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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버이날 맞아 유병재가 만든 어버이연합 풍자 영상

    어버이날 맞아 유병재가 만든 어버이연합 풍자 영상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가 일당을 받고 집회에 동원된 ‘어버이연합’을 풍자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유병재는 어버이날을 앞둔 지난 7일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고마워요 어버이’라는 제목의 캠페인 영상을 올렸다. 공개된 1분 남짓의 영상은 지난 3월 공익광고협의회가 효를 주제로 제작한 ‘효도는 말 한마디’라는 공익광고를 패러디한 것이다. 당시 이 광고는 이광수를 모델로 내세워 주변 사람들의 작은 친절에는 감사해 어쩔 줄 모르면서도 부모님의 사랑은 당연하고 무관심하게 여기는 자녀의 태도를 대비시켜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자아낸 바 있다. 패러디 영상에서도 유병재는 친구와 회사 상사에게는 친절하지만, 정작 아버지에게는 무관심한 아들로 나온다. 눈에 띄는 것은 어버이연합 회원으로 보이는 극 중 유병재 아버지의 모습이다. 군복을 입은 유병재 아버지는 매일 LPG 가스통을 들고 집을 나서는가 하면 봉투에서 일당 2만 원을 아쉬운 듯 만지작거린다. 특히 ‘종북언론 OUT, 왜곡보도 OUT’ 팻말을 들고 “요즘 종북좌파 언론 이 X끼들이 우리를 왜곡보도 했대 이 개X끼들이! 빨갱이 놈의 새X야”라며 폭언을 내뱉던 유병재 아버지는 “뭘 왜곡했는데요?”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몰라. 뭘. 왜곡했대”라고 대답해 실소를 자아낸다. 한편 관제집회 논란에 휩싸인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은 추선희 사무총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잠적한 상태다. 어버이연합에 수억 원의 돈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대기업, 청와대는 이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영상=KOBACO, 유병재/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트와이스에게 직접 배우는 ‘치어 업’(CHEER UP) 안무

    트와이스에게 직접 배우는 ‘치어 업’(CHEER UP) 안무

    대세 걸그룹 트와이스가 신곡 ‘치어 업’(CHEER UP) 안무 강습에 직접 강사로 나섰다. 지난 3일 유튜브에 공개된 글로벌 K팝 브랜드 ‘원더케이’(1theK)의 안무 튜토리얼 콘텐츠 ‘렛츠댄스’(Let’s Dance)에서 트와이스는 신곡 ‘치어 업’(CHEER UP)의 포인트 안무를 팬들에게 직접 알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기지개하듯 양팔을 위로 쭉 밀어주는 ‘힘내 춤’부터 줄을 당긴다는 느낌으로 앞으로 이동하는 ‘밀당춤’, 양손 주먹으로 부끄러움을 표현하는 ‘부끄부끄춤’까지, 트와이스 멤버들은 친절한 설명과 함께 몸소 동작을 선보이며 ‘치어 업’(CHEER UP)의 포인트 안무들을 소개했다. 한편 원더케이의 ‘렛츠댄스’(Let’s Dance)는 아티스트가 안무를 직접 가르쳐주는 튜토리얼 콘텐츠로, 안무를 직접 강습해준 아티스트가 커버댄스 영상을 응모 받아 우승팀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응모된 팬들의 커버 영상 중 우수작은 추후 원더케이 유튜브 채널에서 재생목록으로 소개된다. 원더케이가 진행하는 트와이스 ‘치어 업’(CHEER UP) 댄스 커버 콘테스트는 5월 4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원더케이 SNS를 통해 진행된다. 사진·영상=1theK (원더케이)/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국공립 85점 > 非국공립 72점… 보육교사·환경이 만족도 갈라

    “정원이 적은 데다 대기가 많아서…. 순번 돌아오려면 좀 더 기다리셔야 할 것 같아요. 연락드릴게요.” 경기 수원시에 사는 주부 이모(34)씨는 2년 넘게 애절한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다. 이씨는 3일 “대학 원서를 접수했을 때도 이 정도로 초조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이를 낳자마자 국공립어린이집에 보내고자 여기저기 입소 대기 신청을 걸어 놨다. 그러나 자녀가 3살이 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이씨는 ‘참을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집 근처에 민간어린이집도 있다. 그는 “중간에 어린이집을 바꾸는 건 아이한테도 스트레스라 처음부터 보육 환경이 좋은 곳에 보내고 싶다”면서 “올해 한 군데쯤은 될 것 같아서 더 기다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공립 안전 점검·비용 만족 13%P 높아 서울연구원이 2015년에 발표한 ‘서울시 공공사업 정책 효과의 분석’에 따르면 국공립과 비(非)국공립 어린이집의 종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각각 4.28점(백분율 환산 85.6%), 3.60점(72.0%)으로 나타났다. 백분율로 따지면 국공립 만족도가 비국공립보다 13.6% 포인트 높다. 어린이집 만족도를 ‘서비스’와 ‘보육 환경’의 두 측면으로 나눠 평가해도 마찬가지다. 서비스 만족도는 국공립이 4.15점(83.0%)으로 나타나지만 비국공립은 3.46점(69.2%)으로 낮았다. 보육 환경 만족도 역시 국공립은 4.19점(83.8%)이었지만 비국공립은 3.50점(70.0%)으로 낮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에 높은 점수 엄마들이 국공립어린이집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비스 측면에서 ‘보육 비용’이 1위로 꼽혔다. 국공립과 비국공립 어린이집 서비스 만족도 격차를 살펴보면 보육 비용이 0.88점으로 가장 큰 차이를 드러냈다. 비국공립의 경우 특별활동비가 더 많고 차액 보육료도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육 환경에 있어선 ‘정기적인 안전 관리’ 측면이 0.75점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국공립은 설치 기준이 엄격하고 안전사항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정기 점검이 의무화돼 있어 비국공립보다 안전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국공립어린이집만 놓고 봤을 때 무엇보다 가장 큰 만족 사유는 ‘보육교사의 친절·전문성’, ‘어린이집 분위기의 안정감과 친밀감’이었다. 부모들은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 환경’ 측면에서 보육교사의 질 등이 더 높다고 판단되는 국공립을 선호하고 있었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민간 의존도를 극복하고 공적 영역에서 아이들을 돌볼 때 만족도 높은 보육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이것이 양질의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서울시가 노력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동작 주부 ‘미스터리 패신저’ 마을버스 서비스 개선 나선다

    서울 동작구 마을버스에 ‘미스터리 패신저’가 뜬다. 고객을 가장해 식당 등의 서비스를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처럼 마을버스에 불시에 탑승해 이용 환경 등을 점검한다. 동작구는 3일 마을버스 환경개선과 서비스 질 향상 등을 위해 주부 모니터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30명으로 구성될 모니터단은 오는 12월까지 매달 한 번 지역 내 21개 노선의 마을버스에 신분을 숨긴 채 승차해 서비스 등을 살핀다. 중점 점검 사항은 차량 내부의 청결 상태와 냉·난방기 가동 상태, 노선도 등 부착물 관리 실태와 기사의 불친절 여부, 정류장 무정차 통과 등이다. 주부 모니터단이 찾아낸 문제점을 운수회사에 통보해 고치도록 할 예정이다. 거듭 문제가 발견되면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벌을 할 계획이다. 구는 동 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아 모니터단을 뽑았으며 지난달 22일 모니터 요원을 대상으로 마을버스 노선 현황과 운영 실태 점검요령 등에 대해 교육을 했다. 신동수 교통행정과장은 “많은 구민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마을버스의 서비스가 점점 나아질 수 있도록 꾸준히 감독하는 등 최선의 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샘킴,“체크 셔츠 100벌, 식칼 120자루는 기본 아닌가요?”

    샘킴,“체크 셔츠 100벌, 식칼 120자루는 기본 아닌가요?”

