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친절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상해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전북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서한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신성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500
  • [김문이 만난사람] ‘푸른 눈’ 원로 국악학자 해의만의 국악사랑 50년

    [김문이 만난사람] ‘푸른 눈’ 원로 국악학자 해의만의 국악사랑 50년

    쇼팽과 바흐, 베토벤 등 우리나라 사람이 서양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보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교양과 품격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우리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부르는 모습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도 대부분 의아해하거나 놀라워할 것이다. 특히 한평생 직업으로 여기며 살아간다면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해의만(81·본명 알렉 헤이먼)씨는 29살 때부터 한국에서 우리의 전통음악을 공부하고 익히며 연구해 온 보기 드문 원로 국악학자이다.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1953년 위생병으로 6·25 전쟁에 참전, 강원도 양구에서 근무할 당시 국악과 처음 접한 것이 인연이 돼 우리의 전통음악에 푹 빠져 살아오고 있다. 국악 연구는 물론 가야금, 단가, 민속장고와 북, 거문고, 태평소, 설장고 등 우리의 전통악기를 대부분 아주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 그동안 뉴욕과 파리 등에서 ‘삼천리 나라 무용’, ‘한국 판소리 해설’, ‘한국 민속음악과 무용’, ‘한국음악, 음악대사전’ 등을 직접 펴냈으며 ‘한국 무가’, ‘한국 무속’, ‘한국 가면극’, ‘한국 민속무용 해설’, ‘한국 전통무용과 탈춤’, ‘한국 전통악기’ 등 수십 권을 영문 번역해 해외에 알리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지난해 4월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또 한국외국어대학과 국민대, 한세대 등에서 학생들에게 영어와 전통음악 등을 가르치기도 했다. 한국인 여성과 결혼, 아들과 딸을 두었으며 ‘서울 해씨’의 시조가 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음악에 빠진 그를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에서 만났다. 부인이 문을 열어주면서 “집에 에어컨이 고장나서 좀 더울 텐데….”라고 친절하게 맞이한다. 해씨도 “어서 와요.”라고 말한다. 몸이 약간 불편했던지 부인의 부축을 받으며 의자에 앉았다. 옆에 놓인 가야금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악기를 다루는지 먼저 물었더니 가야금은 홍원기 선생, 민속장고와 북은 지영희 선생, 거문고 산조는 신쾌동 선생, 태평소는 최인서 선생 등에게 배웠다는 대답이 나지막이 돌아온다. 그는 요즘 외부 활동을 거의 안 하고 있다. 대신 집에서 전화로 영어를 가르치면서 국악자료를 번역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몸이 불편해 부인이 항상 옆에서 도와 주고 있다. 가끔 제자들이 찾아와 목욕탕에 가는 것이 유일한 외출이다. 부인한테 이런 얘기를 잠깐 들으며 거실 벽에 세워진 한문 글씨의 병풍을 바라봤다. 글씨 끝 부분에 그의 이름 ‘해의만’(海義滿)이라고 적혀 있었다. 성씨를 왜 바다 해(海)라고 했을까. “원래는 내가 좀 더 일찍 (한국에)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때(1950년대 말) 민간인 신분이라 입국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좀 기다렸다가 입국허가가 풀리는 1960년에 한국행 배를 탔습니다. 일본을 거쳐 왔지요. 그때 배 안에서 선교사를 만났는데 한국식 이름을 지어 주더군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넜다는 뜻의 바다 해(海)와 옳은 일로 가득 차라고 해서 의만(義滿)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한양(서울) 해씨의 시조가 됐지요(웃음).” 슬하에 자녀가 있으니 서울 해씨가 새로운 성씨로 대대손손 쭉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쯤 해서 그가 국악을 좋아하게 된 사연을 듣기로 했다. “강원도에 있는 야전병원에서 근무할 때였어요. 중국군과 북한군 빨치산들이 산속에 있었는데 새벽 2~3시만 되면 북, 태평소, 징, 꽹과리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다른 군인들은 잠을 못 자 아주 싫어했지만 저는 아주 매력적으로 들렸습니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소리가 있었어요. 다른 군인한테 물어봤더니 태평소 소리라고 하더군요.” 정전협정 이듬해인 1954년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뉴욕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음악공부를 계속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들었던 국악 소리를 늘 잊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인 유학생을 만났다. 궁금했던 차에 한국음악에 대해 자세히 들을 기회가 됐다. 한국에는 5000년 역사를 간직한 전통악기가 많을 뿐 아니라 다양한 국악 장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른바 ‘필이 꽂혔다’라는 말처럼 무작정 한국 전통음악을 배워 보겠다는 생각에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시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때 수소문해서 인사동 근처에 있는 한국국악예술학교에 무작정 찾아갔지요. 교장 선생님한테 ‘전통음악을 배우고 싶다. 공부하게 해주면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교장 선생님께서 흔쾌히 승낙해 주셨습니다. 내가 미국에서 음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오선보 사용법도 동시에 가르쳤습니다. 그때 여류 명창 박녹주 선생 등 훌륭하신 분들과 만나게 되면서 국악을 열심히 배웠지요.” 이와 동시에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펴낸 교재를 구입해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혀 나갔다. 그렇게 3년이 지난 1963년,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욕 아시아학회’에서 한국전통음악에 대한 발표와 함께 바라춤을 직접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이듬해에는 우리 전통공연예술단의 미국 공연을 성사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때 현지 대학과 대학원 등을 포함, 27곳에서 순회공연을 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 유럽에 한국전통음악을 알리는 데에도 노력했다. 영국의 음악가 존 레비(1910~1976)가 1964년 우리나라에서 50일간 머물렀을 당시 가곡, 판소리, 기악연주, 궁중음악, 민속음악 등의 전통음악을 집대성할 수 있도록 주선했던 것. 레비는 당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스위스제 녹음기 나그라를 사용, 모두 10장의 CD에 담았는데 지금도 중요한 음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씨는 또 전국을 다니며 귀중한 국악 자료를 수집, 연구하면서 국악강연과 번역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지난해 말에는 그가 평생 모아 온 국악 자료 중 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서애악부’(1504), ‘정축진찬의궤’(1877), ‘설중회춘곡’(1905년 추정) 등을 비롯해 200여점의 고서적과 녹음자료를 국립국악원에 기증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해씨는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증하게 됐는데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한국음악을 듣는다. 밤중에는 가끔 소리를 크게 틀어놓아 옆집에서 항의를 받기도 한다. 그에게 한국의 전통음악이 왜 좋은지 다시 물었다. “한국음악은 아주 즉흥적이면서도 기쁨과 슬픔 등 인생의 혼이 담겨 있어요. 서양음악은 4분의3박자인 경우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똑같이 반복되지만 한국의 민속음악은 그렇지 않아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반복 없이 진행됩니다. 넓은 사상이 있어요. 각 지역의 서민들의 삶이 담겨 있지요.” 그런데도 요즘 젊은이들이 한국음악을 좋아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학강의나 초청 강연 때에는 전통의 중요성을 늘 강조했단다. “국악은 중요한 것입니다. 결코 잊어버리면 안 되지요. 세월이 갈수록 잊어버리는 가락이 많습니다. 그런 가락들을 악보로 써서 남겨야 하는데…. 가야금 악보도 써야 하고, 요즘 들어 기력이 별로 없어요.” 푸른 눈의 백발, 국악학자의 길을 오롯이 걸어온 그는 살아 있는 동안 국악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작업만큼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전국민속예술축제 50년사’를 번역하고 있다. 기력이 떨어지고 불편한 몸에도 여전히 국악사랑에 대한 열정은 변치 않고 있다. 어쩌다 가끔 집에서 염불하며 바라춤을 추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염불은 최인서 선생에게 배웠다. 바라춤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춤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부인과 어떻게 만나 결혼했느냐고 하자 “머릿결이 곱고 아주 길었다.”며 웃는다. 옆에 있던 부인이 “간호사로 독일 가려고 학원에서 공부할 때 남편이 영어 선생이었다. 3년 동안 사귀다가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고 거들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He is ~ 193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952년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음악학사를 받았으며 1953년 6·25 전쟁에 참전, 위생병으로 근무할 당시 국악을 처음 접했다. 1959년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음악석사를 마친 뒤 1960 다시 한국으로 와 4년 동안 한국국악예술학교에서 전통음악을 공부했다. 이때 홍원기, 박녹주, 지영희, 신쾌동 선생에게 가야금과 시조, 단가, 민속장고와 북, 거문고 산조 등을 익혔다. 이후 태평소(취타와 염불), 태평소 시나위, 범패와 작법, 설장고 등을 배웠다. 국립국악원 장기과정(1990~1994)을 수료했다. 주요 저술은 삼천리 나라의 무용(1964), 한국 판소리 해설(1972), 한국 민속음악과 무용(1974) 등 5권이 있다. 영문번역으로는 한국가면극(이두현·1974), 한국민속무용해설(성경린·1974), 한국전통악기(이혜구·1982) 등 수십권이 있다. 이 밖에 1964년 한국삼천리가무단을 인솔해 미국 27개 대학과 뉴욕 카네기홀 공연 및 강의를 통해 한국 전통음악과 무용을 소개했다. 1973년 국립국악원연주단과 함께 이란, 프랑스, 서독 등 여러 차례 공연 및 강의를 통해 한국의 전통음악을 알렸다. 주요 수상으로는 한국국제문화협회 문화상(1982), 국악의 해 유공표창(1995), 한국유네스코위원회 문화상(1991), 은관문화훈장(2011) 등이 있다.
  • 저장성 쑤이창현…때묻지 않은 풍경 그리고 사람

