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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양회장 직할 포스코 닻 올렸다

    정준양회장 직할 포스코 닻 올렸다

    정준양 회장 직할 체제의 ‘포스코호’가 본격 닻을 올렸다. 포스코의 경영진이 절반 이상 교체되면서 정 회장의 친정체제가 사실상 구축됐다. 1년 전 갑작스러운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포스코 회장직에 취임했던 정 회장이 앞으로 고유의 경영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 포스코는 5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박한용 포스코 ICT 사장과 오창관 마케팅부문장, 김진일 포항제철소장 등 3명을 신임 등기이사 후보로 선정했다. 윤석만 포스코건설 회장과 이동희 포스코 재무투자부문장(사장) 및 허남석 생산부문장(부사장), 정길수 스테인리스 부문장(부사장) 등 4명의 등기이사는 이달 말 퇴진한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출신인 제프리 존스 사외이사도 물러난다. 기존 경영진 가운데 정 회장과 지난해 선임된 최종태 경영지원부문장만 남게 됐다. 이번 이사진의 특징은 출자사의 순환인사가 반영된 점과 정 회장의 리더십 강화로 모아진다. 새 이사진의 연령이 다소 젊어지면서 정 회장 주도의 경영 혁신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이사 후보가 모두 포스코의 혁신을 강조한 이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과 이동희 사장 등 기존 이사진이 정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포스코에 입사했기 때문에 정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물러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 회장 2기 체제는 아무래도 글로벌 포스코를 향한 경영혁신과 개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용 후보는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포스코에 입사했다. 홍보실장과 마케팅, 인력자원실 등을 거쳤다. 오창관 후보는 한양대 자원학과 출신으로 PI(프로세스 이노베이션)실장과 포항제철소장을 지냈다. 김진일 후보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혁신전략 담당 상무와 베트남 프로젝트추진반 담당 전무를 역임했다. 포스코는 사내 상임이사를 6명에서 5명으로, 사외이사를 9명에서 8명으로 1명씩 줄였다. 전체 이사는 15명에서 13명으로 줄였다. 포스코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날 이사회 결정사항을 최종 의결한다. 포스코는 이사진 교체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외 사업부문을 강화하고, 일부 팀제로 운영되는 조직을 그룹 형태로 묶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이달 안에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정겨워라! 시누이·올케

    정겨워라! 시누이·올케

    올케를 위해 선뜻 자신의 건강한 간(肝) 조직을 제공하겠다는 시누이와 시누이의 고통을 생각해 간 이식을 거부하는 올케.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옛 속담을 무색하게 할 만큼 따뜻한 가족의 사연이 입춘 한파를 녹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50대 중반 주인공은 충북 음성에 사는 시누이 장희균(57)씨와 부산에 사는 올케 박정자(56)씨. 박씨는 지난해 9월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간암과 간경화로 인해 생명이 위험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간이식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지만, 박씨의 남편과 아들은 모두 혈액형이 A형이어서 O형인 박씨에게 간 조직을 이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수소문 끝에 박씨의 친정 조카가 이식 상대로 적합한 것으로 나왔지만, 간의 크기가 생각보다 작아 단독 이식은 어렵다는 절망적인 진단이 내려졌다. 음성에서 농사를 짓던 시누이 장씨는 지난해 11월 눈물로 지새우는 박씨를 위해 몰래 간 기증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놀라웠다. 50대 중반의 장씨 간은 20대의 간처럼 건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씨는 “오른쪽 간의 60%를 기증하겠다.”며 박씨에게 기쁜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박씨는 간 조직 기증을 한사코 거부했다. 시누이에게 이식 수술로 인한 고통을 주기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자 장씨가 “조직 이식 수술 후 2주면 크기가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괜찮다.”며 되레 환자를 설득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달 1일에는 박씨의 남편을 비롯한 장씨 형제 5남매도 신년 가족모임을 열어 박씨 설득에 동참했다. 장씨의 아들과 딸도 “엄마가 외숙모에게 간 기증하는 것에 찬성한다.”며 적극 응원했다. ●“시누이 김장은 앞으로 내가 해줘야지” 오랜 설득 끝에 고집을 꺾은 박씨와 간 조직 기증에 나선 장씨는 지난달 21일 나란히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대에 올랐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 교수팀의 집도로 시작된 수술은 12시간이 걸렸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박씨는 간 조직 이식수술을 마친 뒤 깨어나 “간도 받았는데 시누이 김장은 앞으로 내가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장씨과 함께 웃었다고 한다. 간 조직을 기증한 장씨는 회복이 빨라 지난 2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수술을 맡은 이승규 교수는 “지금껏 2000건 이상의 간 이식 수술을 해 왔지만,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시누이가 올케를 위해 자신의 간을 기증한 사례는 없었다.”며 “깨어나자마자 서로의 건강부터 묻는 등 정이 듬뿍 묻어났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속편·리메이크 제작 봇물…같은 뿌리 다른 느낌