     유명 셰프 샘킴(39)은 체크무늬 셔츠 마니아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도산공원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나세라’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체크 셔츠 사랑은 각별했다. 샘킴은 인터뷰 약속 시간 직전 지인의 상가에 다녀오느라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오겠다며 나간 뒤 파란색과 빨간색이 들어간 체크무늬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체크무늬 셔츠가 몇 벌이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100벌은 족히 넘을 거에요”라는 답과 함께 “무늬가 다 달라요”라는 설명을 친절하게 달아줬다. 샘킴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초등학교에도 들어가기 훨씬 전에 찍은 것으로 보이는 가족사진에 체크 셔츠를 입고 있는 어린 아이 샘킴이 서 있다. 그 아래에 이때부터 체크 셔츠를 좋아했나 봅니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샘킴이 체크 셔츠 못지않게 꽂힌 게 또 있다. 식칼이다. 요리사니까 당연하다 싶지만. 레스토랑에만 30자루, 집에 90여 자루 등 합쳐서 120여 자루나 된다. “갖고 있는 식칼을 쫙 펼쳐 놓으면 아마 소름이 돋을 거에요”라면서 “쓰지도 않는데 좋은 칼이 있으면 계속 사요” 수집 마니아들의 공통점이다.  이밖에 샘킴이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또 있다. 텃밭이다. 3년 전부터 경기도 김포에 50평 규모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식당에서 쓰는 허브와 토마토, 호박, 루콜라, 빨간무, 옥수수 등을 재배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근처에 비닐하우스로 세울 계획이다. 토마토를 더 많이 재배할 생각이다. 텃밭에서 재배되는 채소와 허브만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토마토만은 여분이 있어 주위 식당들에 나눠준단다. 잼으로 만들어 손님들이 빵에 발라먹을 수 있도록 했다. 조만간 텃밭에 아들 다니엘이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토마토 모종을 옮겨심을 계획이라며 신이 났다. 다 죽어가는 걸 살려내 텃밭에 옮겨심으면 아들이 엄청 좋아할 것이라며 벌써부터 입이 귀에 걸렸다.  샘킴은 조만간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름 아닌 옥상 허브정원이다. 3층 옥상에 로즈메리와 바질, 라벤더 등 이탈리아 요리에 쓰이는 허브 7~8종으로 아기자기한 정원을 꾸며 놓았다. 벤치와 의자도 눈에 띈다. 지금은 주방 직원들이 오가는 통로를 거쳐야 해 고객 전용 계단을 따라 만들 수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허브향기를 맡으며 옥상 정원에서 차를 마실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얼마 전에 나온 따끈따끈한 새 책 ‘샘킴의 맛있는 브런치’ 마무리 작업 때문에 바빴던 샘킴은 요즘 자신의 이름을 딴 단독 레스토랑 오픈 준비로 정신이 없다. 명실상부한 오너셰프가 된다. 그렇다고 보나세라를 그만두는 건 아니다. 강남과 용산을 오가며 장소를 물색 중인데, 새 레스토랑의 컨셉은 캐주얼 다이닝. “보나세라와는 완전히 차별화할 겁니다. 보나세라는 다이닝, 거기는 시끌벅적한 캐주얼 레스토랑. 여기는 정갈하고 거기는 투박하고 완전히 풀어져 있는 스타일이다. 여기보다 조금 더 젊은 스타일이다. 같은 요리를 서빙하지만 가격대를 낮췄다. 더 많은 사람이 제 요리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파스타 가격이 얼마나 내려갈지는 모르겠지만 샘킴의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마지막으로 JTBC의 요리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샘킴 대신 인공조미료를 ‘팍팍 쓰는’ 김희태(샘킴의 본명)가 너무 자주 등판하는데 자연주의를 포기한 것이냐는 질문에 너털웃음으로 화답했다. “시청자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하세요. 자연주의를 하다 조미료를 넣고 자극적으로 요리하면 너무너무 좋아하세요. 승률도 100%고요. ‘냉부’ 보는 재미있으라고 하는 거죠.”  1시간 3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샘킴은 말을 잘했다. 막힘이 전혀 없었다. 상대를 편하게 하는 장점도 갖췄다. 방송 덕일까.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내가 우둔해서 그런가--- 운장산 가는 길엔 절도 많더군. 이런 절도 구경하고 저런 절도 구경하면서 온갖 불상들을 봤었네만.. 부처님 마음은 못 보았네.” 극작가 이강백(69)의 희곡 중 ‘느낌, 극락 같은’에 나오는 주인공 ‘서연’의 대사다. 작품은 불상의 ‘형태’를 중시하는 ‘동연’, 이와 반대로 상(相)에 집착하지 않고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픈 ‘서연’의 갈등이 주요한 맥락을 이루고 있다. 만약 ‘서연’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를 둘러보고 어떤 느낌을 지닐까? 과연 부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절이라고 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길상사의 주불전은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시는 대웅전(大雄殿)이 아니라 중생들의 자비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아미타불의 ‘극락전(極樂殿)’이기도 하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323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 70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 연건평 3000평과 지상건물 40여동이 1996년 5월 20일에 조계종 송광사 분원으로 등기이전 되었다. 1997년 12월 14일에 개원법회를 열면서 지금의 길상사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이 개원법회에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하면서 더더욱 사찰의 이름값을 높이기도 하였다. 원래 3공화국을 대표하는 요정정치의 대명사였던 대원각(大宛閣)이라는 ‘술집’이, 중생을 맑고 밝은 곳으로 교화하는 청정도량인 길상사라는 절집으로 갈음한 것이다. 길상사는 과연 유명세만큼이나 숱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절집이기도 하다. 남로당의 당수였던 박헌영(1900~1955), 이제는 월북시인이 아닌 재북시인이 된 백석(1912~1996),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길상사의 공덕주인 길상화(吉祥華) 김영한(1916∼1999), 그리고 길상사의 회주 법정스님(1932~2010), 박헌영의 유일한 남한 생육인 원경스님, 그리고 기생 김소산 등등 실로 한국 근현대사 이면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들의 삶이 빚어내는 이야기는 뒤로 한 채 여행지로서, 도심의 선원으로서의 길상사를 방문해보자. 막상 길상사에 들어서면, 눈치 빠른 여행객은 입구부터 이 절집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가 있다. 대개의 선종불교 사찰에는 입구에 문(門)만 따로 있는 일주문(一柱門), 혹은 산문(山門)이 있다. 일주문 밖을 속계, 일주문 안을 진계라고 구분 짓는데 오직 일심으로 부처에 귀의한다는 결심을 갖도록 하는 문이다. 그러나 길상사는 애당초에 ‘술집’이었으니 그윽한 맞배지붕으로 만든 본 모양새의 일주문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들어가는 입구가 경복궁 근정전에서나 볼 수 있는 팔작지붕이 하늘높이 솟구쳐 있다. 원래 팔작(八作)지붕이란 물론 절에서도 쓰이지만, 속가(俗家)에서는 권력을 지닌 고관대작들이 드나드는 문의 모양새로 많이 쓰인다. 이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 권력의 상징이 길상사의 일주문으로 쓰이니 벌써부터 이 절집의 곡절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 내처 길상사에는 여느 절이나 있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신 천왕문조차도 없다. 팔작지붕 일주문을 지나 불과 30여 미터 오르막을 오르면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관세음보살상’을 보자마자 대개의 사람들은 뜬금없이 천주교의 ‘마리아상’을 떠올릴 것이다. 맞는 짐작이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독실한 카톨릭 신앙을 지닌 원로 조각가 최종태 작가의 작품으로 2000년 4월에 조성된 관음상이다.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섯 개의 봉우리가 올라 온 관을 쓰고 왼손에는 진리의 맑은 물을 상징하는 정병(淨甁)이 있고, 오른손에는 중생들의 모든 고뇌를 어루만지는 시무외(施無畏)를 드러내고 있다. 조각을 보는 순간 여느 관음불상의 기본 형태가 아님을 알 수가 있다. 마리아의 형상으로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깊은 고뇌를 짐작할 수가 있다. 최종태 작가는 종교의 형태를 넘어 믿음의 본질인 구원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기에 굳이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았던 것이다. ‘구원(久遠)의 모상’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구도적인 예술 철학이 오히려 우리에게 부처의 원형, 관음의 원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관음상을 뒤로 한 채 길상사의 주불전인 극락전으로 다가가본다. 분명 ‘대웅전’이 아니라 ‘극락전’인 것이다. 이 극락전이 길상사의 모양새를 정확히 규정해준다. 과거 요정으로서 대원각의 주연회장이었던 본채가 이제는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성스러운 법당이 되었다. 아미타부처님은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 극락세계, 즉 저세상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부처다. 길상사를 조성한 법정이 지닌 중생구제의 뜻을 그대로 드러내어주는 본채의 본존불로서는 제격인 셈이다. 수십 년 세월동안 주지육림의 흥성거림속에서 여인의 분내와 부패한 권력의 오취가 스며든 나무 기둥의 껍질을 일일이 벗기면서 법정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또한 서방정토의 아미타부처님은 현세에서 못이룬 ‘자야’와 ‘백석’의 사랑을 다시금 이어주었으리라. 또다시 극락전의 왼편 길을 걸어 올라가면 바로 선방과 길상선원, 그리고 법정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眞影閣)’이 소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법정은 입적하기 하루 전 날에야,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길상사에서 하룻밤을 보내었다. 그의 유언은 바로 “내 이름으로 번거롭게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도 하지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였다. 그는 사찰에 돈이 넘치면 불성은 깨어진다 하여 늘 풍요로움을 경계하였다. 이에 관한 한 가지 일화는 국수에 대한 것이었다. 국수는 흔히 승소면(僧笑麵:스님을 웃게 만드는 면)이라고 해서 불가에 입문한 스님들에게는 별식 중의 별식이었을 터. 법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먹는 방법이 극단의 절제였다. ‘맹물국수’, 말 그대로 삶은 소면을 시냇물만을 담은 그릇에 두서너 번 휘휘 가락지어 한 움큼 건져내어 먹는 것을 좋아했다. 법정의 성품이 이렇듯 간장 한 방울 들어갈 틈도 없이 담백하였다. 이러하니 평생을 뭇 남정네 마음을 번철 위 부침개 뒤집는 것보다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김영한씨도, 겨우 10년이 지나서야 저어하는 법정의 마음을 돌려 대원각을 시주로 바칠 수가 있었다. <사진6. 김영한 님의 사당과 공덕비. 그녀의 마음을 어찌 일반인이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 법정 스님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을 뒤로 하고 출입문으로 내려오면 바로 오른편에 계곡이 있고,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이 시내를 건너면 길상사 창건 공덕주 김영한의 사당이 있다. 김영한의 일생에 관하여서는 이견들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1916년 종로구 관철동에서 태어나 1932년에 기생이 되기 위하여 조선 권번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1936년 가을, 함경남도 함흥에서 시인 백석을 만나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백석의 여러 ‘자야’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고 백석이 가장 사랑하는 ‘자야’는 바로 통영 출신의 ‘란(蘭)’이라는 여성임도 이미 짐작하였다. 1938년 백석이 ‘란’과의 실연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때 찾았던 사람이 바로 ‘김영한’이었다. 이때 김영한은 ‘ 그대의 아내가 누구이든지 간에 평생 사랑하리라 굳게 결심하였다’라고 술회하였다. 이 만남을 끝으로 두 번 다시 백석을 만나지 못하였고, 그녀는 화수분같은 대원각의 안주인으로 거부가 된다. 하지만, 후일 당시 값어치로 1000억원이 넘은 대원각을 법정에게 시주할 때 그녀의 말 한마디는 지금 살펴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 “백천억도 백석시인의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했던 것이다. 이후 그녀가 영가(靈駕)의 세계에 들어서고 한 달 뒤 놀라운 일이 또 일어나게 된다. 1999년 12월 KAIST에 발신자가 김영한이라고 적힌 한 통의 편지가 전해진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130억 가량의 부동산 전부를 ‘국가과학기술 영재 양성’에 힘써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정도 크기의 그릇을 지니었으니 대원각을 시주할 당시 주변의 뜨악스러운 눈길과 의혹 따위야 이미 그녀의 삶의 깊이에서는 눈길조차 줄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찮음이었으리라. 사당 앞 공덕비에는 간단한. 그녀의 약력이 있다. 하지만 작은 돌조각에는 조선 말 몰락했던 양반가 출신으로, 기생이 되어버린 한 여인의 품격을 결코 다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외에도 길상사를 찬찬히 둘러보면 설법전, 지장전, 범종각, 길상선원, 적묵당, 청향당, 길상보탑, 정랑(화장실), 청향당 등 작은 요사(寮舍)채들이 있어 도심선원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또한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있어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 될 수가 있으며 템플스테이, 경전강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 편안히 다가서기에도 좋은 공간임은 분명하다. <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마음에 평화로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홈페이지 주소 : http://kilsangsa.info/ 2. 누구와 함께- 가능하면 혼자. 3. 교통편?-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마을버스 성북02번을 타고 길상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됨. 아니면 천천히 걸어올라오면 큰 길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소요됨. 걷는 것을 추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음.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기본적으로 종교시설이다. 짧은 반바지나 치마 등은 삼가길 바람. 주차시설 있음.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더 유명해져서 관광지가 될까 두럽다. 6. 친절도?- 관광지가 아닌 절이다. 신도들끼리 조심하고 서로 친절해야 한다. 7. 전문성은?- 김영한, 백석, 법정스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가면 좋다. 8. 관람시간은? - 종교시설이다.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9. 감탄하는 점?- 이 엄청난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시주하신 김영한의 인품과 봄이면 흐드러지는 꽃무릇들. 길상사 창건 이면에 있는 거대한 한국 근현대사의 비화와 이에 얽힌 숱한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삶. 10. 아쉬운 점?- 없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감히 무슨 말을 하리오.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이미 김영한과 백석, 그리고 법정의 스토리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절을 둘러보면 감동이 배가 될 수 있다. 천천히 둘러보길 바란다.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요정자리이다 보니 정원의 구성이나 경치는 서울의 여느 공간과 비견할 수 없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당신. 14. 비추하고픈 사람?- 비추하면 안 된다. 15. 먹거리 정보- 종교시설이다. 큰 길에 나오면 식당이 많다. 16. 쇼핑매력도- 쇼핑할 돈으로 시주를 하시길. 17. 숙박편의성- 도심 종교시설이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이왕 길상사에 온 길이라면 넉넉히 시간을 두고 오면 좋다. 이 주변에 선잠단지, 성락원, 한국가구박물관, 정법사, 우리옛돌박물관, 삼청각, 북정마을, 심우장 등이 있는 데, 이중 한국가구박물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있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리고 길상사 여행 꿀팁을 한 가지 드리자면, 길상사 올라가는 길에 ‘누브티스 넥타이 박물관’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주저하는 곳이지만 실상은 마음껏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먹어도 되는 곳이다. 물론 유료이지만 이 근처에 이만한 커피숍은 찾기가 힘들다. 간단한 식사도 판매한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길상사에 가 보는 것을 권유함. 20. 총평-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약간의 공부가 필요한 장소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돌아온 日관광객… 다시 웃는 명동