    저장성 쑤이창현…때묻지 않은 풍경 그리고 사람

    오감만 만족해도 즐거울 터에 마음까지 행복해지는 여행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갔던 중국 저장(浙江)성 쑤이창(遂昌)현 여행은 그런 점에서 행운이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닝보(寧波) 공항을 떠날 때의 느낌은 한마디로 ‘마음까지 부자가 된 듯한 여행’이었습니다. 중국의 여행지들은 우리에게 웬만한 국내 여행지보다 가까워져 있지요. 하지만 쑤이창현은 몸과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한 풍광과 아직 외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산골 오지 마을 사람들의 순수함은 그동안 잊고 살았던 바쁜 일상들을 뒤돌아보게 해준 고마운 선물이었습니다. ●대나무와 원시림의 심산유곡 셴룽구 저장성 리수(麗水)시 쑤이창현. 해발 1000m가 넘는 700여개의 산에 둘러싸여 있다. 산악지대가 전체 면적의 88%나 된단다. 산 속에 있지만 역사는 깊다. 춘추시대엔 월나라, 삼국시대엔 손권의 오나라에 속했다. 1927년엔 홍군(紅軍)이 일제에 대항해 3년간 유격전을 벌였던 공산혁명의 성지이기도 하다. 집안 신을 모시는 제단에 마오쩌둥(毛澤東) 사진을 걸어둔 주민이 많은 것도 그런 까닭이겠다. 가장 먼저 발걸음한 셴룽구는 대나무와 원시림으로 가득한 보물창고였다. 초록의 숲과 싱그러운 나무 향기, 그리고 계곡의 물소리가 눈과 코와 귀를 즐겁게 해준다. 무엇보다 셴룽(神龍)폭포의 모습이 장관이다. 물이 만든 운무를 헤집고 승천하는 듯한 용의모습을 하고 있다는 폭포다. 위 아래의 낙차는 무려 300m. 중국 내 최고다. 가까이 다가가니 세 개의 폭포가 이어져 쉬지 않고 물을 쏟아내고 있다. 산허리를 따라 트레킹 코스가 조성돼 있다. 숲그늘은 짙어도, 위압감을 줄 만큼 커다란 나무는 없다. 대신 조화롭게 자란 키 작은 관목들이 즐비하다. 멀리서 보는 셴룽폭포는 물줄기가 더욱 길어 보인다. 명나라의 극작가이자 시인이었던 탕현조(湯顯祖)는 이곳을 배경삼아 ‘모란정’이라는 사랑 이야기를 썼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명작에 등장하는 무대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난젠옌에서 바라보는 다랑논과 운무 난젠옌은 기묘한 봉우리와 계단식 논, 이른바 제전(梯田)으로 유명한 명승지다. 이른 아침, 고원지대의 마을 끝자락에서 발아래를 내려다보자니 계곡을 타고 피어오르는 운무가 다랑논을 휘감았다. 운무는 초록빛 바다 위에 흰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천천히 번져 나갔다. 난젠옌 풍경구는 유네스코와 중국 민속촬영협회가 지정한 ‘국제 민속 촬영 창작기지’로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험한 산등성이에 물을 가둬 벼농사를 짓고 있는 오지 사람들의 생활 터전이 이젠 외지인들을 불러들이는 관광자원이 된 셈이다. 모르긴 몰라도 쌀값으로 버는 돈보다는 관광수입이 월등할 것이다. 해발 1000m의 난젠옌에서 300m의 반링춘(半嶺村)까지 걷는 트레킹 코스는 가벼웠다. 거리는 짧지 않지만 대부분이 내리막길이고 가파른 지형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비교적 수월했다. 트레킹 내내 대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땀을 식히기에 충분했고 물결치듯 흔들리며 사각거리는 소리는 감미로운 음악처럼 귓가를 맴돌았다. ●풍광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반링춘 대나무 숲 트레킹이 끝날 무렵 후끈한 열기와 습기가 엄습했다. 마치 사우나에 들어온 것과 같은 더운 느낌이 온몸을 감쌌다. 갈증을 풀어줄 찬물을 찾는 순간 낯설지 않은 촌락이 눈에 들어왔다. 난젠옌에서 계곡을 따라 바로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반링춘이다. 반링춘은 난젠옌에서 내려다보이는 다랑논의 한가운데 있는 마을이다. 약 50 가구에 200여명이 거주한다. 원래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마을이었으나 난젠옌 풍경구가 사진촬영의 명소로 떠오르면서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트레킹을 막 마치고 내려온 나그네에게 기꺼이 녹차를 우려 주던 마을 아낙의 친절이 고맙다. 갈증이 해소될 즈음에야 반링춘의 모습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집집마다 대문이 활짝 열려 있다. 낯선 이방인들이 집안을 기웃거리며 구경하는데도 주민들은 거부감이 없었다. 적어도 이 마을에서만큼은 도둑이란 단어가 없는 듯하다. 점심 때가 되자 집집마다 밥 짓는 연기가 피어 올랐다. 주인이건 객들이건, 너나없이 함께 식탁에 앉았다. 푸짐하게 내오는 돼지고기 요리마다 주민들의 넉넉한 인심이 배어 있는 듯하다. 종류도 다양해서, 중국에서 맛볼 수 있는 돼지고지 요리는 모두 다 올라온 것 같다. 중국에서는 손님을 대접을 할 때 푸짐하게 차려내는 것이 예절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식사를 마치고 마을을 떠나는 객들의 손마다 유기농 찻봉지와 말린 고구마가 들려 있다. 순수하고 친절한 사람들의 여운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또 다른 중국, 황니링 유기농과 훙싱핑 온천 숲과 계곡, 그리고 다랑논을 지나니 어느덧 여정의 마지막이다. 우시강(烏溪江)댐을 지나서 황니링으로 가는 뱃길. 더없이 상쾌한 강바람이 귓불을 스친다. 황니링은 유기농 마을로 유명하다. 농약 가득한 과일이나 화학비료투성이의 채소로 대표되는 중국의 이미지는 마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주민들은 벌레를 잡기 위해 농약대신 고추 삶은 물을 쓰고, 비료 대신 가축 배설물을 발효시킨 액체비료를 사용한다고 했다. 황니링은 이를테면 친환경 유기농의 종합 센터다. 주민들은 전통 농서에 기록된 농법을 스스로 실천할 뿐 아니라 개발하고 전파하는 몫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대도시의 고급 식탁에 오른다는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뱃머리를 돌려서 훙싱핑 온천으로 향했다. 훙싱핑은 원래 은광을 개발하려는 광산업자와 개발에 반대하는 원주민 간의 갈등이 심한 곳이었다. 한데 은광을 개발하려다 온천을 발견했고, 온천의 지분을 지방정부와 광산업자가 나눠 갖는 대신 은광 개발을 포기하는 것으로 사태가 수습됐다. 개발을 능사로 아는 우리와 사뭇 다른 모습. 섭씨 41도의 순수 온천수보다 담백한 그들의 개발 스토리가 외려 더 감동적이다. 글 사진 쑤이창현(중국)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여행수첩 →진에어가 2013년 6월까지 인천공항과 닝보공항을 잇는 전세기를 운항한다. 월·금요일 출발. →쑤이창현은 열대 기후대에 속해 여름철엔 무척 습하고 덥다. 여행시 물을 항상 소지해야 한다. →연중 200일 이상 비가 내리기 때문에 우산과 비옷을 준비하는 게 좋다. →원시삼림과 대나무 숲 트레킹 때 산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몸에 뿌리는 모기약도 준비해야 한다. →중국 오지 전문여행사 레드팡닷컴(www.redpang.com)에서 난젠옌과 첸포산(千佛山) 등을 돌아보는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02)6925-2569.
  • [30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19년 전, 열여섯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성공한 부부가 산 좋고 물 좋은 운수골에 들어와 산 지도 어느덧 17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3년 전, 사랑스러운 쌍둥이 남매 준서와 미소를 입양하면서 엄마, 아빠라는 값진 타이틀도 얻었다. 프로그램에서는 강원도 화천의 오지마을 운수골 쌍둥이네의 즐거운 여름이야기를 들어 본다. ●TV소설 사랑아 사랑아(KBS2 오전 9시) 태범(김산호)은 노경(오창석)에게 더 이상 널 의심하게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승희(황선희)는 노경과 서진(오우정)이 양가 상견례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한편 양자(김예령)가 소망병원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윤식(선우재덕)은 양자가 승아(송민정)를 보내 줬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골든 타임(MBC 밤 9시 55분) 지영을 찾아 무사히 수술을 시킨 재인과 민우. 지영은 감사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덕분에 민우가 친절 직원으로 뽑힌다. 공식 행사의 옷차림을 고민하던 민우에게 재인은 선우의 선물로 준비했던 넥타이를 선심쓰듯 빌려 준다. 한편 병원에 사표를 제출하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던 인혁의 눈앞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통영에서 여수에 이르는 한려수도 300리 뱃길 중심에 자리한 사천과 남해. 그 바닷길에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해상국도(국도 3호)로 알려진 창선·삼천포 대교가 있다. 1995년에 공사를 시작해 2003년 완성된 창선 삼천·포대교는 당시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시네마 천국(EBS 밤 12시 5분) ‘강유정 신기주의 남녀상영지사’에서는 화려한 10인 배우들의 연기와 볼거리 영화 ‘도둑들’의 모든 것을 분석해 본다. 또한 ‘김종관의 무비에세이’에서는 진실과 거짓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팀 버튼의 영화 ‘빅 피시’를, 목소리의 마술사 개그맨 김학도가 들려 주는 ‘CINE 메이킹’에서는 영화 ‘브레이킹 던 part 1’의 촬영 현장으로 들어간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일산 경찰서 강력팀에 한 남성이 찾아왔다. 술에 취해 깜빡 길에서 잠이 든 사이, 누군가가 바지를 찢고 지갑을 훔쳐 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훔친 카드를 사용한 범인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각기 다른 세 지역을 돌며, 사용한 카드 내역은 무려 20건에 달했다. 또한 이들은 카드 사용을 피하는 보통 범행과는 다른 대범함을 보였는데….
  • [경제프리즘] ‘스마트 은행’ 체력훈련 나선 까닭

