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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나의 신부 김무열 “첫 회부터 강렬한 카리스마” 약혼녀 대체 어디에?

    아름다운 나의 신부 김무열 “첫 회부터 강렬한 카리스마” 약혼녀 대체 어디에?

    아름다운 나의 신부 김무열 아름다운 나의 신부 김무열 “첫 회부터 강렬한 카리스마” 약혼녀 대체 어디에?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가 첫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드라마에서 김도형(김무열 분)은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 윤주영(고성희 분)을 찾으려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도형은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래 사귄 연인 윤주영에게 청혼했다. 김도형은 즐거운 자전거 데이트를 한 후 윤주영의 집을 찾아가 윤주영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렸다. 이어 그는 밖으로 나와 윤주영에게 반지를 전하며 프러포즈했고, 윤주영은 눈물을 흘리며 김도형이 건넨 반지를 받았다. 집으로 돌아온 윤주영은 김도형과의 통화에서 “나 믿어요? 나 할 말 있는데”라며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하려는 듯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도형은 “결혼해요. 우리”라고 말하며 일관된 모습을 보여줬다. 윤주영은 다시 “조금만 시간을 줄래요?”라고 부탁했고, 김도형은 “그래요 그럼”하며 윤주영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혼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하던 윤주영이었지만, 임신을 의미하는 초음파 사진을 들여다본 뒤 김도형에 전화를 걸어 “도형 씨 말대로 하겠다. 갑자기 치킨이 먹고 싶다. 올 때 사 왔으면 한다. 이따가 봐요. 우리 신랑”이라고 애정을 표했다. 그러나 귀가한 김도형은 윤주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순간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집에는 윤주영이 저녁을 준비하던 흔적이 남아있었다. 김도형은 윤주영의 친정과 직장 등을 찾아다니다 결국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은 가족이 아닌 동거인인 김도형에게 가족만이 실종신고를 할 수 있다고 알리며 단순 가출로 단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도형은 뒤늦게 윤주영이 임신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알고 큰 상실감에 빠졌다. 실종자 명단에서 윤주영의 이름을 발견한 실종전담팀 형사 차윤미(이시영 분)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수사에 착수, 두 사람의 과거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편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사라진 신부를 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랑과 분노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의신부 김무열 “약혼녀 임신 알고 충격” 도대체 어디에?

    나의신부 김무열 “약혼녀 임신 알고 충격” 도대체 어디에?

    나의신부 김무열 나의신부 김무열 “약혼녀 임신 알고 충격” 도대체 어디에?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가 첫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드라마에서 김도형(김무열 분)은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 윤주영(고성희 분)을 찾으려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도형은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래 사귄 연인 윤주영에게 청혼했다. 김도형은 즐거운 자전거 데이트를 한 후 윤주영의 집을 찾아가 윤주영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렸다. 이어 그는 밖으로 나와 윤주영에게 반지를 전하며 프러포즈했고, 윤주영은 눈물을 흘리며 김도형이 건넨 반지를 받았다. 집으로 돌아온 윤주영은 김도형과의 통화에서 “나 믿어요? 나 할 말 있는데”라며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하려는 듯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도형은 “결혼해요. 우리”라고 말하며 일관된 모습을 보여줬다. 윤주영은 다시 “조금만 시간을 줄래요?”라고 부탁했고, 김도형은 “그래요 그럼”하며 윤주영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혼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하던 윤주영이었지만, 임신을 의미하는 초음파 사진을 들여다본 뒤 김도형에 전화를 걸어 “도형 씨 말대로 하겠다. 갑자기 치킨이 먹고 싶다. 올 때 사 왔으면 한다. 이따가 봐요. 우리 신랑”이라고 애정을 표했다. 그러나 귀가한 김도형은 윤주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순간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집에는 윤주영이 저녁을 준비하던 흔적이 남아있었다. 김도형은 윤주영의 친정과 직장 등을 찾아다니다 결국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은 가족이 아닌 동거인인 김도형에게 가족만이 실종신고를 할 수 있다고 알리며 단순 가출로 단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도형은 뒤늦게 윤주영이 임신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알고 큰 상실감에 빠졌다. 실종자 명단에서 윤주영의 이름을 발견한 실종전담팀 형사 차윤미(이시영 분)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수사에 착수, 두 사람의 과거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편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사라진 신부를 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랑과 분노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감염, 우리도 당연히 두렵죠… 땀 범벅 방호복 벗을 때 초긴장”

    “감염, 우리도 당연히 두렵죠… 땀 범벅 방호복 벗을 때 초긴장”

    매일 착용하는 방호복 무게만큼이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누적된 피로가 시시각각 온몸을 짓누른다. 방호복을 입은 채 병실에서 사투를 벌인 지 어느새 한 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이겨내겠다는 생각과 같이 고생하는 동료들을 위안 삼아 버티고 또 버티는 시간들이 이어진다. ●감염 위험에 방호복 벗을 때 2배 시간 걸려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근무하는 정은숙(53) 간호사는 동료 의사 100여명, 간호사 300여명과 함께 매일같이 메르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메르스 중앙 거점 병원으로 지정된 의료원은 첫 번째 환자(68)를 포함해 현재 19명(의심환자 7명 포함)을 전담으로 치료하고 있다. 종전에는 3교대 정시근무 체제로 움직였으나, 메르스 환자가 들어온 뒤에는 비상상황이 이어져 길게는 하루 18~19시간 긴장감 속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하루 일과는 새벽 5시30분쯤 의료원 5~8층에 있는 격리병동에 출근해 방호복을 입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도 삽관을 하거나 가래를 뽑는 치료 등을 할 때는 침방울이 공기 중에 퍼지는 현상인 에어로졸이 발생할 수 있어 양압기가 달린 C등급 방호복을 입는다. 방호복을 입는 데만 10분 넘게 걸리지만, 병실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덧신과 장갑도 이중으로 껴야 한다. 19일 취재차 의료원을 찾은 기자에게 정 간호사는 “한 번 착용한 보호복은 사용 이후 버려야 하기 때문에 보통 2~3시간 정도 병실 내에서 필요한 모든 일을 한다.”고 말했다. 방호복을 입은 채 투약, 주사, 병실 내 소독 등을 하고 나면 속옷까지 땀으로 범벅된다. 방호복은 공기 순환이 안 되는 데다 C등급의 경우 양압기와 방호복 무게가 8~9㎏에 이른다. 병동에는 의료진 외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환자 식사나 오물 처리도 이들의 몫이다. 그렇게 업무를 마치고 나오면 가장 위험한 순간이 찾아온다. 방호복을 벗을 때는 입을 때보다 2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 정 간호사는 “이중으로 된 덧신과 장갑, 오염물질이 가장 많이 묻을 수 있는 앞치마를 벗을 때는 자칫 순간의 방심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수영 간호사는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업무에 임하고 있지만, 의료진에게도 감염은 당연히 두려운 일”이라고 귀띔했다. 지금까지 전국 병원에서 메르스를 치료하다 감염된 의료진이 30명에 이르면서 감염 공포가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주변의 시선도 두렵다고 했다. 정 간호사는 “잠깐 집에 들를 때는 의료진을 감염 덩어리처럼 보는 따가운 시선 때문에 병원에서 훨씬 떨어진 곳에서 택시를 타는 의료진도 있다”며 “학교에서는 아이와 떨어져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엄마가 의료기관에 다닌다는 이유 만으로 아이의 체온을 수시로 측정하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의료진 상당수 집에 못 가고 ‘병원살이’ 의료진 가운데 지난달 20일 최초 환자 발생 이후 단 한 번도 집에 가지 못한 의료진이 상당수다. 자녀가 있는 간호사는 혹시나 바이러스를 옮길까 하는 우려에서 아예 병원 내 숙소에서 생활하거나 아이를 친정이나 시댁에 맡긴 경우가 많다. 사스, 신종플루 등과 비교해 어느 때보다 사태가 길어지고 있지만 이들은 “사명감으로 무장해 치료에 집중하면 메르스를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프로축구] 1강 자존심 지킨 전북

