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친정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 서청원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755
  • MB 친정강화… 인적쇄신 예고

    MB 친정강화… 인적쇄신 예고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국가정보원 1, 2, 3차장(차관급)을 모두 교체했다. 국정원 1차장에는 김숙(57)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2차장에는 박성도(62) SK해운 감사, 3차장에는 최종흡(61) 국정원 상임 자문위원이 각각 임명됐다. 김주성 기조실장은 예상대로 유임됐다. 1차장은 해외, 2차장은 국내, 3차장은 대북담당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국정원 개혁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핵심 측근인 원세훈 국정원장을 최근 임명한 데 이어 원 원장을 보필할 수뇌부를 대폭 교체함으로써 개혁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직 내부의 동요를 의식해 2·3차장에는 국정원 출신을 발탁하는 절충을 선택했다. 이번 차장 인사는 이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 의미도 담고 있다. 1~3차장이 이 대통령이나 원 원장과 ‘코드’를 잘 맞출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 실장이 유임된 것도 친정체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김 차장은 인천, 박 차장은 전북, 최 차장은 경북 출신으로 비교적 출신지역을 감안한 듯하다. 하지만 원 원장과 김 실장도 대구·경북(TK) 출신이어서 국정원 핵심 5명중 3명이 TK 출신인 셈이다. 호남 출신인 박 2차장은 고려대 출신이다. 전 정권과 가까웠던 인사들에 대한 쇄신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과거인사 회귀라는 논란에도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인적쇄신과 달리 조직개편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원 원장은 당초 국내외 정보 통합안을 제시, 1·2차장의 통합 및 기능별 재편 가능성을 예고했으나 이번 인사로 당분간 현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숙 1차장 ▲인천 ▲제물포고 ▲서울대 사회학과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외통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박성도 2차장 ▲전북 순창 ▲동인천고 ▲고려대 법학과 ▲국정원 국내담당실장 ▲SK에너지 상임고문 ●최종흡 3차장 ▲경북 선산 ▲마포고 ▲한국외대 정외과 ▲국정원 북한국장 ▲국정원 상임자문위원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올해 주요그룹 신임 등기이사 살펴보니

    올해 주요그룹 신임 등기이사 살펴보니

    올해 이사회를 통해 새롭게 부상한 재계의 인물은 누구? 주요 그룹의 등기이사 후보로 올해 새롭게 추천된 재계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너가에서 새로 이름을 올린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50대의 전문경영인으로 재무·기획통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E&S 부회장은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SK텔레콤의 등기이사가 됐다. 5년 전인 2004년 2월 SK텔레콤 이사회는 당시 손길승 SK텔레콤 회장과 표문수 SK텔레콤 사장, 등기이사인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 등을 모두 퇴진시켰었다. 최 부회장은 SK텔레콤과 함께 SK㈜의 등기이사까지 맡았다. SK그룹측은 “최 부회장은 이미 E&S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등기이사가 됐을 뿐 경영 일선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형인 최 회장의 친정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며 본격적인 ‘형제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날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새로 등기이사로 추천된 윤주화 감사팀장(사장)과 이상훈 사업지원팀장(부사장)은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 내에서 손꼽히는 경영관리 전문가로 재무통으로 꼽힌다. 이 부사장은 전자 관계사끼리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관계사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고수익·고부가가치 사업의 육성 등 미래사업전략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기획통이다. 윤 사장과 이 부사장은 이번에 삼성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사에서 물러나는 최도석 사장이 맡았던 관리·재무·기획 분야의 업무를 나눠서 맡게 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그룹도 각각 3명씩 새 얼굴을 발탁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경기 불황 극복의 양대 키워드를 판매와 재무 강화로 잡고 이사진도 그에 맞춰 포진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신임 등기이사가 된 이정대 부회장은 기획 및 재무쪽을 총괄한다. 양승석 사장은 신설된 글로벌 영업 본부를 진두 지휘하며 부진에 빠진 국내외 전체 자동차 판매를 증진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강호돈(현대차 울산 공장장) 부사장은 생산 물량 조절의 특명을 받았다. 특히 ‘주간연속 2교대’ 시행 등을 둘러싸고 파업 조짐을 보이는 노동조합와의 협상 및 소통 창구 역할을 맡는다. 기아차 정의선 사장은 정몽구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판매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중책이 주어졌다. 정성은 부회장은 기획 총괄 업무를, 서영종 사장과 이재록 전무는 각각 국내 영업·생산과 재무 부문을 책임진다. 김성수 이영표 김효섭기자 sskim@seoul.co.kr
  • 오해와 편견 씻어낸 인도의 민낯