    돌아온 日관광객… 다시 웃는 명동

    “자취를 감췄던 일본 손님들이 드디어 3년 만에 돌아왔네요. 일본말만 들어도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어요. 중국인 관광객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이문이 많이 남는 비싼 음식들은 주로 일본 사람이 팔아 주니까요.” 일본의 ‘골든위크’(4월 29일~5월 8일)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2일)가 맞물린 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만난 해물찜집 주인 A(43)씨는 “지금 테이블 10개에 손님이 있는데 3개가 일본인, 6개가 중국인, 1개가 한국인 테이블”이라면서 “일본인들이 명동을 찾으니 활기가 넘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5~10% 정도는 더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인 관광객이 늘면서 ‘관광 1번지’ 명동 상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다. 명동 상인들은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균형을 맞춰야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며 반기고 있다. 그간 싼 노점 음식을 주로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점포 형태의 식당들은 마음고생이 컸다.<서울신문 2월 18일자 9면>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의 회복 조짐, 엔저 현상 완화, 일본 내 반한(反韓) 감정 완화 등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점차 더 늘 것으로 예상했다. 명동에서 10년 넘게 갈비집을 운영해 온 B(52)씨는 “지난해만 해도 일본인과 중국인 손님 비율이 3대7이었는데 이제 5대5 정도는 된다”며 “수익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일본인 8만 3000명 한국 찾을 듯 중국인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음식점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명동 내 육개장집에서 일하는 한모(22)씨는 “음식 가격이 싼 곳엔 주로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고, 일본인 관광객들은 중국 손님이 많은 식당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명동상인회 관계자도 “명동 상인들은 보통 일본인을 선호하는데 중국인 관광객은 인원에 비해 매출이 높지 않은 반면 일본인 관광객은 이것저것 시켜서 맛보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관광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 데라도 히로미(45·여)는 “주위에서 ‘한국은 반일 감정이 심하니까 가지 말라’고 해서 그간 망설였다”며 “하지만 막상 한국에 오니 사람들도 친절하고 간장게장 등 맛난 음식도 너무 많아 친구와 가족에게 한국 여행을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中 관광객은 작년보다 10% 증가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골든위크 기간 중 입국할 일본인 관광객을 8만 3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의 증가 폭 자체가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 2012년부터 계속 줄던 일본인 관광객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엔저 현상이 주춤한 데다 양국의 정치적 갈등이 완화된 덕분에 일본에서 자취를 감췄던 한국 드라마도 다시 방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절 연휴 중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한 6만 3000명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모 술 주세요!” “형님” 친절한 ‘스리쿠션 황제’ 블롬달

    “이모 술 주세요!” “형님” 친절한 ‘스리쿠션 황제’ 블롬달

     “이모 술 주세요!” “배 고파요.”  지난달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국내 팬들을 만나고 있는 당구 황제 토브욘 블롬달(54·스웨덴)이 곧잘 우리말로 이런 의사 표현을 하는 등 친근하고 편안한 이미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1991년 첫 방문 뒤 20여 차례 한국을 찾았던 그는 함께 큐대를 잡은 최성원 선수를 “성원아”라고 부르고 “형님” “동생”이란 표현도 할 줄 안다. 조금 느리긴 하지만 한글을 또박또박 읽을 줄 안다. 발음도 여느 외국인에 견줘 정확한 편이다. 우리말로 숫자도 끝 없이 셀 수 있다.  1일 그의 한국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당구 전문 인터넷 방송 코줌코리아에 따르면 당구 황제이며 세계랭킹 1위인 블롬달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곧바로 부산의 당구 클럽을 찾아 많은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할텐데도 최성원, 허정한 선수 등과 함께 팬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갔다. 함께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물론, 사인회에서도 일일이 팬들 이름의 영어 알파벳을 미리 써보고 확인한 다음 사인해주는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예상보다 많은 팬들이 몰려 사인 용지가 모자라 애를 먹었다는 전언이다.    열성적인 동호인들은 블롬달이 구사했던 공들이나 상황별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등을 묻고 사용하는 큐의 무게, 팁의 경도, 팁의 모양 등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적인 요소들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했다. 아쉬운 점은 아직 당구 관련 문답을 소화할 만큼의 우리말 실력은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블롬달은 팬들이 불편하지 않게 먼저 다가가 환한 미소를 건넨다. 술자리에서는 개그맨 뺨칠 정도로 좌중을 들었다놓았다 한다. 자신이 하는 말이 사람들에게 재미를 준다는 것을 의식하고 즐긴다.   이날 오창 월례대회를 찾은 블롬달은 2일 경기 일산 당구클럽을 찾은 뒤 3일부터 7일까지 제주도 여행을 즐긴다. 최성원, 허정한, 권영일 선수와 가족들이 함께 한다. 8일에는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넥센-KIA 경기를 관전하며 MBC스포츠플러스 중계 카메라가 그를 담을 예정이다. 다음날 화곡, 영등포, 언주 당구클럽과 만날 예정이다. 10일에는 시흥 당구클럽과 만난 뒤 인천으로 이동해 구월동, 연수동 당구클럽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다음날 인천의 당구클럽들을 더 돌아본 뒤 하루 휴식을 취하고 13일 대전의 당구클럽들을 찾을 예정이다.    블롬달은 16일부터 22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리는 스리쿠션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14일 베트남으로 출국하며 대회를 마친 뒤 24일 잠시 입국했다가 다음날 독일로 돌아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서로에게 꿈이 된 세 남자

    서로에게 꿈이 된 세 남자

    꼬박 11년이 걸렸다. 맨손의 열정뿐이던 백경학(53)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와 우군들이 꿈을 이루는 데 든 시간이다. ●지상 7층 지하 3층… 130개 병상 그들이 꿈꿨던 국내 첫 어린이 재활 전문 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문을 연다. 3212.9㎡(약 972평)의 땅에 들어선 지상 7층·지하 3층짜리 병원에는 몸과 마음이 아픈 어린이 환자 130여명이 입원할 수 있다. 재활치료실 등 치료시설 말고도 병원학교와 어린이도서관, 장애아의 홀로서기를 도울 직업재활센터 등이 들어선다. 백씨는 “처음 병원을 짓겠다고 생각했을 땐 막연했는데 기적 같은 인연들 덕에 진짜 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씨가 장애인 재활병원을 짓겠다고 마음먹은 건 개인적인 아픔 때문이다. 일간지 기자로 일하던 2000년 영국에 가족 여행을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는 100일 만에 깨어났지만 한쪽 다리를 잃었다. 귀국 후 아내와 함께 맞닥뜨린 국내 재활병원의 풍경은 끔찍했다. 비좁은 입원실에 환자와 보호자, 간호인이 뒤섞였고 의료진은 불친절했다. 아비규환 앞에서 백씨는 환자를 위한 재활병원을 만들겠노라고 다짐했다. 간절한 구상을 현실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돈이 가장 큰 문제였다. 병원을 지으려면 수백억원이 들 텐데 월급쟁이였던 백씨에게는 그런 돈이 없었다. 여럿이 함께 꿈을 이뤄 가기로 하고 기부금을 모을 재단을 2005년 설립했다. 백씨는 보험사로부터 받은 교통사고 보상금의 절반인 10억 6000만원 등 약 13억원을 재단에 우선 기부했다. 재단을 세우자 든든한 조력자들이 모여들었다. 우선 강지원 변호사가 재단 대표로 조직의 ‘얼굴’이 돼 줬다. 청소년보호위원장 등을 맡았던 강 변호사는 당시 공익활동의 상징 같은 인물이었다. 그는 “서울보호관찰소장 때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청소년과 장애인의 물놀이를 도운 적이 있는데 백 이사가 함께 일하자고 해 그때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모금 활동 덕에 돈은 조금씩 모였지만 땅이 문제였다. 2008년 수도권의 한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3만여㎡의 땅에 병원을 짓기로 했지만 2년 뒤 단체장이 바뀌면서 무산됐다. 고민이 깊어질 때쯤 나타난 ‘길인’이 박홍섭 마포구청장이었다. 박 구청장은 상암동의 사회복지시설 부지 900여평을 병원 부지로 내주고 장애인시설을 반대하던 일부 주민을 상대로 “병원에 수영장 등 편의시설을 만들어 개방하겠다”는 대안을 내놓아 설득했다. ●‘십시일반’ 시민·넥슨 등도 큰 역할 백씨는 “병원 건립액의 절반쯤인 200억원을 기부한 게임회사 넥슨컴퍼니와 가수 션 등 열성적인 홍보대사, 십시일반 돈을 보태준 모든 기부자와 마포구민이 병원 건립의 숨은 영웅들”이라고 말했다. 구는 이 병원에서 하루 500여명, 한 해 15만명이 치료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웃음 강요하다 구류 받은 갑질 고객