    외환은행은 엘리트 이미지가 강하다. 국책은행 시절부터 알아주는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우수한 금융인 집단”이라며 여러 차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외환은행이 내건 슬로건조차 ‘스마트 뱅크’(똑똑한 은행)다. 물론 지적인 이미지가 묻어나지만 서비스업에 필수적인 친절함, 적극성, 도전정신 등의 단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게 금융가의 평가였다. 그런 외환은행이 달라졌다. ‘머리’보다는 ‘몸’을 쓰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외환은행에 입사한 신입 행원 94명은 26일 야간행군을 했다. 신입행원 연수의 마지막 관문이었다. 이날 0시부터 경기 용인 신갈동의 외환은행 교육원에서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까지 50㎞를 걸었다. 오전 4시에는 윤용로 외환은행장을 비롯한 모든 임원 16명과 노조위원장 등이 반포대교로 나가 신입행원들과 8㎞를 동행했다. 모두 8시간 30분이 걸렸다. 정찬성 외환은행 인력개발부장은 “강한 정신력을 기르고 단결심을 고취하기 위해 야간행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40~50대 직원들도 체력 훈련에 나선다. 외환은행은 다음 달 21일부터 ‘1박 2일 야간산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600여명의 부·점장급 직원 모두가 참여한다. 산행 장소는 경북 문경새재로 정했다. 외환은행 설립 이후 처음으로 시도되는 정신무장 훈련이다. 직원 교육 담당자들은 애초 강도 높은 해병대 입소를 검토했다고 한다. 스마트뱅크의 체력 훈련은 윤 행장의 ‘현장 우선주의’와 맥이 닿아 있다. 론스타가 주인이었던 지난 9년간 고객이 거래를 끊어도 무심하고, 안정을 추구할 뿐 도전하지 않았던 영업 관행을 탈피하자는 것이다. 전날 있었던 정기인사의 제1원칙도 현장 우선이었다. 본점에 오래 있었던 부서장 40명과 여신심사역을 밖으로 보내고 영업점 경력이 많은 지점장을 본점에 불러들였다. 잃어버린 고객을 다시 확보하고 실적을 끌어올리려면 강인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게 윤 행장의 생각이다. 27일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신입 행원을 모두 일선 영업점에 배치한 것도 그래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길섶에서] 오로라/이도운 논설위원

    미국 동부에서 시작된 대평원은 서쪽으로 뻗어 나가다 로키 산맥을 만난다. 로키 산맥이 시작되는 지역이 콜로라도주이다. 또 평원과 산맥이 딱 만나는 지점에 세 개의 도시가 있는데, 주도인 덴버와 볼더 그리고 오로라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 볼더에서 대학원을 다녔다. 볼더에는 한국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차를 몰고 1시간을 달려 오로라로 갔다. 오로라에는 아주 작은 한인 타운이 있었다. 그곳에서 갈비와 된장찌개를 먹고, 머리를 손질한 뒤 장을 봤다. 1992년 LA 인종 폭동 뒤 많은 한국인이 평화로운 콜로라도로 이주해 오로라에 정착했다고 한다. 1년 내내 맑은 날씨 덕분인지 오로라 사람들은 쾌활하고 친절했다. 로키 산맥을 사랑하는 친환경주의자들도 많았다. 지금껏 쌍무지개를 세 번 봤는데, 두 번째로 본 곳이 오로라였다. 며칠 전 영화 배트맨을 상영하는 극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아름다웠던 기억 때문인지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성장현 용산구청장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성장현 용산구청장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는, 절대 떠나고 싶지 않은 용산을 만들겠습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24일 “용산 개발부터 교육, 문화, 복지, 일자리 창출 등 모든 사업이 2년을 넘기니 본 궤도에 접어들었다.”면서 “순항하는 모습이 기쁘고 남은 임기에도 더 발전했다는 얘기를 듣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반기 주요 사업 성과는. -용산은 100년을 훌쩍 넘긴 역사적 도시다. 사람이 바뀐다고 행정이 바뀌면 안 된다는 생각에 용산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 이런 유서 깊은 도시에 로드맵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앞으로도 이 계획에 따라 ‘세계의 중심’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청렴 용산 만들기’ 사업은. -청렴은 공직자의 생명이자 무기다. 요즘은 금품·향응뿐 아니라 민원 처리 신속성, 정확성, 친절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청백리 공무원을 자체 발굴해 시상하고 인센티브도 지급했다. 구청장 청렴 메시지, 간부 청렴 평가제, 명예감사관 제도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아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시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민관 협력 봉사활동도 돋보였다. -은빛과함께봉사단, 교동협의회는 용산에서 내로라할 수 있는 대표 브랜드 단체다. 용산도 이미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10%를 넘는 3만 5000여명에 이르렀다. 은빛과함께봉사단 600여명은 이분들에 대한 체계적·종합적 봉사를 펴고 있다. 교회와 동 주민센터가 힘을 모은 교동협의회는 틈새계층의 복지 수요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후암동에서만 1억 5000만원을 기부했다. 행정으로만 이 틈을 메우려면 감당이 안 된다. 이런 단체들이 있어 개인적으로도 참 행복하다. →후반기에 집중할 사업은. -2016년 용산국제업무단지가 개발되면 용산구 예산은 쓰고도 남을 정도일 것이다. 그때까지는 살림을 잘 갈무리하고 사업을 마무리 짓는 게 내 일이다. 욕심을 가진다면 지난해 1800여명에게 일자리를 찾아 줬던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을 꾸준히 해 나가고 싶다. 구청 직원들이 이력서를 들고 다니며 지역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용산에 사는 회사에 취업시키는 사업으로 월 100명이 목표였는데 지난해에는 초과 달성했다. 남은 임기도 지난해 수준을 목표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는, 절대 떠나고 싶지 않은 용산으로 만들겠다. →동 현안 소통 사업은. -취임 이후 매주 목요일을 주민들과 대화하는 날로 잡았는데 2년을 즈음해 현장으로 찾아가는 방식을 병행하게 됐다. 노인정, 어린이집, 교육시설, 민원 대립 현장, 위험 시설물 등 하루에 보통 18~19개 현장을 둘러본다. 전체 16개 동 중 5개가 남았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진행하며 주민 목소리를 듣겠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해외여행 경비 절약 노하우