    오해와 편견 씻어낸 인도의 민낯

    3000년간 카스트 제도라는 굴레에 속박되어 온 나라이며, 여아 낙태율과 조혼율이 높은 나라. 인도는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가치관과 비합리적인 사회상이 공존하는 나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EBS TV ‘다큐프라임’은 기존의 편견을 깨고 인도의 진면목을 집중적으로 탐험한 6부작 ‘인도의 얼굴’을 23~25일과 새달 2~4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한다. 23일 방송되는 ‘영원의 땅, 카슈미르’에서는 인도-파키스탄 갈등의 진원지 카슈미르 분쟁지역을 찾는다. 이곳은 오랜 내전과 분쟁에 지친 땅이지만 자연경관은 ‘인도의 알프스’로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오래전부터 ‘금의 초원’으로 불린 해발 5000m의 소나마르그에서 소수 부족 여인들을 만나고, 달레이크에서는 배 위에 전통가옥을 지은 ‘하우스 보트’들과 100여척의 보트가 빚어내는 새벽 수상시장의 장관을 전한다. 24일 ‘힌두의 눈물, 여성’에서는 인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는 현대 인도 여성들을 만난다. 신분 차를 뛰어넘어 결혼하기 위해 감옥생활도 불사했던 한 부부와 16살에 조혼을 한 뒤 남편과 떨어져 친정에서 사는 여고생 신부 등을 소개하고, 빈부차가 극심한 인도에서 도심의 호화 결혼식과 농촌 마을의 결혼식을 통해 ‘두 개의 인도’를 조명한다. 25일 ‘경계를 떠도는 방랑자, 타르 사막의 라바리’에서는 낙타에 짐을 싣고 양떼를 몰며 인도 타르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라바리 사람들의 문화를 살핀다. 우리나라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인도 북서부 타르 사막에는 검은 옷을 입고, 길게 늘어뜨린 귀걸이 장식을 한 라바리족 여인들이 가끔 눈에 띈다. 인도 내 수천 소수 부족 가운데 하나인 이들은 독특한 생활 풍습과 수공예품으로 유명하다. 새달 2일 ‘살아있는 중세, 라자스탄의 대장장이’에서는 인도에 남아있는 중세 풍경을 만나고, 3일 ‘카스트, 굴레를 넘어서’에서는 3000년을 이어져 온 뿌리 깊은 카스트 제도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4일 ‘소리가 만든 모자이크, 콜카타 이야기’에서는 인도 제2의 도시 콜카타에서 만나는 각종 소리를 소개한다. 콜카타는 인력거, 수레, 전차 등 온갖 운송 수단이 한 거리에 모여 있는 교통 지옥이자 기기들이 내는 불협화음에 압도되는 곳이다. 그러나 동시에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너무도 많은 오해와 편견으로 가득한 인도의 문명과 종교, 역사와 문화를 다양한 문화적 코드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한국 사회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제공하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15분) 서경 백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왕송을 데리고 성종의 앞에 선 숭덕궁주 황보수.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독화살이 성종의 어깨를 스치자 모두 아비규환에 휩싸이게 된다. 성종이 사경을 헤매다 깨어나자, 최섬 일파는 이 일은 황보수가 꾸민 것이라 주장을 한다. 황보수를 의심하는 성종은 왕송을 데리고 개경으로 출발하는데….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9시40분) 강원도 태백이 타들어가고 있다. 23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겨울 가뭄. 항상 흐르던 마을 앞 개천은 말라가고 수도꼭지만 틀면 콸콸 쏟아지던 물은 딴 세상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타는 목마름에 물 한 모금이 간절한 태백 사람들. 그 어느 해보다 목마른 겨울을 나고 있는 태백의 72시간을 만나본다. ●연계가 중계(KBS2 오후 9시5분) 연예가중계 ‘주윤발’ 독점 인터뷰.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주윤발을 연예가 중계 MC 한석준 아나운서가 직접 만나본다. 전 세계인이 인정한 액션배우 주윤발.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이는 그가 두려워하는 대상은? 바로 자신의 부인이라는데…. 그가 밝히는 부부생활 백서를 공개하고, 세계적인 스타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주말연속극 내인생의 황금기(MBC 오후 7시55분) 태일은 황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이야기하고 황은 이제야 그런 말을 하는 태일을 냉정히 뿌리친다. 기는 태영에게 선보러 나가지 말고 자신과 결혼하자고 청혼하다. 한편 금이는 친엄마를 만난 뒤 혼자 고깃집에서 고기를 우걱우걱 상추에 쌈을 싸 먹으며 허탈한 속을 달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10분) 전은순 할머니는 서울교대를 졸업한 재원이었다. 고상하고 여성스러웠던 할머니. 그런데 21년 전 중풍이 온 후 몸을 쓰지 못하게 되고, 2차로 뇌경색이 와 의식까지 잃었다. 현재는 콧줄, 목줄, 소변줄을 주렁주렁 매달고있다. 할아버지가 도와주지 않으면 기본적인 삶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됐는데…. ●유리의 성(SBS 오후 8시50분) 인경이 민주를 윽박지르자 이를 보다 못한 준성은 민주를 친정 집으로 보낸다. 친정집에 도착한 민주는 자신을 달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엄마에게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고 양숙은 자신의 처지를 닮아가는 딸의 모습에 가슴 아파한다. 한편 석진은 보도국장이 사표를 수리해 주지 않아 전직한 방송사에 출근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된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식후에 속이 쓰리고 더부룩하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병원에서 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 봐야 한다. 과음, 과식, 폭식 등 잘못된 식습관과 커피는 위궤양을 유발한다. 위벽이 헐고 염증이 생겨 심하면 위에 구멍까지 난다. 건강한 위를 만들어 주기 위한 속 시원한 해결법을 공개한다.
  • [사설] 고위직 영남 편중 도 넘었다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 2월 현재 정부의 장·차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주요 공공기관장 및 감사 등 322명을 대상으로 출신지역을 분석한 결과 출신지역이 확인된 315명 중 142명(45%)이 영남권이었다고 한다.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이 82명이나 돼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사정기관장은 아예 100% 영남출신으로 채워졌다. 이 정도면 향우회 수준이다. 특정대학 출신 우대도 두드러진다. 전체 322명 중 서울대가 123명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가 47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나마 지방대 출신도 영남대, 경북대, 부산대 등 주로 영남지역에 몰려 있다. 4대 권력기관의 요직 14명 중 영남지역·고려대의 ‘합집합’에 속하는 인사는 10명이나 된다.이 대통령은 집권 1년차를 보내면서 ‘믿고 맡길 사람’의 중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초 ‘고소영’ ‘강부자’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으면서도 갈수록 편중인사에 집착하는 것은 집권 2년째를 맞아 친정체제 구축으로 공세적인 국정운영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 본다. 하지만 도가 넘었다.편중인사는 국민적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뿐이고 국민통합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다. 지연·학연으로 엮인 인사들이 핵심 권력기관을 장악해 공세적으로 국정을 운영한다고 해도 국민이 믿고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편중인사가 지속되면 사회전반에 줄서기가 관행화되고, 충성 경쟁을 유도해 현안에 대한 과잉 대응을 낳는 등 부작용이 속출한다. 인사 불이익에 따른 피해의식은 반여정서의 촉매제가 된다. 국민 통합의 주체가 되어야 할 대통령이 앞장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어떤 변명을 대도 옳지 않은 일이다. ‘내 사람 심기’보다는 유능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등용해 국정운영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탕평인사만이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11일 TV 하이라이트]

    ●산 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친정아버지의 생일이 다가오면서 유독 아버지의 정을 그리던 유미는 아버지의 생일선물을 사러 시장에 나갔다가 충동적으로 친정에 가게 된다. 그러나 아버지와 새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에 소외감을 느낀 유미는 도망치듯 자리를 피해 집으로 돌아온다. 명희는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온 유미를 꾸짖는다. ●수목드라마 2009 미워도 다시 한번(KBS2 오후 9시55분) 한명인 회장은 최윤희가 민수에게 당차게 바른 소리 했다는 스캔들 기사를 보고, 인터뷰에서도 보통내기가 아니었던 윤희를 민수의 짝으로 점찍는다. 그리고 첫사랑 유석을 잊고, 현재의 남편인 이정훈 부회장에게 프러포즈하며 진정한 결혼 생활에 도전한다. ●아침드라마 하얀거짓말(MBC 오전 7시50분) 은영은 홍진에게 기사일을 그만두라고 말한다. 홍진과 보영은 그럴 수 없다고 하지만 집안 식구들과 연결되는 게 싫다는 은영은 다시 한 번 단호하게 그만두라고 한다. 한편 신 여사의 소개를 통해 은영과 형우는 병원을 찾게 된다. 은영은 끝내 검사를 받지 않고 나와 버리는데…. ●드라마 스페셜 스타의 연인(SBS 오후 9시55분) 마리는 태석과 통화를 하다가 사고를 당하고, 태석은 자신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철수는 마리가 머리에 붕대를 두른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마리는 많은 취재진들이 둘러싸인 자리에서 철수와의 사랑을 가짜로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일본 규슈 남동부에 위치한 미야자키 현. 한겨울에도 영상 15도 이상의 따뜻한 곳이다. 맑은 날에는 한국이 보일 만큼 높다 하여 이름 지어진 ‘가라쿠니다케’는 활화산의 절경을 자랑한다. 등산로 사이사이 활화산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온천과 족탕 그리고 천연 증기탕은 등산으로 지친 피곤한 몸을 치유한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때에도 돈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갖고 묵묵히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는 이들을 흔히 ‘기부천사’라고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라이브공연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가수이자 뉴욕타임스 독도광고, 아낌없는 기부와 자선활동, 청소년 상담활동 등 나눔 활동하고 있는 김장훈씨를 만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EBS 02-526-2000 YTN 02-398-8000
  • 폴란드 축구계 승부조작 경악…‘당신이 범인일 줄이야’

    폴란드 축구계 승부조작 경악…‘당신이 범인일 줄이야’

    폴란드 프로축구리그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났다. 폴란드 경찰은 “프로축구 승부조작 혐의가 포착된 유명선수 두 명을 체포했다”면서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밝혔다. 경찰에 체포된 두 명의 선수는 지난 2004년 은퇴한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발데마르 크라이거와 공격수 표토르 레이스로 알려졌다. 특히 크라이거는 36세의 나이로 은퇴하기 전까지 왕성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축구팬과 후배들에게 존경받던 인물이어서 충격이 더하다. 그는 1983년부터 15년간 폴란드 리그 레흐 포난에서 258경기에 나선 뒤 1998년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진출, 4년간 126경기에 나선 중앙 수비수다. 크라이거는 또한 2002년에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와 은퇴 직전까지 44경기에 더 나서 폴란드 축구팬들의 귀감이 됐다. 1997년에는 대표팀에 발탁돼 5경기 출장 1골을 기록도 가지고 있다. 경찰은 “3년 전부터 폴란드 프로축구에서 승부 조작이 일어났다”며 “이미 모든 물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130여 명에 이르는 선수를 조사해 그 중 혐의가 밝혀진 17명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가족 소재 인기 이끈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가족 소재 인기 이끈다