    속편·리메이크 제작 봇물…같은 뿌리 다른 느낌

    올해 국내 영화계의 특징적 흐름 가운데 하나는 속편 및 리메이크 제작 붐이다. 지난해 속편 영화가 ‘구세주2’, ‘여고괴담5’ 두 편에 그쳤고, 리메이크는 한 편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국내 영화계가 산업화되고 있는 긍정적 신호라는 의견과, 속편 혹은 원작의 명성에 안이하게 편승하려는 기류라는 비판이 엇갈린다. 전편보다 나은 진정한 속편을 위해서는 새로운 창작의지와 갑절의 노력이 곁들여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유2, 하녀, 만추, 영웅본색…추억의 영화 다시 스크린으로 1999년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관객 256만명을 동원하며 코미디 영화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던 김상진 감독은 약 10년 만에 ‘주유소 습격사건2’를 내놨다. 백동훈 감독의 ‘식객-김치전쟁’은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두 번째 영화. 2007년 첫 번째 작품이 303만명을 동원했고, 이듬해에는 드라마로 변신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일주일 차이로 개봉한 두 작품 모두 전편 흥행에 미치지 못 했지만, 박스오피스 5위권에 진입하며 선전하고 있다. 개와 사람의 우정을 훈훈하게 다룬 2006년 개봉작 ‘마음이’도 속편(감독 이정철)이 곧 개봉된다. ‘마음이2’는 어느새 엄마가 된 마음이가 어리바리한 악당에게 납치된 막내 강아지 장군이를 구출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고사’(2008), ‘넘버3’(1997), ‘각설탕’, ‘미녀는 괴로워’, ‘괴물’, ‘타짜’(이상 2006) 등도 속편 제작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고전영화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는 리메이크 작업이 한창이다. 아내가 친정에 간 사이 하녀와 관계를 가진 남자가 파멸에 이른다는 내용의 스릴러다. ‘바람난 가족’(2003)의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전도연, 이정재, 서우, 윤여정 등이 캐스팅됐으며 지난달 초 촬영을 시작했다. 이만희 감독의 걸작 ‘만추’(1966)는 벌써 네 번째 리메이크 작업에 들어갔다. ‘가족의 탄생’(2006)을 만든 김태용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류스타 현빈과 중국 스타 탕웨이가 주연이다.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모범수로 특별 휴가를 받아 감옥에서 잠깐 나온 여자와 도주 중인 젊은 남자의 우연한 만남과 사랑을 그린 ‘만추’는 1972년 사이토 고이치 일본 감독이 ‘약속’으로, 1975년 김기영 감독이 ‘육체의 약속’으로, 1981년 김수용 감독이 ‘만추’로 각각 다시 만들었다. 1980년대 중반 홍콩 누아르 열풍을 일으켰던 ‘영웅본색’(1986)도 국내에서 새로 제작된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을 찍었던 송해성 감독이 연출하는 리메이크작에는 송승헌, 주진모, 김강우, 조한선이 출연한다. 지난달 말 태국에서 촬영에 돌입했다. ●“창의력 뒷받침 안되면 영화발전 저해” 최근 2~3년 사이 경기 불황으로 영화 투자가 위축된 탓에 조금 더 안전한 흥행을 담보하려는 차원에서 속편과 리메이크 제작 기획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속편이나 리메이크작은 어느 정도 성공한 원작이 있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많고, 인지도가 있어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차승재 한국영화제작자협회장은 “최근 영화계에 비관론이 많아 제작자들이 긴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 보니 프랜차이즈물을 많이 기획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영화마케팅사 이노기획의 김성은 대표는 “속편이나 리메이크가 많이 이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는 방증이며 한국 영화에 연륜이 쌓여 간다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프랜차이즈가 많을수록 좋은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창의력이 부족한 영화들이 계속 나오게 되면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도 “전편의 인기에 묻어가려는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재해석, 새로운 창작이 있어야 아류가 아닌 진정한 속편이 나올 수 있고 프랜차이즈 시장이 정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도 속편 개봉 잇따라 한편 프랜차이즈의 천국인 미국 할리우드도 속편들을 속속 선보인다. 마지막 해리포터 시리즈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인 ‘트와일라잇 사가-이클립스’가 찾아온다. ‘토이 스토리3’, ‘월스트리트2’, ‘트론-레거시’는 전작에 이어 각각 10~20년 만에 나오는 후속편이다.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아이언맨2’, 슈렉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슈렉 포에버 애프터’도 기대를 모은다. ‘크래시 오브 타이탄스’, ‘나이트매어 온 엘름 스트리트’, ‘에이-팀’, ‘가라데 키드’, ‘레드 던’ 등 1980년대 인기 영화와 드라마도 리메이크된다. 홍지민 이경원기자 icarus@seoul.co.kr
  • MB 스위스방문 동행 鄭대표 귀국 보따리는

    MB 스위스방문 동행 鄭대표 귀국 보따리는

    다보스 포럼 참석 등을 위해 스위스를 방문한 뒤 31일 돌아온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의 귀국 보따리가 눈길을 끈다. 당 안팎에선 2월 임시국회 개회에 맞춰 ‘정몽준호(號)’가 체제 강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핵심은 당직개편이다. 이르면 이번주 내에 단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한동안 진통을 겪던 사무총장 인선도 포함될 전망이다. 후임으로는 3선인 정병국 의원이 유력하다. 일찌감치 교체가 예정된 여성 대변인에는 검사 출신인 정미경 의원이 꼽힌다. 인재영입위원장에는 안경률 의원이 거론된다. 정 대표는 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표 직속의 지방선거기획단을 꾸리고, 단장으로 재선 이상의 중량감 있는 인사를 임명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선거와 관련된 내용을 대표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제여서, 정 대표에게는 힘이 실릴 수 있는 모양새다. 당 사무처 인사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외국민 투표를 원활하게 관리하기 위해 재외 국민국·청년국·직능국이 신설된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스위스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세종시를 비롯한 주요 현안에 관한 의견을 나눴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으로 드러날 정 대표의 구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부고] 권종락 전 외교부 1차관 별세

    [부고] 권종락 전 외교부 1차관 별세

    권종락 전 외교통상부 제1차관이 2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61세. 권 전 차관은 1972년 외무고시 5회로 외무부에 입부, 통상정책과장, 주유엔 대표부 참사관, 미국 공사참사관을 거쳐 청와대 외교비서관, 북미국장, 주 케냐대사, 주아일랜드대사 등을 역임했다. 2007년 외교부에서 은퇴한 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외교보좌역을 맡았고 2008년 이 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부 제1차관으로 발탁, 친정으로 복귀했다가 지난해 11월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났다. 유족으로는 부인 남연희(56)씨와 아들 지훈(30·씨티글로벌마켓증권 부장), 딸 지영(28)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30일이다. (02)3410-3151∼3.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슈 Q&A] 수치여사 가택연금중단 새달판결