    해외여행 경비 절약 노하우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경기가 어렵다지만 7~8월 해외여행 예약자 수가 사상 최대라는 게 여행업계의 전언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내국인 출국자 수가 5년 만에 종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가 나쁜 만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할 리 없다. 큰마음 먹고 결심한 해외여행이라면 불필요한 지출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 ‘모르면 억울할’ 해외여행 경비 절약법을 소개한다. 우선 공항에서의 환전은 피해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공항 은행에서 환전을 하면 수수료에서 손해 보기 십상이다. 24일 외환은행에서 1000달러를 환전받으려면 일반 환율 적용 시 116만 91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80% 수수료 할인을 받으면 115만 3020원만 내면 된다. 약 1만 6000원가량 할인받는 셈이다. 여행 전에 인터넷상에서 환전하면 최대 80%까지 수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거래은행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환전을 신청하고 원하는 날짜에 공항 은행 지점에서 환전한 돈을 찾아가면 된다. 인터넷이 번거롭다면 주거래 은행을 이용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단골 고객에게는 환전 수수료를 30~50%씩 깎아 준다. 은행들의 다양한 환전 이벤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농협은행은 다음 달 말까지 거래 금액에 관계없이 통화별로 최대 80%까지 환전 수수료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외환은행도 8월 말까지 통화별 최고 70%의 사이버 환전 수수료 우대 혜택을 준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현금과 신용카드 중 어떤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게 유리할까. 환율이 떨어지는 추세라면 카드 결제가 낫다. 결제 시점까지 시차가 있어 환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드 결제는 환전 및 카드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환율 하락기라고 해서 무조건 카드로 결제할 게 아니라 환차익 기대분과 수수료 부담의 경중을 따져 보는 지혜가 요구된다. 환율이 오르는 추세이거나 거의 변동이 없을 때는 현금 결제가 당연히 유리하다. 따라서 여행 경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환율 체크는 필수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에서는 간혹 카드 결제 때 원화로 하겠느냐고 친절하게 묻는 경우가 있다. 나라별 환율 추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 나라 현지 통화 기준으로 결제하는 게 좋다. 원화로 결제하면 현지 통화로 환전되는 과정이 더해져 환전 수수료가 1회 더 추가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별로 각종 할인 혜택을 눈여겨보는 것도 경비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삼성카드는 ‘삼성카드 여행’을 통해 해외 호텔을 예약하면 5% 할인해 준다. 국제선 항공은 최대 7%까지 할인 가능하다. BC글로벌카드를 갖고 있다면 9월 30일까지 하와이·괌·사이판에서 10% 할인(월 한도 3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순위 매겨보니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순위 매겨보니

    에버랜드가 롯데월드나 서울랜드에 비해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이 24일 최근 1년간 국내 3대 테마파크를 모두 이용한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종합만족도에서 에버랜드가 A등급, 롯데월드와 서울랜드는 B등급으로 분석됐다. 에버랜드는 직원 친절도 등 인적서비스 항목에서 3.87점(5점 만점)을 받아 롯데월드(3.74점)와 서울랜드(3.67점)를 앞섰다. 놀이시설 항목에서도 에버랜드는 3.51점으로 롯데월드(3.40점)와 서울랜드(3.28점)보다 높았다. 롯데월드는 접근성 항목에서 3.87점으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이용자들은 테마파크 이용 가격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낮다고 응답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에버랜드, 국내 3대 테마파크 중 만족도 ‘A’

    에버랜드가 롯데월드나 서울랜드에 비해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이 24일 최근 1년간 국내 3대 테마파크를 모두 이용한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종합만족도에서 에버랜드가 A등급, 롯데월드와 서울랜드는 B등급으로 분석됐다. 에버랜드는 직원 친절도 등 인적서비스 항목에서 3.87점(5점 만점)을 받아 롯데월드(3.74점)와 서울랜드(3.67점)를 앞섰다. 놀이시설 항목에서도 에버랜드는 3.51점으로 롯데월드(3.40점)와 서울랜드(3.28점)보다 높았다. 롯데월드는 접근성 항목에서 3.87점으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이용자들은 테마파크 이용 가격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낮다고 응답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김민희 기자의 런던 eye] 해가 지지 않았던 런던에서 타워브리지의 오륜기를 봅니다 ‘제국의 영광’ 그리워하는 이곳 사람들이 약간 불편해지네요

    [김민희 기자의 런던 eye] 해가 지지 않았던 런던에서 타워브리지의 오륜기를 봅니다 ‘제국의 영광’ 그리워하는 이곳 사람들이 약간 불편해지네요

    런던올림픽 취재를 간다고 하니 친구가 그랬다. “드디어 본국이네.” 생뚱맞게 무슨 얘기냐 했더니 “그동안 캐나다나 홍콩은 갔어도 영국은 처음이잖아.”라고 대꾸한다. 맞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는 곧잘 돌아다녔지만 제국의 본거지에 가 본 적은 없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조금 주눅이 들었다. 나와 친구를 비롯한 사람들의 머릿속에 영국은 아직도 세계를 휘어잡는 절대 권력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기사를 쓰기 위해 런던에 관한 자료를 모으는 동안 나는 자꾸 더 움츠러들었다. ‘런던이 싫증난 사람은 삶에 싫증난 사람’이란 새뮤얼 존슨의 말은 진부하긴 해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 서울 면적의 2.5배인 이 도시는 마치 세계의 축소판처럼 풍부한 전통과 문화가 녹아 있다. 런던은 비틀스와 블러의 도시이고, 찰스 디킨스와 코난 도일의 도시이기도 하며, 동시에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알렉산더 매퀸의 도시다. 거리 곳곳에 시대를 풍미한 유명인들이 살았음을 알리는 파란 표지가 붙어 있고, 런던의 금융산업은 유럽과 세계를 좌지우지한다. 도대체 왜일까. 비행기 안에서 점점 크게 다가오는 히스로 공항을 바라보며 머릿속에 한 단어가 스쳤다. ‘제국주의.’ 한때 100여개국을 다스렸던 대영제국은 식민지의 고혈을 탐욕스럽게 빨아들였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란 말은 곧 다른 나라의 해를 빼앗은 나라란 뜻이기도 했다. 비록 제국이 막을 내린 것은 오래전이지만, 습관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영국인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문화에 그때의 희미한 흔적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신사의 이미지 뒤에 있는 ‘우리가 최고’란 꼿꼿한 자존심은 영국의 심장 런던에 또렷하다. 24일 런던에 도착해 타워브리지에 걸린 오륜기를 보니 나의 막연한 상상은 구체적인 이미지로 굳어졌다. 대영제국의 힘이 절정을 이루던 1894년에 세워진 타워브리지는 다리 양쪽에 세워진 빅토리아풍의 화려한 탑을 통해 제국의 부와 기술력을 온몸으로 드러낸다. 그런 타워브리지에 당당히 내걸린 오륜기는 어쩌면 ‘좋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영국인들의 무의식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난 런던이 조금 불편하다. 한국에서 온 기자에게 런던 시민들이 보여 주는 깍듯한 친절에 괜히 눈을 흘기게 된다.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런던과 친해져야 할 텐데 큰일이다. haru@seoul.co.kr
  • [영화프리뷰] ‘락 오브 에이지’

    [영화프리뷰] ‘락 오브 에이지’

