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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집은 안이 다르다] 세간살이 쌓아두지 마세요

    독자사연:서울 서초구 우면산 밑 30평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공기 좋고 조용한 데다 집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양재천이 흘러 동네는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집에 들어가면 답답함을 느낍니다. 제 살림에다 돌아가신 친정 어머니의 살림살이가 많아 집이 좁게 느껴집니다. 거실에는 두 개의 소파가 ‘ㄴ 자’로 있고 그 앞으로 TV와 장식장이 있는데 쉴 때는 소파가 좋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게 흠이죠. 안방에는 큰 붙박이장, 화장대가 있는데 베란다를 끼고 있다 보니 창을 바로 열지 못해 아예 이곳에서는 잠을 자지 않습니다. 그래서 산 쪽으로 창을 바로 열 수 있는 작은 방을 침실로 이용합니다. 문간방은 책으로 도배를 해서 들어갈 틈도 없습니다. 저는 쉽게 지치고 피곤해하는, 건강이 좋지 않은 편이어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인테리어를 알고 싶습니다. 거실 등 어디에 어떤 그림을 걸면 좋을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1964년 4월11일 인시, 남편은 1964년 2월12일 인시입니다(모두 음력). 인테리어 조언:실내 인테리어에 있어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이 세간살이에 눌려서 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각 방이나 거실의 기운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해 하는 일이 막히거나 질병이 생길 수도 있다. 먼저 친정 어머니의 살림살이 등 꼭 필요한 것이 아닌 짐, 책 등을 대대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집안에 여유로운 공간이 확보돼야 하고 깔끔함이 느껴져야 한다. 또 남서쪽의 방이나 공간이 지저분하면 여성에게, 북서쪽의 방이나 공간이 그렇다면 가장의 일이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니 잘 치우고 매일 청소를 하자. 여성의 사주에는 물이 없어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남편은 자신의 기운인 물을 나무에게 너무 많이 빼앗기는 형상이므로 두 사람 모두 물의 기운이 필요하다. 따라서 침실에 가습기나 어항을 놓거나, 시원한 바다나 강을 소재로 한 그림을 거는 게 좋다. 돼지 저금통을 장만하거나 햄스터 등을 기르는 것도 괜찮으니 이들 중에서 편한 방법을 취하자. 각 방은 원래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안방에서 잠을 자도록 하자. 거실은 소파가 많은 공간을 차지하더라도 전혀 상관이 없다. 거실 벽에 많은 것들이 걸려 있거나 너무 큰 그림이 걸려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소파쪽 벽에는 산 그림, 소파 맞은편 벽에는 물 그림을 거는 것이 좋다. 검정색 TV나 오디오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 도움말: 드림젠(www.ffile.com) 혜원(慧原) 독자 여러분의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를 이메일(we@seoul.co.kr)로 보내주세요. 혜원 선생이 사주에 따른 인테리어 제안을 해드립니다. 인테리어를 특별히 바꾸어야 하는 이유와 공간, 집 평수, 대략의 구조 등을 적어주세요.
  • [이경형칼럼] 레임덕 콤플렉스

    [이경형칼럼] 레임덕 콤플렉스

    7·3개각이 단행된 이튿날 열린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 정부가 끝날 때까지 속앓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회의에 차관들이 대리 참석을 많이 하면 ‘대통령이 힘 빠졌다.’는 식으로 신문들이 쓸까봐 우려했다며 심기의 일단을 보였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육부총리 내정 등 청와대 참모 출신의 내각 전진 배치를 두고, 언론에선 지방선거의 민심에 역주행하는 코드 인사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대통령도 이래저래 ‘속앓이’를 하겠지만, 무엇보다 듣기 싫은 소리는 ‘힘 빠진 대통령’이라는 말일 것이다. 임기가 있는 자리엔 필연적으로 레임덕이 있게 마련이다.5년 단임제 현행 헌법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이 모두 임기 말년에 비슷한 탄식을 했다.6공의 노태우 대통령은 3당 합당 이후 YS(김영삼)쪽으로 ‘힘’이 이동하면서 일찌감치 레임덕을 맛보았고, 기(氣)가 엄청 셌던 그 YS도 임기 말에 가서는 이회창 지지세력에 의해 ‘03 마스코트’가 패대기쳐지는 수모를 당했다.DJ(김대중)도 임기말 1년전부터 측근들의 비리로 힘이 빠지다가 끝내 아들들을 감옥에 보내기도 했던 것이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자신감 상실과 축소지향적 사고의 팽배다. 여러 곳에서 감지되는 민심 이반과 야권에 대항할 만한 차기 대권 주자의 부재 등이 자신감 상실의 주된 원인일 수 있다. 또 지금부터는 일을 새로 벌이기보다 서서히 마무리하는 시기이므로 국정 운영에 있어 축소지향적 사고가 작동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축소지향적 사고의 밑바닥에 레임덕 콤플렉스가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레임덕에 빠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이 과잉 방호 장치를 만든다는 뜻이다. 이른바 ‘대통령의 남자들’을 내각에 추가 포진시킨 이번 개각 중 특히 김 전 실장을 부총리로 기용한 것을 보면 그런 감이 든다. 본인의 탁월한 능력 여부를 떠나 현 부동산 정책을 주도하면서 ‘세금 폭탄’발언으로 서민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 인사를 하필이면 교육부처의 수장으로 내정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바깥 세상의 돌아가는 얘기를 듣기보다는 확실한 ‘내 사람’‘내 철학’으로 무장을 하겠다는 비장함이 너무 과도하다. 이번 개각이 국정 운영의 일관성 유지 원칙에서 이뤄졌다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고 싶지만,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왠지 고슴도치가 주변에 미동만 있어도 온 몸의 가시를 곧추세우듯이 임기 말의 벙커 보강 작업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어떤 대통령인들 임기 마지막 날까지 ‘힘 빠진 대통령’으로 남아있기를 원하겠는가. 올 정기 국회만 지나면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판인데, 지금부터 단속을 잘 하지 않으면 정말 국정이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분권형 총리’를 더 고집할 필요도 없고, 내각의 친정(親政)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 그리고 386비서관들 스스로 레임덕 콤플렉스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성찰하기 바란다. 아직도 1년 반이 남아 있다. 국정 운영의 시야를 넓게 보고, 사고에 여유를 가지면서 남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쫓기듯 정책을 밀어붙이면 ‘폭탄’ 같은 거친 말이 나오고, 그 파장은 폭풍으로 되돌아오는 법이다. khlee@seoul.co.kr
  • 盧대통령, 개각등 언론비판에 속내 토로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여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속이 아프다.”고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속앓이’라는 표현까지 써 참석자들이 잠시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은 회의 시작과 함께 기획예산처 장관 내정자인 장병완 차관에게 “차관이 대행으로 참석하신 겁니까.”라고 물었다. 장 차관이 “네.”라고 하자 “오늘은 장관들이 다 오신 것 같다.”라며 ‘속앓이’를 토로하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지난번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 차관들이 많이 나와서 ‘대통령이 힘이 빠져서 차관들이 나온 거다.’라고 신문들이 쓸까봐 걱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차관 대참(대리참석)이 많았다는 그런 말이 있어서 지난번에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헤아려봤다.”고 밝힌 뒤 “오늘은 대통령이 나오니까 장관들이 다 나왔군요.”라며 ‘농담조’로 말했다. 한명숙 총리는 이에 “국회가 끝나서 그렇다.”라고 응답하자, 노 대통령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어떻든 속이 아프니까 하는 얘기다.”라면서 “이 정부가 끝날 때까지 이런 유형의 속앓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래도 좋은 일도 많을테니까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7·3개각’에 대해 레임덕 방지를 위한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식으로 언론들이 해석한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코드맨 전진배치 정책 레임덕 차단