    미얀마 대법원이 다음달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가택연금 지속 여부를 판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자 군사정부에 맞서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 야당인 민족민주동맹(NLD) 지도자인 수치 여사는 지난 20년 동안 14년가량 가택연금으로 지내야 했으며 지난해 또다시 가택연금 18개월에 처해졌다. 군사정부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총선을 치르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라 수치 여사의 근황은 국제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수차례 미얀마를 잠입취재했던 프리랜서 언론인 이유경씨로부터 미얀마 정세를 들어 본다. Q:새달 수치여사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나. A:회의적 군사정부가 선거 직전까지 온갖 이유로 가택 연금을 연장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가택연금 기간을 모두 채우고 연말에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 가택연금에서 당장 풀려나더라도 큰 변수가 되긴 힘들다. 당을 수습해 선거를 준비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군사정부도 이 점을 십분 활용하려 한다. Q:미얀마 정부는 왜 총선 카드를 꺼냈나. A:군부독재에서 민간독재로 대다수 전문가들이 올해 총선을 또 다른 사기극으로 예상한다. 이번 총선은 2003년 군부가 내놓은 7단계 일정표의 다섯 번째 단계다. 일회용 카드가 아니다. 군부가 꾸준히 육성해온 친정부 관변단체들이 총선 참여를 위해 정당선언을 할 예정이다. 총선을 통해 미얀마는 군사독재에서 민간인을 내세운 ‘친군부 간접독재’로 변신할 것이다. Q:미얀마 정부는 총선 준비 어떻게? A:감시와 몽둥이 내부 통제가 더욱더 극심해지고 있다. 지난 7일 정부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육군 장교와 외교부 직원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 2007년 9월 민주화시위 당시 익명의 시민기자로 활동했던 라라윈(26)도 최근 20년형을 선고받았다. Q:총선에서 야당은 선전할 수 있을까. A:회의적 1990년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는 전체 495석 중 39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번에는 힘들다. NLD는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현재 NLD 중앙위원 11명 가운데 6명이 지팡이에 의존하는 80~90대다. 젊은 당원들의 불만과 반발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수치 여사도 내부 개혁을 요구했지만 별로 안 먹히는 분위기다. Q:국제사회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A:립 서비스 미얀마는 천연가스, 루비, 비취 등 세계적인 지하자원을 갖고 있다. 때문에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결의는 언제나 ‘립 서비스’로 끝난다. 아세안(ASEAN)은 ‘회원국 내정 불간섭’ 원칙을 이유로 수십년 동안 미얀마 상황을 모른 체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제각각 與사법개혁

    한나라당이 연일 ‘사법제도 개혁’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가장 전면에 나선 안상수 원내대표와 이주영 당 사법제도개선특위 위원장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검사 출신인 안 원내대표와 판사 출신인 이 위원장의 미묘한 시각차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당내 법조인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 사법제도개선특위를 꾸렸다.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낸 장윤석 의원이 간사를 맡았고, 검사 출신 이한성·주광덕·주성영 의원, 판사 출신 홍일표·여상규 의원, 변호사 출신 손범규·이두아 의원 등이 포함됐다. 안 원내대표는 이와는 별도로 사법부를 향해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특위가 첫 회의를 가진 지난 20일 안 원내대표는 “좌편향·불공정 사법사태를 초래한 이용훈 대법원장은 입장을 밝히고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면서 “우리법연구회 등 법관의 이념적 서클은 반드시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법원장의 책임을 묻기 위해 사퇴까지 추진하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될 만큼 강도가 셌다. 이에 특위 소속의 한 의원은 “6년 동안 법관, 판사 등의 임명권 및 사법행정권을 지니는 대법원장의 권한이 문제”라면서 “입법과정을 통해 고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은 “사퇴를 운운하는 것은 아직 성급하지만,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법원장이 직접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대법원장이 직접 나서서 우리법연구회를 해체하겠다고 하는 등 답을 내놓는 것이 책임의 의미”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특위의 한 관계자는 “당에서는 전체적인 사법개혁을 주장하는데, 이 위원장은 우리법연구회 해체로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여당에서 법원내 사조직 해체에만 목을 매는 것 같아 여론이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우려다. 이 위원장이 ‘친정’인 법원을 향해 전방위로 칼끝을 겨냥해야 하는 것에 심적인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조선궁궐 어육장 3代 이어 지켜내

    조선궁궐 어육장 3代 이어 지켜내

    전통식품의 최고수 격인 ‘식품 명인’들이 탄생했다. 전통식품 한 우물을 20년 이상 팠거나 대를 이어 계승 및 발전시켜 온 장인에게 주어지는 명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6일 3대에 걸쳐 어육장(漁肉醬)을 발전시켜 온 권기옥(78·상촌식품 회장)씨 등 4명을 식품 명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어육장이란 조선시대 궁궐에서 담그던 전통 된장·간장을 말한다. 된장을 담글 때 쇠고기와 닭고기, 꿩고기, 도미·조기·병어·민어 등 흰살생선을 꾸덕꾸덕 말려 넣는다. 고기와 생선이 자연스럽게 배어 맛과 향이 보통 된장·간장과는 전혀 다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서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고기를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권씨의 어육장 솜씨는 친정어머니의 큰어머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친정어머니인 백경신(1989년 작고)씨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결혼하기 전까지 큰아버지 집에서 자랐다. 백씨의 큰어머니 이옥희씨는 조선 왕실 임영대군파의 17대손 이종화씨의 큰딸이었다. 이씨는 집안과 왕래가 있던 흥선대원군의 주선으로 결혼했다. 덕분에 궁중에서 전수되던 어육장 제조법을 오롯이 익힐 수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어육장 담그는 법을 익힌 권씨는 1995년에 식품회사를 설립해 장류 제조업에 나섰다. 덕분에 명맥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던 어육장은 다시 빛을 보게 됐다. 며느리인 서은미(49)씨도 1990년 시집온 뒤 시어머니의 솜씨를 전수받았고, 현재 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조카딸에서 딸로, 다시 며느리까지 4대째 어육장의 맛을 지켜낸 셈이다. 1㎏짜리 어육장은 홈쇼핑과 백화점 등에서 10만원에 팔릴 만큼 고부가가치 상품이 됐다. 직원은 30명 남짓, 연매출은 10억원을 웃돈다. 서씨는 “어머니가 소식을 전해 듣고 무척 기뻐하셨다.”면서 “어육장의 맥을 이어가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게 사업을 시작한 목적이었는데 꿈을 이루셨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시대 왕실 진상품이던 ‘계룡백일주’의 전수자인 이성우(50)씨도 명인에 뽑혔다. 이씨는 1994년 명인으로 뽑힌 어머니 지복남(2009년 작고)씨의 뒤를 이었다. 1962년부터 순창고추장을 산업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문옥례(80·여)씨와 전통 포기김치 기능보유자인 유정임(55·여)씨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살맛’, 인식-옥봉 ‘황혼전쟁’ 돌입

