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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수원 무패 드라마 ‘The End’

    [프로축구] 수원 무패 드라마 ‘The End’

    13일 한밭벌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K-리그 대전-수원전은 한국 축구사에 큰 획을 긋고 있는 ‘백전노장’ 김호(대전)-차범근(수원) 감독간 자존심 싸움의 대리전이었다. 객관적인 전력만 따지면 수원의 압승이 예상됐다. 하나 그동안 구축해 온 치열한 라이벌 구도에 비춰 보면 “혹시나‥”하는 기대도 있었던 게 사실. 수원은 대전이라면 쓰린 기억을 들춰낼 수밖에 없다. 지난 2003년 5월4일 0-2로 패한 이후 무려 4년 가까이 13경기 연속 무승(8무5패)의 혹독한 ‘대전 징크스’에 시달렸던 터다. 결국 승부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수원은 깨어나고 싶은 악몽에 또 빠졌다. ‘미스터 쓴소리’ 김호 감독이 이끄는 대전이 친정 수원의 최다 연승 기록을 ‘11’에서 멈춰 세웠다. 대전은 1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4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39분 에릭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수원을 1-0으로 제압했다. 수원으로서는 12승1무 뒤 올 시즌 정규리그 첫 패배. 지난 3월29일 경남FC와의 홈경기 승리(3-0) 이후 줄기차게 계속한 K-리그 최다 연승 행진도 ‘11’에서 끝났다.‘무패 행진’도 14경기째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수원은 지난 2일 FC서울과의 컵대회 경기에서 0-1로 패한 것을 포함해 올 시즌 양대 대회에서 모두 첫 패를 기록했다. 반면 객관적인 전력차에도 불구하고 수원만 만나면 늘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던 대전은 2003년 5월부터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10경기 연속 무패행진(4승6무)을 이어 나갔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수원을 꺾은 건 대전뿐이다. 대전이 수원을 마지막으로 제압했던 건 지난해 10월14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처음이다. 팽팽한 접전 속에서도 ‘0’의 행진을 계속하던 지루한 승부는 후반 13분과 21분 각각 교체해 들어간 에릭과 한재웅이 끝장을 냈다. 전광판 시계가 84분을 가리킬 무렵, 한재웅이 벌칙지역 왼쪽에서 길게 내준 공을 에릭이 반대편으로 달려 들며 논스톱으로 찬 오른발슛이 이운재가 지키고 있던 수원의 골문을 갈랐다. 경남 통영 출신이지만 이날 경기에 앞서 대전 명예 시민패를 받은 김호 감독은 예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경기장을 찾은 대전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전북은 전주 홈경기에서 부산을 불러들인 뒤 후반 17분 온병훈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K-리그 2연패를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3무2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전북은 모처럼 승수를 추가했고, 부산과의 홈경기에서도 3무1패 뒤 5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부산은 13경기 연속 무승(4무9패)에 빠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120일만에 친정행 김무성

    친박(친 박근혜)계의 좌장 김무성 의원이 한나라당으로 돌아왔다. 김 의원을 비롯한 친박 무소속연대 소속 의원 12명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3월14일 총선 공천에 불복,“반드시 선거에서 이기고 돌아와 한나라당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당으로 다시 만들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탈당을 선언한 지 꼭 120일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셈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친박계의 실질적인 좌장으로 친이(친 이명박) 진영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과 대척점을 이루며 선거전을 진두지휘했다.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선 최고위원으로서 당시 강재섭 대표·이방호 사무총장 등과 함께 친이-친박 진영의 입장 조율에 참여했다. 하지만 공천 막바지에 자신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이 줄줄이 낙마하자 불공정 공천이라고 반발하며 영남권 친박계 낙천자들의 집단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주도했다. 이후 총선 과정에서 친박무소속 연대를 결성, 영남권에서 ‘친박 돌풍’을 일으키며 명실상부한 ‘친박계 좌장’으로 자리를 굳혔다. 공천 낙마로 인한 무소속 출마가 오히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해 주는 계기가 된 셈이다. 그런 만큼 김 의원의 복당은 정치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장 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결국 박 전 대표를 대신해 40여명에서 60여명으로 불어난 친박계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프로야구]호랑이 ‘무서운 뒷심’

    [프로야구]호랑이 ‘무서운 뒷심’

    KIA의 뒷심이 빛났다. 올시즌 상대전적 1승9패로 몰린 SK를 상대로, 그것도 막강 마무리 정대현을 9회 두들겨 승리를 챙겼다. 한화 김태균은 승부에 쐐기를 박는 시즌 24호를 떠뜨려 홈런 단독 1위를 지켰다. KIA는 11일 문학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0-1로 뒤진 9회 초 이현곤의 동점타와 김형철의 결승타 덕에 2-1로 역전승했다. 원정 4연승. 선두 타자 김원섭이 볼넷을 골라 출루하자 SK는 정대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KIA는 주눅들지 않았다. 나지완이 또다시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장성호와 이종범이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나 패색이 짙었지만 KIA는 ‘야구는 2사부터’라는 야구 격언을 새삼 상기시켰다. 이현곤이 우전 안타를 날려 동점을 이뤘고, 계속된 1,2루에서 김형철이 결승타를 날렸다. 특히 김형철은 SK 유니폼을 입었던 2006년 6월20일 수원 현대전 이후 2년여 만에 첫 타점을 올리며 지난 5월4일 자신을 트레이드한 친정팀 SK를 상대로 그동안 뿌린 눈물을 안타 1개로 모두 갚았다. 한화는 대전에서 장단 11안타를 집중시켜 우리 히어로즈를 7-4로 물리치고 3연승했다. 폭염 속에서도 김태균의 방망이는 흐물거리지 않았다.7월 들어 5개의 대포를 가동, 이미 6월과 같은 홈런수를 기록하며 올시즌 월간 최다(5월 8개)까지 넘을 태세다. 김태균은 5-4로 앞선 8회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한화 마무리 브래드 토마스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21세이브(3승4패)째를 챙기며 오승환(삼성)을 1개 차로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나섰다. 히어로즈 전준호는 7,9회 연속 도루를 성공시켜 10개째를 작성, 역대 처음 1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에 성공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산은 사직에서 롯데를 8-3으로 누르고 5연승했고,LG는 잠실에서 삼성을 6-4로 제압하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與 후속 당직개편 파열음