    코드맨 전진배치 정책 레임덕 차단

    노무현(얼굴) 대통령이 3일 오후 단행한 개각은 지난 주말부터 예상한 대로였다. 열린우리당 내의 일부 반발이 있긴 했지만 미진에 그쳤다. 노 대통령은 인사에 있어 결정적인 하자가 없는 한 마음을 바꾼 적이 없다. 이번 개각은 ‘갈길은 간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경제부총리에는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육부총리에는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내정했다. 또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을, 기획예산처 장관에는 장병완 기획예산처 차관을 기용했다. 또 국세청장에는 전군표 국세청 차장이 승진했다. 이번 ‘7·3 개각’은 규모는 작지만 그 함의는 만만찮다. 참여정부가 임기 후반기에 역점을 두고자하는 민생부문의 핵심포스트인 경제·교육의 수장을 바꿨다는 점에서다. 특히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국정운영 방향을 꿰뚫고 있는 전·현직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진배치, 집권 후반기의 ‘정책집행 친정체제’를 한층 강화시켰다. 이는 국정과제의 마무리와 함께 레임덕(권력누수)을 막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군 주요지휘관과의 대화에서 밝힌 “정치와 역사에 관해서는 원칙주의를 견지해 나가고 적당하게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개각으로 구체화한 셈이다. 때문에 5·31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국정 쇄신 차원의 개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노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구상한 인사라는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의 설명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김우식 과기부총리에 이어 경제와 교육부총리까지 핵심 참모들을 중용함에 따라 국정기강을 다시 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무위원 19명 중 대통령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청와대 참모 출신은 행자·통일 등 무려 8명으로 늘었다. 당출신 7명까지 포함하면 15명이나 된다. 이른바 ‘직할통치 체제’와 다름없다. 관료 출신을 대거 등용하던 역대 정권의 집권 후반기 내각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박 인사수석은 인사 배경과 관련,“(경제·교육부총리) 자리는 굉장히 중요한 정무직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나 정책방향에 정통하지 않으면 수행하기 어렵다. 내각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과제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위한 발탁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인재 기용의 폭에서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제쳐 두더라도 ‘편협한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 같다. 권 내정자는 OECD 대사에서 지난 4월 중순 청와대 경제수석,5월말 정책실장을 거쳤다. 불과 3개월도 채 안돼 3차례나 자리를 옮긴 형국이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권 지명자에게 OECD대사 부임 때부터 사회·경제정책을 원활히 아우를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는 게 청와대측의 전언이다. 일찌감치 경제부총리감으로 낙점했다는 말이다. 김 내정자는 노 대통령의 ‘정책 코드의 상징’으로 불린다. 특히 5·31 지방선거의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정책을 주도했었다. 그런 탓에 김 내정자에 대한 여당의 반대는 한때 거셌다. 박 인사수석은 이에 “부동산 정책은 좀 더 기간을 두고 서서히 (성패를)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김 전 실장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7·3개각’은 원활한 국정의 수행에 초점이 맞춰져 단행됐지만 여당 일각의 반대 의견이 제기된 만큼 참여정부로선 당·청 갈등의 ‘불씨’를 제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7·3부분개각 단행] 당·청 전략적 제휴 모색