    [프로축구] 1강 자존심 지킨 전북

    프로축구 전북이 네 경기 만에 승리를 따내며 ‘1강’의 자존심을 지켰다. 전북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에서 대표팀 골키퍼 김승규가 전날 미얀마전을 풀타임 소화한 뒤 곧바로 귀국해 골문을 지킨 울산을 2-1로 제쳤다. 지난달 23일 인천을 1-0으로 따돌린 뒤 1무2패로 부진했던 전북은 홈에서 귀중한 승점 3을 챙겨 3위 제주를 접전 끝에 4-3으로 물리친 2위 수원과의 간격을 7로 유지했다. 전북은 전반 추가 시간 양동현에게 헤딩슛을 얻어맞았다. 양동현은 시즌 7호 골로 염기훈(수원)과 득점 공동 2위가 됐다. 그러나 후반 12분 에두가 김승규가 쳐낸 공을 그대로 왼발로 차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에두는 시즌 8호 골로 득점 선두로 나섰다. 전북은 후반 32분 이재명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뽑아 역전승을 마무리했다. 수원은 제주와 7골을 주고받는 공방을 벌였는데 친정 팀을 상대로 두 골을 뽑아낸 산토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제주의 로페즈도 나란히 시즌 3, 4호골을 뽑아냈지만 수원이 결국 이겼다. 홈 8경기 무패 행진을 노리던 제주는 막바지 공세를 펼쳤지만 기록 행진은 7경기에서 멈춰 섰다. 최근 1무3패로 부진했던 인천은 2승4무로 패배를 잊었던 포항을 2-0으로 완파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인천은 울산, 성남FC와 나란히 승점 19가 됐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8위 울산 바로 밑에 자리했다. 전남은 후반 14분 스테보의 결승골을 앞세워 성남을 2-1로 꺾고 3승1패의 상승세를 지켜냈다. 반면 성남은 1무3패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13) 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독박(讀博) 육아일기](13) 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육아’라는 공통점 만으로도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 엄마들이지만, 대화를 하다 꼭 편이 갈려 부딪히는 사안들이 있다. 자연분만 vs 제왕절개, 모유수유 vs 분유수유, 전업맘 vs 직장맘. 육아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폭발적인 댓글을 통해 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핫’한 게 전업맘과 직장맘인 것 같다. 옳고 그름을 정할 수 없는 문제인데도 이상하게 꼭 감정적으로 어긋난다. 특히 어린이집을 보내는 문제에서 그렇다. 솔직히 아이를 낳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왜 전업주부들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는지. 그래서 입소 1순위 맞벌이인데도 임신한 상태에서 태명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야 하고 그렇게 했는데도 언제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을 때까지만 해도 불만이 튀어나왔다. 그나마 400번대에 머물던 대기번호가 이제서야 100번대 후반으로 당겨졌다. ●전업맘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이유 비록 1년 남짓에 불과했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육아를 하다 보니 어린이집에 대한 이런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니, 거의 어린이집 예찬론자 수준이다. 육아나 보육 관련 기사에 꼭 등장하는 댓글들, “하루종일 집에서 노는 엄마들이 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느냐?”거나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엄마들이 커피나 마신다”는 등의 내용을 보면 격한 거부 반응이 든다. 항변할 말들이 줄줄 새나온다. 전업맘들이 왜 어린이집에 보내냐는 생각 자체가 육아의 ‘ㅇ’자도 모르고 하는 말 같다. 물론 아이를 엄마가 보살피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사정이 녹록치 않은 경우가 많다. 겨우 여자 아기 한 명이었지만, 이 아기를 낳고 돌쟁이를 만들기 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친정 엄마는커녕 그 어떤 ‘찬스’도 쓰지 못하고 24시간 내내 아이와 함께했다. 물론 정말 사랑스럽고 행복했지만 몇 달 만에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렸다. 그 상황에서는 아이도 예뻐보이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나는 화를 아이에게 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앉아 있는 몇 분 동안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 일상이 매일, 그것도 혼자. 숨통이 필요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혼자 보낸 첫 날, 처음으로 집에 혼자 있게 되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 어린 아기를 보내기 시작한 죄책감에 당분간 딱 한 시간만 보냈는데, 한 시간 내내 거실 쇼파에 드러누워 TV의 아무 채널이나 틀어놓고 넋을 놓고 봤다.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있는 아기가 무척 걱정이 됐다. 그런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한 시간 뒤에 만난 아기는 더 반가웠고, 그래서 더 많이 안아주고 애정을 표현했다. 출퇴근 시간도 없는 전업 육아의 삶에 단 몇 시간의 쉬는 시간을 용납하지 않은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도 사람인데, 자유를 허락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더 행복하다. 그렇다고 어린이집에 단순히 엄마가 쉬기 위해 보낸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다고 해서 엄마들이 ‘논다’는 것은 더 큰 오산이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집에 돌아오면 그동안 아이와 함께 있느라 미뤄두었던 집안일이 산더미였다. 복직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한 시간에서 두 시간, 그 다음 네 시간. 이런 식으로 시간을 늘렸는데 사실 네 시간의 자유시간이 생겼다 해서 마음이 편하거나 실컷 놀았던 적은 하루도 없다. 아이를 데리고 가기 어려웠던 병원 진료, 은행 및 관공서 업무도 처리해야 했고, 장도 봤다. 아이의 식사와 간식, 남편의 저녁식사 준비 등 오후 내내 일정이 빡빡했다. 매일 밤 그렇게 잠을 못자 피곤하고 힘들었으면서도 아이가 어린이집에 간 시간 동안 늘어지게 자보지도 못했다. 할 일은 많고 마음도 마냥 편하진 않았다. ●전업맘에게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허(許)하라 그리고 많은 전업맘들이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놓고 다시 일을 하기 위해 그 시간에 학원을 다니거나 재취업 교육에 몰두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전업맘에게 어린이집에 아예 보내지 말고 애만 보라는 것은, 전업맘은 직장맘이 될 기회,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 조차 갖지 말라는 소리로까지 들린다. ’엄마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고 수다나 떤다’는 흔한 댓글에 특히 불만이 많다. 내게는 엄마들과 어울려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육아였다. 친정이 멀리 있는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외로움이었다. 비슷한 또래를 키우는 친구들이 없어서 만나기가 어려웠다. 육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인터넷 카페 뿐이었다. 그러다가 아이 돌을 앞두고 드디어 어린이집 엄마, 동네 엄마들과 커피 한 잔을 하게 된 날은 저녁까지 충전이 된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이유식, 발달상황 등 아이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고 내가 고민하던 아이의 문제를 다른 아이들도 다 겪었다는 걸 알고 위안을 삼았다. 혼자서만 끙끙대던 문제들이 풀리면서 스트레스도 풀렸다. 육아 기간에는 같은 아이 엄마들 말고는 딱히 만날 사람도, 친구도 없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동료들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는다.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며 피로를 풀기도 한다. 왜 유독 엄마들의 수다에는 날이 서야 하는지 모르겠다. 단지 엄마의 즐거움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어린이집의 가장 큰 장점은 말 그대로 ‘보육 기관’이라는 것이다.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물어볼 데도 마땅치 않았던 초보 엄마에게 보육교사들은 든든한 전문가였다. 혼자였기에 아무리 엄마라도 부족할 수밖에 없던 점들을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채워주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의 발달 과정에 맞춰 잘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집에서보다 훨씬 다양한 놀잇감으로 아이를 자극시켜 주었다.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노력해도 삼시 세 끼 식사와 간식까지, 매일 다른 메뉴에 영양가 있는 식단을 만들어 먹이기가 쉽지 않았는데 적어도 어린이집에서 점심 한 끼는 다양한 반찬들을 먹어볼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방식도 잡혀갔다. 아직 아기이지만 친구들, 언니오빠들과 어울리며 놀고, 친구에게 장난감을 나누어주는 모습은 하루종일 나와 단 둘이 있었을 때보다 즐거워 보였다. 어린이집은 엄마인 나에게 더 의지가 되었다. 전업맘의 자녀라고 해서 이런 보육 기관의 도움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은 엄마의 양육이다. 그렇지만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해서 마치 양육을 포기한, 소홀한 엄마처럼 생각하는 것은 또다른 횡포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벌이를 하다 보니 어린이집 문제에 있어서 안타까움이 아예 없을 순 없었다. 회사 동료들끼리 “어린이집에선 맞벌이가 을(乙)”이라는 말을 손뼉을 쳐가며 주고 받다 보면 괜한 서운함 마저 든다. 분명한 건 안타까움과 서운함의 대상이 전업맘은 아닌데도 알 수 없는 박탈감이 든다. 여러 경험들을 통해 직장맘들은 차별대우를 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을 하러 나가기 위해서는 당장 아이를 맡겨야 하는데 보내고 싶은 어린이집에 자리가 없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어린이집 정원이 현원보다 많아…국공립은 5.7%에 불과 그런데 숫자상으로는 어린이집 정원이 아이들의 수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은 모두 4만 3742곳. 정원은 총 180만 659명이었다. 실제로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은 149만 6671명이었다. 통계상으로는 전국 시·도 지역에서 모두 어린이집 정원이 현원보다 많았다. 이렇다 보니 대기 400번대에 머물러 있는 엄마들의 목소리가 들릴 리가 없다. 전체 어린이집 4만 3742곳 중에 국공립 어린이집은 2489곳(5.7%)에 불과했다. 가정 어린이집이 2만 3318곳(53.3%)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민간 어린이집(1만 4822곳·33.95%)였다. 지금도 집 근처 가정 어린이집에 문의하면 곧바로 입소할 수 있는 곳들이 상당수이다. 그럼 왜 그렇게 국공립 어린이집에 집착할까. 그나마 직장맘이 눈치를 덜 보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급한 대로 집에서 가까운 가정·민간 어린이집에 보내다 보면 절반 이상이 전업맘의 자녀들이다. 전업맘 자녀들이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전업맘 자녀들이 많으니 거기에 맞춰지는 어린이집의 일정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등하원 시간부터 그렇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법정 보육시간에 맞춰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그러나 복직을 앞두고 여러 가정·민간 어린이집에 상담을 갔을 때 마치 정해진 대본이라도 있는 양 똑같은 설명을 들었다. 오전 10시 전후로 아이들이 등원을 한다는 것과 법적으로는 오후 7시 30분까지지만 오후 3, 4시가 넘으면 아이들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런 말을 듣고도 내 아이만 끝까지 남아 봐달라고 말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내가 보육교사라도 늦게까지 남아 있는 아이 한 명 때문에 매일 퇴근이 늦어진다면 곱게 봐지지 않을 것 같다. 해 뜨기 전에 등원해 해 떨어질 때까지 내 아이 혼자만 남아 있는 장면도 걱정스럽지만, 같은 직장맘인 보육교사를 괴롭혀 그들이 또 내 아이에게 눈칫밥을 먹일까 두렵다. 아이를 가장 보편적인 등하원 시간(오전 10시~오후 4시)에 보내느라 앞 뒤로 나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아이를 봐줄 베이비시터 이모님도 구해야했다.오후 4시에 데려와도 남아 있는 아이들이 몇 명 안 된다. 나 하나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맡기는 비용만 어린이집 40만 6000원(0세·정부 지원)에 이모님 월급으로 내 월급의 절반 정도가 든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도, 나를 독박육아 직장맘으로 만들어 버린 친정 엄마를 또 다시 원망했다. 어린이집이 휴원을 결정하기 전부터 휴원을 하지 말길 기도했고, 휴원 통보가 나오자 막막했다. 다행히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를 배치해 맞벌이 자녀들을 봐주겠다고 배려했는데도 마음은 무거웠다. 매일 “오늘은 과연 몇 명이나 등원할까”를 걱정했다. 혹시 우리 아이만 나올까봐였다. 어린이집 수첩에는 계속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앞으로 어린이집의 여름·겨울방학, 교사들의 교육·연수기간, 부모 참여수업 등 어린이집과 회사, 베이비시터 이모님까지 모두에게 미안해 하며 마음 졸일 날들이 수도 없이 남아있다. ●전업맘·직장맘 편 가르고 싸우게 하는 보육정책 올해 초 어린이집 폭행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자 지난 1월 22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엉뚱한 발표를 했다. “전업맘들의 어린이집 이용을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런 발표가 어떻게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전업맘들이 너도 나도 어린이집에 보내서 어린이집에 자꾸 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또 직장맘들에게 여러 어려움이 따르는 게 아닌데도 마치 ‘나 편하자고’ 아이를 떠맡긴 전업맘들이 잘못한 것처럼 몰아 세웠다.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 어린이집이 턱 없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민간이나 가정 어린이집이더라도 완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 되도록 제도가 확실히 마련되고 또 제대로 지켜지도록 해야한다. 보육 기관들이 부모의 취업 여부와 관계 없이 법정 보육시간을 무조건 지키도록 하려면 그 시간 동안 일을 할 수 있는 인력과 비용이 충당돼야 한다. 화장실에 못 가 방광염에 시달릴 정도로 바쁘게 아이들을 돌보면서 한 달에 겨우 100만원 안팎의 돈을 받는 보육교사들에게 내 아이를 12시간 내내 붙잡고 있어 달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지난 1월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표는 앞으로 계속 기관에 의존해야 하는 직장맘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나’대신 ‘엄마’라는 이름을 택하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전업맘들의 기회를 박탈하고 영원히 ‘집에서 아이나 보며’ 살라고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 같았다. 전업맘이든 직장맘이든 아이를 맡기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놓고 정작 전업맘과 직장맘을 서로 싸우게 만드는, 그래서 모두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무슨 주문처럼 외치지만 “전업맘은 무조건 아이를 집에서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기본 바탕인 곳에서 그 길은 멀어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 [메르스 비상] 자가격리 무단이탈자 4명 고발