    은행원에게 웃으라고 강요하며 행패를 부린 30대 남성이 구류를 선고받았다. 즉결심판에서 이런 처분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은행 창구에서 이 남성은 막무가내식 횡포를 부렸다. 여직원에게 서비스직이 왜 이렇게 불친절하냐며 일할 때는 웃으라고 강요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현금 5000만원을 올려놓고 자신이 보는 앞에서 직접 돈을 세어 보라고 강요했다. 이런 가당찮은 갑질로 1시간 넘게 은행 직원을 못살게 굴었다. 세상의 누구도 타인에게 웃으라고 강요할 권리는 없다고 법원은 판결했다. 서비스직에 종사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감정까지 마음대로 좌지우지해도 된다는 발상은 몰지각하기 짝이 없다. 이번 판결에는 여러 모로 새겨볼 만한 의미가 있다. 서비스 종사자의 인격을 함부로 대하는 상식 밖의 갑질을 일삼다가는 법의 따끔한 회초리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다. 현대사회에서 타인의 서비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산업이 발달하고 서비스업이 증가하면서 감정노동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1770만여명의 국내 임금 근로자 가운데 최소 560만명이 감정노동 종사자로 파악된다. 전체 근로자 열 명 중 세 명꼴이다. 많게는 전체 노동자의 절반쯤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데도 이들의 스트레스 강도는 극심하다. 서비스 종사자라는 이유로 감정적 학대를 견뎌야 한다는 호소가 심각한 수준이다. 2013년 노동환경연구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특히 여성 감정노동자의 약 절반이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약 30%는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했다. 감정노동 피해는 건성으로 넘어갈 수 없는 사회문제다. 지난달 감정노동자의 적응장애와 우울증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됐다. 이런 법적 장치도 필요하지만 고통받는 감정노동자가 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 언어폭력이나 일방적인 갑질을 거절하거나 법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감정노동자보호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덮어놓고 고객이 최고라는 인식은 후진사회에서나 통한다. 사업주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무조건 고객이 왕일 수는 없다. 기업 스스로 직원들의 감정을 소중한 노동자원으로 인식하고 몰지각한 고객의 횡포에는 선을 긋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도적 보상보다 예방 노력이 몇 배 절실한 문제다.
  • 아듀!! 자하 하디드…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듀!! 자하 하디드…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Aperta!!(아뻬르따, 열림)” 어느덧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되어버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1950~2016)의 명쾌하면서도 주저 없는 대답이었다. 그녀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만들기 5년 전에 로마 플라미뇨 지구(Flaminio district)에 위치한 국립현대건축미술관을 2010년에 완공하였다. 실제 건축을 전혀 모르는 상상 속의 건축가, 혹은 ”종이 위의 건축가(Paper Architect)"로 자신을 폄하하던 분위기 속에서 열린 로마의 기자회견장. 건축철학을 대답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바로 “Aperta!(아뻬르따, 열림)”였다. 동대문운동장을 헐고 다시 세운 건축물로서는 역사적인 배려가 부족하다는 혹평과 아울러 뉴욕타임스에 '세계의 가볼 만한 명소 52선'에도 포함될 정도로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찬사가 공존하는, 야누스의 얼굴 같은 공간이 바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다. 파란 하늘의 봄날이건만 미세먼지의 공습은 집요하다. 잠시 야외가 아닌, 실내 DDP로 '피신여행'을 떠난다. 6만2108㎡ 대지 위에 건축 총면적이 8만6574㎡에 달하는 DDP는 총 4800억 원이 소요된 거대한 복합 쇼핑몰과 문화광장이다. 원래 동대문지역은 두타, 밀리오레, APM 등 30여개의 복합 패션상가와 3만 5000개의 점포, 10만 명의 디자인 관련 종사자가 모여 있는 곳이며 하루 매출이 평균 400억 원대에 이르는 서울 디자인 패션산업의 집적지이기도 한 곳이다. 또한 연간 250만명, 방문객의 절반이 외국인일 정도로 밤에도 불을 밝힌 상가와 북적이는 인파로 인해 명동과 더불어 서울 패션 상권을 대표하고 있기도 하다. 바로 이곳에 DDP를 만든 이유는 기업과 기관들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자 함이었다. 디자인 집적단지인 디자인 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자생 디자인, 패션 집적지로서의 잠재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 모으기 위함도 이곳의 일차적인 건립목적이었다. 그리고 그 목표는 어느덧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2015년 DDP개관 1년 후 재단의 발표를 기준으로 보자면 1년간 진행된 전시, 아트페어, 포럼, 런칭쇼, 이벤트 등은 117건으로, 이 중 전시 16건을 포함해 자체 콘텐츠는 전체의 약 33%다. 자체 전시 기준으로 관람객은 74만5557명(일 평균 2112명)이 다녀갔다. 또한 재정 현황은 수지균형을 통해 100% 재정자립 상황이라고 재단은 설명하고 있으며 수입이 약 223억 원이었고 지출은 213억 원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중 수입 223억 원 중 대관과 임대 등 인프라를 이용한 사업이 전체의 50%정도를 차지했고, 입장이나 교육 등 콘텐츠 사업부문은 9%, 기타 36% 등 이었다. 막상 DDP를 여행지로서 명명하고 난 뒤 제일 처음 드는 생각은 바로 안팎, 층간의 구분이 없다는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건물 안인가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건물 밖으로 몸은 나와 있고, 고샅길 같은 복도를 걷다보면 1층과 2층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대개는 건물이 주는 감동과 디자인이 주는 감동은 일치하지 않는데 이곳은 의외다. 확실히 DDP는 분명 평범하지는 않은 공간이고 건축물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본디 낯선 공간을 친숙하게 만드는 의도적인 행위라고 가정한다면, 도심에서 이렇듯 ‘도시인들’에게 ‘낯섦’을 던져주기란 쉽지 않다. 무심한 도심의 일상에 던지는 의문표가 바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다. 보는 사람들의 느낌과 호기심을 시나브로 건드리는 건축의 원형에 대한 의문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우리에게 던진다. 도대체 건축이란 무엇인가? DDP는 토지 위에 올린 건축물이 아니라 동대문 공기(空氣)의 단면을 다듬어가면서, 깎아가면서 재단하고 비집어 낸 빈 공간 사이에 건축물을 넣어 놓았다. 건물의 모든 바람벽들은 자하 하디드가 지니고 있던 선(線)과 면(面)에 대한 ‘열림’의 감각을 끝없이 밀고 나간 흔적이고 경계이다. 그녀는 건축자재를 다룬 것이 아니라 ‘공기’를 다룬 것이다. 모든 골조, 벽체, 기둥과 계단, 창틀의 이어짐은 결코 건축학적인 용어인 접합이나 연결로만 설명할 수 없다. 이는 붙어있고 따라가고 연결되고 어울리기 때문이다. 또한 DDP 절정의 미학의식은 바로 초가집 지붕 같은 야트막하게 내려앉은 겸손의 미학에 있다. 가장 현학적(衒學的)인 건축물이 가장 한국적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는 아이러니이다. 한국의 주택들의 특성은 이어짐이었다. 안방이 주방으로 다락으로 연결되고 마루를 통하여 건넛방과 사랑방이 또 이어지는 구조. 마당과 길이 연결되고 이 길을 통하여 할아버지와 손자의 세대의 역사가 연결되듯 DDP는 모든 공간이 열려있고 연결된 특성을 지닌다. 70, 80년대부터 이루어진 본격적인 산업화가 만들어 낸 동대문 인근의 상업건물들은 대체로 아파트처럼 단절되고 블록형태로 격자성을 지닌 채 차별과 분열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몇 층에 있는 점포의 가격이 한 층 위보다 더하고, 덜하고를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으로 모든 것은 나누어졌고 닫혀졌고 사람들은 돌아 앉았다. 하지만, DDP는 이런 주변의 어색한 폐쇄를 극복하고자 노력한 흔적들이 건물 곳곳에 깊게 배어 있고 이를 누구나 눈치 챌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DDP는 총 5개의 구역으로 나눌 수가 있다. 우선 ‘알림터’의 경우 PLUG &PLAY 개념의 트랜드 산업 발신지로서 런칭쇼, 패션쇼, 시사회, 영화, 극 제작발표회 등 다양한 행사 공간을 제공하고 있고 또한 통역실 및 VIP공간을 구비한 컨퍼런스 회의장이 있는 곳이다. ‘배움터’의 경우 세계의 트렌드를 조명하고 전시하는 디자인전시관이 있어서 전시, 체험, 교육의 장이 열리는 공간이다. ‘살림터’는 마켓과 전시, 교육, 편의시설 제공하는 디자인 샵으로 디자이너 프로모션 공간(디자이너 갤러리 샵)으로 의식주와 관련된 다양한 디자인 제품 전시를 통해 대중이 공감하고 흥미를 느끼며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장터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곳에서 보고, 느끼고, 배우고, 소통하고, 사고 즐길 수 있는 디자이너 갤러리 샵이자 프로모션 공간이기도 하다. 밖으로 나오면 ‘어울림광장’을 만날 수 있는 데, 이곳은 DDP 앞마당에 위치한 가장 큰 광장으로 DDP 주요 공간에 접근할 수 있는 중심에 위치한 광장으로 디자인장터, DDP 안내센터가 위치한다. 마지막으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서울의 살아있는 역사를 만나는 역사문화 테마공원으로 조선시대의 서울성곽과 하도감터, 근대시대의 동대문운동장을 품고 동대문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이다. 또한 디자인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관 및 행사장을 품고 있으며 공원 곳곳에는 시민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과 스트리트 퍼니쳐 등이 제공되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은 힘이 들든, 즐겁든 간(間)에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자연이든 도심이든 재미가 빠지면 여행이 아니다. 바로 이 재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할 때 우리는 여행의 보람을 느끼게 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의 발걸음은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할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당신이 서울을 여행중라면 꼭!! 2. 누구와 함께- 사랑하는 연인들 3. 교통편?- 지하철은 2호선과 4호선, 5호선의 ‘동대문 역사 문화 공원역’이다.기타 http://www.ddp.or.kr/DI010018/getInitPage.do?MENULEVEL=8_5_1 로 알아보길.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종합안내소와 공간별 안내데스크, 물품보관소, 유모차/ 휠체어 대여, 수유실, 장애인 배려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참조 : http://www.ddp.or.kr/DI010014/getInitPage.do?MENULEVEL=1_4_1 //주차장의 경우 DDP공영주차장이 있다. 일반주차가격은 5분당 400원, 1시간 4,800원, 1일 최대 5만원이고 할인 주차 가격은 DDP내 전시관람, 체험, 상품 구입 등 당일 2만 원 이상 사용 고객이 B2층 주차고객센터(친절센터)에 영수증 지참하여 방문시 주차 요금 할인해 준다. 2만 원 이상 (1시간), 5만원이상(2시간)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더 유명해져야 한다. 6. 관광지로서의 친절도?- 상업적인 공간이다. 당연히 고객응대는 기본적인 노하우가 있다. 7. 전문성은?- 일반인들이 범접하기 힘든 전문적인 공간이다. 여행지로서의 DDP는 많은 공부가 필요한 현대 건축의 대표작이고 세계적인 건축가의 유작이기도 한 공간이다. 그냥 가지 말고 http://www.ddp.or.kr/EP010008/getInitPage.do?MENULEVEL=4_1_1 에 있는 DDP투어를 신청해서 가는 것이 제일 낫다. 8. 관람시간과 입장료의 가성비?- 디자인 플라자의 경우 10시~21시이다. 그러나 각종 전시의 경우는 해당 전시회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반 샵의 경우는 입장료가 당연히 없지만 각종 전시회의 경우 입장료가 해당 전시회의 성격에 따라 정해진다. 참조 : http://www.ddp.or.kr/EP010001/getInitPage.do?MENULEVEL=2_1_1 9. 감탄하는 점?- 미로 같은 건물에서 끝없이 연결되는 길과 조그만 핸드폰 고리의 놀라운 가격(?) 10. 아쉬운 점?- DDP 방문 고객들이 좀 더 자세하게 동선을 알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쓰면 좋을 듯 하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안내데스크에 계시는 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관람객 응대를 할 수 있도록 신경 써주시길. 멀뚱멀뚱 길을 찾지 못하는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들과 바로 앞에서 그들을 풍경으로 바라만 보는 안내데스크. 안내는 오히려 경비 서시는 분들이 더 잘 해 주는 듯. 먼저 다가가는 안내가 DDP에 어울리는 표정인 듯.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미리 http://www.ddp.or.kr/MA010001/getInitPage.do 에 들어가서 차분한 계획을 세운다면 기대이상의 만족. 생각보다 전시회나 체험행사, 투어가 많으니 몰라서 후회하지 않는 발걸음이 되지 않도록 반드시 방문 전에 위의 웹사이트에 접속하길 바란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연인!! 연인!! 연인!! 14. 비추하고픈 사람?- 40, 50대의 인생의 별 감동이 없는 무료한 삶을 사시는 분들. 건물이 복잡해서 오히려 성질만 돋울 수가 있다. 이 비싼 땅에 이런 장난질(?)을 해 놓았냐하는 성토만 한 가득 나올 수도 있다. 15. 먹거리 정보- DDP 내에도 번화한 식당들이 1층에 있지만, 이 곳은 원래가 동대문 지역임을 감안해야 한다. 길 하나를 건너가면 광장시장과 온갖 먹거리 천국의 시장 뒷골목이 있다. 광장시장으로 10분만 걸어라! 16. 쇼핑매력도- 재미있는 디자인 제품들. 17. 숙박편의성- 서울이다! 이상 끝!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주변이 진정 최강이다. 각종 쇼핑단지와 아울러 동묘벼룩시장, 황학동, 광장시장과 더불어 동대문성곽공원, 흥인지문 등이 있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반드시 DDP 자유 투어를 하든, 현장투어를 하든 참여할 것!! 현장투어를 적극 강추!! 8000원!! 어울림광장 종합안내소(살림터 -2층) 투어 매표소에서 참여 명단을 작성하면 된다. 20. 총평- 아듀! 자하 하디드(Zaha Hadid).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스마일·심플·소프트·스피드·스마트… 서산 이끄는 동력 ‘5S 5품’