    한나라당이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 후속 당직 개편을 놓고 또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새 지도부 선출에 따르는 당직 개편고 관련해 주류인 친이(친이명박)측은 “주류가 책임지고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비주류인 친박(친박근혜)측은 “이제까지 주류가 이끌지 않아서 당이 이렇게 됐느냐.”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박희태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당내 화합을 강조했지만 최근 당을 ‘이명박 친정체제’로 구축하려는 기류가 읽히자 친박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인사문제는 신속과 신중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친박 복당은 신속하게 일괄복당해야 한다.”고 친박 달래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당초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7·3 전당대회에서 석패한 친박 김성조 의원이 거론됐었다. 친박이면서도 현재 지도부에 대구·경북(TK)출신 인사가 한 명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주류측에선 지명직 최고위원에 지역별 안배를 고려해 안방이나 다름없는 TK보다는 불모지인 충청이나 호남 출신 인사를 배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친이측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사무총장에는 친이 강경파인 안경률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오 전 의원의 최측근이기도 하지만 7·3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캠프의 사실상 선거대책본부장 역할을 맡을 때부터 이미 사무총장을 내락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신 주류측은 핵심 당직을 제외한 중하위직 당직에 친박측 인사를 배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측은 ‘나눠먹기’식 당직 인선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어려운 만큼 친이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이 친정체제를 구축해 당내에서도 확실한 헤게모니를 쥐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박측은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중 1명은 친박 인사가 되고, 사무총장에도 비(非)친이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그렇게 해야 박희태 대표가 강조한 당내 화합 아니냐.”는 것이다. 친박 진영에서는 아무런 영향력도 없는 자리 몇개 주고 생색내려 한다면 모든 당직을 거부하겠다는 강경한 기류도 흐른다. 친박측의 한 의원은 “독주, 독점, 독식 아니면 성에 안 찬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기대는 진작에 포기했다. 국회직과 당직, 청와대까지 싹쓸이한 마당에 관심없다.”며 “배 터지게 다 가지라고 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이측의 한 수도권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실패하면 그들이(친박) 책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꾸 자리를 달라고 해선 안 된다. 주류가 책임지고 이끌고 실패하면 책임지면 되는 것 아니냐.”며 “이명박 정부와 성패를 함께할 사람들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아시아 대륙 서쪽 끝, 척박한 중동 땅에 자리한 이스라엘은 역사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다윗왕이 살았던 유서 깊은 땅이자 현대에 와서는 여러 차례 전쟁을 치르면서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이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삶을 개척할 줄 아는 강한 민족, 이스라엘. 그 곳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10시10분) 아름다운 항구도시 경남 통영. 통영에서도 강구안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피랑’은 요즘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새로운 명소가 됐다. 통영의 대표적인 달동네, 그래서 그 이름도 ‘동쪽의 벼랑’이라는 뜻의 ‘동피랑’으로 불리는 작고 오래된 마을. 이 마을이 궁금해진다. ●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어쩔 수 없이 소라를 봐주러 가게 된 한자는 어차피 갈 거면서 깽깽거린다는 이석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올라 말다툼을 한다. 친정 오빠에게서 미역국 먹었냐는 전화를 받고서야 비로소 오늘이 생일인 줄 알게 된 한자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한편 경화가 떠나자 소라는 더욱 우울해진다. ●TV속의 TV(MBC 오전 11시) 불의의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온 사람, 스스로의 힘으로는 이겨내기 힘든 희귀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 생사의 기로에 선 사람들과 이들을 지키려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다큐 프로그램 ‘닥터스’를 살펴본다. 이번주 ‘TV 시간여행’에서는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를 앞두고 지난날의 여름풍경은 어땠는지도 되돌아본다. ●있다!없다?(SBS 오후 5시15분)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정체불명의 물체. 오밀조밀 사람들이 매달려 있는 모양새가 얼핏 튜브 같다.50명이 동시에 탈 수 있는 초대형 튜브가 있을까, 없을까. 절체절명의 순간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 그런데 그들의 생존은 의문의 신호 덕분이었다는데…. 생사를 오가던 순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조강지처클럽(SBS 오후 10시) 길억은 나미 얘기는 진작에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부짖는 복수를 끌어안는다. 나미는 마지막으로 진심을 얘기하려고 찾아 왔을 뿐이라며 결혼을 방해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사과한다. 식당에 나타난 복수는 의아해하는 가족들에게 길억이 공사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결혼식을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둘러댄다. ●내사랑, 아프리카(EBS 오후 5시) 먹잇감이 부족한 사자들이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하자 결혼식을 준비중인 가족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대니는 어쩔 수 없이 테이트에게 먹잇감을 사러 가지만, 동물을 사냥감으로 여기는 테이트의 행동에 치를 떨며 빈손으로 돌아온다. 또한 동물경매장에 가서도 테이트의 심기를 건드리는 바람에 허탕만 친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폐경. 여성 호르몬 분비저하에 따른 갱년기 증후군은 여성들의 대표적인 질환이기도 한데, 가슴이 떨리는 신체적 변화에서부터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 심리적 변화까지 증상도 다양하다. 폐경 이후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다양한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MB 친정체제 완성… 당·청 소통 순풍?

    한나라당이 3일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을 대표로 선출하는 등 새로운 당 지도부를 구성했다. 박 대표는 153석의 절대과반 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을 이끌게 됐다. 친박연대 복당 행렬이 이어지면 180석 가까운 의석을 가진 거대 여당을 지휘하게 된다. 박 대표와 함께 공성진·박순자 의원 등 친이계 최고위원이 탄생됨으로써 한나라당에는 ‘이명박 체제’가 완성됐다. 허태열 최고위원이 선전하면서 친박(친 박근혜)계 역시 당내 입지를 넓혀갈 교두보를 확보했다. ●박대표 조직력 우세… 여론 지지도 눌러 경선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당심’을 등에 업은 조직력이 ‘민심’을 기반으로 한 여론지지도를 눌렀다는 것이다. 박 대표 선출은 그야말로 ‘조직의 힘’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정 최고위원에게 무려 15.65%포인트나 뒤졌지만 현장 대의원 투표에서 정 후보보다 2000표 가량 많은 4264표를 얻어 당권을 쥘 수 있었다. 정 최고위원도 손해본 장사는 아니었다. 당외 인사들에 대해서는 특유의 폐쇄성을 보이는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입당한 지 6개월도 안 돼 결코 적잖은 득표력을 보임으로써 차기 대선가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친박계의 결집력도 돋보였다. 친박계 당협위원장은 전체 당협위원장의 30%에 불과하지만 이탈표가 거의 없었다. 허 최고위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박 대표보다 1500표가량 부족한 2위를 차지했다. ●친박 복당문제 당내 최우선 과제 박희태 체제가 가장 먼저 맞닥뜨려야 할 당내 현안이 친박 복당이다. 이미 홍준표 원내대표와 권영세 사무총장이 친박 복당의 물꼬를 터놓은 만큼 마무리만 잘 하면 되지만 새 지도부 출범으로 친박측의 ‘일괄 복당’ 요구도 강해질 공산이 크다. 친박 복당 협상이 예기치 않은 암초를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당·청 관계 역시 주목되는 대목이다. 당·청, 당·정이 어떤 식의 관계를 조성할지의 여부가 국정 지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산 쇠고기 사태에 따른 동요는 5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정부 출범 100일여 만에 대통령 지지도는 20%로, 당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관리형 대표’로 분류되는 박 대표는 선거 과정 동안 당내에서 수긍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아직도 당내에서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았다. 새 지도부가 당 안팎의 여론을 어떤 방향으로 수렴할지 여부에 순항의 실마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원협상 정치력 발휘 여부 주목 18대 국회 개원 문제도 박 대표의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당장 새 지도부 임기 첫날인 4일이 개원을 놓고 여야가 일전을 치를 태세다. 촛불정국을 수습한 뒤에는 개헌 문제 등 새로운 정치권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새 지도부가 맞딱뜨려야 할 난관이 산적한 탓에 당 일각에선 2년 임기를 다 채울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2009년 4월 재·보선 성적 등 장애가 언제든지 돌출할 수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반기문 총장 방한 ‘파격 예우’

    반기문 총장 방한 ‘파격 예우’

    오는 3∼7일 취임 후 첫 방한하는 반기문(얼굴) 유엔 사무총장이 3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면 한승수 국무총리가 맞이할 예정이다. 외국 정상 등의 국빈 방한시 공항 영접에 외교부 장관이나 차관이 나가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임을 고려할 때 총리가 직접 반 총장을 영접하는 것은 이례적인 ‘파격 예우’인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1일 “동맹국 정상이 국빈 방한할 때에도 외교장관이 공항에 나간다.”며 “총리의 공항 영접은 전례가 없는 일로, 반 총장이 ‘금의환향’하는 만큼 환대하기 위해 파격적 대우를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영접은 한 총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와 반 총장은 지난 1993년 각각 주미대사와 주미공사로 만나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 총리가 유엔총회 의장을 맡은 지난 2001년 외교부 차관에서 물러난 반 총장을 의장 비서실장으로 발탁하면서 남다른 인연을 쌓아왔다. 반 총장에 대한 경호도 외국 A급 정상 방한에 준해 이뤄진다. 정부 당국자는 “반 총장은 엄밀히 말해 외국 정상은 아니지만 국제무대에서의 위상 등을 감안해 경호 및 의전 등도 최대한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의 방한 일정도 화려하다.3∼4일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 총리, 유명환 외교장관과 각각 별도 회담을 갖고 만찬도 함께 한다. 외교 당국자는 “외국 정상이 방한하면 격에 따라 대통령이나 총리와만 만나고 외교장관은 상황에 따라 만난다.”고 말했다. 특히 반 총장은 이 대통령과의 회담 때 한국어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이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뉴욕에서 만났을 때는 한국어 통역을 두고 영어로 얘기를 나눴었다. 반 총장은 또 4일 국회를 방문, 기후변화 관련 연설을 하고 ‘친정’인 외교부를 찾아 후배 외교관들과 대화도 갖는다.5일에는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 지방 유지 및 학생들과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62세 할머니의 바람을 잡아주오”