    메르스 확산으로 자가격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격리 조치에도 자택을 무단 이탈한 이들이 경찰에 잇따라 고발됐다. 16일 경찰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자택을 무단으로 이탈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자가격리자는 서울 강남구 1명, 송파구 2명, 대전 동구 1명 등 모두 4명이다. 특히 이날 강남구는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자가격리해야 한다는 통지서를 받았지만 격리 기간 자택을 무단 이탈한 C(51·여)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격리 조치를 위반한 사람은 최대 3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C씨는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메르스 접촉자로 분류돼 거주지인 강남구 보건소가 자가격리를 통보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오후 1시쯤 삼성동 자택을 이탈해 연락이 끊겼으며 경찰 협조를 받아 위치 추적을 한 결과 양천구 목동의 친정집에 있다가 신정동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소는 양천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C씨를 자택으로 이송했다. 사실 C씨가 첫 이탈자는 아니다. 구 관계자는 “통상 전화로 확인하는데 자가복귀 지시에 응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몇몇 이탈자가 있었다”면서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다가 자가격리 조치된 이들 중에도 위치를 묻는 질문에 욕설로 응대하는 등 반발이 매우 심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메르스 자가격리 불응자 첫 고발…벌금 최대 300만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자가격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격리에 협조하지 않은 사람을 경찰에 고발한 사례가 서울 강남구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강남구보건소는 이달 6일부터 19일까지 자가격리해야 한다는 통지서를 받았지만 격리 기간 자택을 무단 이탈한 C(51)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관련법 제80조는 격리 조치를 위반한 사람에 대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C씨는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메르스 접촉자로 분류돼 강동구보건소로부터 강남구보건소로 통보됐으며, 강남구청장 이름으로 격리 통보서를 받았다. 그러나 14일 오후 1시께 자가격리 장소인 삼성동 자택을 이탈해 연락이 끊겼으며, 보건소가 경찰 협조를 받아 위치 추적을 한 결과 양천구 목동의 친정집에 거주하면서 신정동 등에까지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보건소는 양천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C씨의 신병을 인수해 강남구 자택으로 이송했다. 강남구 일원동에는 이번에 메르스 확산의 근거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이 위치한데다 현재 15명의 메르스 확진 환자가 치료받고 있어 다른 자치구에 비해 주민들의 불안이 큰 상황으로 이와 같은 조처를 했다고 보건소는 설명했다. 연합
  • 이주여성 손 꼭 잡아주는 ‘친정엄마’ 금천

    이주여성 손 꼭 잡아주는 ‘친정엄마’ 금천

    ‘일등맘 클럽의 회원이 되세요.’ 금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뉴연세여성병원과 함께 이달 24일부터 11월 18일까지 결혼이민여성들을 대상으로 일등맘 클럽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일등맘 클럽은 문화와 언어 차이로 한국에서의 임신과 출산·양육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결혼이민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올바른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보건소 등을 중심으로 임신과 출산 관련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어가 능숙한 이들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다보니 결혼이민여성의 경우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금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층 교육장에서 진행된다. 6번에 걸쳐 진행되는 교육은 ▲임산부의 영양교육과 태교 ▲임신주수별 필수검사 ▲분만교육 ▲신생아 돌보기 ▲영유아 예방접종 ▲베이비 마사지 등으로 구성됐다. 구 관계자는 “임신·출산·양육 관련 교육은 물론 일반적인 여성건강관리까지 다양한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면서 “특히 ‘우리가족 사진촬영 대작전!’ 등을 통해 가족들 간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강의는 뉴연세여성병원 소속 전문가가 맡는다. 또 교육참여자 40여명에게는 무료 가족사진 촬영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차상위계층 결혼이민여성은 뉴연세여성병원에서 산과의 비급여 진료비 20%와 부인과 비급여 진료비 10%를 감면받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적지 않은 결혼이민여성들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제때 산부인과를 찾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 지역의 병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진경 센터장은 “결혼이민여성 스스로가 자신과 아이의 건강을 관리하고 돌볼 수 있는 존재로 자리 잡아야 한다”면서 “일등맘 클럽에 많이 참석하셔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챙기는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갈수록 높아지는 여배우의 ‘유리천장’

    [이은주 기자의 컬처K] 갈수록 높아지는 여배우의 ‘유리천장’