    ‘살맛’, 인식-옥봉 ‘황혼전쟁’ 돌입

    인식(임채무 분)에 대한 옥봉(박정수 분)의 반격으로 인식과 옥봉이 본격적인 황혼전쟁에 돌입했다. 26일 방송된 MBC ‘살맛납니다’ 에선 옥봉의 입원이 자신을 길들이기 위한 가족들의 작전이었음을 알게 된 인식이 민수(김유미 역)에게 친정으로 돌아가라며 불호령을 내렸다. 민수가 옥봉을 감기몸살로 몰아 입원시켰다고 여긴 것. 이에 질세라 옥봉은 “내가 나갈게요!” 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인식에게 자신은 아픈 환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식은 “환자가 노래방에서 길길이 악쓰면서 미친 듯이 놀아? 꾀병 좀 그만 부리라.” 며 맞대응했고 옥봉은 “화병이래요. 당신 때문에 생긴 화병” 이라고 조용히 말하곤 집을 나섰다. 옥봉은 처음으로 가슴이 뻥 뚫리는 쾌감을 맛보았다. 그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인식의 눈치만 봐왔던 것. 이 때문에 속병이 나 심장이 옥죄는 느낌을 받았으며 만성 두통에 시달렸었다. 한편 시청자들은 “옥봉의 선전포고에 가슴이 다 후련했다.” “옥봉의 지혜로운 반격을 기대한다.” “인식이 마누라 귀한 줄 아는 남편으로 바뀌길 기대한다.” 는 등 향후 극 전개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사진 = MBC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고위공무원 인사 전망…국토부 1급 8명중 4명 옷 벗어

    고위공무원 인사 전망…국토부 1급 8명중 4명 옷 벗어

    지금 정부 부처는 개각과 고위직 인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윤곽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1일 “이번처럼 향후 인사 향배를 추측하기가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각료들의 지방선거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거론되는 인사들은 대부분 부인하고 있지만, 막상 지방선거에 차출될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전재희 복지부장관 불출마 우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남지사 출마설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학교수(서울대)를 거쳐 국회의원 출신인 이 장관이 경남지사에 왜 출마하겠느냐는 분석이다. 이 장관이 출마 등 다른 부처로 움직이지 않으면 차관자리 2곳도 인사요인이 별로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롱런’ 가능성도 점친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6월 지방선거 출마설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하지만 정 장관은 지방선거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유임되면 권도엽 차관도 유임이 유력시된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출마설도 흘러나온다. 서울이나 경기권 단체장 출마를 위해 장관직에서 물러날 경우 차관과 함께 실·국장 인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치권이나 복지부 내부 분위기는 불출마 전망이 우세하다. 황준기 여성부 차관은 성남시장 출마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부 차관이 그동안 타 부서와의 업무조정과 예산 등의 문제로 보통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나 행안부 출신 또는 청와대에서 왔다는 점에서 인사 적체에 시달리는 부서에 숨통을 틀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행안부 차관급인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도 경북지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최민호 소청심사위원장의 충남지사 출마설도 간간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1급 실장들의 거취가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허경욱 차관은 국무총리실장설 허경욱 기재부 제1차관과 이용걸 제2차관은 청와대 등으로 이동설이 나돈다. 허 차관은 국무총리실장설도 돈다. 국무총리실은 세종시기획단장을 맡았던 조원동 사무차장(차관급)의 이동이 점쳐진다. 친정인 기재부로 돌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세종시 문제가 6월까지 장기화될 조짐이 있어 실무 핵심자인 조 사무차장을 보내는 데 총리실은 부담스러워 한다. 후임에는 육동한 국정운영1실장, 김호원 국정운영2실장, 김석민 사회통합정책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석연 법제처장 교체 유력시 허 차관 외에 임채민 지식경제1·신재민 문화체육관광1·이병욱 환경·정종수 노동·홍양호 통일부 차관 등의 교체설이 나돈다. 홍 차관이 교체될 경우에는 박찬봉 한나라당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정문헌 청와대 통일 비서관,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2년간 호흡을 맞춰온 이석연 법제처장(차관급)은 교체가 유력시된다. 국무총리실,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등은 지난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 국무총리실은 정무실장이 남아 있다. 정무실장은 세종시에 관한 당·정·청 역할을 조율하는 자리다. 내부 인사로 김희락 정무기획비서관, 김성완 정보관리비서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한나라당 등 외부에서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기재부는 그동안 공석이었던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에 구본진 정책조정국장으로 가닥이 잡혔고 방위사업청 차장에는 권오봉 재정정책국장이 낙점됐다. 현재 기재부는 행시 24회를 중심으로 본부 및 청와대 직속 위원회 등에 고참 국장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서 치열한 1급 승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년여가 다 돼가는 허용석 관세청장은 교체설이 나돈다. 지식경제부는 다음달 초 기술표준원장을 포함한 중폭의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인석 기술표준원장 후임으로 허경 신산업정책관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도 장수 청장에 속해 자리 이동설도 있다. 국토부는 1급 공무원 8명 중 4명이 옷을 벗는다. 권진봉(기시 13회) 건설수자원정책실장, 신평식(행시 24회) 물류항만실장, 이인수(24회)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박상규(행시22회)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위원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2급 국장 4명도 물러난다. 공석인 국토정책국장 자리까지 더하면 9명의 고위급 인사가 이뤄진다. 최연충(한나라당 파견)·장만석 부산청장, 이재홍 도로정책관 등이 1급으로 승진한다. 복지부는 한나라당 박용주 수석전문위원이 변수다. 박 위원은 연금정책관 등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전문위원으로 옮겼다. 복귀설이 돌고 있다. 박 위원이 복귀하면 실·국장 자리로 오고 고위 공무원들의 후속인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1급 실장, 2~3급 국장급의 인사는 연말연초 대부분 이뤄졌다. 외교통상부로 전출되는 정재근 대변인 후임에 김상인 정부청사관리소장이 거론되고 있다. 황인평 의정관은 제주 부지사 임용설이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국장급 인사가 끝났지만 교육으로 변수가 생긴 3자리에 대해 조만간 인사발령이 있을 예정이다. 이성한 금강유역청장은 다음달 국방대학원에 입교한다. 후임으로 고위공무원교육을 마치고 대기 중인 임채환 이사관이 거론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교육이 변수다. 정중원 기획조정관이 국방대학원에 다음달 교육 받으러 간다. 김재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경쟁정책본부장 역시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이 예정돼 후임 인사가 불가피하다. 정부부처 종합·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베컴 “맨유戰 골 세레모니 안하겠다”

    베컴 “맨유戰 골 세레모니 안하겠다”