    “62세 할머니의 바람을 잡아주오”

    환갑 진갑 다 지난 할머니가 바람나자 40년을 함께 산 할아버지는 타이르고 애원하고 갖은 수단을 다 썼단다. 하지만 「소귀에 경읽기」더라는 것 - 참다못해 경찰에 고소장을 들고 왔는데…. 궁합도 잘맞던 원앙부부 슬하엔 아들넷이 주루룩 최덕겸(崔德兼)노인(가명·70·서울 영등포구 상도동)이 김덕남(金德男)노파(가명·62)와 『여보』사이가 된것은 만 39년전. 그러니까 최노인이 31세, 김노파가 23세때. 이보다 먼저 최노인은 18세때 자기보다 5세 아래인 정(鄭)모여인과 정식 결혼, 딸을 하나 얻었으나 아들을 낳지 못해 별거생활을 하고 있었던것. 김노파 역시 결혼은 일찍했으나 남편이 돈벌러간다고 일본으로 건너간뒤 소식이 끊어져 죽은것으로 단정해버리고 마땅한 자리가 나면 개가를 할 속셈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당시 최노인의 따분한 처지를 잘알고 있던 이웃집 노파가 어느날 최씨집에 들러 김여인에 관한 이야기를 건네자 즉석에서 중매를 서줄것을 부탁받게 됐던 것. 며칠이 지나자 최씨와 김여인이 한자리에 앉게 되었고 한평생을 함께 할 약속이 쉽게 이뤄졌다. 그래서 김여인은 최씨집 안방에 들어앉게 되었다. 『그 사람이 젊을때부터 색을 좋아하기는 했읍니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던지 얼굴에 홍조까지 띠며 옛날얘기를 했다. 둘사이엔 용케 궁합이 맞았던지 바라던대로 사내아이만 넷을 얻었다. 지금은 다 자라 올해 32세된 큰아들은 서울에 살고 있고, 막내아들은 군에 복무중. 최노인은 원래 서울 토박이였으나 일제때 전남 장흥으로 피난갔다가 거기서 기반을 잡아 살게되었다. 영감님 중풍들자 찬바람 세든 40대 장년과 드디어 거기서 열심히 일한 보람으로 양복점과 양화점을 직접 경영하게 되었고, 새살림을 차린뒤에도 사업은 날로 번창해 생활은 넉넉했다고 한다. 또 나이도 비교적 젊은때라 그런대로 잠자리의 만족을 줄수 있었다는 것. 68년봄. 나이를 먹고보니 아들도 자라 가정도 가져야할 처지에 놓였고 자신도 고향으로 돌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바로 가산을 정리해 서울 정릉으로 이사를 했다.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던 최노인에게 비극의 서장이 올려진것은 서울로 이사한 이듬해 여름. 어느날 비탈길을 걸어가다 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뒤 다친 상처가 점점 악화되어 결국 중풍이 되었고, 오른쪽 팔과 다리를 제대로 쓰지못하는 불구가 되면서 부터. 그날로부터 몸이 말을 듣지않게 되었다. 찰떡같은 부부사이가 차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아내는 바가지를 긁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대로 부부간의 잠자리가 이루어 지지않게되니 있을법도 한 일이라고 이해를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자 날이 갈수록 바가지의 도는 더해 가기만했다. 생각다 못한 최노인은 『피차 늙은 몸이니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 아니겠소』하며 타이르고 분위기를 바꿔볼 생각으로 지난해 봄 공기도 맑고 조용한 상도동으로 이사를 했다는 것. 그러나 이것이 파탄의 결정적인 화근이 될줄이야. 집도 넓고 너무 적적한것 같아 아랫방에다 세를 주었다. 고물상을 한다는 김(金)모씨(42)가 들었다. 김씨는 15년전 결혼했다가 5년전 아내를 병으로 잃고 13세된 딸 하나와 사는 홀아비였다. 김씨가 최노인집에 들어온 뒤인 지난해 가을이었다. 하루는 최노인이 바람쐬러 밖에 나갔다가 밤11시쯤 들어왔더니 아내가 김씨방에서 황급히 옷자락을 여미며 나오더라는 것. 얼핏 보기에도 이상한 예감이 들었지만 『아들같은 사람에게 설마 그럴리가…』하는 생각으로 덮어두었다. 그런일이 있은 뒤 김노파는 거의 매일 저녁 김씨방으로 들어갔다. 어떤날은 아예 김씨방에서 자고 새벽에 돌아오기도했다. 어느날 아침 최노인은 피로한 안색을 한채 아침에야 방으로 돌아온 김노파에게 『어디에서 무엇하고 이제 돌아오는거냐?』고 다그쳐 물었다. 그러나 너무나 엉뚱한 대답-. “나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 찾아가는게 뭐가 나빠요” 『당신은 병든 몸이지만 김씨는 정력이 넘치는 사람이오. 나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 찾아가는 것이 잘못이오?』 최노인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 최노인은 할 말조차 잃었다. 완전히 미쳐버렸구나 하는 생각이든 최노인은 그날부터 온갖 방법을 다 써가며 설득을 시키고 다시 마음을 돌릴것을 하소연했다는 것. 그러나 최씨의 간곡한 하소연도 쓸데 없는 말이었다. 김노파의 아랫방 출입은 날이갈수록 뜨거워져 가기만했다. 최노인은 마누라에게 만류를 해도 듣지 않자 비장한 각오를하고 타협점을 찾기로했다. 『초저녁엔 가지말고 새벽에 가서 일만 치르고 오던지 해달라』고 - 제의를 했다는 것. 김노파는 새벽에만 가기로 약속을 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얼마가지않아 다시 초저녁부터 가고있다는 것이었다. 『막내며느리가 한집에 살았지요. 남편이 제대할때까지 우리들 뒷바라지 해주기로하고. 그렇지만 눈치를 챈 며느리마저 동네가 부끄럽다고 친정엘 가버렸읍니다』라며 최노인은 한숨을 짓는다. 『지금 생각하니 본처가 좋았읍니다. 말없고 얌전하고. 단지 그게 사내를 낳지못한것이 흠이었단 말입니다. 만약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내가 이렇게 처량하지는 않을텐데 말입니다. 아마 내가 벌을 받은 모양이지요』본처가 그리운 모양이다. <유창하(柳昌夏)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9월 19일호 제4권 37호 통권 제 154호]
  • 남장여인에 홀린 아기엄마