    도입 뒤 외부 재원 확보 증가 등 성과 ‘굿’ ‘5S 5품’은 이완섭 시장이 서산시를 이끄는 동력이다. 초선 시장 취임 이듬해인 2012년 도입해 대민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각종 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 등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리는 행정 혁신 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5S는 스마일(친절), 심플(간단명료), 소프트(유연), 스피드(신속), 스마트(깔끔)한 행정을 의미한다. 5품은 두품(창의), 입품(칭찬), 손품(소통), 심품(감성), 발품(현장)이다. 이 시장은 “공무원이 아무런 행정 철학 없이 일을 하면 본인과 시민 모두 피곤하다”며 “이를 도입한 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성과도 좋다”고 만족해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외부 재원 확보다. 2011년 4413억원이던 국비 등 확보 외부 예산이 2012년 4624억원, 2013년 5437억원, 2014년 5561억원에 이어 지난해 5671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급격한 지역 발전으로 인프라 구축 등이 뒤따른 것도 있지만 시장이나 직원들이 중앙부처 등으로 열심히 발품을 판 게 크게 한몫했다. 갖가지 상도 쏟아졌다. 서산시는 2012년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국행정학회는 2013년 ‘5S 5품 운동’에 우수상을 수여했다. 지난해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에서 종합대상을 받은 것도 이 운동이 결정적이었다. 이 시장 자신은 2014년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지난해 대한민국 창조경제대상에서 자치경영부문 CEO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 시장은 “이 운동을 시 공무원이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음식점 등 시민들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조지 클루니 “아르메니아 비극은 집단학살...아픈 역사”

    조지 클루니 “아르메니아 비극은 집단학살...아픈 역사”

     할리우드 스타 배우 조지 클루니(55· 오른쪽)가 아르메니아인 학살 101주기 기념행사에 참가해 당시 비극을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강조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클루니는 24일(현지시간) 저녁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열린 오로라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배우 겸 감독으로 활동하며 인권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 온 클루니는 시상식에서 “우리는 101년 전 목숨을 잃은 150만명을 기리며, 이를 위해 그들이 겪은 비극을 진정한 명칭인 집단학살, 아르메니아 집단학살로 부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단학살은 아르메니아 역사의 일부이자 세계사의 일부분으로 단지 한 국가만의 고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르메니아 학살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을 대규모로 살해한 사건이다.  이를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문제와 희생자 수 등을 놓고 오스만제국을 계승한 터키와 아르메니아가 대립해왔으며 100주기인 지난해에는 국제사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시상식에 앞서 희생자 추모 예배에도 참석한 클루니는 난민 등 최근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 선조도 아일랜드 대기근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난민”이라면서 “난민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오늘 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은 누군가가 베푼 친절 덕분”이라고 말했다.  오로라상은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추념하고 생존자들과 이들을 도와준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올해 만들어졌으며 클루니는 공동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초대 수상자로는 브룬디 내전 당시 어린이 3만명 등 수많은 목숨을 구한 어린이쉼터 설립자 마르그리트 바랑키츠가 선정돼 10만달러의 개인 상금과 기부용 별도 상금 100만달러를 받았다.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한다”면서 “집단학살을 부정하는 터키의 정책과 아르메니아에 적대적인 터키의 정책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최근 러시아의 중재로 일단락된 아제르바이잔과의 영토분쟁과 관련해서는 무력충돌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안보 문제 해결 없이 협상에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아르메니아 학살 추념일인 이날 수만명이 터키 영사관 앞에 모여 집단학살 인정 등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순천농협 ‘고객행복 경영운동’ 선포

    순천농협 ‘고객행복 경영운동’ 선포

    전남 순천농협이 18일 600여 전임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고객행복 경영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고객행복 경영운동은 고객을 조직의 존립 근간으로 인식하고, 행복한 삶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를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경영혁신운동이다. 또 친절서비스뿐만 아니라 시설이나 환경, 제도, 시스템 등 모든 면에서 고객들의 가치를 창출하고 이용자들의 편의를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지역 단위 농협으론 전국 최대 규모인 순천농협은 이를 위해 ‘고객행복헌장’과 ‘고객행복실천을 위한 임직원 행동원칙’을 제정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강성채 조합장은 “풍요로운 농촌, 행복한 삶의 동반자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전 직원들이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봄,봄,봄! 여수 오동도(梧桐島)와 순천만 국가정원