    [7·3부분개각 단행] 당·청 전략적 제휴 모색

    이번 7·3 개각이 향후 ‘당·청(黨·靑)’ 관계에 미칠 파문은 외형상으론 크지 않을 것 같다. 열린우리당에서 정면 반발하거나 개인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을 자제하는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개각 방향에 공감해서라기보다는 양측 갈등으로 이어질 경우 더 부담스럽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인지 역대 정권의 집권 후반기 인사에서 두드러졌던 ‘정치적’ 고려보다는 ‘정책적’ 고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부동산과 교육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언급을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예측 가능한 인사로 포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세내각 당정관계에 탄력” 기대 한명숙 총리도 “정책의 일관성과 강력한 추진력이 고려된 인사”라고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이 부총리로 포진돼 내각이 힘을 받을 수 있다. 당정관계에 탄력이 붙게 되고 당이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 된다.”고 내다봤다. 청와대의 영향력을 키우는 ‘의전성’ 내각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코드 개각, 친정체제 강화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예년과 비교했을 때 이번 개각의 성격은 몇가지 다른 양상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1월 유시민·정세균 의원의 장관 입각은 그야말로 파문이었다. 특히 유 장관의 경우는 단순한 입각 대상자라는 점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지도자라는, 당청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개각이었다. 그래서 당청 관계는 서명파 의원이 나오는 등 ‘갈등’ 양상을 보였었다. 이번 개각에서 상징적인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개인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의원도 있지만 지나가는 반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김근태 의장이 “당내 의견을 전달했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당내 일각의 반발 기류에 급제동을 걸었다. 당청이 개각과 민생문제를 서로 주고 받았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게다가 당은 노 대통령의 ‘당적 유지’라는 전리품도 챙겼다. 현재 당청은 외견상으로는 적어도 갈등 관계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정치 일정상 연말까지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은 하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으로, 김 의장은 당을 추스르며 자기 체제를 구축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즉 서로 호흡을 맞출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당에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불만은 있지만 표출하지 못하고, 그래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분위기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반기 정책조정 현안 즐비 하반기에는 한·미자유무역협정과 외국어고 제한·공영형 혁신학교·노사관계 로드맵 등 당청간 정책 조정이 필요한 현안이 즐비하다. 공은 정기국회로 넘어간 듯하다. 노 대통령의 갈무리와 김 의장의 실험대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로 당청관계가 갈등 국면을 맞았다고 규정짓기에는 성급한 이유들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7·3부분개각 단행] 野3당 “민심 외면한 코드인사”

    한나라당·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은 3일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교육부총리와 기획예산처 장관 등에 대한 부분 개각을 단행한 것과 관련,“민심과 동떨어진 ‘코드인사’·‘돌려막기식 인사”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육부총리 기용에 대해 “부동산정책 실패를 자초한 ‘막가파 비교육 전문가’가 교육정책까지 망가뜨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이번 인사는 코드인사의 반복이자 전형적인 돌려막기”라며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국민적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지난 3년간 코드인사로 무너져 내린 나라를 완전히 망가뜨리겠다고 작정한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조차 인정하지 않는 인사를 고집한 만큼 여야가 정당을 초월해 입법부의 견제기능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실패한 정책 입안자를 또다시 정부 요직에 기용하는 개각이 이뤄진 것은 (노 대통령이) 국민을 안중에 두고 있지 않다는 말”이라며 “인사권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하지만 민심과 너무나 동떨어진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도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과 책임보다 친정 체제 구축의 계기로 삼으려는 전형적인 임기말 ‘정권 호위형 개각’”이라고 맹공을 펼쳤다. 이어 “김진표 전 부총리에 이어 김병준이라는 또 한명의 교육 비전문가가 교육 수장이 된 것은 극히 부적절하며, 권오규 실장의 경제부총리 임명은 분배의 실종과 함께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경제부총리 권오규씨 유력

    경제부총리 권오규씨 유력

    노무현 대통령은 이르면 3일쯤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기획예산처 등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부분 개각을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청와대 정책실장도 교체할 계획이다. 새 경제부총리에는 권오규(54)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총리에는 김병준(52)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기용이 유력하다. 권 정책실장의 자리 이동에 따른 후임에는 변양균(57) 기획예산처 장관이 비중 있게 거론되며, 후임 기획처 장관에는 장병완(54) 차관이 승진될 가능성이 높다. 변 장관은 1년반 동안 기획예산처 수장으로 일해 국정 현안 전반을 잘 파악하고 있고, 후반기 국정과제에 대한 예산 뒷받침을 위해 정책실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학교급식 식중독 파문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도 오래 근무한 데다 최근 재경부가 연관된 잇따른 사건들을 계기로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지난주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당 복귀의사를 밝혔던 천정배 법무부장관은 일단 이번 개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새 경제·교육부총리에 노 대통령의 경제·교육 철학에 정통한 전·현직 청와대 정책실장을 발탁,‘친정체제’를 강화하기로 한 점으로 미뤄 임기 후반기의 최대 국정과제인 양극화 해소와 교육개혁 정책에 대한 추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자릿수는 ‘소형’… 무게로는 ‘대형’

    ‘7월 개각설’의 윤곽이 30일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기획예산처장관의 교체 방침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측은 개각이라는 표현 대신 ‘일부 교체’로 불러줄 것을 요청할 정도로 소폭이다. 임명된 지 1개월가량 된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는 경제부총리 기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개각의 폭과 관계없이 경제·교육부총리를 동시에 바꾼다는 점에서 의미가 여느 개각과 다르다. 참여정부의 후반기 최대 국정과제가 경제와 교육정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교육부총리의 교체는 ‘경질성’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부동산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적잖은 사회적 갈등을 빚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 역시 사의표명 과정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급식 사고와 함께 외국어고 지원방식 등을 놓고 적잖은 논란을 야기했다. 한 부총리는 지난주 말에 이미 사의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 역시 이날 사의표명에 앞서 29일 측근들에게 “(국회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사임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측은 3개 부처의 장관 교체와 관련,“오래된 장관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년을 넘긴 다른 부처의 장관들을 개각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경질’ 인사라는 해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후임 경제부총리에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총리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진 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보각(補閣)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노 대통령의 사람’들이다.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이른바 코드가 맞는 인물들이다.특히 김병준 전 정책실장은 한명숙 총리와 경합할 만큼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한 총리 임명후 물러날 때도 다시 중책에 기용될 것으로 점쳐져 왔던 터다. 따라서 이번 개각은 5·31 지방선거에 따른 민심수습과 함께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친정체제의 강화로 비쳐지고 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깔깔깔]