    남장여인에 홀린 아기엄마

    9월7일 경남 진주경찰서엔 한통의 색다른 고소장이 들어와 경찰은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할지 몰라 목하 고민중.1백44명의주민들이 연명날인까지한 이 고소장의 내용은 슬하에 3남1녀를 둔 중년의 유부녀가 연하의 남장여인과 사랑에 빠져 남편과 자식을 팽개치고 가정을 버려두고 있으니 남장여인을 처벌하여 되돌아 오게해 달라는 것. 주민들이 남장여인 고발…증거없고, 처벌법 못찾아 온동네 참새아낙네들의 입에 벌써부터 오르내리고 있는 이 동성애의 주인공은 진주시 신안동 고순길(高順吉)씨(43·가명)의 아내 김선희(金善姬)여인(39·가명)과 떠돌이 남장여인 하점생(河点生·24·가명). 9일 경찰에 불려온 하양은『내가 남장을 하고 있어 남들은 동성연애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전혀 엉뚱한 소리이며 김여인과는 의형제를 맺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고씨는『6월 어느날 자기집 건넌방에서 두여자 남녀사이처럼 부등켜 안고 뒹굴며 교성을 지르는 것을 문틈으로 들여다 보았다』고 맞섰다. 또 하양이 세들었던 평거동3반 남(南)모씨 부부도 이들의 괴상한 정사를 알아채고 쫓아 냈다고 증언하고 있어 경찰은 심증은 가나 명확한 증거가 없는데다가 처벌할 법적근거마저 찾지못해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 두 여인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4월 어느날, 김여인이 동네 아낙네들과 어울려 양산통도사에 봄놀이 간 자리에서였다. 하양은 마침 이때 이 마을에 떠돌아 들어와 품팔이를 하던중 장구를 잘 치며 노래도 잘 불러 봄놀이의 흥을 돋구기 위해 한 자리에 끼였던 것. 여기서 김여인이 하양의 장구와 노래솜씨에 반했던지 그뒤 두여인의 사이는 갑자기 가까와져 의형제를 맺었다. 밭일, 농장일, 도로공사장일등 닥치는 대로 날품팔이를 해온 하양이 동네에서 10리나 떨어진 천전국민학교 울타리 공사장에 품팔이를 다닐때의 일이었다고 한다. 두여인이 사귀기 시작한지도 2달째에 접어든 어느날, 김여인의 간청에 못이겨 고씨는 방이 둘뿐인 초가집 건넌방을 하양에게 빌려주는데 동의했다. 남편과 자식 돌보지 않고 며칠밤씩 외박하기 일쑤 고씨가 아내의 행동에 대해 수상한 낌새를 느낀것은 하양이 고씨집에 들어오자마자부터였다. 별일도 없이 매일밤 하양의 방에 밤이 깊도록 있는 것도 이상하거니와 걸핏하면 건넌방에서 신음소리가나고 그러면 부리나케 아내가 달려가 밤이새도록 돌아오지 않는게 아내가 무엇이라 변명해도 이해할수 없었다. 그러던중 어느날 한밤중 잠결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에 문틈으로 하양의 방을 들여다 보았더니 망측한 짓이 벌어지고 있더라는 것. 그래도 못본체하고만 있다가 하양을 쫓아 내기로 결심한 것은 며칠뒤의 일. 공교롭게도 하양과 고씨가 함께 배탈이 났는데, 아내는 하양만을 손수레에 싣고 병원으로 데려갔다가 돌아오면서 자신에게는 약한봉지 사다주지않더라는 것. 그래서 아내가 여우에 홀렸다고 믿지않을래야 믿지 않을 수 없더라는 것이다. 고씨집에서 쫓겨난 하양은 평거동과 신안동의 이집 저집으로 옮겨 다녔고, 김여인은 하양을 따라, 다니며 마치 남편 대하듯 밥도 지어주고 빨래도 해주며 온갖 정성을 다했다. 남편과 3남1녀의 자식들은 거의 돌보지 않고 하양에게 달려가기가 일쑤였다. 이렇게 아내의 외도(?)가 잦아지자 집안이 엉망이 된것은 뻔한 일. 어머니를 잃다시피한 자식들 걱정, 꼴이 아닌 집안살림에 울화통이 터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같은 여자에게 미쳐 대장부인 남편을 마다한 아내와 아내를 홀려간 하양이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그래도 아이들과 집안일을 생각하여 아내와 하양을 만날때마다 아내가 제발 가정에 돌아오도록 애원했으나 아내의 나들이는 더욱 잦아져 낮이고 밤이고 불쑥 나갔다가 밤늦게나 새벽에 들어와 또 말없이 나가 버린다는 것. 때로는 며칠밤씩을 집에 돌아오지 않기가 예사라고 한다. “내 처 찾아내라” 남편 격분「정부(情夫)」아닌「정녀(情女)」와 난투도 한번은 나들이 차림을 하는 아내에게『어디 가느냐?』고 묻자『친정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기별이 와서 간다』고 대답하길래 억지로 친정인 하동까지 따라가 보았더니 장모는 위독하기는 커녕 쟁쟁하기만 하더라고. 그래도 고씨는 이 창피한 일을 사직당국에 호소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나 8월23일 마침내 그럴수만은 없게하는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이날 어느 선술집에서 하양을 만난 고씨가 며칠째 집을 돌아오지 않는 아내의 행방을 따져 물었다. 『당신 부인이 어디갔는지 어떻게 내가 아느냐』고 시치미를 딱 잡아 떼는 하양을 격분끝에 술집밖으로 끌고 나와『내처를 찾아내라』며「택시」에 태우려다 주먹다짐이 벌어지고 만것. 이 싸움끝에 고씨도 머리가 깨져 피투성이가 됐지만, 아무리 남장여인 이지만 분노한 남자를 어떻게 당하랴 하양도 심하게 다쳐 중안동 어느 병원에 입원했다. 이 사건으로 하양이 전치2주의 진단서를 떼어 고씨를 걸어 폭행죄로 고소하자 고씨도 하양을 처벌해 달라고 고소한 것. 하양과 싸운뒤 고씨는 이웃의 귀뜀으로 본성동 성내여인숙에 있는 아내를 큰 아들(17)을 시켜 집에 데려왔으나, 김여인은 이튿날 새벽 또 집을 뛰쳐나가 영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아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고씨는 부모때부터 지금의 초가집에서 살아왔다. 20여년전 이웃마을에서 식모살이 하던 김여인과 결혼 3남(17살, 12살, 10살) 1녀(15)를 낳아 넉넉잖은 살림살이지만 그런대로 단란한 가정을 꾸려왔었다. 15년동안 말단공무원으로 근속해온 고씨는 그동안 모범공무원으로 내무부장관의 표창등 많은 표창도 받았으나 아내가 집을 뛰쳐나간뒤부터는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하양은 사천군 서포면이 고향. 아버지는 아직 고향에 살아있으나 어머니는 6살때 잃었다. 하나뿐인 언니(38)는 출가하고 없어 생활고로 2년전에 가출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진주(晋州)=김용기(金容基)기자> [선데이서울 71년 9월 19일호 제4권 37호 통권 제 154호]
  • [美쇠고기 고시 이후] “등원부터” vs “재협상을” 되풀이

    [美쇠고기 고시 이후] “등원부터” vs “재협상을” 되풀이

    여야 7개 정당의 정책위 의장이 한자리에 모인 27일 정책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 의장은 야당 정책위 의장들과 ‘6대1’의 ‘고독한 싸움’을 벌였다. 중앙선관위원회 산하 선거방송토론 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쇠고기 추가협상에 따른 고시 게재에 대해 야권의 집중적인 성토가 이어졌다. 국회 등원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이 부정적 입장을 보인 반면,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등은 조속한 등원의 필요성을 강조해 ‘보수-진보’ 정당 간의 명확한 ‘전선’이 형성됐다. 야권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경제 실정을 지적하며 경제팀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굴욕협상 한 정부로 기억될 것” 민주당 최인기 정책위 의장은 “지금 정부는 우리 역사에서 국민에게 오만과 독선을 자행하면서 미국에 저자세로 굴욕협상을 한 정부로 기억될 것”이라며 추가협상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선진당 류근찬 정책위 의장 역시 “고시 강행으로 정부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창조한국당 강재규 정책위 의장은 “미국 수출업자와 국내 수입업자의 자율에 맡겨놓은 것을 추가협상이라고 한다면 촛불이 잠잠해진 뒤 모든 연령 부위가 다 들어오는 현상이 야기된다고 본다.”고 우려의 뜻을 밝혔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강조하며 야권 중에서도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까지 됐던 민노당 이정희 정책위 의장은 “이제 다시 촛불의 힘을 보여줄 때”라며 ‘전의’를 다졌다. 진보신당 윤영상 정책위 의장은 “추가 협의는 광우병 위험물질,SRM의 수입을 저지하는데 실패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의 의견을 들어 국민투표로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연대 엄호성 정책위 의장은 쇠고기 추가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정부의 국민설득이 부족했고 정치권 소통 노력도 부족했다.”고 충고해 상대적으로 ‘친정’에 대해 부드러운 입장을 취했다. ●“당초 첫 협상은 꼼꼼히 안했다” 한나라당 임 정책위 의장은 야당의 공세에 “당초 첫 협상이 국민 걱정에 비해 꼼꼼히 안 됐다.”고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가 식탁 위에 오르지 않게 한 한·미 정부간 약속은 지켜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야권의 조속한 국회 등원을 촉구하며 “추가적인 문제가 있다면 국회에서 논의를 통해 보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민노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의 정책위 의장들은 이에 대해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을 한나라당이 수용하거나 전면적인 쇠고기 재협상 없이 국회 등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반대로 친박연대와 선진당의 정책위 의장은 “이제 국회에서 쇠고기 문제를 논의할 때가 됐다.”며 한나라당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경제 정책에 대해 민노당 이 정책위 의장은 “물가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편 고환율 정책 때문이다.”며 강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선진당 류 정책위 의장도 “물가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경제 실정”이라면서 “경제팀을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임 의장은 “환율은 국제수지가 적자가 나는 구조에선 오르게 마련이다.”라며 환율 조절 실패에 따른 경팀 교체 주장을 반박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국내 이주여성가족 95명 꿈속 그리던 친정 나들이