    “골 넣어도 세레모니 자제할 것”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5·AC밀란)이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들 앞에서 골 세레모니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 매체 ‘데일리미러’에 따르면 베컴은 오는 3월 10일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 경기장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골을 넣어도 세레모니는 자제하겠다고 팬들과 나눈 대화에서 약속했다.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낸 친정팀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맨유를 상대로 올드 트래포드에서 경기를 한다니 매우 이상한 느낌”이라면서 “항상 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껴왔다. 그러나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맨유 팬들 앞에 다시 서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골을 넣어도 세레모니는 하지 않겠다. 골을 성공하면 누구나 환호하며 세레모니를 하게 되지만, 맨유 경기에서는 그 본능도 자제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맨유와 AC밀란의 경기는 (나 뿐 아니라) 양 팀 감독들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까지 팀 전체가 서로를 존중하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베컴은 AC밀란 선수로서 이기고 싶은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분명히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위대한 선수들을 갖고 있고 파투와 같은 최고의 젊은 선수들도 함께 하고 있다.”고 현 소속팀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자기 역할만 해준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컴은 1992년부터 2003년까지 11시즌 동안 맨유에서 뛰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회 우승을 이뤘다. 또 FA컵에서 2차례, 챔피언스리그에서 1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데일리미러 인터넷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남들 다 하는 그 결혼 왜 못하냐고 비웃지마

    남들 다 하는 그 결혼 왜 못하냐고 비웃지마

    #20일 첫방 MBC 수목드라마 “지금까지 처절한 고통의 현장에서 눈물 콧물 흘리는 이신영이었습니다.” 2004년 가슴에 팍팍 와닿는 멘트로 대한민국 여성들을 울리고 웃겼던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방송기자 이신영이 다시 돌아온다. 여전히 그녀의 운명의 짝은 나타나지 않았고, 모든 것을 품을 만큼 너그러워지지도 못했다. ‘시즌2’ 격인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MBC 수·목, 이하 ‘아결녀’)가 20일 처음 방송된다. 인생에 대해 아는 척하다가 뒤통수를 맞고 깨우쳐 가는 2030 여자 남자들의 유쾌한 이야기다. 남녀 주인공 박진희, 이필모, 김범을 직접 만나 이들이 말하는 ‘한국판 섹스 앤드 더 시티(Sex & the City)’를 들어봤다. #연애도 일도 다 안 풀려 괴로운 걸 6년 전 명세빈이 맡았던 이신영 역을 이어받은 박진희(32)는 요즘 대본을 볼 때마다 ‘맞아 맞아.’라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실제 30대 미혼인 자신의 마음과 너무 똑같기 때문. 극중 신영은 애인도 없고 회사의 명예퇴직 압박도 거세지만,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자신감을 잃어가는 자신과 싸우며 열심히 사는 인물이다. “어제 연기했던 대사 중에 ‘헛된 기대가 희망을 부르고 희망이 상처로 돌아옵니다. 내게 주지 않을 거라면, 함께 밥을 먹고 길을 걷고 눈을 마주칠 사람이 아니라면, 그를 원하는 이 마음도 없애 주세요.’라는 부분이 있어요. 제 마음과 너무 똑같아 읽기만 해도 눈물이 그냥 나오더군요.” 드라마는 2년간 미국 워싱턴으로 연수를 다녀온 신영이 전 애인 상우(이필모)의 가짜 청첩장을 받아드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신영은 이후 몇 번의 헛발질을 계속하다 “내 인생의 좋은 짝을 찾는다는 건 내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다.”면서 많은 골드미스들이 그렇듯 결혼은 포기하고 일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다짐한다. “20대 후반에는 저도 빨리 결혼을 해서 개인과 배우의 삶이 동시에 늙어가는 삶을 꿈꿨어요. 하지만 그건 제가 원한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지난해부터 저도 신영이처럼 일에 올인했습니다. 석사 논문 쓰는 데 매진했고, 끝나자마자 영화 ‘친정엄마’ 촬영에 이번 드라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내달렸죠.” 하지만 이젠 결혼에서 자유로워져도 좋다는 ‘잘난 척’으로 새 프로그램 기획에 매진하던 신영에게 ‘사건’이 벌어진다. 더이상 내 인생의 사랑은 없다고 정의 내린 그 순간, 그녀 앞에 띠동갑 대학생 민재(김범)가 나타난 것. “나를 마지막으로 당신의 청춘을 끝내라.”는 그를 두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헷갈린다. #띠동갑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고 10살 넘는 연상녀와의 연기는 김범(21)에게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그렇지만 그는 갓 스물을 넘겼다. “개인적으로 사랑에는 나이나 국적, 성별도 상관없다.”는 게 그의 솔직 토크다. 다만 “박진희씨와의 나이차로 인해 혹시 사랑을 느끼는 감정이 어색하게 보일지 걱정”된단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큰 숙제”라는 그는 역시 당찬 20대였다. 나이 서른이 넘도록 여전히 방황하는 것은 이필모(34)도 마찬가지다. 항공사 부기장인 그는 대학 첫 미팅 때 반한 신영을 10년 만에 다시 만났지만, 결혼보다 연수를 택한 그녀에게 상처를 받고 다른 여자와 결혼날짜까지 잡았다가 파혼한다. “사회적으로 능력을 갖췄지만, 사랑에 서툴고 철이 덜든 캐릭터는 전작인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의 둘째아들 대풍과 똑같아요. 둘 다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좌충우돌하죠. 다만 상우는 극이 전개되면서 신영이 아닌 다른 사람과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되면서 이전보다 진지하고 성숙한 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의 말처럼 요즘 30대 싱글남을 대표하는 상우 역의 이필모는 드라마 반전의 키를 쥔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극중 상우는 전 애인인 신영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를 쓰다 전혀 생각지도 않게 남편과 이혼을 앞둔 8살 연상의 유부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사랑에 끌리다 “‘사랑은 한 방’이라는 말처럼 예상 밖으로 찾아온 사랑에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돌변하는 인물이에요. 저를 포함한 남자들이 그렇듯 20대에는 상대방의 외모에 집착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그 사람 자체를 보게 되잖아요. 드라마 속에서도 사랑과 죄책감 사이에서 묘하게 줄타기하는 인물을 표현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요즘 2030 남자들에게도 결혼은 그리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결혼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줄었고, 일과 사랑을 저울질하며 고민하기도 한다. 연극 및 뮤지컬 배우로 무명 생활이 유독 길었던 이필모에게도 결혼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일 욕심이 많아서라기보다 결혼을 언제 하겠다고 정해 놓지 않았거든요. 그때까지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으니 일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죠. 30대 싱글남을 대변해 얘기하자면 요즘 여성들은 사회적 진출이 늘고 영향력이 세지다 보니 대가 센 분들이 많아 대응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런 소심남들도 극중 상우처럼 자신이 ‘꽂힌’ 여자에게는 나이를 불문하고 적극적으로 다가선다고 이필모는 귀띔한다. “드라마처럼 8살은 아니지만, 3살 연상까지는 만나본 적이 있어요. 아 참, 몇 년 전 연극을 할 때 서로 무언의 감정을 키워가던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날 아이 손을 잡고 내려오는 것을 보고 돌아선 기억은 있네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프로농구] 용병교환 첫 맞대결 KCC 웃었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렀다. 올 시즌 네 번의 대결에서도 2승 2패로 엎치락뒤치락했다. 여기에 트레이드까지 겹쳤다. KCC와 삼성 얘기다. ‘삼성레더스’라고 불릴 정도로 삼성의 주축이었던 테렌스 레더와 ‘브노예’라는 애칭을 얻으며 우승에 헌신한 KCC 마이카 브랜드가 지난 7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그리고 13일 잠실체육관에서 첫 맞대결. 당연히 관심이 쏠렸다. 여유 있는 쪽은 KCC였다. 벌써부터 ‘레더효과’를 뽐내며 ‘공공의 적’으로 거듭난 KCC였다. 경기 전 허재 감독은 “이 멤버로 우승 못하면 사표 내야지.”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그 정도로 빈틈 없는 진용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잘 안 풀렸다. 4쿼터 초반까지 끌려가다 85-78로 진땀승을 거뒀다. KCC는 전반에 43-47로 뒤처졌다. 그러나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터진 전태풍(6점 5어시스트)의 3점포로 72-69로 역전한 뒤 아이반 존슨(26점 8리바운드)의 호쾌한 덩크와 강병현(10점·3점슛 3개 4어시스트)의 3점슛으로 삼성을 혼쭐냈다. 경기종료 1분30여초를 남기고 추승균(12점 3스틸)이 스틸까지 챙겨 승기를 굳혔다. 하승진(16점 12리바운드)도 더블더블로 힘을 보탰다. 레더는 ‘친정팀’을 상대로 16분30여초를 뛰며 13점을 넣었다. 3쿼터 막판 5반칙으로 퇴장당한 것이 ‘옥에 티’였다. 삼성은 4연패를 당했지만 희망을 발견했다. ‘삼성맨’으로 데뷔전을 치른 브랜드(24점 6리바운드)는 짧은 기간 안에 팀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이타적인 플레이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이승준(12점 5리바운드)과의 콤비플레이도 합격점을 받았다. 안준호 감독은 “브랜드의 가세로 공수에서 숨통이 트인다. 공격루트와 공간활용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울산에서는 모비스가 오리온스를 82-61로 누르고 단독 1위(27승10패)로 나섰다. 함지훈(22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과 김효범(21점·3점슛 3개 4리바운드)이 43점을 합작했다. 오리온스는 9연패에 빠졌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與 세종시 수정 ‘자중지란’ 벌여선 해결 못한다