    부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그 이름, ‘엄마’ 요즘 문화계 전반에 걸쳐 ‘가족 신드롬’이 일었다. 이중 단연 ‘엄마’를 전면으로 내세운 문화코드가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족의 따뜻함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 이 열풍의 중심에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 있다. 1월 17일 개막 된 ‘친정엄마와 2박3일’은 관객들의 관심 속에서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설 연휴 기간을 통해 가족 관객이 몰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낳고 있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서 현재 뮤지컬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등 쟁쟁한 경쟁작을 물리치고 전체 공연 예매순위 1위(2009.1.30. PM12시 기준)를 기록했다. 또 공연이 시작되자 작품과 관련해 입소문까지 가세하면서 공연의 롱런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 엄마’ 강부자와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에 출연중인 배우 전미선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이 극에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원작을 쓴 고혜정 작가는 딸과 엄마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감나는 대사가 관객에 감동을 이끌어 낸 점이 관객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평가 받고 있다. 공연 관계자는 “공연을 관람한 관람객들은 대부분 모녀 관객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그 연령층은 회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남자 관객수도 늘고 있어 공연의 관객층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며 “이들 관람객 대부분은 공연을 자주 접한 마니아층 관객이 아닌 공연을 잘 접하지 않는 중장년층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혼자 잘나서 잘사는 줄 알던 못된 딸과 그런 딸을 낳은 것이 세상에서 가장 보람된 친정엄마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그려낸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오는 3월1일까지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그 감동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사진제공 = CULTVICE)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국무회의 의결 안건] 기업 경조사비 회당 20만원으로 늘려

    앞으로 9급과 기능직 공무원 공개채용 시험에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1% 이상이 의무적으로 선발된다. 신용카드나 매출전표 없이 기업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경조사비가 1회당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어난다.정부는 28일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등 3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공포안 64건도 일괄처리했다.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은 9급 공채시험의 경우 선발예정 인원의 1 % 이상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2년 이상 경과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채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4월11일 시행되는 9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시험에서 선발 예정인원 2344명의 1%인 24명을 저소득층 응시자 가운데 채용하게 된다. 또 9급 지방공무원 공채시험에서는 올해 40여명이 저소득층 중에서 채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지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 임용받지 못한 사람들의 대기 기간은 현행 2년에서 1년 6개월로 줄어들게 됐다.정부는 또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앞으로 모든 재산등록 의무자에 대해 본인의 직계 존비속 재산을 신고토록 했다. 이에 따라 이미 재산을 등록한 여성 고위공직자는 종전대로 시부모의 재산을 등록하면 되지만 새롭게 대상에 포함되는 여성 고위공직자는 친정 부모의 재산을 신고해야 한다. 정부는 회의에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 기업의 세제상 부담을 완화했다.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 객관적인 지출증빙이 없더라도 인정되는 경조사비의 범위를 기존 1회당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2배 늘렸다. 또한 사업자가 부담하는 건강보험료와 노인장기요양보험료, 양도소득세 신고서 작성비용 등을 사업소득 및 양도세 계산 필요경비로 인정해 공제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혼인, 동거봉양 등으로 1세대 2주택이 되는 경우 1세대 1주택으로 인정해 주는 유예기간과 양도세 비과세 기간을 혼인한 날 또는 합친 날부터 2년에서 5년으로 대폭 확대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나경은 아나 “유재석 춤은 바로 내꺼”

    나경은 아나 “유재석 춤은 바로 내꺼”

    MBC 나경은 아나운서가 국민 MC 유재석과 알콩달콩한 신혼이야기를 방송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최근 MBC ‘찾아라! 맛있는 TV’ 녹화에 참여한 나경은 아나운서는 차미연 아나운서와 함께 솔직한 입담을 과시했다. 이날 나경은 아나운서와 함께 한 차미연 아나운서는 “나경은 아나운서가 자주 쓰는 말투나 단어를 유재석이 방송에서 사용한다. 저건 나경은 말투”라고 제보했다. 이어 차 아나운서는 “친한 사람들만 볼 수 있다는 나경은 아나운서의 춤을 방송에서 보면 유재석이 꼭 추고 있다.”며 “결국 유재석의 춤 조교는 나경은이었다.”고 말해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나경은 아나운서는 유재석이 결혼발표 기자회견 당시 자신이 싸준 김밥의 맛에 대해 “예, 김밥이었어요.”라고 다소 밋밋하게 대답한 사연에 대해서 “김밥을 처음 말아봐서 쌀 때마다 크기가 다르고 손맛이 많이 가미돼 아마도 짭조름했을 것”이라고 실토하기도 했다. 진행자 허일후 아나운서가 유재석에게 어떤 음식을 해줬냐고 묻자 “친정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싱싱한 생전복을 얇게 썰어 버터를 발라 구워준다.”고 대답했다. 한편 나경은 아나운서의 재치있는 입담이 빛을 발한 MBC ‘찾아라! 맛있는 TV’는 31일 오전 9시에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공권력과 공의(公義)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공권력과 공의(公義)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행동은 법과 질서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태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것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우리는 고위관리들의 공정성과 성실성이 심히 의문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저명한 법률학자인 말빈 E 프랑켈의 말이다. “악인이 권세를 잡으면 백성이 탄식하느니라. 왕은 공의로 나라를 견고케 하나 뇌물을 억지로 내게 하는 자는 나라를 멸망시키느니라.”(성서 잠언 29:2,4.) 지난 20일 발생한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사건을 보면서 거듭 공의(公義)를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경찰 특공대를 투입한 게 화근을 불러왔다. 모두 6명이 사망했으니 끔찍한 일이다. 그 정점에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있다. 특공대 투입을 최종 승인했기 때문이다. 국민 여론은 김 내정자의 퇴진을 요구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고심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권력은 공의를 위해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도(度)를 넘었다면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이다. 최근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의 주장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찰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진실을 외면한다. 어느 날 대검 중수부의 한 수사관은 나에게 말했다. ‘우린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사건으로 만들어 처리하면 된다.’ 검찰은 진실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미완성 회고록에 나오는 대목이란다. 변씨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채무탕감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5년 및 추징금 1억 5000만원을 선고받았었다. 필자에게도 여러 사람들이 억울함을 호소해 온다. 지난해 한 분이 회사로 찾아왔다. 서울 양재동에 사는 50대 후반으로 평생 이발사를 해왔다고 소개했다. 자신의 땅을 전문 브로커들에게 빌려줬다가 큰 손해를 본 뒤 피해자가 피의자로 둔갑된 사건이었다. 그는 경찰과 검찰 조사과정에서 유도신문에 넘어가 기소됐었다. 공판과정에서도 그의 누명은 벗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훌륭한 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찾아갈 것을 권유했다. 변호사는 친정의 잘못을 갈파했다. 그러나 엎질러진 물이었다. 다행히 또 다른 소송에서는 구제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한 사람의 변호를 위해 175명의 변호인단이 구성된 일이 있었다. “이 나라에서 공의의 질은 피고의 호주머니 사정과 직접 관련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이러한 사법제도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어 감옥에 가는 사람들은 그들이다.” 변호인단을 대표한 변호사는 이렇게 꼬집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법치를 부르짖는 국가에서 모두 통용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수조원의 비자금을 만들고서도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지 않은가. 공의와는 멀다 하겠다. 그렇다.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은 먼저 공의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무시해 버리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김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가 주목되는 이유다. poongynn@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흑산도 홍어잡이 열전(KBS1 오후 11시10분) ‘홍도파’와 ‘흑산도파’, ‘대청도파’의 숨막히는 홍어잡이 대결! 현지파와 멀리서 찾아온 외지파 9척의 경쟁. 홍어 철을 맞아 전통 주낙방식으로 고가의 홍어를 잡기 위해 전국에서 전남 앞바다로 모여든 홍어잡이 고수들의 숨막히는 홍어잡이 열전과 홍어잡이로 살아가는 홍도와 흑산도 주민들의 삶을 소개한다. ●빅스타 X파일(KBS2 오후 7시15분) 2008년을 강타한 패러디 열풍! 2008년 가장 빛났던 패러디 퀸 후보! 신봉선 vs 김신영. 신봉선의 ‘미쳤어’, 김신영의 ‘노가리 안주’까지. 연예인들이 뽑은 연예계 최고의 패러디 퀸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드라마, 영화, CF 속 명장면과 명대사,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NG열전도 지켜본다. ●2009 어르신 가요제(MBC 오전 8시50분) 젊음과 열정, 끼로 똘똘 뭉친 어르신들의 감동과 웃음의 현장! 2009년 새해 온 가족이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유쾌한 프로그램.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트로트부터 최신가요까지 다양한 무대에 도전한다. 당당하게 인생을 즐기는 노년층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와 노년의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스타 격투기쇼 ‘내 주먹이 운다’(MBC 오후 6시45분) 2009년 기축년 소의 해 가장 위험한 격돌이 시작된다. 격투기계의 산 증인 주장 이계인과 8명의 스타들로 구성된 청팀과 대한민국 대표 카리스마 주장 김보성과 8명의 스타들로 구성된 홍팀. 두 팀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4각의 링위에서 짜릿한 한판 승부를 펼친다. ●실버퀴즈 노노클럽(EBS 오후 7시50분) 이번 시간에는 성남희망천사운동본부 봉사단 어르신들과 함께한다. 이번 주 주제는 ‘설날 아침은 꼭 시댁에서 지내야 한다’. 여자는 출가외인이니 당연히 시댁에서 지내야 한다는 의견과 시대가 변했으니 딸도 친정에서 명절을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어르신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프랑스에서 달콤한 디저트로 수백 년간 인기를 끌어온 마카롱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17세기부터 고풍스러운 방법으로 구운 마카롱으로 유명한 바스크 지역의 생장드뤼즈 시. 프랑스 전역에서 유명해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도 이곳의 마카롱을 사기 위해 일부러 찾는 사람들도 많다. ●스타주니어쇼 붕어빵(SBS 오후 6시30분) 전국 어린이 1000명을 대상으로 ‘어린이들이 바라본 어른들의 세상’에 대한 설문을 랭킹으로 만들고, 스타와 스타의 자녀가 함께 출연하여 ‘랭킹 주제’에 대한 공방 토크를 펼치는 본격 ‘키즈’ 랭킹 토크쇼. 문제를 풀면서 어린이들이 사심 없이 폭로하는 연예인 가족의 사생활 에피소드도 들어본다.
  •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탈북여성 첫 박사학위 이애란 씨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탈북여성 첫 박사학위 이애란 씨