    ●갈수록 태산 어떤 가족이 승용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경찰이 차를 세웠다. 운전자가 경찰에게 물었다.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경찰이 웃음을 띠며 말했다. “아닙니다. 선생께서 안전하게 운전을 하셔서 ‘이 달의 안전 운전자’로 선택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상금이 500만원인데 어디에 쓰실 생각이십니까?” “우선 운전면허를 따고요….” 그러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가 황급히 말을 잘랐다. “아, 신경 쓰지 마세요. 저희 남편이 술 마시면 농담을 잘해서요.”●고민 상담 시집간 딸이 친정에 와서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아버지에게 하소연하면서 대처방안을 물었다.잠자코 듣던 아버지가 조언했다.“이 문제는 어머니에게 물어보는 게 더 나을 게다. 어머니는 그런 문제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거든.”
  • 8년 잉꼬부부도 “조국 승리 먼저”

    8년 잉꼬부부도 “조국 승리 먼저”

    “주원이 너 큰일 났다. 한국이 스위스한테 6대0으로 질 텐데 어떡하냐.”“그만하지. 그러다 한국이 스위스 16강 못 나가게 만드는 수가 있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잉꼬부부로 소문난 정주원(33·여·현지 여행사 직원)씨와 스위스인 필립 바그너(36·스위스항공) 부부는 24일 월드컵 한국·스위스전을 앞두고 요즘 매일 티격태격 설전을 벌인다.8년째 같은 이불을 덮는 사이지만 각자의 조국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부는 사이 좋게 스위스와 한국을 응원했다. 하지만 두 나라가 승점 4점으로 피 말리는 16강 다툼을 벌이게 되면서 그런 분위기는 사라졌다. “축구를 주제로 말싸움을 하게 되면 절대적으로 여자가 불리한 게 사실이죠. 남편은 축구광인 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축구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어요. 포백이니 스리백이니 하면서 이러쿵저러쿵 한국축구를 논하면 뭘 알아야 반박을 하죠.” 바그너의 말.“미안한 얘기지만 한국은 2002년에 비해서는 전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동안 토고와 프랑스전을 치르면서 운이 너무 좋았죠. 실력대로 간다면 큰 점수 차이로 스위스가 이길 겁니다.” 발끈한 주원씨의 반박.“당신네 나라는 4강까지 가본 적도 없잖아요. 기껏해야 8강에 낀 게 전부잖아요. 그것도 월드컵 초창기인 1934년,1938년,1954년으로 50년도 넘은 까마득한 옛날이고.” 두 사람의 인연은 10년 전 정씨가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싹텄다. 국제결혼을 하겠다고 나선 외동딸의 뜻에 미동도 않던 엄마 아빠는 결국 허락을 했다. 딸을 끔찍이 아끼는 바그너의 마음을 친정아버지가 읽어냈다. 부부는 1999년과 2000년 각각 스위스와 한국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요즘 부부는 축구 보는 재미에 산다. 한국·스위스전을 놓고 벌이는 말다툼도 이들에게는 사실 ‘놀이’다.16강이 결정되고 나면 삶의 재미가 줄어들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다.“유럽에서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이곳 스위스인들도 취리히·제네바 등 도심 광장에 모여 거리응원을 하면서 하나됨을 과시하고 있어요. 이런 적은 스위스에 온 지 11년 만에 처음이에요.” 어느 쪽도 양보할 수 없는 게임. 정씨가 생각하는 최고의 해법은 토고·프랑스전에서 토고의 선전이다.“자꾸 놀려대는 남편을 생각하면 한국이 크게 이겼으면 싶지만 그렇게 되면 스위스가 떨어지잖아요. 결국 토고가 프랑스한테 이기거나 비겨서 한국과 스위스가 16강에 나란히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정씨 부부는 24일 경기를 프랑스에 사는 시부모와 함께 볼 계획이다. 몇몇 친구들은 독일 하노버로 직접 가서 응원한다는데 아쉽게 합류하지 못했다.“남편과 시부모님 등 스위스 쪽이 3명이어서 응원은 다소 불리하겠지만 소리 높여 대∼한민국을 외칠 거예요. 시부모님도 저를 이해해 주실 테니까요.”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오늘의 눈] 1승보다 값진 승리/임병선 국제부 차장

    22일 새벽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제물로 월드컵 본선 첫승을 거둔 코트디부아르의 대역전극을 보셨는지요? 이 나라가 올린 승점 3점은 한때 우리에게도 갈급(渴急)했던 ‘월드컵 1승’의 추억을 뛰어넘습니다. 축구공 하나가 분열된 국가와 사회를 묶는 값진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웅변하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는 세계 최대의 카카오 주산지이며 유력한 커피 수출국으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궈 서부 아프리카의 보석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말 시작된 커피값 폭락에다 종족간, 종교간 반목을 부추기는 정치인 탓에 결국 2002년 서로 총부리를 겨누게 됐지요. 북부 이슬람 세력은 기독교도들의 남부가 카카오·커피 수출의 이득을 갈취하고 있다며 쿠데타를 기도했고 실패로 돌아가자 내전을 벌였습니다.1년 뒤 휴전이 선언됐지만 유혈이 계속되자 프랑스군 4000명과 유엔군 7000명이 치안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다른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출신 지역이나 종교, 귀화 여부에 관계없이 구성된 국가대표 축구팀 ‘코끼리들’이 지역 예선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눈부신 성적을 올리자 이들의 오렌지색 유니폼이 국가 단합의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급기야 국민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출신 지역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교민들도 종교를 따지지 않고 함께 박수를 보냈습니다. 후반 41분 역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보나방튀르 칼루는 지난주 외신 인터뷰에서 “우린 경기를 할 뿐이며 이 나라에 평화를 가져온다면 좋은 일이겠지요. 우리는 남쪽이냐 북쪽이냐를 따지지 않고 협력하는 것이 조국을 위해 좋은 일이란 것을 보여주고 있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덕에 북부 이슬람 반군 지도자는 최근 거국내각 동참을 선언했고 친정부 군벌은 10월 총선을 앞두고 지난 16일 무장해제에 착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이런 약속은 과거에도 몇차례 파기된 적이 있지만 코트디부아르인들은 입을 모아 희망을 얘기하고 있답니다. 어떤가요? 축구공 하나가 해낼 수 있는 일치고는 참 대단하지 않나요? 임병선 국제부 차장 bsnim@seoul.co.kr
  • 보통 주부가 쓴 특별한 자서전