    최근 관객 35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매드맥스4)와 200만명을 넘긴 ‘스파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전 세계에서 유독 한국 시장에서 흥행이 잘된 외화라는 것과 한국에서는 이런 시놉시스로 투자를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매드맥스4’는 ‘액션물=남자 주인공’의 공식에서 벗어났다. 실제적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것은 맥스(톰 하디)가 아니라 퓨리오사 역의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이고 그 흔한 남자 주인공과의 멜로 라인도 등장하지 않는다. ‘스파이’는 또 어떤가. 못생기고 뚱뚱한 여성이 이끌어가는 코미디 영화다. 국내에서 이런 영화가 투자받기 어려운 이유는 남성 위주의 한국 영화 시장에서 여배우가 이끌어가는 영화에 투자를 꺼리는 풍토 때문이다. 20~30대 남자 배우들이 척척 원톱 주연을 따내고 최민식, 송강호, 류승룡, 김윤석 등 40~50대 배우들이 천만 영화의 주역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여배우의 활동은 미미하다. 실제로 여배우들을 만나보면 출연할 작품이 없어 ‘유리천장’을 경험한다는 하소연을 자주 듣는다. 남자 배우들이 수북이 쌓인 시놉시스에서 차기작을 결정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여배우 소속사의 대표는 “영화계에 돌아다니는 시놉시스 중 남성 중심의 이야기가 9대1로 압도적”이라면서 “가끔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노출이 필요한 때만 여배우를 찾을 때는 정말 속이 상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국내 영화 시장에서 여배우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은 상업적인 면에서 여배우가 불리하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국내 대형 투자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여배우 원톱 주연은 액션이 약하고 영화의 사이즈가 작다는 편견이 강하다”면서 “주로 모성애를 주제로 하거나 멜로, 공포 등 한정적인 장르에만 여배우를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가뜩이나 좁아진 여배우 시장은 출연 경쟁이 심화됐다. 결혼 뒤 활동을 재개한 한 여배우는 “아이 엄마가 되면 역할의 폭이 넓어질 줄 알았더니 20대 젊은 여배우들도 아이 엄마 역할까지 꿰차고 있었다. 영화 쪽에는 더 설 자리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막장 드라마에 출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여배우 문소리가 연출 및 주연을 맡은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에는 출연이 뜸한 유명 여배우가 친정엄마의 부탁으로 협찬 사진을 찍고 특별출연 섭외만 들어오는 여배우의 실상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때문에 우리 영화 시장의 불균형을 깨기 위해서 편향된 시각을 버리고 다양한 영화에 투자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김혜수, 김고은 주연의 ‘차이나 타운’이 여성 누아르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해 여배우 투톱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물론 ‘칸의 여왕’ 전도연 주연의 ‘무뢰한’과 임수정이 열연한 ‘은밀한 유혹’이 메르스 여파까지 겹쳐 50만명을 밑도는 성적을 거뒀지만 그렇다고 여배우 주연 영화에 투자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지난해 개봉작 중 여성감독의 연출작이 7%에 그친 것만 봐도 한국 영화계의 불균형을 알 수 있다. 남성 제작자들은 아무래도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도구화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들어가기 힘들고 여배우들의 역할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영화 ‘카트’와 ‘관능의 법칙’을 제작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스웨덴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지원작의 50%를 여성 감독 영화에 할당하는 제도를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한국 영화 시장의 다양성을 위해 진지하게 고려해 볼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돌아온 파격

    돌아온 파격

    1990년대 대중음악계의 ‘파격의 아이콘’이었던 삐삐밴드(이윤정, 달파란, 박현준)가 18년 만에 다시 뭉쳤다. 이들은 12일 총 4곡의 신곡이 수록된 20주년 기념 앨범 ‘pppb’를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한다. 데뷔 당시 일종의 문화 창작 집단을 표방하며 자연스럽게 뭉쳤던 것처럼 재결성도 물 흐르듯이 진행됐다. “마치 친정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다른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면 서로 부딪치는 게 많은데 이번 앨범 작업은 익숙하고 편안했어요. 20년 가까이 서로 연락을 안 했는데 막힘이 없었고 예전 그대로라는 게 저도 참 신기했죠. 서로 관계가 변한 것은 아니니까요.”(이윤정) 당시 히스테리컬한 목소리에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던 이윤정은 결혼을 해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는 “삐삐밴드는 아이를 낳은 것처럼 내 인생이 뒤바뀐 경험”이라면서 “이후 15년이나 스타일리스트 일도 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삐삐밴드로 기억한다”며 웃었다. 삐삐밴드는 국내 대표적인 헤비메탈 그룹 시나위와 H2O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달파란(강기영)과 H2O 출신 기타리스트 박현준이 보컬로 이윤정을 영입하면서 결성된 그룹이다. 1995년 키치적인 스타일을 가미한 펑크록으로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했던 이들은 ‘안녕하세요’ ‘딸기’ ‘유쾌한씨의 껌 씹는 방법’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지만 3년간의 활동 이후 돌연 해체했다. 달파란은 “당시 록음악계에 기타를 누가 빨리 치느냐 등 고도의 테크닉만을 겨루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게 싫었다. 편안하고 재미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삐삐밴드를 만들었고 처음부터 3장의 앨범이 계약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달파란은 일렉트로닉 음악은 물론 ‘달콤한 인생’ ‘도둑들’ ‘암살’ 등의 영화 음악 감독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이윤정은 EE라는 일렉트로닉 그룹에서, 박현준은 홍대 밴드 음악을 지키며 각자의 영역에서 음악 활동을 계속해 왔다. 달파란은 “저 역시 음악으로 내러티브를 만들고 감정을 살리는 영화 음악 작업을 하면서 풍성해졌고, 다른 멤버들도 음악적 취향이 넓어지고 다양해져서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색함이 없었다”면서 “지난해 재결성 제의를 받고 올해 1월부터 짬짬이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20주년 기념 앨범에서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노래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신곡들이 탄생했다. 세상 모든 것이 지긋지긋하다는 대화에서 시작된 ‘ㅈㄱㅈㄱ’, 토끼가 뛰어가는 듯한 리듬에서 영감을 얻은 ‘로보트 가나다 라마바’, 일렉트로닉 작법을 21세기형으로 진화시킨 타이틀곡 ‘오버 앤 오버’ 등 독특한 감성은 여전하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리듬이나 가사를 함께 의논하는 자체가 좋았어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든다기보다 어떤 리듬을 타면서 함께 곡을 만들었죠.”(박현준) 앞으로 주로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멤버 모두가 40대에 접어들었지만 파격적인 행보는 계속될까. “당시 활동했던 가수들은 똑같은 노래를 립싱크하는 걸 죽도록 싫어했는데, 저는 라이브로 멜로디를 바꾸고 가사를 바꿔도 멤버들에게 타박을 듣지 않았죠. 아이돌을 포장해서 내놓는 시대에 그런 우리가 독특해 보였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 것이 파격으로 비쳤던 때죠. 꼭 파격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몸과 마음이 내키는 대로 음악을 할 생각이에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미 “IS 격퇴” 군사고문단 450명 추가 파병

    이라크군 훈련을 위해 미국이 군사고문단 450명을 추가 파병한다고 알자지라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내 미 군사고문단 규모는 3080명에서 3500여명으로 늘어난다.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을 점령하고 일년째 건재한 이슬람국가(IS)가 최근 안바르주 주도인 라마디를 함락하고, 이곳에서 110㎞ 떨어진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협하는 등 이라크 안에서 세력을 키우자 취해진 조치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하이데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 요청을 받아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면서 “안바르주 타카둠의 이라크 공군기지에 배치될 이들은 이라크 정부군과 친정부 수니파 부족들을 훈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파병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IS 상대 지상전 병력을 투입할 계획은 없고, 이에 대해 미국 공화당은 오바마 정부를 비판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IS와 같은 종파인 수니파를 훈련시키는데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안바르주는 수니파 지역으로 바그다드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과 가까운 요충지”라면서 “IS 격퇴를 위해 수니파의 참전, 수니-시아파 연합전선이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IS의 세력 확장 와중에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 조직은 와해됐고,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IS와의 전투”를 선언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알카에다가 분파 격인 IS로 인해 쪼개졌고,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도 의지할 데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역으로 헤즈볼라 지도자인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는 TV 연설을 통해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 지대인 콸라문에서 IS와의 전투가 시작됐다”면서 “알카에다 대신 헤즈볼라가 IS를 상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자치구들 일자리 창출 두 팔 걷어붙인다] 친정엄마 같은 다문화 산후조리