    “내가 낳은 아들이지만 저를 이모라고 불러요. 어린 나이에 떨어져 살다 보니 이모를 엄마로, 그리고 엄마를 이모로 착각하는 거죠.” 2003년 고국인 몽골을 떠나 한국으로 시집온 K(33)씨. 그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인천에서 2명의 자녀와 함께 생활해 왔다. 지난해 여름, 둘째아들(3)이 수두에 걸렸다. 어려운 살림에 K씨는 둘째아들을 몽골 여동생 집으로 보냈다.1년이 지난 지금 둘째아들과 전화통화를 할 때 아들은 K씨에게 ‘이모’라고 부른다. 몇달 전 K씨는 친정 아버지가 간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동생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당장 몽골로 가고 싶었지만 남편 눈치만 봐야 했다. K씨처럼 친정을 방문하고 싶어도 경제적 사정 때문에 여의치 않았던 95명의 이주여성 가족들이 친정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여성재단(이사장 박영숙)이 마련한 이주여성과 그 가족들의 친정방문 프로젝트 ‘2008 날(NAL)자’를 통해서다.‘2008 날자’ 프로젝트는 한국에 입국한 지 3년 이상이 되고 친정 방문 경험이 없는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친정국가의 방문을 돕는 프로그램이다.이 프로그램을 통해 필리핀 13가족, 베트남 7가족, 몽골 7가족 등 총 27가족 95명이 8월7일부터 14일까지 7박8일 동안 친정 국가를 방문한다, 참가자들은 왕복항공료와 숙박 및 관광비용 전액을 지원받게 되며 친정방문과 함께 다문화 가족프로그램, 현지 문화체험 등을 할 계획이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불장난? 이문열씨, 말장난 함부로 하다간… “

    소설가 이문열씨가 17일 촛불집회를 ‘불장난’에 비유하며 비판한 것과 관련,촛불집회를 주도해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18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이문열씨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면서 “말장난을 함부로 하다가 국민들에게 크게 비판을 받고 국민들의 노여움을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실장은 “(이씨의 말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무엇을 바라고 원했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함부로 된 발언”이라며 “개인적 명망을 이용해서 (촛불집회를) 함부로 폄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씨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나 친정부적 성향에 따라 (촛불집회의 참뜻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 여론조작이 있었음이 확실해졌다.느닷없이 공영방송 사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 그 근거’라는 이씨의 발언에 대해 박 실장은 “굉장히 유치한 발상”이라며 “李 정부의 방송사 장악 음모에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맞서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 실장은 “이문열씨가 유명소설가는 맞지만 4000만분의 한 명일 뿐”이라며 “색안경을 쓰지 말고 세상에 마음을 열고 살라.”고 촉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감사원, 靑 인사쇄신 촉각

    감사원이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의 인적 쇄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감사원은 17일 현재 전윤철 전 감사원장 퇴임 이후 김종신 감사위원의 대행체제로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령탑이 없다 보니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상태다. 감사원장 자리가 한달 넘게 구멍이 생기면서 조직개편과 인사 등도 차질을 빚고 있다. 때문에 감사원장 인선이 청와대 수석 및 내각 교체와 맞물리면서 계속 늦어지자,“더 이상 미뤄지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적어도 이번 인적쇄신 때 새 감사원장도 반드시 내정돼야 한다는 것. 감사원은 또 박영준 전 기획조정비서관의 사퇴와 일부 비서관직 신설 등으로, 몇몇 비서관들의 자리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고 비서관 인선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의 경우 감사원 출신들이 줄곧 맡아왔지만, 새 정부 들어 감사원 출신 비서관은 한명도 없다. 그렇다 보니 이번 비서관 인선에 은근히 기대를 거는 눈치다. 검찰과 마찬가지로 사정 라인이지만 행시 출신들이다 보니 정책과 경제 마인드 등 폭넓은 시각으로 사정 업무를 볼 수 있다고 자부한다. 중앙부처 한 관계자는 “청와대에 파견나온 공무원을 보면 총리실, 감사원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친정’부처를 대변해 일하기 일쑤다.”면서 “쇠고기 협상에서 봤듯이 각 부처를 컨트롤할 수 있으며 정책을 종합적·중립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인사들의 기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절박함이 나의 힘”

    [스포츠 라운지] “절박함이 나의 힘”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테랑들은 미래가 없지 않습니까. 몇 경기라도 부진하면 출전을 보장받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히어로즈의 전준호(39)는 지난 7일 프로야구 사상 첫 2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소감을 묻자 1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이렇게 답했다. 대기록을 세운 기쁨보다 ‘나이가 든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세월을 잊은 투혼은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줬지만 그의 심경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는 ‘마지막’이란 단어가 늘 절실하게 와닿는다고 했다. “어떤 조직이든 40대는 애매한 나이입니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매번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한 게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롯데 트레이드·현대 해체 “가슴 아팠죠” 그렇게 말문을 연 뒤 대기록 달성 순간을 돌아봤다. 그는 “대기록 달성에 서 있었다는 자체가 감격스럽고 영광스러웠다. 크고 작은 부상과 어려웠던 순간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지난 17년 동안 1994년과 2000년,2006년 3년만 100경기 이상 출장하지 못했을 뿐 꾸준히 타석에 들어섰다. 매년 두 자릿수 도루를 작성, 개인 통산 537개로 역대 1위. 통산 안타도 1955개로 양준혁(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2000안타를 넘보고 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1997년 친정팀인 롯데에서 현대로 전격 트레이드됐을 때가 첫 번째. 마음 고생이 심했던 탓에 그해 시즌 최저타율(.247)에 머물렀다. 그는 “처음 팀을 떠났고, 고향팀에서 (선수생활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한없이 서운했다.”고 회상했다. 2000년 미국 전지훈련 도중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은 뒤 6월에야 팀에 지각 합류했던 것도 위기로 꼽았다. 2005년 팀의 세대교체 때 나이 때문에 주전에서 밀리기 직전까지 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마다 그는 “힘의 원천은 정신력” “위기는 기회”라는 각오로 버텼다. 그는 “위기 때마다 부진을 거울 삼아 나를 혹독하게 다뤘다. 많은 훈련, 끝없는 정신 무장이 지금까지 버티게 해준 밑천”이라고 했다. ●‘-45개´ 2000안타 기록도 눈앞 특히 그는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 게 두고두고 아쉽다고 했다. 그는 “실업자가 되는 것보다 내가 우승을 네 번이나 이끈 명문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사실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장수 비결로 “원칙을 지키는 것”을 들었다.“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 그는 시즌엔 야구에만 매달린다. 휴식할 때 데이터를 분석하고, 책을 볼 때 눈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바른 자세를 취한다. 생활습관도 흐트러짐이 없다. 규칙적인 식사와 7∼8시간 수면을 반드시 지킨다. 사람 만나는 것조차 피한다. 그는 “어울리다 보면 한 두잔 마셔야 된다. 시즌 중에는 운동에 방해되는 일은 절대 안한다.”고 말했다. 비시즌에도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만든다.“일주일만 쉰 뒤 문제가 됐던 근육을 보강한다. 그러면 다음 시즌 때 남보다 몸이 빨리 만들어지고 부상도 덜 당한다.”고 했다. 얼마나 더 야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올해 성적과 내 경험에 비춰 내년 시즌에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다시 목표를 정하고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표를 정하기까지는 신중하지만 일단 정해지면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목표가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그가 2000안타를 이루며 얼마나 오랫동안 타석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글 사진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전준호 프로필 출생 1969년 2월15일 마산생 가족 아내 이상미(39)씨와 1녀1남 체격 180㎝,72㎏ 학력 상남초-마산동중-마산고-영남대 수상 도루왕 3회(93.95,2004년) 골든글러브 3회(93,95,98년)
  • 김태호 지사, 선배 훈수받다

