한매일의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독자군이 형성돼야 한다.경영진의 교체시마다 논조가 급선회하는 대한매일의 저간의 사정을 아픈 마음으로 지적한다.
셋째,경쟁과 발전의 기초적 요소인 신문의 튼튼한 인프라 구축문제다.현대적 시설과 장비·보급망,실력있는 기자의 선발·양성,사회 분야별 전문필진의 확보,과감한 지면 확장과 특종 발굴을 위한 투자,회사내의 합리적 조직체계와 선진 경영기법의 도입 등 쉽게 말하면 세계적 명감독 히딩크를 영입하고 해외훈련,성공보수 지급 등 전폭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했던 한국축구처럼 대한매일의 기본적 인프라 구축작업이 타신문보다 뒤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반드시 누군가가 히딩크가 되어 이같은 ‘언론 4강의 조건’들을 충족시켜 일약 한국 언론의 중심적 위치에서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과 응원을 이끌어낼 대한매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명재(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