    한국은 출산 후 산모가 미역국을 먹지만 중국은 삶은 족발, 베트남은 가물치 조림을 먹는 등 나라마다 산후조리 음식과 문화가 다르다. 이 점을 착안해 은평구는 베트남과 중국 등 지역 결혼이민 여성의 산후조리 도우미로 같은 나라의 여성을 채용하기로 했다. 산후조리 문화뿐 아니라 언어 장벽이 없어 다문화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다문화가정 여성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할 전망이다. 은평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민 여성들에게 출신국 산모들의 산후조리를 도울 수 있도록 산후관리사 양성과정 교육을 한다고 11일 밝혔다. 한국의 산후조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다문화가정의 산모들에게 자국의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 출산 후 신체적·정서적 회복을 돕고, 취업을 원하는 결혼 이민자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이다. 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실시하는 이번 교육은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진행되며 하루 6시간, 모두 60시간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모집인원은 모두 50여명으로 교육 희망자는 오는 18일까지 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접수하면 된다. 교육비는 구에서 부담한다. 단 한국어 중급이상으로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은 교육 수료 후 전원 ㈜다누리맘에 취업이 되어 다문화 전문 산후관리사로 일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대부분의 결혼이주 여성은 한국 온 지 1년 내에 출산하기 때문에 언어장벽뿐 아니라 같은 나라 도우미의 정서적 도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다문화가정이 은평지역의 주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6층서 투신 모녀 받아낸 ‘기적의 손’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린 모녀가 위험을 무릅쓰고 받아낸 이웃 주민들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지난 9일 오후 11시 45분쯤 경기 광주시의 한 아파트 6층 A(68·여)씨 집 작은방 창문에서 A씨의 딸 B(36·무직)씨가 초등학교 1학년 딸 C(8)양을 안고 뛰어내렸다. 당시 아파트 지상 화단 부근에는 딸의 살려 달라는 소리를 듣고 주민 50여명이 모여 있었다. B씨는 떨어지면서 안고 있던 딸을 놓쳤지만, 아래에 있던 주민 홍모(57)씨와 김모(26)씨가 두 모녀를 각각 양팔로 받아내 목숨을 건졌다. 홍씨와 김씨는 모녀를 받을 때 충격으로 허리와 어깨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모녀는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경찰조사 결과 서울에 사는 B씨는 이날 친정어머니에게 맡긴 딸을 보러 와서 뛰어내리기 직전까지 A씨와 술을 마시다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화가 난 B씨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근 뒤 잠자고 있는 딸을 깨워 아파트 창문 난간 앞에 6~7분간 서 있다가 밑으로 뛰어내렸다. 지난해 이혼한 B씨는 평소에도 술만 마시면 과격한 행동을 해 한동안 금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자신의 행동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신질환 치료경력이나 우울증 증세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딸이 술만 마시면 신기가 생긴다고 말하는 등 평범하지 않았다”는 A씨 진술을 토대로 모녀의 추락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진보다 무서운 메르스/한준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지진보다 무서운 메르스/한준규 사회2부 차장

    친한 후배의 일본인 아내가 세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며칠 전 도쿄 친정으로 떠났다고 한다. 아내의 친정 여행으로 ‘프리’한 시간을 즐기는 후배에게 “좋아 죽네, 아주~” 하고 농을 던졌다. 후배는 정색하며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고 받아쳤다. 한국에서 10년을 넘게 산 후배의 아내는 “한국의 메르스보다 일본 지진이 훨씬 안전하다”는 말을 남기고 일본으로 갔다고 한다. 일본인에게 ‘지진’의 공포는 엄청나다. 어려서부터 크고 작은 지진을 직접 느꼈고 각종 언론을 통해 지진의 무서운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엇 때문에 일종의 감기라는 ‘메르스’가 순식간에 건물과 고가도로를 무너뜨리고 엄청난 해일로 수백 명의 목숨을 집어삼키는 ‘지진’보다 무섭다고 느꼈을까. 반정부 세력의 유언비어 때문일까, 언론에서 너무 침소봉대해서일까. 아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1995년 6000여명이 숨진 고베 지진 때도, 2011년 15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일본 대지진 때도 일본 정부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침착하게 대처했다. 일본 정부는 일사불란했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었다. 그래서 그녀가 메르스보다 일본 지진이 더 안전하다고 느낀 건 아닐까. 허둥대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우리 정부의 대처 방식이 국민을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해 충분한 정보도 없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판박이다. 어린 학생들이나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이야기하고 선원들만 살겠다고 도망치고, 그 선원을 조타실에서 구조하면서 선원인 줄 몰랐다고 어이없는 답변을 늘어놓는 해경을 보면서 우리는 모두 분개했다. 사고 수습을 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제대로 구조 상황을 알리지 않아 유가족의 공분을 샀다. 그래서 정부는 ‘국가안전처’라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거대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 정부가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국민에게 발생 병원과 발생 지역, 발생한 사람들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정부만 믿고 기다려 달라고 했다. 소통의 부재와 안일함으로 세월호 참사처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메르스 골든타임을 놓쳤다. 그러고도 ‘공포감 확산’이라는 우산 뒤에서 쉬쉬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한 국가안전처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일 무능한 보건 당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은 메르스 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보건 당국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직접 나서겠다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정부는 서둘러 24개 메르스 관련 병원 이름을 공개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메르스 관련 정보를 모두 공유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을 비난하던 청와대와 여당도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초당적 대처를 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정치적 행동이다’, ‘공포감을 확산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박 시장을 비난할 수 있지만, 누구도 메르스 예방에 대한 ‘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과잉대응이 늦장대응보다 낫다”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 7일 정부와 서울, 경기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손을 잡았다.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힘을 합쳐 메르스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지금은 누구의 공과를 따질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 메르스 확산을 막고 빨리 우리 사회를 정상으로 돌려놔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를, 이 도시를 떠나는 시민이 없을 것이다. hihi@seoul.co.kr
  •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지금 막 떴다. 하지만 연희동을 ‘맛집’으로만 이해하려는 시도는 섣부르다. 골목골목 세계를 품고 있는 이곳은 대궐 같은 집들만큼이나 속이 깊다. 온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 연희동. 중국도 북유럽도 이탈리아도 심지어 아프리카도 거리 곳곳에 싹을 틔우고 있다. 덕분에 연희동 골목은 특색있는 숍과 여행자들이 내뿜는 활기로 가득 찬다 고요와 소란의 경계에 서다 연희동 흠모에 빠진 것은 몇 해 전이었다. 연남동에서 우연히 시작한 산책이 길어지면서 바로 옆 동네인 연희동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었다. 붉은 등을 내건 중국집이 한 집 걸러 한 집이고, 수입제품이 빼곡한 ‘사러가 쇼핑센터’의 이미지가 각인됐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느껴지는 고요함은 연희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우아한 여백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고래등 같은 넓고 큰 주택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니 분명 잘 사는 사람들이 모인 것은 맞을 테다. 동네 토박이의 추억을 들추자면, 한때 최고 주가를 올렸던 서태지도 연희동에 살았단다. 지금은 두 명의 옛 대통령이 모여 사는 동네이기도 하다. 한 가닥씩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건 오래 전부터다. 연희동과 맞붙어 있는 연세대학교 터가 조선 초 정종이 왕위를 물려 주고 기거하던 연희궁터였던 것. 조선 후기 숙종의 총애를 받았던 장희빈의 친정도 지금의 연희동에 있었으니 연희동이 가진 깊이는 오랫동안 쌓인 것이 분명하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게 된 것은 한성화교가 들어선 영향이다. 1969년 명동에 있던 한성화교가 연희동으로 이전하면서 중국인들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중국음식점들이 발달했다는 것이 정론이다. 외국인 학교, 주변 대학교의 영향으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모이게 됐단다. 