    봄,봄,봄! 여수 오동도(梧桐島)와 순천만 국가정원

    ● 단연코 엄지척!! 동백(冬柏)의 섬 - 여수 오동도“다들 소리를 얻고 돌아갈 작정으로 내려오지만 누구나 동백이 피는 걸 보고 올라가는 건 아니란 얘기죠.” 윤대녕의 소설 ‘천지간(天地間)’의 글귀이다. 더 늦기 전에 동백을 보아야 한다. 봄이 생생해지기 전까지는. 동백(冬柏)은 호남(湖南)의 꽃이다. ‘천지간’ 소설의 주 무대인 완도(莞島)에서 빛고을, ‘광주(光州)’까지 동백의 붉은 흐드러짐은 영남의 벚꽃과 비견할 만하다. 호남(湖南)의 동백은 단연 오동도(梧桐島)이다. 붉은 동백을 4월 중순 여수(麗水) 오동도에서 만났다. 얼마나 곱기에 오죽이나 할까? ‘낮’은, 차마 풍광을 담아낼 가락이 없어, 청맹과니 같은 ‘밤’이 되어서야 노래로 여수의 풍광을 담을까? 버스커 버스커는 ‘여수 밤바다’를 불렀다. 그렇게 아름다울까? 여수는 정말 아름답다. 이제껏 여수를 못 보고 나폴리니 뉴욕을 떠들어 댄다는 것은 여행의 구분이 없는 한국 사람이다. 그 중 여수 바다의 아름다움을 꽉 채운 알맹이는 오동도다. 여수 바닷가에서 오동도를 바라다보면 거칠 것이 하나 없다. 정말이지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풍경이 없다. 경치가 윤기가 되어 흐른다. 반대로 오동도에서 여수(麗水)를 들여다보면 왜 옛사람들이 지명(地名)에 ‘아름다울 려(麗)’를 붙였는지 조상님들 마음짐작이 간다. 군더더기 없이 바다의 풍광을 한껏 안아버린 선 굵은 모양이다. 그렇게 여수(麗水)와 오동도가 만났다. 오동도는 1968년 우리나라 최초로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2만 7000㎡ 정도의 작은 섬이다. 방파제의 길이는 768m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동백기차(트랙카)를 타고 가도 되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여수 바닷가의 풍광을 감상해도 된다. 섬의 모양새가 오동나무 잎처럼 생겼다 해서 오동도라고 불리게 되었지만 현재는 섬의 명물인 동백나무와 시누대, 참식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등 190여종의 남도의 희귀한 수목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중 동백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한 중부 이남에서만 볼 수 있는데, 오동도에서 가장 큰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동백은 수명이 길고 해풍에 강한 특징으로 바닷가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현재 여수시의 꽃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오동도는 볼거리가 많은 데 그 중 유람선이나 모터보트를 이용해서 선착장에서 출발, 오동도 해안가의 병풍바위, 용굴, 지붕바위, 용치굴 등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 도시가 아니라 정원(庭園)입니다- 순천만 국가 정원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소설 ‘무진기행(霧津紀行)’의 무진(霧津)이 바로 순천(順天)이다. 당대 최고의 소설가, 김승옥의 고향도 순천이다. 김승옥은 무진에서 보낸 어린 시절 성장의 느낌을 물안개로 표현했다. 맞는 말이다. 순천에서 평생을 보낸 김보렴(74.여)씨가 기억하는 순천도 ‘물안개’였다. ‘션찮은 구뎅이만 옴팍 옴팍 있는 갯부닥(갯벌)’이 지금은 ‘순천 문지방이 닳도록 솔찮게’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변했다. 순천만 국가정원이다. 이미 4월 14일에 2016년 순천만 국가정원 누적관람객이 10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순천은 이제 대표적인 전라남도의 ‘관광도시’가 되었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원래 ‘2013 순천만 국제 정원 박람회’가 폐막한 후 대회장을 개조하여 지금까지 ‘국가정원’이라는 명칭으로 계승되어 온 것이다. 이 곳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프랑스, 중국, 네덜란드, 미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일본, 태국 등 총11개국의 국가별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물의정원, 숲의 정원에는 메타세콰이어 숲과 소나무 숲, 편백나무 숲 등 숲의 정원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 밖에 한방약초원, 수목원, 국제습지센터, 저류지, 꿈의 다리 등은 이 곳을 방문한 모든 방문객들에게 최고의 힐링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4년에 개통한 스카이 큐브(순천만PRT 모노레일)는 가족동반 관람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동도와 순천만 국가정원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여수는 반드시, 순천만 국가정원은 일부러라도 꼭! 2. 누구와 함께?- 누구든지 좋다.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이라면 이 곳에서 최고의 우정을 만들 수도 있다. 3. 교통편?- 웹페이지를 참조바람.오동도 : http://www.odongdo.go.kr/ 순천만 국가정원 : http://www.scgardens.or.kr/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오동도 선착장과 순천 국가정원 주변은 너무 많은 관람객들로 인해 생각보다 주차시설이 부족하다.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당연히 유명할 만하다. 6. 관광지의 사람들의 친절도?- 왜 유명한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누구나 친절하다. 7. 전문성은?- 오동도는 국립공원이고 순천만 역시 국가정원이다. 동네 공원 수준은 결코 아니다. 8. 관람시간과 입장료의 가성비?- 너무 다양하다. 역시 웹페이지 참조. 오동도 : http://www.odongdo.go.kr/ 순천만 국가정원 : http://www.scgardens.or.kr/ 9. 감탄하는 점?- 여수 오동도 주변의 풍광과 순천만 국가정원의 넓이. 10. 아쉬운 점?- 날씨가 좋아야 한다. 특히 여수 오동도는. 날씨를 마음대로 조정 못해 아쉽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이대로 쭉!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오동도는 기대보다는 날씨를 먼저 체크해야 하고, 순천만 국가정원은 충분히 기대를 가져도 된다. 다만, 둘 다 입장 전 소책자를 통해 볼거리를 미리 챙겨놓을 것. 13. 추천하고픈 사람?- 가족단위 여행객. 특히 노부모님을 모시고 계시는 30~40대의 가장들이 효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14. 비추하고픈 사람?- 걷는 것 자체를 안 좋아하는 분. 단체 관광객들이 없는 조용한 장소를 원하는 분. 15. 먹거리 정보- 여수, 순천에서 맛없는 집을 찾아내서 소개하는 것이 더 나을 듯. 웬만하면 기본 이상은 한다. 다만, 여수, 순천 시내에 있는 식당들이 대개가 최강의 고수(?)들이니 귀찮더라도 시내로 나오길 바란다. 시내 음식점 수준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광고글 난무한 블로그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여행Tip :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 여행지의 음식점 정보에 대한 힌트(Hint)를 드리자면, 항상 해당 도시의 시청(市廳) 주변의 식당은 늘 기본이상은 한다. 여수시청이나 순천시청 근처로 찾아가서 마음에 드는 간판으로 들어가면 된다. 블로그에 없는 식당도 과감히 용기내어 가보는 것도 여행의 매력이다. 16. 쇼핑매력도- 갓김치, 게장 등 먹거리 물품들 17. 숙박편의성- 여수 엠블호텔에서 유스호스텔까지 편차가 크다. 더구나 단체관광객 위주의 여행지여서 개인, 가족일 경우 펜션이나 호텔 등지로 가는 것이 좋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주변도 최강이다. 여수의 경우 해상케이블카, 향일암, 아쿠아리움을 추천한다. 특히 해상케이블카의 경우 바닥이 보이는 크리스탈이 짜릿하다. 순천의 경우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순천만에코촌 등지이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여수 오동도의 경우 유람선도 좋지만 모터보트를 탈 기회가 된다면 강추!! 순천만 국가정원의 경우 너무도 당연히 스카이 큐브는 기본!! 20. 총평- 날씨가 좋다면 인생 최고의 여행지가 될 수도 있다. 봄에 최적화된 관광지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자치단체장 25시] 살맛 나는 노후 누리세요… 어르신에 희망 건네는 ‘행복 도시’

    [자치단체장 25시] 살맛 나는 노후 누리세요… 어르신에 희망 건네는 ‘행복 도시’