    보통 주부가 쓴 특별한 자서전

    자서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일기 쓸 시간도, 책 한 권 읽을 여유도 없이 버겁게 살아온 탓이다. 그런 ‘평범한’ 주부 정춘자(60)씨가 신길종합사회복지관에서 ‘특별한’ 자서전 ‘아주 작은 용기’를 펴냈다. “자서전 집필반에 친구따라 등록했는데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첫 시간에 자기소개를 하는데 대부분 석·박사 출신이고…. 저는 이름만 겨우 말했어요.” 2005년 12일, 복지관 입구에 서서 그는 ‘포기할까.’고민했다. 그 때 멋진 승용차 한 대가 그의 앞을 스르르 지나쳐갔다. “저 운전자가 아무리 비싼 승용차를 몰아도 내가 딴 바로 그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는 거잖아. 화려한 인생도 있지만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잖아.” 정씨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인생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6·25때 아버지 총 맞고 숨지는 모습 목격 정씨는 4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모습을 목격했다.6·25 전쟁이 발발해 서울 고향집 주변이 총성에 휩싸였다. 가족과 집마당에 나왔던 아버지는 “북아현동 북성초교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피란을 떠나야겠다.”고 말했다. 그때 대문 밖에서 총성이 들렸다. 그리고 아버지의 가슴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어머니가 3남 2녀를 홀로 키웠다. 형편은 어려웠지만 막내인 정씨는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다. 스물네살되던 해 육군 대위와 맞선을 봤다.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일주일 만에 약혼했다. ●맞선 일주일만에 결혼… 힘겨운 나날 그러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모질지 못한 6남매의 맏이인 남편은 아랫사람들을 돕는다며 월급을 제대로 가져 오지 않았다.‘임신 중이라 먹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러나 돈이 없어 쌀 한 말에 콩나물 10원어치를 넣어 한솥 끓인뒤 사흘씩 먹었다.’고 회상했다. 맏며느리 노릇은 더욱 고달팠다. 시어머니는 아침에 한 사람이 일어나면 그 사람 밥만 냄비에 안치라고 하셨다. 열 식구를 위해 아침에 7번씩 밥상을 차리는 시집살이를 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성격이 못 됐다.’며 친정어머니를 불러놓고 ‘이혼을 시키겠다.’고도 말했다. 정씨는 다시 용기를 냈다. 남편을 설득해 분가한 것이다. ●60세에 난생 처음 식당 냉면 매식 제대한 남편은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했다. 세모난 단칸 방에서는 자녀 3명을 키우며 그는 절약하고 또 절약했다.‘길가를 지나가다 나뭇가지 하나만 떨어져 있어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주워다가 연탄불이 꺼지면, 번개탄 대신 피웠다.’ 가족끼리 외식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입학식·졸업식 때도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었다. 정씨는 지난달에 냉면을 식당에서 처음 먹어 봤다고 했다. 그렇게 몇 십 년을 알뜰살뜰 모아 집도 마련하고 건물도 샀다. ●망설임, 그리고 6개월 만에 자서전 탄생 가슴속에서 이야기가 쏟아지자 신들린 사람처럼 글을 써내려 갔다. 컴퓨터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다 배가 고파 시계를 보면 7∼8시간씩 지나가 있었다. 고생한 시절이 어제 일처럼 너무나 생생해 목놓아 한참이나 울었다.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서 영양주사를 맞기도 했다. 그리고 6개월 만에 161쪽짜리 자서전이 탄생했다. 정씨는 지난달 13일 신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자녀들은 어머니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며 축하했다. 남편은 ‘장하다.’며 기념수건까지 돌렸다. 험난한 삶을 묵묵히 동행해준 아내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했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인내하며 살았더니 이런 좋은 날이 오네요. 꿈꾸지도 못한 자서전을 펴내다니 가슴 벅차서…. 정말 행복합니다.” 눈물 가득한 눈이 빛났다. 그리고 그는 활짝 웃었다. ●나에게도 - 정춘자 지음 살다 보니 나에게도 이런 날이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 배운 것도 아는 것도 별로 없는 내가 어떻게 감히 이런 용기를 꿈이여 제발 깨지 마라 잘나고 잘생김도 없이 내세울 만한 아무 것도 없지만 어떻게 내가 글을 쓴다고 조리 있고 진솔하게 멋지고 아름다운 깊이 있고 소중하게 잘 살려 글로 표현을 잘 할 줄 모르겠지만 쓸 수 있는 특별한 기회야말로 더 없는 행운이라 생각하고 이 황금 같은 시간은 내 자신이 신기하고 신비로워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질 못했는데 마냥 고맙고 행복하구나.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MLB] 찬호 통산 110승 시즌 4승