그 덕분일까. 연희동은 구석구석 정겹기도, 이국적이기도 하다. 맞닿은 신촌이나 홍대의 북적북적한 소란이 이곳에서는 타국의 일처럼 느껴진다. 골목에 들어서면 새소리가, 봄 여름이면 꽃향기가 자욱해 한가로운 시골에 들어선 양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런 매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이들은 연희동 곳곳에 카페를 차리고 공방을 만들고 갤러리를 만들었다. 그러니 언제부턴가 주말이면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며 맛집을 찾는 사람들, 카메라를 메고 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기본이다. 조용했던 연희동은 주말이면 활기로 가득 찬다. 주민으로 1년, 그 사이에도 연희동은 수없이 바뀌었다.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주택가 한가운데에도 영업장이 새단장을 마쳤다. 목 좋은 사거리 골목의 터줏대감이었던 식당도 어느날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그만큼 연희동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다. 그러나 방문객의 발걸음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밀려드는 차들은 주민의 주차자리를 탐하기도 했고 체증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도 한적함을 빼앗긴 서운함이 크다. ‘조용했던 연희동이 그리워요’란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도 차츰 연희를 탐낸다. 연희동을 터전 삼아 살았고 결국 이곳에 터를 잡은 젊은 청년 사장은 “대기업이 잠식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란다. 연희동이 뻔한 카페거리, 먹자골목으로 전락하게 될까? 답은 변화의 바람 속에 있다. ●연희동 중국집의 진가 고추기름이 말갛게 뜬 진한 짬뽕국물, 촉촉한 육수에 달짝지근하게 볶은 청경채, 속을 푸짐하게 채운 군만두. 배달음식으로만 오해했던 중국 음식이 연희동에서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연희동은 연남동과 함께 2000년대 초 서울의 차이나타운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정도로 화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그 말인즉슨 화교가 직접 만드는 진짜 중국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 본래 주 고객이 화교였으니 음식 맛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중국 음식점과는 다르다. 음식점들이 모인 연희맛로를 따라 60년 역사를 이어받은 ‘이화원’, 이연복 셰프의 이름만으로 모든 논란을 잠재우는 ‘목란’, 음식은 물론 식기와 인테리어에서도 중국을 느낄 수 있다는 ‘진보’ 등이 유명하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뒤섞이는 이곳에서 우리 삶에 녹아든 화교의 삶을 가늠할 수 있다. 목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1 02-732-0054 이화원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3 02-334-1888 진보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9 02-338-2897 ●차민경 기자의 연희동 그곳? 시간도 지갑도 넉넉하게 연희동은 여유를 가지고 찾을 때 여행이 즐거워진다. 시간의 여유와, 지갑의 여유 모두. 연희동의 음식 가격은 생각보다 비쌀 수도 있다. 동네의 특성상 자연스레 조성된 가격이다. 대신 많은 숍에서 발렛을 지원하고 있고, 연희동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롭고 신선한 메뉴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사러가 쇼핑센터 양 옆으로 조성된 ‘연희맛로’만 보고 가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구석구석 골목길에 들어선 카페와 숍들이 진짜 보석이다. 한입 가득 프랑스식 갈레트를 알리스 앤 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북유럽 스타일링을 위해 ‘알리스 앤 수’를 빼놓을 수가 없다. 카페와 편집숍을 겸하고 있는 알리스 앤 수는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 소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연희동에서 1년여간 편집숍을 운영하다 지난해 9월 확장 이전했다. 편집숍은 주로 아이들을 위한 소품들을 취급하지만 점점 대상을 넓혀 취급 물품을 늘리고 있다. 카페도 남다르다. 한 끼 식사로 충분한 크레페는 물론, 사장님이 일본에서 직접 배워 온 프랑스식 갈레트를 맛볼 수 있다고.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헬로스프링 프리마켓’도 열고 있다. 대학로 프리마켓인 마르쉐를 본따 연희동 스타일의 프리마켓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갤러리와 꽃집, 카페 등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2달에 한 번씩 프리마켓을 열 계획이라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18 070-7631-3889 www.aliceandsue.com 이 공간의 변신은 어디까지? 부어크 꼼꼼히 손길 닿은 흔적이 가득한 이곳은 김채정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스튜디오이자 카페다. 작은 공간이지만 빈티지한 오브제들이 가득 차 있어 엽서 속 그림이 튀어나온 것처럼 환상적이다. ‘부어크’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보통은 각종 매거진에 실리는 음식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로 활용되지만 쿠킹 클래스를 열거나 특별한 모임을 위해 대관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독립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 중인 전일찬 셰프의 팝업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평일에는 전일찬 셰프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경험한 다양한 음식들을 내놓는 ‘경험 다이닝’으로 사용되고, 주말에는 보다 힘을 준 이탈리아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팝업 레스토랑은 4월까지 예정돼 있지만 5월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고. 연장이 되지 않아도 부어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길 51 02-6397-3700 www.homebuuk.com 타이완보다 더 타이완 같은 미란 수제고로케 & 대만식 수제제과 타이완이 뿌리인 사장님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과거 13년 동안 타이완에서 생활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란’에서는 타이완 생활에서 배우게 된 크로켓, 펑리수를 판다. 빵을 두 번 숙성시키고 저온에서 오랫동안 튀겨 만든 크로켓은 미란의 대표 메뉴다. 바삭하게 씹히지만 촉촉하게 감기는 식감은 일품. 사장님은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숙성 과정을 달리해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항상 바삭하고 촉촉한 크로켓을 만든다. 카레 감자 크로켓과 크림치즈 크로켓이 베스트셀러다. 타이완 현지에서 맛본 펑리수 그대로인 미란 펑리수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6 02-336-5859 매주 둘째 주 월요일 휴무 크로켓 1,800~2,000원, 펑리수 2,000원 신인 작가들의 현주소 페인터스 머그 한국 작가들의 지금을 확인할 수 있는 곳, ‘페인터스 머그’다. 밀린 원고를 쓰려고 찾았다가 그림만 감상하고 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본질은 카페지만 이름처럼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찾아가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작품들을 편안하게 커피 한잔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내부 벽을 빼곡히 채운 작품들은 매번 바뀐다. 한 달에 한 번씩 작품들을 교체하기 때문이다. 카페 방문자들은 직접 마음에 드는 작품에 투표도 할 수 있다. 투표수가 많은 작품은 인기에 힘입어 전시가 한 달 더 연장된다고. 카페 입구에 있는 VIP 전시벽을 보면 사람들의 기호도 가늠할 수 있겠다. 물론 작품 구입도 가능하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7 02-3144-4807 paintersmug.alldaycafe.kr 아메리카노 4,000원, 라떼 5,500원 작가들의 비빌 언덕 연희문학창작촌 연희동이 품은 또 하나, 문학. 안산도시자연공원의 아랫자락에 터를 잡은 연희문학창작촌은 서울시가 최초로 만든 문학인 전용 집필실이다. 지난 2009년 11월에 ‘끌림’, ‘홀림’, ‘울림’, ‘들림’이라는 이름을 붙인 네 개의 동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 머무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집필실을 배정받고 문학활동에 전념한다. 지난해에만 80여 명의 작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교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시 창작, 소설 창작 등을 배울 수 있는 문예창작교실인 연희문학학교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열리고 비정기적으로 ‘연희목요낭독극장’도 열린다. 가을이 되면 각종 전시와 공연, 낭독회 등을 아우르는 가을문학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2길 6-7 02-324-4600 아프리카로 안테나를 세우다 쏘울오브아프리카 주택가 깊은 곳, 마을버스 4번이 설 때마다 사람을 쏟아내는 작은 사거리에 ‘쏘울오브아프리카’가 있다. 조용한 분위기에 어쩐지 들어가기 망설여진다고 해도 거침없이 들어가시라. 이곳은 서울에서 아프리카 작가들의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갤러리다.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이곳은 2014년 말, 문을 열었다. 유럽의 컬렉터들이 싼 값에 아프리카 작품을 사와 비싼 값에 되파는 부당한 과정에 불편함을 느꼈단다. 정당한 비용으로 판매해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돕겠다는 취지다. 마우루스 말리키타, 팅가팅가 예술인협동조합 등 전시된 작품들은 아프리카가 가진 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 활동도 벌이고 있다.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텀블러를 제작하는 ‘브링 유어 컵Bring Your Cup’과 공동 프로모션을 벌여 아프리카 작가의 그림이 들어간 텀블러를 제작했다. 또 4월부터는 지역 아동센터와 교육 사업도 시작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라길 37-7 02-6032-1125 blog.naver.com/soulofafrica 글·사진 차민경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영아 시신 택배’ 30대女 살해 혐의 구속