    1959년 광주에서 태어난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정치인이 된 것은 말 그대로 운명이었다. 재야 정치인들이 제5공화국 정권에 대항하고자 만든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에서 활동한 그는 29세에 강북구에 터를 잡았고, 2010년 구청장에 당선되면서 강북구를 역사문화도시로 키웠다. 구는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이 15.7%로 가장 높다. 2033년에는 구의 노령인구 비율이 30.2%로 늘어난다고 서울시는 전망한다. 늙어가는 서울에서 가장 빨리 늙는, 서울의 목 주름과 같은 강북구를 ‘어르신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박 구청장의 목표다. ●서울 자치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 가장 높아 지난달 15일 끝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박 구청장은 관심 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때 그의 아들이 중학교 학업을 1년 중단하고 프로 입단을 꿈꾸었던 탓이다. 프로기사를 목표로 매일 허장회 바둑도장에 가서 하루 12시간씩 바둑만 두던 아들은 어느 순간 스타크래프트란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었다. 스타크래프트는 구글이 바둑에 이어 알파고가 인간과 대결할 종목으로 꼽은 인기 게임이다. 학교를 무단결석하고 가출한 아들을 찾으러 동네와 이웃동네 PC방을 샅샅이 훑었던 그는 아버지로서도 답답한 세월을 겪었다. 사회민주화 운동가로 아스팔트를 뛰어다니는 중이라 애가 더 탔었다. 게임 실력 또한 바둑 못지않게 대단해서 그의 아들이 가출했을 때 강원도의 한 여대생이 ‘아드님이 대신 키워 주던 스타크래프트 아이템이 죽게 생겼다’며 찾아 나설 정도였다. 장래희망을 프로 바둑기사에서 프로게이머로 바꿨던 아들은 그러나 ‘프로게이머는 수명이 너무 짧다’며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드디어 진학 공부를 시작했다. 머리를 빡빡 깎고 공부에 몰두한 아들은 서울대에 합격해 현재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박 구청장은 “바둑에는 복기가 있지 않은가. 경기가 끝나고서 바둑돌을 하나씩 다시 두며 복기를 하면 바둑판이 머릿속에 그대로 들어온다. 바둑을 두면 선생님의 칠판 글씨나 책 내용이 바둑판을 한 방에 기억하듯 머릿속에 사진처럼 남는다”며 아들의 명문대 입학 비결을 설명했다. 프로 바둑기사와 프로게이머를 꿈꾸며 방황하다가 학업으로 방향을 튼 아들의 방황을 지켜본 박 구청장이 만든 것이 바로 ‘꿈나무키움장학재단’이다. 꿈나무키움장학재단은 음악, 미술, 공부, 무용 등 어떤 재능이든 꽃을 피울 때까지 지원한다. 꿈나무 장학생은 2013년 처음 선발해 올해 4기를 뽑았다. 1년간 300만원 내에서 학원수강료, 대회참가비, 물품 구입비 등을 지원하며 재심사를 받으면 계속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장학생들은 재능 분야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합격해 강북의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로 컸다. ●‘중2병’ 사춘기 위해 엄홍길 산악대장과 등산 강북구만의 또 다른 교육사업으로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청소년 희망원정대’가 있다. ‘중2병’으로 불리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학교 2학년 학생 60명과 함께 엄 대장이 한 달에 한 번씩 일 년간 산을 탄다. 여름과 겨울에는 캠프에 참여하고, 캠프활동에 열심히 참여한 학생은 엄 대장과 히말라야에도 함께 간다. 박 구청장은 엄홍길 휴먼재단과 함께 지난 3월 초 세 번째로 히말라야에 다녀왔다. 그에게 엄 대장은 ‘정말 고마운 분’이다. 한 학부모로부터 우연히 엄 대장이 강북구민이란 이야기를 들은 그는 삼고초려 끝에 엄 대장을 강북구 홍보대사로 임명할 수 있었다. 서울시 25개 구의 구청장 가운데 최고의 ‘술 대장’으로 알려진 박 구청장은 소주잔을 밤새도록 기울인 끝에 엄 대장을 설득했다. 엄 대장은 이번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박 구청장 얼굴이 아른거려 포기했다”고 말할 정도다. 이번 히말라야 등반길에 4000m 고지까지 오른 박 구청장은 의료봉사와 휴먼재단의 학교 건립에도 참여했다. 네팔의 포카라시와 강북구는 결연을 맺은 자매도시이기도 하다. “네팔에서는 한 번도 병원에 못 가 보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거기서 대자연의 웅대함을 맛보고 네팔의 교육 환경과 삶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자연스레 깨우치게 되지요.” 대한민국 민주화의 큰 거름이 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그는 군대에 있었다. 박 구청장의 많은 친구가 전남도청으로 달려가 시청을 계엄군으로부터 사수하려다가 사망했다. 광주민주화운동 덕분에 매일 시국 토론을 하던 그의 생각은 더욱 깊어졌다. 대한민국이 산업화를 넘어서 발전하려면 민주화가 필연적이란 생각에 그는 서울로 왔다. 최루탄 냄새가 매캐한 서울 시내를 누비고 다녔다. 민추협에서 활동하던 시기에는 언제나 담당 경찰이 한 명씩 붙어 다녔다. 1987년 평화민주당 당직자로 정치에 입문한 그의 가장 큰 정치 스승은 다산 정약용이다. 국내 최고의 다산 연구로 인정받는 박석무 전 국회의원과 함께 학원비리 해결에 앞장서면서 자연스럽게 다산의 사상에 젖어들었다. 올해는 다산 180주기다. 그는 구청장이 되자마자 강북구에 ‘다산 아카데미’를 만들어 매년 100여명의 시민들에게 다산 정신을 심고 있다. ‘다산 아카데미’는 벌써 6년째 운영 중으로 올해 11기 교육생을 배출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주민교육 프로그램이란 자부심이 대단하다. 다산이 공직자들에게 강조한 것은 공렴(공정+청렴)이었다. 박 구청장은 지난 3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시민도 익명으로 공직자 비리를 신고할 수 있는 ‘레드 휘슬’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무원으로 있으면 세상 돌아가는 데 둔감할 수 있어요. 깨끗한 공직사회에서 국민은 희망을 찾게 됩니다.” ●구 계약업체 대표와 직접 통화하는 ‘옴부즈맨’ 박 구청장은 구와 계약을 맺은 업체 대표와 직접 통화해서 계약 관계를 확인하는 ‘구청장 옴부즈맨’으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공무원들이 친절했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행정서비스는 잘 받았는지, 개선할 점은 없는지 등을 구청장이 나서서 전화통화로 일일이 조사한다. 구청의 일을 맡아 주어 감사하다는 표시를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개선점을 찾아낼 생각이다. 대화 내용 말고도 목소리를 통해 느끼는 감도 중요하기 때문에 꼭 전화통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북한산 덕분에 강북구가 노인들의 천국이에요. 어르신들이 인간적으로 살 수 있고, 희망과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이 강북구입니다.” 쓰레기 분리 배출을 강조하는 청결강북운동에 앞장서서 봉사하는 이들도 노인들이다. 강북구 노인지회는 두부공장을 차려서 ‘어르신 두부’를 판매한다. 박 구청장은 전날 고주망태가 되어도 다음날 새벽에는 북한산 자락을 타면서 주민들과 인사한다. 구청장이 이동식 민원창구다. 인근의 도봉구와 성북구도 북한산과 이어지다 보니 도봉구청장과 성북구청장은 그의 덕을 자주 본다. ‘구청장입니다’라고 등산 인사를 건네면 도봉구나 성북구 주민들도 ‘우리(도봉·성북) 구청장이 정말 부지런하구나’라고 오해를 한다. 역사에 유별나게 관심이 많다. 근현대사기념관 설립과 4·19혁명 국민문화제 개최로 이어졌다. 지난 3월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워크숍을 가진 구청장협의회에서 박 구청장은 ‘환구단 복원운동’을 제안했다.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환구단은 제후가 아닌 황제만의 특권으로 중국과의 단절과 대한제국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만큼 살려야 한단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앞에 남아 있는 3층짜리 팔각 건물은 실은 환구단이 아니라 부속 건물인 황궁우로, 일제가 1913년 조선호텔을 지으면서 환구단을 허물었다. 환구단 복원은 자주독립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란 꽃을 정성스레 키우면 대한민국은 243개(기초 226+광역 17)의 꽃이 만발한 국가가 되지 않겠습니까.” 박 구청장의 지방자치 철학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기고] ‘태양의 후예’가 착한 이유/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대표

    [기고] ‘태양의 후예’가 착한 이유/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대표

    드라마 ‘태양의 후예’ 덕분에 허리를 조이는 경제와 바닥을 치는 정치에서 잠시 휴식을 찾을 수 있었다. ‘태양의 후예’ 덕분에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조국이 얼마나 위대한지 깨달았다. ‘태양의 후예’ 덕분에 정의가 무엇이고 명예롭게 산다는 것이 어떤 삶인지 알 수 있었다. ‘태양의 후예’ 덕분에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목표가 분명해졌다. 물론 드라마니까 가능하지 현실에서 태양의 후예는 없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를 지탱하는 힘은 정의이고, 우리는 정의에 가슴이 뭉클거린다는 기본적 양심을 일깨워 준 것만으로도 그 역할은 충분하다. 이렇게 거대 담론은 아니지만 ‘태양의 후예’는 두 가지 긍정의 캐릭터를 생산했다. 바로 병리과 전문의 표지수와 일병 김기범이다. 표지수는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이다. 어쩌다 장애를 갖게 됐는지, 병원 생활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주인공 강모연의 절친으로서 거침없는 말투로 친구에 대한 우정을 쿨하게 보여 주고 있다. 굳이 표지수를 장애인으로 등장시킬 필요가 없었을 텐데 휠체어를 태운 것은 우리 사회 어디에서라도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은 내성적인 우울한 모드로 생각하지만 표지수는 너무나도 터프한 모습을 통해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리고 일병 김기범은 국제분쟁과 지진, 전염병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에서도 검정고시 준비를 한다. 김일병은 부모도 없고, 학력도 중졸이고, 양아치들과 어울리는 구제 불능의 상태였지만 멋진 특전사 형들을 만나는 바람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김일병은 학력을 갖추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데 머리에 흰 띠를 두르고 심각하게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장난스럽게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우리 사회가 비행 청소년의 미래를 너무나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우리 사회 차별 요인이 되고 있는 학벌과 장애를 이겨 내는 방법을 ‘태양의 후예’가 무겁지 않게 제시했고, 돈과 권력으로 타락한 정의를 되살릴 수 있는 방안까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어서 ‘태양의 후예’는 착한 드라마다. ‘태양의 후예’를 보면서 러시아의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의 작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떠올랐다. 이 작품을 통해 톨스토이는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선을 행하는 사랑임을 말해 주고 있는데 사실 톨스토이가 아니어도 선이 정의이고 사랑이 아름답다는 것은 다 안다. 하지만 각박한 삶 속에서 잊어버릴 때쯤 그 사실을 일깨워 주는 드라마가 있고 문학 작품이 있어서 우리는 불의에 완전히 오염되기 전에 정의라는 처방전을 들고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 속으로 나온다. 마침 4월은 장애인의 날이 있는 장애인의 달이다. 4월에 실천할 사랑은 장애인에 대한 자연스러운 배려다.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것, 그것이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정의였으면 좋겠다.
  • 한국戰 직후 의료 활동한 獨간호사 찾았다

    한국戰 직후 의료 활동한 獨간호사 찾았다

    한국대사관서 찾아 감사 표하기로 106세로 건강… “한국 애착 많이 가” 한국전쟁 직후 부산에서 활동했던 독일 의료진의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주독일 한국대사관은 14일(현지시간) 수소문 끝에 1954년부터 2년여간 부산의 독일적십자병원에서 근무했던 샤를로테 코흐(106) 수녀를 브레멘 외곽 올덴부르크시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코흐 수녀는 당시 서독 정부가 세운 병원에서 수간호사로 일하며 수술 등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수교국이던 서독의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을 돕기 위해 117명의 의료진을 파견했는데, 코흐 수녀는 이 가운데 실존이 확인된 첫 사례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지난 3월 독일 의사협회 등에 광고를 내고 수소문한 끝에 코흐 수녀를 찾게 됐다”며 “오는 20일 열리는 코흐 수녀의 106세 생일 축하연에서 62년 만에 감사를 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대사관 측은 현재 40명의 관련자 주소를 파악했으나 생존이 확인된 인물은 코흐 수녀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코흐 수녀는 고령인 탓에 귀가 잘 들리지 않지만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올덴부르크시의 수녀 전용 요양원에 머물고 있다. 그는 대사관 관계자에게 “한국은 애착이 많이 가는 나라”라며 “한국인들은 친절했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1954년 서독 정부는 한국의 전후 복구를 돕기 위해 지금의 부산여고 자리에 250병상 규모의 적십자병원을 세웠다. 1958년까지 운영된 이 병원에선 독일인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117명이 활동했다. 외래환자 22만 7250명, 입원환자 2만 1562명이 이곳을 거쳐 갔고 출생한 신생아만 6000명이 넘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영욕의 시간 견딘 부평깡통시장… “인천 아닌 부산입니다”