    14일 LA다저스와의 경기에서 통산 110승 및 시즌 4승을 달성한 ‘코리안특급’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에게 클럽하우스 라커룸에 걸어놓은 한국 월드컵대표팀 유니폼을 보여주며 “오늘은 위대한 날”이라고 말했다.자신의 승리는 물론 한국 축구대표팀의 토고전 승리가 미국 서부시간을 기준으로 같은 날에 이뤄졌기 때문이다.지난 1994년부터 8년간 친정팀이었던 LA다저스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거북했을 만도 하지만 내셔널리그 16개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달성해 표정이 밝았다.그는 아메리칸리그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만 승리하면 메이저리그 30개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다. 박찬호는 이날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6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각각 3개씩 내줬지만 삼진 5개를 솎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연패 사슬을 끊으며 시즌 방어율도 4.15로 좋아졌다. 또 이날도 2타수 1안타로 고타율(.375)을 유지했다. 3회까지 다저스 타선을 퍼펙트로 막은 박찬호는 5-0으로 앞선 5회 1사 후 제프 켄트에게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빗맞은 2루타를 내줬다. 이후 계속된 2사 1·3루에서 러셀 마틴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이날 유일한 실점을 허용했다. 샌디에이고는 1회 상대 유격수 라파엘 퍼칼의 두 차례 실책과 비니 카스티야의 3타점 중월 2루타를 묶어 4-0으로 크게 앞서나가며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마이크 카메론은 단타가 모자란 ‘준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등 4타수 3안타 3득점 3타점으로 박찬호의 특급도우미로 활약했다. 반면 다저스의 서재응(27)은 5회 중간계투로 등판, 박찬호와 잠깐 동안 한국인 투수 맞대결을 벌였으나 카메론에게 좌월 3점홈런을 허용해 고개를 떨궜다. 서재응은 6회에도 등판했다가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해 조 바이멜로 바뀌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NPB] 승엽 ‘투런 안타’?

    [NPB] 승엽 ‘투런 안타’?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이승엽(30·요미우리)은 11일 ‘친정’ 지바 롯데와의 일본프로야구 인터리그 경기에서 시즌 19호 투런 홈런을 뿜어냈지만 공식기록은 우전안타뿐이었다. 1-1로 팽팽히 맞선 3회초 2사1루에서 이승엽은 일본 최고의 ‘잠수함’ 와타나베 스케를 만났다. 장대비가 퍼붓는 악조건 속에서 이승엽은 가운데로 쏠린 슬라이더를 침착하게 걷어올렸고 공은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주먹을 불끈 쥔 이승엽은 천천히 다이아몬드를 돌아 홈베이스를 밟았지만 3루 심판이 아웃을 선언했다. 1루 주자였던 오제키 다쓰야가 3루를 밟지 않고 홈으로 직행한 것. 야구규정상 주자가 베이스를 밟지 않고 통과하면 ‘루의 공과’로 아웃이 선언된다.2아웃이었기 때문에 오제키가 아웃되면서 이승엽의 홈런과 2타점,1득점은 모두 무효가 됐고 주자를 진루시킨 것만 인정돼 단타로 기록됐다.‘루의 공과’는 25년째를 맞은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22차례 있었다. 지난달 2일 KIA-두산전에선 1루에 있던 이종범(KIA)이 이용규의 플라이 때 3루까지 내달리다 귀루하면서 2루를 밟지 않아 아웃됐다. 비록 홈런은 도둑맞았지만 이승엽의 방망이는 ‘친정’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7일 소프트뱅크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한 뒤 나흘 만에 1루수로 출장한 이승엽은 1·3회 우전안타,5·7회 중전안타 등 시즌 첫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터뜨리며 타율을 .306에서 .319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뒷심 부족으로 2-3으로 역전패, 롯데전 6연패에 빠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NPB] 승엽, 연타석 홈런 일본진출 첫 경험

    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타자 이승엽(30)이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친정팀 롯데 마린스를 상대로 일본진출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폭발했다. 이승엽은 9일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0-1로 뒤진 4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투수 고바야시의 142㎞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125m짜리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이어 1-3으로 뒤진 6회 2사에서도 고바야시의 2구째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 위 철망을 살짝 넘는 100m짜리 연타석 우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이승엽의 이날 연타석 홈런은 한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때렸던 지난 3일 세이부 라이온스전 이후 6일 만에 터진 대포로 시즌 18호를 기록, 리그 홈런부문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승엽은 지난 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경기 중 6회 상대 타자 마쓰나카의 타구를 잡다 왼쪽 손가락을 다쳐 전날에는 올 시즌 처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가 이날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이승엽은 2회 첫 타석과 8회 4번째 타석에서는 각각 중견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났다. 타율은 .311로 조금 올랐다. 이승엽은 홈런을 때려낸 뒤 요미우리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두번째 홈런은 배트 앞 부분에 맞았는데 힘이 실려 넘어갔다. 꼭 역전하고 싶었다.”며 높은 승부욕을 보였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2-7로 패해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날 1위에 오른 주니치와 한 게임 반차로 늘어났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광역·기초단체장 절반이상 교체 선거후폭풍에 공무원 전전긍긍