    갓 낳은 딸을 살해하고서 시신을 어머니에게 택배로 보낸 30대 여성이 구속됐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7일 신생아를 살해한 뒤 시신을 상자에 담아 택배로 보낸 A(35)씨를 영아살해·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법원은 이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3일 서울 강동구 한 우체국에서 자신이 살해한 딸의 시신을 상자에 담아 전남 나주시 금천면 고동리에 사는 어머니 B(60)씨에게 택배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갓 출산한 딸의 입과 코를 손으로 두 차례 막아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아이가 울자 당황해서 입과 코를 막았다”면서 “엄마에게 시신 수습을 부탁하려고 친정에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생활고로 인해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한 A씨는 숨진 아이와 함께 방에서 생활했으며 시신의 부패가 진행되자 운동복으로 감싼 뒤 상자에 넣어 우체국 택배로 친정집에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상자 안에는 ‘이 아이가 편안한 곳에서 쉴 수 있도록 잘 보내 달라’는 내용이 적힌 쪽지도 함께 넣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잘되면 콜센터… 경단녀, 늪에 빠지다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잘되면 콜센터… 경단녀, 늪에 빠지다

    여기저기서 ‘경단녀’를 채용한다고 한다. 아이 낳고 키우느라 직장을 관둔 엄마들에게 취업 문이 활짝 열린 듯하다. 하지만 현실은 암담하다. 한번 끊긴 경력을 다시 잇는 데 평균 7년이 걸린다. 어렵사리 끈을 다시 이었더라도 시간제 일자리 등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오죽하면 외국계 컨설팅사가 “한국에는 거대한 여성 인력 풀이 있다”며 냉소인 듯 희망인 듯한 진단을 내놓았겠는가. 여성 근로자들은 “최고의 경단녀 대책은 처음부터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일과 가정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사회적 인프라와 분위기를 구축)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글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육아와 경력을 맞바꾼 건 지금도 후회가 없어요. 다만 평생 ‘비정규직’ 꼬리표를 달고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신세는 서글픕니다.” 김인선(45·가명)씨는 A은행에서 지난해 9월부터 비정규직으로 근무 중이다. 김씨는 ‘산전후(産前後) 대체근무자’로 채용됐다. 정규직 창구 여직원이 출산휴가를 떠나면 그 기간만큼 근무를 하게 된다. 6개월마다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그나마 이곳은 조건이 나은 편이다. 상황에 따라 최장 2년간 계약 연장이 가능해서다. #정규직은 꿈도 못 꾸는 그녀들… “정년까지 일할 수만 있다면” 김씨는 1989년 상업고등학교(특성화고) 졸업을 앞두고 B은행에 취직했다. 만 13년을 정규직으로 근무하다 2003년 3월 퇴사했다. 자녀 양육 문제 때문이었다. “둘째 아이가 미숙아로 태어났는데 아이를 봐주던 친정어머니가 갑작스레 폐암으로 큰 수술을 받았어요. 비싼 돈을 주고 베이비시터도 고용해 봤지만 결국 회사를 관두게 됐죠.”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2010년 김씨는 재취업을 결심했다. 시중은행 시간제 경력직 채용 공고가 뜰 때마다 원서를 내 봤지만 마흔이란 ‘적지 않은 나이’가 늘 걸림돌이 됐다. 어렵게 취업해도 1년 이상은 계약 연장이 되지 않아 실업자가 되는 패턴이 반복됐다. 김씨는 ‘운이 좋으면’ A은행에서 2016년 9월까지 근무할 수 있다. 그런 김씨의 소망은 단순하다. 그는 31일 “정규직 전환은 감히 꿈꾸지도 않는다”며 “남들이 정년퇴직하는 나이가 될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A은행에서 계약 기간이 끝나면 또다시 다른 은행에도 원서를 내볼 생각이에요. 그런데 아마도 지금 근무하는 은행이 제 인생에서 마지막 영업점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씨는 씁쓸하게 덧붙여 말했다. ‘경단녀’는 ‘경력 단절 여성’의 줄임말이다. 김씨처럼 출산이나 육아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여성 실업자를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기혼여성(15~54세)은 971만 3000명으로 집계된다. 이 중 일을 하지 않는 여성은 406만 3000명(41.83%)이고, 그중에서도 경단녀가 195만 5000명으로 절반에 가깝다. 이를 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에는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는 거대한 여성 인력 풀(pool)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최대 15조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 LG경제연구원 역시 2013년 여성의 경력이 단절될 경우 1인당 6억 30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현 정부 들어 무상보육(2013년)을 비롯해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2014년 2월), ‘여성고용 후속·보완대책’(2014년 10월) 등 경단녀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올해는 ‘일·가정 양립’을 핵심 개혁 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여성고용 활성화를 통해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다”는 것이 정권의 강한 의지다. #여성의 경력 단절로 사회적 비용 15조 날린다는데 하지만 ‘기혼여성 다섯 명 중 한 명’은 여전히 직장을 관두고 있는 것이 국내 고용시장의 현 주소다.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부족과 남성 외벌이 중심의 근로문화, 여성 중심의 가사양육 활동 고착화 때문”(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다. 실제 경단녀들이 일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45.9%)이었다. 통계청 조사에서 육아(29.2%), 임신·출산(21.2%), 자녀교육(3.7%)은 그 뒤를 이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대기업과 시중은행들이 2013년부터 경단녀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시간제 일자리 등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그나마도 대기업과 시중은행 계약직은 근무 여건과 처우가 좋은 곳이다. 재취업에 성공한 경단녀들은 단순 서비스 직종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 조사에 따르면 경단녀가 가장 취업을 많이 하는 업종은 경영·회계·사무직(22.5%)으로 나타났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경리, 사무, 행정보조, 콜센터상담원 등이다. 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 직종(17.4%)이 두 번째로 많았다. 가사도우미나 산모·신생아 돌보미, 요양보호사 등이다. 음식서비스업(9.2%)이나 경비 및 청소(8.8%), 영업 및 판매(6.1%), 미용·숙박·여행·오락(4.1%) 등의 저임금 서비스 직종 종사자들도 적지 않다. 그마저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한번 직장을 떠나면 재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7년이었다.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고용 불안이 늘 따라다닌다. 임시계약직(1년 미만)이 52.3%로 절반이 넘는다. 정규직은 25.2%, 상용계약직(1년 이상)은 22.5%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계약조건 차별도 두드러진다. 30대 이하는 상용계약직(22.5%)이나 임시계약직(33.0%)보다 정규직 비율(36.1%)이 높다. 반면 40대(41.1%)와 50대(68.6%)는 임시계약직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급여 수준도 취약하다. 재취업 여성의 월평균 급여는 92만원이다. 100만~150만원 미만(42.7%, 세전 기준)이 가장 많다. 50만~100만원 미만(38.2%), 50만원 미만(12.3%)을 받는 재취업 여성이 절반을 넘는다. #정부 “여성 고용 늘려야” 기업은 “국가가 할 일” 입씨름만 원경록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사무국장은 “재취업 여성은 음식·숙박·복지 분야와 같이 진입 장벽이 낮은 사회서비스 분야에 많이 취업하는데, 근무 조건이 좋지 않고 저임금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회에 다시 적응해야겠다는 욕구가 떨어져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력 단절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단녀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와 기업체, 가정의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 사무국장은 “경단녀 등 고용취약계층은 입체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맞춤형 고용서비스정책 개발이 시급하다”며 “경단녀 고용 유지를 위해 소규모 사업장에 장려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지현 숙명여대 여성인적자원개발대학원 교수는 “여성노동 정책의 초점이 ‘경력 단절’이 아닌 ‘노동 지속’으로 옮겨 가야 한다”며 여성의 생애주기별 경력 유지 및 경제활동 참여를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여성고용 확대와 일·가정 양립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남성 육아휴직 권장 등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장은 “(정부의 경단녀 일자리 창출 정책이) 여전히 기업부담을 전제로 한 제도 확대에 치중하는 추세여서 기업 경쟁력 저하와 경단녀 채용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공공재인 ‘보육 인프라’ 확충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민간기업에 전가하는 규제”라며 “보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국제적 추세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재원 분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여성이 가사와 양육의 전담자라는 인식의 변화가 가정에서부터 일어나는 것이 경단녀 해소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yium@seoul.co.kr
  •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정체 ‘김연우’ 또 지목돼…산들의 눈물이 힌트?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정체 ‘김연우’ 또 지목돼…산들의 눈물이 힌트?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복면가왕 종달새 진주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정체 ‘김연우’ 또 지목돼…산들의 눈물이 힌트?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베일에 가려진 종달새의 정체가 밝혀졌다. 이번에도 네티즌 수사대가 추정한 ‘진주’로 밝혀졌다. 지난 17일 방송에서 4인의 준결승 진출자의 정체와 관련해 추측이 무성했다. 딸랑딸랑 종달새는 ‘황금락카 두 통 썼네’였던 루나를 꺾고 3대 복면가왕에 등극해 화제의 인물에 올랐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와 에일리의 ‘보여줄게’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여 극찬을 받았다. 준결승전에 진출해 4대 가왕 자리를 노리는 복면가수들은 육중완을 꺾은 고음 폭발 ‘고주파 쌍더듬이’, 아름다운 미성의 ‘상암동 호루라기’, 배다해를 꺾은 괴물 같은 성량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걸스데이 소진을 꺾은 시원한 록 스피릿의 소유자 ‘이리와 함께 춤을’ 등 4명이었다. 연예인판정단은 고주파 쌍더듬이가 에일리, 혹은 에이핑크의 정은지라고 예측했다. 패자 상암동 호루라기는 가면을 벗었고 그의 정체는 블락비 태일로 드러났다. 이어 벌어진 2라운드 두번째 대결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이리와 함께 춤을’을 꺾고 가왕후보결정전에 진출했다. 연예인 판정단은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부른 노을의 ‘만약에 말야’를 듣고 “예술이다”라고 극찬했다. 윤도현의 ‘잊을게’를 부른 패자 ‘이리와 함께 춤을’은 가면을 벗었고 그의 정체는 뮤지컬 배우 이건명으로 드러났다. 완성형 보컬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3라운드 대결 끝에 가왕 결정전에 진출, 3대 가왕 ‘딸랑딸랑 종달새’를 누르고 4대 가왕에 올랐다. 자연히 정체가 공개된 ‘딸랑딸랑 종달새’는 바로 가수 진주로 밝혀졌다. 진주는 소녀시대 유닛 태티서의 ‘트윙클’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재해석해내며 가왕다운 가창력을 뽐냈다. 진주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정말 기쁘고 MBC에 오랜만에 노래하러 왔다. ‘추억의 가수’, ‘잊혀진 가수’라고도 했고 정체기도 왔다”라면서 “음악을 놓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무대에 서는 게 힘들기도 했다. 김형석 씨를 만나니까 친정 오빠를 만나는 느낌이다. 처음으로 스튜디오 녹음을 했던 때가 생각난다. 포기하지 않고 노래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997년 17세의 나이로 ‘난 괜찮아’를 부르며 데뷔한 진주는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인기를 모았고 성대 결절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진주와 인연이 깊은 김형석은 “진주를 처음 봤을 때 박진영 씨가 프로듀서를 했고 녹음을 했는데 17세로 말이 안되는 실력이었다. 훨씬 더 멋진 아티스트로 성장한 것 같다”라고 응원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이미 ‘딸랑딸랑 종달새’의 정체를 ‘진주’로 추측했다. 특히 작은 키, 노래 습관, 음색까지 가수 진주와 일치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높은 음역대에서 노래를 부르기 전에 힘을 주듯 무릎을 굽히는 것이 진주의 습관과 비슷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래를 부를 때 유독 발음을 흘려버리는 습관과 목과 어깨를 흔드는 것, 다리 체형을 가리기 위해 긴 치마를 입은 사실도 이런 추정을 가능하게 했다. 한편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한 B1A4 멤버 산들이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무대를 보고 눈물을 흘려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고주파 쌍더듬이는 먼저 무대에 올라 김현정의 ‘멍’을 재해석해 불렀다. 그는 시원한 고음을 내지르며 화려한 무대 매너로 판정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모든 것을 쏟아낸 무대에 연예인 판정단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고주파 쌍더듬이는 에일리로 밝혀졌다. 이어진 무대에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는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를 선곡했다. 1, 2라운드와는 또 다른 창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무대를 본 B1A4 산들은 눈물을 흘려 눈길을 끌었다. 산들은 눈물 흘리는 이유를 묻는 주위의 질문에 “투표하고 나서 밝혀도 되나”라고 말해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는 “노래를 듣고 어릴 때부터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고 롤모델로 삼은 선배님인데 그 목소리가 들려서 너무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는 딸랑딸랑 종달새 진주를 제치고 4대 가왕에 올랐다. 이에 ‘클레오파트라’는 “다음주에도 나와야 되는 거잖아요?”라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기실에 도착한 그가 “4대 ‘복면가왕’ 됐다”고 말하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리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해 웃음을 자아냈다. 네티즌들은 이미 유력한 후보로 김연우를 거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르스 패닉] ‘메르스 공포’ 걷잡을 수 없이 확산…다중시설 기피·위생용품 판매 급증