    국내 대중문화계만 복고 열풍이 강하게 부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 영화 ‘락 오브 에이지’도 록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당시의 수많은 히트곡에서부터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는 패션과 헤어스타일은 영화를 보는 내내 록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한복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락 오브 에이지’는 전체적으로 음악에 맞춰 스토리가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줄거리가 다소 신파조에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록 음악의 마니아로 당시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관객에게는 크게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영화의 배경은 1987년 할리우드 선셋 스트립의 전설적인 록클럽 ‘버번 룸’. 록과 팝이 공존하던 당시에 점차 쇠락해 가는 ‘버번 룸’의 부활을 꿈꾸는 사장 데니스(알렉 볼드윈)와 록을 악마의 음악이라고 공격하는 시장 부인 패트리샤(캐서린 제타존스)의 기싸움이 팽팽하게 펼쳐지던 시기다. 이런 가운데 오직 가수의 꿈을 안고 혈혈단신 할리우드에 온 셰리(줄리앤 허프)와 록밴드 데뷔를 꿈꾸고 있는 드류(디에고 보네타)의 성공스토리와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실질적으로는 이 두 청춘 남녀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바로 록의 전설 스테이시 잭스 역으로 열연한 톰 크루즈다. 온몸에 문신을 하고, 손톱엔 검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허세 가득한 표정을 짓는 그에게서 인상 좋고 매너 좋은 ‘친절한 톰 아저씨’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대신 다소 과격함이 느껴지는 록스타로 완벽 변신했다. 보컬 트레이너에게 따로 훈련까지 받았다는 그는 이 영화에서 건즈앤로지스의 ‘파라다이스 시티’ 등 총 8곡의 노래를 소화하며 그간 갈고 닦은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주옥같은 80년대 히트곡들이다. 본조비, 익스트림, 미스터빅, 트위스티드 시스터, 저니, 알이오 스피드 웨건, 포이즌 등 80년대를 풍미했던 록밴드들이 부른 30여곡의 히트곡들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 수록곡들은 때로는 등장 인물들의 감성을 표현하기도 하고, 상황을 설명하는 데 활용된다. 하지만 뮤지컬 드라마라는 장르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많은 노래들이 나열식으로 흘러 나와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들지 못해 다소 산만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만일 록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이라면 같은 뮤지컬 영화인 ‘맘마미아’보다는 대중성이 덜해 재미를 덜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 크루즈, 알렉 볼드윈, 폴 지아마티, 캐서린 제타존스 등 망가짐을 불사한 명 배우들의 호연이 영화를 살린다. 새달 2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강남구 ‘착한가격업소’ 147곳 공개

    강남구는 18일 ‘착한가격업소’ 147곳을 선정, 공개했다. 물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업주가 친절하고 업소 환경이 청결한 곳이다. 특히 이들 업소는 정부의 공공요금 정책에 맞게 수년 동안 가격을 동결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원가를 절감, 물가 안정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구는 이들 업소에 지정서와 표지판, 가격표시판을 지급하고 융자 지원, 쓰레기종량제 봉투 지급 등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자세한 내용은 구청 홈페이지(www.gangnam.go.kr)를 참고하면 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범죄 저지르다 엄마에게 걸려 야단 맞은 권총 강도

    범죄 저지르다 엄마에게 걸려 야단 맞은 권총 강도

    강도행각을 벌이던 아들이 엄마에게 발각됐다. 엄마가 꾸짖자 강도아들은 순순히 권총을 내렸지만 끝내 감자칩 한 봉지를 훔쳐갔다. 사건은 최근 CNN 등 미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미국 미시시피에서 22살 청년이 한 상점을 털다 발생한 상황이다. 상점에 들어간 청년은 감자칩 한 봉지를 계산대에 내려놓고 돈을 건네준 뒤 갑자기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빼들었다. 청년이 종업원을 위협하며 돈을 요구하는데 갑자기 청년의 엄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엄마가 범죄를 저지르는 아들을 야단치며 권총을 빼앗자 청년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잠시 눈치를 보다 감자칩을 들고 상점을 나가버렸다. 청년의 엄마는 “아들이 갖고 있던 총은 장난감이었다.”고 친절하게(?) 설명한 뒤 아들의 뒤를 따라 상점을 나갔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권총이 장난감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청년은 강도혐의로 처벌을 받게 됐다. 사진=CNN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정선이가 제안하는 정선 여행 네 가지-정선이, 정선 가다