    “알고 보면 많은 북한 음식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평양비빔밥, 평양녹두지짐 등은 맛과 향기가 아주 뛰어납니다. 아울러 통일에 대비해 북한의 식품영양학이 어떤 것인지를 미리 아는 것도 중요하지요.” 다음 달 23일 이화여대에서 식품영양학 박사학위를 받는 이애란(45)씨. 국내에 체류 중인 탈북자는 모두 1만 5000여명. 이 가운데 여성은 9500여명이고 남녀를 통틀어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3명, 여성으로는 이씨가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그를 만났더니 언변이 박사급이다. “남한의 영양정책이 만성적인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과는 맞지 않습니다. 통일에 대비한 정책이 아무것도 없는데 그 분야에서 주어진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1990년 전후 북한주민의 식생활 변화’로, 북한 식량난의 허와 실 그리고 음식의 변화를 섬세하게 연구했다. “사람은 식사를 하면서 성장하기에 음식을 연구하는 것은 곧 사람을 연구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간명한 음식론이다. 북한의 식량연구가 곧 북한 사람에 대한 연구라는 것이다. ●1997년 탈북… 힘겹게 식품영양학 공부 그의 논문은 다른 시각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그는 논문에서 353명의 탈북자를 출생 연도별로 분류, 조사한 결과 10대 중·후반의 2차 성장기인 1990년 이후 북한에서 성장한 집단이 다른 비교 집단에 비해 키가 가장 작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는 1997년 10월 4개월된 아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탈북해 남한에 정착했다. 신의주대학에서 식품발효학을 전공했으며, 맥주공장에서 품질감독원으로 일하다가 결혼했다. 6·25전쟁 전 미국으로 이민간 삼촌과 편지를 주고받다가 탈북을 결심했다. 하지만 계획이 탄로날까봐 남편한테는 알리지 못한 채 친정식구들만 데리고 중국과 베트남을 거쳐 한국 땅을 밟았다. 이후 호텔 청소부, 보험설계사 등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다 우연히 이화여대 교수를 만나면서 식품영양학을 공부하게 된다. ‘식품영양학 박사’로 전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것. →요즘 북한 식량난의 실정은 어떻습니까. -70년대에는 전쟁비축미 명목으로 월 배급제에서 4일분의 식량을 공제했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성인 1인당 700g이던 배급량이 1987년이후 540g으로 대폭 줄었지요. 이후 아침 식단 자체도 주식이 밥에서 죽과 국수로 변했고요. →식품영양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계획입니까. -저는 지금 북한음식문화연구소에서 북한 음식의 요리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직업선호도 1순위가 요리사입니다. 북한음식도 얼마든지 세계화할 수 있지요. 이런 요구와 역할에 부합하는 일을 할 생각입니다. 북한 지역별 음식의 특징과 맛이 어떤지를 알리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비빔국수나 평양비빔밥 등은 비행기 기내식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겠지요. 그러면서 한국정부의 북한의 식량 지원정책에 대해 아프리카 등의 빈곤국가에 하는 것처럼 무조건적인 배급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반도의 미래, 다시 말해 통일을 했을 때 북한주민의 영양정책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음식 중 경쟁력 갖춘 것은 무엇일까요. -전주비빔밥보다 평양비빔밥이 훨씬 낫습니다. 김치와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평양녹두지짐, 그리고 닭고기가 들어가는 평양온반도 아주 훌륭한 메뉴이지요. ●“북한 음식문화 집대성한 책 펴낼 계획” →북한에는 설 차례상을 어떻게 준비합니까. -남한처럼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례상을 차리는 것은 아닙니다. 집안 식구들이 모여 밀가루지짐, 옥수수지짐, 감자지짐과 떡, 밥, 술과 과일 등을 밥상에 올려 같이 식사를 하지요. 그는 이어 지역에 따라 평안도는 만두국, 함경도는 감자전분으로 만든 국수 등 밥상에 올려지는 메뉴가 약간씩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에는 어떻게 지낼 계획인가요. -부모님, 12살 난 아들과 함께 북한식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을 생각입니다.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를 얇게 채 썰어 만드는 평양식 비빔국수이지요. 올해 포부를 묻자 그는 “북한의 전통적 민간요법과 지역별 음식문화를 집대성한 북한의 음식교과서를 펴낼 계획”이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그의 얼굴에서 벌써 설 향기가 배어나는 듯했다. k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미래기획위원장에 곽승준…靑 비서관 4명 교체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미래기획위원장(장관급)에 곽승준(48)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통일비서관에는 정문헌(43) 전 의원을, 시민사회비서관에는 현진권(50) 아주대 교수를, 문화체육관광비서관에 함영준(53) 민정1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환경비서관에 한화진(50·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각각 임명했다.  곽 위원장의 복귀는 이 대통령이 19일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박영준 전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을,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에 이주호 전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을 각각 기용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친정체제 강화의 뜻이 담겨 있다. 곽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통한다.  정문헌 통일비서관은 미국 위스콘신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17대 한나라당 의원을 지냈다. 현진권 비서관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다. 함영준 비서관은 고려대 출신으로 조선일보 사회부장을 지냈다.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언론특보를 지냈다. 한화진 비서관은 고려대 출신으로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기후변화전문위원을 역임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경북 서울 ▶고려대 경제학과 ▶미국 밴더빌트대 경제학 석사·박사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기획팀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위원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1·19 개각] ‘왕비서관’등 MB 곁으로 복귀한 ‘왕의 남자들’