    김태호 지사, 선배 훈수받다

    “서산대사가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 발걸음을 함부로 하지 마라.네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고 했듯 후배 간부들도 이를 새겨 처신을 잘했으면 한다.”(윤한도 전 지사) “지사 시절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로봇으로 생각하고 부리기만 했다.”(강영수 전 지사) “우리 풍토에서는 (단체장이 부임하면) 전임자의 책상 방향이라도 바꿔야 되는 줄 안다.”(최종호 전 지사) 10일 오전 경남도청 회의실.전직 경남지사 7명과 전직 실·국장,시장·군수 등 5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젊은 도백인 김태호(46) 지사가 경남 발전의 초석을 놓은 선배들의 고견을 듣고자 마련한 자리였다.‘전직 도지사,경남도 행정동우회 임원 초청 간담회’ 형식을 취했다. 간담회에는 1970년대 중반 도백을 지낸 강영수(17대) 전 지사와 최종호(20대)·조익래(23대)·최일홍(24대)·김원석(25대)·윤한도(26대)·김혁규(27,29∼31대) 전 지사 등 7명이 참석했다. ●도시 미관·출산 장려 등 당부 간담회는 30분 넘게 이어졌다.“반풍수의 조언은 집안 망친다.”던 이들은 분위기가 익자 마이크를 2∼3번씩 잡으면서 훈수를 뒀다. 최고 연장자인 강영수(81) 전 지사는 “집안이 잘되려면 자식이 잘하고 며느리가 잘 들어와야 하는데 김 지사를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면서 “(재임시 직원을 부려먹었다는 말을 의식한 듯) 시,그림,음악 등에 재능있는 공무원이 많다.이들의 재능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배려해 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김혁규 전 지사는 “중국 도시에서도 같은 설계로는 건축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경제가 윤택해진 오늘날 건축과 도시 디자인은 예술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재임시 강조했던 도시 미관과 나무 심기에 관심을 둘 것을 당부했다.김원석 전 지사도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윤한도 전 지사는 출산율을 장려하기 위한 보다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창원 도청시대를 열었던 최종호 전 지사는 “우리 사회는 전임자가 떠나고 나면 자리를 옆으로 치워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선행은 모래에 새기고 악행은 바위에 새긴다는 속담이 있는데 내가 시작했던 일이 악행으로 기록되지 않도록 후임자들이 잘해줘 고맙다.”고 덕담을 건넸다. ●“도정 홍보대사 역할로 힘 보태겠다” 참석자들은 오후에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경남 거제와 부산 가덕도를 잇는 거가대교 건설 현장을 배를 타고 돌아본 뒤 헤어졌다.문백 행정동우회장(전 창원시장)은 “현직 지사와 전직 지사,행정동우회 임원 등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도정 등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눈 이날 자리가 너무 뜻깊었다.”말했다. 김 지사는 “대선배들을 모신 이 자리가 시집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친정 부모를 모시는 자리처럼 기쁜 날”이라며 간담회 내내 깍듯한 예우를 갖췄다.그는 이어 “선배들의 조언을 디딤돌로 삼아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한국 전통문화의 멋 흠뻑 느꼈어요”

    “한국 전통문화의 멋 흠뻑 느꼈어요”

    “교민들과 함께 한국문화를 체험한 것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8일 경북 경산시 자인면 계정숲에서 열린 ’제33회 경산자인단오제’ 행사장에 러시아 등 17개국의 주한(駐韓) 외교사절 30명이 한꺼번에 모인 이색 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한국에 사는 자국민들과 함께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고 체험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었다. 지방의 행사에 이같이 많은 외교사절들이 참석한 것은 경산시가 ‘경산자인단오제’를 세계 속에 널리 알리기 위해 이들을 초청했기 때문.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이며, 참석자는 두배 정도 늘었다. 이날 관람단에는 아돌포 카라피 칠레 대사와 모하메드 아바스 수단 대사, 숙타온 케올라 라오스 대사, 호세 누네스 에콰도르 대사, 무라드 알리 파키스탄 대사, 무스타파 카마리 튀니지 대사 등 8개국 대사가 참여했다. 또 발레리 예르모로프 러시아 총영사, 디사나야키 스리랑카 공사, 루옹 둑 롱 베트남 참사관 등 9개국 영사와 공사 등이 다녀갔다. 이들은 오전 11시 계정숲 문화마당에서 열린 단오제 경축식에 참석하고 경산여자전산고교생 250여명이 함께 선보인 여원무(女圓舞·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 등을 관람했다. 일레나 안드레이(여) 루마니아 1등 서기관은 “화려한 복장을 한 단원들이 일체감을 갖고 선보인 공연이 매우 인상깊고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은 최병국 경산시장의 안내로 계정숲 내에 마련된 한국전통문화체험코너에서 다도(茶道) 및 창포 머리감기, 짚풀공예, 천연염색, 그네뛰기 등을 체험했다. 캄보디아 결혼이주여성 7명을 만난 림 삼콜 캄보디아 대사는 “아들, 딸 낳고 사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면서 “반드시 성공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캄보디아 결혼이주여성 마오대니(29·경산시 사정동)는 림 대사를 만난 감동에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며 “친정 부모님들을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글 사진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깔깔깔]

    ●착각 아줌마-화장하면 다른 사람 눈에 예뻐 보이는 줄 안다. 연애하는 남녀-결혼하면 깨가 쏟아지는 줄 안다. 시어머니-아들이 결혼해도 부인보다 엄마를 먼저 챙기는 줄 안다. 장인 장모-사위들은 처갓집 재산에 관심 없는 줄 안다. 부모들-자식들이 나이들면 효도할 줄 안다. 회사 사장-사원들을 쪼면 다 열심히 일하는 줄 안다. 육군병장-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줄 안다. 인터넷 카페지기-인터넷 카페만 만들어 놓으면 회원이 늘어나는 줄 안다.●고민상담 시집간 딸이 친정에 와서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아버지에게 하소연하며 대처방안을 물었다. 잠자코 듣던 아버지가 조언했다. “얘야, 이 문제는 네 엄마에게 물어보는 게 더 나을 게다. 네 엄마가 잘 알고 있거든….”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새달초 방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달 초 ‘금의환향’한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반 총장은 다음달 초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방한,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과 ‘친정’인 외교부 인사들과의 만남, 명예 박사학위 수령 등 바쁜 일정을 갖는다. 한국 정부 초청으로 유엔 총장 취임 이후 1년7개월만에 공식 방한하는 반 총장은 특히 고향인 충북 음성과 청주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부 소식통은 “조만간 유엔과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양한 행사를 소화하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충북도와 음성군에 따르면 반 총장은 다음달 5일 오전 서울대에서 외교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오후에 고향인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을 방문할 계획이다. 반 총장은 고향마을을 찾아 친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뒤 선친 묘소에 들러 성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음성군은 반 총장의 고향방문에 맞춰 현재 터만 남아 있는 반 총장의 생가를 복원한 합성사진으로 가로 3m, 세로 2m가량의 대형 게시판을 제작해 생가 터 앞에 설치해놓을 예정이며, 당일 반 총장에게 ‘반 총장 생가 명소화 사업’에 대해서도 브리핑할 계획이다. 반 총장은 또 당일 오후 청주대에서 유엔 한국협회가 개최하는 ‘제14회 전국 대학생 모의 유엔회의’에 참석해 대학생 등을 상대로 특별강연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 총장이 취임 후 고향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밀턴은 ‘청교도적 혁명가’였다