    국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환자가 지난 20일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열흘 만인 31일 현재 확진 환자가 15명으로 늘고 격리 수용된 감염 의심 환자도 50여명에 이르면서 ‘메르스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다. 주말 동안 영화관, 공연장,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며 ‘방콕’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출처 불명의 루머들이 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 동안 영화관 관람객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CGV의 경우 지난 22일 금요일 43만 3000명, 23일 토요일 89만 8000명이던 관객 수가 일주일 만인 29일 금요일 36만 8000명, 30일 토요일 85만명으로 줄었다. 대형 여행업체 관계자는 “메르스 탓에 경유지를 두바이, 카타르 등 중동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꾸고 싶다는 문의도 많다”며 “메르스 공포로 인해 중동 출국자 규모도 급감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특히 어린아이를 두거나 출산을 앞둔 가정의 경우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역맘 카페에는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바깥나들이를 자제한다는 엄마들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확진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경기 평택 지역의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당분간 아가랑 친정에 가 있으라고 한다’(ID xlxss****) 등 타 지역으로 ‘피난’ 간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임박한 돌잔치를 취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네이버 한 카페에는 ‘3주 뒤 아이 돌잔치인데 이제 와서 취소하자니 위약금만 300만원 이상 물어야 하고, 그냥 진행하자니 걱정스럽다’(ID sery*****), ‘20일쯤 돌잔치 예약했는데 남편이랑 일주일만 더 상황을 보고 안 되면 계약금을 날리더라도 취소할 예정’(ID lee****)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반면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 판매는 급증했다.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마스크 판매율은 105%, 손세정제 판매율은 78%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도 마스크와 구강청결제 매출이 각각 67.6%, 18.0% 증가했다. 늘어난 환자 수와 비례해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 입원 현황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고 있다. 네이버의 한 블로거(ID qorr****)는 “현시점에서 정부가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며 “더이상 정부의 물타기에 휘둘리지 말고 우리는 최소한의 권리를 위해 정보 공개를 요청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밖에 “정보의 불통으로 인한 공포심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ID 11ha****), “보건 당국은 최초 발병 환자와 그 가족들을 자신들이 놓친 걸 환자 탓으로 돌리지 말라”(ID dnag****) 등의 글이 쏟아졌다. 메르스 의심 환자가 각 지방의 주요 대학병원으로 분산 수용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해당 병원들은 빗발치는 문의 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정체 ‘김연우’ 또 지목돼…산들의 눈물이 힌트?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정체 ‘김연우’ 또 지목돼…산들의 눈물이 힌트?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복면가왕 종달새 진주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정체 ‘김연우’ 또 지목돼…산들의 눈물이 힌트?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베일에 가려진 종달새의 정체가 밝혀졌다. 이번에도 네티즌 수사대가 추정한 ‘진주’로 밝혀졌다. 지난 17일 방송에서 4인의 준결승 진출자의 정체와 관련해 추측이 무성했다. 딸랑딸랑 종달새는 ‘황금락카 두 통 썼네’였던 루나를 꺾고 3대 복면가왕에 등극해 화제의 인물에 올랐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와 에일리의 ‘보여줄게’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여 극찬을 받았다. 준결승전에 진출해 4대 가왕 자리를 노리는 복면가수들은 육중완을 꺾은 고음 폭발 ‘고주파 쌍더듬이’, 아름다운 미성의 ‘상암동 호루라기’, 배다해를 꺾은 괴물 같은 성량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걸스데이 소진을 꺾은 시원한 록 스피릿의 소유자 ‘이리와 함께 춤을’ 등 4명이었다. 연예인판정단은 고주파 쌍더듬이가 에일리, 혹은 에이핑크의 정은지라고 예측했다. 패자 상암동 호루라기는 가면을 벗었고 그의 정체는 블락비 태일로 드러났다. 이어 벌어진 2라운드 두번째 대결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이리와 함께 춤을’을 꺾고 가왕후보결정전에 진출했다. 연예인 판정단은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부른 노을의 ‘만약에 말야’를 듣고 “예술이다”라고 극찬했다. 윤도현의 ‘잊을게’를 부른 패자 ‘이리와 함께 춤을’은 가면을 벗었고 그의 정체는 뮤지컬 배우 이건명으로 드러났다. 완성형 보컬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3라운드 대결 끝에 가왕 결정전에 진출, 3대 가왕 ‘딸랑딸랑 종달새’를 누르고 4대 가왕에 올랐다. 자연히 정체가 공개된 ‘딸랑딸랑 종달새’는 바로 가수 진주로 밝혀졌다. 진주는 소녀시대 유닛 태티서의 ‘트윙클’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재해석해내며 가왕다운 가창력을 뽐냈다. 진주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정말 기쁘고 MBC에 오랜만에 노래하러 왔다. ‘추억의 가수’, ‘잊혀진 가수’라고도 했고 정체기도 왔다”라면서 “음악을 놓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무대에 서는 게 힘들기도 했다. 김형석 씨를 만나니까 친정 오빠를 만나는 느낌이다. 처음으로 스튜디오 녹음을 했던 때가 생각난다. 포기하지 않고 노래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997년 17세의 나이로 ‘난 괜찮아’를 부르며 데뷔한 진주는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인기를 모았고 성대 결절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진주와 인연이 깊은 김형석은 “진주를 처음 봤을 때 박진영 씨가 프로듀서를 했고 녹음을 했는데 17세로 말이 안되는 실력이었다. 훨씬 더 멋진 아티스트로 성장한 것 같다”라고 응원했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이미 ‘딸랑딸랑 종달새’의 정체를 ‘진주’로 추측했다. 특히 작은 키, 노래 습관, 음색까지 가수 진주와 일치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높은 음역대에서 노래를 부르기 전에 힘을 주듯 무릎을 굽히는 것이 진주의 습관과 비슷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래를 부를 때 유독 발음을 흘려버리는 습관과 목과 어깨를 흔드는 것, 다리 체형을 가리기 위해 긴 치마를 입은 사실도 이런 추정을 가능하게 했다. 한편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한 B1A4 멤버 산들이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무대를 보고 눈물을 흘려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고주파 쌍더듬이는 먼저 무대에 올라 김현정의 ‘멍’을 재해석해 불렀다. 그는 시원한 고음을 내지르며 화려한 무대 매너로 판정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모든 것을 쏟아낸 무대에 연예인 판정단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고주파 쌍더듬이는 에일리로 밝혀졌다. 이어진 무대에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는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를 선곡했다. 1, 2라운드와는 또 다른 창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무대를 본 B1A4 산들은 눈물을 흘려 눈길을 끌었다. 산들은 눈물 흘리는 이유를 묻는 주위의 질문에 “투표하고 나서 밝혀도 되나”라고 말해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는 “노래를 듣고 어릴 때부터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고 롤모델로 삼은 선배님인데 그 목소리가 들려서 너무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는 딸랑딸랑 종달새 진주를 제치고 4대 가왕에 올랐다. 이에 ‘클레오파트라’는 “다음주에도 나와야 되는 거잖아요?”라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기실에 도착한 그가 “4대 ‘복면가왕’ 됐다”고 말하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리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해 웃음을 자아냈다. 네티즌들은 이미 유력한 후보로 김연우를 거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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