    [1·19 개각] ‘왕비서관’등 MB 곁으로 복귀한 ‘왕의 남자들’

    ■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참여정부의 첫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으나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경선캠프에 일찍이 합류했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요직에 중용될 것이라는 설이 그동안 많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대학(고려대 경영학과) 후배다. 경제수석이 차관급이지만 이 대통령의 신임도 두터운 데다 장관을 거친 거물이어서 장관급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수석’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지만 힘을 과시하거나 나서는 스타일이 아니다. 초대 대통령실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도 오르내렸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고향인 충북 충주에서 출마했으나 아슬아슬하게 낙선했다. 행정고시 12회 출신으로 옛 재무부에서 조세, 금융분야 요직을 거친 정통 관료다. 선배인 10회 출신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동기생 중 앞서나갔다. 외모나 말투를 보면 학자를 연상시키지만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통령 조세금융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외환위기 위험성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등 과단성도 있고 강단도 있다. 한번 물으면 놓지 않는다는 뜻에서 별명은 ‘불독’이다.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다. 부인 백경애(59)씨와 1남1녀. ▲충북 충주(60) ▲행정고시 12회 ▲청주고 ▲고려대 경영학과 경제학박사(건국대) ▲재무부 국제금융국장 ▲대통령 조세금융비서관 ▲세무대학장 ▲관세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한나라당 대선 중앙선거대책위 경제살리기 특위 부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 특위 부위원장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이번 개각의 하이라이트는 ‘왕비서관’으로 불리던 박영준(49)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차관급인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발탁된 것이다. 지난해 6월 이른바 권력사유화 논쟁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지 7개월 만이다. 박 신임 차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 핵심요직에 등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 정부 정책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국무총리실에 자리를 잡게 됐다.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핵심 측근인 박 신임 차장의 기용은 집권 2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가 친정체제를 구축, 강력한 국정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신임 차장은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임명장을 받지 않아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내각 곳곳에 심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총리를 모시고 심부름 역할에 충실하겠다.”고도 했다. 현 정권 실세인 박 신임 차장이 총리실에 기용됨으로써 총리실의 위상과 역할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권 출범 초 총리실의 부처간 정책 조정·통합 기능을 떼어내 청와대로 흡수했던 것을 다시 복원하는 차원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총리실이 첨병이 돼 정부 부처를 진두지휘하라는 의미”라면서 “청와대와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여권 내에서 박 신임 차장이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장관들의 감시자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신임 차장이 “내각 곳곳에 국정철학을 심겠다.”고 언급한 것도 결국 장관과 부처의 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과 코드를 같이하는지 스크린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왕(王)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이 대통령과 가까운 박 차장은 11년간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최용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 옛 교육부 폐지론자였던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이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으로 입성했다. 한국교총과 전교조 등의 비판으로 청와대에서 나온 지 약 4개월 만의 행정부 복귀다. 그는 공직에서 물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있었다. 이 기간 교육계 현안 문제에 대한 강연 등을 통해 교육계와의 인연을 계속 유지해 왔다. 국회의원에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서 현 정부 교육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터라 차관 자리가 격에 맞지 않는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으나 그는 차관 내정설을 확인하려는 언론의 전화를 받지 않을 정도로 교육계 복귀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그는 차관으로서 대입 3단계 자율화,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공개 등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을 학교현장에 정착시키는 데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전교조 한만중 전 정책실장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온 학교 교육만족을 통한 사교육비 절감이 거짓으로 판명되는 등 교육정책의 한계가 드러나 학생 학부모 모두가 힘들어하는 실정”이라면서 “이 차관 입성은 자율형 사립고 등 귀족학교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교육재앙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같은 교육계 일각의 반응에 대해 기자와의 통화에서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오해가 있었다면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교원평가나 학교정보공개 그리고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 등 교육계에서 논란이 되는 주요 정책 추진에서 속도 조절을 할지 주목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소외되고 있는 전교조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심사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연말정산 이건 놓치지 마세요] 중증환자 의료비 전액공제

    연말정산 때 놓쳐선 안 될 항목이 중증환자 치료비다. 일반 의료비와 달리 전액 소득공제된다. 근로자 본인이나 가족이 장기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기본공제 100만원에 장애인공제 200만원, 그리고 의료비 전액을 공제받을 수가 있다. 암·백혈병·치매·중풍·만성신부전증·파킨슨씨병·뇌출혈 등 장기치료가 필요한 질병은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해당된다. 중증환자는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이 아니지만 세법상으로는 장애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특히 중증환자 의료비는 당사자의 나이가 기본공제 대상에 미달하더라도 기본공제와 장애인공제를 받을 수 있다. 처부모, 시부모, 친정부모, 조부모는 물론 재혼한 부모, 이혼으로 호적등본에 올라 있지 않은 부모,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모, 양부모 모두 가능하다. 다만 장애인공제의 경우 환자의 소득금액이 100만원(연봉 700만원) 이하여야 공제가 가능하다. 물론 본인이 환자면 소득과 관계가 없다.중증환자인 형제·자매도 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따로 살아도 공제받을 수 있는 부모·자녀와 달리 형제자매는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신고자 본인과 같아야 공제를 받는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母女 가슴울리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母女 가슴울리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한 이름… ‘엄마’ 16일 오후2시 서울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연출 구태환)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에는 브라운관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배우 강부자, 전미선과 연극배우 이용이, 이서림이 더블캐스팅됐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제목 그대로 결혼한 딸과 오랜만에 만난 친정엄마의 정을 다룬다.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고향집을 떠나 서울에서 가정을 꾸린 딸 미영(전미선 분)은 어느날 바쁘다는 핑계로 평소 자주 연락도 않던 친정엄마(강부자 분)를 찾는다. 갑작스런 딸의 방문에 엄마는 반갑지만 마음이 쓰인다. 말못할 사정이 있는 듯 미영은 엄마와의 만남에도 편하지만은 않고 이런 딸의 모습에 엄마는 걱정이 앞선다. 이내 미영과 엄마는 서로에게 느끼는 서운함으로 말다툼하며 서럽게 울지만 서로의 사랑을 느끼고 부등켜 안는다. 어렵지 않은 그 한마디 “엄마 사랑해”를 하지 못했던 못난 딸과 그 딸을 낳은 일이 세상에 태어나 제일 보람있는 일이라는 친정엄마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 ‘친정엄마와 2박3일’은 특히 모녀관객들의 마음을 애절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1시간 40여분의 시간동안 진행되는 공연은 시집간 딸을 향한 친정엄마의 극진한 모정으로 여성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극본 고혜정·연출 구태환)은 1월 17일부터 3월 1일까지 서울 동국대학교 내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관객들을 찾는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kr /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5080] 세상은 변했다…고부 관계 재조명