    밀턴은 ‘청교도적 혁명가’였다

    올해로 탄생 400주년을 맞은 영국의 시인 존 밀턴(1608∼1674). 사람들은 흔히 그를 서사시 ‘실낙원’의 저자쯤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우석대 박상익(역사교육학과) 교수는 밀턴은 서사시인이기 이전에 정치가, 사상가, 법률가 등 다양한 면모를 갖춘 ‘혁명가적’ 작가라고 힘주어 말한다. 박 교수는 최근 펴낸 ‘밀턴 평전-불굴의 이상주의자’(푸른역사)을 통해 학계에서조차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밀턴의 삶과 사상의 정수를 재조명한다.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대시인’이란 단순한 수식만으로는 밀턴의 세계를 압축할 수가 없다.1608년 영국 런던 칩사이드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 크라이스트 칼리지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 밀턴의 별명은 ‘크라이스트 칼리지의 숙녀’였다. 곱상한 외모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보통의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사교활동에는 도무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턴은 그런 암띤 모습과는 달리 예기치 않은 순간에 혁명가적인 기질을 드러내기도 했다. 잉글랜드 종교개혁 이후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 진영이 극심하게 대립하던 대학시절의 면모가 그랬다. 그는 가톨릭 옹호파인 스튜어트 왕조의 종교 탄압을 비판하는 글을 공개, 급진적 프로테스탄티즘을 지지하기도 했다. 미래 청교도 혁명가로서의 기질이 일찌감치 싹트고 있었던 셈이다. ●실명의 비운에 굴하지 않은 비범함 책은 밀턴의 청년기, 주변인물들과의 관계, 시대적 정황 등을 폭넓게 살핀다. 밀턴에게 생애 최대의 시련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시력상실이었다. 문필가로서 한창 왕성한 의욕을 보이던 36세 즈음부터 8년 동안 서서히 시력을 잃어 44세에 완전히 실명하고 마는 운명의 혹독함을 견뎌야 했다. 그는 자신의 병력(病歷)에 대한 자전적 기록을 유독 많이 남겼다.“(내 눈은) 가장 좋은 시력을 가진 사람의 눈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혼탁도 없이 맑고 명료하다.”는 기록에서는 실명의 비운에 굴하지 않은 비범함을 읽을 수 있다. 성경과 그리스·로마의 고전에 대한 탁월한 지식을 바탕으로 현란한 수사법을 구사했던 글꾼이었으나, 사실 밀턴에겐 혁명적 법률가의 기질이 뚜렷했다.1642년 17세나 아래인 어린 신부가 결혼한 지 두달 만에 친정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자 ‘이혼론’을 펼쳐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부른 주인공이었다. 이혼을 금지한 성경 사상에 정면으로 맞서는 파격이었다. 간통, 불감증 등 특이사안이 아니면 이혼이 엄격히 금지됐던 당시 잉글랜드 법률에 반기를 든 ‘이혼론’은 훗날 그가 견지한 정치사상의 일면을 투영한 것이기도 했다.“(결혼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정부가 ‘무가치한 속박’을 초래한다면, 인간복리의 정당한 목적에 위배되므로 그 정치적 계약은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게 밀턴의 주장이었다. ●잉글랜드 법률에 반기 든 ‘이혼론´ ‘이혼론’으로 정치·사회적 반발에 맞닥뜨린 이후 밀턴은 사상·표현의 자유를 공언하기도 했다. 언론자유의 경전으로 꼽히는 저작 ‘아레오파기티카’에 그의 사상의 일면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국가에 대해 건전한 조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그렇게 할 수 있고 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 칭송받을 때, 그리고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할 의지도 없는 사람이 침묵을 지킬 수 있을 때, 이것이 진정한 자유다. 한 나라에 이보다 더 큰 정의가 있을 수 있겠는가?” 밀턴을 향한 저자의 개인적 편향이 드러나는 대목도 없진 않다. 그럼에도 그의 생애와 사상을 꿰뚫는 저자의 해박함 덕분에 미덕이 많은 책이다. 단순한 연대기적 나열이 아니라 시점을 이리저리 섞어 놓았는데도 책의 짜임새가 튼실하다. 번역 어투가 아닌, 쉽고 명쾌한 글 전개 또한 편안하다.1만 59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여성&남성] 슈퍼맘·슈퍼파파의 스트레스