    정선이가 제안하는 정선 여행 네 가지-정선이, 정선 가다

    정선이가 제안하는 정선 여행 네 가지 정선이, 정선 가다 짙은 초록으로 탈바꿈 중인 나무 이파리가 눈을 깨우고, 주렁주렁 하얗게 매달린 아카시아 꽃 향기가 달콤하게 코를 간질인다. 정선의 시간과 계절의 향기는 일상의 감성을 자극해 정선을 찾는 이들에게 봄꽃처럼 환하고 봄나물처럼 푸근한 미소를 짓게 한다. ‘정선’이라는 이름의 코레일 승무원 이정선씨에게는 미소와 함께하는 정선 여행 길이 더욱 친근하고 특별하다. 웃고 있는 정선씨, 말해 줘요. 정선에서는 무얼 해야 하나요?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이진경 사진 Photographer 우경선 1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코레일 승무원 이정선씨와 함게한 정선여행 2 정선 여행의 상징 중 하나인 레일바이크. 성수기에는 예약을 하고 가는 편이 안전하다 3 정선의 새로운 명소인 스카이워크 4 스카이워크에 서면 한반도 지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01 신나게~ 아찔하게 즐겨요 페달을 밟아 철길을 달리다 레일바이크 아우라지를 거쳐 구절리까지 달리던 열차는 2004년부터 구절리를 찾지 않았다. 2002년 태풍 루사의 피해를 받고 복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다. 열차를 타는 이도, 내리는 이도 없는 역사驛舍와 버려진 철길. 열차와 함께했던 기억이 옛 일로 추억되던 2005년, 아우라지에서 구절리를 잇는 7.2km의 철로에는 이름마저 생소했던 레일바이크가 열차를 대신해 달리기 시작했다. 레일바이크. 이름 그대로 철로Rail를 달리는 자전거Bike다. 동력으로 철로를 달리는 열차와는 달리 레일바이크는 순전히 사람의 힘으로 철로를 달린다. 2인용, 4인용으로 이뤄진 정선 레일바이크에는 두 사람이 밟을 수 있는 페달이 각각 마련돼 있다. 순전히 다리 힘으로만 7.2km 구간을 달려야 하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구절리에서 아우라지까지는 적당한 내리막이 이어져 힘쓸 일이 거의 없다. 오히려 시속 15~20km의 질주에 쾌감이 든다. 구절리 역에서 출발한 레일바이크는 고즈넉한 농촌 마을과 기암절벽이 늘어선 송천의 물줄기를 따라 아우라지까지 달린다. 어두운 터널을 달리는 짜릿한 기분은 덤으로 얻는 재미다. 바람을 맞으며 레일바이크를 타는 기분에 취해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해도 괜찮다. 아우라지에서 구절리로 향하는 풍경열차는 놓친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라 배려한다. 풍경열차는 레일바이크를 탄 이라면 누구든 공짜로 탈 수 있다. 그 밖에 구절리 여치의 꿈, 아우라지 어름치 유혹은 쉬어갈 만한 카페다. 못 쓰게 된 기차를 개조해 만든 구절리 기차 펜션과 캡슐 하우스에서는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기에 좋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임계·동해 방면 42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구절리로 가는 410번 지방도로 좌회전. 진부IC에서는 59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42번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운행시간 오전 8시40분, 오전 10시30분, 오후 1시, 오후 2시50분, 오후 4시30분 이용요금 2인승 2만2,000원, 4인승 3만2,000원 전화 033-563-8787 홈페이지 www.railbike.co.kr 정선 하늘 길을 걷다 스카이워크 멀쩡한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오금이 저리다. 병방산의 천길 낭떠러지를 유리 바닥 아래에 두니 평생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고소공포증이 실감된다. 발 아래로 준 단 한 번의 눈길에 턱 하니 숨이 막혀 저 너머로 굽이치는 절경은 눈에 담기가 어렵다. 귤암리 사람들이 정선읍으로 가기 위해 넘어 다녔다는 병방산. 정선읍으로 향하는 길은 고개를 넘고 넘는 고된 길이었다. 삶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넘어야 했던 길 위, 병방산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의 절경은 그들에게는 걸어온 길에 대한 보상과 같았다. 수십년 전까지만 해도 고되게 넘어야 했던 삶의 길은 길이 닦이며 전망대로 탈바꿈했다. 지금처럼 편하지는 않았지만 조양강이 휘감아 도는 한반도 지형을 보기 위해 병방산을 찾는 이들이 꽤 됐다. 이런 병방산에 스카이워크가 생겼다. 하늘을 걷는 듯, 전망대는 바닥은 물론 사방을 유리로 둘렀다. 유리로 만들어진 전망대인 스카이워크가 들어선 곳은 깎아지른 절벽 위다. 그것도 병사 하나만 지켜도 천군만마가 접근하기 힘들다는 절벽 중의 절벽, 병방치兵防峙의 절벽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이라면 애초에 접근하지 말 것이며, 심약한 이라면 저 너머 풍경에 시선을 두는 게 현명하다. 발 아래 절벽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순간,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 스카이워크에서도 담담하게 걸을 자신이 있다면 짚와이어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북실리 병방산 스카이워크에서 광하리 생태체험학습장까지 길이 1.1km의 짚와이어가 마련돼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20km. 시속 70~120km로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정선군선거관리위원회가 있는 미소빌, 현대아파트 삼거리로 간다. 정선예비군훈련장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병방치 전망대 표지판이 있다. 시내에서 10분 가량 걸린다. 02 추억 여행을 떠나요 옛 집에서의 하룻밤 아라리촌 아리랑의 고장으로 알려진 정선. 정선 아리랑의 발상지 가운데 하나인 아우라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아라리촌은 강원도 산간지방의 생활문화를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해 보는 공간이다. 아라리촌에는 옛 양반이 살았던 기와집과 참나무 굴피로 지붕을 덮은 굴피집, 소나무를 쪼갠 널판으로 지붕을 이은 너와집, 대마의 껍질을 벗겨낸 줄기로 이엉을 엮은 저릅집, 얇은 판석으로 지은 돌집, 나무로 지은 귀틀집이 자리했다. 한 공간에 옹기종기 옛 집들이 모여 있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당시의 삶을 보는 듯하다. 하루, 단 하룻밤의 시간을 내어 줄 수 있는 이에게 아라리촌은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펼쳐 놓기에 한 시간 남짓 아라리촌에 들러 지나친다면 아쉽고 안타깝다. ‘숙박 중’이라는 팻말을 방패로 온전히 나의 옛 집을 얻는 하루에는 평상에서 바라보는 밤하늘, 툇마루에서 맞는 햇살과 바람이 포함된다. 밤에는 완벽한 고요를 즐기며 잠자리를 청하고, 아침에는 담 너머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조잘거림을 들으며 게으름을 부리는 일도 아라리촌의 하룻밤이 주는 행복이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정선제2교를 넘어 화암동굴 방면으로 우회전해 1km 가면 우측에 아라리촌이 자리했다. 이용요금 와가 30만원, 너와집 20만원, 돌집 15만원, 굴피집, 저릅집, 귀틀집 10만원 전화 033-560-2059 홈페이지 www.jsimc.or.kr 1 강원도 산간 지방의 생활문화를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아라리촌 2 폐광촌 폐교를 활용한 추억의 박물관에서는 20~30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3, 4, 5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배경이 되기도 한 타임캡슐공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어린 시절 추억을 찾아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 폐광촌 폐교의 교실과 복도에 작다면 작게 자리한 추억의 박물관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열광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아이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엄마 아빠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추억하며 아이들과 교감한다. 추억의 박물관은 입구에서부터 남다르다. 네모반듯한 규격의 입장권을 딱지 조각 하나가 대신한다. 참 잘해야 받을 수 있었던 ‘참 잘했어요’ 스탬프도 딱지 뒤에 찍을 수 있다. 딱지를 받아 박물관으로 들어서면 추억 여행은 본격 궤도에 진입한다. 각종 삐라에 딱지, 신문, 잡지, 성냥갑, 담뱃갑은 물론 반공 포스터에서 쥐를 잡자던 선전 포스터까지 소소한 옛 물건들이 가득하다. 같은 양은 도시락을 보고도 중년의 아들과 노년의 할머니가 다른 추억을 얘기하는 추억의 박물관은 서로의 추억을 꺼내어 현재를 말하는 다리가 되기도 한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남면 방면 59번 국도 이용. 남면에서 자미원 방면으로 직진해 함백로를 따라 고갯길로 15분을 가면 된다. 이정표 참고. 산길 운전에 자신이 없다면 38번 국도와 421번 지방도를 타는 게 좋다. 개관시간 토, 일 오전 10시30분~오후 5시 입장료 1,500원 전화 033-378-7856 홈페이지 www.ararian.com 내일, 오늘을 추억하다 타임캡슐공원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의 새비재에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차태현과 전지현이 타임캡슐을 묻은 소나무가 자리했다. 내일의 만남을 약속하고 오늘 타임캡슐을 묻은 그들처럼 타임캡슐공원에는 어제가 될 오늘을 기념하고, 내일을 약속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1~12월을 상징해 12개로 나뉘어진 공간에는 각 400여 개의 타임캡슐 공간이 마련돼 있다. 4,000여 개가 넘는 타임캡슐 공간은 각기 다른 4,000여 약속과 추억을 담고 짧게는 100일, 길게는 4년 후 개봉될 날을 기다린다. 새비재 꼭대기에 자리한 타임캡슐공원에서는 주변 풍광이 한눈에 조망된다. 공원 산책로에는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더불어 벤치가 마련돼 있어 내달리는 산줄기를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산을 깎아 만든 일대 밭은 8월경이면 잘 익은 배추로 푸르게 덮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찾아가기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과 가깝다. 타임캡슐공원은 산길을 따라 10분 정도 차를 타고 올라야 한다. 개장시간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 이용요금 타임캡슐구입 100일 4만원, 1년 5만원, 2년 6만원, 3년 7만원, 타임캡슐대여 1년 1만원, 2년 2만원, 3년 3만원, 4년 4만원 전화 033-375-0121 홈페이지 time.jsimc.or.kr 03 자연을 품고 달려요 정선이 품은 금강산 화암8경 드라이브 금강산에 버금가는 절경을 자랑하는 정선의 소금강 일대. 발길 닿는 곳곳마다 수려한 경치가 펼쳐져 한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소금강 일대 8개 명승지인 화암약수, 거북바위, 용마소, 화암동굴, 화표주, 소금강, 몰운대, 광대곡은 화암8경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 중 화암약수와 화암동굴, 몰운대는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화암8경 드라이브의 출발점은 몰운대나 용마소로 정한다. 몰운대에서 출발하면 용마소에서, 용마소에서 출발하면 몰운대에서 드라이브를 마감하게 된다. 제천IC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소금강으로 향하면 가장 먼저 몰운대와 만난다. 주차장에서 울창한 솔숲을 헤치고 200m 가량 들어가면 평평한 바위가 나오고, 바위 아래에는 아찔한 절벽이 펼쳐진다. 절벽 끝에는 벼락을 맞았다는 소나무가 맑디맑은 동대천의 풍광을 지켜보며 서 있다. 하늘을 향한 소나무가 검은 실루엣으로 모양을 달리하는 석양 무렵이라면 감동은 배가 된다. 몰운沒雲. 구름마저 모습을 감출 정도니 이들의 조화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몰운대를 지나자마자 오른편으로 길을 이으면 광대곡이다. 광대곡은 하늘과 구름과 땅이 맞붙은 신비한 계곡으로 용소폭과 선녀폭포, 바가지소, 골뱅이소 등 12개의 용소를 품었다. 이러한 광대곡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할 터. 드라이브로 화암8경을 둘러본다면 광대곡은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게 현명하다. 강을 따라 길을 이으면 한치계곡과 소금강이 나타난다. 한치계곡은 소금강의 큰 줄기에서 조금 벗어나 찾는 이가 적지만 층이 진 기암절벽과 바위 사이로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이룬 경치 하나만은 오히려 소금강보다 낫다. 화표주를 지나 동면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거대한 병풍바위를 지나면 화암약수다. 철분이 유난히 많은 화암약수는 위장병에 탁월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화암약수에서 나와 이정표를 따라 화암동굴로 향한다. 화암동굴은 1922년부터 1945년까지 금을 캤던 천포광산으로, 당시 국내 5위를 차지했던 금광이다. 지금의 동굴은 금광 굴진 중 발견된 천연 종유굴과 금광 갱도를 개발한 것. 그래서인지 자연미와 인공미의 조화가 돋보인다. 역사의 장, 금맥따라 365, 동화의 나라, 금의 세계, 대자연의 신비로 이뤄진 동굴 전체를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가량.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 입구까지 오르면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된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출발한다면 59번 국도를 이용한다. 화암동굴 이정표가 잘 돼 있다. 정선의 첫 번째 목적지로 화암8경을 정했다면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이용하는 게 낫다. 제천IC에서 영월, 태백으로 이어지는 38번 국도가 고속도로만큼 잘 닦여 있다. 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이용요금 화암동굴┃입장료 어른 5,0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2,000원, 화암동굴 모노레일┃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전화 033-562-7062 홈페이지 www.jsimc.or.kr 내일, 오늘을 추억하다 타임캡슐공원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의 새비재에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차태현과 전지현이 타임캡슐을 묻은 소나무가 자리했다. 내일의 만남을 약속하고 오늘 타임캡슐을 묻은 그들처럼 타임캡슐공원에는 어제가 될 오늘을 기념하고, 내일을 약속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1~12월을 상징해 12개로 나뉘어진 공간에는 각 400여 개의 타임캡슐 공간이 마련돼 있다. 4,000여 개가 넘는 타임캡슐 공간은 각기 다른 4,000여 약속과 추억을 담고 짧게는 100일, 길게는 4년 후 개봉될 날을 기다린다. 새비재 꼭대기에 자리한 타임캡슐공원에서는 주변 풍광이 한눈에 조망된다. 공원 산책로에는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더불어 벤치가 마련돼 있어 내달리는 산줄기를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산을 깎아 만든 일대 밭은 8월경이면 잘 익은 배추로 푸르게 덮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찾아가기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과 가깝다. 타임캡슐공원은 산길을 따라 10분 정도 차를 타고 올라야 한다. 개장시간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 이용요금 타임캡슐구입 100일 4만원, 1년 5만원, 2년 6만원, 3년 7만원, 타임캡슐대여 1년 1만원, 2년 2만원, 3년 3만원, 4년 4만원 전화 033-375-0121 홈페이지 time.jsimc.or.kr 1 벼락 맞은 소나무가 인상적인 몰운대 2 화암 8경 중 하나인 ‘화암동굴’ 3 철분이 많아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는 화암약수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04 정과 인심을 나눠요 5일마다 열리는 잔치 정선5일장 달력 끝자리에 2와 7일 들어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정선 5일장은 1966년부터 이어온 오랜 역사와 전통의 시골 장이다. 정선 하면 떠오르는 곤드레나물, 황기 등 특산물에 더해 취나물, 곰취, 두릅 등 제철을 맞은 산나물이 싱싱한 초록빛을 뽐내며 장을 향기롭게 채운다. 봄이 아니어도 좋다. 오래 두고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정성스레 말려 파는 산나물이 많다. 도시와 비교해 절반에 가까운 착한 가격에 알뜰한 주부들도 기분 좋게 지갑을 연다. 수수부꾸미, 메밀전, 메밀전병, 감자떡, 수리취떡 등. 장에는 정선다운 주전부리가 가득해 천원짜리 한 장으로도 입이 즐겁다. 곤드레밥, 콧등치기, 올챙이 국수, 메밀국죽, 황기 막국수 등 정선 특유의 먹거리는 먹자 골목의 식당에서 5,000원 정도에 즐길 수 있다. 5,000원짜리 된장찌개 백반도 찾아보기 힘든 도심과는 사뭇 다른 넉넉함이다. 멀리서 일부러 찾는 손님들이 많은 정선5일장은 인심이 남다르다. ‘안 살 거면 가슈’ 하며 배짱을 튕기는 상인은 없다. 나물을 파는 상인은 사지도 않을 거면서 꼬치꼬치 캐묻는 도시 처녀에게 산나물 보관법이며 요리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먹자 골목 아주머니는 단 한 번 찾은 손님의 얼굴을 기억하고 다음날에도 인사를 건네며 장터의 정과 인심을 나눈다. 살거리, 먹거리에 더해 풍성한 볼거리도 매력적이다. 화암동굴과 화암약수로 향하는 연계버스가 5일장에 맞춰 운행되며, 문화예술회관에서 정선아리랑 창극이 무료로 공연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을 알차게 이용하고 싶은 이라면 청량리 역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하는 정선5일장 당일 여행 상품을 이용하면 좋다. 정선 장날이 있는 2, 7일에 청량리 역에서 출발하는 상품으로 코레일 관광개발(1544-7755, www.korailtravel.com)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찾아가기 진부IC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오다가 삼거리가 나오면 우회전한다. 42·59번 국도를 타고 9km 가량 지나면 정선제2교가 보인다. 건너지 말고 우회전하면 정선5일장이 열리는 읍내다. 1 2, 7이 들어가는 날마다 어김없이 열리는 정선 5일장 2 1천원짜리 한 장으로도 입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정선에서 정선이를 찾습니다 트래비의 이번 정선여행에 동행한 1990년에 태어난 꽃다운 나이의 이정선씨는 이 땅의 수많은 정선이 중 한 명이다. 학창시절, 어쩌면 흔한 이름이었던 정선. 70년대 후반에 태어난 지인의 말에 따르면 당시 한 학급에 무려 두 명의 정선이가 있었을 정도로 정선이라는 이름이 유행했다 한다. 세기가 바뀌며 작명의 유형도 바뀌었지만 오늘 혹은 내일 새로운 정선이가 태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김정선, 박정선, 이정선 등 이 땅의 정선이를 찾고 있다. 끼와 재능을 두루 갖춘 정선이라면 주저 없이 이벤트에 응모할 것. 정선군은 물론 본인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응모 방법은 간단하다. 정선군 홈페이지 ‘정선여행(www.ariaritour.com)’에 접속, 배너로 달린 ‘보고싶다 정선아’를 클릭하면 끝. 간단한 이력과 사진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정선군의 정선이로 활약할 수 있다. 정선이로 선정되면 정선군청에서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KT 조직개편 단행