    한나라당이 마치 세 나라당인 듯 뒤엉키는 모양새다. 친이(이명박)-친박(박근혜) 갈등을 빚더니 친이-친정(정몽준) 충돌까지 얹혀졌다. 박근혜 전 대표는 어제 “세종시 수정안은 국민 신뢰만 잃은 것”이라고 수정 반대론에 한번 더 쐐기를 박았다. 이런 와중에 정몽준 대표가 장광근 사무총장 교체를 시도하면서 집안싸움이 커졌다. 정 대표 측은 주내 교체 의사를 드러내고, 장 총장은 버티기로 맞서고 있다. 야권이 똘똘 뭉쳐 세종시 반대 투쟁에 나선 마당에 집권 여당은 한 지붕 세 집안 꼴로 좌충우돌이다. 자중지란에 빠진 여당으론 백년 난제인 세종시 정국을 풀어가기가 난망이다. 정 대표와 장 총장 간의 불화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연말 정 대표가 대통령과 여야 대표 3자회담을 제의한 뒤 공개 표출됐다. 장 총장은 “대통령을 끌어들여서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속보이는 시도”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때문에 “무소불위의 실세 총장” “대표 위에 총장”이라는 비판이 뒤따랐고, 양측 갈등은 깊어갔다. 당내 지지 기반 없는 정 대표가 자존심 회복을 위해 총장 교체를 꺼내든 셈이다. 한나라당 당헌상 총장 임명권은 대표에게 있다. 정 대표가 교체를 관철시키겠다면 못할 바 아니다. 그러나 시점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세종시 혼란기를 이용한 당 장악 시도라는 의심이 뒤따른다. 그 시도마저도 주류인 친이 측의 강력한 반발로 여의치 않다. 그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정몽준 체제를 강화하는 일도, 친이 측을 대선 도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일도 시급하다. 정 대표는 세 갈래로 쪼개진 한나라당을 하나로 추스르는 게 급선무다. ‘바지사장’이란 비아냥에서 벗어나는 첩경이 될 수 있다. 세종시 대전(大戰)을 틈탄 얄팍한 꼼수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한가로이 당권 따내기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 밖으로는 삭발하고 반대 전선을 키우고 있는 야권과 맞서야 한다. 안으로는 한치 양보 없는 친이-친박의 집안싸움을 구경만 할 수 없다. 세종시 정국이 더 막중하고 세종시 전황은 더 급박하다.
  • 박진희, ‘복싱 촬영’ 서 허리 삐끗

    박진희, ‘복싱 촬영’ 서 허리 삐끗

    탤런트 박진희가 드라마 촬영 중 허리를 다쳐 촬영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MBC 새 수목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여주인공(이신영 역)을 맡고 있는 박진희는 극 중 복싱관장에게 펀치를 맞고 쓰러지는 촬영 과정에서 허리를 다쳤다.허리를 다친 박진희는 제작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핫팩으로 임시 찜질만 한 뒤 바로 촬영에 임했다는 후문이다.소속사 H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박진희가 영화 ‘친정엄마’ 촬영 후 하루도 쉬지 못하고 드라마 촬영에 임했다. 게다가 잦은 폭설과 추위로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촬영을 이어가다 허리를 다친 것 같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고 전했다.박진희의 2년만의 드라마 컴백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오는 1월20일 첫방송된다.사진 =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떠났던 의원들의 귀환 민주당 약될까 독될까