    5·31지방선거가 끝나면서 각 자치단체에 인사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이다 단체장이 바뀐 곳의 경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4일 전국 광역·기초 자치단체(246개)에 따르면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현직 단체장에게 보이지 않게 보험을 들었다가 선장이 바뀌면서 ‘살생부’ 명단에 오르내리는 등 공직사회가 좌불안석이다. 전국 16개 광역 시장·도지사 가운데 50%,230개 기초단체장은 52%(119개)가 새롭게 바뀌었다. 극적으로 뒤집기에 성공한 박성효 대전시장 당선자는 지난달 30일 기자들에게 “시청 국장들이 노골적으로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원한다.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인사태풍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전시청 안팎에선 “모 국장은 이제 끝”이라는 등 ‘살생부’가 나돌고 있다. 뜻밖에도 예상을 뒤엎고 현직을 제치고 군수에 당선된 전남 담양군과 구례군에서도 “노골적으로 줄을 댄 누구누구 간부는 집에 가야 할 것”이라는 등 흉흉한 소문에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또 전북 도청도 이 같은 살생부 소문이 떠돌면서 초조감이 더해지고 있다. 김완주 전북지사 당선자는 선거 초반부터 강현욱 현 지사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선거를 치러 간부급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평판이다. 단체장이 바뀜에 따라 업무 스타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충북도 공무원들은 정우택 충북지사 당선자가 당선 직후 ‘지사직무 인수위원회’ 가동을 밝히자 평가 항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다 정 당선자가 도정운영 목표를 현 지사의 ‘바이오토피아 충북’과는 달리 ‘경제특별도 육성’을 제시, 조직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기도 공무원들은 김문수 경기지사 당선자가 손학규 현 지사와는 업무추진 방향이 달라 ‘물갈이 인사’ 폭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석인 월드컵재단 사무총장과 영어문화원장은 물론 뒤늦게 당선자 캠프에 합류한 임창열 전 경기지사의 거취도 주목거리다. 당선자의 한 관계자는 “후임 지사가 오면 임명직들은 길을 비켜주는 게 도의”라고 말했다. 단체장의 제 목소리를 우려하는 경우도 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2년 전 보궐선거로 입성하면서 도움을 줬던 국회의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됐다. 그래서 친정체제 구축에 따른 핵심간부들의 하마평도 일찌감치 흘러나온다. 부산시의 경우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직 구청장을 이긴 구청장 당선자 측은 “현 구청장을 지원한 몇몇 동장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못박았고, 인근 다른 구청에서는 현 구청장과 맞수이던 전 구청장이 다시 구청장에 당선돼 보복인사 공포감이 감돌고 있다. 전국종합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NPB] 승엽 이틀 연속 투런포

    28일 일본 도쿄돔.1-3으로 뒤진 무사 1루에서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은 일본 최고의 잠수함투수 와타나베 순스케(지바 롯데 마린스)와 맞섰다. 좌타자가 언더핸드 투수에게 강한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승엽은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와타나베의 현란한 싱커에 3타수 무안타로 맥없이 당했다.볼카운트 0-1에서 와타나베는 병살타를 노리고 125㎞짜리 싱커를 뿌렸다. 하지만 이승엽은 완벽한 타이밍에서 배트 중심에 가볍게 맞췄고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이승엽이 ‘친정’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일본프로야구 인터리그 3차전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 동점투런 홈런을 포함해 2안타 2타점을 쓸어담았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3-7로 무릎을 꿇으며 4연패에 빠졌다. 전날 롯데의 오른손 투수 시미즈 나오유키로부터 145m짜리 초대형 투런아치를 쏘아올린 데 이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이승엽은 시즌 12호째를 기록, 후쿠도메 고우스케(주니치), 리그스(야쿠르트)와 함께 센트럴리그 홈런부문 공동 3위로 올라섰다. 리그 선두인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와는 불과 3개차이며 팀내에선 고쿠보 히로키(11개)를 제치고 최다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이승엽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에서 각각 4개씩의 홈런을 뿜어내 ‘주말의 사나이’로서 진가를 톡톡히 드러냈다. 또한 2타점을 추가해 시즌 33타점을 거뒀고, 타율도 .288에서 .290으로 조금 올라갔다. 이승엽은 1회말 1사 1·2루의 찬스에서 2루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 두번째 타석에선 와타나베의 공을 밀어쳐 깔끔한 좌전안타를 만들었다.7회 네번째 타석에선 바뀐 투수 가토에게 삼진으로 물러났고 9회에는 파울플라이에 그쳤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야 “말로만 반성… 구걸정치”

    야 4당은 25일 열린우리당이 “야당의 싹쓸이를 막아 달라.”고 읍소한 것에 대해 ‘대국민 협박’‘개평·구걸정치’라고 냉소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표현에 따라 ‘압승이 예상되는’ 한나라당은 ‘자업자득’‘만시지탄’이라고 일축했다.이계진 대변인은 “‘말로만 반성’, 눈물 몇 방울만으로 누적된 불신을 씻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친정’ 민주당은 발끈했다. 한화갑 대표는 “여당 내 개혁세력이 언제 개혁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일했냐.”면서 “남의 것을 가져다 내 것으로 써 먹는 이 사람들은 진짜가 아닌 가짜이므로 절대 여에 투표해서는 안 된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유종필 대변인은 “평소에 공부 안 하던 학생이 시험 전날 울어봤자 점수가 안 나온다.”면서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마는…’이라는 노래처럼 열린당이 아무리 울어봤자 표가 오는 것도 아니고 국민 마음이 움직일 리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싸워 보기도 전에 한나라당 압승을 마이크로 떠들고 다니는 집권당의 정동영 의장은 한나라당 선전부장인가, 한나라당 나팔수인가, 한나라당 TV 앵커인가. 한심해도 너무 한심하다.”고 비꼰 뒤 “모든 문제는 열린당이 해체선언을 하면 해결의 실마리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과반을 훌쩍 넘겼던 절대 다수당이 깡통을 들고 본격적인 구걸에 나섰다.”면서 “‘개평정치’‘구걸정치’를 하고 선거가 6일이나 남았는데 패배를 선언한 정당에는 동정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자업자득이란 점을 먼저 반성해야지 읍소형으로 표를 구걸하는 것은 전근대적 방식”이라고 전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5·31 지방선거 격전지 표심기행] (2) 요동치는 민심 대전 르포