    KT 조직개편 단행

    KT는 4일 인터넷프로토콜(IP)TV와 광고, 미디어 및 콘텐츠 사업을 통합한 ‘미디어&콘텐츠’(M&C) 부문을 신설하고 금융사업 분야를 일원화하는 등 일부 조직을 개편했다. KT는 올해 하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홈 부문에 있던 올레tv본부와 콘텐츠&미디어사업본부, 여러 광고사업 조직을 통합해 M&C 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콘텐츠 및 미디어·광고 분야의 전략을 만들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M&C전략기획담당’을 신설했고, 광고사업 관련 조직을 통합해 ‘광고사업단’도 출범했다. M&C부문장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 ‘화려한 휴가’ 등을 투자·제작한 김주성(52) 부사장이 맡는다. 김 부사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시간주립대에서 광고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제일기획, 삼성영상사업단, CJ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 등에서 폭넓게 활동했다. 콘텐츠&미디어 본부장이었던 송영희 전무는 명칭이 바뀐 M&C사업본부장 자리를 맡고, 이영렬 올레tv본부장도 같은 업무를 담당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친절한 종로구 만들기’ 청사진 공개

    종로구는 근로 환경 개선과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친절한 종로 만들기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구는 우선 친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요일별 테마 아침 방송을 운영하고 찾아가는 맞춤형 친절교육 실시, 친절멘토 및 친절매니저(민원도우미) 운영 등 각종 정책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친절멘토는 CS리더(고객만족관리사) 양성과정 교육 수료자와 지원자 가운데 각 부서와 동별로 최소 1명을 선정해 정기적인 모임을 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중심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 팀장급 공무원으로 구성되는 친절매니저는 민원실에서 노약자나 장애인에게 민원 서식 작성 방법을 안내한다. 구는 또 직원의 친절도를 높이기 위해 전화 응대를 평가하고 진정 민원 처리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친절도가 높을 경우 ‘으뜸 종로인’으로 선발하며 전화 친절도 우수 부서는 격려하고 부진 부서엔 패널티를 부과한다. 매월 1회 호프데이 또는 도시락데이, 칭찬 릴레이 행사와 직원 생일 축하의 날 등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각 부서 실정에 맞게 적용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작은 친절이야말로 명랑한 직장 분위기를 조성해 업무 능률을 높임과 동시에 주민 만족도를 향상시켜 모든 구민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좀비는 없다!” 美정부 이번엔 “인어는 없다!” 발표