    [5080] 세상은 변했다…고부 관계 재조명

    “둘째며느리 고것이 찜질방을 가자고 그러잖아요. 날 태워 죽이려고.” 일요일밤 방송되는 인기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할매가 뿔났다’ 코너. 할머니로 등장하는 개그맨 장동민은 등장할 때마다 둘째며느리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겨 잔뜩 화가 나 있다. 코너에는 등장하지도 않는 둘째며느리의 호의는 언제나 시어머니의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스티커 사진을 찍자고 하면 죽은 다음 영정사진으로 쓰기 위해서고, 밥을 많이 먹으라고 하면 배터져 죽게 하려는 음모가 된다. 관객도, 시청자도 시어머니의 과장된 오해에 폭소를 터뜨리지만 어쩐지 씁쓸하다. ●34년전 며느리의 애교작전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 사는 김진순(57·가명)씨는 34년 전 지금의 남편을 따라 경북 상주의 시댁을 처음 찾았다. 김씨를 처음 본 시어머니는 맘에 들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김씨의 집이 가난했던 데다 또박또박 말대답을 하는 김씨의 태도 때문이었다. 결혼 후 시어머니는 큰며느리와 사사건건 비교했고 차별대우를 했다. 큰며느리는 부엌에만 들어가도 “힘들면 쉬어라.”라고 하면서 일은 김씨에게 시켰다. 심지어 ‘이년 저년’이라는 소리도 했다. 물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 적도 없다. ‘서울댁’ 김씨가 택한 생존법은 ‘애교 작전’. 남편과 함께 거의 매주말 상주를 찾았고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불렀다. 좋게 대해주지 않는데도 이런 모습을 보이자 시어머니의 태도도 누그러졌다. 넷이나 되는 시누이들에게도 김씨는 무작정 들이댔다. 집으로 찾아가 김치를 해주기도 했다. 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시누이들은 김씨의 편이 됐다. 김씨는 “시댁 사람이 되기로 마음을 먹으니까 마음이 편해졌다.”면서 “친정 행사는 빼먹더라도 시댁 행사는 한 번도 안 간 적이 없었다.”고 했다. ●시어머니가 된 며느리 김씨는 “시어머니의 캐릭터를 그대로 인정하니 서운할 것도, 마음 상할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김씨는 남편이나 시누이들보다도 서럽게 울었다. 김씨는 “정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런 생을 겪은 김씨는 며느리를 절대 차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05년, 2008년 두 아들을 차례로 장가보낸 김씨는 시어머니의 입장이 됐다. 두 며느리는 ‘곰’과 ‘여우’라고 할 정도로 캐릭터는 정반대다. 작은며느리는 자신의 젊은 시절처럼 시부모에게 애교를 부린다. 주말이면 영화를 보러 가자며 조르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작은며느리에게 마음이 더 간다. 김씨는 “일생의 대부분을 남으로 살아온 며느리를 진심으로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면서 “30년 넘게 겪으면서도 시어머니를 잘 알지 못했는데 며느리가 생긴 이후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며느리 전성시대 전통적인 고부갈등에서 시어머니가 우위에 있었다면 이제는 아니다. 대전에 사는 강보영(60·가명) 씨는 2월 초 생일을 앞두고 요즘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울에서 올 전화를 기다린다. 2년 전 결혼한 아들 내외가 첫 생일상을 차려주겠다고 내려왔을 때 한 말실수 때문이다. 강씨가 보기에 전날 저녁부터 며느리가 준비한 미역국은 간이 맞지 않았고 잡채도 맛이 없었다. 모인 가족들에게 이 음식을 도저히 먹일 수가 없겠다는 생각에 부엌으로 들어가 직접 음식을 손봤다. 식사가 끝난 후 넌지시 요리학원이라도 다니는 게 어떻겠냐고 말을 꺼낸 게 발단이었다. 얼굴이 굳어버린 며느리는 불만 섞인 표정으로 말없이 있다 상경했다. 다음 주말 혼자 내려온 아들은 “엄마 때문에 이혼하게 생겼다.”면서 난리를 쳤다. 아들 표현대로라면 강씨는 간 큰 시어머니이자, 세상 물정 모르고 시어머니 대접 받으려는 사람이었다. 충격을 받은 강씨가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자 대부분 아들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고 여대를 다니는 딸조차 “엄마 같은 시어머니가 요즘 어디 있느냐.”며 며느리 편을 들었다. 강씨가 음식을 싸들고 서울로 올라가 며느리에게 사과했지만 한 번 서먹서먹해진 상황은 2년째 그대로다. 결혼 전에 수시로 내려와 애교를 떨던 며느리는 그 후로 명절 때를 제외하고는 전화조차 잘 하지 않는다. 어쩌다 와도 며느리와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는 것 같아 영 불편하다. 강씨는 “이제나 저제나 생일상을 다시 차려주겠다는 전화만 기다리고 있다.”면서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며느리에게 정말 잘할 수 있는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정말 후회된다.”고 말했다. ●사위에게 잘 보여야 하는 장모 서울 일원동에 사는 이은우(65·가명) 씨는 시집간 외동딸에게 남편 몰래 집을 사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젊은 시절 정치를 하느라 바빴던 남편 대신 재산을 관리했던 터라 이씨는 강남 일대에 오피스텔 빌딩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재력가다. 처음 딸이 사윗감을 데려왔을 때 이씨는 속으로 탐탁지 않았다. 특히 시댁에서 전셋집만 마련해 주는 것이 불만스러웠다. 귀하게 기른 딸을 별 볼일 없는 집에 보낸다고 주위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 같아 신경도 많이 쓰였다. 이씨는 “집을 사주고 싶었지만 상대편 집 입장도 생각해야 하는지라 일단 참았다.”면서 “나중에 아기를 낳으면 집을 옮겨주겠다고 딸에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결혼 이후 딸과 사위는 이씨에게 극진하다. 차가 고장나면 사위가 회사에 휴가를 내고 기사 역할을 할 정도다. 칠순이 넘은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 채 흐뭇해하기만 하지만 이씨는 요즘 혼란스럽다. 딸은 집에만 오면 “집값이 많이 떨어졌는데 지금 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보채고 사위는 옆에서 눈치만 살피고 있다. 가족끼리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시장 얘기로 화제가 옮겨가고 결국 딸 내외의 눈치를 보게 된다. 이씨는 “돈이 있어야 대접받는다고 해서 집 얘기를 처음 꺼냈는데, 이제는 사위가 오로지 집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집을 사주고 난 이후에 사위가 어떻게 변할지 솔직히 겁이 난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집을 보러 다니느라 바쁘다. 집을 사주지 않을 경우 지금 받고 있는 관심조차 줄어들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은퇴해서 집에 있는 남편 모르게 일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이씨는 “한번 사주는 집인데 조금이라도 더 좋은 조건을 찾는 것도 어렵고, 사돈집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면서 “이렇게라도 사위에게 대접을 받을 수 있다면 크게 아깝지는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영원한 스테디셀러 ‘고부 갈등’ 여전히 TV드라마 최고의 소재는 고부갈등이다. ‘너는 내운명’, ‘조강지처클럽’, ‘며느리 전성시대’, ‘겨울새´ 등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들에도 예외없이 고부갈등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어머니’, ‘시댁’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십만건씩 찾을 수 있다. 댓글도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달려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한다는 얘기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또 다른 세계라는 의미에서 시댁을 부르는 ‘시월드’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그러나 시어머니들은 탈출구가 없다. 인터넷에서 남의 사연을 읽고 공감하고 익명으로 마구 욕을 퍼부을 수 있는 며느리들에 비해 시어머니들은 고작해야 친구들과 며느리 흉을 보는 일이 전부다. 그나마 친구들이 며느리 자랑이라도 하면 배만 아프기 일쑤다. 송지인(55·가명)씨는 “며느리가 시댁 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다른 친구들한테 민망해서 하소연도 못하겠다.”면서 “아들한테 넌지시 얘기를 했다가 ‘바쁜 사람 왜 자꾸 부르느냐.’고 잔소리만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당하는 며느리가 줄어들면서 시어머니가 약자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노인의 전화 관계자는 “며느리나 사위가 절대 강자인 집안도 쉽게 찾을 수 있다.”면서 “며느리나 사위와의 관계 설정에 실패하는 경우 나이 든 시부모나 장인 장모가 상처를 받고 전화를 거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서는 ‘선진국형 가족갈등’으로 평가되는 역고부갈등(사위와 처가식구간의 갈등)이나 시아버지와 며느리 간의 갈등도 많아지고 있다. ‘좋은 가정 만들기’, ‘생명의 전화’ 등 상담소들에 따르면 걸려오는 가족갈등 상담 중 역고부갈등이나 시아버지와 며느리간의 문제가 절반을 넘을 정도다. 이처럼 갈등이 다양해진 배경에는 며느리들의 사회 진출이나 육아로 인한 처가살이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신혼부부들의 결혼 당시 경제 지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처가에서의 지원(18%)이 시댁 지원(1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박건형 류지영 정현용기자 kitsch@seoul.co.kr
  • [16일 TV하이라이트]