    떠났던 의원들의 귀환 민주당 약될까 독될까

    민주당을 떠났던 ‘연어’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거대 여당과 맞서 싸우느라 지칠 대로 지친 민주당이 덩치를 불려 체력을 회복할지, 또 다른 분란으로 속병만 키울지 주목된다. 우선 지난해 4·29 재·보선 때 공천 배제에 반발, 전북 전주 덕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정동영(위) 의원이 신건(가운데·전주 완산갑), 유성엽(아래·정읍) 의원과 함께 12일 복당 신청서를 제출한다. “조기 복당에 반대하지 않으나, 반성하는 자세로 들어오라.”는 당내 여론을 의식해 정 의원은 탈당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유감을 표할 것으로 보인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당원자격심사위 소집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탈당한 지 1년이 안 되면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당규 때문에 이달 내 절차가 완료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친노(親)와 386그룹 등 정세균 대표를 떠받치고 있는 세력의 반발이 여전하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害黨) 행위자와의 타협은 없다.”면서 “정동영씨의 복당은 원칙적으로 처리해야 하며, 해당 행위자들에 대한 징계부터 마무리돼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핵심 당직자는 “당 지도부가 대전에서 세종시 사수를 외치던 지난 10일 정 의원은 무등산에서 세를 과시하고, 전북 지역 의원들을 앞세워 당으로 밀고 들어오려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도 “법과 절차, 당헌·당규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정 대표가 이날 정 의원의 조기 복당을 반대하던 비서실장 강기정 의원을 신학용 의원으로 교체해 당 운영에 변화를 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미디어법 통과에 반발해 의원 사직서를 제출했던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의 원내 복귀도 당의 진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민주당에선 그동안 “정 의원과 함께 ‘사직 3인방’이 모두 복귀해 힘을 모으는 것이 야권 대통합의 출발점”이라는 흐름이 대세였다. 이들의 복귀로 정 대표의 원내 복귀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그러나 천 의원 등은 줄곧 “무기력한 지도부 때문에 대여(對與) 투쟁에서 패했다.”고 주장해 왔다. 강경파 중의 강경파로 꼽히는 3인방이 비록 성향은 다르지만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또 다른 비주류와 함께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면 민주당은 정 의원 복당과 맞물려 ‘당권파-친정동영-반정동영-친노-강경 비주류-온건 비주류’로 갈려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하프타임] LG복귀 이병규 2년간 9억계약

    프로야구 LG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다 돌아온 이병규(36)와 2년간 총액 9억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고 8일 밝혔다. LG는 계약금 1억원과 2년간 연봉 4억원 등 조건으로 계약했다. 1997년 LG에 입단한 뒤 2006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로 둥지를 옮겼던 이병규는 이로써 4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하게 됐다.
  • [열린세상] 눈 내린 서울의 풍경/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눈 내린 서울의 풍경/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신년 벽두 서울에 많은 눈이 내렸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 적설량이라고 한다. 길가와 골목마다 장딴지 높이만큼 쌓인 눈 풍경이 단연 이채롭다. 산과 들을 새하얗게 뒤덮곤 했던 유년의 눈을 연상시킨다. 새해 첫눈이면 으레 서설(瑞雪)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십중팔구 짜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새해 첫 출근길이 그야말로 생지옥이다. 미끄러지고 헛바퀴 도는 차량들이 뒤엉켜 도로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불청객에 북새통을 이룬 지하철은 단전과 고장이 겹쳐 교통대란을 실감케 한다. 출근이나 귀가를 포기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유례없는 폭설의 고약함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덕담을 나누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시무식이 돌연 취소되었으니, 출발의 모양새가 탐탁할 리 없다. 청와대 국무회의는 20분이 지연되었으나, 결국 5명의 장관이 지각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말았다. 화물수송이 마비돼 항만하역은 심각한 차질을 빚고, 온라인 쇼핑몰에 주문한 택배물품이 오지 않아 안달이 난다. 공공기관도 호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뜩이나 미운털이 박힌 기상청은 이번에도 빗나간 예보로 또다시 망신살이 뻗쳤다. 나름대로 항변을 해보지만 역부족이다.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던 서울시는 턱없이 부족한 장비와 낙후된 제설방식으로 시민들의 분통을 터트리며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얄궂은 새해 첫눈이다. 눈 폭탄으로 서울이 온통 야단이 난 그날 필자는 또 하나의 풍경을 보았다. 폭설 보도에 투덜거리던 아내가 이내 블라인드를 걷고 순백의 마당을 쳐다보며 환하게 웃는다. 시집 오기 전 친정 장독대에 소복이 쌓인 눈을 떠올리기나 하는 듯하다. 나름 힘들게 살아온 세월의 무게를 순간 내려놓았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말 수 적고 내성적인 사춘기 딸아이가 하얀 눈을 손에 쥐고 슬며시 장난을 걸어 온다. 집 앞에 서 있는 볼품없는 눈사람을 신기하게 쳐다보며 호들갑을 떨고 깔깔댄다. 가중되는 학업부담을 잠시나마 잊은 것이 틀림없다. 눈이 가져온 선물이 또 있다. 별다른 인사 없이 지내던 이웃과 함께 눈을 치우며 눈길과 호흡을 맞춘다. 굳이 통성명을 나누진 않았지만 주차 문제로 목소리를 높였던 일이 어느새 서로 미안해진다. 작은 상점들과 고만고만한 연립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선 직장 앞 긴 골목길에는 바닥에 쌓인 눈 긁는 소리가 진동한다. 뭐가 그리도 좋은지 웃고 떠들며 함께 가래질을 하는 동네주민들의 머리에는 김이 펄펄 솟아오른다. 오랜만에 맡아 보는 사람 냄새다.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 밤 버스 차창 밖으로 흐뭇한 광경을 목격한다. 젊은 군인들이 북악터널 아래 경사진 도로에서 눈을 치우고 있다. 그리운 고향집 앞마당을 쓸어내는 심정인지 알 재간이 없지만,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는 이 땅의 아들들이 그저 대견하고 든든하게 다가온다. 100년 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이래 모질고 굴곡진 역사를 경험한 우리는 이제 세계가 놀라는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다. 작년 지구촌을 엄습한 혹독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수출은 보기 드문 호황을 누렸고, 천문학적 금액의 원전공사 수주는 우리의 역량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험난한 역경을 헤치고 치열하게 살아온 덕분이다. 그러나 경제적 가치와 효율성의 논리가 일방적으로 득세하면서 사회는 더없이 각박해졌다. 코앞에 닥친 문제의 현실적 이해타산에 급급한 가운데 삶의 여유와 은은함은 어느덧 실종됐다. 한 발 물러서서 보면 분명 다른 세상이 있건만,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이 길러낸 조급한 습성을 좀처럼 고치기가 어렵다. 눈 내린 서울의 풍경에서 세상살이의 묘함을 느낀다. 눈이 주는 혼란과 불편의 이면에는 놓칠 수 없는 삶의 미학이 숨어 있다. 현실을 외면한 이상이 공허하다고 하지만, 꿈이 없는 현실은 언제나 황폐하다. 삶의 여유가 묻어나는 경인년 새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 EPL 1월 이적시장 뜨거운 감자 Top10