    “좀비는 없다!” 美정부 이번엔 “인어는 없다!” 발표

    최근 미국 정부가 “인어는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상무부 산하 정부 기관인 미국해양청(National Ocean Service)은 홈페이지를 통해 “인어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찾을 수 없다.”고 밝히며 인어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다소 생뚱맞은 해양청의 이번 발표는 지난 5월 방송된 한 인어 관련 프로그램(Mermaids: The Body Found)을 시청한 사람들이 인어의 존재에 대해 온라인상 질문을 던졌기 때문. 이에대해 주관부서(?)인 해양청이 친절하게 답변을 남긴 것. 해양청 대변인 캐롤 카바나는 “상식적으로 알려져 있듯 인어는 신화 속에서나 존재한다.” 면서 “인어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해양청의 발언은 최근 미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이하 CDC)가 발표한 ‘좀비는 없다.’와 더불어 화제가 되고 있다. CDC는 지난달 1일 시민들 사이에서 좀비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자 이례적으로 ‘좀비는 없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데이비드 데이글 CDC대변인은 “사람을 산 채로 뜯어먹는 ‘좀비 증후군’은 실재하지 않는다.”면서 “CDC는 이러한 바이러스나 증후군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뉴스팀 
  • [글로벌 시대] 우리 상품에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장수영 코트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무역관장

    [글로벌 시대] 우리 상품에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장수영 코트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무역관장

    외국에 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나라를 떠나봐야 정작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기에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애국심이 생겼다고 해서 고국에 대해 더 너그러워지는 건 결코 아니다. 해외에서는 외국과의 비교가 자연스럽고 쉬워지면서 고국에 대해 더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스스로의 단점 찾기에 골몰한 나머지 두 사람만 모여도 우리가 안 되는 이유들을 경쟁적으로 열거하던 모습들을 여기저기서 봤다. 스스로의 흠을 자꾸만 들춰내고자 했던 이런 자책(自責) 모드가 발전에 장애가 되기도 했겠지만 이것들이 개선의 시발점이 되어 오히려 발전의 촉매제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언제부터인가 단점보다는 장점을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꾸만 한국을 모범사례로 홍보하고 다니는 것은 좀 특별한 일로 치더라도 스스로를 향한 우리의 태도가 매우 긍정적으로 바뀐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교민들과 한국에서 온 출장자들을 수시로 만나 이런 변화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회자되는 우리의 장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점수를 따고 있는 부분은 생활의 편리성 측면이다. “세상 어디를 다녀 봐도 한국만큼 살기 편한 곳이 없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한국에 잠시 머문 적이 있는, 뉴질랜드에서 만난 한 영국인이 “편리하고 역동적인 한국에서 살고 싶다.”며 또다시 방한하는 걸 봤다. 많은 인구, 좁은 공간, 바쁜 생활 등 한국의 특수성이 어우러져 각종 인프라와 시스템이 더욱 편리하게 발달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유야 어떻든 한국이 세상에서 가장 살기 편한 곳 중 한 곳이 된 것은 이제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사실이다. 다만, 이런 이야기에 ‘돈만 있다면’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는 사실이 우리 모두에게 쉽지 않은 숙제를 던져주고 있지만 말이다. 그 다음 장점으로는 우리의 서비스를 꼽고 싶다. 한국 사회에 익숙해 있다가 갑자기 외국에서 살게 된 사람들 대부분이 답답해하고 불편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외국 사회의 서비스가 한국과 비교할 때 느리고, 정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더 친절하지도 않다는 점이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공공기관, 병원, 은행, 기업 등을 가보면 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에서 한국만 한 경쟁력을 가진 곳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이제 우리는 세상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신속 정확하게, 그리고 아주 기분 좋게 제공받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해도 좋을 것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우수한 인재들이다. “한국 젊은이만 한 인재가 세상에 없다.”는 말은 해외에서 외국인 직원들을 직접 고용해 본 해외진출 기업의 지사장들이나 교민업체 사장들이 공공연하게 하는 말이다. 일을 맡기면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려 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지려는 자세는 한국에서 교육받고 자란 대부분 젊은이들의 공통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까다로운 비자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까지 한국에서 젊은이들을 데려다 쓰려는 교포기업들이 많다. 요즘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가장 결정적인 요인도 바로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대체 불가의 한국형 인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자랑할 일도 참 많이 생겼다. 원조를 받던 최빈국이 최초로 원조 제공 국가가 된 일, 가장 모범적인 성장 모델국가이자 위기극복의 모델로 부각되는 일, 세계인들을 열광시키는 K팝, 드라마는 물론 세계적인 운동선수·기업·상품들을 보유하게 된 일 등 한둘이 아니다. 수출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코트라에서 오랫동안 우리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것이 하나 있다. ‘우리 상품에는 반드시 시장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세상에 대고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우리의 장점들이 우리가 만든 상품에 그대로 체화(體化)된 때문일 것이다.
  • “한국 사랑이 내게 꿈같은 기적을 안겨줬죠”

    “한국 사랑이 내게 꿈같은 기적을 안겨줬죠”

    “아이 러브 코리아.” 뼈에 종양이 생기는 ‘뼈암’으로 1년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인 피터(오른쪽·57)가 국내 의료진의 수술로 새 생명을 얻은 뒤 “한국 사랑이 내게 기적을 안겨줬다.”며 밝힌 감사 인사다. 피터는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한국앓이’ 커 마지막 1년 보내려 다시 입국 서울아산병원은 연골육종이라는 희귀 난치성 뼈암을 앓고 있는 피터의 종양을 제거했다고 27일 밝혔다. 수술을 맡은 간담도췌외과 김송철(왼쪽) 교수팀은 “수술은 성공적”이라면서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피터 진료비의 절반을 댔다. 피터의 한국 사랑은 남달랐다. 2001년 한국 생활을 결심하고 입국했다. 교사 자격증으로 학원 영어 강사 자리를 얻었다. 한국인들의 열정과 노력, 친절함과 정에 매료된 피터는 한국을 모국만큼 사랑했다. 2006년 가슴과 등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점 심해졌다. 2009년 휴가를 내 남아공으로 귀국, 병원을 찾았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2010년 재검 결과 연골육종이라는 희귀 암을 진단받았다. 남아공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피터는 주어진 마지막 1년을 한국에서 보내기로 마음먹고 입국했다. 타국이지만 ‘한국앓이’가 컸던 탓이다. ●13시간 50분 ‘전쟁 같은 대수술’ 지난 4월 영어학원에서 뜻밖의 만남이 있었다. 피터가 2006년 한 학원에서 가르쳤던 유치원생,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여학생과 재회한 것이다. 피터는 학생과 그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병을 털어놓았다. 학생의 아버지가 바로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노규정(50) 교수였다. 노 교수는 병원 측과 논의해 피터의 수술을 돕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병원을 찾은 피터의 상태는 심각했다. 갈비뼈, 간, 늑막, 횡경막, 후복막 등 여러 부위에서 다발성 종양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수술은 범위가 넓어 까다로웠다. 지난 5일 13시간 50분간의 대수술이 이뤄졌다. 김 교수는 수술에 대해 “전쟁 같았다.”고 말했다. 28일 퇴원을 앞둔 피터는 “한강의 기적처럼 내게도 기적이 찾아왔다.”면서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 좋은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정치현안에 중립 지키되 날카로운 지적을”

    “정치현안에 중립 지키되 날카로운 지적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센터소장)는 27일 제52차 회의를 열어 19대 국회 및 정치 현안과 관련한 보도 내용을 살펴보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논란이 되는 정치적 사안에 대해 중립성과 균형성을 강조하면서도 권력에 대한 언론의 감시·감독 역할을 당부했다. ●“해외 대선후보 검증 심층적으로 다뤘으면” 김형진(변호사) 위원은 “종북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부 신문은 해당 의원들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몰아세웠는데 서울신문은 이에 휩쓸리지 않았다.”면서 “중립을 지키되 날카로운 지적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표정의(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은 “6월 19일 자 기사 ‘경선룰에 갇힌 여야’의 경우 대선을 앞두고 후보도 핵심 공약도 알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을 잘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어떻게 후보 검증이 이뤄지는지 심층적으로 다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쓴소리도 이어졌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 위원은 “19대 국회 개원 후 국회 개혁 과제와 관련한 기사들이 각 당에서 나온 문제 제기를 그대로 따라간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19대 국회가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는 청사진 준비가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행정뉴스를 민생법안에 접목, 기획기사 발굴을”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교수) 위원은 “언론사 파업 청문회 개최 문제로 인해 국회 개원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두 사안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독자를 위해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만큼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이문형 위원장은 “민주주의 원칙을 어기는 당과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제시해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섭(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은 “서울신문의 강점과 전문성은 행정뉴스다. 이를 민생 법안에 접목해 기획기사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당 중심, 인물 중심 기사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 공약의 비판적 허구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