    ●낭독의 발견(KBS1 밤 12시) ‘괴물’로 스크린 1000만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영화 ‘더 게임’에서는 40여년 연기 인생 첫 주연을 맡기도 했다. 오롯이 걸은 연기자 한 길, 아직도 하고 싶은 역할이 너무 많다며 눈을 반짝이는 배우 변희봉이 낭독무대에 오른다. 시를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는 그가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을 낭독한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고아인 은애는 혼인신고도 채 올리기 전에 남편 태섭이 사망하고 은애는 시어머니를 친정 엄마처럼 따르고 산다. 그런 은애가 안타깝기만 한 시어머니 문숙은 “내 죽기 전 소원이니까 재혼해라.”며 선을 보게 하고, 재혼까지 시킨다. 한편 남편은 문숙이 은애의 친정 엄마인 줄로만 알고 있는데…. ●오늘밤만 재워줘(MBC 오후 11시45분) 예고 없이 스타의 집을 습격한 4명의 아줌마들. 오늘도 예고 없이 스타의 집을 찾아간다! 아줌마들이 찾은 이번 주 스타는 감칠맛 나는 연기로 주목받는 영화배우 정운택. 연기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정운택의 싱글하우스가 최초공개되고, 가난으로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SBS 오후 7시20분) 미자는 하늘을 데리고 뷰티숍으로 들어서고, 이를 본 은재는 얼른 몸을 숨겨서 둘의 모습을 보다가 눈물을 글썽인다. 한편 민여사는 자신을 찾아온 미자에게 왜 연락도 없이 이곳으로 왔느냐며 당황해 하고, 미자는 지난번 옷과 남산구경에 대한 감사 표시라며 구두 티켓을 건넨다. ●명의(EBS 오후 9시50분) 뇌동맥류는 머릿속에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가 예고 없이 갑자기 터져 신경 장애나 언어장애, 돌연사를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요즘 같은 추운 겨울, 더욱 늘어나는 뇌동맥류 환자. 뇌동맥류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뇌동맥류의 예방법과 치료법을 신경외과 전문의 허승곤 교수를 통해 들어본다. ●주말ⓝ(YTN 오후 8시35분) 경기도 포천의 동장군 축제. 토끼몰이, 얼음낚시, 팽이치기, 전통 눈썰매 등 신나는 겨울 놀이가 가득하고, 즉석에서 즐기는 송어회와 추억의 양은 도시락까지, 겨울이 반갑고 추위가 즐거워지는 현장을 보여 준다. 아쿠아 피트니스, 아쿠아 태권도, 아쿠아 댄스 등 물 속에서의 상상초월 운동 열전을 소개한다.
  • [엄마와 읽는 동화] 엄마 마중/조대현