    영욕의 시간 견딘 부평깡통시장… “인천 아닌 부산입니다”

    <사진1> 영화 ‘국제시장’의 ‘꽃분이네’ 가게 실제 촬영 장소. 이 곳은 현재 수많은 관광객들의 사진 세례만을(?) 받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나 진짜 힘들었거든예" 영화 ‘국제시장’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대사이다. 늙어버린 주인공(황정민 분)이 사진에 담긴 젊은 아버지에게 회한을 담아서 울먹이는 장면은 바로 ‘부산’이라는 항구 도시가 지닌 근대사(近代史)의 고단한 단면을 여지없이 잘 드러내주고 있다. 바로 이 ‘국제시장’을 길 하나 사이에 두고 영화 흥행의 덕을 단단히 보고 있는 시장이 바로 부산의 명물 ‘부평깡통시장’이다. 흔히들 ‘부평’이라고 말을 하면 대개는 ‘인천’을 떠 올리지만 기실 부산의 최초 근대 상설 시장의 명칭이 ‘부평깡통시장’(최초의 명칭은 부평정시장)인 것이다. 도시를 관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시에서 길을 잃는 것이라고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1892~1940)은 말했다. 시장은 바로 ‘길을 잃어버려야’ 할 도시에서 ‘길을 잃어버려야’ 할 지점을 정확히 알려준다. 즉 시장은 관광지와 주거지의 장르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경계 지점인 것이다. 부평깡통시장은 이런 경계 지점에서 명확히 스스로의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부평깡통시장은 시장이라는 도심의 경치에서 어느덧 낯선 풍경으로, 낯선 풍경이 다시 익숙한 장면으로 관광객들에게 체화(體化) 되는 공간임은 분명하다. 부평깡통시장, 모양은 시장이지만 주제는 역사다. 100여년 세월의 궤적이 담긴 메시지를 분명히 담고 있음은 당연하다. 도시의 시장은 늘 여행객들에게는 제 1의 방문장소이다. 그러나 똑같은 시장이라도 어떤 역사 속에 담겨 있는가는 대단히 중요한 팩트이다. 특히 여행객에게는. 물론 꼭 시장이 그러한 역사의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한 발 짝을 물러설지라도 어쨌든 시장은 도심의 여타 관광지와는 확실히 질감과 무게감이 다르다. 바로 부산에서 가장 치밀한 세월의 풍경을 지닌 시장, ‘부평깡통시장’을 4월의 초입에 찾았다. 부평깡통시장은 역사가 뼛속까지 깊다.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초량동(현재 부산역 앞)에 위치한 일본인들의 거주지인 초량왜관이 부평동, 광복동, 남포동, 신창동 지역인 중구로 이전하였다. 이후 부산 중구는 일본인들의 대표적인 주거지가 되었고, 늘상 일본문화와 더불어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서양문화가 넘실되던 곳으로 변해 버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신문물을 가장 처음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 현재의 부평깡통시장 인근이었다. 1914년 부평정시장이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주로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이 모여 있어 이미 그 당시에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는 관부연락선을 통해 일본의 문물들이 가장 먼저 발을 딛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러다 해방 이후 부평정시장에서 자연스레 부평시장으로 명칭이 변하였지만 외국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해방 전과 마찬가지로 부평시장으로 향하였다. 이후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을 겪으면서 수많은 미군 물건들이 암거래 형태의 거래장소로 택한 곳도 이 곳 부평시장이었다. 유독 통조림 제품이 많은 미군 군수물자의 명칭에서 현재의 부평깡통시장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제 전자제품부터 양주, 담배, 화장품, 옷, 미군 군수물자, 전투식량(C-ration) 등 외제 중에서 구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전국최고의 명성을 누리게 되어 부평깡통시장은 80년대와 90년대에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외국제품의 수입이 자유로워지자 쇠락해가던 부평깡통시장은 그 화려한 암거래(?)의 명맥을 먹거리 상품으로 옮기게 되어 2013년 10월 전국 최초의 먹거리 중심의 야시장을 개장하여 다시금 예전의 이름값을 찾게 되었다. 현재 부평깡통시장은 평일 기준의 방문객이 3000여명이 넘으며, 주말에는 7000여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전국적인 규모의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부평깡통시장에서 원단 부자재를 판매하는 상인 이대훈(31)씨는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으로 인해 여행객들이 발길이 이어진다고 말을 하면서 환한 미소를 짓는다. 이렇듯 부평깡통시장은 분명 제 2의 도약기를 맞이함은 분명해 보였다. 막상 부평깡통시장을 방문해보면 이 곳은 도시의 빈틈없는 계획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 역사의 고비 고비마다 고단한 도시민들의 생의 감각으로 버티어 온, 시장 어디를 보아도 확인할 수 있는 나름의 튼튼한 생명력은 보는 이의 가슴을 파고든다. 비록 지금은 유명 관광지로서의 형태는 변한 듯하지만 그럼에도 시장으로서 본질은 그대로여서 변화와 새로움, 그리고 시간을 넘나드는 세월의 기호(記號)가 시장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여행지로서의 시장은 어딘가 뜬금없이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이라는 주제가 갖는, 고갈되지 않은 정직한 삶의 기반을 통해 여행객들은 스스로가 지닌 생활의 결을 여행지에서 볼 수도 있다. 부평깡통시장 상인들의 거친 손으로 만든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부산’이라는 항구도시의 결을 이 곳에서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부평깡통시장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시간이 된다면, 혹은 재래시장을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한 번 정도는. 2. 누구와 함께?- 어머니와 함께 3. 교통편?- 부산 지하철1호선 :자갈치역 3번 출구 북쪽으로 200m / 버스: 1) 보수동책방골목 하차 : 40,81,135번 2) 부평시장 정류장 :8,11,96,103,126,1000번 3)김해공항리무진 : 남포동 하차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부평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시장 주변은 말 그대로 교통체증이 365일 일어나는 곳이어서 감수해야 한다.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좀 유명한 시장 정도이다. 하늘에서 떨어질 만큼 놀랍지는 않다. 6. 관광지의 사람들의 친절도?- 하루 종일 수많은 관광객들을 상대해서인지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을 가진 고수들이다. 7. 전문성은?- 부산 최초 근대 상설시장. 짐작 가지 않나? 8. 관람시간과 입장료의 가성비?- 시장이다. 다만, 가게 안을 볼 때 어느 정도 구입할 마음을 갖고 가게에 들어가도록. 저녁 7시 이후가 볼 만하다. 9. 감탄하는 점?- 정말 먹거리 하나는 풍부하다. 특히 오뎅!! 무료 시식으로 한 끼 식사가 가능할 듯. 10. 아쉬운 점?- 다들 바쁘셔서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좀 더 친절했으면, 좀 더 잘 될 듯하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백주부님(?)과 인연을 맺은 이후로 부평깡통시장은 새로운 역사를 맞이한 듯. 그 분에게 표창장을.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큰 기대를 가질 필요는 없다. 그냥 시장이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어머니와 여행을 나온 자매들. 연애 1년차 이상의 연인들. 14. 비추하고픈 사람?- 아버지와 여행을 나온 형제들 15. 기타 / 특징 / 웹페이지.- 비빔당면, 유부전골,, 죽, 오뎅, 통닭, 떡복기, 돼지국밥 등등 먹거리 타운이다. 또한 저렴한 생활 수입물품의 전시장. (부평깡통시장 홈페이지 : http://www.bkmarket.co.kr/ ) 16. 쇼핑매력도- 일본산 생활 소품들은 최강이다. 특히 주방용품들. 17. 숙박편의성- 부산이다. 고민할 거리가 안 된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바로 옆 국제시장, 자갈치 시장, 보수동 책방 골목. BIFF거리, 19. 꼭 봐야 할 것은- 다들 소소히 볼 만하다. 그 중에서 오뎅의 힘!! 바로 이 곳 부평깡통시장이다. 20. 총평- 무조건 위(胃)를 비우고 갈 것!! 처음부터 끝까지 먹거리 여행을 목적으로 한다면 만족할 듯.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어라, 악기가 말을 걸어요”

    “어라, 악기가 말을 걸어요”

    “자, 소곤거리는 걸 악기로 표현하면 어떤 소리가 날까요?” 지난 8일 서울 중랑구 봉화초등학교 강당에서는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돌체심포니오케스트라의 관악기 연주자들이 바순과 호른 등으로 사람들이 속닥거리거나 배고파하는 소리 등을 묘사했다. 배경지식 없이 들을 때는 마냥 지루하기만 했던 클래식이 이야기와 함께 들으니 재밌던지 강당을 빼곡히 매운 400여명의 초등학생은 어느새 연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2일 중랑구에 따르면 구가 아이들의 음악적 감수성을 높여 주고자 마련한 ‘교과서로 떠나는 음악여행’ 음악회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이 음악회는 오케스트라팀과 합창공연단, 금관5중주팀 등 전문 음악가들이 사전 신청을 받은 봉화초, 중화초 등 지역 10개 초등학교에 직접 찾아가 유명 클래식 곡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8일 시작한 음악회는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며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과 비발디의 ‘사계’ 중 봄,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등 귀에 익은 곡들이 연주된다. 연주와 함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해설이 곁들여져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중랑구 관계자는 “클래식이라면 어렵게만 생각하던 초등학생들도 연주자들의 친절한 설명에 호기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중랑구는 이번 음악회에 대해 현장에서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이자 향후 음악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초등학교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전문 연주가들이 협연하는 자리를 만들어 아이들이 음악에 좀 더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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