    [5·31 지방선거 격전지 표심기행] (2) 요동치는 민심 대전 르포

    “배신은 안되는 거여.” vs “(한나라당)박성효가 누구예요?”이달 초까지만 해도 열린우리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는 여론조사만 했다 하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현직시장이라는 인지도를 바탕으로 염 후보는 50%에 이르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나라당과 이 지역을 기반으로 삼은 국민중심당 후보는 상대적인 열세로 비쳐졌다. 그런데 지난 보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8일 대전을 찾았더니 술렁이는 바닥 표심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후발주자인 데다 인지도마저 낮았던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가 열린우리당 염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일신문-폴앤폴의 16일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염 후보 40.0%, 박 후보 32.5%로 격차가 7.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달 전엔 20%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다. 표심이 요동치는 이유로 관광버스 기사 최효국(44)씨는 “염홍철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당을 ‘저거’하는 게 아니지. 지지율 빠지는데 그게 컸어요.”라고 말했다. 염 후보가 지난해 ‘친정’인 한나라당을 탈당하고(저거하고), 열린우리당으로 옮겨간 것을 비판한 얘기다.“사람이 그렇게 왔다 갔다, 이랬다 저랬다 하면 쓰나.”“배신은 안 될 일”이라는 평도 적지 않았다. 정치인의 탈당과 당적 이동이 새삼스런 일은 아니지만, 대전에는 좀더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다. 염 후보는 한나라당 대전시당위원장인 강창희 전 의원과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알아온 40년 넘는 죽마고우다. 대전에서도 알아주는 우정이다. 염 후보가 탈당했을 때도 강 전 의원은 내놓고 비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선거전이 달아오르던 지난 주부터 강 전 의원이 “비겁한 남자”“야반도주”“배신자” 등 격한 용어로 염 후보를 공격하자 지역 민심이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는 전언이다.17대 총선에서 비록 고배는 마셨지만 5선 관록의 강 전 의원을 ‘간판 정치인’으로 보는 이 지역의 한나라당 전통 지지층이 “배신은 응징해야 한다.”라며 결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닥을 치고도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여당의 낮은 지지율도 선거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20년 남짓 음식점을 운영하다 경기가 좋지 않아 처분했다는 김철호(57)씨는 “우리 같은 서민하고 노동자 마음을 잘 안다고 해서 (대통령으로)뽑아줬는데 IMF 때보다 더 살기가 어려우니 이젠 집권당이라고 하면 이가 갈린다.”면서 “누가 나와도 여당은 싫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정권심판론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반(反)한나라당 정서도 만만찮았다.“다 같은 정치인들”이라는 것이다. 부사동 네거리 보명당약국 앞에서 만난 주부 최모(43)씨는 “박 후보가 시장이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주부 양모(45)씨도 “박성효가 뭐하던 사람이냐. 이름을 이번에 처음 들었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염 후보가 탄탄한 조직과 인맥을 바탕으로 지역 민심을 꽉 쥐고 있어 결론은 뻔하다는 게 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주장이다. 또 “한나라당은 뭘 그렇게 잘 했냐.”는 비아냥도 섞여 있다. 유권자의 20∼25%를 차지하는 호남 출신의 표심은 여전히 여당을 지지하고 있고, 이들은 대개 오피니언 리더층이라 영향력도 막강하다는 게 지역 정서에 밝은 정치권 인사의 설명이다. 염 후보는 2002년 대전시장에 당선된 뒤 당시 기획관리실장이던 박 후보를 정무부시장으로 발탁했다. 한동안 ‘정치 동반자’였던 두 사람이 ‘맞수’로 붙는 바람에 국민중심당 남충희 후보는 10%를 밑도는 저조한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다. 택시기사 김만호(50)씨는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오랫동안 권력의 2인자였다고 하지만 지역을 위해 한 일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자민련을 깬 국민중심당에 희망을 품었는데 역시 ‘도로 자민련’이더라. 실망이 크다.”고 털어놨다. 충청 사람들은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들 한다. 현 정권을 탓하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그게 바로 표심과 직결된다고 보긴 어렵다는 관측도 많았다. 말 그대로 “(투표함을)뜯어봐야 알아유”라는 것이다. 엇갈린 표심 속에 젊은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냉소는 여전했다. 젊은층의 투표율이 또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갤러리아 백화점 동백점 앞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20)씨의 말이다.“기권이죠. 왜냐고요? 정치에 관심이 없으니까죠.” 대전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씨줄날줄] 님트/임태순 논설위원

    참여정부 들어 고위공직자들이 친정에 쓴소리를 하는 경우가 부쩍 많다. 그만큼 언로가 개방적인 데다 권위주의시절처럼 정부가 무시무시한 힘을 휘두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지난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추진은 임기내에 뭔가 업적을 남겨보려는 노무현 대통령의 조급증 때문에 시작된 대표적인 한건주의”라면서 통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전 비서관의 이같은 발언은 당시 정부가 미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 협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때여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무역협회장은 엊그제 서울대 강연에서 공무원의 무사안일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부안사태 등 국책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님트(NIMT)’라는 병 때문”이라면서 “주민들의 복지가 어떻든 간에 공무원들은 님트를 극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님트는 ‘Not In My Term’의 준말로 공무원들이 자신의 임기안에 혐오시설유치 등 부담되는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것을 말한다. 퇴임전 소신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임기말 한 강연에서 “기업의 투자확대를 위해 출자총액제한 제도와 산업·금융자본의 분리원칙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정부의 기조와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도 KT&G의 경영권 분쟁시 “한국 대표기업의 경영권을 외국기업이 빼앗아 가려는데 대해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시장자율과 경쟁촉진을 주장해온 종래의 입장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현직에 있을 때는 정부와 코드를 맞추고 떠날 때가 되니 본색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어쨌든 네사람의 발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한·미 FTA를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재벌개혁을 강조하다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은 아닌지 등 한번씩 곱씹어볼 만하다. 아쉬운 것은 현직에 있을 때 왜 그러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국민들은 뒤돌아서 친정에 쓴소리를 하는 것보다 몸담고 있을 때 채찍을 휘두르는 공직자에게 더 많은 박수를 보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희범 무역협회장의 발언도 님트에서 벗어나지 않아 씁쓰레하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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