    EPL 1월 이적시장 뜨거운 감자 Top10

    유럽 1월 이적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상 최대의 폭설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는 등 축구장 곳곳이 얼어붙고 있으나, 덕분에 감독들은 빡빡한 일정을 뒤로 한 채 전력 보강을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됐다. 상대적으로 겨울 이적시장은 여름에 비해 대형 선수의 영입이 적은 편이다.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데다 당장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검증된 선수 혹은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 빅 리그들의 순위권 다툼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면서 겨울 이적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지 ‘더선’은 1월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 Top10을 선정했다. (* 순서는 순위가 아님을 밝힙니다.) 1. 파트리크 비에라 (인터밀란→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의 레전드’ 파트리크 비에라의 잉글랜드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부자군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겨울 이적시장 영입 1순위로 프랑스 출신의 미드필더 비에라를 올려놓은 상태다. 33살의 비에라는 아스날을 2005년 FA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아스날을 떠난 이후 유벤투스와 인터밀란에서 3시즌을 보냈다. 2. 막시 로드리게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리버풀) 리버풀 이적에 대한 최종 사인만을 남겨 놓은 상태다. 29살의 막시 로드리게스는 측면과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용이 가능한 선수다.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존재는 빠른 팀 적응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 여름 아틀레티코와의 계약이 만료돼, 몸값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3. 칼튼 콜 (웨스트햄→ 아스날) 부상에도 불구하고 웨스트햄의 장신 공격수 칼튼 콜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올 시즌 공격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스날이 영입에 나섰다. 현재 아스날은 로빈 반 페르시가 장기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니콜라스 벤트너 역시 복귀가 불투명한 상태다. 문제는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할 경우, 빅클럽 이적이 칼튼 콜의 월드컵 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4. 스콧 파커 (웨스트햄→리버풀/아스톤 빌라/토트넘) 리버풀, 아스톤 빌라 그리고 토트넘이 스콧 파커 영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2007년 뉴캐슬을 떠나 웨스트햄으로 이적한 파커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투쟁심이 강하며 태클 능력이 뛰어나다. 파커가 이적이 성사될 경우, 웨스트햄의 심각한 전력 손실이 예상된다. 5. 마루아네 챠마크 (보르도→ 아스날/리버풀/선더랜드) 지난 여름 마루아네 챠마크는 빅 클럽의 러브콜을 마다한 채 보르도 잔류를 선언했다. 챠마크는 보르도에서 204경기에 출전해 50골을 터트렸으며, 조국 모르코에서도 52경기에서 15골을 기록하는 등 공격수로서 매우 뛰어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아스날을 비롯해 리버풀, 선더랜드 웨스트햄 등은 25살의 챠마크 영입에 꾸준히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6. 미카 리차즈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미카 리차즈는 한때 잉글랜드 대표팀의 차세대 풀백으로 떠오르며, 게리 네빌의 후계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리차즈는 ‘부자군단’ 맨시티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리차즈에게 해리 래드냅 감독의 토트넘 이적은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으로 향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7. 로버트 그린 (웨스트햄→ 아스날/첼시) 웨스트햄의 넘버원 골리 로버트 그린은 웨스트햄의 런던 라이벌 아스날, 첼시와 강력히 연결되고 있다. 아스날과 첼시의 영입전쟁이 시작될 경우, 승자는 ‘부자군단’ 첼시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는 그린이 피터 체흐에 이은 넘버2가 됨을 의미한다. 아스날이 보다 현실적이고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8. 라이언 바벨 (리버풀→ 버밍엄/아약스) 2007년 여름, 네덜란드 최고의 윙어 라이언 바벨의 이적료는 1,500만 파운드(약 300억원)이었다. 그러나 바벨은 라파엘 베니테스와 리버풀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바벨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출전을 위해 꾸준한 출전을 원하고 있다. 올 시즌 돌풍의 팀 버밍엄과 친정팀 아약스가 그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9. 네마냐 비디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네마냐 비디치의 이적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할 만한 소식이다. 지난여름 맨유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카를로스 테베스를 동시에 잃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인터밀란 등이 비디치 영입에 손을 뻗고 있다. 28살의 비디치는 그의 가족들을 위해 좀 더 따뜻한 나라로 이사하길 원하고 있다. 10. 다비드 비야 (발렌시아→ 첼시/리버풀/맨체스터 시티) 리버풀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지난 두 시즌에 걸쳐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선수다. 다비드 비야는 리버풀 뿐만 아니라 유럽 모든 빅 클럽의 영입 1순위 선수다. 그러나 발렌시아가 책정한 막대한 이적료 때문에 그의 이적은 계속해서 미뤄져 왔다. 여전히 발렌시아가 높은 이적료를 책정하고 있는 만큼 맨시티, 첼시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 등 부자구단이 비야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복지부 직원 여성부 전출 두 모습

    복지부가 느닷없이 인사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3월 중순부터 ‘보건복지부’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되면서 발생할 문제 때문이다. 그동안 복지부가 주관하던 가족 및 청소년 업무가 지난달 31일 여성부로의 이관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복지부에서 여성부로 옮겨야 하는 인원은 90여명에 이른다. 법 공포와 시행령 제정 등이 남아 있지만 법 개정과 함께 이관 업무가 결정돼 사실상 인사폭도 정해진 셈이다. 하지만 복지부와 직원들은 서로 고민에 빠졌다. 복지부는 자식 같은 직원들을 타 부처로 보내야 하는 것이고, 직원들은 친정을 버리고 가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다. 특히 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비공식적으로 가족과 청소년 업무가 이관될 경우를 가정하고 여성부로 전출을 희망하는 직원을 파악해 왔다. 1순위는 현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며 2순위는 그 외의 희망자다. 복지부 측은 “현재 시행령이 정해지지 않아 공식적으로 인사 대상자를 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출 희망자가 많지 않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가족 담당 업무의 경우 여성부에서 복지부로 넘어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업무다. 친정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지만 정작 여성부에서 복지부로 이관될 때 복지부로 온 직원들은 여성부로 가는 것에 대해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성부 출신 직원들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복지부에 적응한 상황에서 여성부로 돌아가게 되면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청소년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대부분은 여성부 전출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 복지부로 온 직원들이 복지부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겪은 데다 조직이 보다 자유로운 여성부로 가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이유에서다. 이렇다 보니 복지부는 신청자가 적을 경우 모자라는 인원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고민이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승진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지만 여성부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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