    [엄마와 읽는 동화] 엄마 마중/조대현

    서울신문은 대표적인 동화작가들이 참여하는 ‘엄마와 읽는 동화’를 매주 한 차례 싣습니다. 우울하거나 충격적인 소식이 넘쳐나는 요즘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발표지면이 부족한 동화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울 것입니다. 나아가 시대정신을 갖춘 어린이용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함으로써 문화산업 발전에도 작은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 아빠 엄마는 요즘 늘 찌푸린 얼굴입니다. 엄마는 아빠가 회사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들어앉아 있는 게 싫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자꾸 짜증을 냅니다. 그러면 아빠도 얼굴이 벌게져서, “내가 무슨 돈 벌어 오는 기계냐.”고 화를 내면서 책이나 옷 같은 물건을 마구 내던집니다. 그래서 큰 싸움이 벌어지곤 합니다. 오늘도 건우가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마루에 책과 방석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아빠 엄마가 또 싸우신 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엄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건우가 흐트러진 물건을 치우며 엄마 어디 가셨느냐고 물었지만 아빠는 아무 대꾸도 않고 베란다에 나가 담배만 퍽퍽 피워댔습니다. 한참 뒤, 건우가 방에 들어가 숙제를 하고 있는데 아빠가 문을 똑똑 두드리고 들어왔습니다. “건우 뭐하니?” 아까보다 화가 훨씬 가라앉은 목소리입니다. “숙제하는데요.” “나하고 얘기 좀 할까?” 아빠는 건우 보기가 멋쩍은지 뒤통수를 긁으며 옆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건우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아빠가 너한테 늘 화내는 꼴을 보여서 미안하다.” 가만히 보니 아빠의 눈가에는 울고 난 사람같이 물기가 어려 있었습니다. 건우는 어쩐지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아빠의 손을 마주잡고 말했습니다. “아빠, 엄마하고 자꾸 싸우지 마세요. 엄마가 뭐라고 해도 아빠가 참으세요.” “글쎄, 나도 참으려고 애를 쓰는데 그게 잘 안되는구나. 나도 속이 상해 죽겠는데 엄마가 자꾸 나를 몰아세우기만 하니…….” “그래도 아빠가 참으세요. 아빠가 다시 직장에 나가시게 되면 엄마도 안 그러실 거예요.” “그래. 알았다. 너도 아빠를 이해해 다오.” 아빠는 그러면서 건우의 손을 꼭 쥐어주었습니다. 그러자 아빠와 전보다 더 친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정말로 큰일이 일어났습니다. 저녁 먹을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은 것입니다. 아빠도 당황했는지 아파트 창밖 한번 내다보고 시계 한번 쳐다보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입니다. 건우가 외가댁에 전화를 걸어본다고 해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띠리리릭…….’ 외할머니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이구, 건우야. 왜들 그러는지……. 저녁은 먹었느냐?” “아니요. 그런데 우리 엄마 거기 계셔요?” “오냐. 바꿔 주마.” 조금 있다가 엄마가 차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왜 전화 걸었니?” “엄마, 왜 안 오세요? 빨리 오세요.” 그러나 엄마는 그 말에는 대꾸도 않고, 엄마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밥통에 밥 남은 것 있고, 냉장고에 반찬과 국 끓여 놓은 것 있으니 찾아 먹어.” 그날 밤 건우와 아빠는 처음으로 국도 데우고 상도 차려 저녁밥을 먹었습니다. 설거지도 아빠가 했습니다. 평소에 먹던 것과 같은 밥이고 반찬인데도 엄마의 손길이 가지 않은 밥상은 무엇이 빠진 듯 허전하고, 그래서 같은 음식인데도 맛이 없었습니다. 이튿날 아침도 건우와 아빠 단 둘이 남은 밥을 데워 먹고 아빠는 집에, 건우는 학교로 갔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학원까지 다녀왔는데 그때까지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아빠 혼자 베란다에서 마른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엄마 아직도 안 오셨어요?” 건우가 물었지만 아빠는 고개만 끄덕끄덕하고 곧 주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엄마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아빠가 대신 저녁밥을 지으려는 모양이었습니다. 두 팔을 걷고 싱크대 앞에서 서투르게 쌀을 씻는 아빠의 뒷모습이 퍽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건우도 주방으로 들어가 아빠를 도왔습니다. 건우와 아빠가 이렇게 저녁 준비를 하느라고 부산을 떨고 있는데 현관문이 딸가닥 열리더니 마침내 엄마가 돌아왔습니다. 건우는 너무나 반가워 한달음에 달려가 엄마 치마폭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건우를 따듯이 안아주기보다 아빠에게 먼저 차갑게 쏘아붙였습니다. “나 당신 보고 싶어서 온 거 아니에요. 애 밥 굶길까봐 온 거지.” 아빠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곧 옷을 갈아입고 주방에 들어가 아빠를 밀쳐내고 저녁밥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따로 차린 것 없이 늘 먹던 밥과 반찬인데도 엄마가 차려낸 밥상은 아빠와 단 둘이 먹던 밥상과 맛과 느낌이 달랐습니다. 어딘지 정갈하고 따뜻하게 잡아끄는 맛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건우는 이때 처음으로 엄마의 손길에는 음식을 맛있게 하는 마술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건우나 아빠와 밥상을 같이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건우와 아빠가 밥을 먹는 동안 엄마는 거실에 나가 TV를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식사가 거의 끝날 때쯤 다시 식탁 앞으로 와 아빠에게 선언하듯이 말했습니다. “나 내일부터 친정 부근에 있는 식당에 나가 일하기로 했으니 그런 줄 알아요.” 아빠가 무슨 소리냐는 듯 뻔히 쳐다보았지만 엄마는 앞뒤 설명도 없이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당신이 놀고 있으니 나라도 나가 애 학원비라도 벌어야지, 통장만 까먹고 있을 순 없잖아요.” “엄마가 식당에 나가 무슨 일을 하는데요?” 이번에는 건우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긴. 아무 재주도 없는 내가 나물 다듬고 설거지하고, 그런 일밖에 더 하겠니.” 엄마는 그러면서 서둘러 상을 치우고 안방에 들어가 손잡이 문을 딸가닥 채웠습니다. 안방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된 아빠는 그날 밤 건우의 방에서 건우와 한 이불을 덮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밤이 깊어가는데도 아빠는 잠이 안 오는지 자꾸 몸을 뒤치락거렸습니다. 건우도 잠이 오지 않아 아빠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아빠. 엄마가 정말 음식점에 나가실 건가요?” “글쎄, 모르겠다. 두고 봐야지.” “엄마가 그런 데 나가 어떻게 일하시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건우의 걱정스러운 말에 아빠는 한참 있다가 힘없이 중얼거렸습니다. “모두 내 탓이다. 내가 제 구실을 못해서 엄마와 너까지 고생을 시키는구나.” “아빠. 힘내세요. 회사가 잘되면 다시 아빠를 부른다고 했다면서요?” “그래. 조금 더 기다려 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아빠도 나가서 새 일자리를 찾아볼 생각이다. 그러니 아무 걱정 말고 너는 열심히 공부나 해. 알았지?” “예.” “자, 그만 자자.” “예. 아빠도 주무세요.” 그러나 건우가 잠들 때까지도 아빠는 계속 뒤치락거렸습니다. 이튿날부터 엄마는 정말 식당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식당은 집에서 버스로 열 정거장도 넘는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나가서 점심, 저녁 찬거리 준비하자면 아침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가는 건우와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첫날, 밤 11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온 엄마는 오자마자 소파에 쓰러져 코를 골며 잠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안 하던 일을 하니까 피곤하신 모양입니다. 그런 엄마의 몸 위에 아빠가 담요를 덮어드렸습니다. 이튿날, 또 그 이튿날도 엄마는 아침에 나갔다 자정 가까이 돼서야 돌아왔습니다. 저녁 손님들 보내고 식당 청소까지 마치면 늘 그 시간이나 돼야 집에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날은 아침부터 간간이 눈발이 날렸습니다. 그러다가 낮부터는 함박눈으로 변하여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습니다. 밤이 되자 TV에는 눈길에 미끄러져 다치는 사람과 자동차 사고가 연달이 나왔습니다. 엄마가 돌아올 시간까지도 눈은 계속 내렸습니다. TV를 지켜보던 아빠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우산이라도 가지고 나가 봐야 할 것 같구나.” “제가 나갈게요.” 건우는 비올 때 쓰는 큰 우산을 펼쳐들고 아파트를 나섰습니다. 그리고 눈길을 터벅터벅 걸어 큰길 건너 개천 다리 위에 가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엄마가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자면 꼭 건너야 하는 길목입니다. 우산 위에 쌓이는 눈을 몇번이나 털어냈을 때에야 엄마가 저쪽 다리 끝에 나타났습니다. 엄마는 머리에 스카프를 쓰고 목을 잔뜩 웅크린 채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엄마!” 건우가 우산을 들고 뛰어가자 엄마는 깜짝 놀라 눈을 둥그렇게 떴습니다. “아니, 왜 나왔니? 감기 들면 어떡하려고.” “괜찮아요. 엄마가 우리를 위해 고생하시는데 이런 날 마중 나오는 건 당연하죠.” 건우의 능청스러운 농담에 엄마는 오랜만에 빙긋 웃으며 우산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에그, 우리 아들 이제 다 컸네.” 건우와 엄마가 집 앞에 와 보니 아빠도 걱정이 되셨는지 아파트 입구에 나와 서 있었습니다. 아빠를 본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건우 귀에 대고 조그만 소리로 말했습니다. “건우야. 우리 개천가에 나가 산책하다 들어오지 않을래? 눈도 오는데.” 건우는 아빠에게 미안했지만 모처럼 좋아진 엄마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지요, 뭐.”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발목까지 쌓인 개천가 눈길은 건우와 엄마가 밟을 때마다 뽀드득뽀드득 소리를 냈습니다. 한참 말없이 걷는 엄마에게 건우가 먼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 아직도 아빠를 미워하세요?” 엄마는 웬 생뚱맞은 소리냐는 듯 말을 피하려고 했습니다. “얜, 미워하긴 뭘 미워한다고 그러니.” “아빠 미워하지 마세요. 아빠도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새 일자리도 알아본다고 하셨어요. 엄마도 그때까지만 참으세요.” “어휴, 그래 알았네, 알았어. 아들. 가재는 게 편이라더니, 아빠 역성들기는.” 엄마는 그러면서도 건우가 밉지 않은 듯 어깨를 폭 감싸 안았습니다. 그런데 한참 걷다 보니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힐끗 뒤를 돌아보니 아빠가 저만치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어둠 속에 구부정한 모습이 틀림없는 아빠였습니다. 엄마도 아빠를 발견하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어유, 옷 버리는데 우산도 안 쓰고 무슨 청승이람. 빨리 와 같이 우산을 쓰든지.” 그 말에 힘을 얻어 건우가 소리쳤습니다. “아빠, 이리 와 우산 쓰세요.” 아빠는 기다렸다는 듯이 큰 소리로 대답하며 뛰어왔습니다. “어, 그래.” 하얀 우산 밑에 나란히 찍혀 나가는 세 사람의 발자국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의 말 한겨울에 몰아닥친 경제한파는 이 땅의 수많은 가장을 거리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한 사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고, 그보다 더 많은 가정과 가족들에게 불화의 어두운 그림자를 짐 지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가족 간에 서로를 배려하고 아픔을 보듬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고난을 이기고 웃음꽃 피는 내일을 기약하는 지혜이기도 합니다. ●약력 ▲강원도 횡성에서 남 ▲서라벌예술대와 단국대서 문학을 공부함 ▲196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영이의 꿈’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소리를 먹는 나팔’, ‘할머니의 손바닥 주소’, ‘자물쇠가 많은 집 아저씨’ 등 40여권 동화집을 냄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장을 지냄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