    [여성&남성] 슈퍼맘·슈퍼파파의 스트레스

    가사와 양육 그리고 회사일을 모두 훌륭하게 해낸다는 슈퍼맘은 그 반면에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힘들 때도 많다. 최근에는 젊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슈퍼파파도 급증하고 있다. 돈만 잘 벌어오는 아빠가 아닌, 육아와 가사까지 도맡아 하는 이들은 슈퍼맘 못지않은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슈퍼맘과 슈퍼파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가정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맞벌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요즘, 슈퍼맘과 슈퍼파파들이 서로에게 외치는 호소를 들어보았다. 사건팀 kdlrudwn@seoul.co.kr ●女-돈은 같이 버는데 양육은 내 몫? 중학교 교사인 최모(31)씨는 두 돌된 아이를 키우는 슈퍼맘이다. 최씨의 남편도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이기 때문에 최씨는 육아문제를 분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아분담의 원칙은 시간이 흐르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맡겼던 아이를 퇴근 무렵이면 데려와야 하는데 남편은 동호회 등의 저녁 약속을 이유로 늦는 일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요즘에는 최씨가 아이를 찾아오는 게 당연해졌다. 학교 회식은 물론 동료들과의 저녁 약속조차 어려워졌다. 최씨의 불만 섞인 잔소리에 남편은 그래도 한 명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 하지 않겠냐면서 출세욕(?)을 보여 최씨의 화를 돋웠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남편이 얄밉더라고요. 같은 학벌에, 같은 직장에 처음에는 당연히 같이 아이를 책임지게 될 줄 알았는데, 결국 육아는 여자 몫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어학원 강사인 이모(28)씨는 육아휴직을 내지 못해 얼마전 아예 신혼집을 친정 근처로 옮겼다. 이제 백일이 갓 지난 아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신청하려 했지만, 학원에서는 그만두라고 눈치를 주었다. 맞벌이를 못하면 집을 장만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렵게 친정 근처행을 택했다. 친정 엄마가 아이를 돌보면서 이씨의 마음은 편해졌다. 하지만 남편이 오히려 얄미워졌다. 전에는 서로 힘들다면서 조금이라도 일찍 들어오는 성의는 있었는데 아예 장모를 믿고 양육을 나몰라라 하기 때문이다. 회사 핑계대고 일주일에 3∼4차례씩 술을 마시고 밤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씨는 얄미운 남편에게 “우리 엄마 몸도 안 좋다. 누구는 부탁하고 싶어서 한 줄 아느냐.”고 짜증을 냈더니, 남편은 “내가 시켰냐.”고 모른 척했다. “조금만 틈이 있으면 가사와 양육은 자기책임이 아닌 척하는 남자들 너무 얄미워요. 돈도 같이 버는데 왜 자기 피곤한 생각만 하는 거죠.” ●가사·양육·시어머니의 아들타령 ‘삼중고´ 이제 7개월 된 딸을 둔 회사원 윤모(28)씨는 시어머니의 아들타령 때문에 일과 양육도 모자라 또 다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딸을 낳자 시어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서 둘째 이야기를 꺼내곤 하신다. 손녀는 바꾸어 달라고도 안 한다. 하루종일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진이 빠지게 아이를 돌보다가 전화를 받으면 화가 지나쳐 눈물이 난다. 남편은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근무를 해야 하고, 윤씨가 시간을 내 시어머니 이야기를 꺼낼라 치면 슬며시 자리를 피한다. 한번은 너무 서러워 딸을 안고 엉엉 울기도 했다. 남들은 아이를 낳으면 살이 찐다는데 윤씨는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살이 5㎏ 빠졌다. “매일 딸을 돌보는 일과, 남편 뒷바라지, 집안 일, 직장 일을 모두 소화하려다 보면 제 생활 속에 제 자신은 없을 정도예요.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애 낳은지 이제 7개월밖에 안된 저에게 아들타령을 하는 시어머니를 보면 정말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 꿈꾸던 ‘슈퍼맘’의 날개가 어이없이 꺾여버린 사례도 있다. 전문직 황모(33)씨는 연애로 만난 남편과 결혼 직후인 2년 전 바로 아이를 가졌다. 직장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기가 버거울 것이란 생각도 있었지만, 꿋꿋하게 일도 하고 아이도 잘 키워내리라 다짐했다. 방긋 웃는 아이 얼굴을 보면 일도, 아이도 포기할 수 없다는 맘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선천적으로 병을 갖고 태어나 생후 몇 개월도 안돼 큰 수술을 2∼3차례 해야 한다는 병원 측의 말을 듣자 시부모와 남편은 애꿎은 황씨에게 화살을 돌렸다.“여자가 너무 책을 많이 보고 공부를 많이 해서 아이가 저렇게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부부가 함께 가진 아이인데 남편이 함께 맞벌이하는 저만 계속 탓하더군요. 더 이상 기댈 곳도 없고 너무나 절망스러워서 결국 이혼을 결심했죠.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아이가 완치될 때까지 한동안 직장도 쉬어야 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우는 아이 달래느라 진땀 3살짜리 아들을 둔 교사 김모(29)씨는 아침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가까이 사시는 친정어머니가 손자를 돌보려고 아침마다 들러지만 아들은 엄마가 아침에 씻고 메이크업을 하려는 순간부터 울어대기 시작한다.3살짜리 어린 아들이지만 엄마가 출근준비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크업과 헤어드라이를 하는둥 마는둥 대충 끝내고 울어대는 아들을 달래며 정신없이 아침시간을 보낸다. 처음엔 달래보다가 협박(?)도 해보며 갖은 방법을 써봤지만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김씨를 붙잡는 아들을 볼 때마다 그녀는 속상하다. 가끔은 남편이 돈을 잘 벌어서 집에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현모양처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침마다 울어대는 아들을 데리고 하루종일 씨름하시는 친정어머니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다른 집 애들을 가르치는 게 직업인 저로선 제 아들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 아들을 위해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놔야죠.” ●男-슈퍼파파 “슈퍼맘 못지않죠.”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모(32)씨는 부인과 가사와 양육을 나누어 하는 슈퍼파파다. 직장 3년만에 대리 승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일과 가정 둘 다 충실하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김씨는 솔직히 육체적·정신적 만성피로에 시달린다고 호소한다. 그는 아침 6시 일어나 돌이 막 지난 아이와 놀아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7시 출근해서 저녁 10시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자신이 맡은 저녁 설거지를 하고 아이와 밤 12시까지 놀아준다. 주말에는 대청소를 한다. 평일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빨래와 음식은 부인이 맡고 자신은 설거지와 청소를 맡았다. 주말약속은 꿈도 못꾼다. 아직은 잘 버티고 있지만 김씨는 체력과 정신 모두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서로 상황에 따라 보충해주자고 시작했는데 가사의 영역을 정하지 않으면 안 되더군요. 둘 다 일은 힘들고 가사는 많고, 솔직히 남들은 주말동호회를 통해 상사와 친해지는데 전 늘 걱정됩니다.” 4살 아들과 2살 딸을 둔 허모(35)씨는 요즘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간호사인 아내가 지난 3월 다시 병원에 나가기 시작한 데다 애들을 봐주던 어머니도 힘들어서 그만 보겠다고 했다. 아내가 주간근무일 때는 낮에 애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저녁에 찾아오기만 하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내가 야간근무일 땐 거의 죽음(?)이다. 퇴근하면서 애들을 어린이집에서 찾아오는 순간부터 둘째의 우유타기, 첫째 밥먹이기, 집안청소, 빨래 등 잠들기 전까지 쉼없이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첫째는 잘 놀다 곤히 잠들지만 둘째는 자다가도 시시각각 잠이 깨 울기 일쑤다. 다른 아이들은 돌이 지나면 괜찮다고 하지만 허씨의 딸은 예외다. 하루는 자다 깬 둘째가 하도 울어서 어디가 아픈 줄 알고 병원을 한걸음에 내달았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하니 다시 둘째는 곤히 잠든 것. 결국 허씨는 한숨도 못 자고 출근했다.“일주일에 하루라도 제대로 잘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죠.” 대학 시간강사 조모(34)씨는 최근 아내와 심하게 다퉜다. 아내가 집안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다. 조씨는 박봉을 받으면서 대학교 세 곳에서 강의를 한다. 아내는 자그마한 편집디자인 회사의 대표여서 연일 야근이다. 조씨는 바쁜 아내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도맡아 했다. 갓 돌을 지난 딸도 돌봤다. 딸아이는 낮 동안에는 조씨의 부모가 돌보고, 밤에는 조씨가 맡았다. 서울과 지방의 대학을 오가며 강의하랴 공부하랴 심신이 피곤했지만 아내에게 내색하지 않았다. 집 안팎에서 열심히 사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아내도 달라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과 일만 알았다. 조씨는 지난달 초 아내에게 “회사일도 좋지만 집안일에도 관심을 좀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대뜸 “나도 여유롭게 살고 싶으니 돈 좀 많이 벌어와달라.”고 쏘아붙였다. 순간 조씨는 시간강사인 자신에 대해 자격지심을 느꼈다.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죠. 그 사람도 마음이 어디 편하겠어요. 자신의 위치에서 되는 대로 일과 가정 모두에 최선을 다해야죠.”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아들을 둔 김모(30)씨는 출산휴가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는 아내를 못잡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아내는 철저한 양성평등주의자로 결혼할 때도 집안일을 50대50으로 철저히 구분해서 분담했다. 김씨는 집안에서 결혼 3년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없냐며 닦달하기에 아내에게 사정사정해서 아이를 가졌다. 아내는 아이를 가질 경우 육아도 50대50으로 철저히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이를 원하던 김씨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약속했다. 둘은 하루씩 돌아가며 애를 보고 있다. 하지만 회사 회식이 있는 날이면 아내는 하루를 봐주는 대신 이후 이틀의 부담을 덮어 씌운다. 그래서 회식이 자주 있는 분기말에는 일주일을 내리 아이를 보는 경우도 생긴다. 아들이 새벽에 울고불고 해도 아내는 자기가 담당하는 날이 아니면 꿈쩍않고 잠을 잔다. 김씨는 “그럴 때 아내가 정말 밉다.”면서 “당당한 모습이 좋아 쫓아다녔던 내가 바보였다.”고 말했다. ●“행복한 가정 위해 당연한 일” 반도체업계에 종사하는 박모(35)씨는 직장에서는 한 팀의 리더이고, 집에서는 엄마·아빠 역할을 모두 하고 있다.8년차 박씨는 기술개발팀의 팀장이다. 일의 성격상 야근이 잦아 보통 밤 9시를 전후해 퇴근하지만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아내는 더 늦는다. 회사에서 밤을 새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집안일과 육아는 항상 박씨 몫이다. 밤 10시면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빨래를 한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밥도 미리 해놓고, 다섯 살배기 아들의 잠자리도 챙겨준다. 아들은 낮 동안엔 인근에 사는 부모님에게 맡겼다가 퇴근길에 데려온다. 박씨는 집 안팎에서 여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내에게 불평 한 마디 하지 않는다. “저와 결혼해준 아내에게 늘 고마움을 느껴요. 일하랴, 살림하랴, 아이 돌보랴 몸이 힘들긴 해도 아내가 제 곁에서 힘이 돼주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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